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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잡는 ‘살처분’

    사람 잡는 ‘살처분’

    참여자 76%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살처분 2만 마리 돼지열병 대책 시급지난 17일 경기 파주시에서 국내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경기 연천군, 김포시에서도 잇따라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전국에 비상이 걸렸다. 살처분 대상 돼지가 2만 마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작업에 투입되는 공무원, 공중방역 수의사 등이 정신적 충격과 과로로 사망하는 사건도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반복되는 ‘살처분 트라우마’를 예방하려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손금주 의원이 분석한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 살처분 작업에 투입된 공무원 중 4명이 사망하고, 5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으로 진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사상이 있었던 해는 구제역이 발생한 2016년으로 1명이 과로사하고, 3명이 PTSD로 아직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 2010년 구제역 발생 당시엔 가축 매몰 작업에 투입된 충남 당진의 한 공무원이 소·돼지를 산 채로 구덩이에 파묻어 죽이는 등의 업무가 반복되자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이듬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가축 전염병이 생기면 방역을 위해 발병 지점 3㎞ 이내 농가 가축을 모두 살처분하도록 하고 있다. 2010년 ‘국가 재난’ 수준이었던 구제역 파동 당시 살처분한 소·돼지는 350만 마리, 2016~2017년 AI로 살처분한 닭·오리는 3787만 마리에 달한다. 특히 ASF처럼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한번 감염되면 폐사율이 100%에 이르는 경우 살처분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 작업 참여자들이 겪는 트라우마는 심각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1월 발표한 가축 매몰 참여자 트라우마 현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축 살처분에 참여한 공무원, 공중방역 수의사 268명 중 76%가 PTSD 증상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과거 무조건 가축을 매몰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번에는 이산화탄소로 질식시킨 뒤 매몰하는 방법으로 살처분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 역시 작업 참여자의 정신적 충격을 덜어 주기엔 역부족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살처분 돼지 가운데 일부는 의식이 돌아온 상태에서 매몰지로 옮겨지기도 했다. 인권위는 “현행법상 지방자치단체에서 살처분 참여자에 대해 정신적 치료비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가 있지만 참여자들이 사건을 다시 떠올리고 싶어 하지 않아 치료를 받는 데 소극적”이라며 “작업자들에 대해 심리적·신체적 증상 체크리스트를 안내하고 고위험군을 초기에 발견하는 등 정부가 먼저 나서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선감학원서 ‘굶고, 맞고, 빠져 죽은’ 아이들… 특별법 제정해 달라”

    “선감학원서 ‘굶고, 맞고, 빠져 죽은’ 아이들… 특별법 제정해 달라”

    ‘6일 경기도 경찰국에서는 5일 자정을 기해 도내 전역에서 부랑아 일제단속을 단행해 77명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적발된 부랑아 전원은 선감도 선감학원에 수용 조치했다고 한다.’ 1963년 3월 7일 인천의 한 지역 신문에 실린 기사다. 서울시도 1962년 ‘부랑아 없는 서울 거리’를 목표로 집중 단속을 벌여 그해 3000명 넘는 아이들을 고아원 등 전국 보호시설에 분산 수용했다는 기사도 있다. 일부 신문이 과잉 단속을 지적했지만 서슬 퍼런 군사정권 시절이었던 당시 정부가 눈 하나 깜짝할 리 없었다. 단속 실적에 눈이 먼 경찰과 공무원들은 길거리에서 닥치는 대로 아이들을 붙잡아 갔다. 행색이 남루하거나 집 주소를 외우지 못한다는 이유로 아이들은 순식간에 부랑아로 낙인찍혀 영문도 모른 채 가족들과 생이별을 해야 했다. 그 시절 경찰에 붙잡혀 초등학교 시절을 선감학원에서 보냈던 김영배(64) 경기도 선감학원 아동피해대책협의회 회장은 “대체 누가 부랑아인가”라며 “대부분 부모와 가족이 있었는데 강압에 의해 납치를 당했다”고 말했다.-‘왜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지’라고 원망했을 것 같다. “1963년 서울에 사는 큰누나 집에 가는 길에 서울역 앞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그때부터 내 자아는 없어진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5년 넘는 세월을 갇혀 지냈다. 선감학원을 나온 뒤로도 나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그저 잊고 살려고 했을 뿐이다.” -외면하려 해도 당시 기억이 또렷하게 남아 있을 것 같은데. “8살 때 붙잡혀 갔다. 아이들을 일렬로 줄 세워 놓으면 제일 앞에 설 정도로 어린아이에 속했다. 잠을 잘 때는 옷을 벗겨 서랍 안에 넣고 자물쇠로 잠갔다. 탈출을 못하게 하려고 그렇게 한 것 같다. 좁은 방에 20명가량의 아이들이 발가벗긴 채로 누워 있는 형상이 꼭 궤짝에 담긴 생선들 같다는 기억이 있다.” -피해 생존자들은 강제 노동과 폭행이 일상이었다고 증언한다. “염전, 농사, 축산, 양잠 등 강제 노역에 시달렸다. 일일 노동 할당량을 못 채우면 쉴 수조차 없었다. 적어도 3년 동안 저녁때마다 매맞고 시달렸던 것 같다. 그 안에도 서열이 있었다. 아이들 중 힘센 아이들을 ‘사장’, ‘반장’으로 뽑았는데 이 아이들이 기합을 줬다.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나무껍질, 열매는 물론 곤충, 뱀, 쥐를 잡아먹기도 했다.” -피해자들이 꽤 많을 것 같다. “피해 규모를 알려면 과거 정부 기록을 확보해야 하는데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기도의회가 2016년 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조사를 진행했지만 조례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현재로선 선감학원 퇴원연도를 알 수 없는 120명과 1955~1982년 28년간 4571명 등 총 4691명의 원아대장으로 피해 규모를 추정할 뿐이다. 피해 생존자들의 모임에서 출발한 선감학원 아동피해대책협의회에는 50여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형편이 어려워 회비를 못 내는 회원들도 있다.” -한 역사학자는 선감도 비극을 ‘굶어죽고, 맞아죽고, 빠져죽고’ 이렇게 세 단어로 압축했다. “맞는 얘기다. 특히 원아대장에 나오는 퇴원 아동 4691명 중 무단이탈자 833명을 주목해야 한다. 탈출도 아니고 무단이탈이다. 탈출에 성공했다고 할 수도 없고, 죽었다고 할 수도 없다. 땅속에 적어도 300명가량이 묻혔을 것으로 보는데 그래도 500명이란 숫자가 설명이 안 된다. 도망가서 지금 살아 있다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그중 몇 명이 죽었는지 모른다는 것도 가슴 아프다. 이게 현실이다. 그런데도 사망자가 24명뿐이었다고 한다. 이게 말이 되느냐.” -선감도에 묻힌 유해도 발굴해야 할 텐데. “유해 발굴도 순서가 있다. 묘를 파기 전에 우선 누가 죽었는지를 알아야 한다. 사람이 죽었는데 기록이 없다는 걸 믿을 수 없다. 기록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유해 발굴을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가는 사과를 했나. “올 초 이재명 경기지사를 찾아가 사과를 요구했는데 진상규명을 한 뒤 사과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이 말을 듣고는 몸에 병이 올 정도로 힘들었다. 그러면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한 오거돈 부산시장은 그걸 몰라서 했겠나. 지금으로서는 경기지사가 책임 있는 행동을 해서 피해 생존자들의 명예가 회복돼야 한다. 그게 출발이다.” -떨고 계신 것 같다. “선감도 얘기만 하면 그런다. 옛날에 있었던 일을 끄집어내면 가슴이 막 떨린다. 이걸로 끝나는 게 아니다. 자면서 악몽을 꾼다. 어느 날은 자다가 발길질을 해서 발톱 절반이 깨졌다. 요즘 와서 더 심해졌다. 이게 트라우마라는 걸 이제 알았다. 속으로 ‘괜찮다’고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래도 증언을 이어 가는 이유는. “이건 ‘진실 게임’이다. 내가 마음으로 울어야 상대가 그걸 알아준다고 생각한다. 한 달 전에 하던 사업(중장비 임대업)도 관뒀다. 가족회의를 열고 두 가지 일은 못하겠다고 했다. 우리 애들이 ‘아빠,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는데 선감도 일 마무리하시라’고 하더라. 정말 어렵게 사업을 걷었다.” -가족들은 선감도를 언제 알았나. “2014년 처음 선감도 얘기를 꺼냈다. 그전에는 용기가 안 났다. 자랑거리는 아니었으니까. 선감도 생활을 전해들은 가족들이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그때 애들이 이런 얘기를 했다. ‘아빠는 영웅이야.’ 쑥스러웠다. 가슴에 항상 상처로 남아 있었는데 좋게 얘기해 주니 용기가 나더라.” 김 회장은 인터뷰 도중 손목에 찬 팔찌를 보여 줬다. 둘째 딸이 1년 전에 만든 팔찌라고 했다. 팔찌 가운데에 영어로 ‘영웅’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용기를 내서 증언을 했는데 변화가 있었나. “2017년 11월 국회에 와서 첫 기자회견을 했다. 그때만 해도 기대가 컸다. 그런데 2년여가 지나도록 한 치의 진전도 없었다. 피해자들이 보호를 받지 못한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그래도 이번에 ‘선감학원 피해사건의 진상규명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됐다. 의미가 있다고 본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정부와 경기도에 특별법이 마련되기 전까지 피해 생존자들에 대한 생계 및 주거 지원을 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냈다. “공무원들한테 이런 얘기를 한다. 피해 생존자들을 지원해 주면 그들이 죽을 때 그걸 갖고 가냐고. 얼마 안 되는 기간이나마 사람답게 살게끔 해 달라는 것이다. 그래봤자 안정적인 숙소와 쌀이다. 일반인들은 선감도에 들어가 살게 하면서 우리한테는 왜 문을 안 열어 주는지 모르겠다.” -피해 생존자들이 선감도에 다시 돌아가길 원하나. “참 아이러니다. 선감도에 모여 사는 걸 원한다. 당시 함께 갇혀 있던 친구가 오랜만에 연락해 왜 자꾸 선감도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인생에 있어 어린 시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주는 게 아닐까. 그 시기를 선감도에서 보냈기 때문에 그곳이 고향인 거다. 물론 선감도가 보기 싫어 쳐다보지도 않는 사람도 많다. 똑같은 시기에 똑같은 기합을 받아도 고통을 느끼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인 1942년 조선총독부가 군인 양성을 목적으로 당시 경기 부천군 선감도(현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에 세운 부랑아 수용소다. 해방 이후 1946년 경기도가 인수해 국가의 부랑아 정책에 따라 부랑아 강제수용 시설로 사용하다가 1982년 폐쇄했다. 학원 폐쇄 뒤에도 뒤틀린 삶이 회복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인권위가 실시한 피해 생존자 28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기초생활수급자와 월 100만원 이하 소득 생활자가 40%로 집계됐다. 초등학교 이하 학력이 82.1%(23명)를 차지한다.
  • 하청 노동자 또 비극… 매일 1명씩 사라진다

