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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외국인 고용허가제 더 보완을”

    “한국이 시행 중인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이주자 인권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입니다.” 지난 5일부터 한국을 방문 중인 호르헤 부스타만테(68) 유엔 이주자인권 특별보고관이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방한성과 및 소감 등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그는 지난 일주일간 외교통상부와 법무부, 노동부, 여성가족부, 행정자치부 등 정부부처와 국회, 국가인권위원회, 시민단체 등의 관계자들을 면담하고 주한 외국인 노동자 등 이주자들의 인권 상황을 파악했다. 그는 “고용허가제가 이주자 이동의 자유를 어느 정도 실현했다고 보지만 제도 자체가 완전히 실행된 것이 아닌 만큼 이주자 인권 문제를 얼마나 해결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면서 “국제결혼도 브로커 수수료 문제 등이 여전히 남아 있어 더욱 개선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한국 정부가 이주민 인권과 관련,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잘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 사회는 이주민에게 매우 개방적이고 그들의 권리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고용허가제나 국제결혼 등의 시스템을 더욱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스타만테 보고관은 12일 출국, 인도네시아로 떠날 예정이며 각국의 방문 결과를 토대로 이주자 인권상황 보고서를 작성, 내년 3월 유엔 인권이사회와 유엔 총회에 보고할 예정이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인권 조사대상 제외”

    국가인권위원회는 11일 북한 지역에서의 인권침해 행위는 인권위의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그러나 국군포로·납북피해자·이산가족·새터민 등의 문제는 대한민국 국민이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이므로 이들의 개별적인 인권 사항은 다루기로 했다. 인권위는 전원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북한 인권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인권위 발표에 대해 진보·보수 단체들 간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안경환 인권위원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정부가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할 북한 인권의 범주에 북한내 인권이 포함되지만,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의해 북한 지역에서의 인권침해 행위는 인권위원회의 조사 대상에 포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헌법상 북한 지역을 포함한 한반도 전체가 대한민국 영토로 규정되어 있지만, 북한이 유엔 회원국으로 등록된 주권 국가인 데다 6·15남북공동선언 등에서도 북한을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있어 직접적인 조사구제 활동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북한 인권의 범주를 ▲북한지역내 북한 주민의 인권 ▲재외탈북자·새터민 등 북한 이탈 주민의 인권 ▲이산가족·납북자·국군포로 등의 인권으로 보고 한국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할 의무와 근거를 갖고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인권위의 역할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4조 및 제30조의 해석상 ‘대한민국 정부가 실효적 관할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북한 지역에서의 인권 침해행위는 위원회의 조사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고 제한했다. 인권위는 또 정부에 대해 북한인권 개선 활동은 ▲인권의 보편성을 존중하고 ▲평화적인 방법을 통해 ▲북한인권 상황을 실질적으로 개선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정부와 시민사회의 활동이 상호보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4대 접근 원칙을 제시했다. 아울러 정책방향으로 ▲인도적 지원사업은 정치적 사안과 분리 ▲국제사회와 연대·협력관계 구축 ▲탈북자 인권 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이산가족·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조건 없이 협의 ▲객관적이고 철저한 정보수집을 제시했다. 최영애 인권위 북한인권특별위원장은 “호주 등 북한과 우호적인 국가의 국가인권기구와 연계해 북한인권 개선사업에 나서는 등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권 전문 시민단체인 새사회연대 이창수 대표는 “정치적 논란 일변도였던 북한 인권 논의의 방향을 적절히 제시했다.”고 호평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 사무국장은 ‘당연한 결과’라면서 “북한에 인권 문제가 있다면 국제기구 등 다른 방식을 통해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 옳다.”고 동의했다. 반면 보수 시민단체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주의연대 최홍재 조직위원장은 “여지 없는 인권위의 사망 선고라고 생각한다. 북한 인권은 납북자나 국군포로 문제와도 연관돼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과도 직결된다.”고 비난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사설] 유엔까지 관심보인 양심적 병역거부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가 신앙 때문에 입대를 거부해 1년 6개월의 실형을 산 윤모·최모씨에 대해 한국 정부가 배상을 포함한 적절한 구제조치를 취하라는 견해를 밝혔다. 위원회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18조에서 보장한 양심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위배했다는 지적과 함께 군복무자와의 형평성 문제는 대체복무제도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양심적 병역거부 및 대체복무 허용문제는 헌법에 명시된 병역의무와 개인의 기본권이 충돌하는 사안이다. 그동안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등 사법부는 분단된 현실을 감안하고, 젊은이들의 병역기피 풍조 심화 등을 우려해 종교 등 양심의 자유보다는 병역 의무를 우선시하는 판결을 내려왔다. 그러나 양심의 자유는 무엇에도 양보할 수 없는 보편적 권리이자 기본권이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해 12월26일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 도입을 권고한 바 있다. 각종 병역 특례 등 대체복무 형태가 있으면서도 종교 등 양심적 이유에 의한 병역거부자들은 전과자가 돼야 하는 현행제도는 하루빨리 시정돼야 한다. 다만 병역의무를 대신할 대체복무제가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제도 도입과정에서 활발한 토론과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야 한다. 위원회의 권고가 우리 헌법과 남북이 대치 중인 현실을 무시한 결정이라는 반대론자들의 비난도 거세지만 인권 선진국으로 한단계 발전할 수 있는 긍정적인 압력으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 안경환 위원장은

