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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번호 뒷자리 2xxxxxx→1xxxxxx 로 가는 여정, 그 일상

    주민번호 뒷자리 2xxxxxx→1xxxxxx 로 가는 여정, 그 일상

    “난 남자야, 그냥 다른 남자.” 다큐멘터리 영화 ‘3xFTM(쓰리 에프티엠)’이 새달 4일 개봉한다. 포스터의 글귀대로 영화는 ‘다른 남자’ 3명의 일상을 기록한 작품이다. 다른 남자? 그러니까, 이들은 통상적인 ‘남·여’의 이분법적 인식에서 살짝 비껴서 있다. 모두 생물학적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남성으로 살기를 원한다. 눈치챘겠지만 FTM은 ‘여자에서 남자로(female to male)’의 영어 약자이다. 법적 성별을 남성으로 바꾸고 싶어하지만,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2’에서 ‘1’로 바꾸기까지 그리고 바꾼 뒤에도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영화는 이들의 성전환 배경과 과정, 사회적 편견으로 인한 상처와 극복 여정을 속깊은 친구와의 대화처럼 조근조근 들려준다. ●“누군가 한사람은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성전환남성(FTM)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자체가 아예 없잖아요? 그건 존재 자체를 모르는 거고, 그만큼 FTM에 대한 한국사회의 차별과 억압이 심하다는 것을 말해주죠. 이 다큐는 FTM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한 일종의 시작점 같은 영화예요.” 개봉을 앞두고 얼마 전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일란 감독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두 주인공 김명진, 한무지(이상 가명)씨도 함께 한 자리였다. 감독의 말처럼 ‘3xFTM’은 FTM에 관한 국내 첫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그동안 성전환여성(MTF·male to female)에 관해서는 연예인 하리수,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와 ‘언/고잉 홈’ 등을 통해 어느 정도 대중적으로 알려졌지만, FTM은 예술 영역에서도 거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던 것이 사실이다. “누군가 한 사람은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성전환남성도 똑같은 사람이란 이야기를 하고 싶었죠”(김명진) 영화는 이들이 겪는 열악한 삶의 조건을 잘 드러낸다. 김씨는 2006년 호적상 성별을 바꾸었다. 호르몬 치료만 한 상태였지만, 건강이 안 좋아 수술 받기 힘든 몸이란 병원 진단서를 일일이 제출해내서 이뤄낸 일이었다. 이후 징병검사를 받아야 했던 그는 성별변경 관련 증거서류에도 불구하고 “육안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요구에 신체검사에서 바지를 내려야 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한 결과 성전환자에 대한 징병신체검사 개정을 이끌어냈지만, 손해배상소송은 1심에서 패소해 현재 항소 중이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입사를 위해 ‘여자중학교’, ‘여자고등학교’에서 ‘여자’자만 지워 이력서를 써낸 그는 얼마 뒤 회사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다행히 무혐의 판정으로 끝났지만, 이미 잘린 뒤였다. 다시 들어갔던 대기업에서도 6개월만에 같은 이유로 명예퇴직을 당했다. 요즘 싸우고 있는 대상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다. “남자로서 가슴, 자궁을 지닌 것은 장애와 같다.”며 성전환수술에 대한 보험 적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성전환수술 보험 안 되고 부작용 위험 커 한씨는 가슴 절제수술에 이어 최근 자궁 적출수술을 했다. 하지만 성별변경까지는 아직 요원하다. 성별변경을 위해서는 대법원 예규에 따라 성기수술도 해야하지만, 비용이 엄청난데다 부작용의 위험성마저 크다. 영화 속에서 “여성이라 말하고 합격했다. 연봉 2800만원에 내 영혼을 팔았다.”며 절규했던 회사에는 끝내 입사하지 않았다. ‘3xFTM’은 성적소수문화 환경을 위한 모임 ‘연분홍치마’가 기획한 커밍아웃 3부작 중 하나다. 이후로 정치인 최현숙씨의 이야기를 담은 ‘레즈비언 정치도전기(홍지유·한영희 감독)’, 4명의 남성 동성애자들을 다룬 ‘종로의 기적(이혁상 감독)’이 계속될 예정. ‘3xFTM’은 김 감독에겐 기지촌 다큐멘터리 ‘마마상’(2005년)을 잇는 두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06년 ‘성전환자 성별 변경 관련법 제정을 위한 공동연대’에 참여하면서 주인공들을 만났고, 그해 가을쯤 활동 성과를 정리하기 위한 차원으로 다큐멘터리를 기획하면서 이들에게 출연을 제의하게 됐다. ‘3xFTM’을 찍는 과정은 녹록지는 않았다. 주인공들은 심적 부담감 때문에 촬영 도중 한번씩 다 ‘잠수’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몇 개월 안 가 스스로 돌아왔다. 김명진씨는 “감독님이 그러더라고요. ‘네가 이 다큐의 끝에서 얻을 수 있는 게 하나라도 있다면 좋겠는데, 잃는 것만 있으면 지금 와서 그만둬도 너를 잡지 않겠다.’고요.”라고 회상했다. 조바심 낼 법도 했지만, 감독은 별로 걱정하지 않았단다. “이 다큐에 응할 정도의 사람이면 쉽게 포기할 수 없을 거라고 봤어요. 제가 끌어들인 것도 있지만,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참여한 거라고 봤죠. 그들의 ‘자기 동기’를 믿고 기다렸어요.” 지난해 4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영화는 이후 다수의 국내외 영화제에 초청을 받는 것은 물론 2008년 서울독립영화제 우수작품상, 여성영화인모임 다큐·단편 부분 여성영화인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소규모 상영을 예상하고 만들었던 영화가 일반 극장에까지 걸리게 된 건 관객의 힘이 컸다. 한무지씨는 “FTM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생겼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용기를 많이 얻었어요.”라고 고마워했다. ●“관객에 대한 믿음으로 개봉 용기내” 영화에서 “난 엄마 뱃속에서부터 남자”라고 했던 또 한명의 주인공 고종우(가명) 씨는 이날 아쉽게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매체 인터뷰에 대한 부담감과 아웃팅(타인에 의해 성적소수자들의 정체성이 알려지는 일)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 듯했다. 김씨와 한씨도 마찬가지 심정이지만, 관객을 믿는다고 했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함부로 아웃팅하지 않을 거라고 믿어요. 다만, 우리 모습이 또다른 선입견을 심어주지 않을까 걱정되긴 해요. 우리 외에도 정말 많은 FTM들이 있으니까요. 이 다큐가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FTM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데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한무지) “영화 카피처럼 우린 그냥 ‘다른 남자’일 뿐이에요. 예전에 여자였기 때문에 조금 더 여자를 잘 이해할 수 있는 남자일 뿐, 전염병을 가진 사람도 특이한 사람도 아니거든요. 관객들이 우리를 그냥 한 인간으로, 똑같은 사람으로 봐줬으면 좋겠어요.”(김명진)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청계광장~삼일교 880m 인도 넓힌다

