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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외교 영역에 필요한 정치는

    [특파원 칼럼] 외교 영역에 필요한 정치는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졌던 지난 10일 한 일본 기자가 선거 결과를 대략 알 수 있겠느냐는 연락을 해 왔다. 최종 결과는 새벽쯤 알 수 있겠지만 기사 마감이 급하다면 투표가 끝난 후 각 방송사가 전하는 출구조사 결과로 가늠해 기사를 쓰면 된다고 조언했다. 그때 그 기자가 “어느 당이 이길까요”라고 묻길래 ‘야당 압승’이라는 정치권 전망을 전했다. 그러자 그 기자는 “윤석열 대통령은 어떡하죠”라며 당황해했다. 4·10 총선이 끝난 후 결과에 가장 놀란 곳은 여당도 한국도 아닌 일본인 듯하다. 일본 주요 언론은 선거 다음날 총선 결과를 신문 1면에 싣는 등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일본 방송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겹도록 보도한 국민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미국 LA 다저스)에 대한 절도 사건을 밀어낸 건 다름 아닌 한국 총선 결과였다. 한국 총선 결과는 9년 만에 미국을 국빈 방문하며 모처럼 지지율 상승을 기대했던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도요타 공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에게 한국 총선 결과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과는 정상(대통령)뿐 아니라 모든 차원에서 의사소통을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이처럼 일본이 한국 총선 결과에 대해 극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데는 전례 없이 개선된 한일 관계가 다시 최악이었던 시절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3년 전 특파원으로 도쿄에 와서 만난 많은 국제 관계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것은 한일 관계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이야기였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5년 주기의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빈번해 한일 외교의 향방을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민주당 정권이었던 시절을 제외하면 현 자민당 1당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민심으로 정권이 바뀌는 건 극히 드문 일이다 보니 이런 반응이 나올 법도 하다. 더욱이 다른 나라와의 안보·경제·문화 등을 총집합한 외교 영역에서의 변화란 불안 요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을 한국과 일본 등이 예의주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의 총선 결과에 일본도 주목할 수밖에 없다. 일본이 잘못한 점은 많다. 혐한 세력은 군마현 강제동원 희생자 추모비를 치워 버렸고 여전히 초중등 교과서에서는 잘못한 역사를 수정하려 하며 일본 정부가 앞장서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있다. 올여름 강제동원의 장소인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일본의 잘못된 역사 인식을 비판하되 현재를 살아갈 책임도 정치권에 있다.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밀착에 맞서 미국과 일본이 동맹 관계를 업그레이드했고 중국 견제의 틀에 필리핀 등도 포함하고 있다. 미국이 설정하는 국제 안보의 구도 속에서 일본은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서 한국이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여소야대의 정치 지형이라 하더라도 외교의 영역에서는 자국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 지금 정치권에 필요한 태도다. 김진아 도쿄 특파원
  • 청도의 달빛·묵향, 베네치아를 물들이다

    청도의 달빛·묵향, 베네치아를 물들이다

    경북 청도의 보름달 빛이 이탈리아 베네치아 석호 물결에 스며 반짝인다. 전시장은 벽면과 바닥 위를 힘차게 굽이치는 거대한 붓질로 한 폭의 거대한 화선지가 됐다. 한쪽 벽면 앞에는 짐바브웨 검은 화강암을 깎아 만든 높이 4.6m의 조각 ‘먹’이 우뚝 자리해 있다. ‘숯의 화가’ 이배(68) 작가가 고향 청도의 전통 의례 ‘달집 태우기’와 ‘달빛’을 지구 반대편 베네치아로 옮겨 와 전통과 현대의 맥을 이었다.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 미술전 공식 병행전 가운데 하나로 베네치아 빌모트재단에서 열리는 개인전 ‘달집 태우기’에서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이번 전시는 내게도 새로운 도전”이라며 상기된 표정이었다.전시장으로 들어서는 복도에서 먼저 만나는 건 화염과 연기를 뿜어내는 ‘달집 태우기’ 영상이다. 그가 처음 시도한 영상 작품으로 세계 각지에서 보낸 새해 소원을 한지에 옮겨 적은 뒤 2월 24일 정월대보름, 청도에서 달집에 묶어 태운 과정을 담은 것이다. 가장 압도되는 장면은 흰 벽면과 바닥에 살아 움직이듯 용틀임치는 ‘붓질’(2024)이다. ‘붓질’ 3점을 효과적으로 연출하기 위해 전시장 건물 바닥과 벽면 전체를 새로 도배하는 것부터 공을 들였다. 이탈리아 파브리아노 친환경 종이 뒤에 한지를 바르는 전통 배첩 방식으로 벽면에서 벽지를 띄웠다. 그 위에 ‘달집 태우기’에서 나온 소나무, 참나무, 버드나무, 느티나무, 포도나무 등 다섯 가지 나무의 숯을 도료 삼아 ‘붓질’을 그려 여백의 미 속 사람의 문화와 자연의 합일, 비움의 순환, 희망의 메시지를 건넨다. 23t의 검은 화강암을 깎아 세운 ‘먹’은 3t 이상은 건물 내부에 들이지 못하는 베네치아 규정에 따라 내부를 우물 파듯 깎아내고 이탈리아 카라라 공방에서 운송하는 것만 1년이 걸린 대작이다. 청도의 ‘달집 태우기’로 시작된 전시를 매듭짓는 것은 청도의 달빛이다. 그는 “달빛을 통해 베네치아의 석호를 전시장 안으로 끌어들이는 게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했다. 베네치아 운하로 이어지는 건물의 뜰 위로 임시 구조물을 설치했는데 천장의 노란 유리 패널에서 내려오는 빛이 베네치아의 라구나를 노란 달빛처럼 비추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청도의 달빛을 가져와 베네치아 석호를 비추는 ‘달빛 통로’를 만들고 ‘달집 태우기’ 영상 작품을 처음 선보인 것 등은 모두 제겐 새로운 시도로 전통과 현대의 연결고리를 보여 주고자 한 것입니다. 요즘 우리나라가 미술뿐 아니라 영화, 음악 등 각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그 역량이 오랜 전통에서부터 깊게 축적돼 온 것이라는 것도 알리고 싶었죠.” 한편 이탈리아 베네치아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20일 열린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 미술전 공식 개막식에서 국제전(본전시) 참여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황금사자상 최고작가상을 ‘마타호 컬렉티브’에 안겼다. 지난해 광주비엔날레에도 참여했던 마타호 컬렉티브는 뉴질랜드 마오리족 여성 작가 4명으로 이뤄진 작가 집단이다. 국가관 황금사자상은 아키 무어가 전시장 벽면을 칠판으로 꾸미고 6만 5000년 호주 원주민 역사를 분필로 그려 넣은 호주관에 돌아갔다.
  • 화재 아픔 딛고… 서천 특화시장 25일 새 출발

    227개 점포가 불에 타는 대형 화재로 피해를 본 충남 서천 특화시장이 석 달 만에 임시 상설시장으로 재개장한다. 경찰 수사도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서천군은 시장 서쪽 주차장 용지에 오는 25일 226개 점포가 들어선 임시 특화시장을 개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임시 특화시장은 전체면적 4361㎡의 막구조에 수산물동 104곳, 식당 12곳, 농산물동 33곳 등의 점포가 입점한다. 일반동 점포 77곳은 2층 구조 모듈러(74곳)와 컨테이너(3곳)에서 고객을 맞는다. 개인 사정 1곳은 입점하지 않았다. 화재 원인과 발화지점을 수사 중인 충남경찰청은 최근 화재 원인이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보고서를 받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후 합동 감식을 통해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곳 인근에서 단락흔 전선 3개를 수거해 국과수에 정밀 감정을 맡겼다. 단락흔은 전선이 단락(합선)되면서 순간적으로 초고온의 열이나 전기불꽃(아크)이 발생해 전선이 녹거나 끊어진 흔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경찰은 감식 결과와 참고인 조사 등을 거쳐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서천 특화시장에서는 지난 1월 22일 오후 11시 8분쯤 불이 나 수산동·일반동·식당동 등 3개 동 292개 점포 가운데 227개 점포가 전소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설 연휴를 앞두고 막대한 피해를 본 상인을 위해 전국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김기웅 서천군수는 “많은 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 덕분에 단기간에 임시시장을 개장하게 됐다”며 “임시 특화시장의 안정적인 운영과 재건축 추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정부, 의료계와 ‘1대1 협의체’ 검토… 2026학년도 이후 의대정원 논의