    안경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전향적 합리주의자’로 잘 알려져 있다.20년 가까이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헌법학회 회장을 맡은 골수 헌법학자이지만 융통성있고 합리적인 사상과 행보로 주목을 받았다. 로스쿨, 공판중심주의를 꾸준히 역설해 온 게 대표적이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현재의 커리큘럼과 사법시험 제도를 통해서는 사회 각 분야에 대한 서비스를 하기 힘들다.”고 지적하고 10여년 전부터 로스쿨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다양한 출신이 법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야 법률가들이 사물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대 법대학장을 맡으며 여성이나 외국인을 교수로 채용하는 등 다양성 확보에 힘을 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 위원장은 언론이나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해 왔다.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아름다운재단 이사를 맡았고 거의 대부분의 종합일간지에 기고를 할 정도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의견을 이념적 제한 없이 밝혀왔다. 대법원장, 국정원장 등의 자리 하마평에 오르내린 적이 있는 그에게 인권위원장으로 발탁된 배경이 궁금하다고 하자 ‘한 쪽으로 선명하지 않아서’라는 표현으로 대신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폭력 가능성 있다고 집회금지하면 안돼”

    “폭력 가능성 있다고 집회금지하면 안돼”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며 제4대 국가인권위원회의 수장에 오른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이 취임 40여일째를 맞았다. 반FTA 시위를 사전금지한 경찰청에 철회 권고를 하는 등 인권관련 뉴스의 중심에 선 안 위원장을 만나 현안에 대한 입장과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유엔의 권고로 양심적 병역거부가 다시 현안으로 부각됐는데요. -‘양심적 병역거부’를 잘못 받아들이면 ‘군대 가면 비양심적이란 말이냐.’고 하지만 신념에 의해 집총하거나 전쟁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엔에서 국제적으로 보장되고 있는 국제인권법을 권고했고, 국제적 기준을 국내법과 맞추는 게 우리의 임무입니다. 이 문제를 안보와 연관시키는데 본질은 국가 안보나 양심·비양심과도 관계가 없습니다. 타이완도 대륙과 경직된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대체복무제를 오래전에 도입하고 있습니다. 우리처럼 경직된 법을 가진 나라는 없습니다. ▶경찰청이 ‘반FTA 시위 금지 통보를 철회하라.’는 인권위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는데요. -수용이 안돼도 우리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집회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되기까지는 많은 시대, 많은 나라에서 경험이 있었습니다. 폭력을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권고에서 ‘평화적으로 집회 하라.’고 진정인에 주문해 폭력은 안 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권고가 양쪽에서 거절당했지만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출판물에 대해 책자가 나오기도 전에 미리 위험하다고 예단해 출판을 금지하는 것이 말이 안되 듯, 폭력의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집회를 금지해서는 안 됩니다. 요즘 지방에서는 일부 과격한 시위가 있었지만 서울에서는 상당히 평화적이었고 그런 추세로 볼 때 사전 금지는 옳지 않다고 봅니다. ▶북한 인권문제가 민감한데, 어떻게 정리되어 갑니까. -민감할 게 뭐 있나요. 인권이란 측면에서 얘기를 하면 해석하는 쪽에서 자꾸 편을 갈라 정치적 의미를 부여합니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발표는 국민과 국회에 대한 약속이었고, 이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형태와 내용이 적절한지에 대해 위원들간 합의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위원회가 고민한 흔적이 담기겠지만 모든 국민이 원하는 내용을 담을 수는 없습니다. 북한 당국이 어떻게 반응할 것이냐에 대해 인권위가 정치적인 판단을 할 수 없고, 인권 측면에서 생각할 뿐입니다. 내용상 (진보와 보수)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크리스마스 이전에 발표하나요. -그럴 생각입니다. ▶론스타 수사와 관련한 영장 기각을 어떻게 보십니까. -원래 구속은 예외적으로 하는 게 원칙이지만, 검찰이 불구속 상태에서 효과적인 수사가 어렵고 사안의 중요성 때문에 구속수사를 고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원론적으로는 법원의 말이 맞지만, 원론적인 말을 지킬 만큼 국민의 신뢰를 얻었느냐는 의문입니다. 우리나라처럼 법원과 검찰을 동등한 지위에서 보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이는 두 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라 관행과 사회의 전체 인식과 연관이 됩니다. ▶사법부에 대해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수용하십니까. -사법의 영역은 되도록이면 독자적으로 하도록 두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위원회가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확실하게 옳고 그름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 졌을 때 가능합니다. 호주제 폐지 등 정책문제에서는 관여할 수 있지만, 사건의 진실을 파헤칠 때 위원회가 관여하는 것이 옳지 않습니다. ▶사회단체와 협력은 원활한가요. -‘긴장적 협력관계’를 지향합니다. 특정 이슈에 대해 전문 단체에 의견을 듣고 협조도 하겠습니다. 이는 유엔의 기본 입장으로 정부와 시민사회가 같이 가야 합니다. 국가 기관은 경직되어 있는 반면 시민사회는 살아 있는 이슈를 제기할 수 있어 협력관계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역점을 두고 싶은 분야는. -병역문제, 사형제 폐지문제, 국가보안법 문제 등이 남아 있습니다만 집회 등 자유권은 지난 몇 십년간 많이 발전했습니다. 반면 경제력 및 배분 문제와 관련된 사회적 권리는 우리나라가 압축 성장을 했기 때문에 복잡하게 얽혀 있지요. 경제성장 만큼 사회적 권리는 감당을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정부와 현 정부가 사회 평등에 많이 신경썼지만 사회적 권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인권위가 개선할 점이 있다면. -인권위 구성원들이 경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인권위에 경제인이 와서 강연하는 예가 없어서 추진해 보려 합니다. 기업에 뭔가 권고를 하려면 알아야 합니다. 이는 우리 사회를 균형있게 보자는 것입니다. 대기업 총수를 모셔서 강연을 들을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대담 오승호 사회부장 정리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대체복무 연구하기는 하나?

