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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가 일터 떠날 수밖에 없는 속사정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가 일터 떠날 수밖에 없는 속사정

    ‘남도학숙 사건’ 피해자, 광주시의회에 진정서 접수“정상적 업무 불가능···근무지 옮겨 달라”전문가들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위한 조치 필요” “회사와 싸우면서 제가 설 곳이 사라졌습니다. 다른 곳으로 배치해 주세요.” 대표적인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인 ‘남도학숙 사건’의 피해자 A씨는 내년 1월 복직을 앞두고 최근 광주시의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서울에 진학한 지방 학생을 위한 향토기숙사인 남도학숙은 전남도와 광주시가 함께 운영하는 공공기관이다. A씨는 2차 피해로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하다며 시도 산하 다른 기관으로 근무지를 옮겨 달라고 요청했다.2014년 4월 남도학숙에 입사한 A씨는 직속 상사로부터 수차례 성희롱을 당했다. 참다못한 A씨는 이듬해 4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었고 성희롱 피해를 인정받았다. 상처뿐인 승리였다. 사측은 A씨를 독방에서 혼자 일하게 했고 동료들은 그를 투명인간 취급했다. A씨는 끈질기게 싸웠다. 주위의 손가락질에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 성폭력 피해자가 떳떳하게 직장에 복귀하는 모습을 보여 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5년에 걸친 사측과의 법정 다툼은 A씨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했다. 특히 20여 명의 사무실 동료 중 10여 명이 재판에서 A씨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것은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됐다. 일부 동료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모욕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성희롱 가해자는 이미 정년퇴직을 해 회사에 없지만 직장 내 괴롭힘 가해 동료들이 남아 A씨는 여전히 돌아갈 곳이 없다고 느낀다.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피해자들은 A씨와 같은 고통을 마주한다. 가해자는 직장에 남고 피해자가 일터를 떠나는 불합리한 관행이 여전하다. 서울여성노동자회가 2016년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103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7%는 성폭력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집단 따돌림 등 불이익을 받았다. 피해자의 72%가 퇴사했고 이들 가운데 절반이 넘는 57%가 문제 제기 이후 한 달 안에 직장을 관뒀다. 전문가들은 사측이 성폭력 피해자가 정상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는 직장 내 성희롱 고발 이후 부당 해고를 당한 피해자가 낸 진정에 대해 “(해당 기업은) 피해자가 적대적 근무환경에 처하지 않도록 전보 조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종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각 사업장에서 성폭력 예방 교육을 철저히 하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을 때 확실한 인사 조치로 가해자를 징계하고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도학숙 관계자는 “(A씨의 처지는) 이해하지만 인사권의 범위를 넘어서는 요구”라면서 “해당 사안과 관계가 있는 직원들이 많이 퇴직했고 A씨가 복직한다면 동료들이 더 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광주시의회는 A씨의 진정서를 정식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청각장애인 놀이기구 탑승 제한은 차별”

    국가인권위원회가 청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놀이기구에 탑승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청각장애인 A씨가 충북의 한 관광시설을 상대로 낸 진정을 검토한 결과, 장애인 차별에 해당한다고 보고 관리사업소장에게 시정을 권고했다고 18일 밝혔다. 청각장애 2급인 A씨 부부는 지난 5월 1인용 카트를 타고 언덕에 설치된 레일을 달리는 놀이기구인 ‘알파인코스터’를 타려고 했지만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탑승을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시설 측은 A씨 부부가 카트 충돌을 방지하는 음성방송을 들을 수 없기에 안전상의 이유로 부득이하게 탑승을 제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인권위는 카트에 안전벨트가 있고 가속 및 제동 등 조작이 비교적 간단하므로 충분한 사전 설명만 있다면 청각장애인의 응급상황 대처 능력을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시설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청각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운전이 미숙하거나 안전사고 가능성이 크다고 볼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게 인권위 판단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대학 선수 3명 중 1명은 맞으면서 운동한다

    대학 선수 3명 중 1명은 맞으면서 운동한다

    신체폭력 가해자 선배 72%·코치 32% 15.8%는 일주일 1~2회 이상 폭력 경험 성폭력 피해 9.6%… 과한 생활 통제도“선배한테 라이터, 옷걸이, 아 전기 파리채로도 맞아 본 적 있어요.” “운동하다 좀 안 좋아 보이면 ‘생리하냐?’, ‘생리 뒤로 좀 미룰 수 없냐’고 해요” “욕은 항상 먹는 거라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도 없어요.” 대학교 운동선수 가운데 3명 중 1명은 구타 등 신체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15% 정도는 수시로 매를 맞는 상습 폭력의 피해자였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7월 꾸린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은 102개 대학 소속 운동선수 4924명의 인권 상황을 점검한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대학교 운동선수의 33%(1613명)가 신체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15.8%(255명)는 일주일에 1~2회 이상 상습적인 신체폭력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상습 폭력 경험 비율이 9년 전인 2010년 실시한 인권위 조사(11.6%) 때보다 높다. 체육계 인권 실태가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퇴보한 셈이다. 신체폭력 중 가장 빈번한 행위는 ‘머리 박기, 엎드려 뻗치기’(26.2%)였다. 손이나 발을 이용한 구타 행위도 13%나 됐다. 신체폭력의 가해자는 선배 선수가 72%로 가장 많았고 코치(32%), 감독(19%)이 뒤를 이었다. 성폭력 피해도 심각했다. 전체의 9.6%인 473명이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는데 동성 성폭력도 빈번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정 신체 부위의 크기나 몸매 등에 대해 성적 농담을 하는 성희롱(4%) ▲자신의 신체 일부를 강제로 만지게 하거나 주무르기 등을 시키는 행위(4%) ▲운동 중 불쾌할 정도의 불필요한 신체접촉 행위(2.5%) 등의 피해가 컸다. 성폭력은 남녀 모두 숙소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했다. 대학생 선수 31%(1514명)는 언어폭력의 피해도 호소했다.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이나 욕, 비난, 협박 등을 일상적으로 경험했다. 이들은 주로 경기장(88%)과 숙소(46%)에서 선배 선수(58%), 코치(50%), 감독(42%) 등의 폭언을 들어야 했다. 이 밖에도 선수들은 성인임에도 통금과 점호, 외출 및 외박 제한, 복장 제한 등 과도한 생활 통제로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규일 경북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대학교 학생 선수들의 자기결정권이 억압받고 있으며 성인 대학생으로서 누려야 하는 자율 대신 관리라는 명목으로 통제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일반 학생과 함께 생활하는 통합형 기숙사 도입 등을 개선안으로 제시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엎드려뻗쳐”, “머리 박아”…선배·코치 폭력에 시달리는 대학선수들

