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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日납치자 가족 송환 용의”

    |도쿄 황성기특파원|북한이 납북됐다가 고국으로 돌아간 일본인들의 나머지 가족들을 돌려보낼 뜻을 지난해 7월 말 일본 내 북한 지원단체를 통해 일본 정부에 전달한 데 이어,지난달에도 같은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북한은 지난달 20∼21일 중국 베이징(北京) 시내 한 호텔에서 일본의 ‘납치구출의원연맹’ 사무국장인 자민당의 히라사와 가쓰에이(平澤勝榮) 의원 등과 만나 “(일본에 돌아간 납북 피해자의)가족들을 보내줄 용의가 있다.”며 협상을 계속하자고 요청했다. 북한은 이 자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납치 사실을 시인하고 사죄한 만큼 이 문제를 해결할 용의가 있다.”며 (일본으로 돌아간)납북 피해자 5명을 북한으로 보내면 가족과 함께 돌려보내겠다는 뜻을 밝혔다.북한은 “(가족들로부터)북한에 남으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보장하는 방안을 실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 “일본으로 가라고 명령할 순 없지만 가도록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자리엔 일본측에서 히라사와 의원 등 4명이,북한측에서 정태화 외무성순회대사(차관급)와 조·일교류협회 부회장인 송일호 외무성 부국장,노정수 외무성 제1차관보 등 5명이 참석했다.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북한이 남은 가족들을 돌려보낼 의사가 있다면 공식 외교채널로 연락해올 것’으로 보고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日열도에 뿌리내리는 신보수](3)새 한·일 관계를 위해

    |도쿄 황성기특파원|시즈오카 현립대학의 조교수인 고하리 스스무(41)는 작년 11월 부산에서 값진 경험을 했다.자신의 제자들과 동서대 학생들이 한·일 두 나라의 내셔널리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토론하는 자리였다. 10여명의 양국 학생이 원탁에 둘러앉아 시작된 토론은 금세 열기를 띠어갔다.일본 학생이 한국의 내셔널리즘을 “폐쇄적·배타적”이라고 비난하자,한국 학생은 “군사국가로의 회귀”,“동해를 ‘일본해’라고 하는 것이야말로 배타적”이라고 맞받아쳤다.다른 일본 학생은 “반일(反日)은 한국에서 ‘힘의 원천’”이라며 “역사교과서,야스쿠니 신사참배,종군위안부 문제가 나오면 한국은 ‘과거’를 꺼내 일본을 때림으로써 민족적 우위의 쾌감을 얻어왔다.”고 주장했다.이를 듣던 한국 학생은 “힘의 원천이라든가,쾌감이라는 표현은 웃긴다.사실을 지적했을 뿐”이라고 응수했다. 토론은 갈수록 과열돼 분위기가 한때 험악해지기도 했다.하지만 토론이 끝난 뒤 어떤 일본 학생은 “서로 가슴 속에서 생각하고 있는 문제였기 때문에 공개된자리에서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소중하다.”고 감상을 털어놓았다.뒤풀이에 간 이들은 뜨거웠던 토론은 깡그리 잊은 듯 얘기꽃을 피웠다. 고하리 교수는 “두 나라의 20대들이 역사망언을 일삼는 일본 정치인이나 반일감정을 때에 따라 이용하는 한국 수구파 정치인들보다는 훨씬 세련돼 있었다.”고 당시의 느낌을 들려준다.그는 “독도(일본명 竹島·다케시마)나 동해(일본해)의 명칭,일본의 우경화,교과서 문제 등 우호나 교류의 장에서는 터부시해 온 얘기를 앞으로는 거부하지 않고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美·中 양대국 틈서 공동이익 추구해야 한국과 일본의 주역인 3040세대,그들은 전쟁경험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똑같다.그러나 한국쪽이 민주화를 이룬 성공체험이 있다면,일본쪽은 70년대 파산한 학생운동을 보고 자라며 좌파적·진보적 활동의 무의미함을 실감한 세대이다. 한국쪽이 사회에 진출한 90년대 들어서 가까스로 성장의 과실을 누리기 시작했다면,일본쪽은 정점에 달했던 80년대 중반의 ‘재팬 넘버 원’을 맛보다,거품경제가 붕괴되고 ‘잃어버린 10년’,좌절의 90년대를 보냈다. 반일감정이 옅어지는 대신 북한을 의식하고,반미를 비롯한 민족주의 성향이 짙어진 한국의 3040,이전 세대와 달리 식민지배에 ‘빚’이 없고,싹트는 내셔널리즘 속에서 국가를 인식하기 시작한 일본의 3040이 어떻게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면 좋을까. 한국의 386세대 국회의원들과 교류가 두터운 고바야시 유타카(39·참의원) 의원은 이렇게 제시한다. “정치도 경제도 글로벌화해 가는 시대에서 두 나라가 반목하면 어떤 손해가 있는지를 인식해야 한다.FTA(자유무역협정)문제만 해도,중국과 맞설 때 양국이 제각기 싸우는 것과 공동운명체로 싸우는 것,어느 쪽이 합리적인가를 생각하면 해답은 보일 것이다.” 중국의 위협에 한·일이 공동대처해야 한다는 인식은 평론가 미야자키 데쓰야(41)도 마찬가지다.“일본이 영토확장에 야심이 있다거나,전쟁국가가 된다는 것은 망상이다.한국이 따뜻한 눈길로 봐줬으면 한다.미·중 양대국에 낀 일본과 한국이 파트너로서 협력관계를 구축해 가야 한다.”(미야자키) 그러나 새 한·일관계 구축이라는 이상과 목표에도 불구하고,신보수 일본인들의 역사인식,대 한국관에는 적지 않은 거리와 괴리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본 주재원인 한국인 A(40)씨는 술친구인 일본 신문기자(38)에게서 들은 얘기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김치나 감자탕은 물론 한국 영화도 좋아하는 그 친구와 한·일관계에 대해 가볍게 토론하던 중의 일이었다.“1910년의 한일합방은 힘이 있는 나라가 힘이 없는 나라를 식민지 지배하던 당시 역사의 필연이었다.” 친구의 이런 말에 A씨는 취기가 달아났다. “‘창씨개명은 조선인이 원했다.’(아소 타로 전 자민당 간사장)거나 ‘조선인이 한일합방을 바랐다.’(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는 망언은 비난하면서도 그들 망언의 주인공과 비슷한 역사인식을 갖고 있는 일본인 친구에게 벽을 느꼈다.”(A씨) 지난해 한국인 무비자 특구를 일본 정부에 신청한 기쿠치(菊池)시는 한동안 곤욕을 치렀다.“무비자가 실시되면 일본에서의 한국인 범죄가 급증할 것”이라는 밑도끝도 없는 음해성 메일이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일본인도 A씨와 비슷한 경험을 하기는 마찬가지다.경찰 공무원인 가와무라(37·가명)는 지난해 11월 어학연수를 하던 한국에서 난처한 체험을 했다.첫 대면한 한국인으로부터 “당신이 한국사람인지,일본사람인지를 가리는 좋은 방법이 있다.”면서 “독도는 어느나라 땅이냐”는 질문을 받았다.“독도는 일본땅”이라고 대답했던 그는 “역시 일본사람”이라며 그 한국인에게서 무안을 당했다. 한국쪽이 내셔널리즘이 심하다고 생각하는 일본인도 적지 않다.도요가쿠엔대학 전임강사인 사쿠라다 준(38)은 “지금 한국이야말로 전전의 일본 같은 내셔널리즘 과잉이 아닌가.”고 주장한다.“한국인이 일본에 대항의식을 갖고 접해 올 때 어색한 감정을 갖는 일본인이 많다.”(사쿠라다) ●젊은세대 한·일관계 큰 굴절 없어 생각의 골을 메우기 위해서도 고바야시 의원은 두 나라 젊은 세대의 역할을 강조한다.“먼저 (망언 같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만일 야스쿠니 참배나 역사교과서 문제로 마찰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원만히해결할 수 있는 신뢰조치를 한·일의 젊은 세대가 만들어가야 한다.”(고바야시) 그 조치의 좋은 사례로 한·일 역사공동연구위원회나,한·일 FTA교섭을 꼽는다. 일본 팝음악에 빠진 한국의 젊은이들을 취재해 ‘좋아해서는 안되는 나라’라는 책을 써낸 간노 도모코(40)는 한·일관계가 ‘제2의 단계’에 들어갔다고 본다.그 증거로 일본 언론에 한국 386세대와 관련된 기사가 늘어난 점을 꼽는다.“한국의 중추가 새 세대로 자리잡았다고 일본의 동세대가 의식하기 시작했다.”(간노) “2002년 월드컵,영화,드라마,음악 같은 양국문화의 유입으로 젊은 세대의 한·일관계에는 큰 굴절이 없다.”고 분석하는 그는 “사고방식이 다른 점을 피부로 느끼는 세대가 늘어나는 것은 양국관계가 바뀌어갈 전조”라고 내다봤다. marry04@ ■이종원 릿쿄大 교수 진단 |도쿄 황성기특파원|릿쿄대학의 이종원(李鍾元) 교수는 “일본의 내셔널리즘은 당장은 위험하지 않더라도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그는 “반드시 과거회귀는 아니지만 젊은세대들은 체계적 논리나 언어를 갖고 있지 않은 탈역사적 내셔널리즘이어서 낡은 역사,낡은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일부 정치적 의도에 쉽게 동원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 젊은 세대들에게서 내셔널리즘을 찾는다면. -과거 세대가 역사 대 반역사의 구도라면,젊은 세대는 한 마디로 탈역사이다.역사의 맥락을 생각하지 않고,한일합방을 ‘힘의 정치’에 의한 역사라고 쉽게 말해버린다.그렇다고 역사를 미화한다는 의식도 없다.일종의 중립적 태도다.이전 세대처럼 한국을 깔본다거나 전전으로 돌아간다는 생각도 없다. 한국을 역사적 구조에서 보지 않고,평면적·단락적으로 보는 세대가 늘었다.분명한 시대변화이지만 그래서 혼란스럽게 한다. 신·구 내셔널리즘의 관계는. -얽혀 있다.신 내셔널리즘이 명확한 사고구조나 언어표현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실체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지만 표현은 히노마루(국기),기미가요(국가) 같은 옛것을 쓴다.보수정치가 전략적·정치적 동기 때문에 새로운 세대들의 내셔널리즘에 낡은 옷을 입히려고 하고 있다.때문에 새롭게 등장하는 내셔널리즘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객관적 대응을 해야 한다. 이것들은 위험하고 공격적이고,배타적이고,우파적인 대내외 정책과 맞물려 있다. 새 세대에도 양면이 있을 텐데. -긍정·부정 양면이 있다.한국,한국문화에 대해 편견이 없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일관된 체계가 없으니까 일관된 체계를 갖고 있는 전전회귀형 내셔널리즘에 쉽게 끌려갈 가능성이 있다.30∼50대,특히 40대 이후는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를 좋아한다.언론·학계도 그렇다.젊은 세대들은 다나카 야스히로 나가노 지사 같은 혁신파를 지지하면서도 이시하라에게도 친밀감을 표시한다. 한국 젊은세대의 내셔널리즘이라면. -월드컵에서의 붉은 악마를 한국의 내셔널리즘이라고 흔히 예로 들면서 더불어 반미를 꼽는다.그것은 일본의 현상과도 연관이 있다.단순화시키면 아시아가 1945년 이후 정치·경제적 성장,민주화를 이루면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발견했다.미국·유럽·일본에 대해 열등의식을 갖지 않는 세대가 중국이건,한국이건 나오고 있다. 한·일 내셔널리즘의 틀린 점이라면. -아시아 전체가 유럽과 미국에 대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그 속에서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추세인데,과도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일본만 1990년대 경제침체로 좌절했다.그래서 과민해졌다.내셔널리즘은 자신감이 넘칠 때는 개방적이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배타적이고,히스테리컬해지고,병리적이 된다. 한국도 세계화라든가,고구려붐이라는 국토회복운동 같은 내셔널리즘적인 현상들이 있었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는 반드시 그렇지 않은 것 같다.한국쪽은 자기정체성은 강하지만,반면 글로벌하고 동아시아를 얘기한다.젊은이들의 국가별 호감도 조사에서 1위 일본,2위 북한,3위 중국 순으로 나타나는 것은 바로 그같은 이유에서인 것 같다. ●이종원 교수는 1953년 대구출생.민청학련 사건으로 서울대를 중퇴한 뒤 일본으로 건너와 도쿄대서 법학박사.도호쿠대학 조교수를 거쳐 현직(법학부).저서로는 ‘동아시아 냉전과 한미일 관계’ 등.
  • [日 열도에 뿌리내리는 신보수](1)일본의 신보수 탄생 배경