    청계천 측면 도로의 차도가 줄어드는 대신 인도는 넓어진다. 서울시는 청계천 시발점인 청계광장에서 삼일교까지 880m 구간의 양쪽 편도 2차로를 각 1차로로 줄이고, 그 자리를 보도로 조성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공사가 완공되면 청계천쪽 보도 폭이 1.5m에서 3.5m로 넓어져 시민들이 청계천을 내려다보며 여유있게 걸을 수 있게 된다. 이는 이 도로의 보도가 비좁은데다 가로수까지 심어져 보행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또 서울광장~청계천 무교동길 300m 구간을 ‘글로벌거리’로 만들고 보도를 넓히기로 했다. 서울광장에서 시청 뒷길까지 100m 구간은 편도 4차로를 3차로로 줄이고 국가인권위원회가 있는 동편 보도 폭은 2m에서 6.8m로 늘릴 방침이다. 시는 무교동길 보도블록에 세계 22개 자매우호 도시를 상징하는 형상을 새기고, 무교동길 중간쯤에 있는 시유지 주차장에는 각종 이벤트를 할 수 있는 525㎡ 넓이의 광장을 만든다. 이들 공사는 25일 착공해 7월 중 완료할 예정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여성연예인 인권지킴이 출범

    고(故) 장자연씨의 죽음을 계기로 여성 연예인의 인권을 지원하기 위한 모임이 만들어졌다. 영화평론가인 유지나 동국대 교수와 강지원 변호사, 김상희 민주당 의원,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 여성학자 오한숙희씨 등 28개 문화·여성 시민단체와 예술인, 정치인, 교수 등 112명은 22일 ‘침묵을 깨는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족식을 가졌다. 이들은 이날 인권위에서 ‘성착취 침묵의 카르텔 어떻게 깰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여는 한편 다음달부터 ‘여성연예인 인권 SOS센터’를 열고 인권상담도 진행할 예정이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학술·종교플러스] ‘민주주의·운동·진보’ 토론회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는 22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민주주의, 운동, 진보, 이 시대의 대안인가’를 주제로 학술토론회를 연다. 정당정치와 노동운동, 인권운동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진보세력의 탈출구를 모색한다.
  • 軍 인권침해 ‘천태만상’

    軍 인권침해 ‘천태만상’

