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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GM 군산공장 새 주인 찾았다...車부품업체가 인수

    현대·기아차 1차 협력업체인 엠에스오토텍이 구성한 컨소시엄이 한국GM 군산 공장을 인수한다. 한국GM 군산 공장은 영업악화 등으로 지난해 2월 폐쇄한 곳이다. 29일 전북도와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지엠과 현대차 1차 협력업체인 엠에스오토텍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이날 오전 비공개로 군산공장 매각과 관련한 주요 거래 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 엠에스오토텍은 종속회사인 명신이 한국GM의 군산공장 토지와 건물 등을 1130억원에 취득하며 취득 예정일은 6월 28일이라고 공시했다. 전북도는 엠에스오토텍이 주력기업인 MS그룹의 명신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군산공장 인수와 초기 생산시설 등에 2000억원을 투자해 앞으로 약 900여명의 인력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GM 군산공장은 토지 공시지가만 1242억원이며 생산설비는 국내 완성차 제조 공장 가운데 비교적 최신 설비를 갖춰 매각 대금은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 바 있다. 코스닥 상장기업인 엠에스오토텍은 경북 경주시에 본사를 둔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로 차체 부품을 제작하고 있다. 명신을 포함한 MS그룹 등 컨소시엄은 공장 정비과정 등을 거쳐 2021년부터 연간 5만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컨소시엄은 초기에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전기차를 위탁 생산하며 5년 안에 자체 모델을 개발할 예정으로 2025년에는 연간 15만대까지 양산할 계획이라고 전북도는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군산공장 생산라인은 도장 공정까지 갖췄기 때문에 기존 설비 활용도가 높아 전기차 생산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도는 이번 인수 계약 체결에 따라 이른바 ‘전북 군산형 일자리’ 모델과 연결해 다각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5월 GM의 구조조정 일환으로 군산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이곳에서 일하던 직원 1400여 명은 희망퇴직을 했고 600여 명은 부평·창원 GM공장에 전환 배치되거나 휴직 상태로 복직을 기다리고 있다. 군산 공장 인수가 확정되면 이들의 복직도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61) 반도체에서 통신 전문가로 변신한 황창규 KT 회장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61) 반도체에서 통신 전문가로 변신한 황창규 KT 회장

    황 회장, 취임 5년만에 KT의 경영효율 이뤄글로벌 인맥 바탕으로 ‘세계 1등 KT’ 첨병회장 연임이후 여야로부터 정치공세 받아반도체 신화의 주역으로 불리는 황창규(66) 회장은 2014년 KT의 13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강력한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한편 경영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취임 직후 1년동안 8300명의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KT렌탈 등 계열사 17곳을 매각하는 등 조직 축소와 비통신 분야 사업정리로 안정적으로 실적을 개선했다. 취임 첫해 구조조정 비용 때문에 적자를 냈지만 이후 흑자로 돌려놓았다. 황 회장 취임 당시 KT는 순부채비율이 92.3%에 달할 정도로 악화됐지만 본업인 통신에 집중하는 경영으로 재무 건전성을 빠르게 회복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KT의 부채비율은 118.5%, 순부채비율은 26.8%이다. 2017년 1월 무디스는 KT의 신용도를 Baa1에서 A3로 상향 조정했다. 이로써 KT는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피치, S&P, 무디스)에서 A레벨의 신용도를 인정받고 있다. 황 회장은 기가인터넷과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2018년 10월 국내 최초로 10기가 인터넷을 상용화하며 기가인터넷 최고 통신사로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무선 분야에서는 5G 이동통신 주도권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부산고와 서울대 전기공학과에서 석사과정까지 마쳤다. 이후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약 3년간 미국 스팬퍼드대 책임연구원, HP및 인텔 자문역으로 활동하다 1989년 삼성전자로 스카웃됐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총괄 겸 메모리사업부 사장, 기술총괄 사장과 종합기술원장으로 재직하며 ‘반도체 신화’를 이끌었다. 19999년 256메가부터 2007년 68기가 낸드플래시까지 8년 연속으로 매년 2배씩 용량이 늘어난 메모리를 선보였다. 메모리 반도체의 집적도가 18개월 만에 두 배씩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을 대체해 1년에 2배씩 늘어난다는 이른바 ‘황의 법칙’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분야의 권위자로 우뚝섰다.그는 뛰어난 영어실력으로 사귄 다양한 글로맥 인맥을 자랑한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의 국제비즈니스위원회(IBC)에 한국 기업인 최초로 초청을 받았다. IBC는 다보스 포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세계경제 리더 100명이 교류하는 모임으로 국가 정상 및 국제기구 수장들이 주로 초청을 받는다. 황 회장은 포럼에서 5G의 상용화 성과와 계획을 발표해 ‘미스터 5G’라는 애칭도 얻었다. 시련도 겪었다. 황 회장은 지난해 일명 ‘정치권 쪼개기 후원금’과 관련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 19대와 20대 국회의원과 총선 출마자 등 99명에게 불법으로 후원했다는 혐의로 경찰조사까지 받았다.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법인자금으로 상품권을 사들인 뒤 되팔아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11억 5000여만원을 정치 후원금으로 제공한 혐의다. 경찰은 지난 1월 황 회장을 비롯한 KT 전·현직 임원 등 7명을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지난해 11월 24일에는 KT아현국사내 통신 관로설비에서 불이나 통신장애가 발생했다. 화재가 진화된 뒤에도 즉각적으로 통신망을 재개하지 못해 마포구를 비롯해 서대문구, 용산구, 은평구 일대 주민들과 자영업자들에 큰 피해를 입혔다. 단순한 화재였지만 이 사건은 KT의 구조적 문제를 그대로 드러냈다. 황 회장이 취임한 뒤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가 줄면서 관리가 허술해진 측면이 컸다. 용산, 원효, 광화문 국사를 마포 국사와 합치면서 화재 예방시설이나 백업체계 등을 마련하지 않아 황 회장의 책임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중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다음달 17일 아현지사 화재 청문회를 열기로 한 것도 황 회장에겐 부담이다.최근에는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황 회장이 직접 정치권 인사, 고위 공무원 출신 등 14명을 경영고문으로 위촉하고 20억원에 이르는 고액의 자문료를 지급하며 민원 해결 등 로비에 활용했다며 공세를 펴고 있다. 이에 대해 KT측은 “경영고문은 관련 사업부서의 판단에 따라 정상적으로 계약을 맺고 자문을 받아왔다”고 해명했다. 여기에다 황 회장 취임 이전의 일이지만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딸 등 유력인사 자녀 입사비리까지 터져 황 회장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황 회장에 대한 정치권의 잇딴 공세는 ‘연임 괘씸죄’에 걸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친박(친 박근혜계) 핵심 인사들과 친했던 황 회장이 2017년 3월 촛불과 탄핵정국을 틈타 연임에 성공한 뒤 현 정부와 한국당 비박계 세력들에게 협공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KT나 포스코 회장은 정권교체와 함께 교체돼 왔지만 회장 교체시기가 대통령 권한대행체제라는 권력 공백기와 맞물리면서 황 회장이 연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황 회장은 구한말 사군자 가운데 매화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고 명성황후 시해사건 이후 고종 곁을 지켜서 유명했던 화원화가 황매산 선생이 황 회장의 조부다. 조부의 피를 이어받아서인지 연세대 음대를 나온 부인 정혜욱(63) 씨 못지않게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깊다. 자녀로는 아들 성욱(27)씨와 두 딸 세원(38), 재원(34)씨 등 1남 2녀를 두고 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기회의 땅 중국, 글로벌 자동차업체 ‘무덤’으로 추락

