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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지도부, 역사 퇴행 발언… 신뢰형성 안 돼”

    “日지도부, 역사 퇴행 발언… 신뢰형성 안 돼”

    박근혜(얼굴) 대통령이 30일 “역사, 영토 문제에서 자꾸 퇴행적인 발언을 하는 일본 지도부 때문에 신뢰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들이 아주 큰 상처를 받고 있어 정상끼리 앉아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미·일 3자 안보관계를 구축함에 있어 한·일 양국의 역사적 문제를 포함한 현실적 문제가 잘 관리돼야 한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헤이글 장관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고 이정현 홍보수석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예를 들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문제는 지금도 진행되는 역사인데 그분들은 아주 꽃다운 청춘을 다 망치고 지금까지 깊은 상처를 갖고 살아왔는데 일본이 사과는커녕 계속 그것을 모욕하고 있다”며 “그 할머니들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같이 분노하고, 이래서는 안 된다는 그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한·일 정상회담이 지연되는 배경에 대한 설명으로, 당분간 양국 간 정상회담이 열리기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한·일 간 지도부가 이야기한다고 이 문제가 풀리겠는가”라며 “이 경우에 일본이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고, 또 양국 정상들도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가야지, 그건 도외시하고 거기에 대한 아무런 성의를 보이지 않고 상처에 계속 소금을 뿌리면서 대화를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中방공 미사일, 美 제치고 터키 수출

    중국 방공 미사일이 미국 패트리엇 미사일을 제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터키에 수출된다. 터키가 다른 나토 회원국인 미국, 유럽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중국 업체를 방공 체계 사업자로 선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스메트 일마즈 터키 국방장관은 26일(현지시간) 중국 군수기업인 중국정밀기계수출입공사(CPMIEC)가 터키의 ‘장거리 공중·미사일 방어체계’ 구축 사업 입찰에서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터키는 중국으로부터 40억 달러(약 4조 3000억원) 규모의 ‘훙치(紅旗)9’(HQ9) 방공 시스템을 도입하게 된다. HQ9는 중국의 중·원거리 방공 시스템의 핵심 전력으로, 수출할 때는 ‘FD2000’으로 불린다. 중국은 HQ9 시스템을 함정용으로 개조, 최신식 해군 구축함과 호위함에도 탑재해 해군의 방공 대응 능력을 향상시킨 바 있다. 중국의 HQ9 수출은 방공 미사일의 대명사인 미 레이시온의 패트리엇 미사일과의 경합에서 승리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4년간 끌어 온 입찰에는 이들 두 업체 외에 미 록히드마틴과 S300 미사일 제조사인 러시아 로소보론엑스포르트, 아스터30 제조사인 유럽 컨소시엄 유로샘 등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미국 등은 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중국이나 러시아 업체를 선정하면 해당국 정부가 나토의 기밀 정보에 접속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이들 업체를 입찰에서 배제하라고 압력을 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터키가 중국 방공 시스템을 수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합리적인 가격과 기술 이전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홍상어’ 어쩌나…최종시험 4발중 3발만 명중

    ‘홍상어’ 어쩌나…최종시험 4발중 3발만 명중

    설계 오류 가능성이 제기됐던 국산 대잠수함 어뢰 ‘홍상어’가 최종 실탄 시험발사에서도 한 발이 표적을 명중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위사업청은 관계기관과 추가 검토를 거쳐 이달 말까지 홍상어의 2차 사업분 양산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15일 “지난 7월부터 동해상 해군 함정에서 홍상어 연습탄 두 발과 실탄 두 발을 시험발사한 결과 지난 11일 발사한 마지막 실탄 한 발이 표적을 타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홍상어는 2000년부터 9년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한 사거리 20㎞의 대잠수함 어뢰다. 물속에서 발사되는 일반 어뢰와 달리 로켓추진 장치로 공중으로 발사됐다가 바다로 들어가 목표물을 타격한다. 길이 5.7m, 지름 0.38m, 무게 820㎏이며 한 발에 18억원이다. 2010년부터 1차 사업분 50여발이 한국형 구축함(KDXⅡ급) 등에 탑재됐으나 지난해 7월 성능 검증 목적의 시험발사 때 목표물을 타격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연습탄 다섯 발과 실탄 세 발을 발사하는 품질확인 사격시험을 했으나 이 중 다섯 발(명중률 62.5%)만 명중해 ‘전투용 적합’(명중률 75%)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대잠어뢰 ‘홍상어’ 또 시험발사 실패…1000억 프로젝트 향배는

    대잠어뢰 ‘홍상어’ 또 시험발사 실패…1000억 프로젝트 향배는

    국산 대잠수함 어뢰 ‘홍상어’에 대한 양산 재개 여부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잇단 시험발사에서 명중률이 군이 요구하는 전투용 적합판정기준인 75% 이상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동해상 해군 함정에서 홍상어 연습탄 2발과 실탄 2발을 시험발사한 결과, 연습탄 2발과 실탄 1발은 명중했다”면서 “그러나 지난 11일 발사한 마지막 실탄 1발은 표적을 타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방사청은 이에 따라 추가 검토를 거쳐 홍상어의 양산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시험발사 결과에 대한 평가와 국방과학연구소(ADD),국방기술품질원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이달 중 생산 중지된 2차 사업분의 양산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상어는 2000년부터 9년간 ADD가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한 사거리 20㎞의 대잠수함 어뢰다. 물속에서 발사되는 일반 어뢰와 달리 로켓추진 장치로 공중으로 발사됐다가 바다로 들어가 목표물을 타격한다. 길이 5.7m, 지름 0.38m, 무게 820㎏이며, 1발의 가격은 18억원에 이른다.  2010년부터 1차 사업분 50여 발이 실전 배치된 홍상어는 한국형 구축함(KDX-Ⅱ급) 이상의 함정에 탑재됐으나 지난해 7월 25일 동해 상에서 이뤄진 성능 검증 목적의 시험발사 때 목표물을 타격하지 못하고 유실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지난 2월까지 연습탄 5발과 실탄 3발을 발사하는 품질확인 사격시험을 했으나 8발 중 5발(명중률 62.5%)만 명중, ‘전투용 적합’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홍상어의 전투용 적합 판정 기준은 명중률 75% 이상이다.  방사청은 품질확인 사격시험이 실패한 이후 홍상어 개발에 참여했던 ADD 요원들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품질개선 요소를 식별하고 기체분리 고도 상향 조정 등의 보완 작업을 거쳐 이번에 최종 시험발사를 했다.  최종 시험발사에선 명중률 75%를 충족했으나 품질확인 사격시험 때 발사한 8발을 포함한 12발의 명중률은 66.7%이고, 이중 실탄 사격의 명중률은 40%에 불과해 방사청이 양산 재개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이지스함 ‘高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요격 시험 성공

