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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보스턴 폭탄 테러] 쾅! 쾅! 고막 찢을 듯한 폭발음… 파편·연기에 비명 ‘아비규환’[동영상]

    [美 보스턴 폭탄 테러] 쾅! 쾅! 고막 찢을 듯한 폭발음… 파편·연기에 비명 ‘아비규환’[동영상]

    15일 오후 2시 50분(현지시간)쯤 미국 보스턴 시내 보일스턴스트리트. 유서 깊은 보스턴 마라톤 대회 완주자들을 맞는 환호성이 고막을 찢을 듯한 폭발음에 뒤덮이면서 아비규환이 펼쳐졌다. “쾅”하는 굉음이 지축을 흔들었고, 결승선 바로 앞에 있는 보스턴 공공도서관 건너편의 인도 쪽 관중석 바리케이드 뒤편에서 하얀 연기가 치솟아 올랐다. 이어 20여초 뒤에 다시 “쾅”하는 폭발음과 함께 한 블록 뒤 같은 편 인도에서 연기가 솟았다. 42.195㎞를 완주하는 가족을 응원하기 위해 인도 쪽에 운집해 있던 시민들이 파편을 맞고 쓰러졌다. 결승선 근처에 걸려있던 각국 국기들이 쓰러졌고, 구조물이 무너졌다. 폭발물이 엄청난 연기와 먼지를 뿜어내면서 보일스턴스트리트와 접한 코플리 광장에서는 주위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방이 연기로 자욱했다. 마라톤 자원봉사 요원들은 굉음에 귀를 막았고, 주자들은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현장은 사람들이 내지르는 고통과 공포의 비명에다 구조요원들의 외침, 사이렌 소리 등이 뒤섞여 아수라장이었다. “엄마, 나는 무사해요”라며 가족에게 전화를 거는 이들도 있었다. 펜스 잔해가 여기저기 널린 가운데 이내 구조요원들이 급히 뛰어나가 부상자들을 들것과 휠체어에 실어 날랐다. 권총을 손에 든 경찰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소리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마라톤 대회장 인근은 피를 흘리는 부상자와 현장에서 빠져나가려는 관중,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과 경찰 등으로 큰 혼란을 빚었다. 인근 거리나 건물에 있던 목격자들은 ‘대포 소리’, ‘1000여개의 철문을 동시에 닫는 소리’ 등으로 당시 폭발음이 준 충격을 묘사했다. 폭발 현장에서 90m 정도 떨어진 빌딩 안에 있었다는 한 시민은 “첫 번째 폭발의 충격이 빌딩을 덮쳤는데 대포처럼 거대한 폭발이었다”며 “두 번째 폭발의 위력은 더욱 커 우리 건물 전체를 뒤흔들었다”고 묘사했다. 한 목격자는 “사람들 다리가 날아다니는 것을 봤다”고 했다. 폭탄이 인도 쪽에서 터졌기 때문에 사상자는 대부분 관중들이었다. 사망자 중에는 8세 소년 마틴 리처드가 포함돼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소년은 어머니, 누이와 함께 대회에 출전한 아버지가 결승선을 통과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폭발로 인해 소년의 어머니와 누이도 부상했다. 보스턴 어린이 병원에 실려간 부상자 명단에는 머리를 다친 2살 배기 남자 아이와 다리를 다친 9살 소녀 등 15세 이하 어린이 6명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관중 중에는 지난해 12월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 가족들도 VIP석에 앉아 경기를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앉아있던 장소는 폭발 현장에서 매우 가까운 곳이었는데, 피해자가 있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폭탄테러에 이용된 것으로 보이는 폭발 장치가 발견됐다. 이 폭발 장치는 마라톤 코스 주변 쓰레기통에 설치돼 있었다고 미 CBS방송이 보도했다. 방송은 문제의 폭발물이 담긴 쓰레기통 한 개는 관중석 근처에, 다른 한 개는 결승선에서 다소 떨어진 지점에 있었다고 경찰 소식통들을 인용해 설명했다. 당국이 확보한 감시카메라 영상에 따르면 배낭 두 개를 멘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폭발 직전에 사건 현장 근처에 등장했다고 CBS는 전했다. 그러나 에드워드 데이비스 경찰국장은 아직 폭탄 설치지점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고 쓰레기통이나 우편함에 숨겨져 있었는지도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당국은 폭발물에 대한 1차 조사 결과 이번 폭발물이 소형이며, 군에서 주로 사용하는 콤포지션 폭약(C4) 등 고성능 폭약은 아닌 것으로 결론 냈다. 그러나 폭발 전문가들은 군사용 C4는 아닐 수 있지만, 다수의 신체가 절단된 점 등으로 미뤄 상당히 강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이날 폭탄테러로 한국인 남자 대학생 1명이 부상해 치료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스턴 주재 한국 총영사관은 어학연수 중인 안동식(23)씨가 관중석에서 대회를 관람하던 중 파편에 맞아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져 간단한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완공 날짜 못맞춰 끝내 달리지 못한 순천만 박람회 경전철

    ㈜포스코가 오는 20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에 맞춰 개통하기로 한 순천만 소형경전철(PRT) 사업의 날짜를 맞추지 못해 전남 순천시가 운행 포기를 선언하는 등 회사 신뢰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순천시와 포스코는 관광객이 편리하게 움직이고 순천만의 친환경 이미지를 높이는 것은 물론 정원박람회와 연계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PRT 사업을 추진해 2011년 1월 협약을 맺었다. 포스코가 30년간 독점 운행하는 조건 등으로 정원박람회장~순천만 4.6㎞ 구간에 610억원을 투자하는 사업이다.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PRT는 1량 6개 좌석을 갖췄으며 이 구간에 총 40대가 투입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는 지난 3일 차량 납품 지연과 안전성 미확보를 이유로 운행을 전면 보류하겠다고 밝힌 뒤 포스코를 상대로 계약 위반에 대한 법률 검토 등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 측은 박람회 개막 때 40대 차량 중 20대를 공급할 것을 약속했으나 부품 공급을 맡은 스웨덴 측 회사가 공급을 지연해 아직도 차량 납품 날짜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시는 PRT의 안전성도 확보되지 않아 최종적으로 개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순천시의회도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으로부터 특혜 지적을 받은 PRT 사업의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감사원은 최근 시가 사업 시행자를 포스코로 먼저 선정한 뒤 나중에 민자 유치 계획을 공고하는 등 사업자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관련 공무원 4명을 징계하라고 통보했다.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이종철 위원장은 “순천시와 포스코 간에 체결된 협약을 보면 포스코 측의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해지 사유가 충분하다”며 “순천시는 조속히 포스코와의 PRT 사업 협약을 즉각 해지하라”고 촉구했다. 또 “포스코는 순천만에 건설된 교량 구조물 등 모든 시설물을 즉각 철거할 것과 사업 지연(의무불이행)에 따른 시 행정 인력 낭비 및 셔틀버스 투입 등에 대한 예산과 관련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순천만경전철 시민대책위원회 김효승 위원장은 “2011년 계약 당시 PRT는 스웨덴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 중이었을 만큼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사업이었다”며 “람사르협약에 가입된 순천만의 생태 보존을 생각하지 않고 단순한 교통수단으로 무리하게 추진을 강행해 오다 공사 일정도 맞추지 못한 채 정원박람회 기간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남아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시는 무인궤도차 운행이 차질을 빚게 됨에 따라 이 구간에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일반 차량의 통행을 전면 허용하는 방식으로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사업 시행사로서 파트너인 순천시 집행부와 협의해야 할 사안으로 시의회 입장에 대해서는 언급하기가 곤란하다”며 “순천시가 공식적으로 협의 요청을 할 경우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서울광장] 창조경제가 궁금하면 나오시마(直島)를 보라/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창조경제가 궁금하면 나오시마(直島)를 보라/함혜리 논설위원