    21세기 일본의 첫 총선거(중의원)가 치러진 작년 11월 9일,하나의 키워드가 창조됐다.보수 양당제로의 재편,사민·공산당의 몰락이 일어난 열도를 읽어낼 새 흐름,풀뿌리 신보수이다.열도에 뿌리내려가는 신보수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간단하다.그 흐름이 주류가 되어가고,그 핵인 젊은 세대들이 일본의 주역으로 성장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그들은 어떤 일본을 구상하고 있는가,그들이 주역이 되는 일본에 대해 우리는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는가.풀뿌리 신보수,침몰해 가는 사민주의,그들과의 새 한·일 관계를 3회에 걸쳐 제시한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세밑인 12월18일 게이오대학.강연에 나선 작가겸 와세다대 교수인 헨미 요(59)는 200여명의 청중 앞에서 “도무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있다.”고 운을 뗐다. 그의 수수께끼는 이렇다.북·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다나카 히토시 외무성 심의관 집에 지난 9월 폭발물이 설치됐다.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는 ‘당연한 일”이라는 망언을 했다.“자기와 생각이 다른 인물을 암살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이 공인으로서 있을 수 있는 국가는 일본 밖에 없다.이런 발언을 하는데도 어떻게 300만표를 얻었는지,그리고 비인간적인,상식적이지 않은,있어서는 안될 발언을 한 그가 어떻게 도쿄도 지사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는지.왜 이런 발언을 해도 인기가 있는 건지…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은 무엇인가.” 이렇게 호소한 헨미는 “자연발생적인 파시즘의 전조”라고 지금 일본의 현상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다나카 심의관 집에 폭발물을 설치한 범인들이 체포된 것은 12월19일이었다.조총련과 사민당,일본교직원노동조합 건물에 총격을 가하거나 정치인들에게 실탄과 협박문을 보냈던 이들은 ‘도검(刀劍) 벗의 모임’ 회원들이었다.전통적인 우익단체와는 다른 자생적 신보수다.면면을 보면 치과의사,미용실 경영자,주지 등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40∼50대 보통 시민이다. 2001년 한·일 역사교과서 파동을 일으킨 ‘새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일반 참가자들도 ‘보통’을 자처하는 시민들로 추정된다.이 모임의 가나가와현 지부에 2001년부터 4월부터 10개월간 참가해 회원들을 조사한 우에노 요코(25·당시 게이오대 학생)에 따르면 회원들은 스스로를 ‘침묵하는 다수’로서 보통시민의 감각을 지녔다고 생각한다.2차대전 패전 후 태어난 30∼40대가 주축인 이들은 좋아하는 정치가로 이시하라 도쿄도 지사를 첫 손가락에 꼽는다. “침묵하는 다수”였던 야마모토 헤루미(37)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접하고 1999년 행동파로 변신했다.신보수 정치인의 산실인 마쓰시타 정경숙 출신인 그는 ‘청년의 모임’을 만들어 1인 시위를 해오다 지금은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을 구출하기 위한 전국협의회’ 간사를 맡아 가두서명 등 “행동부대”로 일하고 있다. 야마모토는 “시대가 바뀌었다.”고 실감한다.재작년 9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게 일본인 납치를 시인하기 전만 해도 술자리에서 납치,안보 문제를 꺼내면 시큰둥했던 친구들이 이제는 진지하게 응해온다.군대보유,천황제,애국심을 강조하는 그는 납치 해결 전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를 해서는 안되는 대북 강경론자이다.그가 주도하고 있는 ‘청년의 모임’ 회원들은 주축이 10대에서 4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산케이신문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도요가쿠엔대학 전임강사 사쿠라다 준(38)은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보수논객이다.그는 천황제,헌법 9조 개정을 통한 군대보유,야스쿠니(靖國)신사 존속,애국심을 강조하는 교육기본법을 주장하지만,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과격보수와는 약간 다르다. 북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일본이 진주만 공격에 나선 것은 “미국의 석유금수 조치로 절망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비유하는 사쿠라다는 “북한을 만족시켜서도 절망시켜서도 안 된다.”고 대북 지원 필요성을 주장한다.그런 점에서 야마모토보다는 온건하다. 좌파 주간지 ‘슈칸긴요비(週刊金曜日)’의 다케우치 가즈하루(33) 기자는 이들을 “좌절을 겪으면서 경제대국의 재현,국제사회에서 큰소리를 칠 수 있는 군사력에 대한 갈망을 키워가고 있는 세대”라고 정의한다. “‘잃어버린 10년’ 동안 얻은 것은 내셔널리즘”이라고 분석하는 간사이가쿠인대학 아베 기요시(39)교수의 말처럼 풀뿌리 신보수는 1990년대 거품경제의 붕괴와 더불어 저변을 넓히기 시작했다. 같은 시기 극우 만화가 고바야시 요시노리(50)가 등장,젊은 세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만화 ‘전쟁론’ 등을 통해 침략전쟁을 미화하고,군대 보유를 알기 쉽게 설명해 군사 내셔널리즘의 토양을 다졌다. 이런 가운데 신보수의 지형을 넓히고,단결토록 만든 “패전 후 첫 퍼블릭 메모리”(헨미 요)는 역시 2002년 9월 북한의 납치 시인이었다는 데 대다수 사람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일본 국회에서 지한파로 꼽히는 고바야시 유타카(39·참의원)는 일본의 최대 적을 “북한”이라고 꼽는다.그도 헌법 9조 개헌 등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신보수 대열에 서있기는 하지만 지금의 흐름이 “과거 히노마루(일장기)를 흔들던 군국주의적인 것과는 다르다.”고 강조한다. 가네코(63·회사이사)는 올해 두 종류의 연하장을 만들었다.나이든 사람에게 “일본 안보의 위기감”을 주제로,젊은층에게는 “싸우는 일본은 어디로 갔는가.”였다.건설회사 간부로 20여년간 해외를 다니며 ‘강한 일본’을 체감했던 그는 지금의 ‘약한 일본’에 위기감을 느끼는 ‘보통 시민’이다. marry04@ ■ 오구마 게이오대 조교수 |도쿄 황성기특파원|게이오대 조교수 오구마 에이지(小熊英二)는 “영국,프랑스에서 경기가 좋지 않았던 70∼80년대 이민 배척 운동이 태동한 것처럼 지금의 일본이 그렇다.”면서 “네오나치즘을 했던 사람들이 과거의 나치즘을 알고 했다기보다 경제적 불만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택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일본의 내셔널리즘은 선진국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 내셔널리즘이 탄생한 배경은. -1990년 전후 냉전 종언과 불황이 동시에 일본에 찾아왔다.지금은 가난하지도 않지만,과거처럼 고도성장이 되는 시기도 아니다.그런 점에서 첫째,목표가 없어졌다.과거처럼 가난을 딛고 풍부하게 된다거나 좋은 생활을 추구하는 목표가 사라진 것이다. 둘째,냉전이 끝나고 미국 일극체제가 되면서 일본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요구가 강해졌다.미·일 가이드라인 수정,자위대 파병 요구 같은 것들이다.셋째,전쟁을 경험한 사람이 사회에서 점점 물러나면서 전쟁기억이 없어지고 있다는 점이다.이 세가지가 현재 내셔널리즘으로 불리는 현상의 배경이다. 특징이라면. -패전 직후의 (전통적)우익과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과는 분명 다르다.예전의 우익,보수는 전전(戰前)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이지만 교과서 모임측은 전전을 모른다.그때를 살지 않았으니까.고도성장기 이후의 사람이 많다.전쟁 전을 몰라서 “전쟁이 좋다.”거나,“한·일병합이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라든가 해도 그 말에 리얼리티가 없다. 이전의 보수,우익은 한국 중국에 대해 전통적인 멸시가 있었다.가난한 시절의 한국,중국밖에 모르기 때문이다.지금의 20∼30대들은 한국과의 우호나 한국 문화 같은 것을 자연스럽게 얘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한·일병합은 옳았다.”는 형태로 나타난다. 목표가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헤매고 있고,미국의 압력에 의한 군사요구의 흐름 속에서,자신 속에 전쟁체험이 있는 것도 아니다.그래서 명확히 뭔가에 몰두할 수 있는 내셔널리즘이 필요한것이다.신흥종교를 추구하는 마음과 비슷하다고 할까.그들은 ‘천황'에 충성심을 갖지도 않고 있다. 젊은 세대들에게 내셔널리즘을 가르치는 세력은 누구인가. -단순히 말할 수 없을 만큼 많다.전통적인 우익들이 먼저 있다.자민당 지지 기반과 연결돼 있고,신도(神道)의식,야쿠자 조직과도 연결돼 있다.이들은 이익 기반과 연결돼 있다.‘새 역사교과서 모임’ 같은 사람들도 있다.그러나 이들은 조직과 연결돼 있지 않고,신도의식 같은 것도 없다. 2002년 북한의 납치 시인이 일본내 여론을 폭발시키고 보수진영을 단결시켰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 ●오구마는 1962년 도쿄 출신.도쿄대 농학부를 거쳐 이와나미 출판사에서 10년간 근무.도쿄대에서 박사학위 취득한 뒤 현재 게이오대 종합정책학부 조교수.저서로는 ‘민족과 애국-전후 일본 내셔널리즘과 공공성’,‘치유의 내셔널리즘’ 등.
  • 엄마품속의 기적/이란 매몰현장서 6개월 女兒 72시간만에 극적 구조

