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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신용등급 상승, 한국 경제 재도약 발판 삼아야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사상 최고등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S&P가 그제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올리고 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AA 등급은 전체 21개 신용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일본보다는 두 단계 높고 영국이나 프랑스와 같은 수준이다. S&P로부터 한국보다 높은 등급을 받은 나라는 미국, 독일, 캐나다, 호주 등 6개국에 불과할 정도다. S&P가 우리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이유로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6% 수준으로 0.3∼1.5% 수준인 선진국보다 높다는 점과 지난해 대외 순채권국 상태로 전환된 데다 통화정책이 견조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지원해 왔다는 점을 들었다. 이번 신용등급 상승으로 해외 자금의 국내 유인에 도움이 되는 등 국제 금융시장에서 돈 빌리기가 쉬워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가 채무의 상환 능력을 가리키는 신용등급이 높아졌다고 해서 우리 경제가 저절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올 성장 목표를 2.8%로 낮출 정도로 우리 경제는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다. 우리의 경제 기반인 수출은 19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고 가계부채 증가로 소비와 투자도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다. 조선 등 취약 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실업률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고 청년 실업 문제 역시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보호무역의 파도가 거세지고 있고 중국의 사드 보복 가능성도 언제 현실화될지 모르는 등 글로벌 경제 환경은 갈수록 악화일로다. S&P가 신용등급 상향의 근거로 제시한 경상수지 흑자조차 사실상 수입 감소에 따른 불황형 흑자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산업 전반의 경쟁력은 추락하고 조선 등 주요 업종은 구조조정 없이 회생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신용등급 상향이 사면초가에 빠진 한국 경제에 모처럼 호재인 것은 사실이지만 냉혹한 경제 현실이나 체감경기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노동개혁 등 경제 체질 개선의 고삐를 더욱 죄는 동시에 신성장산업 발굴 등으로 잠재성장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번 신용등급 상향을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 [경제 블로그] 대우조선 현 경영진 수사…금융위 “구조조정 어쩌나”

    [경제 블로그] 대우조선 현 경영진 수사…금융위 “구조조정 어쩌나”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를 향한 검찰 수사가 현 경영진에게까지 번지면서 금융위원회가 곤혹스러운 표정입니다. 자칫 대우조선 구조조정에 차질이 빚어질까 불안해서입니다. 검찰은 현 경영진이 증시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고 채권단의 지원도 계속 받기 위해 지난해 손실 규모를 1200억원가량 축소 조작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소에도 자신 있는 표정입니다. 검찰 내부에선 “자료도 증언도 충분한 만큼 책임자도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늦어도 다음주에는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소환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위의 시각은 검찰과는 좀 온도 차이가 있습니다. “출범 당시부터 비리 청산을 외쳤던 현 경영진이 설마 대규모 회계 비리를 저질렀겠느냐”고 말합니다. 이는 현 경영진을 ‘믿어서’라기보다는 ‘믿고 싶어서’ 하는 말인지도 모릅니다. 금융위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현 경영진 등에 대한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기업 구조조정 전체가 발목을 잡히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대우조선만 해도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산더미입니다.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이 발주한 1조 3000억원 규모의 드릴십 2척에 대한 자금 회수가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당장 다음달부터는 만기를 맞은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이 줄줄이 돌아옵니다. 그렇다고 이게 면죄부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잘못이 드러나면 대우조선 관련 임직원은 물론 관리·감독을 맡았던 당국자들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다만, 구조조정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검찰 수사가 최대한 신속하면서도 정확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위상이 나락으로 떨어진 검찰이지만 기대의 끈을 놓지 않아 봅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열린세상] 우울한 희소식/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우울한 희소식/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한국 경제의 경상수지 흑자가 지난 6월 121억 7000만 달러로 월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이 또다시 두 자릿수 줄어들어 19개월째 뒷걸음질을 쳤지만 수입이 더 큰 비율로 감소한 덕분에 달성한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였다. 그래서 흑자에도 불구하고 수출 감소로 인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러다 보니 2011년부터 한국 경제성장률은 2014년을 제외하고 세계 경제성장률을 밑돌고 있다. 조선, 철강, 자동차, 반도체가 한국의 수출과 성장을 주도하는 산업으로서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위기에 빠진 조선업만 하더라도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고 할지라도 위기 이전의 모습으로 재탄생하지는 못할 것이다. 한국의 산업구조와 경제구조를 전환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돼 왔음에도 정부의 대응은 추경 편성처럼 즉흥적이거나 수출과 내수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면서 결국 선언과는 반대로 경제 활성화에도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출이 부진하자 정부가 2014년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내수 촉진은 한마디로 이벤트성이거나 구두선에 지나지 않는다. 이 계획 이전에 투자 활성화를 명분으로 시행된 출자총액제한제의 폐지와 감세는 골목상권을 파괴하고 사내유보금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을 뿐이다. 이에 기업의 사내 유보금을 줄이려고 2015년 도입한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어린이 주주의 배당소득을 수억원 늘렸을 뿐 민간소비 진작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그것이 임금소득 증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의 핵심인 민간 소비를 코리아 그랜드세일이나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로 촉진하는 것은 아랫돌 빼서 윗돌 고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개개인의 소득이 지속적으로 증대된다면 이들 이벤트가 없어도 민간 소비는 활성화되고 성장은 촉진될 것이다. 하지만 임금소득에 대한 정부 정책은 내수를 진작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일관되게 나아가고 있다. 임금피크제가 그러하고 성과연봉제가 그러하다. 이들 강압적인 제도의 명분이 되고 있는 청년 일자리 창출은 아무도 서명하지 않은 어음에 지나지 않지만 임금 삭감은 현찰이다. 여기에 해고 요건의 완화마저 이루어진다면 사실상 정규직이 철폐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므로 그에 따른 임금소득 감소와 내수 침체, 성장 정체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처럼 정부가 임금 상승에 적대적인 이유는 기업의 비용이기 때문이다. 임금은 개별 기업에는 비용이지만 가계와 나머지 기업들에는 소득(구매력)이라는 이중성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비용 측면에만 관심을 가진다. 덕분에 기업의 가격경쟁력은 강화되고 이윤은 증대될 수 있겠지만 이는 자기만 살기 위해 공멸의 길로 가는 것과 같다. 부족한 내수를 메우기 위해 수출을 많이 하려면 임금은 낮아야 하는데 임금이 낮을수록 내수는 더욱 부족해지고 수출은 더욱 촉진돼야 하는 악순환에 빠져드는 것이다. 이는 결국 소득불평등 심화와 적자국의 반발, 대외적 취약성으로 귀결된다. 정확히 한국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12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에 가장 위험한 뇌관이 되고 중국 경제의 침체로 인해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우리 내부에 있는 것이다. 대안은 임금소득 증대를 통해 내수도 확충함으로써 성장도 회복하는 길이다. 이는 성장을 회복하려면 불평등을 해소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최근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는 길이다. 그것은 또한 정부가 헌법에 충실한 경제정책으로 돌아가 제자리를 잡는 것이다. 헌법은 정부에 기업의 비용 절감을 지원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 반대로 국가는 헌법 제32조 ①항에 따라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과 적정 임금의 보장에 노력하여야” 하고 제119조 ②항에 따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기 위하여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핵심은 임금을 소득으로 복권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경제 때문에 시달리는 것이 아니라 경제 덕분에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제10조)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경제 정책을 국민에게 되돌려 주자.
  • [사설] 여야 모두 추경 통과 조건 받아들여 보라

