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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위, “미얀마 이주노동자 추락사에 국가 책임 있다”

    인권위, “미얀마 이주노동자 추락사에 국가 책임 있다”

    딴저테이 사건 직권조사 결과 발표“단속반원, 신분 안 밝히고 현장 제압”지난해 법무부의 불법체류 단속 과정에서 추락한 미얀마 이주노동자 딴저테이 사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의 책임이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인권위 직권 조사 결과 단속반원들은 한국인 등 단속 대상이 아닌 사람들까지 제압했고 추락사 이후에도 단속을 계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위는 13일 딴저테이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법무부 등에 사고 책임이 있는 출입국·외국인청 직원 등 관계자의 징계를 권고했다. 또 단속과정을 영상으로 녹화해 보존하는 내부지침을 마련하라고 했다. 인권위는 대한변협 법률구조재단이사장에게 피해자 및 유가족 권리구제 법률구조를 요청했다. 이제까지 법무부 등은 피해자 사망과 관련해 “피해자가 적법한 공무집행에 응하지 않고 도주한 것이 추락의 원인”이라며 단속반원들이 예측할 수 없었던 사고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인권위가 내린 결론은 달랐다. 인권위 결정문에 따르면 사건 당시 단속반원들은 갑자기 건설 현장 안 식당에 들이닥쳐 자신들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한국인 등 단속 대상이 아닌 사람들까지 강압적으로 제압했다. 딴저테이의 동료 등 목격자들은 수갑을 채우는 과정에서 반항하면 손으로 가격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딴저테이가 추락한 이후에도 단속반원들은 119 신고 외에는 아무런 구조행위를 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단속을 진행했다. 인권위는 이같은 단속 행위가 공무원으로서 인도적인 책임을 다하지 않은 매우 부절절한 대처라는 의견을 냈다. 또 인권위는 “피해자와 단속반원 간 신체적 접촉이 추락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단속반원들은 사고의 위험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며 “구체적 안전 확보 방안을 강구하도록 한 내부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미얀마 국적 외국인 노동자인 딴저테이는 지난해 8월 22일 김포의 한 건설현장에서 법무부 단속 중 7.5m 공사장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그는 죽음 이후 한국인 4명에게 장기를 기증했다. 딴저테이는 2013년 취업비자로 한국으로 왔다가 2018년 초 비자 연장이 되지 않아 불법체류자가 됐다. 동료들은 딴저테이가 “곧 고국으로 돌아가 여자친구와 결혼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인권위, 사회적 약자 혐오·차별 개선 나서

    여성·난민 등 대상 사회 인식 개선 집중 체육계 성폭력 문제 근절 특별조사단도 국가인권위원회가 올해부터 사회적 약자를 향한 혐오·차별적 언어를 개선하는 데 적극 나선다. 여성·난민·성소수자 등을 대상으로 확산하는 혐오 표현을 공론화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갈등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1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2019년 인권위 업무계획을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혐오·차별 대응 특별 추진위원회를 발족해 혐오 표현의 위해성을 공론화하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유투브, 팟캐스트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인식개선 캠페인 등을 통해 혐오 표현에 대한 자율 규제 분위기를 조성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법무부 등과 함께 범정부 계획도 준비 중이다. 오는 20일 출범하는 추진위에는 정강자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 등 시민단체·학계·법조계 등의 대표인사 25명이 참여한다. 강문민서 혐오차별대응기획단장은 “사회적인 공감대를 우선 형성하고 이후 법적 규제안(차별금지법)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체육계 성폭력 문제 근절에도 앞장선다. 오는 25일 출범하는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은 여성가족부, 교육부, 문체부 등 각 부처의 인력 파견을 받아 17명 규모로 구성된다. 조사단은 실태조사 후 피해 사례를 데이터베이스화해 해결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아이들 지문 수집은 인권침해” 성북구아동센터협, 인권위 진정

    구청 “아동 위치 파악할 안전장치” 반박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의 지문을 등록해 활용하는 것은 인권침해일까, 아동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일까. 성북구가 센터 내 지문인식기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인권침해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12일 성북구지역아동센터협의회는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센터 아동들의 지문을 채취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지역아동센터는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따라 재정을 지원받는 비영리복지시설로, 돌봄이 필요한 아동·청소년들에게 방과후 급식과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성북구는 2019년 관내 센터 27곳에 지문인식기를 설치할 예산으로 2400여만원을 편성했고 구의회는 이를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협의회는 “지문 등록을 하지 않더라도 교사 3~4명으로 최대 49명 남짓인 센터 아동들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성북구는 지문 채취가 아동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란 입장이다. 성북구 관계자는 “부모님에게 아이들의 이동동선 등을 문자를 통해 수시로 알리기 위한 조치”라면서 “출석을 체크해 보조금이 부정 없이 지급되도록 하는 목적도 있지만 이는 부수적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논란은 지난해 경북 구미에서도 있었다. 구미시는 아동과 센터 근로자 관리를 위해 지문인식기 도입을 추진했지만, 시민단체들의 반발에 밀려 도입하지 않았다. 공은 인권위로 넘어갔다. 2011년 인권위는 학생들의 출석을 확인하기 위해 지문인식기를 도입하고 학생들의 지문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오병일 진보네트워크 활동가는 “지문 등 생체정보는 민감정보로 봐 부득이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수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하프타임] 신임 스포츠혁신위원장에 문경란씨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 폐지

    [하프타임] 신임 스포츠혁신위원장에 문경란씨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 폐지

    신임 스포츠혁신위원장에 문경란씨 문경란(60)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11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스포츠혁신위원회 1차 회의에서 신임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문 위원장은 총 20명으로 구성된 위원들의 호선을 거쳐 뽑혔다. 문 위원장은 “수많은 선수들의 충격적인 현실을 외면할 수 없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힘을 모으기 위해 어렵지만 위원장을 맡게 됐다. 스포츠 본연의 가치를 되살리는 쪽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 폐지 한국농구연맹(KBL)은 11일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제24기 제2차 임시총회 및 제3차 이사회를 열어 2019~20시즌부터 2021~22시즌까지 세 시즌 유지할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확정했다. 먼저 외국인 출전 가능 쿼터를 현행 6개에서 4개로 줄여 팀당 2명으로 유지하되 모든 쿼터에 한 명만 기용하게 했다. 또 신장 제한도 1년 만에 없애고, 미국프로농구(NBA)에 최근 세 시즌, 1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는 KBL에서 뛸 수 없다는 빗장도 없앴다. 외국 선수 샐러리캡은 2명을 보유하는 팀은 70만 달러(1인 최대 50만 달러), 한 명만 보유한 팀은 50만 달러(이상 플레이오프 급여 및 인센티브 포함)로 정했고, 재계약 시 10% 이내에서 인상하도록 했다.
  • “국정원 탈북자 조사 폐쇄적… 혈세 쓰며 간첩 조작 못 하게 바꿔야”