    기회의 땅 중국, 글로벌 자동차업체 ‘무덤’으로 추락

    中 자동차 판매 30여년 만에 첫 감소미중 무역전쟁에 中 경기둔화 직격탄 전기차로 전환·차량공유 확대도 원인‘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게 추운 날씨가 이어진다)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을 두고 하는 말인 듯하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생활이 팍팍해질 것을 우려한 중국인들이 좀체로 닫힌 지갑을 열지 않는 까닭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날)가 있는 중국의 1~2월 자동차 신차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한 385만대를 기록했다. 승용차 판매량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나 줄어든 324만대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2.8% 감소한 2808만대에 머물렀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세를 나타낸 것은 1990년 이후 30여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 신차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줄었는데 올 들어 판매 부진의 골이 더욱 깊어진 것이다. 미국 포드와 중국 창안(長安)자동차 합작사인 창안포드오토모빌은 1~2월 신차 판매가 전년보다 75%나 곧두박질친 2만 1535대로 급감했다. 포드의 지난해 중국 판매는 전년보다 37% 감소했고 미 제너럴모터스(GM)와 독일 폭스바겐도 각각 10%와 2% 줄어드는 등 중국 시장이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무덤’으로 추락하는 형국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중국 상황도 엄중하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6일 중국 베이징 1공장의 가동 중단을 결정한 데 이어 기아자동차도 장쑤(江蘇)성 옌청(鹽城) 1공장의 가동중단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생산효율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옌청 1공장의 가동중단 포함한 다각적인 대책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기아차 역시 판매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생산시설의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며 “만약 옌청 1공장의 가동 중단이 확정될 경우 그 시기는 현대차 베이징 1공장이 문을 닫는 5월 이후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옌청 1공장은 기아차가 2002년 중국 둥펑(東風)자동차, 위에다(熱達)그룹과 합작으로 둥펑위에다기아(東風熱達起亞)를 설립하면서 세웠다. 둥펑위에다기아는 옌청에 3곳의 공장을 두고 있다. 옌청 1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30만대 안팎이고 1~3공장을 합치면 연간 90만대 안팎을 생산할 수 있다. 2017년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중국에서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옌청 공장의 가동률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37만대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의 중국 법인인 베이징현대차는 앞서 베이징 1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확정했다. 중국에서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한때 GM과 폭스바겐에 이어 점유율 3위까지 오르며 기세를 올렸던 현대차는 사드 보복 등의 영향으로 2017년 판매량이 78만 5000대로 급감했고, 지난해에는 79만대 수준에 그쳤다. 베이징현대 외에 일본 소형차 제조업체 스즈키는 지난해 9월 중국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스즈키는 중국 시장 경쟁이 치열해 외국계 자동차 업체들이 큰 압박을 받고 있다며 소형차를 선호하지 않는 중국인들의 구매 취향을 반영해 중국에서 철수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창안포드는 직원의 10%인 2000여명을 감원하기로 결정했고 GM 등도 중국 공장 생산 축소에 돌입한 상태다.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을 차지하며 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인 자동차 판매가 급락세로 꺾인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6% 증가를 보이며 안정적 상승 기조를 이어 갔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미국과의 무역전쟁 본격화, 증시 폭락 등 갖은 악재가 잇따라 터지며 자동차 판매가 급감세로 돌변했다. 중국 정부의 취득세 인하 조치가 만기되고 내수 소비심리도 침체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것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휘발유 승용차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접어든 점도 판매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2월 판매량 가운데 중국 정부의 소비 진작 효과를 본 전기차 등 친환경에너지 자동차 판매는 53.6% 폭증했다. 반면 중국 대도시 신차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고 중소 도시는 경기 둔화에 수요가 약화세가 뚜렷하다. 차량공유시장과 중고차 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도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했다.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중국의 경제 발전과 함께 자동차시장의 폭발적인 수요 확대에 힘입어 너도나도 현지 업체들과 합작회사를 세우고 대규모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등 중국 시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덕분에 2017년 중국 시장 판매량은 2900여만대로 미국 시장(1900여만대)을 완전히 압도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중 무역전쟁 등 각종 악재가 쏟아지며 성장세에 가려졌던 공급 과잉의 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중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생산량 증가→판매 감소→재고증가→가격할인 등 경쟁 심화의 악순환을 겪고 있다. 공장 가동률 저하와 함께 가격할인 경쟁마저 동시에 진행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곤두박질쳤다. ‘기회의 땅’으로 주목받았던 중국 자동차시장이 오히려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위기감을 느낀 중국 정부는 자동차산업을 살리기 위해 두팔을 걷고 나섰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등 10개 정부부처가 합동으로 지난 1월 말 자동차 구매에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소비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우선 자동차 구매보조금 정책을 도입하는 한편 낡은 경유차 등 노후 차량을 폐차하고 새 차를 사거나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에너지 차량을 구매하는 이들에게 각 지방정부가 해당 지역의 사정에 맞는 ‘적당한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별개로 농촌 지역은 3륜 자동차를 폐차하고 3.5t 이하 화물차나 배기량 1.6ℓ 이하의 승용차를 구입하는 주민에게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런 당근도 역부족이다. 이에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자동차시장 정책을 일곱 차례에 걸쳐 언급했다. 리 총리는 자동차시장 개방 확대와 친환경에너지차 산업 발전 지원·구매세 감면 연장, 제조업·교통운수업 세수 부담 감면, 자동차 소비 촉진책, 자동차 수입 관세 인하 등을 거론하며 ‘자동차시장 살리기’를 강조했다. 그렇지만 소비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어 올해 중국 신차 판매량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하락할 것으로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6일 보도했다. 신차 판매량 하락은 중국 토종 브랜드에 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창안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순익이 7억~7억 5000만 위안(약 1182억~1265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같은 기간보다 9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둔화에 따른 판매량 저조와 순이익 하락 등으로 창안자동차를 비롯해 화천(華晨)자동차, 베이징자동차 주가는 지난해 반 토막 났다. 올 한 해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 대규모 구조조정, 인수합병(M&A) 등이 예상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자동차시장으로 발돋움했지만 기술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시진핑(習近平) 체제 출범 이후 ‘중국제조 2025’ 정책을 앞세워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으나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세계 최대시장’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수준에 도달하려면 높은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업체들이 중국 탈출 조짐을 보이는 만큼 중국 자동차시장은 깊은 심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마약성 진통제 제조사 미 오클라호마주와 3065억원으로 합의

    마약성 진통제 제조사 미 오클라호마주와 3065억원으로 합의

    오피오이드계 진통제인 옥시코돈 제조사인 미국 제약회사 퍼듀 파마가 오피오이드 남용과 중독 문제를 심화시켰다는 혐의를 놓고 수많은 법적 공방을 펼치는 와중에 미국 오클라호마주에 2억 7000만 달러(약 3065억원)의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했다.파이낸셜타임스는 26일(현지시간) 이러한 소식을 전하며 퍼듀 파마가 오클라호마 털사 오클라호마대학에 중독 연구치료센터를 짓는 데 1억 250만 달러를, 이후 치료에 돕는 약물에 2000만 달러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나머지 750만 달러는 주 내 도시와 카운티의 소송 비용으로 사용된다. 퍼듀 파마와 소유주는 혐의를 인정하고 있지 않으나 이번 합의로 다른 주정부들이 오피오이드 중독으로 인해 지출되는 막대한 의료비를 제약회사에 청구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오피오이드는 마약성 진통제로 미국 내에서 의사 처방전만 있으면 살 수 있는 합법적인 마약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제약회사에서 모르핀이나 옥시코돈, 하이드로코돈, 하이드로모르핀, 펜타닐, 트라마돌, 메타돈옥시코돈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15년 사이 오피오이드계 진통제를 과용해 사망한 이들은 18만 3000명에 이른다. 연간 사망자 규모도 같은 기간 4배 가까이 뛰었다. 오피오이드 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심화되자 이를 판매하는 제약회사는 개인은 물론 여러 주정부로부터 잇따라 고소당하고 있다. 퍼듀 파마도 이 중 하나로 현재 1000건이 넘는 소송이 걸려 있으며 이 가운데 35개는 오클라호마를 제외한 다른 주정부로부터 당한 소송이다. 퍼듀 파마는 10여년 전 미 법무부가 기만적인 마케팅을 했다는 혐의로 고소해 6345만 달러의 벌금을 내야 했다. 마이크 헌터 오클라호마주 검사는 “오클라호마에게는 새로운 날”이라면서 “그러나 (오피오이드계 진통제를 제조하는) 존슨앤드존과 테바 제약회사 등에 대한 추가 소송을 고려하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밝혓다. 막대한 합의금과 배상금 등을 지급해야 할 처지에 놓인 퍼듀 파마는 구조조정 전문가를 고용해 파산 신청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뉴스 분석] 美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 경기침체 전조 아니다

    침체로 이어지는 과도한 투자도 없어 코스피 반등… 日 닛케이지수는 급등 “침체 아니라도 경기둔화 심화될 수도”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심화된 26일 정작 국내외 증시에 미친 충격파는 약해졌다. 과거에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여겨졌지만 이번에는 경기 요인보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시장에 막대한 돈을 푼 양적완화 때문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장단기 금리 역전만으로 경기 침체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는 과도하다는 것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하락세를 이어 가 2.418%에 마감했다. 3개월물 금리는 0.01% 포인트가량 내리는 데 그쳐 2.445%를 기록했다. 10년물과 3개월물 금리가 0.03% 포인트 가까이 뒤집힌 것으로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통상 돈을 빌리는 기간이 길면 불확실성도 커지기 때문에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다. 그런데 앞으로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면 미래 자금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진다. 경기 침체 예고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하지만 이날 코스피는 하루 만에 반등했다. 전 거래일보다 3.94포인트(0.18%) 오른 2148.8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9.60포인트(1.32%) 상승한 736.81을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2.15% 올랐고 25일 뉴욕증시에서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06%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0.0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0.07%)는 소폭 하락했다. 세계 주요국 증시가 빠르게 충격에서 벗어난 이유는 현재 미 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을 경기 침체의 전주곡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아서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장기금리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면서 “일부는 구조적인 것으로 성장세, 실질 이자율 하락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재닛 옐런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도 “경기 침체 신호로 보지 않는다. 현재는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역전되기도 쉽다”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 신호로 보려면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1개월 이상 계속돼야 한다는 점에서 아직 경기 침체를 논하기는 이르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에는 기업이든 가계든 과도한 투자가 존재했지만 이번에는 보이지 않는다. 과거와 동일한 패턴으로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물론 당장 경기 침체에 빠지지는 않더라도 경기가 계속 나빠질 가능성은 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여부 예측력이 더 높은 실업률을 두고 계산하면 미국 실업률이 장기 추세선을 웃도는 2021년 1분기가 경제 침체에 직면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 국채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 1년 뒤 경기 침체가 왔다. 우리나라 국고채도 장단기 금리가 역전까지는 안 됐지만 폭이 줄고 있고 미중 무역분쟁,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올해 말부터 경기 둔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면서 “정부가 확대 재정정책은 물론 완화적 통화정책과 대출규제 완화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내년 504조 ‘초슈퍼 예산’ 예고…실업부조·SOC에 곳간 확 연다