    군(軍) 내 인권침해는 천태만상이다.야간근무 중인 중대장이 병사의 일기장을 큰 소리로 읽어 무안을 주고 계급(근무연한) 안 되면 개인 승용차는 살 수도 없다? 19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입수한 군 관련 ‘인권침해 진정사건’(2007년 5월~2009년 4월) 현황에 따르면 군 내 인권침해는 장병들의 사생활·인격권 침해 행위부터 경제권, 의료권, 나이·신분에 따른 차별 행위까지 다양한 사례가 권고 및 개선조치 대상이 됐다. 모 사단의 A 중대장은 야간근무 중 병사의 일기장을 꺼내 큰 소리로 읽고 무안을 줬다. 한술 더 떠 동료 부대원들에게 일기장을 읽도록 지시했다. A 중대장은 지난해 12월 해당 사병으로부터 인권침해로 제소돼 교육 조치를 받았다. 부사관 B씨는 지난해 8월 부대 지휘관이 개인의 차량 구매를 통제하는 건 부당하다고 제소했다. 부대 지휘관이 임관한 지 4~9년이 지난 간부만 차량을 소유하도록 허가하고 출퇴근용으로 운행할 수 있도록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물론 이런 지시는 법적 근거도 없다. 인권위는 개인의 경제권 침해로 의결하고 해당 기관에 권고 조치했다.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을 전환한 트랜스젠더 C씨는 징병 검사에서 수치심을 느껴 국방부와 병무청을 상대로 제소했다. 법원 결정문과 전문의 진단서를 제출했지만 검사관이 “속옷을 벗으라.”고 강요했다. 인권위는 검사 행위 자체를 인권침해로 보기는 어려우나 성을 바꾼 병역의무자에 대해서는 신체 검사 규정을 개선하도록 권고했다. 부상당한 병사들의 의료권 침해도 빈번했다. 육군 모 사단의 방공중대에 복무 중 허리부상을 당한 D씨는 담당 군의관의 휴가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후유증을 갖게 됐다. 차량 부족으로 긴급 환자가 군 병원에 제때 후송되지 못한 의료접근권 침해도 있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총 235개 과·팀 줄였다

    총 235개 과·팀 줄였다

    비상경제정부를 위한 중앙부처 조직개편이 기획재정부 등을 끝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정부는 12일 국무회의를 열어 기재부, 통일부, 법무부, 법제처 등 4개 부처의 직제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15개 부, 2개 처, 13개 청, 5개 위원회, 12개 소속기관 등 35개 부처의 조직 개편작업이 끝났다. 새 정부 들어 추진된 조직개편 작업으로 감축된 조직은 모두 8개 국·관·단과 235개 과·팀에 이른다. 막판까지 과·팀 감축 규모를 놓고 행안부와 갈등을 빚었던 기재부는 이번 개편을 통해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대책본부기구와 인력구성을 효율화하기 위해 1개 단과 12개 과·팀을 축소하고, 자원 등 경제난 속 대외협력 강화를 위해 ‘대외경제협력관’을 신설했다. 법무부는 5개 과를 축소하면서 ‘화성직업훈련교도소’와 ‘청주소년원’을 신설하고 출입국 심사대를 증설하는 등 출입국 관리기능과 범죄 피해자 보호·지원기능도 강화했다. 통일부는 북한정세분석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인도협력국을 폐지하는 대신 ‘정세분석국’을 신설하고, 통일정책국을 ‘통일정책실’로 격상하는 등 4개 과·팀을 줄였다. 이번 비상경제정부 과·팀 직제개편은 소속기관이 아닌 본부(76.6%)에서 주로 감축이 이뤄졌으며 청 단위(13개 청 33개)보다는 부 단위(15개부에서 118개) 기관에서 하부조직 재정비가 더욱 활발했다. 국·단이 감축된 곳은 기재부, 행안부, 병무청, 국가인권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등 5곳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제 여건과 행정환경 변화에 맞춰 각 부처가 신속한 대응체제를 갖출 수 있도록 조직을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시위대·경찰 충돌 42명 연행

    30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각종 집회에 참가한 시위대와 경찰간에 충돌이 빚어져 42명이 연행됐다.‘경제위기에 대응하는 대학생공동행동’ 소속 회원 200여명은 이날 오후 3시30분쯤 용산구 한강로1가에 모여 차도 일부를 점거하고 용산참사 현장인 용산 4구역 방향으로 행진하던 중 경찰과 충돌하면서 철거민을 포함한 집회 참가자 38명이 연행됐다. 용산참사 범대위 측은 “일부 여성 시위자들이 연행 과정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혀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진정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은 “인도로 올라갈 것을 요구했는데 이에 불응하고 도로를 불법으로 점거했다.”고 밝혔다. 노동자 단체인 ‘질주 실천단’ 소속 회원 4명도 이날 오후 2시쯤 노사분규 중인 재능교육 노동자들과 연대해 투쟁하기 위해 혜화동 쪽으로 자전거 질주를 벌이던 중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농성자들이 계란을 투척하는 등 폭력 시위로 변질됐고, 이중 4명은 경찰에게 폭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김승훈 오달란기자 hunnam@seoul.co.kr
  • “행정인턴 학력·나이 제한은 차별”

