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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J의 ‘아픈 손가락’… 고문 후유증 파킨슨병 앓다 아버지 곁으로

    DJ의 ‘아픈 손가락’… 고문 후유증 파킨슨병 앓다 아버지 곁으로

    지난 20일 별세한 김홍일 전 의원은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세 아들 중 가장 ‘아픈 손가락’이었다. 군사독재 정권에 맞선 아버지를 둔 탓에 그는 모진 고문을 받고 파킨슨병 등 후유증으로 죽을 때까지 고통을 받았다. 김 전 의원이 현역의원 시절 처음 그를 만난 기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사진으로는 훤칠한 얼굴에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이미지까지 겹쳐 후광이 대단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작 그는 혼자서는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심각한 장애를 안고 있었다. 그의 어눌한 말투는 보통사람들은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어 비서가 옆에서 ‘통역’을 해 줘야 했다. 혼자서는 전혀 걷지 못해 건장한 비서가 늘 그를 부축하고 다녔다. 단순한 부축이 아니라 김 전 의원이 온몸을 비서에게 싣고 비서는 김 전 의원을 끌고 걷는 식이었다. 이런 실태를 접한 기자들은 다시 그의 사무실을 찾아 취재하는 것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았다.김 전 의원은 1971년 ‘서울대생 내란음모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모진 구타와 고문을 겪었고 허리를 다쳤다. 그는 1980년 전두환 신군부가 조작한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당시에도 중앙정보부에 체포돼 극심한 고문을 받았다. 그는 당시 중정 요원들로부터 ‘네 아버지가 빨갱이라고 쓰라’는 압박과 함께 고문당했다. 김 전 의원은 자신이 고문을 못 견뎌 허위 자백을 할 것이 두려워 수사관의 눈을 피해 책상에 올라가 머리를 시멘트 바닥으로 처박고 뛰어내리며 자살을 시도하다 목을 다쳤다. 그러나 당시 중정 요원들은 김 전 의원을 치료해주기는커녕 전신을 구타했다. 당시 목과 허리의 신경을 다쳤던 김 전 의원은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해 파킨슨병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은 16대 의원 시절부터 보행이 불편해졌고 17대 의원이 된 2004년부터는 미국을 오가며 수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2009년 김 전 대통령 서거 때는 거의 말을 하지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임종 순간에 “아버지” 세 글자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김 전 의원이) 고문 후유증으로 언어 소통이 어려워 (김대중) 대통령님과 소통이 안 되셨다”며 “제게 (김 전 의원의 뜻을) 알아보라는 대통령님 말씀에 연락했는데 나도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하니 ‘글로 써 보내’라고 하면 김 전 의원은 ‘네’라고 답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님은 장남 사랑이 지극하셨다. 특히 당신 때문에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하셨다”고 했다. 이어 “(김 전 의원이) 나라종금 사건에 연루돼 의원직을 상실했을 때 대통령님은 ‘박 실장, 나는 우리 홍일이가 유죄를 받고 의원직을 상실하더라도 현금 3000만원을 들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았으면 원이 없겠어’라고 제게 말씀하셨다”며 “당시 김 의원은 3000만원 종이백은커녕 자기 혼자 일어서지도 걷지도 못했다”고 했다. 2011년 64세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로 별세한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도 군사독재 정권 당시 당한 고문 후유증으로 파킨슨병을 앓았다. 2011년 인권의학연구소와 국가인권위원회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문피해자들의 76.5%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고 우울(25.4%), 불안(31.9%) 등 정서적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자살을 시도한 경우는 24.4%로 일반인에 비해 2.4배 높았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성추행 고소 철회 안한다고 방글라데시 여학생 몸에 불 붙여

    성추행 고소 철회 안한다고 방글라데시 여학생 몸에 불 붙여

    * 일부 자극적인 내용이 있지만 방글라데시의 열악한 여성 인권 상황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최소한으로 하려 했다는 점을 미리 알려드립니다.방글라데시의 19세 여학생 누스랏 자한 라피가 다니던 학교 안에서 몸에 등유가 끼얹어지고 불을 붙이는 ‘처형’을 당한 뒤 닷새 만에 세상을 떠났다. 교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지 2주 만이었다. 누스랏은 수도 다카에서 160㎞ 떨어진 페니 마을의 마드라사(무슬림 학교)에 재학 중이었다. 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그녀는 교장실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갔더니 교장이 반복적으로 몸을 더듬어 도망쳤다. 보수적인 이 나라의 여느 가족과 달리 누스랏 가족은 딸의 주장을 믿어줬고 용기를 낸 그녀는 진술 조서까지 작성했다. 당연히 경찰은 안전한 곳에 그녀를 보호하고 피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도록 도와야 마땅했지만, 한 경관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그녀 모습을 동영상에 담아 현지 언론에 유출했다. 이 과정에 경관은 한사코 얼굴을 가리려는 그녀의 손을 치우려고까지 했다. 교장은 체포되면서도 “별 일 아니다”라고 말했고, 사람들이 몰려와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두 남학생과 지역 정치인들이 항의 시위를 주도했다. 열하루 뒤인 지난 6일 누스랏은 시험을 치르려 오빠와 함께 학교에 갔지만 교실에 들어가지 못했다. 몇몇 여학생들이 한 친구가 구타 당했으니 가보자며 학교 지붕으로 이끌었다. 부르카를 입은 네다섯 명이 누스랏에게 교장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라고 압박하자 누스랏은 그렇게 못한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녀 몸에 불을 붙였다.수사 책임자는 가해자들이 “자살한 것처럼 꾸미려고까지 했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달려와 불을 끄려고 했고, 그녀는 자신이 당한 상황을 설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신의 80%가 화상을 입은 것으로 진단됐고, 다카의 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시름시름 앓던 그녀는 결국 지난 10일 숨을 거두고 말았다. 누스랏은 소생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았던지 이송 앰뷸런스 안에서 오빠의 휴대전화에 마지막으로 다음을 녹음했다. “선생님이 날 만졌다. 마지막 숨이 붙어 있을 때까지 이 범죄와 싸울 것이다.” 그녀 몸에 불을 붙인 이들은 같은 학교 학생들이었다. 15명이 체포됐는데 그 중 7명이 불을 붙이는 데 적극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앞의 항의 시위를 주도한 남학생 둘도 포함됐다. 그녀의 동영상을 언론에 유출한 경관은 다른 부서로 좌천됐다.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다카에서 누스랏 가족을 만나 살인에 가담한 모든 이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장례식에 수천명이 운집해 고인을 애도했고 방글라데시 전역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해야 한다는 시위와 집회가 벌어지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여기는 중국] 살 빼러 소림사 들어간 7세 소녀 이틀만에 사망

    [여기는 중국] 살 빼러 소림사 들어간 7세 소녀 이틀만에 사망

    다이어트를 위해 소림사 무술학교에 들어간 7살 소녀가 입학 이틀 만에 사망했다. 중국 현지 언론은 16일(현지시간) 후난성 덩펑에 있는 소림사 무술학교에서 학생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중국 허베이성에 사는 하이차오(海超)는 지난 7일 딸을 소림사 무술학교에 입학시켰다. 7살밖에 안 된 딸의 몸무게는 50kg이 넘었고 걷기조차 어려워 다이어트가 절실했다. 하이차오의 이웃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거라며 그에게 소림사 무술학교의 쿵후 강좌를 추천했다. 소림사는 중국을 대표하는 사찰로 1500년 역사를 지닌 소림 무술이 창시된 곳이다. 1980년부터 무술학교를 설립해 쿵후 등 각종 무술을 가르치고 있으며 1만200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현지언론은 ‘대륙의 맥컬리컬킨’으로 유명한 배우 석소룡의 아버지가 이 학교 교장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딸의 건강이 걱정됐던 하이차오는 이웃의 추천대로 170여만 원을 들여 6개월짜리 쿵후 강좌에 딸을 등록시켰고 기숙사에 내려준 뒤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틀 뒤인 7일 오전 10시 20분, 그는 학교 측으로부터 딸이 넘어져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전화를 받았다. 다급히 응급실로 향한 하이차오는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딸이 죽었다는 비보를 들었고 저녁 7시 영안실에 누워있는 딸의 주검과 마주했다. 하오차이는 “딸의 얼굴은 보라색이었으며 배에서 타박상이 발견됐다”며 폭행 의혹을 제기했다.하오차이는 학교 측에 곧바로 CCTV 공개를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딸과 가장 가까이 있던 카메라 줄이 뽑혀 있었다며 먼 거리에서 녹화된 장면을 제공했다. 베이징뉴스는 44초가량의 이 영상에 운동장 계단에서 교복을 입은 여러 명의 학생들에게 둘러싸인 덩의 모습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하오차이는 “카메라가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긴 하지만 학생들이 딸을 밀치고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리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소녀가 폭행을 당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으며 동급생들과도 그 어떤 말다툼이나 신체적 접촉이 없었다고 주장했다.이 학교 이사 첸은 “하오차이와 일부 언론이 제기한 폭행설은 터무니 없는 소문일 뿐이다. 그저 놀다가 기절한 것”이라며 왕따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하오차이는 “이틀 전 딸을 학교 기숙사에 내려줄 때만 해도 매우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이었다”면서 “학교 측이 딸 사망의 진상을 숨기고 있다”고 오열했다. 하오차이의 아내 역시 올해 초 어린이병원에서 신체검사를 했을 때 체중 말고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갑작스러운 딸의 사망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논란이 거세지자 11일 밤 소녀의 시신을 공안국 부검센터로 옮긴 지역 경찰은 15일 공안기관에 사건을 접수하고 정부와 합동조사반을 꾸렸다. 시신 부검 및 현장조사 등을 진행한 합동조사반은 오늘(17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소녀의 사망이 구타 등 외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최종 결론 지었다. 중국 경찰은 부검 결과 소녀가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혀 사망했으며 폭행 등 외력에 의한 것은 아니라며 사고사로 결론 지었다고 밝혔다. 하오차이 등 소녀의 유족은 경찰 조사 결과를 받아들이고 현재 학교 측과 사후 처리에 대해 논의 중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비극·활극 버무린 ‘오락 영화’ 식민지 조선의 청춘을 위로하다

