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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훈련병에 인분먹인 대한민국 군대

    논산 육군훈련소 훈련병들에게 변기물을 내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대장이 인분을 먹으라고 강요했다는 것은 가혹행위를 넘어 엽기적이다. 금지옥엽 같은 자식을 연병장에 떼어놓고 무거운 발길을 돌릴 때 부모들은 걱정 말라는 훈련소장의 다짐 한 마디에 큰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많을 것이다. 그런 훈련소에서 이런 비인간적인 행위가 자행되고, 그것도 언론보도가 되자 사건 발생 열흘만에야 뒤늦게 진상파악이 시작됐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문제의 중대장이 구속되고 국방장관이 사과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일사불란한 군기를 유지하자면 고강도 훈련은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있다. 옛날에는 이보다 심한 ‘군기잡기’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훈련과 가혹행위는 구별돼야 한다.‘옛날에도 했는데 뭘‘하는 생각은 더욱 안 된다. 수긍할 수 없는 비인간적 행위로 어떻게 군인들에게 높은 사기와 애국심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젊은이들 사이에 병역기피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게 무엇 때문이겠는가. 이번 일은 구타, 성폭행 사건에 이어 또 한번 군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켰다. 군 당국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조사해 해당 장교뿐만 아니라 최고 지휘책임자까지 문책해야 한다. 정부는 36개 신병훈련소에 대한 특감에 착수했다고 한다. 조사 대상을 전 군으로 확대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재발방지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부모가 안심하고 자식을 군대에 보낼 수 있도록 군대 내 가혹행위 감시체계를 만들라. 국방부가 약속한 훈련장면 인터넷 공개도 서둘러야 한다. 장교선발시 인성검사 등 자격요건도 강화해야 한다.
  • [제22회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1500m 안현수·최은경 男·女 동반우승

    마침내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하늘에 태극기가 휘날렸다. 한국 쇼트트랙의 쌍두마차 최은경(21)과 안현수(20·이상 한국체대)가 제22회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의 금빛 질주에 힘찬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동메달 2개로 중간 집계 18위에 그쳤던 한국은 이로써 금 2, 은 2, 동 3개를 기록해 19일 자정 현재 단독 11위로 뛰어올랐다. 최은경은 19일 밤 인스브루크 올림피아월드 스몰아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선에서 동료 여수연(20·중앙대)을 0.08초 차로 제치고 2분22초249로 결승선을 통과, 한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안현수 역시 곧 이어 벌어진 남자 1500m 결선에서 2분26초991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이날 쇼트트랙 세계 최강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남자는 안현수를 비롯, 출전 선수 4명 모두 6명이 겨루는 1500m 결선에 무난히 진출했다. 금메달을 거머쥔 안현수에 이어 송석우(22·2분27초120·단국대)와 서호진(22·2분27초154·경희대)마저 2,3위로 골인하며 금·은·동메달을 싹쓸이하는 저력을 뽐냈다. 여준형(22·한국체대)은 4위. 앞서 열린 여자 경기에서도 전다혜(22·한국체대)만 준결승에서 아깝게 탈락했을 뿐 최은경, 여수연, 김민정(20·경희대)이 모두 결승에 합류했다. 다만 김민정이 중국의 왕 웨이(2분22초349)에게 간발의 차로 뒤지며 4위에 머물러 아쉽게 남녀 동반 메달 싹쓸이를 놓쳤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20일 밤 남녀 개인 500m에서 금빛 질주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한국 스키점프 대표팀은 이날 베르기겔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지막 종목 K-120에 도전했으나 메달권 진입에 실패,2년 전 ‘타르비시오의 기적’을 이어가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김현기(22) 강칠구(21) 최흥철(24·이상 한국체대) 등 3명이 결선 2차 시기에 진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김현기가 1·2차 합계 232.2점으로 6위에 머물렀고 최흥철은 14위(202점), 지난 대회 2관왕에 올랐던 강칠구는 21위(192점)에 그쳤다. 최돈국 스키점프 감독은 “잘해야 한다는 긴장감 때문인지 2차 시기에서 도약 타이밍을 놓치는 실수가 잦았다.”면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여 1500m 金 최은경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최은경이 ‘구타 파문’으로 인한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버렸다. 중학교 1학년이던 1998년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던 최은경이 자신의 이름을 세계무대에 알린 것은 2002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면서부터. 이후 장점인 지구력을 살리고 단점인 순발력을 보완해 2003동계아시안게임 2관왕에 올랐고, 이듬해 세계선수권에선 3관왕으로 개인종합에서도 1위를 차지해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시련이 찾아왔다. 당시 코칭스태프의 강압적인 훈련 방식에 반발했던 최은경이 동료 선수들과 태릉선수촌을 집단 이탈한 것. 코칭스태프가 전면 개편되고 월드컵 3,4차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등 파문은 커져갔다. 석 달 가량의 공백을 딛고 이번 대회에 나선 최은경은 1500m 결승 7바퀴째부터 과감하게 선두로 치고 나와 한국선수단에 첫 금을 선물하며 시련이 끝났음을 알렸다. ■ 남 1500m 金 안현수 동계U대회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안현수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 쇼트트랙을 대표하는 선수다. 명지초등학교 2학년 때 취미로 스케이팅을 시작했던 그는 뛰어난 지구력, 스피드와 더불어 기복이 없다는 것이 장점. 몸싸움을 다소 싫어해 단거리에서 스타트가 늦은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서울 신목고 3학년이던 2003년 10월 ‘반칙왕’ 안톤 오노(미국)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지난해 세계선수권 4관왕과 개인종합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표팀 구타 파문이 일기 전에 열린 월드컵 2차 대회에서는 전관왕(5관왕)을 질주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태릉선수촌에서 막바지 훈련을 하던 도중 왼쪽 무릎을 다쳐 1주일 정도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은퇴하는 날까지 정상에서 내려오고 싶지 않다.”는 다짐이 그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쉬어가기˙˙˙

    아프리카 서부 기니만에 위치한 베냉의 청소년축구대표팀 골키퍼 사미무 이수푸(18)가 팀 패배에 격분한 팬들의 구타로 숨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18일 보도. 이수푸는 지난 16일 나이지리아와의 아프리카청소년축구선수권 예선 첫 경기에서 잇따라 3골을 허용, 영패를 당한 뒤 한 나이트클럽을 찾았다가 정체불명의 팬들로부터 흉기에 찔리고 심한 구타를 당한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곧 사망했다.
  • [제22회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최강 쇼트트랙 19일부터 ‘금빛’

    ‘쇼트트랙밖에 없다.’ 세계 최강의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금맥 캐기’에 나선다. 윤재명·박세우 코치가 이끄는 쇼트트랙 대표팀은 지난 16일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열리는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 입성, 이튿날부터 곧바로 현지 적응훈련에 돌입했다.19일 남녀 1500m를 시작으로 ‘금빛 질주’를 벌인다. 쇼트트랙 대표팀에 거는 기대는 여느 때보다 크다.2년 전 ‘타르비시오 신화’를 이뤘던 스키점프에서 첫 금메달을 낚는 데 실패,3회 연속 ‘톱5’ 진입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 걸린 메달은 모두 10개. 금메달 6개가 목표지만 취약 종목인 500m을 제외하고, 내심 8개까지 꿈꾸고 있다. 한국은 2001년 대회에서도 금 8, 은 2, 동 3개의 사상 최대 성적을 내 한국의 종합 2위에 앞장섰다. 남자 선수 5명은 ‘에이스’ 안현수(20·한국체대)를 포함해 전원이 국가대표로 구성됐다. 안현수가 동계U대회에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 그러나 고교 3학년이던 2003년 10월 ‘반칙왕’ 안톤 오노(미국)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고, 지난해 11월 월드컵 2차대회에서는 전관왕(5관왕)에 오른 세계 정상의 선수다. 여자에서도 최은경(21·한국체대) 등 국가대표가 3명이나 포진했다. 특히 여자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구타 파문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대회에 출전하는 터라 각오가 남다르다. 한편 빙속의 기대주 이소연(20·한국체대)은 17일 새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0m에서 7분39초45로 요리엔 부르후스(7분34초71·네덜란드), 안나 로키타(7분38초34·오스트리아)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은 동메달 2개로 종합 17위를 달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中 새로운 도시빈민 ‘민궁’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中 새로운 도시빈민 ‘민궁’

