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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가르드 “1930년대식 대공황 또 올 수 있다”

    “1930년대식 대공황이 닥칠 수 있다.” 좀처럼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유럽 재정위기 해법을 놓고 ‘볼썽사나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프랑스와 영국에 작심하고 경고성 발언을 날렸다. 영국의 신용등급부터 내리라는 프랑스의 도발로 유럽 내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가진 연설에서 라가르드 총재는 “경기위축, 보호주의 강화, 고립 등 글로벌 경제가 (대공황 시대인) 1930년대 일어난 현상들과 맞닥뜨리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는 이어 “저소득국, 신흥국, 선진국을 막론하고 더 가속화하는 위기에 면역력을 갖춘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면서 “이번 위기는 한 그룹의 국가들이 행동을 취해 해결할 수 있는 위기가 아니며 모든 국가, 모든 지역이 실질적으로 행동에 나서야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례 없이 강경한 라가르드의 이날 발언은 크리스티앙 노이어 프랑스중앙은행장이 자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해 온 국제 신용평가사들에 “이해할 수도 없고 불합리하다. 영국의 등급부터 떨어뜨려라.”라며 영국을 자극한 뒤 나온 것이다. 노이어 행장은 영국이 프랑스보다 적자 규모와 빚, 인플레이션이 높고 성장률은 더 낮아 신용이 경색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프랑수아 피용 총리와 프랑수아 바로앵 재무장관도 각각 “신용평가사들이 영국의 높은 채무와 적자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역사는 영국이 주변국이 됐음을 기억할 것”이라며 단체로 영국 질타에 동참했다. 프랑스의 정면 공격에 영국 정부 당국자들이 내심 놀란 눈치라고 FT는 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대변인은 “우리는 신뢰할 만한 적자 감축 계획을 마련했고 국채수익률도 시장의 신뢰를 보여 준다.”고 방어막을 쳤다. 영국 재무부 관리도 “시장은 노이어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고 맞대응했다. 왕따 위기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유로존 재정협약 논의에 옵서버 자격을 부여받게 됐다. 라가르드의 경고는 금융부문의 신용경색 등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국채 매입 확대 가능성을 재차 일축해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여기에 신용평가사 피치가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 대형은행 8곳의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강등시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제2의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스페인 은행 10곳의 신용등급을 끌어내렸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직원 160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3조2017억弗 쥔 큰손의 ‘호령’

    중국의 대외 관계가 강성으로 바뀌고 있는 이유는 경제적 성장이다. 일본을 제치고 주요 2개국(G2)에 등극하면서 경제대국에 걸맞은 국제적 위상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중국 지도부의 의지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 호기 삼아 2008년 9월의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8월의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은 중국 경제의 새로운 기회로 다가왔다. 은인자중하며 힘을 키우는 도광양회의 전략을 접고 경제력을 바탕으로 세상을 호령하겠다는 대국굴기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등 국제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미국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지난 30년 동안 중국의 연평균 성장률은 10%에 이른다. 이는 초기 30년 고속성장기의 한국(9.7%·1962~1991년)과 타이완(8.8%·1957~1986년), 일본(8.3%·1946~1975)의 성장률을 앞지르는 것이다. 향후 중국의 연평균 성장률이 5~6%대로 떨어진다고 해도 넉넉잡고 15년 안에 1인당 국민소득(GDP)이 2만 달러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 한마디로 한국과 같은 규모의 경제가 약 30개가 생긴다고 보면 된다. 그동안 쌓아 둔 세계 최대 규모의 외환보유액(10월 기준 3조 2017억 달러) 역시 차이나 파워를 뒷받침하는 배경이다. 중국은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큰손으로 군림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자국 화폐인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어 미국이 구축한 달러 체체를 허물고 세계 금융계의 패권을 장악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1차적으로 위안화의 무역 결제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장악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한국의 제1교역 대상국이다. 수교 당시 64억 달러였던 교역액이 지난해 1884억 달러로 30배 이상 늘어났다. 한·미 간 교역액(902억 달러)의 두 배를 넘는다. ●15년내 국민소득 2만弗 예상 중국의 대한(對韓) 직접투자(FDI)는 지난해 4억 1000만 달러에서 올해는 10억 달러 이상으로 2.5배나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3년 안에 중국이 한국의 최대 투자국이 될 것으로 관측한다. 올 11월까지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한 외국인 가운데 중국 자본이 미국(9조 2107억원)에 이어 2위(4조 8550억원)로 뛰어올랐다. 2009년 5위에서 불과 2년 사이에 2위로 상승한 것이다. 이런 경제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우리의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안보·사회 영역에서까지 중국의 이익을 관철시키려는 움직임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S&P, 한국 신용등급 ‘A’ 유지