    비극·활극 버무린 ‘오락 영화’ 식민지 조선의 청춘을 위로하다

    ‘청춘의 십자로’(1934)는 현재 한국영상자료원에 보존된 일제강점기 조선극영화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이다. 다시 말해 공식적으로 한국에 존재하는 최고(最古)의 무성극영화이다. 이 영화는 필름의 발굴 과정에서도, 또 영화사적 의미로도 무척 흥미로운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그동안 한국영상자료원의 조선영화 발굴 작업이 2004년 이후 중국전영자료관을 통해 본격적인 성과를 보인 데 비해 이 영화는 2007년 국내 소장자를 통해 입수되었다. 또 중국에서 찾은 작품들이 ‘미몽’(1936) 등 발성영화의 프린트(상영용) 필름이었다면 ‘청춘의 십자로’는 무성영화의 네거티브(원판) 필름으로 수집되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아리랑’을 볼 수 없는 지금의 우리에게 조선 무성영화의 수준과 당시 조선인 관객에게 전달했을 영화적 에너지를 상상해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가 크다.●조선 무성영화의 대표작 먼저 ‘청춘의 십자로’가 등장한 1930년대 전반의 조선영화계부터 살펴보자. 1935년 ‘말하는’(talkie) 영화 ‘춘향전’의 제작 성공으로 발성영화 국면에 진입하기 직전의 시기, 조선영화는 과도기적 변화를 겪고 있었다. 나운규의 친구였던 배우 윤봉춘이 감독 데뷔작 ‘도적놈’(1930)에서 철공소 노동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아리랑’의 정서를 이었고, 황운이 연출한 ‘딱한 사람들’(1932)은 흥남의 조선질소비료주식회사의 노동자 해고 사건을 다루며 카프(KAPF) 영화의 계급적 관점을 이었다. 두 작품 다 일제 당국의 검열로 만신창이가 되었음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일본 교토의 영화스튜디오에서 견습하고 돌아온 이규환이 ‘임자없는 나룻배’(1932)로 데뷔했다. 나운규와 문예봉이 출연한 이 영화 역시 식민지 농촌의 현실을 그리는 것으로 나운규 영화의 저항성을 잇고 있지만, 표현의 수위는 전보다 낮아졌고 그 대신 조선의 로컬 컬러를 담아내는 것으로 연출 방향이 전환되었다. 이처럼 이규환을 시작으로 1930년대 중반 일본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돌아와 조선의 향토색을 담아내는 영화를 만든 이들을 2세대 영화인으로 규정할 수 있다. 한편 ‘청춘의 십자로’는 배우 출신 안종화(1902~1966)의 세 번째 연출작으로, 무성영화시기 조선에서 형성된 신파 양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작품이다. 즉 비극과 활극을 절묘하게 버무린 신파 화법을 기반으로 대중오락으로서의 영화라는 한 방향으로 명쾌하게 밀고 나갔다. 조선인 관객들의 평가 역시 좋았다. 1938년 11월 조선일보가 개최한 조선 최초의 영화제에서 그동안 만들어진 조선영화를 대상으로 관객들의 인기투표를 실시했는데, ‘청춘의 십자로’는 2175표를 받아 무성영화 부문 6위를 차지했다. 1위는 ‘아리랑’(4947표)이었고, 그 뒤로 ‘임자 없는 나룻배’(3783표), ‘인생항로’(3075표), ‘춘풍’(2921표), ‘먼동이 틀 때’(2810표)가 뽑혔다. 주목할 부분은 ‘청춘의 십자로’뿐만 아니라 3위를 차지한 ‘인생항로’(1937) 역시 안종화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그가 대중이 원하는 영화를 능숙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감독이었음이 입증된다. 안종화는 신파극단의 여형(女形) 배우 출신으로(초창기 신파극 무대는 여성 역도 남성 배우가 맡았다), 부산 조선키네마주식회사가 제작한 ‘해의 비곡’(1924) 등에서 주연을 맡았고, 1930년 ‘꽃장사’를 시작으로 감독의 길을 걸었다. 같은 해 두 번째 작품 ‘노래하는 시절’을 연출했고, 1934년 ‘청춘의 십자로’를 내놓으며 감독의 역량을 주목받는다. 2세대 영화인 신경균이 감독 데뷔 전 평문을 쓰던 시절 “화면의 연락(숏의 연결을 의미)의 정비와 템포, 리듬의 고조”가 잘 구축된 것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이어서 역시 직접 각본을 쓴 ‘은하에 흐르는 정열’(1935)과 ‘조선 최초의 갱영화’인 ‘역습’(1936)을 연출했고, 1937년 ‘인생항로’를 끝으로 일제시기의 필모그래피를 마무리했다. 그는 무성영화 감독에 머물렀지만 조선영화의 무성시기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평가할 수 있다. 1930년대 중반 조선 무성영화가 가장 성숙기에 이르렀을 때 전성기를 구가한 감독이기 때문이다. 해방 후 그는 ‘수우’(1948)를 시작으로 ‘춘향전’(1958)을 거쳐 ‘견우직녀’(1960)까지 6편의 영화를 더 연출했다. 안종화는 일제시기 영화사 연구자들의 중요한 참고도서인 ‘한국영화측면비사’(1962)를 남기기도 했다. 2007년 ‘청춘의 십자로’ 필름이 한국영상자료원에 입고되었을 때 제목도 크레디트 자막도 없어 어떤 영화인지 특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안개 속의 초기 조사 단계에서 가장 기본이 된 자료가 바로 그가 기록한 ‘한국영화측면비사’였다.●식민지 청춘들의 슬픔, 분노 그리고 복수 ‘청춘의 십자로’는 그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서로 연결돼 있지만 만나지 못하고 엇갈리다 결국은 다시 조우하는 청춘들을 그리고 있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영복(이원용)은 서울역에서 수하물 운반부로 일하고 있다. 무거운 짐을 들고 내린 한 모녀를 흔쾌히 도와준 그는 떠나온 고향 생각에 빠져든다. 성품이 우직한 영복은 봉선네 집 데릴사위로 들어가 7년 동안 뼈가 으스러지게 일했으나 결국 마을 지주의 아들 명구(양철)에게 봉선을 뺏기고 고향을 떠난 것이다. 영복의 누이동생 영옥(신일선) 역시 어머니를 잃고 오빠를 찾으러 서울에 왔다가 카페의 여급이 된다. 영복은 이를 모른 채 서울역 부근 주유소에서 일하는 계순(김연실)과 친하게 지낸다. 한편 명구 역시 서울로 올라와 모던보이 개철(박연)의 집에 머문다. 어느 날 영옥은 개철 일당의 술책에 걸려들고 결국 개철에게 몸을 더럽히고 만다. 실직한 계순 역시 개철 일당에 걸려들어 고초를 겪게 된다. 영화는 선술집의 영복이 술에 취해 사과를 발로 차는 장면과 개철 일당의 술자리에서 양복 상의가 사과를 덮는 장면(영옥의 겁탈을 암시)을 연결시키며, 서울에서 서로의 존재를 알지 못하지만 영복과 영옥 남매가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또 계순의 아버지가 진 빚 때문에 개철에게 구타를 당하고 나온 영복과, 명구에 의해 개철의 집으로 끌려가다시피 하는 계순이 길에서 서로 엇갈리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분명 당시 관객들이 안타까운 탄성을 내뱉었을 장면들이다. 정신없이 집으로 돌아온 계순이 개철의 악행을 영복에게 알리고, 그는 복수를 위해 개철을 찾아간다. 개철의 집 안으로 들어간 영복이 처음 마주친 이는 다름 아닌 누이동생 영옥이었고, 그간의 사정을 나눈 둘은 끊임없이 눈물을 흘린다. 안종화의 연출이 탁월한 점은 영화의 마지막 복수 장면의 파토스를 극대화하기 위해 영복과 영옥, 계순이 고초를 당하는 장면들을 겹겹이 쌓아 놓은 것이다. 영복이 자신과 여동생과 애인을 위한 복수를 펼치는 곳은 개철과 명구가 개최한 화려한 피로연 자리이다(실제 이 클라이맥스의 격투 장면은 당시 서울 장안의 3대 요정 중 하나인 국일관에서 촬영되었다). 결국 영복은 사정없는 주먹세례를 날려 개철을 쓰러트린다. 그의 복수가 끝나고 이제 셋은 함께 살게 된다. 영복과 계순이 각자의 직장으로 향할 때 영옥이 천주교식의 십자성호를 그으며 축복하는 마지막 장면으로 그들의 새로운 출발이 암시된다.고향의 지주 아들과 서울의 모던보이로부터 주인공들이 겪은 고초와 울분, 참다 참다 폭발하는 우직한 주인공의 활극, 그리고 해피엔딩까지 ‘청춘의 십자로’는 조선인 관객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는 민초를 괴롭히는 지주, 여동생 영희(신일선)를 겁탈하려는 마름, 그를 응징하는 영진(나운규)을 등장시킨 ‘아리랑’에서 가장 대중적인 요소만 취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인 혹은 친일파를 연상시킬 수 있는 인물과 이들을 낫 혹은 주먹으로 벌하는 주인공의 구도는 무성영화에서만 가능한 것이었다. 193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면 조선영화가 묘사할 수 있는 활극적 에너지는 거의 사라지게 된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춤 거부한다고 머리 밀고 얼굴 구타, 파키스탄 당국 무신경도 도마에