    지난 26일 발생한 이란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밤시의 폐허 속에서 기적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란 케르만주 밤시에 지진이 강타한 지 72시간이 지난 29일 새벽 폐허더미 속에서 생후 6개월된 여자 아기가 엄마 품에 안긴 채 발견됐다.‘나심’이라는 이 여자 아기는 엄마가 온 몸으로 감싸안으며 쏟아져내리는 진흙벽돌 건물 파편들을 막아준 덕분에 무사할 수 있었다.로이터통신은 아기는 상처만 조금 입었을 뿐 건강한 편이라고 적신월사 구조 대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각국에서 온 구조대원들이 추가 생존자가 더 이상 발견되지 않자 철수를 준비하던 상황에서 나심의 기적같은 구조소식이 전해지자 비탄에 빠져 있던 이란 국민들과 구조대원들은 잠시나마 기쁨에 들떴다. 발견 당시 나심은 엄마의 품속 깊이 안겨 있었다.나심의 엄마는 하루 전에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구조대원들은 전했다.근처에서는 나심의 언니와 오빠들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이란 국영TV는 밤이면 기온이 크게 떨어지고 물과 음식도 없이 갓난아이가어떻게 버텼는지 모르겠다고 보도했다.한편 나심의 발견 시점을 두고 적신월사의 한 간부는 지진 발생 72시간 만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구조요원들과 이란 국영TV는 37시간 만이라고 엇갈리고 있지만 기적 앞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이날 아침 무너진 가옥들 사이에서 다리가 부러지고 의식을 잃은 12살짜리 소녀가 극적으로 구조됐다.한 구조대원은 “지붕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은 데다 공기가 통했기 때문에 이 소녀가 생존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특히 이 소녀가 발견된 부엌 근처에 쌀로 만든 음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지진으로 집이 무너진 이후 잔해 속에서 이 음식으로 연명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집에서 키우던 카나리아 덕분에 구조된 아이들도 있다.건물더미에 매몰돼 있던 어린이 두 명이 카나리아 두 마리의 도움으로 구출됐다고 이란 관영통신 IRNA가 30일 보도했다.통신은 “심하게 다친 두 어린이는 새장 옆에 누워 있었으며 새소리를 들은 구조대원들이 몇 시간 동안 구조작업을 벌인 끝에 이들을 구해냈다.”고전했다.구조대원들은 어린이들을 구해준 카라니아들을 새장 밖으로 풀어주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김균미기자 외신 kmkim@
  • 국제플러스/北 “납치日人, 평양으로 가족마중”