    “엎드려뻗쳐”, “머리 박아”…선배·코치 폭력에 시달리는 대학선수들

    33% 신체폭력 경험…9년 전보다 퇴보남녀 불문 합숙소에서 성폭력 피해 잦아전문가 “운동 중심 운동부 문화 해체해야” 대학교 운동선수 가운데 3명 중 1명꼴로 구타 등 신체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15% 정도는 일주일에 한두 번 이상 맞는 상습 폭력의 피해자였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7월 꾸린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은 102개 대학 소속 운동선수 4924명의 인권 상황을 점검한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대학교 운동선수의 33%(1613명)이 신체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15.8%(255명)는 일주일에 1~2회 이상 상습적인 신체폭력을 당한다고 응답했다. 상습 폭력 경험 비율이 9년 전인 2010년 인권위의 같은 조사(11.6%)보다 높다. 체육계의 인권 실태가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퇴보한 셈이다. 신체폭력 중 가장 빈번한 행위는 ‘머리 박기, 엎드려 뻗치기’(26.2%)였다. 손이나 발을 이용한 구타행위도 13%에 이르렀다.신체폭력의 가해자는 선배 선수가 72%로 가장 많았고 코치(32%), 감독(19%)이 뒤를 이었다. 이 질문에는 중복 응답이 가능했다. 대학 선수들의 성폭력 피해도 심각했다. 전체의 9.6%인 473명이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는데 동성 성폭력도 빈번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정 신체부위의 크기나 몸매 등에 대해 성적 농담을 하는 성희롱(4%) ▲자신의 신체 일부를 강제로 만지게 하거나 주무르기 등을 시키는 행위(4%) ▲운동 중 불쾌할 정도의 불필요한 신체접촉 행위(2.5%) 등의 피해가 컸다. 성폭력은 남녀 모두 숙소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했다. 대학생 선수 31%(1514명)는 언어폭력의 피해도 호소했다.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이나 욕, 비난, 협박 등을 일상적으로 경험했으며, 주로 경기장(88%)과 숙소(46%)에서 선배 선수(58%), 코치(50%), 감독(42%) 등의 폭언을 들어야 했다. 이 밖에도 성인임에도 통금과 점호, 외출 및 외박 제한, 복장 제한 등 과도한 생활 통제로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하고 있다고 선수들은 전했다.이번 조사는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회원 대학 및 비회원대학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했으며 남자선수가 82%(4050명), 여자선수가 874명(18%)으로 남자선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학년별로 보면 1학년(1877명) 2학년(1317명), 3학년(974명), 4학년(756명) 순이었다. 조사 결과를 분석한 이규일 경북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대학교 학생선수들의 자기결정권이 억압받고 있으며 성인 대학생으로서 누려야 하는 자율 대신 관리라는 명목으로 통제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운동 중심의 운동부 문화 해체 ▲자율 중심의 생활로 전환 ▲일반학생과 함께 생활하는 통합형 기숙사 운영 방식 도입 등을 개선안으로 제시했다. 인권위는 이날 대한체육회,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정책 간담회를 열고 대학교 운동선수 인권상황 개선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주거비·학자금 대출 ‘빚뿐인 청년’ 20대 우울증 9만명 ‘빛 잃은 청춘’

    [단독] 주거비·학자금 대출 ‘빚뿐인 청년’ 20대 우울증 9만명 ‘빛 잃은 청춘’

    20대 우울증 5년 새 4만명↑… 증가율 최다 저임금 기준 월수입 140만원 미만 46% 돈 없어 병원도 못 가 22%… 팍팍한 삶 “청년들 최소한의 기본 생활권 보장 필요” 회사원 최미영(23·가명)씨는 대학을 다니는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평일 새벽에는 택배 물류터미널에서 물건을 분류했고, 주말에는 결혼식장에서 음식을 날랐다. 쉴 틈 없이 일해도 손에 쥐는 돈은 한 달 100만원 정도. 최씨의 삶은 늘 고단했고, 그만큼 고립됐다. 최씨는 “돈 때문에 친구들이랑 밥도 같이 못 먹고, 학교 활동에도 제대로 끼지 못했다”면서 “사람들 눈을 피하는 것도 습관처럼 굳어졌다”고 말했다. 낮은 고용률과 높은 실업률 등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우울 정도가 상당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5일 국가인권위원회의 ‘빈곤청년 인권상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만 19~34세 청년 1000명의 우울함의 척도(30점 척도)는 평균 9.76점이었다. 우울 판정 기준인 10점에 가까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2013년~지난해 연령대별 우울증 환자 수 현황을 보면 20대(20~29세) 증가 폭이 93.2%로 가장 컸고, 10대(10~19세) 증가 폭은 세 번째로 높은 57.5%였다. 청년들의 부채 비율도 높았다. 조사에서 ‘부채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7.9%였다. 청년 1000명 중 개인소득이 저임금 근로소득 기준인 월 140만원 미만인 비율은 절반에 가까운 46.2%였다. 부채 원인 1순위는 주거비로 꼽혔고(38.0%), 학자금 대출(33.0%)과 생활비(21.1%)가 그 뒤를 이었다. 대학원생 박지희(32·가명)씨는 과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당시 가족 생활비를 마이너스통장으로 충당해 부담이 컸다고 했다. 창문도 없는 고시원에서 사는 게 힘들어 다시 부모님 집에 들어왔지만 각자도생하던 가난의 짐을 함께 지는 것 외에 변화는 없었다. 경제적 빈곤은 청년들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돈이 없어 치과 치료를 포기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27.1%였다. ‘돈이 없어 본인 또는 가족이 병원에 못 갔다’고 응답한 비율도 22.6%였다. 특히 가구소득이 낮거나 생계를 본인이 책임지는 청년일수록 돈 때문에 치료를 포기한 비율이 더 높았다. 대학생 김민욱(24·가명)씨는 “1학년 때 공황장애 판정을 받아 약물치료를 받긴 했는데, 요즘은 쓰러지지 않는 이상은 병원에 안 간다”면서 “집안 사정도 어렵고, 돈은 벌어야 되고···. 지금 당장 필요한 건 돈”이라고 말했다. 전경숙 평택대 교수는 보고서를 통해 “실업 문제와 주거 빈곤 문제뿐만 아니라 개인의 사회적 관계에 이르는 포괄적인 영역에서 청년들이 배제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새로 제정될 청년기본법안에 취약계층 청년 지원 내용을 포함하는 등 청년들의 기본 생활권을 보장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주거비·학자금 대출 ‘빚뿐인 청년’…20대 우울증 9만명