    종교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허용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국방부는 ‘대체복무제도 연구위원회’란 이름의 민·관·군 협의체를 만들어놓고 한발짝 몸을 뒤로 뺀 상태다. 찬·반 양론이 첨예한 사안에 대해 섣불리 정책 결정을 내릴 경우, 지게 될 부담을 경감하려는 제스처로 해석된다. 지난해 12월26일 국가인권위원회가 국방장관에게 대체복무제 도입을 권고하는 결정을 내린 이후 논란이 확산되자, 올 1월6일 윤광웅 당시 국방장관은 “올해 민·관·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정책공동체’를 만들어 연구한 뒤 대체복무제 시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4월5일 민·관·군 인사 17명으로 대체복무제도 연구위원회가 구성돼 활동을 시작했다. 이상돈 중앙대 법학과 교수를 위원장으로 학계·법조계·언론계·종교계·시민단체·체육예술계 등 분야별 민간 전문가와 국방부·병무청 관계자 등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민간 위원들의 위촉 기준에 대해 국방부는 “평소 알려진 찬·반 소신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월 1회 간격으로 지금까지 모두 7차례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병역거부자를 불러 진술을 직접 청취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초 우려한 대로 국방부가 ‘시간끌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국방부는 지난 4월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말까지 대체복무제도 도입 여부 등을 연구할 예정”이라고 했었으나, 기자가 8일 확인 결과 당국자는 “내년 6월까지 위원회의 활동 시한을 연장했다.”고 밝혔다.“위원회 내부에서 의견이 팽팽하게 갈려 의견 수렴이 안 되는데다, 추가로 독일·타이완 등 외국 현지 사례를 연구하기 위해서”라는 게 이유였다. 사실 군 관계자들의 속내를 들여다 보면,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허용은 현실적으로 불가하다는 눈치가 강하다. 국방부는 공식적으로는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아니라 ‘종교적 병역거부자’란 말을 쓸 정도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유엔 “양심적 병역거부 실형자 보상을”

    유엔 인권기구가 우리 정부에 종교적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한국인 두 명에 대해 보상할 것을 권고해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위원회의 권고는 구속력은 없지만 우리 정부는 90일 안에 재발 방지의무 등 어떤 개선 조치를 취했는지를 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특히 이번 권고를 계기로 양심적 병역거부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들의 개인청원이 쇄도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 정부가 위원회의 이 같은 권고에 대해 어떠한 조치를 내릴지 주목된다.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Human Rights Committee)는 최근 양심적 병역 거부로 징역 1년 6개월의 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윤모·최모씨의 진정 사건에 대한 심의 결과를 통보하며 이같이 권고했다. 윤씨와 최씨는 2004년 10월18일 위원회에 각각 개인청원을 제기했다. 위원회는 한국 정부가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형사처벌한 것은 ‘시민적·정치적 권리 규약’ 제 18조가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에 위반한다며 재발 방지 의무와 함께 구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위원회는 우리 정부가 국가 안보 차원의 불가피성을 주장한 데 대해 제 18조를 존중할 경우 구체적으로 군 복무제도에 어떤 문제점이 발생하는지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군복무자와의 형평성 문제는 대체복무제도를 통해 제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논란은 2004년 5월 서울 남부지법 이정렬 판사가 병역 거부로 구속 기소된 ‘여호와 증인’ 신자 2명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불거졌다. 그러나 같은 해 8월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 처벌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며 일단락됐다. 이후 지난해 12월26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대체복무제를 국회의장에게 권고했으며, 국방부에서는 지난 4월부터 민·관공동연구위원회를 구성, 대체복무 제도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국방부는 유엔 권고에 대해 “현재 위원회 내부에서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 내년 6월까지 연구 일정을 연장했으며, 연구결과가 나오면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해 대체복무 도입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종교 및 양심의 자유 등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의무자는 3654명(현역 대상자 3346명, 보충역 대상자 308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여호와 증인’이 3627명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영화단신]

    2006 여성영화인축제가 14일 광화문 미로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올해로 7회째로 한 해 동안 여성영화인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서로를 격려하는 자리. 이날 오후 7시30분 총 8개 부문에 걸쳐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시상한다. 공로상은 원로배우 이경희씨로 선정됐다. 이에 앞서 70년대 동일방직 여성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룬 이혜란 감독의 다큐멘터리 ‘우리들은 정의파다’와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영화 프로젝트인 ‘시선’ 시리즈 가운데 여성감독이 연출한 ‘그녀들의 시선’, 단편 ‘착한 아이’와 ‘땐싱보이’도 상영된다. CJ CGV(대표 박동호)는 오는 20일 창립 10주년을 맞아 두 가지 이벤트를 마련했다. 가장 오래된 티켓을 소지하고 있는 고객을 찾는 ‘태고의 티켓을 찾아라’ 이벤트를 펼쳐 10명의 고객을 뽑아 10돈 상당의 황금티켓을 증정한다. 자신이 소지하고 있는 티켓의 사진을 찍어 20일까지 홈페이지(www.cgv.co.kr)에 올리면 된다. 당첨자는 26일 홈페이지에 발표.
  • 인권위 ‘反FTA집회 금지’ 철회 권고

    국가인권위원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6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기로 한 3차 궐기대회에 대한 금지 통고를 철회하라고 경찰청장에게 5일 권고했다. 인권위가 긴급구제조치를 통해 집회 금지 철회를 경찰에 권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권위는 지난 4일 범국본 오종렬 대표 등이 집회 금지와 관련해 긴급구제 조치를 신청한 데 대해 이날 오전 임시 상임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인권위는 “경찰과 집회 주체가 평화적 집회 개최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거나 공동기자회견을 하는 등 평화적 집회를 조건으로 경찰이 금지 통고 행정처분을 철회하는 게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정신에 부합한다.”고 권고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이날 오후 담당 국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었으나 “집시법상 구제 절차가 있는데 인권위 ‘권고’만으로 집회금지를 철회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수용을 거부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서울광장] 인권위가 北인권 챙겨야 할 이유/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인권위가 北인권 챙겨야 할 이유/황성기 논설위원