    정부, 의료계와 ‘1대1 협의체’ 검토… 2026학년도 이후 의대정원 논의

    정부가 2026학년도 이후 의대 증원 문제를 논의할 의료계와의 1대1 협의체 구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별도 협의체가 꾸려지면 의대 증원 문제는 협의체에서, 의료 개혁 과제와 필수의료 중점 투자방향 등은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 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하는 ‘투트랙’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의료개혁 특위 위원장에는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내정됐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현재 상황을 해결할 수 없는 위원회”라며 사실상 ‘보이콧’을 선언했다. 정부 관계자는 21일 “의협이 의료개혁 특위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별도의 의정 협의체를 만드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9일 내년도에 한해 의대 증원분을 각 대학이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정하게 하는 조정안을 발표하면서도 “이번 조정안이 마지막은 아니다”라고 협상의 여지를 열어 놨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통령도 담화에서 정원에 대한 부분은 의료계에서 과학적인 근거에 의한 통일된 안을 가지고 온다면 열어 놓고 논의하겠다고 했다”며 “2026학년도 이후 정원과 관련된 부분은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의사수 추계위원회 등은 1대1로 따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와 달리 2025학년도 의대 증원부터 원점에서 재논의할 1대1 협의체를 만들자는 것이어서 ‘2026학년도 이후 의대 증원 문제 논의용 협의체’에 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의료개혁 특위는 오는 24~26일 사이에 첫 회의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과 전공의 없이 ‘개문발차’ 형태로 우선 출범한다. 특위 부위원장에는 되도록 의료계 인사를 앉힐 계획이다. 특위에서 논의될 내용이 의료 구조를 바꿀 민감한 사안인 데다 위원장으로 내정된 노 협회장이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지낸 사실상의 정부 인사이기 때문이다. 그는 행정고시 27회 출신으로 보건의료정책본부장을 역임했으며 2011~13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을 지냈다.
  • 의대 학장들 “내년 정원 동결하고 의료계와 논의를”

    의대 학장들 “내년 정원 동결하고 의료계와 논의를”

    정부가 일부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분을 대학별로 최대 절반까지 줄여서 뽑을 수 있도록 했지만 의료계는 ‘수용 불가’를 외쳤다. 전국 40개 의대 학장들은 21일 내년도 의대 정원을 동결한 뒤 의료계와 논의하자고 했고, 의사 단체들은 전날 “원점 재논의 결단을 내려 달라”고 촉구했다. 전공의들은 병원 복귀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고, 의대 교수들은 오는 25일 이후 의료 현장을 떠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정상화를 원하면 의대 증원을 백지화하라는 ‘백기 투항’ 요구다. 이처럼 의료계가 끝내 대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정부는 의대 증원을 밀어붙여 다음달 말 최종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늘어난 정원을 배정받은 32개 대학이 증원 규모를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조정하게 되면 2000명이던 내년도 의대 증원 규모는 1000~1700명대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규모는 각 대학이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확정하는 이달 말에 드러난다. ‘2000명 증원’에서 정부가 한발 물러섰지만 의사 단체들은 요지부동이다.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이 모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이날 대정부 호소문에서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은 동결하고 2026학년도 이후 입학 정원의 과학적 산출과 향후 의료 인력 수급을 결정할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의료계와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해 논의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18일 국립대 총장들이 제안한 ‘의대 증원분 자율 조정 방안’에 대해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국가 의료인력 배출 규모를 대학 총장의 결정에 의존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의사 신분인 이들의 주장은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제기한 ‘1년 유예’, ‘원점 재논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의협도 전날 브리핑에서 “(의대 증원 자율 조정안을) 고심의 결과라고 평가하지만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의대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의대 증원을 원점 재검토를 해야 한다는 주장은 변함없으며 적절한 정부 조치가 없으면 예정대로 25일부터 교수 사직이 진행될 것”이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이들은 “교수들의 정신적·신체적인 한계로 인해 외래와 입원 환자에 대한 진료가 재조정될 수밖에 없다”며 외래·입원 환자 축소 가능성도 시사했다. 25일부터 사직하고 실제로 의료 현장을 떠나는 교수들이 생기면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민법 제660조에 따르면 고용 기간 약정이 없는 (정년이 보장된 정규직) 근로자가 사직을 통보한 뒤 1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한다. 지난달 25일부터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내기 시작했으니 25일이면 사직서가 자동 수리된다. 다만 교수들이 의대별 비상대책위원회에 제출한 사직서 상당수가 인사과에 전달되지 않았고 교수 중에는 민법 660조 적용을 받지 않는 비정규직·계약직 등도 있어 무더기 사직이 현실화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엄중식 가천대의대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정부의 (의대 정원) 조정안 정도로는 의료계의 협조를 끌어내기 어렵다. 특히 전공의들은 ‘우리가 이렇게까지 매도당했는데 여기서 합의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여론이 강하다”고 말했다. 의사 단체가 입장을 바꾸지 않고 대정부 공세에만 열을 올릴 경우 정부가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강행할 수도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정치권이나 의료계에서 요구하는 원점 재검토나 증원 1년 유예는 필수의료 확충의 시급성, 2025학년도 입시 일정의 급박성 등을 감안할 때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의료계와의 협의 과정 등 상황 변화를 고려해 (전공의에 대한) 처분 절차 재개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 내에서도 3개월 면허정지를 하더라도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의료계만 자극할 뿐 실익이 없다는 회의적 의견이 나온다. 일부에선 의료계 내 온건파가 정부의 자율 조정안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교수 중에서도 ‘교육 여건이 되는 선에서 증원 규모를 조정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이들이 있다. 가령 1000명 증원을 주장했던 교수들은 정부의 조정안을 받아들일 것”이라며 “정부 조정안이 의료계에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정부가 더 양보하면 자기 함정을 파는 꼴이 된다. 사실상 내놓을 수 있는 ‘마지막 솔루션’을 내놓은 것”이라면서 “이제 남은 일은 원칙대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임의들도 속속 돌아오고 있고, 전공의도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 100% 돌아오는 것은 불가능할 테니 전공의 없이도 돌아갈 수 있도록 상급종합병원 구조 개편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尹·李 ‘4대 의제’, 협치·대치 변곡점

    尹·李 ‘4대 의제’, 협치·대치 변곡점

    윤석열(왼쪽) 대통령과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영수회담 개최에 처음으로 합의하면서 여야가 이를 계기로 협치의 물꼬를 틀지, 강대강 대치 국면을 이어 가는 ‘정쟁 국회’를 지속할지 갈림길에 섰다. 민생 문제와 국무총리 인선, 특검, 개헌 등이 영수회담의 4대 의제로 떠올랐다. 이 중 민생과 총리 인선에서는 타협점 모색이 가능하지만 특검과 개헌 문제엔 입장이 크게 갈려 후순위로 밀리거나 논의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측 실무진이 일정과 의제를 조율하는 물밑 협상에 나선 가운데 이번 주 중반인 오는 24~25일쯤 영수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회담 준비가 하루이틀 만에 이뤄지기는 어려운 데다 오는 26일에는 이 대표의 백현동·대장동 사건 관련 재판이 예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 도출이 가능하도록 회담이 다음주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민생 문제 이 대표는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민생회복 지원금’을 지급하는 민주당 총선 공약 등을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정부·여당에 제의한 바 있다. 민주당이 민생 법안으로 밀어붙이는 제2양곡관리법, 전세사기 특별법 등도 안건에 오를 전망이고 더욱이 이 대표는 이태원참사 특별법 처리 협조도 거론할 수 있다. 반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3조원 규모의 재원이 필요한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 지원금’에 대해 건전재정 기조에 맞지 않고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있어 사실상 거부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민주당 내에선 지급 대상에 유연성을 발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원내 관계자는 “우리 의견이 100% 관철되지 않더라도 소득이 낮은 계층에 국한해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협치 의지”라고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이 1인당 25만원 지급을 100% 들어주지는 못하더라도 금액을 조정하는 등 협의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전망했다. 윤 대통령은 3대(노동·교육·연금) 개혁 및 의대 정원 증원 등 의료 개혁과 같은 주요 개혁 과제를 이 대표에게 직접 설명하고, 올해 24차례 진행한 민생토론회에서 나온 주요 민생 정책 가운데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들에 대한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는 금융투자세(금투세) 폐지와 법인세 부담 완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에 관한 법률(단통법) 등이 꼽힌다. 이에 대응해 이 대표는 정부가 한 발 물러선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서는 의료대란 해소라는 공감대 속에서 발맞춰 나갈 가능성이 있다. 민생‘25만원’ 재정 마련안 기싸움제2 양곡법·단통법 등 충돌총리‘투톱 인선’ 巨野 동의 필수불통 버리고 자세 낮출 듯 ●총리 인선 윤 대통령이 영수회담에서 국무총리 및 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해 이 대표의 의견을 듣고 협조를 당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총리 인준의 경우 ‘국회 과반 출석 및 과반 찬성’을 반드시 충족해야 하는 만큼 윤 대통령으로선 자세를 한껏 낮추고 야당의 동의를 당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주요 인사가 사실상 영수회담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돼 이번 회담을 계기로 윤 대통령이 야당 목소리에 한층 더 귀를 기울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총리 후보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야권 인사까지 두루 검토하는 것에 대해 “협치를 빙자한 협공”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으로서는 총리의 경우 야당에서도 충분히 수용할 만하고 소통이 잘되는 인사를 내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총리를 추천해 달라고 먼저 제의하는 게 일을 풀어 나갈 순서”라고 했다. ●특검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게 협치 의지의 진정성이 있느냐를 가리는 기준에 대해 ‘민생과 특검 수용 여부’에 있다고 보는 만큼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21대 국회 임기 내 처리 의지를 밝힌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수용을 요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번 총선 결과로 특검을 해야 한다는 민의가 드러난 만큼 윤 대통령은 채 상병 및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윤 교수는 “특검은 윤 정부가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내용이라 영수회담 주제로 올리기엔 예민한 사안”이라고 지적해 수용 가능성은 엇갈린다. 신 교수는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을 받아들이고 총리 인준에 야당 협조를 구하는 식의 주고받기는 가능하다”고 관측했다. 다만 여야 협치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만큼 민주당 내에선22대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김건희 특검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잦아들 수도 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MBC 라디오에서 “합의 가능하고 시급한 민생 문제부터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했다. 특검야 ‘채 상병·김건희법’ 압박예민한 사안이라 수용 희박개헌대통령 4년 중임제 등 촉각 첫 대면부터 개헌 이슈 부담 ●개헌 이 대표가 지난 19일 ‘당원과의 만남’에서 “개헌 문제도 대화가 가능하면 최대한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밝혀 민주당이 주장해 온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결선 투표제 도입 등의 논의 여부도 관심사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2022년 8월 국회 의장단과의 만찬 자리에서 개헌이 거론됐을 때도 “정당·선거 제도가 함께 개선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양측의 첫 대면에서 모든 이슈를 빨아들일 수 있는 개헌 논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민생 회복과 특검이 우선인데 초장부터 개헌 이야기까지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윤 대통령에게 개헌 문제는 자신의 임기를 4년으로 단축하라는 신호이기도 해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 익숙한 듯 낯선, 생경한 듯 푸근한… ‘전원의 삶’ 현실이 되는 풍경[건축 오디세이]

