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도전과 한국의 미래/서진영 고려대교수(신춘 특별기고)
21세기를 목전에 두고 세계는 엄청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여러 미래학자가 지적하고 있듯이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말미암아 과거의 문명과는 질적 차별성을 가지는 문명사적인 대전환기를 맞이하여 세계는 엄청난 변화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첫째로,자본과 노동·정보가 체제와 이념 및 정치적 국경을 넘어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되면서 전 세계를 하나의 경제단위,하나의 활동무대로 하는 지구촌시대가 본격적으로 전개되었고,모든 나라가 개방화와 세계화의 압력을 받게 되었다.둘째로,정보화사회에로의 이행이 진행되면서 산업사회의 위계적인 조직체계의 효율성은 급격히 쇠퇴하고,다양한 전문성을 결합시키는 횡적 네트워크 체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지식과 정보를 효과적으로 생산,분배하고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적 체계와 규범이 요구되고 있다.셋째로,행위주체의 다양화·다원화·분권화 등이 진행되면서 중앙집권적인 민족국가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정치·사회·경제질서의 개편이 진행되고 있으며 다양한 행위주체들의 자율과 자유및 개성이 강조되는 다원적이고 복합적인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그리고 끝으로 소유에서 존재에로의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개개인의 삶의 질의 향상과 내면적인 만족감을 중시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문명사적인 변화와 도전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 모든 나라는 나름대로 기존의 제도와 관행,그리고 행동양식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우리도 문민정부의 출범과 함께 과감한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그것은 우선 「정상화」를 위한 개혁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과거 30여년간 압축적인 고도성장전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누적된 권위주의적인 정치질서와 왜곡된 시장 경제,그리고 사회구조의 파행과 부작용을 「정상화」시키려는 작업으로부터 출발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민정부의 개혁은 「정상과 개혁」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우리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개혁의 목표는 문명사적인 대전환기를 맞이하여 산업화·근대화시대의 구각을 깨고,지구촌시대의 상호의존성과 무한경쟁에 대비하고 지식정보시대·시민참여시대·문화우위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의식·관행·제도를 구축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선진화를 달성하고 마침내 평화통일을 실현하여 세계중심국가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첫째,국가주도의 부국강병의 발전전략으로부터 개개인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중요시되고,성장과 분배가 동시에 실현되는 부민안국의 발전전략으로 전환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겠다.둘째,국가의 조직원리와 운영방식이 변화와 개혁을 계속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사회적 다양화와 분권화가 강조되는 정보지식사회에서 국가는 시민사회를 통제하고 지배하기 보다는 시민사회 내부에서 활동하는 여러 행위자간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과 협력이 이루어지도록 경기규칙을 제정하고,공정한 규칙의 조정자·감시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는 것이다.따라서 국가의 조직원리와 운영방식도 민간부문과 시민사회의 자율과 기능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셋째,21세기의 한국사회가 수요자중심의 발전전략와 연성국가를바탕으로 국민통합·사회통합·민족통합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양성과 다원성을 보장하는 사회구조와 사회의식의 개혁이 무엇보다도 요구된다고 하겠다.
이와 같은 개혁과 변화를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을 때,우리는 문명사적인 대변혁기에 살아남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평화통일과 선진국에로의 도약을 실천할 수 있으며,21세기에 명실상부한 세계일류국가·세계중심국가로 부상할 수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