    국가인권위원회가 27일 행정인턴을 채용할 때 학력과 나이에 제한을 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 차별행위라며 관련 부처에 시정 권고했다. 그러나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와 노동부 등은 행정인턴의 경우 현행 고용관련법상 예외사유에 해당되는 대상으로 이들에 대한 고용 제한은 차별행위가 아니라며 반박하고 나서 공방이 일고 있다. 인권위는 지난해 12월 대학원을 수료한 민모(37)씨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의 행정인턴에 응시하려고 했지만 행정안전부와 건설청이 ‘만 18세 이상 만 29세 이하’의 ‘전문대졸 이상’으로 지원자격을 제한했다.”며 진정한 사건에 대해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장에게 앞으로 행정인턴을 채용할 때 학력과 나이를 제한하지 말 것을, 행안부 장관에게는 현재의 행정인턴십 운영계획 및 지침을 고쳐 학력제한을 두지 말 것”을 각각 권고했다. 인권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만 29세 이하 전문대졸 이상 학력자들을 위한 실업해소 정책의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도 “국가가 스스로 사용자가 돼 학력과 나이를 제한하면서 인턴을 모집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인턴업무가 반드시 전문대 이상 학력을 요구한다고 볼 수 없고, 부처에 따라 특정지식이 요구되는 업무가 있더라도 이는 면접 등 채용과정에서 검증할 수 있으므로 모집 단계부터 학력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행안부는 “행정인턴은 경제위기의 영향을 직접 받는 29세 이하 대졸 청년층을 위한 맞춤형 사업이기 때문에 나이와 학력 제한은 불가피하다.”고 반박했다. 학력 제한에 대해서도 “학력요건을 폐지하면 대학 재학생 등도 지원하게 돼 구직이 절실한 졸업자에게 오히려 불리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행안부는 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조만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도 “행정인턴이 인권위의 결정과 달리 연령차별금지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행정인턴 모집 대상을 29세 이하인 청년층으로 제한하는 데 연령 이외에 다른 합리적인 기준이 없는 불가피성이 있다.”면서 “청년실업해소특별법에도 청년을 29세 이하로 규정하고 있어 청년인턴을 채용할 때 연령 기준은 적정하다고 볼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인턴 응시연령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상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제한·예외 사유에 해당돼 차별이 아니라는 것이 노동부 입장”이라면서 수용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행정인턴제’는 각급 행정기관에서 월 100만원가량의 보수를 받고 최장 1년간 근무하면서 취업 준비를 할 수 있는 제도로, 인권위를 제외한 모든 기관이 선발과정에서 연령과 학력제한을 두고 있다. 이경주 강주리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노숙인 대포통장 원천차단

    범죄에 쉽게 악용되는 노숙인 명의의 ‘대포통장’(차명금융계좌) 개설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서울시는 21일 “신용불량자 신용회복 사업인 ‘신용-리스타트’ 프로젝트의 하나로 다른 사람이 노숙인, 부랑인 보호시설 이용자, 쪽방촌 거주자 명의로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계좌를 개설하지 못하게 만드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우선 등록 노숙인 3220여명을 대상으로 ‘금융정보 제공동의서’와 ‘명의도용 예방신청서’를 받아 이들을 ‘금융권 대출불가자’로 등록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다른 사람이 노숙인 등의 이름으로 계좌를 개설하거나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노숙인 본인은 신원확인을 거쳐 자신의 계좌를 만들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대출불가자의 명의로 계좌 개설을 신청하면 금융기관의 도움을 받아 곧바로 사법당국에 통보된다. 대포통장 브로커에 대한 현장 적발이 가능해져 노숙인의 금융 피해와 범죄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노숙인 190명에 대한 신용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대포통장 피해의 사후 구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면서 “노숙인들에게도 대포통장의 폐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효과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숙인 등에게서 10만~20만원을 주고 사들이는 대포통장은 대부분 범죄 도구로 사용된다. 지난달 26일에는 노숙인 명의로 대포통장을 만들어 120억원대의 허위 신용카드 매출전표를 발행한 일당이 검거됐다. 같은 달 11일에도 자신들이 갖고 있던 대포통장을 개당 30만원씩 받고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팔아넘긴 일당이 붙잡혔다. 노숙인 등 명의자는 범죄 과정에서 생겨난 거액의 채무를 떠안게 돼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대책이 노숙인 등 저소득 빈곤계층 모두를 대포통장 범죄의 잠재적 방조자로 규정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숙인의 개인 신용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는 만큼 서울시는 국세청·법무부·국가인권위원회 등과 협의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인권위, 장애인 입학차별 시정

    국가인권위원회는 신체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을 박사과정 전형에서 탈락시킨 대학측에 차별 시정권고를 했다고 15일 밝혔다. 뇌병변장애 1급인 이모(27·여)씨는 지난해 한림대 박사과정 전형에 응시했다. 그러나 학교측은 ‘박사과정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논문자료 수집 능력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불합격 처분을 내렸고, 이씨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는 한림대측의 처분이 차별행위이자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아울러 장애 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평가방식을 만들고 전형위원들에게 장애와 관련한 인권교육을 하도록 권고했다. 한림대측은 “이씨에 대한 불합격 처분을 취소하고 재심사를 진행하도록 했다.”면서 “대학원 입학 관련 내규를 고쳐 장애인 입학 지원자를 위한 전형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인권위의 결정을 수용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13일부터 서울 등 4개 지역서 인권영화 무료상영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의 인권영화프로젝트를 통해 제작된 영화가 13일부터 16일까지 ‘별별신선들!’이란 기치 아래 전국 4개 지역에서 무료 상영된다. 지난 2002년 시작된 인권영화프로젝트는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탈북자, 외국인 노동자, 장애우, 청소년, 동성애자, 여성들이 처한 인권 상황을 되돌아 보고자 제작한 옴니버스 영화 프로그램. 영화들은 인권의식을 고양시킨다. 이번 행사는 인권위 축소 논란이 일자, 인권영화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감독들 41명이 지난 달 30일 축소 반대 성명을 낸 일과 맥을 같이 한다. 한국예술영화관협회는 “앞으로도 인권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영화들이 지속적으로 제작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상영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상영작은 ‘여섯 개의 시선’(2003), ‘다섯 개의 시선’(2005), ‘세 번째 시선’(2006), ‘별별이야기’(2005), ‘별별이야기2-여섯 빛깔 무지개’(2007) 등 5편이다. 서울에서는 시네마 상상마당, 스폰지하우스 중앙, 필름포럼, 지역에서는 대전아트시네마, 광주극장, 부산 국도&가람예술관 등 6개 예술영화전용관에서 진행된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공연장 장애인 외면 여전