    춤 거부한다고 머리 밀고 얼굴 구타, 파키스탄 당국 무신경도 도마에

    춤추길 거부한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삭발하듯 머리를 밀리고 멍자국이 남을 정도로 얼굴을 두들겨 맞은 파키스탄 여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파키스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라호르에 사는 아스마 아지즈가 지난달 26일 소셜미디어에 올려놓은 동영상이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녀는 이틀 전 라호르 번화가에 있는 자택에 모인 친구들 앞에서 춤을 추자는 남편 미안 파이잘의 제안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하인들 앞에서 강제로 옷이 벗겨졌다. 하인들이 몸을 붙든 상태에서 남편이 삭발에 가깝게 머리를 자른 뒤 머리카락을 불태웠다. 옷들은 피범벅이 됐다. 남편은 벌거벗은 채로 매달아버리겠다고 위협했다. 그녀의 동영상은 이 나라 여성들이 가정폭력에 대책 없이 노출돼 있음을 드러냈다. 남편과 하인 한 명이 경찰에 구금됐는데 남편은 고문한 적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체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아지즈가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러 갔을 때 경찰은 고의적으로 미적거렸고, 경찰이 출동해 그녀의 자택에 진입하려 하자 이번에는 주택 단지를 관리하는 사무실이 진입하지 못하게 가로막았다. 결국 아지즈가 올린 동영상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내무부 차관이 이를 언급하자 동영상이 올라온 다음날에야 비로소 경찰이 남편을 구금하는 등의 조치에 들어갔다. 아지즈의 팔과 뺨, 왼쪽 눈 주위에 멍자국과 붓기, 빨개짐 등이 확인됐다. 아지즈의 변호인들은 3일 이번 사건이 “사회에 더 광범위한 불안과 우려를 부채질한다”는 이유로 통상적인 범죄 처리 대신 더 엄격한 대테러 법률에 의거해 처리해달라고 청원했다. 남편 파이잘은 아내가 약물 부작용 때문에 자기 머리를 먼저 깎기 시작했으며 자신 역시 약기운 때문에 그녀가 그 일을 마무리하도록 도왔을 뿐이라고 둘러댔다.여배우 겸 가수 사남 사에드가 아지즈를 옹호하는 목소리를 냈다. 사실 보수적이기로 악명 높은 파키스탄 사회에서 여성을 가정폭력으로부터 보호하는 문제는 몇년 동안 계속 논쟁 거리였다. 2016년 유엔의 젠더 평등 지수는 188개국 가운데 파키스탄을 147위로 매겼다.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공식 통계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실상은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달 여성의 날 행진을 벌였다고 보수적인 그룹들은 반발했고 실제로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들 활동가들을 살해하거나 성폭행하겠다는 협박이 공공연히 나돌았다고 영국 BBC는 4일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여기는 중국] 中 교사, 성적 미달 시 ‘1점에 10대’ 몽둥이 체벌 논란

    [여기는 중국] 中 교사, 성적 미달 시 ‘1점에 10대’ 몽둥이 체벌 논란

    최근 중국의 한 교사가 학생들에게 성적 목표치를 정하도록 한 뒤 이에 미달 시 ‘1점당 10대’의 체벌을 가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광명망(光明网)을 비롯한 중국 언론은 최근 안후이성 쑤저우(宿州)시 보야실험학교(博雅实验学校)의 영어 교사가 학생 20여명에게 끔찍한 ‘몽둥이 체벌’을 가한 사건을 전했다. 더구나 영어 교사는 학생들에게 본인의 실력보다 높은 목표치를 정하도록 한 뒤 결과가 목표치 미달이면 1점당 10대의 체벌을 가했다. 가장 많이 맞은 학생은 무려 840대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130점을 목표치로 세웠지만, 교사가 140점으로 높였다”면서 “결국 아이는 129.5점을 받아 총 110대를 맞았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학생은 수백 대를 맞기도 해 온몸에 피멍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체벌 부위를 직접 선택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학부모는 “아이의 두 다리와 등에 피멍이 들었고, 아이는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고 전했다. 더구나 이 끔찍한 체벌 사실을 교장에게 알리려 했던 한 학생은 수학 교사에게 발각되어 얼굴에 심한 구타를 당했다. 얼굴에 피멍이 들고 심하게 부어올랐다. 이 아이는 성적이 목표치에 달했지만, 교장에게 고자질하려 한 '죗값’으로 구타를 당했다. 학생들은 “영어 교사뿐 아니라 수학 교사도 체벌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온몸에 피멍이 들고, 제대로 걷지도 못한 채 귀가한 자녀들을 본 학부모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과 교육국은 학교에 대한 조사를 벌여 체벌 사건이 사실임을 확인, 해당 영어 교사를 해고 처리했다. 또한 학교 측에는 행정 처벌과 함께 전체 학교 지도평가 성과급을 차감하고, 학생들의 심리 치료와 병원 치료비를 부담토록 했다. 학교는 2일 저녁 학부모에게 공개 사과문을 발송했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월드 Zoom in] 女인권운동가 전기고문·구타… ‘親여성’ 사우디의 민낯

    [월드 Zoom in] 女인권운동가 전기고문·구타… ‘親여성’ 사우디의 민낯

    교도소 수감자 60여명 건강 점검 보고서 온몸 화상 방치·영양실조·장애 등 심각 빈살만, 정치범 200여명 추가 체포 시도도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 인권 운동가 수십명을 반(反)체제 세력으로 몰아 구금한 뒤 전기로 고문하고, 구타하고, 굶긴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해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는 등 겉으로 여성 친화적 정책을 펼쳤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사우디 교도소 수감자들의 신체에 각종 가혹행위를 당한 흔적이 있다는 정부 보고서를 입수해 공개했다. 가디언은 “사우디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치범들이 고문 등 극심한 물리적 학대에 시달려 왔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최초의 문서”라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수감자가 피가 섞인 구토를 하거나 심각한 체중 감소를 겪은 사례, 온몸에 각종 상처와 타박상을 입거나 다리를 심하게 다쳐 걷지 못하는 상황, 영양실조로 거동하지 못하거나 온몸에 심한 화상을 입었는 데도 오랫동안 방치돼 의학적으로 완치 불가능한 지경이 된 상황 등 다양한 수감자의 건강 상태를 자세히 기록했다. 보고서에는 또 이번에 검진한 수감자 전원을 즉시 사면하거나 최소한 심각한 건강상 위험에 처한 수감자를 조기 석방해야 한다는 의료진의 소견이 들어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의 지시로 지난 1월 작성됐다. 살만 국왕은 사우디가 자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해 국제사회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이자, 현재 수감 중인 정치범 60여명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라고 명령했다. 이들 대부분은 여성 인권 운동가다. 살만 국왕은 또 200여명의 반체제 인사를 추가로 체포하려 한 빈살만 왕세자의 결정에 제동을 걸고 체포를 재검토할 것을 명했다. 가디언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빈살만 왕세자의 측근들이 살만 국왕이 지시한 수감자 건강 검진, 정치범 추가 체포 재검토를 막으려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왕명은 그대로 집행됐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발언을 봤을 때 카슈끄지 사태로 지구촌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국왕이 나서 왕세자의 ‘폭주’를 막은 것으로 풀이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北 외무성 “대사관 습격사건, FBI 등 연루설 주시”

