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의 생과 사(외언내언)
1967년 9월6일 청양 구봉광산에서는 인간의지의 승리가 드러매틱하게 연출되고 있었다.지하 1백25m의 갱속에 갇혔던 광원 양창선씨(당시 37세)가 15일8시간,정확히 3백68시간35분만에 구출되는 순간이었다.갱목과 흙더미에 묻힌채 양씨는 칠흑같은 갱속에서 갱목 껍질과 지하수로 연명하면서 그 긴 기간동안 사투를 벌였다.인간이 전혀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견딜수 있는 한계는 얼마나 될까.물도 안마시면 10일이내,물만 마시면 50∼60일까지도 버틴다는 게 의학계의 학설이다.시간이 지날수록 허기에 지친 양씨는 외부와 연결된 통화에서 『참기 어렵다.차라리 폭파해달라』고 애원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는 불굴의 의지로 생명에 대한 초인적 집념으로 기적같이 살아남아 구조되었다.매스컴과 온 국민들은 그를 「인간의지의 화신」,「초인」으로 영웅대접을 했다.
우리나라에는 광산사고가 잦아 해마다 많은 인명을 빼앗기고 있다.갱도가 무너지거나 가스폭발이 주원인이다.79년10월 문경 은성광업소 사고때는 갱내 화재로 42명이 사망하는 대형참사를 기록했다.탄광의 경우 석탄 1백만t 생산당 사망근로자는 우리나라가 4.9명(91년),미국의 0.1명,독일의 0.2명 등에 비하면 25배,50배나 높은 수준이다.안전시설의 미비때문이라고 한다.안타까운 일이다.
6명의 광원이 매몰되어 구조작업을 벌였던 태백시 한보에너지 통보광업소 사고는 단 한사람의 생존자만 구출되고 나머지 5명은 시체로 발견되었다.나흘동안 밤낮없이 계속된 구조작업을 지켜보던 국민들과 가족들의 애타는 염원이 허무하게 무너진 느낌이다.그러나 유일한 생존자 여종업씨(32)의 극적 구출은 감동적이다.지하 6백m의 막장 깜깜한 어둠속에서 혼자 남은 그의 심정은 어떠했을까.오줌과 물로 허기진 배를 채우면서 구조반이 도착하기까지 91시간을 버텨낸 것이다.『나는 반드시 살아야겠다고 계속 되뇌었다』라고 구조된 여씨는 말한다.생에 대한 강렬한 의지가 그를 살려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