    “국정원 탈북자 조사 폐쇄적… 혈세 쓰며 간첩 조작 못 하게 바꿔야”

    최근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에서 잇따라 내리는 권고안이 있다. 검찰총장이 검찰 조직을 대표해 공권력 피해자들에게 직접 사과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피해자들은 검찰총장의 사과를 썩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잘못한 사람과 사과하는 사람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문무일 검찰총장의 사과를 받았던 한종선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대표는 앞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마구잡이로 때려 놓고 일방적으로 ‘미안하다’고 하면 그게 사과냐”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유우성(39)씨도 마찬가지다. 과거사위는 지난 8일 문 총장에게 유씨와 그의 동생 가려씨에 대한 사과를 권고했다. 과거 검찰이 국가정보원이 제시한 증거가 허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했을 가능성이 크고, 간첩죄가 무죄 확정되자 보복성 추가 기소를 하는 등 공권력을 남용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씨는 반문한다.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은 여전히 제자리에 있고 아직도 관련자 처벌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왜 현재의 검찰한테서 사과를 받아야 하느냐고. 서울신문이 만난 유씨는 여전히 국가와 싸우고 있었다. 다음은 유씨와의 일문일답.→근황이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한 여행사에서 시간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패키지 상품을 팔죠. 아직 진행되는 재판들이 많아서 꾸준히 법원에 출석해야 하다 보니 일정한 직업을 가지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이전엔 건설 현장도 다니고, 시장에서 상하차 작업도 해 봤습니다. →어떤 사건들이 남아 있는지요. -2014년 간첩죄가 무죄로 확정되자 검찰이 이미 기소유예 처분받았던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를 보복성으로 추가 기소한 사건이 대법원에 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권 남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그대로 굳어지면 검찰이 책임질 일만 남았죠. 이외에 기록 조작에 가담한 국정원 간부 사건에서 피해자로서 증언하고 있고, 저를 간첩으로 몰고 간 언론에 대한 소송도 일부 남아 있습니다. ●사과는 나쁜 짓 한 사람이 해야 의미가 있어 →최근 전직 국정원 대공수사국장이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죠. 합당한 판결이었다고 생각하셨나요. -전혀요. 너무 관대한 판결이 내려져서 저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공직에 있는 사람이 공권력을 남용해 간첩 조작까지 했는데, 이제 와서 ‘아랫사람들이 잘못했고 난 서명만 해서 잘 모른다’고 일관하는 것을 법원이 받아들이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엄벌해야 하는데도 재판부는 관대한 형량을 내렸습니다. 심지어 함께 기소된 부하 직원은 집행유예로 풀려났고요. 저와 같은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판결이 아닙니다. 상급심에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 사람들이 가한 피해만큼 처벌받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검찰 과거사위에선 유우성씨가 잘못된 검찰권 행사에 의해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고 인정하면서 검찰총장이 직접 사과하라고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기분이 어떠셨는지요. -이번 심의 결과는 그동안 있었던 다른 진상조사에 비하면 나아간 결과라고 봅니다. 과거사위도 강제성이 없고 당사자들이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고 들었지만, 적극적으로 조사하려는 의지가 보였습니다. 탈북자 진술 증거에 대한 추가 검증 절차를 마련하라는 등의 제도 개선 권고안도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잘못은 과거 검찰에서 하고, 사과는 지금 검찰에서 한다는 점이 씁쓸합니다. 정작 사건에 관여된 검사들은 감봉에 그쳤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검찰총장이 사과하는 것이 피해자들에게 큰 위안이 될 수는 있겠지만, 실제로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이 사과하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을 겁니다. ●간첩 조작 사실 밝혀졌는데 폄훼 보도 여전 →사건 당시 정부가 증언에 나선 탈북자들에게 금품을 지급했다는 사실도 드러났죠. 어떻게 이런 일들이 일어났던 걸까요. -국민 혈세를 이용해 간첩 조작이 가능한 환경을 바꿔야 합니다. 국정원 신문 과정이 폐쇄적이고, 탈북자들이 외부의 조력을 구하기 쉽지도 않죠. 당시 재판에서 국정원에 유리한 진술을 해 준 탈북자에게 최대 2000만원까지 지급됐다고 들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탈북자들이 그런 제안을 쉽게 거부할 수 있었을까요? 결국 과거사위가 권고한 것처럼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옛 중앙합동신문센터)부터 대대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2014년에 이름이 바뀌었지만 저희가 보기에는 여전히 폐쇄적인 공간입니다. 외부와 차단돼 있고, 상주하는 변호사들도 사실상 공무원이나 다름없어 감시 장치가 없습니다. 인권센터 등 외부 인권기관의 변호사가 정기적으로 교대해 들어가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정기적으로 감사를 벌이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센터 안에서 탈북자들이 자유롭게 변호사도 선임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하고요. →현행 국가보안법도 바뀔 필요가 있을까요. -무엇보다 간첩의 정의부터 확실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정보를 북한에 팔아먹는다면 간첩이 맞죠. 그런데 탈북자가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이 너무 보고 싶어서 몰래 연락하고, 돈을 보내고, 두만강에서 만나기도 한다면, 그 사람도 간첩일까요? 현행법부터가 문제입니다. 국가보안법, 남북교류협력법, 형법에 관련 법이 제각각 있습니다. 앞서 말한 탈북자는 국가보안법에 따르면 간첩으로 처벌받고, 교류협력법에 따르면 벌금으로 끝납니다. 법 잣대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전히 유우성씨가 간첩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얼마 전에도 저를 간첩이라고 보도한 언론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처음 간첩죄로 기소돼 재판을 받을 당시에 보수 언론에서는 저를 간첩으로 몰아갔고, 조작 사실이 밝혀지고 나서도 신변잡기성 보도를 통해 저를 깎아내렸습니다. 예를 들어 ‘유우성은 왜 한국에 와서 개명했나’, ‘왜 유우성은 평범한 사람이라면서 유명인들과 사진을 찍을까’와 같이 사건과는 아무 상관없는 기사들이었죠. 그 당시 여파가 아직도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결국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쓰고 싶은 것만 쓰고, 인식하고 싶은 것만 인식하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탈북·이주민 정착 관심… 의학 지식 활용 꿈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 -탈북자들의 한국 정착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최근엔 북한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온 이주민 문제도 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한 만큼 정착민들을 도울 수 있는 분야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또 북한에서 공부했던 의학 지식도 활용하고 싶습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의대 진학을 시도했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어서 실패했습니다. 그래도 꿈까지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북한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는 일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어떻게 바뀌길 바라시나요. -진짜 간첩이 있다면 잡아야 합니다. 그러나 보수적 국가 세력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간첩 조작을 이용해 자신들의 잘못을 덮어 버리는 관례를 수십년 동안 자행해 왔습니다. 사회를 마비시키고, 시민들의 눈과 귀를 막았습니다. 국가가 나서서 탈북자들을 간첩으로 둔갑시켜 증오를 심는 행위는 아주 큰 잘못입니다. 이번 정부에서 국가보안법을 개선하고, 간첩 조작도 강력하게 처벌하는 등 제동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그것이 저를 비롯한 모든 국가 폭력 피해자들의 바람입니다. 다시는 간첩 조작으로 사회를 공포로 몰아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은 화교 출신으로 2004년 탈북한 유우성씨는 2011년부터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하다 국내 탈북자 정보를 여동생 가려씨를 통해 북한 보위부에 넘겨준 혐의 등으로 2013년 구속기소됐다. 그러나 가려씨는 재판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의 가혹행위로 거짓진술을 했다고 폭로했고, 국정원이 입수해 법원에 제출한 유씨의 북한·중국 국경 출입기록이 위조된 사실이 드러나며 유씨의 간첩 혐의는 무죄가 확정됐다.
  • 정부법무공단 이사장에 장주영 변호사

