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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부름꾼 친구’는 숨질 때까지 맞았다

    ‘심부름꾼 친구’는 숨질 때까지 맞았다

    10대 4명이 번갈아 수십 차례씩 때려원룸서 함께 살며 2개월간 상습폭행시신 두고 달아났다가 이틀 만에 자수10대 청소년들이 직업학교에서 만난 친구를 무차별 폭행, 숨지게 하는 등 약자에 대한 집단 괴롭힘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1일 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A(19)군 등 10대 4명을 폭행치사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군 등은 지난 9일 오전 1시쯤 광주 북구 두암동 원룸에서 친구 B(18)군을 수십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 8일 저녁 배달 음식을 함께 시켜 먹고, 9일 오전 1시부터 B군을 폭행하기 시작했다. B군에게 일행 4명 중 한 친구를 놀리라고 시키고, 놀림을 받은 친구가 B군을 폭행하는 행위가 수차례 이어졌다. A군 등은 주먹과 발길질로 B군의 얼굴·가슴·배를 폭행했으며, 4명이 돌아가며 1인당 수십 차례씩 20~30분 정도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B군에게 렌터카에서 담배를 가져오라고 심부름시켰으나, 담배를 못 찾았다는 이유로 또다시 폭행을 당하는 과정에서 B군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B군이 숨을 쉬지 않자 A군 등은 고향인 전북지역으로 렌터카를 타고 달아났다. 이들은 부모 등에게 이를 털어놨고, 자수를 권하는 부모 설득에 지난 10일 오후 10시 44분쯤 해당 지역 경찰서를 찾아가 자수하며 “두암동 원룸에 친구 시신이 있다”고 진술했다. 광주 북부경찰서 강력팀이 시신을 확인한 뒤 이들을 광주로 압송해 왔다. 경찰 조사 결과 A군 등 4명은 지난해 광주의 한 직업학교에서 만난 B군을 심부름시키려고 데려와 올해 3월부터 함께 생활했다. 이들은 그동안에도 우산·목발·청소봉까지 동원해 B군을 상습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숨진 채 발견된 B군의 몸에는 수많은 멍자국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B군은 몸집이 왜소하고 다소 행동이 느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은 주로 집 안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엔 다문화·한부모 가정의 10대가 인천시 연수구 한 15층짜리 아파트 옥상에서 4명의 또래 친구들한테 집단 폭행당하다 추락사했다. 지난 1월에는 울산 중구에서 10대 남녀 3명이 시각장애인 청소년의 눈을 때리는가 하면, 머리에 담뱃불을 끄거나 엎드리게 해 구타하고, 옷을 벗겨 사진까지 찍었다가 붙잡히는 사건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10대 범죄는 성인범죄와 달리 친구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아 집단화된 특성을 보인다”며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 없이 친구 집단에서 인정받기 위해 약자를 상대로 점차 강한 행동을 하는 특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청소년 범죄는 단발적 대책으로는 예방할 수 없다”며 “학교 안팎 아이들을 보살피고 교육할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말 안 듣는다” 이유로 친구 때려죽인 10대들

    4명이 우산·목발로 2시간가량 때려 2개월간 상습폭행… 이틀 만에 자수 10대 청소년들이 직업학교에서 만난 친구를 무차별 폭행, 숨지게 하는 등 약자에 대한 집단 괴롭힘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1일 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A(19)군 등 10대 4명을 폭행치사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군 등은 지난 9일 오전 1시쯤 광주 북구 두암동 원룸에서 친구 B(18)군을 수십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 8일 저녁 배달 음식을 함께 시켜 먹고, 9일 오전 1시부터 B군을 폭행하기 시작했다. B군에게 일행 4명 중 한 친구를 놀리라고 시키고, 놀림을 받은 친구가 B군을 폭행하는 행위가 수차례 이어졌다. A군 등은 주먹과 발길질로 B군의 얼굴·가슴·배를 폭행했으며, 4명이 돌아가며 1인당 수십 차례씩 20~30분 정도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B군에게 렌터카에서 담배를 가져오라고 심부름시켰으나, 담배를 못 찾았다는 이유로 또다시 폭행을 당하는 과정에서 B군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B군이 숨을 쉬지 않자 A군 등은 고향인 전북지역으로 렌터카를 타고 달아났다. 이들은 부모 등에게 이를 털어놨고, 자수를 권하는 부모 설득에 지난 10일 오후 10시 44분쯤 해당 지역 경찰서를 찾아가 자수하며 “두암동 원룸에 친구 시신이 있다”고 진술했다. 광주 북부경찰서 강력팀이 시신을 확인한 뒤 이들을 광주로 압송해 왔다. 경찰 조사 결과 A군 등 4명은 지난해 광주의 한 직업학교에서 만난 B군을 심부름시키려고 데려와 올해 3월부터 함께 생활했다. 이들은 그동안에도 우산·목발·청소봉까지 동원해 B군을 상습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숨진 채 발견된 B군의 몸에는 수많은 멍자국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B군은 몸집이 왜소하고 다소 행동이 느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은 주로 집 안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엔 다문화·한부모 가정의 10대가 인천시 연수구 한 15층짜리 아파트 옥상에서 4명의 또래 친구들한테 집단 폭행당하다 추락사했다. 지난 1월에는 울산 중구에서 10대 남녀 3명이 시각장애인 청소년의 눈을 때리는가 하면, 머리에 담뱃불을 끄거나 엎드리게 해 구타하고, 옷을 벗겨 사진까지 찍었다가 붙잡히는 사건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10대 범죄는 성인범죄와 달리 친구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아 집단화된 특성을 보인다”며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 없이 친구 집단에서 인정받기 위해 약자를 상대로 점차 강한 행동을 하는 특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청소년 범죄는 단발적 대책으로는 예방할 수 없다”며 “학교 안팎 아이들을 보살피고 교육할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8살 난 이슬람 소녀 강간살해한 힌두 남성 3명 무기징역