    미국 국방부는 10일(현지시간) 동시에 날아오는 두 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이지스함에서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로 요격하는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미사일방어청(MDA)이 이날 오전 록히드마틴의 THAAD 시스템과 이지스 구축함인 디케이터호의 선상 발사 미사일 방어망을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발사된 두 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목표물을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두 발의 미사일은 위성 및 레이더망에 포착된 뒤 해상 배치형 요격미사일인 ‘스탠더드 미사일3’(SM3)와 THAAD 방어망의 요격미사일에 의해 각각 격추됐다. 이날 시험은 미사일이 언제 어디에서 발사될지 모른다는 상황을 가정해 이뤄졌다. 미리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채 태평양 마셜제도 콰절런 함초의 육군 레이건 시험장 부근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국방부는 강조했다. 또 THAAD 시스템 시험은 10여 차례 성공적으로 이뤄진 바 있으나 이지스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갖춘 구축함에서 진행된 시험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는 유사시 이지스함을 한반도 인근에 투입해 북한 미사일을 격추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전문가들은 이번 시험이 북한, 이란 등의 미사일 공격 위협에 대비해 다중 표적 요격 능력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실시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미국은 앞서 북한의 잠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괌에 THAAD를 구축한 바 있다. 미군 당국은 이번 시험은 1년 전에 계획된 것으로, 최근의 시리아 공습 움직임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亞최대 수송함 독도함 발전기 화재로 멈췄다

    아시아 최대 수송함인 해군 독도함(1만 4000t급)에서 화재가 발생해 서해상에 멈춰섰다. 해군 관계자는 10일 “오늘 오전 10시 45분쯤 서해 어청도 서남방 24마일 해상을 항해 중이던 독도함 발전기실에서 화재가 일어났다”면서 “화재는 곧 진압됐지만, 발전기 두 대가 모두 멈췄다”고 밝혔다. 이어 “해군 정비기술진을 진해에서 헬기로 수송하고, 독도함 내 발전기실이 어두워 비상발전기도 다른 함정으로 옮겨 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5년 진수된 독도함은 길이 199m, 폭 31m의 대형 비행갑판을 갖춰 6대의 헬기가 동시에 뜨고 내릴 수 있다. 입체적인 상륙작전 지원 외에도 이지스함(세종대왕함 등), 한국형 구축함(KDXⅡ) 등으로 구성되는 해군 기동전단의 기함 역할을 맡는다. 사고 당시 독도함은 15일 열리는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 지원을 위해 인천항으로 이동 중이었다. 독도함에는 2대의 발전기가 있는데 1대는 불이 나서 작동이 안 되고 다른 1대는 진화 과정에서 해수가 유입돼 작동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당시 발전기실에서 당직근무를 서던 이모(23) 하사가 2도 화상을 입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해군 관계자는 “현장에서 수리되면 예정대로 이동하겠지만, 원할하지 않으면 가까운 평택 2함대로 예인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선진·신흥국 가교 역할로 글로벌 리더십 각인

    선진·신흥국 가교 역할로 글로벌 리더십 각인

    박근혜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부터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8회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첫 다자외교 무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청와대는 취임 후 미국 및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존재감을 높인 상황에서 이번 다자외교가 글로벌 리더십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G2O 정상회의의 주제는 ‘세계경제 성장과 양질의 고용 창출’이다. 박 대통령은 이틀 동안 두 차례의 토의 세션과 업무 만찬 및 오찬에 참석한다. 박 대통령은 이번 다자외교를 통해 G20 정상회의의 기능 부활에 기여함으로써 글로벌 경제·외교 무대에서 한국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구상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진국과 신흥국이 같이 어우러져 정책 공조를 협의하는 자리인 G20 정상회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하면서 호응을 얻었지만 현재는 기능이 많이 약화됐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박 대통령은 첫날 세션1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출구전략’과 관련해 선진국과 신흥국 간 의견 차에 대한 견해를 제시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이 선진국과 신흥국 간 ‘가교 역할’을 함으로써 G20이 선진국과 신흥국 간 정책 공조를 협의하는 장이라는 본래의 역할에 더 충실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과 투자’를 주제로 6일 열리는 세션2에서도 박 대통령은 의장국인 러시아의 요청에 따른 ‘선도 발언’(Lead Speech)을 통해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부각, G20 내 일자리 논의가 본격화되는 계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기간 주최국인 러시아를 비롯해 독일, 이탈리아, 카자흐스탄 정상과 네 차례의 개별 양자 정상회담을 하고 본격적인 ‘세일즈 외교’에 나선다. 경제와 통상 등에서 양자 간 실질 협력 강화 방안 및 기업 진출 확대 방안 등을 협의하면서 창조경제 실행을 위한 협력의 기반도 마련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특히 G20 정상회의 폐막 후 갖게 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한반도 주변 4강 외교의 연장선상에 있다. 동북아 주요국인 러시아에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안보 정책인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을 직접 설명하고, 러시아의 지지와 함께 참여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양 정상 간 친분과 신뢰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향후 5년간 양국 관계 발전과 유라시아 경제권에서의 협력 촉진 기틀을 마련한다는 중장기 청사진도 갖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美·英, 시리아사태 ‘심각한 대응’ 경고

    시리아 내전이 최악의 화학무기 참사에 따른 국제사회의 개입 움직임으로 일대 전환점을 맞을 전망이다. 영국과 미국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사태의 책임을 물어 ‘심각한 대응’을 경고하자 시리아는 “서방의 개입은 중동 전체를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며 정면으로 응수했다. BBC는 25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전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와 관련, 40분간 긴급 전화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이번 사태가 시리아 정부의 자국민에 대한 공격이라는 정황이 늘어나는 데 대해 (양국이 모두) 우려하고 있다”며 “화학무기 사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심각한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도 24일 국가안보회의를 열어 시리아 개입 여부를 논의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특히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전날 “국방부는 대통령이 무슨 선택을 하든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군대와 정보원을 배치해야 한다”고 밝힌 뒤 익명의 군 관계자로부터 “미군이 동지중해에 구축함을 추가 배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반면 시리아는 서방의 내전 개입 시 중동의 혼란이 다시 불거질 것이라고 반격했다. 옴란 알주비 정보장관은 24일 “미국의 공격은 중동에 불을 지르는 결과를 부를 것”이라며 “미국의 협박은 ‘시간 낭비’일 뿐이며 테러리스트에 대한 우리의 싸움을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유엔은 유엔조사단이 26일 화학무기 공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다마스쿠스 구타 지역에 대한 현장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시리아는 유엔조사단의 현장 조사를 승인하겠다고 밝혔다. 시리아 외무부는 “유엔 군축고위대표의 시리아 방문 기간에 유엔과 시리아 정부가 현장 조사를 받아들이는 협정서를 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지난 21일 발생한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의 사망자 수가 355명이라고 발표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극과 극](7)‘게이 폭탄’부터 ‘F-22’까지…첨단 무기 성공과 실패의 스토리

