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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어가는 구미공단

    비어가는 구미공단

    경북 구미공단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공장가동 중단과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공단 근로자수가 5년 전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게다가 대기업들이 연구인력을 수도권으로 재배치하고 있다. 19일 한국산업단지공단 중부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구미공단 고용인원은 6만 9148명으로 조사됐다. 구미공단 고용인원은 2005년 10월 8만 756명을 정점에 이른 뒤 그해 연말 7만 9904명으로 줄었다. 이후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고용인력 감소추세는 계속돼 25일쯤 발표될 올 1월 말 고용인력 현황은 지난해 말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산업단지공단 측은 전망했다. 여기에다 LG전자가 연구인력을 수도권에 재배치키로 해 충격을 가중시키고 있다. 구미시 고위관계자는 “LG전자는 7월 말까지 200명의 연구인력을 구미에서 빼내 평택에 재배치할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도 유사기능 조직 통폐합 차원에서 구미사업장의 일부 연구인력을 경기 수원사업장으로 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구미공단 공동화 우려가 커지자 경북도 등은 청와대와 정부에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최근 청와대와 총리실을 방문, 구미는 김천과 더불어 매년 휴대전화 1억대를 생산하는 세계 유일의 지역인 만큼 첨단 모바일 특구로 지정해 국가차원에서 특별지원해줄 것을 건의했다. 또 구미에 지정된 부품소재 전용공단 활성화 기반 마련과 내년 말까지 2200억원이 들어가는 LG의 태양전지사업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도 적극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경북도와 구미시도 자체 대책을 마련했다. 구미에 투자하는 기업들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데 힘을 쏟기로 했다. 외국인 투자에 조세감면 등 각종 혜택을 확대하고, 영어마을 조성과 외국인 전용학교 건립도 추진키로 했다. 구미지역 기업인들은 “대기업 연구인력이 빠져나가면 앞으로 구미공단은 단순 생산기지로 전락한다.”며 “지자체들의 교육·문화 등 정주여건 개선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구미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기고] 소하천 정비 등 물관리 근본대책 필요/최성룡 소방방재청장

    [기고] 소하천 정비 등 물관리 근본대책 필요/최성룡 소방방재청장

    ‘항한(抗旱·가뭄과의 싸움)공작’. 중국이 50년만에 최악의 가뭄을 맞아 가뭄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인해 전 세계가 겨울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80년 만에 최악이라는 극심한 겨울가뭄으로 전국 곳곳에서 식수난 호소는 물론 산업용수 고갈 등으로 물 부족 사태를 빚고 있는 가운데 국가차원의 물관리 대책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연 강수량의 3분의2가 여름철인 6∼9월에 집중되며 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는 연평균 강수량의 20%만 내리는 등 불균등한 강수분포를 보인다. 이에 따라 여름철에는 홍수로 인해 매년 2조 7000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정부 및 자치단체에서 매년 4조 2000억원의 복구비를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관리의 근원인 소하천은 재정사정이 열악한 시·군·구가 지정 관리하기 때문에 국가하천(96%)이나 지방하천(80%)에 비해 정비율(39%)이 매우 낮다. 따라서 소하천 정비율을 지방하천 정비율 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국가적인 관심과 투자가 요구된다. 특히, 소하천은 주로 산지하천 내에 위치하기 때문에 하상경사가 급하여 유속이 빠르고 산지부에서 발생한 토석류의 영향을 직접 받고 하천의 폭이 좁아 상류지역으로부터 수목 및 토석류 등에 의하여 홍수 범람과 유실피해를 많이 발생시킨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4대강 살리기’사업에 4대강으로 직접 유입되는 소하천을 포함하여 정비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이제는 정부, 수자원전문가, 환경전문가, 자치단체가 힘을 모아 홍수·가뭄에서 벗어나 인간과 하천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다목적 하천정비를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하천변 침수위험 해소, 소하천 유역 농업용 저수지 개량과 홍수터 확보를 통한 저류기능 강화, 상류지역에 토사유입 방지를 위한 사방댐 설치방안 등 종합적인 홍수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그리고 관계부처 간 협의체 구성 및 역할분담을 통하여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효과를 높이고,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에 강한 국토로 체질을 변화시켜 재해예방 효과를 향상시켜야 한다. 둘째, 물 부족국가인 우리나라는 2011년 약 8억㎥의 물부족이 예상되지만 다목적 댐 건설의 반대 등으로 매년 가뭄 때마다 반복적으로 제한급수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선 하천의 협착부 제거 및 퇴적구간 굴착을 통한 하도정비와 저수지내 퇴적토를 준설하여 유효수량을 늘리는 한편 신규 댐 건설, 기존 댐 기능 조정, 농업용 저수지 개발, 천변 저류지 등 저류시설 확충으로 가뭄 극복을 위한 풍부한 수질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셋째, 하천 내 수질을 자정하는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인공습지나 식물서식지를 만들고, 친수공간의 확충으로 홍수대처 능력과 함께 하천 생태환경개선을 통한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것도 시급하다. 이에 따라 국가하천이나 지방하천으로 유입되기 전 소하천부터 오염원을 제거하는 친환경적인 하천정비가 우선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4대강 주변 소하천정비사업이 잘 마무리되어 홍수와 가뭄에서 안전한 나라 건설은 물론 항상 깨끗하고 풍부한 물이 흐르고 우수한 생태환경 조성과 쾌적한 휴식공간이 제공되어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아름다운 하천으로 재탄생하길 기대한다. 아울러 이로 인해 파생되는 일자리 창출과 침체된 경제를 살리는 데 큰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성룡 소방방재청장
  • [마을이 사라진다] (중) 함께 소멸되는 전통문화

    [마을이 사라진다] (중) 함께 소멸되는 전통문화

    강원 강릉시 성산면 금산리 경금마을의 주민들은 해마다 정월대보름이면 동네 마당에 모두 나와 ‘용물 달이기’를 한다. 이 마을의 토박이 김동임(73) 할머니는 “수백년간 용을 닮은 마을 뒷산에 있는 ‘우물의 안녕’을 기원하는 풍습이었는데, 지금은 사라졌다.”고 아쉬워했다. 20년 전만 해도 마을 아이들은 나뭇가지로 대문 앞 땅을 두드리며 새떼를 쫓는 흉내를 냈다. 머슴들은 논에 거름을 내며 풍년을 빌기도 했다고 전했다. 전통 농어촌 마을의 풍습과 민속놀이가 마을의 축소로, 댐 건설과 개발사업으로, 인구유출로 인한 자연소멸로 인해 속절없이 사라지고 있다. 전남대 국어교육과 나경수 교수는 “마을은 민속문화의 모태이고 주체는 주민인데 마을의 축소나 소멸로 민속문화가 사라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영상기록물 하나 없어 아쉬워” 지난 19일 전남 장흥군 유치·부산면의 장흥댐. 물이 고인지 3년만에 찾으니 도로 옆 망향비만이 과거에 마을이 존재했음을 알린다. 물박물관 전시실에서는 “우리 마을에서는 오뉴월 품앗이 때 깃발을 앞세우고 북을 치며 논매기를 시작했다.”는 한 촌로의 육성만 되풀이됐다. 물거품처럼 사라진 것은 고향을 등진 촌부들의 구구절절한 속내와 구전, 농악놀이, 지신밟기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유치면 덕산마을 당산제는 2002년 8월 수몰문화제 때 마지막으로 열린 뒤 사라졌다. 향토사진작가 마동욱(50·장흥읍 평화리)씨는 “정월대보름 마을마다 벌였던 농악놀이, 지신밟기, 당산제 등 수몰마을의 세시풍속이 영상기록물 하나 없이 사라졌다.”고 말끝을 흐렸다. ●현실이 된 ‘전설따라 삼천리’ 물에 잠긴 유치면은 첩첩산골이다. 수몰된 주암마을 주민들은 마을 앞 바위를 배바위, 뒷산을 돛대바위, 앞쪽 너른 뜰을 ‘선창뜰’로 불렀다. 이 동네 옛 주민은 “그저 영문도 모르고 그렇게 불렀으나 댐이 들어서면서 배가 뜨니 옛 전설이 틀린 말이 아니었다.”고 무릎을 쳤다. 최경석(46) 장흥군의원은 댐 아래 지동마을(갓골)에 자리한 수령 510년 된 당산나무를 가리키며 “이 느티나무는 봄에 이파리가 골고루 나면 풍년이 든다는 전설이 있는 데 주민과 농토가 사라진 지금, 그야말로 전설이됐다.”고 여운을 남겼다.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최명림(여·37)씨는 “동제(마을제사), 장승, 솟대, 달짚태우기 등 마을마다 수많은 민속문화가 있지만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보존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국가가 마을 향토문화 보존에 나서야 최씨는 “축제 때 마을별 전통놀이를 재연하거나 이를 시·도문화재로 지정하거나 마을 주민을 한 곳으로 정착시키는 등 방식으로 문화유산을 보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남 나주시의 삼색유산놀이는 전남도 문화재로 지정된 뒤 축제 때마다 시연돼 명맥을 잇고 있다. 충남 금산군 부리면 평촌리 마을 전통 농요 ‘농바우끄시기’와 ‘물페기농요’도 충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주민 박찬헌(72)씨는 “금산인삼축제 등 군 행사 때만 시연을 하고 있다.”면서 “문화재로 지정이 안 됐으면 전승할 젊은이가 없어 벌써 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2006년 전국의 동제를 조사한 결과, 전래되던 1만 2111개 가운데 41.5%인 5025개가 소멸됐다. 동제는 마을의 민속과 풍습 가운데 유일하게 조사된 것이다. 전남대 나 교수는 “1930년대와 비교하면 마을 소멸과 인구감소, 고령화 등으로 동제의 80~95%가 사라져 전남지역에 남은 것은 900여개에 불과하다.”면서 “민속문화에 대한 영상물 제작 등 국가차원의 과학적 보존 방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국종합 장흥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공기업 CEO에게 듣는다] ⑥ 류철호 한국도로공사 사장

