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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국경제 저성장 고착화에 경각심 가질 때

    우리 경제가 심상치 않다.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양대 축인 수출과 내수가 수출환경 악화와 소비 및 투자 심리 위축 등 대내외 악재로 위축되면서 성장률이 급락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3.6%에서 2.5%로 떨어뜨렸다. 넉달 만이다. 이에 앞서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IB)들과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5% 내외로 수정한 바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만이 3%대 성장 전망을 고수하고 있으나 조만간 수정이 불가피할 것 같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3%대 중반으로 추락한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자칫하다가는 선진국의 문턱을 넘지도 못한 채 저성장의 고착화라는 덫에 걸려 주저앉을 수도 있다. 정부는 최근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해 감세를 통해 재정 지원을 강화하는 2차 경기부양 카드를 내놓았다. 하지만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와 야당의 반대로 관련법령의 처리가 미뤄지면서 시장 혼란만 부채질하고 있다. 게다가 임기말과 대선이라는 정치 일정이 맞물리면서 기업들도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투자를 미루고 버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 다른 경제주체인 가계는 빚에 짓눌려 이자 내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경제민주화’든, ‘온돌 성장론’이든, ‘일자리 대통령’이든 모두 공허할 수밖에 없다. 아궁이에 불이 지펴지지 않는데 함께 나눌 온기가 어디 있겠으며, 파이가 커지지 않는데 어떻게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가 생겨나겠는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지 않으려면 방법은 분명하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잠재성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제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부채 의존적인 가계와 기업구조를 건전화하고 금융·의료·관광·교육 등 서비스분야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고통과 갈등이 뒤따르더라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그래야만 생산가능인구 급락에 따른 성장 둔화와 자산가격 하락, 정부부채 상승 등 앞으로 닥칠 험난한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다. 국가신용등급 상승이라는 외부 칭찬에 도취돼 안주하기엔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이 너무 심각하다. 정부는 물론 대선주자들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 “2250까지 무리없다” “美 4분기 ‘재정절벽’ 우려”

    코스피가 2000선을 재돌파하면서 향후 주가 움직임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면서 2250까지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과 펀더멘털(경제의 기초체력) 자체가 좋아진 것은 아닌 만큼 추가 상승에 제약을 받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교차한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달 말쯤 코스피 지수가 2100을 찍고 4분기 중에 2250선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센터장은 “미국이 경기를 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국내 증시의 급등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한 단계 올린 만큼 외국인들은 안전성과 성장 프리미엄이 담보되는 한국 증시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92%(56.89포인트)나 급등했다. 하루 상승 폭으로는 지난해 유럽중앙은행(ECB)의 깜짝 선물(대대적인 유동성 공급 발표)이 있었던 12월 21일 3.09%(55.35포인트) 이후 최대다. 반면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3차 양적완화와 국가신용등급 상승은 분명히 호재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2000대 초반에서 횡보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4분기 말에 미국의 ‘재정 절벽’(재정지출의 급격한 감소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우려가 커질 수 있고 중국 경기 하강도 심상치 않아 성급한 낙관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뉴스&분석] 올해 성장률 2%대 추락한다는데… 국가신용등급 상향 러시 왜