    정부법무공단 이사장에 장주영 변호사

    법무부가 제6대 정부법무공단 이사장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회장을 지낸 장주영(56·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를 내정했다고 29일 밝혔다. 3년 임기는 30일부터 시작된다. 정부법무공단은 법무부 산하 기관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위임받은 민사·행정소송, 헌법소원 등을 대리한다. 장 변호사는 1988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해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 대법원 사법개혁위원회 전문위원, 국가인권위원회 행정심판위원회 위원 등으로 일했다. 민변에서는 사무총장과 부회장을 거쳐 지난 2012년부터 2년간 회장으로 역임했다. 지난해 민변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양승태 사법부 당시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해 ‘블랙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인권위 “업무 탓에 태아 건강 손상되면 산재보상 해야”

    인권위 “업무 탓에 태아 건강 손상되면 산재보상 해야”

    국가인권위원회가 업무상 재해로 인해 태아의 건강이 손상되는 것도 산재보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대법원에 제출했다. 또 인권위는 유산만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선천성 질환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차별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29일 인권위는 대법원에 계류 중인 제주의료원 간호사들의 요양급여신청 반려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업무로 태아의 건강이 손상되는 것도 산재보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9~2010년 제주의료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들이 유산을 하거나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아동을 출산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간호사들은 근무 중 유해약품을 취급한 것이 원인이 됐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반려돼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실제로 2012년 제주의료원이 서울대학교에 역학조사를 의뢰한 결과 자녀의 선천성 심장질환의 발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 역시 이 조사 결과대로 임산부와 태아가 유해한 약물에 노출돼 심장질환이 있는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이와 다른 결론을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출산아의 선천성 질병은 근로자 본인의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봤다. 출산으로 모체와 아이가 나뉜다는 이유였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태아의 건강 손상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태아와 모체는 분리될 수 없는 동일체이며 이들은 업무상 유해요소로부터 특별히 보호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또 유산과 달리 선천성 장애나 질환을 가진 아이를 출산한 것에 대해서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는 근로복지공단의 판단에 차별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태아의 건강이 손상될 경우 임신부는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겪는 데도 불구하고 형식적으로 법을 해석하는 것은 여성근로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란 판단이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인권위, “’김용균씨의 비극’ 다신 없어야···” 대책 마련 나선다

    인권위, “’김용균씨의 비극’ 다신 없어야···” 대책 마련 나선다

    석탄화력발전산업 노동자 실태조사 예정국가인권위원회가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씨가 겪은 비극이 다시는 없도록 근본적 대책 마련에 나섰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28일 성명을 내고 사내 하청노동자의 사망이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 문제 해결을 해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인권위는 김용균씨와 같은 석탄화력발전산업 노동자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에도 나설 계획이다. 최 위원장은 “하청노동자는 산재 사고 사망률이 원청노동자에 비해 7배나 높은 만큼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용균씨와 같은) 노동자들의 희생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균씨는 지난달 11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운송 관련 작업을 하다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는 사고를 당해 숨졌다. 특히 최 위원장은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 도급금지 범위가 협소해 발전소 운전 및 정비 산업 등에 적용되지 않는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된 위해 및 위험작업으로 도급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며 “산재 위험 상황에서 노동자 작업중지권 실효성 확보 등을 추가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16일 인권위가 발표한 ‘간접고용 노동자 노동인권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위험의 외주화나 최저가 낙찰제, 노동3권의 실질적 제약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를 조속히 마련할 예정이다. 또 인권위는 올해 김용균씨의 사고를 계기로 전국 석탄화력발전산업 노동자 전반에 대한 노동인권 실태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는 올해 인권위가 진행할 7개 실태조사 과제 중 하나로 향후 해당 조사 결과를 토대로 노동인권 환경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조율 안된 대책만 쏟아져… ‘체육계 미투’ 산으로