    추경 예산안 처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오는 12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이란 기대는 벌써 물거품이 되고 있다. 이번 추경안은 구조조정 재원 확보 차원에서 야당이 먼저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이 연계되면서 갈수록 꼬이고 있는 형국이다. 정의당을 포함한 야 3당 원내대표는 지난 3일 회동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과 청와대 서별관회의 청문회 개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특별위원회 설치, 세월호특별조사위 활동기간 연장 등 8개 사안을 추경 심사 선결 조건으로 내놓았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도 노동개혁 4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사이버테러방지법 등을 추경안과 함께 처리할 것을 요구 중이다. 일부 상임위에서 막혀 있는 추경 심사는 여야의 쟁점 사안에 대한 합의 없이 한발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추경 처리의 전제조건이 된 야권의 합의안들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다. 여야 간 시각차가 커서 합의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한시가 시급한 추경예산안 처리와 연계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여야 3당은 어제도 추경안 심사를 놓고 공방전을 이어 갔다. 새누리당은 “야당이 8개 조건을 걸고 국민을 볼모로 거래를 하려는 것은 공당으로서 옳지 않다”고 반격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는 정부의 거수기가 아닌 만큼 졸속 심사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했고 국민의당은 “새누리당은 야당이 발목을 잡는다고 하는데 이는 적반하장이다. 아무리 바빠도 바늘 허리에 실 못 매 쓰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여당은 추경예산 집행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라며 속도감 있는 심의를 요구한 반면 야당은 정부의 부실 추경안에 대한 정밀 심사를 주장하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여야 간 시각차는 너무도 크다. 여당은 야 3당이 주장하는 세월호특조위의 활동기간 연장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야당 역시 ‘파견법’이 포함된 노동 4법 처리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여야 간 이견은 결국 이번 주 내에 열릴 예정인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4·13 총선 결과로 조성된 여소야대 정국에서 민생 정치를 앞세우면서 소통과 협치를 실현하겠다는 다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번 추경예산안 처리는 일자리 창출과 구조조정 등이 맞물려 중대한 의미가 있다. 정부 추경안이 다소 미흡한 것은 사실이고 일부 끼워넣기 예산도 없지 않아 꼼꼼한 심사도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이를 빌미로 마냥 국회에 묶어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야는 민심이 바라는 협치와 소통의 정치를 이번 추경안에 적용해 추경안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 야당은 민심이 원하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를 파악해서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국민에게 능력을 갖춘 수권정당임을 입증하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바란다.
  • [단독] ‘朴대통령의 펜’ 조인근 전 靑비서관 증권금융 감사 내정설… 낙하산 논란

    [단독] ‘朴대통령의 펜’ 조인근 전 靑비서관 증권금융 감사 내정설… 낙하산 논란

    박근혜 대통령의 ‘펜’으로 불리던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한국증권금융 감사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비서관은 연설문 작성 전문가로 금융 경력이 사실상 전무해 ‘낙하산’ 논란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증권금융은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열어 다음달 2일 임기가 끝나는 한규선 상근감사위원 후임을 선출할 예정이다. 금융권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한 감사 후임으로 청와대 출신인 조 전 비서관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남 영암 출신으로 서강대 국문과를 나온 조 전 비서관은 최근 10년간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전담해 왔다. 2004년 ‘천막 당사’ 시절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후 지난 대선에서는 메시지팀장을 맡아 활약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3년 5개월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을 지내다 지난달 자진 사퇴했다. 조 전 비서관은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증권금융 감사직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며 내정설을 부인했다. 그는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곳은 없다”고 덧붙였다. 증권금융 노조는 ‘낙하산 결사 반대’를 외치고 있다. 최경삼 증권금융 노조위원장은 “증권금융은 증권을 담보로 금융투자업자에게 대출해 주거나 투자자 예탁금을 맡아 운용하는 국내 유일의 전문회사”라며 “감사는 증권과 금융을 잘 아는 전문가가 와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증권금융은 공직유관단체이지만 ‘관피아법’상의 공직자 취업 제한 대상에서는 빠져 있다. 이 때문에 증권금융 감사직은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출신인 한 감사를 제외하곤 줄곧 정치권 출신이 꿰찼다. 전임인 김회구(2012년 6월~2014년 6월) 감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냈다. 전전임인 김희락(2010년 6월~2012년 6월) 감사도 대통령 비서실과 국무총리실 정무운영비서관 출신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인사는 “대우건설 사장을 둘러싼 낙하산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에 금융 문외한인 청와대 출신이 금융사 감사에 거론되는 것은 우리 금융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대기업 32곳 구조조정 수술대… 조선·해운 이어 전자도 경고음

    대기업 32곳 구조조정 수술대… 조선·해운 이어 전자도 경고음

    조선·해운에 이어 전자업종도 위험하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전자업체 5곳을 포함해 대기업 32곳이 구조조정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기업 부실이 모든 업종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선제적 구조조정 대상 기업 수가 줄어드는 등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가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2016년 대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 결과 32개 기업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7일 밝혔다. 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500억원 이상인 대기업 1973개사 가운데 부실 징후 가능성이 있는 602개사를 평가했다. 부실 징후는 있지만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큰 C등급이 13개,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D등급이 19개사다. C등급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D등급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각각 밟게 된다. 지난해에는 정기평가(35곳)와 수시평가(19곳)를 통해 54곳이 수술대에 올랐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전자업종의 부실 조짐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곳이 D등급을 받았다. 글로벌 전자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대형 1차 협력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복섭 금감원 신용감독국장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을 제외하고는 중국의 추격 등으로 전자업종의 업황이 썩 좋지 않다”며 “밀착 모니터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기타업종도 지난해 2곳에서 올해 10곳(제조업, 서비스업 등)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돼 전방위 부실 확산 우려를 키운다. 이번에는 지난해 새로 제정된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이 처음 적용됐다.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됐는 데도 정당한 이유 없이 3개월 안에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신청하지 않으면 주채권은행이 대출금 회수 등 불이익을 줄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조선·건설·해운·철강·석유화학 등 5대 취약업종 기업이 17개사로 구조조정 대상의 절반 이상(53%)을 차지했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총자산 규모는 24조 4000억원, 금융권 여신 잔액은 19조 5000억원이다. 이로 인해 금융권이 추가로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은 은행 2300억원, 저축은행 160억원이라고 금감원은 추산했다. 기업별로는 상장사가 6곳(거래정지 2곳) 포함됐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조선 등은 각각 C등급을 받았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모두 B등급을 받아 정상으로 분류됐다. 재무구조가 심각한 대우조선이 ‘정상’이라는 것을 두고 납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장 국장은 “조선 빅3는 주채권은행과 각자 자구계획안을 만들어 이미 이행 중에 있고 대주주 의지와 산업정책적 판단 등도 종합해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자체 경영개선 프로그램’ 대상 26곳도 선정했다. 부실 징후는 있지만 채권은행의 금융지원 없이도 자구 노력을 통해 경영 정상화가 가능한 곳들이다. 채권은행 모니터링을 통해 추가 구조조정 여부를 결정한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지만 자칫 ‘면죄부’를 쥐어주고 구조조정만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감원은 대기업에 이어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오는 10월까지 신용위험을 평가할 방침이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올 하반기 조선업 일자리 11% 감소