    [뉴스&분석] 올해 성장률 2%대 추락한다는데… 국가신용등급 상향 러시 왜

    최근 우리 경제를 칭찬하는 소식이 잇따라 외국에서 들려오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올렸고, 세계경제포럼(WEF)은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19위)를 다섯 계단이나 올려 잡았다. “대공황 이후 최대 위기”(김석동 금융위원장)라던 정부는 이제 “노는 물이 달라졌다.”(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며 자찬한다. 올해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게 확실시되고 국민들은 늘어나는 빚에 한숨만 나오는데 왜 나라의 경쟁력은 오르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신용등급과 한 나라의 실물경제는 큰 연관성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7일 “국가신용등급은 다른 나라들이 돈을 빌려 줘도 떼이지 않을 위험을 측정하는 지표이지, 종합 경제력을 측정하는 지표가 아니다.”라면서 “그럼에도 이를 동급으로 혼돈하는 데서 괴리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이 오른 것은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정 관리를 더 잘 했다는 뜻”이라면서 “등급 상승으로 우리 경제가 전반적으로 좋아졌다고 하는 것은 과장”이라고 잘라 말했다. 우리가 관리를 잘한 측면도 있지만 세계 주요국의 재정 상황이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된 측면도 있다는 게 하 교수의 얘기다. 우리나라의 국가부채 비율은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34.1%다. 일본(199.7%), 프랑스(94.1%), 미국(93.6%)에 비해 양호하다. ●부채는 늘고 소득과 수출은 감소하고… 국가신용등급이 빚 갚을 능력을 중시하다 보니 이 부문 지표가 개선된 것도 등급 상향을 끌어낸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리나라의 단기외채 비율(2010년 47.9%→2011년 44.4%)은 하락했다. 외환보유액은 같은 기간(2916억 달러→3064억 달러) 불어났다.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뚝뚝 떨어지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은 우리보다 더 나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성장률은 3.6%다. 전년(6.3%)의 반 토막이다. 하지만 2007~2011년 평균을 내면 3.5%로, 피치가 우리나라와 더불어 더블 A 등급을 준 다른 나라들의 평균치(2.7%)보다 높다. 신용등급이 미래가치가 아닌, 과거에 대한 후행적 평가라는 것도 ‘괴리감’을 키우는 또 다른 요인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장은 “과도한 수출 의존도나 주식 시장에서의 높은 외국인 비율, 가계부채 문제 등은 앞으로 악화될 소지가 크다.”면서 “이런 요인들은 (과거에 대한 평가로) 지금 신용등급이 오른 것과 상관없이 멀지 않은 미래에 리스크 요인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GDP의 58% 정도를 차지하는 수출은 올 들어 7월까지 3198억 달러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다. 자영업자를 포함한 가계 부채는 이미 1000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상용근로자의 월평균 임금 총액은 지난 1분기 322만 3000원에서 2분기 301만 7000원으로 줄어들었다. ●“서민생활 안정 주력, 부채관리 주력해야”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반 국민들은 국가신용등급 상향 소식보다 늘어나는 가계부채와 얇아지는 지갑이 훨씬 더 심각하게 다가올 것”이라면서 “정부가 외부 칭찬에 취하지 말고 서민들의 어려움을 어떻게 해소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무디스나 피치도 이런 대목을 우려했다. 무디스는 지난달 30일자로 내놓은 ‘글로벌 거시 위험 전망’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2.5%로 낮췄다. 소비 위축 등을 들어서다. 피치도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하향 조정했다. 황 실장은 “가계부채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변동 금리 대출의 고정 금리 전환 등 연착륙을 유도하고 신흥시장 개척 등을 통해 경제위기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 가계부채가 ‘부메랑’으로 날아올 공산이 크다는 경고다. 이두걸·김양진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국가신용등급 상향’ 자족 말고 내실 더 다져야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인 피치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상향조정했다. 더구나 사상 처음으로 우리의 국가신용등급이 일본을 앞지르게 됐다. 이에 앞서 무디스는 지난달 27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역대 최고인 더블A(Aa3)로 올렸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직후 투기등급까지 강등됐다가 14년 8개월만에 12단계나 급상승하는 기적을 일궈냈다. 피치는 유럽 재정위기 등 불안한 대외 여건 속에서도 한국의 견조한 재정정책 운용 기조와 낮은 국가채무비율, 양호한 재정수지 등을 높이 평가했다. 국가 신용등급이 높아지면 국외 자금조달 비용 감소와 더불어 국가 브랜드 상승에 따른 수출 증가와 외국인 투자심리 호전 등 직간접적인 효과도 적잖게 뒤따른다. 외환위기 당시 신용등급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경험했던 우리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는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도 세계 19위로, 지난해보다 5단계나 뛰어올랐다. 우리의 문제 해결능력이 그만큼 높이 평가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도 인정했듯이 국가신용등급 상향이 우리 경제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7월에 이어 8월에도 수출이 계속 뒷걸음질을 하고 있고, 성장률 전망치도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게다가 580만 자영업자 중 170만명이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빈곤의 한계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장기침체에 따른 ‘하우스 푸어’ 양산 등은 우리 경제에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공기업 부채도 위험 수준이다. 따라서 국가신용등급 상향을 계기로 내실을 다지는 등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본다. 일본이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장기불황의 늪에 빠지면서 국가신용등급이 4단계나 강등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재정 건전성 유지와 복지 수요 충족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자면 성장과 분배, 일자리 창출이 선순환하는 경제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하겠다.
  • ECB, 급한 불은 껐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국가의 국채를 무제한 사들이겠다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결정에 시장은 즉각 호응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금리는 하락했고, 전세계 증시는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재정위기에 대한 근본 대책으로 보기 힘들고 장애물도 많아 단기 호재에 그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아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ECB가 재정위기국의 차입비용을 낮춰주기 위해 국채 매입을 재개해도 높은 실업률과 불투명한 경제성장 전망 등으로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국채 매입이 단기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소비와 투자가 계속 위축돼 이 같은 조치의 효과가 경기에 반영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WSJ의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도 ECB 결정으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채권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지만 하락세를 이어가기엔 여전히 걸림돌이 많다고 지적했다. 당장 넘어야 할 산은 오는 12일 독일 헌법재판소의 유로안정화기구(ESM)에 대한 판결이다. 총 5000억 유로(약 715조원) 규모의 재원으로 출범하는 유럽의 영구구제기금인 ESM에 대해 독일 헌재가 합헌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높지만 만약 위헌 판결이 내려지면 유로존 자체가 붕괴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달 말로 예정된 무디스의 스페인 신용등급 평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무디스는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현재 ‘Baa3’에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가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스페인 국채금리는 다시 치솟을 수 있다. ECB 결정에 대한 독일 내 반발 움직임도 변수다. ECB의 국채 매입에 반대해온 독일중앙은행 분데스방크는 회의 직후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결정으로 ECB가 회원국 납세자들에게 상당한 위험성을 전가할 우려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CB의 결정에 대해 지지의 뜻을 밝히며 강경파 추스르기에 나섰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하반기 한국경제 어디로] 피치, 韓 신용등급 ‘AA-’로 한 단계 상향