    S&P, 한국 신용등급 ‘A’ 유지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14일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현행대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독일과 프랑스 등 유로존 15개국을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한 가운데 나온 현행 유지다. S&P는 이날 한국의 양호한 재정 건전성과 순대외채권국 지위 유지 등을 높이 평가해 신용등급을 현재처럼 ‘A’로, 전망을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한다고 기획재정부에 통보했다. 2005~2008년 일반정부의 재정수지가 지속적으로 흑자를 기록했고 올해 일반정부 순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2% 정도에 불과한 점 등이 재정 건전성 요인으로 꼽혔다. S&P는 한국의 순대외채권국 유지와 원화의 활발한 거래 등이 외화부채상의 위험(리스크)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정학적 리스크와 통일 비용에 관한 문제는 신용등급 상향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S&P는 북한의 김정은 후계 문제 등 북한 정세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만약 북한이 붕괴하면 막대한 통일비용을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안정적’인 신용등급 전망은 한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격히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한 것이다. S&P는 한국이 앞으로 지금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고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된다면 신용등급이 상승할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재정부는 이번 결과에 대해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유지하기로 한 데 이어 지난달 7일 피치의 등급전망 상향조정, 그리고 이번 S&P의 등급 유지로 우리의 대외신인도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재정위기에도 불구, 3대 국제 신용평가사가 모두 한국을 우호적으로 평가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우리의 경제체질이 강화됐음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국가신용등급이 유지됨에 따라 앞으로 우리나라 금융기관과 기업의 해외자금 조달 여건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S&P, 유로존 15개국에 EFSF까지도 신용등급 강등 경고

    S&P, 유로존 15개국에 EFSF까지도 신용등급 강등 경고

    독일·프랑스 양국 정상이 야심 차게 유럽 재정통합 구상을 발표하자마자 전 세계 신용평가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기다렸다는 듯 재를 뿌리고 나섰다. 유로존 위기극복에 나서라는 경고라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불안감을 증폭시켜 위기를 불러오는 ‘자기 충족적 예언’을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S&P는 5일(현지시간) 독·프 정상회담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유로존 17개국 가운데 그리스와 키프로스를 뺀 15개 국가를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리며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했다. 유로존 핵심 6개 트리플A(AAA) 국가 중 재정위험도가 높은 프랑스를 제외한 독일, 핀란드,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까지 강등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 5개국은 이번 재정위기 와중에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는, 재정이 양호한 회원국들로 분류된다. 게다가 S&P는 6일에는 현재 AAA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까지도 ‘부정적 관찰대상’에 포함시키면서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 여부에 따라 EFSF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S&P는 “최근 몇 주 사이에 유로존 전체의 신용등급을 검토해야 할 정도로 유로존의 시스템적 스트레스가 상승했다.”고 이번 조치의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검토 결과에 따라 오스트리아와 벨기에, 핀란드, 독일, 네덜란드 등 5개국은 한 단계, 나머지 10개국은 두 단계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밝혔다. 키프로스는 이미 부정적 관찰대상이고 그리스는 사실상 최하 등급을 받고 있다는 점,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회담(9일)을 앞두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S&P의 발표는 EU 전체에 구체적인 결과를 도출하라는 강력한 정치적 압박을 가한 것이나 다름없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은 S&P가 유로존 정상회의가 끝나고 나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관련 국가의 신용등급을 검토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해당 국가들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S&P는 지난 4월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처음으로 거론한 뒤 지난 8월에는 실제로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추는 등 공격적인 신용등급 평가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0일에는 프랑스 신용등급을 강등했다가 실수라며 번복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특히 S&P는 정부부채 등 재정건전성에 훨씬 더 엄격한 태도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151년 역사를 자랑하는 S&P는 순이익만 8억 달러나 되고 종업원 1만명에 18개국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미국 미디어그룹 맥그로힐이 지분 100%를 소유한 민간기업이지만 정부정책까지 좌지우지한다. S&P, 무디스, 피치 등이 최우량 등급을 매겼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가운데 90% 이상이 정크본드(투자 위험성이 높은 채권)로 판명난 것에서 보듯 미국발 금융위기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지만 그 뒤로도 별다른 견제를 받지 않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으로 군림하고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메이저들의 추락… 세계 은행지도가 바뀐다

