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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독무대’ 기능올림픽 폐막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는 19일 세계 최고의 기능인을 뽑는 ‘2001 서울 제36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한국이 금 20개,은5개,동 7개의 메달을 획득,대회를 4연패했다고 발표했다.2위는 금 5,은 4,동 1개를 획득한 독일이차지했고 3위는 일본(금 4,은2,동4)에 돌아갔다. 우리나라는 지난 67년 스페인 마드리드 대회에 처음 참가한 이래 93년 대회에서 대만이 한차례 우승한 것을 빼고 77년부터 13차례의 대회 우승을 모두 휩쓰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 78년 부산대회에 이어 국내에서는 두번째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35개국에서 2,000여명이 참가해 39개 공식 직종과 6개 시연 직종에 걸쳐 기량을 겨뤘다. 이번 대회는 미 테러사건 등에 가려 언론의 각광을 받지못했지만 나름대로 알찬 결과를 일궜다는 평이다. 국제조직위원회 잭 뒤셀도르프 회장은 “최고의 시설과 장비를 갖춘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르고 한국조직위원회 전체스텝들의 유기적 협력으로 그 어느대회보다 빛나는 대회가됐다”고 평가했다. 또 이번 대회에 현대자동차,터보테크 등 국산장비업체로부터 장비를 지원받아 대회를 운영,그동안 일본 유럽 등의 독무대였던 장비업체 시장에 우리 국산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구천서(具天書) 36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위원장은 “이번 대회는 지식정보화 시대에 우리 기업의 대외경쟁력 강화는 물론 우리나라가 세계경제대국,기술선진국으로 나아가는디딤돌이 됐다”고 자평했다. 다음 대회는 2003년 스위스 샹갈렌에서 열린다.이날 오후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는 유용태(劉容泰)노동장관을 비롯해 국내외 인사들과 선수단이 참석한 가운데 폐막식이 열렸다. 오일만기자 oilman@
  • 올해의 기능 전승자 5명 선정

    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 구천서)은 3일 ‘감물염’ 기능보유자 이인선(69)씨 등 5명을 올해의 기능 전승자로 선정,발표했다. 기능전승자는 해당 분야에서 20년이상 일해 오면서 최고의기능은 물론 장인정신과 우리의 전통 기능을 전승시켜려는열의를 가진 전통 기능인들이다. 올해 선정된 기능전승자는 풋감으로 옷감에 물을 들이는 감물염 부문 이씨를 비롯해 ▲수를 놓아 돗자리를 만드는 문석 부문 임애경(61) ▲장승 제작 부문 이범형(45) ▲전통벼루제작 부문 신명식(47) ▲어선·목선 등을 제작하는 한선 부문 마광남(58)씨 등이다. 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은 기능전승자에게 매월 80만원씩의지원금을 5년간 지급하는 한편 전통기능을 전수받는 계승자에게도 지원금을 주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오일만기자 oilman@
  • 무주로 반딧불 보러가자

    오는 25∼29일 전북 무주군 무주읍과 남대천 일대에서 열리는 반딧불축제 기간에 반딧불이의 신비로움을 체험할 수있는 기차여행과 이동 박물관이 운영된다. 철도청은 이 기간 매일 오전 8시10분 서울과 부산을 각각출발, 충북 영동역에 도착하면 미리 준비된 셔틀버스로 구천동 계곡과 남대천 일원에서 반딧불이의 현란한 불춤을구경하고 되돌아 가는 기차여행 코스를 마련했다. 또 국립중앙박물관은 무주읍 문화예술회관에 선사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각종 유물과 조선시대 대표적 풍속화가인 단원 김홍도,혜원 신윤복의 작품과 민화,판화 등의복제본을 전시하는 ‘찾아가는 박물관’을 개설한다. 군도 이 기간 반딧불이 자연학교 운영과 반딧골 세시풍속,다슬기 방류,반딧불 사랑 자전거 달리기,환경글짓기대회,곤충자원 보전 심포지엄,환경농업 세미나 등 반딧불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무주 임송학기자
  • [오늘의 눈] 독립군에 대한 인색한 평가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만주 독립군 무명용사 위령탑을건립하는 방안에 대해 보훈단체와 국방부 사이에 미세한 시각차가 존재하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광복회 등은 5억원의 국고보조가 이미 확보된 상태이므로당연히 현충원안에 위령탑이 건립돼야 한다는 주장이다.이역만리 만주벌판에서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순국,구천(九天)을 떠도는 이들의 혼을 위무하는 상징시설이 필요하다는것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현행법상 묘지공원 조성기본계획이 수립되기 이전에는 도시공원법 제4조에 따라 전몰장병이나 순국선열 이외의 새로운 시설물 신축이 불가하며 마스터플랜이 수립되는 내년 후반기이후에나 요구사항을 반영하겠다는입장이다. 일부에서 주장하고 있는 ‘정규군이 아니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법절차상 문제가 있다는것이다. 그러나 광복회 등 보훈단체는 절차상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인식이 핵심이라는 주장이다.청산리전투 등 청사에 길이 남을 혈전을 치르다 쓰러져간 독립군의 넋을 위로하는 일에 국방부가 앞장서지는 못할망정 절차를 따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군은 1940년 9월17일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의해 창군된광복군의 법통을 계승하는 것으로 돼 있다.독립군은 광복군창군이전에 무장독립투쟁을 실시한 무장결사체이다. 보훈단체들은 이러한 역사인식 때문에 지금까지 위령탑 하나 세워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실제 건국훈장과 같은포상 수상자에 한해 국립현충원에 안장하거나 유가족을 지원하는 것이 전부였다.국방부 고위관계자도 “독립군의 성격에 관해서는 판단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곤욕스러움을내비쳤다. 독립군 유가족들은 최근 일본 왜곡교과서 문제는 물론 박정희기념관 건립 추진,민주화운동 관련자에게 최고 1억원의보상급을 지급하는 내용의 입법이 추진되는 것을 보면서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한다.일본에 의해 저질러진 역사왜곡이나 광주민주화운동 등 현대사의 상처를 치료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독립군에 대한 우리사회 내부의 ‘인색한’ 평가부터 바로잡아야 하는 것이 아닌지 자문해본다. 노주석 정치팀 차장 joo@
  • 전국기능경기대회 시상식

    제36회 전국기능경기대회 시상식이 11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지난 5일부터 1,769명의 각 시도 대표들이 참석해 펼친 이번 대회에서 경기도가 금 9,은 11,동 11개를 얻어 우승했으며 서울과 대구는 각각 준우승과 3위를 차지했다. 우수 선수를 많이 배출한 교육기관이나 기업체에 주는 단체상은 한양공고,안양공고,경북 기계공고,염광여자정보교육고,구미전자공고,광주기계공고,인천기계공고가 받았다. 이번 대회 입상자 중 만 20세 이하 청소년은 오는 2003년스위스 상갈렌에서 열리는 제37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시상식에는 김호진(金浩鎭) 노동장관과 구천서(具天書) 한국산업인력공단 등이 참석했다. 오일만기자 oilman@
  • MLB/ 박찬호, ‘별중의 별’로 뜬다