    섬으로의 여행은 제약이 많다. 어떤 복병을 만날지 모른다. 일본 세토 내해에 있는 나오시마(直島) 여행도 그랬다. 주말을 이용한 짧은 여행을 계획하고 새벽에 일어나 비행기를 타고 오카야마에 내렸다. 비바람을 뚫고 버스로 한 시간을 달려 부두에 도착했더니 강풍 때문에 미술관들이 모두 문을 닫았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둘째날 일정을 앞당겨 소화하고 다음 날 아침 나오시마행 페리에 몸을 실었다. 뱃길로 20여분 지나자 항구가 보이고 나오시마의 상징인 붉은 호박이 눈에 들어왔다. 일본 설치미술가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이다. ‘예술의 섬’에 온 게 실감이 났다. 나오시마는 해변의 길이가 16㎞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인구는 고작 3300명 수준. 외진 곳이라 가는 길도 불편하다. 이런 곳에 연간 5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온다. 나오시마에서만 누릴 수 있는 문화와 예술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세 개의 미술관이 있다. 세계 최초로 미술관과 호텔을 결합시켜 1992년 문을 연 베네세하우스뮤지엄과 세계에서 유일하게 땅속에 모습을 감춘 미술관인 지추(地中) 미술관(2004년 개관), 그리고 2010년 완공된 ‘사유의 공간’ 이우환 미술관이 그것이다. 구조물이라기보다는 예술작품에 가까운 건축물들은 결코 튀지 않는다. 나오시마의 자연 환경에 겸허하게 안겨 작가의 의도와 작품의 예술성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미술관이 밀집한 베네세아트사이트에는 건축물 내부와 외부는 물론 해안, 연못, 숲 속에도 작품들이 놓여 있다. 이곳에서 마을버스로 15분 정도 떨어진 혼무라지구에서는 사람들이 살다 떠난 폐가와 염전창고 등을 유명 작가의 설치작품 전시장으로 바꾼 아트하우스 프로젝트를 체험할 수 있다. ‘현대 미술의 천국’, ‘예술의 성지’라더니 명불허전이었다. 나오시마는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산업폐기물과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았다. 그런 곳을 세계적 명소로 탈바꿈시킨 것은 후쿠다케 소이치로 베네세그룹 회장의 창의적 발상이다. 일본 20대 부호의 한 명으로 예술품 수집가인 후쿠다케 회장은 병든 나오시마를 현대 미술로 치유해 세상 어디에도 없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10억엔을 들여 섬의 절반을 사들였다. 미래 세상은 경제 주도형이 아닌 문화 주도형으로 바뀔 것이라는 후쿠다케 회장의 판단은 적중했다. 나오시마아트프로젝트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었지만 몇백 곱절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실버산업이 주력인 베네세그룹은 예술과 문화, 인간과 자연을 사랑하는 기업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세계적인 경기침체기에도 연 7%대의 성장을 기록했다. 나오시마의 주민들도 예술 프로젝트에 적극 동참하면서 활기를 되찾았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은 섬에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지역경제는 자연히 되살아났다. 나오시마는 가가와 현의 35개 지자체 중 소득 1위의 마을이 됐고,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인구도 늘었다. 후쿠다케 회장은 나오시마 인근 섬에도 미술관을 조성했고, 7개의 섬에 세계 각국 작가들이 참여하는 세토우치 국제예술제가 개최되기에 이른다. 박근혜 정부가 국정목표로 내건 창조경제의 개념과 실현 방안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창조경제’의 저자 존 호킨스는 “창조경제란 새롭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경제적 자본과 상품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에서 펴낸 2008년 창조경제보고서는 ‘창조경제는 기술, 지식재산, 관광산업이 상호작용하는 경제적·문화적·사회적 측면을 포함한다’고 했다. 예술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 콘텐츠로 지역의 정체성을 통째로 바꾸고, 경제를 살리며, 섬 사람들의 삶에 활기를 불어 넣은 나오시마야말로 창조경제의 생생한 현장이 아닐까. 창조경제가 정보통신기술에서 나온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창조경제는 어느 분야에서든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창의적인 발상이다. 경제는 자연히 따라오게 마련이다. lotus@seoul.co.kr
  • 종묘 ~ 창경궁 ‘끊어진 담장 498m’ 잇는다

    종묘 ~ 창경궁 ‘끊어진 담장 498m’ 잇는다

    서울시는 1931년 일제가 도로(현 율곡로)를 뚫는다는 핑계로 허문 종묘∼창경궁 사이 담장 498m를 내년 12월까지 복원한다고 4일 밝혔다(조감도). 기초석을 포함해 길이 498m인 궁궐 담장의 선형을 1931년 발간된 조선고적도와 1907년 제작된 동궐도를 근거로 되살린다. 시는 애초 문화재청이 지난해 허가한 대로 담장 기초석 80.3m 중 16m는 위치를 4.3m 높여 복원할 계획이었다. 원형 복원에 필요해 만들기로 계획한 터널 구조물 높이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래대로 되살려달라는 시민단체 요구와 맞물려 다각적으로 기술검토를 한 결과 전 구간을 원래 위치에 복원키로 했다. 시는 지반의 높이를 도로개설 이전의 옛 모습대로 높이를 맞추는 한편 복원 구간 중 300m 구간에 지하터널을 설치해 차도를 만들고 터널 상부는 흙으로 덮어 녹지를 조성한다. 특히 터널 상부 녹지에는 참나무류,귀롱나무,국수나무,진달래 등 창경궁과 종묘에 분포된 고유 수종을 심어 다층구조의 전통 숲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터널 내부와 입구 디자인 설계는 문화재 구역에 가장 잘 어울리도록 서울디자인 재단에 의뢰해 진행한다. 또 터널 내부 양측에는 차도와 분리되는 박스 형태의 자전거 겸용 보도를 설치한다. 임금이 비공식적으로 종묘를 방문할 때 이용했으나 1931년 일제가 창경궁과 종묘를 갈라놓고 일본식 육교로 연결하면서 사라진 북신문도 복원한다. 아울러 문화재 때문에 가로막혔던 창덕궁 돈화문∼원남4거리 690m 병목구간을 왕복 4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하는 공사를 내년 12월 마무리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위원인 노중국 계명대 사학과 교수는 “창경궁과 종묘는 원래 담장을 따라 하나로 이어져 있는 지역인데 일제가 길을 내면서 두 지역으로 분단됐고 종로 전체 지형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면서 “두 곳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만큼 앞으로 원래의 모습대로 복원하면 역사적인 경관이 회복되고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자동차부품 수출 20년새 50배 ‘껑충’

    자동차부품 수출 20년새 50배 ‘껑충’