    |도쿄 황성기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25일 일본에 있는 납치피해자들이 평양공항까지 마중을 오면 가족들을 보내주겠다는 북한의 제안에 대해 “(가족들을) 정말 귀국시킬 거라면 외무성으로 연락이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도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중심이 돼 정식루트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 정상”이라고 말했다.고이즈미 총리와 후쿠다 관방장관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북한의 비공식 의사타진에도 불구하고 납치자 문제는 정부간 교섭을 통해 해결돼야 하며 아직은 북한의 진의가 분명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21일 이틀간 베이징에서 ‘납치일본인 구출 행동의원연맹’ 사무국장인 자민당 히라사와 가쓰에이(平澤勝榮) 의원 등에게 “일본으로 돌아간 납치피해자들이 평양공항으로 마중을 오면 좋겠다.”며 납치 피해자 가족들을 송환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 이런 책 어때요

    괴테의 그림과 글로 떠나는 이탈리아 여행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 박영구 옮김 생각의나무 펴냄 ‘근대 최고의 교양인’ 괴테가 관찰한 문화의 제국 이탈리아 여행기.괴테는 그의 37세 생일파티가 한창이던 1786년 9월3일 홀연히 이탈리아로 떠났다.바이마르 공화국의 추밀원 고문관이기도 했던 그가 왜 문학적 명성과 정치적 지위를 뒤로 하고 여행을 떠났을까.괴테는 정치권에 몸담은 10여년 사이 문학적 상상력이 무뎌짐을 깨달았고,그런 위기감을 극복하기 위해 1년9개월 동안 유럽문명과 예술의 원천인 이탈리아를 여행했다.‘세계의 수도’ 로마에 입성했을 때,그는 이 날을 “진정한 삶이 시작된 날”이라며 감격했다.전2권,각권 2만 9500원. 잃어버린 부족 구하기 아셰르 나임 지음 / 이종인 옮김 시대의창 펴냄 학살 위기에 처한 에티오피아계 유대인들을 이스라엘로 탈출시킨 현대판 ‘출애굽기’.아프리카 북부 에티오피아에 살고 있던 ‘팔라샤’라 불리는 흑인 유대인들을 내전의 와중에서 이스라엘로 탈출시킨 감동의 드라마다.저자는 학살 위기에 처한 유대인 부족들을 구하기 위해 에티오피아 대사로 파견돼 독재자 멩기스투와 협상하면서 한편으론 미국 내 유대인 조직을 통해 ‘솔로몬 작전’이란 구출작전을 펼쳤다.수천년 동안 히브리 성서에 기록된 각종 의식을 그대로 실천하며 살아온 팔라샤들은 자신들을 ‘베타 이스라엘’(이스라엘 가문)이라 불렀다.1만 5000원. 나는 걷는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 / 임수현·고정아 옮김 효형출판 펴냄 저널리스트 출신인 저자가 이스탄불에서 중국의 시안까지 실크로드를 따라 간 여행기.‘아나톨리아 횡단’‘머나먼 사마르칸트’‘스텝에 부는 바람’등 세 권으로 이뤄졌다.로마제국 시대의 실크로드 무역을 증언하는 플리니우스를 비롯, 알렉산더 대왕,칭기즈칸,티무르,진시황,한무제,건륭제 등 실크로드의 역사를 수놓은 제왕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규격화된 문명과 온실 속 문화에는 이제 싫증이 난다.”는 저자는 걸으면 몸에서 천연의 마약인 엔도르핀이 나와 기분이 좋아지고,영혼은 종달새처럼 날아올랐다며 실크로드 가는 길을 찬미한다.전3권,각권 9800원. 중세로의 초대 호르스트 푸어만 지음 / 안인희 옮김 이마고 펴냄 ‘중세’라는 표현은 15세기 중반 이후 인문주의 문헌학자들이 300∼500년에서 1500년 사이의 고대와 자신들의 시대 사이의 시대를 ‘중간 시대’라 부른 데서 유래한다.굶주림과 각종 질병이 이어진 중세의 삶은 그리 행복하지 못했다.아이를 부양할 능력이 없어 유아살해가 공공연히 행해졌고,평균수명은 30세 정도에 머물렀다.유럽 역사에서도 중세는 그동안 고대 로마의 장중함이나 르네상스의 화려함 뒤에 가려 퇴보의 시대로 인식돼 왔다.독일의 역사가인 저자는 ‘신앙의 시대’이자 ‘위조의 시대’인 중세 천년의 정수를 보여준다.2만 5000원. 보노보 프란스 드 왈 지음 / 김소정 옮김 새물결 펴냄 아프리카 콩고의 밀림에 사는 영장류인 ‘잊힌 유인원’ 보노보(bonobo)의 생태에 관한 보고서.보노보는 직립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모계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며,놀랍게도 상징언어로 인간과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성(性)은 인간사회에서 지배를 위한 도구이지만 보노보들 사이에선 화해와 협력을 위한 수단이다.인간 사이에 성은 권력에 따라 불평등하게 분배되지만,보노보 사회에선 반대로 평화와 우정의 매개체로 권력관계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보노보는 다윈의 갈라파고스 발견 이후 가장 중요한 과학적 발견으로 꼽힌다.3만 5000원.
  • [열린세상] ‘수신료’ 엉뚱한 해법