    ‘박찬호 전국구로 뜬다’- 풀타임 메이저리거 6년만에 한국인 첫 올스타의 영예를 안은 박찬호(28·LA 다저스)가 11일 오전 9시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벌어지는 2001 미국 프로야구 올스타전 ‘꿈의 마운드’에 올라 ‘코리안 익스프레스’의 위용을 뽐낸다. 미국 진출 이후 최고조의 피칭을 하고 있는 박찬호는 특유의 불같은 강속구를 앞세워 매니 라미레스(보스턴 레드삭스)등 아메리칸리그의 내로라하는 간판타자를 압도,명실상부한올스타임을 입증하게 된다. 박찬호는 통산 1,000탈삼진을 돌파하며 4년연속 ‘두자리승수’를 쌓은 정상급 투수로 도약했음에도 팀 성적 부진 등으로 LA ‘지역구’에 머문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공중파를타고 미국 전역은 물론 세계 각국으로 생중계되는 이날 경기를 통해 지역구에서 완전 탈피,‘미국의 스타’로 이미지 격상이 기대된다. 내셔널리그의 선발은 12승(다승 1위)을 챙긴 커트 실링(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예고됐다.따라서 박찬호는 중간계투로 나서 1∼2이닝 정도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내셔널리그올스타 투수가 무려 11명인데다 과거 전례도 있어 자칫 등판이 불발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박찬호가 상대할 타자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일본인 ‘야구천재’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한일간‘창과 방패’의 대결로 두나라 팬들의 시선이 뜨겁다. 박찬호는 승운이 따르지 않아 전반기 8승(다승 13위)에 그쳤지만 투수 구위의 잣대인 방어율(2.80)과 탈삼진(137개)각 4위에 랭크됐다.팬투표 1위로 선발출장하는 이치로도 타격 3위,최다안타와 도루 각 1위를 마크했다. 이밖에 홈런 1위(26개)·타격 4위(.335)의 라미레스,최고유격수 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 레인저스),칼 립켄 주니어(볼티모어 오리올스),후안 곤잘레스(클리블랜드 인디언스)등과의 맞대결 여부도 주목된다. 김민수기자
  • 중국 양쯔강 “역사의 시작과 끝을 잇는 江”

    가도 가도 황토물이 끝 없이 이어지는 양쯔(揚子)강. 티베트의 타타허에서 발원해 중국 대륙의 5분의 1을 적시고 동지나해로 빠지는 6,300㎞나 되는 긴 강이다.중국 사람들은 양쯔강보다 창장(長江)이라 즐겨 부른다. 창장에는 시선(詩仙)이태백(李太白)이 세 번이나 다녀갔다는 산샤(三峽)가 있다. 스촨(四川)성 남쪽 충칭(重京)에서 이창(宜昌) 사이의 산샤는 시링샤(西陵峽) 우사(巫峽) 쥐탕샤(瞿塘峽)을 일컫는 말. 유비(劉備),조조(曹操),손권(孫權) 등 삼국지(三國志)의 호걸들이 천하를 다투던 곳이다.중국에서 만리장성 다음으로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다. 산샤는 오는 2009년 댐이 완공되면 수위가 크게 높아져 상당부분 물에 영원히 잠길 운명이다.장비 사당,펑두귀성(豊都鬼城)을 비롯한 많은 유적이 물고기들이 노니는 곳으로 바뀐다.그래서 요즘 물에 잠기기 전 절경을 보려는 화교(華僑)를 비롯한 관광객들의 발길이 부쩍 늘고 있다. 크루즈의 시발점은 후베이(湖北)성 이창.이창을 벗어나면곧 시링샤가 눈에 들어온다.길이 76㎞의 시링샤는 산샤중에서 가장 긴 협곡.고개를 45도쯤 들어야 비로소 봉우리가 보이는 높은 산들이 배 양쪽에 우뚝우뚝 서 있다.모락모락 피어나는 안개 너머로 언뜻언뜻 보이는 경치는 신선이 산다는무릉(武陵) 바로 그것이다. 시링샤에는 제갈량(諸葛亮)이 병서와 보검을 감추었다는 병서보검협(兵書寶劍峽),초(楚)가 진(秦)에게 함락되자 울분을 참지 못하고 투신했다는 충절 굴원(屈原)의 고향이 있다.10여분쯤 지나면 장비(張飛)가 북을 치며 군사를 모았다는 뇌고대(雷鼓臺)가 모습을 드러낸다.절벽 끝에서 장비의 상(像)이 강을 내려다 본다.시링샤의 끝 언저리에서는 산샤댐 공사가 한창이다. 우샤의 입구는 파둥(巴東)현.배는 파둥현에 잠깐 닻을 내리고 관광객들은 15명 남짓 실을 수 있는 나룻배로 갈아 타고양쯔강 지류 선룽시(神農溪)를 들른다.선룽시는 중국 삼황오제(三皇五帝) 중 농사를 담당하는 신(神)인 선룽씨가 이 곳에서 100가지 약초를 연구했다는 데서 비롯된 지명.본류는흙탕물 일색이지만 선룽시의 물은 유리알처럼 맑다. 선룽시를 거슬러 올라가는 나룻배는 동력이 없이 사람이 끈다.그것도 배 앞에서 물을 따라 걸으면서 배를 끄는 것이 아니라 물길 바로 옆의 뭍을 걸으며 비스듬히 배를 잡아당긴다.배를 끄는 사람은 6명.모두 원주민 토가족(土家族)이다. 배 앞과 뒤에서 2명이 방향을 잡고 나머지 4명은 대나무를꼬아 만든 긴 줄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힘을 다해 끈다.인력선(人力船)인 셈이다.뱃꾼들이 용을 쓰며 배를 끌고가는물길은 6㎞.옛날에는 벌거벗고 끌었지만 요즘은 러닝셔츠와삼각팬티는 입는다.옷을 입고 끌면 줄이 쓸려 살가죽이 벗어지기 때문에 맨 몸으로 끌었단다. 선룽시를 나와 다시 유람선에 올라 조금만 가면 12개의 봉우리가 강 양쪽에 늘어선 우샤로 이어진다.봉우리마다 이름이 있지만 초 양왕(襄王)이 신녀를 사모해 찾아 왔다가 만나지 못하고 꿈으로 뜻을 이루었다는 신녀봉(神女峰)이 제일유명하다.운우지정(雲雨之情)이라는 말은 양왕의 고사에서유래됐다고 한다. 산샤의 마지막 쥐탕샤는 길이 8㎞로 산샤 중 가장 짧다.하지만 험준하기로는 산샤 가운데 으뜸이다.이백은 ‘촉도난(蜀道難)’이라는 시에서 ‘촉으로 가는 길은 하늘에 오르는것 만큼이나 어렵다(蜀道難如上靑天)’고 쥐탕샤의 험준함을 일컬었다.중국 돈 5위안(元)의 뒷면에 나오는 그림은 바로쥐탕샤의 기문이다. 쥐탕샤의 끝머리에는 기슭에 유비가 숨을 거두었다는 백제성(白帝城)이 있다.유비가 오(吳)와 위(魏)의 협공으로 숨진 관우(關羽)의 원수를 갚기 위해 70만 대군을 이끌고 출병했다가 오나라 육손(陸遜)의 5,000여 군대에게 패한 뒤 촉으로 돌아가다가 생을 마감한 곳. 백제성 어귀에는 장비의 사당이 있다.부하에게 암살당한 뒤강에 버려져 떠내려 온 장비의 목을 어부가 그물에 건져 올린 곳이다.유람선의 종점인 충칭 근처 펑두의 산 기슭에는구천을 떠도는 온갖 귀신들이 다 모인다는 귀성이 있다. 장제스(蔣介石)가 마오쩌둥(毛澤東)에게 패해 타이완으로도망칠 때 온갖 보물을 다 갖고 가면서도 산샤를 두고 간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는 창장. 그 강가에는 지금 한가롭게 낚시를 드리운 태공(太公)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산샤댐이 완공돼도 물에 잠기지 않을 산등성이에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다.하지만 그 옛날 중원을누비던 영웅들의 숨결과 자취는 도도히 흐르는 강과 함께 살아 숨쉬고 있다. 충칭(중국) 문호영특파원 alibaba@. *여행 가이드. [교통] 양쯔강 크루즈는 이창에서 떠나는 코스와 충칭에서출발하는 코스 두가지가 있다.이창에서 출발하려면 충칭에서 이창까지 1시간 가량 비행기를 더 타야 한다. 충칭에서 하류 이창으로 내려갈 경우 산샤 외에 샤오산샤(小三峽)도 볼 수 있다.대신 선룽시는 들를 수 없다.반대로이창에서 상류를 거슬러 올라갈 때는 선룽시는 볼 수 있지만 샤오산샤는 포기해야 한다. 충칭까지 아시아나항공과 중국 서남(西南)항공이 1주일에한 차례씩 직항편을 띄운다.아시아나항공은 매주 목요일,서남항공은 수·토요일 오후에 떠난다.충칭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3시간30분. US여행사는 충칭 1박을 포함한 4박5일의 양쯔강 크루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요금은 104만9,000원.문의 (02)773-7333[숙박] 유람선에서 2박3일 또는 3박4일 동안 머문다.유람선은 금강산 가는 유람선처럼 크지 않다.객실은 2인1실로 호텔 흉내를 냈다.바와 휘트니스클럽도 있다.하지만 별 다섯개수준을 기대해서는 안된다.저녁 식사 뒤에는 간단한 민속공연이 펼쳐진다. [음식] 충칭의 대표적 음식은 뱀 두꺼비 자라에 동충하초를비롯한 각종 약재를 넣은 훠궈(火鍋).냄비를 반으로 나눠 매운 맛과 담백한 맛 두 가지를 동시에 끓인다.충칭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명주 ‘우량애(五糧液)’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세계 최대’ 산샤댐. 산샤댐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홍수를 막기 위해 80년 전 중국의 국부 쑨원(孫文)이 구상한 세계 최대의 댐. 50년 간의 조사를 거쳐 93년 착공됐다.길이 2,225m,높이 185m,폭 135m로 브라질 이과수댐의 2배,소양댐의 27배나 되는어마어마한 규모.저수량이 390억t이나 된다.2009년 완공되면 중국 전체 전력소비량의 7분의 1인 846억㎾의 전력이 생산된다. 기초공사,갑문 설치,물막이 등 1단계 공사는 97년 끝났고,2차 물막이는 2003년,완전 물막이와 담수 등 마지막 단계 공사는 2009년 3월 끝난다. 댐이 완공되면 양쯔강 수위가135∼175m 올라가 4개 현,13개 도시가 물에 잠긴다.수몰지역 주민만 113만명. 댐이 들어선 뒤에도 유람선 여행은 계속된다.1만1,000t급이하 배가 통과할 수 있는 계단식 갑문과 5,000t급 이하 배를 댐 위로 들어올리는 엘리베이터 갑문이 설치되기 때문이다.지금은 댐 건설현장 옆에 유람선이 다닐 수 있는 수로가따로 있다.
  • 레이커스 최고승률 우승