    [극과 극](7)‘게이 폭탄’부터 ‘F-22’까지…첨단 무기 성공과 실패의 스토리

    8조 3000억원을 투입해 2050년까지 우리 영공을 책임질 차세대 전투기 선정과 관련한 논쟁이 뜨겁다. 미국 보잉사의 F-15SE가 최종 기종으로 가닥이 잡힌 가운데 향후 우리 방위력 향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전 국민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역사는 신무기의 등장과 궤를 같이 한다. 태초 이후 인간은 잘 먹고 잘 사는 방법을 연구하는 만큼 타인을 살상하는 무기를 개발하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영토 분쟁은 흔히 대규모 전쟁으로 이어졌고, 전쟁의 양상을 유리하게 돌려놓으려면 군(軍)에 꼭 신무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첨단’을 추구한다고 해서 모든 무기가 군에 투입되는 것은 아니다. 비용 대비 효과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제대로 쓰이지도 못하고 사장되기 마련이다. 개발을 추진하다 시제품 조차 양산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무기가 태반이다. 그렇다면 비밀리에 추진했다가 사라진 ‘황당 무기’는 어떤 것이 있을까. ●’게이 폭탄’부터 ‘개 폭탄’까지…‘황당 신무기’ 정체는 우선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게이 폭탄’(gay bomb)이라는 무기가 눈길을 끈다. 1994년 미 공군 소속인 오하이오주 라이트 연구소는 적진에 ‘아프로디시악’이라는 물질이 가득한 폭탄을 투하해 적군들이 서로 참을 수 없는 성적 흥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이 폭탄을 구상했다. 아프로디시악은 일종의 최음제로, 적진에 투하해 남성 위주로 구성된 적군을 동성애에 빠지게 하고 최종적으로 전의를 상실시킬 의도로 개발됐다. 연구소는 이 ‘안전한 비살상 무기’를 사용할 경우 사랑에 굶주린 군인들이 총을 놓고 동성 연인에게 푹 빠질 것으로 확신했다. 연구소는 실제로 이 폭탄을 개발할 의도로 상부에 70억원의 예산을 요청했다. 하지만 명확하게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설령 효과가 있다고 해도 일반인에게 사용할 경우 엄청난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돼 연구는 제대로 시작해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중단됐다. 이 무기 발명 계획은 황당한 발명자에게 상을 주는 ‘이그노벨상’ 2007년 평화상에 선정돼 세상에 실체를 드러냈고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됐다. “전쟁을 막아 전 세계에 평화를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이 선정 이유였다. 라이트연구소 일부 연구진은 적군에게 땀·방귀·입냄새를 유발해 냄새로 숨어있는 병사를 찾아내고 적진의 사기까지 떨어뜨리는 특수 폭탄도 개발했지만 마찬가지로 상부로부터 외면당했다. 2차 세계대전(1939~1945년)은 수많은 인명피해를 낸 대규모 국가간 전쟁이었던 만큼 전시에 셀 수 없이 많은 신무기가 쏟아져 나왔다. 이 시기에는 아군의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동물’을 활용한 황당 무기가 잇따라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우선 소련군은 파상적인 독일군의 공세를 막기 위해 개 4만마리를 훈련시켜 자살 폭탄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독일군은 주로 ‘전차’와 ‘장갑차’로 적진을 빠르게 돌파한 뒤 보병을 전개하는 ‘전격전’을 활용했는데, 전차는 물론 대전차 무기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개전 초기 소련은 이를 막기가 버거운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소련군은 개의 몸에 시한 폭탄을 두르고 전차로 돌진하도록 교육시켰다. 하지만 훈련에서 엄청난 포사격음을 들은 다수의 개들이 혼란에 빠졌고, 일부는 오히려 소련군 진영으로 되돌아오는 바람에 결과는 대실패였다. 디젤(중유)을 사용하는 소련 전차를 이용해 훈련한 개들이 가솔린(휘발유)을 사용하는 독일 전차 대신 익숙한 냄새를 풍기는 소련 전차로 달려와 폭사하는 황당한 사건까지 생기면서 계획은 모조리 폐기됐다. 영국군은 죽은 쥐의 몸에 플라스틱 폭탄을 넣어 독일에 공급하는 석탄과 함께 섞는 작전을 마련했다. 석탄이 보일러 속에 들어가면 폭발해 인명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독일군이 쥐 폭탄을 너무 쉽게 발견하는 바람에 개발 계획은 무산됐다. 1942년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살던 한 치과 의사는 백악관에 ‘박쥐 폭탄’을 제안했다. 일본의 자살 특공대인 ‘가미카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루스벨트 대통령은 이를 비밀리에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박쥐는 건물 처마 밑으로 들어가는 습성이 있어 목조로 지어진 일본 가옥에 침투시켜 화염을 일으키는 소이탄을 폭발시키면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개발 속도는 너무 느렸고 원자폭탄 개발계획이 등장하자 프로젝트는 폐기됐다. ●인공위성으로 도시 초토화…영화 소재 아닌 실제 프로젝트? 최근 배우 이병헌이 출연한 영화 지아이조2에 등장한 ‘신의 지팡이’(The Rod from God)라는 위성 공격 시스템에도 눈길이 간다. 1980년대 실제로 미국에서 개발된 이 시스템은 길이 6m의 금속인 텅스텐(중석)탄 10여발을 탑재한 위성을 우주로 쏘아올린 뒤 탄을 지상으로 자유낙하시켜 공격하는 방식이다. 텅스텐탄은 무게가 100kg에 달해 가속이 붙으면 최대 시속 1만 1000km로 지상으로 돌진하게 되고 이를 통해 목표 지역을 초토화시킨다는 것이 최초의 시나리오였다. 실제로 영화에서는 탄심이 영국 런던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공격 위성을 쏘아올리는데 필요한 막대한 예산에 비해 효과는 핵미사일보다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결국 공상과학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게 됐다. 우리 군도 자력으로 개발한 명품 무기를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모든 국산 무기가 처음부터 박수를 받은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 잠수함을 상대하는 대잠 유도미사일 ‘홍상어’는 잦은 시험발사 실패로 개발 위기에 처했지만 지난 14일 동해상에서 진행한 실탄 발사 시험이 성공함에 따라 기사회생했다. 해군 구축함 수직 발사대에서 발사되는 홍상어는 10여km를 날아가 낙하산을 펼쳐 수면으로 낙하한 뒤 수중표적을 쫓아가 ‘비행하는 어뢰’로 불린다.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지난 9년간 1000억원이 투입됐지만 지난해 7월 첫 시험발사에서 목표물을 맞추지 못하고 유실된데 이어 올 2월까지 진행된 8발의 추가 시험 발사에서도 5발만 명중해 성공 기준인 75% 명중률을 얻지 못해 여론의 뭇매를 받았다. 1999년부터 개발비 910억원을 투입해 국산 명품무기로 꼽혔던 K-21 보병전투장갑차는 2010년 7월 수상 조종 훈련 중 어이없는 침수 사고로 부사관 1명이 사망하는 등 물의를 빚었다. 이후 개발사에서 배수펌프 등의 결함을 보완해 우여곡절 끝에 2011년 군에 투입됐다. ●전문가가 꼽은 최강의 첨단무기 ‘F-22’…가공할 능력은 그렇다면 전세계적으로 가장 성능이 뛰어난 ‘명품 무기’는 어떤 것일까. 군사 전문가들은 현존하는 무기 가운데 가장 뛰어난 무기로 ‘전투기’를 꼽았고, 그 가운데서도 두말없이 ‘하늘의 지배자’로 불리는 미국의 ‘F-22 랩터’를 거론했다. F-22는 최강의 전투기였던 F-15와 2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117A을 대체할 ‘5세대 전투기’로 개발돼 2006년 미 공군에 배치됐다. 사나운 육식성 새를 뜻하는 ‘랩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레이더를 회피하는 스텔스 기능과 정밀 유도폭격 시스템, 강력한 상황인식능력(SA), 최대 마하 2.5(마하 1은 시속 1200km)에 달하는 무시무시한 속력과 공중 제어능력을 갖췄다. 작전 반경은 2000km가 넘고 반경 250km 내의 8개 표적을 동시 조준하는 기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대당 생산 가격이 1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670억원)로 현재 한국군 주력기인 KF-15 구입가의 4배에 달하지만 첨단 기능 유출을 우려한 미국의 수출 금지 정책으로 우방국조차 구매가 불가능하다. 한미 연합훈련에 F-22가 등장하면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현존하는 무기 체계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은 역시 F-22”라면서 “정찰과 지휘, 정밀 폭격, 공중전, 전자기기를 무력화하는 전자전 등 모든 분야에서 만능이기 때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F-35가 2000파운드의 대형 폭탄을 장착해 폭격 위주의 임무를 진행한다면 F-22는 고출력 AESA(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더)와 전자전 무기로 전투는 물론 적의 레이더를 무력화시킬 수 있고 정밀 탐색도 가능한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일반인들은 F-22에 대해 스텔스 기능만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주변 구석구석을 탐지해내는 강력한 상황인식능력이 훨씬 큰 장점”이라면서 “이전 전투기의 레이더는 앞쪽만 보지만 F-22는 기체 전체에 광학 센서를 달아서 360도를 감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반 전투기는 여러 대가 모여 편대비행을 한다면 F-22는 1대가 반경 약 1마일 범위를 담당하고, 수집한 정보를 공중에 있는 모든 기체가 공유할 수 있어 몇대만 가지고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넓은 범위를 감당할 수 있다”면서 “공중의 전투기는 물론 지상군과 심지어 탄도미사일까지 감지해내는 능력을 갖췄다”고 극찬했다. 일반적인 전투기는 무장을 모두 소모하고 나면 기지로 돌아가야 하지만 F-22는 현장에 남아 강력한 탐색 능력으로 조기경보기 수준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일반 전투기는 적에게 표적으로 포착되면 공격 위험 경고음이 울리게 돼있는데 F-22는 이 경고음을 울리지 않는 상태에서 적기를 포착해 격추할 수 있다. 양 연구위원은 심지어 “과거 미국의 스텔스기가 북한 상공에 몰래 진입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있는데 F-22도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북한의 대공 방어력을 감안할 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첨단 무기 해외에만 있나…우리 군의 자랑 ‘세종대왕함’ ‘K-9’ 양 연구위원은 F-22 외에도 ‘MQ1 프레데터’, ‘MQ9 리퍼’ 등 미국의 첨단 무인공격기와 개인 ‘단말기’만 있으면 전세계 어디에 있는 미군의 전투상황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글로벌인포메이션그리드(GIG) 프로젝트’를 첨단 무기로 꼽았다. 특히 GIG에 대해서는 “전세계 어떤 지역도 효율적으로 공격할 수 있고 전투 상황과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정보전의 총아”라고 평가했다. 우리 군의 자랑거리도 많다. 특히 우리 해군은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은 ‘세종대왕함’ 등 3척의 최신 이지스함을 보유하고 있다. 1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개발한 이들 이지스함은 일본이나 미국의 이지스함과 비교해도 전혀 성능이 뒤떨어지지 않는다. 반경 1000km 내의 1000여개 표적을 추적할 수 있고, 적 항공기나 전함의 접근을 원천 봉쇄해 ‘신의 방패’라는 뜻의 이지스로 불린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표적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포착해 막강한 레이더망 기능을 입증했다. 양 연구위원은 “국산 자주포 ‘K-9’도 미국의 ‘M109A6 팔라딘’이나 영국의 ‘AS90’보다 우수한 성능을 갖고 있으며 세계 최강이라고 불리는 독일의 ‘PzH2000’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명품무기”라고 설명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해군 “독도는 우리땅”… 6월말 방어훈련 했다