    메이저들의 추락… 세계 은행지도가 바뀐다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사상 최초로 하락한 지난 8월 5일 이후 선진국의 국가신용등급과 대형 은행의 신용등급이 번갈아 강등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 평가방법을 변경한 것도 대형 은행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이유다. 특히 미국 대형은행의 신용등급 하락은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반면 신흥국 은행들은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있다. 세계은행의 지도가 바뀌면서 한국 은행들도 상황을 민감하게 지켜보고 있다. 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37개 대형은행을 평가한 결과 14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신용등급이 하락한 14개 대형은행 중 미국계가 절반이었다. 영국계 은행이 3개였고 유로존은 1개였다. 이외 홍콩, 아르헨티나, 스위스 은행이 각각 1개씩 포함됐다. 금융시장은 최근 3개월간 신용등급이 반복적으로 강등된 유로존에 이어 미국계 대형은행들까지 문제가 생긴 것을 우려한다. 신용경색 가능성이 높아지는 데다가 심할 경우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신흥국 은행들은 안정세다. 37개 평가 은행 중 신용등급이 오른 곳은 중국은행과 중국건설은행 단 2곳이었다. 선진국 은행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추세는 국제신용평가사의 평가 방식이 바뀐 것이 직접적인 이유다. 고위험 복합금융자산의 위험도를 반영하고, 금융회사의 실질적인 유동성을 반영하기 위해 위험가중자본을 도입했다. 수익이 많아도 시장 상황에 따라 손해 위험이 크다면 예전과 같은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선진국 대형은행의 전통적 수익모델이 빛을 잃은 것이다. 은행 산업의 지형 변화도 선진국 대형은행의 퇴조와 관련이 깊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프랑스 신용등급 하락설 등 ‘AAA 등급의 신화’가 깨지자 해당국가의 은행 산업도 영향을 받고 있다. S&P의 2007년 국가별 은행 산업 평가에서 스위스를 포함한 유럽 11개국과 미국, 캐나다, 호주 등 14개국은 최고등급를 받았었다. 하지만 올해는 스위스와 캐나다만 최고등급이다. 미국과 영국은 1그룹에서 3그룹으로, 스페인은 1그룹에서 4그룹으로 하락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4그룹에서 3그룹으로 상승했다. 사우디와 일본의 은행 산업 리스크 등급도 향상됐다. 또 대형은행의 위기마다 각국 정부가 지원금으로 살렸던 ‘대마불사의 신화’도 무너졌다. 각국 정부가 재정문제를 겪으면서 힘이 약화됐다. 최근 유럽은행의 경우 정부의 지원 축소로 신용등급이 강등되기도 했다. 이외 금융시장 연계성(시스템 리스크) 역시 메이저 은행일수록 클 수밖에 없다. 미국은행의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국가에 대한 익스포저는 7%이지만 벨기에, 프랑스 등 잠재위험국을 합치면 11%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선진국 대형 은행의 신용등급 강등과 신흥국의 안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나 중국의 대형은행이 세계시장의 패권을 잡기에는 기축통화의 벽이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사들이 허약해지면 우리처럼 아래에 있는 은행들한테는 약진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각 금융지주들이 조직을 정비하고 해외점포를 신중하게 늘리는 등 글로벌화를 추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오달란기자 kdlrudwn@seoul.co.kr
  • [유로존 운명의 1주일] 위기 열쇠 쥔 ‘4인방’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한 ‘운명의 한 주’가 시작된 가운데 세계의 눈이 구원투수 4인방에 쏠려 있다. 5일(현지시간) 회동에서 유로존 ‘재정 통합’ 방안을 내놓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지난 1일 유로존 국채 매입 확대를 시사한 ‘슈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의장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유로존의 구세주냐, 골칫거리냐’ 하는 논란에 직면해 있는 메르켈 총리의 결단이 주목된다. 그는 유일하게 남은 유로존 해법 2가지로 꼽히는 유로본드 발행과 ECB의 최종 대부자 역할에 반대하고 있다. 유럽 전문가인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의 장 카르트메르 브뤼셀 특파원은 “정치적 비전도, 상황 파악 능력도 없는 메르켈이야말로 유럽의 근본적인 문제”라고까지 비난했다. 그녀와 독일 국민들은 두 방안 모두 ‘무책임한 남유럽’의 낭비벽과 인플레이션만 키울 것이라고 우려한다. 긴축과 규제만이 현 위기의 유일한 탈출구라 믿고 있다. 또 인기가 떨어질 결정은 절대 하지 않고 특유의 신중한 성격으로 ‘스텝 바이 스텝’ 해법을 고집하는 메르켈 총리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변화시키는 사르코지 대통령이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같은 용기는 선천적으로 결여돼 있다.”, “위기를 키운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내년 5월 재선을 앞둔 사르코지 대통령은 국가신용등급 ‘AAA’ 사수에 목숨을 건 만큼 유로존 어느 지도자보다 재정 위기 해결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제1야당인 사회당 대선 후보 프랑수아 올랑드를 비롯해 국내에서는 메르켈에게 내줄 것은 다 내주고 실익은 못 챙겼다고 비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유로존 회원국에 대해 엄격한 예산 통제를 하자는 독일의 주장에는 양보해 놓고, ECB에 최종 대부자 역할을 맡기자는 방안에 대해 독일을 설득하는 데는 실패해 이번 주 그의 대응에 관심이 모인다. 그간 유로존의 ‘방어벽’이 돼 달라는 유럽 정치권의 압력에 꿈쩍도 하지 않았던 드라기 ECB 신임 총재는 지난 1일 재정 통합이 이뤄지면 국채 매입을 늘릴 수 있다고 운을 띄우며 프랑스와 독일을 지원사격했다. 오는 9일 EU 정상회의에서 반롬푀이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EU와 독일, 프랑스의 입장을 조율하는 균형추이자 폭넓은 합의를 이끌어낼 중재자로 나서 활약이 주목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中·美·日 연말 경제 ‘3색 캐럴송’] 일본 ‘울면 안돼’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에 이어 일본의 신용평가회사까지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할 방침이다. 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신용평가회사인 R&I는 자국 국채의 신용등급을 현재의 최고등급(AAA)에서 한 단계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R&I는 그동안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와 함께 일본의 국채에 최고 등급을 부여해 왔다. 일본의 주요 신용평가사가 자국 신용등급의 강등을 검토하는 것은 처음이다. R&I는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한 정부의 사회보장과 세제 개혁이 늦어지면서 신용등급 강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이 204%로 그리스의 125%, 이탈리아의 101%보다 훨씬 높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매년 필요한 재정의 약 50%를 차입에 의존해 왔다. 앞서 S&P는 지난 1월, 무디스는 지난 8월 각각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일본의 신용등급이 또다시 강등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로 채무위기 심화에도 이렇다 할 동요를 보이지 않았던 일본 국채 수익률이 급등했다. 10년 만기 일본 국채 수익률이 지난달 30일 한때 연 1.07%까지 상승해 지난주 중반의 0.96%에서 크게 뛰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지구촌 신용위기] 신용등급 강등 ↔ 국채금리 급등 ‘악순환의 고리’ 끊어라