    [공기업 CEO에게 듣는다] ⑥ 류철호 한국도로공사 사장

    취임 6개월째를 맞고 있는 류철호 한국도로공사사장의 집무실은 밤늦은 시간까지 불이 켜져 있다.유료도로 요금징수체계의 일대 혁신으로 불리며 지난 2000년 도입된 무정차시스템 ‘하이패스’의 보급확대에 사활을 건 그의 늦은 퇴근 때문이다.임기내 보급률을 지금의 두배 이상 올리는 것이 목표다.지난 10년여에 걸쳐 하이패스 보급은 크게 늘었지만 아직도 성에 차지 않는 기색이다.하이패스가 단순히 운전자들에게 편한 시스템이 아니라 국가차원의 기간산업에 준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기아차 2009년·현대차 2010년까지 장착 의무화 빨리 지나가서 하이패스가 아니다.류 사장은 “하이패스를 사용하는 과정이 모두 경제이고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고 확신한다.현재의 사용률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이를 가격으로 환산하면 차가 서지 않고 톨게이트를 그냥 지나치는 경제적 수익이 10년에 1조 500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류 사장은 “하이패스의 사용은 개인의 이익뿐 아니라 국가경제, 나아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도 한 몫을 한다.”며 “그러나 눈에 뻔히 보이는 이점들에도 불구하고 하이패스 사용률은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저조한 편”이라고 말했다.실제로 지난 2000년 6월 서울외곽순환도로 판교·성남·청계톨게이트에 첫선을 보인 이후 1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현재 국내 하이패스 보급율은 10월 말 현재 28.6%에 그치고 있다.그나마 지난 2003년말부터 적외선 하이패스 단말기가 등장하고 나서부터 상승곡선을 보였다.보급대수로는 93만 1000대가량이다. 이 같은 단말기 보급대수를 3년 임기내 40%대로 끌어올릴 예정이다.그는 “일본을 포함한 선진국의 하이패스이용률이 40~50%대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라며 “사용률을 높일 경우 경제적 수익은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예 새차에 하이패스단말기를 부착하자는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어떤 이유로든 단말기 구입을 머뭇거리는 운전자들에게는 아예 속편한 옵션”이라며 새차 출고이후 이런 장치를 다는 것을 꺼리는 일부 운전자들의 세세한 심리상태까지 파악하고 있다. 사장의 이같은 의지에 따라 도로공사는 기아자동차의 경우 2009년,현대자동차는 2010년까지 모든 차량에 하이패스 장착을 의무화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단말기는 모두 실내 백미러에 내장된다. 그의 의욕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하이패스 단말기는 지능형교통시스템(ITS: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s)과 맞물린다.운전자는 단말기를 통해 교통정보센터에서 공급하는 실시간 교통정보를 전달받고 활용한다.첨단센서가 내장된 하이패스 단말기를 통해 차량의 자가진 단이 가능하고 노면상태의 정보도 수집한다.하이패스와 연계된 무인 주유소와 무인 주차장 이용도 가능해진다.주유소에 들러 운전자가 직접 기름을 넣고 가면 그만이다.요금정산은 하이패스가 다 알아서 해준다. 류 사장은 “꿈으로만 여겨졌던 신개념 하이패스 시대가 얼마남지 않았다.”며 “단지 요금정산개념에서 탈피해 운전자들이 각종 정보를 가장 빨리 그리고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첨단시스템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첨단시스템의 도입과 맞물려 지금과 같은 톨부스를 이용한 하이패스가 아닌,고속도로 본선 상에 하이패스 안테나를 설치하는 멀티레인도 구상하고 있다.고속도로 곳곳에 하이패스 송수신설비를 구축해 적절한 요금징수는 물론 각종 정보를 수시로 공급하겠다는 발상이다.도로공사 기술력이 이미 ‘상당한 수준’에 달했다며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이패스카드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게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통행료 신용카드 사용도 구체화된다.“고속도로 통행료 후불제의 일환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하게 해달라는 운전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하이패스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IC칩이 장착된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이 민원은 지난 2003년부터 제기돼 줄곧 하이패스이용자 확대에 걸림돌이 돼왔던 것으로 구체적인 추진일정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로공사는 하이패스를 포함해 고속도로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국토해양부와 협의 중에 있으며 신용카드에 지하철,버스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후불 교통카드 기능을 탑재하도록 신용카드사와 협의 중이다. 류 사장은 “도로공사가 도로에만 매달리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고객인 운전자들에게 한계가 없는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반드시 ‘만족’이라는 피드백을 얻어내는 기업적인 마인드를 직원들에게 심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류철호 사장은 ▲1948년 서울 출생 ▲71년 서울대 토목공학과 졸업 ▲75년 대우건설 입사 ▲93년 대우건설 SOC사업 임원 ▲01년 대한토목학회 부회장 ▲04년 경수고속도로 대표이사 ▲07년 (주)에이로직스 감사 ▲08년 한국도로공사 사장
  • [지방시대] 상(賞)은 넉넉하고 푸짐할수록 좋다/전운성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지방시대] 상(賞)은 넉넉하고 푸짐할수록 좋다/전운성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며칠전 춘천시민상 선정을 위한 회의에 다녀왔다. 이보다 앞서 강원도 새농어촌건설운동 우수마을 선정을 위한 예비심사에도 참석했었다. 앞의 회의는 개인에게 주는 상이었고, 후자는 심사로 좋은 결과를 얻으면 마을공동체에 푸짐한 개발기금도 주어져 왔다. 선정결과에 따른 발표와 시상은 대개 연말연시에 행해지고 있다. 이런 행사는 농사수확 후에 행해지고 있어, 상을 받는 사람과 단체는 한해 두 번 수확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그래서 11월과 12월은 시상의 계절이다. 예를 들면, 각종 스포츠나 예술상 등도 그렇지만, 세계적으로 최고 권위의 노벨상도 10월에 선정해 12월10일에 수여하고 있다. 그래서 이맘때가 기다려질 것이다. 이는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설계를 한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도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개인의 수상은 마을이나 그가 속한 단체의 도움이 없다면 이루어지기 힘든 일이다. 또 마을에 수여되는 상도 탁월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없다면 얻기 어렵다. 상은 작은 조직부터 지역과 국가차원에서, 그리고 나아가 국경을 넘어 인류발전을 위해 탁월한 업적을 남긴 이에게 수여된다. 이 모든 상은 이제까지의 업적을 평가하여 이를 행한 인재를 세상에 알려 우리의 귀감으로 삼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다. 그러나 과거의 결과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동기부여를 하는 것은 더 중요한 일이다. 우리 강원대에 사무국을 두고 있는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에코피스 리더십센터에서는 매년 개발도상국의 비정부기구(NGO)를 중심으로 20~30대의 남녀를 초청해 차세대 환경관련 지도자를 키우는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 최우수자로 선정되어 상을 받은 네팔의 연수생은 귀국해 비록 작은 상이었지만,10여개국 이상의 연수자 가운데 뽑혔다는 사실이 알려져 그가 속한 단체에서뿐만 아니라 어려운 지역사회에 힘과 용기, 긍지를 심어준 사례를 알고 있다. 그리고 그는 이를 계기로 더 분발하여 큰 리더로 성장하리라는 것을 믿고 있다. 왜냐하면, 하면 된다는 것을 스스로 체험했기 때문이다. 마라톤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올림픽 우승은 우리 민족에게 희망을 주고 고난에 맞설 수 있도록 해준 것과 같다. 따라서 상은 크고 작거나 또는 우리 가운데 누가 받든지 간에 우리의 뜻을 이루는데 큰 동기를 부여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우리는 상의 권위 때문인지는 몰라도 상을 주는데 너무 인색한 편이다. 시민상의 경우 부상없이 상장만 수여하고 있다. 이유야 어디 있든지 간에 이는 재고해 볼 여지가 있다. 또 상은 가능하다면 많을수록 좋다고 본다. 왜냐하면 상은 남의 단점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편이 해온 일을 찬양하고 칭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어느 초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졸업생 65명 중 대통령상을 수상한 어린이가 자그마치 5명이 넘었다. 그해에 미국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학생이 무려 15만명이 넘는다는 보도를 접했다. 부상으로 백악관이 새겨진 배지와 대통령이 사인한 글을 주었단다. 편지에는 상을 받은 학생의 가족에게 보내는 축하인사와 아울러, 앞으로 귀하가 속한 공동체의 발전과 위대한 국가건설에 도움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런 상과 편지가 어린 학생의 미래에 대한 발전 동기를 촉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졸업식에서 대통령상과 교육감상을 받는 학생수가 너무 적다. 분명 우리는 시상에 너무 인색하다. 지금보다 수십배 더 받는 푸짐한 상제도로 바꿔 상대를 존중하는 인성을 길러야 한다. 지금보다 더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사회가 만들어지길 꿈꾸고 있다. 전운성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 2세 여아 아파트서 추락사… 행동장애 초등생 소행 추정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두살배기 여자아이가 떨어져 숨진 사건이 정신질환의 일종인 충동적 행동장애를 앓고 있는 초등학생의 소행으로 추정돼 충격을 주고 있다. ‘묻지마 살인’ 등 늘고 있는 충동적인 범죄 예방을 위한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관리 프로그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9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2시45분쯤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이 아파트 3층에 사는 A(2)양이 떨어져 숨졌다. 경찰은 이 아파트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를 분석한 결과, 숨진 A양과 같은 아파트 6층에 살고 있는 B(10·초등 4년)군을 유력한 범인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사고 전 CCTV에는 엘리베이터에 혼자 타고 있던 A양이 6층에서 내리자 이곳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서 있던 B군에게 이끌려 다시 엘리베이터에 타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후 A양이 탄 엘리베이터는 13층까지 올라갔고 이후 A양은 1분30초 만에 아파트 복도(난간 높이 117cm)에서 추락(추정)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6시간 만에 숨졌다.A양이 추락한 뒤 B군이 아파트 내 다른쪽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장면도 포착됐다. 숨진 A양의 어머니(29)는 경찰에서 “아들, 막내딸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 집 앞에서 내릴 때 막내가 장난삼아 엘리베이터에 다시 탔는데 순간 문이 잠기면서 계속 위로 올라갔고 딸을 찾아 헤매는 사이 갑자기 밖에서 ‘쿵‘ 소리가 들려 나가 보니 아이가 떨어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아파트 복도 난간(117㎝)이 두살배기 여자아이(키 86㎝)가 스스로 뛰어내리기에는 너무 높다는 점 등으로 미뤄 B군이 A양을 아파트 13층 복도에서 밖으로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B군이 4~5년 전부터 자신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집어던지는 ‘충동적 행동장애’로 병원 치료를 받았고 학교에서도 3층 교실 밖으로 무거운 물건을 던져 차량을 파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B군은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모자 가정으로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이고 치료비 등으로 1년 전부터 집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 일주일 전에도 광주의 한 아파트 앞에서 청년 실업자가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이를 이유없이 마구 때려 전치 4주의 중상을 입힌 사건도 있었다.”며 정신질환 범죄 증가에 우려를 표시했다. 한 정신과 의사는 “최근 몇 년사이에 학업성적 부담 등으로 정신질환 증상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사설] 정부부처 공무원 보안의식 이 정도였나