    ‘공룡’ 샤킬 오닐을 막을 자는 없는가. LA 레이커스의 센터 오닐은 지난 16일 끝난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에서 팀의 2연패를 이끌면서 자신도 2년연속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LA는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챔피언결정(7전4선승제) 5차전에서 오닐(29점 13리바운드)-브라이언트(26점 12리바운드) 콤비의 활약에 힘입어 108-96으로 승리,4승1패로 챔프전을 마무리했다. LA는 플레이오프에서 15승1패(승률 .937)로 18년만에 NBA최고승률 기록을 경신했다.종전 기록은 공교롭게도 이날 패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83년 세운 .923. 오닐은 챔프전을 포함,플레이오프 16경기에서 게임당 평균 30.4점과 15.4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매경기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두자릿수를 기록하며 기복없는 플레이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었다. 필라델피아는 챔프전이 시작되기 전 경계 대상 1호로 오닐을 지목했다.이를 위해 ‘올해의 수비수’로 뽑힌 디켐베무톰보(219㎝)를 영입하며 치밀하게 준비했다.그러나 무톰보는 오닐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오닐은 빠른 발과 파워를앞세워 무톰보 앞에서 자유자재로 골밑을 돌파했다. 지난해 정규리그,올스타전,플레이오프 MVP에 오른 오닐은올해는 플레이오프에서만 MVP로 뽑혔다.하지만 기량은 지난해보다 더욱 성숙해졌다는 평이다. 이번 챔프전은 오닐을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데 불과했다.여기에다 ‘농구천재’ 브라이언트와 짝을 맞추고 있어 매직 존슨과 압둘 자바가 활약하며 NBA를 평정했던 80년대 레이커스의 영광이 재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준석기자 pjs@
  • 한강·낙동강 등 중소형댐 12개 짓는다

    2011년까지 한강 3곳,낙동강 7곳,금강 1곳,영산강 또는 섬진강 1곳 등 모두 12곳(연간 저수량 총 12억t)에 중소형 댐이 건설된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전국 30곳의 댐 후보지에 대한 정밀조사를 마무리하고 지방자치단체 협의와 댐건설조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연말까지 최종 후보지 12곳을 확정할 방침이라고12일 밝혔다. 한강 수계의 한탄강댐과 낙동강 수계의 화북댐(위천)등 2곳이 이미 확정돼 내년에 착공된다.경기 북부지역의 용수공급 및 홍수 조절을 위해 건설되는 한탄강댐은 연간 저수량 3억t 규모의 중형 댐으로 총사업비 9,100억원이 투입된다.연간 8,000만t의 용수공급과 250만t 규모의 홍수조절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밖에도 한강 수계에서는 임진강댐 건설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북한강 지류와 평창강,달천 가운데 1곳이 댐 후보지로 정해질 전망이다.낙동강 수계에서는 낙동강 본류와 남강·감천,영덕 오십천,이안천,내성천 등에 각 1개의 댐이 건설될 가능성이 높다.금강 수계에서는 금강 본류나 지류인 지천·유구천,마곡천 등지에 1개의 댐이 건설된다. 영산·섬진강 수계에는 섬진강 상류나 지류인 수어천,삼천또는 영산강 오례천,황룡강,평림천 등 5곳 가운데 1곳이 후보지로 선정된다. 건교부는 댐 건설에 따른 지역주민의 불만을 해소하고 댐주변지역 발전을 위해 댐 건설시 200억∼300억원을 지원하고 댐 건설 후 매년 8억∼1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또 환경친화적인 댐 건설을 위해 계획단계부터 사전 환경평가를실시하고 어도(魚道) 및 생태공원 조성,사회간접시설 우선투자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프랑스·일본 “정상 가리자”

    프랑스가 브라질과의 3년만의 맞수대결을 승리로 이끌며결승에 뛰어 올라 일본과 컨페더레이션스컵축구대회 패권을겨루게 됐다. 프랑스는 7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후반 8분 마르셀 드사이가 결승골을 터뜨려 브라질을 2-1로침몰시켰다. 이로써 프랑스는 세계랭킹 1위를 굳게 지키며두팀간 역대전적 6승2무3패,최근 10년간 전적 2승1무1패의우위를 확보했다. 일본은 요코하마에서 열린 호주와의 준결승전에서 전반 42분 터진 나카타 히데토시의 프리킥 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겨 당당히 결승에 합류했다.일본은 이로써 예선을 포함,4경기 무실점·무패행진을 이어갔다. 프랑스와 일본의 결승전은 10일 오후 7시 요코하마,브라질과 호주의 3·4위전은 9일 오후 7시 울산에서 각각 열린다. 98프랑스월드컵의 리턴매치로 불린 프랑스-브라질전은 결승티켓과 함께 세계최강의 자존심이 걸려 큰 관심을 끌었고두팀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 듯 일진일퇴의 공방을 거듭했다. 프랑스는 전반 6분 선제골을 터뜨려 기선을 잡았다. 유리조르카예프의 왼쪽코너킥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포진한파트리크 비에이라가 헤딩으로 밀어주자 로베르 피레스가오른발로 논스톱 슛,골문을 열었다.피레스는 대회 2호골을쏘아 올려 득점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맹반격에 나선 브라질은 29분 하몬이 아크 오른쪽 바깥에서얻은 프리킥을 수비벽 넘어 떨어지는 그림 같은 골로 연결시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하지만 조직력에서 한발 앞선 프랑스는 후반 8분 벌칙지역왼쪽에서 날아든 센터링을 드사이가 문전에서 돌고래처럼튀어 올라 헤딩슛,결승골을 낚았다. 프랑스는 후반 15분 조르카예프 대신 게임메이커 에릭 카리에를 교체투입해 한층 안정된 플레이로 1골차 승리를 지켰다. 수원 박해옥·임병선기자 hop@. ***컨페드컵 스타. *日 나카타. ‘100년에 한 번 나올 축구천재’라는 찬사를 듣는 일본축구의 영웅. 지난 2일 카메룬전에서 2골을 넣은 스즈키에가리는 듯했으나 준결승전에서 게임메이커로서의 진가를 뽐내며 결승골까지 터뜨려 스타는 결정적 순간에 빛난다는 말을 입증했다.98월드컵 뒤 이탈리아 AS로마로 옮겼다.파르마로부터 600억원의 이적료를 제시받을 만큼 세계적 스타로떠올랐다.10일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과 소속팀의 이탈리아리그 우승이 걸린 나폴리전이 겹쳐 고민 중이다. *佛 드사이. 대표팀 경력 9년째를 맞은 33살의 노장.93년 대표팀에 발탁된 뒤 대표팀간 경기에 84회 출장했다.수비수이지만 코너킥과 프리킥 때는 공격에 가담해 헤딩슛을 날리기도 한다.185㎝의 큰 키에다 몸이 단단해 별명이 ‘바위’.93년 프랑스 마르세유,94년 이탈리아 AC밀란에서 2년 연속 유럽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하는 감격을 맛본 뒤 99년부터 잉글랜드 첼시에서 뛰고 있다.
  • 아이버슨-브라이언트 “최후엔 내가 웃는다”

