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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국방부, 군대 채식급식 허용...고기 대신 두부 선택 가능

    [단독]국방부, 군대 채식급식 허용...고기 대신 두부 선택 가능

    앞으로 군대에서도 채식주의자들이 ‘비건 급식’을 할 수 있게 됐다. 국방부가 올해부터 군대 급식에서 육류 대신 과일이나 두부를, 우유 대신 두유를 선택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만든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단체 공공 급식에 채식 선택권이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중·고교와 교도소, 병원 등 다른 공공 급식 영역에도 채식 선택권이 확대 적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유 대신 두유 등 대체품목 제공 7일 국방부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해 말 채식주의자 등 소수 장병을 위한 급식지원 관련 규정을 신설하고 2020년 급식방침에 처음으로 반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규정에는 채식주의자 장병 등이 식사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 부대 여건을 고려해 밥과 김, 채소, 과일, 두부 등 대체품목을 매끼 제공하고, 우유 대신 두유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지난해 11월 12일 군 복무를 앞둔 채식주의자 정태현씨 등은 군대 내 단체 급식에서 채식 선택권을 보장하라며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들은 “단체 급식이 제공되는 학교·군대·교도소에서 개인이 채식 식단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채식인의 행복추구권과 건강권, 양심의 자유 등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정씨 등이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한 달 식단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육류를 먹지 않는 사람은 28일 중 평균 8.6일은 쌀밥과 식물성 반찬 하나만 먹을 수 있다. 13.6일은 쌀밥만 먹을 수 있고 채식주의자가 먹을 음식이 없는 1.6일은 굶어야 한다. ●채식선택권 인권위 진정 후 국방부 관련 규정 첫 개정 국방부가 급식방침을 개정함에 따라 인권위는 정씨 등이 낸 진정을 기각했다. 인권위는 “진정 이후 조사 과정에서 국방부가 채식주의 장병 지원 규정을 별도로 마련해 피진정기관이 노력한 점이 보인다”며 “인권위의 구제 조치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해 기각한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예산을 산출하고 확보하려는 점 △채식 관련 예산 반영이 어렵다면 장병 급식비를 현금 배정하는 식으로라도 대체 품목을 지급하도록 하고, △소수자의 인권 보장을 위한 교육을 하는 점 등도 진정 기각 사유에 포함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사회 전반적으로 채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입대한 채식주의자 장병에게 원활한 급식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기 없는 ‘군데리아 버거’ 나올까 정씨의 인권위 진정을 도운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장서연 변호사는 “복무 중인 장병들에게도 채식이 가능한 길이 열린 건 환영한다”면서도 “구체적인 식단 구성이나 현장에서 채식 선택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지 등 사후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채식주의자들은 지난 4월 헌법재판소에 공공급식에서 채식 선택권을 보장하라는 내용의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른 대체재가 없는 상황에서 채식주의자를 위한 입법 조치가 없는 건 기본권 침해라는 것이다. 인권위도 2012년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교도소 내 채식 식단을 보장하라고 제기한 진정 사건에 대해 “교도소가 채식주의 신념을 지닌 수감자의 요구에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은 것은 인권침해”라며 법무부 장관에게 합리적 식단 배려 등 적절한 처우를 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코로나 우울증’ 전화로만 상담…“청각장애인들은 어떡하나요”

    ‘코로나 우울증’ 전화로만 상담…“청각장애인들은 어떡하나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가운데 우울증 상담이 전화로만 이뤄져 청각장애인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진정이 제기됐다. 시민단체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등은 7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상담이 전화로만 이루어져 청각장애인들은 비대면 상담을 받을 수 없다”며 정부를 상대로 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대인관계는 물론 소통이 차단되면서 청각장애인들이 우울의 환경에 노출될 가능성은 (비장애인들보다) 더 높다”면서 “그러나 대면상담은커녕 전화상담도 어렵다 보니 하소연할 곳이 없어 속으로만 앓아야 하는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진정을 제기한 한 청각장애인은 “전화를 할 수 없는 농인들도 속 시원히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단체들은 보건복지부와 정신건강복지센터, 중앙자살예방센터 등에 청각장애인들이 전화 외에도 문자나 수어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요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공무원들도 외면하는 공무원 메신저 바로톡

    정부가 공무원 전용 메신저로 개발해 사용을 의무화한 ‘바로톡’이 정작 공무원들한테도 외면당하고 있다.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50개 부처와 17개 시도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가운데 바로톡에 가입한 비율은 47.2%로 절반이 채 안됐다. 각 부처의 바로톡 가입률을 보면 국가인권위원회가 0.8%로 가장 낮았고, 방위산업청 1.4%, 대검찰청 6.7%, 국가정보원 7.1% 등이었다. 지자체 중에서는 서울시가 11.2%로 가장 낮았다. 바로톡 제도를 총괄하는 행정안전부만 100.5%로 이례적으로 높은 가입율을 보였고, 울산(80.9%), 대구(79.4%), 제주(74%), 세종(73.7%) 등이 높은 가입률을 기록했다. 가입률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이용하는 사람이 너무 적다는 점이다. 바로톡 가입만 해놓고 실제 이용은 카카오톡인 공무원이 대부분이다. 공무원들끼리 “카톡으로 자료 보내달라”는 말을 일상용어처럼 사용하는 실정이다. 한 공무원은 “바로톡은 솔직히 불편해서 안쓰게 된다. 메신저라는 게 여러 사람이 쓰는 걸 함께 쓰게 되는 경향이 있지 않느냐”고 털어놨다. 2015년 도입 이후 가입율을 제공하기 위해 전 중앙부처 및 지자체에게 공문서를 34회 발신하는 등 사용을 독려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한 의원은 “바로톡에 매년 4억여원의 예산이 유지보수비용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실제 공무원 가입률이 절반도 되지 못한다”면서 “이용률 또한 현저하게 낮을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 제도를 계속 운영해 나가야 할지 여부에 대해 판단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5년 개발비 1억 6000만원을 들여 도입된 바로톡은 개인정보와 대화내용의 보안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며, 시스템 유지 보수 비용으로 매년 4억 5000만원씩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단독] ‘아우팅’ 협박해 신체사진 받아낸 대학생, 집행유예 왜