    하청 노동자 또 비극… 매일 1명씩 사라진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고 김용균씨처럼 일터에서 목숨을 잃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최근 3년간 10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6∼2018년 산재로 숨진 하청 노동자는 모두 1011명이었다. 2016년 355명, 2017년 344명, 2018년 312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산재 사망자 10명 중 4명은 하청 노동자였다. 2016년과 2017년은 전체 산재 사망 노동자 중 40.2%, 2018년에는 38.8%가 하청 노동자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산업 현장에서는 위험의 외주화가 여전하다”며 “원청이 산재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고용노동부가 적극적으로 지도·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올 1월 발표한 간접고용 노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하청 노동자 가운데 37.8%가 업무상 재해를 경험했다. 이는 원청업체 소속 노동자(20.6%)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특히 산재를 경험한 하청 노동자 가운데 38.2%는 산재보험이 아닌 본인 부담으로 치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한 업무를 하청업체를 비롯한 간접고용 노동자에게 맡기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을 막고자 정부는 지난해 말 산업안전보건법을 전면 개정했다. 하지만 산업현장에서의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2월에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철광석을 이송하는 컨베이어벨트 부품 교체작업 중 외주업체 소속 노동자 이모(50)씨가 숨졌다. 6월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배관 보수업무를 하던 하청노동자 서모(62)씨가 폭발사고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따르면 지난 20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하청 노동자 박모(60)씨가 절단 작업을 하던 중 구조물에 몸이 끼여 사망했다. 노조는 “표준작업을 무시한 채 작업지시를 했고 해제 작업 중 튕김이나 추락 또는 낙하 등 위험요소 예방을 위한 위험감시자를 배치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사고현장에 긴급 작업중지권을 발동하고 노동부에 이를 신고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조국은 소시오패스”…막말 국회 만든 ‘허수아비’ 윤리특위