    “국가주권 침해·국제법 유린 행위 스페인 당국 공정하게 처리 기대” 북미 비핵화협상 영향 줄지 주목 북한이 2월 22일 스페인 주재 대사관에서 발생한 습격 사건에 대해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37일 만에 나온 첫 공식반응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1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관련 질문에 “무장괴한들이 대사관 성원들을 결박, 구타, 고문하고 통신기재를 강탈해가는 엄중한 테러 행위가 발생했다”며 “외교대표부에 대한 불법침입과 점거, 강탈행위는 국가주권에 대한 엄중한 침해이고 난폭한 국제법 유린이며 이러한 행위는 국제적으로 절대로 허용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이번 테러 사건에 미연방수사국과 반공화국 단체 나부랭이들이 관여돼 있다는 등 각종 설이 나돌고 있는 데 대해 우리는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자유조선이 최근 해당 사건을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처하고 이후 미국 FBI와 접촉했다고 밝힌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자유조선은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과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한 ‘천리마민방위’의 후신이다. 한 탈북민은 “주로 20대 탈북민으로 구성된 소수 조직으로 미국에 본부가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FBI는 “수사의 존재 여부를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관행”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관련성을 부인했다. 해당 사건은 경찰 초동 수사가 마무리됐고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조선은 사전에 흉기 등을 구입했고 실제 북한 대사관을 습격할 때 이를 이용해 북한 대사관 직원을 대상으로 결박, 고문, 구타 등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 사법부가 FBI의 개입을 확인한다면 북미 간 협상에 새로운 악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스페인 해당 당국이 사건 수사를 끝까지 책임적으로 진행하여 테러분자와 그 배후 조종자를 국제법에 부합되게 공정하게 처리하기 바라며 그 결과를 인내성 있게 기다릴 것”이라며 침착한 대응을 시사했다. 자유조선은 지난 28일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북한 정권을 겨냥하는 여러 작업을 준비 중이었지만 언론의 온갖 추측성 기사들의 공격으로 행동 소조들의 활동은 일시 중단 상태”라고 밝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식인까지 강요한 광기… 아프리카, 독재는 살아있다

    식인까지 강요한 광기… 아프리카, 독재는 살아있다

    아프리카에는 독재자들이 유난히 많았고 여전히 적지 않은 독재가 진행 중이다. 그중에서도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장베델 보카사와 적도기니의 초대 대통령 프란시스코 마시아스 응게마, 우간다의 이디 아민은 ‘아프리카 독재 3인방’으로 통한다. 하지만 악명과 달리 그들이 저지른 만행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아프리카 대사를 지낸 외교관 출신이 펴낸 이 책은 그 이면을 샅샅이 들춰 흥미롭다.●보카사·아민·응게마 ‘아프리카 독재 3인방’ 독재자 연구로 유명한 준 스티븐슨은 일갈한 바 있다. “부조리하고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서 수치와 무력감을 느끼며 자란 아이가 권력을 쟁취했을 때 독재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비슷한 연배로 모두 45세에 권좌에 올라 8~13년간의 통치 끝에 1979년 권력을 잃은 ‘아프리카 독재 3인방’은 그 일갈에 딱 맞는다. 소외된 변방의 볼품없는 집안 출신인 3인방은 불우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공통으로 갖고 있다. 보카사의 아버지는 사소한 일로 프랑스 관리에 의해 살해됐고 어머니는 그 충격으로 자살했다. 졸지에 고아가 된 뒤 할아버지 손에서 자란 보카사는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군 입대를 택했다. 가봉의 비천한 출신인 응게마는 부모를 거의 만나지 못한 채 삼촌 손에서 늘 불안감을 느끼며 자랐다. 그 불안증 탓에 지성인과 과학, 기술을 극도로 혐오했다고 한다. 천민 계급에 속했던 일자무식의 이디 아민은 신분의 굴레를 벗기 위해 식민지 군대의 취사병으로 입대했다. ●유럽 국가 비호 아래 승승장구한 그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권력 근처에도 가지 못했을 이들은 어떻게 정상에 오를 수 있었을까. 오랜 세월 서방 통치하에 있었던 아프리카 식민 국가에서 변변한 인재가 양성될 리 만무했을 터. 독립 후에도 이들 나라에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려는 유럽 국가들이 택한 건 고분고분 말 잘 듣는 기존의 충성파들이었을 것이다. 유럽 강국들의 비호 아래 승승장구한 3인방은 결국 정상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들의 정권 유지법은 측근 정치와 반대 세력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이다. 저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보카사 옆에는 주눅 든 가신과 권력을 탐하는 아첨꾼들이 있었고 응게마에게는 일가친척, 씨족이 있었으며 아민에게는 외국 용병들이 있었다.” 보카사에게 국가를 잘 통치하는 건 자신을 칭찬하고 스스로 만족하는 것에 불과했다. 훈장이 주렁주렁 달린 제복 차림의 대형 사진을 관공서, 기업의 모든 사무실에 달게 하는 칙령을 발표할 만큼 개인적인 판타지의 실현을 최우선 목표로 삼은 탓에 기묘하고 비생산적인 정책이 양산됐다. 부하들을 주기적으로 총살했고 1979년 학생 반란사건 때는 잡혀 온 학생들을 직접 고문, 살해했다. ●폭정으로 30만명 죽고 200만명 난민 신세 적도기니에선 응게마가 정권을 잡은 지 1년 만에 정부조직이 와해됐고 일관성 있는 정책은 모두 실종됐다. 수도는 그야말로 유령의 도시가 됐다. 응게마는 훗날의 정적까지 체포해 숙청했다. 반식민운동으로 명망 높았던 대부분의 명사들이 독립 수개월 만에 모두 잔인한 죽음을 맞이했다. 아민은 측근에 둘러싸여 맥주를 마시며 정책을 논의했지만 이들이 내놓는 정책이나 아이디어는 그저 몽상에 불과했다. 아민은 수감된 죄수가 망치로 다른 죄수를 죽여 먹도록 했으며 마을주민 전체를 기관총으로 몰살, 악어에게 던져 주기도 했다.이 3인방이 남긴 상처는 엄청나다. 최소 30만명이 죽고 200만명이 난민, 실종자가 됐다. 이들이 정권에서 물러난 지금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군부 동요, 부족 분쟁이 판을 치며 아프리카의 가장 낙후된 국가로 남아 있다. 적도기니에선 주기적인 체포며 무자비한 구타, 숙청이 행해지고 있다. 우간다에는 선거부정과 부패의 만연, 인권 유린, 국가부채 문제가 겹겹이 쌓여 있다. 현재 아프리카에는 20년 이상 장기 집권 중인 독재자가 7~8명이나 된다. 여전히 ‘독재의 온상’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다당제가 확립되고 언론의 비판 기능이 강화되는 추세를 볼 때 아프리카에서 무소불위의 독재자를 찾아볼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아프리카는 시련과 고통을 겪으면서도 꾸준히 희망의 길을 걸어온 저력을 갖고 있다. 아프리카의 저력이 발휘될수록 독재자들이 설 땅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北 대사관 침입… “한국 국적 20대 5명 연루”

    北 대사관 침입… “한국 국적 20대 5명 연루”