    8살 난 이슬람 소녀 강간살해한 힌두 남성 3명 무기징역

    지난해 초 8살 난 무슬림 소녀를 납치해 강간한 뒤 살해한 남성들에 대한 판결이 10일(현지시간) 인도에서 이뤄졌다. 인디안 익스프레스는 이날 잠무 카슈미르 지역 카투아에 살던 무슬림 노마드 부족의 한 소녀를 강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3명의 남성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이들의 범행 증거를 인멸한 3명의 경찰은 5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지난해 1월 10일 납치된 피해자는 며칠 동안 지역의 사찰에 감금된 상태에서 진정제를 투입받아 의식이 없는 채로 5일간 강간과 고문, 구타 등을 당하다 결국 살해됐다. 피해자의 시신은 실종 3주 뒤 인근 숲에서 발견됐다. 힌두교도인 범인들은 카투아에서 피해 아동이 속한 무슬림 유목민 부족을 겁주어 내쫓기 위해 계획적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재판에 기소된 사람은 모두 7명으로 그 중 6명이 유죄를 판결받았다. 은퇴한 정부 관료이자 사찰 관리인인 산지 람과 특별 경찰관인 디팍 카주리아, 시민인 파르베시 쿠마르가 강간살인죄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보조 검사관인 아난드 두타와 수석 경찰관인 틸락 라지, 특별 경찰관인 수린더 베르마가 증거 인멸 혐의로 징역 5년형에 처해졌다. 람의 아들인 비샬은 무죄로 풀려났다. 해당 사건이 공개되자마자 인도 전역이 분노로 들끓었다. 2012년 델리에서 발생한 대학생 강간 살인 사건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가 전개됐으며, 12세 이하 아동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자에게는 사형을 구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마련되기도 했다. 인도국립법대의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 마련된 법에 따라 사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9명이다. 그런 가운데 인도 내 소수자인 무슬림 유목민에 대한 다수인 힌두교도들의 범죄라는 점에서 정치·종교 문제로도 떠올랐다. 사건 발생 직후 남성들이 기소되자마자 우익 민족주의자들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인 인도인민당(BJP) 소속 의원들이 수사가 편향됐다며 분리 수사를 요청한 것이다. 사건이 발생한 잠무 카슈미르 정부에 있던 두 명의 BJP당 소속 장관들이 가해 남성들을 옹호하는 집회에 참석하자 사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이후 두 사람은 정치적 외압과 종교적 차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사임했다. 인도는 수십년간 성범죄로 인한 사회적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하루 평균 100건의 성범죄가 보고되고 있다. 2016년 한 해에만 3만 9000건의 성범죄가 발생했는데 이는 전년도 대비 12%나 증가한 수치였다. 그럼에도 법정에서 성범죄가 다뤄지는 비율은 매우 낮다. 2016년 한 해 동안 재판을 앞둔 성폭력 관련 사건은 1만 5450건이었지만 법원이 재판을 연 사건은 1395건으로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코 부러지게 맞아…영국 성소수자 25% 혐오 폭행 경험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코 부러지게 맞아…영국 성소수자 25% 혐오 폭행 경험

    영국 런던 버스 안에서 20대 여성 동성커플이 집단폭행을 당하면서 영국 내 만연한 성소수자 혐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AP통신은 8일(현지시간) 지난달 30일 런던의 야간 이층버스에서 동성애 커플에게 성적인 발언을 하고 구타한 뒤 휴대폰, 가방을 훔친 혐의로 15~18세 남성 5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은 성소수자 혐오에 경각심을 울리고자 피투성이가 된 자신들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한 피해자는 “이런 얼굴로는 직장에 나갈 수 없었다. 하지만 더 화가 나는 것은 성소수자에 가해지는 폭력 ‘일상’이 됐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은 코뼈가 부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충격에 빠졌다. 테리사 메이 총리가 “피해 커플에게 위로를 보낸다. 누구도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이 사랑하는 이를 억지로 숨겨서는 안 된다. 우리는 성소수자에 가하는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을 근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역겹고 혐오적인 공격이었다. 런던은 성소수자 증오 범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규탄했다. 미 공영라디오 NPR은 영국의 성소수자 혐오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성소수자 증오 범죄는 전년보다 27% 증가한 1만 1638건 발생했다. 영국 인권단체 스톤월은 성소수자 5명 가운데 1명이 증오 범죄의 표적이 된 경험이 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피해자 5명 중 4명은 경찰 신고를 포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소수자들은 스톤월에 “경찰이 내가 당한 일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中, ‘여학생 25명 강간’ 40대 남성 사형 집행

    中, ‘여학생 25명 강간’ 40대 남성 사형 집행

    중국 당국이 미성년자인 여학생 25명을 강간한 40대 남성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다. 5일 중국 매체 펑파이 등에 따르면 허난성 카이펑시 중급인민법원은 전날 이러한 죄를 저지른 자오 모씨(49)를 형장으로 압송해 사형시켰다고 밝혔다. 자오씨는 카이펑시 총상회 부회장, 웨이스현 공상업연합회 부주석 등을 지냈고 웨이스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를 수차례 역임하기도 한 인물이다. 그는 2015년 6월부터 2017년 1월까지 공범인 여성 리모씨와 이러한 일을 저질렀다. 리씨는 웨이스현의 중학교에서 여학생들을 찾아 자오씨에게 제공했다. 리씨는 구타·협박은 물론 하체 사진을 찍어 위협하는 식으로 피해자들이 자오씨와 강제로 성관계를 맺도록 했다. 피해자는 총 25명이고, 이 중 14세 미만인 경우도 14명이나 됐다. 허난성 고급인민법원은 지난해 12월 자오씨에게 사형을, 공범으로 강간·매춘강요 등의 죄를 저지른 리씨에게 ‘사형 집행 유예’ 형을 선고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 XX, 똑바로 안 뛰어! 시합하기 싫어?” 폭언에 골병드는 체육 꿈나무들

    코치가 경기 중 욕설과 언어 폭력 자행 탈의실 부족해 복도서 옷 갈아입기도 “성폭력 예방 부실… 가이드라인 필요” 올해 초 ‘체육계 미투’(코치 등으로부터 당한 성폭력 사실을 공개 고발한 것) 바람이 불면서 유소년 체육 선수들의 인권침해가 사회적인 이슈가 됐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코치들의 폭언과 욕설이 난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인권위원회 산하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은 지난 25~26일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열린 익산, 전주 등 전북권 도시의 체육관 15곳을 돌며 축구, 야구, 핸드볼, 유도 등 12개 종목 유소년 선수들의 인권침해 실태 등을 조사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조사단에 따르면 유소년 선수들은 대회 기간 동안 수시로 폭언에 시달렸다. 감독과 코치들은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선수들에게 경기 중간 또는 종료 뒤 “이 새끼, 똑바로 안 뛰어”라거나 “시합하기 싫어? 기권해 인마” 등 고함과 폭언을 일상적으로 했다. 경기 종료 후 패한 선수에게는 “그걸 경기라고 했냐”며 뒷목 부위를 손바닥으로 치며 화를 내는 코치도 있었다. 또 한 코치는 경기 중인 선수가 다리 부상 신호를 보내자 화를 내며 경기에 계속 뛰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언어 폭력은 공공연하게 이뤄졌다. 경기 관전을 위해 체육관을 찾은 관중과 학부모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도 감독과 코치들은 ‘지도 행위’라는 명목으로 아이들을 몰아붙였다. 직접적인 구타나 폭행은 아니었지만 코치들은 선수들에게 심리적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었다고 조사단은 전했다. 인권위의 ‘성폭력 예방 가이드라인’도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다.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지만 일부 남성 심판이나 코치는 이동할 때 여자 선수의 목이나 어깨를 껴안았고, 일부 경기 위원은 중학생 선수의 허리를 잡기도 했다. 숙소도 열악했다. 선수 대부분이 모텔을 숙소로 이용했는데 이 중에는 ‘러브 호텔’도 있었다. 인권위 관계자는 “욕실에 문이 없어 욕조가 밖에서 보이는 등 아이들이 장기 투숙하기엔 부적절한 인테리어가 많았다”면서 “남자 코치가 여성 보호자 동반 없이 여성 선수들을 인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체육관에는 옷을 갈아입을 공간도 마땅히 없었다. 15개 체육관 중 5곳에만 탈의 시설이 있었는데 이마저도 수영장 1곳을 제외하고는 사용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복도나 관중석 등 노출된 장소에서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 인권위는 “전국체전 현장 조사를 해 보니 성폭력 사건의 예방이 어려운 환경이었다”면서 “‘여성 선수 출전 때는 여성 보호자 동반 필수’ 등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이 XX, 똑바로 안 뛰어!” 폭언 속 골병 드는 체육 꿈나무…아동학대 수준