    익숙한 듯 낯선, 생경한 듯 푸근한… ‘전원의 삶’ 현실이 되는 풍경[건축 오디세이]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은 전원의 삶을 꿈꾸곤 하지만 현실이 잘 따라 주질 않는다. 그래서 잠시라도 새로운 환경을 경험하며 살아갈 에너지를 얻는다. 모처럼 마음먹고 일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들은 펜션보다는 좀더 분위기 있고, 호텔보다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스테이’를 선호한다. 강원도 강릉 시내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져 있는 연곡면 신왕리 ‘호지’(HOJI)는 호젓하게 힐링하려는 사람들에게 입소문이 나 있는 스테이다.●평범함과 특별함 사이… 시골의 재해석 오대산과 동해의 사이, 산도 아니고 바다도 아닌, 특별한 것도 없는 시골 마을에 봄비가 내린다. 촉촉한 비를 맞으며 화사하게 피어난 분홍빛 복사꽃과 하얀 배꽃을 보며 마을에 접어들었다. 소문을 듣고 찾아왔지만 눈에 띄는 건물은 보이지 않고 회색빛 창고건물이나 비닐하우스, 정자 모양을 한 콘크리트 구조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시골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풍경인 듯 이질감이 없다. 한데 다가가서 보니 아니다. 다섯 채의 독립된 집은 저마다 범상치 않은 분위기로 각각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호지는 평범함과 특별함 사이에 있다.“주변에 나지막한 산이 있고 파와 배추, 감자 등 농사를 짓는 너른 밭이 있는 그냥 평온한 시골 마을이죠. 스펙터클한 풍경이 없는 것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런 곳에 무언가를 지어야 한다면 인위적인 무언가를 추가하기보다는 주변의 집들보다 커서는 안 될 것이고 세련되기보다는 둔탁한 것, 시골에서 흔히 보던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팔각집, 긴 집, 둥근 집, 창고와 주인집 등 다섯 채의 독립된 구조물로 이뤄진 호지를 디자인한 건축가 서재원 에이오에이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주변에 위화감을 주는 아주 생경한 디자인보다는 익숙한 풍경이 되도록 외형을 구상하되 시골집들을 그대로 본뜬 것도 아닌 디자인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표현대로 하면 호지의 디자인은 ‘시골 풍경을 재해석한 것’이다. 시골은 도시처럼 빼곡하지 않다. 단순한 형태의 집과 창고, 원두막, 비닐하우스 등이 마치 스스로 자립한 오브제처럼 적당한 거리를 두고 독립적으로 서 있다. 건물들은 대개가 나지막하고 단순한 모양에 대칭형이다. ●뒷산 배경 삼아 집들의 역할극세 채의 숙박동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팔각집’은 말 그대로 팔각형인데 조금 큰 원두막 혹은 팔각정 같다. 그 옆에 있는 ‘긴 집’은 곡물창고처럼 보인다. 그런가 하면 ‘둥근 집’은 통나무를 비스듬히 잘라 세워 놓은 모양이다. 커뮤니티 공간으로 사용하는 ‘창고’는 그냥 밋밋한 비닐하우스 모양이다. 방 두 개에 거실과 부엌을 가진 ‘주인집’도 세 개의 천창이 삐져나와 있는 것 말고는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다섯 채의 독립된 구조물은 모두 시멘트로 만든 창고처럼 무채색이다. 지붕도 흔하게 발견되는 아연도금 골강판이다. 주인집의 지붕은 살다가 빗물이 들이치는 것을 막으려고 덧댄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익숙한 듯하면서도 어딘가 비현실적인 느낌이 든다. 주인집 대문 앞에 분홍빛 복사꽃이 활짝 피어 있는 모습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고, 비안개가 자욱한 뒷산을 배경 삼아 초대형 레고블록 같은 집들이 무대 위에서 역할극을 하는 것 같다. 서 대표는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허리춤까지 자란 잡풀을 헤집고 가운데로 걸어 들어가 보니 도로에서부터 완만하게 가라앉은 땅이 아늑하게 주변을 끌어안고 있었다”며 “가냘픈 풀 위에 무겁고 딱딱한 콘크리트 구조의 집들이 살포시 떠 있는 느낌이면 좋을 것 같아 도로 면보다 낮은 대지를 그대로 살리고 집들은 한 단 위에 배치하도록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마당은 한 단 아래에 있고 집들은 마치 상 위에 올려진 오브제처럼 땅에서 살며시 떠 있다. 비가 내려 마당에 여기저기 물웅덩이가 생기면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집(오브제)들이 더 도드라져 보일 것 같다. 한겨울 눈이 쌓인 날에도 그런 느낌일 것이다. 합해 봐야 건평이 100평 정도 되는 다섯 개의 건물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으면서도 지름 30m의 원형 보행로를 따라 둥글게 배치돼 있다. 그래서 콘크리트 집들이 작은 마을처럼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 같다.“건축은 사실 예술이 아니기 때문에 굉장히 기능적이어야 합니다. 건물을 짓는다는 것은 물리, 수학과 관련이 있는 공학이기 때문에 과도한 디자인을 시도하거나 감상적인 태도에 빠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보다는 있는 것들의 배열을 다시 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만드는 편입니다. 계획할 때는 굉장히 명료하고 엄밀하게 하지만 지어질 때 우연 같은 것들이 개입되지요. 제가 건축 강의를 할 때 ‘건축의 엄밀함과 농담’ 혹은 ‘사랑과 체념’이라는 주제로 얘기하는 것들입니다.” ●무채색 외관… 내부는 아늑 인디뮤직 음반을 기획하던 일을 그만두고 강원도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건축가를 물색하던 건축주 부부는 서 대표가 디자인한 충북 음성의 ‘디귿집’이 마음에 쏙 들었다. 논 한가운데 자리잡은 디귿집은 밖에선 단순한 형태로 보이지만 중정이 중심 역할을 하는 순환형 구조를 하고 있다. 아파트를 떠나온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가 함께,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집은 초록 벽돌과 박공 모양의 벽이 익숙한 듯 낯선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침엽수 산을 배경으로 하는 호지는 평범함과 비범함의 사이에서 익숙한 듯하면서도 생경하다. 독립된 숙소들의 모양은 생경하다가도 어디선가 본 듯하다. 촉촉하게 내리는 봄비 속에서 보니 현실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있는 풍경이다.안으로 들어가 보면 어떨지 궁금하다. 콘크리트 외관에 무채색의 구조물은 밖에서는 딱딱해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무척 아늑하다. 벽, 천장, 바닥 모두가 나무로 둘러쳐 있어 무슨 악기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 서 대표는 “일반적으로 건축가들이 디자인한 스테이에 가 보면 대부분 통창을 둬 경치를 바라보게 하고 과한 실내장식으로 힘이 엄청나게 들어가 있는데 그런 것을 지양하면서 어떻게 공간 경험을 만들 것인가에 집중했다”며 “도시에서 쉬러 오는 사람들을 위한 숙박동은 ‘전원의 푸근한 공간’이 되도록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도시에서 경험할 수 없는 공간감을 주기 위해 무엇보다 천장을 높게 만들고 천창과 측창을 뒀다. 창은 크지 않게 그리고 의도적으로 낮게 뒀다. 개구부가 상대적으로 작아 내부가 어두운 편이지만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온종일 공간에서 다양한 풍경을 만들며 반사된다. 의자와 테이블 등 새롭게 디자인한 가구도 낮다. 천장의 높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다. 사과 궤짝을 뜯어 만든 듯한 비정형의 테이블이 대칭형의 구조를 한 공간 안에서 파격의 미를 풍긴다.●각자 다른 매력 뽐내는 숙박동 각 숙박동은 저마다 특징이 있다. 먹고 자기 위한 최소한의 도구를 갖춘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체적은 오감을 충분히 자극할 만큼 풍요롭다. 4인 가족 혹은 두 커플이 머물 수 있도록 설계된 팔각집에는 팔각형의 중정이 있다. 화장실을 사이에 두고 두 공간으로 나뉘지만 중정으로 난 창들이 공간을 느슨하게 연결하고 있다. 긴 집은 길게 난 천창이 집 전체를 가로지른다. 콘크리트 보가 천창을 가로지르고 화장실을 중심으로 침실과 거실 겸 부엌이 나뉜다. 둥근 집은 천장에서부터 매달린 주방 후드가 천창의 빛을 반사하며 내부를 환하게 만든다. 붉은빛의 대리석 벽이 부엌 공간과 침대 사이에 놓여 있는 아기자기한 공간에 오면 대화가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다. 커뮤니티 창고는 말 그대로 창고다. 시멘트벽돌로 쌓아 만든 공간은 아침 식사 장소로,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는 공간으로 쓰인다. ●이곳은 하루 종일 ‘호지’(好地) “이곳은 산이 나지막해서 하루 종일 빛이 잘 들고 산이 끄트머리여서 맑은 공기가 순환이 잘되거든요. 아침에 해가 뜰 때 서쪽으로 그림자가 길게 드리우는 모습은 환상적입니다. 커뮤니티 창고에 앉아 길게 드리워진 초목의 그림자를 보면 현실과 기억들이 뒤범벅됩니다. 조명 시설을 특별히 하지 않아 밤에는 사방이 깜깜하고 별이 정말 잘 보입니다. 풀벌레 소리와 물소리만 들리지요.” 낮에는 어떨까. 나지막하게 설치한 펜스 너머로 계절 따라 다른 농작물이 자라는 자연스러운 풍경을 바라보면서 무념의 상태에 빠진다. 이곳은 하루 종일 호지(好地)다.함혜리 건축 칼럼니스트
  • 협치와 대치 가를 영수회담…민생·총리·특검·개헌 ‘4대 의제’가 관건