    내년 504조 ‘초슈퍼 예산’ 예고…실업부조·SOC에 곳간 확 연다

    저소득층 구직자 지원·고교 무상교육 미세먼지 저감 투자에 재원 중점 배분 신규 사업에 재량지출 10% 구조조정 홍남기 부총리 “적극적으로 재정 운용” 경기 부진과 맞물려 재정 건전성 우려정부가 풀 죽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궁핍한 저소득층의 삶을 보듬기 위해 내년에 나라 곳간을 확 연다. 이를 위해 사회간접자본(SOC)에 예산을 집중 배정하고, 저소득층 구직자의 생계를 돕는 ‘한국형 실업부조’도 도입한다. 정부 목표대로라면 내년 예산 규모는 사상 처음 500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다만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슈퍼 예산’이라는 점에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2020년도 예산안 편성지침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의결했다. 이 지침은 국가재정의 큰 방향을 보여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내년에도 적극적으로 재정을 운용하겠다는 기조”라고 설명했다. 한국형 실업부조에 대한 예산 투입이 눈에 띈다. 이는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저소득층 구직자가 취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급여를 지급하는 사회안전망이다. 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에서 중위소득 50% 이하 저소득층에 6개월 동안 최저생계비 수준의 급여를 지원하는 데 합의했다. 또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기초생활보장 등을 통해 소득 1분위(하위 20%) 계층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도서관과 체육관 등 생활밀착형 사회간접자본(SOC) 건설도 확대된다. 경기 부양과 생활의 질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는다. 1970~1980년대 건설된 다리나 철도, 항만 등 노후 SOC에 대한 투자도 확대해 안전 강화와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노린다. 미세먼지 저감 투자가 재원 배분 중점 과제에 포함됐다. 정부는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과 친환경차 보급 확대 등에 재정 투입을 획기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혁신성장을 위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수소경제, 5세대(5G) 이동통신 등 4대 플랫폼 경제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다. 8대 선도사업인 바이오헬스, 스마트공장·산업단지, 스마트팜, 핀테크, 에너지신산업, 스마트시티, 드론, 미래차 등에도 재정 투자가 집중된다. 현재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조선 등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지원도 주요 지출 항목이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 규모는 적어도 504조 6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2017년(400조 5000억원)에 400조원의 벽을 깬 뒤 3년 만에 500조원 고지를 밟게 된다. 국내외 경기가 한풀 꺾인 상황에서 확장적 재정 정책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문제는 재정 건전성이다. 더욱이 경기 부진과 맞물려 올해 세입 여건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지난 1월 국세 수입은 37조 1000억원으로 지난해 1월보다는 5000억원 늘었지만 목표액 대비 실제 징수액 비율은 12.6%로 전년보다 1.1% 포인트 떨어졌다. 정부도 이를 의식해 내년에 각 부처별로 자체 사업비를 10% 줄이게 하는 등 지출 구조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재정학회장인 황성현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 확대를 하는 만큼 세수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경기 침체는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도 있기 때문에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아야 재정 지출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한국노총 찾은 홍영표 “노동 유연·안정성 강화 사회적 대타협” 강조

    한국노총 찾은 홍영표 “노동 유연·안정성 강화 사회적 대타협” 강조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25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찾아 노동유연성과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최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기업의 인력 구조조정이 쉬운 대신 실업급여 등을 통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덴마크의 유연 안정성 모델을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의 방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홍 원내대표는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노총과의 간담회에서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만 제일 걱정되는게 고용문제”라며 “급격하게 일자리 환경이 바뀌기 때문에 어떻게 잘 대응하느냐 하는 것이 국가적 과제이고 모든 경제사회주체들이 지혜와 힘을 모아서 극복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으면 가정이 무너지는 고통을 겪어야 하기 때문에 ‘해고는 살인이다’까지 얘기하고 있다”며 “덴마크나 유럽처럼 사회 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실직이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에 무방비로 방치돼 노동 유연성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해 급격하게 산업구조가 바뀌고 과거 일자리들이 많이 없어지고 다른 분야에서 생겨나고 있다”며 “기업에도 고용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동 유연성과 안정성은 실제로 한국사회에서 매우 양립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최저임금 문제도 소상공인, 영세자영업자들이 마지막에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주체라 ‘을들만의 전쟁’이 되고 있는데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한 해법에서 노동자들의 양보만 있으면 해결될 것이냐 하는 근본적인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근로장려세제(EITC)도 많이 확대했으나 사회안전망이 아직 우리 사회에 충분하지 않다”며 “조세 정의와 원·하청 간 불공정거래 (근절이) 이뤄져서 동반 성장하는 구조가 갖춰졌을 때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김 위원장은 노사 상생형 일자리 창출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와 택시·카풀 합의에서 노사정 주체들의 후속 관심과 노력이 없으면 발전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탄력근로제 단위시간 확대에 대해선 “현장의 어려움 때문에 그 부분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는데 모든 독박을 혼자 쓰고 있다”고 언급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급증하는 가계부채로 고통받는 중국의 중산층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급증하는 가계부채로 고통받는 중국의 중산층