    2004년부터 8월말 현재까지 북한 및 중국발 해킹으로 정부 각급기관에서 무려 13만여건의 자료가 유출됐다고 한다. 유출자료 대부분이 기밀로 분류되지 않는 정부의 일반 문건이라고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그게 아니라고 본다. 충격적인 것은 그 많은 정보들이 유출되도록 방치한 정부 각급 기관과 공무원들의 보안의식이다. 현대의 전쟁은 컴퓨터와 정보통신 체계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탱크나 전투기에 앞서 사이버 공격으로 상대방의 기선을 제압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북한도 지난 1986년 인민무력부 산하에 5년제 군사대학을 세워 해킹 전문가를 매년 100명씩 배출하며 우수인력을 해킹부대 군관으로 배치하고 있다. 방산업체와 군, 국가 주요기관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해킹 한방에 국가안보는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된다. 실제로 북의 해커가 최근 육군 야전군사령부 소속 대령급 컴퓨터에 침투한 적이 있고, 방산업체들도 해커들의 공격을 받았다. 심지어 청와대도 공격을 받을 뻔했다. 국정원이 펴낸 ‘2008 국가 정보보호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공공기관에서 발생한 사이버 침해사고는 총 7588건으로 2006년의 4286건에 비해 77%나 늘었다. 공공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 탐지건수는 하루 평균 200만 4037건으로 파악된 가운데 704건의 사이버 침해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강도의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국가안보를 지키려면 국가차원의 사이버 전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보안의식 강화는 두말할 것도 없다.
  • [발언대] 도시재생사업 효율적으로 수행하려면/이주희 부천시 원미구 중동

    [발언대] 도시재생사업 효율적으로 수행하려면/이주희 부천시 원미구 중동

    요즈음 도시재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기존도시가 노후화됨에 따라 사회·경제적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제 도시재생은 물리적인 재개발을 넘어선 지역경제 재건, 지역문화 부흥, 그리고 새로운 도시적 생활양식 구축으로 이어지는 신개념의 도시정책으로 다가서고 있다. 일본에서는 버블경제붕괴 이후 도쿄를 중심으로 교통체증, 재난위험 밀집시가지 및 사용하지 않는 용지발생 등이 경제의 최대 걸림돌이 되었다. 이에 정부기관이 주축이 되어 광역도로·밀집시가지 정비 및 도시환경 인프라구축 등을 국가적 프로젝트로 추진하여 도쿄를 국가적 업무거점으로 변신시켰다. 우리의 경우 주변공간과 단절된 개별사업지구별 과밀개발 및 기반시설 부족지역 커뮤니티 해체, 사회적 약자의 재정착 실패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는 등 도시재생사업은 아직 초보단계이다. 국가차원의 광역교통 및 토지이용 계획체계 등을 구축하고, 물리적 환경을 넘어 거주자 복지에 초점을 두는 지속 가능한 도시사회구현에 초점을 둔 도시재생사업을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부에서 주공과 토공을 선(先)통폐합한 뒤 중복인력을 후(後)구조조정하여 공기업의 경영효율화를 추진한다고 한다. 예전의 주공과 토공 통폐합 논의에서 구조조정을 먼저 하려다 보니 결실을 보지 못했다는 전례를 고려해 통폐합 등 포괄적인 기능조정을 우선 완료한 뒤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이다. 선진국은 주택·택지·도시기능을 단일공공기관에서 수행한다. 우리는 주공과 토공의 기능이 택지개발사업 및 도시재생사업 등에서 중복되어 있다. 통합하여 택지개발사업의 수익을 천문학적 비용이 투입되는 도시재생사업에 활용한다면 주택가격의 인하로 무주택 저소득 원주민의 재정착에 기여하고 도시재생사업에 투입되는 정부재정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하루빨리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단일기관으로 통합하여 도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주희 부천시 원미구 중동
  • 獨, 옛 동독 따라잡기

    “옛 동독식으로 스포츠 강국의 영광을 재현하겠다.” 통일 이후 올림픽 무대에서 쇠락한 독일이 권토중래(捲土重來)를 꿈꾸고 있다. 한때 세계 스포츠 무대를 주름잡았던 옛 동독처럼 엘리트 체육학교를 집중지원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동안 독일은 약물 복용, 혹독한 훈련으로 악명높았던 동독식 훈련법을 기피해 왔다. 하지만 통일 이후 올림픽 메달 수가 급감하자 위기의식을 느낀 나머지 과거 국가주의식 엘리트 체육학교 복원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독일 정부가 체육학교 체육관, 수영장 등의 시설 정비에 올해에만 2억달러 가까이 투입했다고 2일(현지시간) 전했다.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로 통일되기 전까지 동·서독은 세계 스포츠계를 주름잡았다.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동독은 금·은·동 합쳐 102개의 메달로 종합 2위에 올랐다. 서독도 메달 수 40개로 5위에 랭크됐다. 동독은 1980년 미국, 서독이 보이콧한 모스크바 올림픽에선 126개의 메달을 따기도 했다. 그러나 통일과 동시에 독일은 올림픽에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82개(3위)를 기점으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56개(5위),2004년 아테네 49개(6위)로 점점 뒤처졌다. 위기감을 느낀 독일 스포츠계는 ‘결단’에 나섰다.2003년 독일 올림픽스포츠연맹은 옛 동독식 모델을 따라 국가차원에서 스포츠 유망주를 집중육성하기로 했다. 일본,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 지원을 하는 것도 자극제가 됐다. 총 39개의 엘리트 체육학교를 지정해 집중 지원에 들어갔고 올해 1억 9650만달러가 투입됐다.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규모다. 독일 올림픽스포츠연맹 관계자 마이클 시르프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2004년 때와 같은 6위를 사수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10) 온실가스 감축 사활건 지구촌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10) 온실가스 감축 사활건 지구촌