    우리나라 자동차부품 수출액이 최근 20년 사이 50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국내 수출 산업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무역협회 품목별 수출입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46억 달러, 무역흑자는 197억 달러를 각각 기록하며 나란히 3년 연속 사상 최고액을 경신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한국무역협회가 주요 품목별 공식 수출입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7년 1100만 달러에 비해 35년 사이 2240배가량 늘었고, 무역수지는 1억 1400만 달러 적자에서 대규모 흑자로 전환됐다. 1990년대 이전까지 차 부품 산업은 완성차 산업의 일부로 인식됐다. 하지만 2000년대 대우차와 기아차 부도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술 개발과 함께 글로벌업체로의 변신을 통해 수출의 필요성에 눈을 뜨게 됐다. 또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해외생산기지 건설 등으로 수출 물량이 늘기 시작했다. 따라서 1992년 5억 달러를 조금 웃돌았던 자동차부품 수출은 지난해 246억 1000만 달러로 20년 새 50배 가까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나 자동차, 선박해양구조물, 무선통신기기 등의 수출액이 6~34배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자동차부품 수출액 증가율은 더욱 두드러진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부품 수출 급증은 1990년대 이후 자동차부품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것은 물론 GM과 포드, BMW 등 해외 주요 업체로의 수출이 늘어난 것이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해외 인지도 향상과 글로벌 생산거점 건설, 유럽연합(EU)·미국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도 자동차부품 수출 증가에 힘을 실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협력업체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해외 동반진출뿐 아니라 납품선 다변화 등을 적극 지원했다”면서 “협력업체들은 높아진 수익성을 기반으로 제품의 연구·개발(R&D), 품질 향상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부품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한국 완성차 업체의 높아진 인지도와 국내 부품업체의 품질 개선 노력 등 때문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지난달 21일 브라질 상파울루 GM브라질 제1공장에서 열린 한국 부품 업체 29개의 수출 상담회에 GM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한국 자동차부품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스포츠카 업체인 포르셰가 지난 1월 국내 자동차부품 업체만을 대상으로 첫 전시상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현대重 20억弗 해양플랜트 수주

    현대重 20억弗 해양플랜트 수주

    현대중공업이 조선 경기의 불황 속에서 20억 달러(약 2212억원)의 해양설비 수주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11억 달러 규모의 가스 생산 플랫폼 수주까지 합치면 올해 해양사업 부문의 수주 목표액 60억 달러의 절반 이상을 달성하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프랑스 토탈과 서아프리카 콩고에 설치될 부유식 원유가스 생산설비(FPU) 1기와 반잠수식 시추 플랫폼(TLP) 1기에 대한 발주합의서를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수주액은 FPU가 13억 달러, TLP가 7억 달러이며, 공사는 설계부터 구매·제작·설치·시운전까지 전 공정을 일괄도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TLP가 원유와 가스를 채굴하면 FPU에서 이를 정제한 뒤 해저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 플랜트로 보내게 된다. FPU는 길이 250m, 폭 44m, 높이 18m에 자체 중량이 6만 2000여t에 이르는 대규모 해상 원유가스 생산 공장으로, 하루 약 10만 배럴의 원유와 250만㎥의 천연가스를 정제할 수 있다. TLP는 플랫폼을 해저면의 구조물과 장력 파이프로 연결해 고정시킨 뒤 부력을 이용해 수면에 떠 있는 반잠수식 설비로, 바람과 파도 등 해수면 상태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게 기술적 특징이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열린세상] 미국 의대의 경쟁력과 우리 의대의 현실/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학장

    [열린세상] 미국 의대의 경쟁력과 우리 의대의 현실/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학장

    매년 전세계 대학의 순위를 발표하는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가 지난주에 2013년도 미국 의대 순위를 발표했다. 하버드, 스탠퍼드, 존스홉킨스 의대가 1~3위를 차지했다. 평가의 기준은 학생 선발 및 합격률, 다른 의대 학장에 의한 평판, 미국국립보건원(NIH)의 연구비 규모, 교수 대비 학생 비율 등이다. 이와 같은 기준을 국내 대학에 적용했을때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은 과연 몇 위 정도일까? 학생 선발 기준이나 교수와 학생 비율은 비교적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나 외국 의대 학장의 평판과 NIH 연구비 규모 면에서는 미국 중위권 대학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지난주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의 주요 의대를 방문해 학생 교환 및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학장들과의 면담과 방문 경험을 통한 미국 상위 의대의 경쟁력을 두 단어로 표현하면 ‘자율과 무한경쟁’이다. 뉴욕에 있는 마운트 사이나이 의대는 좋은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대학 2학년 때 우수 학생을 우선 선발한다. 이때의 선발 기준은 리더로서의 자질과 학문에 대한 열정을 우선적으로 본다. 동부의 명문 코넬 의대 학장은 지난해 선발한 학생 중에는 전문 탭댄서로 16년간 일한 학생과 미술을 전공한 학생이 포함됐다고 했다. 컬럼비아 대학은 예술과 의학을 복합으로 전공하는 의사-석사(MD-MSc) 과정과 매년 한 학년의 10%에 해당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의사-박사(MD-PhD) 연계 학위 과정을 통해 의과학자 리더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의대 교육 과정도 대학의 특성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컬럼비아 의대는 해부학 실습에서 전체 의대 학생이 직접 시신 실습에 참여하는 전통적인 수업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UCLA대학은 전문 조교가 인체 구조물을 찾아내면 학생이 관찰하는 것으로 해부학 실습을 대체하고 있다. UCLA 교육부학장은 전문 조교의 도입 이후 해부학 실습 강좌 만족도가 훨씬 높아졌다고 한다. 이렇게 미국 명문 의대는 학생 선발에서뿐 아니라 의과대 커리큘럼도 대학의 사정에 맞게 다양한 강좌와 복합 연계 학위 과정을 통해 학문의 자율성을 유지하는 것이 그들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컬럼비아대 개교 150년 만에 한국인 최초로 정형외과에서 정년 보장을 받은 이영인 교수는 현재의 위치에 오게 된 것을 무한 경쟁에서의 생존이었다고 표현했다. 정년 보장을 받는 과정에서 연구 업적에 대한 평가는 물론이고 NIH에서 주는 연구비에 대한 평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연구비가 없으면 아무리 정년이 보장되어도 본인의 봉급을 만들 수가 없어서 학교를 떠나야 된다고 한다. 정년 보장을 받은 이후에도 교수들의 학문 및 연구에 대한 경쟁은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국내 대학도 최근 정년 보장에 대한 강화와 경쟁 체제가 도입되었으나 ‘대학교수는 철밥통’이라는 얘기는 아직도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학 간의 경쟁도 상상을 초월한다. 뉴욕의 유대인계 의대인 마운트 사이나이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는 학생 선발이나 장학금 수혜율 등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아인슈타인 대학은 지난주 의대 랭킹에서 30위권에 머물렀지만 연구중심 의대로 발돋움하기 위해 MD-PhD 과정에 들어온 학생 전원에게 전액 장학금을 주고 있다. 코넬 의대가 MD-PhD 학생들 중에서 40%만 장학금을 주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보면 학교의 명예와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 의대협의회에서는 8년에 한 번씩 미국에 있는 140여개의 전체 의대를 평가한다. 올해 평가에서 1개 의대가 인증 탈락의 위기에 처해 있고, 13개 의과대학이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고 한다. 미국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이 의대를 선택한다. 하지만 미국 대학이 우리의 의대와 다른 것은 의과대 학생들이 사회의 리더가 되고 학문 발전의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이끌어 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이제는 우수한 의대생들이 미래를 창조하는 의과학 선도자가 돼 다음 세대 신성장 동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대학과 정부가 다 같이 힘을 모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 ‘제2 청계천’ 춘천 약사천 다시 흐른다