    [지구촌 신용위기] 신용등급 강등 ↔ 국채금리 급등 ‘악순환의 고리’ 끊어라

    지난달 29일 이탈리아의 3년물 국채 금리(7.89%)가 유로존 창설 이래 최대치로 솟아오르면서 ‘국채 신뢰 상실의 시대’에 진입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국가나 주요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시키면 국채 금리 상승과 신용경색으로 이어지고 다시 국가·은행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로존 스스로 해법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제공조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3개월(9~11월)간 국가 신용등급 강등건수는 19건(14개국)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았다. 신용등급 강등은 주요국의 국채 금리 상승을 이끌었다. 11개월간 그리스의 국채 금리(10년물 기준)는 34.3% 급등했다. 최근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된 벨기에 및 헝가리 국채는 각각 21.2%, 17.2% 급등했고 유로존 핵심국인 독일과 프랑스도 각각 15%, 13.5% 올랐다. 걷잡을 수 없는 국채 금리 상승으로 프랑스·영국 신용등급의 강등 가능성도 높아졌다. 미국·일본의 추가 강등을 예견하는 목소리도 많다. 국채금리 상승으로 인한 은행들의 신용경색은 실물로 전이돼 유럽 기업들의 자금조달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채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2008년 금융위기를 경고하지 못해서 잃은 신뢰를 되찾기 위해 이번에는 신용등급 평가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무더기로 국가신용 등급이 하락되면서 그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해 왔던 채권시장 자체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설명이다. 채권 시장의 신뢰회복 방법은 크게 유럽의 부채축소, 유로본드 도입, 자국 화폐 약세 유도 등이 있다. 하지만 부채축소는 복지혜택 축소, 자산 매각, 세수 증가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리스를 비롯한 재정취약국 국가들의 반대가 심하다. 유로본드는 독일의 국채 금리 상승이 걸림돌이고 통화 약세 유도 정책은 보호무역으로 인한 화폐전쟁을 낳을 수 있다. 윤여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채권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으면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신용경색 상황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국채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PIGS)에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규모가 6300억 유로이고, 프랑스와 독일도 각각 2900억 유로, 3000억 유로에 달한다. 이에 따라 국제공조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요국 은행의 우리나라 익스포저(거래규모)는 3495억 달러로 이중 54%에 달하는 1873억 달러가 유럽계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유럽 불안과 경기 진작에 대해 하나라도 국제공조가 성사되지 않으면 잃어버린 10년에 직면할 우려가 있다.”면서 “G20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제공조 난항에 대비해 미국·유로존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경상수지 흑자 유지, 단기외채 축소, 외환보유액 확충 등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신용강등 도미노… 1경5966조원 날렸다

    신용강등 도미노… 1경5966조원 날렸다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지난 8월에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된 뒤 유럽 등이 도미노 신용등급 강등사태를 맞고 있다. 급기야 무디스는 28일 유럽연합(EU) 전 회원국의 신용등급 강등 위험을 경고했다. 무시무시한 ‘신용등급 강등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도 이미 영향을 받고 있다.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세계경제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세계 증시에서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5개월간 13조 8838억 달러가 사라졌다. 환율을 1150원으로 계산하면 1경 5966조원에 달한다. 빚더미에 앉아 있다는 일본의 올해 말 예상부채 전액(1000조엔·약 1경 5000억원)을 넘고 미국의 국가 채무(15조 달러)에 육박한다. 세계거래소연맹(WFE)에 따르면 지난 4월 59조 804억 8477만 달러였던 전세계 51개 거래소 시장의 시가총액은 9월에는 45조 1966억 3610만 달러로 크게 줄었다. 지난달 전세계 시가총액은 50조 달러대로 오르긴 했지만 11월에 들어 벨라루스(4일), 키프로스(4일), 조지아(22일), 헝가리(24일), 포르투갈(24일), 벨기에(26일) 등 유럽 6개국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40조 달러대로 다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대륙별로 미대륙이 5개월간 6조 1767억 2657만 달러(약 7103조 2355억 5700만원)가 없어져 피해가 가장 컸다. 유럽의 시가총액 하락규모는 4조 5804억 3409만 달러(약 5267조 4992억 800만원)이었고 아시아는 3조 1266억 8803만 달러(약 3595조 6912억 3300만원)이었다. 시가총액 감소규모를 국가별로 보면 전체 51개 중 10위까지가 모두 유럽국가였다. 키프로스는 전체 시가총액의 48.4%가 줄었고, 구제금융을 신청한 헝가리(-47.8%)와 그리스(-44.1%)가 뒤를 이었다. 최근 국채 발행에 실패한 독일(-32.1%)도 8위였다. 이외 프랑스·벨기에·포르투갈·네덜란드에서 운용하는 NYSE유로넥스트(-29.8%)가 13위, 미국(-28.8%)이 14위였다. 우리나라의 감소규모는 21위였지만 25.2%나 줄었다. 4월 1조 2422억 750만 달러에서 9월 9291억 4850만 달러로 3130억 5900만 달러(약 360조원)가 감소했다. 한해 예산을 웃도는 규모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이 있었던 8월 이후 21개 국가의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올해 1~7월 8개 국가의 신용등급이 내렸던 것에 비해 2배가 넘는다. 21개 국가 중 절반이 넘는 11개가 유럽국가다.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경고음에도 금융위기를 타개할 만한 국제공조는 없다. 피해는 점점 신흥국으로 옮겨가고 있다. 국제금융연합회(IIF)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신흥시장에 대한 글로벌 은행의 대출태도는 49.1로 기준치(50) 이하로 떨어졌다. 이 수치는 지난 3년 이상 53~59를 나타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의 구매증가로 인해 27일보다 38.88포인트(2.19%) 오른 1815.28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6.81포인트(1.42%) 상승한 486.36으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154.3원으로 전거래일보다 10.5원 하락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유럽發 2차 금융위기 가시권] “IMF, 伊에 최고 6000억 유로 구제금융 지원 준비”