    중국에서는 농촌에서 도시로 흘러 들어온 노동자들을 민궁(民工)이라고 부른다. 도시민들이 기피하는 3D 업종에 종사하며 중국사회의 최하층으로 전락한 도시 빈민들이다. 시장경제의 급속한 확산과 농촌경제의 몰락은 중국 전역에서 1억명 안팎의 민궁들을 양산했다. 이들은 잡초 같은 생명력으로 중국의 저임금 경제구조를 떠받치는 기둥이지만 대량 예비 실업군으로 중국 사회 불안의 ‘아킬레스 건’이기도 하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베이징(北京) 동북부 차오양(朝陽)구의 장타이루(將臺路) 인근은 신개발 지역이다. 포클레인의 굉음 속에서 전통가옥들이 속속 철거되고 고층 아파트와 빌딩들이 우후죽순처럼 솟아나고 있다. 길가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의 뒷길로 100m 정도 들어가면 허름한 차림의 노동자들이 우마차와 뒤엉켜 있는 모습이 목격된다.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이들은 벽돌 파편 사이로 옹기종기 모여 앉아 ‘벽돌 고르기(挑頭)’ 작업에 여념이 없다. 이들은 철거 과정에서 버려졌지만, 그래도 쓸 만한 벽돌을 찾아내 건설업자들에게 되파는 민궁들이다. 이마 위로 쉼없이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도 주위에 공안들이 나타날까봐 눈을 번득이는 모습이 영락없는 민궁들이다. ●토지 수용돼 우마차 끌고 상경 이것저것 캐묻는 기자에게 경계의 빛을 보이다가 결국 말문을 열었다. 네이멍구(內蒙古) 지닝(集寧)시 인근의 농촌 출신들로 마을 사람들이 집단으로 상경한 경우이다. 리더격인 양(楊·45)씨는 “1년반 전에 정부에 땅을 수용당했다.1무(1畝·200평)당 500위안(약 6만 3000원)씩 헐값에 넘기고 살 길이 막막해 고향사람들과 상의 끝에 베이징으로 올라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농사에 이용했던 우마차를 끌고 상경했다. 이들은 “맨 몸뚱이로 노동판을 전전해야 하는 다른 민궁들보다는 그래도 형편이 낫다.”고 서로를 위로한다. 베이징 인근의 건설현장을 돌아다니며 철거 가옥에서 나오는 중고 벽돌 찾아내는 일을 하루 종일 하면 우마차 1대 분량(대략 1000장)이 나온다. 그런 뒤 2시간 정도 베이징 외곽으로 나가서 중고 벽돌 도매상에게 넘긴다. 대략 하루에 50∼60위안을 받는다. 도매상들은 30% 안팎의 마진을 남기고 허베이(河北) 인근의 건설 공사장에 보낸다고 한다. 이들은 매일 새벽 5시면 어김없이 무허가 천막촌을 떠난다. 오후 5시가 넘으면 어두워지지만 캄캄해지는 저녁 7시까지 기다렸다가 숙소로 돌아간다. 공안(公安·경찰)들의 감시 때문이다. 베이징 정식 거류증이 없는 이들은 법적으로 ‘불법 체류자’이다. 공안의 불심검문에 걸리면 벌금을 물고 다시 고향으로 쫓겨가야 한다. 벌금 낼 돈이 없으면 일주일에서 심하면 한달까지도 강제 노역을 해야 한다. 노역을 마친 뒤 고향으로 추방됐다가 다시 베이징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들은 “공안에게 쫓겨도 희망이 있는 이곳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비록 ‘잡초 인생’이지만 삶의 의욕이 있어서다. ●천막에서 생활하며 한달 8만원 벌어 왕징(望京) 지구 라이광잉(來廣營) 인근의 공사장에서 만난 인(銀·39)씨는 무작정 상경자이다.1년전 산둥(山東)성 단셴(單縣) 인근의 농촌에서 올라와 베이징 공사판을 전전하는 민궁이 됐다.“몸이 아파 쪽방에 누워 있을 때는 고향에 두고 온 아내와 딸이 생각나 절로 눈물이 나지만 성공해서 고향에 가는 날을 생각하면 아무리 힘들어도 참을 만하다.”고 웃음 짓는다. 인씨의 숙소는 공사장 안에 임시로 만든 천막이다. 틈새를 아무리 막아도 삭풍이 몰아치는 북방의 추위는 누구라도 견디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인씨는 “추위를 느낄 시간도 없다. 밤일까지 하고 간이 침대에 누우면 세상 모르고 곯아 떨어진다. 그래도 일거리가 있어 행복한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인씨의 수입은 월 600위안(약 8만원) 안팎. 그래도 고향에서 농사짓던 것보다 훨씬 낫다고 한다.“딸아이의 등록금(1학기 170위안)을 내지 못해 가슴을 쳤던 농촌생활보다는 도시 노동자 생활이 좋다.”며 “1년에 대략 4000위안을 고향의 아내에게 보낸다.”고 자랑한다. 배추를 식용유에 버무려 끓인 바이차이탕(白菜湯)이나 밀가루 빵인 만터우(饅頭), 탸오(面·국수) 등으로 끼니를 때운다. 그래도 세끼 식비와 숙박비 등으로 매일 8위안씩, 한달에 200위안을 낸다. 하지만 그는 요즘처럼 신바람이 난 적이 없다고 한다. 그의 마음은 벌써 오는 2월 춘제(春節·구정)때 고향길을 달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사회의 천덕꾸러기로 베이징이나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 중국의 웬만한 대도시에는 이러한 민궁들이 넘쳐 흐른다. 중국 언론들은 농민들이 살길을 찾아 도시로 밀려드는 모습을 ‘민궁차오(民工潮)’라고 표현할 정도이다. 이들은 푹푹 찌는 여름날에도 묵묵히 공장에서 재봉틀을 돌리고 영하 20도의 강추위에도 아랑곳없이 노동판에 나선다. 중국의 저임금이 20여년 동안 지속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끝없이 도시로 밀려드는 민궁들 때문이다. 하지만 민궁들이 건설 노동자와 여공, 파출부, 청소부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며 성장의 밑거름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각종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도시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다. 대부분 중국 내륙 출신인 민궁들은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일부는 길거리 노숙자로 전락, 각종 범죄에 연루되는 등 심각한 사회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밥과 집, 그리고 일거리’를 달라는 이들의 외침은 중국 체제에 엄청난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전역 생계·민생형 시위 확산 그래선지 최근 중국 전역에 확산되고 있는 ‘민생형 시위’에는 어김없이 민궁들이 참여한다. 당국의 농지 강제 수용, 경찰의 주민 구타 등에 불만을 품은 생계형, 민생형 대규모 항의 시위가 봇물 터지듯 분출되고 있다. 특히 요즈음에는 민궁들의 시위가 빈부격차에 따른 사회체제 불만으로 발전, 중국 지도부가 바짝 긴장하는 눈치다. 지난달 5일 산시(山西)성에서 철도 건설현장의 민궁 200여명이 교통경찰관 2명을 차로 치어 죽이고 경찰관서에서 난동을 부린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뺑소니 사고를 수사하면서 건설현장 인부들을 연행, 구타하자 노무자들이 앙심을 품고 저지른 보복극이었다. 크리스마스인 지난달 25일엔 광저우에 인접한 둥완(東莞)시 다랑(大朗)진에서 군중 5만여명이 경찰 횡포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교통사고를 둘러싼 보상 문제로 시작됐지만 평소 경찰에게 수시로 구타당했던 민궁들이 가세하면서 대규모 시위로 번진 것이다. oilman@seoul.co.kr ■ 민궁 가족 인터뷰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베이징 인근 장타이루(將臺路) 건설 현장에서 만난 옌(嚴·41)씨 일가족. 1년전 아내(38)와 함께 베이징에 올라와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전형적인 중국의 ‘민초(民草)’들이다.“암울한 농촌보다는 도시에 희망이 있다.”는 이들은 생산수단인 우마차를 끌고 꼬박 3일을 달려 베이징에 왔다. 왜 농촌을 떠났는가. -네이멍구(內蒙古)에 있는 고향의 농지가 산림지역으로 지정돼 정부에 땅을 수용당했다. 보상받은 돈으로 장사도 해봤지만 실패했고 생계가 어려워 베이징으로 올라왔다. 먼저 와 있던 고향 사람들로부터 그럭저럭 생활이 된다는 말을 듣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 곳에 왔다. 도시 생활은 어떤가. -처음 1∼2개월은 일거리가 없어 애를 먹었다. 베이징 거류증이 없어 공안(公安·경찰)들의 눈을 피하는 것도 힘이 들었다. 지금은 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어 벽돌 채집이 다소 쉬워졌다. 하루 열심히 일하면 60위안(약 7500원)까지 벌 수 있다. 둘(부부)이서 한달에 1500위안(약 19만원) 정도 벌어 방세(200위안)와 식비 등을 빼면 저축도 가능하다. 처음엔 아들(11·소학교 5학년)을 두고 와서 마음이 아팠는데 지금은 가족 모두가 함께 생활하고 있다. 함께 모여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 아닌가. 희망은 무엇이냐. -아들에게 미래를 걸고 있다. 여기서 열심히 일하면 한푼 두푼 저축도 가능하다. 당장 아들을 소학교에 재입학시키고 중학교와 고등학교까지 가르치겠다. 나는 못 배운 농민 출신이지만 아들만큼은 나 같은 인생을 살아서는 안 된다. (아들에게)이곳 생활은 어떤지. -네이멍구 고향집에 남아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생활했지만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다. 아빠가 조금 더 돈을 모으면 올 봄부터 학교에 다닐 수 있다고 했다. 솔직히 공부는 싫지만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맘 놓고 뛰어 놀고 싶다. (아내에게)고향에 돌아가고 싶지 않느냐. -(고개를 저으며)도시 생활이 더 낫다. 농촌은 희망이 없다.1년 내내 뼈빠지게 일해도 손에 쥐는 돈이 없다. 여기서는 공치는 날도 있지만 일을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있다. 고향 사람들도 적지 않아 서로 의지하며 살아간다. 가장 힘든 점은. -공안이다. 육체적으로 힘드는 일은 참을 수 있지만 거류증이 없는 우리로선 공안들만 만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고향으로 쫓겨가면 정말 희망이 없다. oilman@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①삼성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①삼성그룹