    [단독] ‘아우팅’ 협박해 신체사진 받아낸 대학생, 집행유예 왜

    성소수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아우팅’(타인에 의해 성적지향·성별정체성이 강제로 알려지는 일)에 대한 공포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협박해 신체 사진 등을 요구하고 돈을 빼앗으려고 한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양형권 부장판사는 공갈미수와 강요, 협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8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선고했다. A씨와 검사 모두 항소하지 않아 이 1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A씨는 지난해 5월 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의 성소수자 게시판에 접속해 피해자가 올린 글을 보고 피해자에게 연락했다. 그런데 대화 중에 말다툼이 생겨 피해자가 채팅방을 나가자 A씨는 앱 쪽지로 “사람 잘못 건드렸다”, “그쪽 다 까발리면 그만이니까” 등의 말을 전송하며 피해자의 사진과 대화 내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피해자가 다니는 학교 등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이어 A씨는 피해자에게 성관계를 요구하며 신체 사진과 학생증 사진, 계좌 잔고 사진 등을 촬영해 전송하도록 강요했다. 이후 A씨는 피해자가 성관계 요구를 거절하자 80만원을 보내지 않으면 피해자가 전송한 사진들을 유포하겠다며 피해자에게 겁을 줬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협박해 피해자의 신체 사진 등을 전송받고 돈까지 갈취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점에 비춰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학생 신분이고 초범인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 여러 양형조건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만연한 사회에서 성소수자들은 배척에 대한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7년 공개한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 보고서를 보면 성소수자 응답자의 92.2%가 오프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은 성소수자를 ‘환자’, ‘성적으로 문란한 사람’ 등으로 표현하거나 ‘추방’ 등의 단어를 써가며 폭력을 선동하는 표현 등이 주를 이룬다. 이런 환경에서 성소수자들은 자신의 정체성이 알려지면 사회적으로 배제되고 괴롭힘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실정이다. 2015년 11월 공개된 인권위의 ‘성적지향·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성소수자인 직장인 785명 중 아우팅을 당한 직장인은 71명(9.0%)이었다. 그런데 직장에서 아우팅을 당한 적이 없는 응답자의 15.3%가 해고, 권고사직 등으로 비자발적 사직을 경험한 반면 아우팅을 당한 적이 있는 응답자 중 비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두어야 했던 응답자의 비율은 28.1%였다. 또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의 지난 5년(2015년 1월~2020년 5월) 간 상담 및 위기지원 통계에 따르면 가족과의 갈등 및 학대 피해를 호소한 청소년 성소수자 상담 사례 중 197건(34.0%)은 가족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거나(커밍아웃) 자신의 정체성이 원치 않게 알려졌을 때(아우팅) 가족과의 갈등 및 학대를 경험한 사례였다. ‘띵동’의 정민석 대표는 “사회가 달라지고 있다고 하지만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숨길 수밖에 없고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성소수자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삶의 조건들이 여전히 형성돼 있지 않은 것”이라며 “아우팅 협박 문제를 단순히 어떤 개인에게 일어날 수도 있는 가벼운 일로 취급하기보다 죄질이 나쁘고 근절돼야 하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차별금지법이 성소수자에 대한 아우팅 문제를 근본적으로 예방하는 법은 아니지만 어떤 말과 행동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이고 혐오인지 공론화할 수 있는 근거법이 될 수 있다”면서 “차별금지법이 성소수자를 포함한 사회적 약자가 처한 현실을 보여주고, 그런 상황을 이해하고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치마·넥타이 강요 이제 그만”…한국판 ‘구투 운동’

    “치마·넥타이 강요 이제 그만”…한국판 ‘구투 운동’