    올 하반기 조선업 일자리 11% 감소

    철강 등 10대 업종 모두 부진 디스플레이만 소폭 증가할 듯 올해 하반기 디스플레이 분야를 제외한 10대 주요 업종 일자리가 모두 지난해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조선업에서 가장 큰 폭의 일자리 감소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7일 한국고용정보원의 ‘2016 하반기 주요 업종 일자리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업은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일자리가 무려 11.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 경기둔화, 선박 공급과잉, 유가 약세 등으로 인한 침체가 지속돼 고용이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철강은 중국업체의 구조조정과 철강제품 가격상승이 다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따라서 일자리 감소 규모는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2.5% 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됐다. 기계와 전자, 섬유, 반도체, 자동차, 건설, 금융·보험업종은 지난해와 큰 차이 없이 일자리가 0.1~0.9%가량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10대 업종 가운데 유일하게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만 소폭의 고용증가가 예상된다. 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출 증가세는 지속되지만 주력 품목인 액정표시장치(LCD) 수출 감소로 전체 패널 수출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하반기 일자리는 지난해와 비교해 1.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금융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現 금융환경은 사육사 없는 정글… 살아남아야 자유 누린다”

    [금융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現 금융환경은 사육사 없는 정글… 살아남아야 자유 누린다”

    서울신문은 지난 석 달간 ‘금융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시리즈를 통해 우리 금융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했다.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금융당국과 금융사, 학계 전문가와 함께하는 좌담회를 열었다. 서울신문 본사에서 열린 좌담회에는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금의 금융 환경을 “사육사가 사라진 정글”에 비유했다. 사육사가 있을 때는 굶어 죽을 걱정은 안 해도 되는 대신 길들여져야 했다. 사육사가 없으면 자유를 얻는 대신 생존 자체를 고민해야 한다. 사육사가 정말 사라진 것인지, 사라져 가고 있다면 변화된 환경에서 금융사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 것인지 들어봤다. ■사회 유영규 서울신문 금융부 차장 →정부가 금융개혁을 소리 높여 외치지만 국민의 체감지수는 낮다. 왜 금융개혁이 중요한가.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금융개혁이란 화두를 던지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금융이 기본적으로 실물경제를 지원해야 하는 일차적인 기능을 지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금융산업 자체가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금융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곧 실물경제에 대한 지원이다.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어떤 개혁이든 실생활에서 체감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최근 금융회사에 대해 규제 완화를 하고 있지만 소비자에게까지 전달되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출발의 토대는 닦였지만 본격 출범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아직도 시장에서는 규제를 탓하는 목소리가 많다. 더 풀어야 할 규제와 쥐어야 할 규제가 있다면.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그 전에 지적하고 싶은 것이 있다. 한국에서 흔히 쓰는 금융기관이라는 말이 난 굉장히 어색하다. 금융회사라고 하지 않고 금융기관이라고 부른다. 호칭 자체가 기업을 이익과 계속 멀어지게 만든다. 사람들의 인식에도 ‘금융사는 공적기관’이란 이미지를 심어 “더 규제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한다. 은행장 임기제도 말이 안 된다. 돈을 벌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없는 구조다. 또 직원들을 계속 다른 부서로 순환근무시키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진다. 금융당국자도 임기가 있으면 안 된다고 본다. 못하면 바꿔야지, 잘하는데 왜 바꾸나.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 건전성 규제도 소비자보호도 당연히 해야 하는 숙제다. 그런데 얼마만큼 할 것이냐는 판단의 문제다. 예를 들어 금융기관들이, 아 이런 표현 쓰지 말라고 했는데(웃음), 위험 부담을 하도록 규제를 풀면 건전성 문제와 충돌한다. 상품개발이나 판매에 관한 규제를 대폭 풀면 소비자 보호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금융은 원리원칙을 먼저 정하고 그 안에서 굉장히 세부적인 이슈를 다룰 수밖에 없다고 본다. -권 행장 금융회사가 이익을 못 내면 지속할 수 없다는 국민적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 은행들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미국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다만 최근 비대면 채널이나 핀테크와 관련해 우리보다 빠른 진전을 보여 온 미국과 중국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역시 잘 알고 계실 거다. 규제가 없으면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지만 반대로 후유증도 큰 만큼 반면교사할 필요가 있다. -정 부위원장 금융기관은 건전성이 담보돼야 한다. 또 기본적으로 재산을 매개로 하지만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영역보다 소비자 보호가 강하게 요구된다. 최근 이슈가 되는 부분은 영업행위 규제와 관련한 것인데 이 부분은 알게 모르게 일어나는 가격에 대한 규제, 보이지 않는 행정지도를 통한 그림자규제, 업권의 자율규제 등 다양하다. 이런 규제는 폐지 또는 완화돼야 한다고 본다. -안 원장 앞서 존 리 대표가 언급한 국내 경영진의 단기경영 문제는 핵심적인 이슈다. 미국은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약 7~8년이다. 우리나라는 대개 3년 내외다. 장기경영을 할 수 없다 보니 단기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경영한다. 당기순이익에 집착하면서 장기적인 투자 안목은 잃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서비스에 정당한 대가를 내는 문화가 형성되지 않았다. 프라이빗뱅커(PB) 서비스만 해도 미국은 연 1~2%의 수수료를 부과하지만 우리는 공짜다. 그러니 PB들이 자금을 계속 회전시키는 방식으로 이윤을 창출하려 한다. 금융 소비자와 금융기관 모두 손해를 보는 게임을 반복 중이다. -리 대표 미국은 이자율이 내려가면 은행 주가가 오른다. 예금금리는 내리지만 대출금리는 안 내려 예대금리 폭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만큼 은행이 돈을 버는 것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없다. 미국에선 금융당국의 간섭을 싫어한다. 오히려 협회 규제가 더 강하다. 회사 내부규정은 그보다 더 심하다. 그러니 감독기관이 할 일이 줄어든다. →정권이 바뀌면 금융정책은 일관성을 잃는다. 금융정책이 긴 안목에서 방향성을 가지고 이어질 방법은 없을까. -안 원장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그걸 공무원에게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공약과 관련된 사항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식인데 직업공무원이 이에 반하는 의견을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런 점에서 새 정권이 들어섰을 때 언론과 학자들이 공약을 검증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거시적으로는 정권의 정책 일관성을 위해 5년 단임제가 아닌 중임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5년짜리 정책만 남발하는 것에서 벗어나 계승과 발전의 정치문화 정착이 필요하다. →핀테크 등 정보기술(IT) 발달로 최근 금융산업에도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금융권 구조조정에 대한 생각은. -권 행장 은행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기업은행은 유휴인력이 없다. 