    우리 군이 지난 6월 말 독도에 외부세력이 기습 상륙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한 훈련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독도 방어훈련은 1996년부터 매년 두 차례 이상 실시돼 왔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15일 “해군이 합참의 작전통제를 받아 6월 말 독도 방어훈련을 한 차례 실시했다”면서 “훈련은 독도에 외부세력이 기습 상륙하는 것을 가정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군은 올 하반기에 한 차례 더 훈련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훈련에는 광개토대왕함급(3200t급) 구축함과 이순신함급(1200t급) 잠수함 등 함정 10여척과 해상초계기(P3C), 공군 F15K 전투기 등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은 당시 동해상에서 기동훈련을 마치고 독도 인근 해상으로 이동해 독도 방어훈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도에 직접 상륙하는 훈련을 해 왔던 해병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독도 방어훈련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우리 군의 독도 훈련은 일본 측의 도발과 무관치 않다. 실제 일본 자위대 항공기와 순시선의 독도 인근 출격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합참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 순시선이 우리 군의 작전구역인 독도 수역에 들어온 건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간 440건에 이른다. 2009년과 지난해에는 일본 자위대 항공기가 우리 측 방공식별구역(KADIZ)에 침범했다가 공군의 경고통신을 받고 물러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독도를 분쟁 지역화하려는 일본의 계산된 행동으로 보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번 훈련과 관련, “군은 우리 영토인 독도에 대한 수호 임무를 빈틈없이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우리 군의 독도 방어훈련에 대해 외교채널을 통해 항의한 바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기고] 안보 위해 ‘뒤차’ 마다하지 않는 대통령/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대표

    [기고] 안보 위해 ‘뒤차’ 마다하지 않는 대통령/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대표