    짐 옮기고, 서서 일하는데 구두만 가능“과도한 복장 규정은 남녀 모두의 문제”꽉 끼는 치마와 검정 구두에 풀 메이크업. 우리가 백화점, 의류 매장 등 서비스직 직원을 만날 때마다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우리나라의 직장 내 복장 규정은 현재진행형이다. ‘단정함’을 넘어서 헤어스타일과 매니큐어, 귀걸이, 향수까지 규정하는 곳도 여전하다. 업무에 오히려 방해가 되는 복장을 외관을 이유로 유지하기도 한다. 3일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에 따르면 한 대형 백화점 발레 지원 부서 직원 김혜진(가명)씨의 사연을 바탕으로 직장 내 복장 규정 완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김씨는 발레 주차장에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그들의 짐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고, 손님들의 짐을 빠르게 받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했지만 김씨에게 허락된 복장은 치마와 검은 구두가 전부였다. 반면 맡은 업무가 크게 다르지 않은 남성 직원에게는 넉넉한 바지와 운동화가 허락됐다. 김씨는 회사에 여성 직원에게도 바지와 운동화를 허락해달라고 요구했다. 다행히 바지는 선택이 가능하도록 복장 규정이 바뀌었지만, 운동화는 단칼에 거절당했다. 회사는 김씨에게 “다른 직원들은 가만있는데 유독 너는 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느냐”고 핀잔을 줬다. 좌절을 맛본 김씨는 결국 회사를 나왔다. 법조계에서는 김씨의 회사를 대상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 종일 서서 일하고, 무거운 짐을 나르는 발레 여직원에게 구두를 강요하는 것은 헌법과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위반한다고 판단해서다. 구체적으로는 헌법 제10조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일반적인 행동의 자유권’을 침해하고,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제가목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이번 움직임은 한국판 ‘구투(KuToo) 운동’으로 평가된다. 구투 운동은 지난해 일본에서 ‘하이힐을 신지 않을 권리’를 요구하며 일어난 운동으로 일본어로 구두와 고통을 뜻하는 ‘구츠’와 ‘미투(#MeToo)’를 합친 단어다. 구투 운동은 일본의 배우 겸 작가인 이시카와 유미씨가 하이힐을 강요받았던 경험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후 여성 복장 규정을 개선해달라는 청원에 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하면서 움직임이 거세졌다.직장 내 복장 논란은 비단 서비스직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8월 빨간 원피스를 입고 출근해 논란에 오른 정의당 류호정 의원, 2018년 여성 아나운서 최초로 안경을 끼고 뉴스 진행에 나선 MBC 임현주 아나운서 등 그동안 업무에 문제 되지 않는 옷차림이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한국판 구투 운동이 획일화된 복장 규정이 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김씨를 대리해 인권위 진정을 준비하고 있는 박지영 변호사는 “인권위 시정권고가 법적 구속력이 없더라도 이미지를 중시하는 기업 특성상 복장 문화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항공업계의 경우 지난 2013년 아시아나항공 여성 승무원의 복장에 대해 인권위 시정권고가 내려진 이후 복장 문화에 변화가 생겼다. 그 해 아시아나항공은 바지 유니폼을 도입했고, 꽉 끼는 청바지 유니폼을 규정했던 진에어는 지난해 신축성 있는 청바지와 치마 유니폼을 함께 허용했다. 구투 운동이 필요한 직원들은 여성뿐만이 아니다. 남성에게는 넥타이와 구두 등이 강제되고, 반바지는 금지되곤 한다. 화난사람들에 따르면 한 의류 매장에서는 남성 직원의 머리 길이와 수염 디자인을 규정하고, 귀걸이 등을 금지하고 있다. 획일화된 복장 규정 문제가 성별을 넘어서 남녀 모두의 인권 문제인 이유다. 박 변호사는 “과도한 복장 규정은 남성에게도 마찬가지”라면서 “한국판 구투 운동은 소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문화를 만드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망치 들고… 낙태죄 폐지 시위

    망치 들고… 낙태죄 폐지 시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국가인권위원회 청사 앞에서 검은 마스크를 쓴 페미니스트 단체 회원들이 28일(현지시간)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 중지를 위한 국제 행동의 날’을 맞아 여성 폭력과 살인 피해자들에 대한 정의 실현을 요구하며 경찰에 맞서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멕시코시티 로이터 연합뉴스
  • UN “변희수 강제 전역은 인권법 위반”...차별금지법 재조명

    UN “변희수 강제 전역은 인권법 위반”...차별금지법 재조명

    인권위, 2006년부터 차별금지법 제정 권고 21대 국회서 장혜영 의원이 ‘포괄적’ 발의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군에서 강제 전역을 당한 변희수 전 하사와 관련해 유엔(UN)이 우리 정부에 “성 정체성에 기초한 차별을 금지하는 국제인권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국내 차별금지법 제정 움직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UN인권이사회 등 국제사회는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해 왔으나, 정치권은 기독교 단체 등의 반대를 의식해 이를 외면하고 있다.차별금지법은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처음 정부에 제정을 권고했다. 이후 17·18·19대 국회에서 법안이 발의됐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폐기됐다. 21대 국회에서는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지난 6월 제정안을 발의했으며, 인권위는 ‘평등법’(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 시안을 내고 입법 준비에 들어갔다. 기존에도 장애인차별금지법, 연령차별금지법, 양성평등기본법 등에서 차별 금지를 명시하고 있지만, 현행법은 특정 분야와 대상에 한정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지고 사회 전반에 평등 원칙을 구현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 때문에 성별·장애·병력·나이·인종 등 모든 영역을 포괄해 차별을 금지하도록 한 장 의원의 법안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으로 불린다.포괄적 차별금지법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을 언급한 부분이다. 성적 지향과 정체성은 UN이 2011년 이로 인한 인권 침해 문제에 초점을 둔 결의안을 채택한 뒤 여러 국제인권기구에서 이를 보호해야 할 차별 사유로 인정하고 있다. 최영애 인권위원장도 “성적 지향 언급을 뺀 차별금지법 제정은 있을 수 없다”며 “성적 지향은 인권위법에도 들어있고 차별의 대표적인 항목이기 때문에 이를 빼고는 해외에서도 인정받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에선 이를 두고 동성애를 합법화하고 조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기독교계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가운데 이 법이 없는 곳은 우리나라와 일본 뿐이다. 기독교 단체의 입김이 워낙 강한 탓에 정치권에서는 법안의 취지에 일부 공감하면서도 논의 자체를 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추미애 “차별금지법은 현 시점에서 있어야 하는 법안”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는 처음으로 장 의원이 발의한 차별금지법이 올라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야당 의원 질문에 “다수 국가들이 이런 법을 갖고 있다”며 “차별금지법은 추세적으로 또 현재 시점에서 있을 수 있는, 또 있어야 하는 법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이를 두고 추 장관이 찬성한 것이냐는 이야기가 나오자 여당에서는 서둘러 진화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저희 의원실에도 몇몇 조항을 가지고 굉장히 전화가 걸려 온다”면서 “그 예민한 조항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는 취지가 아닌 걸로 아는데, 장관님께서 뒷 부분은 말씀을 안하시는 것 같다”면서 재차 설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부에서도 수차례 입법을 권고한 만큼 민주당에서도 법안에 공감대를 가진 의원들이 있긴 하지만, 이를 드러내는 데는 극도로 조심스러워 한다. 변호사 출신의 한 민주당 의원은 “법률적으로 문제되는 건 아무 것도 없지만, 기독교 단체의 반대가 워낙 강해 개별 의원이 이름을 올리기도, 당 차원에서 나서기도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박원순 前비서실장들 “최영애 인권위원장,편견·예단…공개 사과하라”