    ‘제2 청계천’ 춘천 약사천 다시 흐른다

    강원 춘천 도심을 가로지르는 약사천이 30년 만에 복원돼 맑은 소양강 물이 다시 흐르며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14일 춘천시에 따르면 2008년부터 ‘제2의 청계천사업’으로 불리며 추진한 약사천 복원사업이 이르면 이달 중 마무리되고 6월쯤 정식 준공된 뒤 물이 흐르게 된다. 사업비 496억원의 90% 이상이 국비와 기금으로 충당돼 복원됐다. 약사천은 춘천 도심 한가운데인 봉의초교부터 공지천 합수지점까지의 길이 850m, 폭 6~12m에 이르는 하천으로 인근 소양강 물길을 끌어들여 사계절 10㎝ 이상의 맑은 물이 흐르게 된다. 이곳에는 산책로와 교량 및 나무다리 5개가 놓이고 수심 30~40㎝의 소규모 소와 여울 6곳, 가로등, 공원, 연못, 강 옆에 식재된 가로수와 꽃 등이 어우러져 ‘도심 속 공원’으로 꾸며진다. 약사천 복원은 1984년 콘크리트 구조물로 복개된 이후 30년 만에 106필지의 토지와 78개의 건물을 헐어내고 도심 속의 하천과 공원 부지로 되살아났다. 약사천 복원은 단순한 하천으로의 복원을 넘어 다양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조양·교동·약사·효자동 일대의 하수가 그대로 흘러들어 악취를 풍기던 약사천이 복원과 함께 오수·우수관 교체작업을 마쳐 의암호 수질까지 크게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비만 오면 잠기던 주변의 일부 상습침수 지역이 해소됐고 소양강에서부터 하천까지 12.5㎞에 관로를 매설해 일부 구간이 도로로 활용되고 있다. 관로를 깔면서 토지를 매입, 아스콘 포장을 한 것이다. 또 취수장과 정수장 사이 3.2㎞에 관로가 하나 더 놓이면서 식수원 공급을 위한 예비 대책까지 확보했다. 무엇보다 옛 도심의 재개발, 재건축을 촉진하는 계기가 됐다. 1997년 조합이 설립된 이후 15년간 정체됐던 효일재건축이 지난해 착공될 수 있었던 것도 약사천 복원의 영향이다. 재정비와 연계돼 약사천 주변의 3~4구역 재개발에 가속도가 붙는 것도 마찬가지다. 약사천 위에 있던 풍물시장 이전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광준 춘천시장은 “사업 초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약사천 복원이 6년 만에 결실을 거두게 돼 의미가 남다르다”면서 “낙후된 도심권이 새로운 이미지로 다시 살아나 춘천의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여수엑스포 새달 임시 재개장… ‘빅오쇼’ 수해 보수로 반쪽운영

    여수엑스포장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기간에 임시 재개장된다. 여수엑스포장은 다음 달 20일부터 10월 30일까지 6개월 동안 운영되며, 디지털 갤러리와 스카이타워·빅오쇼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하지만 빅오쇼는 지난해 가을 불어닥친 태풍 산바의 피해 보수가 끝나지 않아 5월 11일부터 빅오 구조물만 선보이는 15분 분량의 미니쇼로 우선 공연한다. 복구가 완전히 끝나는 6월 29일부터는 빅오 구조물과 해상 분수쇼가 함께 어우러지는 45분의 전체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입장료는 3000~5000원 수준으로 검토되고 있다. 빅오쇼 공연은 추가 입장권을 구입해야 하지만 아직 확정을 못 한 상태다. 빅오쇼 입장권을 예매한 사람들은 엑스포장 입장을 무료로 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한편 여수엑스포장 부지에는 지난해 엑스포가 끝난 다음 날인 8월 13일부터 재개장한 한화 아쿠아리움이 상시 개장해 관람객을 맞고 있다. 이곳은 평일 1000여명, 주말에는 4000여명이 찾고 있다. 지난 1~3일 연휴기간 동안에는 1만여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있어 여수엑스포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는 관광연계 코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 아쿠아리움 입장권도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엑스포 청산단 관계자는 “가능한 한 빨리 사후활용 재단 이사장을 선임해 입장권 가격 등 상세 내용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씨줄날줄] 3D프린터 시대/정기홍 논설위원

    일상은 ‘빛의 속도’만큼 빠르다. 첨단과학이 탄생시킨 새로운 물질과 현상을 접하면 마법에 걸린 듯 사고(思考)는 멈춰서 버린다. 우매한 고정 관념에 잡혀 있다간 금세 세상 흐름을 놓치기 일쑤인 세상이 아닌가. 일반 프린터가 진화한 ‘3차원(3D)프린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의 한 연구팀이 이를 이용해 형틀에 콜라겐과 조직배양물질을 섞은 액체를 주입해 인간의 귀 구조물을 만들었고, 영국의 한 대학에서는 인간줄기세포로 ‘살아 있는 장기’를 만들겠다는 발칙한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과학계는 이들 사례를 아직 실행 단계가 아니라고 하지만 인간 생체의 조직검사용 세포를 3D프린터로 찍어낼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3D프린터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국정연설에서 3D프린터 산업을 ‘제3의 산업혁명’으로 규정하며 관심의 불을 지폈다. 3D프린터는 3차원 설계도에 따라 가루(파우더)나 액체 원료물질, 즉 ‘바이오 잉크’를 사용해 얇게 쌓아올리며 세포 구조물을 찍어내는 것이다. 이처럼 과학의 도전은 경이로움을 가져다 준다. 인류 역사를 바꾼 발명품은 많다. 종이와 인쇄술, 화약과 나침반은 물론 수세식 변기, 피임약, 세탁기가 그들이다. 지금은 인터넷과 PC, 아이폰 등의 첨단기기가 이름을 올린다. 하지만 역사의 수레바퀴에 영원한 것은 없는 법이다. 미국의 문명비평가 제러미 리프킨이 ‘3차 산업혁명’이란 책을 통해 혁명을 ‘새로운 결합’이라고 정의했듯 혁명은 끝없는 진화를 뜻한다. 증기기관의 발명과 방적기계의 등장이 2차 산업혁명을 이끌었지만, 이미 ‘생태계의 종말’을 맞았거나 맞고 있지 않은가. 첨단과학의 역습 또한 무섭기는 매한가지다. 최근 미국에서 총기사건에 사용된 것과 같은 성능의 소총이 3D프린터로 제작돼 시험사격까지 했다니 3D프린터 산업을 산업혁명으로 불렀던 오바마는 머쓱하게 됐다. 제품 구조의 데이터와 원료만 있으면 무엇이든 불법복제할 수 있으니 기업들은 소비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른다. 3D프린터가 재앙을 부를 수도 있다는 말이다. 3D프린터가 세상에 나온 지 30년이 됐다. 미국의 3D프린터 제조업체 메이커봇은 지난해 2199달러(약 239만원)의 ‘보급형’ 3D프린터를 내놓기도 했다. 지금은 인공뼈와 치과 보형물을 만들어 이용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미국과 일본, 유럽을 중심으로 기술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하지만 우리 기술 수준은 아직 초보단계다. 3D프린터가 ‘융합시대의 선물’이라면 저들의 앞선 기술을 빨리 따라잡아야 한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낯선 터키의 중심 ②카라만 Karaman, 카파도키아 Kapadokya