    어느 시대에나 나라와 집단을 움직이는 인맥은 있다. 과거 권위주의적인 시절에는 권력 중심의 인맥이 조명을 받았지만, 요즘은 자본을 토대로 형성된 인맥집단이 눈길을 모은다. 지난해 말 단행된 주요 그룹 인사에서 창업자의 2,3세들이 사장이나 임원으로 속속 승진하면서 재계의 ‘가계도’가 주목받고 있는 것도 무관치 않다. 사실 재계의 인맥과 가계에 대한 관심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계급간 갈등이 악화되는 현실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가 발전해 왔듯이 90년대 이후 재벌가문의 인맥도는 정략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의 주요 그룹들이 창업에서부터 2세,3세로 내려오면서 어떻게 가업을 승계해 왔고, 총수와 더불어 대그룹을 일군 주역들이 누구인지를 주 1회씩 연중 기획으로 조명해 본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후원자인 메디치가, 근세유럽 최고의 명문가로 알려진 합스부르크왕가, 미국의 케네디·부시가 등 서양에는 그 사회가 인정해 주는 명문가가 있다. 한국에도 수백년 내력의 명문가문이 존재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존재가 미약하다. 대신 일제치하와 근대화 과정을 거치며 자본을 축적한 ‘재계 명문가’들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권력이 최우선이었던 시대가 지나고 금력의 위력이 커질수록 재계 명문가의 위상도 커지고 있다. 재계 명문가를 일군 창업주들은 대부분 좋은 집안 출신도 아니고 고등교육을 받지도 못했지만 대를 내려오면서 후손들은 명실상부한 상류층의 자격을 갖추게 된다. 한국의 몇 안되는 ‘상류층 클럽’의 최정점에 재벌 2,3세들이 서 있고 또 그 정상에는 삼성가의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데 의문을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다. 고 호암 이병철 회장이 일군 ‘삼성가’는 오늘날 대한민국 재계의 대표 가문이라는 칭호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1938년 29세때 자본금 3만원과 은행자금 20만원으로 ‘삼성상회’를 설립했다. 만주에 청과물과 건어물을 수출하고 제분업을 병행하면서 1년 만에 두배의 이익을 거뒀고 이를 토대로 연산 7000석 규모의 ‘조선양조장’을 매입하며 삼성의 기틀을 세웠다. 현재 삼성은 자산규모 92조원으로 공기업인 한국전력에 이어 2위다. 하지만 지난해 자산을 꾸준히 늘려 올 4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발표가 나면 명실상부한 재계 1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삼성은 지난해 매출 136조원, 세전이익 19조원이라는 경이로운 경영성과를 이뤄냈다. 직접 수출만 527억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2542억달러)의 21%를 차지했다.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은 한때 120조원을 넘었다가 현재 94조원에 달한다.2위인 LG그룹(36조원)과 비교해 보면 그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삼성은 또 CJ, 신세계, 한솔, 새한그룹과 연결돼 있고 중앙일보그룹, 보광그룹과도 인연을 맺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신세계 5조 2000억원(21위),CJ 4조 9000억원(23위), 한솔 3조 4000억원(36위), 중앙일보·보광 1조원 등을 더하면 ‘범 삼성가’의 자산은 106조 5000억원에 달한다. ●다양하지만 화려하지 않은 혼맥 이런 위상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혼맥은 의외로 담백하다. 특히 이건희 회장대로 내려오면서 특별한 집안을 ‘간택’하지 않았다. 이미 재계 최고의 반열에 올라선 삼성가로서는 더 이상 혼맥을 통해 뭔가를 기대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이병철 회장 사후 삼성은 91년 11월 신세계와 전주제지(한솔),93년 6월 제일제당(CJ),95년 7월 제일합섬(새한),99년 중앙일보 등을 독립시키며 세포분열을 거듭했다. 새한을 제외하고는 각자의 영역에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병철 회장은 8명(3남 5녀)이나 되는 자녀를 분가시켰지만 명성만큼 화려한 혼맥은 아니었다. 이맹희씨가 그의 회고록에서도 밝혔듯이 이 회장은 혼사를 통해 권력층과 줄을 잇는 체질이 아니었다. 다만 자유당 시절 법무장관과 내무장관을 역임한 고 홍진기씨 집안과 사돈(이건희 회장)을 맺은 것이나 둘째딸 숙희씨를 LG의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3남인 구자학씨에게 시집보낸 것 정도가 눈에 띈다. ●비운의 장손가, 화려한 부활 장남 이맹희씨는 어릴 적부터 약조가 돼 있던 손영기 전 경기도 지사의 딸 손복남씨와 결혼했다. 한때 17개 계열사 경영을 맡으며 장남의 역할을 다했지만 일찌감치 그룹 경영에서 발을 빼야 했다. 맹희씨의 존재는 항상 껄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는 ‘묻어둔 이야기’,‘하고 싶은 이야기’ 등의 회고록에서 “고 이병철 회장이 제일제당·제일모직 등 ‘제일’자 계열과 안국화재(현 삼성화재)를 나에게 넘기기로 했었다.”고 발언,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맹희씨는 현재 대구와 부산을 오가며 살고 있다. 당대에 이루지 못한 맹희씨의 꿈은 지난 2002년 장남인 이재현씨가 CJ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어느 정도 풀렸다. 고려대 법대 출신인 이 회장은 삼성과 무관한 씨티은행에 공채를 통해 입사했다. 그러나 이병철 회장이 제일제당 경리부로 자리를 옮기도록 했다. 그는 이후 93년 잠깐 현재 이재용 상무 자리인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이사로 일한 것을 제외하고는 줄곧 제일제당과 함께 했다. 이 회장은 비록 CJ그룹이 삼성그룹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 차이가 나지만 삼성가의 장손으로 그 위상이 만만치 않다. 이병철 회장의 부인인 박두을 여사도 2000년 타계하기 직전까지 서울 장충동에서 이 회장과 함께 살았다.87년 이병철 회장 장례식때 영정을 들고 앞장선 사람도 이 회장이었다. CJ그룹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미국에 머물던 이 회장의 누나인 미경씨를 CJ엔터테인먼트,CJ CGV,CJ미디어 및 CJ아메리카 담당 부회장에 임명했다.CJ는 이 회장의 외삼촌 손경식 회장이 공동회장을 맡고 있다. ●새한의 도전과 좌절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본인인 이영자씨와 연애 결혼한 차남 창희씨는 91년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한비사건(사카린 불법유통사건)으로 한때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고 67년 삼성이 인수한 새한제지(전주제지) 이사로,68년에는 삼성물산 이사로 일했지만 그룹 경영에서는 한발 비켜서 있었다. 창희씨는 고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와세다대 동문이다. 창희씨 사후 새한은 부인 이영자씨를 회장으로 97년 새 CI를 선포하며 독립그룹으로 발을 내디뎠지만 곧바로 경영위기를 겪고 만다.2000년부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돌입했는데 채권단에 따라 ㈜새한 계열과 새한미디어 계열로 나눠졌다. 새한미디어는 현재 론스타로의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새한은 99년 일본 도레이사와 3대7 합작을 통해 도레이새한을 출범시켰다. 2000년 지분을 채권단에 양도한 이영자 전 회장과 아들인 이재관 전 부회장은 현재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한은 삼성의 분가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몰락하고 말았지만 혼사만큼은 화려했다. 장남 재관씨는 동방그룹 김용대 회장가의 딸인 희정씨와 중매로 결혼했다. 재관씨는 ㈜동방 주식 1만 6000여주를 갖고 있지만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재찬씨는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의 딸인 선희씨, 재원씨는 김일우 서영주정 사장의 딸과 결혼했다. 막내딸인 혜진씨도 조내벽 전 라이프그룹 회장가로 시집갔다. ●글로벌 삼성을 만든 이건희 회장 3남인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의 2대 회장이 된 것은 유교적 전통과 장자승계가 원칙인 한국에서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이병철 회장은 70년대에 이미 ‘3남 후계’ 방침을 확정했다. 이병철 회장은 ‘호암자전’에서 “장남 맹희는 주위의 권고와 본인 희망대로 그룹 경영을 일부 맡겨 봤지만 6개월도 못가 맡겼던 기업은 물론 그룹 전체가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면서 “창희는 그룹 산하의 많은 사람을 통솔하고 복잡한 대조직을 관리하는 것보다는 알맞은 회사를 건전하게 경영하고 싶다고 희망해 희망대로 해주었다.”고 밝혔다. 이건희 회장에 대해서는 “와세다대 1학년때 중앙매스콤을 맡아보라고 했더니 본인도 좋다고 했는데 조지워싱턴대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그룹 경영에 차츰 참여하기 시작했다. 내가 겪은 기업경영이 하도 고생스러워 중앙일보만 맡았으면 하는 심정이었지만 본인이 하고 싶다면 그대로 놔두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양녕대군, 효령대군 대신 3남인 충녕대군(세종)을 택한 태종의 결단과 닮은 꼴이다. 87년 11월19일 이병철 회장이 타계한 뒤 12일 만인 12월1일 삼성의 2대 회장에 취임한 이 회장은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17년 만에 삼성의 차원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이 회장이 취임한 1987년 매출 13조 5000억원과 비교하면 14년 만에 매출이 10배로 늘어났다. 세전이익은 1900억원에서 19조원으로 100배나 늘었다. 원달러 환율이 100원 이상 절상된 올해도 삼성은 매출 140조원, 세전이익 14조 600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이 회장의 ‘신경영 전도사’라는 평가를 받는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은 최근 이 회장의 ‘17년 경영’을 이렇게 평가했다. “반도체 투자 같은 천문학적인 액수는 보통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한때 잘나갔던 일본 반도체 업체들도 CEO들이 결단을 내리지 못해 투자시기를 놓쳤다. 반면 삼성은 이 회장이 전략을 제시하고 투자를 결정해 줌으로써 강력한 리더십이 생긴다. 계열사 사장들은 회장의 비전 제시를 책임감 있게 충실히 이행하고 구조본은 이 과정에서 정보분석 등 보좌업무를 수행한다. 삼성의 힘은 이같은 ‘3각 경영시스템’에서 나온다고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들이 ‘우리 회장’을 진심으로 따르고 승복하니까 이같은 영향력이 나오는 것이다.” 이 회장과 홍라희 여사의 만남은 부친들끼리 미리 약조가 돼 있는 상태에서 66년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처음 이뤄진 뒤 7개월 뒤인 67년 5월 결혼으로 이어졌다. 홍 여사는 당시로는 큰 키(165㎝)에 미모와 지성을 갖춘 재원으로 이후 한국 재계의 ‘퍼스트레이디’로 자리매김했다. 서울대 미대(응용미술학과) 출신인 홍 여사는 79년 막내 윤형씨를 낳고 난 뒤인 83년 현대미술관회 이사로 ‘대외활동’을 시작했다. 67년 삼성으로 시집온 뒤 이건희 회장의 후계구도가 확정된 71년부터는 삼성그룹의 사실상 ‘안방마님’이었지만 서열상으로 엄연히 형님(맹희·창희씨 부인)들이 있고 위로 시누이가 넷(인희·숙희·덕희·순희씨)이나 있어 편하기만 한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다. 홍 여사는 85년부터 98년까지 친정아버지(고 홍진기씨)가 회장으로 있는 중앙일보 상무로 재직했다.95년 호암미술관장으로 취임한 홍 여사는 96년에는 삼성문화재단 이사장까지 맡았지만 98년 이사장직을 남편인 이 회장에게 돌려줬다. 지난해 4월 현대미술관회 부회장으로 선임됐고 같은 해 11월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승지원’ 옆에 국내 최고 수준의 미술관인 ‘리움(Leeum)’을 개관, 관장으로 취임했다. 해외활동도 활발해 93년부터 CIMAM(국제근현대미술박물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뉴욕 현대미술박물관 국제이사회 회원, 영국 테이트갤러리 국제이사회 회원이다. 이같은 활동을 인정받아 96년 프랑스 문학예술훈장인 ‘코망되르’를 받았고 2003년에는 제57회 자랑스런 서울대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딸들의 맹활약 삼성가는 딸들의 경영활동이 활발하기로 유명하다.5명의 딸 가운데 덕희(숙명여대)씨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화여대 출신이다. 장녀인 이인희씨는 경북지방의 대지주였던 조범석가로 시집갔다. 남편인 조운해씨는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 원장·이사장 및 병원협회장을 역임했다. 현재도 맏사위 자격으로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일부 갖고 있다. 인희씨는 91년 삼성에서 분리,92년 한솔그룹으로 이름을 바꾸며 새 출발했다. 한때 계열사가 16개에 이르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외환위기를 겪으며 현재는 8개 계열사로 줄었다. 장남인 조동혁 회장에 이어 현재 그룹 경영은 3남인 조동길 회장이 맡고 있다. 차남인 조동만 전 한솔PCS 회장은 PCS 사업매각 관련 비리로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차녀인 숙희씨는 LG가로 시집을 갔다. 남편인 구자학씨는 해군 소령으로 예편한 뒤 제일제당, 동양TV 이사, 호텔신라 사장, 중앙개발 사장 등 처가에서도 활발한 경영을 펼쳐 눈길을 끈다. 그는 삼성이 전자사업에 진출한 것을 계기로 본가로 돌아간 뒤 금성사 사장,LG반도체·LG건설 회장 등 굵직한 자리를 맡다 지난 2000년 외식산업인 ‘아워홈’을 갖고 독립했다. 지금도 LG가에서 구자학 회장은 ‘구씨답지 않게 낭만적이면서도 미스터리한 인물’로 회자된다.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삽입형 생리대인 ‘탐폰’을 국내 처음으로 내놓는 등 여성적인 섬세함은 ‘LG가’보다는 ‘삼성가’에 가까운 모습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숙희씨의 아들 본성씨도 한때 삼성 계열사에서 일했다. 딸인 명진씨는 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아들인 조정호 메리츠증권 회장과 결혼했다. 3녀 순희씨는 대학교수와 결혼,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다. 4녀 덕희씨는 삼성가의 고향인 경남 의령의 대지주 이정재씨 집안으로 시집갔다. 마산고와 서울대 상대를 나온 남편 이종기씨는 중앙일보 부회장, 제일제당 부회장을 거쳐 삼성화재 회장까지 지내다 은퇴했다. 그는 지금도 삼성전자 주식 8만주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큰손’이며 동서인 조운해씨와 마찬가지로 에버랜드 주식도 갖고 있다. 삼성가의 딸들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사람은 5녀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 회장의 시아버지는 4·5대 국회의원과 삼호방직·삼호무역 회장을 지낸 정상희씨로 남편인 재은씨가 차남이다. 남편인 정재은씨는 경기고·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수학한 엘리트. 삼성항공·삼성종합화학 부회장, 삼성전기 회장, 삼성전자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삼성그룹에서 맹활약하다 분가와 함께 삼성을 떠났고 현재 신세계 고문직을 갖고 있다. 신세계가의 후계자인 정용진 부사장은 미스코리아 출신 고현정씨와 결혼했다가 2003년 이혼했다. ●최고의 사돈감,‘소박한’ 결혼 이건희 회장은 홍 여사와의 사이에서 재용(삼성전자 상무), 부진(호텔신라 상무보), 서현(제일모직 부장), 윤형(학생)씨를 낳았다. 이재용 상무는 경복고와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거쳐 일본 게이오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마쳤다.91년 삼성전자에 입사했으며 차분히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중장기 전략담당인 이 상무는 최근 소니와의 7세대 LCD(액정표시장치)합작사인 ‘S-LCD’의 등기이사로 등재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S-LCD는 삼성과 소니가 ‘명운’을 걸고 시작한 사업. 차기 CEO로 꼽히는 구타라기 겐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이사로 내세운 소니는 삼성측에 이 상무의 이사 등재를 특별히 부탁했다. 이 상무는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첨단기술에 관심이 많아 혼자서도 사업장을 둘러보고 관련 전문가들에게 전문지식을 습득하는 등 열심히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는 평이다. 이 상무는 98년 대상그룹 임창욱 회장의 장녀인 세령씨와 결혼해 1남 1녀를 두고 있다. 당시 ‘미원-미풍 전쟁’을 벌였던 삼성과 대상이 사돈을 맺었다는 점과 연세대(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중이었던 세령씨의 빠른 결혼, 영호남 대표기업의 혼사 등이 화제를 모았었다. 임씨는 삼성가 며느리라는 지위 외에도 ㈜대상 주식 10.22%를 보유하고 있는 등 만만치 않은 재력을 자랑한다. 세령씨의 서문여고 동창들에 따르면 학창시절부터 말수 없이 조용한 데다 미모를 갖춰 일찌감치 ‘최고의 신부감’으로 꼽혔다고 한다. 지난해 초 호텔신라 상무보로 승진한 부진씨는 연세대 아동학과 출신으로 99년 삼성 계열사의 평범한 회사원 임우재씨와 결혼했다. 임씨는 현재 삼성전자 소속으로 미국 유학중이다. 미국 뉴욕의 패션전문학교 파슨스 출신인 둘째딸 이서현 제일모직 부장은 2000년 동아일보 사주인 김병관 회장의 차남인 재열씨와 결혼했다. 재열씨는 지난해 초 제일모직 상무로 승진했다. 아직 미혼인 막내 윤형씨의 배필이 누가될지 벌써부터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화여대 불문과 98학번인 윤형씨는 지난해 싸이월드에 개설한 미니홈피가 소개되면서 화제가 됐었다. 당시 윤형씨는 재벌가의 딸답지 않는 소탈하고 귀여운 글을 많이 남겨 ‘삼성가’에 대한 세인들의 궁금증을 어느정도 풀어줬다. 지금은 활동이 중단됐지만 ‘다음’의 윤형씨 팬카페(이뿌니 윤형이네) 회원수가 1만 2000여명이 넘을 정도로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이씨가와 홍씨가 LG가 구씨-허씨의 ‘합작품’이라면 삼성은 이씨와 홍씨가 함께 이끌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 홍진기 회장의 장남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최근 각을 세워왔던 노무현 정부의 주미대사로 내정됨에 따라 현 정권과 중앙일보, 삼성가로 이어지는 관계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고 이병철 회장과 고 홍 회장의 인연은 4·19 직후 홍 회장이 3·15 부정선거와 관련해 옥고를 치르고 있을 때 이 회장이 면회를 가면서 시작됐다. 전 국무총리 신현확씨의 소개로 이뤄졌는데 신현확씨도 이후 삼성물산 회장까지 지내며 삼성과 돈독한 인연을 유지했다.87년 이병철 회장 사후 이건희 부회장을 2대 회장으로 추대한 회의도 신현확씨가 주재했다. 홍 회장은 65년 라디오서울(동양방송 전신) 개국 4개월 뒤 경영을 맡았는데 80년 신군부에 동양방송을 ‘강탈’당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오늘날의 중앙일보를 일궈냈다. 홍 회장이 삼성그룹에서 직접 경영한 것은 중앙일보(66∼67년,68∼86년)밖에 없지만 그가 삼성에 끼친 영향은 말로 다하기 어려울 정도다. 삼성의 언론사업에는 비화가 있다.‘호암자전’과 ‘삼성 60년사’에 따르면 이병철 회장은 60년대 초 정계 투신을 결심했었다. 기업가의 사회적 공헌이 전적으로 무시되고 오히려 ‘부정축재자’,‘정치적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많은 현실(한비의 국가 헌납 등)에 환멸을 느낀 이 회장이 직접 정치를 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1년간의 고심 끝에 정치보다는 언론사업을 택했다. 이른바 ‘정권은 유한하지만 언론은 무한하다.’는 세간의 ‘이치’를 일찌감치 간파한 셈이다. 홍 회장은 이병철 회장의 타계 직전인 86년 먼저 세상을 떠났는데 이 회장은 조사를 통해 “당신은 내 일생을 통해 제일 많은 시간을 접촉한 평생의 동지요, 삼성을 이끌어 온 같은 임원이요, 사업의 반려자였고, 가정적으로는 나의 사돈이었다.”며 진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관·언·재의 홍씨 4형제 홍씨 가문은 네 아들을 뒀는데 하나같이 훤칠한 용모에 좋은 머리를 갖고 있다. 주미대사로 내정된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와 미 스탠퍼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의 엘리트로 30대(39세)에 세계은행(IBRD)의 이코노미스트를 지냈고 이후 청와대 비서실장 보좌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등 정부쪽 일도 수행했다. 홍 회장은 삼성코닝 상무·부사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뛰다 99년 중앙일보의 계열분리를 계기로 중앙일보 회장에 취임했다.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신문협회(WAN) 회장에 올라 국제사회에도 그 이름을 알렸다. 홍 회장의 장인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검찰총장, 법무부장관, 중앙정보부장을 지낸 고 신직수씨다. 사시 18회인 둘째 홍석조 인천지검장은 경기고,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서울지검 남부지청장(현 남부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홍 지검장은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홍 지검장의 부인은 양택식 전 서울시장의 동생 양기식씨의 딸이다. 서울대 사회학과 출신인 홍석준 삼성SDI 부사장은 86년 미 노스웨스턴대 경영학 석사를 마친 뒤 삼성코닝 이사로 입사했다.95년 삼성전관(현 삼성SDI) 상무로 이동, 기획홍보팀장을 거쳐 2002년 부사장(경영기획팀장)으로 승진했다.‘로열 패밀리’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꿰고 있을 정도로 자상한 면모를 갖고 있다. 선친때부터 살아 온 서울 성북동 집을 지키고 있다. 4남인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회장으로 승진, 오너 경영을 본격화했다. 경기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홍 회장은 79년 제13회 외무고시에 합격, 외무부 의전과에서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홍 회장 역시 형과 마찬가지로 청와대 비서실에서 근무했다.95년 외무부 기획조사과장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한 홍 회장은 보광 상무이사로 경영활동에 뛰어들었다. 제8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 대한스키협회 부회장, 한국광고업협회 부회장, 서울대 기성회 회장 등 외부활동도 활발하다. 보광그룹은 아직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편의점인 보광훼미리마트, 자판기 유통업체인 휘닉스벤딩서비스, 보광창업투자, 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 문화상품권 발행사인 한국문화진흥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PDP(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 부품업체인 휘닉스PDE, 반도체 관련 업체인 휘닉스디지탈테크, 반도체패키지 제조업체인 STS반도체통신 등 전자 계열사들은 사돈기업인 삼성전자, 삼성SDI 등과 거래가 활발하다. 특히 지난해 코스닥에 등록된 휘닉스PDE는 홍 회장이 13.89%, 홍석조 인천지검장, 홍석준 삼성SDI 부사장, 홍라영씨가 나란히 10.89%를 보유해 눈길을 끈다. 홍씨가의 주력은 중앙일보 그룹이지만 실제 ‘자금줄’은 보광그룹임을 짐작할 수 있다. 앞으로 보광이 주요그룹으로 성장한다면 정·관계, 언론계를 주름잡은 이 가문이 재계에서도 능력을 검증받게 된다. 막내인 홍라영씨는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둘째아들인 철수씨와 결혼했다. 노 전 총리의 장남 경수씨는 현대산업개발 정세영 명예회장의 큰딸 숙영씨, 차녀 혜경씨는 ㈜풍산 류진 회장과 결혼했다. 이대 불문과, 미국 뉴욕대 예술경영학 석사 출신인 라영씨는 95년 삼성문화재단 기획실로 입사, 현재 삼성미술관 부관장직과 한국박물관협의회 부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ukelvin@seoul.co.kr ■ 이병철 회장의 경영어록 ●“사장이라고 하더라도 잘 모르는 경우에는 가리지 말고 물어봐야 한다. 그렇게 해서 2∼3년이 지나면 물어보는 횟수가 차츰 줄어들 것이 아니겠는가. 나 역시 혼자 삼성 전체를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 전체가 과거 오랫동안의 경험을 살려서 움직여 나가는 것이다.”(1983년 6월 반도체회의) ●“인재제일, 인간본위는 내가 오랫동안 신조로 실천해온 삼성의 경영이념이자 경영의 지주이다. 기업가는 인재양성에 온갖 정성을 쏟아야 한다. 인재양성에 대한 기업가의 기대와 정성이 사원 한사람 한사람의 마음에 전달되어 있는 한 그 기업은 무한한 번영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1982년 10월 기고문) ●“사람을 관찰해 보면 세 부류가 있다. 첫째 어려운 일은 안 하고 쉬운 일만 하며 제 권위만 찾아 남만 부리는 사람, 둘째 얘기를 해도 못 알아듣는 사람, 셋째 알아듣긴 해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1982년 9월 사장단 오찬회의) ●“모든 설비투자계획에 있어서 5년 정도만 내다보고 세우지 말고 10년 이상 50년 정도의 장기 안목 위에서 세워야 한다.”(1977년 6월 삼성조선 건설현장) ●“미국에서는 사람의 후천적 교육에 치중하고 소질은 별로 평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나는 선천적 소질 내지는 능력에 60%를 두고 교육에 40%를 둔다. 사람은 노력 여하에 따라서 달라진다. 하지만 아무나 노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노력할 수 있는 능력은 따로 있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1976년 6월 ‘재계회고’) ●“일이 잘돼 나갈 때 오히려 다가올 불행을 각오해야 한다. 기업가도 뜻하지 않은 좌절을 겪어본 기업가가 좌절을 모르고 자라난 기업가보다 훨씬 더 강인한 기업경영 능력을 갖고 있다.”(1975년 9월 ‘최고 경영자와의 대화’) ■ 이건희회장의 경영담론 ●“그동안은 세계의 일류 기업들로부터 기술을 빌리고 경영을 배우면서 성장해 왔으나, 이제부터는 어느 기업도 우리에게 기술을 빌려 주거나 가르쳐 주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기술 개발은 물론 경영 시스템 하나하나까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자신과의 외로운 경쟁을 해야 한다.”(2005년 1월3일 신년사) ●“반도체 사업 진출 당시 경영진들이 ‘TV도 제대로 못 만드는데 너무 최첨단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만류했지만 우리 기업이 살아남을 길은 머리를 쓰는 하이테크산업밖에 없다고 생각해 과감히 투자를 결정했었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반도체에서 시기를 놓치면 기회손실이 큰 만큼 선점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2004년 12월 반도체 30년 기념식) ●“4∼5위에서 2∼3위로 가는 것하고 2∼3위에서 1위로 가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2003년 11월 휴대전화사업 격려 자리에서) ●“행정규제, 권위의식이 없어지지 않으면 21세기에 한국이 일류 국가로 될 수 없다. 우리나라의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조직은 3류, 기업은 2류다.”(1995년 4월 중국 베이징 특파원 오찬간담회) ●“선친이 장사하는 것을 보며 세살 때부터 주판을 갖고 놀았다. 정치보다 장사를 잘 알고 거기에 맞는 사람으로 키워졌다. 난 양복과 잠옷만 있고 중간 옷이 없다. 잠옷 입고 있는 시간이 더 많은데 잠옷을 입고 정치할 수는 없지 않으냐.”(94년 10월 마이클 헤슬타인 영국 상공부 장관과 만찬자리에서 정치 참여에 대해) ●“변하는 것이 일류로 가는 기초다. 앞으로 5년이면 회장 취임 10년인데 10년 해서 안 된다면 내가 그만두겠다. 자기부터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마누라하고 자식만 빼고 모두 바꿔라.”(93년 6월 신경영 선포)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印尼 ‘쓰나미 부패’ 와의 전쟁