    보수 진영의 전유물로 인식돼 온 북한 인권문제가 진보 진영에서 조심스럽게 거론되기 시작한 것을 보니 세상이 좀 변했다 싶다. 진보 진영은 남북대화가 진행 중인 한반도의 특수 상황을 들어 북한 인권에 대해 왈가왈부하기를 극력 꺼려왔다. 보수쪽의 집요한 북인권 공세에도 정부와 암묵적인 공동 보조를 취하며 꿋꿋이 버텨온 이들이다. 평화공존이라는 대명제를 위해 북인권을 하위개념으로 두고 금칙어처럼 지켜온 진보쪽조차 비켜갈 수 없게 한 것은 북한의 핵실험과 정부의 유엔 대북인권결의안 찬성 결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좁혀 말하면 4차례의 유엔 결의안 투표에 불참 혹은 기권해 온 정부가 찬성으로 돌아선 것이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북인권의 지형을 확장했다. 진보 진영의 좌장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난달 23일 ‘한반도식 통일과 북의 핵실험’이라는 특별강연회에서 눈길을 끄는 언급을 했다.“민주지향적 시민사회에서 북한을 판단하는 이중잣대가 심각하게 존재하지만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북 인권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어느 토론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였다. 백 교수는 “누구나 북한의 인권을 얘기하지만 역할분담을 해야 한다.”면서 “북한과 상대해야 하는 통일부 장관이 인권문제를 제기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인권을 얘기해야 할 시점이라면 북한 정부를 상대로 하는 정부가 나서기는 껄끄러우니 다른 주체가 나서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 주체가 남북교류를 수행하고 있는 진보 단체인지, 제3의 기구인지는 분명치 않다. 반전·반핵을 외쳐온 평화통일 세력이 북한의 핵실험 이후 침묵하면서 보수 진영에 빼앗긴 반핵을 되찾아 오기 위해서라도 핵폐기를 북측에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백 교수는 강조했다. 그 연장선상에 북인권도 놓여있는 듯하다. 금주 초 국가인권위원회가 전원위원회를 열어 북한인권 초안을 논의했다. 안경환 위원장의 취임 일성대로라면 인권위는 연내로 북인권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다. 정부의 유엔 대북 인권결의안 찬성이 결정되기 전에 내놓았더라면 훨씬 수월했을 터이다. 인권위가 정부에 선수를 빼앗긴 꼴이 됐다. 이제 인권위 입장 표명은 유엔 결의안이라는 가이드라인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그러나 지난 회의를 거치면서 “기대할 것이 없다.”“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인권위는 ‘대한민국 국민과 대한민국의 영역 안에 있는 외국인에 대하여 적용한다.’는 국가인권위법 제4조를 들어 북한 내 인권침해를 조사 대상에서 제외시켰다고 한다. 국군포로, 납북피해자, 이산가족, 탈북자 같은 대상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 북 인권유린이 북녘땅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에서 권고는 남한땅을 넘어서야 옳다. 그래야 정부의 유엔 결의안 찬성과도 정합성이 있고 북인권의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짜는 데도 안팎으로 떳떳하다. 중단된 인도지원을 재개하는 명분도 된다. 격론을 벌인 그날 회의에서 안경환 위원장은 의견 표명에 관해 직접 챙기기로 했다고 한다. 오는 11일에는 전원위원회 최종의결이 예정돼 있다. 북인권을 통일부가 얘기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더라도 비교적 자유로운 입장에 있는 인권위는 말 못할 이유가 없다. 안 위원장이 어떤 지혜를 짜낼지 궁금하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산유부국 외국인 월급 “짜다 짜”

    2일 새벽 도하의 하늘에 쏘아올려진 제15회 아시안게임 개막 축포를 누구보다 비감어린 눈으로 올려다본 이들이 있다.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 8300달러(약 2670만원)인 카타르가 대회 준비에 쏟아부은 돈만 무려 30억달러(약 2조 8000억원). 인구가 고작 70만명인 이 나라에서 경기장과 호텔, 첨단 콘퍼런스홀 등을 짓고 보수하기 위해 해외 근로자들의 일손을 빌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들 미숙련 근로자에게 건네진 월급 봉투가 석유부국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얄팍하기 짝이 없다.‘소문난 잔칫집’ 카타르의 두 얼굴이다.AFP통신과 알 자지라 방송은 1일 카타르의 이방인, 외국인 노동자를 조명했다. 개막식이 거행된 칼리파 스타디움 재단장 공사에 참여한 인도인 청년 라주 낫(24)은 “인력송출회사에선 월 1000리알(약 25만 8000원)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공사감독이 내게 건넨 건 750리알뿐”이라고 말했다. 네팔 근로자 바센타도 약속된 600리알 대신 550리알만을 손에 쥐었다. 그는 “고국에서 이만한 일자리도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도리가 없다.4명의 아이를 키우는 데 쓰라고 고국에 150∼350리알을 부치고 나면 인간 이하의 생활을 해야 한다.”고 허탈해했다. 카타르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조성 공사가 한창인 인공섬 ‘펄’ 등의 건축붐에 힘입어 지난 2년간 해외 근로자 25만명이 이 나라를 다녀갔다. 그러나 이들은 임금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았다가 일자리를 빼앗기고 추방당할까봐 함부로 이의를 제기하지도 못한다. 후견인을 내세울 것을 규정한 법률 때문에 노예와 같은 생활을 강요당하고 있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익월 5일 전에는 반드시 월급을 지불하도록 노동법이 개정됐지만 탐욕스러운 인력송출업체 탓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해외 근로자에겐 개막 식전행사의 인사말 ‘알살람 알라이쿰(당신에게 평화가 깃들기를)’이 너무도 멀게만 느껴진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훈장 판 공무원’ 등 검찰서 무혐의