    이우란·美 거주 홍 창 등 총 10명 가담 자유조선 “우리소행… FBI에 정보 넘겨” 美 국무부는 “우리와 무관” 선긋기2차 북미 정상회담을 닷새 앞둔 지난달 22일 주스페인 북한대사관에 괴한이 침입한 사건과 관련, 다수의 20대 한국 국적자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북단체 자유조선은 27일 자신들의 소행임을 인정하면서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접촉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 정부는 연루를 부정하고 있다. 자유조선은 이날 홈페이지에 ‘마드리드에 관한 팩트들’이란 글을 올리고 “(이번 일은) 습격이 아니었다”며 “마드리드 대사관 내의 긴급한 상황에 대응했던 것뿐”이라며 22일 대사관 침입을 인정했다. 이어 “FBI와 상호 비밀을 유지하기로 합의하고 막대한 잠재적 가치가 있는 특정 정보를 공유했다”며 “해당 정보는 자발적으로 그리고 그들의 요청에 따라 공유된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스페인 고등법원의 호세 데라 마타 판사는 수사 보고서에서 “10명으로 이뤄진 이들 조직이 ‘에이드리안 홍 창’(Adrian HONG CHANG)이란 이름의 멕시코 국적 미국 거주자의 주도로 치밀한 준비 끝에 지난달 22일 북한 대사관에 침입했다”고 밝힌 것으로 현지 일간 엘 파이스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K뉴스는 홍 창이 미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인권 운동가로 2006년 중국에서 탈북민 6명을 탈출시키려다가 중국 정부에 체포·수감되기도 했으며 2015년부터 ‘조선 연구원’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엘 파이스는 한국 국적의 이우란(Woo Ran LEE)과 미국 국적의 샘 류(Sam RYU) 등이 사건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수사 보고서에는 이우란 등 한국 국적을 가진 20대 5명이 사건에 연루됐다고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현지 매체는 이우란이 아닌 이우람(Woo Ram LEE)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현지 매체들이 보도한 수사 보고서에 따르면 홍 창 등은 지난달 22일 오후 대사관으로 향했고 이전에 사업가로 가장해 한 차례 대사관을 방문한 홍 창은 소윤석(Yun Sok SO) 경제참사를 만나러 왔다고 했다. 이들은 대사관 직원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틈을 타 대사관 안으로 들어가 직원들을 구타, 제압한 뒤 수갑 등으로 결박했다. 이들은 소 참사를 지하실로 데려가 탈북을 권유했지만 소 참사는 탈북을 거부했다. 그러자 컴퓨터 2대와 USB 몇 개, 보안 이미지가 포함된 하드 드라이브 2개, 휴대전화 1대를 갖고 대사관을 빠져나갔다. 이후 국경을 넘어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미국 뉴저지주 뉴왁행 비행기를 타고 출국했다. 수사 보고서에는 홍 창이 지난달 27일 FBI와 접촉해 정보를 넘겼다고 나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 파이스는 “침입자 10명 중 최소 2명이 미 중앙정보국(CIA)과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스페인 당국은 용의자 중 최소 2명에 대해 국제체포영장을 발부했으며 범죄자 신병 인도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경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현재 미국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홍 창 등에 대한 신병 인도에 미국 정부가 나설지는 미지수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며 “수사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스페인 당국에 문의하라”고 밝혔다. 자유조선은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과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한 단체로, 이달 들어 ‘천리마민방위’에서 개명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자유조선 “우리가 스페인 北대사관 침입”…FBI 접촉 공개

    자유조선 “우리가 스페인 北대사관 침입”…FBI 접촉 공개

    북한의 반(反)체제 단체 자유조선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벌어진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 괴한 침입사건의 배후를 자처하면서도 습격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영문으로 발표한 ‘마드리드 사건의 사실’이라는 입장문을 통해 “우리는 마드리드 대사관(주스페인 북한 대사관을 지칭)을 공격한 것이 아니라 이곳의 긴급 상황에 대응한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자유조선은 “각 국에 주재하는 북한 대사관은 불법 마약과 무기 밀매의 중심지이며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르고 정권의 선전에 앞장서는 곳이다. 전 세계적인 사이버 공격과 절도, 암살, 납치 등의 범죄가 시작되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 보도와 달리 아무도 재갈을 물거나 구타를 당하지 않았다. 무기는 사용되지 않았으며 대사관의 모든 사람들을 존중하고 적절히 대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마드리드 대사관의 어떤 정보도 돈이나 다른 이익을 위해 특정 단체와 공유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의 연방수사국(FBI)과 잠재적 가치가 매우 큰 일부 정보를 공유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2일 스페인 마드리드 소재 북한대사관에 괴한이 침입해 일부 자료를 가지고 나간 사건이 발생했다. 일부 언론은 괴한들이 ‘자유조선’과 연루된 사람들일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자유조선은 최근까지 ‘천리마 민방위’라는 이름으로 탈북민들을 보호, 구출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소속 인사와 조직의 규모 등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이들은 공개 활동 개시 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사망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구출해 보호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지난 3월 1일에는 현재 북한 체제를 반대하는 취지로 ‘북한의 임시정부’ 수립을 선언했고 “해방 후 자유조선 방문을 위한 비자를 판매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호주 극우정당 총기규제 완화하려 미 총기협회에 돈·조언 요구

    호주 극우정당 총기규제 완화하려 미 총기협회에 돈·조언 요구

    총기난사로 35명 사망 후 총기규제법 강화한 호주극우정당, 미 총기협회 방문 앞서 “2000만달러 요청할 것”NRA “총기난사로 규제 강화 분위기 땐 ‘피해자 이용말라’ 공격”호주의 극우 성향 정당인 ‘일국당’(원네이션)이 자국 내 총기 규제 완화를 위한 명목으로 미국의 유력 총기 로비 단체인 전미총기협회(NRA)에 수천만 달러를 요구하고 자문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알자지라는 25일(현지시간) 지난해 9월 일국당이 미 워싱턴DC에서 NRA 관계자를 만나 호주의 총기법을 완화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해야하는지에 대한 조언을 들었을 뿐만 아니라 NRA측으로부터 2000만 달러(약 226억원)의 기부금을 얻어내려고 했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 소속 로저 뮐러는 3년간의 잠입취재 끝에 이러한 정황을 포착했다. 파울린 한슨 상원의원이 이끄는 일국당은 호주의 총기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골몰해왔다. 호주는 1996년 포트 아서에서 35명을 사망케 한 총기사고가 발생한 후 자동·반자동 소총과 엽총 사용을 거의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도입했다. 해당 총기법은 세계적으로 가장 강력한 규제안으로 알려져있다. NRA측은 이러한 호주의 총기 규제법에 대해 “상식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일국당의 미디어담당자인 제임스 애쉬비와 퀸즐랜드 지부장 스티브 딕슨은 호주의 총기 규제에 비판적인 NRA의 버지니아지역 담당자를 만나 정치자금을 요구하는 한편 호주의 총기법을 완화하기 위해 당이 취해야 할 전략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NRA의 미디어담당자인 캐서린 모르텐슨은 “총기난사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선은 아무 말도 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문의가 계속 제기된다면 총기 규제를 옹호하는 세력에 대해 공격적으로 대응해야한다고 설명했다. NRA 대외협력팀의 라스 달세이드는 일국당측에 “그들(총기 규제 옹호자)들이 수치스러움을 느끼도록 해야한다”면서 “가령 ‘당신의 정책이 힘이 없다고 해서 그들(피해자)의 죽음을 이용하려 할 수 있느냐’, ‘당신의 정치적 어젠다를 밀어붙이기 위해 저 아이들(피해자)의 무덤 위에 서다니’라는 식으로 공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딕슨은 “그 방법 좋네요, 고맙습니다”라고 응답했다. NRA는 언론을 이용하라는 조언도 했다. 친한 기자들의 리스트를 작성해 이들에게 강도에게 구타를 당하거나 그와 유사한 공격을 당한 이들의 이야기를 담으면서 ‘그들에게 총이 유용한 방어 수단이었을 것이다’라는 인식을 담도록 하라는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는 총기가 자기 방어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담은 짤막한 영상을 게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번 일로 일국당은 도덕성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국당은 표면적으로는 호주 정치권에 외국 자본이 스며드는 것을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호주 의회는 해외로부터 정치자금 기부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해당 법안은 올해 1월부터 발효됐다. 실제 일국당이 NRA로부터 자금을 받았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총기 사건이 발생해 50명이 사망한 직후라 후폭풍은 더욱 거셀 전망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어르신들의 나치 부역 내력 밝혀달라” 라이만 후손들이 보인 용기