    ‘지존은 오직 하나,최강을 가리자’-. LA 레이커스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00∼01미국프로농구(NBA) 챔프를 놓고 격돌한다.7일부터 7전4선승제로 열리는 챔피언결정전에 두팀의 농구천재 코비 브라이언트(LA)와 앨런 아이버슨(필라델피아)이 선봉에 선다.이들은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전 시카고 불스) 은퇴 이후 NBA 인기를 양분하고 있는 ‘포스트 조던’의 선두주자로 팀 우승은 물론 자존심을 걸고 불꽃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선수의 맞대결 결과를 쉽게 점칠 수는 없다.두 선수 모두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통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맹활약을 펼쳤다.아이버슨과 브라이언트의 활약 여부에 따라예상밖의 승부가 날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아이버슨은 정규리그와 올스타전에서 최우수선수(MVP)에오르면서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정규리그에선 득점왕(평균 31.1점)에 올라 브라이언트에 근소한 차로 판정승했다.플레이오프 16경기에서도 평균 31.3점을 넣으면서 팀을 챔프전까지 올려 놓았다. 브라이언트도 결코 뒤지지않는다.플레이오프 11경기에서평균 31.6점을 넣어 아이버슨을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다. 또 198㎝의 브라이언트는 아이버슨(182㎝)보다 16㎝나 커리바운드에서 7-4.4로 앞선다.그러나 이 수치는 상대적인것일 뿐 맞대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아이버슨은 플레이오프 MVP까지 거머쥐어 MVP 3관왕에 오르겠다는 태세다.챔프전을 정규리그 득점왕을 빼앗긴 것에대한 설욕전으로 여기는 브라이언트는 “두번의 패배는 없을 것”이라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농구천재들의 싸움과 함께 ‘공룡센터’ 샤킬 오닐(LA)-‘최고의 수비수’ 디켐베 무톰보(필라델피아)의 ‘창과 방패’ 전쟁도 관심거리다.‘올해의 수비수’로 선정되기도 한무톰보가 NBA 최고의 공격수 오닐의 파상 공세를 어떻게 막아내느냐도 승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객관전인 전력에선 LA쪽에 무게가 실린다.브라이언트와 오닐이 이끄는 LA는 2연패와 함께 통산 13번째 우승을 넘보고 있다.플레이오프에서 11연승을 달려 사상 첫 전승 우승의기대감까지부풀린다. 18년만에 통산 4번째 정상을 노리는 필라델피아는 플레이오프 4강전과 8강전에서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쳐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지만 정신력만큼은 어느 때보다 탄탄하다. 박준석기자 pjs@
  • 볼만한 야외공연

    광주와 경기도 남양주,서울에서 각각 대규모 야외 행사가열릴 예정이어서 공연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8∼23일 광주 5·18기념공원에서 열리는 ‘오월의 시-서막’(연출·각색 김아라)과 25∼27일 경기도 남양주 북한강변에서 펼쳐질 ‘남양주 세계야외공연축제2001’,그리고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이 18일 오후7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여는 5·18민중항쟁기념문화제.‘오월의 시-서막’과 ‘남양주 세계야외공연축제’가 독창적인 연출세계를 고집하는 연출가들이 야외를 무대로 설정해 준비해온 의욕적인 행사들이라면 ‘5·18민중항쟁기념문화제’는 5·18민중항쟁 정신을 문화예술적 차원으로 연결하는 행사다. ◇오월의시-서막=광주 민주항쟁을 소재로 발표된 시인들의 시와 임철우의 ‘봄날’을 텍스트로 연출가 김아라가 재구성한 복합장르 음악극.연주자,영상아티스트,소리꾼,합창단,미술인,공연자 등 각 장르의 예인들이 고루 참여한다. 구천을 맴도는 영혼들을 위로해 제의 속으로 불러들이는프롤로그 ‘혼을 부르는 소리’로 시작,제의속으로 찾아드는 사람들(광주 희생자)의 환영을 시각화하는 대목인 ‘행렬’로 이어진다.1980년 5월 열흘간의 치열한 투쟁일지를 영상 음악 시낭송 연극 춤 마임으로 처리한 주 무대 ‘밤과 꿈’에 이어 에필로그 ‘진혼의 소리’로 막을 내린다. ◇남양주세계야외공연축제2001=‘자연과 인간의 친화’를테마로 설정한 열린 양식의 예술축제.연극 무용 음악 마임 서커스 설치 행위 조각 도예 사진 등 전 장르가 참가해다양한 예술적 실험이 이루어진다.남양주 북한강변(새터삼거리∼종합영화촬영소)의 자연공간및 갤러리,카페 정원이무대.해외 4개,국내 2개 단체의 공식초청작과 자유참가작공연으로 진행된다. ◇5·18민중항쟁기념문화제= 기념문화행사 ‘80년 광주를기억하라’와 기념식,시민들과 함께 하는 기념공연 ‘다시 사는 민주의 땅 광주여’로 구성된다.손병휘 윤정희 김가영 박성환 등 광주민중항쟁을 소재로 한 민중가요를 주로부르는 가수들의 노래 공연에 이어 일본 민중음악단체인우타고에 단원 30명이 무대에 올라 광주민중항쟁을 기념하는 노래를 부른다. 김성호기자 kimus@
  • 산업인력公 이사장 구천서씨

    정부는 15일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에 구천서(具天書·51)전 의원을 임명했다.구 신임 이사장은 충북 보은 출신으로청주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제14대(민자당)와 15대(자민련)의원을 역임했다.
  • 북한산 생태계 살아난다

    북한산에 자연휴식년제가 실시된 이후 물에서 살아가는 수서(水棲)동물의 종과 개체수가 늘어 생태계가 점차 회복되고있다. 7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산 구기계곡,우이계곡,구천계곡 등의 13개 지점에서 3차례 생태계 변화를조사한 결과 자연휴식년제 실시 구간의 5개 지점에서는 딱정벌레류,비곤충류,하루살이류 등 수서동물 63종 2,138개체가관찰됐다. 반면 미실시 구간 8개 지점에서는 59종 1,691개체만 발견됐다. 지역별 종의 숫자도 구기계곡(전구간 실시) 58종,우이계곡57종(부분 실시),구천계곡(미실시) 46종이었다. 이도운기자 dawn@
  • 금강 민물참게 돌아왔다