    무디스와 더불어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꼽히는 피치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올렸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더블 A 등급을 회복한 것은 처음이다. 피치 기준으로 일본이나 중국보다 신용등급이 높아진 것도 처음이다. 다만 피치는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피치는 이날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상향 조정하고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무디스가 우리 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올렸다. Aa3와 AA-는 같은 등급이다. 피치의 등급 상향은 2005년 10월 ‘BBB+’에서 ‘A+’로 올린 이후 7년 만이다. ‘AA-’ 등급 회복은 1997년 이후 15년 만이다. 이로써 3대 신평사 중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A’ 등급)를 제외하고는 모두 환란 이전 수준으로 등급이 되돌아갔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신평사들이 등급을 판단하는 일반적인 기준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S&P 역시 (등급 상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피치는 중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A+ 등급을 유지해, 우리나라가 한 등급 더 높아졌다.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는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에 이어 7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피치는 우리나라가 실물·금융 안정성과 튼튼한 거시경제정책 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등급 상향의 이유로 들었다.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과 단기외채 비중 축소, 외화보유액 증가 등 대외건전성 개선도 높게 평가받았다. 그러나 피치는 우리나라 성장률이 올해 2.5%에 그친 뒤 내년에는 3.6%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6월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보다 0.3% 포인트 내려잡은 것이다. 무디스 역시 지난달 27일 유로존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우리나라 성장률이 3.0%에서 2.5%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공기업 부채, 가계부채 등을 한국 경제의 취약요소로 지적했다. 이두걸·김양진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경제민주화와 함께 성장률 높일 비책은 뭔가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다. 정부와 한국은행만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대로 예상할 뿐 주요 투자은행(IB)과 경제전문가들에 이어 무디스조차 2%대의 성장을 점치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악화하고 중국의 경기 둔화와 미국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 올해 성장률이 1.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 국내 전문가들도 1%대 성장에 동조하고 있다. 문제는 잠재성장률이다. 이 같은 대외적인 악재에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경제활동인구 감소, 설비투자 위축, 10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등 대내적인 악재가 상승작용을 하게 되면 20년 후에는 잠재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L자형’ 경기 침체에 빠져들거나, 잠재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면 일자리 창출에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매년 30만~35만명이 노동시장에 새로 편입된다. 성장률 1%에 7만개 정도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2%대로 떨어질 경우 15만~20만명이 일자리를 얻지 못한다. 세수 감소와 더불어 국가부채 급증, 내수 부진 등 악순환의 덫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성장에 이처럼 적신호가 켜지고 있음에도 대선주자들은 ‘경제민주화’만을 으뜸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물론 경제력 집중과 납품가 후려치기, 일감 몰아주기, 골목상권 침해 등 재벌의 편법과 반칙은 시정돼야 한다. 비정규직 차별 해소 등 양극화 완화대책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하지만 경제민주화가 성장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아냥만 남게 될 뿐이다. 여야 대선진영은 경제민주화를 통해 성장과 분배, 또는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하는 새로운 경제의 틀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장담한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유사한 시험을 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이미 글로벌 경쟁체제로 전환한 기업 현실을 무시한 채 규제로 시대 흐름을 되돌리려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범답안만 열거하는 식의 공약이 아니라 경제민주화와 함께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비책도 제시해야 한다. 환상을 보고 표를 줄 만큼 유권자들이 어리석지는 않다.
  • [한국 외환위기 이전 신용 회복] 건전 재정·경제 회복력 긍정평가… 올 성장률은 추락 경고