    기근, 질병, 전쟁 등 그 어떠한 재난도 지금의 기후변화만큼 인류 전체를 위협하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전세계는 지구 온난화 극복을 위한 공동 대응 노력에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과 개도국간에, 그리고 개별 국가간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몇몇 나라들은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온실가스 감축에 솔선하고 있다. 이들은 ‘지구를 구하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하자.’며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오슬로(노르웨이)·도쿄(일본)·바르셀로나(스페인)특별취재팀| 1인당 국내총생산(GD P) 7만달러로 세계 최고 부국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노르웨이의 오슬로 정부 청사. 눈을 씻고 둘러봐도 자가용은 보이지 않고 수백대의 자전거들만 청사 앞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온실가스 줄이기의 일환으로 정부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펼친 자발적인 자전거 출·퇴근 캠페인의 결과”란 것이 환경부의 기후변화 담당 매니저 잉빌로 세베루드의 설명이다. 노르웨이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약 15t으로 세계 최고 수준. 하지만 2030년 세계 최초의 인위적 온실가스 무배출 국가를 목표로 현재 여러 정책들을 준비하고 있다. 배출량의 70% 정도는 에너지 효율 극대화 등 국가차원의 노력을 통해 줄이고, 나머지는 탄소배출권을 외국에서 사들여 상쇄할 계획이다. 세베루드는 “일부에서 ‘돈으로 배출권을 사서 청정국가 이미지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세계 최초로 ‘탄소세’(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세금을 차등 부과하는 세제)를 도입했다.”며 “당초 2050년으로 잡았던 온실가스 중립 목표 시점을 20년이나 앞당긴 것도 우리의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르셀로나 하면 흔히 ‘태양열 조례’(새 건물에 태양열 패널 설치를 의무화한 규정)가 전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하지만 이것은 60개나 되는 시의 기후변화 관련 정책 중 하나일 뿐이죠.”스페인 대표 도시 바르셀로나의 에너지 위원회 소속 카를로스 아미에로 벤토소는 시의 기후변화 방지 노력을 상세히 소개했다. “우리 시의 가장 성공적인 기후변화 정책은 바로 ‘포룸항(港) 프로젝트’입니다. 시 외곽 요트항인 포룸항에 최근 바이오매스 열병합 발전소를 지었습니다. 이곳에서 시 전체에서 수거한 쓰레기를 태워 시간당 5000㎾의 전력과 250t의 스팀을 생산합니다. 이를 인근 8000여가구에 공급해 연간 1만t 정도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거두고 있죠.” 이 프로젝트의 성공에 고무된 시는 현재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진 중이다. superryu@seoul.co.kr
  • [기고] 공공서비스 최종 소비자는 국민이다/ 석종현 단국대 교수 한국토지공법학회 회장

    [기고] 공공서비스 최종 소비자는 국민이다/ 석종현 단국대 교수 한국토지공법학회 회장

    이명박 정부 등장 이후 공공기관 통폐합 및 민영화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해묵은 논쟁인 주공·토공 통합 문제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대개 이러한 논의에서 통합의 당위성은 주로 기능중복 및 조직 비대화에 있는데, 이는 참 아이러니한 일이라 하겠다.‘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슈마허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주공과 토공을 통합하면 그 규모가 지금보다 더 비대해질 것이 분명함에도 통합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니 말이다. 공기업은 그 태생과 현 상황이 어떠하든 원칙적으로 국가가 공급하여야 할 공공서비스를 대행하는 것이 주 기능이다. 따라서 더이상 국가가 공급할 필요가 없는 공공서비스이거나 국가가 공급하는 것이 비효율적인 공공서비스일 경우에 그 진로를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공·토공 통합 논의는 공기업으로서 이들 공사의 기능을 검토하기에 앞서 마치 밀린 숙제를 이번에야말로 꼭 해치워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그 속내야 어떠하든 정부의 정책을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니 통합에 찬성한다는 주공의 입장과 무조건적인 통합이 아닌 기능정립을 주장하는 토공의 입장이 맞서고 있는 현 상황에서 우리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공기업이 제공하는 공공서비스의 최종소비자는 국민이라는 점이다. 즉, 주공·토공의 통합이 우리 국민에게 가져다 줄 득과 실을 분명하게 따져 보아야 한다. 주공·토공의 통합으로 국민들은 더 낮은 가격의 공공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될까. 그리고 가격에 비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게 될까. 아쉬운 점은 어느 누구도 통합의 효과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알권리는 다시 강조할 필요도 없는 바, 국민들은 통합의 분명한 효과를 알 권리가 있다. 얼마 전 두 기관이 불필요한 경쟁을 하는 바람에 개발비용이 상승한 적이 있어 통합시 분양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국토해양부측이 밝혔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보통 분양가는 택지조성비용과 주택건설비용의 합으로 형성되는데 이는 서로 다른 기능이어서 한 기관이 수행한다고 해서 분양가가 낮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매우 막연한 바람일 뿐이다. 결국 더 나은 토지 및 주택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 하는 큰 그림을 보지 않고 무조건적인 통합을 전제하는 졸속 통합의 피해는 결국 국민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개혁의 상징성만을 부각하기 위한 통합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정부는 객관적 근거가 부족한 통합의 긍정적 효과를 선전하기에 앞서 부실 공기업의 출현, 이로 인한 경영 효율성 저하 등 졸속통합이 가져올 부정적인 효과에 대해서 면밀하게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주공·토공이 공급하는 토지와 주택은 전기나 물과 같은 소비재가 아니다. 두 기관의 역할은 우리나라 국토정책 및 주택정책의 기조와 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시대가 변하고 정권이 변하더라도 국토의 효율적 이용·관리와 국토자원의 적시·적소 배분은 꼭 필요한 국가차원의 기능이다. 좁은 국토에서 최적의 효율성을 창출함으로써 국민생활의 질을 높이고 국민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로 다른 역할과 기능을 가진 주공·토공의 통합논의 전에 우리나라 국토정책과 주거복지정책의 방향을 설정하고 그 틀에서 주공과 토공의 역할을 재검토하는 것이 순서이다. 앞에서도 강조했거니와 정부는 주공·토공 통합논의를 진행함에 있어 두 기관이 제공하는 공공서비스의 최종소비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효과성과 효율성을 면밀히 분석하여야 하며 장기적인 국토정책과 주택정책의 방향 속에서 이들 기관들의 역할이 재검토되기를 기대한다. 석종현 단국대 교수 한국토지공법학회 회장
  • [교육감 선거제-심층진단 (2)] 시·도 공교육 예산 집행·인사권 가진 ‘교육 대통령’

    “0교시 수업 여부는 개별 학교에서 알아서 하도록 하고 학원 영업시간은 늘리겠다. 외국어고 등 특목고를 원하는 학부모들이 많으면 추가설치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A교육감 후보) “서열화 정책이나 다름없는 학교선택제는 백지화하겠다. 입시명문학교로 변질된 외고, 국제고는 일반고로 바꾸겠다. 학부모회를 법제화해 학교자치 발전을 도모하겠다.”(B교육감 후보) ‘미래’라는 가상도시의 교육감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두 후보의 상반된 공약이다. 공약이 그대로 실천된다면 누가 되든 미래시의 교육은 변할 수밖에 없다. ●서울교육감 연간 예산 6조 집행 교육감은 해당 시·도의 초·중등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 대통령’이나 다름없다. 초·중·고교생은 물론 유아나 노인에 이르기까지 초·중·고교나 학원, 평생교육기관 등 대학교육을 제외한 각종 교육활동에 필요한 예산 집행과 인사권을 행사한다. 서울 교육감은 10만명의 교직원 인사권과 6조 1000억원대의 예산을, 부산교육청은 2만 4000여명의 교직원 인사권과 2조 4000억원대 예산을 각각 다룬다. 담임 교사나 학교장의 교육철학과 비전에 따라 그 반과 학교 전체 이미지가 바뀌듯 교육감의 철학에 따라 해당 시·도의 교육방향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유인종 전 서울시교육감이 인성교육을 강조했다면, 공정택 현 서울시교육감은 학력신장을 강조하면서 서울 교육은 형평성보다는 자율성을 중시하는 기조로 바뀐 상태다. 초·중·고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궁금해할 만한 사항을 중심으로 교육감 자리의 중요성을 살펴본다. ●고교 신입생 배정·외고 추가설치 권한 고교 신입생 배정방식은 교육감에게 있다. 권역별 배정, 선지원 후추첨, 선발고사 방식 등 어떤 방식도 교육감 권한이다. 따라서 교육감이 누가 되느냐가 중요하다. 외국어고 추가설치 여부도 교육감 의지가 관건이다. 외고 설치권한은 원래 교육감에게 있었으나 참여정부 때 교육부 장관과 협의하는 허가제로 바뀌었다. 교육감들이 일부 학부모들의 자율화 열기에 편승해 잇따라 설치방침을 밝히면서 사회문제화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 발표된 학교 자율화 조치로 교육감의 의지에 따라 설치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0교시 수업실시 여부 개별 학교장에 달려 있다. 하지만 학교장 인사권을 지닌 교육감의 지침은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현재는 전국 시·도 부교육감 협의회에서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한 상태다. 방과후 수업을 위한 학원 강사의 학교 진출 여부도 교육감에게 결정권한이 있다. ●학업성취도 평가 국가차원에서 실시하지만 그 평가결과에 따른 활용방안은 교육감이 정한다. 평가 결과에 따라 개별 학교에 대한 인센티브, 페널티 등의 차별화 정책을 펼 수 있다. 울산시교육감은 지난 3월6일 전국적으로 실시된 중 1학년 학력진단평가에서 울산이 꼴찌로 나오자 향후 평가에서 성적 우수학교를 선정, 포상금을 지원하고 보충수업 관리수당을 학교장에게 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시·도 조례에 따른 학원의 영업시간 제한도 교육감 의지가 중요하다. 서울시 교육청은 오후 10시로 1시간 단축했던 학원영업시간을 오후 11시로 환원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가 시의회에서 삭감된 상태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통일신라시대 중원경 비밀 벗긴다