    정부는 지난 25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참석한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체육 분야 (성)폭력 등 인권 침해를 뿌리 뽑기 위한 범부처 대책을 내놓았다. 대책의 골자는 ▲폭력·성폭력 가해자 영구제명 ▲성폭력 사건 은폐·축소 시 최대 징역형을 선고하도록 처벌 강화 ▲합숙훈련 점진적 폐지 ▲체육계 전수조사 통한 현황 파악과 스포츠 인권 교육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 어느 때보다 결연한 의지를 표명했다는 점은 평가할 만한 대목이다. 당장 내년 도쿄올림픽 성적에 차질이 빚어지더라도 엘리트 체육 편중과 합숙 문화, 메달 지상주의의 병폐, 폭력과 성폭력의 나쁜 고리를 끊어내겠다는 각오가 절절했다. 하지만 불안한 그림자는 여전하다. 정치권, 국가인권위원회, 여러 정부 부처, 감사원 그리고 27일 검찰과 법무부까지 갖가지 층위의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것들을 조율하고 오랜 기간 끌고 갈 주체가 무엇인지 분명치 않아 보여서다. 대한체육회가 자율적으로 주도하는 게 가장 좋은데 이미 할 수도, 해서는 안 될 조직으로 판명됐다. 연간 예산 4000억원으로 체육회를 통제하는 문체부 역시 자신있게 답하고 나설 처지가 못 된다. 해서 주체는 흐릿한데 오만 곳이 다 나서는 야릇한 국면이 됐다. 우선 6만 5000여명의 학생 선수들을 전수조사한다는데 이를 뒷받침할 예산과 전문가 투입 방안이 설명되지 않는 문제점이 드러난다. 예, 아니오 식으로 묻고 끝나면 아니함만 못할 것이다. 내실 있는 전수조사를 하려면 수준 높은 조사를 담보하는 예산과 인력을 고민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또 사후 징계 강화와 예방 조처 및 제도적 정비가 균형되게 자리하지 않는 한계가 엿보인다. 무엇보다 폭력이나 성폭력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이들에게 사법경찰권에 준하는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인데 이것 역시 누락돼 있다. 지난 11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 법률안에도 이 내용이 빠져 있다. 아울러 폭력이나 성폭력 의혹을 인지하고도 이를 신고하거나 조사하지 않은 이들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 조항도 국회에서 반영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적지 않다. 함은주 문화연대 집행위원은 “체육계 현안에 범정부적으로 결연한 각오를 비친 것은 초유의 일”이라면서도 “그 각오를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을까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논의가 시작되는데 벌써 소년체전 폐지 청원이 올라오고, 엘리트 체육 다 망가뜨리자는 것이냐는 식으로 대립 구도를 만들려는 일부의 모습이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문화체육관광부는 28일 오전 해명 보도자료를 통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알려왔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및 디지털성범죄 근절 추진협의회’(1월 11일), 유관부처 차관급 대책 협의(1월 14일), 관계장관 협의(1월 15일), 당정협의(1월 24일), 사회관계장관회의(1월 25일)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에 대한 정책을 협의하고 조율해 왔습니다.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논의된 바와 같이 향후 체육 분야 구조 혁신은 민간위원들과 관계부처 차관들이 참여하는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주체가 되어 추진할 예정입니다. ‘스포츠혁신위원회’는 체육 분야 구조 혁신을 위한 세부과제를 도출하고, 과제에 대한 이행 현황을 2020년 1월까지 점검할 계획입니다. (성)폭력 등 체육 분야 비리 근절을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을 설치해 운영합니다.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은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인권침해 사실에 대한 조사 권한이 있어 피해사실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문체부는 앞으로도 관계 부처를 비롯하여 다양한 관계자들과 협의해 (성)폭력 등 체육 분야의 비리를 근절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미투 1년]“보복 고소·여론전 된 미투…잊혀질까 두려워 오늘도 싸웁니다”

    [미투 1년]“보복 고소·여론전 된 미투…잊혀질까 두려워 오늘도 싸웁니다”