    [한국 외환위기 이전 신용 회복] 건전 재정·경제 회복력 긍정평가… 올 성장률은 추락 경고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달 초 기자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이런 말을 했다. “임기를 마치기 전까지 이루고 싶은 것이 딱 두 가지 있다. 하나는 국가신용등급을 올리는 것이고, 또 하나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유치하는 것이다. 공교롭게 둘 다 11월에 결정된다. 외환위기 이전에 우리나라 신용등급이 더블 에이(AA)였다. 그 이후로 15년간 제자리 상태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국제 신용평가사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따졌다. 그들도 동의하면서도 다른 나라 등급은 모두 떨어뜨리는데 우리나라만 올려주는 게 쉽지 않은 모양이더라.” 지난 4월 2일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이자 어느 정도 등급 상향을 기대했던 정부도 이렇게 일찍 단행될 것이라고는 짐작하지 못한 눈치다. 정부는 우리나라 제품의 해외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고 해외 차입에 따른 연간 이자비용만 4000억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는 등 유·무형의 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은성수 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27일 “이번 등급 상향은 금전적인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일부 존재하는 ‘A’에서 금전적인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을 아예 배제한 ‘AA’ 등급으로 올라섰다는 뜻”이라며 “이는 단순히 신용등급이 한 단계 올라선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S&P와 피치의 가세도 기대했다. 무디스 기준으로 우리와 같은 Aa3 등급인 국가는 일본, 벨기에,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이다. 올해 들어 신용등급이 A 등급 이상 국가 중 무디스가 등급을 끌어올린 사례는 한국이 유일하다. 우리보다 등급이 높은 나라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캐나다(이상 Aaa), 홍콩(Aa1) 정도다. 무디스는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의 배경으로 양호한 재정 건전성을 손꼽았다. 비상 상황 때 국내외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여력과 경제 회복력을 갖췄다는 뜻이다. 거시건전성 규제로 은행의 대외 취약성이 완화된 점도 높게 평가했다. 무디스는 나아가 ▲은행의 대외자금 조달 여건 안정성 ▲공기업·가계 부채가 정부 우발채무로 전이될 가능성 등이 개선되면 등급을 추가로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해외 차입 규모는 연간 2700억 달러 정도다. 신용등급 상향에 따라 가산금리가 0.15% 포인트 정도 하락할 전망이다. 연간 4억 달러(약 4540억원)의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셈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국내 은행과 공공기관의 차입 비용도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일본, 중국과 신용등급이 같아진 점도 눈길을 끈다. 무디스는 앞서 지난해 8월 일본의 신용등급을 ‘Aa3’로 한 단계 강등했다. 반면 중국은 그해 11월 한 단계 끌어올려 ‘Aa3’를 부여했다. 은 국장은 “우리나라 등급 상향의 단골 걸림돌이었던 ‘북한 리스크’와 일본의 한·일 통화 스와프 재검토 압박 등에도 일본·중국과 같은 수준의 신용도를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 등을 들어 일본의 한·일 통화 스와프 재검토 압박이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석태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상무는 “지금도 일본 엔화 가치가 강세여서 일본 관광객들이 (물가가 싼) 한국을 많이 찾는데 통화 스와프를 축소하면 (세계 시장에서 값싼 한국 제품과 경쟁하는) 일본 업체들에 불리하다.”면서 “(축소)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쉽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우리 경제에 단기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제하면서도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상반기 수출이 크게 타격받은 만큼 유럽위기가 해결되지 않는 한 우리 경제가 장기적으로 안정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이두걸·김진아·이성원기자 douzirl@seoul.co.kr
  • 한국, 환란前 신용등급 회복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27일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한 단계 올렸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5년 만에 외환 위기 이전의 신용등급을 회복했다. 그러나 무디스는 유로존 위기가 지속되면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5%로 떨어질 것이라는 경고도 함께 제시했다. 금융시장은 삼성전자의 애플 소송 패소 등의 악재 탓에 크게 반응하진 않았다. Aa3는 우리나라가 무디스로부터 받은 역대 최고 등급이다. 이 등급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 등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로 치면 ‘AA-’에 해당한다. 외환 위기 이전 S&P와 피치로부터 AA- 등급을 받았던 우리나라는 환란 직후 ‘B-’까지 밀렸다. 최근 ‘A+’ 등급을 회복했지만 환란 이전 수준으로는 돌아가지 못했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은 2010년 4월 ‘A2’에서 ‘A1’로 올린 지 2년 4개월 만에 이뤄졌다. 무디스 측은 “한국의 양호한 재정 건전성과 경제 활력, 은행 부문의 대외 취약성 감소, 북한 문제의 안정적 관리” 등을 상향 이유로 들었다. S&P와 피치 등이 이에 가세할지 주목된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4포인트 떨어지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원 올랐다. 이두걸·김양진기자 douzirl@seoul.co.kr
  • [한국 외환위기 이전 신용 회복] “유로존 침체·中성장둔화 부정적 영향”

    27일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자 정부는 화색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무디스는 ‘장밋빛 전망’만 제시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종전 3%에서 2.5%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놓은 것이다.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불과 석 달 만이다. GDP 가운데 수출 비중이 58.1%(1분기 기준)에 이르는 한국 경제가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 위기로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점을 따끔하게 부각시킨 것이다. 무디스는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가능성의 이유로 “유로존 경기 침체가 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와 함께 한국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수출이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인데, 유로존 경기 침체와 중국 성장세 둔화가 맞물리면 수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다른 경제연구소들도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추세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BNP파리바와 씨티은행은 각각 2.8%, 노무라증권은 2.5%를 제시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최근 성장률을 2.6%로 낮춰 잡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2.3%였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성장률 하락세가 상당한 셈이다. 가계와 공공기관 부채 문제도 걸림돌로 지적됐다. 무디스는 “가계부채로 민간의 소비지출이 급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영준 SK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9월의 성적표가 10월 성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과거에 대한 (신용등급 상향)평가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한국 경제나 금융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CNN머니 선정 ‘세계 최고 5대 경제국’