    박원순 前비서실장들 “최영애 인권위원장,편견·예단…공개 사과하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서실장이었던 김주명·오성규 씨가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을 상대로 “인권위 조사의 객관성과 중립성을 보장하고 공개사과하라”고 반발했다. 김·오 전 비서실장은 이날 이같은 입장문에서 최 위원장이 최근 한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와 관련, “인권위 조사가 편견과 예단을 갖고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며 “매우 충격적”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그동안 고 박원순 시장 강제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한 국가인권위의 조사에 성실히 응해왔다”며 “이는 사실과 다른 피해자 측의 일방적 주장이 사실인 양 받아들여지는 현실에서 국가기관이 엄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경찰조사가 진행 중이고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지 않았는데도 박 시장의 강제추행을 기정사실화했다”며 “경찰과 인권위의 참고인 조사에 응했던 참고인이나 피의자가 한결같이 성적 호소를 들은 바 없다고 진술하고 있음에도 ‘피해자한테 네가 이해하라는 식으로 묵살’했다고 단정짓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최영애 위원장은 인권위 조사에 응한 사람들이 마치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일방적으로 단정하고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며 “조사가 엄정하고 중립적으로 진행되도록 해야 할 임무를 방기한 채 자신의 편견과 예단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또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 것은 물론 국가인권위의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며 “국가기관이 개인의 편견을 바탕으로 피조사인들의 인권을 묵살하고 또 다른 편견과 권위를 세우려는 매우 위험천만한 행위”라고도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윤준병 “진실규명을 위해 박원순 피해자가 직접 답해야”

    윤준병 “진실규명을 위해 박원순 피해자가 직접 답해야”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28일 고 박원순 전 시장의 피해자가 진실규명을 위해 이제 직접 답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박 전 시장의 피해자를 대리하고 있는 김재련 변호사가 북한에 의한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생명 존중을 강조한 입장을 밝혔다고 전제했다. 김 변호사는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이혼하고 사채 쓴 사람은 총 맞아 죽어도 되나요” “죽은 이의 사생활에 대한 기사들이 너무 불편하고 또 불편합니다” 등의 의견을 밝혔는데 이에 대해 윤 의원은 동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의원은 “진영논리에 의한 이중 잣대는 동의할 수 없다”며 “박원순 전 시장 사건과 관련 김 변호사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서 박 시장 비서진을 포함해 여러분께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진실규명을 위해서는 이제 피해자가 직접 답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진실규명에 앞장서 달라고 촉구했다. 윤 의원은 고 박 시장과 함께 2018~2019년 서울시 행정1부시장으로 일했다. 김 변호사는 북한이 공무원 총살 이후 내놓은 사과문에 대해 “살인범에게 요구되는 것은 사과가 아니라 책임”이라며 “책임이 전제되지 않은 사과는 아무짝에도 써먹을 데가 없다”고 일갈했다. 또 북한의 사과에 대해 ‘희소식’이라고 표현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잔인한 언어농단”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박 시장 피해자가 직접 나서는 것은 안전 때문에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는 내가 공격받는 이유가 ‘본인이 세상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변호사님이 욕받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얼굴을 드러내고, 세상 사람들에게 ‘그게 아니다’라고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면서 그러나 “피해자의 안전이 지켜지지 않은 상황을 앞에서 많이 봐왔기 때문에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시장의 성추행 증거에 대해서는 “모든 증거는 수사기관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며 “그런 사실조차 부인하고 왜곡한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는 핸드폰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해체하고 분해하면서, 당시 누구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증명했고, ‘너무 끔찍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자신이 말한 내용이 사실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피해자는 힘겨운 과정을 거친다”며 “피해자로부터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듣지 않았던 사람들이 피해사실을 부정하는 이야기들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며 서울시 관계자들이 박 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 반성적으로 고려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속보] 유엔 “변희수 하사 강제전역, 국제인권법 위반”

    [속보] 유엔 “변희수 하사 강제전역, 국제인권법 위반”

    성전환 수술을 받은 후 전역 처분된 변희수 전 하사에 대해 유엔(UN)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한국 정부에 국제인권법이 보장하는 성 정체성 차별 금지를 침해한 행동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군인권센터가 유엔에 진정을 넣은 것에 대해 유엔 측은 한국 정부에 서신을 보내 “변씨의 남성 성기 제거를 ‘장애’로 간주하는 육군 본부의 결정은 성별의 다양성을 병리학으로 보는 것으로 국제법과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에 △육군본부가 변씨를 전역시킨 이유를 설명하고 △육군이 국가인권위원회(NHRCK)의 권고를 따르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며 △남성 성기 제거를 ‘정신적 또는 신체적 장애’로 분류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등을 60일 이내에 제공하라고 밝혔다. 경기 북부 한 부대에 복무했던 변씨는 휴가 때 해외에서 성전환수술을 받고 복귀했다. 육군은 올해 1월 변씨의 신체 변화에 대한 의무조사를 실시해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려 강제 전역 처분을 내렸다. 변씨는 지난 2월 육군본부에 재심사를 요청하며 인사소청을 제기했지만 지난 7월 기각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해임 위기’ 구본환 인천공항 사장 “국토부, 불법 침입 가택수색”

    ‘해임 위기’ 구본환 인천공항 사장 “국토부, 불법 침입 가택수색”