과거엔 한 점포에 20~30명이 근무했지만 이제 대형점포를 제외하면 7~10명 수준이다. 은행마다 환경이 다르니까 은행에 맡겨 줬으면 한다. 스마트금융부라든지 문화콘텐츠, 핀테크사업부 등이 계속 생긴다. 인력 구조조정이 다는 아니다. 일하는 방식도 바꿔야 하고 조직에 대한 진단도 필요하다. 그동안 일상적으로 진행해 온 업무 프로세스도 효율적인지 봐야 한다. 한쪽은 이익을, 다른 한쪽에선 혁신을 고민하는 것이 효율성 있는 방향이지 인력과 점포 줄이기만이 구조조정은 아니다. -정 부위원장 지금까지 우리 금융시장은 획기적으로 시장이 증가해 비용 절감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금융도 새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비용 절감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됐다. 서비스 산업에서는 인건비가 굉장히 중요하다. 인건비를 무조건 줄이자는 게 아니고 성과에 따라서 보수를 지급하자는 거다. 연차가 아닌 수익 창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에 따라 보수가 정해져야 한다. 관성적인 보수체계를 바꾸지 않으면 혁신도, 비효율적인 지출구조 개혁도 불가능하다. -리 대표 미국에서 20년 일하고 한국에 오니까 차이점을 많이 느낀다. 물론 한국에도 장점이 있고 미국에도 장점은 있다. 사실 한국에 왔을 때 신기했던 건 보수체계였다. 3% 오르면 전 직원이 3% 오른다. 그래서 보수체계를 제일 먼저 바꿨다. 지금은 보상 시스템도 완전히 바꿨다. 한국 금융사는 위계가 지나치게 철저하다. 빠른 결정을 위해서는 수평적 조직이 돼야 하지만 한국은 수직적이다. 마인드는 꼭 공장 같았다. 금융에서는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걸 잘 몰랐던 것 같다. 이런 체계라면 누가 사장으로 와도 바뀔 게 없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금융개혁의 롤모델은. -정 부위원장 우리 금융체계는 미국과 유사하다. 은행, 증권, 보험사의 영역이 각기 다르다. 반면 영국을 비롯한 유럽은 이를 하나로 합친 유니버설뱅킹 시스템이다. 유럽은 미국처럼 자본을 기반으로 할 수는 없기에 개인들의 전문성에 의존한다. 시스템 면에서 보면 우린 미국에 가깝지만 사회적 기반을 보면 영국처럼 인적자원을 잘 활용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양측 모두 롤모델이 될 수밖에 없다. -안 원장 금융의 역할이 산업자본 형성 후 부가가치를 높여 성장동력을 만드는 것이라고 할 때 영미식으로 가야 된다고 본다. 다만 과거 1990년대와 2000년대 영미식 은행 모형이 사라지고 미국도 분업주의에서 겸업주의로 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전통적인 영미식으로) 가는 건 쉽지 않을 거다. 자산운용사로는 개인적으로 웰링턴이 괜찮았다. 파트너십 회사인데 자산운용에 대해서는 신입사원부터 최고투자책임자(CIO)까지 아침마다 회의를 하면서 토론문화를 가져간다. 굉장히 감명 깊었는데 우리에게도 그런 롤모델이 있었으면 좋겠다. →‘낙하산’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안 원장 사실 낙하산은 정부가 아닌 정치권에서 내려보내는 거다. 막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최소한의 공공성을 제외한 공기업은 빨리 민영화하는 것이다. 민영화가 불가능하다면 능력 위주로 검증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우선 전문성과 청렴도를 갖췄는지를 봐야 한다. 정권과의 관계에만 집착해 검증 초점을 맞추기보다 최소 자격을 갖췄는지, 적합한 인물인지 등을 따져 봐야 한다. -정 부위원장 금융권은 전문가를 채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낙하산이냐 아니냐 하는 잣대를 보면 통상 노조 시각이 크게 반영되는 듯하다. 일부에선 내부 승진이 아니면 다 낙하산이라고 한다. 사실 규제기관과 금융기업은 굉장히 상호 교환적이고 보완적이다. 그런데 때론 과도하게 낙하산의 병폐만을 부각한다. 시장과 정책당국자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나 상호보완할 수 있는 여지를 원천 봉쇄하는 듯하다. 전문성이 없는 인사가 경쟁을 통하지 않고 금융기관 경영자가 되는 것은 분명히 낙하산이다. 다만 해당 회사의 소금 역할을 할 전문성 있는 외부인사까지 싸잡아 매도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금융개혁이 끝까지 힘을 잃지 않고 성공하려면. -리 대표 금융개혁은 나라만 쳐다보면 안 된다. 민간이 주도해야 하는 분야다. 지금도 많은 금융사가 회사가 아닌 기관처럼 움직이는데 이래서는 안 된다. -안 원장 그동안 정부는 동물원 사육사 역할을 해줬다. 덕분에 금융회사가 죽지는 않았지만 순치됐다. 그런데 최근 정부는 이런 동물을 자연에 풀어 주려 한다. 이제 금융회사에 공이 넘어온 것이다. 규제를 혁파하고 먹거리를 찾을 수 있게 해줬는데 그렇다면 금융회사가 화답할 차례가 아닌가. 정부에도 부탁이 있다. 서울신문 설문조사에서도 나왔지만 혹시 정권이 바뀌면 금융개혁이 또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권 행장 금융회사도 최근 많이 변하는 환경에 위기의식을 크게 느낀다. 이런 위기의식 자체가 사실 금융개혁의 기본이고 본질이다. 모든 회사들이 스스로 혁신하고 개혁해야 한다. -정 부위원장 지금까지는 당국이 금융사의 코치 역할을 했지만 앞으로는 심판만 할 것이다. 코치를 안 한다는 건 경쟁에서 도태되면 안 봐 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는 선수는 최선을 다해 뛰어야 한다. 혁신하고 새 수익 모델을 만들고 비효율적인 부분을 정리하는 금융기관은 살아남겠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도태되는 환경을 만들 것이다. 변한 환경을 수용하고 정해진 룰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려는 금융회사, 그것이 당국이 희망하는 미래의 모습이다. 정리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사설] 추경 정치현안 연계, 협치 부합하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이 정부가 국회에 제출안 추가경정예산안의 처리와 조선·해운 구조조정과 관련한 청와대 서별관회의 청문회를 사실상 연계하기로 했다. 야 3당은 서별관회의 청문회를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에서 각각 이틀 동안 여는 것을 전제로 추경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국회에 검찰개혁위원회와 사드 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우선 추진한다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국정 발목 잡기’라는 정부·여당의 비난이 아니더라도 앞뒤가 크게 뒤바뀐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침체된 민생 경제의 활력 회복을 위한 과감하고 신속한 추경의 필요성을 먼저 제기한 것은 야당이다. 그런데 막상 추경안이 제출되자 다른 정치 현안의 처리를 반대급부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심각한 자가당착이다. 우리 경제는 지금 청년 일자리 확충이 기대보다 더딘 상황에서 조선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고용 여건은 더욱 악화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어느 때보다 서민 고통을 덜어주는 데 초점을 맞춘 추경은 신속히 집행돼야 효력을 발휘한다. 정부·여당은 추경안이 12일쯤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골든타임’은 놓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추경안을 받아든 야 3당은 정부 여당의 다급함을 정치 현안 관철에 철저히 활용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더구나 야 3당 원내대표가 그제 만나 사실상 추경안 처리의 전제로 내세운 것은 앞선 요구에 그치지 않는다. 세 사람은 내년 이후 예산 편성에서 누리과정 대책과 세월호 특조위 활동 연장을 위한 원포인트 국회, 민노총 시위 과정의 경찰 폭력 청문회, 어버이연합 불법 지원 청문회 등 8개항에도 합의했다고 한다. 추경안을 처리할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는지 묻고 싶다. 야 3당 원내대표는 추경안과 정치 현안의 연계에 합의하고는 환히 웃으며 손을 맞잡았다. 하지만 추경안 처리가 미뤄진다면 돈만 쏟아붓고도 서민 경제 활력 회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때는 결코 웃을 수 없다는 것을 야당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11조 원 규모의 추경안은 민생 경제의 활력을 한꺼번에 일으켜 세우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그럴수록 실기(失期)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야는 제20대 국회 개막을 즈음해 한결같이 외쳤던 ‘협치의 정신’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야 3당은 적어도 추경안만큼은 볼모로 삼지 말아야 한다. 새누리당도 줄 것은 준다는 자세를 갖지 않으면 안 된다.
  • KDI “악재 무성… 단기간 내 경기 개선 힘들다”