    공연장 장애인 외면 여전

    지체장애 1급인 심모(43)씨는 얼마 전 서울의 한 대형 공연장에서 열린 음악회에 참석했다. 심씨는 어느 곳에든 앉을 수 있는 자유석 티켓을 얻었지만 휠체어 좌석이 몰려 있는 객석 맨 뒤에 앉아야 했다. 좌석 위치 때문에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장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심씨는 10일 “휠체어용 좌석을 구석에 몰아놔 장애인들은 VIP 티켓을 구해도 앉을 수 없다.”면서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어도 집에서 TV만 보는 장애인들이 많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장애인 차별금지법’이 11일로 시행 1주년을 맞았지만 장애인들이 겪는 일상 속 차별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된 장애인 차별 진정건수는 696건으로 2007년 239건과 2006년 113건에 비해 급증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문화예술사업자가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제공해야 한다.’(24조 2항)고 명시돼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미비한 법령과 사업자들의 인식부족, 부족한 편의시설 때문이다.전문가들은 “사업자들은 단기 수익만 따지지 말고 장애인 편의시설을 도입하는 데 투자하고, 사업장에선 장애인 전담 직원을 배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고 말한다. 우선 휠체어를 사용하는 지체장애인의 경우 좌석 선택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점이 큰 문제로 지적된다.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 전당 등 국내 주요 공연시설 내 극장에 있는 휠체어 좌석은 대부분 객석 가장 뒤에만 설치돼 있다. ‘메가박스’나 ‘씨너스’ 등 유명 복합영화상영관에는 휠체어 좌석이 스크린 바로 앞에 몰려 있다. 모두 관람이 불편한 자리다. 장애인 편의시설 촉진 시민연대의 최성윤 팀장은 “‘노인·장애인·임산부 등의 편의 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에는 공연시설 내 전체좌석 중 1% 이상을 휠체어 좌석으로 해야 한다고만 돼 있다.”면서 “시야확보 여부나 비장애 동행인과 동석 보장, 좌석 선택권 보장 등에 대해서도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캐나다 등은 법령에서 휠체어 좌석을 반드시 분산 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각·청각장애인들도 공연시설 이용에 있어 어려움을 겪긴 마찬가지다. 시각장애인인 조모(42)씨는 “안내요원이 없으면 혼자 좌석을 찾기조차 힘들다.”면서 “화재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제대로 영화를 못 본다.”고 하소연했다. 청각장애인 박모(32)씨는 “한국 영화에 자막 서비스를 제공하는 극장은 채 10개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장애인 권익문제연구소 박성준 팀장은 “장차법에는 모든 문화체육시설의 장애인 편의물 설치기간을 2015년으로 정하고 있지만 기간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건국대 강병근 교수(건축학)도 “편의시설에 장애인 전담직원을 두고 장애인의 좌석선택권 보장을 위해 탈착식 좌석을 도입하는 등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장애학생 보조기구 제공해야

    앞으로 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이 있는 국공립 유치원 원장과 초중고 학교장은 장애학생이 일반학생과 똑같이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교육보조기구 등의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의 관련 규정이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특수학교 등은 11일부터 시각장애 학생에게 점자자료나 확대독서기, 청각장애 학생에게는 수화통역이나 보청기, 지체장애 학생을 위해서는 높낮이 조절용 책상이나 휠체어 등을 대여하거나 제공해야 한다. 신변 처리에 어려움이 있거나 과다행동이 있는 중증 장애학생은 교육보조인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해당 학교의 장이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받은 장애학생의 진정이나 직권으로 차별내용을 조사한 뒤 시정권고를 하게 된다. 학교가 권고를 이행하지 않으면 법무부가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사람은 운명 아래서만 죽을 수 있다”