    협치와 대치 가를 영수회담…민생·총리·특검·개헌 ‘4대 의제’가 관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영수회담 개최에 처음으로 합의하면서 여야가 이를 계기로 협치의 물꼬를 틀지, 강대강 대치 국면이 이어지는 ‘정쟁 국회’가 지속될지의 갈림길에 섰다. 민생 문제와 국무총리 인선, 특검, 개헌 등이 영수회담의 4대 의제로 떠올랐다. 이중 민생과 총리 인선에서 타협점 모색이 가능하지만, 특검과 개헌 문제는 입장이 크게 갈려 후순위로 밀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정치권에서는 양측 실무진이 일정과 의제를 조율하는 물밑 협상에 나선 가운데 이번 주 중반인 24~25일쯤 영수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회담 준비가 하루 이틀 만에 이뤄지기는 어렵고, 오는 26일에는 이 대표의 백현동·대장동 사건 관련 재판이 예정돼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회담이 다음 주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생문제 이 대표는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으 지급하는 야당의 총선 공약 등을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정부·여당에 제의한 바 있다. 민주당이 민생 법안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제2양곡관리법, 전세사기특별법 등도 안건에 오를 전망이다. 반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3조 규모의 재원이 필요한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건전개정 기조에 맞지 않고 물가를 자극할 우려로 사실상 거부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민주당 내에선 지급 대상에 유연성을 발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원내 관계자는 “우리 의견이 100% 관철되지 않더라도 소득이 낮은 계층에 국한해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주고받고자 하는 대통령의 협치 의지”라고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이 1인당 25만원 지급을 100% 들어주지 못하더라도 금액을 조정하는 등 합의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전망했다. 윤 대통령은 3대(노동·교육·연금) 개혁과 의대 증원 등 의료 개혁과 같은 주요 개혁 과제를 이 대표에게 직접 설명하고, 올해 24차례 진행한 민생토론회에서 주요 민생 정책 가운데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들에 대한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는 금융투자세(금투세) 폐지와 법인세 부담 완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에 관한 법률(단통법) 등이 꼽힌다. 이 대표는 정부가 한발 물러선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해서는 의료 대란 해소를 위한다는 공감대 속에서 발맞춰나갈 가능성이 있다. ●총리 선임 윤 대통령이 영수회담에서 국무총리와 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해 이 대표의 의견을 듣고 협조를 당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총리 인준의 경우 ‘국회 과반 출석 및 과반 찬성’을 반드시 충족해야 하는 만큼 윤 대통령으로선 자세를 한껏 낮추고 야당의 동의를 부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주요 인사가 사실상 영수회담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돼 이번 회담을 계기로 윤 대통령이 야당 목소리에 한층 더 귀를 기울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총리 후보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야권 인사도 두루 검토하는 것에 대해 “협치를 빙자한 협공”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이 총리는 야당에서도 충분히 수용할만하고 소통이 잘되는 인사를 내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총리를 추천해달라고 먼저 제의하는 것이 일을 풀어나갈 순서”라고 했다. ●특검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게 협치 의지의 진정성이 있냐를 가리는 기준에 대해 ‘민생과 특검 수용 여부’에 있다고 보는만큼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21대 국회 임기 내 처리 의지를 밝힌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수용을 요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번 총선 결과로 특검을 해야 한다는 민의가 드러난 만큼 윤 대통령은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윤 교수는 특검은 윤 정부가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내용이라 영수회담 주제로 올리기엔 예민한 사안”이라고 지적하는 등 수용 가능성은 엇갈린다. 신 교수는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에 협조하고 총리 인준에 야당 협조를 구하는 식의 주고받기는 가능하다”고 관측했다. 다만 여야 협치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만큼 민주당 내에선 22대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김건희 특검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잦아들 수도 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MBC라디오에서 “합의 가능하고 시급한 민생 문제부터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개헌 이재명 대표가 지난 19일 유튜브로 중계한 ‘당원과의 만남’에서 “개헌 문제도 여야 간 대화가 가능하면 최대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혀 민주당이 주장해온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결선투표제 도입 등의 논의 여부도 관심사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2022년 8월 국회의장단과의 만찬 자리에서 개헌이 거론됐을 때도 “정당·선거제도가 함께 개선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양측의 첫 대면에서 모든 이슈를 빨아들일 수 있는 개헌이 논의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민생회복과 특검이 우선인데 초장부터 개헌 이야기까지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신율 교수는 “윤 대통령에게 개헌 문제는 자신의 임기를 4년으로 단축하라는 신호이기도 해서 받기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 “김범수=브라이언” 카카오게임즈, 영어 호칭 대신 한국 이름 부른다