    KBS의 수신료 분리 징수안을 놓고 갈등과 힘 겨루기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이와 관련해 엉뚱한 해법을 하나 제시하고자 한다.현행 체제대로 운영하되 ‘수신료’라는 말 대신 ‘공익방송 부담금’이라고 부르자는 것이다.겨우 그까짓 이름 하나 바꾸는 거냐고 핀잔을 주기 전에 다음 얘기부터 들어보기 바란다.조지 오웰의 정치소설 ‘1984년’에 등장하는 가공할 통제사회는 단어를 없앰으로써 주민들의 사고의 폭을 줄이고자 한다.표현할 말이 없으면 생각 자체가 불가능해지고,어휘가 줄어들면 결국 의식의 한계도 좁아진다는 것이다.언어가 곧 생각이라는 작가적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그런데 언어결정론을 주장한 워프(Whorf)와 사피어(Sapir)의 가설에 의하면 실제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는 언어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인간의 사고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언어체계와 언어구조이며 언어는 한 사람의 현실인식과 환경인식,사고과정과 사고방식,나아가 세계관을 결정짓는다. 이런 의미에서 현행 ‘수신료’를 ‘공익방송 부담금’이라고 부르는 일은 KBS로 하여금 늘 공영방송으로서의 본분을 명심해 우리 사회 공익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방송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게 하고,국민들에겐 이를 감시하고 심판할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부여하는 묘책의 출발점이 된다.명분도 뚜렷하다.상업화와 저질화가 범람하는 오늘날 방송 현실이 매우 걱정되기 때문에 공익방송을 위한 부담금을 내서라도 방송환경을 정화할 필요가 있다.이에 반해 ‘수신료’는 아무리 좋게 해석하려 해도 ‘TV 시청행위 대가로 지불하는 요금’ 정도로 인식되기 때문에 이를 혼자서 꼬박꼬박 챙기게 해달라는 KBS의 대 국민 호소는 얄미운 투정처럼 여겨질 수 있다.물론 공정성 훼손에 따른 문제제기로 야기된 작금의 갈등 본질을 덮기에도 역부족이다. 아직도 이름 하나 바꾸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작명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사례들을 소개한다.통상 대규모 군사작전에는 그 성격을 규정하는 이름,즉 작전명이 붙는다.재미있는 것은 전쟁을 둘러싼 여론이나 오래 기억되는 정도가 작전의 성패가 아니라이름 자체와 관련이 깊다는 점이다.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것이 1991년 걸프전을 일컫는 ‘사막의 폭풍’인데,이에 대해선 사막에서의 전쟁 성격이 잘 부각된 이름 덕을 톡톡히 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정치적 담론이 생산·소비되는 과정을 보면 이런 현상을 좀 더 이해하기 쉽다.예컨대 정치 지도자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신념을 유포하기 위해 종종 정치적 언어를 조작한다.언어사용이 정치적 신념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미국이 레이건 대통령 시절 그라나다를 침략하면서 ‘구출임무 수행(rescue mission)’이라는 표현을 의도적으로 사용한 것은 자국민은 물론 세계인들로 하여금 미국에 유리한 현실인식을 유도하기 위한,계산된 조작이었던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미디어가 최종적으로 선택해 전달하는 용어들이 왜 중요한지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최근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한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노 대통령은 ‘탈당’한 것일까,‘당적 이탈’한 것일까? 재신임 발언은 ‘승부수’인가,‘고뇌에 찬 결단’인가? 10분의1 발언은 ‘정치도박’인가,‘자신감의 표현’인가? 정 반대의 시각이랄 수 있는 이 두 가지 용어가 미디어를 통해 어떻게 유통되었으며,우리의 생각은 어떻게 규정지어졌는가를 살펴보는 일은 매우 흥미로운 과제임에 틀림없다.물론 이 때 용어사용이 모든 인식을 좌우한다고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다.‘핵쓰레기장’이라고 불리던 것을 언론이 일사불란하게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나 ‘원전센터’라고 명기하고 있건만 국민들의 인식은 여전히 요지부동인 것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본질적인 문제 해결이 우선되어야 한다.바로 이 같은 맥락에서 KBS는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 태어나길 촉구한다.누구나 ‘공익방송 부담금’을 기꺼이 내겠다고 할 만큼 공익적이 되어달라. 오 미 영 경원대교수 신문방송학
  • 지하철승강장 추락 잇따라 극적 구조

    지하철 승강장 아래로 떨어진 시민들이 경찰관과 도시철도공사 직원에 의해 잇따라 극적으로 구조됐다. 17일 오전 6시46분쯤 서울 지하철 7호선 중화역 승강장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던 정모(31)씨가 발을 헛디뎌 승강장 아래로 추락했으나 폐쇄회로TV를 통해 이를 발견한 도시철도공사 직원 김초길(38)씨와 김상욱(33)씨가 선로로 뛰어들어 정씨를 구출했다.두 직원이 선로 가장자리에 떨어진 정씨를 끌어낸 뒤 30초 후에 온수행 7027호 전동차가 승강장으로 진입했다. 앞서 이날 0시35분쯤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 승강장에 청량리행 972호 열차가 진입하던 순간 이모(32)씨가 발을 헛디뎌 승강장 아래로 떨어진 뒤 정신을 잃었으나 서울 지하철수사대 소속 황봉필 경사가 기관사를 향해 손을 흔들어 전동차를 세우고 역무원과 함께 이씨를 구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 故전재규대원 내일 영결식

    남극에서 실종된 동료 대원들을 구출하다 숨진 전재규(27) 연구원의 영결식이 16일 거행된다. 한국해양원구원은 전 연구원의 영결식을 16일 오전 9시30분 경기도 안산시 사2동 한국해양연구원에서 연구원장(葬)으로 열기로 유족과 합의했다고 14일 밝혔다.전씨의 시신은 유족의 뜻에 따라 영결식후 수원 화장장에서 화장되며 유골은 일단 충주 중원사에 안치될 예정이다. 안산 김병철기자 kbchul@
  • “한국드라마에 빠져 직업까지 바꿨어요”드라마 기자 아베 유코 씨

    |도쿄 황성기특파원|한국 드라마 붐의 뿌리를 키운 자양분이라고 할까.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일본인이라면 그의 이름 넉자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카리스마적 존재라 불러도 괜찮을 법하다. NHK가 위성방송을 통해 방송한 ‘겨울연가(KBS 제작·일본 제목은 겨울 소나타)’로 폭발한 한국 드라마 인기의 이면에는 그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9월 한국 드라마를 소개하는 전문기자로 변신한 아베 유코(安部裕子·36)가 한국 드라마를 만난 것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축구를 좋아해 위성채널을 계약했는데 덤으로 아시아 방송을 보게 됐어요.그때 방송됐던 게 ‘별은 내 가슴에’(MBC 97년 방송)였는데 드라마에 출연한 안재욱을 보고 “이 사람 뭐야?” 했어요.일본에는 없는 헤어스타일이나 생김새였으니까요.그렇지만 궁금해도 정보가 전혀 없었어요.” 호기심은 맹렬한 정보 욕심으로 이어졌다.재일동포 친구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스스로 한국의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해 궁금증을 채워 나갔다.그러나 혼자만 그런 알찬 정보를 알고 있기엔 성이 차지 않았다.이듬해 한국 드라마를 알리고 정보를 교환하는 홈페이지 ‘한국 드라마 팬(www.fureai.or.jp/~juve10/)’을 개설한다. ●촬영지 관광 가이드 활동도 당시 50건 정도에 불과하던 하루 조회 건수는 지금 1만건에 이를 만큼 개인 사이트로는 대인기다.총 조회 건수도 최근 200만건(25일 현재 201만 4127건)을 돌파했다. 작년 3월 위성채널을 통해 방송됐던 ‘가을동화’(KBS 제작)가 일본인들의 한국 드라마 인기에 불을 붙인 뒤부터 바빠지기 시작했다.작년에 이어 올해 낸 ‘한국 TV & 시네마 LIFE’는 4만 5000부를 찍어냈다. 주부,인재파견회사의 면접관을 겸하고 있던 그녀는 “밀려드는 한국 드라마 일거리에 전념하기 위해” 곧 회사를 그만둔다.지금은 기자 일과 한국 드라마를 찍었던 촬영지를 여행하는 일본인 투어의 전문해설가로서 한국을 드나들고 있다. ●드라마로 한국문화와 친해져요 한국과 마찬가지로 요즘 일본인들에게 인기있는 드라마는 ‘대장금’.“시대극이라 꺼리는 팬들도 ‘옛날에는 한국은 저랬구나.’고 말할 만큼 알기 쉽게 조선시대를 그리고 있고,한 편의 드라마에 반드시 극적인 위기 구출의 스토리가 있어 재밌어 한다.”고 설명한다. 일본 드라마에는 공공연한 불륜이나 혼전 동거의 소재가 작년부터 한국 TV에 본격 등장한 점이 흥미롭다고 한다.“한국 드라마에는 선악의 대결,빈부의 차,신데렐라 스토리가 많아요.일본인들 눈에는 마치 한국에는 재벌 아들과 고아의 사랑밖에 없는 듯 느끼게 하는 요소예요.” 한국 드라마 붐이 일본인에게 미친 영향은 무엇일까.“아직도 한국이 ‘무섭다.’는 일본인들이 생각보다 꽤 많아요.이런 분들이 ‘겨울연가’를 보고 배용준에 관심을 갖고 배용준을 좋아하다 보니 한국에 흥미를 느끼고,한국말을 배우고 한국에 가고 싶다는 분들도 있어요.문화로 접하는 한국이,다른 무엇보다 쉽게 한국을 받아들이게 해주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한국측에서 드라마 판권료를 너무 올려 일본 방송국들이 구입을 꺼리는 점이 아쉽다는 아베는 “한국 드라마 인기가 지속됐으면 하는” 소박한 꿈의 소유자이다. marry04@
  • “공익전선 이상~무!”/부산지하철 공익요원 송준후씨 선로추락 70대할머니 극적 구조