    [단독] 주거비·학자금 대출 ‘빚뿐인 청년’…20대 우울증 9만명

    20대 우울증 5년 새 4만명↑…증가율 최다 저임금 기준 월수입 140만원 미만 46% 돈 없어 병원도 못 가 22%…팍팍한 삶 “청년들 최소한의 기본 생활권 보장 필요”회사원 최미영(23·가명)씨는 대학을 다니는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평일 새벽에는 택배 물류터미널에서 물건을 분류했고, 주말에는 결혼식장에서 음식을 날랐다. 쉴 틈 없이 일해도 손에 쥐는 돈은 한 달 100만원 정도. 최씨의 삶은 늘 고단했고, 그만큼 고립됐다. 최씨는 “돈 때문에 친구들이랑 밥도 같이 못 먹고, 학교 활동에도 제대로 끼지 못했다”면서 “사람들 눈을 피하는 것도 습관처럼 굳어졌다”고 말했다. 낮은 고용률과 높은 실업률 등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우울 정도가 상당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5일 국가인권위원회의 ‘빈곤청년 인권상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만 19~34세 청년 1000명의 우울함의 척도(30점 척도)는 평균 9.76점이었다. 우울 판정 기준인 10점에 가까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2013년~지난해 연령대별 우울증 환자 수 현황을 보면 20대(20~29세) 증가 폭이 93.2%로 가장 컸고, 10대(10~19세) 증가 폭은 세 번째로 높은 57.5%였다. 청년들의 부채 비율도 높았다. 조사에서 ‘부채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7.9%였다. 청년 1000명 중 개인소득이 저임금 근로소득 기준인 월 140만원 미만인 비율은 절반에 가까운 46.2%였다. 부채 원인 1순위는 주거비로 꼽혔고(38.0%), 학자금 대출(33.0%)과 생활비(21.1%)가 그 뒤를 이었다. 대학원생 박지희(32·가명)씨는 과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당시 가족 생활비를 마이너스통장으로 충당해 부담이 컸다고 했다. 창문도 없는 고시원에서 사는 게 힘들어 다시 부모님 집에 들어왔지만 각자도생하던 가난의 짐을 함께 지는 것 외에 변화는 없었다. 박씨는“탈출구는 취업밖에 없는데 양질의 일자리가 적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경제적 빈곤은 청년들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돈이 없어 치과 치료를 포기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27.1%였다. ‘돈이 없어 본인 또는 가족이 병원에 못 갔다’고 응답한 비율도 22.6%였다. 특히 가구소득이 낮거나 생계를 본인이 책임지는 청년일수록 돈 때문에 치료를 포기한 비율이 더 높았다. 대학생 김민욱(24·가명)씨는 “1학년 때 공황장애 판정을 받아 약물치료를 받긴 했는데, 요즘은 쓰러지지 않는 이상은 병원에 안 간다”면서 “집안 사정도 어렵고, 돈은 벌어야 되고···. 지금 당장 필요한 건 돈”이라고 말했다. 전경숙 평택대 교수는 보고서를 통해 “실업 문제와 주거 빈곤 문제뿐만 아니라 개인의 사회적 관계에 이르는 포괄적인 영역에서 청년들이 배제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새로 제정될 청년기본법안에 취약계층 청년 지원 내용을 포함하는 등 청년들의 기본 생활권을 보장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권위 “임신·출산 10대, 출산 휴학 보장해야”

    인권위 “임신·출산 10대, 출산 휴학 보장해야”

    국가인권위원회가 임신해 아이를 낳은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산전·후 몸을 돌볼 수 있도록 휴학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미국, 영국 등 해외 국가처럼 청소년 임신 관련 제도를 마련하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13일 인권위는 “여성은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여러 신체 변화가 생기는데 임신 전 상태로 돌아오려면 산후 약 6주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며 “특히 청소년기에는 갑작스러운 임신·출산일 경우가 많고 학업과 양육 부담 등으로 큰 혼란과 신체적 변화를 야기할 수 있어 안정감과 빠른 회복을 위해 요양 기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출산 건수는 총 1300건이었으며 이 중 중·고등학교 학령기에 해당하는 17세 이하의 출산 건수는 약 21%였다. 2013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 19세 미만 청소년이면서 한부모가 된 110명 중 73명이 학업을 중단했으며 이 중 30.1%는 학업 중단 이유로 임신·출산을 꼽았다. 지난 6월 인권위에는 중학생이 임신·출산으로 결석하면서 수업일수 부족으로 유급이 되자 요양 기간을 보장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이 들어오기도 했다. 지난 10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도 우리 정부에 학교에서의 성교육과 임신·출산 지원 서비스 및 산후조리 강화, 양육지원 보장을 통한 효과적인 청소년 임신 해결책 제시 등을 권고한 바 있다.해외 여러 나라에서는 청소년 임신에 대한 제도적 해법이 마련돼 있다. 미국과 영국은 임신·출산으로 인한 학업중단 상황을 질병으로 인한 학업중단 상황과 동일하게 취급해 출석으로 인정하거나 휴학이 가능하도록 하고, 대만도 2007년 9월부터 학생에게 출산 휴가제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학생이 임신·출산하면 위탁 교육기관에서 학업중단을 예방하도록 하고, 산전·후 건강관리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위탁 교육기관에서 학업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해외 사례와 차이가 있다. 인권위는 학교에서도 학업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교육부 장관에게 학생의 산전·후 요양 기간을 보장하고 요양 기간에 발생하는 학업 손실을 보완해주는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학습권을 보장할 것을 권고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용균씨처럼… 발전소 사상자 326명은 모두 하도급 노동자

    용균씨처럼… 발전소 사상자 326명은 모두 하도급 노동자

    97% ‘위험의 외주화’… 임금 차이 2배1년 전 사망한 김용균(당시 24세)씨처럼 최근 5년간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다치거나 사망한 노동자 대부분이 하도급회사 노동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위험 노동을 외부에 떠맡기는 ‘위험의 외주화’가 통계 수치로도 확인된 셈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김용균씨 1주기(12월 10일)를 맞아 11일 공개한 ‘석탄화력발전산업 노동인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전 공기업 5곳(한국남동·남부·서부·중부·동서발전)이 운영하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33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8명을 제외한 326명이 하도급 노동자였다. 무려 97.6%다. 사상자 334명 가운데 사망자는 20명이었는데, 이들은 모두 하도급 노동자로 조사됐다. 용균씨 역시 한국서부발전의 하도급 업체인 한국발전기술 소속 노동자였다. 올해 6월 기준 발전 공기업 5곳의 하도급 노동자 수는 6220명으로 전체 발전 노동자의 33.3%에 이른다. 조사 결과 하도급 노동자들은 가스, 분진, 탄가루, 진동, 소음 등에 상시로 노출되는 등 노동 환경이 열악했다. 설문에 답한 하도급 노동자 425명 중 84.5%(359명)가 ‘현재 업무가 건강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했다. 본사 직원들은 발전소 내 상황실에서 모니터를 통해 기계·설비 작동 여부를 점검하지만 현장 설비의 유지·보수·정비 등 외부 작업은 모두 하도급 노동자 몫이다. 본사 소속과 하도급 소속 노동자의 임금 역시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본사 소속 평균 연봉은 7548만원이지만 하도급 소속의 평균 연봉은 4338만원이었다. 본사 노동자 임금의 57.4% 수준이다. 엄진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집행위원은 “간접고용 구조에서 발전소 본사는 노동조건 개선 등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면서 “발전 노동자의 직접고용·정규직화를 권고한 ‘김용균 특조위’(김용균 사망사고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의 결정이 실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따돌림… 이혼… 한센인 ‘차별 대물림’ 끊으려 자녀와 연 끊었다