    제자 “2015년 H교수, 강제 입맞춤·사과” 폭로하 교수 즉각 명예훼손 맞고소… 여과없이 보도커뮤니티·댓글선 피해자 겨냥 “꽃뱀” 마녀사냥인권위 “교수 지위 이용해 강제추행” 수사 의뢰檢 9개월 만에 기소… 학교측 ‘직위해제’ 처분만피해자, 무료 법률지원 다 소진… 소송비용 걱정첫 재판 앞둬… “지난한 싸움 했는데 이제 시작”“정의가 승리했다.” 지난 23일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징역 2년형 선고 소식을 듣고 내놓은 일성이다. 그는 수년 전 안 전 국장으로부터 성추행당했음을 지난해 1월 29일 검찰 게시판을 통해 폭로했다. 국내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의 시작이었다. 이후 법조계와 학계·문화계·종교계 등에서 “나도 피해자”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고발자 대부분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마음을 졸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적 관심도 시들해졌다. ‘동덕여대 H교수 사건’도 그중 하나다. 지난해 3월 ‘H’가 하일지라는 유명 소설가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을 받은 것도 잠시뿐. 학생들은 유명인이자 교수인 피고인과의 법적 공방은 물론 2차 가해와도 싸우고 있다. 이들이 버텨낸 지난 1년은 어땠을까. “사람들의 관심이 없어질까, 학내에서조차 잊힐까, 앞으로 기사로 다뤄줄까… 이 모든 게 사실 두려워요.” ‘동덕여대 H교수 제자 성추행 사건’은 2018년 봄을 뜨겁게 달군 이슈였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공방은 핑퐁 게임처럼 전개되며 매일 생중계됐다. 그러나 이후 잇단 고소로 확전된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지난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약 9개월 만인 지난달에야 경찰·검찰의 수사가 모두 마무리됐고 이제 겨우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지난 1년간 피해자와 함께해 온 사람들은 학생 10여명으로 꾸려진 연대체다. ‘동덕여대 H교수 사건 비상대책위원회’ 문아영 공동의장은 지난 시간이 “힘겨운 공방이 오간 지난한 싸움이었다”면서도 “그런데도 이제야 시작이라는 게 참…”이라며 한숨지었다. ●10여명 연대체 꾸려 대응… “관심 없어질까 불안” 사건의 단초는 ‘안희정 성폭력 사건’을 두고 벌어진 설전이었다. 지난해 3월 14일 동덕여대 익명 게시판에는 고발성 글이 하나 게시됐다. 이날 문예창작학과 수업에서 하 교수가 ‘안희정 사건’ 피해자 김지은씨와 관련해 “결혼해 준다고 했으면 안 그랬을 것. 질투심 때문”이라면서 “피해자가 알고 보니 이혼녀더라. 이혼녀도 욕망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는 내용이었다. 또 “(소설) 동백꽃은 처녀가 순진한 총각을 성폭행한 내용인데 얘도 미투 해야겠네”라는 하 교수의 말도 언급됐다. 하 교수의 발언은 교내에서 ‘미투 폄훼’ 논란을 일으켰다. 폭로는 이튿날 터져 나왔다. 이 대학 학생인 A씨는 대학 커뮤니티를 통해 ‘2015년 12월 H교수가 자신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고서 사과했다’며 교수의 성추행을 폭로했다. 여론은 들끓었고, A씨의 용기에 대한 지지가 잇따랐다. 교수의 대응은 빨랐다. 4일 만인 같은 달 19일 기자회견에 나서 “미투라는 이름으로 무례하고 비이성적인 고발이 자행되고 있다”며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그리고 피해자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및 상습협박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여론은 변했다. 대중은 직접 카메라 앞에 서 제자와 주고받은 애정 어린 이메일을 공개한 하 교수에게 힘을 실어줬다. 당당하니 고소까지 했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했다. 언론은 그의 말을 그대로 받아 적었다. 문 공동의장은 “피해자를 공격하는 가해자의 말을 여과 없이 받아 적은 데다 심지어 단독 인터뷰를 내보낸 매체들은 해당 발언이 사실인지 여부를 피해자에게 묻지 않았다”면서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취재 시도조차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때부터 A씨는 교수를 갈취하려 한 ‘꽃뱀’이 됐다. 비인격적 표현이 피해자와 그와 연대하는 학생들에게 쏟아졌다. 댓글창과 커뮤니티는 마녀사냥의 장이 됐다. 4월 20일 A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수사당국과 인권위는 피해자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지난 7월 가해 교수가 피해자를 고소한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 ‘혐의 없음’이라고 결론 내렸다. 검찰도 지난 12월 피해자를 불기소 처분했다. 한편,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지난 7월 검찰총장에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신문이 비대위를 통해 입수한 인권위 결정문에 따르면 인권위는 “대학교수라는 업무관계에서의 지위를 이용해 학생인 진정인에게 육체적, 성적 언동을 한 행위는 성희롱 행위에 해당한다”면서 “피진정인의 키스 행위가 강제추행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북부지검은 지난달 13일 하 교수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강한 반발에 피해자 숨기도… 일상 다 바쳐야 하는 싸움” 그러나 이 같은 진행 상황을 아는 사람도,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대부분의 기억은 교수의 반박 기자회견과 고소, 그 어딘가에 멈춰 있었다. 학교도 적극적이지 않다. 해당 교수가 사임 의사를 표했지만 학교는 “사법당국의 판단을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며 직위해제에서 처분을 멈췄다. 그 사이 가해는 계속됐다. 피해자를 꽃뱀으로 규정한 프레임 속에서 피해자는 고소당한 ‘가짜 미투자’로 낙인찍혔다. 한 시인은 공개적으로 하 교수를 ‘가짜 미투’의 피해자라고 옹호하며 피해자의 얼굴과 실명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했다. 어려운 싸움 끝에 이들은 가해자에 대한 기소 처분을 받아냈고 허위사실 유포 혐의도 벗었다. 문 공동의장은 “그나마 이 사건은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대학가의 다른 사건은 상황이 너무 어렵더라”면서 “미투 운동 때 나온 피해자가 분명 다수였는데 법적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람은 적었고, 소송을 행동에 옮긴 사람은 더 소수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수많은 대학가 미투가 잊혀지고 있다. 여러 대학은 가해 교수에게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 ‘정직 3개월’은 대학본부가 학내 성폭력에 대응하는 가장 손쉬운 도구였다. 강력한 백래시(반발)에 피해자가 다시 수면 아래로 숨어버리기도 했다. 문 공동의장은 “여성들이 말하기 시작했지만 백래시가 너무 컸다”고 돌아봤다. 그는 “피해자가 사실을 말하고 당사자를 고소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힘든데, 보복성 고소와 여론전까지 더해지면 정말 견딜 수 없어진다”면서 “피해자가 온 일상을 다 바쳐야 하는 게 이 싸움”이라고 말했다.이런 상황은 대학가만 겪는 일이 아니다. 한때 뜨거웠던 미투 운동에 대한 관심은 야속할 만큼 식어버렸다. 안희정·이윤택 사건 등 유명인 사건 정도만 세간의 관심을 받는다. 유명세가 덜한 가해자들은 하나둘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또 성폭력 사건의 특성상 익명 폭로가 상당수였기 때문에 폭로가 사실로 드러났더라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일지 성폭력 사건은 10개월이 지났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 사건 재판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2심을 거쳐 3심까지 가며 기나긴 법정 다툼을 이어가야 할 수도 있고, 피해자를 겨냥한 또 다른 고소가 들어올지도 모른다. 피해자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피해자 A씨는 이미 국가로부터 받는 무료법률지원도 제한된 횟수만큼 다 써버려 소송 비용도 걱정이다. 하지만 이들은 진실이 언젠가 명명백백 드러날 것이라는 믿음으로 버티고 있다. 문 공동의장은 “전엔 ‘나마저 꽃뱀으로 여겨질까’ 우려해 목소리 내지 못했던 여성들이 이젠 ‘네가 꽃뱀이라고 말하는 행위는 잘못된 거야’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수그러드는 관심에 불안과 두려움이 있지만, 조금 더 좋은 세상에서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피해당하지 않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또 버틴다”고 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정부 “체육계 성폭력 뿌리 뽑는다”…내달 한체대 종합감사 등 대책발표