    서울지하철에서 최근 30대 남자가 선로에 떨어진 70대 노인을 극적으로 구출해 잔잔한 화제가 된 가운데 부산에서 공익근무요원이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70대 할머니를 극적으로 구조했다. 17일 오후 5시 55분쯤 부산지하철 1호선 남포동역에서 노포동 방면 하행선 선로에 떨어진 전모(73·여·부산 북구 화명동)씨를 현장에서 근무중이던 공익근무요원 송준후(사진·22·부산진구 양정동)씨가 전동차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도 선로에 뛰어들어 극적으로 구조했다. 송씨는 “승강장으로 전동차가 진입하고 있는데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이야기를 하면서 철로쪽으로 한발한발 나갔고,이어 할머니가 중심을 잃고 선로로 떨어졌다.”며 “망설일 틈도 없이 선로로 뛰어들어 쓰러진 할머니를 끌어안고 승강장 밑부분으로 대피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전씨는 남동생(69)과 함께 승강장에서 대기하다 전동차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한발짝씩 승강쪽으로 다가서다 중심을 잃고 선로쪽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사고 당시 전동차와 할머니와의 거리는 불과 10m정도였으며,조금만 늦었어도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목격자들은 회상했다. 공익근무요원으로 3개월을 보낸 송씨는 “눈앞에서 벌어진 상황이어서 그냥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몸을 던졌다.”며 “근무지에 배치받기 전에 사람이 선로로 떨어지면 선로 사이나 높이 1m의 승강장 밑으로 대피하라는 안전교육을 받아 전혀 무섭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씨는 떨어진 충격으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경찰은 전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린치일병 “난 영웅이 아니다”/‘나도 군인이어요’ 전기 출간 美당국 구출상황 과장 폭로

    자신이 이라크전서 포로로 잡혔다가 구출되는 과정이 미군 당국에 의해 지나치게 과장,날조됐음을 밝히는 제시카 린치(20) 일병의 전기(사진)가 11일 출간됐다. 전 뉴욕타임스 기자 릭 브래그가 쓴 “나도 군인이어요:제시카 린치 이야기”라는 제목의 이 전기를 앨프릿 크노프사가 초판으로 무려 50만부를 찍었다.린치는 브래그와 함께 크노프사로부터 100만달러의 공동 선수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린치는 전기 출간에 즈음해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조작된 영웅’ 이미지에 불쾌감을 표시했다.특히 이라크군의 공격에서 용감하게 응사했던 것처럼 묘사한 보도에 “마음이 불편하다.”고 토로했다.린치는 “당시 내가 한 일은 웅크리고 앉아 기도하는 것뿐이었으며 나는 총을 한방도 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내가 하지도 않은 일을 나의 공적으로 알려지게 할 생각은 없다.”고 자신에 대한 영웅대접을 거부했다.하지만 자신을 구해준 병사들을 영웅으로 생각하는 것만은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온 몸이 부서진 채 후세인 병원침대에 누워 있을 때 “이대로 죽을 순 없다.”고 결심했다며 “속으로 ‘나는 돌아가야 할 가족이 있고,애인이 있으며,할 일도 많다.’며 마음을 굳게 먹었다.”고 술회했다. 그러나 이 책이 대박을 터뜨릴지는 아직 미지수.CNN방송은 린치가 그동안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음에도 불구하고,출간 첫날의 판매 실적은 기대에 못미쳤다고 보도했다.다만 온라인 서점 아마존에선 이날 판매실적 21위를 기록했다.아직도 목발 한 쪽에 의지해야 하는 린치는 현재 병가중이며 하루 두시간씩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전기 출판 당일인 이날도 그녀를 둘러싼 가십 기사는 이어졌다.미국의 포르노 잡지 허슬러 발행인 래리 플린트가 린치의 누드 사진을 입수했으나 마음을 바꿔 이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플린트는 린치 일병이 이라크에 배치되기 전 린치가 알몸으로 동료들과 장난치는 장면의 이 사진을 입수했지만 이를 싣지 않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구본영기자·외신 kby7@
  • 말말말˙˙˙

    그녀는 단지 이라크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억지 잔다르크를 조작해낸 부시 정부의 희생자일 뿐이다. -미국의 포르노 잡지 허슬러 발행인 래리 플린트,이라크에서 구출된 제시카 린치 일병의 누드 사진을 입수했으나 마음을 바꿔 이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며-
  • [씨줄날줄] ‘義人 수배령’

    “이게 뭐야?” 인터넷 사이트를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현상 수배….꼭 찾아주세요∼’ 이런 제목이 보인다.뭘 찾아 달라는 걸까.돈까지 걸어가며 찾아야 할 흉악범이 있는가 보다.‘워낙 험한 세상이다 보니 별 일도 다 있구나.’ 하면서 내용을 들여다봤다.그런데…. “수배범:나이 30대 초반.이름:박00.사건 개요:지하철 승강장 아래로 떨어진 70대 노인이 전동차에 치여 숨질 뻔했으나 30대의 한 용감한 시민 박씨에 의해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이 용감한 시민 박씨는 경찰에서 ‘사람이 승강장 아래로 떨어지는 걸 보고 본능적으로 뛰어들었다.’면서 ‘나 아닌 다른 사람이라도 그랬을 것’이라고 말한 뒤 사라졌다.수배혐의:이런 사람 꼭 찾아서 처벌해야 합니다.시민모금 운동해서 돈으로 깔아 죽이고….특집 프로 만들어서 성장배경,가치관,직업 모두 까발려서 한국사회에서 영원히 기억되도록 해야 합니다.꼭 찾아 주세요.잡히기만 해봐라.” “휴- 다행이다.” 흉악범이 아니란 말이지.지난 월드컵 때 선수들의 경기 모습이나 응원단의 열기는 지금다시 봐도 감격적이다.지하철의 용감한 시민 얘기는 이미 접했지만 현상수배까지 됐다니 더욱 누군지 궁금해진다.이 용감한 시민에 의해 구출된 문모(71)씨의 가족은 감사한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박씨는 한사코 사양했다고 한다. 지난 7월 지하철역 구내에서 선로에 떨어지려던 어린이를 구출해 내고 자신은 전동차에 치여 발목이 절단된 철도공무원 김행균씨의 미담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김씨 역시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현상수배 될 만한 얘기를 했다.안타깝게도 김씨는 최근 발목 접합수술 결과가 좋지 않아 끝내 절단하고 말았다고 한다.목숨을 구한 어린이의 부모는 아직도 누군지 모른다.남을 위해 목숨을 던졌지만 그 모습을 드러내기 부끄러워하고,남에 의해 목숨을 구했지만 나타나기 부끄러워하는 것은 다같이 부끄러워하는 것이다.다만 그 뜻이 다를 뿐이다. 우리는 부끄러운 것을 감추려는 세태에 익숙해져 있다.또 생색나는 일에는 부끄러워할 줄 모르고 덤비는 경향도 있다.‘현상수배범' 박씨는 자신의 행동을 ‘본능’이라며 “다른 사람도 그랬을 것”이라고 했다.누구에게나 박씨와 같은 본능이 있는 걸까.어쨌든 험한 세상에 현상수배범은 모두 잡혔으면 좋겠다. 김경홍 논설위원
  • 숨은 ‘義人’/지하철선로 추락 70대 구조 “할일 했을 뿐…” 언론 피해