    유럽발 경제 위기의 여파로 세계 경제가 침체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1인당 국내총생산(GDP), 국가채무 비율 등 세계 경제 각 분야에서 으뜸인 5개 나라가 선정됐다. CNN머니는 14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의 최신 통계를 이용해 경제 각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한 ‘세계 최고 경제국’ 다섯 나라를 선정, 보도했다. 룩셈부르크 1인당 GDP 10만弗 우선 GDP 부문에서 유럽의 강소국인 룩셈부르크가 경제 규모는 559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국민 1인당 GDP가 10만 6958달러(약 1억 2078만원)로 세계 1위다. 룩셈부르크는 국가신용등급 역시 AAA로 탄탄한 데다 저실업률, 저인플레이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인구가 적은 룩셈부르크는 전체 노동력의 약 60%를 해외 인력에 의존한다. 마다가스카르 국가채무 GDP 5% 아프리카대륙 동쪽의 섬나라인 마다가스카르는 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이 가장 낮은 나라로 꼽힌다. 올해 국가 채무 비율은 5%로 인도의 68%, 미국의 107%, 일본의 236%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반면 1인당 GDP는 470달러(약 53만원)에 불과하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3%로 미미한 수준이다. 미국 GDP 15조 6000억弗 최대 규모의 경제국은 단연 미국이다. 미국의 올해 GDP는 15조 60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이 빠른 속도로 미국의 뒤를 쫓고 있지만 올해 GDP는 7조 9000억 달러로 예상돼 미국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이 연간 7~10%씩 경제 성장을 하고 있어 몇십년 안에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리비아 초고속 경제성장률 76% 지난해 내전을 겪은 리비아는 올해 76.3%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돼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내전이 일어나기 전인 2011년 전까지만 해도 석유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였지만 내전으로 인해 하루 177만 배럴에 달하던 원유 생산량이 한때 2만 2000배럴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예상보다 원유 생산량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리비아 경제 역시 크게 성장하고 있다. 몽골 투자유치율 GDP의 63% 몽골은 광산업 발달에 힘입어 올해 투자 유치 비율이 GDP의 63.6%를 달할 것으로 전망돼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수출의 90%를 중국에, 석유 공급의 95%를 러시아에 의지하고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파산 위기 그리스의 두 풍경] 국가 신용전망은 곤두박질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7일(현지시간) 그리스의 장기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5월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SD)에서 투기등급인 CCC로 상향 조정한 지 3개월 만에 또다시 강등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다. S&P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예산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가 연기되고 경제 위기가 날로 악화됨에 따라 그리스는 앞으로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추가적인 지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P는 이번 조정에 대해 “그리스가 EU, IMF 등으로부터 추가 구제금융을 지원받지 못할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며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와 내년에 마이너스 10~11%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올해 안에 70억 유로(약 9조 7800억원)를 추가로 지원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는 국제 채권단의 지원을 받는 대가로 긴축재정을 실시하고 있어 국내 경제가 침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년 연속 GDP가 감소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7.9%에서 22.5%(6월 기준)까지 치솟았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ECB “국채매입 재개 가능”

    거세지는 유럽발 경기 둔화 우려 속에 2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 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준금리는 시장의 예상대로 0.75%로 동결했다. 하지만 정작 구체적인 해법이 빠지면서 미국, 유럽 증시는 실망감에 하락했다.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ECB 통화정책회의 직후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스페인, 이탈리아 등 재정 위기국의 차입 비용을 낮추기 위해 국채 시장에 개입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드라기 총재는 “ECB는 물가 안정과 통화정책의 독립성 유지라는 임무 안에서 전면적인 공개시장 조작에 나설 수 있다. 수주 안에 구체적인 정책을 고안하겠다.”면서 금융권에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할 뜻을 내비쳤다.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는 “유로존 위기에 대항할 더욱 예외적인 추가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면서 3년 만기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의 재가동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는 유로존 시중은행에 만기가 3년인 자금을 저리로 빌려주는 것으로, ECB는 지난해 12월, 지난 2월 두 차례 이 조치를 통해 위험 수위로 치솟던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위기국의 국채 금리를 안정시킨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 ECB는 기준금리를 현행 0.75%로 동결했다. ECB는 드라기 총재 취임 직후인 지난해 11월, 12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 포인트씩 내린 데 이어 올들어서는 지난달 처음으로 0.25% 포인트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날 ECB가 내놓을 유로존 해법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이미 지난달 26일 드라기 총재가 “유로를 지키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니 나를 믿어 달라.”며 유로존 사수 의지를 적극적으로 폈던 탓이다. 이에 대해 전날 독일중앙은행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는 “ECB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본연의 기능에서 월권하지 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날 영국중앙은행(BOE)도 기준금리를 0.5%로 42개월째 동결시켰다. 시장에서는 BOE 역시 경기 부양의 일환으로 새 투자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나오지 않았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ECB 회의에 앞서 키프로스의 국가신용등급을 ‘정크’ 등급으로 끌어내렸다. 이에 따라 키프로스의 신용등급은 기존의 ‘BB+’ 등급에서 ‘BB’ 등급으로 강등됐다. S&P는 키프로스의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앞으로 3분기 안에 등급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예고했다. 인구가 100만명도 안 되는 섬나라 키프로스는 지난 6월 유로존에서 5번째로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등 부채 위기로 진통을 겪고 있다. 키프로스의 부채는 2013년 국내총생산(GDP)의 105%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글로벌경제 ‘불황의굴레’] 유로존 ‘침체 늪’에 판로 막혀 獨 마이너스 성장 공포

    유럽 경제를 주도해 온 독일이 휘청거리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독일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낮춘 데 이어 독일 은행의 신용등급 전망도 무더기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의 독일 신용등급에 대한 부정적 전망은 국가부채 및 중앙은행의 대외지급 보증비율이 높은 독일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 위기가 심화되면서 산업생산이 부진해진 데다 대외 수출마저 주춤거리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로존의 기업활동이 지난 6개월 연속 위축되고 있으며, 독일 경제도 3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반전될 우려마저 있다고 24일(현지시간) 전했다. 특히 독일의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가 43.3을 기록해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치며 심각한 경기상황을 반영했다. 덴마크 단스케방크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이 2분기에는 침체를 피했으나 3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게 분명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의) 좋은 시절은 갔다.”고 주장했다. 독일은 그동안 유로화 도입으로 유리해진 환율에 따른 수출 급증, 빚에 기댄 투자와 소비 증가로 인한 성장 등의 과실을 챙겼다. 하지만 유로존이 침체의 늪에 빠지자 독일은 물건을 팔 곳을 잃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5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대비 6.6% 하락하고 수출증가율도 0.5% 꺾인 데 이어 PMI가 6개월 연속 위축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伊 신용등급 2단계 강등