    통일신라시대 중원경 비밀 벗긴다

    충북 충주를 중심으로 하는 중원(中原)지역은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지리적 요충으로 삼국의 각축장이었다. 장미산성을 쌓은 한성백제가 물러난 뒤 고구려는 국원성을 설치하고 5세기 중원고구려비를 남겼다. 신라의 진흥왕은 557년 국원성을 빼앗아 국원소경을 두었고, 삼국통일 이후 경덕왕은 742년 오소경(五小京)의 하나로 중원경을 이곳에 설치했다. ●삼국시대 유적 반경 2㎞에 몰려 있어 특히 충주시 가금면에는 반경 2㎞도 되지 않는 좁은 지역에 장미산성과 중원고구려비, 그리고 중원경의 존재와 연결지을 수 있는 통일신라시대 7층석탑인 중앙탑이 한데 몰려 있다. 따라서 학계는 국원성과 국원소경, 중원경의 행정·군사적인 중심지인 치소(治所)도 현재의 충주 시가지와는 다소 거리가 떨어져 있는 이 지역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학계는 물론 지역민들의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는 중원경 등의 치소를 찾는 작업이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의 출범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문을 연 중원문화재연구소는 삼국시대 이후 지방행정 치소를 밝히는 것을 포함한 ‘고대 중원경 종합학술연구’에 최대 역점을 두고 있다. 연구소는 당장 가을부터 고구려의 국원성과 통일신라의 중원경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중원고구려비와 중앙탑 주변을 각각 시굴조사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이 지역 2만 6000㎡를 대상으로 지하에 유구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물리탐사를 벌였다. 그 결과 중앙탑 북쪽의 탑평리에서는 5칸 이상의 대형 건물터를 비롯한 인공 구조물의 하부구조가 대규모로 남아있는 흔적을 찾아냈다. 중앙탑 주변에서는 1992∼1993년 한국교원대박물관의 발굴조사에서도 규모가 큰 건물터가 여럿 확인되었고, 삼국시대에서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는 토기와 기와조각도 상당수 나왔다. 실제로 중원고구려비가 있는 용전리에서 중앙탑이 있는 탑평리에 이르는 남북 2.1㎞, 동서 1.6㎞의 남한강 주변을 돌아보면 탑평(塔坪)이라는 땅이름처럼 반듯하고 넓은 지역으로 상당한 규모의 도시가 들어서기에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누암리·하구암리서 신라 양식 무덤 확인 연구소는 특히 탑평의 뒷산에 해당하는 누암리와 하구암리 일대에서 신라의 굴식돌방무덤(횡혈식석실분)이 대규모로 확인된 것은 상당한 인구를 가지고 있었을 중원경의 존재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누암리고분군에서는 1989∼1991년 발굴조사에서 모두 38기의 신라고분이 발견된 데 이어 후속 지표조사에서는 봉토 직경이 11m 안팎인 대형 무덤 40기를 포함하여 모두 271기의 고분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웃한 하구암리고분군에도 400기가 넘는 고분이 밀집 분포하고 있으며, 축조연대를 비롯하여 무덤의 양식과 유물의 출토양상이 모두 누암리와 거의 같은 것으로 밝혀졌다. 신창수 중원문화재연구소장은 4일 “중원경 등의 치소를 확인하는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은 최근 이 지역의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학술적 가치가 큰 것은 물론 지역의 최고 관광자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의 존재를 하루빨리 밝혀내지 못한다면 자칫 개발의 삽날에 영원히 묻힐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충주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출범 6개월 맞은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中原문화’ 정체성 확립 주도적 역할 기대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경주와 부여, 가야(창원), 나주에 이은 국립문화재연구소의 5번째 지역 연구소로 지난해 12월11일 출범했다. 중원연구소는 이른바 중원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활용가치를 창출하는 데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연구기관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지역에서는 ‘지역문화’ 차원에서 연구되었던 중원문화가 국가차원에서 조사·발굴·연구된다는 점에서 연구소의 출범을 누구보다 크게 반겼다. 이에 부응하듯 중원연구소는 중원경의 치소(治所)를 찾는 시굴조사와 고분군 정밀실태조사, 지역 문화유산에 대한 실태조사를 비롯한 학술 연구의 기반 조성 사업에 나서고 있다. 올해 ‘중원의 산성’을 발간하고, 중원지역 문화유산에 대한 주제별 학술총서도 연차적으로 발간하는 등 지역 문화자원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를 체계적으로 축적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아직은 소장과 학예연구실장 등 2명의 학예연구관과 2명의 학예연구사 등 정원이 9명에 불과해 의욕만큼 현실은 따라주지 않고 있다. 충주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강진때 교량 93%·철도시설물 99% ‘무방비’

    7만명이 넘는 사망·실종자를 가져온 중국 쓰촨성 지진사태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진도 5∼6정도의 지진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 국내 지진 대비실태를 짚어본다. ●서울시“시설보강 독려하고 관리 강화할 것” 서울시내 도시철도와 교량, 수도시설 등의 상당수 시설물에 내진 설계가 반영되지 않는 등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초·중·교교를 비롯한 교육기관이 보유한 일부 시설물은 재난 위험시설로 분류돼 긴급 보수가 시급하다. 서울시는 지난해 전체 시설물에 대한 집중 안전 점검과 함께 내진설계 기준이 미흡한 수도·공공하수처리시설, 폐기물·학교·병원시설 등에 대한 별도의 기준을 제정했다. 지진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서다. 내진설계 의무화 대상 건축물은 자연재해대책법에서 정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시내 건물 가운데 내진설계 적용대상인 64만 4235개 시설물 가운데 51.5%인 33만 1604개 시설물은 내진 설계가 반영된 반면 48.5%인 31만 2631개 시설물은 내진설계가 반영돼지 않았다. 일반 건축물의 경우 64만 98동 가운데 48.4%인 30만 9812동이 내진 설계를 하지 않았다. 국가하천 3개와 터널 33개소, 하수종말처리장 4개소, 공동구 6개소 등에는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았다. 교량 550개소 중 93.3%인 513개소, 도시철도 시설물 566개소 중 99.3%인 562개소에 내진설계가 반영되지 않는 등 크게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진설계가 미흡한 시설들은 내진설계 기준이 마련되기 이전에 지어진 건물들로, 내진시설 보강을 독려하는 한편 학교와 병원·놀이시설 등을 비롯해 다중이용시설 등에 대해서는 관리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차원 유기적 대책마련 시급” 한편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3월 실시한 교육시설물 관리 현황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를 비롯해 특수학교, 교육기관 등이 보유한 교육 시설물 총 6만 8405동의 경우, 대부분 안전에는 문제가 없으나 1.8%인 1221동은 긴급 보수가 필요한 중점관리대상시설로 분류됐다. 이 가운데 주요 부재가 노후화돼 사용 금지 및 개축이 필요한 ‘E등급’을 받은 건물은 중학교 2곳, 고등학교 2곳 등 4곳이었다. 긴급 보수·보강 및 사용제한 여부 판단이 필요한 ‘D등급’은 115곳, 조속한 보강 또는 일부 시설 대체가 필요한 ‘C등급’은 1102곳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요도에 따라 내진설계 기준을 별도로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재관 서울대 지진공학연구센터 교수는 “시설의 규모별 내진설계 강도를 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물 용도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학교의 경우 학생 대피 능력 등을 감안해 등급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데 지진재해대책법 내에 학교에 대한 등급 조정과 학교시설에 대해 어떤 성능을 갖추라는 것을 규칙이나 시행령으로 명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 소장은 “서울은 고층건물 등이 밀집해 규모 5.0∼6.0의 지진이 발생해도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면서 “국내에는 연구인력과 시설, 장비 등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으로 국가차원의 유기적인 대응체계 마련과 시설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연재해대책법의 특별법적 성격을 띠는 지진재해대책법을 하루빨리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 법은 시행령이 아직 제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내진설계 기준과 내진성능평가 등에 대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시행하고 있고, 소방방재청에서도 총괄적인 내진설계 기준을 재조정하기 위해서 연구용역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내진설계 기준을 올릴 경우 경제적인 부담이 커 국가적인 낭비가 있는 만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석 한준규 김민희기자 hyun68@seoul.co.kr
  • [열린세상] 노사정 대화와 賢者의 한마리 낙타/신은종 단국대 경영학 교수