    중국 베이징 소재 핀테크(금융+정보기술) 업체의 상품 담당자 탄진차오(譚金喬·27)는 지난달 말 정리해고 통보를 받았다. 한 달 월급이 1만 5000 위안(약 253만원)을 받아 중산층이라고 나름 자부하던 그는 갑작스런 정리해고 소식에 지금까지도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월급의 절반 가까이를 내야 하는 자동차 구입 대금을 갚는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구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연 10%의 고금리로 온라인 대부업체로부터 2년 간 대출을 받은 탄은 이제 매달 6500 위안(약 110만원)씩을 내야 하는 상환금을 마련할 길이 막막해 걱정이 태산이다. 실업률이 2년 만에 최악의 수준을 기록하면서 중국 중산층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부채로 신음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으로 인해 민간기업들을 중심으로 감원 등 구조조정이 확산으로 실업 문제가 갈수록 악화돼 중국의 가계부채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구조조정이 잇따른 결과로 실업 문제에 가계부채까지 겹칠 경우 중국 지도부가 가장 경계하는 사회 안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이 올해 정부업무보고에서 ‘일자리 창출’을 처음으로 거시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올려 놓은 배경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2월 도시지역의 실업률은 5.3%를 기록해 지난해 12월(4.9%)보다 큰 폭으로 뛰었다. 올해 중국 정부가 설정한 억제 목표치 5.5% 이내에 들긴 하지만 2017년 2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때문에 중국 정부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각종 인센티브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자금난을 겪고 있는 민간 기업들의 구조조정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더욱이 중국 정부 공식 통계가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지방의 실업률을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고용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중국 당국은 춘제(春節·설날) 연휴 이후 농민공(농촌출신 도시 노동자)이 한번에 도시로 몰려 생기는 마찰적 실업 탓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중국 언론에는 수출 제조업부터 첨단 정보기술(IT) 업종 등에 이르기까지 구조조정 소식을 전하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의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京東·JD)닷컴, 디디추싱(滴滴追行)과 왕이(網易·Netease) 등은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가계부채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중산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시절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4조 위안(약 675조원) 규모의 초대형 부양책을 펼쳐 비교적 큰 어려움 없이 위기 국면을 헤쳐 나갔다. 그러나 이 같은 대규모 부양책은 오히려 ‘독’이 됐다. 경제 주체들의 부채 급증, 주요 산업의 공급 과잉, 빚으로 연명하는 좀비 기업 양산, 부동산 가격 급등 등의 갖가지 부작용을 낳아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 출범 이후 중국 정부는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정책을 강력히 추진해왔으나 가계부채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에 따르면 현재 중국 가계의 모기지 대출과 카드론을 합하면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52%에 이른다. 2016년 전체 GDP 대비 5.1% 수준에 불과했던 카드론은 지난해 GDP 대비 7.5% 수준으로 급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위기 직전 미국의 카드론 비중보다 높은 수준이다. 나티시스는 “중국 정부의 디레버리징 정책은 기업과 공공의 부채를 줄이는 데는 일부 성공했지만 가계부채를 잡는 데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역시 가계 부채비율이 2017년 GDP 대비 49.4%에서 2018년 53.2%로 3.8%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사회과학원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중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GDP 대비 35.3%포인트 올라 연평균 3.5%포인트 상승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미국과 비슷한 상황이어서 경계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0년 69.9%에 머물렀지만 2007년까지 7년간 28%포인트나 상승하면서 100%에 육박한 바 있다. 중국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48조 위안(약 8096조원)으로 이중 중장기 대출은 전체의 61%인 29조 위안에 이른다. 중장기 대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주택담보대출로 2018년말 전체의 54%인 26조 위안을 기록했다. 가계의 단기 대출은 비중이 18%로 높지 않지만 지난해에만 대출 규모가 29.3%나 늘어나 적신호가 켜졌다. 사회과학원은 2017년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중장기 대출을 제한하자 단기 대출을 받는 편법이 늘었지만 이같은 편법은 이미 통제된 상태라고 해명했다. 국제결제은행(BIS)도 중국 가계부채 규모는 2018년 3월말 기준 6조 6000억 달러(약 7460조원)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2013년 말(3조 3000억 달러)보다 두 배나 늘어났다. GDP에 대한 비율도 같은 기간 동안 33%에서 49%로 16%포인트 급등했다. 중국의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부동산 가격 폭등에 따른 담보대출과 온라인 소비대출이 급증한 탓이다.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는 글로벌 재무 보고서에서 “중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는 지난 5년 간 20%포인트, 지난 10년간은 30%포인트 증가했다”며 “이처럼 가계부채 상승이 빠른 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 나티시스는 “중국 가계부채의 증가율은 신흥시장의 평균적인 (가계부채) 증가율을 초과했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수준의 (부채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도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간파하고 있다. 루레이(陸磊) 국가외환관리국 부국장은 지난 달 베이징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경기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차입에 과도하게 의존하면서 부채비율이 크게 오른 점, 저비용·저부가가치 성장모델이 지속 불가능해졌다는 것이 현재 중국이 직면한 도전 과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가계부채 비율”이라며 위기를 맞이한 다른 5개 경제권도 위기 전에 가계부채 비율이 급등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그러나 5개 경제권이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문제는 중국의 경제성장을 이끄는 최대 동력이 소비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계부채 상승이 소비 저하로 이어져 성장을 갉아먹는다는데 있다. 부채의 증가는 단기적으로는 경기가 활성화할 수 있어도 중기적으로 민간소비 둔화→ 성장률 저하의 악순환이 이뤄진다. 레버리지(차입)에 따른 자산 시장의 활황·붕괴 주기가 짧아지면서 시장 안정도 저해할 수도 있다. 선젠광(沈建光) JD파이낸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소비 침체는 중국 경제가 직면한 최대 위기이며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소비가 양극화되고 있다”며 “집을 소유한 사람들은 집값 상승으로 사치품, 고등교육, 고급 의료 및 해외여행 등의 지출을 늘리는 반면 임대 거주자는 집값 상승으로 가처분소득이 낮아져 소비를 줄인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6.6%보다 낮은 6.0∼6.5%로 제시했다. 실업문제와 악화하는 가계부채를 생각하면 이젠 중국도 개인파산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중국 금융전문가 조 장은 “중국에는 개인파산 제도가 없어서 한번 빚이 생기면 죽을 때까지 따라다닌다”며 “미국과 같은 개인파산 제도를 도입해 젊은이들이 회생할 수 있는 ‘제2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일감 기근’ 건설업계 인력 감축 바람

    삼성물산·현대 등 작년 수백명씩 줄여 일부 중견 건설업체선 신사업 진출도 대형 건설업체의 임직원 수가 줄고 있다. 해외 건설 수주 감소와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발주 축소, 주택사업 침체 등으로 일감이 쪼그라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택사업에 치중했던 일부 중견 건설업체들은 새로운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대 대형 건설사 임직원 수는 전년보다 감소했다. 신입사원 공채도 줄어들고 필요한 경우만 경력직으로 채웠다. 덩치를 줄여 고정 비용을 줄여 보자는 취지다. 삼성물산 임직원 수는 2017년 말 5737명에서 2018년(3분기 공시 기준)에는 5688명으로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6797명에서 6405명으로 400여명이나 줄었다. 대우건설도 5804명에서 5410명으로 역시 400여명 감소했다. 대림산업은 7619명에서 7255명으로 감소했고, GS건설도 7099명에서 6880명으로 200여명 줄었다. 건설업체들은 자연 감소하는 인력을 추가로 채용하지 않고 있는데도 유휴 인력 활용에 애를 먹고 있다. 그렇다고 당장 구조조정을 하기도 어렵다. 노사 갈등뿐 아니라 일감이 늘어나면 다시 경력 기술직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대림산업은 지난해 플랜트 부문 인력을 중심으로 유급휴가를 실시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명예·희망퇴직을 실시하고, 해외 플랜트 부문에서는 2개월 단위의 유급휴직을 단행했다. 인원 감소는 공사 수주 실적과 무관하지 않다. 해외에서 대형 플랜트 사업 수주가 이어지지 않고, 국내의 굵직한 SOC 일감도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주택경기 침체로 신규 아파트 분양 물량 감소도 임직원 일자리 축소로 이어졌다. 특히 주택사업이 움츠러들었다. 지난해 분양 물량은 28만 3000가구로 5년 평균 대비 27.5%, 전년 대비 9.3% 각각 줄었다. 인허가 물량도 전년 대비 15.2% 감소해 올해도 분양 물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해외 건설 수주액도 지난해에는 321억 달러 수주에 그쳤다. 몇몇 중견 건설업체들은 주택사업 부진 타개책으로 신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다. 전통적인 건설업 외에 외식·유통·환경·에너지 사업에 손을 내미는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대우산업개발은 면세점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고, 우미건설은 첨단물류센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동부건설은 환경산업, 계룡건설은 제로에너지 사업을 신규 사업에 포함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시간강사 보호 ‘강사법’ 신진학자에겐 또 다른 장벽입니다