    “조국은 소시오패스”…막말 국회 만든 ‘허수아비’ 윤리특위

    “정신병자” “벙어리”…여의도 막말 논란20대 국회 윤리특위 6월 종료…‘유명무실’ 지적의원 징계안 30여건, 심사도 징계도 無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을 놓고 여야 대치가 격화된 가운데 일부 의원들이 막말을 쏟아내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장애인 혐오성 표현을 사용해 조 장관을 비판하면서 인권단체 등 시민사회의 비판이 거세다. 일각에서는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제 기능을 못한 탓에 혐오표현 논란이 해마다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국 대전’ 속 장애인 비하 논란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8일 “조국은 목표를 위해 정당성이나 합법성을 생각하지 않는 전형적인 소시오패스,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라고 말했다. KBS 뉴스프로그램 ‘사사건건’에 패널로 출연해서다. 함께 나온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항의했지만 “사과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을 키웠다. 같은 날 신상진 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하루빨리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정신감정을 받으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되자 18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 운명의 키를 쥐고 있는 대통령의 정신건강에 관심 있는 의사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꼭 권하고 싶었던 내용”이라고 밝히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앞서 박인숙 한국당 의원은 조국 장관에 대해 “정신병이 있다”, “인지능력 장애가 있고 과대망상증도 심하다. 이렇게 정신 상태에 이상 있는데 장관직을 수행하면 안 된다” 등 혐오성 발언을 쏟아냈다.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박 의원은 “조 장관의 잘못을 강조하려다 부적절한 표현을 하게 됐다”면서 사과했다. 이에 대해 정신장애인 대안언론 마인드포스트의 박종언 편집국장은 칼럼을 통해 “갈수록 점입가경”이라면서 “이들의 발언에는 정신장애인이 무가치한 존재라는 인식이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정신장애인을 비정상으로 규정하고 희화화 하지 말라”고 밝혔다. ●여의도 ‘막말’ 백태 정치권에서 조롱 목적으로 장애나 질환과 관련된 혐오표현을 사용하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안보 대책을 비판하면서 ‘벙어리’라는 표현을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황 대표는 8월 7일 한국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일본 수출규제에는 국무회의를 생중계하더니 북한 미사일 도발에는 벙어리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의원은 이와 관련 “언론은 벙어리를 장애인 비하라고 시비 건다. 달을 가리키니 손가락만 쳐다보는 외눈박이 세상이 됐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또다시 논란을 빚었다. 사전적 의미로 벙어리는 ‘언어 장애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외눈박이는 ‘한쪽 눈이 먼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을 뜻한다.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이 잇따르자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장애인 인권단체는 지난달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장애인을 차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이야기하는 기만적인 행위를 더는 용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현행 장애인차별금지법 제32조는 장애를 이유로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이나 행동을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국회 윤리특위 종료…3년간 징계 ‘0건’ 시민사회의 비판에도 매년 국회의원의 막말 논란이 반복된 탓에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리특위는 지난 6월 말 활동이 종료됐다. 여야 합의로 윤리특위가 비상설위원회로 전환되면서 특위 운영기한이 연장되지 않아 중단된 것이다. 지난 3년간 윤리특위의 징계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활동 종료 당시 의원 징계안 38건이 올라와 있는 상태였지만 심사도 징계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끝났다. 38건의 징계안에는 ‘5.18 망언’을 한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을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달창’이라고 비하한 나경원 원내대표, 외교기밀을 유출한 강효상 의원, 재판거래 의혹을 받는 서영교 의원 등에 대한 징계안이 포함됐다. 윤리특위의 활동이 끝나면서 이 징계안들은 소관 상임위 없이 방치된 상태다. 상설 운영됐던 19대 국회의 윤리특위도 유명무실하긴 마찬가지였다. 의원 징계안 39건 중 철회된 6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여야는 윤리특위 재구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국회 파행이 이어져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국회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주민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 “윤리특위 상설화 등 국회의원 윤리 의무를 강화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온라인 뉴스부 iseoul@seoul.co.kr
  • 통일부, 北 탈북종업원과 이산가족상봉 연계에 “별개 문제”

    통일부, 北 탈북종업원과 이산가족상봉 연계에 “별개 문제”

    통일부가 20일 북한 선전매체가 최근 북한 식당 종업원의 탈북 문제를 이산가족 상봉과 연계하는 데 대해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국내 입국 과정에서 의사 확인 절차를 거친 탈북민과 이산가족은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이어 “다만 분단으로 발생한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은 남북 정상 간 합의의 기본 사항이자 남북 당국의 기본 책무라는 점 그리고 우리 정부가 이산가족 문제를 최우선적 과제로 삼고 있다는 기본적 입장은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했다. 북한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남조선(한국) 당국도 우리 여성들을 강제 억류하고 돌려보내지 않으면서 그 무슨 ‘이산가족의 아픔’을 논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2016년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에 대한 직권조사를 마무리하면서 일부 종업원이 지배인의 회유와 겁박에 입국을 결정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후 북한은 선전매체를 통해 이들의 송환을 요구하며 이산가족 상봉과 연계시키는 모습이다. 김 부대변인은 인권위의 조사에 대해 “통일부는 인권위의 결정 사항을 성실히 이행해 나간다는 기본 입장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20년 똑같이 일했는데… 관리자 승진한 여성은 ‘0’

    20년 똑같이 일했는데… 관리자 승진한 여성은 ‘0’

    남성은 56명 전원 관리자급으로 여성은 시작부터 가장 낮은 등급 사측 “여성은 단순 반복작업” 주장 실제 생산직 근무 남녀 구분 없어20년 이상 재직한 생산직 여성들은 모두 사원 직급에 머무르고 있으나 남성들은 모두 관리자급으로 승진한 반도체 기업 KEC에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을 시정하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2월 진정을 제기했던 금속노조 KEC 지회는 인권위 조치를 반기며 법적 소송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19일 KEC에 대한 인권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이 회사에서 20년 이상 재직한 생산직 노동자 108명 중 여성 52명은 모두 사원급(J1, J2, J3)이었지만, 남성 56명은 모두 관리자급(S4,S5,M,L)이었다. 생산직 전체(353명)를 따져 보면 여성 151명은 100% 사원급이었지만 남성은 203명 가운데 182명(90.1%)이 관리자급이었다. 2010년 이후 신규 채용된 181명 가운데 남성은 관리자급 83명, 사원급은 35명이었으나 여성은 관리자급이 5명에 불과했고, 58명이 사원급이었다. 또 남성들은 전부 J2등급 이상으로 근무를 시작했지만, 여성들은 입사 때 J1등급이 부여된 것으로 조사됐다. 승진과 채용 당시 등급 차별은 임금 차별로 이어졌다.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J1 등급의 기본급은 70만 5430원이고 S4등급의 1호봉 기본급은 88만 2500원”이라면서 “생산직군 근로자의 임금 수준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개인별 등급”이라고 지적했다. KEC 측은 인권위 조사에서 “생산직 제조 업무 중 현미경 검사 등 세밀한 업무에 여성 노동자를 많이 채용했는데 숙련도가 필요 없는 단순 반복 작업이어서 생산직 중 가장 낮은 등급을 부여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관리자는 전체 공정의 이해와 함께 설비에 대한 기본 지식이나 경험이 있어야 하고 무거운 장비를 다뤄야 해 ‘체력이나 기계를 다루는 능력’을 겸비한 남성들이 상대적으로 승격에 유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권위 조사 결과 KEC 생산직 중 제조 직렬은 남녀 구분없이 3조 3교대로 운영되고, 출하 및 품질관리 직렬 근무자도 제조 직렬에서 순환 근무를 해 생산직 남녀 근로자들의 작업 조건이나 책임, 노력 정도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또한 인권위는 사측이 ‘숙련도가 필요하지 않은 단순 반복 작업에 적합’하거나 ‘위험하고 무거운 부품을 관리하는 업무는 담당하기 어렵다’는 성별 고정관념 및 선입견에 기인해 여성 노동자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종희 금속노조 KEC 지회장은 “남녀 차별을 바로잡기 위해 그간 준비해 온 자료를 바탕으로 임금 청구 소송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성차별 저임금”… 톨게이트 그녀들은 이겨도 돌아가지 못한다