    [열린세상] 노사정 대화와 賢者의 한마리 낙타/신은종 단국대 경영학 교수

    유산으로 남겨진 낙타 17마리를 두고 삼형제가 갈등하고 있다. 장남 몫은 절반, 차남에겐 3분의1, 막내에겐 9분의1이 주어졌다. 그러나 17마리는 둘로도 셋으로도 아홉으로도 나눠지지 않으니 서로 더 많은 몫을 주장할 뿐,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마침 낙타를 타고 지나가던 현자(賢者)가 그들을 보고 자신의 낙타를 선뜻 내주었다. 이제 18마리가 된 낙타를 유언에 따라 장남은 절반인 아홉 마리를, 차남은 여섯 마리를, 그리고 막내는 두 마리를 가질 수 있게 됐다. 현자는 분배하고 남은 한 마리를 타고 유유히 사라진다. 대학에서 협상론을 가르치면서 협상의 미학을 얘기할 때 종종 드는 우화인데, 좀 진부하긴 해도 지금 우리에겐 현자의 낙타 한 마리가 꽤 절실하다. 굵직한 노동현안들이 차츰 갈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공공부문 구조개혁 저지를 위한 노동계의 집회가 이달에 예정돼 있고, 노사협상도 다음 달부터 집중된다. 이랜드 등 비정규직 문제가 아직 남아 있는 데다,7월부터 확대 시행되는 비정규직법의 영향도 만만치는 않을 것 같다. 엎친 데 덮친 격, 나아질 기미도 없는 경제상황이 경제를 살리겠다던 이명박 정부를 옭아맨다. 약속한 경제성장률은 목표를 슬금슬금 내려야 하는 형편이고, 일자리 사정도 최악이다. 녹록지 않은 노동현안들을 풀기에는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 결국 정부는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노동계, 경영계, 정부뿐만 아니라 국회까지 포함하는 노사정 확대 6자 회담이 이르면 이달부터 가동될 모양이다. 대화로 상생을 모색하겠다는 점은 다행스럽지만, 잘될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외환위기 이후 이른 바 코포라티즘(corporatism)이라는 실험을 계속해 왔지만 절반의 성공에 그쳤기 때문이다. 노사정 대화가 어떻게 운용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갈등하는 노동현안을 풀기 위해서는 보다 큰 틀의 비전과 전략이 필요하다. 흔히 거론되는 아일랜드의 성공은 단순히 임금양보와 소득세 감면 따위를 주고받아 성사된 게 아니다.1987년 국가회복프로그램(PNR)은 극심한 위기가 강제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다행히 활황국면으로 접어든 세계경기에 힘입어 성공했다. 외려 주목할 사실은 그 이후 3년마다 사회적 합의가 꾸준히 이뤄졌다는 점이고, 이를 가능케 한 것은 국가차원의 ‘하이로드(High Road)’에 대한 비전과 전략이었다. 그들의 하이로드 비전은 외국자본을 활용해 아일랜드 경제를 고숙련·고기술에 기초한 고부가가치 경제로 탈바꿈시킨다는 것. 비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자 노사정은 이를 달성할 수 있는 한 차원 높은 전략을 만드는 데 지혜를 모을 수 있었다.2000년 이후부터는 인적자원에 대한 폭넓은 투자, 경영혁신, 노동자의 경영참여 확대 등 노사가 그야말로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차근차근 마련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노사 간 불신이 큰 우리에겐 남의 일일 거란 푸념은 접어두자. 불신으로 말하자면 아일랜드 노사만큼 적대적인 곳도 없다. 아직까지도 사용자의 반대로 노동조합의 공식적 승인이 제도화돼 있지 않다. 노사 간 적대감이 북유럽국가로 보기 힘들 만큼 높은 데도 30년이 넘도록 사회적 대화가 성공하는 이유에 주목해야 한다. 그것은 국가차원의 성장과 상생을 위한 뚜렷한 비전과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곧 예정된 노사정 대화가 노동현안을 풀어내는 장이 되길 바란다. 그러나 문제만 들고 대화의 장에 오면 낭패 보기 십상이다. 이를 풀어 결국 무엇에 도달할 것인가라는 비전도 함께 들고 와야 한다. 비전의 부재 시대다. 실용이니 선진화니 하는 레토릭만 무성할 뿐, 정작 앞으로 우리사회는 무엇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 그림은 보이지 않는다. 이번 대화가 그 화두를 만들어야 한다. 낙타 한 마리는 삼형제의 갈등을 상생으로 이끌었다. 비전이라는 화두, 이것이 지금의 노사정 대화에는 현자의 한 마리 낙타일 게다. 신은종 단국대 경영학 교수
  • [단독]노동부 ‘빈 껍데기?’

    정부조직개편의 태풍에서 비껴나 있던 노동부가 특별행정기관 이양에 따라 반쪽이 될 판이어서 초비상이다. 25일 노동부에 따르면 노동부를 비롯해 환경부·보건복지가족부·국가보훈처 등 8개 특별행정기관의 업무를 지방자치단체에 넘기기로 하고,18대 국회가 개원하는 대로 이를 입법화한다는 방침을 행정안전부로부터 통보받았다. 노동부의 경우 고용지원센터가 여기에 포함된다. 고용지원센터는 전국 82곳에 설치돼 실업급여 지급과 실업자의 재취업 지원 등을 맡고 있다. 연간 4조원 이상의 예산으로 근로자의 직업능력개발을 지원하는 데다 2700여명의 인력이 배치돼 있다. 노동부 전체 인력의 50%, 예산의 80% 이상이 집중돼 있어 노동부 업무의 핵심이다. 관계자는 이날 “고용지원센터의 업무를 지방에 이양하면 노동부는 근로감독 업무만 남는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일단 반대의 입장을 행안부 등에 전달하기는 했지만 새 정부 출범 초기인 만큼 드러내 놓고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없어 속앓이만 하고 있다. 노동부는 고용지원센터의 핵심 업무인 고용보험 사무는 노사가 출연한 사회보험인 만큼 당연히 국가가 권한과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고용보험의 징수와 지출이 분리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지자체가 수입과 운영에는 책임이 없고 권한만 가진다면 보험운영이 지나치게 관대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취업지원업무도 상당히 약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06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로 이관된 고용지원센터에서 지방 이양의 부작용은 이미 나왔다는 게 노동부 주장이다. 한국노총도 “고용관련 행정기능을 국가차원의 중앙정부에서 일관성 있게 고용정책을 계획·집행해야 한다.”는 성명을 내고 행안부의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하면서 노동부에 힘을 실어줬지만 어떻게 결론날지 주목된다.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이젠 정책부터 따져보자