    국토교통부 감사 결과 부적절한 처신이 드러나 해임 위기에 놓인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감사 자체가 부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국토부 감사관실이 자신의 동의 없이 사택에 침입해 가택을 수색했다며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국토부는 구 사장에 대한 해임을 절차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구 사장은 지난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소속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일각에서 지적하듯이 토사구팽이라면 어느 누가 몸을 던져 일을 하겠는가”라며 해임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구 사장은 25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같은 주장을 펼쳤다.대통령 재가 떨어지면 최종 해임 공운위는 논의 끝에 구 사장 해임 건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구 사장의 해임 건의안을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대통령 재가가 떨어지면 해임이 최종 결정된다. 구 사장은 지난해 10월 2일 국정감사에서 태풍 대비를 이유로 국감장을 떠났으나 자택 근처인 경기 안양 인덕원의 고깃집에서 법인카드를 쓴 사실 등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국토부는 최근 감사에서 구 사장이 국감 당시 일정을 국회에 허위로 보고하는 등 비위 사실이 확인됐다며 지난 7일 공운위에 해임 건의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구 사장은 공운위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당시 인천공항이 태풍 영향권을 벗어난 상황이어서 위기 대응 매뉴얼 등 규정을 위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국토부 감사관, 사택 냉장식품 유통기한까지 확인” 법인카드 사용에 대해서는 “지인과 저녁식사를 하던 도중 비서실장으로부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기관장) 소재 파악 움직임이 있으니 영종도 사택에서 대기하는 것이 좋겠다는 건의를 받고 지인의 양해를 구해 이동했다“며 “지인에게 복귀 여부가 불확실하니 법인카드로 음식값을 내도록 부탁했다”고 해명했다. 법인카드 사용은 검토 결과 법률적, 회계적으로 문제가 없었지만 오해를 불식하려 법인카드 결제를 이틀 뒤 취소하고 현금으로 지불했다는 게 구 사장의 설명이다. 구 사장은 국토부가 감사과정에서 불법적인 가택 수색까지 벌였다고 주장했다. 구 사장은 “국토부 감사관실은 지난 6월 25일 사택관리인을 앞세워 아파트 비밀번호를 알아내고 동의 없이 들어간 후에 거실, 냉장고 등을 확인했다”면서 “특히 냉장고를 열어서 내부와 내용물의 유통기한 등을 일일이 확인하고 아파트 공동현관과 사택 내부 현관을 사진촬영했다”고 말했다.구 사장은 “인권과 정의, 공정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에 정면 역행하는 반정부적, 반사회적, 반인권적 범죄행위”라며 “적정한 시기에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고소를 검토하고 국가인권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 국회에 재발방지와 제도 개선을 위한 청원 제기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부처가 임기가 보장된 공공기관장의 해임을 추진하는 것이 매우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 구 사장의 해임을 두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해 이른바 ‘인국공 사태’를 초래한 책임을 구 사장에게 떠넘기고 ‘꼬리 자르기’ 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단독] 약자에게 떠넘기는 코로나 시대의 혐오