    시간강사 보호 ‘강사법’ 신진학자에겐 또 다른 장벽입니다

    1년 이상 임용·3년간 재임용 절차 보장 강의 경력 반영 땐 기존 강사에게 ‘유리’ 신규 진입 쿼터 논의… 대학 자율권과 충돌 교육부 “신진학자 연구지원 확대 추진 중”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박사학위를 취득한 대학원 졸업자 9112명 중 19.7%(1794명)가 졸업 후 시간강사가 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강사는 갓 박사학위를 취득한 신진 연구자들이 생계를 해결하는 수단이자 교수 사회로 진입하는 발판이다. 오는 2학기 시행되는 ‘강사법’(개정 고등교육법)은 여전히 이들이 강단에 설 기회를 빼앗을 수 있다는 한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교육부가 이들에 대한 보호장치를 고민하고 있지만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강사법은 대학들이 강사를 반드시 공개임용으로 채용하도록 하며 1년 이상의 임용과 3년간의 재임용 절차를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간강사들을 공정하게 임용하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토대가 마련됐으나, 대학원생들에게는 오히려 ‘진입장벽’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사 임용 과정에서 강의 경력과 논문 실적 등 양적 지표를 기준으로 평가가 이뤄질 경우 신진 연구자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진다. 교수가 자신의 제자에게 단기간 강의를 맡겨 경력을 쌓게 하던 관행도 불가능해진다. 대학들은 2010년대 들어 학생 수 감소와 재정 악화를 이유로 전업 시간강사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해 왔다. 별도의 보호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가장 취약한 고리인 신진 연구자들의 설 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교육부와 강사 대표, 대학 등은 다음달 공개할 강사법 운영매뉴얼을 논의하면서 강사 채용 시 신규 진입자에 대한 쿼터를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은 대학이 강사를 임용할 때 ‘경력직’과 ‘신입’으로 나눠 신규 진입자를 일정 비율 이상 임용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강태경 대학원생노조 수석부지부장은 “신진 연구자들이 강의 기회가 있는 전국 곳곳의 대학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해 학벌 독과점 예방과 지역 간 인적 순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학 측은 취지는 공감하면서도 대학의 자율에 맡겨 달라는 입장이다. 별도의 쿼터 설정은 강사법이 명시한 ‘공정한 강사 임용’과 어긋난다는 것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강사 지원자가 적은 지방대학들은 쿼터조차 채우기 힘들 수 있어 일률적인 쿼터 도입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학에 강사로 임용되지 않은 신진 연구자가 지역사회에서 강의를 하는 사업도 내년 시행을 목표로 검토되고 있다. 강사노조 측이 ‘공익형 평생고등교육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지난해부터 제안해 온 사업으로, 학문후속세대에는 경제적 안전망과 강의 기회를 제공하며 고등교육의 지역 격차도 해소하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는 게 강사노조의 설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신진 연구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연구 지원 확대에 중점을 두고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휘청거리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휘청거리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왔지만 봄같지 않게 추운 날씨가 이어진다).’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을 두고 하는 말인 듯하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생활이 팍팍해질 것을 우려한 중국인들이 좀체로 닫힌 지갑을 열려고 하지 않는 까닭이다. 18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날)가 있는 중국 1~2월 자동차 신차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한 385만대를 기록했다. 승용차 판매량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나 줄어든 324만대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2.8% 감소한 2808만대에 머물렀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세를 나타낸 것은 1990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 신차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줄었는데 올들어 판매부진이 더욱 심화한 것이다. 미국 포드와 중국 창안(長安)자동차 합작사인 창안포드오토모빌은 1~2월 신차 판매가 전년보다 75%나 곧두박질친 2만 1535대로 급감했다. 포드의 지난해 중국 판매는 전년보다 37% 감소했고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독일 폭스바겐도 각각 10%와 2% 줄어드는 등 중국 시장이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무덤’으로 추락하는 형국이다.현대자동차그룹의 중국 상황은 더욱 엄중하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6일 중국 베이징 1공장의 가동중단을 결정한데 이어 기아자동차도 장쑤(江蘇)성 옌청(鹽城) 1공장의 가동중단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생산효율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옌청 1공장의 가동중단을 포함한 다각적인 대책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기아차 역시 판매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생산시설의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며 “만약 옌청 1공장의 가동 중단이 확정될 경우 그 시기는 현대차 베이징 1공장이 문을 닫는 5월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옌청 1공장은 기아차가 2002년 중국 둥펑(東風)자동차, 위에다(熱達)그룹과 합작으로 둥펑위에다기아(東風熱達起亞)를 설립하면서 세운 공장이다. 둥펑위에다기아는 옌청에 3곳의 공장을 두고 있다. 옌청 1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30만대 안팎이다. 1~3공장을 합치면 연간 90만대 안팎을 생산할 수 있다.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중국에서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옌청 공장의 가동률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37만대를 생산하는데 그쳤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차는 앞서 베이징 1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확정했다. 중국에서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한때 GM과 폭스바겐에 이어 시장점유율 3위까지 오르며 기세를 떨쳤던 현대차는 사드 보복 등의 영향으로 2017년 판매량이 78만 5000대로 급감했고, 지난해 판매량도 79만대 수준에 그쳤다. 베이징현대 외에 일본 소형차 제조업체 스즈키는 지난해 9월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선언했다. 스즈키는 중국 자동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 외국계 자동차 업체들이 큰 압박을 받고 있다며 더 이상 소형차를 선호하지 않는 중국인들의 구매 취향을 반영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창안포드는 직원의 10%인 2000여명을 감원키로 결정했고 GM 등도 중국 내 공장 생산 축소에 돌입한 상태다.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을 차지할 정도 중국 경제에 기여도가 높은 자동차 산업이 급락세로 꺾인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지난해 상반기 자동차 판매는 6% 증가를 보이며 안정적 상승기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하반기들어 미국과 무역전쟁 본격화와 증시 폭락 등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자동차 판매가 하락세로 돌변했다. 중국 정부의 취득세 인하 조치가 만기되고 내수 소비심리도 침체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게 자동차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휘발유 승용차에서 전기자동차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접어든 점도 판매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2월 판매량 가운데 중국 정부의 소비진작 효과를 본 전기차 등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판매는 53.6% 급증했다. 반면 중국 대도시 신차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고 중소 도시는 경기 둔화에 수요가 약화세가 뚜렷하다. 차량공유시장과 중고차 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도 신차 판매에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중국의 경제발전과 함께 자동차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 확대에 힘입어 너도나도 현지 업체들과 합작회사를 세우고 대규모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등 중국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이 덕분에 2017년 중국 시장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2900여만대로 미국 시장(1900여만대)을 완전히 압도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중 무역전쟁 등 각종 악재가 쏟아지며 성장세에 가려졌던 공급과잉의 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생산량 증가 - 판매 감소 - 재고 증가 - 가격할인이라는 유혈 경쟁의 악순환을 겪고 있다. 더군다나 공장 가동률 저하와 함께 가격할인 경쟁마저 동시에 진행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기회의 땅’으로 주목 받았던 중국 자동차 시장이 오히려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위기감을 느낀 중국 정부는 자동차 산업을 살리기 위해 두팔을 걷고 나섰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등 10개 정부부처가 합동으로 지난 1월말 자동차 구매에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소비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우선 자동차 구매보조금 정책 도입하는 한편 낡은 경유차 등 노후 차량을 폐차하고 새 차를 사거나 전기자동차 등 신재생에너지 차량을 구매하는 이들에게 각 지방정부가 해당 지역의 사정에 맞는 ‘적당한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별개로 농촌 지역은 3륜 자동차를 폐차하고 3.5t 이하 화물차나 배기량 1.6ℓ 이하의 승용차를 구입하는 주민들에게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의 이런 당근도 역부족이다. 이에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자동차 시장 정책을 7차례에 걸쳐 언급했다. 리 총리는 자동차시장 개방 확대와 신에너지자동차 산업 발전 지원·구매세 감면 연장, 제조업·교통운수업 세수 부담 감면, 자동차소비 촉진책, 자동차 수입 관세 인하 등을 거론하며 ‘자동차 시장 살리기’를 강조했다. 하지만 소비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어 올해 중국 신차 판매량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하락할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이 6일 보도했다. 신차 판매량 하락은 중국 토종 브랜드에 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창안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순익이 7억~7억 5000만 위안(약 1182억~1265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전년 같은 기간보다 9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둔화에 따른 판매량 저조와 순이익 하락 등으로 창안자동차를 비롯해 화천(華晨)자동차, 베이징(北京)자동차 주가는 지난해 50% 이상 곤두박질쳐 반토막 났다. 올 한해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 인수·합병(M&A) 등이 예상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으로 발돋움했지만 기술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 출범 이후 ‘중국제조 2025’ 정책을 앞세워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으나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세계 최대 시장’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수준에 도달하려면 높은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업체들은 중국 탈출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중국 자동차 시장은 깊은 심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동걸 산은 회장, 대우조선 고용안정 등 약속 이행 강조

    이동걸 산은 회장, 대우조선 고용안정 등 약속 이행 강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8일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고용안정과 협력업체 거래선 유지 등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경남도청을 방문해 박성호 도지사 권한대행과 간담회를 갖고 “대우조선해양 인수 계약 체결때 밝힌 공동 발표문은 대국민 약속이므로 이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그는 “지난 8일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본계약 체결과 함께 상생협력방안에서 밝혔듯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주 채권단으로서 대우조선 경쟁력이 저하되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인 관리감독과 모니터링을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수렴해 대우조선의 고용안정과 협력업체의 기존 거래선 유지 등 공동발표 사항에 대한 약속 이행 방안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인수 계획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안정이라는 다각적인 측면에서 고려된 사안으로 인력 구조조정 필요성은 없으며 노조와도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해 지역 여론을 듣고 현안 논의를 위해 간담회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는 거제시장과 창원시 부시장, 창원상공회의소 회장, 거제상공회의소 회장 등도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박 권한대행은 “지난 1월 말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계획이 발표된 뒤 경남도는 지역의 우려 사항과 애로사항을 청취해 정부와 산업은행 등에 지속해서 건의했다”고 말했다. 박 권한대행은 “대우조선 안정이 지역의 안정으로 직결되는 만큼 당사자인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책임감을 갖고 지역 조선업 생태계 보전과 상생협력 이행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인수 과정에서 대우조선의 영업과 생산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절차가 진행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8일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 계약을 체결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자율경영체제 유지, ●대우조선해양 근로자 고용안정 약속,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및 부품업체의 기존 거래선 유지, ●공동협의체 구성, ●한국조선산업 발전협의체 구성, ●신속한 인수절차 진행 등을 담은 공동발표문을 밝힌 바 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끝나지 않은 카드사·가맹점 수수료 전쟁… 윈윈 해법은 없나