    무디스는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을 ‘정크본드’(투자부적격) 두 단계 위인 Baa2로 강등한 이유로 국채조달 비용이 높아진 점을 들고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는 최근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추진한 이후 6%를 넘는 수준으로 올라갔다. 7%를 넘어서면 구제금융을 받는다. 독일이나 미국의 국채가 1.5% 이하인 것과 현격히 대비된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가 구제금융을 받을 다음 나라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고,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구제금융 요청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국가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 정부는 13일 3년 만기 국채 35억 유로어치를 지난달 입찰 때(5.3%)보다 크게 낮은 4.65%의 금리로 발행하는 등 총 52억 5000만 유로어치의 국채를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또 유럽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 금리도 6%대로 치솟았다가 국채 발행 성공 이후 5%대로 낮아졌다. 이탈리아의 발목을 잡은 것은 공공부채다. 공공부채가 1조 9000억 유로로 국내총생산(GDP)의 120%를 차지한다. 유로존에서 공공부채가 두 번째로 많은 국가다. 2012~2013년 4150억 유로(약 583조원)를 차입할 필요가 있지만 자금을 조달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 무디스의 설명이다. 2014년까지는 국채 원리금 상환과 재정적자 보전 등으로 8000억 유로가 필요한 것으로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이탈리아에 3090억 유로를 빌려 준 프랑스가 최대 채권국이다. 독일은 1200억 유로로 상대적으로 적다고 BBC는 전했다.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과 스페인 은행 위기도 이탈리아 신용등급 하락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무디스는 밝혔다. 이탈리아는 유로존 GDP의 17%를 차지한다. 독일·프랑스에 이어 세 번째 경제규모다. 이탈리아가 구제금융을 신청할 경우 파급력은 쓰나미급이다. 현재로선 선택 가능한 옵션 중 이달 출범 예정인 유로안정화기구(ESM)를 통해 국채를 매입하는 형식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올 성장 결국 2%대?

    올 성장 결국 2%대?

    한국은행이 13일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0%로 크게 내려 잡았다. 앞서 정부가 내놓은 수정 전망(3.3%)보다 훨씬 비관적인 수치다. 한은은 이마저도 “경기 하방(하강) 리스크가 크다.”며 3% 달성이 어려울 수 있음을 시인했다. 한은은 내년에도 우리 경제가 당초 전망(4.2%)과 달리 3%대(3.8%) 성장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中도 2분기 7.6%… 3년만에 최저 김준일 한은 부총재보는 “유럽 재정 위기가 길어지고 있고, 소비와 투자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해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면서 “이 같은 (저성장) 국면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미국 경기 부진 등으로 인해 수출 증가율도 4.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6%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분기의 8.1%에 비해 0.5% 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유럽과 미국 경기 부진에 따른 수출 둔화 때문이다. 중국의 분기별 성장률이 8% 이하로 내려간 것은 2009년 2분기(7.9%) 이후 3년 만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 목표치를 7.5%로 설정했다. 유럽 재정 위기도 다시 심화되는 조짐이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12일(현지시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세 번째 경제규모인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을 ‘A3’에서 ‘Baa2’로 2단계 강등했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을 유지해 추가 강등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무디스는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과 스페인 재정난의 전이 위험 등이 있어 이탈리아가 직면한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유럽 재정위기도 다시 심화 한은은 이렇듯 대외 불안요인이 많아 올해 성장은 수출(1.3% 포인트)보다 내수(1.6% 포인트)가 주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가계빚 부담과 주택시장 부진 등으로 인해 민간소비 증가율(2.8%→2.2%)과 건설투자 증가율(2.8%→1.6%) 전망치도 대폭 하향 조정돼 내수가 기대만큼 성장에 기여할지는 불투명하다. 그나마 국제유가 하락과 무상복지 등에 힘입어 소비자물가는 2.7%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안미현·이기철기자 hyun@seoul.co.kr
  • [7월1일 홍콩 주권반환 15주년] 인권은 脫중국·경제는 親중국 … ‘15세 홍콩의 성장통’

    [7월1일 홍콩 주권반환 15주년] 인권은 脫중국·경제는 親중국 … ‘15세 홍콩의 성장통’