    낯선 터키의 중심 ②카라만 Karaman, 카파도키아 Kapadokya

    풍요로운 도시 카라만 Karaman 여행자들에게 콘야는 안탈랴와 카파도키아 사이의 경유 도시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그런 탓에 가이드북에서도 콘야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 콘야에서 남쪽으로 100km 거리인 카라만은 콘야보다도 더 소외된 도시다. 콘야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거리임에도 카라만을 들러 여정을 잇는 이들은 흔치 않다. 한국인 여행자들도 마찬가지라 카라만의 존재는 그 흔한 블로그에서도 검색하기가 힘들다. 여행자들이 외면한 카라만이긴 하지만 시대를 아우른 보물을 간직한 풍요로운 도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카라만 성’에서는 예로부터 위풍당당했던 카라만의 면모를 볼 수 있다. 12세기 셀주크제국 당시 세 겹으로 겹겹이 지은 카라만 성은 요새와도 같았다. 무려 3km 바깥에 자리했었다는 해자와 외성外城은 카라만의 위상과 권위를 짐작하게 한다. 최근까지도 복원 중인 카라만 성은 현재 내성內城만 남은 상태. 아찔한 계단을 따라 성루에 오르면 작지도 크지도 않은 카라만 도심이 한눈에 담긴다. 200년 전의 오스만 전통 가옥인 ‘타르탄랄의 집’에서는 카라만에서 나아가 터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나무로 지은 집은 아래층과 위층에 각각 네 개의 방을 두었는데 아래층은 겨울에만, 위층은 여름에만 사용했다. 붙박이장과 샤워실 등은 각 층에 공통적으로 배치했지만 벽난로는 아래층에만 설치하는 식이다. 2007년에 복원한 2층은 배, 블루 모스크 등을 그려 놓은 천장 장식이 볼 만하다. 이슬람과 크리스트교를 넘나드는 카라만의 종교 유적지는 카라만에 풍요로운 볼거리를 더한다. 메블라나의 어머니를 모신 ‘아크테케 모스크’는 카라만의 자랑이다. 메블라나와 그의 아버지가 묻힌 콘야의 메블라나 박물관에 비해 너무나도 소박하지만 사원 앞에 자리한 커다란 나무는 1370년부터 이어온 사원의 유구한 역사를 속삭이듯 전한다. 아크테케 모스크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비잔틴 당시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체쉬멜리 교회’가 남아 있다. 교회 내부 천장에는 프레스코화의 흔적이 아련하지만 크리스트교인들이 제 나라로 돌아간 후 교회는 문을 닫았다. 여행자들의 발길 또한 뜸해 교회 내부를 돌아보기는 쉽지 않은 일. 대신 체쉬멜리 교회 분수 유적은 카라만 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카라만 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이다. 동전, 의복, 도자기 등 다양한 생활양식이 깃든 전시품은 기본. 조명을 밝힌 유리관 안에는 섬뜩하지만 눈길을 앗아가는 미라가 누워 있다. 이 미라는 카라만 도심에서 40km 떨어진 타쉬칼레 마나잔 동굴 5층에서 발견됐다. 타쉬칼레의 마나잔 동굴은 6~7세기 비잔틴 시대에 사람들이 살아가던 공간이다. 겉으로는 깎아지른 암벽으로만 보이지만 암벽 안에는 5층에 걸친 주거 공간이 오밀조밀하게 놓여 있다. 수백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당시의 입구는 찾을 수 없다. 암벽의 전면부가 무너져 내려 날개를 가진 새들만이 자유롭게 동굴을 드나든다. 사람들은 길이 아닌 환기구로 마나잔 동굴을 찾는다. 가느다란 손전등 빛에 의지해 허리를 굽혀 좁은 굴을 통과하고 환기구에 설치된 수직의 사다리를 기어오른다. 길은 또한 외길이다. 내려오는 데에도 팔과 다리의 근력이 만만찮게 요구돼 적절한 힘의 배분이 필요하다. 악조건을 딛고 찾은 동굴 자체는 그리 큰 볼거리가 아니지만 여행자들의 호기심을 채우기에는 손색이 없다. 두 눈이 번쩍 뜨이는 타쉬칼레의 또 다른 볼거리는 마나잔 동굴에서 멀지 않은 타쉬 암발라에 자리한다. 타쉬 암발라는 비잔틴 시대, 사암의 무른 바위를 파 만든 350여 개의 곡물 창고다. 대형 비둘기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거대한 바위를 질서정연하게 쌓아 만든 창고는 비록 필요에 의해 조성됐지만 놀랍도록 아름답다. 내부 온도가 13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창고는 50~60톤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양의 곡물을 보관할 수 있는 규모. 사람들이 바위를 기어다닐 수 있도록 홈을 파 놓았으며, 도르레를 사용한 흔적도 보인다. 곡물 창고 한 켠에 마련된 타쉬 메스짓 사원에서는 곡물 창고의 내부를 짐작해 보는 일이 가능하다. 사원은 나무 계단을 통해 편하게 드나들 수 있어 기도 시간이면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travie info 타르탄랄의 집┃관람시간 오전 8시~오후 5시 카라만 박물관┃관람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12시30분, 오후 1시30분~오후 5시, 월요일 휴무 아름답고도 슬픈 땅 카파도키아 Kapadokya 페르시아어로 아름다운 말馬이라는 뜻의 카파도키아는 박해를 피해 살던 많은 크리스트교인들이 정착한 땅이다. 60~70년대부터 400년대까지 3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크리스트교인들은 카파도키아의 어딘가에 숨어 피폐한 삶을 살아왔다. 지하 혹은 바위 동굴에 숨어 살던 그들에게는 크리스트교의 공인도 소용이 없었다. 교인들을 꾀어 내기 위한 술수라 여긴 그들은 크리스트교가 공인된 이후 더욱 깊은 곳으로 숨어 들었다. ‘데린쿠유’와 ‘카이마클르’와 같은 지하 도시는 애초에 히타이트인들이 파 놓은 곳이다. 박해를 피해 온 크리스트교인들은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방어를 하기 위해 지하를 오가며 살았다. 지하 도시의 규모는 생각보다 무척 크다. 침실과 부엌, 원형 극장에 교도소까지 갖추고 있을 정도. 가장 많을 때에는 2만~2만5,000명의 인구를 수용했다니 그 규모를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크리스트교인들이 정착한 땅에는 수도원 또한 많다. 카파도키아의 기괴한 지형은 그리하여 바위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은밀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괴뢰메 야외 박물관’은 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라는 의미로 365개의 암굴을 파 수도원을 지었다는 곳이다. 기암괴석과 더불어 프레스코화의 상태가 좋은 동굴 교회가 꽤 있어 오디오 가이드를 빌려 돌아보면 도움이 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98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젤베 야외 박물관’도 괴뢰메 야외 박물관의 일부다. 젤베는 물이 흘러 만든 계곡으로 가장 깊은 골로 접어들면 물을 만나게 된다고 한다. 계곡 높은 곳에는 수도원이 지어졌고 성상파괴가 성행하던 8~9세기경 이곳 동굴은 은신처로 사용됐다. 크리스트교인들과 더불어 이슬람교인들이 살았던 흔적이 발견되며, 이슬람 사원의 미나레와 유사한 구조물이 아직까지도 보존돼 있다. 스머프 마을이라는 명성답게 ‘파샤바’에는 버섯 모양의 바위가 줄지어 서 있다. 송이버섯처럼 몸통은 하얗고 갓은 거무튀튀한 모양새가 재미있다. 어떤 곳의 바위는 눈처럼 하얘 화이트 샌드 혹은 소금 사막과 같은 느낌이 든다. 지하 도시와 괴뢰메 박물관 등 여행자들이 걸어서 닿을 수 있는 카파도키아는 사실 일부에 불과하다. 수많은 기암괴석과 계곡이 이룬 이곳 땅은 길보다는 길이 아닌 곳이 더 많다. 이런 카파도키아를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은 열기구를 타는 것이다. 해가 뜨기도 전인 이른 아침, 여행자들을 가득 실은 열기구는 카파도키아의 하늘을 점점이 수놓는다. 열기구는 기암괴석에 가까이 가기도, 아주 높게 떠오르기도 하며 1시간 가량의 여정을 잇는다. 열기구를 타기 전에 잔뜩 겁을 먹었던 이들도 이내 적응해 하늘 아래 아름다운 경치에 취하고, 과도하게 흥분된 마음으로 과도하게 많은 사진을 찍고 나서야 지상에 발을 내디딘다. 열기구 투어는 단언컨대 상상보다 황홀하다. 무섭다는 이유로, 비싸다는 이유로 절대 망설이지 말 일이다. Travel to Turkey ▶항공 터키항공(서울 사무소 02-3789-7054 www.turkishairlines.com)에서 인천-이스탄불 직항편을 매일 운항한다. 인천 출발 23:55, 이스탄불 도착 05:00, 이스탄불 출발 00:45, 인천 도착 16:55. 기내 서비스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이스탄불-콘야, 이스탄불-카파도키아 등 이스탄불 국내선도 터키항공으로 이용 가능하다. ▶시차 터키가 한국보다 7시간 느리다. ▶화폐 터키시 리라Turkish Lira를 사용하며 TL로 표기한다. 2012년 12월 기준, 1TL이 0.556미국달러, 0422유로 가량. 대략 1TL에 600원을 곱하면 원화로 쉽게 계산이 가능하다. ▶레스토랑 소마치(0332-351-6696 www.somatci.com)는 셀주크투르크의 음식을 전문적으로 선보이는 레스토랑. 800년 전 요리법에 따라 메블라나의 책자에 나오는 음식을 선보인다. 토마토 소스나 해바라기 오일, 마가린 등 당시 콘야에 없던 재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 게 특징. 100년 된 가정집의 방과 정원을 레스토랑으로 활용하고 있어 분위기도 그만이다. 하브잔(0332-324-1100 www.havzanetliekmek.com.tr)은 터키식 피자인 피데 전문점이다. 1m 가량 되는 기다란 에뜰리엑멕 피데를 자르지 않고 내어 와 보는 즐거움도 크다. 두 명은 족히 먹고도 남을 만한 피데가 6TL로 가격도 저렴한 편. 2m가 넘는 피데도 만든 적이 있다는 게 주인장의 전언이다. 피데를 먹고 나올 때 레몬향의 스킨도 뿌려 준다. 타카(0332-237-8802 www.takarestaurant.com.tr)는 흑해에서 잡은 생선요리를 선보이는 집이다. 육류가 대부분의 밥상을 지배하는 중앙 아나톨리아에서 생선요리는 반가운 메뉴. 여러 종류의 생선 중에서 선택을 하면 튀김옷을 입혀 맛있게 내어 온다. 레스토랑 분위기도 매우 고급스럽다. 야카마나스트르(0544-601-1312)는 30cm는 족히 넘는 잉어를 통째로 튀겨 선보이는 집. 잉어가 많이 잡히기로 유명한 베이쉐히르 호수에서 잡은 잉어를 요리의 재료로 사용한다. ▶카페 아이딘차부쉬(0332-325-2343, www.aydincavus.com)에서는 소박하지만 정겨운 콘야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진한 터키식 커피가 일품이다. 시니(0332-237-5853)는 세련된 분위기 속에서 도심을 360도 전망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자 카페다. 콘야 시내의 쿠레플라자 42층에 자리한다. 실레(0332-244-9028)는 터키전통의 물담배를 경험할 수 있는 커피숍이다. 성헬레나교회가 자리한 실레에서도 분위기가 꽤 괜찮은 곳으로 손꼽힌다.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나노 인쇄전자기술’ 밀양서 학술대회 열려

