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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종자 1명도 못 구한 정부 ‘오판 책임론’

    실종자 1명도 못 구한 정부 ‘오판 책임론’

    한마디로 잔인했다. 바닷속으로 서서히 빨려 들어가는 세월호를 보며 “내 새끼 살려 달라”는 울부짖음이 하늘을 덮고 있는데도 어느 누구 하나 선체로 들어가지 않았다. 아니 귀를 막고 외면했다. 세월호 침몰 신고를 접수하고 30분 만에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사고 해역에 가장 먼저 도착한 해경은 사지에 놓여 있는 이들에겐 유일한 희망이었다. 곧 구해줄 줄 알고 승무원이 시키는 대로 선실에 남아 공포와 추위 속에 오들오들 떨던 300명 가까운 승객이 수장될 위기에 처했는데도 꼼짝하지 않았다. 초기 상황에 대한 오판의 결과는 필설로 옮기기 힘들 만큼 처참했다. 골든타임이 지나고 에어포켓이 사라졌어도 절대로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실종자 가족은 산 사람 하나 없이 다들 죽어서 나오는 기막힌 현실에 넋을 잃고 통곡하고 있다. 왜 그랬을까. 조류가 세다느니, 시정이 탁하다느니, 수심이 깊다느니 ‘3불가론’을 앞세우며 즉각 구조에 나서지 않은 것이 해경의 판단이자 독자 결정이었을까. 16일 오전 9시 30분. 목포해경 소속 123정은 오전 8시 58분 출동 명령을 받고 당시 위치에서 30㎞ 떨어진 침몰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 세월호는 왼쪽으로 60도 정도 기울어 있었고 선체의 3분의1 정도가 물에 잠긴 상태였다. 당시 구조작업에 해경 함정 38척과 헬기 7대가 투입됐지만 해경은 구조에 수동적이고 소극적이었다. 배 밖으로 탈출했거나 눈에 보이는 선체 승객들만 구조했을 뿐 침몰하는 세월호 내부로 진입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해경 측은 “훈련을 받고 장비를 갖춘 구조대가 현장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한다. 이는 사고 현장에 도착한 해경이 선내 진입 불가라는 판단을 스스로 내리고 행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해경은 구조대가 사고 현장에 도착한 시간인 오전 9시 30분 자체적으로 작성한 ‘상황보고서’를 해양수산부, 안전행정부, 청와대에 동시에 발송했다. 1분 뒤인 오전 9시 31분엔 안행부가 청와대에 세월호 침몰 사고 소식을 스마트폰 문자로 전파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해경이 상황보고서를 통해 팩트(사고 내용)만 보고했는지, 보고서에 선체에 진입해 구조가 불가능하다는 내용까지 들어 있는지다. 초기 구조 실패에 대한 책임 소재를 가리는 데 반드시 규명돼야 할 사안이다. 국가 중앙재난안전 상황 관리를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해경에 구조와 관련해 어떤 지침을 줬는지도 밝혀져야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해경은 해수부 산하기관이고 당시 현장의 해수부 내부에서 조치가 이뤄진 이후 청와대에 추후 보고한 것으로 안다”며 “청와대가 모든 일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구조할 수 있는 황금시간대인 골든타임(48시간)을 스스로 내팽개친 18일 오전 11시 40분. 전날까지 밀물 땐 1m, 썰물 땐 2~3m 수면 위로 떠올라 있던 세월호의 뱃머리마저 물에 잠기며 육안에서 사라졌다. 해경이 현장에 출동한 지 50시간이 지난 뒤였다. “애들 다 죽는다”며 “우리(가족)라도 들어가 애들을 구해 오겠다”고 매달렸지만 해경부터 청와대까지 누구 하나 답을 주지 않았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인도 야생표범 민가에 출몰, 주민 공격 순간 포착

    인도 야생표범 민가에 출몰, 주민 공격 순간 포착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의 찬드라푸르에서 지난 21일(현지시각) 야생표범 출몰 소동이 발생했다고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이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야생표범 한 마리가 이른 아침, 마을에 나타나 한동안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고 전했다. 이어 야생표범을 포획하기 위해 야생동물 당국이 4시간 여 동안 순탄치 않은 구조 작업을 벌였다고 덧붙였다. 당시 촬영된 영상을 보면 표범이 구조대를 피해 주택의 기왓장을 깨뜨리고 지붕 위를 달린다. 극도로 흥분한 상태의 표범이 더 이상 물러 설 곳이 없다는 판단을 했는지 구조대와 마을 주민들을 공격하는 위협적인 행동을 한다. 자칫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다. 하지만 사람들을 공격하고 달아난 표범은 도망갈 길목이 모두 차단되자 한 주택의 빈 화장실로 숨어든다. 녀석은 꽤나 긴장 한 듯 눈만 빼꼼히 내민 채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는 신세다. 구조 전문가 반두호트리(33)는 “표범이 한 가정집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 한 후, 우리는 모든 도주 경로를 차단했다”며 “우리는 지붕 위에서 표범에게 진정제를 쏠 수 있도록 타일을 제거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 갑자기 표범이 8피트(2.5미터) 높이의 기둥을 타고 지붕 위로 올라와 나를 공격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사람을 공격했던 표범이 도주경로가 없자 화장실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다른 구조대원들이 석면 지붕에 구멍을 낸 틈새로 진정제를 쏘아 표범 포획에 성공했으며, 다행히 다친 사람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트리는 야생 동물을 구출하는 많은 작업을 해 왔지만, 구출 작업 중 동물이 사람을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포획된 표범은 24~30개월 된 수컷으로, 곧 야생으로 다시 돌려보내 질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영상=FranAlva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시신 대부분이 손가락 골절… 붙잡고 버티다가 최후 맞은 듯