    수질 오염과 남획 등으로 80년대 중반 자취를 감췄던 금강 민물 참게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충남도가 99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금강 수계의 참게 서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5∼8㎝ 크기의 어미 참게 1만800여마리가 잡힌 것으로 확인됐다.참게가 잡힌 곳은 청양군 장평면 지천을 비롯,논산시 채운면 논산천 및 부적면 탑정저수지,공주시 사곡면 유구천 및 통천포,반포면 청벽,금강 하류인 서천군 화양면 및 부여군 양화면 등이다. 금강에 참게가 다시 등장한 것은 충남도 내수면개발시험장이 5년간의 실험 끝에 생산한 새끼 참게를 96년 봄부터 금강에 방류해서다.내수면개발시험장이 금강 본류와 지류에 지금까지 방류한 새끼 참게는모두 46만5,000마리에 달한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대한매일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작-최하림론(1)

    *역사와 개인이 만나는 시의 자리-최하림론. 1.거친 육성(肉聲)과 혼돈을 넘어서 고야의 한 그림에는 황폐하고 공포스러운 표정의 크로노스가 자식을잡아먹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그림 속의 주인공 크로노스는 ‘시간’을 상징하는 신으로서 자식을 낳는 족족 잡아 삼키는데,자식 중에하나인 제우스를 삼켰다가 제우스의 아내 메티스〔‘숙려(熟慮)’라는 뜻의 여신〕가 준 약을 마시게 되어 그를 토해놓는다.아버지의 뱃속에서 놓여난 제우스는 아버지 크로노스를 무한지옥인 타르타로스에가두어 버리고 은(銀)의 시대를 펼친다. 인간 상상력의 한 중요한 테마가 실현되어 있는 크로노스의 신화에서, 우리는 시간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인류의 뿌리 깊은 욕망을확인할 수 있다. 크로노스의 자식들인 우리 인간은 그의 뱃속에서 삶을 영위하지만,그로부터 해방되는 순간을 열망한다.종교를 비롯한 인간의 모든 활동은 이 신화적 상상력을 실현하려는 욕망의 발현이다. 그러나 인간은 시간 밖에 존재할 수 없으며,인간의 삶이란 결국 시간과 벌이는 고투의 흔적이다.시간은 모든 고통의 원천이자 자기동일성의 근원적 조건인 것이다.우리는 시간이 지나간 자리에서 생의 좌표와 의미를 가늠하고 수정한다. 시간이 거쳐가고 남은 자리에 부려져있는 소모와 쇠약, 또 한켠에서 벌어지는 생성의 현장은 인간의 근원을 돌아보게 하는 냉엄한 지표이다. 인간의 경험과 욕망을 담아내는 문학은 궁극적으로 시간과 투쟁하는존재의 모습을 형상화한다.시의 경우,이 대결의 양상은 정서적 직접성과 대상의 중층성이라는 성격을 띠게 되는데,여기서 대상의 중층성이란,현실과의 역동적 상호 작용 속에서 구축되는 한 시인의 작품 세계에는 현실의 시간적 궤적과 생리적 연치가 더해가면서 변모하는 한자연인의 모습이 함께 담겨있음을 말한다. 시에는 시대와 개인을 통과한 시간의 흔적이 남아 있다.시는 시대와 개인,역사와 인간이 삼투하며 길항하는 생생한 내면의 현장이다.한 시인의 시세계를 조감함으로써 우리 자신 속에도 깃들어 살고 있는 시간의 신이 한 인간의 몸을 빌어 건네는 전언을 들을 수 있으며,아울러 몸 속에 지핀 시간과의 길고도 험한 싸움을 수행하는 한 정신의 고언(苦言)도 듣게 되는것이다. 이미 다섯 권의 시집 ―『우리들을 위하여』(1976),『작은 마을에서』(1982),『겨울 깊은 물소리』(1987),『속이 깊은 심연으로』(1991),『굴참나무 숲에서 아이들이 온다』(1998) ― 을 상재한 바 있는 최하림은 역사와 현실에 대한 진지한 사색과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압축된 풍경과 서정적 형식을 통해 형상화해 왔다.그의 시에서 우리는 지나온 역사의 의미와 그 현실을 통과한 한 개인의 정신의 풍경을,더불어 몸을 받은 존재로서 시간을 경험하는 한 인간의 고단한 삶의역정을 보게 된다. 최하림의 시가 현실참여적 성격을 보이는 1970,80년대는 전사회적으로 정치적 열기가 강렬한 시기였다. 소위〈시의 시대〉로 불렸던 이 연대(年代)에 시가 발휘한 힘은 분화(噴火)를 꿈꾸던 당대인의 욕망과 상상력에서 발원한 것이었다.극렬한 용출을 욕망하게 만든 억압적 상황은 역설적으로 시에 힘을 실어주었던 배후(背後)였으며,현실의 후광 속에서 시는 단일하면서도강렬한 상징으로 떠오를 수 있었다.그러나 한편으로는 역사와 현실의거대한 깃발 아래,개인의 실존에 대한 시적 사유의 깊이나 언어적 성취가 상대적으로 소외되기도 하였다. 시 장르의 폭발력이 외부에 있었던 만큼,현실적 열기가 지나간 현장에는 작부들의 사이비 신세타령만이 웅성댈 뿐,역사와 현실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들은 이제 실종되고 없다.80년대가 부려놓고 간 피폐하고 앙상한 언어의 잔해들 위로,묵시록적 상상력과 정신분열증적 언어들이 쇄말리즘의 안개 속에 밀려와 있고,‘시의 죽음’이 풍문처럼떠도는 상황에서 한 세기가 막을 내렸다. 그리고 불과 일 년 전만 해도 미만하던 세기말의 암울한 전망과 우려가 새로운 세기의 도래와함께 말끔하게 제거되면서,그 자리에는 기술자본주의의 지칠 줄 모르는 광란의 질주에 도취되어,그것에 저항하고 개입할 의지를 포기한상혼(商魂)들이 혼몽 속을 헤매고 있다. 최하림 시의 독자적 가능성은,‘역사적 연대’의 흔적들이 썰물처럼빠져나간 이 흉흉한 시점에서도 여전히 역사와 현실에 대한 진지한천착을 서정적긴장 속에서 일관되게 수행해 오고 있다는 점,아울러그러한 작업이 자기 존재,나아가 존재 일반에 대한 깊은 성찰에까지닿아있어 시적 사유의 폭과 깊이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 놓여 있다. 우리는 그의 시에서 7,80년대의 날선 육성(肉聲)과 90년대의 세기말적 언어들을 넘어서는 치열한 시적 사유를 만나게 된다.깊은 고통과오랜 침잠의 시간들이 동행하는 그 세계에서,우리는 ‘역사의 시대’에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개인의 실존적 고뇌들이 진지한 역사적 상상력과 조우하는 장면을 목도할 수 있다.역사와 개인을 집요하게 응시하는 최하림의 시적 태도는 우리 시대 문학의 자리를 새삼 되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강인한 정신 속에 길이 있다.길을 만들고,그 길을 가는 것은 문학의 태생적인 운명이다.그것은 포기하지 않는 꿈이,문학의 배태(胚胎)된 자리이기 때문이다. 2.역사의 공범의식,그 도덕적 순결성〈아우슈비쯔〉는 시간의 진행을 진보의 역사로 인식했던 인류에게근본적인 반성의 계기였다.근대의 쌍생아인 자본주의와 역사주의 모두에 가능태로 잠복해 있던 폭력적 욕망이 그 포악성을 드러낸 자리에서 역사는 시간의 근본적인 의미와 방향을 인간으로 하여금 되묻도록 요구하였다.20세기의 인류에게 〈아우슈비쯔〉가 있었던 것처럼우리 현대사의 한 극점에는 〈광주〉가 놓여있다.역사적 상상력의 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광주〉는 결과적으로 역사적 현실로부터 선회하는 최초의 기점이 되었다.그것은 고통의 진원지를 응시하는 힘의부족에서 연유한 것이었는데,〈광주〉를 문제삼던 많은 사람들은,아예 〈광주〉가 서있던 ‘역사의 자리’를 떠나버리고 말았다.바로 이지점이, 최하림을 여타의 시인들과 갈라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한국사의 비극적 상징인 [광주]를 통과하면서, 그리고 ‘현실사회주의권의 해체’라는 세계사적 변혁을 지나면서 최하림은 역사와 존재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사유 속으로 침잠한다.역사의 진보에 대한 믿음의 붕괴를 그는 외부적 현실을 통해서 해소하지 않고, 역사를 내면속에 소환하는 방식으로 끌어안는다.역사의 내면화는 필연적으로 역사를 윤리학의 차원으로 환원한다.역사는 익명의 타자의 것이 아닌,주체의 윤리적 실천의 장으로 치환되는 것이다. 따라서 외부에 대한공격적인 정서보다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반성적 사유가 시의 주를 이루게 된다.낭만적 격정과 들끓는 고뇌로부터 한걸음 비켜선 자리에서 최하림은 지나온 역사와 시간을,그리고 시와 인간을 응시한다. 어둠과 함께 온 기억들에 싸여 나는/나를 밝혀주지 못하는 불빛을본다/빛이 멀면 편안하다 죄가 많은/우리는 죄들이 두렵고 어둠이 내려서/아름다우니 어둠에 몸 섞는다/이런 밤 새들은 얼마나 조심스레/그들의 하늘을 날았던지/내 영혼은 어디를 방황했던지/검은 유리 같은 공기 속에서 길들은/보이지 않게 밤으로 이동하고/새로운 추억이짐짝처럼 마른 나무 밑에 쌓인다/시간이 별다를 것 없는 모습으로 흘러 간다/시간을 따라서 광목도로 어디쯤 걸음을 멈추고 쉴 곳이 있을것이다/잠시 유숙할 집이 있을 것이다/우리에게 범한 죄를 우리가 사할 때가 있을 것이다/한 사람에게만은 사랑이었고 배반이었던 여자도어디쯤 있을 것이다/그러나 세상은 결국너를 버리고 달려간다/세상은 고통스럽고 일어서는 자는 숨을 수 없어서 불행하다/내 가슴은 사직처럼 허물어져간다/예감을 노래해선 안 된다/나는 밤으로 간다 잘있거라/한번도 힘껏 꽃잎 피지 못하고/한번도 힘껏 울어보지 못한/정다운 말들아 내 딸들아 ―「光木道路」 전문 한바탕의 회오리 같은 역사가 훑고 지나간 내면 세계에,짙은 허무와체념이 배음을 이루고 있는 작품이다.쓸쓸한 어조 사이로 배어나오는고통과 절망 속에,내면으로 귀환한 역사의 흔적이 음각되어 있다. 이흔적이 구체화된 기억의 형상은 최하림의 역사 인식을 반영하는 중요한 단초로서,그의 시 곳곳에는 역사가 남기고 간 상처가 고통의 기억으로 잔존해 있다.그 기억의 공간은,‘절망의 부레 찢어지는 소리’가 ‘어둠 속에서 악마구리같이 아우성치며’(「말하기 전에,나는」) ‘피투성이 된 붉고붉은 입술들’(「우리들은 오늘도」) ‘갈가리찢긴 육신의 목소리’(「무등산」)들이 ‘합창을 이루는’, 아비규환의 절규가 가득한 곳이다.