    “성차별 저임금”… 톨게이트 그녀들은 이겨도 돌아가지 못한다

    특정 업무만 분리… 직업 따른 차별 존재 농성 초기 생리대 반입 금지 인권침해도 “성별 권력구조, 분업구조 안 되게 막아야”‘해고된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을 본사가 직접고용하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지 3주가 흘렀지만 수납원들은 여전히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측이 “톨게이트 수납 업무는 자회사에만 맡기겠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승소 판결을 받고도 수납원들이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은 여성들을 불안정한 저임금 일자리로 내모는 노동시장의 성차별 구조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여성노동자회·여성단체연합 등 여성단체들은 이번 사태 이후 연일 성명을 내고 “해고된 톨게이트 여성 노동자들은 부차적 노동력으로 취급되며 저임금과 고용 불안을 강요받아 왔다”고 정부와 도로공사를 규탄했다. 457개 여성·인권단체는 지난 11일 성명에서 “직접고용은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돼야 한다”며 “빼앗긴 권리를 되찾기 위한 여성들의 투쟁은 정당하다”고 수납원 농성을 지지했다. 정의당 여성본부도 10일 “대표적 여성 직종 중 하나인 수납원에 대해 자회사 전환이라는 꼼수로 정규직 전환을 거부하는 배경에는 이들의 업무를 단순 비숙련 업무로 여기고 여성 노동을 경시하는 인식이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도로공사 본사를 점거한 채 농성 중인 노조원들이 경찰과 회사로부터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여성계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58개 인권단체는 18일 “농성 초기 생리대조차 들여보내지 않는 등 경찰과 사측이 여성인 점을 악용해 인권을 침해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공공부문 정규직화뿐만 아니라 성별 분업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고 분석한다. 2006년 KTX 승무원 해고, 2007년 이랜드 비정규직 해고에서 보듯 낮은 임금만 주며 여성 노동자를 ‘저숙련 노동’에 투입하다가 빌미가 생기면 간접고용이나 해고로 내모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대외협력본부장은 “톨게이트 수납원뿐 아니라 대부분의 노동 영역에서 가장 늦게 고용하고 먼저 해고할 수 있는 업무에 여성이 배치된다”며 “남성은 핵심 업무에, 여성은 주변적 업무에 배치하는 성별 분업이 근본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일부 노동자가 경찰에 저항하며 ‘속옷 시위’를 한 것을 두고도 “그 이유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와의 협상력이나 사회적 영향력이 없는 이들이 대법원 판결까지 나왔는데도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 큰 절박함을 느꼈을 것”이라면서 “공공기관조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에 대한 절망감의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이 본부장은 “직접고용이 된 이후에도 여성들의 노동조건이 개선되는지 계속 지켜봐야 한다”면서 “성별 권력 구조가 성별 분업 구조로 이어지는 구조를 깨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톨게이트 수납원 대부분은 중년 여성이거나 장애인인데 가장 먼저 보호받아야 할 일자리를 정부가 어떻게 보호하는지가 사회의 수준을 판단하는 기준”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소년 4700명 납치 강제수용소…‘선감학원’ 특별법 제정되나

    소년 4700명 납치 강제수용소…‘선감학원’ 특별법 제정되나

    19일 국회 의원회관서 토론회“아홉 살 때 학교를 마치고 친구들과 시장 구경을 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경찰관이 우리를 부르더니 강제로 버스에 태워 선착장에 갔습니다. 그날부터 선감도에서 9년간 아우슈비츠 같은 강제 수용소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소년 수용소’ 선감학원 피해생존자 이대준씨의 증언이다. 이씨는 1967년 납치돼 선감학원에 수용된 뒤 1975년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다. 그는 “10살 안팎의 아이들이 하루 종일 밭이나 염전에서 쉬지 않고 일했다”면서 “매질을 당해 죽은 아이, 탈출하다 죽은 아이들도 허다했다”고 밝혔다. 18일 경기도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 등에 따르면 오는 19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4600여명의 소년들이 강제 수용돼 고통 받았던 선감학원의 인권피해 진상규명 및 피해자 지원 대책 마련 토론회가 열린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경기도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 등이 공동주최하는 이번 토론회는 선감학원 피해생존자가 증언하는 1부와 대책을 논의하는 2부로 구성된다. 하금철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과정, 정진각 안산지역사연구소 소장, 안경호 49통일평화재단 사무국장 등이 토론자로 나서 정부와 국회에 선감학원 사건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하금철 연구원은 사전 공개한 토론문에서 “정부 기관은 적극적으로 관련 자료를 확보해 책임자 조사가 가능하도록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사회에도 강제수용 피해자와 함께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정치적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이 경기도 안산 선감도에 세운 소년 감화 시설이다. 해방 이후 경기도가 인수해 1955년부터 1982년까지 국가 부랑아 정책에 따라 강제 수용소로 직접 운영했다. 경기도는 당초 선감학원 운영에 대해 “부랑아 수용 및 교육이 목적”이라고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정확한 신원 확인 없이 아동을 데려와 강제노역과 학대를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경기도에 따르면 관련법이 부재한 탓에 선감학원이 폐쇄된지 37년이 지났지만 보상은커녕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기도의회 진상조사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 차원에서 개략적인 조사만 이뤄졌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발간한 ‘선감학원 아동인권침해사건 보고서’에 따르면 4691명의 아동이 복장이 남루하거나 행동이 불량하다는 이유로 선감학원에 강제 수용됐다. 이들은 염전, 농사, 축산, 양잠, 석화 양식 등 노역에 동원됐다. 수용아동의 41%가 8~13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에게는 식사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아 야생 열매와 곤충, 쥐 등을 잡아먹고 지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경기도의회는 2017년 ‘선감학원 특별법’ 제정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국회에서는 논의되지 못했다. 과거사 문제를 다루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진화위법)도 현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채 계류된 상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北 “남조선 인권위, 집단납치 시인”…집단 탈북 종업원 송환 요구

    北 “남조선 인권위, 집단납치 시인”…집단 탈북 종업원 송환 요구

    北, 국제진상조사단·인권위 권고사항 언급인권위 “일부 종업원 지배인 겁박에 입국결정”국제진상조사단 “기만에 의한 한국 강제이송”킨타나 유엔 보고관 “北종업원은 피해자” 북한이 최근 한국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를 근거로 2016년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집단 탈북한 종업원들이 실제로는 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하며 이들의 송환을 요구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18일 “2016년 4월 남조선의 정보원 깡패들에게 집단납치돼 끌려간 리지예의 어머니”라고 자신을 밝힌 지춘애씨의 글을 게재했다. 지씨는 ‘우리 딸들을 한시바삐 부모들의 품, 조국의 품으로 돌려보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불순한 정치목적을 위해 우리 딸들을 남조선으로 끌어간 범죄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하며 특대형 반인륜범죄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씨는 이 사건을 다룬 인권위 조사를 언급하며 “우리 딸들이 본인들의 의사가 아니라 위협과 강요에 의해 남조선에 끌려갔다는 것을 사실상 시인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끓어오르는 격분과 함께 우리 딸 지예가 이제는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는 희망으로 나는 요즘 밤잠도 못 자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인권위는 2016년 4월 중국 저장성 닝보에 있는 북한 류경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 12명이 지배인과 함께 말레이시아를 거쳐 한국으로 탈북한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진정인에 통지했다.인권위는 탈북 과정에 한국 정부의 위법·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지만 일부 종업원이 지배인의 회유와 겁박에 입국을 결정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국제민주법률가협회(IADL)와 아시아·태평양법률가연맹(COLAP)이 구성한 국제진상조사단은 방북 조사 결과 중간보고서에서 2016년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 사건에 대해 “12명의 여성 종업원은 기만에 의해 한국으로 강제이송 됐다”며 종업원들의 의사에 반한 ‘납치 및 인권침해’로 규정했다. 지씨는 이를 근거로 “남조선 당국이 집단납치행위를 시인한 이상 우리 딸들을 하루빨리 부모들의 품, 조국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이제는 남조선당국이 ‘정착’이요, ‘신변안전’이요 하는 부당한 구실을 내대며 우리 딸들을 남조선에 붙잡아둘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통일부가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지시로 해당 사건을 자세히 공개한 것과 관련해 인권위가 통일부에 문제를 지적하고 업무 개선 권고를 한 것도 언급하며 비난을 이어갔다. 매체는 “남조선당국은 왜 지난 3년 동안 너무도 뻔한 집단 납치범죄 행위를 놓고 ‘자유의사’니, ‘자진탈북’이니 하는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늘어놓다가 오늘에 와서야 반공화국 대결과 불순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감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가”이라고 일갈했다.그러면서 “최근 우리 공화국에 찾아와 집단 납치사건을 구체적으로 조사한 국제진상조사단이 이 사건을 남조선당국의 모략에 의한 ‘집단납치 및 인권침해’로 낙인하는 중간보고서를 발표하고 최종보고서를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더는 숨길 수 없다고 생각하고 사실을 인정한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7월 한국을 방문해 탈북한 여종업원들을 직접 면담한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같은 달 10일 “나와 직접 면담한 분들과의 인터뷰에서 파악한 사실은 이들이 한국에 오게 된 경위에는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일부는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로 한국에 오게 됐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종업원을 ‘피해자’로 규정했다.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해 분명한 사실관계를 제공받지 못하는 기만 상황에서 한국에 왔다는 것이 피해자로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이 중국에서 자신의 의사에 반해 납치된 것이라면 이것은 범죄로 간주돼야 한다”며 한국 정부가 ‘철저하고 독립적인 진상 규명 조사’를 통해 책임자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종업원과 함께 탈출한 지배인 허모씨는 지난해 6월 한 방송에서 “국가정보원 직원 요구에 따라 종업원을 협박해 함께 탈북했다”고 주장해 ‘국정원 기획 탈북’ 파문이 일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대체복무 입법’ 국회 난항…‘병역대란’ 가능성