    쓰나미 최대 피해지역인 인도네시아 아체 이재민들을 위해 전세계에서 밀려드는 구호품들이 일부 빼돌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쓰나미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했지만 만연한 부패를 일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방콕에 거점을 둔 아시아 인권감시단체 ‘포럼-아시아’는 5일 기자회견에서 인도네시아 아체주(州) 일부 관리들이 생존자들에게 구호품을 팔고 있다고 밝혔다고 6일 자카르타포스트가 보도했다. 포럼-아시아는 아체에서 활동하는 회원과 협력자들이 “반다 아체의 술탄 이스칸다르 무다 공항 관리들이 (구호품)라면을 500루피아(약 50원)씩에 팔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또 “인도네시아 정부군이 운영하는 일부 배급소들의 경우 이재민들이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으면 구호품을 주지 않았고 구타를 하기도 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도 공개했다. 구호품 비리 의혹이 잇따르자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이 “구호품을 유용할 경우 중벌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뇌물 제공은 기름칠’이라는 말이 널리 퍼져 있을 만큼 부패가 만연해 정부의 엄중처벌 방침이 가시적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수하르토 독재 시절 공무원들의 월급을 박봉으로 묶어놓는 대신 뇌물 수수를 암묵적으로 묵인한 뒤 급속히 증가한 부패 악습이 최근의 개혁 조치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않고 있어서다. 아체 주지사도 공금 유용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정부가 지난해 5월 반군과의 대치를 이유로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해임 위기에서 기사회생한 대표적인 부패 관리로 알려져 있다. 현지 사회운동가들은 매년 인도네시아 정부 예산의 30% 이상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것으로 미뤄 피해 복구에 사용될 10억달러 중 30%가량이 빼돌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AP통신이 6일 보도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동계 U대회 날이 밝았다] 쇼트트랙, 최은경등 태극 여전사 담금질