    “60년 평생에 가장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았다. 억지로 떠밀어 보내야 하는 사람의 모습은 너무나 비통하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안경환 위원장이 8일 인권위 사내게시판에 ‘동료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편지를 남겼다. 정부의 조직축소 방침과 이로 인해 떠나는 직원들에 대한 심경을 담았다. 안 위원장은 편지에서 “2006년 10월30일 위원장에 취임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3년 임기를 채우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지금 이러한 현실이 닥치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고, 결자해지라는 말이 오늘처럼 야속한 적이 없었다.”며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안 위원장은 “누구를 선택하기도, 버리기도 힘든 인사권자로서 ‘사람은 운명 아래서만 죽을 수 있다.’는 비장한 수사를 떠올린다.”면서 “내가 여러분에게 강요하는 희생은 후일 우리의 인권사에 장엄한 순교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최근 인권위 조직축소 과정에서 사퇴까지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반영하듯 그는 편지에서 “정권이 교체됐지만 독립기관 수장으로 의연하게 소임을 다할 것으로 믿었다.”면서 “독립성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마땅히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인권위의 한 관계자는 “가처분 신청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장이 공석이 될 경우 최악의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며 모두들 만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기발령을 받은 팀장들조차 안 위원장의 편지에 눈물을 보였다.”고 전했다. 인권위는 이날 오후 일반직 직원들에 대한 인사발령을 마치고 직제령에 따른 조직개편 절차를 마무리했다. 축소대상 44명 가운데 팀장급 11명은 보직발령을 받고, 나머지 11명은 대기발령을 받았다. 직원 33명도 대기발령 조치됐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한국 인권위 축소는 亞 인권 위협”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권단체인 ‘포럼아시아’의 인권부문 디렉터인 에머린 길 변호사는 3일 서울신문과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국가인권위원회 축소 방침은 아시아 전체의 인권옹호로 가는 길을 막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포럼아시아에는 한국의 참여연대 등 아시아지역 16개국 42개 인권단체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길 변호사는 국제사회에서 모범사례로 평가받아 왔던 한국 인권위가 정부에 의해 위축되는 것이 세계적으로 큰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인권위는 아시아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영향력 있는 기구로 손꼽혀 왔다.”면서 “그러나 한국 정부가 인권위의 독립성을 흔들면서 내년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 의장직을 한국이 맡기로 한 것도 불투명해졌다.”고 걱정했다. “조직 축소안으로 한국 인권위는 정부가 조종한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인권위가 독립적이지 않으면 곧 신뢰를 잃는다. 이는 바로 한국민들의 인권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신뢰의 위기와 더불어 업무 효율의 문제도 있다. 현재 정부 안처럼 부산, 광주, 대구 사무소가 폐쇄되면 서울에 있는 인권위로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인권 침해를 당했을 경우를 생각해 보라.” 이번 조치에 대한 길 변호사의 총체적인 진단이다. 그는 “아시아만 보더라도 인권기구가 그 나라의 정부에 의해 축소를 강요당한 사례는 없었다.”면서 “한국민들은 인권위가 해외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인권위가 명성을 계속 유지하고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길 변호사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부탁하는 내용을 전하며 인터뷰를 끝맺었다. “한국 인권위가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에 대해 이 대통령은 눈을 떠야 한다. 아울러 인권위를 축소하게 되면 아시아의 다른 국가에서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행안부 “법적 근거 없어” 인권위 “문제 없다”

    국가인권위원회가 30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행정안전부의 인권위 직제개정령안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가운데 청구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인권위는 이날 인권위의 조직·정원을 21% 감축하는 내용의 ‘국가인권위원회와 그 소속기관 직제 전부 개정령안’에 대해 법적 효력 중지를 위한 가처분신청과 함께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넣었다.  행안부는 행정기관간 권한쟁의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헌재에서 인권위의 권한쟁의청구를 각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31일 “헌재에 권한쟁의를 하려면 당사자 적격이 돼야 하는데 인권위는 여기 해당되지 않아 각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가기관 간 권한쟁의는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국회, 정부, 법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만을 청구자격이 있는 기관으로 인정하고 있을뿐 행정기관 간에는 청구할 수 없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다. 헌재법 62조에는 ‘국가기관 간 권한쟁의의 경우 국회, 정부, 법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관한 사무에 관해 당사자 적격을 인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인권위는 헌재법 조항은 ‘예시 규정’이라며 권한쟁의 청구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인권위법에 직제를 대통령령으로 정한 것 외에는 독립성을 부인할 근거가 없다.”면서 “당사자적격 소송요건으로 국가기관인 것은 명백하지 않느냐.”라고 강조했다.  인권위측은 그러나 “대통령 재가까지 난 만큼 일단 개정령안에 따른 조직개편이 불가피할 것 같다.”며 일단 수용할 뜻을 밝혔다. 권한쟁의는 빨라야 4개월, 길면 8개월 후 결과를 알 수 있다.  학계에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임종훈 홍익대 법대 교수는 “헌재가 과거에는 권한쟁의 청구자격을 좁게 해석했으나 지금은 국회의원간 권한쟁의의 경우 독자적 표결권이 있다고 판단, 확대인정해주고 있다.”면서 “다만 행정부 내에 있는 인권위가 국회의원처럼 독자적 헌법기관인지에 대해선 논란이 일 수 있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1~2주 내에 나올 법적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다면 인권위가 다소 불리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인권위 조직 축소] 인권위 왜 반대하나