    [유럽發 2차 금융위기 가시권] “IMF, 伊에 최고 6000억 유로 구제금융 지원 준비”

    국제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벨기에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강등하고,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 3년물 국채금리는 8.13%까지 치솟았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이 이탈리아에 최고 6000억 유로(약 927조 852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4.0%~5.0%의 금리로 지원할 수 있다고 이탈리아 일간 라 스탐파가 27일 보도했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신임 총리가 긴축정책을 통해 이탈리아 국가 부채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줄이는 데 실패한다면 IMF가 도와줄 수 있다는 얘기로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가능성이 한층 가시화됐다.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가속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달 안정세를 보였던 한국 금융시장의 위험지표에도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조 2751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된 지난 8월 4조 6283억원어치를 팔아치웠지만, 그리스 재정위기가 잠시 진정된 지난달에는 1조 656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그러나 이달 들어 다시 급격한 이탈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럽계가 주식과 채권을 합쳐 2조 3000억원 이상을 팔아치우면서 한국을 빠져나가고 있다. ●원·달러 환율 1160원 돌파 외국인 이탈로 국내 금융시장 지표도 점차 악화되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월 말 1110원에 거래됐으나 지난 25일에는 1164.80원으로 마감,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50원 이상 올랐다. 코스피는 같은 기간 1909.03포인트에서 1776.40포인트로 7% 가까이 빠졌다. ‘위험지표’들도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한국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다시 치솟고 있으며,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도 위험수위로 올라갔다.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현재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177bp로 10월 말 136bp에 비해 41pb나 급등했다. 8~9월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달 4일 229bp까지 치솟았던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최근 127bp까지 하락했지만, 다시 크게 오르고 있다. 7개 한국 시중은행의 평균 CDS프리미엄은 230bp로 올라갔다. 하나은행의 CDS프리미엄이 248bp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 240bp, 국민은행 233bp, 기업은행 222bp, 산업은행 221bp, 수출입은행 217bp 등이다. 한국 시중은행들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초 287bp로 최고점을 찍었다가 지난달 말 169bp까지 내려갔었다. ●기업 내년 영업익 추정치 8.89%↓ 국내 기업 실적 전망치 역시 잇따라 낮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있는 상장사 132곳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7월 말 134조 8158억원에서 25일 현재 122조 8356억원으로 4개월 만에 8.89% 줄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독일과 프랑스 등 유로존 내 주요 경제국으로까지 재정위기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구제금융을 신청하거나 디폴트에 빠지는 국가와 은행은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연말 소비 시즌에 대한 기대감 약화는 실물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주형·유대근기자 hermes@seoul.co.kr
  • 헝가리도 신용 강등… 부채 위기, 다음은 亞?

    헝가리도 신용 강등… 부채 위기, 다음은 亞?

    금융위기가 동유럽 등 유럽 전반으로 옮겨붙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유로에서 시작된 차입 부담이 확산되면서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당시와 비슷한 상황에 빠지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유로존 수출의존도 높은 헝가리 직격탄 세계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하나인 미국계 무디스가 24일(현지시간) 헝가리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투자적격 가운데 최하위인 ‘Baa3’에서 한 단계 낮춰 투자부적격(투기등급)인 ‘Ba1’으로 강등했다. 거기다 유로존 3대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의 국채금리(수익률)가 또다시 7%로 오르면서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유로존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는 유로존 경기 둔화의 영향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지난 15일에는 3년 만기 헝가리 국채 금리가 연 8.35%로 2009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헝가리는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 당시 막대한 정부부채 때문에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직면해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 200억 유로를 지원받기도 했다. 이날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 9일 처음으로 7%를 돌파한 7.46%로 충격을 준 이래 24일도 7.087%를 기록했다. 포르투갈과 아일랜드, 그리스가 모두 국채금리 7%를 넘긴 직후 구제금융을 신청했다는 점에서 보듯 통상 ‘국채금리 7%’는 장기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위험 수준으로 여겨진다. 이탈리아는 25일에도 2년 만기 국채 20억 유로를 평균 발행금리 7.814%에 매각했다. 이 역시 1999년 유로화 탄생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伊 국채금리 7%로 올라 불안 가중 현재 AAA등급인 프랑스도 조만간 신용등급이 강등될 것이란 소문에 휩싸여 있다. 소문이 현실화되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EFSF 발행채권은 독일과 프랑스 등 유로존 우량국가들이 공동 보증을 서기 때문에 AAA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구제금융 자금 조달을 위한 채권 발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로이터통신은 유로존 상황이 이제 아시아 은행과 기업들의 차입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대적으로 은행 재정이 견실한 것으로 평가받던 호주 은행들조차 차입 부담이 증가했고 최근 루피화 가치가 폭락한 인도 은행들도 날마다 중앙은행에서 거액을 수혈받아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 호주 4대 은행인 커먼웰스은행 랄프 노리스 최고경영자는 “유럽발 부채 위기의 상황이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 때와 비슷하다.”면서 “전 세계 은행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日 국가채무 OECD 최악