    이젠 정책부터 따져보자

    18대 국회의원 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심성 공약이 난무하는 가운데 국가차원의 정책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은 찾기 어렵다. 부동층 증가에서 드러나듯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도 실종된 지 오래다. 하지만 정책에 대한 비교 분석 없이 투표하는 것은 신랑신부 얼굴도 모르고 결혼식장에 들어가는 것이나 다름없다.‘유권자가 권력이다.’라는 총선기획에 이어 주요 정책이슈에 대한 정당별 입장과 이에 대한 매니페스토실천본부 공약 비교평가단원의 평가를 잇따라 싣는다. ■복지 국민·노령연금 통합 정당별 입장차 가장 커 복지분야에 있어 보수 정당은 민간복지 확대 등 시장 역할의 강화를, 진보정당은 정부 역할의 강화를 제시하는 등 다소 차이를 보였다. 특히 주요 정책 의제인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의 통합과 관련해 각 당은 엇갈린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을 통합해 모든 노인들에게 최소한의 기초 연금을 지급하고, 그 대신 국민연금은 낸 만큼만 돌려받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통합민주당 등 주요 4개 정당은 국민연금은 그대로 두고, 기초노령연금 대상을 확대하고, 지급액을 높이겠다며 다른 ‘처방전’을 내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민연금을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으로 분리하고 기초연금은 부과 방식으로, 소득비례연금은 적립방식으로 운영하고, 기초노령연금을 기초연금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친박연대는 기초노령연금의 기초연금화가 바람직하며, 수급대상 확대도 필요하다며 찬성했다. 반면 통합민주당은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을 통합해 기초노령연금이 조세방식으로 자리잡을 경우 막대한 재원 소요로 후세대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이유로, 창조한국당은 “노후 빈곤 예방이라는 연금제도의 본래 기능마저 약화시킬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이유로 연금 통합을 반대한다. 통합민주당과 창조한국당은 기초노령연금 지급대상을 80%까지 높이고 지급액도 각각 16만원까지 올리자는 입장이다. 자유선진당은 “국민연금제도를 소득비례 연금 제도로 발전 개편하고, 기초 노령연금은 모든 노인에게 적용되는 기초 연금으로 고치자.”고 제안한다. 심상용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주요 정당의 복지공약에 대해 “한나라당,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은 지난 대선보다 일부 진전된 구상을 공약형태로 제시한 점이 평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한나라당은 보건복지서비스 시장화 확대 구상, 민간복지 확대 구상, 중증장애인에 대한 기초장애연금 지급 구상 등을 추가하거나 구체화시켰다. 통합민주당은 실업보험 확대, 비정규직 관련법 재개정 및 최저임금 현실화, 무기여 장애인 연금제도 도입 등을 추가했다. 자유선진당은 공공부조 개혁, 국민연금제도 개혁, 영리법인 병원 허용 등 많은 내용들을 제시했다. 심 교수는 이회창 후보의 지난 대선 공약이 부실했던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 교수는 “한나라당의 경우, 집권 여당으로서 정부와의 정책 조율을 통한 공약 제시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보건복지부의 올해 업무계획과 한나라당의 총선 공약, 나아가 지난 대선 공약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면서 “이는 한나라당의 총선 공약과 지난 대선 공약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고, 유권자의 선택권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환경 그린벨트 해제, 보수 OK 진보 NO 이번 총선에서 각 정당의 환경 공약 비중은 지난 대선에 비해 다소 감소했으나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대한 입장과 그린벨트(녹지대·개발제한구역) 해제 여부는 중요한 환경이슈들로 유권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이슈들이다. ●주민 재산권 vs 녹지 보전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조건부 찬성을, 통합민주당은 조건부 반대를,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은 반대입장을 각각 표명했다. 한나라당은 “더 이상 녹지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린 그린벨트에 대해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 “보호할 가치가 없는 지역에 대해서는 지역 주민의 재산권 행사를 가능케 하고 국토의 이용가치를 좀 더 생산적으로 만들어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유선진당도 “그린벨트 지역 주민의 재산권 침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투기자의 개발이익 환수 등의 보완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조건부 찬성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통합민주당은 “그린벨트 해제는 국민의 정부가 1999년 7월 마련한 제도 개선 방안에 따라 2020년까지 점진적으로 추진할 사항”이라면서 “지역별 해제 총량과 조정가능 지역 확정 등 점진적 제한적으로 최소화해 검토해야 한다.”고 조건부로 반대했다. 민주노동당은 “그린벨트 해제는 도시팽창 확산을 유발하고 나머지 그린벨트 지역에 개발 압력을 가해 결국은 제도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창조한국당도 “환경파괴와 불로소득 방지대책이 사전에 면밀히 검토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한반도대운하´ 모든 야당 반대 환경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쟁점이 된 한반도 대운하의 경우, 한나라당을 제외한 야당에서는 대운하 반대를 이번 총선의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재준 협성대 도시건축공학부 교수는 “이번 총선에서 환경공약은 한반도 대운하, 기후변화 대응, 친환경 국토, 친환경 사업 등으로 지난 대선 공약과 비교해 일관성은 있지만 중요성은 비교적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정당의 20대 핵심 공약 가운데 환경 공약은 1∼2개에 불과해 경제·교육·복지에 비해 비중이 낮다는 것이다. 기후변화 대응의 경우, 기후변화대책기본법 제정(통합민주당), 온실가스 저감 신기술 개발 및 신재생에너지 확대(한나라당), 대통령 직속 민·관합동 기후변화대책 전담반 구성(자유선진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창조한국당) 등 각 정당마다 대처하는 방법에 있어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친환경 사업의 경우 한나라당을 제외한 야당은 지속가능한 발전개념 강화, 생태환경 파괴방지 등을 통해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친환경 개발을 유도하는 선계획·후개발 체계 마련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남북한 연계 생태벨트 조성, 아토피 퇴치 프로그램 개발 등을 제시하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교육 ‘자율형사립고’ 한나라만 찬성 야당도 ‘수월성 교육’ 부분 인정 교육분야에서 정당별로 차이 나는 부분은 영어 공교육과 수월성 교육에 대한 입장이다. ●영어교육 여론악화에 여당 공약 수정 한나라당은 영어몰입교육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공약 내용을 수정했다.‘영어로 하는 수업 확대’가 빠지고 농어촌 지역 등에 원어민 교사를 확대한다는 공약으로 내용을 바꾸었다. 통합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과 견제 기능을 강화했다. 대선에서는 영어교육의 ‘국가책임제’를 실시한다는 학생 중심의 영어교육정책을 주장했으나 총선에서는 실력있는 영어교사 양성을 위한 정책을 주장하고 있다. 김영순 인하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이는 현 정부의 영어몰입교육에 대한 교원단체 및 학부모단체의 반응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교육 문제의 본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에만 초점을 맞추면 교육문제 해결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은 영어교육 분야에서 한나라당 정책과 유사성을 보이고 있다. 자유선진당은 영어 능통 교사와 원어민 대폭 확충, 영어수업 시수 증가, 학교를 영어 공용 기관으로 만드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창조한국당은 교육의 기회 균등과 교육의 창조력 극대화를 강조하지만 ‘교육경쟁력 세계 1위 달성’의 방안으로 영어공교육 강화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친박연대는 영어몰입 교육에 대해 특별한 언급이나 정책 제안이 없다. ●기회균등 보장 vs 수월성 중시 정당별로 뚜렷한 견해차를 보이는 교육정책분야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 중인 자율형 사립고 설립 여부다. 한나라당은 “자율형 사립고가 획일화된 평준화 교육이 아닌, 자율성을 보장하는 열린 교육의 장”이라며 설립에 찬성한다. 그러나 통합민주당을 비롯한 나머지 정당은 “특목고와 더불어 고교 서열화를 초래하고 사교육비 확대 등 입시경쟁을 부추긴다.”며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는 ‘기회균등 보장 대 수월성 중시’라는 철학의 차이가 자리잡고 있다. 자율성 확대와 경쟁력 강화라는 한나라당의 교육공약 기조와, 공교육 강화와 교육기회 확대라는 나머지 정당의 기조가 맞부딪치는 셈이다. ●민주당 “영어수업시간 3배 늘려야” 한편 민주노동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은 공교육 강화를 외치면서도 교육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월성 교육을 부분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통합민주당은 영어몰입교육은 반대하면서 현재보다 3배 이상의 수업 시수를 편성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창조한국당의 경우 조기영어교육을 초등학교 1학년부터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친박연대는 학생의 자유의사에 따라 방과후 수월성 교육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교조는 “정당들이 정당의 정체성에 바탕을 둔 공약보다는 표 계산을 위한 공약을 제시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대북·외교통상 북풍 논란은 없을 듯 18대 총선에서 대북·외교통상분야는 정치적 쟁점이 될 가능성이 낮다. 각 정당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우선순위를 매겨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당을 차별화하는 기준은 여전하다. 대북정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에 관한 입장차가 그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기존 햇볕정책의 틀을 벗어나 북핵·경협 연계 등 강경 노선을 걷고 있다. 한나라당의 총선 공약도 ‘선 핵폐기, 후 경제지원’이라는 대선 당시의 기조와 다르지 않다. 여기에 인도적 지원을 북핵문제와 연계하지는 않지만 납북자·국군포로 문제와 연계하겠다는 새로운 차원의 상호주의 천명 등 기존 정부와 차별되는 공약이 추가됐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와 공조하겠다는 입장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북한 인권과 관련해 한나라당과 가장 유사한 공약을 내세운 당은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다. 자유선진당은 “최소한의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대북경제지원은 인권 개선을 포함한 북한의 변화와 전략적으로 연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친박연대도 “대북경제지원을 인권문제, 삶의 질 개선 등과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현곤 민화협 사무처장은 “한나라당의 공약은 친박연대 등장과 자유선진당의 충청표 잠식 등 보수세력의 이탈을 막고 한나라당으로 보수세력을 결집하려는 입장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 신고에서 성의를 보이고 미국이 대북인도적 지원을 실행해야 정책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햇볕정책의 모태인 통합민주당은 물론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은 “인도적 지원은 생존권과 관련된 사항으로 거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대북경제원조 문제와의 연계를 반대한다. 특히 창조한국당은 “한·미동맹 강화에 맞춰 인권과 경제지원을 연계하다 자칫 전쟁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북한의 경제개발을 도와 북한인권과 한반도 안정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 FTA는 민주노동당만 반대 한·미 FTA 비준과 관련해 민주노동당만 “한·미 FTA가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며 반대하고 나머지 정당은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과 친박연대는 “한국 경제의 도약과 체질강화를 위해 조속히 비준돼야 한다.”며 적극 찬성 입장을, 통합민주당·자유선진당·창조한국당은 “중소기업이나 농업 등 취약분야에 대한 대책이 충분히 강구돼야 한다.”며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혔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10)· 셰이크 모하메드 UAE 총리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10)· 셰이크 모하메드 UAE 총리