    훈장을 미끼로 업체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경찰이 입건한 농림부 사무관과 농수산물유통공사 직원들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박충근)는 경찰이 수뢰 혐의로 송치한 농림부 사무관 이모씨 등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씨는 2002년 11월 주류업체 대표 임모씨에게 2억 1700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당시 “이씨가 친구에게 2억원을 빌려줬다 받지 못하자, 임씨에게 ‘대출금보다 2억원 비싸게 땅을 사달라.’고 부탁해 친구에게 차액인 2억여원을 돌려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3개월 동안 추가수사를 편 검찰은 이씨가 받은 돈이 뇌물이 아니고, 땅 거래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씨는 땅 거래를 주선하지 않았고 땅을 사들인 임씨가 실제로 땅을 물류창고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 임씨는 또 전국 여러 군데에 땅을 사둔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경찰은 가족들의 계좌추적까지 해가며 강압수사를 했다. 땅 거래에 대해 모른다고 아무리 말해도 수사팀은 못들은 척 했다.”면서 “공무원에게도 이러는데 일반인을 상대로 어떻게 수사를 펴겠냐.”고 비난했다. 이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 또 수사를 한 경찰관 5명을 상대로 민·형사소송을 낼 계획이다. 한편 서울경찰청 김학배 수사부장은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검찰에 송치했을 뿐, 검찰에서 진술 내용이 달라진다거나 다른 증거가 만들어지면 종합적으로 판단해 검찰이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하중근씨 사망 과잉진압 개연성” 인권위, 검찰에 수사 의뢰키로

    국가인권위원회는 27일 22차 전원위원회를 열고 포항건설노조원 고(故) 하중근씨가 시위 도중 경찰의 과잉진압 과정에서 부상해 사망한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구체적인 사망원인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하씨는 지난 7월16일 경북 포항시 해도동 형산로터리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했다가 경찰과 시위대간 충돌 과정에서 머리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다음달 1일 숨졌다. 인권위는 당시 경찰 진압대원들이 시위대에 방패를 세워 공격하거나 소화기를 던지고 진압봉과 방패를 휘둘러 상처를 입히는 등 과잉 진압한 점을 인정해 포항 남부경찰서장을 징계하고 서울경찰청 특수기동대장을 경고조치하라고 경찰청장에게 권고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본지 ‘마이너리티… ’ 취재팀 앰네스티 언론상

    서울신문이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소수자들의 인권 문제를 다룬 기획 취재물 ‘마이너리티 리포트’ 취재팀이 ‘대한민국 인권상’에 이어 ‘앰네스티 언론상’을 연속 수상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제9회 앰네스티 언론상에 서울신문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취재팀’ 등 4개 팀 또는 개인을 선정했다고 27일 발표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취재팀은 올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처음 제정, 다음달 8일 시상하는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자로도 선정된 바 있다. 서울신문에 10회에 걸쳐 게재된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동성애자, 혼혈인, 성매매 피해 여성 등 우리 사회에서 소외돼 인권사각지대에 방치된 마이너리티(소수자)들의 생존권 문제를 다룬 연재 기획물이다. 시상식은 다음달 6일 오후 2시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심층적 분석 담긴 정보들/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한국광고주협회가 최근 발표한 인쇄매체 수용자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문 구독률은 34.8%였다.2001년의 51.3%에서 무려 16.5%나 떨어진 수치이다. 열독률도 같은 기간 69.0%에서 60.8%로 낮아졌다. 또 다른 조사결과는 신문을 읽는 사람, 읽는 시간, 정기 구독자 모두 줄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방송과 인터넷매체를 통한 뉴스 접촉(52.0%)이고, 무료신문 때문에 일간지 구독을 끊었거나(3.4%) 그럴 예정이라는 응답(8%)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치였다(한국언론재단 ‘2006 수용자 의식조사’ 결과). 그런데 한 가지 눈여겨볼 만한 결과는 인터넷(뉴스) 및 무료신문 이용자가 신문을 더 오래 읽는다는 점이다. 다양한 정보매체를 이용하는 수용자가 신문구독을 더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종합적이고 균형적인 정보의 습득이 가능한데다 다양한 의견과 심층적인 분석이 담겨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설득적이다. 환경감시·해설 및 사회통합기능 등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에서 종이신문이 경쟁매체들을 압도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지난주(11월20∼25일) 서울신문은 심층적인 분석이 담긴 종합적이고 균형적인 정보를 제공했는가? 이 기간 국민들의 관심을 끈 의제는 정전협정의 평화체제 전환문제, 부동산정책,反FTA시위,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문제, 서울대생 개인정보 노출사건 등이다. ‘북핵 폐기시 한국전 종전선언 가능’이란 부시 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국내는 물론, 미국·중국·일본 전문가들의 시각을 전해 주변 강대국의 입장을 파악하게 했다는 점에서(21일), 설립 5주년을 맞는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평가와 전망, 과제를 집중 점검한 것은 한국사회가 인권선진국을 지향한다는 차원에서(21일), 서울대생 3만명 개인정보 노출사건 문제를 1면에서 다룬 것은 정보화시대의 프라이버시보호문제의 심각성을 고발했다는 점에서(22일), 그리고 대선주자 6인의 부동산정책을 보도한 것은 특정 정책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을 분명하게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22일) 적절하고 차별화된 편집이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反FTA시위는 1면에 사진을 병렬 배치하여 문제의 심각성을 고발하는 수준에 머물렀다(23일).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문제도 마찬가지이다. 법원과 검찰의 갈등을 강조하고 대법원장의 영향력 행사가능성 문제를 제기하는 차원에 그쳤다(20일). 론스타의 재매각 파기도 전략적 차원에서만 보도했다(24일). 갈등과 전략적 관점을 중시하는 언론의 관행이 재현되었을 뿐이다. 더 아쉬운 대목은 ‘자치행정’면이 홍보성 기사 위주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도봉구청의 도봉산 개발계획(22일)이나 광진구의 고구려프로젝트(23일)는 서울을 건강 또는 문화도시로 만든다는 차원에서 뉴스가치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구청이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당초 의도대로 수익을 창출하거나, 시민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지 그 타당성을 검증한다는 차원에서 비판적인 보도자세가 요구된다. 지방자치행정 섹션이 행정가의 입장에서 뉴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일반 시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각종 보고서의 데이터를 분석해 선결과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자치단체별로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를 비교, 보도해야 한다. 또 시민패널을 구성해 지속적으로 여론을 청취하고, 여론조사나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통해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행정관련 의제를 확인한 후 이를 심층 취재, 보도해야 한다. 그래야만 서울신문이란 제호가 말해주듯이 서울지역 문제에 관한 한 ‘종합적이고 균형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매체’,‘다양한 의견과 심층적인 분석내용을 담은 행정정보의 원천’이란 평가를 받을 것이다. 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DJ “햇볕정책이 北인권 개선하는 길”