    국제적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한 것은 일본의 채무 문제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P의 신용등급 담당자인 다카히라 오가와는 “일본의 재정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데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이끄는 일본 내각은 공공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S&P는 지난 4월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AA-’,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지난 8월에는 무디스가 일본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실제 일본정부의 부채상황은 심각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국채와 지방채를 합한 일본의 전체 국가채무가 올 연말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204.2%로 악화되고, 내년에는 210.2%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그리스의 136.8%, 아일랜드의 112.7%를 웃도는 OECD 최악 수준이다. 올해 일반회계 예산은 92조 4000억엔이지만 세수는 40조 9000억엔에 불과하다. 때문에 재정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44조 3000억엔의 국채를 찍어내야 한다. 여기에다 동일본 대지진 피해 수습을 위해 16조∼25조엔의 자금이 더 필요해 재정상태는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본의 재정난이 심각하기는 하나 당장 위기에 빠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계의 금융자산이 국가채무보다 많아 재정악화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그리스나 아일랜드처럼 국가 부도 위기에는 빠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장기적으로 가계의 금융자산보다 국가채무가 많아질 경우 국내투자자들이 국채를 기피하면서 장기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일본 정부가 빚 부담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며 재정건전화를 촉구하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경제대국 獨·日도 흔들린다

    유로존의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과 벨기에의 국채금리가 모두 상승하고,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유로존 재정위기의 불길이 중심부로 확산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24일(현지시간)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끌어내렸다. 일본의 신용등급에도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피치는 이날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한 단계 강등했다. 피치는 심각한 재정불균형과 전 업종에 걸친 높은 채무 부담, 부진한 거시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간 안전자산으로 여겨져온 독일 국채는 전날 발행에 실패했다. 독일 정부가 전날 발행한 60억 유로 규모 10년 만기 국채(분트) 판매량은 당초 예상 물량의 65%에 그쳤다. 금리는 전날보다 0.17% 상승한 2.14%를 기록했다. 이는 유로존 자산에 대한 광범위한 청산이 시작됐다는 뜻으로, 남유럽에서 시작된 금융위기의 파고가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까지 밀어닥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독일의 신뢰가 흔들리는 ‘참사’라고까지 표현했다.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독일·프랑스·이탈리아 3국 정상회담을 가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로존 재정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유럽연합(EU) 조약을 개정하는 내용의 공동 제안을 수일 내 내놓겠다고 밝혔다. 조약 개정을 꺼리던 사르코지 대통령이 한 발 양보한 까닭은 유럽중앙은행(ECB)에 최종대부자 역할을 맡기는 방안과 유로본드 발행을 거부해 온 메르켈 총리를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유로본드 발행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일본도 위태롭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관계자는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면서 “등급 하향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 상황도 녹록지 않다. 벨기에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날 5.19%로 뛰었다. 부도위기에 처한 덱시아 금융그룹 문제와 500일 넘게 새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고 있는 정치 불안정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유럽 ‘재정위기 아노미’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이 헝가리 정부로부터 금융 지원을 공식 요청받았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남유럽에 머물렀던 금융위기가 EU 중심국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미국 여야의 재정적자 감축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이날 유럽, 미국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다. 여기에 무디스가 프랑스 국채 금리 상승과 경제성장 부진을 이유로 프랑스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낙폭은 커졌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장 초반 전 거래일보다 1.7% 떨어졌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와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 MIBI지수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각각 2.7%, 2.6%, 3.6% 급락했다. 헝가리 정부는 최근 포린트화 가치가 급락하고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IMF와 ‘신축적 신용공여’(FLC)를 위한 협상을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FLC는 건전한 기초여건(펀더멘털)과 정책을 유지하는 국가에 요구조건 없이 제공하는 IMF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말한다. 헝가리는 2009년 IMF ‘대기성 차관’과 EU 금융지원 패키지로 모두 200억 유로를 지원받은 바 있다. 스페인에선 집권 사회노동자당(PSOE)이 20일 실시된 하원의원 선거(총선)에서 중도 우파인 국민당(PP)에게 참패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글로벌 위기에 한국채권 안전자산 급부상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채권의 인기가 오르고 있다. 21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년 만기 한국 국채금리는 지난 7월 말 4.20%에서 지난 16일 3.79%로 0.41% 떨어졌다. 미국(0.79%), 인도네시아(0.74%), 호주(0.73%), 독일(0.72%), 영국(0.70%), 캐나다(0.69%), 중국(0.47%)에 이어 주요20개국(G20) 가운데 8번째로 금리 하락폭이 컸다. 투자 수익률을 뜻하는 국채금리가 낮아졌다는 것은 채권을 사려는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지난 8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전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한 가운데 한국 채권은 안전성을 높게 평가받아 인기가 올라간 것이다. 한국 채권의 실제 금리 하락폭 순위는 G20 가운데 5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지난달과 이달에 각각 기준금리를 내린 인도네시아와 호주, 채권시장이 외국인에게 완전히 개방되지 않은 중국은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금융위기가 오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채권의 인기가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미국 채권의 수익률이 낮고 유럽 채권은 안전성이 의심되면서 상대적으로 국가신용등급과 경제상황이 좋은 한국 채권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G20 국가 중 5곳은 국채 금리가 올랐다. 재정위기의 중심이 된 이탈리아의 국채금리는 지난 7월 대비 1.14% 폭등했고 프랑스 국채 금리는 0.49% 올랐다. 인도(0.44%)와 터키(0.23%), 폴란드(0.03%)도 금리가 상승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국제조롱 ‘꼼수 총리’ 시장의 비수 맞다