    “이 XX, 똑바로 안 뛰어!” 폭언 속 골병 드는 체육 꿈나무…아동학대 수준

    인권위,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일상적 폭언 확인욕실 문없는 러브호텔에서 합숙한 사례도 흔해전국소년체전에서 뛰는 초등·중학교 체육 꿈나무들이 일상적 폭언과 욕설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치들은 성적을 내기 위해 선수들을 독려한다는 명목으로 험한 말을 수시로 내뱉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러한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29일 인권위는 지난 25~26일 실시한 ‘제 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 현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인권위 산하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이 벌였으며 대상은 전북 익산, 전주 등 15개 체육관에서 진행된 12개 종목(축구, 야구, 핸드볼, 유도 등)이다. 인권위에 따르면 대회 기간 동안 선수들은 일상적인 폭언에 시달렸다. “이 XX, 똑바로 안 뛰어?”, “시합하기 싫어? 기권해 인마” 등 코치들은 ‘코칭’, ‘독려’ 행위란 이름으로 학생들을 질책하고 혼냈다. 경기 종료 후 패한 선수에게는 “그걸 경기라고 했냐”며 선수의 뒷목 부위를 손바닥으로 치며 화를 내는 코치도 있었다. 심지어 경기 중인 한 선수가 다리 부상 신호를 보내자 화를 내며 경기에 계속 뛰라고 지시한 코치도 있었다. 이런 행위는 일반 관중이나 학부모 등이 지켜보는 중에도 공공연하게 이뤄졌다. 직접적인 구타나 폭행은 아니었지만 코치들은 선수들에게 심리적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었다. 선수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대부분은 숙박 시설로 모텔을 이용했다. 욕실에 문이 없어 욕조가 그대로 노출되는 등 아동이 장기 투숙하기에는 부적절한 ‘러브호텔’ 용도의 인테리어가 많았다. 일부에선 남자 코치가 여성 보호자 동반 없이 여성 선수들을 인솔하기도 했다. 체육관에는 탈의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15개 체육관 중 5개 시설에만 탈의시설이 있었는데 이마저도 1곳을 제외하고는 전부 사용할 수 없었다. 이에 선수들은 복도나 관중석 등 노출된 장소에서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 측은 “전국체전 현장 조사를 해보니 성폭력 사건의 예방 등이 어려운 환경이었다”면서 “‘여성 선수 동반 때는 여성 보호자 동반 필수’ 등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체전이 아동인권의 사각지대가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인권 보호 가이드라인’ 등 필요한 인권 지침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후임병 구타하다 역공에 다리 골절…법원 “국가배상 책임없다”

    후임병 구타하다 역공에 다리 골절…법원 “국가배상 책임없다”

    군대에서 선임병이 후임병을 구타하다가 반발한 후임병에게 되레 얻어맞아 다쳤다면 이에 대해 국가가 지휘감독 책임을 물어 배상할 필요가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4부(이종광 부장판사)는 후임병을 구타하다 역공으로 다친 A씨가 국가와 후임병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1심을 깨고 국가에는 배상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A씨는 육군 일병으로 복무하던 2017년 1월 같은 중대 이병이던 B씨의 태도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구타했다. 구타를 당한 데 화가 난 B씨가 A씨를 때렸고, 이로 인해 A씨는 다리가 골절되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 이에 A씨는 자신을 다치게 한 B씨와 국가의 지휘감독 책임을 물어 소송을 냈다. 1심은 B씨와 국가에 70%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연대해 8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에 따르면 A씨가 선임병이라 해도 후임병의 태도가 잘못됐다고 폭행하거나 권한 없이 명령·지시를 해서는 안 된다”면서 “그럼에도 위법하게 B씨를 폭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법한 폭행에 순간적으로 흥분한 B씨가 A씨를 폭행해 상해를 입힌 것으로, 이는 우발적인 싸움에 의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재판부는 “지휘관들이 전혀 예견할 수 없던 상황에서 발생한 우발적인 싸움에서 생긴 A씨의 상해에 대해, 가해자인 B씨에게는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더라도 그 관리·감독자인 국가에게까지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A씨는 B씨가 이른바 ‘관심병사’로서 집중적 관리·감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했지만, 재판부는 B씨가 관심병사라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동영상] 남자들에게 무차별 구타 당한 트랜스젠더 여성 한달 뒤 총격 사망

    [동영상] 남자들에게 무차별 구타 당한 트랜스젠더 여성 한달 뒤 총격 사망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집 근처 거리에서 18일(이하 현지시간) 아침 트랜스젠더 여성이 총격을 받고 숨을 거뒀다고 영국 BBC가 20일 전했다. 멀레이시아 부커(23)는 불과 한달 전 교통사고를 냈다는 이유로 남성들로부터 복싱 글로브를 낀 채 폭행 당하는 장면이 동영상으로 소셜미디어에 올라와 충격을 안겼던 인물이다. 그 사건이 이날 증오 범죄로 연결된 것이 아닌가 추정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댈러스 경찰은 이날 총격이 있기 전까지 그녀를 대상으로 살해 위협이 있었는지에 대해 밝히길 거부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경찰은 지난달 그녀를 공격한 혐의로 기소된 29세 남성 에드워드 토머스를 이날 살인 사건과 연결지을 증거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10일 교통사고 당시 부커는 아파트 단지 안 주차장에서 후방 주차를 하다 다른 차의 뒤를 받았는데 상대 운전자가 총구를 겨누고 그녀가 손해 배상을 하지 않으면 현장을 떠나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구경꾼이 몰려들었고 그 중 한 명인 토머스에게는 부커를 때리면 200 달러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동영상을 보면 토머스는 복싱 글로브를 낀 채 그녀에게 되풀이해 주먹을 휘둘렀고 부커는 뇌진탕과 손목 뼈가 부러졌다. 부커는 병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은 내가 당했지만 다음은 여러분 가까이 있는 분이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토머스는 폭행 혐의로 기소됐는데 그는 부커가 들었다고 주장하는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고 부인했다. 부커에게 발길질을 가한 두 번째 남성도 체포됐지만 그는 기소되지 않았다.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지난해 미국에서 적어도 26명의 트랜스젠더들이 살해됐으며 그 중 대다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트랜스젠더 여성이라고 밝혔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지난해 11월 미국 연방수사국(FBI)가 내놓은 가장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에만 미국에서 7175건의 증오범죄가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1130건이 성적 지향에 근거한 것이며, 119건은 성 정체성을 둘러싼 편견 때문에 발생한다고 집계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낙태 전면금지’ 대재앙급 인명 피해로 이어질수도