    DJ “햇볕정책이 北인권 개선하는 길”

    김대중 전 대통령은 24일 “햇볕정책이야말로 남북한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평화적 공존과 교류협력, 평화적 통일을 통해 인권을 개선하고 장차 민주화를 실현시키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서울 효창공원 내 백범기념관에서 개최한 설립 5주년 기념식 격려사에서 “공산국가의 인권은 외부의 간섭과 억압에 의해 해결된 예가 없으며 개혁개방으로 유도했을 때 독재가 완화되고 심지어 민주화까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에 식량과 비료, 의약품과 의류를 지원해 생존적 인권 해결에 도움을 줬고, 북한은 이에 대해 감사하고 동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북한이 정치적 인권 부분에서 큰 성과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1만 3000여명의 이산가족 상봉을 이뤄내 시민적 인권을 실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집권 당시 많은 난관을 거쳐 만들어낸 인권위가 지난 5년간 이뤄낸 업적에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 출범 5주년을 계기로 북한 인권에도 관심을 갖고 가능한 노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안경환 인권위원장은 기념사에서 “인권위의 탄생 자체가 한국사회 민주화의 상징적 성과이자 새로운 도전이었다.”면서 김 전 대통령과 인권위법 제정을 지원한 인권단체 및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인권위는 기념식에서 인권위 설립에 기여한 공로로 인권운동사랑방과 이 단체 대표 서준식씨, 한국DPI, 새사회연대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반기문 차기 유엔 사무총장은 “인권위가 전 세계의 보편타당한 가치인 인권신장을 위해 힘써달라.”는 내용의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한편 보수단체인 ‘라이트 코리아’ 회원 20여명은 기념식장 밖에서 햇볕정책 중단과 인권위의 국가보안법폐지 권고 등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고 ‘활빈단’ 회원이 기념식장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의해 저지됐다. 글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서울대 ‘e보안’ 불감증

    서울대 재학생들의 개인정보가 ‘서울대 정보화 포털(it4u.snu.ac.kr)’에서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서울대가 이미 이 문제 때문에 지난해 5월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정 권고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서울대는 인권위의 권고를 받아들이겠다고 답변했다. 그러고서 1년6개월 동안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것이다. 인권위는 2004년 10월부터 그해 12월까지 전국 11개 국립대학의 정보시스템 운용 실태를 직권조사 했다. 그 결과 서울대를 비롯, 경북대·부산대·서울시립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 등 8개 대학에서 학생들의 개인정보가 보호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 지난해 5월 해당 대학 총장들에게 시정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다. 서울대의 경우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일반 준칙인 ▲수집 제한 ▲이용 제한 ▲정보 주체의 권리보장 원칙을 지키고 있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개인정보 열람을 위한 명확한 기준과 유출방지 장치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대 정보화 포털’이 학생정보를 최소한의 필요범위 내에서 모으고 있는지 ▲교직원과 학생 등에 대한 효과적인 정보인권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지 ▲개인정보 보호정책의 수립과 시행에 있어 정보 주체의 참여를 보장하는지 등을 검토하라는 권고도 함께 받았다. 당시 서울대는 이를 모두 수용하고 시정하겠다는 답변을 인권위에 보냈다. 그러나 1년6개월이 지나도록 거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 8월 한 재학생이 중앙전산원 관계자 앞에서 학생들의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장면을 직접 보여주기까지 했는데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른 업무가 바빠서 조치하지 못했다.”고 했다. 서울대 대학원생 윤모(28)씨는 “서울대 전산망을 책임지는 사람의 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에게 어떻게 우리의 개인정보를 맡길 수 있겠느냐.”고 했다. 반면 전북대의 경우 인권위 권고에 따라 모든 교직원들이 학생 정보를 보기 위해 공동으로 사용하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단과대별로 분리하는 조치를 취하는 등 개선 노력을 했다. 또 학내 정보시스템 전반에 대한 보안점검을 하기도 했다. 충남대는 통합정보시스템(CHIMES)을 통한 학생 정보 노출을 막기 위해 여러 가지 보안조치를 했다. 한편 서울대 정보화본부는 서울신문의 22일자 1면 ‘서울대생 3만명 정보 줄줄 샌다’ 보도와 관련, 교내 정보화 포털 시스템에 보안상 허점이 있었음을 공식 시인했다. 상부에 보고가 누락된 점도 인정했다. 서울대는 부랴부랴 다른 학생의 성적을 보지 못하도록 긴급조치를 했으며, 다음달 8일까지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조치를 완료한 뒤 검증을 하기로 했다. 또 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학내 개인정보노출 사이트 신고하기 캠페인’도 벌이기로 했다. 앞서 21일 서울대에서는 성적, 전화번호, 주소, 키, 몸무게, 종교는 물론 심지어 부모의 직업과 재산 규모까지 재학생 3만여명의 개인정보가 ‘서울대 정보화포털’을 통해 무방비로 노출돼 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서울대 중앙전산원은 이 문제를 이미 8월에 파악했는데도 그 사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기용 서재희기자 kiyong@seoul.co.kr
  • “은행채용 대졸 제한은 차별”