    나노 인쇄전자기술 분야의 최신 기술을 살펴볼 수 있는 학술대회가 나노산업 도시 경남 밀양시에서 14~15일 이틀 동안 열린다. 밀양시는 14일 시청 대강당에서 ‘제2회 나노 임프린트·몰딩·프린트 학술대회’(nano-IMP2013)가 개막돼 15일까지 열린다고 밝혔다. 주제는 ‘미세패턴 형성기술’이다. 이 기술은 모든 산업 분야에 걸쳐 제품의 성능, 신뢰성, 경제성을 결정하는 핵심기술이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나노 임프린트(도장)와 몰딩(테두리) 공정기술, 프린트 등 나노 인쇄전자기술 분야의 대학교수, 연구원, 기업 전문가 등 18명이 초청돼 강연하고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밀양 나노센터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원통 금형 표면에 나노 구조물을 제작하는 기술을 선보인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차원 나노금형 제작기술을 발표한다. 관련 기관과 기업들의 전시장도 마련됐다 밀양시는 2007년부터 나노융합산업을 지역의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선정해 온 힘을 쏟고 있다. 전국 유일의 나노과학기술 단과대학인 부산대 나노과학기술대학 밀양캠퍼스를 유치한 데 이어 한국전기연구원 밀양나노센터도 유치해 2009년 문을 열었다. 밀양나노센터는 세계적인 기술을 잇달아 개발해 관련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경남도와 밀양시는 이를 바탕으로 밀양에 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한다. 엄용수 시장은 “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면 밀양이 나노융합산업의 중심도시로 급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밀양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中 예술가 8명이 그린 자본주의 사회의 중국

    中 예술가 8명이 그린 자본주의 사회의 중국

    오는 3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미술관에서 ‘@What : 신중국미술’전이 열린다. 한·중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국립중국미술관과 공동기획한 전시다. 실험적인 작품들이 나오던 ‘85미술운동’ 때부터 활동에 나선 중견작가 쉬빙에서부터 1980년대 이후 출생 작가들을 가리키는 ‘바링허우’(八零後) 세대 작가인 위안위안까지 모두 8명의 작가가 참가했다. 대장정이나 문화대혁명 같은 과거의 큰 사건 대신 현대 자본주의 사회로서의 중국을 다룬다는 점에서 한국과 비슷한 점들이 더러 눈에 띈다. 판디앙 중국미술관장은 “이번 작품들은 글로벌화와 정보화가 진행되는 이 시대에 예술은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질문과 관련 있고, 이 질문은 한국 작가들에게도 유효한 질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쉬빙은 ‘신영문서법-춘강화월야’(新英文書法-春江花月夜)를 내놨다. 언뜻 보면 한문 잔뜩 적힌 족자다. 웬만한 집안에 한두 개쯤 굴러다닐 것 같은 느낌인데 다가서서 보면 한자가 아니다. 알파벳을 자기 나름대로 그려서 조합한 문장이다. 왕웨이의 ‘선전 파빌리온’(Propaganda Pavillion)도 이색적이다. 번쩍대는 멋진 구조물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이게 무슨 양식인지 도대체 알아볼 수가 없다. 썩은 곡괭이 때문에 앞으로 뛰쳐나가지 못하는 코뿔소를 묘사한 리후이의 ‘포로가 된 코뿔소’(To create Captive Rhinoceros)도 인상적이다. 위안위안은 방울방울 퍼져나가는 공간을 만든 뒤 그 공간에다 이런저런 인물들을 그려 넣었다. 곧 지나갈, 사라질 이 기억들에다 ‘물거품’(Visionary Hope)이란 제목을 붙여뒀다. 전통과 현대의 충돌, 그로 인한 불안함을 드러내는 작품들이다. (02)760-4605.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대규모 정전사태 등 ‘X사건’이 발생한다면…