    KDI “악재 무성… 단기간 내 경기 개선 힘들다”

    수출 감소·설비투자 부진도 계속… 주택시장 덕에 그나마 건설 호황 우리나라 최고 권위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단기간에는 우리 경제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장탄식을 했다. 호재는 빈약하고 악재만 무성하다고 했다. KDI는 4일 발표한 ‘8월 경제동향’에서 “경기가 단기간 내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소매판매(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와 5.4% 늘어난 데 힘입어 2개월 연속 전 산업 생산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KDI는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고 봤다.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에 내수가 얼어붙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와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를 앞두고 자동차 판매가 늘어난 요인이 크다고 설명했다. 수출 감소폭이 커지고 설비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 6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3.0%에서 72.1%로 떨어졌다. 그나마 호재는 건설기성(실적)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뜨거워진 주택시장의 영향으로 18.5% 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KDI는 하반기엔 우리 경제에 거의 악재밖에 남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우선 승용차 개소세 인하 종료 등으로 내구재 소비 둔화가 불가피한 가운데 조선업종 등 기업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면서 고용 악화가 기정사실화돼 있다. 또 미국의 금리 인상 지연과 일본의 추가 경기부양 기대감 등으로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수출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은행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이어 가는 것도 하반기 경기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KDI는 꼽았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경제 블로그] ‘그놈 목소리’ 공개 주역도 재취업 퇴짜 맞은 금감원

    [경제 블로그] ‘그놈 목소리’ 공개 주역도 재취업 퇴짜 맞은 금감원

    요즘 금융감독원은 공직자윤리위원회 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퇴직 후 민간으로 자리를 옮기려던 ‘OB’(선배)들이 줄줄이 취업 심사에 발목을 잡혀서죠. 공직자윤리위는 지난 6월 김용우 전 금감원 선임 국장의 KB생명 전무이사 재취업에 ‘불가’ 판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앞서 5월에는 조성목 전 금감원 국장조사역의 연합자산관리(유암코) 감사 재취업을 퇴짜 놨습니다. 4월에 이어 재차 취업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결국 취업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조 전 국장은 ‘그놈 목소리’(보이스피싱 사기범 실제 음성)를 공개했던 주역입니다. 관련 피해를 크게 줄인 공을 인정받아 올해 2월 국민훈장 목련장(공무원에게 주는 최고 훈장)까지 받았지요. 인사혁신처 측은 “직무 연관성과 더불어 조 전 국장이 유암코 업무(부실채권 매입, 자산관리 등)와 관련해 독보적인 전문성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할 수 없어 취업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유암코는 구조조정 전문회사인데 조 전 국장은 서민금융 전문가입니다. 그렇더라도 금감원은 입을 샐쭉거립니다. 금융위원회 출신인 송재근 전 과장(감사담당관)은 지난달 공직자윤리위 취업심사에서 생명보험협회 전무로 취업 승인을 받아서죠. 여기에는 금감원 출신에 대한 재취업 심사 문턱이 높아졌다는 위기감도 깔려 있습니다. 금감원은 그동안 민간영역(공직유관기관)으로 분류돼 공직자윤리위 취업 심사가 그리 깐깐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올들어 7월까지 금감원 출신이 금융사 재취업을 신청한 10건 중 7건은 승인이 떨어졌습니다. 아직까지는 ‘깐깐하다’고 볼멘소리를 낼 정도는 아니라는 얘깁니다. 오는 9월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우리 사회는 전례가 없던 ‘청렴 시험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금감원 역시 ‘관행’이란 이름으로 그동안 당연시 여겨오던 ‘특권’들을 내려놔야 할 때로 보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반성문’ 썼던 산업은행, 혁신위원회 구성

     지난 6월 ‘기업 부실’ 책임론에 따라 반성문을 내놨던 산업은행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혁신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  산업은행은 학계 전문가 4명과 임직원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KDB혁신위원회’를 구성했다고 4일 밝혔다.  혁신위원회 위원장은 김경수 성균관대 교수가 맡는다. 아울러 정책금융·업무개선분과에 박래수 숙명여대 교수, 구조조정·조직운영분과에 조봉순 서강대 교수, 대외소통·변화관리분과에 박원우 교수 등이 위원으로 선임됐다.  정책금융·업무개선분과는 중장기 미래 정책금융 비전을 수립하고 자산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등의 작업을 한다. 구조조정·조직운영분과는 구조조정 역량을 제고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을 짜게 된다. 대외소통·변화관리분과는 대내외 소통을 확대하고 조직문화를 개선할 방안을 모색하는 역할을 한다.  외부 인사 외에 산은에서는 이대현 이사, 전영삼 부행장과 팀장급 1명 등이 혁신위원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이 혁신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정부의 구조조정 추진계획에 따라 자체 자구노력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구조조정 상황이 악화되면 구조조정 ‘실탄’을 수혈받게 되는 만큼 고통 분담 차원의 쇄신작업이다. 아울러 산은은 전면적인 조직·인력 진단을 진행해 9월 말까지 ‘KDB 혁신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씨줄날줄] 초고학력사회와 평생교육/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초고학력사회와 평생교육/임창용 논설위원

    한 달여 전 대한상공회의소가 ‘지금의 청년실업 사태는 초고학력사회가 고령화사회와 충돌해 빚어진 사회현상’이란 진단을 내놓은 적이 있다. 저성장·경기불황 같은 경제문제 때문만이 아니라는 의미였다. 상의는 정부의 근시안적 정원자율화 정책이 대졸자 공급 과잉을 불러 오늘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초고학력사회의 실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1990년 대학 진학자는 20만여명에 불과했다. 대학진학률은 33%였다. 그러나 1996년엔 정원자율화에 힘입어 27만여명(진학률 54.9%)으로 늘었고, 지난해는 36만여명(진학률 70.9%)에 달했다. 반면 고졸 취업자는 1990년 26만명에서 지난해 6만명으로 급감했다. 그 사이 청년실업률은 점차 높아져 최근 10%를 넘기며 고공행진 중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 대학 평가를 통해 정원 감축과 부실대 퇴출을 유도하고 있다. 대학들은 아우성이다. 사립대의 경우 등록금 의존율이 70%를 넘는다. 재정여건이 취약한 대학은 정원 감축이 학교 퇴출로 이어질 수 있다. 대학들이 어려움 극복 차원에서 뛰어든 분야가 평생교육 사업이다. 정부도 학벌보다 능력이 중시되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직업교육이나 평생교육에 적지 않은 지원을 해왔다. 최근 이화여대생들의 학교 본관 점거농성 사태를 빚은 ‘미래라이프대학’도 교육부의 평생교육 지원사업 중 하나다. 공식 명칭은 ‘선(先)취업 후(後)진학 활성화를 위한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이다. 고졸 취업자들에게 고품질의 재교육 기회를 주고, 학위도 수여한다는 취지다. ‘후진학 시스템이 잘 갖춰져야 고졸자의 선취업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산업현장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는 교육부의 정책 기조와도 맞아 그 자체만으론 흠잡을 데 없어 보인다. 그러나 지금의 초고학력사회에 부합할지는 의문이다. 학벌·학력사회 타파를 내세운 교육정책과 모순된다. 한쪽에선 대학을 퇴출시키고 정원을 대대적으로 감축하면서 다른 쪽에선 평생교육이란 이름으로 학위를 양산하겠다니 말이다. 재교육 차원의 학위제는 이미 방송대나 학점제 대학 등에서 시행하고 있어 겹친다. 차라리 이들 기관에서 고졸 취업자들이 원하는 교육을 받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을 내놨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선취업 후진학’의 필요성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대국민담화에서 처음 언급했다. 공감할 만하다. 문제는 교육부의 추진 방식이다. 학위란 당근으로 급하게 대학들을 유인하려다 탈이 났다. 기존 정원을 평생 단과대 정원으로 전환하면 정원감축 성과로 인정해준다고 한다. 대학으로선 정원 감축 생색을 내면서 등록금 수입도 유지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교육부가 대학 구조조정과 학위 양산이란 모순을 어떻게 풀어갈 지 궁금하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야3당 “서별관 청문회 합의 땐 추경 처리”