    신입사원의 학력을 4년제 대졸자로 제한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내려졌다. 인권위는 21일 국민은행이 최근 개인금융 및 기업금융 부문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응시자격을 4년제 대졸자로 제한한 것은 학력을 이유로 한 고용차별에 해당한다며 개선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핵심 직무에는 신입사원을 바로 배치하지 않기 때문에 4년제 대학 졸업자가 아니더라도 실무경력과 자기계발을 통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서 “전문대졸 이하 학력자의 응시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차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중계석] 피해구제 각하와 기각에 대한 평가/ 신수경 새사회연대 정책기획국장

    민주주의법학연구회와 새사회연대는 21일 배재학술지원센터에서 ‘국가인권위 5년 무엇을 남겼나’는 주제의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신수경 새사회연대 정책기획국장이 발표한 ‘국가인권위원회 각하와 기각 결정에 대한 평가’를 간추려 소개한다.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의 투쟁으로 설립된 국가인권위원회가 5주년을 맞았다. 연 평균 4000건 이상 진정이 접수됐다는 사실은 인권위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기대치를 방증한다. 그러나 대부분이 조사와 구제 조치를 받지 못하고 각하·기각되고 있어 인권침해와 차별에 대한 국가의 피해구제 기능이 형식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높다. 정보공개를 통해 인권침해나 차별행위의 각하 또는 기각 사유별 통계를 분석한 결과 각하 사유 중 가장 많은 것은 진정인이 진정을 취하하거나 조사를 원하지 않을 때(전체의 60%)였다. 특히 구금시설에서 취하율이 높았는데 시설 내에서의 불이익 등의 이유로 진정이 취하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제11차 전원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성희롱 피해자가 직장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퇴직을 강요당하는 분위기가 있어 진정이 쉽지 않다고 지적됐다. 인권위는 각하 또는 진정 사건의 유형별 통계와 분류를 통한 인권침해 구조와 유형을 파악하고, 각하 또는 기각된 진정사건에 대한 재심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 인권침해 또는 차별행위에 대한 형식적 피해구제 기능으로는 국민적인 신뢰를 얻기 어렵다. 아직도 인권위를 모르는 국민들이 많다. 모든 국민들이 ‘아하, 국가인권위원회’라는 탄성을 지를 수 있기 위해서는 좀 더 현장에 뿌리박고 실질적인 피해구제 조치를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신수경 새사회연대 정책기획국장
  • [국가인권위 5주년] 인권선진국 향한 도전과 전망