    국제조롱 ‘꼼수 총리’ 시장의 비수 맞다

    ‘사고뭉치’, ‘스캔들 제왕’으로 불리면서도 특유의 생존술로 세 차례에 걸쳐 11년간 집권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5) 이탈리아 총리가 결국 물러난다. 2008년 이후 53번의 신임 투표에서 살아남은 맷집 좋은 노()정객도 국제 금융시장이 날린 핵펀치 앞에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특히 베를루스코니 정권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신임 총재가 이탈리아 국채 매입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 비수가 됐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8일(현지시간)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과 가진 면담에서 “(재정위기 타개를 위해) 유럽연합(EU)에 약속한 경제개혁 조치가 다음 주 의회를 통과하면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탈리아 하원에서는 이날 베를루스코니 내각의 ‘2010년 예산 지출 승인안’이 가결됐으나 찬성표가 의석 과반(316표)에 미치지 못했다. 표결은 야당 의원 321명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308명만 찬성했다. 건설·언론 재벌 출신인 베를루스코니는 1994년 중도 우파정당인 ‘포르자 이탈리아’를 창당, 바람몰이를 하며 처음 총리에 오른 뒤 숱한 정치적 위기를 겪었다. 10대와의 성추문과 마피아 연루설, 부패 혐의 등으로 법원을 제집처럼 드나들었다. 그러나 미디어를 장악했고 강력한 정치적 대항마가 없었던 덕에 매번 살아남았다. 특유의 쇼맨십도 빛을 발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나랏빚이 불어나고 실업률이 치솟는 상황에서 그의 ‘꼼수’는 더 이상 국제사회와 시장에서 통하지 않았다. 숱한 스캔들로 인한 파장이야 어떻게든 막았다 치더라도 재정위기로 인한 충격에 물리적 국경은 무용지물이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는 지난 9월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을 잇따라 강등하며 베를루스코니의 정치 리더십을 비판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로존 지도자들은 강도 높은 재정 개혁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 갔다. 더욱이 믿었던 신임 드라기 ECB 총재가 이탈리아 등을 겨냥해 “국채 매입은 금융통화정책이 잘 통하게 하려는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못 박았다. ECB가 자국 국채를 매입해 주기를 원했던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바람이 무참히 깨졌다. 이후 시장에서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촉발할 수 있는 7%를 향해 치솟았다. 결국 연정 파트너인 움베르토 보시 북부연맹 당수마저 등을 돌렸다. 아무리 ‘불사조’라지만 사방에서 조여 오는 사임 요구에 베를루스코니도 끝내 ‘백기’를 들었다. 전문가들은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퇴 표명이 일단은 유로존 사태 해결의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차기 정부 구성 과정에서 혼란이 재연되면 위기가 다시 증폭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탈리아를 바라보는 시장의 복잡한 심리를 반영하듯 코스피 지수는 9일 전날보다 0.23% 오른 1907.53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유럽 주요 증시는 오름세로 출발했다가 급락세로 반전했다. 미국 뉴욕증시도 9일 큰 폭의 하락세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 35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49.37포인트(2.05%) 떨어진 1만 1920.81에 거래됐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경제 브리핑] 피치, 한국 11개 공기업 등급 상향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 11개 공기업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8일 보도했다. 전날 한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상향조정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 피치 “한국 재정 건전성 양호”… 2년만에 신용등급 전망 상향

    피치 “한국 재정 건전성 양호”… 2년만에 신용등급 전망 상향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7일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신용등급은 기존의 A+를 그대로 유지했다. 피치는 지난 2008년 11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한 뒤 2009년 9월 안정적으로 올린 바 있다. 피치는 등급 전망 상향 조정의 중요 사유로 재정 수지·국가 채무 등 양호한 재정 건전성을 꼽았다. 이와 함께 충분한 수준의 외환보유액, 은행 등의 단기 외채 비중 축소, 일본·중국의 통화 스와프 체결을 통한 유동성 확충 등 대외 부문의 위기 대응 능력이 대폭 개선된 점, 수출기업의 높은 경쟁력과 탄력적인 환율 제도로 취약성이 크게 완화되는 등 경제 회복력이 빠르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앤드루 콜퀴훈 피치 아태지역 국가신용등급 책임자는 “2012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외채 상환, 취약한 대외 경제 및 금융 환경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이런 부분들을 성공적으로 헤쳐 나간다면 내년 등급 상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신용등급이나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추세인 상황에 비춰볼 때 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한 것은 우리의 위기 대응 능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긍정적’ 등급 전망이 통상 1년 정도 후 신용등급 상향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AA’ 등급으로의 진입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피치사가 외환위기 당시 AA-에서 A+로 하향조정한 이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AA 레벨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최종구 국제업무관리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무디스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독자적으로 (신용등급을)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피치사의 전망 상향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지만 종전 예를 보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대외 신인도 제고로 금융시장 및 자본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국가신용강등 태풍 한국은 비켜갔다