    [단독] 약자에게 떠넘기는 코로나 시대의 혐오

    인권위, 온라인 혐오표현 분석 결과중국→신천지→성소수자 대상 변화출신·성별 비하, 국적·종교보다 민감“혐오 지적보다 프레임 전환 효과적”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감염을 두려워하는 공포가 소수자를 겨냥한 혐오로 발산되는 경향이 수치로 확인됐다. 집단감염의 양상에 따라 중국인, 신천지, 성소수자 등 특정 집단을 원인 제공자로 낙인찍고 혐오 표현을 쏟아 내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사회 갈등을 부추기는 혐오가 확산되지 않도록 무차별적인 온라인 혐오 발언을 규제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인사이트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5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블로그, 카페, 커뮤니티 글을 분석한 결과 혐오에도 ‘유행’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혐오 표현은 대상만 바꿔 가며 계속 특정 집단을 비하하고 공격하는 양상을 보였다. 기간별로 살펴보면 국내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1월 4주차에는 중국인에 대한 언급량이 7만 8842건이었는데 1월 5주차에는 26만 5130건으로 한 주 만에 3.4배로 증가했다. 언급량이 늘수록 부정적인 언급 비중 역시 늘었다. 1월 초 중국인에 대한 부정적 언급은 30% 정도였으나 5주차에는 언급량의 82.8%가 부정적인 표현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를 ‘우한폐렴’으로 규정하고, ‘짱깨(중국인 비하 발언) 입국 금지’를 주장하는 식이다.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집단 확진자가 나온 뒤인 2월 말에는 신천지와 대구 지역에 대한 부정 언급량이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신천지에 대한 부정 언급량이 주간 400건 안팎이었지만 ‘이단’, ‘사이비’처럼 종교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2월 4주차에는 부정 언급량이 1만 3000여건으로 치솟았다. 2월 초까지만 해도 대구 언급량은 주간 평균 20만건 내외로, 부정적 언급의 비중이 20%대였지만 2월 4주차에는 언급량이 70만건으로 치솟았고 ‘대구폐렴’ 등 부정어 언급 비율도 60%가 넘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내 집단감염이 발생한 5월 초에는 성소수자 혐오 표현이 급증했다. 언급량이 4월 5주차 1만 7805건에서 5월 2주차에 3만 8198건으로 늘었는데 이 중 부정적 언급이 1만 7073건(88.7%)에 달했다. 장애인과 여성에 대한 혐오는 특정 시기에 집중되지 않았고 일상적으로 일어났다. 특히 장애인에 대한 혐오 표현은 1~5월 전체 혐오 표현 863만 2217건 가운데 69%인 594만 4004건을 차지했는데 ‘병신’, ‘또라이’ 등 일상생활에서 욕설로 쓰이는 경우가 많았다. 여성혐오 역시 코로나19 양상과는 큰 연관성이 없었지만 ‘김여사’, ‘××년’ 등 비하 발언이 온라인에서 자주 쓰여 언급량이 24만 4968건에 달했다. 연구소는 “세계적인 감염병이라는 재난 상황에서 그 책임을 사회적 약자에게 떠넘기고, 비난할 대상을 만들어 공격하는 흐름이 확인됐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와 언론의 노력, 시민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를 향한 혐오 표현이 ‘힘내라 대구경북 캠페인’, ‘덕분에 캠페인’으로 전환되며 혐오 흐름이 약화했다”며 “단순히 잘못된 표현이라고 하기보다 새로 프레임을 전환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제언했다. 인권위는 “온라인 혐오를 근절하기 위해 여러 주체가 노력하고 있지만 혐오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다”며 “전문가와 시민 간 인식의 차이를 줄이고 어떻게 규제할 건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사설] 박원순 수사 소걸음이니 ‘2차 가해’ 성행하는 것 아닌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A씨에 대한 ‘2차 가해’가 날로 극심하다.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은 눈과 귀를 의심케 한다. 누가 봐도 악의적 편집 영상이다. 올해 3월 박 전 시장 생일날 촬영했다는 동영상에는 박 전 시장과 A씨라고 지목된 여성이 케이크 칼을 쥔 모습이 나온다. 박 전 시장 손을 감싸쥔 여성의 손을 부분적으로 확대한 장면에는 “굳이 손을 감싸쥐어야 하느냐”는 자막이 달렸다. 이어 여성의 손이 박 전 시장 어깨와 팔에 닿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 주면서 “누가 누구를 성추행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박 전 시장이 오히려 성추행 피해자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약 40만명이 이 영상을 시청했고, 영상에 달린 2900여개의 댓글 대부분은 A씨를 공격하는 내용이다. 앞서 MBC는 신입기자 논술 시험에서 ‘박 전 시장 성추행 고소인은 피해자인가 피해호소인인가’라는 주제를 제시해 2차 가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A씨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를 겨냥한 가짜뉴스와 풍자 전시회를 빙자한 조롱 등 2차 가해의 방법과 수위는 점점 더 교묘해지고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김 변호사가 “지금 상황은 마치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피해를 입어도 조용히 지내라는 협박과 같다”고 토로할 정도다. 지난 7월 초 박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과 동시에 그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돼 온 나라가 충격에 휩싸였으나 두 달이 훨씬 넘은 지금까지 드러난 실체적 진실은 아무것도 없다. 경찰의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서울시 측의 방조 의혹 수사’는 소걸음처럼 느리고,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는 연말이나 돼야 결과물을 내놓을 계획이라는데, 온전하게 살피지 않은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을까 우려된다. 피고소인의 부재와 전현직 서울시 관계자들의 전면 부인 진술, 박 전 시장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 중단 등 경찰 수사의 난관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와 조사가 지연되면서 A씨가 겪는 정신적 고통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2차 가해가 성행하는 한 한국 사회가 성숙한 성인지 감수성을 지녔다고 할 수는 없다.
  • “코로나 성금 적다” 대대장 한마디에 추가 모금…“인권침해”

    “코로나 성금 적다” 대대장 한마디에 추가 모금…“인권침해”

    인권위 “우월적 지위 이용해 강제한 것” 장병들이 모금한 코로나19 성금에 대해 대대장이 액수가 적다며 재차 모금을 하게 만든 것은 인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21일 인권위에 따르면 육군 모 사단 소속 A 대대장은 지난 3월 장병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코로나19 성금 액수가 적다는 취지로 B 중대장에게 얘기했다. A 대대장과 B 중대장 간 모금액 보고는 오전 8시부터 텔레그램방에서 2∼3시간 동안 이뤄졌다. A 대대장 지시에 따라 1차 모금액 15만원은 3차에선 93만 3000원으로 불어났다. A 대대장은 B 중대장에게 “고생하는 만큼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번이 좋은 기회이니 잘 얘기해봐라”라는 식으로 추가 모금 지시를 에둘러 표현했다. 사단에서 근무하는 장병은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고 인권위는 이러한 진정을 받아들였다. 인권위는 A 대대장의 지시에 대해 “자율적인 성금 모금을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강제한 것”이라며 “헌법 10조에서 유래하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다만 A 대대장이 사건과 관련해 이미 서면 경고를 받은 정황을 참작해 인사상 조치는 권고에서 제외한다”며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것을 사단장에게 권고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중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 교사 해임은 정당

    중학생에게 성기 관련 언급 등을 한 교사가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하더라도 해임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행정1부는 중학교 교사 A씨가 광주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해임 처분 취소 소송에서 청구를 기각했다고 20일 밝혔다. 광주시교육청은 A씨가 지난해 봄 자신이 근무하는 광주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을 성희롱해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해임 징계를 했다. A씨는 학생들에게 뽀뽀하거나 남학생에게 성기 크기를 운운하며 “성기 세우지 말고 (수학) 식을 세우라”고 발언했다. A씨는 피해 학생들이 불쾌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부 학생들이 면담일지에 “A씨가 욕설을 하고, ‘옆에 있는 애가 치마를 입어서 흥분했냐?’라는 등의 말을 했다”고 썼으나 그런 사실이 없다고 모두 부인했다. 검찰은 교사로서 A씨의 행위가 부적절하지만 면담지를 작성한 학생들이 피해 진술을 하지 않아 기록만으로는 아동학대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형사처벌 여부와 관계없이 A씨 발언이 성 평등 기본법과 국가인권위원회법 등에서 정하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성적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발언의 내용과 정도, 장소, 학생들의 반응을 볼 때 일반적인 중학생들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행위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의 비위로 인해 다수 학생이 정신 건강과 발달에 해를 끼칠 위험이 발생했다”며 “형사처벌 여부와 무관하게 교육공무원이 정서적·성적 학대행위를 해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중학생에 수학 공식 세우라며 성기 크기 운운한 교사