    ‘대체복무 입법’ 국회 난항…‘병역대란’ 가능성

    헌재 양심적 병역거부 판결 따라오는 12월 31일 현행 병역법 효력 상실국방부 “입법 못하면 병역행정 마비”‘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른 대체복무 입법 시한이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국회에서 관련법 심의조차 제대로 시작하지 않은 상황이라 병무 행정에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국회 국방위원회는 오는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관련 법률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 공청회에서는 정부가 발표한 대체복무안을 비롯해 국회에 계류 중인 약 10건의 안을 놓고 전문가 토론이 진행된다. 하지만 복무 기간 등 구체적 내용에 대해정치권의 견해 차가 커 법안 심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병역법 제5조 ‘헌법불합치’…올해 말 만료 지난해 6월 28일 헌법재판소는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현행 병역법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종교 등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를 인정하고, 이들에게 대체복무 방안을 제공하라고 한 것이다. 현행 병역법 5조 1항은 ‘병역의 종류’로 현역, 예비역, 보충역, 병역준비역, 전시근로역 등 5가지만 규정해놓고 있어 기타 대체복무는 불가능하다. 헌재는 “올해 12월 31일까지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개선 입법을 이행하라”면서 “그때까지 개선 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 병역 종류(병역법 5조) 조항은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을 상실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대체복무제가 차질 없이 시행되려면 늦어도 다음달까지는 입법 절차가 마무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률 제·개정 이후 시행령을 개정하고, 대체복무자 관련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대체복무제에 필요한 시설을 갖추기 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현재 국회에서 논의되는 입법안은 정부는 지난해 말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가 36개월 동안 교정시설에서 합숙 근무하도록 하는 대체복무안을 발표했다. 국방부는 “현역병(18∼22개월)과 공중보건의 등 다른 대체 복무자(34∼36개월)의 복무 기간과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를 고려해 36개월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와 국제엠네스티 등 시민단체는 “징벌적 성격이 강하다”고 반발했지만 정부는 지난 4월 관련 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편, 야당에서는 대체 복무기간을 ‘40개월’(장제원 의원), ‘44개월’(김학용 의원), ‘60개월’(김진태 의원) 등으로 규정한 입법안을 발의했다. 복무장소와 분야에 대해서도 지뢰제거 등 군내 비전투분야를 포함한 고강도 근무를 주장해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올해 말까지 대체복무 입법 못하면 추석 이후 열릴 9월 정기국회에서 대체복무제 관련 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병무행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별도의 입법 없이 내년 1월 1일부터 현행 병역법의 효력이 사라질 경우, 병역판정 검사는 전면 중단되고 현역 소집의 법적 근거도 없어서 징집이 불가능해진다. 국방부와 병무청 측은 연말까지 입법을 못하면 병역판정 업무가 사실상 마비되는 ‘대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기존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처리 문제도 혼란에 빠진다. 병무청은 그간 종교적 신념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를 일률적으로 고발·기소해왔다. 최근 5년간 고발·기소된 인원은 모두 2147명으로, 이중 919명은 계속 재판을 받고 있다. 병무청은 헌재 결정 이후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입영을 연기해주고 있다. 일단 관련 입증 서류를 받아 입영을 연기해준 뒤 대체복무를 규정한 새로운 법이 만들어지면 그때 가서 다시 심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7월 말 기준 입영 연기원을 제출한 병역거부자는 498명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국 “檢에 적절한 인사권 행사”… 4분 취임사서 ‘개혁’ 10번 언급

    조국 “檢에 적절한 인사권 행사”… 4분 취임사서 ‘개혁’ 10번 언급

    曺 “감독기능 실질화해 개혁 완수할 것” 檢지휘부 초청 없이 서울고검장만 참석 1시간반 전에 열린 박상기 前장관 이임식 대검차장·서울중앙지검장 참석과 대조조국 법무부 장관은 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검찰개혁 의지를 재확인했다. 4분 남짓한 취임사에서 ‘개혁’이라는 단어를 모두 10차례 사용했다. 가족을 향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몸을 낮췄지만,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에 대한 감독 권한을 적극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 장관은 “우리나라 검찰은 많은 권한을 통제장치 없이 보유하고 있다”며 “누구도 함부로 되돌릴 수 없는 검찰개혁을 시민들, 전문가들, 여러분과 함께 완수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적절한 인사권 행사, 검찰개혁의 법제화, 국민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통제 등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감독 기능을 실질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조직 자체는 법무부의 외청에 불과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데, 앞으로는 소속 청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취임식에는 검찰에서 김영대 서울고검장만 참석했다. 1시간 30분 전에 열린 박상기 전 장관 이임식에는 김 고검장을 포함해 강남일 대검찰청 차장,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참석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통상 법무부 장관 이취임식에 검찰총장은 참석하지 않고, 대검에서는 차장 이하 부장(검사장)과 서울고검장,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참석한다. 조 장관의 가족이 수사를 받는 점을 고려해 법무부가 수사 지휘 라인은 초청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관계자는 “장관이 ‘참석자를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총장은 취임식과 별도로 장관을 인사차 따로 만나는 게 관례지만, 수사 중인 만큼 이마저도 생략할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취임식장을 나서며 “장관 취임이 검찰 수사에 무언의 압박이 된다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을 받자 “공정하게 처리되리라 생각한다”고 짧게 답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2004년 서울대 법대 부교수로 임용된 조 장관은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진보 학자로 꼽힌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에서 검찰개혁을 주장하기 시작했고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을 거쳤다. 2010년 저서 ‘진보집권플랜’을 펴내며 진보 이미지를 굳혔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비검찰 출신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돼 검찰개혁을 이끌었다. 장관 후보자 지명 후 딸과 부인 등 가족 관련 의혹이 불거지면서 낙마 위기를 맞았지만 이날 임명됐다. 한편 이날 이임식에서 박 전 장관은 “피의사실 공표, 포토라인 설정, 심야 조사 등의 문제점은 하루속히 개선돼야 한다”며 “검찰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공소권 행사기관으로 재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부당해고 다툰 복직 노동자에 불리한 처우”··· 인권위, “차별”