    야3당 “서별관 청문회 합의 땐 추경 처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조선·해운 구조조정을 다루는 ‘서별관회의 청문회’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사실상 연계하기로 했다. 야3당은 또한 국회 내 검찰개혁특위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대책특위를 구성하는 방안을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더민주(121석)와 국민의당(38석), 정의당(6석)을 합쳐 165석에 이르는 ‘여소야대’ 상황을 활용, 정국 주도권 장악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협치정신을 깬 것”, “구태정치”라며 강력 반발하면서 정국이 급랭할 가능성이 커졌다. 더민주 우상호·국민의당 박지원·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3일 국회 회동에서 이런 내용을 비롯해 ▲내년 이후 예산편성 때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대책 요구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간 연장을 위한 8월 원포인트 임시국회 개최 ▲백남기 농민에 대한 경찰 폭력 청문회 추진 ▲어버이연합 불법 지원 청문회 추진 등 8개 항에 합의했다. 야3당은 ‘서별관회의 청문회’를 기획재정위와 정무위에서 각각 이틀 동안 여는 것을 전제로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기동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추경과 연계하겠다고 명확히 말하진 않았다”면서도 “검찰개혁과 사드, 세월호 이 세 가지만큼은 국민 공감대가 분명하기 때문에 추경과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도 “검찰개혁·사드특위와 세월호특조위 기간 연장 전부를 추경과 연계한다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여당의 ‘국정 발목 잡기’ 공세를 감안, 명시적으로 추경과 연계하기보다는 ‘압박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다. 야3당이 ▲세월호특조위 기간 연장 ▲‘서별관 청문회’ 실시 ▲누리과정 예산 협의체 구성을 공동 요구한 것은 추경 심사의 발목을 잡으려는 정치공세라는 게 새누리당 입장이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회 권력을 가졌다고 해서 민생과 경제는 안중에도 없는 고질병이 도졌다”며 “야당의 부당한 요구에 당당하게 맞설 것”이라고 반박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NH, 4대 지주 중 홀로 적자…김용환號 휘청

    NH, 4대 지주 중 홀로 적자…김용환號 휘청

    조선·해운 충당금 폭탄 결정적“이자이익 늘어 흑자 전환될 것” NH농협금융이 올 상반기 2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2년 농협금융지주 출범 이후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적자다. 신한(1조 4548억원)·KEB하나(7900억원)·KB국민(1조 1254억원) 등 주요 금융지주의 호실적 속에 농협금융만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조선·해운에 부실채권이 많이 물린 결과다. 어느 정도 예상은 됐지만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의 고개가 숙여지게 됐다. 농협금융은 올 상반기 당기순손실 2013억원을 기록했다고 2일 공시했다. 1조 3589억원에 이르는 농협은행의 충당금 문제가 가장 컸다. STX조선 4398억원, STX중공업 1138억원, 창명해운 2990억원 등 조선·해운업에만 1조 2000억원을 쌓았다. 그만큼 못 받을 돈에 많이 물렸다는 의미다.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은 329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농협금융 측은 “빅배스를 하기로 한 이상 불가피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빅 배스는 경영진 교체 등의 시기에 잠재 부실을 모두 털어내는 회계기법을 말한다. 거액의 충당금 덕에 고정이하 여신 비율은 지난해 말보다 0.45% 포인트 떨어진 1.82%(추정치)를 기록했다. 연체율은 0.78%로 뛰었다. 지난해 말보다 0.07% 포인트 올랐다. 1917억원에 이르는 ‘농협’ 명칭 사용료도 발목을 잡았다. 명칭 사용료는 농협법에 따라 농협 자회사가 ‘브랜드 사용료’로 농협중앙회에 분기마다 내는 분담금이다. 사용료를 내기 전 농협금융의 당기순손실은 592억원이다. 그나마 농협생명보험은 787억원, 농협손해보험은 22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농협금융 측은 “예상했던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여파로 큰 적자를 내긴 했지만 이자 이익이 꾸준히 늘고 있고 비은행 부문의 성과도 나쁘지 않다”며 흑자 전환 의지를 내보였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중국에 ‘철강 공룡 그룹’ 탄생한다

    중국에 ‘철강 공룡 그룹’ 탄생한다

     중국 철강 공룡 그룹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중국 정부가 철강 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철강 업체들을 인수·합병(M&A) 하는 방식을 통해 거대 국영 철강그룹의 육성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블룸버그통신, 중국 반관영 펑파이(澎湃)신문 등은 1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북쪽과 남쪽에 각각 1곳씩 대형 철강생산 기업을 키우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중국 철강산업 재편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철강산업 재편방안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6월 말 합병을 추진한 상하이 바오산(寶山)철강과 우한(武漢)강철을 ‘난팡(南方) 철강그룹’으로, 허베이(河北)철강과 서우두(首都)철강을 합병해 ‘베이팡(北方)철강그룹’으로 각각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남쪽과 북쪽에 각각 대형 철강그룹을 키워 중국 철강산업을 양강(兩强) 체제로 재편해 생산성과 국제경쟁력을 높인다는 복안인 셈이다. 이에따라 남은 군소 철강 기업들은 양대 철강공룡 그룹으로 흡수될 가능성도 있다.  철강산업 재편방안이 최종 확정되면 중국 철강 기업들은 세계 1위인 룩셈부르크 아르셀로미탈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철강 공룡 그룹으로 굴기(崛起·우뚝 섬)할 전망이다. 허베이철강과 서우두철강의 합병을 통해 태어날 ‘베이팡 철강그룹’의 조강(粗鋼) 생산량 7629만t에 이른다. 아르셀로미탈(9714만t)에 바짝 추격하는 글로벌 2위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또 바오산철강과 우한철강이 합쳐진 ‘난팡 철강그룹’은 조강 생산량 6071만t으로 글로벌 3위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등 글로벌 철강 시장에 일대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일본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조강 생산량 4637만t)과 한국 포스코(4197만t)는 순위가 각각 4·5위로 밀려날 전망이다.  중국의 철강 기업들의 구조조정 방안은 철강 과잉생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중국철강협회(CISA)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조강 생산능력은 8억 400만t에 이른다. 하지만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1월 과잉생산을 해결하기 위해 2020년까지 철강 생산량을 현 수준에서 1억 5000만t 가량을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아직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헬렌 라우 홍콩 아고넛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에 철강산업 양강 체제가 구축되면 이들의 경쟁력과 고객 기반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경쟁력이 떨어지는 군소 철강회사들을 압박할 것”이라면서 “과잉생산 문제의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두 철강 공룡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안은 확정된 것은 아니며 중국 정부의 최종 검토와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두 철강공룡 그룹의 탄생으로 중국 철강업계의 과잉 생산 설비 해소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철강 감축 의지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기준 1300여만t 감산에 그친 점에 비춰볼 때 실제 큰 폭의 감산 여부 등은 합병 이후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초과 생산능력은 생산량 8억t의 절반 가량인 4억t에 이르고 있고, 대형 철강 기업들이 합병한다고 해서 실질적인 생산능력을 감축할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바오산강철이 2018년까지 920만t의 설비폐쇄 계획을 밝혔지만 지난달 기준 900만t급의 신규 제철소가 가동되면서 실질적인 생산능력은 유지되고 있다.  각 지방정부의 이해 관계로 통폐합의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종형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바오산강철과 우한강철은 중앙정부 직속이기 때문에 통폐합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허베이강철과 서우두강철의 경우 허베이성과 베이징시 지방정부가 각각 소유하고 있는 만큼 설비 폐쇄,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의 문제나 지역내총생산(GDP), 세수 등과 관련해 지방정부의 이해관계가 상충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2005년 안산(안산)철강과 번시(本溪)철강이 통합을 발표했지만, 이후 흐지부지돼 지금껏 독자 경영을 하고 있다는 점과 상반기 급격히 개선됐던 중국 철강수요 지표가 5월을 고점으로 하락 반전하고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은행 상반기 성적… 순익은 신한·영업력은 우리