    [단독] 따돌림… 이혼… 한센인 ‘차별 대물림’ 끊으려 자녀와 연 끊었다

    평균 78세… 정착촌 64% 자녀와 단절 자녀들 교육 못 받고 직장서도 기피해 부모 숨기고 결혼했다가 이혼당하기도 “한센인·가족 위한 국가의 제도 개선을”#A씨는 딸 생각만 하면 지금도 가슴이 미어진다. 과외선생 하나 붙여 주지 못했지만 딸은 의대에 진학했고, 병원에서 만난 동료와 연애 결혼했다. 그러나 A씨는 결혼식에 갈 수 없었다. 사돈 집과도 거리를 뒀다. 이유는 따로 있었다. A씨는 한센병 환자다. 평생 손가락질 받으며 살았지만 어려운 환경에서도 잘 자라 준 딸의 인생까지 망칠 수는 없었다. 비밀은 오래가지 못했다. 부모가 한센병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국 딸은 이혼했다. 한센인들에게 찍힌 사회적 낙인은 자녀들에게 대물림되고 있다. 부모가 한센병을 앓는다는 이유만으로 학교 진학은 물론 직장, 결혼 생활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고통의 대물림을 막는 방법은 부모 자식 간의 연을 끊는 것밖에 없었다. 한센인의 현실은 서울신문이 11일 입수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고령화 측면에서 본 한센인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인권위 의뢰를 받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정착촌과 생활시설 등에 거주하는 한센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2007년 ‘한센인특별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한센인들의 삶을 들여다보기 위해 진행됐다. 한센인의 평균 연령은 78.1세로 이 중 절반 이상(54.2%)이 독거노인으로 산다. 10명 중 8명 이상(83.4%)은 자녀가 있었지만 47.5%는 자녀와 따로 살고 연락도 하지 않았다. 따로 사는 일반 노인 비율(7.9%)과 비교하면 현저히 높은 수치다. 특히 정착촌에 사는 한센인 10명 중 6명(64.3%)은 자녀가 있음에도 연락하거나 만나지 않는다고 답했다.많은 한센인은 자녀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으려 관계를 단절했다. 자신들에게 씌워진 차별의 굴레가 대물림되는 경험을 이미 수차례 겪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센병이 유전되지 않는다고 판명된 1990년대 중반 이전까지 국가 주 도하에 자녀들과 격리되거나 강제 낙태 수술 등을 받아야 했다. 한센인 2세들은 ‘아직 감염되지 않았다’는 뜻의 ‘미감아’로 불리며 성장했다. 교육의 기회도 제한적이었다. 일부 학부모들의 거센 반대로 한센인 자녀들은 일반 학생들과 분리돼 교육을 받았다. 한센인 자녀 B씨는 “대학은커녕 고등학교 문턱도 못 간 경우가 태반이라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한센인 자녀들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성장 뒤에도 차별은 이어졌다. 또 다른 자녀 C씨는 “아버지 장례식장에 직장 동료들이 문상을 오면서 내가 한센인 2세라는 게 알려졌다”면서 “이후 동료들이 같이 밥 먹는 것도 피했다”고 털어놨다. 한센인 D씨는 “자녀들이 교육을 제대로 못 받아 일용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결혼도 부모가 한센인이라는 걸 숨기고 해야만 하기 때문에 결혼 생활이 마치 ‘시한폭탄’ 같다”고 말했다. 일부 한센인들은 경제적 이유로도 자식들과의 관계를 끊었다. 자신을 부양할 자녀가 있을 경우 기초생활수급권자에서 탈락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한센인들의 한 달 수입 평균은 63.1만원에 불과했는데, 대부분 월 15만원의 한센인위로지원금과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비를 충당했다. 한센인 E씨는 “(자녀와 왕래하면) 서로에게 피해만 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령 한센인들이 사망하면 정착촌과 한센인에게 자행된 국가폭력은 잊혀질 것”이라면서 “과거를 기억하고 피해자를 책임지기 위한 정부 지원책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내년쯤 한센인과 그 가족에 대한 제도개선 권고 등의 의견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따돌림… 이혼… 한센인 ‘차별 대물림’ 끊으려 자녀와 연 끊었다

    따돌림… 이혼… 한센인 ‘차별 대물림’ 끊으려 자녀와 연 끊었다

    평균 78세… 정착촌 64% 자녀와 단절 자녀들 교육 못 받고 직장서도 기피해 부모 숨기고 결혼했다가 이혼당하기도 “한센인·가족 위한 국가의 제도 개선을” #A씨는 딸 생각만 하면 지금도 가슴이 미어진다. 과외선생 하나 붙여 주지 못했지만 딸은 의대에 진학했고, 병원에서 만난 동료와 연애 결혼했다. 그러나 A씨는 결혼식에 갈 수 없었다. 사돈 집과도 거리를 뒀다. 이유는 따로 있었다. A씨는 한센병 환자다. 평생 손가락질 받으며 살았지만 어려운 환경에서도 잘 자라 준 딸의 인생까지 망칠 수는 없었다. 비밀은 오래가지 못했다. 부모가 한센병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국 딸은 이혼했다.  한센인들에게 찍힌 사회적 낙인은 자녀들에게 대물림되고 있다. 부모가 한센병을 앓는다는 이유만으로 학교 진학은 물론 직장, 결혼 생활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고통의 대물림을 막는 방법은 부모 자식 간의 연을 끊는 것밖에 없었다.  한센인의 현실은 서울신문이 11일 입수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고령화 측면에서 본 한센인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인권위 의뢰를 받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정착촌과 생활시설 등에 거주하는 한센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2007년 ‘한센인특별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한센인들의 삶을 들여다보기 위해 진행됐다. 한센인의 평균 연령은 78.1세로 이 중 절반 이상(54.2%)이 독거노인으로 산다. 10명 중 8명 이상(83.4%)은 자녀가 있었지만 47.5%는 자녀와 따로 살고 연락도 하지 않았다. 따로 사는 일반 노인 비율(7.9%)과 비교하면 현저히 높은 수치다. 특히 정착촌에 사는 한센인 10명 중 6명(64.3%)은 자녀가 있음에도 연락하거나 만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많은 한센인은 자녀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으려 관계를 단절했다. 자신들에게 씌워진 차별의 굴레가 대물림되는 경험을 이미 수차례 겪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센병이 유전되지 않는다고 판명된 1990년대 중반 이전까지 국가 주 도하에 자녀들과 격리되거나 강제 낙태 수술 등을 받아야 했다.  한센인 2세들은 ‘아직 감염되지 않았다’는 뜻의 ‘미감아’로 불리며 성장했다. 교육의 기회도 제한적이었다. 일부 학부모들의 거센 반대로 한센인 자녀들은 일반 학생들과 분리돼 교육을 받았다. 한센인 자녀 B씨는 “대학은커녕 고등학교 문턱도 못 간 경우가 태반이라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한센인 자녀들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성장 뒤에도 차별은 이어졌다. 또 다른 자녀 C씨는 “아버지 장례식장에 직장 동료들이 문상을 오면서 내가 한센인 2세라는 게 알려졌다”면서 “이후 동료들이 같이 밥 먹는 것도 피했다”고 털어놨다. 한센인 D씨는 “자녀들이 교육을 제대로 못 받아 일용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결혼도 부모가 한센인이라는 걸 숨기고 해야만 하기 때문에 결혼 생활이 마치 ‘시한폭탄’ 같다”고 말했다.  일부 한센인들은 경제적 이유로도 자식들과의 관계를 끊었다. 자신을 부양할 자녀가 있을 경우 기초생활수급권자에서 탈락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한센인들의 한 달 수입 평균은 63.1만원에 불과했는데, 대부분 월 15만원의 한센인위로지원금과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비를 충당했다. 한센인 E씨는 “(자녀와 왕래하면) 서로에게 피해만 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령 한센인들이 사망하면 정착촌과 한센인에게 자행된 국가폭력은 잊혀질 것”이라면서 “과거를 기억하고 피해자를 책임지기 위한 정부 지원책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내년쯤 한센인과 그 가족에 대한 제도개선 권고 등의 의견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민식이·하준이법은 국회 문턱 넘었다