    수학자 출신으로 복잡성 과학을 적용한 미래예측연구에 주력하는 존 캐스티(70) 박사는 2010년 자신의 저서 ‘대중의 직관’에서 “대중이 만들어내는 전체의 분위기(소셜무드)가 미래를 예측한다”는 주장을 폈다. 대중에게는 합리성과 효율성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내포돼 있고, 이것을 분석해 미래를 전망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것이다. 캐스티 박사는 이런 사회적 트렌드와 더불어 갑작스러운 극적인 사건(Extreme Event), 재조직화가 순환하는 것이 역사의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이 흐름의 두 번째 단계인 ‘극적인 사건’을 설명한 책이 ‘X이벤트’(이현주 옮김, 반비 펴냄)다. X이벤트(X사건)은 “매우 드물고, 놀라우면서, 사회적 파급 효과가 아주 큰” 사건이다. 저자는 X사건의 원인을 미국 건축가 브라이언 버그가 만든 ‘카드로 지은 집’에 빗대 설명한다. 카드와 카드가 서로 기대어 있듯, 현대사회는 하나의 시스템이 다른 시스템 위에 의존하고 쌓이면서 만들어진 거대한 구조물이다. 인터넷이 전력망에, 전력망은 석유·석탄·핵발전에, 또 발전소는 또 다른 에너지에 의존하는 식으로 복잡하게 얽힌 사회에서는 고리가 하나만 끊어져도 체제는 연쇄적으로 무너진다. 저자가 X사건 후보 중 하나로 꼽은 ‘정전’이 대표적이다. 정전뿐만 아니라 인터넷 오류로 인한 디지털 암흑, 식량 부족에 따른 세계적 재난, 유럽연합 몰락이 부르는 세계화 붕괴 등 11가지를 X사건 후보로 꼽았다. 이들 사건의 과정과 발생을 모의실험하면서 우리 생활 방식에 미칠 영향을 예측한다. 저자는 “책의 진짜 테마는 ‘전에는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어떻게 위험을 규정하고 측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데 있다”고 밝힌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2007년에 쓴 ‘블랙 스완’과 비슷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이다. X사건은 복잡성의 과부하·부조화가 원인이 되므로 시스템의 복잡성을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제안한다. 해결책은 다소 막연하지만, 세계에서 일어나는 파괴력 있는 사건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우는 데는 유용하다. 박병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연구센터장이 책의 해제에서 X사건을 보충 설명하고, 한국에서 일어날 만한 X사건을 소개했다. 전면적 인터넷 단절, 동북아원전사고 등이다. 1만 7000원.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씨줄날줄] 해운대의 부활/임태순 논설위원

    넓은 백사장과 넘실거리는 파도, 동백섬을 끼고 있는 부산 해운대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경승지이다. 해운대를 이야기하려면 통일신라시대 문장가 고운(孤雲) 최치원을 빼놓을 수 없다. 관직에서 물러나 유랑생활을 하다 동백섬에 들른 그는 아름다운 절경에 취해 바위에 해운대(海雲臺)라는 글을 새겨넣었다. 해운은 바로 그의 자(字)다. ‘바다와 구름이 어우러진 전망대’라는 뜻의 해운대라는 지명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얼마 전 해운대를 찾았다 깜짝 놀랐다. 10여년 전 해운대와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진입로 주변에는 고층 건물이 빼곡해 해운대가 아니라 ‘빌딩대’(帶)였다. 해변가 주변으로 도로도 많이 나 승용차들이 쉴새없이 다니고 있었다. 해운대의 명물 백사장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가슴을 탁 트이게 했던 널찍한 백사장은 절반 이상 줄어들어 옹색해 보였다. 이게 정말 해운대였던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고 보니 해운대 일대가 센텀시티 등 부산의 신흥번화가로 변모했으며, 해변가 모래가 사라져 걱정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국토해양부가 해운대 백사장 복원사업에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모래 유실로 해운대 백사장이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65억원을 들여 15만~20만t의 모래를 투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3년간 모두 62만t을 해변가에 쏟아붓는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40m 너비의 백사장이 70m로 넓어져 1940년대의 백사장으로 돌아가게 된다. 해안에서 모래가 사라지는 것은 비단 해운대만의 일이 아니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08곳의 모래사장 중 76곳(70.3%)에서 모래 유실이 극심했다. 해변가 모래는 육지의 흙이 강을 타고 바다로 갔다가 파도를 타고 다시 백사장으로 쓸려온 뒤 바람에 날려 내륙으로 돌아가는 순환작용에 의해 양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러나 해안도로가 들어서면서 순환구조에 이상이 생겼다. 도로가 가림막 작용을 해 순환구조가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와 해수면 상승, 인공구조물 건설에 따른 해수 흐름의 변화 등도 모래가 사라지는 요인이다. 최치원은 함양 태수를 지내면서 인공 숲을 만들어 홍수를 물리쳤다. 냇물이 읍내를 가로질러 홍수가 심하자 강변에 둑을 쌓아 강물길을 돌리고 둑길에 나무를 심었다. 당시 심은 나무가 1100여년의 세월을 거쳐 울창한 숲이 돼 함양의 자랑인 ‘상림’(上林)이 됐다. 둑을 쌓아 물길을 돌렸지만 나무를 심었으니 하나씩 주고받은 셈이다. 해운대도 최치원식의 상생 처방이 내려져야지 모래만 투입한다고 복원이 될까 걱정스럽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60% 더 넓어진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60% 더 넓어진다

    종로구는 건강한 녹색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현재 5800㎡ 크기의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을 상반기까지 9100㎡로 60% 넓히는 ‘마로니에 공원 재정비 사업’(조감도)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젊음의 상징 대학로에 위치한 마로니에 공원은 1975년 조성 이후 수많은 시민이 찾는 문화 공간이지만 시설이 낡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구는 곳곳에 있는 담장을 허물어 공간을 대폭 확대하고 관람객을 위한 공중 화장실을 확충하기로 했다. 또 기존 150석 규모의 야외공연장을 계단이 없는 경사 형태의 250석 규모 노천 공연장으로 개선하고 북카페, 다목적홀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도록 했다. 입주하는 카페테리아에 화장실 관리책임을 맡겨 호텔급 관리가 이뤄지도록 했다. 반면 통행에 불편을 주는 각종 전기 구조물은 지하에 배치한다. 구는 이 밖에 한옥 문화 보존을 위해 북촌·세종마을을 특별건축지역으로 지정해 고유의 한옥 형식을 살리면서 한옥의 보존 및 활성화를 촉진할 계획이다. 한옥을 철거할 때 나오는 각종 부재를 그냥 버리지 않고 재활용은행에 저장해 다시 재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사직공원 내 국궁전수관 등 공공건물에도 텃밭을 조성하고 도시농업 교육을 실시하는 등 텃밭 사업도 꾸준히 진행한다. 도시텃밭 수확물은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과 경로당에 기부해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할 예정이다. 매월 넷째주 수요일 아침은 ‘종로 클린데이’로 지정해 물청소로 공기질을 개선하고 마을길 경관 개선사업을 실시해 주제와 이야기가 있는 걷고 싶은 길로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현대重, 초대형 해양설비 수주

    현대重, 초대형 해양설비 수주

    현대중공업이 1조원이 넘는 초대형 해양설비를 단독으로 수주했다. 수주액이 꽤 큰 에너지 설비를 일괄 공사하고, 극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기술력을 인정받은 점에서 돋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국영석유회사인 스타토일 ASA사와 원통형 부유식의 가스생산 플랫폼 건설 건을 계약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억 달러 규모의 해양설비 공사에 뒤이은 성과다. 6만 4500t 규모의 부유식 플랫폼(조감도)은 가스 생산과 저장, 하역 기능을 갖추고 하루 2300만㎥의 가스와 원유를 생산할 수 있다. 플랫폼의 상부구조물은 높이 195m의 원기둥 형태로, 16만 배럴(bbl)의 초경질유를 저장할 수 있다. 하부구조물은 2015년 말까지 노르웨이 북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수심 1.3㎞ 해상(아스타 한스틴 필드)에 설치된다. 현대중공업은 설계부터 구매, 제작, 운송·설치까지 일괄도급방식(EPIC)으로 공사를 진행한다. 특히 강한 파도와 영하권 추위 등 북해의 거친 해상 환경에 견딜 수 있도록 최첨단 공법으로 설계·시공하고, 세계적으로 까다롭다고 평가받는 노르웨이의 해양산업표준규정(Norsok)을 따르게 된다. 김종도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40여년간의 해양설비 제작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동, 호주, 사할린, 서아프리카 등지에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천연가스 개발사업 수주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큰 문제 없다”던 국토부… 신뢰성 추락