    은행들의 상반기 실적(당기순이익)을 보면 외형상 신한이 1등, 이어 KEB하나, 우리, 국민 순이다. 하지만 영업력을 들여다보면 순위가 뒤바뀐다. 우리은행이 홀로 3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가운데 다른 은행들은 지난해 상반기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에 머물거나 떨어졌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영업으로 거둔 실적(이자+비이자 수익)이 3조 24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51억원(8.0%) 증가했다. 신한은 500억원(1.8%) 늘었고, 국민과 KEB하나은행은 각각 1122억원(3.8%), 267억원(1.0%) 각각 줄었다. 우리은행은 민영화를 위한 다섯 번째 매각 공고를 앞두고 실적 개선에 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자 이익뿐만 아니라 방카쉬랑스, 신탁, 펀드, 외환 등 업무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항목도 골고루 성장했다”면서 “퇴직금으로 판매관리비가 늘어났음에도 부실채권(NPL) 개선으로 새는 돈을 막아 순이익도 45% 이상(5169억→7503억원) 늘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순이익에서도 국민은행(7432억원)을 따라잡았다.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1100명을 줄인 국민은행은 판매관리비 항목에서 3496억원을 절감했지만 4대 은행 중에서는 순익이 가장 부진했다. 그렇더라도 그룹 전체로는 신한금융과 더불어 ‘유이하게’ 1조원대 순익(1조 1254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은행 혼자서도 1조원대 순익(1조 267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그룹 전체 순익(1조 4548억원)의 70%가 은행에서 나온 셈이다. 신한은행의 순익이 크게 늘어난 데에는 올 초 1900억여원의 법인세 환급 효과가 있다. KEB하나은행은 영업력은 후퇴했지만 순익(7428억원→7990억원)이 크게 늘어 실속을 챙겼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속에서 상반기에 예상보다 괜찮은 실적을 낸 것은 이자 부담이 거의 없는 수시입출식 예금을 많이 늘린 덕분”이라면서 “구조조정과 저금리 등으로 이익 자체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관리비와 충당금 등 마이너스 요소를 최대한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오늘의 눈] 추경은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김진아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추경은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김진아 정치부 기자

    경기 불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시장에 대한 정부 역할을 둘러싸고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1883~1946)와 프리드리히 하이에크(1899~1992)의 생각은 엇갈렸다. 케인스는 경기 불황일 때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재정과 금융정책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하이에크는 시장의 자생력에 주목했다. 정부가 개입할수록 재정 적자와 국가 부채가 늘어나 오히려 시장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경쟁이 자유롭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세계 각국은 하이에크의 논리보다는 케인스의 논리에 공감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경기 부양을 위해 엔화를 풀어 버리는 ‘아베노믹스’로 정부가 시장에 적극 개입했다면 우리 정부는 툭하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운용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06~2015년) 추경 편성은 모두 다섯 차례 이뤄졌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조선·해운 등 우리 경제의 뼈대 산업이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하반기 대량 실업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11조원 규모의 추경을 계획했다. 올 추경은 ‘구조조정·일자리’라는 큰 틀에서 구조조정 지원을 위한 금융 확충 목적으로 1조 4000억원을, 일자리 창출과 민생안정 등을 위해 1조 9000억원을 쓰기로 했다. 하지만 추경을 경기회복의 ‘만병통치약’으로 맹신해서는 곤란하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15 회계연도 결산 자료를 보면 지난해 6조 762억원의 추경액이 편성됐지만 5997억원은 쓰지 못하고 남았다. 취업성공 패키지 지원, 중소기업 청년인턴제, 고용보험기금 구직 급여, 세대 간 상생고용 지원 등 정부가 강조한 일자리 부문에 대한 사업 등이 사업 대상자 신청과 수요 부족 등으로 집행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자세히 검토해 추경안을 따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결과물을 보면 급조된 추경의 문제점이 낱낱이 숫자로 드러난다. 케인스 논리대로 정부의 시장 개입이 필요하다면 부실한 추경이라도 일단 시행하고 봐야 할까. 기획재정부는 추경을 하루라도 빨리 집행해야 하반기 경기 부양 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난해 추경에서 엿볼 수 있듯 ‘빠른 추경 집행=좋은 효과’가 항상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추경에서 628억원이 편성된 ‘취업성공 패키지 지원 사업’은 결국 263억원이 쓰이지 못하고 남았다. 이처럼 정부 예산의 부실을 따져 보는 것은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들이 해야 할 일이다. 이번 주 개막하는 브라질 하계올림픽에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리고 차기 당대표가 뽑히는 전당대회가 중요하다 하더라도 민생과 연결되는 추경을 의례적으로 검토하고 시간 맞춰 넘겨 버릴 일이 아니다. 몸이 아플 땐 빨리 약을 먹고 낫고 싶다. 하지만 먹기 전에 그 약이 아픈 곳에 잘 드는 약인지 혹은 부작용을 일으킬 약이 아닌지 살펴보는 게 우선이다. 추경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jin@seoul.co.kr
  •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관치는 필요악… 분야 정하고, 기록 남겨 공개하라