    ‘낙태 전면금지’ 대재앙급 인명 피해로 이어질수도

    국가권력이 여성의 임신중절을 완전히 금지하면 재앙 수준의 인명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성폭행으로 임신한 여성의 낙태까지 허용하지 않는 미국 앨라배마주의 초강력 낙태금지법안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16일(현지시간)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가 낙태하지 못하게 한 결과, 여성 1만명 넘게 불법 낙태 시술을 받다가 숨졌다. 어린이 수십만명이 부모에 버림받고 고아원을 전전했다”며 앨라배마주 낙태금지법이 치명적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차우셰스쿠는 인구를 늘리려고 1966년 낙태 및 피임을 불법화했다. 단기적으로는 평균 출산율이 1.9에서 3.7로 올랐다. 그러나 효과는 오래 가지 못했다. 여성들이 불법 낙태를 하면서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여성들이 목숨을 잃었다. 정식 의료 기관에서 시술을 받을 수 없는 여성들은 비전문가의 손을 빌리거나 안전하지 않은 방식으로 낙태를 시도하다가 사망했다. 1989년에는 한 해에만 약 1만명의 여성이 낙태 과정에서 숨졌다. 1989년 산모 사망률은 1965년의 2배에 달했다. 루마니아의 낙태 및 피임 금지의 또 다른 결과는 고아 수십만명이다. 1989년 차우셰스쿠 정권 붕괴 이후 확인한 결과 약 17만명의 어린이가 열악한 고아원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이 어린이들은 구타 및 각종 학대에 노출됐는데 몇몇 아이들은 금속 침대에 묶인 채 발견됐다. 지난 15일 미국 공화당의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주 주지사가 초강력 낙태금지법안에 서명한 이후 미 전역에서 논쟁이 일었다. 이 법은 임신 중인 여성의 건강이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됐을 때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낙태를 금한다. 성폭행, 근친상간으로 아이를 가져도 낙태할 수 없다. 낙태 시술을 한 의사는 최고 99년형에 처한다. 사실상 낙태를 원천 봉쇄했다는 평가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트위터로 “여성의 삶과 근본적 자유에 대한 소름 끼치는 공격”이라며 “여성의 권리는 인권이다. 우리는 (과거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대선주자 카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너무나 충격적인 소식”이라면서 “이 법안은 사실상 앨라배마주에서 낙태를 금지하고 여성의 건강을 돌보는 의사를 범죄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앨라배마주 상원의 바비 싱글턴 민주당 의원은 “(법안 통과는) 여성들에 대한 성폭행”이라고 평가했다.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앨라배마 상원의원 25명이 모두 공화당 소속 남성 의원이라는 사실이 반대 여론에 불을 붙였다. 미 콜로라도주와 메릴랜드주는 16일 앨라배마주의 결정에 반발해, 제재안을 발표했다. 제나 그리스월드 콜로라도주 국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앨라배마주가 여성들의 안전하고 합법적인 보건 접근을 허용할 때까지 앨라배마주와의 거래를 금지한다”고 썼다. 메릴랜드주의 연금 기금을 관리하는 피터 프랭코트 메릴랜드주 회계감사원 원장은 이날 앨라배마주에 투자한 연금 기금을 전액 회수하기로 했다. 또 감사원 직원의 앨라배마주 출장을 금했다. 프랭코트 원장과 공화당의 래리 호건 주지사 등이 이사로 있는 공공업무이사회와 앨라배마주 기업과의 계약도 제한할 방침이다. 공공업무이사회의 연간 계약 체결 규모는 110억 달러(13조 911억원) 규모에 이른다. 콜로라도주와 메릴랜드주의 이번 결정은 앨라배마주를 경제적으로 압박해 이번 법안을 무산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017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성전환자가 자신들의 선택에 따라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가 경제제재로 수십억 달러의 희생을 치르자 법안을 철회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5·18 39주년] “계엄군 무차별 총칼, 혈투로 맞선 시민들… 5월은 잔인했다”

    [5·18 39주년] “계엄군 무차별 총칼, 혈투로 맞선 시민들… 5월은 잔인했다”

    5·18민주화운동 기간인 1980년 5월 18~27일 실상을 낱낱이 밝힌 자필 원고(200자 원고지 140장 분량)의 구체적 내용이 처음으로 드러났다. 박석무(77·당시 광주 대동고 교사)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항쟁 중심지 곳곳을 누비며 직접 보거나 들은 내용을 꼼꼼하게 정리한 ‘5·18 광주 의거-시민항쟁의 배경과 전개 과정’이란 제목의 글이다. 일자별 항쟁 상황과 발생 원인, 의의, 교훈 등 8개 소주제별로 기록돼 있다. 국회 청문회, 검찰 수사,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 등 몇 차례 조사를 거쳐 상당 부분 세상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항쟁에 참여한 교사가 직접 작성한 수기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띤다. 내용을 발췌해 그 과정을 되짚어 본다.#18일 군부에 의한 전국 계엄 확대 조치 다음날로 일요일인 이날 오전 9시쯤 전남대생 500여명은 정문 앞에서 이미 시내에 배치된 계엄군과 대치 중이었다. 돌멩이로 계엄군에 맞서던 학생들은 힘이 부치자 삼삼오오 흩어져 4㎞쯤 떨어진 전남도청(현 동구 광산동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으로 몰려들었다. 학생들은 최루탄을 쏘는 경찰에 맞서 투석전을 벌이며 금남로·충장로 골목으로 흩어졌다 모였다를 되풀이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오전 투석전 등으로 충장로파출소가 파괴되는 등 시위는 점차 과격해졌다. 계엄사 측은 오후 공수부대 병력을 시내에 투입, 젊은이들을 무차별 구타하는 등 만행을 저질렀다. 가택 수색과 연행 등으로 숱한 학생과 시민들이 짐짝처럼 군용 트럭에 실려 어디론가 사라졌다. #19일 날이 밝자 도청 인근 골목 곳곳에서 대학생들이 떼 지어 몰려들었다. 시민들이 가세하면서 시가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계엄군은 닥치는 대로 찌르고 구타했다. 시내가 온통 유혈로 물들었다. 동구 계림동 광주고 인근에서 계엄군의 첫 발포로 부상자도 나왔다. 시민들은 육탄으로 총칼 앞에 혈투를 감행했다. 금남로, 공용터미널, 광주역 인근 등에선 인산인해를 이뤄 계엄군과 밀고 밀리는 공방전을 벌였다. 분노한 군중은 식칼, 낫, 몽둥이를 들기도 했다. 사망자가 쏟아졌지만 사람이 쓰러지면 곧바로 연막탄을 뿌려 시야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군용차로 실어 갔다. #20일 아침부터 휴교 중인 고교생들도 거리로 나왔다. 대학생 지도부가 작성한 ‘시민 회보’라는 전단이 뿌려지고, 신문이 없는 터에 신문 구실을 했다. 계엄군 만행과 시민 도륙 참상이 알려지고 외신기자들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해질무렵엔 도청 앞 계엄군과 대치하던 금남로 왕복 8차로 도로, 광주역~전남여고~노동청 사잇길도 인파로 메워졌다. 30만~40만 인파가 각목 등을 들고 “전두환 찢어 죽이자”며 어깨를 결었다. 영업하던 택시기사 5명이 무차별 자상과 폭행으로 숨졌다는 게 확인되자 동료 기사 80여명은 공설운동장(무등경기장)에 모여 클랙션을 울리며 차량을 몰고 금남로로 진출했다. 시민들은 밤을 꼬박 새우며 계엄군과 일진일퇴 공방전을 계속했다. 격렬한 ‘전투’로 도청을 뺀 전역이 시민들에게 넘어갔다. #21일 새벽 곳곳에서 총성과 함께 불탄 차량, 혈흔, 흩어진 보도블럭이 어우러져 잔인한 아침을 맞고 있었다. 시민들은 전날 밤 계엄군으로부터 탈취한 M16 소총 20여정으로 아세아자동차(현 기아차)를 털어 차량을 확보하고 일부 자체 무장했다. 낮 12시 30분쯤 계엄군 저지선을 차량으로 뚫으려 접전을 벌였다. 계엄군의 도청 앞 집단 발포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시민들은 부상자를 병원으로 나르고 헌혈을 자처했다. 아낙네들은 차량에 탄 시위대에 물과 음료수, 김밥을 날랐다. 오후 3시쯤부터는 인근 전남 화순과 나주 등지의 예비군 무기고에서 빼앗은 칼빈 소총과 권총, 수류탄, 폭약(TNT) 등으로 무장했다. 도청을 지키던 계엄군은 오후 4시 외곽으로 철수했다. 광주는 ‘해방구’로 변했다. #22~27일 도청 앞에선 시민궐기대회가 열려 ‘독재 타도’ ‘살인마 전두환 퇴진’을 외쳤다. 도청에 작전본부와 수습대책위도 꾸려졌다. 시민군은 도시 외곽에 진지를 구축하고 야간 계엄군 침입에 대비하는 등 자체 경비와 치안을 강화했다. 도청 앞 상무관 등지에는 시신과 부상자를 확인하려는 가족으로 뒤덮였다. 매일 낮 대규모 군중이 시국을 성토했다. 광주는 외부와 완전히 고립된 상태에서 며칠을 보냈다. 계엄군은 27일 새벽 지상과 공중을 이용해 살육작전을 감행해 압도적인 화력을 앞세워 도청을 접수했다. 항쟁 지도부는 도청 사수를 결의하고 끝까지 저항했으나 5·18은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손흥민 아버지 “많이 때렸다”는 BBC 기사 불편하지 않은지?