    |두바이 이순녀특파원|아랍에미리트(UAE)의 제2도시, 두바이국제공항에서 남쪽 내륙 사막지대로 20여분쯤 달리다 보면 모래 벌판에 홀로 서 있는 웅장한 건물과 만나게 된다. 황량한 주변 풍경 사이에서 현대적인 외양이 돋보이는 이 건물은 두바이실리콘오아시스(DSO)의 헤드쿼터(본부)다. ‘중동의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두바이 정부가 추진중인 DSO는 디자인, 제조, 조립과 배송 등 모든 반도체 연관 산업을 하나로 잇는 최첨단 기술단지이다. 지금은 본부 건물만 운영하고 있지만 2012년쯤 부지 7.2㎢내에 대규모 숙소와 대학 캠퍼스, 은행과 헬스케어 등 부대 시설이 모두 완공되면 총 15만명이 자급자족하는 신도시의 면모를 띠게 된다.DSO홍보책임자인 칼리드 압둘라는 “아직 초기단계인데도 후지쓰, 지멘스 등 세계 유명 기업 100여개가 벌써 입주했다.”고 자랑했다. ●2012년까지 ‘중동의 실리콘밸리´ 만든다 전세계 100개 항공사가 145개국으로 취항하는 두바이국제공항의 제2청사에는 중동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두바이플라워센터(DFC)가 자리해 있다.2006년 7월 문을 연 이곳은 연간 18만t 용량의 냉장 보관시설과 전략적 요충지의 이점을 기반으로 2년도 채 안 돼 세계 화훼 교역량의 60%를 차지하는 네덜란드의 입지를 위협할 만큼 성장했다. 조세피나 발레리노 제품개발이사는 “센터를 오픈하기 4∼5년 전부터 철저한 마케팅조사와 홍보활동을 펼쳐 단기간에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막과 첨단테크놀로지, 사막과 꽃.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질적 요소를 과감히 접목시킨 두 곳의 사례는 오늘날 두바이가 일궈낸 기적의 원동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바로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거침없는 상상력과 추진력이다. 아라비아해의 작은 토후국 두바이는 이 둘을 양 날개 삼아 세계 최고급 호텔(버즈 알 아랍), 최고층 빌딩(버즈 두바이), 최대 인공섬(더 월드), 최대 테마파크(두바이랜드) 등 세계가 깜짝 놀랄 만한 대역사를 하나하나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런 위대한 성공과 영광의 무대 뒤에는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59)이라는 탁월한 연출가가 있다.UAE의 부통령 겸 총리이자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는 냉철한 통찰력, 무한상상력의 창조적 비전,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불모의 땅, 소규모 어촌에 불과했던 두바이를 최첨단 선진도시로 탈바꿈시켰다. 두바이 개혁의 기초를 닦은 이는 셰이크 모하메드의 아버지 라시드 국왕이다.1966년 석유가 발견됨과 동시에 라시드 국왕은 50년내 다가올 석유고갈을 걱정하며 오일머니를 교통, 물류, 관광 인프라 구축에 쏟아부었다.1995년 왕세자에 오른 셰이크 모하메드는 두바이를 중동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그는 자본과 사람을 자석처럼 두바이로 끌어들일 방법에 골몰했다. 우선적으로 외국기업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마저 없애는 파격적인 개방 정책을 도입했다. 경제자유구역(프리존)내에서는 ▲외국인 지분 100% 인정 ▲소득세·법인세 면제 ▲인허가 원스톱 서비스 등의 혜택이 주어졌다. 금융자유지대인 두바이국제금융센터(DIFC), 물류·유통 자유지대인 제벨 알리 프리존, 언론·정보통신기업을 위한 두바이미디어·인터넷 시티 등이 대표적이다. 앞서 언급한 두바이실리콘오아시스와 두바이플라워센터도 프리존이다. 제벨 알리 항구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현대건설의 관계자는 “독자적으로 비자발급도 하는 자치도시 개념”이라고 말했다. 두바이를 ‘명품브랜드화(化)’하는 국가차원의 홍보마케팅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최고, 최대, 최상이라는 화려한 포장으로 세계인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타이거 우즈, 마돈나 같은 세계적 스타를 초빙해 홍보요원으로 활용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이슬람국가이면서도 외국인에 한해 술을 허용하는 유연한 사고방식 역시 두바이의 성공을 이끈 중요한 요소이다. 현지에서 부동산 개발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성원건설의 박창표 중동지역본부장은 “글로벌머니에 대한 관대함이 두바이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석유의존도 0%에 도전하는 산유국 2006년 국왕이 된 셰이크 모하메드는 이듬해 2월 ‘2015 두바이경제개발계획’을 발표했다.2000년 발표한 ‘2010계획’은 2005년에 이미 목표치를 초과한 상태여서 장기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했다.2000∼2005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무려 13%에 달했고,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만 달러를 넘어섰다. 셰이크 모하메드는 2015년까지 GDP 1080억달러,1인당 GDP 4만 4000달러를 새로운 목표로 제시했다.10년 전부터 ‘100% 탈석유 정책’에 매진한 덕에 현재 두바이의 석유의존도는 5%에 불과하다. 실용주의에 입각한 도전 정신으로 ‘두바이의 기적’을 창조한 ‘CEO형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의 리더십은 이같은 성공 신화에 힘입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coral@seoul.co.kr ■ <셰이크 모하메드는 누구> 詩짓기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 |두바이 이순녀특파원|셰이크 모하메드는 한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는 유능한 지도자이기 이전에 섬세한 감수성을 지닌 시인이자 매 사냥과 승마를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인공섬, 해저호텔, 실내스키장 같은 기발한 상상력의 원천을 시인의 창의적 기질에서 찾는 이들도 많다. 손수 자가용을 운전하고 다닐 정도로 소탈한 면모는 자국민뿐 아니라 외국 거주민들에게도 호감을 주고 있다. 셰이크 모하메드는 1949년 셰이크 라시드 왕자의 네 아들 중 셋째로 태어났다.1958년 할아버지인 셰이크 사에드가 죽고 아버지인 셰이크 라시드가 지도자가 되면서 폭넓은 후계자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두바이에서 초·중등학교를 마친 그는 1966년 영국 케임브리지 벨 랭귀지 스쿨에서 어학연수를 했고,1968년 영국 몬스 사관학교를 졸업했다. 곧바로 귀국한 그는 두바이경찰청장에 임명됐고,3년 뒤엔 최연소 UAE국방장관이 됐다.1990년 사망한 라시드 국왕의 뒤를 이어 통치자가 된 맏형은 1995년 가장 영특한 동생인 셰이크 모하메드를 왕세자로 지명했다. 이때부터 그는 준비된 기업가형 지도자로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기 시작했다.2006년 1월4일 공식적인 두바이 통치자가 됐다. coral@seoul.co.kr ■ <두바이 기적의 그늘> ‘국민소득 3만弗’ 빈부差 더 심화 |두바이 이순녀특파원|세상사가 대개 그렇듯 두바이의 눈부신 고도성장 이면에도 그림자는 있다.10년간 두 자릿수의 경제성장률 기록은 엄청난 인플레이션과 살인적인 임대료 상승 등의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다. 급속한 부의 창출은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전체 인구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80%에 이르면서 외국인 노동자와 자국민간 빈부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권, 노동 문제도 심심찮게 대두되고 있다.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가 넘지만 서남아시아, 아프리카에서 온 대다수 노동자들은 월 10만∼20만원 정도의 저임금에 만족해야 한다. 지난해 10월에는 인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지에서 온 노동자들이 월급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 노동자들은 노동쟁의는 커녕 노동조합 결성조차 원천봉쇄하는 두바이 정부의 방침에 따라 열악한 처우를 감내하며 두바이 성장의 밑거름 역할을 묵묵히 하고 있다. 외국 인력과 자본 유치를 위해 술과 여성들의 노출 등 이슬람 율법이 금하는 행동들을 관대하게 허용하는 방식도 이웃 이슬람국가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두바이 정부가 조만간 카지노사업까지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셰이크 모하메드 국왕이 아무리 개방적이고 서구화된 지도자라 해도 왕정체제가 지닌 한계는 엄연히 존재한다. 지난 1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두바이 정부가 하루종일 차량통행을 막은 것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컸다. coral@seoul.co.kr
  • “국가차원 국군포로 해결”

    “국가차원 국군포로 해결”

    12일 국방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는 ‘이명박 색채’가 흠씬 묻어 있다.‘실용’‘선진’‘창조’ 등 이 대통령이 즐겨 구사하는 단어로 국방정책의 비전과 기조, 과제가 장식됐다. ‘8대 국방정책기조’ 중 ‘한반도 평화구조 창출의 군사적 뒷받침’이 눈길을 끈다. 국방부는 이 대목에서 ‘국가적 책무이행 차원에서 국군포로 문제 해결방안을 적극 모색한다.’고 적시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몸을 사렸던 국군포로 문제를 국방정책기조로 내세웠다는 점은 정권 교체를 실감케 한다. 또 ‘선진방위역량 강화’와 관련, 국방부는 유엔평화유지활동(PKO) 상비부대(1000여명) 운용 등을 제시했다. ‘3대 국방 국정과제’로는 (1)국방개혁 진단 및 발전 (2) 한·미동맹 군사구조 발전 (3)국방 연구개발(R&D)의 신(新)경제성장 동력화 등을 선정했다. 이들 과제는 청와대와 사전 협의를 거쳐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한 ‘국방개혁 2020’이 첫 번째 과제로 제시된 데는 군 체질 개선에 대한 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효율을 중시하는 이 대통령의 성향상 재래식 병력 감축 및 첨단무기 보강을 골자로 한 국방개혁 2020이 예상보다 강도높게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국방부는 국방개혁 기본계획 조정안을 올해 전반기까지 마련해 여론 수렴과 국회 보고 등의 절차를 거쳐 확정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한ㆍ미동맹 군사구조와 관련, 국방부는 2012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한·미 군사협조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미군 전력 통합과 미 증원전력 보장 등 실행계획을 제시했다. 결국 노무현 정부에서 역점 추진한 전작권 전환과 국방개혁 2020의 큰 줄기는 일단 손대지 않기로 한 셈이다. 국방 R&D 투자는 가장 ‘이명박스러운’ 국정과제라는 평가다. 민·군 겸용기술 개발과 범 부처 협력사업을 확대함으로써 방위산업을 국가 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돈 버는 국방’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현재 세계 17위권인 방산수출 규모를 10위권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2005년 2억 6189만달러를 기록한 우리나라의 방산 수출액을 2011년까지 10억달러 수준으로 밀어올리고,2022년쯤에는 20억달러로 견인한다는 목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Local] 계룡대서 세계軍문화엑스포

    세계 군(軍)문화엑스포가 2013년 10월 계룡대 일대에서 열린다. 충남도는 24일 ‘평화로 하나되는 월드 밀리터리’란 주제로 25일 동안 엑스포를 연다며 이같이 밝혔다. 도와 국방부, 문화관광부가 공동 주최하는 행사에는 모두 560억원이 투입되며 공연, 전시, 체험, 학술, 교류,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사업비는 전시장 및 기반시설 구축, 외국 군관련 단체 초청 등에 사용된다. 도는 세계 군문화엑스포의 사전 행사로 매년 열고 있는 ‘계룡군문화축제’를 점차 전국적 문화축제로 키워 세계 군문화엑스포에 대비한다는 구상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국가차원의 엑스포를 개최, 계룡시가 세계적인 국방모범도시의 메카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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