    7월 1일로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지 15년이 된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29일 홍콩을 방문, 다음 달 1일까지 머물면서 반환 15주년 행사와 신임 행정장관 취임식에 참석한다. 때맞춰 홍콩에서는 반(反)중국 성향의 범민주파 정치인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민주주의 확대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거리 행진을 벌일 예정이어서 홍콩 경찰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매년 홍콩 주권 반환일에 맞춰 거리 행진을 해왔지만 올해는 반체제 인사 리왕양(李旺陽) 타살 의혹과 함께 신임 렁춘잉(梁振英) 홍콩행정장관에 대한 불만까지 더해져 시위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은 지난 15년간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등에 업고 꾸준히 경제를 발전시켜 왔지만 동시에 역설적으로 중국과 거리두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홍콩의 독자성을 유지하고 정치적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몸부림이 어느 때보다 거세다. ●親中 렁춘잉 행정장관 취임식도 함께… 시위 경계 2004년 6월 300여명의 민주 인사들이 당시 일간지에 홍콩의 핵심가치는 자유·민주·인권·법치 등이라고 규정하는 내용의 ‘홍콩의 핵심가치 선언문’을 제정, 발표했다. 그해 초 중국 정부가 당초 2007~2008년에 예정됐던 홍콩 행정수반 직선제와 홍콩 국회의원 보통선거를 수용할 수 없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홍콩의 헌법인 홍콩 기본법의 해석권이 중국 의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 있다고 규정한 데 따른 반발 조치다. 앞서 2003년 7월 1일 홍콩 정부가 기본법 23조를 근거로 국가안전법을 제정하려 하자 53만명이 대규모 거리시위에 나서 입법계획도 무산시킨 바 있다. 중국은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의 주권을 넘겨 받으면서 ‘일국양제’(一國兩制)를 통해 홍콩 체제를 50년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틈만 나면 사회주의적 중앙통제를 관철하려 시도했고, 그때마다 홍콩은 온몸으로 저항해왔다. 매년 6·4톈안먼사건 추도 시위가 홍콩에서 열리고 있고, 중국 중앙의 확실한 지지를 받았던 헨리 탕(唐英年)이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떨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홍콩 범민주계 인사들은 이번 7월 1일에도 예년처럼 국가안보법 제정 반대 투쟁 기념을 명목으로 대규모 거리 시위에 나선다. 특히 올해는 보시라이(薄熙來) 스캔들, 시각장애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 탈출 사건, 반체제 인사 리왕양(李旺陽) 타살 의혹 등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중국에 대한 홍콩인들의 경계심과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갈망은 극대화된 상태다. 이달 중순 홍콩대학민의연구계획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홍콩 시민들의 베이징 중앙정부에 대한 불신임 정도는 반환되던 해인 1997년 5월 이래 최고 수준인 37%를 기록했다. 홍콩인들은 ‘항인치항’(港人治港·홍콩인들이 홍콩을 통치) 원칙 견지를 요구하며 중국을 경계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는 반면 경제적으로는 중국의 지원 아래 세계 속의 도시로 고성장을 계속해왔다. ●‘중국의 일부, 세계 속의 홍콩으로 비약’ 중국은 2003년 홍콩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태로 실업률이 급증하는 등 홍콩 경제가 휘청이자 중국인의 홍콩 개인여행을 허가했다. 또 중국과 홍콩 사이의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 경제파트너십 협정’(CEPA)을 체결해 중국 본토로 수출되는 홍콩산 상품에 대해 단계적으로 무관세 혜택을 줬다. 상호 투자와 무역, 여행객 급증으로 일자리가 크게 늘어나 홍콩의 1인당 GDP는 1997년 2만 6362달러에서 2011년 3만 4405달러로 증가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가 발표한 홍콩의 국가신용등급은 최고 단계인 3A로 1997년 이래 3단계나 올라섰다. 홍콩이 아시아 금융중심지로 위상을 굳힌 것 역시 영국 식민시절부터 발전시켜 온 금융시스템을 바탕으로 중국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08년 나스닥에 1위를 내준 것을 빼고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줄곧 기업공개(IPO) 유치 세계 1위를 지켰다. 미국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은 지난 4월 홍콩을 18년 연속 경제자유도 1위 지역으로 선정했다. 홍콩은 ‘중국의 글로벌 금융센터’를 발전 비전으로 내세우며 향후 국제 화폐로서의 위안화 역할 증대를 적극 활용해 국제 금융분야에서 주도적 지위를 차지한다는 구상이다. 물론 중국에 대한 과도한 경제 의존은 양날의 칼이다. 올들어 대형 중국 국영기업의 IPO가 한 건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6월 현재 IPO 유치 규모가 8위까지 하락했다. 2020년까지 상하이를 국제금융허브로 육성한다는 중국 정부의 구상은 국제금융허브로서의 홍콩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사설] 무상 복지정책 포기한 日 민주당 본받아라