    지난 13일 우리 해군의 전략무기인 214급 잠수함의 4번함인 김좌진함이 진수됐다. 지난해 가을 취역한 중국 해군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이 그 본거지를 서해의 칭다오로 정하여 우리를 서쪽에서 압박하고, 일주일 전에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항공모함급 구축함인 이즈모함이 진수하여 동쪽에서 우리를 압박하는 시기에 우리 해군의 잠수함이 진수한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좌진함 진수식에 참석하여 진수선을 자르고, 축사를 통해 다시 한 번 든든한 안보를 강조하였다. 이런 전략무기가 첫선을 보이는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하지만 같은 클래스의 1번함이 아닌 이른바 ‘뒤차’의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1996년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한국 해군 최초의 현대적 구축함인 ‘KDX-Ⅰ’ 1번함인 광개토대왕함의 진수식에 참석하였다. 하지만 1998년 동급의 3번함인 양만춘함이 진수식을 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2년 ‘KDX-Ⅱ’ 구축함의 1번함인 충무공 이순신함 진수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덕분에 2003년 동급 2번함인 문무대왕함의 진수식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석했다. 두 번째 군함이지만 동급으로서는 최초의 대통령 참석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중 네 번의 군함 진수식에 참석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선도함이 없어 군함 진수식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4번함인데도 김좌진함 진수식에 참석하였다. 대통령에게 김좌진함 진수식은 첫차, 뒤차 따지는 명분보다는 강력한 안보태세를 강조하여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중요한 소통의 소재로 활용되는 듯하다.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시작된 북한의 전쟁 위협은 그 어느 때보다 도발적·실제적 위협이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그 위기상황 관리를 무척 잘했다. 또 그런 도발과 연계된 개성공단사태 등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항상 든든한 안보를 바탕으로 교류 협력을 한다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원칙을 지키는 모습에 60% 이상의 국민들이 지지를 보내는 것이다. ‘과인은 국가와 결혼하였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잉글랜드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파하여 일약 강대국으로 부상했다. 1500년대 잉글랜드는 스코틀랜드와의 격렬한 대립 중에 세계 패권을 가지고 있던 스페인과 함대 결전을 하여 누구도 예상치 못한 승리를 거두며 세계의 무대에 찬란하게 등장한 것이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도 여성이지만 과감한 결단력으로 신속하게 원자력잠수함과 함대를 투입하여 아르헨티나와 치른 포클랜드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특히 포클랜드 전쟁은 잠수함이 아르헨티나 항공모함의 발을 묶어놓아 제공권을 장악한 것이 승리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이런 역사들은 여성대통령과 우리의 안보 현실, 잠수함 진수식이라는 상황을 대입해 봤을 때도 묘하게 오버랩되는 장면이다. 무역의 98%를 바다를 통해서 하는 해양무역국가인 우리나라 입장에서 해군력은 대북 억제력임과 동시에 국가 생존의 열쇠가 된다. 위에 언급한 여성 지도자들의 역사가 성공적으로 결론을 맺었기에, ‘뒤차’도 마다하지 않고 잠수함 진수식에 참석한 여성 대통령에게 왠지 ‘우리도?’라는 기대를 하게끔 만든다.
  • 센카쿠·남중국해 분쟁, 해상 군비 경쟁으로 번져

    센카쿠·남중국해 분쟁, 해상 군비 경쟁으로 번져

    중국과의 해상 영토분쟁에 맞서기 위해 반중(反中)연대를 형성하고 있는 일본과 필리핀이 경쟁적으로 해상 군비 확충에 나서고 있다. 중국도 공해부대 창설 등 해상 억지력 강화를 통해 맞불을 놓고 있어 동아시아 지역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이 준항공모함급 헬기 호위함인 22DDH형 ‘이즈모’호를 지난 6일 진수했다. 약 1200억엔(1조 4000억원)이 투입돼 해상 자위대 사상 최대 호위암으로 오는 2015년 정식 취역한다. 중국 언론들은 이즈모(出雲)가 1937년 2차대전 당시 일본이 중국 상하이를 침공할 때 사용한 기함의 이름과 같다며 최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두고 대치 중인 중국을 겨냥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규모 면에서 중국의 첫 항모인 랴오닝(遼寧)호에 미치지 못하지만 미 F-35 스텔스 전투기를 전용 함재기로 도입할 예정이어서 전투력에서 랴오닝호를 능가한다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아울러 일본이 히로시마 원폭투하 68주년에 맞춰 진수식을 가진 것은 일본 국민의 동정 여론을 이용해 군사력 확장에 나서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중국 국방부는 이날 이즈모 진수와 관련, “일본의 군사력 팽창 움직임이 우려스럽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도 해군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필리핀 당국이 중국과의 분쟁 해역에 대한 초계 활동에 사용하기 위해 미국의 해안경비정이었던 BRP 라몬 알카라스호를 도입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이날 보도했다. 배수량 3250t급의 이 함정은 함대함 하푼 미사일과 76㎜ 기관포, 광학식 사격통제장비 등 주요 무기와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개·보수 작업을 거쳐 오는 10월 정식 취역한다. 필리핀은 앞서 일본으로부터 ‘무기’로 취급되는 순시선 10척을 기증받았으며 중국과의 영토분쟁 문제에 공동 대처하기로 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해군력 강화를 위해 항모·핵잠수함·순항미사일 구축함·대형 상륙함 등으로 구성된 공해함대 창설을 준비 중이라고 대공보가 이날 외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취임 이후 영토분쟁 문제로 여러 나라와 해상에서 마찰을 빚으면서도 연일 ‘해양강국 건설’을 강조하고 있어 ‘중국 위협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앞서 미 외교전문잡지인 포린폴리시는 최근 항공모함으로 보이는 초대형 선박 건조 장면을 멀리서 촬영한 사진들을 근거로 중국이 랴오닝호에 이어 제2의 항모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센카쿠 일촉즉발

    한동안 잠잠하던 중국과 일본의 영토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중국 해양경찰선(해경선) 4척이 26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12해리 수역에서 일본 해상보안청 선박과 대치했다. 중국 해양국이 해경선 2350, 2101, 2506, 2166호가 이날 센카쿠 열도 12해리 수역을 항해하면서 법 집행 활동을 했다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일본 방위성도 중국 해양경찰선과 해군 구축함 등 5척이 이달 일본 열도를 시계 방향으로 일주하는 항해를 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군함들은 지난 2일 대마도 해협을 통과해 북상하면서 홋카이도 북단의 소야해협을 거쳐 태평양으로 진출한 후 일본 열도를 돌아 25일 오키나와와 미야코지마 사이 해역을 통과했다고 방위성 통합막료감부(함참 해당)가 설명했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중국 군함이 일본을 일주하는 형태로 항해한 것이 확인된 경우는 처음이며 이들 군함은 태평양에서 해상 보급과 진영을 갖추는 훈련 등을 실시했다. 중국 해경선의 센카쿠 열도 12해리 항해도 처음이다. 중국 해경국이 지난 22일 현판식을 하고 공식 출범을 대외에 알린 후 중국 해경선들은 24일 센카쿠 열도 접속 수역을 항해했다. 앞서 일본 방위성은 중국군의 조기경계기인 윈(運)8 1대가 24일 처음으로 오키나와와 미야코지마 사이 공해 상공을 오가는 왕복 비행을 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해양감시선보다 무장 수준이 높은 해경선과 조기경계기를 투입함으로써 일본을 자극한 만큼 일본 역시 대응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여 센카쿠 열도 지역에서의 양국 간 갈등이 다시금 점증될 전망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朴대통령 訪中] “한·중 정치적 신뢰 구축… 경협 발판 제공”

    중국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실질적인 한·중 간 정치적 전략관계를 형성한 첫 한국 대통령이라고 입을 모았다. 자오치정(趙啓正)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외사위원회 주임(장관급)은 30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적인 중국 방문은 향후 중·한 관계 발전의 새 역사를 열어갈 이정표로 의미가 크다”며 “중국인들은 박 대통령이 이번 방중 기간 동안 보여준 중국에 대한 열정에 환호했다”고 말했다. 자오 주임은 두 지도자 간 정상회담 결과도 박 대통령이 제시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구상’에 대한 중국 측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으로, 두 나라가 이를 실천하기 위해 앞으로 더욱 협력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박 대통령의 칭화(淸華)대 중국어 연설은 발음이나 내용 면에서 모두 훌륭했으며 듣던 대로 중국 문화를 존중하는 한국 여성 대통령임을 생생하게 보여준 무대로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평가했다. 중국 상무부(산업부격) 산하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진바이쑹(金柏松) 연구원은 “박 대통령이 ‘먼저 친구가 된 다음 친구 관계를 바탕으로 그 위에서 장사를 진행해야 한다’(先做朋友, 后做生意)는 중국식 표현을 쓴 것처럼, 이번 방중은 양국 간 진정한 정치적 신뢰를 구축함으로써 향후 경제 관계도 보다 튼튼한 기초 위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을 제공했다”고 치켜세웠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朴대통령, 中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과 28일 회동 ‘우의 다지기’