    지하철 선로로 떨어진 70대 노인이 30대 시민의 구조로 전동차를 피해 목숨을 구했다.그러나 이 시민은 “젊은이로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노인의 가족이나 언론과의 접촉을 극구 피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4시50분쯤 서울 지하철4호선 충무로역 상행선 승강장에서 술에 취한 문영주(71·중랑구 면목동)씨가 발을 헛디뎌 선로로 떨어졌다.당시 주위에 있던 10여명은 “사람이 떨어졌다.”며 발만 동동 굴렀다.이때 귀가하기 위해 전동차를 기다리던 회사원 박남이(사진·32·노원구 상계4동)씨가 승강장 아래로 뛰어내렸다.문씨는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박씨는 문씨를 승강장 위로 올리려는 순간 당고개행 4152호 전동차가 역내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음이 들려오자 문씨를 선로 가장자리에 있는 폭 80㎝의 배수구로 밀어넣은 뒤 웅크린 몸으로 문씨를 감쌌다.가까스로 전동차를 피한 박씨는 문씨를 부축해 승강장 위로 밀어 올렸다.문씨는 인근 중대부속병원으로 후송돼 뒷머리 부분을 5바늘 꿰맨 뒤 이날 오후 8시30분쯤 귀가했다. 박씨는 문씨를 구출한 직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본능적으로 승강장 아래로 뛰어내렸다.”면서 “다른 사람이라도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씨는 “집안에 몸이 불편한 어른이 계신데 언론의 관심을 받으면 곤란하다.”며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만 남긴 채 현장을 떠났다. 박씨는 미혼으로 부모님을 모시며 한 연립주택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충무로역 관계자는 “박씨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계속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나,박씨가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한 것처럼 보이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문씨는 “내 몸무게가 83㎏나 되는데 젊은이가 힘도 센 것같다.꼭 연락해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린치일병 포로때 이라크軍이 성폭행”전기작가 책에 기술

    이라크전에서 포로로 붙잡혔다 구출돼 일약 스타가 된 제시카 린치(사진·20) 전 미군 일병이 이라크군에 잡혔을 당시 성폭행을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주장은 오는 11일 출간될 린치의 전기 ‘나도 군인이다:제시카 린치의 이야기’에서 제기됐다. 책의 저자인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 릭 브래그는 본문에서 “린치가 기억하진 못하지만 몸에 난 상처와 진료기록이 성폭행 당했음을 말해 준다.”고 기술했다. 전쟁 당시 미 제507 수송중대 소속이었던 린치는 지난 3월23일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서 그녀가 탄 군용차량이 이라크군의 공격을 받은 직후부터 3시간 동안 기억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전기에서 작가는 “잃어버린 3시간” 사이에 린치가 성폭행당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당사자인 린치는 다음주 방영될 ABC방송 ‘프라임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생각하는 것조차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언급을 꺼렸다. 그녀의 변호인 스티븐 굿윈은 “린치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더 이상 이 부분에 대해서 얘기하길 원치 않는다.”고입을 다물었다. 한편 린치는 이날 인터뷰에서 미군당국이 자신의 생환 과정을 필름에 담아 방영한 처사는 잘못이며,군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꾸며내 자신이 상처를 받았다고 비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神은 그들을 버리지 않았다/ 러 광부 11명 지하800m 매몰 6일만에 극적구출

    기적은 존재했다.계속 차오르는 물,구조작업을 방해하는 가스 누출,매몰된 광부들의 피신처 예상지점에 대한 불확실성 등에도 구조를 위한 노력은 끝없이 이어졌다. 그리고 6일 만에 매몰됐던 13명 가운데 11명이 목숨을 부지한 상태로 발견됐다. 29일 오전(현지시간).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1000㎞ 정도 떨어진 노보샤크틴스크에 있는 자파드나야 탄광에서 기쁨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6일 전인 지난 23일 지하 호수의 물이 넘쳐 갱도로 흘러들었다.작업중이던 71명 가운데 무사히 빠져나온 것은 25명뿐 나머지 광부 46명이 지하 800m 지점에 고립됐다. ●가스누출·물바다… 구조 애간장 이틀 만인 25일 33명이 구조됐다.이들이 구출된 것만 해도 광산측에서는 기적으로 여겼다. 그렇다고 행방이 묘연한 나머지 13명의 생명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수백톤의 바위와 흙들을 쏟아부은 끝에 갱도로 차오르는 물을 막을 수 있었다.그러나 무엇보다도 매몰 광부들이 어느 곳에 대피해 있을지 정확히 예측해내는 것이 중요했다. 물이 유입되는 것을 막고 나서부터 인접한갱도에서부터 매몰 광부들이 대피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을 터널로 연결하기 위한 굴착공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50m 정도 떨어진 두 지점 사이에는 단단한 바위덩어리가 가로막고 있어 공사를 어렵게 했다.가장 중요한 산소 공급을 위해 가는 파이프로 두 지점을 연결하는 작업도 함께 이뤄졌다. ●바위덩어리도 동료애 앞에선 무릎 당초 매몰 광부들이 대피했을 것으로 예상했던 지점까지 거의 도달한 28일 밤까지도 광부들이 살아 있다는 어떤 징후도 포착되지 않았다.대피지점 예상이 잘못됐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이제 와서 방향을 바꿀 수도 없었다. 운명의 29일 새벽.끝까지 저항하던 거대한 바위덩어리도 동료들의 목숨을 구하려는 뜨거운 마음 앞에 마지막 조각을 내며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희미하게 드러나는 어둠 속에서 미약하게 꿈틀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한 명이 숨지고 다른 한 명의 행방이 여전히 확실치 않지만 대부분인 11명이 끝내 구조된 것이다. ●시설낙후·채산성 악화 폐광예정 혼자 힘으로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쇠약해지긴 했지만 이중 10명은 비교적 건강한 것으로 알려졌고 한 명만 상태가 위중하다고 구조 관계자들은 전했다.광산 입구에서 6일간 애타게 구조 소식을 기다리던 가족들은 11명이 산 채로 구조됐다는 소식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자파드나야 탄광은 시설 낙후와 채산성 악화로 수개월 뒤 폐광될 예정이었으며 매몰된 광부들은 지난 3월부터 임금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일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세진기자·외신 yujin@
  • “한일합병 조선이 선택… 식민지배 인간적”日 이시하라 또 망언

    |도쿄 황성기·김수정기자|‘망언 제조기’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가 한일합병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쏟아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2001년 ‘3국인 발언’으로 한국·타이완인을 비하한 적이 있는 그는 이번에는 조선이 합병을 선택하고,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인간적이었다는 해괴한 논리를 펴 분노를 사고 있다. 망언은 28일 열린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을 구출하는 전국협의회’의 도쿄 궐기대회에서 나왔다. 마이니치·아사히 신문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그는 기조강연을 통해 1910년의 한일합병과 관련,“(일본은)결코 무력으로 침범한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그는 “한반도가 분열돼 의견이 통일되지 않으니까,그들(조선인) 총의로 러시아·중국·일본을 택할까 하다 근대화가 뚜렷하고 얼굴색이 같은 일본인의 도움을 얻으려고 전세계 국가가 합의한 가운데 합병이 이뤄졌다.”고 합병을 정당화했다. 이시하라 지사는 “그들의 감정으로 볼 때 화가 치밀고 굴욕적인 일이겠지만,그러나 어느 쪽인가 하면 그들 선조의 책임”이라고 마치 조선이 합병을 바랐으며 따라서 합병의 책임을 조선에 전가했다. 그는 “식민주의라고 해도 원래 발달해 있었기 때문에 인간적이었다.”고 억지 논리를 늘어놓기도 했다. 올들어 과거사에 관련된 정치인의 망언은 3번째다.그의 발언은 드문드문 이어져온 일본 정치인들의 ‘과거사 망언’을 총정리하고 있어 주목된다. “창씨개명은 조선인이 바란 것”(아소 다로 당시 자민당 정조회장·5월31일),“한일합병은 유엔이 승인한 것”(에토 다카미 전 총무처장관·7월12일)이라는 망언이 역사의 일부분을 왜곡하거나 잘못된 사실에 기인한 망언이었다.여기에 한술 더 떠 황국사관에 뿌리를 둔 이시하라 지사의 망언은 합병과정,식민지배를 미화하는 극우 보수세력의 그릇된 한·일 역사인식을 거침없이 총체적으로 주장하고 있고,그런 망언이 일본 사회에서 큰 저항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대목이다. 대북 대화파인 외무성 간부 집에 지난달 폭발물이 설치된 것을 “당연한 일”이라고 발언,물의를 빚었던 그는 “총재선거에서 이슈화하기 위한 계산된 발언”이라고 할 만큼 의도적인 망언으로 유명하다. 이번 망언이 이뤄진 곳이 피랍자 가족 송환을 요구하는 집회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북 강경파인 이시하라 지사가 납치문제에 관한 보수세력의 대결집을 노리고 자극적인 발언을 흘린 것 아닌가 하는 추측도 가능하다. 한국 정부는 29일 이시하라 지사의 망언과 관련,외교부 당국자 논평을 내고 “일본의 책임있는 정치인이 그릇된 역사관을 바탕으로 시대 역행적 발언을 한 것은 참으로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marry01@
  • 남녀노소 무차별 납치… 대낮 연쇄 날치기/ 강남 “외출하기 두렵다”