    “부당해고 다툰 복직 노동자에 불리한 처우”··· 인권위, “차별”

    부당해고 인정 받아 복직한 노동자에게 임금 등 불이익 준 대학인권위 “합리적 이유 없이 불리하게 대우하는 것은 차별” 결론 사용자와 부당해고 여부를 다투다가 복직된 노동자에게 합리적 이유 없이 임금 불이익을 주는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6일 한 국립대가 부당해고 인정을 받은 기간제 노동자를 재고용하면서 상대적으로 처우가 불리한 직군으로 채용한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인권위는 이 대학에 기간제 노동자의 직군을 전환하라고 권고했다.A씨는 2012년 2월부터 한 국립대에서 기간제로 근무했다. 그러다가 2017년 2월 계약기간 종료로 해고되자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노동위는 “이미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것으로 볼 수 있어 계약종료는 부당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이 결과에 따라 A씨는 같은 해 6월 무기계약직으로 복직됐다. 그러나 A씨는 대학 측에서 2015년 4월 교내 무기계약직을 모두 대학회계직으로 전환했으면서도, 자신만 처우가 불리한 무기계약직으로 복직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를 모두 대학회계직으로 전환할 의무는 없다”고 해명했다. 인권위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인권위는 “학교 측이 대학회계직으로 전환된 무기계약직원들과 진정인이 같은 지위에 있다는 점을 알게 됐는데도 임금 등 처우 면에서 불리한 무기계약직으로 복직시켰다”면서 “진정인이 복직할 당시는 물론 현재도 해당 대학에 무기계약직원이 한 명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부당해고를 다투어 복직된 자라는 이유로 불리하게 대우해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결론냈다. 이에 인권위는 학교 측에 A씨를 대학회계직으로 전환해 다른 노동자와 차별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딸도 독립유공자 ‘장손’ 인정… 보훈처, 인권위 권고 수용

    유공자 취업 때 받은 성차별 문제 해소 국가보훈처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해 독립유공자 장손에 대한 취업을 지원할 때 근거로 삼았던 장손의 기준을 남녀 구분 없이 ‘첫째 자녀의 첫째 자녀’로 해석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보훈처의 결정이 성평등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환영한다고 5일 밝혔다. 보훈처는 지난달 1일부터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16조에 따른 취업 지원 시 ‘장손인 손자녀’를 종전 ‘독립유공자의 장남의 장남’에서 남녀 구분 없이 ‘독립유공자의 첫째 자녀의 첫째 자녀’로 해석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하기로 지침을 바꾸고 시행 중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사회 분위기 변화와 성평등에 관한 지적을 수용해 해석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보훈처는 장손을 사전적 의미와 사회 관습에 따라 ‘장남의 장남’으로 해석해 왔다. 지난 3월 기준 보훈처의 독립유공자 취업 지원 대상자 자료에 따르면 지정권자(장손) 228명 가운데 남성은 222명(97%), 여성은 6명(3%)이었다. 앞서 부친의 외할아버지가 독립운동가인 A씨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보훈처가 A씨의 부친이 ‘장손’이 아니라는 이유로 취업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답변했기 때문이다. 보훈처는 독립유공자의 장손이 질병 등을 이유로 직접 취업하기 어려운 경우 그의 자녀 중 1명을 지정해 장손을 대신해 취업 지원 혜택을 준다. 인권위에 따르면 A씨 부친의 외할아버지는 아들 두 명과 딸 두 명을 뒀다. 두 아들은 6·25전쟁 때 북한으로 갔고 막내딸은 일본 국적을 취득해 한국에 남은 자녀는 딸 한 명이었다. 하지만 보훈처는 ‘장손’은 사회 관습적으로 ‘장남의 장남’인데 A씨 부친의 어머니는 독립운동가의 ‘딸’이기 때문에 A씨 부친은 ‘장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지난 3월 보훈처에 이 같은 해석이 성차별이라고 판단하고 성평등에 부합하도록 구제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이번 개정을 계기로 호주제 관행에 근거한 가족 내에서 성 역할 고정관념이 개선되고 성 평등 인식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인권위 “학교 영양사와 상담사, 영양·상담교사와의 임금격차 줄여야”

    인권위 “학교 영양사와 상담사, 영양·상담교사와의 임금격차 줄여야”

    영양사 급여총액, 영양교사의 53~78% 수준학교에서 일하는 영양사와 학생 전문상담사의 임금이 각각 영양교사, 전문 상담교사에 비해 현저히 적은 것은 문제가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가 교육당국에 격차를 줄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2일 인권위에 따르면 교육공무직 영양사는 영양교사가 하는 식품안전 업무와 영양·식생활 교육을 진행하지는 못해도 학교급식 업무라는 공통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영양사 급여총액은 영양교사의 53.8∼78.7% 수준에 불과하고 근무연수가 증가할수록 임금 격차가 더 커지는 것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16개 시·도 교육청 소속 공립학교 위클래스 전문상담사도 전문 상담교사의 창의적 체험활동 등은 진행할 수 없지만 학교 내 부적응 학생을 상담하는 등 공통적인 업무를 수행한다. 위클래스는 학교와 교육청, 지역사회가 연계해 학교폭력 등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중·고교생에게 전문 상담·교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위클래스 전문상담사의 급여총액은 전문 상담교사 임금의 약 59∼85% 수준이다. 인권위는 전문상담사와 전문 상담교사의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 상황도 검토해야 한다고 봤다. 인권위는 교육부 장관과 해당 시·도 교육감에게 “영양교사와 영양사, 전문 상담교사와 위클래스 전문상담사 업무 분석을 통해 각 비교집단이 동일·유사한 업무에 종사하지 않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하거나 비교집단 간 현저한 임금 격차를 줄여가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의견을 밝혔다. 인권위는 또 위클래스 전문상담사 기본급의 공통 기준이 없어 교육청별로 기본급이 서로 다른 것도 문제로 봤다. 인권위는 교육부 장관과 관련 시·도 교육감에게 ”교육청별 위클래스 전문상담사 간 상당한 임금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본급 및 수당의 일반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남자는 연륜, 여자는 꽃?… 아빠-딸뻘 뉴스 진행 언제까지