    27일부터 나흘간 중국을 국빈 방문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방중 둘째 날인 28일 중국의 퍼스트레이디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별도로 회동한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26일 “박 대통령을 극진히 대접하기 위해 최고의 의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 같은 성의를 표시하기 위해 별도로 펑리위안 여사와의 깜짝 회오(會晤·미팅) 자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는 박 대통령에 대한 중국의 호감을 반영한 것으로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물론 펑 여사와 박 대통령의 관계까지 구축함으로써 한·중 지도자 간 우의를 한층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방중 첫날 시 주석과 새 정부 출범 후 첫 한·중 정상회담을 갖고 수교 21주년을 맞는 양국 관계의 미래 비전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박 대통령은 또 28일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등과도 만난다. 중국의 권력 핵심 3인과 잇따라 만나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안정과 평화 등을 논의하는 것이다. 오는 29일에는 ‘새로운 20년을 향한 한·중 양국 신뢰의 여정’을 주제로 베이징 소재 대학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라는 공동 목표 아래 북핵 문제 해결 등 대북정책에 관한 공조를 강화하고, 우리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및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추진에 있어 양국 간 이해와 협력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도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29~30일 중국 서부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을 찾아 현지 우리 기업을 시찰하는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30일 귀국길에 오른다. 방중 공식 수행원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권영세 주중 대사,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이정현 홍보수석, 조원동 경제수석 등 10명으로 확정됐다. 여당 내 ‘중국통’인 새누리당 정몽준, 조원진 의원은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한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6·25전쟁 해군의 첫 승 ‘대한해협 해전’ 기립니다

    6·25전쟁 해군의 첫 승 ‘대한해협 해전’ 기립니다

    1948년 창설 당시 해군은 변변한 군함 한 척 없었다. 해군 가족들이 바자회와 삯바느질로 모금한 1만 5000달러에 정부 지원금 4만 5000달러를 더해 미국에서 사들인 백두산함이 첫 전투함이었다. 하와이 군항에서 3인치 포를 설치하고 괌에서 포탄 100발을 사들여 진해항에 들어온 때는 1950년 6월 24일. 대원 대부분이 외출을 나간 이튿날 6·25전쟁 발발과 함께 ‘해상 경비를 강화하는 동시에 적함이 보이는 대로 격침하라’는 출동 명령이 떨어졌다. 동해로 북상하던 백두산함은 25일 오후 8시 12분쯤 수평선에서 올라오는 검은 연기를 발견했다. 국적 표시도, 국기도 없이 10노트로 남하하던 괴선박은 600여명의 지상군 병력을 태운 북한의 100t급 수송선이었다. 나포를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26일 밤 12시 30분쯤 백두산함의 3인치 포가 불을 뿜었다. 1시간여의 교전 끝에 승조원 2명이 전사하고 2명이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적함과 더불어 북한군 600여명을 수장시켰다. 적 게릴라부대의 후방교란을 막고 보급로를 차단하는 한편, 유엔군 병력과 군수물자가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해상교통로를 확보할 수 있었다. 우리 해군의 첫 승전으로 기록된 ‘대한해협 해전’을 기념하는 전승행사가 26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소속 독도함에서 열린다. 부산시민 1000여명과 대한해협 해전 전사자인 전병익 중사·김창학 하사의 출신 초등학교 재학생 105명, 육·해·공군사관학교 생도 500여명 등이 아시아 최대 수송함인 독도함에 올라 전승기념식을 갖고 해상사열과 화력시범을 참관한다. 이지스 구축함, 한국형 구축함, 호위함 등 함정 10여척과 대잠초계기(P3C), 대잠헬기(링스) 등 10여대가 동원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김문이 만난 사람] 6·25 대한해협 전투 승리 ‘…바다의 전우들’ 펴낸 백두산함 갑판사관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

    [김문이 만난 사람] 6·25 대한해협 전투 승리 ‘…바다의 전우들’ 펴낸 백두산함 갑판사관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