    최근 선진국들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이 잇따르고 있지만 한국은 ‘무풍지대’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현행 등급인 ‘A1’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무디스가 최근 방침을 바꿔 국가신용등급 평가를 위해 연례협의를 실시해도 등급을 조정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별도로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며 “따라서 올해 연례협의 결과 현행 등급이 유지됐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지난해 4월 한국의 신용등급을 외환위기 전 수준인 ‘A1’ 등급으로 상향조정했으며 지난 5월 방한해 연례협의를 가졌다. 무디스의 톰 번 국가신용등급 부문 수석 부사장은 지난달 29일 뉴욕 맨해튼의 코리아 소사이어티 주최 간담회에서 한국은 단기외채 비중이 낮고 외환보유액이 충분한 편이어서 글로벌 금융위기에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 18~21일 한국 정부와 연례협의를 실시하면서 신용등급 유지에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례협의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는 “S&P는 무디스와 피치보다 1단계 낮은 ‘A’ 등급을 부여하고 있어 등급을 올리려고 노력했지만 최근 선진국의 등급 강등 분위기에 따라 현행 등급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지난달 27~29일 방한한 피치는 11월에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으로 현행 ‘A+’ 등급이 유지될 것으로 예측된다. 피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8년 11월 한국의 신용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가 1년도 지나지 않은 2009년 9월 ‘안정적’으로 환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위기의 남유럽 ‘문제는 정치다’] (3) 스페인

    [위기의 남유럽 ‘문제는 정치다’] (3) 스페인

    ‘축구와 정치 수준이 일치하는 건 아니다.’ 경제위기를 눈앞에 두고도 헛발질을 거듭한 축구 강국 스페인의 정치를 두고 하는 말이다. 경제 호황기인 2004년 총선에서 승리한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사회당)의 지지율은 2007년 주택시장 거품이 꺼지며 추락한 스페인 경제와 운명을 같이한다. 경제 위기에 대한 안이한 대처와 책임 회피 등 무책임한 정치로 결국 사회당 정권은 다음 달 20일 조기총선에서 국민들의 심판으로 내쫓길 처지에 놓였다. 야당인 마리아노 라호이 국민당 당수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스페인 일간 엘문도 여론조사 결과 국민당은 48%를 기록, 사회당(30.8%)과 17% 포인트 넘게 격차를 벌였다. 같은 날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국민당은 45.5%의 지지율로 사회당(29.7%)보다 15% 포인트 이상 앞섰다. 사회당은 지난 4월 3연임을 포기한 사파테로 총리 대신 알프레도 페레스 루발카바 전 부총리를 새 후보로 내세웠지만 민심은 이미 싸늘하다. 국민들의 시선은 새 정권이라고 해서 곱지는 않다. 스페인 싱크탱크인 엘카노로열연구소의 윌리엄 치슬릿 연구원은 “재임자나 후임자 모두 쓰레기 취급을 받고 있다. 국민들이 정치인들과 그들의 실패에 넌더리가 났다.”고 전했다. [위기의 남유럽 ‘문제는 정치다’] (1) 이탈리아 : 파시즘 공포 낳은 ‘비리’ 총리, 경제대국 조롱거리로 (2) 그리스 : 3대가문 정권 돌려갖기가 경제파탄 불렀다 (3) 스페인 : 위기 부인·선심정책… ‘毒된 포퓰리즘’스페인 국민들의 분노는 위기 초반에 대응할 기회를 놓치면서 위기를 키운 현 정권의 정책 실패에 집중된다. 지금은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등 외부의 압박으로 긴축에 나서 공분을 산 사파테로 총리지만 위기 부인, 책임 회피, 부채만 늘린 선심성 정책과 미봉책 양산 등의 전과(?)로 2008년 재임 초부터 정치 불신을 초래했다. 이상 신호가 감지된 2008년, 사파테로 총리는 그해 1월 엘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위기’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견해의 문제”라고 했고, 같은 해 7월 의회에서는 “불황이 올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했다. 위기를 자국 문제로 인식하지도 못했다. 매년 3%에 이르던 경제성장률이 꺾이고 나라 전체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5분의1이 실업상태에 놓여도 ‘미국발 신용경색’ 탓으로 책임을 전가했다. 선심성 정책과 공약도 남발했다. 2008년에는 모든 납세자에게 세금 400유로(약 63만원)를 환급해 준다는 공약을 내세워 재선에 성공했지만 곧바로 스페인 경제에 독이 돼 돌아왔다. 혹독한 경제 개혁으로 인기가 떨어질 것을 우려, 미봉책만 내세워 재정위기를 악화시켰다. 이주노동자들이 경제성장에 보탬이 되자 2005년 58만명의 불법이민자에게 노동허가증을 덜컥 내줬다 3년 만에 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이 중 절반 이상이 실업자로 전락했다. 다급해진 사회당 정부는 실업수당을 일시불로 주겠다며 귀국을 종용했다. 실책이 겹치며 이제 스페인은 이탈리아와 함께 ‘차기 구제금융국’ 후보에 올라 있다. 이달에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국가신용등급을 강등당했다. 스페인의 올해 공공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67.3%로 이탈리아(120%)나 EU 평균(80%)보다는 낮지만 악성 부채가 많고 실업률은 EU 내 최고 수준인 21.2%,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46.2%에 이른다. 경기도 부진하다. 최근 회계법인 KPMG가 215개 기업 임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75%가 스페인 경제가 2013년쯤에나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 성장을 하려면 개혁이 필수적이지만 긴축이 성장을 끌어내린다는 게 딜레마다. 이런 짐을 고스란히 넘겨받게 될 라호이 국민당 당수 역시 승리의 기쁨을 누릴 시간은 잠시, 부메랑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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