    ‘내일을 향해 달린다.’ 지난해 늦가을 한국 스포츠계는 겨울 종목의 자존심 한국 여자 쇼트트랙대표팀 소식에 경악했다. 이른바 ‘구타 파문’ 때문이다. 지난해 11월11일 대표 선수 6명이 합숙 훈련을 하던 태릉선수촌을 집단 이탈한 것을 시작으로 파문은 들불처럼 번져갔다. 국민의 눈은 온통 “매 맞으며 뛰었다.”는 쇼트트랙 이야기에 쏠렸고,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단의 총사퇴를 거쳐 코치진도 전면 개편되는 소용돌이가 일었다. 닷새가 지나서야 훈련을 재개할 수 있었지만 그 여파로 쇼트트랙 1,2차 월드컵에서 7개의 금메달을 쓸어담았던 여자대표팀은 3,4차 대회에는 나서지도 못했다. 이제 오랜 침묵을 깨고 ‘자율’로 무장한 여자대표팀이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리는 2005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첫 시험대에 오른다. 물론 대표팀의 최종 목표는 이번 대회가 아니라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이다. 하지만 역대 동계U대회에서 한국이 수확한 금 32개 가운데 쇼트트랙이 무려 28개(여 10개)를 캐냈다는 점에 비춰 어깨가 무겁다. 더욱이 “역시 운동선수는 풀어주면 안돼.”라는 비틀린 시선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를 악물어야 한다. 그동안 대표팀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지겹게만 여겨지던 운동을 다시 한다는 것이 기쁠 정도다. 고된 하루 훈련을 마치고 나면 코치들과 농담을 나눌 정도로 화기애애하다. 전재목(31) 코치는 “세계 최강의 자부심을 강조하고 있고, 이것이 선수들을 이끌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자율이 버무려 지면 득보다는 실이 많지 않으냐는 의견에 대해서도 “왜 스케이트를 타야하는지 깨우쳐 주면 오히려 얻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주장으로, 맏언니로 파문의 한복판에 섰던 에이스 최은경(20)은 스케이트 끈을 더욱 질끈 동여맺다. 기존 국가대표 7명에 U대회 대표 3명이 합류, 식구가 늘었지만 맨 앞을 달리는 것은 언제나 그녀다. 새벽 6시부터 시작되는 훈련을 위해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그러나 빙판에만 올라서면 눈망울은 초롱초롱 빛난다. 하루 스케이팅 훈련량은 200바퀴(1바퀴 110m)가 넘는다. 오전에 장거리와 단거리를 뛰면서 스피드 훈련에 주력하고, 오후에는 실전을 방불케 하는 전술 훈련으로 구슬땀을 쏟아낸다. 훈련은 얼음 위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오전·오후 틈틈이 체력 강화를 위해 한발로 쪼그려 뛰기와 러닝을 끝없이 반복하는 지상 훈련이 추가된다. 잠시 가쁜 숨을 몰아쉬던 최은경은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도 있잖아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힘껏 노력하겠습니다.”라며 곧바로 얼음을 힘차게 지쳤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동계 U대회 날이 밝았다] 한국 금7+α…”3회 연속 톱5”