    때는 1950년 6월 25일 정오. 진해항에 정박 중인 국내 최초의 군함 백두산함 갑판에는 외출·외박을 나갔던 장병들이 급히 모였다. 최용남 함장은 비장한 모습으로 말했다. “적 인민군대가 오늘 새벽 동해안 옥계, 임원해안으로 쳐들어왔다. 우리는 지금 동해로 출동한다. 적 상륙군을 격멸해야 한다. 각자 최선을 다해 임무를 완수하라. 우리 조국 대한민국을 지키자.” 함장의 명령이 떨어지자 승조원들은 각자 위치로 돌아가 전투준비를 한 뒤 오후 3시 진해항을 출항했다. 여기서 잠깐, 백두산함에 대해 잠시 살펴본다. 초창기 해군의 염원은 함포가 장착된 군함을 갖는 것이었으나 빈약한 국가재정으로 군함 구입은 엄두도 못 낼 형편이었다. 해군은 자체적으로 군함 구입자금을 모으기 위해 장병들의 월급에서 5~10%씩 갹출하고 부인회에서 삯바느질, 의복세탁, 수선, 뜨개질로 1만 5000달러를 모아 이승만 대통령에게 청원했다. 이 대통령은 해군의 뜻을 높이 사 4만 5000달러를 보태 군함 구입을 주선했다. 결국 1949년 12월 뉴욕 맨해튼 섬 부두에서 정박 중인 고물 함정(2차대전 직후 퇴역)에 태극기를 높이 올리고 마이애미와 파나마 운하를 지나 1950년 1월 하와이 호놀룰루 항에 입항했다. 3인치 포를 장착하는 등 무기정비를 마친 3월 20일 하와이를 떠나 25일 콰잘린 섬에 기항해 연료를 공급받고 괌 섬 아프라 항으로 향했다. 여기에서 형편에 맞춰 3인치 포탄 100발만 장착하고 4월 10일 진해항에 입항했다. 이후 심하게 녹이 슨 배를 진해항에서 한 달 동안 정비했다. 모든 승조원들이 달려들어 시뻘겋게 녹슨 선체를 해머로 털어내고 방부 페인트를 칠한 후 깨끗하게 단장해서 탄생된 것이 백두산함이다. 그렇게 해서 진해항을 떠난 백두산함이 부산항과 울산 앞 방어진 동쪽 3마일 해상에 도착한 것은 1950년 6월 25일 밤 9시 10분쯤이었다. 이때 우현에서 근무 중인 승조원이 다급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견시보고, 우현 45도 수평선 검은 연기 보임.” 항해 당직사관 최영섭 소위는 쌍안경으로 동쪽 수평선을 봤다. 수평선에 검은 연기가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하지(夏至) 때라 해는 넘어갔으나 시정(視程)은 좋았다. 해상은 흐리고 너울이 일고 있었다. 최 소위는 함장에게 이러한 사실을 즉각 보고했다. “함장님, 저기 수평선에 검은 연기가 흐르는 것이 보이지요. 그쪽으로 가서 확인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함장은 “알았다”고 대답했다. 백두산함은 당초 목적지인 옥계 방향을 바꿔 15노트 속력으로 수평선을 향해 달렸다. 밤 9시 30분쯤 연기를 뿜으며 남하하는 배가 가까이 들어왔다. 백두산함과 비슷한 형태의 괴선박은 백두산함이 접근하자 항로를 이리저리 바꾸면서 계속 남하했다. 최 소위는 부하들에게 국제통신부를 통해 국적, 출항지, 목적지를 문의하는 신호 부호를 찾도록 했다. 이어 발광신호를 보내게 했다. 최 함장은 괴선박의 예사롭지 않은 행태를 보고 적 인민군 함정이 아닌가 의심했다. 최 소위는 괴선박의 발견과 추적, 여러 동태 등을 해군본부에 타전했다. 이어 최 소위는 신호사에게 “정지하라, 정지하지 않으면 발포하겠다”라는 국제부호를 찾아놓으라고 지시한 뒤 공격적 탐색기동을 개시했다. 그러자 장교들 사이에 “무장한 군대가 갑판에 가득 깔려 있습니다. 아, 함수 갑판에 대포가 있습니다. 양현에 기관포도 있습니다”라는 외침이 잇따랐다. 밤 11시가 조금 지난 시간, 괴선박과 거리를 좁히자 장교들은 다시 “주갑판, 후갑판, 중갑판에 있는 병력만 500명은 돼 보입니다. 선실과 선창에 타고 있는 군대는 보이지 않지만 모두 합치면 700~800명쯤 되겠습니다. 적함이 틀림없습니다. 공격합시다”라고 말했다. 잠시 침묵하던 최 함장도 “저 배는 대포와 기관포로 무장하고 1000명 가까운 무장 육전대(해병대)를 태우고 있다. 저 배의 항로로 보아 부산을 점령하려고 내려온 것으로 판단된다. 이제 전투에 돌입한다.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자”라고 명령했다. 이어 함장은 다시 한번 장교들의 얼굴을 보면서 냉수로 건배를 했다. “살아서 마지막 마시는 대한민국 물이다”고 결의를 다졌다. 최 소위는 건배를 마치고 곧바로 함수 사병 침실로 가서 포술갑판 부대를 집합시킨 뒤 전투에 임할 것을 지시했다. 26일 밤 12시 30분, 함장의 사격명령이 떨어졌다. 3인치 포탄 첫 발이 포성을 울리며 적함으로 날아갔다. 최 소위의 조마조마하던 가슴이 일시에 풀렸다. 백두산함은 인수 후 포탄이 아까워 모의탄으로만 훈련했지 실탄사격을 한번도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적함도 기다렸다는 듯이 즉각 응사해 왔다. 백두산함은 18노트 최고 속력으로 기동하며 주포와 기관총으로 공격했다. 적함도 주포와 기관포로 맹렬히 반격해 왔다. 치열한 포격전이 20여분간 계속됐다. 백두산함은 최고 속력으로 적함을 향해 돌진하면서 포탄을 계속 쐈다. 이윽고 적 함교에 포탄이 명중했다. 백두산함에는 만세소리가 울려 퍼졌다. 적 함은 검붉은 연기에 휩싸여 좌현으로 기울어져 바닷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이때 적 포탄 한 발이 백두산함 조타실 외판을 때렸다. 조타사 김창학 등이 복부에 파편을 맞고 쓰러졌다. 또 적 포탄 한 발이 주포 갑판에 떨어져 파편이 튀었다. 장전수 전병익 등이 가슴에 파편을 맞고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주포 전화수 김춘배 등이 다리에 파편을 맞고 쓰러졌다. 부상병을 후갑판 아래 사병식당으로 이송해 응급처치하고 3인치 포 수리에 착수했다. 이때가 6월 26일 오전 1시 20분쯤이었다. 백두산함은 약 4시간에 걸친 적함 잔해물 수색을 끝내고 아침 6시쯤 부상자 치료를 위해 포항기지로 향했다. 이상은 한국전쟁 당시 벌어졌던 ‘대한해협전투’에 대한 내용이다. 이 해상 전투는 전사(戰史)에는 기록돼 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다. ‘한국전쟁’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3·8선 돌파하고 육상으로 남침한 것으로 각인돼 있기 때문이다. 이 내용에 의하면 북한은 한국전쟁 당시 육상은 물론 남한의 부산과 진해항을 점령해 유엔군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치밀한 계획을 짰던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문서기록보관청에도 이러한 기록이 있다. 그렇다면 대한해협 전투에서 백두산함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백두산함 갑판사관 겸 항해사·포술사였던 최영섭씨를 지난 13일 경기 일산 자택에서 만났다. 그는 위 내용을 상세하게 밝히기 위해 ‘6·25 바다의 전우들’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책을 펴냈다. 당시 부산 앞바다에서 벌어진 ‘대한해협전투’는 물론 서해 봉쇄작전, 인천상륙작전, 함경도 동해진격작전 등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바다의 전투를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료적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적함을 침몰시키고 포항으로 항진할 때 함미 사병식당에 있는 응급실에 있었습니다. 군의관 김인현 중위는 심한 배멀미로 목에 깡통을 달고 구역질을 하면서도 출혈이 심한 전병익, 김창학에게 응급수술을 했습니다. 두 중상자는 그 와중에도 ‘적함이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습니다. 나는 ‘격침했다. 살아야 해’라고 했더니 두 중상자의 눈빛이 환하게 밝아졌어요. 그러더니 ‘대한민국 만세’라면서 결국 고개를 떨구고 말았지요.” 그는 한국전쟁을 회고하면서 “육지에서 불이 붙었으나 바다에서 진화해 갔다. 6·25 그날 대한해협 전투 승첩으로 부산항을 지켜냈고 대한민국을 돕는 유엔군과 무기, 탄약, 장비 등 병참 물자가 들어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07년 미국 해군연구소에서 발간한 ‘한국전쟁과 미국 해군’이라는 책자에도 ‘전쟁의 가장 중요한 해상 첫 전투로, 백두산함이 1000t급 북한의 무장 수송선을 수장시켜 부산항을 통해 증원 병력과 물자가 도착할 수 있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우리 정부에서도 1961년 4월 ‘대한해협 해전 승전’이라고 공표하면서 인천상륙작전의 발판이 마련됐다고 그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최씨는 해군사관학교 3기 출신으로 나중에 백두산함 함장, 최초의 구축함인 충무함 함장, 51전대 사령관 등을 거쳐 1968년 해군 대령으로 전역했다. 최씨는 매년 6월 25일 당시 대한해협전투를 겪은 전우들(당시 70명이었으나 현재 생존한 15명)과 같이 부산에서 만나 그날을 되새기고 있다. 그가 해군사관학교에 진학하게 된 것은 일본에서 공부할 당시 조국의 군복을 입고 바다를 지키겠다는 일념에서 비롯됐다. 이번에 펴낸 ‘6·25 바다의 전우들’을 쓰기 위해 26개월 동안 자료수집을 다시 했고 1년 동안 연필로 직접 썼다. 그는 자칭 ‘통합군사령관’이라고 한다. 왜냐 하면 첫째 아들은 해군장교, 둘째와 넷째는 육군장교, 셋째는 공군장교, 손자는 해병대 장교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한국해양소년단연맹 고문을 맡고 있다. 올해 85세의 고령인데도 열심히 강의를 다니면서 “육지 자원은 더 이상 없다. 우리나라는 이제 바다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는 “하늘로 돌아간 전우들이여, 그리고 머지않아 사라져 갈 전우들이여, 조국과 6·25의 바다는 그대들의 피끓는 조국애를 길이길이 기억하리라”고 말한다. 노병의 눈가가 잠시 적셔진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은 1928년 강원도 평강에서 태어났다. 일본 도쿄시립 제2중학교(우에노)를 졸업했다. 광복 이후 남한으로 와 해군사관학교 3기로 1950년 졸업했다. 또 단국대학교 법정학부,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육군대학, 미국 국방산업대학원 등을 나왔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소위 계급장을 달고 백두산함 갑판사관 겸 항해사·포술사로 해상전투에 참전했다. 주요 참전 경력은 6월 25일 대한해협전투를 비롯해 인천 철수작전, 여수 철수작전, 진동리 정찰작전, 덕적도·영흥도 탈환작전, 군산 양동작전, 인천상륙작전, 대청도·소청도 탈환작전, 원산·함흥·성진 동해진격작전, 제2차 인천상륙작전 등이다. 해상 근무 시에는 백두산함 함장, 충무함 함장, 51전대 사령관 등을 지냈다. 주요 저서로는 충무공 이순신의 업적을 기록한 ‘고하도’ 등 3권이 있다. 슬하에 아들 넷을 두었으며 모두 육·해·공군 장교를 지냈다. 현재 한국해양소년단연맹 고문으로 있다. 백두산함에 3인치 포를 설치하는 모습.
  • 민주, 당사 10분의 1로 줄여 여의도行

