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살아있을것”믿음속 구조활동/최명석군 아버지 최봉열씨(인터뷰)
◎“명석,하겠다면 하는 성격/실종자 가족들 포기 말길”
『한번 하겠다면 기필코 하는 성격이 꼭 애비 닮았죠,뭐』
최명석군이 기적적으로 구조되기까지는 애절한 부정도 있었다.아들이 매몰된지 11일이 지나도록 실낱같은 한가닥 희망마저 버리지 않고 사고현장에서 구조활동을 벌여온 아버지 최봉렬(51·웅진코웨이 종로지부장)씨.
지금 심정은.
▲가슴이 마구 뛰고 눈물이 저절로 난다.이루 헤아릴 수 없이 기쁘다.하늘로 날아가는 기분이다.말로 형언할 수 없다.
아들이 꼭 살아 있으리라 믿었나.
▲명석이는 명이 길기 때문에 50%는 살아 있을 것이라 믿었는데 집사람은 1백% 살아 있다고 늘 말했다.비가 와서 물을 마실 수 있으니 앞으로 두달은 더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찾아 다녔다.
사고당시 심정은.
▲휴학을 했더라도 아르바이트는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만류했었는데 좀더 모질게 말리지 못한게 후회스러웠다.막내라 형이 입던 옷을 입히고 잘해주지 못한 것도 못내 마음에 걸렸다.
사고당일부터 자원봉사 활동을 했다는데.
▲6형제 모두 자원봉사에 나서 명석이를 찾았고 봉용(48),봉길(46),봉선(43)등 세 삼촌과 함께 지금까지 구조작업을 해왔다.사고당시 명석이와 함께 있었던 친구 이강선(21·용인대 2년)군이 명석이가 매몰된 장소를 알려줘 이 부근을 집중적으로 찾았고 119구조대에 지원을 요청했다.구조작업이 중단될 때는 대책본부를 찾아가 항의도 했다.
이 순간 생각나는 사람은.
▲고향에 계신 아버지(79),어머니(72)이다.그 분들이 어려운 살림속에서도 잠자리가 없는 행인들을 재워주는 등 평소 덕을 쌓으신 덕분이다.국민들께도 감사드린다.
아직 혈육의 생사를 모르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포기하지 말라.불가능이 없다는 생각으로 기다려야 한다.물만 있으면 살 수 있다.
◎“생환 최군 일가 12명의 “고진감래”/“명석이를 찾아라”/온가족 자원수색/24시간 현장 맴돌며 잔해 뒤져/어머니,봉사대에 음식 제공
삼풍백화점 붕괴현장 주변의 삼풍주유소에 있던 최명석군의 아버지 최봉렬(52)씨와 어머니 전인자(50)씨는 TV를 통해 흘러 나오는아들의 생존소식이 믿어지지 않는 표정이었다.
사고현장인 삼풍백화점에서 11일동안 필사적인 구조활동을 벌인끝에 『이젠 틀렸구나』 생각하고 거의 포기상태에 있었던 가족들에게 꿈만 같은 일이었다.
최군의 가족들이 처음 사고소식을 접한 것은 삼풍백화점이 붕괴된 지난달 29일 6시쯤 TV뉴스속보를 통해서였다.아들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백화점이라 가족들에게는 마른하늘에 벼락같은 일이었다.곧바로 최군의 부모와 형 태석씨(25·사업),누나 은진씨(23)는 사고현장으로 달려왔다.작은아버지들을 포함한 다른 친척들도 뒤이어 현장으로 모였다.
어머니와 누나는 삼풍주유소에서 자원봉사자들이 구조대원등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활동에 참여했다.
현장에 들어간 최씨형제들은 최군이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으로 확신하며 구조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곳을 지상·지하 가릴 것없이 이잡듯 뒤졌다.
별다른 장비도 없이 지하 굴착작업을 하던 가족들은 『명석아』를 계속 외쳐댔다.한참동안 그러다 대답이 없고 힘이 빠지면 주저앉아 너나없이 눈물을 흘렸다.최씨의 동생 봉용씨(48·식당경영 및 사무실임대업)는 고령인 형이 충격과 과로로 쓰러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격려하며 늘 붙어다녔다.사고난 지 3일뒤 전주와 나주,광주 등 지방에 살고있는 최군의 다른 두 숙부와 고모부 이선종(40·건설업),외삼촌,외사촌등 7명이 속속 현장에 합류해 12명의 가족들이 자원봉사자로 최군 구조작업을 벌이기 시작했다.
최군이 A동 지하1층에 살아있고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뉴스가 흥분한 목소리에 실려나왔다.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다.가족들은 일제히 『만세』를 불렀고 최군의 어머니는 정신없이 구조현장으로 달려갔다.『하나님 감사합니다』
◎성모병원 김인철 원장이 밝힌 최군 건강상태/“거의 정상… 일주일 뒤엔 퇴원 가능”
김인철 강남성모병원 원장은 『최명석군은 건강상태가 양호한만큼 일주일정도면 퇴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원장과의 일문일답.
최군 상태는 어떤가.
▲피검사등 기본적인 1차 건강진단을 한 결과 탈수상태와 약간의 영양실조상태에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몸무게가 4∼5㎏정도 줄어 든 것으로 보인다응급실에 도착한 직후 혈압·맥박을 체크하고 X선 촬영을 했으나 거의 정상에 가깝다.
어떤 조치를 했나.
▲수액과 전해질 균형을 맞추기 위해 포도당 주사를 공급중이다.내일 정밀검사가 끝나면 일반병실로 옮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퇴원은 일주일 정도뒤면 가능할 것이다.
식사는 어떻게 하나.
▲현재 죽을 먹고 있으나 2∼3일 이내에는 보통 밥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