이러한 고통스러운 공포의 기억을 조성한과거는‘몇 대의 트럭이 난폭하게 거리를 질러가고’(「부식 동판화」) ‘탐욕스러운 개들이 안개 속으로 달려가’ (「고통의 문지방」)며 ‘사나이가 시간을 죄스레 칼질하고 생채기에서 뚝,뚝, 피가 흐르는’(「상처」),폭력과 살육으로 얼룩진 광란의 시간이다.주목할 점은 이러한 과거의 기억이 역사 자체의 이미지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시적 화자를 끊임없이 고통스럽게 만드는 ‘죄와 벌’의 이미지로 출현한다는 사실이다.이는 “기억의 아이들이 붉은 얼굴로 지나가고/어디서인지 흰 이를 드러내며 킬킬킬킬/웃는 아이”(「섬진강」)와 같이 과거의 기억에 대응하는 심리적 이미지가 대체로 자조적이고 자학적인 형상으로 각인되어 시인의 내면에 환기된다는 점에서 보다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역사적 현장을 투과하면서 굴절,각인된 이러한이미지들은 시인이 과거의 역사를 자기반성의 방식으로 수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최하림에게서 과거는 부정적 실체라기보다,폭압적 상황을 결과적으로 방기했던 고통스런 부채의 시간인 것이다. 역사를 내면화하는 이러한 방식은 최하림의 많은 시편들을 의식의풍경으로 읽게 만든다.인용된 시의 배경인 ‘어둠’의 상황은 죄의식속에 고통스러워하는 화자의 내면을 상징한다.‘빛’과 대조되는 ‘어둠’은,공포와 방황의 시간을 의미하면서 동시에 윤리적 자의식의내면 상태를 보여준다.이 어둠 속에는 한국 근대사의 비극적 경험과현실사회주의권의 몰락이 각인시켜놓은 고통스러운 상흔,시간을 역사의 진보로 인식한 20세기적 사유의 참담한 좌절이 가로놓여져 있다. ‘빛’으로 생각했던 역사와 시간의 배반을 절망적인 체념으로 추억하면서도,자신을 ‘어둠과 함께 온’ 역사의 주체로 사유하는 시인에게 과거의 기억은 ‘짐짝’ 같이 둔중한 고통의 추억이 될 수밖에 없다.광포한 역사의 기억이 형벌과 같은 공포의 대상이라면,그 기억의공간 속에서 시인은 자신을 유형수(流刑囚)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폭력적인 역사,패배의 역사를 주체가 되어 감내하려는 태도는 최하림시의 역사 의식과 도덕적 순결성의 원천이다. 역사의 폭력에 희생된영혼들이 ‘보이지 않는 내 맘속의맘까지도 감시한다’(「죽은 자들이여,너희는 어디 있는가」)는 토로나,‘말’에 대한 자학적인 공격,그리고 시의 언어를 형벌로 인식하는 태도 등은 최하림이 과거의 역사적 경험을 의식의 내면으로 소환하여 현재의 윤리적 검열의 내적장치로 삼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들이다. [베드로] 연작시들과 [소록도] 시편들은,자신을 불행한 역사의 공범자로 인식하는 시인의 이러한 의식을 반영한다.가롯유다뿐만 아니라베드로 역시,예수를 로마의 종교 지도자들에게 팔아넘긴 공범자라는죄의식이 죽음과 패배의 시대를 통과한 최하림의 내면 속에 자리잡고있는 것이다. 포악한 현실의 암묵적 공범이라는 이러한 윤리적 자의식은 “우리에게 범한 죄를 우리가 사할 때가 있을 것이”라는 대용서의 전제를 마련한다.이는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는 예수의 정신과 상통하는 것으로서,우리는 최하림의 시에서 개인의 윤리성의 문제로 화육(化肉)한 역사의 실체를 만나게 된다.그에게 있어서 역사는자신의 [시와 삶]을 향해 끊임없이 윤리적 질문을 투척하는 고통의실체인것이며,시는 역사에 바치는 고해성사인 셈이다.따라서 시 초반부의 ‘빛이 멀면 편안하다’는 진술은,회한과 고통이 배어있는 역설적 고백으로서,이러한 도덕적 순결성은 윤리적인 차원을 넘어 종교적인 성격에까지 닿아 있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최하림의 시는 시간을 보는 시각에서 지상으로 복귀한다. ‘사랑’이자 ‘배반’이었던 역사와, 역사의 연인들은 시간의 무심한흐름 속 ‘어디쯤 걸음을 멈추고 쉴’ 것이기 때문이다.시인은 영원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명멸하는 역사와 인간 존재의 의미를 되묻는다. ‘세상은 결국 너를 버리고 달려갈’ 것이고 역사의 전망을 모색하는 자는 ‘숨을 수 없어서 불행할’ 것이지만, 그래도 시인은 다시그 역사의 암담한 ‘밤으로 갈’ 것임을 밝히고 있다. ‘예감을 노래해선 안 된다’는 당위적 진술과 ‘나는 밤으로 간다’는 고백 사이에는, ‘역사의 진보’라는 믿음의 종말이 몰고온 뼈아픈 각성과 현재의 암담함을 감내하겠다는 고뇌의 의지가 가로놓여 있다.시간의 냉혹함을 응시하는 유한한 역사적 존재의 허무와 절망을 그대로 끌어안으면서도 결코, 역사적 삶을 포기하지 않는 태도에서 우리는 어둠 속을 걸어가는 한 정신의 비장한 모습을 보게 된다. 역사를 자신에 대한 윤리적 성찰의 계기로 수용하면서도,다시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최하림의 엄격한 현실주의에서 우리는 고결한 지상의 세계와 만난다.미래를 밝혀줄 어떠한 것도 남아있지 않은 현실을자기 성찰의 자리로 삼는 그 강인한 정신의 고도(孤島)는 우리에게시의 자리를 새삼 생각하게 한다. 3.인간의 실존,그 처연한 고요 현재는 과거의 기억 위에서 진행되며 모든 삶은 시간 속에 묻힌다는명제는,최하림 시의 기본 전제이다. 최근 시집『굴참나무 숲에서 아이들이 온다』에는 시간이라는 관점에서 역사와 실존의 주제를 다룬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이 시집에 수록된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동일 제목의 두 편의 시는 최하림의 시적 작업이 그동안 집요하게 천착해온 두 테마를 압축해서 보여준다.두 편의 작품에서 추구하는 [집]이란,하나는 우리 모두가 다시 꿈꾸며 세워야 할 역사적 미래를 의미하고,나머지 하나는 실존적개인이 최종적으로 도달할 적막의 세계를 상징한다. 이 두 개의 테마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작품 속에 나타나는데, 인간실존의 주제가 보다 근원적이라는 점에서 후자의 것이 최하림 시의보다 깊은 심층을 이룬다고 하겠다.이는 역사의 문제를 개인의 윤리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태도에서도 잘 드러난다.개인적 실존의 문제를놓지 않고 역사적 현실을 응시하는 그의 자세는, 한 평론가의 지적대로 그를 ‘고전적 정신의 표상’으로 이해하게 하는 요인이다.개인의존재성에서 출발하여 현실의 문제에 육박해가는 이러한 특징은 최하림의 독자성을 보여주는 그의 시의 미덕이다.[집으로 가는 길] 두 번째 작품에서 우리는 그가 도달한 개인적 실존의 한 극점을 보게 된다. 많은 길을 걸어 고향집 마루에 오른다/귀에 익은 어머님 말씀은 들리지 않고/공기는 썰렁하고 뒤꼍에서는 치운 바람이 돈다/나는 마루에 벌렁 드러눕는다 이내 그런/내가 눈물겨워진다 종내는 이렇게 홀로/누울 수밖에 없다는 말 때문이/아니라 마룻바닥에 감도는 처연한고요/때문이다 마침내 나는 고요에 이르렀구나/한 달도 나무들도 오늘내 고요를/결코 풀어주지는 못하리라 ―「집으로 가는 길」(88쪽)전문 이 작품은 소리가 멎고 시간이 정지된 듯한 깊은 고적(孤寂)의 세계를 보여준다.원초적 고요에 휩싸인 흑백필름 같은 이 침묵의 세계에서 우리는 인간의 근원적인 실존의 풍경을 본다.모성의 자궁에서 나와 영원의 집으로 돌아가는 인간은,그가 출발한 고요의 세계와 도착할 침묵의 집 사이에 존재한다.그 집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길을 가야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그 ‘많은 길을 걸어’ 귀환하는 ‘고향집’은 실존의 근원지로서,길의 출발이었던 ‘어머니’조차 존재하지않는 무(無)의 세계이다.‘공기는 썰렁하고’ ‘치운 바람이 도’는그 적막의 세계에서 ‘벌렁 드러눕는’,이 시의 가장 처연한 대목은존재의 고단한 무게와 허무함을,행위를 통해 서늘하게 표현하고 있다.존재의 무게를 부려놓는 행위는 주검이 되어 땅에 몸을 누이는 행위를 환기시킨다.여기에서 시인이 도달한 ‘처연한 고요’가 감도는 ‘마룻바닥’은 내가 떠나온 어머니,그 어머니의 어머니가 도달했을 인간 보편의 공간이자 삶 속에 내재한 근원적인 침묵의 세계이다.죽음이란,결국 존재를 끌고 다니던 침묵이 보편적인 고요의 세계로 돌아가 합류하는 영역인 것이다.그 거대한 절대 침묵의 세계 속으로의 편입,그것이 바로 [집으로 가는 길]이다. 그런데 이 ‘처연한 고요’의 세계에 도달했다는 진술은, 시인이 이미 이 상태를 경험했음을 의미한다.그것은 사물로부터의 소외를 처절하게 체험했던 투병기간의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시인이 도달한 이‘처연한 고요’의 세계는 그의 시에 등장하는 ‘무색계’(「구천동시론」)의 심연을 이루는 정서이다.색신(色身)과 물질의 속박을 벗어나 순정신적 세계를 의미하는 무색계는,최근 시집(『굴참나무 숲에서아이들이 온다』)에 다수를 차지하는 만물과 교감을 누리는 시들의정신적 바탕이라 할 수 있다.사물로 스며들고 사물에 개방되어 만물과 동화(同和)를 경험하는 투명하고 정결한 세계는,이미 무색계에 들어와 있는 상태로서,사물과의 자유로운 정신적교감을 보여주는 이시들 속에 처연한 정서가 내재되어 있는 것은 이 ‘무색계’가 육체적 실존의 끝을 기저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최하림의 시세계에 한 축을 이루는 개인적 실존의 문제는 그의 시에배어있는 허무와 쓸쓸함의 원천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존재의 막막함을 끈질기게 응시하는 그의 태도에서 우리는 실존의 처연함,그 서늘한 고요를 감지하게 된다.어떠한 과장이나 포오즈도 용납하지 않고 존재의 현실을 고스란히 감내하는 그의 준엄한 태도는,현학적 사변과 요설,감상적 자기 연민과 소영웅주의가 만연한 오늘의 문학적 현실을 반성케 하는 시정신의 본질을 보여 준다.언어의 사원에서 울려나오는 서늘한 사유는,삶이 부과한 시의 자리이자 시가 돌아가야 할 시원(始原)이다. 김문주
  • [대한시론] 광해군을 위한 변명