    민식이·하준이법은 국회 문턱 넘었다

    마지막 본회의서 비쟁점법안 16건 통과 내년도 예산안 처리 놓고 하루종일 진통국회가 10일 정기국회의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민식이법 등 어린이 교통안전 법안을 의결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의 국회 정상화 합의가 사실상 백지화됐지만, 민생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의식해 비쟁점법안만 우선 처리했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놓고는 여야가 하루 종일 대치했다. 이날 국회가 처리한 16건의 비쟁점법안 중 민식이법과 하준이법은 부주의한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 최하준군의 이름을 각각 딴 법안이다. 민식이법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도로교통법 개정안 등 2건으로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고 스쿨존 내 사망사고 가해자를 가중처벌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주차장법 개정안인 하준이법은 경사진 주차장에 미끄럼 방지를 위한 고임목 등을 설치하도록 했다. 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청해부대(레바논)와 아크부대(남수단) 등의 파병 연장안과 국제협약 비준 동의안 등 12건도 의결됐다. 이달 안에 파병 연장안이 의결되지 않으면 내년 한국군 4개 부대가 철수해야 했지만, 가까스로 통과시켜 최악의 상황을 막았다. 이 밖에 양정숙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선출안도 상정돼 의결됐다. 한국당은 당초 이 안건에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신청했지만, 문희상 국회의장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한국당 이만희 의원과 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각각 의사진행 발언을 하던 중 여야 간 고성이 오가자, 문 의장은 “참으라. 역지사지하라”며 “진실을 넷은 안다. 당사자 즉 여야 대표들과 하늘과 땅이다. 지금은 아닌 것 같아도 진실은 언젠가는 드러난다”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우리 사회 만연한 탈북 여성 차별, 부끄럽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그제 “탈북 여성들의 상당수가 어렵게 얻은 직장에서 임금 차별과 일상적인 성희롱, 괴롭힘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5월부터 넉 달여 동안 직장에서 일하는 탈북 여성 100명을 설문 조사하고 35명은 심층 면담한 결과이다. 이에 따르면 탈북 여성들은 사투리 등으로 인해 구직 단계부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어렵게 취업했더라도 임금격차 등 각종 차별에 시달리고 있었다. 실제 월평균 임금은 189만 9000원으로 일반 평균 임금 255만 8000원의 74.2% 수준에 그쳤다. 응답자의 37%는 직장에서 모멸감이나 성희롱, 괴롭힘 등을 경험했지만 대부분(41%)은 혼자서 참고 지낸다고 답했다. 현재 탈북 여성은 2만 3500여명으로 전체 탈북 이주민 3만 2700여명의 72%인 점을 감안하면, 탈북 이주민 대부분이 우리 사회의 차별적 대우를 경험했거나 차별 속에서 살고 있다고 봐야 한다. 탈북 여성의 고용률이 56.6%로 우리나라 여성의 51.3%보다 높은 것은 자녀와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경제적 사정 때문이다. ㈔북한인권정보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이탈주민의 30.7%가 빚을 지고 있고 76%가 월세로 살고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우울감과 절망감을 느낀 비율은 25.6%로 취업자가 실업자보다 높다고 하니 탈북 여성들이 겪는 이중, 삼중의 고통을 짐작할 수 있다. 중국 동포보다 탈북인들이 더 차별받고, 탈북 여성은 보이지 않는 차별을 더 받는 게 현실이다. 경제력이나 피부색깔, 출신국가, 성별 등을 이유로 차별한다는 것은 낯부끄러운 일이다. 더구나 탈북 여성은 자유를 찾아 어려운 과정을 거쳐 한국을 찾아온 사람들 아닌가. 제도적인 차별이나 혐오뿐만 아니라 눈에 드러나지 않는 각종 차별의식을 없애는 데 우리 사회가 좀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 그래야 결혼이주민으로 한국서 사는 다문화가족에게도 더 따듯한 사회가 될 것이다.
  • “못 먹어서 엉덩이가 너무 없어”… 탈북여성들 차별에 운다