    정부 “체육계 성폭력 뿌리 뽑는다”…내달 한체대 종합감사 등 대책발표

    정부 스포츠 미투 종합 대책 발표 한체대 종합감사 등 스포츠계 비리 전수조사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 분리 등 검토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의 고발로 대두된 스포츠계 미투에 대해 정부가 종합적인 대응에 나선다.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과 혁신위원회 등을 통해 현 체육계 내 폭력·성폭력 실태를 조사하고 예방을 위한 처벌 강화 등을 실시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도종환 문화체육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올해 첫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체육 분야 정상화를 위한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이달 중 국가인권위원회 내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을 꾸리고 2020년 1월까지 1년간 운영한다. 성폭력과 폭력을 비롯해 체육계 인권침해 신고를 접수 받고 제도개선 권고 등을 실시한다. 성폭력 피해가 발생하면 직무정지 등을 통해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를 의무화 하고 비위 신고가 접수되면 처리기한을 명시해 가해자 징계조치를 강화한다. 또 체육계 성폭력과 비리 등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됐던 엘리트 선수 육성 시스템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논의를 할 계획이다. 정부는 민관합동 ‘스포츠혁신위원회’를 구성해 토론회와 공론화 등을 통해 구조개혁 과제를 도출할 예정이다. 정부는 상반기에 체육계 비리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대한체육회로부터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소년체전을 폐지하고 전국체전 고등부에 통합해 ‘학생체육축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국제대회 우수 선수와 지도자에게 지급하는 경기력향상연금과 병역특례 제도 개선도 검토할 방침이다. 유 부총리는 “2월 중 한체대를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를 실시해 성폭력을 비롯해 입시·회계·시설운영 등 종합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것”이라면서 “아울러 체육계 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근본적인 혁신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도 장관은 “체육계 비리를 해소하기 위해 더는 국위 선양에 이바지한다는 미명 아래 극한의 경쟁 체제로 선수들을 몰아가고 인권에 눈을 감는 잘못이 반복돼선 안 된다”면서 “스포츠 가치를 국위 선양에 두지 않고, 공정하게 경쟁하며, 최선을 다해 뛰고 달리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인정하며, 결과에 승복하고, 건강한 사회를 이루며 사는 것에 두겠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노조 활동’ 손배가압류 경험 30% “자살 생각”

    “노동 3권 무력화… 미래까지 저당 잡혀” 노조 활동 등을 이유로 회사나 국가기관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한 노동자들의 30%가 자살을 고민할 정도로 심각한 정신건강적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손해배상·가압류(손배가압류)를 경험한 노동자들이 노동권 침해는 물론 정신적 고통까지 겪고 있는 현실을 처음으로 보여 준 조사결과다. 24일 노동자 지원단체인 손잡고, 김승섭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연구팀, 심리치유센터 와락은 손배가압류 피해노동자 실태조사 발표회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었다. 조사 결과 손배가압류를 경험한 노동자의 30.9%(남성 기준)가 “지난 1년간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6명은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주간 우울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한 피해노동자도 남성 노동자의 59.7%, 여성 노동자의 68.8%에 달했다. 실제로 2003년 1월 9일 두산중공업 노동자인 배달호씨는 손배가압류에 괴로워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갚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손해배상액에도 고통받고 있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노동자 중 40.3%가 10억원 이상~100억원 미만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시달렸다. 200억원 이상의 청구금액을 떠안은 노동자도 56명(24%)이나 됐다. 또 다른 피해노동자는 “금액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이자조차 갚을 방법이 없다. 100억원이면, 20억원씩 계속 이자가 붙는데 무슨 수로 갚나”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동계는 손배가압류가 노동3권을 무력화시키는 수단이라고 지적한다. 이번 연구를 담당한 김승섭 교수는 “손배가압류는 노동자들의 입을 막는 힘을 갖는다”면서 “당장의 현실뿐만 아니라 미래를 저당잡고 노동자들의 희망을 앗아 간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당정 “체육계 성폭력 근절 위해 엘리트주의 타파”

    당정 “체육계 성폭력 근절 위해 엘리트주의 타파”

    여당과 정부가 체육계 성폭력 및 폭력의 원인이 엘리트 선수 위주 육성방식에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민주당과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는 24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 방안을 논의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체육계의 성폭력과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침묵의 카르텔을 깨는 것은 물론 엘리트 위주의 선수 육성 교육방식에 대한 근본적이고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이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구성될 조사단과 긴밀히 협조해 학생 선수에 대한 폭력, 성폭력 실태를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관계 부처와 함께 학교 운동부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도 “체육계 성폭력의 근본 원인은 수십 년간 지속된 엘리트주의에 있었다”며 “여론이 잠잠해진다고 흐지부지돼서는 안 되며 당정청이 함께 손을 맞잡고 체육계 엘리트주의를 없애야 한다”고 했다. 도 장관은 “별도 법인으로 스포츠윤리센터를 설립하는 한편 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만들겠다”며 “선수가 안심하고 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문제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그동안 성적주의, 엘리트주의에 대한 개선은 꾸준히 논의됐지만, 체육계에서 합의가 되지 않아 과제로 남았다”며 “각자 기득권을 내려놓고 시스템 선진화를 위해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에만 집중하는 메달 지상주의도 근절해야 한다”면서 “민관학협의체 등 사회적 대화 기구를 구성해 체육계 개혁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사건이 터진 지 10일이 지났지만, 국회는 무기력하게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아 관련 상임위원장으로서 죄송하다”며 “체육계 미투 사건에 집중하는 청문회 개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우선 “주무 부처의 장으로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체육계 성폭력 근절 방안이 단기 대책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의대생 절반은 폭언 경험… “찍히면 실습 못 해” 묵인

    학생들 “제3자로 구성된 인권센터 필요” “교내 댄스 동아리에선 선배에게 성행위 유사 동작에 가까운 야한 춤과 선정적인 의상을 강요받았어요.”- 의과대학 학생 A씨. 의과대학 학생들도 언어·신체적 폭력은 물론 성희롱이나 성차별적 발언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는 대부분 선배나 교수 등으로 피해자들은 진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 때문에 피해 사실조차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3일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1763명을 대상으로 한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의대생 10명 중 5명(49.5%)은 언어폭력을, 16%는 단체기합 등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60%는 회식 참석을 강요당했고 전체의 47%는 음주까지 강요당했다고 증언했다. 학생 B씨는 “밉보인 후배는 선배들에게 계속 술을 강요당한다”면서 “‘찍힌 학번’은 한 명당 1시간에 7병을 마시게 해 일부는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성차별적 발언도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한 여학생은 “실습 때 ‘여자는 군대 안 가니까 투표권이 없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발언을 흔히 한다”면서 “특정과는 여자는 임신하니까 안 된다며 겨우 몇 년에 한 명씩 여자를 뽑는다”고 증언했다. 조사 결과 여학생의 72.8%는 성차별적 발언을 들었고 성희롱적 발언을 들은 여학생도 전체의 18.3%에 달했다. 하지만, 피해 학생들은 진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있었다. D씨는 “실습 나가면 교수도 선배이고 레지던트도 다 선배인데, 레지던트가 교수한테 ‘쟤는 이상한 애’라고 하면 실습이 어떻게 되겠나”라고 털어놨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문제 해결법 중 하나로 의대를 별도로 관리·전담하는 인권센터를 만들 것을 요구했다. 특히 대다수 학생들은 “대학 측에선 사건을 감추기에 급급하기 때문에 공신력 있는 제3자로 구성된 센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너 하나 인생 망치게 하는 건 일도 아냐” 의대생도 폭력·성희롱 다반사