    젊었을 적에 센케비치의 영화 ‘쿼바디스’를 보면서 네로(Nero) 황제의 비인도적인 정사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었던 일이 있었다.그러나 훗날 역사를 공부하면서 알아 봤더니 네로가 로마 시를 불태우면서 시를 읊었다는 것도 모두 사실이 아니었고,따라서 그는 그의 학정을 침소봉대하기 위해 역사학자들이 곡필한 희생양이었다는 것을알고서는 더욱 황당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데 이런 식의 역사 곡필이 어디 네로뿐이었겠으며 어찌 고대의로마뿐이었겠는가.한국사를 공부하다 보면 많은 원혼(怨魂)들이 있음을 알게 된다. 만주는 우리 땅이라고 주장했다가 역신으로 몰려 김부식(金富軾)의손에 죽은 묘청(妙淸),세종대왕의 옥체를 걱정한 것이 오히려 한글창제를 반대했다는 누명으로 바뀐 최만리(崔萬理),이순신(李舜臣) 현창사업의 희생양이었던 원균(元均),문중 사학의 희생양이 되어 역사의 죄인처럼 기록된 김성일(金誠一)….이들은 아마 저 세상에서 눈을감지 못하고 아직도 원혼이 구천을 헤매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치학을 공부하는나로서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역사의희생양은 광해군이다.어려서 어머니를 잃고 계모 슬하에서 슬픔을 되새길 수밖에 없었던 그는 늘 고독하고 우울한 소년 시절을 보낸다.그러다가 젊은 나이에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함경도에서 전라도에 이르기까지 그가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만큼 전국을 돌아다니며 그는 백성을 어루만지며 왜병을 물리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는 이미 어린 나이에 풍전등화와 같은 조국의 운명을 체험했고,국력이 약한 나라의 백성이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가를 뼈저리게 느꼈다.서자의 몸으로 온갖 우여곡절과 음해를 겪은 후 왕이 되었을 때그는 꿈도 많고 야망도 있는 젊은이였다. 그의 첫번째 꿈은 왜란으로황폐화된 조국의 경제를 건설하는 일이었다. 국고는 바닥이 났으며생산성은 한없이 추락하고 있었다. 그는 우선 경작지를 개간하여 국가의 재원을 확충하고,선혜청(宣惠廳)으로 하여금 대동법(大同法)을 실시케 하여 민생의 안녕을 도모했으며,허준(許浚)으로 하여금 ‘동의보감’(東醫寶鑑)을 쓰게 하여 질병에 허덕이는 백성을구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왜란으로 인해불타 없어진 많은 서적을 복간(復刊)하는 일에도 소홀히 하지 않아‘신증동국여지승람’이며 ‘용비어천가’가 모두 이때 되살아났다. 위와 같은 공적 이외에 정치가로서 광해군의 제일의 업적은 외교였다.그는 명나라와 청나라가 교체하는 그 미묘한 시기에 국경을 튼튼히 함은 물론 탁월한 외교술로써 국가 안보를 튼튼히 했으며,일본과의 조약(己酉條約·1609)을 체결함으로써 동북아시아의 3각관계에서굳건한 입지를 구축했다.그런 그가 퇴위하자 곧 병자호란이 일어났다.광해군을 아무리 비하한다고 하더라도 그의 재임 기간 중에는 외환이 없었으며,그 시대의 국방과 외교가 조선왕조 500년 동안 가장 튼튼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 시대를 연구하는 모든 학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어쩌랴.그는 외치에 몰두하면서 점차 내치를 소홀히 했다.그것이 그만의 실수는 아니며 당시의 정파 싸움 때문이었다고 변명할수도 있다.소북파는 사사건건 정사의 발목을 잡았고,그를 둘러싸고있던 대북파에는 “그게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충신이 없었고,모두가 자신의 보신과 영달에만 눈이 멀어 광해군을 혼군(昏君)으로 몰아갔다. 계모인 인목대비(仁穆大妃)에게 불효한 것도 사실이고, 이복동생인영창대군(永昌大君)을 죽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어디 그 사람만의책임이며,조선왕조에서 형제를 죽인 왕이 어디 그 사람뿐이었겠는가. 그게 잘한 일이라는 얘기가 아니라 그보다 더 부덕했던 사람도 그처럼 혹평을 받지는 않았다는 점이 야속하기 때문이다. 그런 즉,정치란 우선 안을 다스리고 밖을 보아야 한다.가정이고,조직이고,나라고 따질 것없이 안이 화목하지 않고 행복한 법이 없다.관자(管子)의 말처럼 안에서 의식(衣食)이 풍족해야 밖에 나가 예절을아는 법이다.이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면서 나는 왜 광해군에 대한 안타까움만이 이토록 더해지는 걸까. 신복룡 건국대대학원장·정치학
  • 韓通, 해저케이블 사고 감시 레이더시스템 도입