    끝나지 않은 카드사·가맹점 수수료 전쟁… 윈윈 해법은 없나

    신용카드 결제금액의 얼마를 카드사가 가져가느냐를 두고 시끄럽다. 지난주에 끝난 현대·기아차와의 협상에서 카드사는 ‘계약해지’라는 강수에 밀려 원하던 매출액의 1.9%대가 아닌 1.8%대에서 수수료율 협상을 끝냈다. 카드업계는 이번주부터 유통·이동통신·항공 등의 대형가맹점과 수수료율 협상을 한다. 0.2~0.3% 포인트 인상안을 통보받은 3개 업종은 이미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상태다. 카드 수수료 논란은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을 어떻게 줄이느냐의 문제다. 고객을 잡기 위한 경쟁이 이어진다면 핀테크(금융+정보기술)가 확산돼도 수수료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정치권에 휘말려 정부 또한 끊임없이 카드 수수료율에 개입할 전망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수료율 협상 과정에서 특정 카드로는 물건을 살 수 없게 되는 ‘특정 카드’의 위험이 도사리는 고차원 방정식이 됐다.현재 휴대전화 요금 5만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통신사는 약 2%인 1000원을 신용카드사에 준다. 가맹점 관리부터 카드 발급까지 맡는 카드사들은 통신사에 서로 낮은 수수료율을 제시한다. 통신 가입자를 고객으로 확보하면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으로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 결제 시 통신료 1만원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이 가능했던 배경이다. ●카드사 마케팅비 협상력 약한 중소점에 넘겨 카드사들의 회원 확보를 위한 경쟁은 치열하지만 가맹점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치열하지 않다. 카드사는 과거 지급 결제 플랫폼을 비핵심 사업으로 여기고 승인과 중개 업무를 밴(VAN)사에 외주를 맡기고 발급과 정산, 결제 업무에 집중했다. 단말기 관리부터 가맹점 계약과 교육까지 맡은 밴사가 대형 가맹점에 리베이트를 주면서 경쟁을 벌여 수수료 부담을 키운다는 비판도 있다. 카드사들은 이 과정에서 늘어난 마케팅 비용을 협상력이 약한 중소형 가맹점에 높은 수수료로 넘기고 마케팅 혜택을 받는 대형 가맹점에는 ‘규모의 경제’를 이유로 더 낮은 수수료를 부과했다. 중소형 가맹점의 불만이 커지자 2012년 국회가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해 3년마다 적격 비용(원가)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정하게 했다. 대형 가맹점은 막대한 매출을 무기로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를 책정하지 못하게 개정했다. 하지만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한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모든 가맹점이 수용할 수 있는 수수료율을 금융위가 산출하라는 법은 집행이 어렵다”면서 “공공요금이 아닌 민간기업의 가격을 정부가 결정·강제하는 법률은 선례를 찾기 어렵다”고 반대했다. 그럼에도 개정안은 그해 4월 총선을 앞두고 통과됐다. 3년마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별 가맹점 수수료율을 재산정하게 되면서 잡음도 커졌다. 이번에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해 가맹점이 타격을 받았는데 카드사와 가맹점이 수수료를 조정해 희생을 떠안는다는 불만도 높다.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이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 범위를 연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 이하로 늘리면서 273만개 가맹점 중 96.2%에 해당하는 262만 6000개가 우대 대상이 됐다. 카드업계 고위 관계자는 “우대 수수료율이 아닌 사실상 일반 수수료율”이라고 꼬집은 근거다. 정작 소상공인인 5억원 이하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그대로다. 여전히 수수료율 협상 과정에서 대형 가맹점의 목소리가 높다. BC카드를 제외한 모든 신용카드사가 가맹점을 관리하는 매입사와 가입자(소비자)를 관리하는 발급사를 겸하는 구도여서 9개 카드사는 협상력이 낮다. 반면 미국 등 해외 주요 국가는 비자나 마스터카드 등이 브랜드와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실제 발급은 개별 은행이 한다.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사실상 모든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대형 가맹점과 대등한 수수료 협상이 가능하다. 외국에서도 정부는 카드 시장에 개입하지만 매출별 수수료율까지 정하진 않는다. 부가서비스를 지나치게 확대하거나 비자나 마스터카드가 독과점을 바탕으로 지나치게 높은 정산 수수료를 받지 못하도록 규제를 정비 중이다. 카드를 쓸 때 더 높은 가격을 받는 가격 차별도 금지하다가 2000년대 들어 호주, 미국, 영국 등에서 영세 가맹점을 중심으로 가격 차별을 허용하고 있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감독원은 소비자가 피해를 본다고 마케팅 감축을 자제시키고 있지만 애시당초 정책 목표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것이었다”면서 “현금을 내면 할인을 못 받는데 소비자들은 카드를 내면 할인이나 포인트 혜택을 받는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개별 소비자 입장에선 카드 결제로 다양한 혜택을 받으면 기분이 좋겠지만, 현금 결제 할인이나 각종 옵션이 제한된다”며 “‘공짜 점심’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당장의 수수료 갈등 외에도 간편결제 사업자들과 경쟁도 걱정이다. 지금은 간편결제 사업자들이 신용카드사망을 통해 결제하는 경우가 많지만 독자적인 결제 사업을 개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산업에서 새 먹거리를 찾으려는 움직임도 있다. 실제 BC·신한카드 등은 가맹점에 있는 QR코드를 찍어 결제하면 밴사를 거치지 않는 결제망을 구축했다. 현재 간편결제 시장 규모는 신용카드 결제금액의 3% 정도다. 간편결제 시장이 커지면 수수료가 줄어들까. 간편결제는 신용카드 결제와 계좌이체, 선불 결제, 여러 기능을 합친 지갑 등 방법이 다양하다. 수수료 절감은 밴사나 신용카드 결제망을 우회한 송금 방식의 간편결제 시장이 얼마큼 커지느냐에 달렸다.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간편결제라지만 아직은 신용카드 네트워크를 경유하는 방법이 대부분이라 밴이나 전자지급결제대행(PG) 수수료가 나온다”면서 “소비자의 선택이 늘어나 외국처럼 직접 이체 방식의 결제가 늘어나면 수수료가 줄어들 것”이라고 봤다. ●중소점 수수료 0%대… 절감효과 적을 수도 수수료 절감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미 중소형 가맹점은 0%대 수수료를 내고 있고 지난해 밴 수수료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꿨다. 또 가맹점은 수수료가 낮은 결제 방식을 선호하지만 세제 혜택이 큰 차이가 없다면 할인이나 부가서비스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을 수 있다. 밴사가 가맹점 영업망을 구축해 온 만큼 이들을 배제하고 새로운 결제망을 확산시키는 일도 어렵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밴사 없는 결제망도 구축됐고 대행업체 같은 옥상옥은 구조조정을 해야 하지만 밴사가 영업을 해온 만큼 완전히 역할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제로페이가 나왔지만 당장은 기존 결제 시스템을 대체하지 않았고 이용이 많아지면 서울시나 정부 등 누가 비용을 부담할 수 있을지도 문제”라고 짚었다. ●당국 “가맹점 수수료 역진성 바로잡겠다” 금융당국은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사업자의 요청을 받아 50만원 한도로 신용공여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용이 없으면 결제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당국의 섣부른 결정이라는 지적도 있다. 계좌에 직접 이체하는 방식의 서비스에 신용 공여 기능을 추가하면 수수료가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사람들이 자신의 지불 한도 안에서 돈을 쓰게 하려고 한다면 신용 기능을 줄 이유가 없다”면서 “정부가 신용카드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무엇을 결제할 때 신용카드나 계좌이체, 페이 등 무엇이 좋을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수료 협상 잡음이 계속되면서 금융당국은 일정을 앞당겨 협상 결과를 다음달이나 오는 5월에 점검할 방침이다. 특히 가맹점 수수료의 역진성 문제를 이번에 바로잡겠다는 입장이다. 연 매출액이 30억∼500억원인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수수료율 체계 개편 전 기준으로 2.18%로 500억원 초과 가맹점 평균인 1.94%보다 높다. 금융당국은 각종 부가서비스가 대형 가맹점에 집중되는 만큼 수익자부담 원칙에서 이런 역진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강사들 “해고에 우울증 호소”...학생들 “수강신청 대란 역대 최악”

    강사들 “해고에 우울증 호소”...학생들 “수강신청 대란 역대 최악”

    “고려대 등 학생 휴학... 학습권 침해 심각”강사들, 10년 맡은 강의 잘리고 우울증 호소도“대학 기업화 문제... 교육부, 적극 제재해야”“이번 학기 강의수가 236개 줄었다. 수강신청의 고통은 더 심해졌다. 수업이 없어진 학생들은 졸업을 미루고 있다” 8월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대학들이 시간강사를 해고하면서 수강신청 대란이 곳곳에서 발생하는 가운데 학생들이 새 학기 학습권 침해가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학강사 대량해고와 수강신청 대란 원인과 해법’ 토론회에서 이진우 고려대 부총학생회장은 “2019학년도 1학기 교양과목은 128개, 전공도 108개 줄었다”며 “실제로 3개의 분반이 있는 강의에서 강사가 맡은 2개 강의가 사라지면서 나머지 학생들이 수강 신청을 아예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의자놀이’ 를 방불케하는 수강신청 대란은 각 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다. 연세대 강사법관련구조조정저지 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연세대는 올 1학기 선택교양 66% 감축을 감행하면서 학생들의 90%가 교육권 침해를 겪었다고 밝혔다. 경희대, 성공회대, 중앙대 등 사립대 대부분이 비슷한 강의 축소와 수강신청 대란을 겪고 있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학생과 더불어 가장 큰 피해자는 해고의 직격탄을 맞은 강사들이다. 4년 동안 경제학 시간강의를 하다가 이번 학기 해고됐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모씨는 “이번에 강사 10만명 중 2만 5000명이 해고됐다”며 “대학이 교양·순수 기초 학문의 강사들을 대거 해고하는 교양없는 대응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우울증을 호소하는 시간강사들이 많다”며 “10년을 강의하다 쫓겨나도 퇴직금조차 받지 못하는 강사들에 대해 긴급 구제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참석자들은 문제의 근본 원인이 그동안 진행돼 온 대학의 기업화에 있다고 지적했다. 비용 절감과 수익 창출에 몰두한 대학들이 강사법을 계기로 비정규직 교수를 해고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는 것이다. 임순광 전 비정규직교수노조위원장은 “강사법은 시간 강사가 천민을 벗어나는 수준의 미미한 대책이지만 최소한의 처우를 개선하는 발판이 되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는 대학 공공성 확보와 내부 민주화가 확보되지 않으면 해고 사태는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원생 및 신진 연구자들은 강의 기회가 박탈될 것을 우려했다. 강태경 전국대학원생노조 수석부지부장은 “전에는 지도교수나 학계의 네트워크를 통해 강의를 할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마저도 끊길 것이라는 걱정을 많이 한다”며 신진 연구자들을 위한 공개 채용 제도와 쿼터제를 제안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노동운동 경력 홍영표 “대기업·공공부문 노조 임금 인상 5년 자제를”