    손흥민 아버지 “많이 때렸다”는 BBC 기사 불편하지 않은지?

    “아버지도 거기 있었으며 자유시간이 주어지면 매번 아버지가 그를 따로 더 훈련시켰다. 조그맣게 손쉽게 할 수 있는 테크닉 조련이었다. 그는 매일 훈련했다.” 영국 BBC 스포츠가 52년 만에 팀을 유럽 축구 대항전 4강전에 올린 손흥민(27·토트넘)이 9일 새벽 4시(이하 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1차전 0-1 패배의 불리함을 뒤집고 팀을 최초의 대회 결승에로 이끌 것인지 조명했다. 제목은 “아버지에 의해 빚어지고(moulded), 한국과 토트넘에 희망을 안겨 추앙 받는 손흥민’이다. 사실 ‘mould’란 단어는 쇳물을 부어 형태를 만드는 금형을 의미한다. 아버지가 지금의 아들을 거의 판에 찍듯이 만들어냈다는 뉘앙스를 갖고 있다. 영어를 배우려고 뉴질랜드 서머스쿨에 보낸 얘기, 열일곱 어린 나이에 정규 교육을 팽개치고 독일 프로축구 함부르크의 유소년 팀에 몸 담는 과정, 그곳에서의 독특한 훈련 모습, 그의 아버지 손웅정(57) 씨의 축구아빠 인생 얘기, 아버지로부터 늘 축구선수로 은퇴하기 전에는 결혼하지 말란 말을 아버지로부터 들었으며 자신도 동의했다는 일화 등을 소개했다. 웬만한 국내 팬이라면 다 아는 얘기들인데 영국 언론의 눈에는 조금 색다르고 특이한 모습으로 비친 모양이다. 기사 앞부분의 언급은 함부르크 유소년 팀 코치였으며 지금은 레버쿠젠 코치로 일하는 마르쿠스 폰알렌의 발언이다.기사 가운데 조금 불편한 대목이 눈에 띈다. <<<어릴 적부터 손흥민과 형을 엄격하게 축구 기술을 익히도록 밀어붙였고 지금도 런던 아파트에 부모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축구 선수로 은퇴하기 전에는 결혼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중략) 손흥민은 아버지로부터 몇 시간이고 공을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는 발재간 연습을 하게 하는 징벌을 받았다. 더 혹독한 징벌도 있었다. 손웅정 씨는 강원도 춘천에 있는 SON 축구아카데미를 찾은 한국 기자 박민혜에게 “필요할 때 이따금 아들들을 많이 때렸다. 유럽인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아주 일상적인 일인데 특히 그의 사례는 부모들이 했다는 점이 다를 뿐”이라며 “한국인의 관점에서는 훨씬 이해할 만한 일”이라고 BBC 스포츠에 털어놓았다. 손웅정 씨의 더 일반적이지 않은 훈련 방법은 슈팅과 패스 훈련에만 치중하게 하고 열네 살이 될 때까지 아들들을 경기에 뛰지 않게 한 것이었다. 박 기자는 “손씨는 경기에 뛰면 근육을 많이 쓰게 만들어 선수의 잠재력을 파괴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훈련 과정에 연습경기를 하는 것도 선수들의 심리를 다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중략) 이렇게 엄격한 지도 방법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아버지가 프로 선수가 되는 플랫폼을 제공했고 지원했으며 겸손하고 (상대를) 존중할 줄 아는 인성을 심어줬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다른 인터뷰를 통해 “형이랑 다툰 일 때문에 4시간이나 공을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게 공을 튕기는 징벌을 받았다. 나중에는 녹색 그라운드가 빨갛게 보일 정도가 됐다”고 털어놓았다. 구타도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1992년생 손흥민은 그걸 부모의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내적 에너지로 승화시켰다고 볼 수 있겠다. 기사는 나아가 그가 어느 록스타보다 더 열광적인 국내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헌신과 희생으로 병역 혜택을 받고도 특혜란 시선을 걷어내 버렸다고 지적한다. 역시 훈훈하게 마무리된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많은 국내 팬들은 클럽 경력에 있어 최고의 게임이 될 경기 중계를 지켜보려고 아침 일찍 일어날 것이다. 박 기자는 “(토트넘이나 손흥민이 이기면) 나라의 성공이 될 것이다. ‘우리의’ 성공으로 인식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들 생각하시는지?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성 노예, 사람이 아니었다… 내가 마지막이어야 한다