    “김범수=브라이언” 카카오게임즈, 영어 호칭 대신 한국 이름 부른다

    카카오는 창업자부터 신입사원까지 한국 이름 대신 영어 이름을 부르는 게 사내 문화였다. 그런데 카카오게임즈가 계열사 중 처음으로 사내 영어 이름 사용을 없애기로 했다. 창업자인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해 말 영어 호칭 문화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성을 제기한 만큼 카카오게임즈의 결정이 다른 계열사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1일 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신임 대표는 지난 18일 타운홀 미팅에서 사내에선 영어 이름으로, 사외에선 한국 이름을 쓰면서 혼선이 있는 점은 언급하면서 영어 이름 대신 한국 본명에 ‘님’을 붙이는 방식을 이달 중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사내에서 수평적 문화 확립을 위해 오랫동안 영어 이름을 사용해왔다. 직원들이 상급자를 부를 때도 ‘시나’(정신아 대표이사), ‘마이클’(한상우 대표) 등으로 지칭하는 식이다. 김범수 위원장 역시 사내에선 ‘김범수 위원장님’ 대신 ‘브라이언’이라고 불렸다. 카카오 임직원들의 명함도 한국어가 적힌 면에는 본명이 표기되지만, 영어가 적힌 면에는 본명을 로마자로 옮기는 대신 영어 이름을 적었다. 그러나 외부 개발사 등과 소통이 잦은 카카오게임즈 등 일부 계열사와 관계사 직원들은 영어와 한국 이름을 이중으로 사용하는 문화 때문에 담당자를 찾거나 지칭하는 데 혼선이 빚어지는 일이 종종 있었다. 앞서 김범수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1일 직원 간담회 ‘브라이언톡’에서 카카오 기업 문화와 관련해, “현재와 미래에 걸맞은 우리만의 문화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영어 이름 사용, 정보 공유와 수평 문화 등까지 원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영어 이름 사용 중단은 본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고 카카오게임즈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결정된 것이지만, 이에 따라 대외 소통이 많은 일부 계열사에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업무 효율 향상을 위해 다소 비대한 조직 형태와 업무 등을 축소해나갈 예정이다. 한 대표는 카카오게임즈에 팀장 이상 직급이 110명을 넘어서는 등 규모에 비해 팀이 너무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팀장 직급을 없애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팀원이 실장급과 바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각종 프로젝트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처하는 프로젝트형 조직으로 변신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직원 480여명 중 110여명이 팀장이어서 조직이 방대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 대표는 직급을 간소화하는 대신 팀원이 승진하지 않더라도 성과에 맞는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그로스 스테이지(Growth Stage)’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그로스 스테이지는 팀원의 보상 체계를 8~9개 성장 단계로 나눈 뒤 각자 단계 등락에 따라 보상 규모가 차별화되는 구조다. 단계가 올라가면 일정 정도 연봉 상승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스테이지 기준의 명확성이 요구되는 방식이다.
  • 박찬대, 민주 원내대표 출마…“尹 거부권 행사 법안 재추진”

    박찬대, 민주 원내대표 출마…“尹 거부권 행사 법안 재추진”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시대와 국민이 부여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민주당 원내대표에 출마하겠다”며 22대 국회 첫 원내대표 도전을 공식화했다. 박 최고위원은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의 강력한 ‘투톱 체제’로 국민이 부여한 임무를 완수하는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며 이같이 선언했다. 대표적인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박 최고위원이 10여명에 달하는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군 중 처음으로 출마 의사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에 친명계 후보군 사이에서는 일부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가능성도 나온다. 박 최고위원은 공약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21대 국회에서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재추진하겠다”며 “방송3법, 간호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양곡관리법, 김건희 여사 관련 특별검사법 등 제·개정안을 22대 국회에서 당론으로 재발의해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제안한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에 필요한 추가경정예산 13조원 확보를 위해 (여당 등과) 즉각 협상에 들어가겠다”며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은 민주당이 확보해 국회 운영을 책임 있게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박 최고위원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남아있는 민생 과제와 미완의 개혁 과제를 빠르게 구조화하고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가 누구일지는 당선자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1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 최고위원은 민주당 원내대변인,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최고위원,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지내며 입지를 굳혔다. 통상 3∼4선 의원이 맡는 것이 관례인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는 김민석·남인순·박범계·서영교·한정애 의원(이상 4선), 강훈식·김성환·박주민·송기헌·조승래·진성준·한병도 의원(이상 3선)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다음 달 3일 열린다.
  • 청도의 보름달 빛, 베네치아 물길 비추다…‘숯의 화가’ 이배의 새 도전

    청도의 보름달 빛, 베네치아 물길 비추다…‘숯의 화가’ 이배의 새 도전

    경북 청도의 보름달 빛이 이탈리아 베네치아 석호 물결 위에 스며 반짝인다. 전시장은 벽면과 바닥 위를 힘차게 굽이치는 거대한 붓질로 한 폭의 거대한 화선지가 됐다. 한 쪽 벽면 앞에는 짐바브웨 검은 화강암을 깎아 만든 높이 4.6m의 조각 ‘먹’이 우뚝 자리해 있다. ‘숯의 화가’ 이배(68) 작가가 고향 청도의 전통 의례 ‘달집 태우기’와 ‘달빛’을 지구 반대편 베네치아로 옮겨와 전통과 현대의 맥을 이었다.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 미술전 공식 병행전 가운데 하나로 베네치아 빌모트재단에서 열리는 개인전 ‘달집 태우기’에서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이번 전시는 내게도 새로운 도전”이라며 상기된 표정이었다.전시장으로 들어서는 복도에서 먼저 만나는 건 화염과 연기를 뿜어내는 ‘달집 태우기’ 영상이다. 그가 처음 시도한 영상 작품으로 세계 각지에서 보낸 새해 소원을 한지에 옮겨 적은 뒤 2월 24일 정월대보름, 청도에서 달집에 묶어 태운 과정을 담은 것이다. 가장 압도되는 장면은 흰 벽면과 바닥에 살아 움직이듯 용틀임치는 ‘붓질’(2024)이다. ‘붓질’ 3점을 효과적으로 연출하기 위해 전시장 건물 바닥과 벽면 전체를 새로 도배하는 것부터 공을 들였다. 이탈리아 파브리아노 친환경 종이 뒤에 한지를 바르는 전통 배첩 방식으로 벽면에서 벽지를 띄웠다. 그 위에 ‘달집 태우기’에서 나온 소나무, 참나무, 버드나무, 느티나무, 포도나무 등 5가지 나무의 숯을 도료 삼아 ‘붓질’을 그려 여백의 미 속 사람의 문화와 자연의 합일, 비움의 순환, 희망의 메시지를 건넨다.23t의 검은 화강암을 깎아 세운 ‘먹’은 3t 이상은 건물 내부에 들이지 못하는 베네치아 규정에 따라 내부를 우물 파듯 깎아내고 이탈리아 까라라 공방에서 운송하는 것만 1년이 걸린 대작이다. 청도의 ‘달집 태우기’로 시작된 전시를 매듭짓는 것은 청도의 달빛이다. 그는 “달빛을 통해 베네치아의 석호를 전시장 안으로 끌어들이는 게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소개했다. 베네치아 운하로 이어지는 건물의 뜰 위로 임시 구조물을 설치했는데 천장의 노란 유리 패널에서 내려오는 빛이 베네치아의 라구나를 노란 달빛처럼 비추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청도의 달빛을 가져와 베네치아 석호를 비추는 ‘달빛 통로’를 만들고 ‘달집 태우기’ 영상 작품을 처음 선보인 것 등은 모두 제겐 새로운 시도로 전통과 현대의 연결고리를 보여주고자 한 것입니다. 요즘 우리나라가 미술뿐 아니라 영화, 음악 등 각 문화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그 역량이 오랜 전통에서부터 깊게 축적되어온 것이라는 것도 알리고 싶었죠.”한편 베네치아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열린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 미술전 공식 개막식에서 국제전(본 전시) 참여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황금사자상 최고작가상을 ‘마타호 컬렉티브’에 안겼다. 지난해 광주비엔날레에도 참여했던 마타호 컬렉티브는 뉴질랜드 마오리족 여성 작가 4명으로 이뤄진 작가 집단이다. 국가관 황금사자상은 아키 무어가 전시장 벽면을 칠판으로 꾸미고 6만 5000년 호주 원주민 역사를 분필로 그려넣은 호주관에 돌아갔다.
  • 미화반장 성추행 알렸더니…“알려지면 여사님도 좋을 것 없어”

    미화반장 성추행 알렸더니…“알려지면 여사님도 좋을 것 없어”