    남자는 연륜, 여자는 꽃?… 아빠-딸뻘 뉴스 진행 언제까지

    한눈에도 연륜이 엿보이는 남자 앵커와 그 옆의 비교적 젊은 여자 앵커. 매일 저녁 시청자들이 만나는 TV 속 뉴스 진행 모습이다. 사회 변화를 발 빠르게 전하고 현실의 부조리를 들추는 게 뉴스의 역할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중심에 있는 뉴스 스튜디오만큼은 ‘남녀유별’ 전통(?)이 공고하다. 남자 앵커의 경우 현장 취재경험이 풍부한 기자 출신이 많지만 여자 앵커는 아나운서가 다수라는 점도 여전한 차이다. 지상파, 종편, 보도전문채널의 저녁종합뉴스 프로그램을 통틀어 남녀 앵커간 나이 차가 가장 큰 프로그램은 JTBC ‘뉴스룸’이다. 손석희(63) JTBC 대표이사 사장이 2013년 9월부터 현재까지 ‘뉴스룸’을 이끄는 동안 여자 앵커 자리는 세 명이 거쳐 갔지만 손 앵커와 딸뻘 나이 차라는 점만큼은 변함이 없다. 2016년 4월부터 앵커를 맡고 있는 안나경(30) 아나운서와는 33살 차이다. 주말 ‘뉴스룸’ 앵커인 김필규(43) 기자와 한민용(30) 기자도 13살의 적지 않은 나이 차다. 지상파 뉴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KBS ‘뉴스 9’ 평일의 엄경철(52) 기자와 이각경(34) 아나운서, 주말의 김태욱(45) 기자와 박소현(27) 아나운서는 모두 18살 차이로 지상파 3사 메인 뉴스 앵커 중 가장 많은 격차가 난다. MBC ‘뉴스데스크’는 평일 왕종명(46) 기자와 이재은(31) 아나운서가 15살, 주말 김경호(42) 기자와 강다솜(33) 아나운서가 9살 차이다. SBS ‘8 뉴스’의 경우 평일 김현우(40) 기자와 최혜림(37) 아나운서가 3살 차이로 이례적으로 적은 나이 차지만, 주말 김범주(44) 기자와 김민형(26) 아나운서는 18살 차이로 벌어진다. 지상파 3사 등 저녁종합뉴스 시간대에 방송되는 YTN의 뉴스쇼 ‘변상욱의 뉴스가 있는 저녁’의 변상욱(60) 앵커와 안보라(36)앵커는 24살 차이다. 역시 연륜 있는 남성 앵커의 진행에 젊은 여성 앵커가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다.남녀 앵커간 극심한 나이 차는 뉴스를 전달하는 방식에도 차이를 불러온다. 평일 ‘뉴스룸’의 헤드라인 소식을 전하는 오프닝 멘트는 언제나 손 앵커가 도맡는다. 클로징 멘트도 손 앵커가 자리를 비웠을 때만 안 아나운서가 대신하는 식이다. 남성 앵커는 정치·사회 이슈 등 무게감 있는 뉴스를, 여성 앵커는 가벼운 뉴스를 전달하는 비중이 높은 경향도 아직까지 보인다. SBS가 지난 봄 개편을 통해 김 아나운서를 평일 ‘8 뉴스’ 앵커로 발탁하면서 ‘신입 아나운서’, ‘화려한 개편’ 등 수식어를 강조한 것은 방송사가 여성 앵커의 나이나 역할에 대해 기대하는 바를 드러내는 한 단면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월 발표한 ‘방송의 양성평등 제고를 위한 정책 권고’에서 “7개 채널 저녁종합뉴스의 여성 앵커는 80%가 30대 이하고, 남성 앵커는 87.7%가 40대 이상”이라고 분석하면서 “나이 든 남성 앵커와 젊은 여성 앵커 구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 방송사의 뉴스 진행 관행은 변하지 않고 있다. 각 채널의 주요 메인 뉴스 중 여성 앵커가 뉴스를 이끄는 경우는 김주하(46) 앵커가 단독으로 진행하는 MBN 평일 ‘뉴스 8’이 유일하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이미 누구도 여성 앵커 혼자 뉴스 진행을 못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며 “(뉴스 앵커 성별간 나이 차는) 이미 오래된 사안임에도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앵커는 원래 ‘기자를 부르는 사람’이라는 의미”라면서 “여자든 남자든 현장에 가깝고, 언론인으로서의 분석력을 갖춘 사람이 뉴스를 이끄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피부색 이유로 클럽 출입 제한한 행위는 차별”

    국가인권위원회는 클럽에서 인종과 피부색을 이유로 외국인 출입을 제한한 행위를 차별이라고 보고, 영업 방침을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이는 ‘사적 자치로 차별이 아니다’고 판단한 과거 의견을 뒤집은 것이다. 인권위는 29일 인도계 미국인 A씨가 부산의 한 클럽을 상대로 제기한 진정 사건과 관련해 이같이 판단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6월 부산의 한 유명 클럽에서 직원이 ‘외국인은 안 된다’며 입장을 막고 신체적 위협을 가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클럽 측은 “과거에도 외국인이 의사소통 문제 등으로 옆 테이블과 마찰을 일으키거나 직원과 시비가 붙는 일이 많았다”며 “비슷한 일이 반복돼 모든 외국인은 정중히 양해를 구해 돌려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이 클럽이 인종을 근거로 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클럽 직원은 A씨와 동행한 한국계 미국인의 입장을 막지 않은 점에 주목한 것이다. 인권위는 “내외국인을 구분하는 별도의 절차 없이 외관상으로만 출입 여부를 결정한 점을 볼 때 클럽이 피부색을 이유로 클럽 이용을 제한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인권위는 2014년과 2015년 클럽에서 외국인 입장을 거절한 사건에 대해 “민간 사업자는 사적 자치의 원칙에 따라 어떤 사람을 입장시킬지 결정할 수 있다”면서 “특히 술을 파는 클럽에서는 불필요한 다툼이 생길 수 있고 외국인 전용 클럽도 있어 차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인권위는 “상업 시설은 사업자가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지만 이는 무제한적인 게 아니고 특정 집단의 서비스 이용을 막을 때는 합당한 사유가 인정돼야 한다”면서 “다인종·다문화 사회에서 더는 과거와 같은 입장을 유지하기 어려워 전원위원회 의결로 외국인 클럽 이용 제한에 관한 종전의 입장을 변경한다”고 설명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환자 보살피랬더니…효자손·바가지로 폭행한 정신병원 보호사

    환자 보살피랬더니…효자손·바가지로 폭행한 정신병원 보호사

    피해자 “눈, 갈비뼈, 배를 주먹으로 여러번 때려”인권위 “해당 직원 인권교육 실시해야”국가인권위원회가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입원 환자를 효자손과 바가지 등 생활용품으로 수 차례 폭행한 정신병원 보호사의 행위를 인권침해로 보고 해당 병원에 인권교육과 지도·감독을 권고했다. 28일 인권위에 따르면 부산의 한 정신병원 소속 보호사 A씨는 지난 5월 이 병원의 병동 휴게실 겸 식당에서 입원 환자 B씨의 머리를 효자손으로 3~4차례 때렸다. 또 이튿날 아침에는 샤워실에서 물바가지로 B씨의 머리와 등을 여러 차례 가격했다. 앞서 1년여 전에는 A씨가 열쇠뭉치로 머리를 때려 피가 났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B씨는 인권위 조사에서 “A씨가 눈, 갈비뼈, 배를 주먹으로 여러 번 때렸다”고 말했다. A씨는 피해자 측 주장에 대해 “B씨가 담배를 받아서 피우고도 안 피웠다며 다시 달라고 하거나 고함과 욕설을 하는 등 문제를 일으켜 제지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면서 “효자손으로는 장난스럽게 때리려는 시늉했다”고 주장했다. 샤워실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때리지도 않았는데 B씨가 울어서 다른 목격자들이 오해한 것 같다”면서 “B씨의 지적 수준이 어린아이 같아서 아이 다루듯 겁만 준 것이었는데 다른 환자들에게는 폭력으로 보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목격자와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실제 폭행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인권위는 “진정인과 참고인의 진술이 일치하는 점과 피해자의 간호기록부 등을 종합하면 A씨가 B씨를 효자손과 바가지로 여러 번 때린 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정신건강법에 따르면 모든 정신질환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받고, 최적의 치료와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면서 “정신질환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시설 종사자가 환자를 여러 차례 폭행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해당 병원장에게 A씨를 징계 조치하고 향후 입원 환자 폭행이 재발하지 않게 직원 대상 인권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또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해당 병원에 대한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권고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김치녀·똥남아 쓰면 왜 안 돼요” 혐오에 무뎌진 아이들