    “못 먹어서 엉덩이가 너무 없어”… 탈북여성들 차별에 운다

    평균 월급 189만 9000원… 전체 74% 수준 “이력서에 北 출신 숨겼더니 연락 오더라” “말투 고치려 스피치 학원도” 구직 어려움 북한이탈주민지원법에 ‘보호’ 명시해야“일본식 횟집에서 일할 때였어요. 남자 손님들이 술잔에 돈을 감아 주면서 마시라고, 그게 예의라고 하더라고요. 어떤 남자 손님이 술을 달라기에 ‘뭘로 드릴까요’ 물었더니 ‘입술을 달라’는 거예요. 러브샷 강요도 많았어요. 제가 북한에서 왔다고 쉽게 대한 거 같아요.”(탈북 여성 A씨) 북한을 떠나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 가운데 75%는 여성이다. 8일 국가인권위원회의 ‘북한이탈여성 일터 내 차별 및 괴롭힘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상당수가 어렵게 얻은 직장에서 임금 차별과 일상적인 성희롱, 괴롭힘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출신·사투리 숨겨야 겨우 취직할 수 있어 요구르트 관리소 등을 거쳐 약품도매업에 종사하는 탈북 여성 B씨는 정착 초기 북한 출신임을 숨기고 일을 구했다. 그는 “이력서에 고향을 이북으로 적어 넣으면 일자리를 주지 않는다”며 “출신지를 숨기면 50%는 연락이 온다”고 말했다. 북한 사투리도 구직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C씨는 “식당 구인광고를 보고 찾아갔더니 ‘말투가 너무 억세서 손님들한테 거부감을 준다’, ‘영업에 방해가 된다’며 거절하더라”고 말했다. 탈북 여성과 비슷한 말투를 쓰는 중국동포(조선족) 여성들은 국내 체류 기간이 길고 적응이 빠르다는 이유로 식당업계에서 더 선호된다고 탈북 여성들은 입을 모았다. 이 때문에 중국에 오래 거주한 일부 탈북 여성은 중국동포로 위장 취업하기도 한다. D씨는 “말투를 고치려고 스피치 학원도 다녀봤는데 나이 먹어 바꾸려니 쉽지가 않다”고 털어놨다. ●똑같이 일해도 월급은 일반인보다 더 적어 어렵사리 취직을 해도 탈북 여성들은 임금 차별 앞에 절망했다. 2010년 탈북한 뒤 직업교육을 통해 세무회계 2급, 기업회계 1급 자격증을 딴 E씨의 첫 월급은 105만원이었다. 보험료 떼면 고작 90만원이었다. 탈북민을 고용한 기업에 국가가 급여의 50%를 지원해 주는 제도에도 일반 직원 초봉(150만원)의 3분의2 정도에 그쳤다. 탈북 여성의 고용률은 56.6%로 일반 여성(51.3%)보다 높다. 그만큼 생계가 절박하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임금 사정은 열악하다. 2018년 탈북민 정착실태조사에 따르면 탈북민의 월평균 임금은 189만 9000원으로, 일반 국민 임금(255만 8000원)의 74.2% 수준이다. ●동료·상사로부터 성희롱 고통까지 탈북 여성들은 성희롱도 감내하고 있었다. 30대 여성 F씨는 “35살 때 스크린골프장에서 일했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퇴근 후 밥을 사준다면서 ‘애인해 달라’고 요구해 취직한 지 보름 만에 관둬야 했다”고 털어놨다. 사무직으로 취업한 G씨는 “몸매가 날씬하네. 북한에서 먹지 못해서 살이 안 찐 건가”라는 상사의 성희롱에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H씨도 “햐, 몸매 봐라, 어쩜 이렇게 예쁘냐. 그런데 엉덩이가 너무 없다. 살 좀 쪄야 한다”는 남자 상사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드라이브를 시켜 준다는 동료 남성이 ‘피곤하니 쉬어 가자’며 모텔이나 호텔로 이끌어도 그것을 성범죄로 인식하지 못하는 탈북 여성도 있었다. 보고서는 “제도적인 차별이나 혐오보다 눈에 드러나지 않는 차별의식이 더 문제”라며 “북한이탈주민지원법에 북한 이탈 여성 보호를 명시하도록 하는 권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못 먹어서 엉덩이가 너무 없네’…탈북여성 차별실태

    ‘못 먹어서 엉덩이가 너무 없네’…탈북여성 차별실태

    “일본식 횟집에서 일할 때였어요. 남자 손님들이 술잔에 돈을 감아 주면서 마시라고, 그게 예의라고 하더라고요. 어떤 손님이 술을 달라기에 ‘뭘로 드릴까요’ 물었더니 ‘입술을 달라’는 거예요. 러브샷 강요도 많았어요. 제가 북한에서 왔다고 쉽게 대한 거 같아요”(탈북여성 A씨) 북한을 떠나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 가운데 75%는 여성이다. 이들의 상당수가 어렵게 얻은 직장에서 임금 차별과 일상적인 성희롱, 괴롭힘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8일 국가인권위원회의 ‘북한이탈여성 일터 내 차별 및 괴롭힘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여성들은 일반 여성보다 경제활동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으나 겉으로 드러나는 차별 외에도 보이지 않는 직장 괴롭힘을 호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출신·사투리 숨겨야 겨우 구직 요구르트 관리소 등을 거쳐 약품도매업에 종사하는 탈북여성 B씨는 정착 초기 북한 출신임을 숨기고 일을 구했다. 그는 “이력서에 고향을 이북으로 적어 넣으면 일자리를 주지 않는다”며 “출신지를 숨기면 50%는 연락이 온다”고 말했다.이북사투리도 구직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C씨는 “식당 구인광고를 보고 찾아갔더니 말투가 너무 억세서 손님들한테 거부감을 준다, 영업에 방해가 된다며 거절하더라”고 말했다. 탈북여성과 비슷한 말투를 쓰는 중국동포(조선족) 여성들은 국내 체류기간이 길고 적응이 빠르다는 이유로 식당업계에서 더 선호된다고 탈북 여성들은 입을 모았다. 이 때문에 중국에 오래 거주한 탈북여성들은 중국어와 생활상식 등을 활용해 중국동포로 위장 취업하기도 한다. D씨는 “말투를 고치려고 스피치 학원도 다녀봤는데 나이 먹어 바꾸려니 쉽지가 않다”고 털어놨다. ●똑같이 일해도 월급은 일반인 75% 수준 어렵사리 취직을 해도 탈북 여성들은 임금 차별에 절망했다. 2010년 탈북한 뒤 직업교육을 통해 세무회계 2급, 기업회계 1급 자격증을 딴 E씨의 첫 월급은 105만원이었다. 보험료 떼면 고작 90만원이었다. 탈북민을 고용한 기업에 국가가 급여의 50%를 지원해주는 제도에도 다른 직원 초봉(150만원)의 3분의2 정도에 그쳤다.속옷공장에서 자리를 잡은 F씨는 하루 11시간씩 주 6일 근무했지만 40만원의 월급밖에 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탈북 여성의 고용률은 56.6%로 일반 여성(51.3%)보다 높지만 임금 사정은 열악하다. 2018년 탈북민 정착실태조사에 따르면 탈북민의 월평균 임금은 189만 9000원으로, 일반국민 임금(255만 8000원)의 74.2% 수준이다. ●성희롱 고통까지 감내하는 여성들 탈북 여성들은 성희롱도 감내하고 있었다. 30대 여성 G씨는 “35살 때 스크린골프장에서 일했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퇴근 후 밥을 사준다면서 ‘애인해달라’고 요구해 취직한 지 보름 만에 관둬야 했다”고 털어놨다. 사무직으로 취업한 H씨는 “몸매가 날씬하네. 북한에서 먹지 못해서 살이 안 찐 건가“라는 상사의 성희롱에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I씨도 “햐, 몸매 봐라, 어쩜 이렇게 예쁘냐. 그런데 엉덩이가 너무 없다. 살 좀 쪄야 한다”는 남자 상사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드라이브를 시켜준다는 동료 남성이 ‘피곤하니 쉬어가자’며 모텔이나 호텔로 이끌어도, 그것을 성범죄로 인식하지 못하는 탈북 여성도 있었다. 보고서는 “제도적인 차별이나 혐오보다 눈에 드러나지 않는 차별의식이 더 문제”라며 “북한이탈주민지원법에 중층적 소수자인 북한이탈여성 보호를 명시하도록 권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서울 강북구, 개그맨 정철규(블랑카)와 함께 하는 ‘쉽고 재미있는 인권강의’ 개최