    중학생에 수학 공식 세우라며 성기 크기 운운한 교사

    중학생에게 성기 관련 언급을 한 교사가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하더라도 해임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행정1부(부장 염기창)는 중학교 교사 A씨가 광주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해임 처분 취소 소송에서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20일 밝혔다. 광주시교육청은 A씨가 지난해 봄 자신이 근무하는 광주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을 성희롱해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해임 징계를 했다. A씨는 교내에서 학생들에게 뽀뽀하거나 남학생에게 성기 크기를 운운하며 “성기 세우지 말고 (수학) 식을 세우라”고 발언했다. A씨는 피해 학생들이 불쾌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부 학생은 A씨가 “X년, XX새끼”라고 욕설하고 “옆에 있는 애가 치마를 입어서 흥분했냐?”, “네가 그렇게 입고 와서 짝꿍이 공부를 못한다”라고도 했다고 면담일지에 기술했으나 A씨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교사로서 A씨의 행위가 매우 부적절하지만 면담지를 작성한 학생들이 피해 진술을 하지 않아 기록만으로는 아동학대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형사처벌 여부와 관계없이 A씨 발언이 성 평등 기본법과 국가인권위원회법 등에서 정하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성적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발언의 내용과 정도, 장소, 학생들의 반응을 볼 때 일반적인 중학생들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행위였다. A씨의 형사처벌 여부와 무관하게 교육공무원이 정서적·성적 학대행위를 해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국민의힘 이종성, 인권위 ‘셀프 진정’…박능후 장관에 맞불

    국민의힘 이종성, 인권위 ‘셀프 진정’…박능후 장관에 맞불

    “내가 장애인 차별? 인권위 판단해달라”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18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스스로에 대한 장애인 차별금지 위반 조사 진정서를 접수했다. 전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 의원의 질의에 대해 “장애인을 취약 계층으로 분류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받아친 것에 대해 인권위가 판단해 달라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에 저 자신에 대한 장애인 차별금지 위반 조사 진정서를 접수했다”면서 “박 장관의 말대로 장애인을 보건의료 취약계층으로 분류하는 것이 장애인에 대한 차별인지 판단해 달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 장애인의 만성질환 유병률은 84.3%로 전체 국민(36.2%)의 2배이나 장애인 중 43.4%가 경제적 이유 또는 이동권의 제한으로 병원조차 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5월 UN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 또한 코로나로 인해 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위기에 처했다며 대책과 지원을 호소했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지난 17일 이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4차 추경안을 심사하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공방을 벌였다. 이 의원은 4차 추경에서 장애인 관련 예산이 전무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그는 지난 9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코로나와 독감 동시감염 사례를 우려해 만성질환자, 기저질환자에 대한 독감 예방 접종을 권고한 것을 언급하면서 “독감 무료접종 대상에 의료 취약계층인 장애인을 포함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박 장관은 “방역차원에서 볼 때 장애인을 취약계층으로 분류하는 것은 오히려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지난 10일에도 “장애인복지관 및 장애인주간보호시설 1033개소 중 약 80%인 822개소가 문을 닫아 수많은 장애인의 보살핌이 끊겼으며 긴급 돌봄은 고작 6400명에 불과해 나머지는 방치되거나 온전히 가족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다”면서 4차 추경에 장애인 지원 예산을 포함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법무부 “조두순, 출소 후 보호수용시설 격리 ‘사실상 불가능’”

    법무부 “조두순, 출소 후 보호수용시설 격리 ‘사실상 불가능’”

    초등학생 납치·성폭행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오는 12월 만기 출소하는 조두순(68)의 보호수용시설 격리 요청에 대해, 법무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15일 밝혔다. 윤화섭 안산시장이 전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성범죄자 관련 ‘보호수용법’ 제정을 긴급 요청한 것에 대해 법무부가 하루 만에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조두순이 12월에 출소하면 경기 안산 단원구에 있는 아내의 집에서 지낼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산 시민들이 불안해하자, 윤 시장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직접 나섰다. 하지만 법무부 관계자는 “기존에 국회에 제출된 보호수용법안에는 소급적용 규정이 없다”며 “해당 법안을 기준으로 따져봐도 조두순 등 과거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소급해서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보안처분이라고 해도 실질적으로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처분이기 때문에 ‘형벌 불소급의 원칙’에 따라 행위 당시의 법을 적용하는 게 옳다고 일관되게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아동 성폭력범 등이 출소 후 일정 기간 사회와 격리돼 보호수용시설의 관리·감독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보호수용법’은 19대 국회 때인 2015년 4월 9일 정부안으로 처음 제출됐다. 법무부는 2014년 9월 3일 법원에 보호수용을 청구해 판결을 받도록 하고, 해당자를 형 집행시설과 독립·구분된 보호수용시설에 수용하도록 하는 등 내용이 담긴 세부안을 입법예고했지만, 인권침해 등 논란 속에 해당 법안은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에 20대 국회 개원 이후인 2016년 10월 31일 재차 입법예고를 하며 정부안 제출을 준비했지만, 국가인권위원회와 기획재정부 등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20대 국회에서는 자유한국당의 윤상직 의원 등 10명이 보호수용법안을 발의했지만, 2018년 9월 법제사법위원회 상정 이후 별다른 논의를 거치지 못하고 올해 5월 말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당시 법사위 검토보고서에는 “제도의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찬반 의견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전제돼야 하며, 보호수용 시설 설치·관리에 상당한 재원이 소요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 담겼다. 국회예산정책처도 비용추계서에서 제도를 도입·시행하면 향후 10년간(2019~2028년) 총 1천126억원, 매년 113억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앞서 윤 시장은 서한에서 “조두순의 출소가 임박했는데도 현행 법률이 갖는 조두순 신변에 대한 강제력이 현저히 부족해 사건 피해자와 가족, 74만 안산 시민이 우려와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조두순 출소 전 보호수용제도를 도입하는 법안을 만드는 것 외에는 실질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선량한 국민과 안산 시민, 피해자 및 가족들이 겪어온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신속한 법 제정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조두순은 지난 7월 안산보호관찰소 심리상담사들과의 면담에서 12월 13일에 출소하면 자신의 주소지인 안산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출소를 막아야 한다는 등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안산보호관찰소는 조두순이 출소한 후에도 재범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치밀한 프로그램을 적용할 계획이다. 1대1 전자감독과 음주 제한 등 특별준수사항 추가 방안, 경찰·지방자치단체와의 공조 등이다. 안산보호관찰소는 조두순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감독 인력을 기존 2명에서 4명으로 늘렸다. 출소 후 1대1 전자감독 대상이 되는 조두순을 집중적으로 관제하기 위한 요원도 추가로 지정할 방침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고 박원순 장례식 청와대 답변에 김기현 “국민 우롱”