    인권위가 30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조직 감축안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가처분 소송까지 불사하며 반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인권위 측은 정부의 감축안이 절차상 심각한 하자가 있는 데다 감축안의 내용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인권위의 이같은 입장은 차관회의에서 조직 감축안이 통과된 다음날인 지난 27일 안경환 위원장이 밝힌 언급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우리는 조직개편을 절대 하지 못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정당한 절차가 이뤄진다면 충분히 논의할 자세가 돼 있다. 지금까지 어떤 행정조직 개편에서도 해당 부처와 충분한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개편이 이뤄진 적은 없었다. 특히 독립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국가인권위원회를 대상으로 이런 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용납이 되지 않는다.” ●“외부 전문평가는 고려 안해” 인권위는 조직감축 과정에서 행정안전부가 일방통행을 했다는 부분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지난해 12월10일 행안부는 인권위에 조직과 인력을 감축하는 1차 조직개편안을 제시했다. 전체 인원의 50%를 줄이겠다는 내용이다. 최경숙 상임위원은 “인권위가 외부의 조직진단 전문기관을 통해 조사해 행안부에 전달한 내용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개편안”이라면서 “그것도 공식적인 경로가 아닌 실무자간의 전언 수준이었고 구체적인 내용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이후 행안부는 62명(30%) 감축을 뼈대로 하는 2차 개편안을 비공식 경로로 알려왔고 지난 20일에는 44명(21.2%)을 감축한 최종안을 공식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행안부측은 “자체적인 조직진단 결과가 있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인권단체연석회의 명숙 위원은 “불과 두달 남짓한 사이에 50%→30%→20%로 급변할 수 있는 원칙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서 “이는 이명박 정부가 지난해 인수위 시절부터 인권위를 축소하려고 했던 시도의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진청과 단순비교는 억지” 인권위가 이번 감축 논란에서 독립성을 강조하는 배경도 중요하다. 인권위는 입법, 행정, 사법 등 3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기관이라 ‘정부 차원의 조직개편’의 대상이 되는 행정 부처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인권위는 지난 8년간 조사한 진정사건의 80% 이상이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 사례라는 점을 예로 들고 있다. 최경숙 상임위원은 “정부에 의해 피해를 받은 사람을 조사하는데 정부와 구분이 되지 않는다면 객관성이 보장될 수 있겠느냐.”면서 “조직 논리에 따라 휘두르지 못하게 하는 것이 인권위 설립 당시부터 고려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행안부안의 근거로 알려진 정부조직 개편 기준이 인권위에 적용되는 것이 적합한지도 쟁점이다. 행안부 담당 과장은 “농촌진흥청의 경우 연 교육인원이 인권위의 2.5배, 교육일수가 10배에 이르지만 인권위보다 소규모로 운영된다.”면서 “타 부처와의 형평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인권위 핵심 관계자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보호하는 인권위 업무는 점차 늘어가는 추세인 만큼 농진청과는 당연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 “가만히 있어도 줄을 서서 찾아와서 배우려고 하는 곳과 신고를 받거나 찾아나서야 하는 인권 교육을 동등한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인권위 조직 축소] 행안부 왜 강행했나

    [인권위 조직 축소] 행안부 왜 강행했나

    해를 넘기는 치열한 공방 속에 30일 국가인권위원회 조직·정원 축소개편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인권위 축소 백지화’를 주장하는 국내외 인권기구와 시민단체, 학계 등의 강력한 항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행정안전부는 대국대과제라는 정부조직개편 기본 원칙을 내세워 개편을 강행했다. 다만 인권위 조직·정원 축소폭은 당초 계획했던 49.9%에서 21.2%로 대폭 줄어들었다. ●공통지원부서 평균인원 8명 불과 행안부 관계자는 “인권위는 2001년 출범 이후 단 한 차례도 조직운영 전반에 대한 종합진단이 없었다.”면서 “지난해 11월 인권위의 직제개정 요구에 따라 소관 기능, 업무량, 인력운영에 대한 진단을 실시했고 각계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통과된 개정령에 따라 인권위 조직은 5본부 22팀이 1관 2국 11과로, 정원은 208명에서 164명으로 44명이 감축됐다. 행안부는 대과제(과당 15명 이상) 적용에 따라 인권정책·교육·홍보협력과로 구분해 운영 중인 인권위 3개 과를 ‘정책교육국’으로 통합해 공통인력을 감축하기로 했다. 교육·홍보 등 공통지원기능 인력이 본부 인력 180명의 36.1%에 달하고 공통지원기능 부서 6개팀의 평균 인원이 8명에 불과하다는 것. 행안부 관계자는 “성격이 유사한 국민권익위원회는 20%, 다른 정부위원회는 28%, 전 부처 평균이 30%인데 인권위는 실무인력보다 관리인력이 많은 점 등 과다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령 인권위와 다른 기관의 교육과정 운영현황(2007년 기준)을 비교해 보면 79개 교육과정(546일, 5424명)을 운영 중인 농업진흥청의 경우 1개과의 담당 인력이 18명인 데 반해 14개 과정(55일, 2171명)을 운영하는 인권위 인력은 20명으로 더 많다는 지적이다. 1개과 12명으로 운영 중인 권익위(113일, 2133명)와 비교해도 교육기간은 절반인 데 반해 인력은 66.7% 많다는 게 행안부 설명이다. 같은 맥락에서 조사·구제기능을 통합해 침해구제국·차별시정국을 ‘조사국’으로 통합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해 기준 1인당 연간 진정처리건수가 6470건, 본안심리건수는 2311건인 데 반해 권익위(고충처리부)는 고충민원처리건수 2만 7509건, 본안심리건수는 6588건이다. 인권위에 비해 권익위의 직원 1인당 본안심리처리건수는 48.5% 더 많다. ●50→30→21%로 감축안 완화 인권위 감축안 논의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4월이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2차 조직개편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행안부는 이미 조직개편이 완료된 다른 4개 정부위원회의 반발과 형평성을 감안해 인권위 조직개편에 착수하기로 했다. 당시 인권위는 독립기구임을 들어 자체적으로 정원과 조직을 조정하겠다는 ‘절충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그해 10월 감사원에서 인권위의 조직운영이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인권위가 제시한 직제개정안은 5본부 22팀을 4국 1관 19과로 줄이면서 정원 208명은 전혀 손대지 않은 안을 제시했다. 이에 행안부는 12월 자체 조사를 거쳐 1차 실무협의안으로 2국 13개과, 지역사무소 폐지, 정원 106명 49.9%(102명) 감축안을 전달했다. 인권위를 비롯한 인권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자 행안부는 지난 1월 2차로 조직·정원을 146명으로 29.8%(62명)만 축소하는 방안을 전달했고 지난달엔 2국 11과를 줄인 1관 2국 11과, 정원 21.2%(44명)를 줄인 안을 최종 통보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인권위 21% 축소 확정