    [동계 U대회 날이 밝았다] 한국 금7+α…”3회 연속 톱5”

    ‘3회 연속 톱5’ 지구촌 대학생들의 겨울 스포츠 제전인 2005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오는 12일부터 22일까지 10일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린다.22회(격년제)째를 맞는 동계U대회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50개국 1500여명의 선수·임원들이 대거 참가,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과 패기를 뽐내게 된다. 한국은 장호성 단장을 비롯해 선수 88명 등 모두 124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알파인 크로스컨트리 스키점프 노르딕복합 바이애슬론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 아이스하키 스노보드 등 9개 정식 종목과 스피드스케이팅(선택) 등 모두 10개 종목으로 자웅을 겨룬다. 한국은 인스브루크에서 금메달 7개 이상을 움켜쥔다는 야심이다. 각 종목에서 고루 두각을 보이지는 못하지만 전통의 강세 종목인 쇼트트랙에서 금 6개를 휩쓸고, 신흥 강세 종목인 스키 점프의 남자 단체전에서 ‘골드’를 자신한다. 게다가 개인전에서 강칠구 등이 선전할 경우 뜻밖의 수확을 거둘 수도 있다. 한국은 2003년 이탈리아 타르비시오대회에서 쇼트트랙(금 3)과 스키점프에서 금메달 5개를 획득, 종합 5위에 올랐었다. 하지만 앞선 2001년 자코파네(폴란드)대회에서 금 8개로 사상 최고인 종합 2위에 오른 것에는 크게 못미쳤다. 따라서 한국 선수단은 쇼트트랙에서 대표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만큼 최상의 성적을 낸다는 다짐이다. 특히 ‘효자종목’ 쇼트트랙은 올해 체육계에 충격을 줬던 코치들의 구타 파문 속에서 새로운 코칭스태프와 구슬땀을 흠뻑 쏟아 기대를 부풀린다. 이들은 구타 파문으로 흠집난 최강의 자존심을 금메달로 치유하겠다며 담금질에 여념이 없다. 여기에 지난 대회 스키점프 단체전과 개인전(K90)에서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간판 강칠구가 절정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어 욕심을 더한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서울신문 선정 2004년 10대뉴스

    서울신문 선정 2004년 10대뉴스

    ■ 국 내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헌재 기각 3월12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3당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저지 속에 찬성 193표로 노무현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고건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을 대행했지만 후유증은 심각했다. 탄핵 반대 시위가 들불처럼 번졌고 이에 맞서 찬성 시위도 끊이질 않았다.60여일간 계속된 탄핵 논란은 5월14일 헌법재판소가 기각 결정을 내림으로써 마침표를 찍게 됐다. ●대학수능시험 사상 최대 부정행위 적발 대규모 부정행위로 얼룩진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도덕불감증과 점수 만능주의가 결합된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었다. 전국적으로 모두 374명이 입건되고 수험생 312명의 성적이 무효처리되는 등 사상 최대의 부정행위로 기록됐다. 광주에서 적발된 휴대전화 부정은 고교 선·후배가 공모한 대물림 범죄였다. 청주에서는 웹투폰 기법을 악용한 현직 학원장이, 부산에서는 아들의 대리시험을 알선한 학부모가 구속되기도 했다. ●17대총선 여대야소· 세대교체 4·15 총선은 한국 정치사에 묵직하고 또렷한 발자국을 남겼다. 열린우리당은 46석 미니정당에서 152석 과반수 제1정당으로 올라서 ‘참여정부 집권 2기’에 안정 의석을 확보하면서 여대야소(與大野小) 정국으로 전환시켰다. 새 정치, 깨끗한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에 힘입어 기존 정치인들은 대폭 물갈이되고 초선 의원이 187명이나 국회에 입성했다. 민주노동당도 의원 10명을 배출, 진보의 첫걸음을 내딛고 정치 제도권으로 진입했다. ●성매매 특별법 시행 지난 9월23일 0시부터 시행된 성매매특별법은 ‘성매매는 피해자가 있는 엄연한 범죄’라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전국 집창촌이 된서리를 맞았고, 업주와 종업원이 생존권 보장을 주장하며 대대적인 시위를 했다.‘2차’를 가볍게 여기던 남성들이 줄줄이 입건되고, 일부 여종업원은 살길이 막막하다며 자살을 기도했다. 집창촌이 개점휴업 상태가 되면서 해외원정 성매매 상품이 등장했다. 혹자는 “경기도 나쁜데…”라며 부작용을 지적, 파문을 일으켰다. ●행정수도 이전 위헌결정 헌법재판소가 10월21일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8대1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참여정부의 핵심 공약이었던 수도 이전 사업은 중단됐고, 충청권 주민들이 격렬하게 반발하는 등 진통이 뒤따랐다. 헌재가 위헌결정의 논리로 든 관습헌법을 놓고 정치권과 학계는 물론 시민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정부는 신행정수도후속대책위를 구성, 후유증을 줄이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이라크 파병과 김선일씨 참수 지난 6월23일 가나무역의 직원이던 김선일씨가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돼 살해된 사건은 많은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던졌다.“나는 죽고 싶지 않다.”고 절규했던 김씨는 끝내 참혹한 시신으로 고국 땅을 밟아야 했다. 김씨의 죽음은 추가 파병의 정당성 논란을 불러왔다. 앞서 지난 2월 이라크 추가 파병 동의안은 거센 찬반 양론 속에서 국회를 통과했다. 자이툰부대원 3600여명은 지난 8월부터 평화 재건 활동을 벌이고 있다. ●내수 침체·장기 불황·청년 실업 내수시장은 지독한 불황 그 자체였다.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는 연중 세일로 ‘내수 지피기’에 나섰지만, 닫힌 지갑을 끝내 열지 못했다.10원짜리 아동복도 팔리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한다.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태도지수는 올 4·4분기 39.3을 기록해 98년(34.9) 이후 가장 낮았다. 내수 경제의 ‘세포’인 자영업자들도 휴·폐업과 업종 전환으로 생존을 모색할 정도였다. ●황우석 교수 인간배아 복제 성공 황우석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인간 복제배아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국보급 과학자’로 우뚝 섰다. 이 연구는 뇌질환·당뇨병·심장병 등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아복제 연구는 미국의 과학저널 ‘사이언스’가 선정한 올해의 ‘10대 뉴스’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황 교수는 현재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법 개발과 무균돼지 생산 등에 주력하고 있다. ●유영철 연쇄살인사건 연쇄살인마 유영철(34)은 지난해 9월부터 여성과 노인 등 21명을 잔인하게 살해해 온 국민을 경악케 했다. 그는 정부수립 이후 가장 많은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로 기록됐다.7월18일 체포된 뒤 “100명을 죽이려 했는데 빨리 잡혀 아쉽다. 시신의 일부를 먹었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쏟아낸 그는 12월13일 1심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의 살인 행각은 인간의 야만성을 극명하게 드러낸 ‘무동기 증오범죄’의 전형이 됐다. ●고속철도 개통 4월1일 ‘단군 이래 최대의 역사(役事)’라는 고속철(KTX)이 개통됐다. 대형 제트기 이륙속도와 맞먹는 속도인 시속 300㎞로 주파하는 고속철은 국민들의 생활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고속철 개통은 여행시간 단축뿐 아니라 공간개념까지 바꿔놓았다. 때마침 시행된 주5일 근무제와 맞물려 지방화 시대를 열었다. 인구의 지방분산, 기업의 지방이전, 지방 관광산업 활성화 등 국토의 균형 개발에 영향을 미쳤다. ■ 국 외 ●부시 재선과 미국 일방주의 강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미국의 제43대 대통령에 재선됐다. 존 케리 민주당 후보와 접전을 펼쳤으나 미국민의 과반인 51%는 ‘전시 사령관’에 힘을 몰아줬다. 미국의 일방주의를 우려하며 케리의 승리를 바라던 국제사회의 기대와는 달랐다. 재선된 부시가 유럽 등에 화해의 손짓을 보내지만 일방주의적 외교행태를 멈출지는 미지수다. 힘의 절대적 우위를 강조하는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의 움직임이 변수다. ●지구촌 1년내내 테러 몸살 미국의 대테러전 속에서도 이라크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테러가 끊이지 않는 등 스페인과 러시아, 이집트 등 전세계가 테러로 몸살을 앓았다. 총선을 사흘 앞둔 3월11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기차역에서 동시다발적인 폭탄테러가 발생,1400명의 사상자를 냈다. 스페인은 총선 후 이라크 파병군을 철수시켰다.9월1일 러시아 북오세티아공화국의 베슬란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인질극은 330여명의 사망자를 낸 유혈 진압극으로 끝났다. ●고유가와 달러 약세 고유가는 회복세에 접어든 세계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국제유가는 10월2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55.6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라크 사태 악화, 중국 등의 수요 증가, 투기 극성 등이 주 원인이었다. 이후 하락세로 반전했으나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합의와 이라크 사태 등 불안요소는 여전하다. 여기에다 미국정부가 경상수지·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약달러를 용인하며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가 급락했다. ●후진타오 시대 본격 출범 후진타오(胡錦濤)시대의 출범은 실용적인 제4세대 지도부의 전면 등장을 상징한다. 평화적 세대교체를 통해 중국 정치가 개인적 카리스마에 의존하기보다 법과 제도의 의한 보다 합리적인 통치체제로 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9월 중국공산당 전당대회에서 군사위 주석에 올라 당·정·군의 권력을 장악한 후진타오는 친정체제 구축 강화와 함께 지속적인 경제발전, 빈부격차 해소 등 균형발전이란 당면 과제를 어떻게 달성할지 주목받고 있다. ●아라파트 사망과 중동 평화분위기 기대 팔레스타인 독립 투쟁의 상징이던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11월11일 프랑스의 군병원에서 사망, 중동의 정치지도가 크게 바뀌었다. 그의 죽음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무장투쟁이 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지만 아라파트의 뒤를 이어 새 수반이 될 것으로 유력시되는 마흐무드 압바스는 무장투쟁 포기를 촉구하는 등 아라파트와는 차별화된 온건노선을 내걸어 중동 평화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기상이변과 교토의정서 내년초 발효 8월과 9월 4개의 허리케인이 미국 플로리다주를 강타했고,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홍수로 1000여명이 숨졌다. 중국 남부지방은 50년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물부족 사태를 겪었다. 올해 기상재해로 인한 피해액은 전세계적으로 900억달러에 달한다. 지구촌이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11월 러시아가 이산화탄소·메탄 등 온실가스 감축을 규정한 교토의정서를 비준함으로써 내년 2월16일 발효된다. ●이라크 주권 이양과 포로 성학대 파문 연합군 임시행정처가 6월 이라크 임시정부에 주권을 이양, 이라크의 민주화 일정이 시작됐지만 1년 내내 테러와 전투가 끊이지 않았다. 한국인 고 김선일씨를 비롯해 30여명의 외국인이 이라크에서 납치, 살해됐고 개전 이후 사망한 미군 숫자는 1300명을 넘어섰다. 이라크 민간인은 최소 1만 4000명이 희생됐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미군이 포로를 무차별 구타하고 성학대한 사실이 드러나 전세계의 분노를 샀다. ●일본 열도 ‘욘사마’ 열풍 배용준이 ‘욘사마’란 극존칭과 함께 일본 열도를 ‘한류 열풍’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했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요 촬영지엔 일본 여성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으며, 그의 일본 방문 때면 공항과 호텔이 마비될 정도였다. 일본 내에서는 ‘욘겔계수’(총수입에서 욘사마 관련 상품 구매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욘플루엔자’(욘사마 열병)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욘사마’가 한·일 경제에 3조원의 파급 효과를 낳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EU통합 가속 유럽연합(EU)은 5월1일 폴란드·헝가리·슬로바키아·체코·슬로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몰타·키프로스 등 동유럽 10개국을 새 회원국으로 받아들였다. 이로써 EU는 25개 회원국의 동·서유럽을 포괄하는 대표기관이 됐다.10월29일 25개국 정상들은 로마에서 회원국 전체에 적용되는 헌법안을 채택했다. 터키 및 기타 동유럽국가들의 추가가입을 심사중이어서 국내총생산에서 미국을 넘어서는 거대 유럽의 탄생을 앞두고 있다. ●화성 스피릿 안착 1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쌍둥이 탐사로봇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잇달아 화성 표면 착륙에 성공한 뒤 과거 화성에 물이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화성 표면 사진들과 광물 분석 자료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은 이를 토대로 화성에 물뿐 아니라 생명체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자극받아 유럽과 러시아, 중국, 일본 등이 앞다투어 우주탐사 경쟁에 뛰어들면서 ‘제2의 스타워스’가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 법원 “구타자살 병사 국가도 책임”