    고 박원순 장례식 청와대 답변에 김기현 “국민 우롱”

    지난 9일 ‘박원순씨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장(葬)으로 하는 것 반대합니다’란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이 완료됐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 디지털소통센터는 59만 6410명이 참여한 이 청원에 대해 전날 성차별과 성폭력없는 성평등한 민주사회 구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또 서울시의 “서울특별시장(葬)은 고 박원순 개인에 대한 장례라기보다는 9년간 재직한 현직 서울시장이라는 공적지위자에 대한 장례로 ‘정부의전편람’ 등을 참조했으며 분향소 헌화 등은 생략하여 진행했다”는 서울시 입장을 첨부했다. 이와 같은 청와대의 입장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국민을 우롱하는 답변으로 즉각 철회하고 대통령이 직접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비서실은 국민의 염장을 지르는 유전자(DNA)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청와대의 박원순 서울특별시장(葬) 반대 국민청원에 대한 생뚱맞은 답변은 국민을 우습게 보고 우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고 박원순 시장의 사건은 단순히 한 정치인의 개인적인 비위 의혹이 아니다”라며 “‘소통령’으로 불리는 서울시장이 재임 중 지속적으로 성추행과 성희롱을 저질렀고, 정무라인을 포함한 그의 참모진이 방조했다는 의혹이 구체적 물증과 함께 제기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건을 공정하게 수사해야 할 검찰과 경찰은은 수사의 핵심 증거인 박 전 시장의 휴대폰 3대에 대한 통신영장도 기각 당하는 등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고, 국가인권위원회조차도 나서기를 꺼려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연달아 발생한 여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의 성범죄 의혹을 대통령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려 있는데, 이런 무성의한 답변을 국민 앞에 내놓다니요!”라며 분개했다. 그는 지지부진한 수사에 대한 청와대의 진실 규명 의지를 밝히고, 코로나19 확산 속에 성범죄 혐의자에 대해 국민 세금을 쏟아부어 장례식을 치른 것에 관한 대통령의 입장은 무엇인지, 고위 공직자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재발방지책은 무엇인지, 향후 유사 사건 발생 시 내 편 네 편과 지위 고하를 가리지 않고 단호한 조치를 취할 의향은 있는지 등 이런 답변을 내놓아야 정상이라고 비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미화원 체력기준 남녀 똑같은 적용도 성차별”

    환경미화원 채용시험에서 남녀 모두에게 똑같은 체력 수준을 요구해 여성 지원자 전원이 탈락했다면 이는 성차별일까. 고용노동부가 9일 고용상 성차별에 대한 법원 판결,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을 분석한 ‘고용상 성차별 사례집’을 발간했다. 성차별인지 아닌지 알쏭달쏭한 59개 사례에 대해 그간 사법기관이 내린 결정 사항이 망라됐다. 환경미화원 채용 성차별 논란 사례는 2015년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벌어졌다. 당시 A지자체는 체력시험에서 남녀 응시자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고, 그 결과 남녀 체력 검사 평균 점수가 5~8점이나 벌어져 2명을 제외한 여성 지원자 전원이 탈락했다. 여성 지원자들이 제기한 진정에 대해 인권위는 ‘차별이 맞다’라고 판단했다. 채용 조건이 동일하더라도 그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여성이 남성보다 현저히 적어 특정 성에 불리한 결과를 초래한다면 정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남녀 체력수준을 고려한 객관적 평가요소를 마련해 채용 시험을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특정 기독교 교단이 운영하는 대학의 신학과 교수 채용 시험에 여성 목사가 지원했다가 탈락한 일도 있었다. 이 교단은 여성 목사 안수를 불허하는 곳이었다. 대학 측은 남성 교원만을 채용하는 것이 신학과의 특성이라고 주장했지만 인권위는 “신학이라는 학문의 특성이 남성에 부합하거나 (자격 조건으로) 남성이길 요구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정 직무에 여성만 모집해 남성이 배제된 경우도 있다. A검진센터는 업무 특성상 여성 간호사만 채용할 것이라며 남성의 이력서 접수를 거부했다. 이 검진센터는 업무상 필요로 여성을 특정해 채용했기 때문에 차별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인권위는 차별이 맞다고 밝혔다. 신체가 노출되는 치료를 받는 여성 환자들이 남성 간호사를 꺼릴 수는 있으나 이는 업무 재배치, 부서 이동 등으로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사유라는 것이다. 고용부는 “고객의 선호는 차별의 이유로 많이 주장되는 것이지만 그것만으로 차별을 정당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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