    노동운동 경력 홍영표 “대기업·공공부문 노조 임금 인상 5년 자제를”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11일 고임금을 받는 대기업과 공공부문 정규직 노조를 향해 최대 5년간 임금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노조는 민주당의 주요 지지층인데다 홍 원내대표는 노동운동가 출신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요구로 해석된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기업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를 줄여야 한다”며 “고임금을 받는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 노조가 3년 내지 5년간 임금 인상을 자제하는 결단을 내려 줘야 한다”고 했다. 또 직원들이 임금인상분의 일정액을 내면 회사가 같은 금액을 추가해 협력사와 하청업체를 지원하는 SK하이닉스 사례를 들며 “이런 방식을 대기업과 공공부문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특히 “노동계는 ‘해고는 살인’이라면서 유연성 확대를 거부하고, 경제계는 안정성을 강화하면 기업에 부담이 된다고 반대하는데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사회적 대타협을 반드시 해야 한다”며 덴마크의 ‘유연 안정성’ 모델을 노사 상생의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어 “우리도 덴마크와 같은 선진국 수준으로 고용불안에 대비하려면 현재 9조원인 실업급여를 26조원 정도로 확대해야 한다”며 “실효성 있는 사회안전망을 최소한 2030년까지 완성할 수 있도록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추진하자”고 했다. 또 “노동유연성도 높여야 한다”며 “업무량의 증감에 따라 탄력적으로 인력을 운용할 수 있어야 하고, 경기변동이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인력 구조조정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동향은 매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북한은 현명한 판단을 통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매각계약 저지” 대우조선·현대중 노조 동시 집회

    “매각계약 저지” 대우조선·현대중 노조 동시 집회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매각 본계약을 한 8일 상경 투쟁에 나선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간부 100여명도 동시에 집회를 벌였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노조원 500여명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집회를 연 뒤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본계약 체결을 저지해야 한다”며 본관 진입을 시도했다. 노조원들은 앞서 오전 버스 20여대에 나눠 타고 거제 옥포조선소를 출발해 정오쯤 여의도에 도착했다. 당초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 사옥 앞에서 집회한 뒤 청와대로 행진할 예정이었으나 매각 계약 체결 장소가 산업은행으로 확인되자 장소를 변경했다. 경찰은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해 16개 중대 1200여명을 종로에 배치했다가 경력을 모두 긴급히 여의도로 옮겼다. 대우조선 노조는 여의도 산업은행 본관 앞에서 “매각 반대” 목소리를 높였고, 신상기 금속노조 대우조선 지회장이 삭발한 뒤 전격 본관 진입을 하려다가 이를 막아선 경찰과 충돌했다. 신 지회장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부실에 빠진 대우조선을 노동조합 동지들의 피땀으로 정상화했는데, 촛불 정부를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가 현대 자본에 회사를 헐값에 갖다 바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후 3시면 산업은행에서 대우조선해양 매각 본계약을 체결한다”며 “산업은행 철문을 넘고 본계약 장소까지 들어가 오늘 결사의 각오로 막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2시 30분쯤에는 울산에서 상경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집행부와 대의원 등 간부 100여명이 산업은행 앞 집회에 합류했다. 박근태 현대중공업지부장은 “경영진은 ‘대우조선이 인수되면 현대중공업이 나아진다’고 주장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합병으로 몸집이 커진 상황에서 일감이 떨어지면 또다시 대규모 구조조정이 찾아올 테고, 한국 노동자가 모두 몰락할 것”이라고 말했다.경찰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 참여한 노조원 5명이 현장에서 경찰 측에 폭력을 행사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됐다. 주최측은 “연행된 조합원 5명이 풀려날 때까지 이 자리에서 기다리겠다”며 산업은행 앞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대중공업 노조 8일 서울서 대우조선 인수 반대 결의대회

    현대중공업 노조가 8일 서울에서 회사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한다.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이날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인수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노조 집행부와 대의원 등 간부 100명여명은 이날 오전 9시부터 7시간 파업하고 서울 중구 계동 현대빌딩 앞으로 집결해 반대 집회를 개최한다. 현대빌딩 앞에선 오후 3시부터 ‘대우조선 인수 밀실 합의 중단저지 결의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날 파업과 집회에는 일반 조합원은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조업 차질은 없을 전망이다. 노조는 대우조선 인수가 구조조정을 가져올 것이라며 반대해왔다. 노조 관계자는 “본계약이 체결된다고 해도 인수 반대가 노조 기본 입장”이라며 “투쟁 수위 등은 상황에 따라 조정될 것이다”고 말했다. 노조는 앞서 지난달 20일 조합원 대상 찬반투표에서 파업 안을 51.58% 찬성으로 가결했다. 노조 간부 100여 명은 지난 6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동참해 2시간 부분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회사는 합병 등 경영 판단과 관련한 노조 파업은 불법이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中서 ‘고전’ 현대·기아차, 동남아 시장 공략 나선다

    정의선 부회장, 인도 공장 방문할 듯 인니엔 年 생산 25만대 규모 시설 추진 기아차는 인도 첫 공장 올 하반기에 준공 새로운 성장 기회·호주 진출 발판 기대 중국 시장 판매 실적 부진으로 합작공장 가동을 중단할 뜻을 내비친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중국 대신 아시아 시장 개척으로 활로를 모색한다. 인구수 세계 2위인 인도(13억 6873만명)와 4위인 인도네시아(2억 6953만명)가 주요 공략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국가의 인구수를 합하면 중국 14억 2006만명을 훌쩍 뛰어넘기 때문에 현대·기아차가 신흥시장으로 공략하기에 제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인도 시장에서 새로운 지속가능 성장의 기회를 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 1월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아난타푸르에 들어서는 첫 공장에서 시험 생산에 돌입하며 인도 시장 진출의 첫 걸음을 뗐다. 이 공장의 생산 규모는 30만대 수준이다. 준공은 올해 하반기에 마무리된다. 현대차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1996년 첫 삽을 뜬 인도 첸나이 공장이 이미 연 71만대의 생산량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3분기쯤 기아차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인도는 연 100만대를 생산하는 거점으로 성장한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조만간 인도 출장길에 올라 현대차 첸나이 1, 2공장과 기아차 아난타푸르 공장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근교 치카랑 지역에 연 생산 25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4월 치러지는 인도네시아 대선이 끝난 이후 공장 설립이 본격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도네시아에 공장이 건설되면 지리적으로 동남아에 이어 호주 자동차 시장에 진출하기도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현대차는 지난 1월 베트남 타잉콩그룹과 합작한 베트남 공장을 증설해 연간 10만대 생산 체제를 갖추기로 하는 등 동남아 시장에서 성장동력 찾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앞서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거듭된 역성장으로 베이징현대의 베이징 1공장 직원 2000여명을 구조조정하고 가동 중단 검토에 나섰다. 현대차가 중국산 자동차에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우리 같은 시골 노인들에겐 농협직원이 스마트뱅킹이라오”

    “우리 같은 시골 노인들에겐 농협직원이 스마트뱅킹이라오”