    “김치녀·똥남아 쓰면 왜 안 돼요” 혐오에 무뎌진 아이들

    23% “직접 사용” 성인보다 2배 이상 83% SNS·유튜브·게임 등 통해 접해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 개선 교육을”세대, 계층, 인종에 대한 차별이 혐오를 낳고 있는 가운데 국내 청소년 10명 중 7명이 혐오표현을 듣거나 온라인 등에서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명 중 1명은 혐오표현을 직접 써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아이들은 성인보다 혐오표현을 쓰는 데 대한 문제의식이 떨어졌다. 유튜브나 온라인 게임 채팅 등에서 혐오표현을 일상적으로 접하다 보니 혐오와 차별에 둔감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7일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혐오표현 진단과 대안 마련 토론회’를 열고 혐오표현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인권위가 지난 5월 만 15~17세 청소년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8.3%가 혐오표현을 경험한 적 있다고 답했다. 이는 인권위가 지난 3월 20세 이상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같은 질문을 해 얻은 경험률(64.2%)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혐오표현을 직접 사용했다고 답한 비율은 청소년이 23.9%로 성인(9.3%)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혐오 표현을 쓴 이유(복수응답)로는 ‘내용에 동의하기 때문’(60.9%)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남들도 쓰니까’(57.5%), ‘재미, 농담’(53.9%)이라고 답한 비율도 절반을 넘었다. 청소년은 주로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을 배우거나 쓰고 있었다. 청소년 응답자의 82.9%(복수응답)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유튜브, 게임 등 온라인에서 접했다고 답했고, 학교에서 접한 적 있다는 비율(57.0%)도 높았다. 혐오표현 사용자가 학교 교사인 경우도 17.1%나 됐다. 또 청소년의 절반은 ‘김치녀’(한국 여성 비하 표현), ‘틀딱충’(노인 비하 표현), ‘짱깨’(중국인 비하 표현) 등을 혐오표현으로 인식하지 못했다. 인권위가 혐오표현 예시를 주고 동의 정도를 표시하게 해보니 ‘김치녀, 된장녀’가 혐오표현이라고 답한 비율은 57.3%뿐이었다. ‘틀딱충, 똥꼬충, 맘충’(55.2%), ‘똥남아, 짱깨’(54.9%), ‘정신병자 같다, 다운증후군 느낌’(52.1%)이 혐오표현이라고 본 비율은 더 낮았다. 또, ‘외국인은 범죄 위험이 크다’는 주장을 혐오표현으로 인지한 청소년 응답자는 47.1%였고, ‘난민은 너희 나라로 가라’는 표현에 대해서 47.3%만 혐오표현으로 봤다. 청소년들은 성인에 비해 혐오표현 사용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혐오표현을 접한 뒤 응답자의 82.9%(복수응답)는 이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문제를 못 느낀다’고 답한 비율도 22.3%나 돼 성인(19.2%)보다 높았다. 강문민서 인권위 혐오차별대응 기획단장은 “혐오표현은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에 뿌리를 두고 있어서 인식을 개선하려면 교육이 중요하다”면서 “교육 현장, 언론 환경 등 사회 핵심 영역에서 혐오표현을 자율적으로 규제하고 범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조국 좌장 맡은 국제학술회의서 딸은 인턴십… 수시 이력서 기재

    조국 좌장 맡은 국제학술회의서 딸은 인턴십… 수시 이력서 기재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좌장을 맡은 국제학술회의에서 조 후보자 딸 조모(28)씨가 인턴십을 한 뒤 고려대 수시모집 이력서에 이를 경력으로 기재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조씨는 조 후보자의 동료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는 비영리단체에서도 인턴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후보자의 아들도 이 단체에서 역시 인턴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는 2009년 5월 15일 서울대 법학대학원 100주년 기념관에서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라는 주제로 국제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조 후보자는 중국·일본·대만의 사형제도를 발표하는 1세션의 좌장을 맡았고, 2세션에서는 ‘남한의 사형제도’를 주제로 발표를 했다. 당시 조 후보자의 딸은 이 콘퍼런스에서 인턴십을 했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인권 동아리 활동을 하는 등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아 인턴으로 참가했다는 게 조 후보자 측 설명이다. 앞서 조씨는 고교 2학년 때인 2008년 12월 사단법인 유엔인권정책센터가 모집한 ‘2009 제네바 유엔인권 인턴십 프로그램’에도 합격했다. 당시 조씨 등 인턴 참가자들을 선발하는 과정에는 센터 공동대표를 맡고 있던 서울대 사회학과 정모 교수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당시 조국 국가인권위원회 국제인권전문위원장과 함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2013년에는 조 후보자 아들도 인턴에 선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가 경력으로 내세운 ‘여고생 물리캠프’에서는 조씨가 출전한 해에만 전원이 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씨는 고교 3학년이던 2009년 7∼8월 한국물리학회 여성위원회가 숙명여대에서 연 여고생 물리캠프에서 장려상을 받았고, 수상 실적을 대입 자기소개서에 적었다. 한국물리학회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2009년 여고생 물리캠프에서 본선에 진출한 8개팀이 모두 상을 받았다. 금상과 동상을 각각 2개팀, 은상을 1개팀이 받았고 조씨가 속한 한영외고팀을 포함한 나머지 3개팀은 장려상을 수상했다. 대회가 시작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모든 팀에 상이 돌아간 해는 2009년이 유일하다. 한편 조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전형 과정에 있던 2014년 8월 주민등록상 생년월일을 7개월가량 늦게 태어난 것으로 바꿨는데,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생년월일을 일부러 늦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조 후보자 측은 실제 생일과 일치시키기 위해 변경한 것이고, 의전원 지원 및 합격은 변경 전 주민번호가 사용됐다고 해명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가정폭력 전과자, 국제결혼 초청 못 한다

    앞으로 가정폭력 전과자는 국제결혼을 위해 배우자를 초청할 수 없게 된다. 법무부는 지난달 발생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폭행사건’ 등 유사 피해 사례를 막기 위해 결혼이민제도 개선안을 21일 발표했다. 한국인 배우자가 가정폭력범죄로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경과기간에 관계없이 결혼을 위한 외국인 초청을 불허하기로 했다. 입국 전 단계부터 가정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초 베트남 이주 여성이 무차별 폭행당하는 영상이 퍼지면서 결혼이주여성의 국적취득, 체류기간 등이 실질적으로 배우자에게 종속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자 법무부는 국가인권위원회, 주한베트남대사관 등과 간담회를 열고 결혼이민자의 비자, 체류, 국적제도에 대해 검토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결혼이민자가 체류기간을 연장할 때 한국인 배우자를 동반하지 않아도 된다. 혼인관계증명서나 주민등록등본 등 서류제출만으로 체류기간이 연장된다. 자녀를 양육하는 등 혼인의 진정성이 입증되는 경우 최초 외국인 등록부터 3년간 체류기간을 부여한다. 한국인 배우자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결혼이민자인 배우자의 귀책사유로 결혼생활에 문제가 생길 경우, 한국인 배우자가 지방 출입국·외국인 관청에 실태조사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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