    한국통신은 어로작업에 의한 해저케이블 절단이나 고장 사고를 줄이기 위해 국제해저케이블 감시용 ‘레이더시스템’을 설치,운용한다고 21일 밝혔다. 한국통신은 최근 주변국과의 어업협정으로 우리 어선의 조업영역이우리나라 연근해로 집중되고 있어 이로 인한 고장발생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케이블 보호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레이더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경남 거제시 해발 430m의 구천산에 설치된 레이더안테나는 부산·거제지역을 지나가는 태평양횡단 케이블 등 4개의 국제해저광케이블에대해 반경 최대 80㎞까지 실시간 감시할 수 있다.이 시스템은 해저케이블 루트 경계구역에 어선이 접근하면 자동으로 경보를 울려 케이블 감시선박 및 어업무선국에 통보함으로써 사고를 예방해 준다. 박대출기자 dcpark@
  • [조약돌] 깁스 한 채로 통학버스 운전…초등생 치어 숨지게

    경남 거제경찰서는 23일 통학버스를 운전하다 운전 부주의로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천종수씨(33·거제시 신현읍 고현리)에 대해 교통사고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천씨는 22일 오전 8시20분쯤 거제시 동부면 구천리 연담마을 앞길에서 거제교육청 소속 경남70누 2470호 통학버스를 몰다 운전 부주의로 동부초등학교 1학년 황모군(7)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천씨는 사고 당시 2주 전에 골절상을 입어 오른쪽 손과 팔에 깁스를 한 채 통학버스를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16대 국회의원 재산등록 현황]/ ‘퇴직의원’ 재산 변동은

    이번 재산공개 결과 15대 국회의원 가운데 16대 총선에서 낙선했거나 출마하지 않은 퇴직의원의 재산감소 현상이 두드러졌다. 퇴직의원 154명 가운데 지난 2월28일 재산변동신고 이후 5월29일 15대 임기 만료일까지 불과 3개월 사이에 1억원 이상 재산이 줄어든 신고자가 23명으로 14.9%를 차지했다.4·13 총선이 일부 퇴직의원의 재산 감소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재산이 가장 많이 줄어든 퇴직의원은 이인구(李麟求) 전 자민련 의원으로,3개월 사이 무려 76억8,800만원이나 감소했다.건설사 명예회장인 이 전 의원은 주가하락에 따른 평가손실액만 74억7,900만원이었다. 이어 양정규(梁正圭·15억5,300만원),김허남(金許男·10억2,700만원),구천서(具天書·5억9,000만원),김찬진(5억7,700만원),황학수(黃鶴洙·5억6,500만원),김운환(3억5,400만원) 전 의원 등의 순이었다.양 전의원은 채무 변제를위한 빌딩 매각,김허남 전 의원은 예금 감소와 임야 증여 등으로 재산이 대폭 줄었다. 반면 민주당 박범진(朴範珍)·양성철(梁性喆) 전 의원 등은 총선 낙천·낙선에 따라 후원회 명의의 예금을 자기 명의로 이전하는 바람에 각각 3억2,000만원,2억8,500만원 늘었다. 박찬구기자 *'386세대' 출신들은. 이른바 ‘386세대’ 정치신인들도 대부분 중산층 정도의 재산을 등록했다. 일부는 전세 생활을 벗어나지 못하거나,은행 대출 등 빚을 지고 있었다.반면 변호사 출신들은 수십억원대의 재산을 신고,대조를 보였다. 민주당의 ‘386정치인’ 모임인 ‘창조적 개혁연대’ 소속 초선의원 8명의평균 재산은 4억7,400만원으로 나타났다.그러나 한나라당내 ‘미래연대’ 소속 초선의원 13명의 평균 재산은 7억1,200만원으로 민주당 출신보다 많았다. 지역구인 서울 행당동 전세아파트에 거주하는 민주당 임종석(任鍾晳)의원은 4억9,100만원을 신고했다.등촌동 전세아파트에 사는 같은 당 김성호(金成鎬)의원은 8,600만원을 등록했다.임의원과 김의원은 각각 9,900만원과 9,500만원의 채무를 갖고 있었다. 한나라당 김영춘(金榮春)의원은 1억6,700만원을 신고했지만 사채와 은행대출 등 1억6,000만원을 빚지고 있었다. 반면 변호사 출신인 민주당 함승희(咸承熙)의원은 본인과 배우자,자녀의 예금과 임야 등 부동산,본인과 배우자의 골프회원권 등 19억2,100만원을 신고했다.역시 변호사 출신인 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의원도 예금과 유가증권,부동산,부친의 골프회원권 2개 등을 합쳐 22억원을 등록했다. 박찬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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