    “너 하나 인생 망치게 하는 건 일도 아냐” 의대생도 폭력·성희롱 다반사

    인권위, 전국 40개 의대 1763명 심층 실태 조사신체·정신적 폭력 빈번···1시간 술 7병 먹다 응급실“인기 많은 그 과는 여자 안뽑아” 성차별 성희롱도폐쇄적인 의료계 조직 구조가 인권 침해 양산 원인 “1살 많은 의과대학 선배는 ‘선배란 존재는 너를 도와줄 수는 없어도 너 하나 인생 망치게 하기 쉽다’는 말까지 했어요. 선배로서 본인이 하는 행동들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말이었죠”(의과대생 A씨 심층 인터뷰 중)의과대학 학생들도 언어·신체적 폭력은 물론 성희롱이나 성차별적 발언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는 대부분 선배나 교수 등으로 피해자들은 진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 때문에 피해 사실조차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3일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 1763명을 대상으로 한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의대생들 10명 중 5명(49.5%)는 언어폭력을, 16%는 단체기합 등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60%는 회식 참석을 강요당했고 전체의 47%는 음주까지 강요당했다고 증언했다. 음주 강요를 당한 적 있는 학생 B씨는 심층인터뷰에서 “밉보인 후배는 선배들에게 계속 술을 강요당한다”면서 “일명 ‘찍힌 학번’은 한명당 7병 꼴로 1시간 이내에 술을 마시게 해 일부는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성차별적 발언도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심층인터뷰에 임한 한 여학생은 “실습 때 ‘여자는 군대 안 가니까 투표권이 없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발언을 흔히 한다”면서 “특정과는 여자는 임신하니까 안 된다며 겨우 몇 년에 한 명씩 여자를 뽑는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여학생은 “실습 때 만난 전공의 교수가 ‘어떤 과가 인기가 많지만 거기는 뽑는 사람이 정해져 있다. 그 과는 젊은 남자만 뽑는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했다. 조사 결과 여학생의 72.8%는 이러한 성차별적 발언을 들었고 18.3%는 신체적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학생 C씨는 “교내 댄스 동아리에선 야한 춤을 선배가 강요했다. 성행위 유사 동작을 해야 했고 선정적인 의상을 강요했다”면서 “심적으로 고통스러웠고 수치스러웠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피해 학생들은 향후 자신의 진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피해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가장 큰 문제로 의료계의 폐쇄성을 꼽았다. 졸업 후 선배들이 있는 병원에서 수련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학생 C씨는 “실습 나가면 교수도 선배고 레지던트도 다 선배인데, 레지던트가 교수한테 ‘쟤는 이상한 애’라고 하면 실습이 어떻게 되겠나”라면서 “(그런게) 다 무서운 것”이라고 털어놨다. 일부 의과대학의 경우 특정 동아리가 병원의 특정과를 장악해 교수와 레지던트는 물론 해당 동아리 학생까지 연결된 견고한 구조를 갖춰 인권 침해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 실태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문제 해결법 중 하나로 의대를 별도로 관리·전담하는 인권센터를 만들 것을 요구했다. 특히 대다수 학생들은 “대학 측에선 사건을 감추기 급급하기 때문에 공신력 있는 제3자로 구성된 센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의과대학 및 병원에서 일어나는 비인권적 문제에 대해 정기적으로 실태조사를 시행하라고 각 대학에 권고했다. 또 의료법과 전공의법을 개정해 병원 실습 중인 의대생 등의 인권 보호 사항을 추가할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10년 전처럼 또 성폭력 실태조사… 스포츠계 “변죽만 울릴라”

    10년 전처럼 또 성폭력 실태조사… 스포츠계 “변죽만 울릴라”

    “권고 조치로는 가이드라인 실효성 부족 법적 강제력 얼마나 부여할지가 중요”체육계 ‘미투’ 바람이 거세지자 국내 인권 문제를 총괄하는 국가인권위원회가 “특별조사단을 꾸려 스포츠계의 성폭력 문제를 뿌리뽑겠다”고 밝혔다. 의지는 강력해 보이는데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10년 전에도 대대적 실태조사를 해 인권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었는데 현장에선 별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2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스포츠계 성폭력 대책을 발표했다. 핵심은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25명)을 만들어 약 1년간 체육계 인권 관련 조사·제도 개선 업무를 도맡게 하고 빙상·유도 등 폭력·성폭력 위험군인 50여개 종목을 대상으로 최대 규모의 실태조사를 해 종합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조사 결과에 따른 개선안이 지켜지는지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체육계에서는 “또 변죽만 울리고 끝낼까 걱정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좋지 않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인권위는 2008년 전국 중·고교 학생 선수를 대상으로 폭력·성폭력 실태조사를 벌였다. 당시 여성 프로농구단 우리은행의 박명수 감독이 선수 성폭행 미수 혐의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는 등 파문이 일자 대처한 것이다. 당시 응답자 1139명 중 78.8%가 언어·신체적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63.8%는 성폭력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인권위는 이를 계기로 현장 지도자 등이 따라야 할 ‘스포츠인권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하지만 최근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심석희 선수 등의 성폭력 피해 폭로를 통해 현실이 별반 달라지지 않았음이 확인됐다. 인권위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체육계 성폭력 실태가 크게 나아지지 않은 데는) 권고 이행 여부를 모니터링하지 못한 인권위도 책임이 있다”고 시인했다. 송강영 동서대 스포츠레저학과 교수는 “인권실태조사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보다 법적 강제력을 얼마나 부여할지가 중요하다”면서 “그냥 권고하는 수준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대한체육회나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의지를 갖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렬 체육시민연대 사무국장도 “대한체육회 등 관련부처들이 조사만 우후죽순으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10년 전 실태조사 때 인권위가 약속한 모니터링이 왜 이뤄지지 않았고 문제가 왜 반복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과 점검부터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수들이 속내를 털어놓도록 실태조사에 대한 설계를 정밀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최근 대한체육회도 실태조사를 했는데 ‘체육계 성폭력이 줄고 있다’는 현실과 동떨어지는 결과를 내놨다”면서 “선수들이 ‘말해봤자 아무것도 안 바뀔 것’이라는 무력감을 털고 조사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서울포토] 최영애 인권위원장, 체육계 성폭력 실태조사 계획 발표