    고참의 상습적인 폭행을 못이겨 자살한 병사의 부모에게 국가가 일정 금액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제6민사부(재판장 정진경 부장판사)는 17일 군대내 폭행을 못 이겨 자살한 조모(당시 20세)씨의 부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원고에게 98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은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이 규정하는 자해행위에 해당, 재해보상금 등을 지급받을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선임병들이 조씨에게 가혹행위를 했다 하더라도 조씨가 성년의 나이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점, 사건이 조씨의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 군생활을 이겨낼 수 없다는 선입견 등에 기인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피고의 책임을 5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밀양 성폭행’ 전면 재조사

    울산지방경찰청은 13일 밀양지역 고교생들의 여중생 집단 성폭행사건과 관련, 수사를 원점에서 재개해 불구속 입건한 고교생 가운데서도 혐의내용이 중한 피의자들을 다시 가려내 모두 사법처리키로 했다. 또 사건처리에 대한 책임을 물어 수사책임자인 울산 남부서 하모 형사과장(경정)과 수사를 담당한 강력6팀장(경위)을 전보조치했다. 성폭행 피해 여학생에게 ‘너희가 고향 물 흐렸다.’는 등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경찰관을 대기발령을 냈다. 한정갑 울산지방경찰청장은 이날 “수사과정에서 인력이 모자라 여경조사관을 배치하지 못한 점과 경찰폭언, 가해자의 피해자 협박 등이 발생했다.”며 사과했다. 경찰은 이날 인터넷에 밀양 사건 피의자라며 사진을 올리거나 유포시킨 네티즌에 대한 수사에 착수, 밀양 성폭행 사건 수사가 인터넷을 통한 2차 피해자 수사로 확대되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피의자가 아닌데도 인터넷에 자기 사진이 게재돼 피해를 보고 있다는 신고가 속속 접수됨에 따라 인터넷에 이같은 사진을 올리거나 거짓 사실을 유포시킨 네티즌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한편 여성부는 이날 현지에 조사관 2명을 보내 피해자의 신고를 받은 관련 상담소에서 적정한 조치가 취해지고, 피해자 보호 등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확인에 들어갔다. ●전말 울산남부경찰서는 이달 초 피해자 가족 신고에 따라 울산지역 여중생 2명을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10여차례에 걸쳐 집단으로 성폭행하거나 구타한 밀양지역 고교생 41명을 붙잡아 12명을 특수강간·강도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검거당시 2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3명만 구속됐다. 보강수사를 위해 불구속된 19명이 훈방된 것으로 잘못 알려져 울산지역 여성단체와 네티즌 등이 경찰에서 사건을 가볍게 처리하려 한다며 들고 일어났다. 또 일부 언론에서 사건을 처음 보도하면서 피해 여중생의 실제 성(姓)을 그대로 쓰고 자매가 함께 성폭행당한 것으로 잘못 보도, 피해자 가족 등이 심하게 항의했다. 피해자 가족측과 여성단체 등은 경찰이 수사를 하면서 여성경찰관은 참여시키지 않고 피해·가해자측이 맘대로 부딪칠 수 있도록 해 가해자측 가족이 피해자를 협박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수사가 매끄럽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수사와 상관없는 한 경찰관이 경찰서안에 대기하고 있던 관련 학생들에게 폭언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과거사 포함” 이철우國調 “이철우伴만”

    “과거사 포함” 이철우國調 “이철우伴만”

    이철우 의원의 노동당 가입 논란이 점점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모두 국정조사로 ‘전선’을 확대시켰다. 양측은 국정조사 주장에는 한목소리를 냈지만 서로 다른 속내를 드러냈다. 고소·고발과 비난 등 상대를 향한 공격의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동상이몽 국정조사 열린우리당은 12일 유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과거사를 모두 국정조사 대상에 포함시키자고 했다. 잘못된 과거사를 모두 들춰내 진실을 가리겠다는 자세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철우 사건’부터 처리하자고 맞섰다. 열린우리당 비상대책위 간사인 배기선 의원은 “한나라당의 전신인 유신독재와 5공 독재세력들이 자행했던, 특히 국가보안법을 악용했던 피해 사례를 전면적으로 수집해 국정조사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용공조작 고문피해 조사위원회’를 설치해 본격적인 활동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배 의원은 이어 “과거 일을 지금 들춰내 간첩이라고 하는 게 온당하냐.”면서 “사실 따지고 보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아버지는 어떻게 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남로당 프락치 의혹을 제기하는 듯한 발언이었다. 이와 함께 비대위는 과거 국가보안법 악용 사례에 대한 국정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나라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여야간 쟁점이 되고 있는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이 민족해방애국전선(민해전)과 동일체인지, 이 의원의 충성맹세 여부, 김일성 주체사상 신봉 및 전향 여부 등을 공개적으로 규명하자는 주장이다. 심재철 기획위원장은 이 의원과 함께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양모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론을 펼쳤다. 심 위원장은 ‘노동당기와 초상화는 직접 신문지에 싸서 이 의원 집에 갖다 놨으며 이 의원은 몰랐을 것’이라는 양씨의 발언에 대해 “지난 92년 6월 이 의원이 양씨의 지시를 받고 김일성 및 김정일 초상화를 자신의 프라이드 차량을 이용해 직접 옮긴 뒤 농기구 보관창고에 은닉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고소했던 검찰, 판결을 내렸던 법원 관계자를 비롯해 연관이 있는 사람들을 증인 및 참고인으로 채택해 텔레비전 중계청문회가 포함된 국정조사를 실시하자.”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의원의 공천 경위에 대해 국민들의 궁금증도 풀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과거사에 대한 전면적인 국정조사에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김 원내대표는 “이철우 사건부터 먼저 매듭짓고 해야 한다.”면서 여당의 ‘물타기’를 경계했다. 이어 “과거에 대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면 이철우 사건 이후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김현미 대변인은 “김 원내대표는 이철우 의원에 대한 간첩 암약 및 노동당 가입 주장과 관련, 해명부터 했어야 한다.”며 한나라당 제의를 일축했다. ●식지 않은 고문공방 고문 공방도 이어졌다. 한나라당이 “고문이 있었다면 항소심 재판결과에 분명히 반영됐을 것”이라면서 “이철우 의원의 2심 판결에 보면 고문 이야기가 없기 때문에 애초부터 고문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이에 열린우리당은 펄쩍 뛰었다. 유기홍 의원은 지난 92년 11월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과 민변, 민가협 등 30여개 단체가 공동 제작한 ‘남한 조선노동당 사건 자료집’ 등을 제시하면서 “내용 중에는 ‘이철우의 경우 9월14일 연행 뒤 2∼3일 동안 주먹 쥐고 물구나무서기와 무차별 구타를 당했으며 변호인에게 양손 약지 윗부분에 1㎝ 정도의 고문 흔적을 보여주었음’이라고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또 2심 판결에 고문관련 내용이 없었던 것에 대해서는 유 의원은 “조사과정에서 본인이 반성문을 썼는데 그런 상태에서 고문을 항변하는 것 자체는 당시 분위기상 어려웠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나라당도 당시 이철우 의원의 사건 판결문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여당을 압박했다. 심재철 기획위원장은 “판결문에 보면 조선노동당은 대남선전 기구인 한국민족해방전선(한민전)을 만들고, 한민전은 중부지역당을, 중부지역당은 민해전을, 민해전은 조해전을 각각 만든 사실이 적시돼 있다.”면서 ‘조선노동당에 가입한 적이 없다.’는 이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박준석 박지연기자 pjs@seoul.co.kr
  • “군기 잡는다” 구타… 의경 숨져