    “권한과 책임 일치시켜야” “목적에 맞게 최소한 개입” 관치는 두 얼굴을 가진다. 미국에서도 ‘도덕적 설득’(Moral suasion)이라는 이름으로 정책적 개입이 이루어진다. 공익의 목적 아래 설득한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설득보다는 강압에 가까웠다. 국가 주도 경제개발 전략을 택했던 1960~1970년대에는 정치와 관료가 금융을 산업발전에 이용하고 지휘하는 역할을 맡았다. 은행장 선임, 금리 결정, 구체적인 자금 집행까지 전방위적으로 정부가 힘을 발휘했다. 그러나 정부 주도 경제개발 전략의 한계가 드러나자 1980년대 ‘금융 자율화’ 바람이 불었다. 그럼에도 국제수지 악화, 경기 침체, 부실기업 등 대내외적 위험요인이 이어지면서 관치 역시 지속됐다. 이런 금융의 후진성이 1997년 외환위기의 한 요인이 됐다. 전문가들은 “외환위기 이후 IMF 구조조정에 따라 관치금융의 영역이 줄어드는 듯 보였으나 금융, 경제 관료가 기득권화되면서 관치가 퇴행적인 양상을 띠게 됐다”고 말한다. 경제발전 등의 공익적 목적보다는 사익추구의 수단이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치금융의 원인은 다양하고 가변적이며 필요악적 존재”라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대표적 예가 청와대 서별관회의다. 관치의 폐해가 드러났으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처 간 조율과 소통을 위해 컨트롤타워는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천문학적 액수가 오가고 그에 따른 거래기법이 시시각각 변하는 금융산업에서 모든 사항을 법령에 기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추상적인 원칙만을 정하되 그것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은 금융 당국의 재량에 맡기는 게 원칙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시장이 성숙된 미국은 이런 신뢰의 선순환이 이뤄진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낙후한 금융 산업 환경에서 정부가 과도한 힘을 발휘해 금융회사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등 충돌 구조가 생긴다. 이를 막기 위해 김 교수는 권한과 책임을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가장 기본이 서별관회의 같은 주요 사항엔 기록을 남겨 감사원이나 국회가 추후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부에 충분한 재량권을 주되, 정보 수집이 불충분하거나 신중하게 결정하지 못해 큰 손실을 끼쳤다면 전후 사정을 고려해 책임을 묻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다. 김 교수는 “우리 현실에 맞게 투명성과 책임을 부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도 “외국에서 금융 당국은 하늘의 명령과 같은 존재로 한번 명령을 지키지 않으면 과징금이 엄청나고 제재도 강하다”며 “우리도 점차 그런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관치금융의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은 “관치는 기본적으로 시장자율 기능으로 해결이 어려운 금융시장 안정, 소비자보호, 자금세탁방지, 불공정경쟁 등 명확한 목적에 국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데서 오는 소비자 피해 가능성, 불충분한 경쟁으로 인한 혁신 부족 및 소비자 피해 가능성 등 어쩔 수 없이 정부 개입이 필요한 상황을 특정한 뒤 목적에 맞게 적절히 최소한 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복지부동이 더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 분야는 규제적 성격이 강해 일반적인 제조업이나 서비스업과 동일하게 다룰 수 없다”면서 “정부 감독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인데 명시적 절차(프로세스)에 의한 것이 아닌 게 문제”라고 말했다. 정책금융 자원 배분, 국책금융기관 인사 역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크지만 서별관회의처럼 공개하지 않는 것이 더 큰 폐단을 만든다는 것이다. 성 교수는 “과거의 관치금융이 일을 너무 해서 문제가 됐던 반면 지금은 책임과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 보니 책임 추궁을 두려워해 금융 분야 전반적으로 일을 안 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직원 1인당 ISA 200개 할당… 어쩌겠어요, 내 돈 채워야지”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직원 1인당 ISA 200개 할당… 어쩌겠어요, 내 돈 채워야지”

    은행 대면거래 10%대 뿐인데도 툭하면 “영업시간 늘려라” 관치 “지구상에 오후 4시에 문을 닫는 은행이 어디 있느냐. (이는) 다른 나라의 금융회사들이 근로자들 일하는 시간에 맞춰 영업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지난해 10월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가 은행권을 향해 날린 ‘쓴소리’다. 직장인 등 은행 이용에 불편함을 느낀 금융 소비자를 위한 발언이었지만 은행들은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 발언이었다”고 성토한다. 지지부진한 금융개혁의 책임을 금융 노동자에게 떠넘기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왔다. 금융노조 측은 “은행 문이 닫혀도 그 안에서 일하는 금융 노동자들은 그때부터 잔무 정리, 비대면 영업활동 등으로 밤 10시, 11시까지 일한다”면서 “노동자와 사용자, 진보와 보수를 떠나 모두가 금융개혁의 1순위 과제로 꼽는 것은 관치금융 근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로부터 9개월이 지났으나 지금도 오후 4시 이후 또는 주말에 문을 여는 은행 ‘탄력점포’는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연합회가 집계한 탄력점포는 올 3월 말 기준 547개(무인자동화기기 제외)다. 관공서 소재 점포가 454개, 외국인근로자 특화점포 33개, 상가 및 오피스 인근 점포 41개, 환전센터 19개 등이다. 지난해 10월 말 536곳에서 11곳(2%) 늘어났을 뿐이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연장영업 주문은 시대착오적인 관치금융”이라고 말한다. 은행 직원을 통해 입출금 또는 자금이체 거래를 하는 대면거래가 10%대에 불과하고 인터넷전문은행과 모바일뱅크가 화두가 된 마당에 연장영업은 별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소비자들이 대면 결제에서 PC나 모바일을 이용한 전자결제로 결제방식을 전환하는 환경에서 은행이 해야 할 일은 그에 필요한 기술적 발전을 도모하고 적합한 투자를 실행해 새로운 금융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한목소리다. 관치 하면 빠질 수 없는 게 ‘할당’ 논란이다. 정부가 야심 차게 올해 도입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대표적이다. 금융 당국 수장들이 직접 ISA에 가입하는 등 적극 독려한 통에 일부 은행과 증권사들은 할당량을 채우라며 직원들을 압박했다. 한 은행 여신 담당 직원은 “사원 1인당 7월까지 ISA 평균 200개 안팎, 주당 10여개를 받아내라는 지시가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이 때문에 자기 돈 내고 실적을 채우는 일까지 벌어졌다. 금융감독원이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실에 제출한 ‘증권사 임직원의 자사 ISA 가입현황’ 자료에 따르면 ISA 상품을 판매하는 19개 증권사 임직원 3만 70명 가운데 자사 상품에 가입한 직원은 6월 10일 기준으로 74.5%인 2만 2418명이다. 이를 직원들의 자발적인 투자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증권사 직원들이 계좌 유치 실적 경쟁을 하면서 일단 자신부터 ISA 계좌를 텄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직원은 “회사에서 내려온 ISA 유치 이벤트 할당을 채워야 해서 나부터 가입했다”며 “다른 금융사 직원들도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사에 영화 ‘오빠생각’ 티켓을 강매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금융위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조직적 차원의 강매나 할당은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지만 금융사의 얘기는 다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핀테크(Fintech·금융과 정보기술이 결합한 서비스) 홍보대사로 임명된 임시완씨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금융위 측에서 (영화 표를 좀 사줬으면 좋겠다는) 전화를 걸어왔고 이를 직원 복지 차원에서 나눠줬다”고 전했다. 최근 출시된 연 6∼10%대 은행권 중금리 대출상품인 ‘사잇돌 대출’의 홍보비 분담을 둘러싸고도 잡음이 일었다. 한 금융지주 회장은 “당국은 단순히 상품 판매 등 이런 문제에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저성장 기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구조조정 이후는 어떤 산업이 재편될지 큰 그림을 봐야 한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변화가 감지되기도 한다. 김덕수 전 KB국민카드 사장은 최근 여신금융협회장에 취임했다. 사상 최초로 주요 금융협회장 자리가 모두 민간으로 채워진 것이다. 그간 금융협회장은 ‘관피아’(관료+마피아)들이 싹쓸이하면서 ‘낙하산 놀이터’라는 오명을 써 왔다. 한 금융사 고위 임원은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 사태와 대우조선 구조조정 등을 거치면서 전문성 있는 인사가 걸맞은 자리에 가야 한다는 인식이 그나마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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