    [서울포토] 최영애 인권위원장, 체육계 성폭력 실태조사 계획 발표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에서 ‘스포츠 인권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역대 최대규모의 체육계 실태조사 계획을 밝히고 있다. 2019. 1. 22.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인권위, 체육계 성폭력 조사 독립기구 만든다

    인권위, 체육계 성폭력 조사 독립기구 만든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체육계 성폭력 실태를 대대적으로 조사하기로 했다. 최근 전현직 선수들의 성폭력 피해 고발(미투)이 잇따르자 나온 조치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체육계 실태 특별조사 계획을 밝혔다. 인권위는 1년간 기획조사와 진정사건 조사, 제도 개선 업무를 도맡을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을 신설할 계획이다. 인권위는 특히 빙상과 유도 등 최근 문제가 된 종목의 전수조사를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로 실태조사를 할 방침이다. 인권위는 스포츠 폭력 및 성폭력 사건을 전담 조사기구와 연계하는 등 새로운 신고 접수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피해자 구제 조치와 법률 지원, 독립적이고 상시적인 국가 감시 체계 수립을 추진한다. 최 위원장은 “실태조사의 1차적인 목적은 실상을 정확히 드러내는 데 있지만, 궁극적 목표는 확실한 개선 대책 마련에 있다”며 “민간 전문가와 선수 당사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실태 파악부터 시작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제도개선을 이뤄가겠다”며 “향후 국가적 감시 시스템을 완전하게 정착시키는 중장기 계획까지 차근차근 긴 호흡으로, 최대한 빨리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쇼트트랙 선수 심석희 씨와 전 유도 선수 신유용 씨의 성폭행 고발로 체육계 미투가 촉발되면서 국가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정부는 체육 단체, 협회, 구단 등의 사용자나 종사자가 성폭력 사건을 은폐·축소하는 경우 최대 징역형까지 처벌될 수 있도록 2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피해자가 안심하고 상담할 수 있는 익명상담창구 설치, 심리 치료·수사 의뢰 등을 비롯한 지원 체계 강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초등생에 ‘어른용 수저’는 인권침해”…초등 교사 인권위에 진정

    “초등생에 ‘어른용 수저’는 인권침해”…초등 교사 인권위에 진정

    손과 입이 작은 초등학교 저학년생에게 어른이 쓰는 큰 숟가락과 긴 젓가락을 주는 것은 인권 침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국가인권위원회와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오문봉씨가 ‘전국 초등학생’을 대신해 ‘신체 조건에 안 맞는 어른용 수저를 주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취지의 진정을 제기, 인권위가 실태 확인에 나섰다. 인권위는 이달 초 전국 시·도 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일선 학교에서 어린이용 수저를 제공하는지, 학교급식 규정·지침에 식기 관련 내용이 있는지, 학생 신체조건에 맞는 수저를 제공할 의사가 있는지 등을 확인해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어른용 수저 길이는 보통 20㎝ 안팎, 어린이용 수저는 15㎝ 안팎이다. 오 교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초등 1~2학년생의 경우 어른용 젓가락이 너무 길어 한 반의 절반이 젓가락을 놓고 밥은 물론 반찬도 숟갈로 먹는다”면서 “고학년생도 젓가락이 손에 안 맞아 11자 형태의 ‘올바른 젓가락질’이 아닌 X자 형태의 젓가락질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적합한 식기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교사이자 어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아이를 배려하고 아이 관점에서 생각하는 사회로 변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 진정을 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597개 초등학교 가운데 수저를 집에서 가져오도록 하는 14개교를 뺀 583개교는 대부분 학생에게 어른용 수저를 준다. 어린이용 수저를 제공하는 곳은 극소수라고 교육청은 설명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교육청은 각 초등학교에 상반기까지 어린이용 수저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현재 수저를 제공하지 않는 41개 초중고도 수저를 주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 정혜영 집행위원장은 “초등학교 저학년생 수저 문제는 어른들이 관심을 갖지 않아 놓친 문제”라면서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 만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軍 영창제 대신 군기교육제도 도입하라”

    군법 위반 사병을 단기 구금하는 영창제 대신 ‘군기교육제도’를 도입하고, 징계 기간을 복무기간에 포함해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17일 위헌 논란이 제기됐던 영창제도의 폐지를 위해 ‘군인사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을 조속히 심사하고 군기 교육은 그 기간을 복무기간에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국회의장에게 표명했다. 또, 국방부 장관에게는 군기 교육 제도의 내용과 명칭을 인권 친화적으로 제정·운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군 영창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군인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2년 전 발의돼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현재 군인이 받는 징계는 강등, 영창, 휴가제한, 근신 등 4가지인데 개정안은 영창제를 없애는 대신 징계 종류에 군기교육, 감봉, 견책을 넣어 6가지로 늘리는 내용이 담겼다. 영창제는 1896년 1월 24일 제정·공포된 칙령 제11호 육군징벌령에 처음 등장할 만큼 역사가 깊다. 그러나 영창제가 헌법상 영장주의에 어긋난다는 논란이 있었다. 그 처분 기준이 포괄·추상적인 데다 지휘관의 주관적·감정적인 판단과 분위기에 따라 남용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 영창처분 일수만큼 복무기간이 늘어나 사실상 이중처벌한다는 비판이 있는데 이 때문에 “영창제가 국방의 의무를 징벌로 인식시키는 부작용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권위는 “영창의 위헌성을 완화할 목적으로 ‘인권담당 군법무관’이 도입됐지만 독립적으로 심판할 수 있도록 권한과 신분이 부여된 법관이 아니다”라면서 “특히 인권담당 군법무관의 최대 80%가 군 검사나 징계 장교 등을 겸직하고 있어 역할이 충돌한다는 근원적인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해당 법률안은 군기 교육 일수를 현역 복무기간에 산입하지 않고 있는데 신분상 변동이 없는 한 복무기간을 산입하지 않는 것은 합리적 근거 없는 이중처벌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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