    “어르신들의 나치 부역 내력 밝혀달라” 라이만 후손들이 보인 용기

    “우리 모두 할말을 잃었고 창피해 낯빛이 파리해졌다. 호도할 생각이 전혀 없다. 이런 범죄는 질색이다.” 가족이나 조상의 어두운 역사를 솔직히 고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인류 전체를 겨냥해 악행을 저지른 나치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독일에서 둘째 가는 부자 집안이라면 더욱 그렇지 않을까? 330억 유로(약 42조 3500억원)의 자산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는 라이만 집안의 투자 회사인 JAB 홀딩의 사업 파트너이자 대변인 역할을 하는 페터 하르프가 최근 일간지 빌트 암 존탁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집안의 어두운 역사를 인정하며 1000만 유로(약 128억 3500만원)를 “적절한 기관”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하르프는 “알베르트 라이만과 아들은 유죄 판결을 받아 실제로 감옥에도 갔다”고 인정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집안의 후손 넷이 역사학자 파울 에르커로 하여금 가족의 나치 부역 역사를 밝혀내도록 주선했다고 하르프가 밝힌 점이다. 선조들이 1943년 군수품 공장에 동원한 175명의 노동자에게 임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 에르커 보고서는 잠정적인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후손들은 재빨리 고변하는 길을 택했다.JAB 홀딩은 케우릭 닥터 페퍼(Keurig Dr Pepper) 음료회사, 코티 인코(Coty Inc) 미용용품, 제이콥스 다우위 에그버트(Jacobs Douwe Egberts) 커피와 프렛 A 맹거(Pret A Manger) 샌드위치 체인 등 주로 식음료 업체들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에도 제법 알려진 크리스피 크림 도넛도 이 집안이 뒷돈을 댄 회사가 만든다. 빌트 암 존탁은 나치 치하의 동유럽에서 여자들을 노예 부리듯 했는데 라이만 부자도 라인랜드주의 루드비샤펜에서 러시아 여인들을 하녀로 부리며 구타와 성폭력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알베르트는 1954년에, 아들은 1984년 세상을 떠났는데 둘 모두 열렬한 나치주의자였으며 그들의 회사는 노예 노동자들을 부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두 사람이 나치에 부역했던 흑역사가 드러나는 데 70년 이상이 걸렸다. 슬라브계 수백만명이 나치의 공장이나 농장 등에서 강제로 붙들려 임금을 거의 받지 못한 채로 일했다. 많은 유대인이 수용소에서 죽음을 맞았지만 일부 유대인들은 노예 노동으로 목숨을 부지했다. 라이만 관련 나치 자료를 본 적이 있다고 밝힌 역사학자 크리스토퍼 코퍼는 “라이만 부자는 정치적 기회주의자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나치즘을 확신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990년대부터 유명 독일 기업들이 나치의 인권 유린을 통해 이득을 취했다는 생존자나 그 친척들의 증언이 잇따랐다. 모든 독일 가정이 차 한 대씩 갖게 하겠다는 아돌프 히틀러의 비전에 따라 1937년 창업한 폭스바겐이 대표적이다. 2차 세계대전 중 볼프스부르크의 이 회사 공장은 독일군 차량을 공급했는데 근처 수용소에 수용된 1만 5000명을 노예 노동자로 부렸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벚꽃성지 우한대서 일본 유카타 입었다 구타당해

    벚꽃성지 우한대서 일본 유카타 입었다 구타당해

    중국 최고의 벚꽃 성지인 후베이성 우한대 교정이 하루 3만명에 이르는 춘상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홍콩 명보는 25일 우한대에 일 600여명의 경찰이 투입돼 치안을 유지하고 있지만 암표장수를 막는데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우한대를 비롯해 교정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샤먼대, 베이징대 등은 모두 인터넷으로 실명 예약을 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암표장수들이 40~100위안(약 7000~1만 7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방문 예약증을 판매한다. 특히 외국인은 암표장수에게 훨씬 더 비싼 값을 내야 한다. 경찰은 지난 21일에도 우한대 앞에서 9명의 암표장수를 체포했으며 17명의 사복 경찰이 암표장수를 단속하고 있다.하지만 우한대를 포함한 중국 대학은 외국인을 포함해 누구나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으로 예약하면 입장료 없이 무료로 들어갈 수 있하다. 우한대 입장객은 평일 1만 5000명, 주말 3만명에 이른다. 우한대 방문객은 암표장수를 즉시 경찰에 신고할 수 있다. 우한에는 우한대 이외에도 동호벚꽃밭, 청량채, 제각공원 등 20여 개의 벚꽃 놀이터가 있어 하루 평균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는다. 한편 지난 24일 일본 옷인 유카타를 입고 우한대를 찾은 한 중국 젊은이가 대학 보안요원에게 폭행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젊은이는 입장을 거부당하자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일본 옷을 입으면 입장할 수 없느냐”고 고함을 지르며 난동을 피우다 보안요원에게 맞았다. 폭행당한 젊은이는 곧 “내가 입은 것은 일본 옷이 아니라 중국 당나라때 전통복장인 탕좡(唐裝)”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해치’ 정일우 권율, 만신창이 ‘한성부 강제 압송’ 포착 “충격”

    ‘해치’ 정일우 권율, 만신창이 ‘한성부 강제 압송’ 포착 “충격”

    SBS 월화드라마 ‘해치’의 정일우와 권율이 한성부로 강제 압송되는 충격적인 모습이 포착됐다. 드라마는 궁궐 안팎으로 광풍을 일으킬 폭풍전야가 되며 오늘(18일) 방송에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이 모아진다. 빠른 전개, 영화 같은 영상미,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새로운 정통 사극의 힘을 입증하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해치’(극본 김이영, 연출 이용석, 제작 김종학 프로덕션) 측은 18일 정일우(연잉군 이금 역)와 권율(박문수 역)의 만신창이 모습을 공개했다. 지난 방송분에서는 ‘왕세제’ 정일우가 과거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살주계 잔혹사에 얽힌 비밀을 봉인해제, 안방극장에 충격을 안긴 바 있다. 특히 이경영(민진헌 역)이 안서현(살주 소녀)을 양반 살해 진범이라며 제좌청에 끌고 와 정일우의 사회 개혁과 살주 소녀 보호 의지를 무력화시켰던 것. 또한 정문성(밀풍군 역)은 인신매매 본거지를 급습한 고아라(여지 역)와 권율(박문수 역)을 방해하며 ‘기방총’ 한지상(도지광 역)을 옹호,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상황. 그런 가운데 공개된 스틸의 정일우와 권율 모습은 그야말로 ‘처참’ 그 자체다. 정일우는 왕세제 신분에도 불구, 가마도 일절 없이 ‘사헌부 집의’ 한상진(위병주 역)의 감시 아래 연행되고 있다.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백성들의 뜨거운 시선과 함께 뜻하지 않은 수모 속에서도 정일우의 표정만큼은 결연해 무슨 상황인지 궁금하게 만든다. 반면 권율은 금방이라도 길바닥에 쓰러질 듯 위태로운 모습이다. 헝클어진 머리와 함께 온 몸은 누군가에게 구타당한 듯 흙범벅 상태로, 그의 얼굴 또한 멍투성이에 눈까지 충혈돼있어 그에게 심상치 않은 사건이 벌어졌음을 엿보게 한다. 특히 함께 공개된 스틸에 살주계(주인 살해를 목표로 하는 노비 조직) 아이들의 모습도 담겨 있어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정일우, 그리고 권율과 함께 살주계 아이들의 은신처까지 기습 당한 것인지, 이로 인해 정일우의 왕세제 자리와 권율의 사헌부 감찰 자리까지 위태로워지는 것은 아닐지 오늘(18일) 방송을 향한 궁금증을 수직 상승시킨다. SBS ‘해치’ 제작진은 “정일우와 권율이 이경영, ‘기방총’ 한지상과 손잡은 정문성의 반격에 의해 다시 한 번 절체절명 위기에 빠지게 된다”라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숨막히는 스토리 속에서 두 사람이 살주계, 그리고 청나라 인신매매의 뿌리를 뽑을 수 있을지 이들의 활약을 오늘(18일) 방송을 통해 확인해달라”고 전했다. SBS 월화드라마 ‘해치’ 21회, 22회는 오늘(18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온몸에 손톱자국…성폭행범의 충격적인 머그샷 공개

    온몸에 손톱자국…성폭행범의 충격적인 머그샷 공개

    피해자의 강한 저항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머그샷(mugshot, 경찰의 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이 공개됐다. 최근 미국 조지아주 경찰은 목과 어깨 및 가슴 등 상반신이 손톱자국으로 가득 차 있는 커크 테일러 마틴(28)이라는 성폭행범의 머그샷을 공개했다. 마틴의 몸에 난 상처는 그가 범죄를 저지를 당시, 피해 여성이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하게 저항하던 도중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목과 가슴 부위뿐만 아니라 얼굴 곳곳에 난 상처는 사건 당시 피해 여성이 범죄에 희생되지 않으려 얼마나 안간힘을 썼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7일부터 8일, 피해자를 집에 감금한 채 성폭행했으며, 피해자는 이 과정에서 심한 구타까지 당한 사실이 확인됐다. 8일 오전, 피해 여성은 범인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집에서 탈출했고 곧바로 경찰에 이를 신고했다. 조사 결과 마틴은 조지아주에 있는 한 교도소에서 교도관으로 근무하고 있었으며, 경찰은 그의 여죄 등을 상세하게 조사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2살 아기 상습 구타 후 마약 진통제 먹여 죽인 英 부모