    성 노예, 사람이 아니었다… 내가 마지막이어야 한다

    더 라스트 걸/나디아 무라드, 제나 크라제스키 지음/공경희 옮김/389쪽/1만 7800원두 손을 맞잡고 정면을 응시하는 책 표지 속 여성.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 국가’(IS)에 끌려가 성 노예가 됐다가 극적으로 탈출한 뒤 여성 인권 운동가로 활동 중인 나디아 무라드다. IS의 참상을 알리고 인권 운동에 힘쓴 공로로 그는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전 세계 38개국에 번역된 그의 생생한 증언록 ‘더 라스트 걸’이 최근 한국어판으로 나왔다. 책 뒤표지에 “나는 사람이 아니었다. IS 성 노예였다”고 적힌 것처럼 무라드가 IS에 당한 강간과 폭행, 그리고 목숨을 건 두 번의 탈출 과정을 담았다. 이라크 소수 민족 ‘야지디’ 출신인 무라드는 이라크와 시리아 접경 지역 마을 ‘코초’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코초 사람들은 가난하지만 야지디의 신 ‘타우시 멜렉’을 믿으며 공동체를 이루며 산다. 2014년 8월 IS가 마을을 포위하면서 무라드를 비롯한 코초 마을 사람들의 일상은 산산이 부서진다. IS는 야지디를 이교도 취급하고 “개종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위협한다. 무라드의 오빠 6명과 어머니는 살해당하고, 당시 21살이었던 무라드는 다른 여성들과 함께 IS에 끌려간다. 이라크 모술 지역 IS 고위 인사에게 팔린 무라드는 성 노예 취급당한다. 잦은 구타, 잔인한 성폭행이 잇따른다. 첫 탈출 시도가 실패했을 때에는 여러 명의 경비병에게 정신을 잃을 정도로 윤간당하기도 했다. 경비소로 팔려간 뒤 느슨한 감시를 틈타 탈출한 그는 한 수니파 아랍 가족의 도움으로 지옥을 가까스로 벗어난다. 책은 야지디 민족을 파멸시킨 IS의 잔학함을 무라드의 담담한 목소리로 담아낸다. 다만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짐작하고 보더라도 책장을 넘기기 어려울 정도다. “여자 포로와 노예는 재산에 불과해 사거나 팔거나 선물하는 게 가능하다. 성교에 적당하면 사춘기 이전 여자 노예와도 성교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소책자까지 배부하면서 인간 사냥을 다닌 IS의 행동이 실로 충격적이다.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난 IS 테러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을 당시 야지디 민족 수천명이 집단 학살당하고 성 노예로 팔린 일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라크 내 테러가 사실상 일상이나 다름없었던 데다가, 많은 이들이 그저 지켜만 봤기 때문이다. 책에는 IS에서 성 노예 여성을 빼오면서 금전을 챙긴 사람들, 야지디 부족 여성이 끌려가지만 이를 방관한 수니파 아랍인의 모습도 생생하게 그린다. 무라드는 이들에 관해 “수천명의 여성이 성 노예로 팔리고 몸이 부서지도록 강간당하는 것을 인간으로서 방관하며 지켜볼 수 있느냐”고 탄식한다. 그러면서 목숨 걸고 탈출을 도와준 수니파 아랍인 덕분에 자신이 살 수 있었음을 감사한다. 잔혹한 범죄에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시리아 내전으로 말미암은 혼란 속에서 급성장한 IS와 사담 후세인 이후 중동의 화약고가 된 이라크의 상황도 담았다. IS가 갑자기 세력을 키운 괴물처럼 보이지만, 내막을 살펴보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2003년 이라크전 이후 수니파인 사담 후세인의 몰락과 함께 시아파의 득세, 쿠르드족 세력 확장 등 이라크 정치 상황도 함께 살펴야 한다. 책은 야지디 민족이 이사이에서 어떻게 희생양이 됐는지 짚어낸다. 무라드는 탈출 이후 자신의 고통을 2015년 유엔을 통해 전 세계에 알린 뒤 여성 인권 운동가로 활동 중이다. 그는 자신의 과거에 관해 “이야기할 때마다 매번 기억이 되살아난다”면서도 “내가 이런 사연을 가진 ‘마지막 소녀’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과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1990년대 르완다 내전에서의 성폭력, 최근 미얀마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 여성 강간 문제에 이르기까지, 무라드와 같은 이들의 용기 있는 고백이 불의에 맞서는 최고의 무기였다. 무라드가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 당시 소감에서 밝혔던 것처럼 우리는 이런 문제 해결 방법도 사실 알고 있다. “정의와 가해자 처벌만이 존엄성을 되살리는 유일한 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경찰 무관심이 부른 비극… 학대 여중생 기댈 곳은 없었다

    친부·계부 지속 학대에도 격리 안 시켜 아동보호소 갔다 다시 친부에게 보내져 의붓아버지 성범죄 두 차례 신고했지만 부모 동의 받아야 신변보호… 제도 ‘허점’ 인권위, 보호조치 소홀 여부 등 직권조사 의붓아버지에게 신체적·성적으로 학대받았다는 피해를 호소하다 살해당한 12살 중학생이 친아버지로부터도 지속적인 학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계속되는 학대에도 부모 곁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제도적 허점과 계부의 성범죄 신고 사실을 무턱대고 친모에게 알린 경찰의 어설픈 사건 처리가 불러온 비극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2일 목포경찰서와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A양은 살해당하기 보름 전쯤 의붓아버지 김모(31)씨에게 성범죄 피해를 입은 사실을 두 차례 경찰에 신고하고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요청 3시간 뒤 “친아버지와 함께 있어 (신변보호 조치는) 필요 없을 것 같다”는 A양의 문자 한 통에 신변보호 등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목포경찰서 관계자는 “신변보호 조치에는 실시간 위치 정보 제공 등 개인정보보호법 문제가 있기 때문에 미성년자의 경우 성인 보호자인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A양에 대한 친아버지와 의붓아버지의 지속적인 학대 정황을 신고 접수 당시엔 파악하지 못했다. A양은 이미 친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해 재혼한 친어머니 유모(39)씨에게 맡겨졌다. 2016년부터 의붓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A양은 잦은 구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유씨가 ‘도저히 못 키우겠다’며 A양을 아동보호소로 보냈고, 이후 다시 친아버지와 살게 됐다. A양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이런 처지를 조금이라도 미리 파악했다면 A양을 보호할 수 있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아동학대 가해자는 부모인 경우가 많지만, 경찰이나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의사결정에 부모의 말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친다는 제도의 허점이 다시 한 번 드러난 셈이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2017년 전국 아동학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 가해자는 42.8%가 친아버지, 30.6%가 친어머니다. 도미향 남서울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학대 정황을 발견하면 부모나 친척의 의사와 관계없이 우선 분리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원이 학대 부모의 친권을 박탈·정지하고 아동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도 이번 사건과 같은 긴급한 상황에선 실효성이 없었다.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장은 “친권 관련 절차는 경찰부터 검찰, 법원을 거쳐야 하는 복잡하고 긴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참극은 친아버지와 함께 목포에 살던 A양이 목포경찰서에 신고했다가 성범죄 범행 장소인 광주 동부경찰서로 사건이 이첩돼 수사가 진행되는 사이 벌어졌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날 경찰의 피해자 보호조치 소홀 등에 대한 인권침해 여부에 대해 직권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살해당한 여중생 모진 삶…친부에게 매맞고 계부에 학대당해