    아파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입주민뿐만 아니라 관리소장, 용역업체 직원들로부터 여전히 갑질 피해를 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해 1월 1일부터 올해 4월 15일까지 접수받은 이메일 상담 요청 중 아파트 등 시설에서 일하는 경비, 보안, 시설관리, 환경미화 노동자들의 상담이 47건이라고 21일 밝혔다. 이들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한 사람은 주로 관리소장, 입주민, 용역회사 직원들이었다. 기존에 언론을 통해 주로 알려진 갑질 사례는 입주민이나 관리소장이 가해자였다. 그러나 원청 회사나 그 직원의 갑질도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용역회사의 경우 고용된 노동자에겐 ‘갑’일지라도 관리소장이나 입주민을 상대할 땐 ‘을’의 위치이기 때문에 관리소장이나 입주민의 의사에 반해 노동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할 가능성이 낮은 것이 현실이다. 한 여성 미화원은 “미화반장이 뒤에서 끌어안거나 손을 잡는 등 수십 차례 성추행했다”면서 “가해자 뺨을 치며 격렬히 거부했고, 이 사실을 본사에 알리기도 했지만 ‘알려지면 여사님도 좋을 것 없다’며 가해자도 해고할 테니 저도 퇴사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한 노동자는 “관리소장의 부당한 업무 지시뿐만 아니라 사적인 빨래 지시를 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분리 조치를 요구했지만 진전이 없어서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냇다. 그러나 증거 제출에도 괴롭힘을 인정받지 못하고 사건이 종결됐고, 회사는 계약 만료를 통보했다”고 호소했다. 직장갑질119가 접수받은 47건의 상담 중 ‘고용노동부 진정 후 조용히 계약 만료가 된 상황’ 등을 경험했다는 고충이 다수를 차지했다. 그밖에도 ‘이유를 알려주지 않고 다음 날까지 모든 것을 반납하고 나가라는 통보’, ‘인간성이 좋지 않은 직원은 잘라야 한다는 막무가내식 항의’, ‘부당한 지시라도 관리소장이 나가라면 나가야 한다는 용역회사의 강요’ 등에 관한 상담도 접수됐다. 카카오톡으로 상담을 문의한 한 아파트 경비 노동자는 “안내를 제대로 못 한다고 동대표 감사가 수시로 욕설하는 경우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라고 물었다. 이 노동자는 또 “근로계약서가 2개월짜리인데 아무 문제 없는 건가요”라고도 물었다. 2019년 발간된 ‘전국 아파트 경비노동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94%가 1년 이하의 단기 계약을 맺고 있었으며, 3개월 계약도 21.7%에 달했다. 이 사례처럼 초단기 계약을 맺고 있는 경비원이 입주민과 갈등을 빚으면 근로계약이 갱신되지 않는 일도 허다했다. 공동주택관리법은 입주자와 입주자 대표회의, 관리 주체 등이 경비원을 포함한 공동주택 종사자들에게 관계 법령에 위반되거나 부당한 지시를 하는 행위를 금지하지만, 모호한 표현으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직장갑질119는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3월 14일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경비노동자 박모씨는 관리소장 갑질을 호소한 뒤 사망했다. 박씨 사망 이후 직장 동료였던 경비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가해자로 지목된 관리소장의 사과와 해임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아파트는 같은 해 12월 31일 경비노동자 76명 중 44명에게 계약만료를 통보했다. 노조는 아파트 측의 일방적인 해고 통보에 맞서 지난 1월 10일부터 복직 투쟁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19일은 이 투쟁이 100일째 되는 날이었다. 직장갑질119는 박씨 사망 이후에도 경비원들의 처우에 변화가 생기지 않았다며 초단기 계약부터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갑질119의 임득균 노무사는 “다단계 용역계약 구조에서 경비노동자들은 갑질에 쉽게 노출된다”며 “공동주택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갑질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근로기준법 내 직장내 괴롭힘의 범위를 확대하고, 단기 계약 근절·용역회사 변경 시 고용승계 의무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 日자위대 초계 헬기 2대 훈련 도중 추락…“충돌한 듯”

    日자위대 초계 헬기 2대 훈련 도중 추락…“충돌한 듯”

    일본 해상자위대 8명을 태운 SH-60K 초계 헬기 2대가 야간 훈련 도중 충돌한 뒤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21일 NHK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38분쯤 도쿄에서 남쪽으로 약 600㎞ 떨어진 태평양 섬인 이즈제도 도리시마(鳥島) 인근 해역에서 훈련 중이던 SH60K 헬기 1대가 통신이 끊겼다. 얼마 뒤에는 같은 해역에서 또 다른 SH60K 헬기 1대가 통신이 두절됐다. 바다에서 구조된 대원 1명은 숨졌고, 구조대는 아직 실종된 다른 7명을 수색중이다.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은 “야간 훈련 중이던 이들 헬기가 추락하기 전 충돌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호위함과 항공기를 동원해 수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국방성은 당분간 모든 SH60K에 대한 훈련 비행을 중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조대원들DL 비행 데이터 기록장치, 각 헬리콥터의 프로펠러, 같은 지역에 있는 두 헬기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파편을 회수했는데, 이는 두 대의 SH60K가 서로 가까이 비행하고 있었던 정황 증거로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난 신호는 단 한 번만 들렸다. 두 헬리콥터의 신호가 같은 주파수를 사용하고 구별할 수 없었기 때문에 두 헬리콥터가 같은 장소 근처에 있다는 또 다른 시그널로 볼 수 있다. 헬기 한 대는 나가사키 공군기지 소속이었고, 다른 한 대는 도쿠시마현 기지 소속이었다. SH60K는 길이 약 20m, 중량 10.9t의 4인용 헬기로 대잠수함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미국 SH60B를 기반으로 일본 미츠비스사가 개발했다. 일본은 약 70대의 SH60K를 소유하고 있다. 사고 헬기는 야간 대잠 훈련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2022년 안보 전략 에 따라 점점 강해지는 중국의 군사 활동에 따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태평양과 동중국해의 일본 남서부 섬에서 군사력 증강을 가속화하고 억지력을 강화해 왔다. 최근 몇 년 동안 일본은 자체적으로 광범위한 해군 훈련을 실시했을 뿐만 아니라 동맹국인 미국 및 기타 파트너들과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실종자 수색 및 구조 활동은 일요일 해상자위대와 항공자위대가 함께 군함 12척과 항공기 7대를 투입하는 등 확대됐다. 일본 해안경비대 순찰선과 항공기도 작전에 합류했다. 이날의 훈련은 일본 육상자위대 UH60 블랙호크가 일본 남서부 미야코섬에 추락한 지 1년 만에 발생했다. 당시 사고는 ‘롤백’으로 알려진 엔진 출력 문제로 인해 승무원 10명이 모두 숨져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다. 2022년 1월에는 항공자위대 F15 전투기가 일본 북중부 해안에 추락해 승무원 2명이 숨지기도 했다. 2017년에는 이전 세대 시호크(Seahawk)인 일본 해군 SH-60J가 아오모리에서 야간 비행 훈련을 하던 중 파일럿 실수로 추락했다. 해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2021년 캘리포니아에서 훈련 중 MH-60S 시호크(Seahawk)가 치명적인 추락 사고를 냈는데, 이는 유지보수 중 예상치 못한 손상으로 인한 기계적 고장 때문이었다. 일본 NHK 공영TV는 이번 사고 당시 해당 지역에 기상 주의보가 발령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 與 낙선자들 격정 토론...“수직적 당정관계가 문제”

    與 낙선자들 격정 토론...“수직적 당정관계가 문제”

    22대 총선에서 패한 수도권·호남권 낙선자 등 원외 조직위원장들이 19일 한 자리에 모여 총선 참패 원인과 당 수습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총선 참패 원인으로 ‘수직적 당정관계’,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을 앞세운 선거 전략 실패 등이 지목됐다. 당 수습책으로는 당원 투표 100% 선출 규정 개정, 혁신형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등의 의견이 제기됐다.이날 국회에서 윤재옥 원내대표 주재로 열린 낙선자 간담회에는 총 120여명이 참석해 40여명이 발언하는 등 3시간 넘게 진행됐다. 발언자로는 김영우, 오신환, 이재영 전 의원들이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지도부가 떠난 이후에도 샌드위치 등으로 점심을 때우며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지난 16일 열린 당선인 총회과 비교해 이날 간담회는 시종일관 차분하고 무거운 분위기였다. 오신환(서울 광진을) 전 의원은 “용산과의 관계, 지난번 이준석 대표가 당 대표에서 쫓겨나는 과정, 또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의 비민주성 등 여러 부분이 집권 이후 당과 용산과의 관계 속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결과적으로 누적되고 쌓였고 국민에게 이번에 심판받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호준석(서울 구로갑) 전 후보는 “민심이 당심이 되고, 당심이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되는 구조가 돼야 한다, 이번 선거에 대해 용산이 성찰해야 한다는 참석자 발언이 있었다”고 전했다. 손범규 전 후보도 “패인을 용산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는 데 대부분 동의했다“고 했다.앞으로 구성될 비대위는 ‘관리형’ 이 아닌 ‘혁신형’이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아울러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룰에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손 전 후보는 “관리형 비대위가 아니라 혁신적인 비대위가 나와야 하지 않느냐. 전당대회까지도 혁신적인 결과가, 당 지도부가 나와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들을 많이 냈다”고 했다. 호 전 후보는 “당원 100%로 해서는 민심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당심과 민심이) 7대3이든 5대5이든 바꿔서 민심을 반영할 수 있는 당 대표가 있어야 한다는 발언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전 의원은 “당원 의견을 무시하자는 게 아니라 국민 의견이 반영되는 수준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과거 50대 50을 한 적이 있었는데 최소한 그 정도까지 돌아가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간담회 후 기자들을 만나 비대위 성격에 대해 “어느 한쪽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실무형 비대위에 힘을 실었지만, 혁신형 비대위 가능성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원내대표는 “22일 당선자 총회를 한 번 더 한다. 그때 의견을 들어보겠다”면서 “어떤 것도 정해진 것 아니라고 이해해서 주시면 된다”고 말했다.
  • 젠트리피케이션, 도시 생물에도 큰 영향 [달콤한 사이언스]