    2살 아기 상습 구타 후 마약 진통제 먹여 죽인 英 부모

    생후 22개월된 영아가 마약 성분의 진통제를 먹고 사망했다. BBC는 12일(현지시간) 영국 잉글랜드 트루로 크라운 법원에서 영아 사망사건의 진실을 가리는 재판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 재판에서 아기의 엄마와 그녀의 남자친구는 자신들에게 적용된 살인 및 과실치사 등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지난 2017년 10월, 콘월주에 살던 이브 레더랜드라는 이름의 아기가 생후 22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약물 부작용. 이브가 복용한 약물은 코데인이라는 진통제로 아편이나 모르핀에서 추출한 아편제제의 약물이다. 마약류로 지정되어 중독과 남용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의료전문가의 관리 감독 하에 복용해야 한다. 이런 약물이 고작 22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기의 몸에서 검출된 데는 충격적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이브의 엄마 아비가일 레더랜드(24)와 그녀의 남자친구 톰 커드(31)가 이브를 상습 구타한 뒤 학대 사실이 드러날까 두려워 아기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대신 마약성 진통제 코데인을 먹여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을 기소한 숀 브룬튼 검사는 “이브의 사체를 부검한 결과 몸에서 다량의 코데인이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숀 검사는 “코데인은 성인도 엄격한 기준에 따라 복용해야 하는 약물임에도 영아에게 먹인 것은 명백한 살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브가 죽기 전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구타를 당했다며 부검 결과를 공개했다.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이브는 죽기 전까지 최소 두 차례의 구타를 당했으며 부상 정도가 매우 심각했다. 검사는 이브의 두개골과 갈비뼈가 골절돼 있었으며, 간도 파열된 상태였다고 전했다. 그는 “첫 번째 폭행에서 이브의 두개골과 갈비뼈가 부러졌고, 비슷한 수준의 두 번째 폭행으로 두개골과 갈비뼈가 다시 골절됐다”고 밝혔다. 의료 전문가들은 이브의 상태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와 유사한 수준이었다고 첨언했다. 숀 검사는 “이브에게 며칠에 걸쳐 코데인을 먹였는지 아니면 죽기 바로 전 몇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먹였는지 아직 정확히 밝힐 수는 없지만, 구타로 인한 부상과 관계 없이 코데인만으로도 사망에 이르기 충분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브의 엄마 아비가일과 남자친구 톰이 아기를 잔인하게 학대했으며 생명에 위협을 줄 정도의 부상을 입힌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학대 사실이 드러날까 두려워 아기를 병원에 데려가는 최소한의 조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두 사람이 부상을 입은 아기에게 코데인을 먹인 뒤 죽을 때까지 방치하고 태연하게 비디오 게임과 페이스북 채팅을 즐겼다고 전했다. 이브의 엄마 아비가일은 “아기의 상태가 이상해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신고했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현장에 출동했던 구급대원들은 아비가일의 집에 도착했을 때 아기는 이미 사망한지 수시간이 지난 뒤였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앞으로 재판에서 추가 증거를 제출해 이들의 유죄를 밝힐 예정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호주 에어비앤비 주인, 16만원 방값 안 낸다고 투숙객 폭행 치사 인정

    호주 에어비앤비 주인, 16만원 방값 안 낸다고 투숙객 폭행 치사 인정

    호주 멜버른 근처의 한 에어비앤비 주인이 210 호주달러(약 16만 7600원)의 방값을 결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투숙객을 구타하고 목졸라 살해한 사실을 시인했다. 제이슨 콜튼(42)은 4일 빅토리아주 최고법원에서 진행된 재판에서 2017년 10월 라미스 조누지(36)를 두 하우스메이트들로 하여금 붙잡게 한 뒤 때리고 목 조른 것을 인정하며 살인죄가 아니라 과실치사죄에 대해 유죄 인정을 했다. 다만 그는 정신을 잃을 정도로만 때릴 생각이었지 살해하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힐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현지 일간 ‘더 에이지’ 보도에 따르면 벽돌공 조누지는 브라이턴 이스트에 있는 콜튼의 에어비앤비 방을 값싸고 안전하게 빌려 “개인적 이슈들”을 정리하려 했다. 처음에는 사흘만 예약하고 묵었는데 일주일 더 머무르겠다고 해 허락했더니 체크아웃해야 하는 날, 조누지는 수중에 10호주달러도 남지 않았다며 더 이상은 돈을 낼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콜튼과 두 하우스메이트는 밤 8시쯤 짐을 챙기고 방안을 정리한 뒤 떠나려고 하는 조누지를 붙잡고 돈을 내놓으라고 윽박질렀다. 마크 깁슨 검사는 콜튼이 맨먼저 조누지의 멱살을 잡고 벽에다 밀어붙인 뒤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ABC 방송은 두 메이트가 조누지를 붙잡은 상태에서 콜튼이 의식을 잃을 때까지 구타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두 메이트들이 조누지를 정원으로 끌고 나가 계속 때렸다. 이날 재판 도중 범행 현장 동영상도 보여졌는데 조누지는 반쯤 벌거벗은 상태로 집 앞에 누워 있었으며 코는 부러지고 얼굴은 피투성이였다. 콜튼은 재판 내내 자신의 공격 때문에 조누지가 죽을지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배심원단이 콜튼의 과실치사 유죄 인정을 받아들이면 20년 징역형에 처해지고, 살인죄로 평결하면 종신형을 선고받게 된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이미 두 메이트는 지난해 9월 과실치사죄를 인정해 라이언 스마트는 9년형, 크레이그 레비는 7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에어비앤비는 이전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런 일이 발생해 “깊은 슬픔과 분노”를 느낀다며 이 업소를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밝힌 뒤 “글로벌 커뮤니티가 표방하는 모든 것들을 침해하는, 이런 상반된 행동을 하는 에어비앤비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은 5일에도 이어진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마약한 놈, 청탁한 놈, 폭행한 놈…악역만 넘치는 ‘아수라장’ 버닝썬