    일본 집권여당 민주당이 총선 때 약속한 무상복지 정책을 사실상 포기했다. 더욱이 야권과 소비세 인상안에 합의함으로써 국민에게 선심 대신 고통분담을 요구한 형국이다. 일본 집권당이 중의원 해산과 총선을 치를 각오로 내린 결단으로, 연말 대선을 앞둔 우리 정치권은 반면교사로 삼기 바란다. 일본 정치권은 현행 5%인 소비세율을 2년 후 8%, 3년 뒤에는 10%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벼랑 끝에 몰린 재정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다 요시히코 총리 등 민주당 지도부가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자민당·공명당 등 야권과 타협한 것이다. 2009년 총선에서 자민당의 54년 집권을 종식시켰던 민주당으로선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최저보장연금 도입 등 복지 확대와 소비세율 인하 유보 등 민주당이 내건 공약이 누울 자리도 안 보고 다리를 뻗은 꼴임을 자인했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집권 3년도 안돼 자녀수당 확대와 고교 무상교육 등 ‘무상 시리즈’ 공약을 대부분 폐기했다. 특히 지난 3월 기준 국가부채 잔액이 959조 9500억여원 규모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두 단계나 하향조정했다. 일본 정치권은 막다른 상황에서 이번에 일말의 희망을 보여줬다. 집권당이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최저보장연금제, 75세 이상 고령자 무상의료제 등 마지막 ‘당의정 공약’까지 기꺼이 포기했기 때문이다. 4월 총선에서 영·유아 무상보육 확대(새누리당), 대학등록금 반값 인하(민주통합당) 등 온갖 복지 정책을 쏟아내 놓고도 정작 재원 마련 대책은 나몰라라 하는 우리 정치권이 외려 걱정되는 이유다. 우리나라의 재정 건전성이 일본보다 나은 편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최근 국가·공기업의 부채 누진 추세를 보면 일본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정치권이 앞장서 국민에게 단물 먹이기 경쟁을 벌이다 결국엔 고통스러운 긴축을 강요받는 그리스 사태를 보라. 지금이라도 여야 대선주자들은 재원 대책이 뒤따르지 않는 ‘묻지마 복지’ 공약을 자제해야 한다. 일본 노다 내각이 복지 대신 소비세율 인상이라는 ‘쓴 약’ 처방을 선택한 뒤 내각 지지율이 급등한 사례를 참고하기 바란다.
  • 피치, 스페인 은행 20곳 신용등급 강등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이틀새 스페인 은행 20곳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피치는 11일(현지시간) 스페인 1위 은행 방코 산탄데르와 2위 은행 방코 빌바오 비스카야 아르헨타리아(BBVA)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2단계 강등했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또, 12일에도 스페인 은행 18곳의 신용등급을 무더기 강등시켰다. 피치는 이들 은행 신용등급의 강등 이유로 국가신용등급 하락과 스페인 경제의 경기후퇴 국면이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 등을 꼽았다. 피치는 앞서 7일 그리스 재정위기의 전염 가능성과 은행 부실화를 이유로 스페인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3단계나 끌어내리면서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 또 스페인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국영은행 방키아의 회계 부정 혐의와 관련해 소액주주들이 집단소송에 나서면서 스페인 금융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스페인 검찰은 방키아가 대규모 부실을 공개함에 따라 회계 부정 및 부패 혐의가 있는지 정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2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채무위기를 벗어나는 최선의 방법은 구조개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스페인에 대한 지원은 은행권의 개혁을 전제로 할 것이라며 “스페인은 이전에 구제금융이 제공된 포르투갈이나 아일랜드, 그리스 등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하며 은행권의 구조조정을 압박했다. 위기감을 반영하듯 스페인의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6.756%까지 치솟아 유로존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유럽연합(EU) 재무 당국자들은 최근 그리스가 결국 유로존을 탈퇴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대응책을 논의했다고 EU 소식통이 11일 밝혔다. 이들은 비상조치의 구체적 방안으로 ▲현금자동인출기(ATM)의 인출 규모를 한정하거나 ▲자본 통제를 강화해 자금이 국경을 넘어 제한적으로 이동하게 하고 ▲26개 EU 회원국 간 비자 면제 여행을 허용한 솅겐 협정의 유예 가능성 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스페인 구제금융 이후] 146조원 긴급수혈… ‘빈 곳간’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

    [스페인 구제금융 이후] 146조원 긴급수혈… ‘빈 곳간’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

    스페인이 최대 1000억 유로(약 146조원)의 은행 구제금융을 신청함에 따라 급한 불은 껐지만 결국 스페인 자체에 대한 구제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즉 1000억 유로로는 스페인에 대한 전반적 우려를 진정시키기에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스페인 정부는 외부지원 없이 자체 해결을 시도해 왔으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6.7%까지 치솟는 등 정부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구제금융으로 방향을 돌렸다. 부동산 거품 붕괴로 촉발된 스페인 은행권의 부실여신 비율은 3월 말 현재 8.37%에 이른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기악화로 부실 비율이 15%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부실대출 규모가 최대 3060억 유로, 유럽정책연구센터(CEPS)는 3800억 유로로 각각 추산했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은행권의 부동산 관련 대출 총액은 3070억 유로이며, 이 가운데 60%인 1840억 유로가 악성이거나 부실로 추정하고 있다. 스페인이 대손충당금으로 1370억 유로를 확보하고 있어 이번의 1000억 유로 금융지원을 감안하더라도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할 때 부족하다는 지적이 높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달 초 나온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보고서를 인용해 스페인이 2014년 말까지 상환해야 하는 국채가 1550억 유로라고 전했다. 같은 기간에 재정 충당에도 1210억 유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스페인 은행 자본 보강에도 1340억~1800억 유로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골드만삭스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스페인 은행 구제가 긍정적인 단기 조치일 뿐”이라면서 “스페인의 전반적인 재정과 거시경제적 도전은 여전히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경제 자체에 대한 회의적 시각 때문에 1000억 유로 지원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되기 어렵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스페인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5.3%에 이르는 재정부족에 대한 해결책이 강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업률이 24.1%인 데다 가계자산에서 부동산 비율이 79%로 높은 것도 걸림돌이다. 반면 1000억 유로 지원이면 된다는 견해도 있다. 지난 7일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3단계 낮췄던 신용평가사 피치는 “스페인 은행 부문의 구조조정과 재자본화에 드는 비용이 현 시점에서 600억 유로로 추산되며, 최악을 가정하면 1000억 유로까지”라고 밝힌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스페인 은행 자본 확충에 500억 유로로 추정했다. 스페인 정부부채가 양호하기 때문에 은행 구제의 여력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스페인의 2011년 말 GDP 대비 정부부채는 68.5%로 프랑스(85.1%), 독일(88.9%), 그리스(165.1%), 유로존(90.4%)보다 낮다. 스페인이 1000억 유로를 받으면 올 연말쯤 정부부채 비율이 80%에 가까워진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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