    야당과 환경단체 등이 제기했던 4대강 시설물의 안전 문제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감사결과 사실로 드러나자 국토해양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보(堡)의 안전성과 관련, 수문과 하부 구조물이 훼손될 정도의 심각한 하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물의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안이하게 대처함으로써 국토부의 정책 신뢰성은 땅에 떨어지게 됐다. 특히 주요 시설물의 하자 원인이 공사 첫 단계인 설계 잘못이라는 결론이 나옴에 따라 하자 책임을 고스란히 정부가 떠앉게 됐다. 특히 보에서 발생한 하자가 대규모 보(높이 4~12m)를 설치하면서 소규모 보(4m 미만)의 설계를 적용했기 때문이라는 감사 결과에 대해서는 더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게 됐다. 16개 보 가운데 이포보를 제외한 15개 보에서 심각한 수준의 바닥보호공 유실과 세굴현상(강이나 바다에서 흐르는 물로 기슭이나 바닥의 바위나 토사가 씻겨 패는 현상)이 발생했음에도 일부 보에서만 문제가 나타났고, 충분히 보수하고 있다던 국토부의 발표도 거짓말이 됐다. 부실한 ‘땜질보수’와 관리감독이 허술했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하자 원인이 설계 잘못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11개 보 시공사가 유실된 바닥보호공을 확장하는 임시방편 보수를 진행하도록 방치했다는 것이다. 강바닥을 지나치게 많이 파내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홍수예방, 수자원확보량 등을 객관적으로 따지지 않고 4대강의 모든 구간에 걸쳐 준설하는 바람에 공시비와 유지관리비가 과다 계상됐다는 것이다. 결국 4대강사업에 따른 홍수예방, 수량확보, 친수공간 조성 등의 긍정적인 효과는 감사 결과 상당 부분이 부실공사로 드러나면서 빛이 바래게 됐다. 당초 설계의 문제점에 이어 공사진행-하자파악-하자보수 관리 방치 등 총체적인 부실책임을 국토부가 모두 뒤집어쓰게 된 셈이다. 한편 국토부는 “감사원의 지적 사항에 대해 보수공사를 진행하는 중”이라며 “빠른 시일 안에 시설물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게 보수 공사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수문 개방때 유속 감당 못해… 창녕·함안보 바닥 20m 깎여

    수문 개방때 유속 감당 못해… 창녕·함안보 바닥 20m 깎여

    “4대강 전 구간에 대한 대규모 준설이 실제 홍수예방이나 물 부족 대비 등의 사업효과나 경제성에 대한 정확한 검토 없이 이뤄졌다” 17일 감사원이 내놓은 ‘4대강 살리기 사업 주요 시설물 품질 및 수질 관리실태’를 살펴보면 강바닥에 쏟아부은 22조 2800억원의 나랏돈이 아까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지난해 여름 낙동강이 ‘녹차라떼’처럼 색깔이 변한 대규모 녹조현상도 결국 4대강 사업 때문이었음이 감사 결과 드러났다. 사업 전반의 문제점에 대해 향후 책임공방이 거세질 전망이다. 4대강에는 16개의 보가 설치됐지만 설계를 잘못하거나 기준을 잘못 적용해 수문을 개방할 때 생기는 큰 유속에너지와 충격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개 보 가운데 공주보 등 15개 보에서 보가 패는 것을 방지하는 보 바닥보호공이 사라지거나 내려앉았다. 창녕·함안보는 최대 깊이 20m로 보 바닥이 깎여나갔다. 특히 지난해 8~9월 집중호우 때 수문을 개방하면서 이미 보수가 끝난 11개 보 가운데 6개 보에서 바닥 보호공 침하 피해가 재발했다. 창녕·함안보, 달성보, 강정고령보 등 3개 보에서는 허용치를 초과하는 유해 균열이 발생했다. 보를 만든 콘크리트가 갈라지는 균열은 6개 보의 1246곳에서 총 3783m 규모로 일어났다. 여주보 등 13개 보에서는 수중 콘크리트 구조물의 표면이 떨어져 나가거나 깨져서 철근이 드러나는 결함이 방치되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더 나빠진 수질은 강 상류에 대량의 물 방류가 가능한 대형 댐이 없는 영산강에서 잘 드러난다. 영산강 죽산보 직상류 구간은 강물이 머무는 시간이 보 설치로 2.3일에서 18.9일로 늘어나면서 조류농도가 195%나 증가했다. 수량이 많아지면서 생기는 수질 개선 효과보다 강물이 정체되면서 발생하는 수질 악화 효과가 더 컸다. 환경부는 2009년 국립환경과학원의 보고를 통해 지난해와 같은 녹조현상이 발생할 수 있음을 사전에 알았다. 하지만 종합적 수질 개선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막연히 하수처리장 방류수 기준을 강화하면 수질이 개선될 것으로 계획했다. 환경부는 수질예보제를 운영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의 수영금지 권고 가이드라인과 조류경보제의 친수활동 자제 기준보다 각각 20㎎/㎥, 45㎎/㎥씩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낙동강 창녕·함안보 구간에서만 조류경보가 자주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게다가 상수원이 있는 7개의 보 구간과 18개 취수원에서는 조류경보제를 아예 운영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2009년 ‘4대강 마스터플랜’을 짜면서 4대강에서 5억 7000만㎥의 강바닥 흙을 파내려고 했다. 실제로 4억 6000만㎥의 흙을 파냈지만 결국 돈 낭비였다. 국토부는 지난해 4대강의 수심을 4~6m로 유지하기 위해 269억원의 유지 준설비용을 확보했다. 하지만 2011년 4대강에는 3200만㎥의 토사가 퇴적되어 최소 2890억원의 준설비가 든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앞으로 4대강 수심을 계속 유지하려면 필요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감사원은 우려했다. 4대강 뱃길 복원도 헛수고였다. 영산강은 1000t급 여객선 운항을 위해 8.5㎞에 이르는 강바닥을 5m의 수심으로 파냈다. 하지만 영산강 죽산보에 설치된 갑문이 겨우 한강 유람선 수준의 100t급 선박만 통과할 수 있는 규모여서 준설 작업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집 빨래터에 이상한 물체가…가정집에서 ‘폭탄’ 발견

    집 빨래터에 이상한 물체가…가정집에서 ‘폭탄’ 발견

    폭탄으로 만든 집에서 산다면 얼마나 가슴을 졸일까. 남미의 한 평범한 가정집에서 폭탄이 발견됐다. 주인과 가족이 그나마 지금까지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건 폭탄이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기 때문이다. 폭탄은 아르헨티나의 지방도시 타르타갈에 있는 허름한 가정주택에서 발견됐다. 집주인은 최근 허름한 집을 재단장하기로 하고 단계적으로 공사를 시작했다. 경비를 아끼기 위해 직접 공사를 했다. 폭탄이 발견된 곳은 빨래터다. 빨래를 위해 설치돼 있는 수도를 들어내고 보니 건물 구조물에 이상한 물체가 섞여 있었다. 심상치 않은 모양의 물체가 건물 구조물로 사용된 걸 본 주인은 즉각 공사를 중단하고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집 공사를 하는데 이상 모양의 물체가 발견됐다. 꼭 폭탄 같다.” 출동한 경찰은 일단 가족을 대피시키고 소방대를 불렀다. 합동으로 실시한 확인작업 결과 빨래터 지하구조물을 만들 때 사용된 건 폭탄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17년 전 만들어진 폭탄 2개가 시멘트와 섞여 건축자재로 사용돼 있었다.”고 말했다. 폭탄의 지름은 각각 20cm였다. 현지 언론은 “폭탄이 어디에서 유출돼 건축자재로 사용됐는지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트리부노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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