    마약한 놈, 청탁한 놈, 폭행한 놈…악역만 넘치는 ‘아수라장’ 버닝썬

    클러버 김씨 ‘경찰, 민간인 폭행’ SNS 빅뱅 승리는 ‘실소유·성접대’ 논란까지 ‘승리 친구’ 이문호씨는 범죄 고리 지목 또 다른 공동대표 이씨는 경찰과 유착지하 세계의 ‘나비효과’라 할 만하다. 2019년 상반기 한국 사회를 달구고 있는 ‘버닝썬 사태’는 직원과 손님, 경찰 간 폭행 공방에서 시작됐다. 여론이 들끓었고 마약과 경찰·업주 간 유착, 클럽 내 성범죄, 유명 연예인의 성접대 의혹까지 터졌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이름이 거론된 인물만 20여명. 의혹 중 대부분은 여전히 진위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캐면 캘수록 고구마 줄기처럼 딸려오는 의혹들이 영화보다 더한 현실을 보여 준다는 평이다. 등장인물 중 온전히 정의의 편은 한 명도 없는 아수라장인 버닝썬 사태를 등장인물별 의혹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역삼지구대, 강남 클러버 명예훼손 혐의 고소 서울 강남 클럽계의 판도라 상자는 토요일이었던 지난해 11월 24일 오전 112로 걸려온 한 통의 신고 전화로 열렸다. 신고자는 버닝썬의 손님 김상교(29)씨였다. 그는 “이 클럽에서 시비가 붙었는데 클럽 이사와 가드(보안요원)에게 끌려나와 무차별적으로 구타당했다”며 “머리와 복부 등을 마구 얻어맞고 갈비뼈가 부러졌다”고 신고했다. 10분 뒤 역삼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이 도착했다. 하지만 수갑을 찬 건 김씨였다. 경찰은 김씨가 버닝썬의 영업에 지장을 줬고 현장 조사 과정에서 욕설을 하고 소란을 피우는 등 정당한 공무집행도 방해했다고 봤다. 격분한 김씨는 이후 직접 여론전에 나선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물론 보배드림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찰의 민간인 집단폭행 및 버닝썬 집단구타 사건을 제보한다”는 의혹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의 주장에 주목하는 언론이 생겼고 이후 사건은 클럽 내 마약 유통, 경찰과의 유착 의혹 등으로 번졌다.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여론에 경찰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등 정예 수사 인력을 투입한다. 김씨는 폭행 사건의 고소인인 동시에 버닝썬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의 피의자이기도 하다. 관련 혐의로 고소당했다. 또 역삼지구대 경찰관과 버닝썬 측은 김씨의 주장이 잘못됐다며 그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빅뱅의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는 포털 사이트에서 ‘버닝썬’을 입력하면 첫 번째 연관 검색어로 뜨는 인물이다. 아직까지 이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드러나진 않았다. 하지만 여론은 승리가 버닝썬 사내이사였고 사건의 주요 관계자들이 모두 그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인물이라는 점을 들어 “승리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승리 측은 사태 이후 “버닝썬 운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여론은 과거 승리가 “연예인 사업이니까 얼굴과 이름만 빌려주는 줄 아는데 난 진짜 (직접 사업을) 한다”고 했던 방송 발언을 근거로 비판하고 있다. 우선 경찰이 승리를 버닝썬 사태의 피의자로 특정하려면 버닝썬 실소유주였는지 또는 실제 경영에 관여했는지를 밝혀야 한다. 또 경영에 관여했더라도 마약 유통·성범죄 등 클럽 내 범죄를 인지했는지도 따져야 한다. 업무 중 폭행을 가한 직원들이 사업자의 지침이나 내규에 따라 행동한 것이었다면 사업자가 방조·교사 혐의로 형사적 책임을 질 수 있다. ●들끓는 여론 “승리, 실제 경영했나 밝혀라” 승리는 버닝썬 사태와 별개로 성접대 의혹도 받는다. 한 매체가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를 근거로 승리가 2015년 자신의 사업 투자자들에게 성접대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현재 광역수사대는 이 문제도 내사 중이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성매매처벌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처벌하려면 승리가 실제 성매매를 알선한 사실은 물론 돈이 오간 정황까지 확인해야 한다. 승리는 마약 투약 의혹도 받는다. 경찰은 승리가 최근 2~3년 새 마약 투약을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모발 검사를 의뢰했다. 다만 소변을 통한 간이 검사에서는 마약 음성 반응이 나왔다. 간이 검사는 결과가 바로 나오지만, 최근 한 달 내 마약을 투약했을 때만 양성 반응이 나온다. ●강남서 소속 경찰들에게 금품 상납 확인… 계좌 주인은 몰라 버닝썬의 공동대표 이모(46)씨는 전직 경찰관 강모(44)씨를 통해 강남서 소속 경찰관들에게 금품을 상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지난해 7월 버닝썬에서 미성년자 손님이 술을 2000만원어치 마시며 놀다가 적발됐는데 이를 무마하기 위해 경찰에게 뇌물을 줬다는 의혹이다. 경찰은 강씨의 부하직원 이모씨가 버닝썬 측으로부터 2000만원을 받아 금융계좌 6개에 나눠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계좌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아직 모른다. 경찰은 수뢰 의혹을 받는 현직 경찰관과 강씨, 이씨의 통화기록과 계좌 내역 등을 바탕으로 자금 흐름을 쫓고 있다. 공동대표 이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금품 제공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원산업 법인 르메르디앙 호텔 등과의 관계도 ‘미심쩍’ 경찰과 버닝썬이 유착했다는 의혹을 받는 또 다른 정황은 르메르디앙 서울 호텔과 관련 있다. 버닝썬은 지난해 2월 개장해 지난달 17일 문 닫기 전까지 이 호텔 지하 1층에서 운영됐다. 이 호텔의 운영 법인인 전원산업의 대표들이 2006년부터 약 12년간 강남서 경찰발전위원회(경발위) 위원직을 맡아 온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경발위원 예규도 무시한 채 자리 대물림이 용인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버닝썬과 전원산업이 단순히 건물주·세입자 관계가 아니라는 정황도 있다. 공동대표 이씨가 전원산업의 사내이사로 1년 넘게 이름을 올렸고, 전원산업은 2017년 12월 버닝썬에 자본금 2100만원을 출자하고 10억원을 대여했다. 이에 대해 전원산업은 “클럽 운영 노하우가 없어 다른 업체에 맡기기로 한 것이고, 당시 승리라는 가수의 사업성을 높이 보고 버닝썬에 투자한 것으로 이는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면서 “이씨를 사내이사로 등록한 건 매출 신고를 정확히 하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또 경발위원 대물림 지적에는 “경찰로부터 봉사 차원에서 위원직을 수행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공동대표 이문호씨의 클럽 내 마약 유통 개입 여부가 쟁점 승리의 친구이자 버닝썬의 또 다른 공동대표인 이문호(29)씨는 마약 범죄의 고리로 지목된다. 이문호씨는 애초 경찰 조사에서 “나를 포함해 지인 중 마약을 하는 사람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과수 감정 결과 그의 모발에서는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이문호씨에게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영업사장인 한모씨에게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각각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두 사람 모두 출국금지됐다. 쟁점은 이문호씨가 대표 자격으로 클럽 내 마약 유통에 개입했는지 여부다. 개인적인 투약이라도 처벌은 할 수 있지만 클럽 내에서 조직적으로 유통·판매했다면 처벌 수위가 높아진다. 현행법상 마약 투약은 대마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의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이를 제조 또는 수출입할 목적으로 소지하면 징역 5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을 수도 있다. 유일하게 구속된 버닝썬 영업직원(MD) 조모(28)씨, 또 다른 MD인 중국인 여성 ‘애나’ 등은 이미 마약 유통 또는 투약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다. 버닝썬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마약을 유통·투약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마약 유통·투약과 함께 규명해야 하는 것은 약물을 이용한 성폭력 의혹이다. 버닝썬 폭행 사건 신고자 김씨는 폭행 사건 이후 본인의 SNS에 “버닝썬에서 ‘물뽕’(GHB·데이트 강간 마약)을 이용한 성폭력이 빈번하게 일어났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의혹을 제기했다. ‘물뽕’은 환각, 졸음, 현기증을 유발하는 무색무취의 약물이다. 버닝썬에서 손님을 상대로 ‘물뽕’을 먹여 성폭행한 사실이 실제로 있었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 클럽 측이 관여하거나 방조했는지도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경찰은 최근 버닝썬 VIP룸 화장실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사성행위 영상의 촬영자를 특정하기 위해 클럽 임원 1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영상 속 장소가 버닝썬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영상 업로드 날짜 및 유포 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파키스탄, 인도 조종사 송환하기로…핵 보유국 전면전 위기 해소 국면

    파키스탄, 인도 조종사 송환하기로…핵 보유국 전면전 위기 해소 국면

    핵 보유국끼리 전면전 우려까지 나오던 인도와 파키스탄 간 군사적 충돌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분위기다. 파키스탄이 양국 전투기 간 공중전 끝에 격추시킨 인도 전투기의 조종사를 전격 송환하기로 한 것이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28일 의회 연설에서 파키스탄군이 전날 생포한 인도 조종사를 다음날인 3월 1일 돌려보내겠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칸 총리는 “평화의 제스처로 이 조종사를 송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지난 26일 인도 공군의 파키스탄령 공습, 다음날 양국 공군의 공중전 등 점점 격화하던 인도와 파키스탄 간 갈등은 빠르게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종사가 포로가 되면서 양국 갈등을 더욱 악화시킬 시한폭탄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하루 만에 긴장 완화 카드로 사용된 것이다. 파키스탄 정부가 전날 이 조종사와 관련해 영상을 공개하면서 인도 정부와 국민들은 모욕적으로 받아들이고 격앙했기 때문이다. 아비난단 바르타만이라는 이름의 이 조종사는 전날 파키스탄 공군기에 격추된 인도 공군 미그21 전투기를 몰고 있었다. 파키스탄군은 바르타만을 지상에서 생포한 뒤 신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은 애초 인도 조종사 2명을 붙잡았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1명으로 수정했다. 바르타만의 억류 소식은 파키스탄 정부가 공개한 영상과 사진을 통해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영상 속에서 바르타만은 얼굴이 피범벅된 채로 눈이 가려진 상태였다. 그는 공포에 질린 듯 영상을 찍는 파키스탄 측 인물에게 “파키스탄군이 (화난) 군중으로부터 나를 구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하며 깍듯하게 존칭(sir)까지 썼다. 그 외에도 바르타만이 전투기에서 끌려나와 주민들로부터 구타를 당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도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다. 이 영상을 접한 인도 정부는 “천박하다”고 비판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런 영상과 사진을 유포한 것은 포로를 보호해야 한다는 제네바 협정과 인권 관련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인도 외교부는 자국 주재 파키스탄 대사 대리를 불러 강력히 항의하면서 “조종사를 즉시 플어주고 안전하게 돌려보내라”고 요구했다. 인도 정부뿐만 아니라 인도 국민들도 전국적으로 거세게 분노했다. 1971년 카슈미르 3차 전쟁 이후 48년 만에 전투기까지 동원해 공중전이 펼쳐져 양국 간 적대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조종사 억류 영상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에 파키스탄 정부는 영상 등을 삭제하고 적극적으로 수습에 나섰다. 칸 총리는 27일 오후 TV 성명을 통해 “앉아서 대화하자”면서 유화 메시지를 보냈다. 28일 오후에는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양국 간 갈등을 완화할 수 있다면 바르타만의 송환을 기꺼이 고려할 것”이라면서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쿠레시 장관은 “인도가 테러리즘에 관해 이야기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준비가 됐다”면서 “우리는 평화를 원하며 안정이 우리의 최우선 목표”라고 강조했다. 칸 총리가 곧이어 의회 연설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무슬림 인구가 많은 파키스탄은 힌두교가 주 종교인 인도에서 1947년 자치령 지정에 이어 1956년 공화국 선언으로 분리·독립했다. 이후 카슈미르 지역을 두고 군사 분쟁을 겪는 등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인도가 1974년 첫 핵실험을 한 이후 핵 보유국이 되자, 파키스탄도 비밀리에 핵 개발을 진행한 끝에 핵무기 보유국이 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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