    서울 강북구, 개그맨 정철규(블랑카)와 함께 하는 ‘쉽고 재미있는 인권강의’ 개최

    서울 강북구가 세계인권선언일을 기념해 오는 13일 구청 4층 대강당에서 ‘쉽고 재미있는 인권강의’를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이날 강좌를 맡은 정철규 강사는 스리랑카 노동자 ‘블랑카’ 역으로 유명한 개그맨이다. 그는 3년간 외국인 근로자와 함께 근무했던 경험을 토대로 개성 있는 이미지를 연출해 인기를 끌었다. 이후에도 꾸준한 봉사활동을 실천하며 다문화 이해 전문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이번 교육 주제는 ‘다문화 사회, 나쁘지 않아요~’다. 지역 주민들의 다문화사회 이해도 제고와 인식 개선을 위해 마련됐다. 강북구 주민이면 누구나 참가 가능하다. 인원은 150명 선착순이며 참가비는 무료다. 강의와 함께 9일부터 13일까지 구청 1층 로비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공모전 포스터 수상작 전시도 진행된다. 구는 지역사회 인권의식 향상을 도모하고자 주민, 지역 내 복지시설 종사자, 직원 대상 교육을 연 2~4회 실시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월 1회로 확대 운영해 지역사회 인권의식 기반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외국 이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이들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남아있다”며 “이번 교육을 통해 주민들이 다문화 가족도 존중받아야 할 우리 지역의 구성원임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허위사실 유포자 반드시 잡겠다”… 성남 어린이집 사건 ‘2차 가해’ 도 넘다

    “허위사실 유포자 반드시 잡겠다”… 성남 어린이집 사건 ‘2차 가해’ 도 넘다

    피해아동이 가해아동에 먼저 접근 등 허위사실 유포 잇따르자 강력대응 시사 “아이랑 슈퍼만 가도 수군… 자꾸 눈물” 어린이집 측에도 민·형사상 고소 준비 아동 간 성폭력 처벌 제도 靑에 청원도“아이랑 슈퍼만 가도 수군거리고 저희를 힐끔거립니다. 집을 벗어나 서너 발자국 걷기만 해도 마주치는 수많은 사람의 시선이 괜히 우리 아이를 손가락질하는 것 같아 자꾸 눈물만 쏟아집니다.”(어린이집 아동 간 성폭력 피해 부모가 지난 3일 한 커뮤니티에 올린 글) 경기 성남시 소재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 피해 가족이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피해 아동이 가해 아동의 손을 먼저 끌었다는 얘기부터 피해자 측이 배상 금액을 터무니없이 높게 요구했다는 등의 억측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피해 아동의 변호사는 사건의 정확한 진상조사를 위해 이르면 6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큰 공분을 일으키면서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20만명 이상 참여했다. 피해 아동의 부모는 지난 3일 온라인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 ‘경고합니다. 저 화났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아동 간 성폭력 사건에서 발생한 2차 가해에 대해 언급하며 허위사실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피해 부모가 말하는 2차 가해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피해 아동이 먼저 가해 아동의 손을 끌고 다녔으므로 100% 피해자가 아니다 ▲피해자 측이 (합의금으로) 3000만~5000만원을 요구하는 등 무리한 배상을 요구했다 ▲담임이 아닌 보조 교사가 돌보는 시간에 사고가 났기에 담임 잘못은 없다 등이다. 피해 아동 부모는 “계속 풀리는 다리에 힘 꽉 주고 강한 척 이겨내는 척 살고 있다”며 “지금부터 약해진 정신을 다잡고, 허위사실 유포자와 루머를 만든 사람을 잡고자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상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내기로 했다. 가해 아동의 처벌 여부를 떠나 재발 방지와 진심 어린 사과를 받기 위해서라도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해율은 뜻을 같이하는 진정인을 온라인에서 모으고 있다. 4일 기준 2400여명이 참여했다. 이에 앞서 피해 아동의 아버지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아동 간 성폭력사고 시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마련해 주시기 바란다’는 글을 올렸는데 이날 기준 21만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는 20만명 이상 동의한 청원에 공식 답변을 해 준다. 피해자 측은 어린이집의 주의 의무 위반 혐의를 검토해 아동복지법 등 관련법을 위반했는지 검토하고 있다. 민사 및 형사상 고소 등 법적인 대응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법인 해율의 임지석 변호사는 “가장 중요한 건 명확한 사실 규명과 가해자 측의 진심 어린 사과라고 판단해 인권위에 진정하기로 했다”며 “보다 구체적 사실이 드러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어린이집 성폭력’ 父 울분에…靑청원 하루만에 ‘20만명’ 호응

    ‘어린이집 성폭력’ 父 울분에…靑청원 하루만에 ‘20만명’ 호응

    경기도 성남시의 국공립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피해 아동의 아버지가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이 하루 만인 3일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전날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가 ‘피해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면서 사건에 국민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피해를 본 5세 여자아이의 아버지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동 간 성폭력 사고 시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자신의 딸이 어린이집과 아파트 단지 내에서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동갑내기 남자아이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봤다면서 가해 아동을 처벌할 수는 없지만, 그 부모를 통해 적극적인 피해 복구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3일 오후 9시 30분 기준으로 20만 6000명의 동의를 받아 청와대 공식 답변 요건을 채웠다.이번 사고는 피해 여아가 지난달 4일 같은 어린이집 남자아이들에게 몹쓸 짓을 당했다고 부모에 알리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부모는 이튿날 경기도해바라기센터에 피해 사실을 신고하고 관련 내용을 맘카페에 올렸다. 부모가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지난 10월 15일 피해 여아가 남자아이 4명과 함께 책장 뒤에서 바지를 추스르며 나오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산부인과 진료에서도 성적 학대 정황이 확인됐다. 이후 가해자로 지목된 아동은 지난달 6일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겼고 피해 아동도 같은 달 19일 다른 어린이집으로 전원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사건의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이날 내사에 착수했다. 다만 여자 어린이에게 성폭력을 한 것으로 지목된 남자 어린이는 만 5세로 형사처벌은 불가능한 상태다. 피해 여아 측 법률 조력을 맡은 법무법인 해율은 변호사 4명이 포함된 7명 규모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민·형사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피해 여아 측은 사실관계의 명확한 규명을 위해 이르면 이번 주 중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도 제출할 계획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인권위 “검찰·경찰 피의자 신문조서 증거 능력 인정 요건 똑같아야”