    “농협이 없어진다고? 은행이라곤 여기뿐인데 없어지면 큰일 나!” 강원 횡성군 횡성읍에 사는 김갓난(89·가명) 할머니는 지난달 13일 NH농협은행 횡성군지부에서 ‘횡성에 시중은행이 없는데 농협도 없어지면 어떤 점이 불편하시겠어요’라는 질문에 화들짝 놀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해 집 앞에서 장애인 이동서비스 차량을 타고 농협에 온다. 이 차를 타면 10분가량 걸리지만 버스를 타면 2시간가량 돌고 돌아야 한다. 김 할머니는 “통장에 돈을 넣고 빼려고 가끔 농협에 오는데 직원들이 안내를 잘해 줘서 편해”라면서 “농협이 없어지면 돈 찾을 데가 없어서 안 돼”라고 고개를 저었다.●횡성·평창엔 농협 이외 시중은행 지점 0곳 한우로 유명한 횡성에는 농협 이외 시중은행 지점이 없다. 1989년 강원은행 지점이 문을 열었지만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조흥은행에 합병된 뒤 구조조정을 거쳐 2001년 5월 폐점했다. 횡성읍 안에는 조흥은행을 인수한 신한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2대만 있다. 이날 농협을 찾은 원성희(49)씨는 “20년 전에는 조흥은행이 주거래은행이었는데 지점이 없어져서 은행일을 보려면 하루를 잡고 원주까지 나가야 했다”면서 “불편해서 주거래은행을 농협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원씨는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남편이 운영하는 중소기업에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정책자금을 활용한다. 원씨는 “지금은 대출받으러 다른 시군까지 멀리 안 나가도 되니까 편한데 농협도 없어지면 금융서비스를 받기가 너무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들이 횡성에 지점을 두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장사가 안 돼서다. 2017년 기준 횡성군 인구는 횡성읍과 8개 면을 합쳐 4만 3211명이다. 인구가 적고 주민 상당수가 노인이다. 읍내에 농협은행 횡성군지부가 있고 면 단위에 축협을 포함해 6개 지역농협이 있다. 지난해 동계올림픽이 열린 평창군도 마찬가지이다. 대관령면 횡계리에 있던 강원은행 지점이 문을 닫은 뒤로는 농협만 평창을 지키고 있다. 평창올림픽 공식 후원은행이었던 KEB하나은행이 지난해 대회 기간 동안 평창을 비롯해 강원도 안에 4개 출장소를 운영했지만 대회 종료 직후 철수했다.●농협 “수익 보다 취약계층 위한 사회적 책임” 농협은 지난해 말 기준 전국 1122개 농·축협에서 총 4710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강원의 횡성·평창·고성·양구·화천군 등 5곳을 포함한 전국 21개 시군구에는 농협은행이나 지역농협만 있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7일 “비용 대비 수익도 중요하지만 공공성이 강한 금융 서비스를 누구나, 특히 어려우신 분들이 받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이 농협금융의 정체성”이라고 지점 유지 이유를 밝혔다. 노인이 많은 지역에서 은행의 대면 서비스는 더욱 중요하다. 젊은층에게 당연한 인터넷·스마트뱅킹이 노인들에게는 다른 나라 이야기여서다. 읍내에 볼일이 있을 때마다 농협은행 횡성군지부를 찾는다는 이분남(79·가명) 할머니는 “입출금이랑 세금을 내려고 자주 들러”라면서 “젊은 사람들은 안방에서 휴대전화로 다 한다는데 우리는 불편해서 못해. 우리한테는 농협 직원들이 스마트뱅킹이야”라고 말했다. 농협 직원들은 창구를 찾은 노인들의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을 깔아 주고 스마트뱅킹 사용법을 자세히 알려준다. 하지만 70대 이상은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일단 스마트폰 화면의 글자가 잘 보이지 않아서다. 또 통장에 들어오고 나간 돈이 숫자로 찍히지 않으면 안심이 안 된다.●평창군지부 ‘노인 전담’ 유정녀 청경 인기 그래서 농협은행 횡성군지부와 평창군지부에는 노인 전담 직원이 있다. 횡성군지부에서 2년째 일하는 이소정 주임은 노인들 은행일을 다 봐주다시피 해서 얼굴 자체가 신용이다. 이 주임은 “ATM이나 공과금수납기를 이용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창구에서 직접 도와드린다”면서 “매번 부탁만 하기 미안하다면서 장날에 꽈배기나 음료수 등 간식을 사서 손에 쥐여 주고 가는 어르신들도 있다. 제 일이어서 당연히 해드리는 건데 제가 더 미안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 주임은 지역 특산물을 파는 ‘신토불이’ 창구도 맡고 있는데 ‘이 주임 매상 올려 줘야지’라면서 일부러 농산물을 사 가는 노인들도 적지 않다. 유정녀 청경은 평창군지부의 마스코트다. 7년째 평창군지부에서 노인들을 안내하고 있다. 문밖에서부터 유 청경과 눈을 맞추고 손짓으로 부르는 노인들도 많다. 유 청경은 “ATM으로 할 수 있는 간단한 업무는 거의 다 해드리고 창구에서 일을 보시는 분들은 입출금액 등을 종이에 다 써드린 뒤 본인에게 성함만 쓰시라고 하고 창구에서 바로 처리해 드린다”고 말했다. 유 청경도 어르신들로부터 직접 빚은 만두나 농사지은 채소 등을 자주 받는다. 횡성과 평창에서는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은행도 농협뿐이다. 특히 농협은 저금리로 대출을 바꿔 주는 대환업무에 적극적이다. 주민들이 은행에서도 충분히 대출받을 수 있는데 금융정보에 취약하다 보니 TV광고만 보고 대부업체에 전화해 고금리로 대출받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런 주민들에게는 바꿔드림론이나 햇살론, 새희망홀씨대출 등 저금리 대출로 바꿔 준다. 실제 지역농협이 모인 농협상호금융은 1960년대 농촌에 만연했던 고리사채를 없애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농협상호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총수신 315조원, 대출 228조원 규모로 성장했다.●농축산경영자금·귀농·귀촌자금 등도 빌려줘 농협은행은 지역농협과 연계해 농축산경영자금, 귀농·귀촌·창업자금 등 정책자금을 빌려준다. 기본적으로 농협은행이 관리하지만 지역농협에서도 대출받을 수 있도록 지역농협이 창구 역할을 한다. 박상용 농협중앙회 횡성군지부장은 “지역농협에서도 영농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고 중소기업 저리대출은 농협은행에서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농협의 정책자금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 잔액이 19조 4000억원이며 이 중 72.2%(14조원)를 지역농협에서 빌려줬다. 지난해 신규 대출 규모는 7조 1000억원으로 지역농협에서 60.6%(4조 3000억원)를 취급했다. 농협은 사랑방 역할도 한다. 횡성군지부의 김택종 과장은 “1일과 6일이 장날인데 장에 들렀다가 농협에 와서 가족사나 고민 등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하시는 어르신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평창군지부에서 근무할 때 특별한 선물도 받았다. 할아버지 한 분이 미국에 있는 자녀들에게 돈을 보내야 하는데 구비서류 등을 하나도 몰라서 김 과장이 미국에 있는 자녀들과 며칠에 걸쳐 통화해 송금을 해 줬다. 김 과장은 “한 달쯤 뒤에 사무실로 국제소포가 왔는데 할아버지 자녀들이 고맙다는 편지와 함께 미국에서 제일 큰 백화점에서 샀다며 넥타이를 보냈다”며 웃었다. 농협은 금융서비스만 하는 게 아니다. 농가 지원은 물론 지역 봉사활동과 복지사업으로 수익을 환원한다.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가 터지면 해당 지역 농협 직원들이 곧바로 방역 작업에 나서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역의 이색사업을 발굴해 농협중앙회의 지방자치단체 보조사업으로 승인을 받아 예산을 지원하기도 한다. 최두헌 농협중앙회 평창군지부장은 “지난해 중앙회 지원액 9700만원은 평창군지부 수익에서 매우 큰 비중”이라면서 “농협이 금융사업으로 수익을 내는 목적은 농민과 지역민들을 돕는 사업에 쓰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 방방곡곡에 농협 지점이 있다 보니 직원들의 애환도 있다. 서울과 멀리 떨어진 오지로 발령이 나면 얼마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신입사원도 더러 있다. 폼나는 은행원이 되려고 농협에 들어왔는데 시골에 가서 가족·친구도 못 만나고 퇴근 후에는 상사들과 같은 숙소에서 생활해야 해서다. 대표적인 오지가 울릉도다. 그래서 울릉군지부장 발령에는 불문율이 있다. 승진 인사에서 경북 지역으로 발령 받은 지부장 중 최연소자가 간다. 농협 관계자는 “경북 지역 지부장 승진자들이 인사가 난 뒤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다른 지부장들과 나이를 비교하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면서 “농협은 울릉도를 비롯한 지방에서 지역인재를 채용해 지방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런 문제점도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창·횡성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현대차, 가동률 부진 中공장 구조조정

    사드 후폭풍에 생산·판매량 급감 영향 현대자동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가 가동률이 부진한 베이징 1공장의 생산 중단을 검토하는 등 구조조정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6일 “중국 공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확보하고자 중장기적 공장 운영 계획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베이징 1공장 생산 중단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산설비 가동 중단 검토 대상은 베이징 1공장으로, 중단 시기는 이르면 다음달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베이징현대는 인력 구조조정을 위해 재취업 보상 퇴직 프로그램을 실시해 현재 2000여명을 대상으로 퇴직 혹은 재배치가 이뤄진 상태다. 현대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가 2002년 합작해 설립한 베이징현대는 베이징에 1∼3공장, 창저우에 4공장, 충칭에 5공장을 지었다. 연간 생산 능력은 165만대에 이른다. 베이징현대는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2017년 생산·판매량이 82만대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79만대에 그치는 등 가동률 부진과 설비 과잉이 심각해 구조조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베이징현대차의 중국 측 파트너인 베이징기차와 부품 가격 문제로 불화가 생기기도 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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