    [국가인권위 5주년] 인권선진국 향한 도전과 전망

    지난 2001년 11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인권 전담기구로 출범한 국가인권위원회가 오는 25일로 설립 5주년을 맞는다. 인권위는 그동안 우리 인권사에 굵직한 이정표를 세우며 정부 인권기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우리사회의 진보와 보수간 갈등 해소, 인권위 결정의 실효성 확보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많은 게 사실이다. 인권위에 대한 평가와 전망, 그리고 향후 과제를 집중 점검한다. 인권위 직원들은 ‘국가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표현을 아주 좋아한다. 그만큼 자부심도 강하다. 인권위는 올들어 차별금지법 제정을 국무총리에 권고하고, 모든 구금시설에 대해 조사권을 갖는 ‘국가예방기구’ 지정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명실상부한 인권 수호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한 둘이 아니다. ●100명 중 2명만 실질 도움 인권위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늘고 있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얻는 경우는 극소수다. 출범 이후 지난달 말까지 종결된 진정사건 2만 59건 중 권고, 고발, 합의종결, 법률구제 등을 통해 인용(받아들여짐)된 경우는 884건으로 전체의 4.4%에 그쳤다. 나머지는 대부분 각하·이송·기각·조사중지 등 ‘퇴짜’를 맞았다. 그나마 인권위가 권고 조치를 한 601건 중 해당기관에서 수용한 사례는 394건에 불과해 전체 대비 시정률이 2.0%로 떨어진다. 즉 조사(인권위)→권고(〃)→이행(해당기관)으로 이어진 것이 100건 중 2건밖에 안 된 셈이다. 인권침해 사건이 가장 많이 접수되는 교도소 등 구금·시설의 경우,7579건의 진정 중 143건(1.8%)에 대해서만 조사가 이뤄졌다. 인권위 관계자는 “억울하다고 생각되면 모두들 인권위에 진정을 내는데 이를 다 받아들일 수는 없다. 게다가 태반은 인권위의 소관사항도 아니다.”고 말했다. 박찬운(45·한양대 법학과 교수) 전 인권위 인권정책본부장은 “이상적인 권고만 하면 해당기관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무시당할 수 있다. 권고 자체가 수용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의 합리성과 현실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도적 장치의 확립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당기관이 인권위의 권고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왜 그런지 합리적인 사유를 설명하고 이를 법으로 정해진 시한 내에 반드시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가기관들의 협공, 설 자리 좁다 서로 다른 입장에 있는 단체·기관들의 공격과 반발도 가뜩이나 권고·고발 등 외에는 집행 강제력이 없는 인권위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지난 9월 인권위는 KTX 여성 승무원 사태와 관련,“차별”이라며 한국철도공사에 개선을 권고했지만 서울지방노동청은 “적법”이라고 상반되는 결정을 내렸다.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인권위가 의견 표명을 하기도 전에 이미 여·야와 보·혁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인권위에 “수억원을 들인 ‘북한 인권사업’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라.”고 촉구한 반면, 여당 의원들은 “북한 인권은 인권위의 담당 영역이 아니다.”고 반발했다. 안경환 신임 인권위원장은 어떤 식으로든 연내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 상태지만 앞으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김한균(47) 박사는 “개별 사례에 대한 감시·감독 및 조사·결정 기능을 전부 인권위에 몰아서는 안 된다. 자칫 강한 실천력은 확보되지 못한 채 외부의 견제와 비판만 강해질 수 있다.”면서 “오히려 인권위 자체는 좀더 포괄적인 위치에서 우리 사회 인권안전망의 그물을 촘촘히 짜는 데 뒷받침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내부 구성원, 독이냐 약이냐 정부, 시민사회단체, 기업, 법조계 등 다양한 분야 출신들이 가치관 및 이념이 개입되는 일을 함께 하면서 내부 갈등과 자격 시비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인권위의 경쟁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2003년 인권위원 중 류국현 변호사가 전력 시비 끝에 불명예 퇴진했고, 당시 인권위원이었던 곽노현 현 인권위 사무총장도 ‘파행적 운영구조’를 이유로 갑자기 사퇴한 바 있다. 올 9월에는 조영황 전 인권위원장이 인권위원들과 인사권 등 역할 갈등을 빚다가 돌연 사의를 표명해 한 달 동안 위원장이 공석으로 남는 일까지 벌어졌다. 박 전 본부장은 조직갈등 해소를 위해 현 인권위원 임명 방법에 대한 개선을 주장했다. 그는 “현재 대통령, 국회, 대법원이 각각 4,3,3명씩 추천하는데 이들의 인권 의식에 동질성이 없다. 다양성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반영되므로 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인권위 구성원 194명 중 전·현직 공무원은 94명(48%)이고 나머지는 시민 사회단체나 기업인, 언론인, 변호사 등이다. 이와 별도로 시민단체, 법조인 등 출신과 성향이 다양한 비상임 인권위원 7명이 위원회를 구성한다. 한편 인권위는 25일 5주년 기념식을 갖는다. 이어 30일엔 ‘북한인권 개선과 국제협력’,12월1일 ‘인권위 성과와 향후과제’,12월4일 ‘국가인권기구의 구조와 역할’ 등을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세계 국가인권기구 현황 국가 소속 인권 전담기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아시아·태평양 19개, 아프리카 27개, 미주 39개 등 세계적으로 약 110개가 있는 것으로 유엔은 파악하고 있다. 프랑스는 1988년 총리령에 의해 국가인권자문위원회를 설립했다. 국가기구, 자문기구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국가인권위원회와 비슷하지만 진정 접수 기능이 없고 자체 의견표명과 제도 비준, 국내법 조정, 인권교육, 인종차별 철폐 행동계획 위주로 활동한다.123명의 인권위원 중심으로 운영된다. 지난해 4월까지 정부에 모두 288건의 의견을 표명했다. 프랑스보다 10년 먼저 설립된 캐나다 인권위원회는 자국 인권법과 고용평등법을 위반한 차별에 대한 진정을 접수한다. 국가기구로 차별사건을 다루고 당사자간 조정·중재에 의한 사건 해결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위원장, 상임위원,4∼6명의 비상임위원과 직원 200명으로 구성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구조다.2001년의 경우 진정 1561건 중 574건을 조사했고 결정에 대한 기관들의 이행률은 72% 정도로 우리와 비슷하거나 약간 높다. 아시아에서는 필리핀이 1987년 인권위원회를 설립했다. 직권이나 진정에 의해 시민·정치적 권리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인권침해 행위를 조사한다. 인권 증진에 필요한 조치와 인권침해 피해자 보상수단을 의회에 권고하는 등 비교적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 위원장 1명, 위원 4명에 직원 600명으로 규모는 크지만 연간 예산은 한화 약 40억원 수준으로 우리나라(200억여원)의 4분의1 이하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인권위 5년史 및 주요권고 국가인권위원회는 2001년 5월 제정된 국가인권위원회법이 그 해 11월25일 발효되면서 공식 출범했다. 참여연대 공동대표였던 김창국 변호사가 1대 위원장에 올랐고, 유시춘 전 민가협 총무, 박경서 초대 인권대사, 유현 변호사가 인권위원으로 임명됐다. 출범 이후 인권위는 각종 인권침해 및 차별 진정 사건을 조사하는 한편 법령과 정책을 인권의 관점에서 판단하고 각 기관들에 의견표명을 해왔다.▲테러방지법 제정 반대 ▲사형제 및 국가보안법 폐지 권고 ▲사생활 비밀 침해 방지를 위한 교육행정정보시스템 개선 ▲양심적 병역 거부권 인정 및 대체 복무제도 도입 주장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성차별 관련 업무가 여성가족부에서 인권위로 통합되면서 차별 진정에 눈에 띄게 늘었다.▲승진·임용에서의 장애인 차별 ▲교수임용에서의 나이 차별 ▲입사지원서의 가족관계·병력·출신지역·출신학교·혼인 여부 차별 등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차별을 조사해 발표했다. 또 ▲초등학교 일기검사 개선 ▲학생 두발자유 기본권 보호 ▲크레파스에서 살색 명칭 사용으로 인한 피부색 차별 금지 등 상식을 뒤엎는 권고로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인권만화집 ‘십시일反’, 인권영화 ‘여섯 개의 시선’, 인권사진집 ‘눈 밖에 나다’ 등을 제작 발표하는 등 정책 권고, 진정 조사 외에 다양한 활동을 벌여 왔다. 올들어 국가보안법 폐지, 사형제 폐지,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등을 골자로 하는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권고안을 확정 발표했다. 아울러 차별에 대한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3000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차별금지법안’을 확정, 입법 권고했다. 최근에는 모든 구금시설을 정기적으로 방문 조사해 인권 침해를 예방하는 ‘유엔 고문방지협약 선택의정서’ 비준을 외교통상부와 함께 추진하고 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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