    인권위 “검찰·경찰 피의자 신문조서 증거 능력 인정 요건 똑같아야”

    경찰 조서는 피고가 부인하면 증거 채택 안돼검찰 조서는 피고가 부인해도 증거 능력 인정검사가 피의자를 신문하면서 작성한 조서와,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신문조서)의 증거 능력 인정 요건이 동일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가인권위원회가 표명했다. 검찰이 만든 조서만 우대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인권위는 수사기관 간 신문조서의 증거 능력 인정 요건 간에 차이가 없도록 현행 형사소송법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국회의장에게 표명했다고 3일 밝혔다. 현행법에 따르면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이 작성한 신문조서는 재판에서 피고인 또는 그의 변호인이 조서에 적힌 진술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 즉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진술 내용을 인정할 때만 증거로 채택할 수 있다. 반면 검사가 작성한 신문조서는 피고인이 조서상의 진술 내용을 부인해도 진술의 임의성을 보장하는 등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진술이 이뤄졌다고 증명되면 증거 능력이 인정된다.인권위는 신문조서와 같은 전문증거(당사자가 직접 법원에서 진술하지 않고 서류 등 다른 형태로 간접 진술하는 형식)는 당사자의 반대 신문권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사법경찰관이 작성한 신문조서에 대해 검사가 작성한 신문조서와 달리 엄격한 증거 능력 인정 요건을 정한 것은 인권 보호를 위한 입법정책적 고려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권위는 “법무부의 주장은 전문증거의 증거 능력은 인권 보호를 위해 엄격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라면서 “모든 수사기관의 신문조서 증거 능력을 엄격히 하는 근거가 될 수는 있어도 검사가 작성한 신문조서에 대한 증거 능력 인정 요건을 완화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인권위는 또 지금과 같이 검사의 신문조서 증거 능력 인정 요건을 완화하면 밀실에서 자백을 이끌어내는 수사를 유도해 인권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고, 다른 나라에서도 유사한 입법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 문제에 대해 대법원도 지난 5월 “검사가 작성한 신문조서 증거 능력 인정 요건을 경찰이 작성한 신문조서와 동일하게 하더라도 실무상 형사재판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한 적이 있다. 현재 국회에는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검찰을 포함한 모든 수사기관의 신문조서 증거 능력 인정 요건을 ‘재판에서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진술 내용을 인정할 때’로 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들이 발의돼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고졸은 2박3일… 대학생은 8시간만… 인권위 “예비군 훈련제도 재검토를”

    고졸은 2박3일… 대학생은 8시간만… 인권위 “예비군 훈련제도 재검토를”

    “국방부 지정 권한은 위임 입법 한계 일탈” 판검사 등 사회지도층 우대 논란이 제기된 예비군 훈련 보류제도를 재정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국방부 장관에게 위임 입법(국회가 아닌 다른 국가기관에 의한 법규 정립)의 한계를 준수하고 병역의무 수행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예비군 훈련 보류제도를 전면적으로 재정립하라는 의견을 냈다고 2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예비군 1∼4년차의 경우 동원 훈련 대상자로 지정되면 군 부대로 입영해 2박 3일간 훈련을 받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같은 예비군 1∼4년차라도 대학생은 훈련 보류대상으로 지정돼 8시간 기본훈련만 받으면 된다. 학생뿐 아니라 국회의원 등도 훈련 보류 대상으로 지정돼 병역의무에 사회지도층을 우대한다는 논란이 있었다. 인권위 조사 결과 2018년 11월 기준 예비군 보류 직종은 학생, 대학 교수 등 56개이며, 전체 예비군(275만명)의 약 24.3%인 67만명이 보류대상이다. 이 중 ‘예비군법’ 등 현행법상 훈련 전부를 면제한 ‘법규 보류’(국회의원, 차관급 이상 공무원 대상)는 11.3%, 국방부 장관의 방침에 따라 동원 및 훈련을 면제한 방침 보류자는 88.7%로 나타났다. 방침 보류자 중 방침 전면 보류자(12.1%)는 우편집배원, 청와대 비서 및 경호원 등이고 방침 일부 보류자(76.6%)는 판사, 검사, 대학 교수 등이다. 인권위는 “구체적 기준 없이 국방부 내부 지침으로 보류 대상을 정하는 것은 위임 입법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면서 “국가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예비군 훈련 보류제도를 재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이동섭, 국회 운영위서 “동성애가 에이즈 원인” 논란

    이동섭, 국회 운영위서 “동성애가 에이즈 원인” 논란

     한 달만에 재개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동성애’를 주제로 막말 논란이 번졌다.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은 “동성애가 에이즈의 원인”이라며 소리쳤고,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개인의 권리”라고 항변했다.운영위는 28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과 법안을 심사했다. 운영위가 소집된 건 지난 1일 청와대 국정감사 도중 불거진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태도 논란’에 따른 파행 이후 약 4주 만이다. 이날 회의에서 바른미래당 이 의원은 최 위원장을 상대로 “동성애 때문에 에이즈 발생한다”라며 “동성애를 조장하고 이런 부분 인권위원회가 대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인권위가 동성애를 조장한다고 할 때마다, 저는 차별하지 말라는 것이지 동성애를 하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한다)”라며 “기본적 (인권) 범주에 들어간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의원은 “소수자 인권 중요하긴 한데 에이즈 환자 1년에 1000명이라면 우리나라 어떻게 되겠나”라고 최 위원장에 물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저는 기본적인 개인적 권리를 인정한다”라며 “그리고 에이즈 문제는 안전한 성관계로 예방할 수 있다”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안전한 성관계로 (예방) 안 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또 “청년·군인 1000명, 군인은 매독 등 성병 발병 1500건이다”라면서 “군인들이 항문성교를 통해 에이즈에 걸린다. 동성애를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최 위원장에게 물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동성애는 우리가 옳다 그르다, 맞다 틀리다 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그것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취향”이라고 일축했다. 최 위원장은 “국가인권위원회법 2조3항에 성적지향 문구를 삭제하는 내용의 개정안 발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이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도 “맞지 않다”라고 답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성적지향과 관련해(제한하는 것은) 유엔의 주요한 문서들에서는 모두 차별로 명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퀴어축제와 관련한 이 의원의 질문에 최 위원장은 “향유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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