    젠트리피케이션, 도시 생물에도 큰 영향 [달콤한 사이언스]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하면 홍대 앞이나 경리단길, 경복궁 인근 서촌, 성수동 등을 떠올린다. 임대료가 저렴한 지역에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나 공방 등이 들어서면서 유동 인구가 증가하고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자본이 유입되면서 초기 분위기를 만들었던 기존 소규모 상인들이 내몰리는 현상을 말한다. 외국에서는 약간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다. 중산층이 도시 바깥으로 이주하면서 낙후되고 슬럼화하던 구도심이 활성화되면서 다시 중산층 이상 계층이 유입되는 현상을 말한다. 치솟은 주거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기존 저소득층 원주민이 살던 곳에서 떠나면서 지역 전체의 구성과 성격이 변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과학자들은 젠트리피케이션이 도시 야생동물의 구성에도 영향을 미칠까에 궁금증을 가졌다. 미국 시카고 링컨 파크 동물원 도시 야생동물 연구소를 중심으로 미국 내 대학 및 연구기관 24곳과 캐나다 토론토대 생태·진화 생물학과 공동 연구팀이 도시의 젠트리피케이션 지역이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도시 야생동물 수가 월등히 많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젠트리피케이션이 미치는 이런 영향 때문에 소외된 지역사회가 자연과 소통할 기회를 더욱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PNAS’ 4월 16일 자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고 도시의 인간과 야생동물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한 과학자, 생태학자, 교육자들의 모임인 ‘도시 야생동물 정보 네트워크’(UWIN)가 이끌었다. 韓 젠트리피케이션, 상업적 측면 강조美, 인구분포 등 도시구조 변화에 초점 부유한 중산층 이상 인구가 유입되면서 기존 주민을 쫓아내는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시 인구 전체가 도시 자연에 불평등하게 접근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생물다양성 모니터링을 위해 미국 내 23개 도시, 999개 지점에 움직임 감지 야생동물 카메라를 설치했다. 연구팀은 다람쥐, 사슴, 여우, 살퀭이, 비버 등 11과 21종의 포유류를 중심으로 조사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도시의 젠트리피케이션 지역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의 수가 같은 도시에서 젠트리피케이션 되지 않은 지역보다 약 13%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된 지역에는 평균 1~2종의 생물이 더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젠트리피케이션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큰 노력 없이도 도시 야생동물을 더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소외된 지역에 사는 사람은 자연과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는 결론이다. 캘리포니아 같은 서해안 지역에서는 동부와 달리 젠트리피케이션이 생물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되면서 자투리 공원이나 정원 등 녹색 인프라가 많이 생기는 것도 도시 야생동물 다양성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非젠트리피케이션 지역, 생쥐 등 유해 동물 ↑ 또,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되는 곳은 새나 토끼 같은 야생동물이 증가하는 데 반해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되지 않고 슬럼화되는 곳은 생쥐 같은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동물들이 늘어나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링컨 파크 동물원 메이슨 피디노 박사(정량 생태학)는 “이번 연구는 이웃의 인구 구성을 변화시키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도시에 사는 다른 생물종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라며 “토지 개발 및 관리에 있어서 모든 도시 공동체의 사회적 형평성과 자연 공간에 대한 접근성을 우선시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 빚 때문에... “기업·가계 신용위험 커질 것”

    빚 때문에... “기업·가계 신용위험 커질 것”

    채무 상환 부담으로 2분기 기업과 가계의 신용 위험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예상한 2분기 신용위험지수(종합)는 37로, 1분기(32)보다 5포인트 높아졌다. 신용위험지수 변화를 대출 주체별로 보면, 대기업(8)과 가계(39)가 전 분기보다 각 5포인트, 6포인트 급등했다. 중소기업(33)의 경우 지수에 변화가 없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의 신용위험은 재무구조가 취약한 업종의 중소기업 중심으로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며 “가계의 신용위험 역시 금리 상승에 따른 채무 상환 부담 등에 따라 전 분기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고 밝혔다. 2분기 대출수요지수(12)는 1분기(24)보다 12포인트 떨어졌다. 가계의 경우 특히 주택대출(31→11) 수요 증가 관측이 약해졌고, 일반대출(-8→-17)의 경우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더 늘었다. 중소기업(33→31)과 대기업(11→6)의 대출 수요 증가세 전망도 전월보다는 다소 누그러졌다. 2분기 은행의 종합 대출태도지수(-1)는 전 분기(-3)보다 2포인트 올랐지만, 여전히 강화 의견이 더 많았다. 대출자별로 나눠보면, 대기업(6→3)·중소기업(6→3)·가계 주택대출(3→8)에서는 완화 우세가 이어졌고 신용대출 등 가계 일반대출(-6→-3)의 경우 강화가 예상됐다. 이런 대출 태도에는 은행의 기업대출 영업 강화, 실수요자 중심 가계 주택자금 수요 대응,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비한 대출한도 축소 선반영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들도 이번 설문조사에서 2분기 대출자들의 신용 위험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권별로 상호저축은행(38), 상호금융조합(45), 생명보험회사(29), 신용카드회사(19)에서 모두 2분기 신용위험지수가 중립 수준(0)을 크게 웃돌았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2분기 대출태도지수는 업권에 따라 -27∼-6 수준으로, 대출 태도를 1분기보다 강화하겠다는 답변이 완화보다 많았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7∼19일 204개 금융기관(국내은행 18·상호저축은행 26·신용카드 8·생명보험사 10·상호금융조합 142) 여신 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 경기도 ‘소부장 강소기업’ 68개 사 육성, 3년간 319억 원 성과

    경기도 ‘소부장 강소기업’ 68개 사 육성, 3년간 319억 원 성과

    유망 소부장 기업 발굴·기술 독립지원···기술자립도 52.8% 향상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하 경과원)이 민선 8기의 핵심 공약인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강소기업’ 육성 지원 사업을 펼친 결과 지난 3년간 319억 원의 경제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경과원에 따르면 도내 소부장 사업체는 국내 전체의 36.9%인 총 11,123개로, 국내 소부장 산업 생산액의 42.1%를 담당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소부장 공급사슬 구조가 경기도에 집중되면서 국내 반도체 산업 부가가치의 82.8%를 창출하고 있다. 경과원은 지난 2019년 11월 제정된 경기도 소재부품 산업 육성 조례가 제정된 이후, 지난 3년간(’21년~’23년) 68개 사를 지원한 결과, 319.6억 원의 경제적 성과(발생 매출액+비용 절감)를 거뒀다고 밝혔다. 아울러 특허, 지적재산권, 인증 획득 등이 119건에 이르고 161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특히, 과제 참여 전후 기업 역량 비교에서 기술 자립도가 52.8% 높아졌다. 거래처 다변화로 사업화 역량이 54.6% 향상되고, 불량률도 6.9% 줄었다. 경과원은 올해 19개 소부장 선도기업을 발굴해, 기업당 최대 7,500만 원(총사업비의 70% 이내)을 지원할 예정이다. 강성천 경과원장은 “도내 소부장 기업의 기술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소부장 시장에서 도내 기업이 기술력을 선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 [마감 후] 공간과 기억