    살해당한 여중생 모진 삶…친부에게 매맞고 계부에 학대당해

    30대 의붓아버지에게 신체적 학대에 성적 학대까지 당한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는 이유로 보복성 살인을 당한 12살 여중생이 친아버지로부터도 한때 수없이 매를 맞으며 학대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12년의 한 많은 생의 마지막 순간, 친어머니에게조차 외면 당했던 가엾은 여중생의 짧은 삶은 의지할 데라고는 없는 처참한 생이었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3시쯤 광주 동구 너릿재터널 인근 저수지에서 머리에 비닐봉지가 씌워지고 발목에 벽돌 담긴 마대 자루가 묶인 여중생 A양의 시신이 떠올랐다. 양 발목에 묶인 벽돌 마대 자루 가운데 하나가 풀리면서 수심이 얕았던 저수지 수면 위로 처참한 주검이 드러났다. 소지품으로 신원을 확인한 경찰이 양육권자인 광주의 친모에게 연락하면서 함께 살던 의붓아버지가 집 근처 지구대를 찾아가 자수했다. 비슷한 시각 목포에서는 현재 A양을 돌보던 친부가 수학여행을 이틀 앞둔 토요일 오후에 집을 나가 밤새 돌아오지 않은 딸의 행방을 찾고 있었다. 의붓아버지는 자신을 성범죄자로 몬 A양에게 앙갚음하고자 범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양을 낳은 아내도 범행에 가담했다고 털어놓으면서 끔찍한 사건 전말이 밝혀졌다. A양의 친모는 자신의 친딸을 죽이고 시신을 처리하고 온 의붓아버지에게 “고생했다”라고 위로하기도 했다. 친어머니는 승용차 뒷좌석에서 재혼한 남편이 딸을 살해하는 동안 둘 사이에서 낳은 생후 12개월 된 젖먹이를 돌보고 있었다.부부는 시신을 트렁크에 싣고 광주 집으로 돌아왔다. A양의 죽음이 세상에 영영 드러나지 않도록 마대 자루 2개에 벽돌을 가득 담아서 챙긴 의붓아버지는 고향인 경북 문경까지 밤새 시신을 버릴 만한 장소를 찾아다녔다. 부부가 붙잡히고 나서 집 담벼락 옆에 세워진 승용차 안에는 A양만 빠진 단란한 가족사진이 남겨져 있다. A양의 짧은 삶은 친아버지와 살았을 때도 고단했다. 부모가 이혼한 뒤로 A양은 다른 형제와 함께 친아버지 집에서 지냈다. 수시로 매를 드는 친아버지로부터 구해달라며 아동보호 전문기관을 찾았고, 결국 의붓아버지와 살게 됐다. 2016년부터 광주 의붓아버지 집에서 생활하는 동안 A양은 잦은 구타를 당하며 추운 겨울 집에서 쫓겨난 적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붓아버지가 A양을 산으로 끌고 가서 목 졸라 죽이려고 한 적도 있었다는 조부모 주장도 제기됐다.친어머니와 의붓아버지 부부가 ‘도저히 못 키우겠다’며 아동보호소로 보낸 지난해 A양은 목포 친아버지 집으로 돌아왔다. 의붓아버지로부터 성적으로 몹쓸 짓을 당했다고 호소한 A양은 제대로 보살핌을 받아보지 못하고 한 맺힌 생을 마감했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자신을 성범죄자로 지목한 의붓딸 A양에게 복수하고자 살인을 저질렀다는 의붓아버지 김모(31) 씨를 구속했다. 친부는 지난달 9일 경찰서를 찾아 A양의 의붓아버지인 김씨를 성추행 혐의로 신고했다. 친부는 이혼한 아내이자 여중생의 친모인 유모(39) 씨로부터 딸이 의붓아버지로부터 음란 동영상을 받고 신체 부위를 촬영해 보내라며 강요받은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경찰에 설명했다. 당시 친부는 유씨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서에 와 있다는 사실을 알린 뒤 몹쓸 짓을 한 김씨 부부에게 항의했다. 남편의 살인에 조력자 역할을 하고, 시신유기에 방조한 친어머니도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력자 역할을 한 친모 유씨는 ‘말리지 못해 미안하다’는 취지로 범행 계획 단계에 대해 김씨와 다소 차이가 있는 진술을 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6시 30분쯤 전남 무안 농로에서 중학생인 딸 A양을 승용차 안에서 살해하고, 이튿날 오전 5시쯤 시신을 광주 동구 너릿재터널 인근 저수지에 버린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경찰에 구속됐다. 유씨는 남편의 범행에 가담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 방조)로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극장서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포일러하다 구타 당한 남성

    극장서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포일러하다 구타 당한 남성

    홍콩에서 한 남성이 지난 24일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관람을 위해 줄 서 있던 관객들을 향해 영화의 주요 줄거리를 외치다 구타당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대만의 한 매체를 인용하며 홍콩 코즈웨이 베이에 있는 극장 밖에서 한 남성이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고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남성은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먼저 관람한 뒤 이후 회차의 관람을 기다리는 관객들을 향해 영화의 주요 내용을 외치다 원한을 산 것으로 보인다고 데일리메일은 보도했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실제 사진 속 남성이 스포일러로 인해 구타를 당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 네티즌은 자신이 직접 현장에 있었으며 누군가 큰 소리로 스포일러하는 것을 들었다는 답글을 남기기도 했다. 당초 영화가 개봉하기 전부터 감독인 안소니·조 루소 형제는 ‘스포일러 금지’를 당부했다. 그들은 지난 16일 자신들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개봉 소식을 알리며 “관객 여러분께 한 번 더 간곡히 도움을 요청한다”면서 “당신이 스포일러 당하길 원치않는 것처럼 곧 개봉하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다른 사람에게 스포일러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들은 이어 “타노스(영화 속 악역)는 여전히 당신의 침묵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11년간 마블 유니버스 대장정의 마지막을 그린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지난 24일 개봉한 지 5일 만에 500만 관객 돌파 앞두고 있을만큼 국내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만큼 스포일러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극장 인근 식당이나 카페에서는 어벤져스의 스토리와 관련한 대화를 자제해 달라는 안내문이 붙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한 노하우도 공유되고 있다. 영화 관람 전까지는 관련 기사나 댓글을 주의하는 편이 좋다. 영화와 관련이 없는 기사 댓글로도 스포일러를 당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영화 관람을 위해 찾은 극장에서도 방심은 금물이다. 극장 화장실이나 엘리베이터에서 불시에 스포일러를 당할 수 있어서다. 때문에 좌석에 앉기 전까지 이어폰을 끼는 편이 좋다는 의견도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당신은 어릴 적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

    당신은 어릴 적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란 삶에 대한 환상이 아니라 죽음에 대한 환상을 버리는 일임이 분명하다.’(김현 ‘누군가 창문에 입김을 불어 쓴 글씨’ 중) 어떤 시절을 거쳐 시인은 어른이 될까. 혹은 어른이 되지 못했을까. 열두 명의 시인이 10대 시절과 지금에 대해 시와 산문을 겹쳐 쓴 ‘교실의 시’(돌베개)를 펴냈다. 2010년대에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대부분 1980년대생인 열두 명의 시인은 ‘교실’이라는 이미지를 중심으로 아이가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해,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남아 있는 10대 시절의 기억·감각·감정, 그것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에 관해 들려준다. 서효인 시인은 폭력이 대물림된 중학교 교실에서 ‘나는 죽었다’고 썼다. 학생들에 대한 선생님의 구타가 일상화된 교실에서 위 학년은 아래 학년을, 강한 학생은 약한 학생을 때렸다. 시인은 1996년 그곳에서 함께 했던 동년배들이 사회 곳곳으로 나가 혐오가 혐오인지 모르고, 폭력이 폭력인지 모르는 무뢰배가 됐을까 우려한다. ‘척’이라는 이름의 시에서 ‘내 이름은 척’이라던 오은 시인은 무수한 척을 거쳐 어른이 됐으나, 어른이 돼도 ‘척할 일’은 도처에 널려 있으며 난생처음 맞닥뜨리는 상황에서 늘 당황한다고 고백한다. ‘어른’이라는 말의 정의에 대해서는 김현 시인의 언술이 가장 명징한 것 같다. ‘타인의 얼굴에서 시간을, 시간에 힘입어 온 기쁨과 슬픔을 읽어내려고 노력하는 사람’. 우리는 그런 사람이 됐을까. 꼭 어른이 될 필요는 없지만 우리는 과연 어드메쯤에 위치하고 있는지 반문하게 하는 책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대만 이어 필리핀서도 강진… 환태평양 ‘불의 고리’ 공포