    ‘강남 주민은 외출하기가 두렵다.’ 서울 강남 일대에서 28,29일 이틀 동안 2건의 납치·강도와 5건의 날치기 사건이 잇따라 발생,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올 들어 발생한 각종 강력사건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여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특히 경찰의 지문분석 결과 28일 청담동 부녀자 납치사건의 범인은 지난 3월 여대생 납치·성폭행 사건의 범인과 동일 인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종전 사건에서는 20∼30대 젊은 여성을 겨냥한 반면 이번 납치·강도 사건은 장·노년층을 대상으로 해 범행이 무차별로 벌어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범행 장소도 주택가 골목과 아파트 단지,대로변 등으로 확대됐다. ●여대생 납치 용의자가 7개월만에 또 납치극 28일 오후 7시30분쯤 강남구 청담동 주택가 골목길에서 주민 이모(48·여)씨가 교통사고를 가장한 범인에게 승용차로 납치돼 수갑으로 손과 발이 묶인 채 강남 일대를 2시간 동안 끌려다녔다.범인이 버리고 달아난 승용차에서 채취한 지문을 경찰이 분석한 결과 범인은 지난 3월30일 대전에서 발생한여대생 문모(21)씨 부부 납치·성폭행 사건의 용의자로 공개수배된 박종화(39)씨인 것으로 드러났다.이씨는 차 안에서 흉기에 목을 찔리고 현금 315만원과 신용카드 5장,휴대전화 등을 빼앗겼다.박씨는 검정색 스펙트라 승용차를 몰고 가다 앞서가던 이씨를 차로 치어 쓰러뜨린 다음 이씨를 부축하는 척하며 강제로 승용차에 태웠다.이씨는 박씨가 은행에서 돈을 찾는 사이 행인에게 발견돼 다행히 구출됐다. 이어 29일 오전 1시쯤 강남구 압구정동 H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에서 아파트 주민 유모(67)씨가 20대 청년 3명에게 승용차로 납치됐다.유씨는 2시간30분만에 중부고속도로 충북 진천 부근에서 범인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스스로 손을 묶은 전깃줄을 풀고 탈출했다.이어 유씨는 근처에 주차된 화물차 운전자의 도움으로 서울 집으로 돌아왔다.범인들은 유씨를 납치한 직후 유씨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몸값 1억원을 요구했다.경찰은 은행CCTV에 찍힌 사진자료를 입수하고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유씨의 납치 현장은 청담동 납치 현장에서 3∼4㎞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지난 9월 신사동 교수 부부 살해사건 수사본부가 차려진 압구정동 치안센터에서는 불과 300∼400m 거리이다. 또 이날 오후 1시10분부터 2시 사이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과 청담동 대로변,대치동 은마아파트 앞 등 강남 일대 5곳에서 오토바이를 탄 2인조 날치기 일당이 길을 가던 부녀자 5명의 손가방을 잇달아 가로채 달아났다.피해자들은 현금 237만원과 신용카드 7장,통장 3개,금팔찌 1점 등을 빼앗겼다. ●경찰,“인력이 부족해서…” 강남 일대에서 강력 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지만,경찰은 속수무책이다.‘인원이 부족하다.’며 인력 탓만 하고 있다.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이라크 파병 반대·노동계 시위 등에 상당수 경찰력이 배치되다 보니 정작 민생치안에 직결되는 방범·순찰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며 곤혹스러워했다. 실제 강남서에 배속된 방범순찰대 1개 중대는 미 상공회의소와 한나라당 당사 등 시설경비에 배치돼 있다.인원이 부족해 3개 중대 500여명을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지원받았지만,대부분 경비 병력을 보충하는 데 쓰인다.강남경찰서 박기륜 서장은 “방범인력을 좀더 지원받고 방범용 CCTV를 늘려 범죄발생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영표 이유종기자 tomcat@
  • 고속철도 요금 부가세 대립

    내년 4월 개통 예정인 고속철도 요금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 문제가 핫이슈가 되고 있다. 부가세를 과세해야 한다는 재정경제부 입장에 맞서 건설교통부와 철도청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경부는 고속철도가 고급 교통수단인 만큼 부가세 과세는 당연하다는 것이고,철도청 등은 신선(新線)이 완전 개통되는 2010년까지는 부가세 유보를 주장하고 있다. 재경부는 이를 골자로 한 부가세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켜 현재 국회에 제출해 놓고 있다.그러나 국민부담으로 연결되는 문제여서 지역구출신 국회의원들은 마뜩하지 않아하는 표정이다. ●고속철도는 ‘서민용’이 아니다 현 부가세법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열차,지하철 및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의 경우 면세하고 있다.하지만 항공기와 고속버스,택시 등은 과세 대상이다. 재경부는 고속철도 요금에 부가세를 과세하려는 이유로 ▲고속철의 운영 주체가 국가가 아닌 민간(공사)으로 넘어가고 ▲고속철은 비행기와 우등 고속버스 등과 경쟁하기에 형평성의 문제가있는데다 ▲고소득계층이 사용하는 교통수단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한마디로 대중교통수단이 아니라는 얘기다. 재경부 관계자는 “일반열차는 지하철·시내버스 등과 마찬가지로 서민들을 위한 교통수단이어서 부가세를 면제해 주고 있지만,고속철은 고소득층이 이용할 수밖에 없어 면제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재경부는 한발 더 나아가 새마을호도 부가세 면제대상에 제외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갖고 있다.이 관계자는 “건교부와 철도청의 반발이 심하다.”고 전했다. 이에 맞서 철도청 등은 상반된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고속철이 개통되면 경부·호남선의 기존 열차가 대폭 줄어드는 만큼 ‘대체수단’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기존선 활용률이 65%(경부선 45%)로 대전∼부산,서대전∼광주 등 기존선 구간은 평균(새마을호의 1.35배)보다 낮은 요율이 적용되는데,부가세를 부과하면 요금 격차가 커져 이용자 부담만 가중된다는 주장이다. ●“부가세는 경영압박 가중” 철도청 등은 고속철 요금을 새마을호의 1.35배,항공기의 66%선에서 결정한다는방침이다. 현재 4시간 30분이 소요되는 서울∼부산간 새마을호 운행시간을 2시간 40분으로 단축시킴으로써 시간과 요금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까닭에 철도청 등은 재경부가 전체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고속철을 단순히 항공기의 경쟁상대로만 평가하는데 대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기존 열차와 연계해서 운행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부가세 과세는 결국 높은 요금 수준으로 인식돼 이용률을 낮출 수 있다는 반론이다. 실제로 부가세가 과세되면 서울∼부산간 고속철 요금이 5만원으로 항공기(6만 5000원)의 77%,새마을호(3만 3600원)의 1.49배까지 오르게 된다.철도청 자료에 따르면 고속철 요금이 각각 새마을호의 1.35배와 1.5배인 경우 개통 후 6년간 6371만여명,1조 5991억여원의 차이를 보일 것으로 추산됐다.경영압박 요인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철도청 관계자는 “고속철 공사 2단계가 마무리되는 2010년이면 서울∼부산 운행시간이 1시간 50분대로 단축돼 항공기와의 경쟁체제가 갖춰진다.”면서 “운임 인상 및 부가세는 그때가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가세법 개정안은 국회 심의과정에서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요금이 비싸다는 지역구민들의 여론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이런 맥락에서 개정안의 대폭 수정 전망도 나온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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