    [마감 후] 공간과 기억

    프랑스의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는 자신의 저서 ‘공간의 시학’에서 “기억을 생생하게 하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공간”이라고 말했다. 공간은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한 중요한 조건 중 하나다. 세월호 참사 발생 3개월 뒤인 2014년 7월 광화문광장에는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과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하는 유가족을 중심으로 천막이 설치됐다. 2019년 3월까지 천막 형태를 유지한 이곳은 유족과 일부 시민들의 단식 농성 장소였고, 세월호의 참사와 아픔을 나눴던 시민들의 공간이었다. 이른바 ‘폭식투쟁’이라는 극우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들의 모욕적인 행위가 벌어진 곳이기도 했다. 그러다 광화문광장의 재구조화를 추진하던 서울시가 유족들과 합의하면서 2019년 3월 18일 천막은 철거됐다. 같은 해 4월 12일 규모를 절반으로 줄여 광화문광장의 한편에 ‘세월호 기억·안전전시공간’(기억공간)이라는 이름으로 전시실과 시민참여 공간이 다시 문을 열었다. 천막에서 나무 오두막 형태의 건물로 새롭게 만들어진 전시관은 참사의 기억과 함께 일반 시민들에게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는 기능으로 확장됐다. 이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기억공간은 2021년 7월 27일 광화문광장에서 지금의 자리인 서울시의회 앞 공간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초 이전할 공간을 찾지 못했던 유족들은 광화문광장을 떠나는 데 반대했다. 하지만 서울시의회가 중재에 나섰고,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이 끝나면 기억공간이 들어갈 곳을 만들겠다는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의 조건을 유족 측이 받아들이면서 기억공간은 광화문광장을 떠났다. 참사 이후 7년 만의 이사였다. 제자리를 찾은 정식 이사가 아니라 갈 곳을 찾기 위한 임시 이전이었다. 그사이 서울시장은 오세훈 시장으로 바뀌었고, 민주당이 다수였던 시의회는 국민의힘 과반으로 역전됐다.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 이후 기억공간의 제자리를 찾아 주겠다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2022년 6월 30일 이후 기억공간은 불법 점유물이 됐다. 서울시는 기억공간의 광화문광장 이전을 불허했고, 제대로 된 이전 공간을 위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기억공간의 운영 주체인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서울시의회로부터 매달 불법 점유에 따른 약 330만원의 변상금 고지서를 받고 있다. 지난달까지 7000만원가량의 변상금이 쌓였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꼭 10년이 되던 지난 16일 서울시의회 앞 기억공간에는 하루 동안에만 1000여명의 시민이 방문했다. 10주기 당일 기억공간 현장 운영을 담당한 416연대 활동가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등은 모두 안산시 화랑유원지나 진도군 조도면 인근 해상 등에서 열린 추모행사에 참석했기 때문에 그날 이곳을 찾은 분들은 대부분 일반 시민”이라고 말했다. 공간이 사라지면 기억도 바랜다. 세월호 참사의 아픈 기억과 슬픔은 외면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마주하고 기억해 다시는 같은 슬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되새겨야 한다. 그리고 그 기억은 제대로 된 공간 없이는 이어지기 어렵다. 기억공간이 갈 곳을 지금이라도 제대로 논의해야 하는 이유다. 박재홍 전국부 기자
  • [지방시대] ‘지방시대’ 외면하는 포스코의 교육 인식

    [지방시대] ‘지방시대’ 외면하는 포스코의 교육 인식

    “포스코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교육 사업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걱정했어요. 포스코가 수도권에만 치중하고 지역 학교 안배는 등한시한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포스코가 포스코교육재단에 출연하던 교육기금을 2022년부터 3년째 중단했다는 점을 취재하는 도중 교육청 공무원이 포항제철고에서 들었다며 전해준 얘기다. 포스코 경영진이 교육 사업을 외면하다 보니 이들 학교에 대한 지원이 줄었고, 포스코는 학교 운영 책임을 학교에 전가하게 된다. 학교가 알아서 자구책을 마련하라는 식이다. 결국 자사고인 포항제철고의 경우 학교 운영을 위해 수업료와 학교운영지원비를 인상해야 했고 이는 결국 학부모 부담 가중으로 이어졌다. 2012년 분기당 27만원이던 이 학교 수업료는 올해 70만원까지 올랐다. 학교운영지원비는 분기당 105만원이나 된다. 포항제철고 재학생을 자녀로 둔 한 학부모는 “돈은 돈대로 내는데 교실 모니터는 10년은 더 돼 보이는 구형”이라며 “교육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 포스코는 모르는 모양”이라는 원성을 쏟아내기도 했다.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 인천에서 12개 유치원과 초중고를 운영하는 포스코교육재단에 2012년엔 385억원을 출연했지만 2022년부터는 아예 출연하지 않고 있다. 포스코가 지역 교육사업에서 손을 떼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런 상황은 포스텍 의과대학 신설을 두고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포항시는 포스텍 의대 설립을 지역의료 여건을 개선할 기회로 삼는 동시에 이를 시대적 대세인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소멸 극복의 새로운 모델로 보고 전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텍의 행보는 반대다. 소극적이다 못해 양쪽 눈을 모두 감은 모양새다. 포스텍의 한 교직원은 이 상황을 한마디로 “포스코의 압력 때문”이라고 정리했다. 포스텍 의대 설립은 병원 건립과 맞닿아 있는 사안이어서 포항 지역에 돈을 내놓는 데 인색한 포스코가 대놓고 반대한다는 것이다. ‘제철보국(製鐵報國), 교육보국(敎育報國)’은 포스코 창업주 고 박태준 회장의 경영철학이다. 그는 1973년 포항제철소를 만들 당시 포항시 남구 지곡동에 직원용 주택단지를 건설했다. 그 안에 당시 최고 수준의 유·초·중·고교를 만들었고 1986년에는 국내 최초의 연구중심공대인 포스텍도 지었다. 지역 인재 육성과 기술 개발, 산업 발달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교육을 통한 기업과 지역의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꾀한 것이었다. 그런데 미래기술연구원 성남 분원에는 1조 9000억원을 투자하면서 포스코교육재단에는 단돈 10원도 내놓지 않는 지금의 포스코를 보면 오히려 지방소멸을 부추기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장인화 회장은 ‘최정우 전 회장의 잘못된 판단을 원상복구해야 한다’는 한 포항시의원의 충고를 귓등으로 들어서는 안 된다. 김상현 전국부 기자
  • [기고] 공정무역으로 가는 익스프레스

    [기고] 공정무역으로 가는 익스프레스

    갑작스럽다. 최근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여기저기 광고가 쏟아지고 있고, 거기에 국내 이용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거세지는 중국의 이커머스 얘기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쇼핑앱은 1년 새 2배 이상 성장하며 한국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국내 소비시장을 휩쓴 쿠팡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국 쇼핑앱의 특징은 첫 번째로 싸다는 것이다. 국내에 다이소가 1000원짜리 좋은 상품으로 계속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고물가 시대에 저렴한 제품을 분명 좋아하는 듯하다. 더군다나 관세나 인증 비용도 없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직구치고는 빠르다는 점이다. 쿠팡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빠른 로켓배송이었다. 그동안 한 번 주문하면 길게는 몇 주나 걸리곤 하던 해외 직구를 3일에서 5일 만에 받아 볼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소비자들을 더 끌어들이고 있는 요인이다. 대규모 광고도 그 효과를 보고 있다. 첫 구매 할인 등의 광고 문구가 인터넷 조회 창마다 강조돼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전문가 대부분은 이러한 저가 상품의 공세가 결국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고 한다. 막대한 자금을 쓰고 있지만, 결국 자본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낮은 품질에 대한 불만도 소비자들의 욕구를 떨어뜨리는 부분이다. 거대한 플랫폼에 대한 규제나 거부감도 이런 유행을 잠재울 것으로 예상되는 잠재적 요인이다. 하지만 우리 소비자들이 이런 싸고 빠른 제품을 당분간 계속 선호할 것이라는 신호는 명확하다. 소비 시장이라는 수조에 미꾸라지를 더 활발하게 만드는 메기가 나타나는 것은 어찌 보면 필요한 일이다. 우리 업체들이 가격 경쟁을 외면하고 안주하고 있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불공정한 경쟁은 분명히 지양돼야 하고 개선돼야만 한다. 지식재산권을 잘 지키고 있는지, 불공정한 보조금이 지원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과도한 독점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엄격하게 지켜봐야 한다. 세금이나 통관 절차도 잘 들여다봐야 한다. 더욱이 산업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불공정한 무역은 더더욱 안 된다. 우리도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 구조를 갖고 있지만, 공정한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외 무대에서 경쟁해야 한다. 한 국가의 산업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것은 수출국이나 수입국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어느 한쪽의 산업이 무너지면 다른 한쪽은 과도한 가격 인상과 무주공산 시장에서의 안일함으로 인해 다시 경쟁력을 잃어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총선이 끝나고 유행하는 말은 ‘언제나 국민은 옳다’인 것 같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언제나 소비자가 옳지만은 않을 수 있다. 공정 무역으로 가는 익스프레스는 수출국, 수입국, 기업,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 길이 아닐까. 이성우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통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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