    제주경찰서 내무반 물품보관 창고에서 교통지도계 소속 의경이 같은 내무반 ‘고참’에게 구타당해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7일 오후 7시30분쯤 제주경찰서 내무반 창고에서 양재호(20) 의경이 ‘고참’ 의경인 고모(22) 의경이 휘두른 주먹에 턱뼈를 맞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 조사결과 고 의경은 같은 내무반 김모(20) 의경으로부터 “군기를 잡아라.”라는 지시를 받고 내무반 창고로 양 의경을 불러 의자에 앉힌 채 주먹으로 목과 턱뼈를 강하게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구타 당한 양 의경은 의식불명 상태에서 바닥으로 쓰러져 10여분 만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귀에서 피를 흘린 채 이미 숨졌고,CT촬영 결과 뇌출혈이 확인됐다. 유족들은 “지난 8월에도 양 의경이 선임병들로부터 맞아 고막이 터져 치료를 받았으나 문제삼지 않고 넘어갔었다.”며 “경찰이 막을 수 있는 사고를 방치해 이런 비극이 일어났다.”고 분개했다. 경찰은 김 의경과 고 의경 등 2명에 대해 폭행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사체를 부검할 방침이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女 쇼트트랙 다시 달린다

    女 쇼트트랙 다시 달린다

    “변화된 모습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겠습니다.” 한달 앞으로 다가온 2004동계유니버시아드 준비에 여념이 없는 한국 여자쇼트트랙의 에이스 최은경(20·한체대)은 30일 구타 파문 이후 20여일만에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된 대표팀 훈련장에서 재도약에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감기 기운이 있는 전다혜(한체대)와 아직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은 U대회 대표 4명을 제외한 7명의 선수는 박세우·전재목 신임 코치의 힘찬 구령에 맞춰 1000m 스피드 훈련을 실시했다. 파문 이후 첫 공개 훈련이라 긴장감도 있었지만 선수들의 얼굴에는 예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활기가 넘쳤다. 하지만 구타 파문의 여파로 월드컵 3,4차 대회에 나가지 못했던 이들은 내년 1월 12일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개막하는 동계U대회를 통해 다시 한번 실력을 평가받아야 하기에 어깨가 무겁다. 최은경은 “분위기가 너무 좋아진 게 이전과 확연히 다른 점”이라면서 ““맏언니로서 동생들을 다독이며 더욱 잘하자고 격려해요.”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하프타임] ‘폭력’ NBA선수들 143경기 출장정지

    미국프로농구(NBA) 사상 최악의 팬 구타 사태와 관련, 선수들에게 철퇴가 내려졌다.NBA 사무국은 지난 20일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경기에서 관중을 폭행한 론 아테스트(인디애나)에게 잔여경기 출장 정지를 내리는 등 가담 선수 9명에게 모두 143경기 출전 금지를 결정했다. 이들은 출전 정지 기간에 급료도 받지 못해 재정적으로도 큰 손실을 입게 됐다. 올 연봉 615만달러의 아테스트는 잔여 경기 출장 정지로 499만달러를 날리게 됐다.
  • 쉬어가기˙˙˙

    크로아티아 프로축구 디나모 자그레브의 스트라이커 다리오 자호라가 서포터스로부터 집단구타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 크로아티아의 한 일간지는 22일 “자호라가 경기를 마치고 귀가하기 위해 차를 타고 길에서 신호대기를 하고 있던 중 괴한들이 차문을 열고 집단 구타했다.”고 보도.‘배드블루보이스’라는 이름의 디나모 자그레브 서포터스는 지난달에는 훈련장에 뛰어들어 “유니폼을 입을 자격이 없다.”면서 선수들의 옷을 벗기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고.
  • [국제플러스] 中쓰촨성 1만명 시위 댐건설 중단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주민 1만명 이상이 쓰촨(四川)성 한위안(漢源)현 다두허(大渡河) 수력발전소 건설에 항의, 최근까지 수차례 대규모 시위를 벌여 댐 건설의 잠정 중단 결정이 내려졌으며, 공산당 현위원회 서기 탄정위(譚正宇)가 면직됐다고 타이완과 홍콩 언론들이 18일 보도했다. 주민들은 당국이 무려 10만명이나 이주시켜야 하는 다두허 댐과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면서 보상과 협의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켰으며 지난달 이래 여러 차례 항의 시위를 벌였으며 인민무장 경찰이 시위를 강제로 진압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일부 현지 주민들은 당국의 발포와 구타로 17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oilman@seoul.co.kr
  • [시론] 스포츠 폭력 ‘관습법’ 안된다/신문선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

    [시론] 스포츠 폭력 ‘관습법’ 안된다/신문선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

    스포츠 현장에서의 폭행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폭행의 유형도 여러 가지다. 지도자가 선수를 구타하는 경우와 지도자 혹은 선수가 심판을 때리거나 선수와 선수간 오고가는 주먹 싸움도 있다. 응원단끼리의 싸움도 종종 일어난다. 스포츠 현장의 폭력은 과도한 성적지상주의에서 비롯된다. 수년 전 필자가 실제 경험한 일화다. 동계 훈련을 하고 있는 몇몇 학원축구팀에서 특강 요청이 있어 내려갔다가 목격한 일이다. 강의를 요청한 팀 중 두 학교가 연습경기를 하고 있었다. 경기 중 한 지도자가 자신의 제자를 터치라인 밖으로 불러내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때리다가 이도 모자라 발길질까지 하며 어린 선수를 때렸다. 선수는 얼굴을 감싸며 흐르는 코피를 닦다가 “다시 들어가 죽어라 뛰어.”라고 외치는 감독의 말에 정신없이 운동장으로 달려가 허둥대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최근 사례도 있다. 아테네올림픽 축구종목에서의 일이다.8강전인 파라과이전 때 전 국민들은 밤잠을 떨치고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며 광화문에서 혹은 방송사가 마련한 공간 등에서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열띤 응원을 펼쳤지만 한국선수들은 힘없이 무너졌다.0-1,0-2,0-3 속수무책으로 당하다가 2-3까지 추격했지만 경기 내용은 기대에 못 미쳤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 부진의 원인이 밝혀졌다. 한국대표팀의 L코치가 예선전 때 라커룸에서 주 공격수였던 C선수를 구타했고 이 구타에 맞서 C선수는 강력하게 항의를 한 사건으로 팀워크는 모래알이 돼 버렸다.‘하늘이 내린 선물’로까지 표현하며 파라과이와의 8강전에서 승리를 기대했던 축구계는 라커룸의 폭력 사건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그라운드 혹은 체육관 등에서 벌어지는 폭력의 폐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관습법’처럼 인정하는 한국 스포츠의 일그러진 현상 중 하나다. 최근에는 과거와 달리 폭력에 무방비로 당하던 선수들이 선수 인권을 내세우며 고발 혹은 내부 신고로 맞서고 있다. 이런 변화로 인해 폭력 건수가 다소 줄어드는 추세지만 여전히 한국 스포츠 현장 도처에서 폭력이 자행되고 있다. 지도자들은 “때려야 선수들이 열심히 뛰고 또 경기에 몰입한다.”고 항변할지 모르지만 선수들은 폭력에 대한 공포심으로 경기력에 큰 영향을 받아 혼란을 겪게 된다. 볼의 스피드(야구, 축구, 농구 등)와 심판의 총성(육상,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등)과 상대 선수의 미세한 움직임 등 ‘정보 수집’에 집중해야 할 선수가 벤치의 지도자의 표정과 고함에 신경을 쓴다면 경기력은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왜 지도자들은 선수들을 때리는가.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과도한 승패에 대한 부담감과 긴장을 선수에게 전가하거나 스포츠 과학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쇼트트랙협회 회장단이 총사퇴하고 눈앞에 있던 국제대회 출전까지 포기하며 호떡집에 불 난 것처럼 부산하게 만든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폭행사건은 한국스포츠의 성적 제일주의의 병든 모습의 한 단면일 뿐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스포츠를 폭력으로부터 회생시켜야 한다. 대한체육회와 산하 경기 단체들은 모두 나서서 한 목소리로 ‘스포츠 폭력’근절 대책을 강구하는 기회로 삼기를 촉구한다. 아울러 스포츠가 추구하는 숭고한 정신인 ‘페어플레이’ 정신에 대한 지속적인 지도와 계도도 필요함을 강조하고 싶다. 신문선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
  • [하프타임] 女 쇼트트랙 코치에 박세우·전재목

    대한빙상경기연맹(회장 박성인)은 구타 파문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최광복 김소희 코치의 사표를 수리하고 박세우(32) 전재목(31)씨를 여자 쇼트트랙 새 대표팀 코치로 선임했다고 15일 밝혔다.1993년 세계팀선수권대회 500m 금메달리스트인 박세호 신임 코치는 에이스 최은경의 소속팀인 한국체대 빙상팀을 지도해 왔고, 같은해 동계유니버시아드 5000m 릴레이 우승 멤버였던 전재목 신임 코치는 미국 워싱턴에서 빙상 지도자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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