    대만 이어 필리핀서도 강진… 환태평양 ‘불의 고리’ 공포

    건물 무너져 주민 매몰… 사상자 늘듯 60㎞ 떨어진 수도 마닐라서도 ‘흔들’22일 필리핀에서 강진이 발생해 최소 6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했다. 나흘 전 강진이 발생한 대만과 함께 필리핀은 전 세계 지진의 90%가 일어난다는 ‘불의 고리’(환태평양 조산대)에 자리잡고 있다. 외교부는 현재까지 한국민의 인명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11분(현지시간) 필리핀 루손섬 구타드에서 북북동 방향으로 1㎞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20㎞로 측정됐다. 지진이 강타한 팜팡가주의 릴리아 피네다 주지사는 이날 현지 ANC방송을 통해 포락 마을에서 슈퍼마켓이 있는 4층 짜리 건물이 무너져 2명이 숨졌고, 루바오 마을에서도 건물 벽이 붕괴해 할머니와 손녀가 숨졌다고 밝혔다. 포락 마을의 주택가에서도 지진으로 넘어진 구조물에 맞아 주민 2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너진 슈퍼마켓 건물에는 다수의 주민이 매몰된 것으로 전해지며 사상자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피네다 주지사는 “구조대원들의 구조로 20여명의 시민이 병원으로 이송됐다”면서도 “정확한 숫자는 파악할 수 없으나 사람들이 건물 안에 갇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지진은 진앙으로부터 60㎞ 떨어진 수도 마닐라에서도 강하게 감지됐다. 이에 수천명이 건물 밖으로 뛰쳐나가 큰 혼란이 빚어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마닐라의 주요 업무지구에 있는 오피스 빌딩들이 흔들렸고, 일부 직원들이 대피했다고 전했다. 2013년 10월에 필리핀 중부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일어나 220명이 숨졌으며 1990년 7월에는 루손섬 북부에서 7.8의 강진이 발생해 2400명이 숨졌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창군이래 모든 군복무중 사망자 ‘군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에 진정하세요”

    “창군이래 모든 군복무중 사망자 ‘군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에 진정하세요”

    경기 시흥시는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와 위원회 활동기간에 시흥내 유족들이 많이 진정할 수 있게 홍보하는 데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해 9월 특별법에 따라 설립됐다. 군대에서 발생한 억울한 사망사고를 대상으로 유가족들과 목격자 등 진정을 받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실을 규명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유가족들이 명예를 회복하고, 합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위원회는 사망원인이 명확지 않다고 의심되는 소위 ‘의문사’ 사건뿐만 아니라 사고사·병사·자해사망, 자살 등 군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유형의 사망사고를 다룬다. 예전에도 비슷한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2006~2009년)가 있었으나, 창군 이래 모든 사망사고(1948.11~2018.9)를 다룬다는 점에서 조사범위가 훨씬 넓어졌다. 조사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군 관련 조사관은 배제한다. 검찰과 경찰·민간에서 채용한 조사관으로 구성했다는 점에서 국민 인권증진과 국민 눈높이에 맞게 변화와 혁신이 있었다. 2014년 관련법 개정으로 군 복무 중 구타·가혹행위·업무과중 등 부대적 요인으로 자해사망한 경우에도 국가의 책임을 인정해 ‘순직’ 결정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위원회 활동기간은 지난해 9월부터 2021년 9월까지 3년간이다. 진정서는 2020년 9월까지 2년동안 받는다. 진정서 신청시 위원회 홈페이지(www.truth2018.kr)에서 신청서식을 내려받아 작성한 후 위원회 주소(서울 중구 소공로 70, 포스트타워 14층)로 우편 또는 방문 접수하거나 이메일(trurh2018@korea.kr), 팩스(02-6124-7539) 등 편한 방법으로 제출하면 된다. 신청서 작성이 어려울 경우 구술로도 가능하다. 자세한 상담을 원할 경우 위원회 대표전화(02-6124-7531, 7532)를 통해 문의하면 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DJ의 ‘아픈 손가락’…고문 후유증 파킨슨병 앓다 아버지 곁으로

    DJ의 ‘아픈 손가락’…고문 후유증 파킨슨병 앓다 아버지 곁으로

    신군부의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등 엮여 중앙정보부서 전신 구타 등 극심한 고문 수차례 수술에도 언어 장애 등 평생 고통 DJ, 나라종금 사건으로 의원직 상실 당시 “홍일이 유죄 받더라도 걷는 모습 봤으면”지난 20일 별세한 김홍일 전 의원은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세 아들 중 가장 ‘아픈 손가락’이었다. 군사독재 정권에 맞선 아버지를 둔 탓에 그는 모진 고문을 받고 파킨슨병 등 후유증으로 죽을 때까지 고통을 받았다.김 전 의원이 현역의원 시절 처음 그를 만난 기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사진으로는 훤칠한 얼굴에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이미지까지 겹쳐 후광이 대단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작 그는 혼자서는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심각한 장애를 안고 있었다. 그의 어눌한 말투는 보통사람들은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어 비서가 옆에서 ‘통역’을 해 줘야 했다. 혼자서는 전혀 걷지 못해 건장한 비서가 늘 그를 부축하고 다녔다. 단순한 부축이 아니라 김 전 의원이 온몸을 비서에게 싣고 비서는 김 전 의원을 끌고 걷는 식이었다. 이런 실태를 접한 기자들은 다시 그의 사무실을 찾아 취재하는 것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 전 의원은 1971년 ‘서울대생 내란음모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모진 구타와 고문을 겪었고 허리를 다쳤다. 그는 1980년 전두환 신군부가 조작한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당시에도 중앙정보부에 체포돼 극심한 고문을 받았다. 그는 당시 중정 요원들로부터 ‘네 아버지가 빨갱이라고 쓰라’는 압박과 함께 고문당했다. 김 전 의원은 자신이 고문을 못 견뎌 허위 자백을 할 것이 두려워 수사관의 눈을 피해 책상에 올라가 머리를 시멘트 바닥으로 처박고 뛰어내리며 자살을 시도하다 목을 다쳤다. 그러나 당시 중정 요원들은 김 전 의원을 치료해주기는커녕 전신을 구타했다. 당시 목과 허리의 신경을 다쳤던 김 전 의원은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해 파킨슨병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은 16대 의원 시절부터 보행이 불편해졌고 17대 의원이 된 2004년부터는 미국을 오가며 수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2009년 김 전 대통령 서거 때는 거의 말을 하지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임종 순간에 “아버지” 세 글자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김 전 의원이) 고문 후유증으로 언어 소통이 어려워 (김대중) 대통령님과 소통이 안 되셨다”며 “제게 (김 전 의원의 뜻을) 알아보라는 대통령님 말씀에 연락했는데 나도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하니 ‘글로 써 보내’라고 하면 김 전 의원은 ‘네’라고 답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님은 장남 사랑이 지극하셨다. 특히 당신 때문에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하셨다”고 했다. 이어 “(김 전 의원이) 나라종금 사건에 연루돼 의원직을 상실했을 때 대통령님은 ‘박 실장, 나는 우리 홍일이가 유죄를 받고 의원직을 상실하더라도 현금 3000만원을 들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았으면 원이 없겠어’라고 제게 말씀하셨다”며 “당시 김 의원은 3000만원 종이백은커녕 자기 혼자 일어서지도 걷지도 못했다”고 했다. 2011년 64세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로 별세한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도 군사독재 정권 당시 당한 고문 후유증으로 파킨슨병을 앓았다. 2011년 인권의학연구소와 국가인권위원회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문피해자들의 76.5%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고 우울(25.4%), 불안(31.9%) 등 정서적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자살을 시도한 경우는 24.4%로 일반인에 비해 2.4배 높았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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