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군용기 공중충돌 양국 움직임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국은 이번 사건이 중국과의 외교마찰이 첨예화한 시점에서 발생했다는데 당혹스러워하면서도 하이난다오(海南島)에 비상착륙한 정찰기와 승무원의 조기 송환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공세적인 입장을 취하고있다.
사고 직후 매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에서 일정을 당겨 워싱턴으로 돌아온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사고 이틀째인 2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등외교안보팀과 긴급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사태수습에 나섰다.
앞서 조지프 프루어 중국 주재 미 대사도 기자회견을 갖고정찰기 승무원들을 미 관리들이 만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중국 정부에 공개적으로 요구한뒤 “중국측이 승무원들을 32시간 이상 억류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다.
대화를 계속 거부할 경우 중·미관계가 전반적으로 악화될것”이라고 경고했다.또 하이난다오에 비상착륙한 EP-3의기내 수색을 해서는 안된다는 강경한 입장도 밝혔다.
미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의 충돌사고가 난 직후부터 미 국방부는 최고위 관리들을 긴급 소집,신속한 경위조사를 지시하는 한편 백악관에 사건 보고 및 대응방법을 브리핑하는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2일 중국 주재 미대사관 국방무관 닐 셜록 준장과 해군무관 브래들리 캐플런 등 관리 3명이 하이난다오에 급파돼 중국 정부측과 협상에 나섰다.
미국 군당국은 별도로 오키나와 기지 관계자를 대상으로사고 당시 상황에 대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앞서데니스 블레어 태평양군사령관과 도쿄 주둔 미군 관계자들은 비무장 정찰기가 통상적인 정찰활동 중이었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미군측의 과실이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hay@[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중국 정부는 미군 정찰기와 중국전투기 충돌사고에 대해 “미국측에 모든 책임이 있다”는항의성명만 발표했을 뿐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사고 소식이 전해진 1일 밤 베이징 주재 미 대사관에 모인중국 군중은 돌을 던지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네티즌들은 이 사건을 ‘미국과의 전쟁’이라는 표현까지써가며 반미감정을 터뜨리고 있다.중국 군부와 일반관리들도 이같은 반미감정은 공통된 것이어서 곧 중국 정부의 대미 강경조치가 발표될 것이라는 추측이 확산되고 있다.
“죽여라.우선 미 정찰기에 타고 있던 승무원 24명을 처형하고 다음에는 ‘리틀 부시’(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를 죽여야 한다”.1일 밤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SINA.
com’ 자유게시판에 이런 글이 오르자 순식간에 수천통의동조 글이 쇄도했다.지난 99년 5월 베오그라드주재 중국대사관에 대한 미군의 오폭사건 앙금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상태에서 중국인들의 반미감정이 또 다시 폭발하고 있음을보여주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10월 중·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되도록마찰을 줄여야 하지만,이런 국민정서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없는 상황이다.특히 미국의 타이완에 대한 무기판매 계획과 가오잔(高膽·40·아메리칸대 연구원),리샤오민(李少民·45·홍콩시티대 교수) 등 중국계 미국 학자들의 구금 등으로 양국 관계가 민감한 시기여서 양보가 곤란한 상황이다.
부시 행정부가 국가미사일방어망(NMD)을 적극 추진하는데강한 불만을 품고 있는 중국 군 내부에서도 미국의 ‘힘의외교’에 강한 경고를 보내야 한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khkim@.
*최근 美·中 갈등 일지.
■1999년 5월 미군,유고주재 중국대사관 오폭사건■2000년 12월 중국 인민해방군 쉬진핑 대령,미국 공식 방문중 미국 망명■2001년 1월 타이완,미국에 이지스함 등 30개 품목 무기구매 요청■2월20일 장쩌민 국가주석,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망(NMD) 체제 비난.첸치천 부총리,미국이 이지스급 구축함 판매시타이완 공격 경고■3월22일 첸치천 부총리,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회담서 타이완에 무기판매 포기 요구■3월23일 장쩌민 주석,미국의 대타이완 무기수출시 군사력 강화 발언.첸치천 부총리,타이완해협 ‘불바다론’ 경고.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21세기 미국의 방어전력중심 태평양으로 변경 발언■3월28일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2008년 올림픽의 중국유치 반대결의안 채택■3월29일 존 볼튼 미 국무 차관 지명자,타이완 외교승인지지발언■3월30일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중국 정부의 파룬궁 탄압등 싸고 미국과 중국 충돌■4월1일 미 해군 정찰기 남중국해 상공서 중국 전투기와충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