    인권위 21% 축소 확정

    1년 가까이 끌어온 국가인권위원회 직제 개편안이 조직 및 정원 21%를 줄이는 내용으로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와 관련, 인권위는 헌법재판소에 이번 직제 개정령의 법적 효력을 정지시켜 달라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해 당분간 진통이 계속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30일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현행 5본부 22팀으로 구성된 인권위를 2국 11과 줄인 1관 2국 11과 3개 지역사무소로 조정한 ‘국가인권위원회와 그 소속기관 직제전부개정령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원도 208명에서 164명으로 감축됐다. 개정령을 살펴보면 인권위는 본부-팀제에서 대국대과 형태로 바뀌게 된다. 인권정책국, 인권교육국, 홍보협력과 등 3개 과는 ‘정책교육국’으로 통합되며 침해구제국, 차별시정국 등 2개 국은 ‘조사국’으로 합치게 된다. 하지만 당초 행안부가 지난해 12월 1차 개편안에 포함시켰던 부산, 대구, 광주 등 3개 지역사무소(18명) 폐지는 장애인 등 수요를 감안해 존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국무회의에는 안경환 인권위 위원장이 인권위 사상 처음으로 참석해 개정령안 통과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위원장이 퇴장한 후 의결 절차는 그대로 진행됐다. 안 위원장은 의결 직후 “헌재가 가처분 신청을 빨리 받아들여서 대통령이 서명하기를 바랄 뿐”이라며 “이런 결정에 대해 국제사회에 어떻게 좀 더 잘 변명하고 설득할 수 있을지 안타깝다.”고 밝혔다. 인권위측은 다음달 1일 전원위원회를 소집해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강주리 임주형기자 jurik@seoul.co.kr
  • [인권위 조직 축소]해외 인권위 운영은

    유엔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권위와 같은 국가인권기구(National Human Rights Institutions)를 갖고 있는 나라는 120여개국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중 절반에 이르는 60여개국의 인권위가 유엔 국제조정위원회(ICC)로부터 업무와 예산·조직운영의 독립성을 인정받아 해당 국가에게 최고 수준인 A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A등급을 받는 국가 중 하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인권위는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독립성이 덜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헌법에 의해 보장받는 기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필리핀, 독립지위 헌법에 보장국가 인권위의 독립성 보호를 위해 많은 국가들은 인권위 존립 근거를 헌법에 명시하고 있다. 콜롬비아, 볼리비아, 페루 등 대부분의 남미 국가들은 인권위를 ‘헌법기구’로 규정하고 있다. 아시아의 필리핀과 인도, 아프리카의 남아공과 우간다, 유럽의 우크라이나, 폴란드 등의 인권위도 헌법에 근거해 설립됐다. 때문에 이들 국가의 인권위는 외부 간섭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우리나라의 인권위는 다른 국가에 비해 조직 규모도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활동이나 규모, 위상 등 모든 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벤치마킹 대상이 돼온 필리핀 국가 인권위는 15개의 지역사무소와 5개의 분소로 이뤄져 있다. 상주 인력만 600여명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인권위 직원 수(208명)보다 3배 정도 많다. 인도의 국가인권위원회도 모두 17개의 지역 사무소에서 350여명이 일하고 있다. ●“美 고용차별시정委 1500명”반면 유럽과 북중미 등 서구 국가들의 경우 인권 문제를 포괄적으로 담당하는 인권위 조직이 대규모로 갖춰져 있지 않다. 하지만 이들 나라에는 유형별로 국가 차별시정기구들이 다양하게 설립돼 있다. 이 때문에 인권위 축소를 반대하는 단체들은 서구와 우리나라를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경우 국가인권위원회를 두고 있지 않지만 1500여명의 인력을 확보한 고용차별시정위원회 등 수많은 개별 위원회가 있다. 인권위 관계자는 “행안부가 인권위 축소 논리로 해외 사례를 들었는데 무슨 근거인지 모르겠다.”면서 “우리 인권위가 거의 모든 분야의 인권 관련기능을 담당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현재 규모도 결코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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