    민주, 당사 10분의 1로 줄여 여의도行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4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앙당의 축소 등을 담은 ‘독한 혁신안’을 내놓았다.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를 8월까지 폐쇄하고 당사 규모를 10분의1로 줄여 여의도로 이전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혁신안에 따르면 중앙당 인력을 현재 160명에서 100명 이내로 조정한다. 남겨진 인원은 “각 시도당에 정책요원으로 파견, 지원해 시도당에 정책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정책기능을 활성화하는 데 배치하겠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1400평 규모인 현 당사를 140평 이내로 줄여 여의도에 새 당사를 물색, 당사에는 대민업무 등 최소한의 기능만 남겨놓는다. 필요한 공간은 국회를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민주당은 전신인 열린우리당 시절인 2004년 3월 불법대선자금 사건이 터지면서 ‘호화당사’라는 비판이 일었던 여의도 당사에서 철수, 영등포시장 내 옛 농협 청과물공판장 자리로 당사를 옮겼었다. 이후 2007년 대선 직전인 8월 대통합민주신당 창당과 함께 당산동 당사로 이전했다가 2008년 7월 여의도로 컴백, 영등포 당사와 여의도 당사 이원화 체제로 운영했으나 20011년 1월 다시 영등포 당사로 일원화했다. 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은 정당법에 따라 국고보조금 30%를 순수 정책연구개발비로 사용하는 등 예산과 인력의 독립성을 강화해 당에서 분리해 운영한다. 또 중앙당의 전략기획국도 흡수해 전략기능도 보강한다. 그동안 민주당은 사무처 당직자 가운데 20~30명을 민주정책연구원 소속으로 등록시켜 이들의 인건비를 국고보조금에서 지급하는 방식으로 인력을 운용해 왔다. 혁신안과 관련, 김 대표는 “중앙당 당직자들을 시도당으로 파견하는 것은 중앙당으로서는 기득권을 내려놓은 것”이라며 “시도당의 정책위원들이 시도당 차원의 정책을 활발히 만들면 각 지역의 풀뿌리 민주주의를 만드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대규모 구조조정을 수반하는 것이어서 진통도 예상된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혁신안 내놓은 김한길… “중앙당 폐지 및 당직자 규모 축소”

    혁신안 내놓은 김한길… “중앙당 폐지 및 당직자 규모 축소”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14일 당 혁신안을 발표했다. 영등포 당사를 폐쇄하고 중앙당을 ‘슬림화’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앙당 당직자수(현 160명)를 정당법이 정하는 범위(100명) 이내로 슬림화하겠다”면서 “이제까지 관행적 편법 운영으로 비대해져 있는 중앙당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중앙당 집중 상태를 분권화해 중앙당과 당 지도부가 독점해온 권력을 당원들에게 내려놓겠다는 뜻에서 영등포 당사를 오는 8월까지 폐쇄하고 10분의 1 수준의 규모로 축소해 여의도로 이전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1400평 규모인 영등포 당사를 없애고 10분의 1(140평) 이내로 여의도에 새 당사를 설치해 당사에는 대민업무 등 최소한의 기능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국회 공간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각 시·도당에 정책요원을 파견, 지원하겠다”면서 “시·도당에 정책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정책기능을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도 인사, 조직, 재정을 독립시켜 정당민주주의와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점도 설명했다. 김 대표의 이같은 혁신안은 최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독자세력화에 맞서 개혁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관측된다. 그러나 당직자 규모 축소 및 당사 폐지 등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동반하는 일이어서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탄도미사일 잡는 SM6 도입한다

    北탄도미사일 잡는 SM6 도입한다

    우리 군이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해상에서 요격하는 SM6 함대공미사일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2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종합 발전 계획을 연말까지 수립할 계획”이라며 “SM6급 함대공미사일을 도입해 해상요격체계를 구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군은 2016년쯤 SM6 미사일을 도입, 이지스구축함(7600t급)에 장착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레이시온사에서 SM2 블록4의 개량형으로 개발 중인 SM6 미사일은 사거리가 320∼400㎞로 북한이 발사하는 탄도미사일을 초기에 요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다. 해군의 첫 번째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에 장착된 SM2 미사일은 사거리가 148㎞에 불과해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제약이 있다. 군이 SM6 미사일 도입과 함께 추진 중인 KAMD 구축 계획에는 패트리엇(PAC3) 미사일 구매와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MSAM) 및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 개발도 포함됐다. 군은 또한 미국과 KAMD 프로그램 분석을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며 내년 2월쯤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1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는 우리 군이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탄도탄 방어 전투실험(님블 타이탄)과 한·미·일 연합 탄도탄 탐지·추적 훈련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 논란이 불거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MD 논란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북한의 무수단, 동창리에서 미국 본토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면 동북방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우리가 요격하는 건 불가능하고 발사 정보 등을 공유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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