    시신 대부분이 손가락 골절… 붙잡고 버티다가 최후 맞은 듯

    ‘세월호 침몰 사고’ 엿새째인 21일, 유속이 느려지는 ‘소조기’(22~24일)를 앞두고 민·관·군 잠수요원들은 종일 사고 해역에 뛰어들었다. 수색작업은 종일 이어졌지만 팽목항에는 싸늘한 주검만 늘었다.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이들에겐 22일이 조류 속도가 가장 느려지는 ‘조금’인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실종자가 몰려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3~4층 격실 진입을 집요하게 시도했다. 물 위와 바다 아래 침몰 선박을 연결해 잠수요원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가이드라인’(안내선)도 이날 1개가 추가돼 모두 6개로 늘었다. 함정 213척과 항공기 35대를 동원해 사고 해역을 수색했고 잠수요원 등 구조대원 630여명이 수색 작업을 벌였다. 이날 오전 5시 51분, 잠수요원들은 선내 식당 통로를 확보해 낮 12시부터 식당칸 진입을 시도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기적 같은 생환 소식 대신 숨진 희생자만 건져 올렸다. 오전 5시 45분 4층 격실 내부에서 여학생 시신 2구를 수습한 데 이어 오후 4시에는 3층 라운지와 4층 선미 부분 객실 등에서 외국인 3명의 시신도 발견했다. 특히, 구조대는 오후 8시쯤 한꺼번에 시신 15구를 수습했다. 오후 들어 시신 수습 속도가 빨라진 것은 소조기를 앞두고 있어 물밑 수색 환경이 나아진 데다 승객들이 몰린 3~4층 내부로 통하는 길목을 잠수부들이 집중 수색했기 때문이다. 선실에서 발견된 시신 중 다수는 손가락이 골절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색작업에 투입된 한 민간 잠수부는 “사고 당시 탈출 과정에서 기울어진 바닥을 붙잡고 버티려다가 부러졌거나 좌초 때 이곳저곳에 부딪혀 부러졌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머구리’로 불리는 민간 잠수부도 10여명 투입됐다. 머구리는 산소통을 메고 입수하는 대신 외부 공기공급장치에 연결된 호흡장치를 입에 물고 잠수하는 방식으로 일한다. 20~30m 깊이에서 보통 1시간 정도 머물 수 있어 군·경 특수요원보다 오랜 시간 수색 작업이 가능하다. 미국, 중국, 네덜란드, 일본 등의 장비와 전문가들의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OV) 2대와 운용 인력이 전날 오후 사고 해역에 도착해 수중 탐색에 투입됐다. 바닷속 난파선 탐사, 기뢰 제거 등 위험 임무에 활용되는 ROV는 관측함과 케이블로 연결되며 원격 조작 방식으로 해저 영상을 전달받아 수중을 탐색한다. ROV는 21일 오후 3시 20분쯤 선체 내부 투입에 성공해 25분간 정찰했지만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ROV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투입했지만, 큰 기대를 걸 상황은 아니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해군 관계자는 “ROV는 ‘헬리캠’이 사람이 가지 못하는 공중 촬영을 대신하듯 수중에서 사람의 눈 역할을 보조하며 주로 100~150m의 심해에서 운용되는 장비”라면서 “ROV가 세월호 선체 안으로 들어가려면 결국 잠수부가 들고 들어가야 하는데 그럴 시간에 잠수요원이 한 명이라도 더 들어가서 통로를 확보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날 팽목항에는 구조용 엘리베이터인 ‘다이빙벨’도 도착했다.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2000년 제작한 다이빙벨은 수심 70~100m에서 20시간 연속 작업을 할 수 있으며 조류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그동안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는 물안경과 산소마스크까지 벗겨질 정도로 유속이 빠른 탓에 다이빙벨 사용이 어렵다고 판단했으나 기존 잠수 방식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사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그동안 DNA 검사 결과가 나오고 신원 확인이 돼야 사망자 인계가 됐으나 앞으로는 DNA 검사 확인서가 나오기 전이라도 가족이 원하면 다른 병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한 해양수산부는 당초 공개한 세월호의 자동식별장치(AIS) 기록에서 사라졌던 3분 36초간의 항적을 복구했다고 밝혔다. 해수부 관계자는 “변침(방향 전환)을 하다 더 돌았을 수 있는데 전타(조타기를 최대로 꺾는 것)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진도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진도 해역 오늘의 날씨 구름 있지만 수색하기 좋아 “조류 느린 소조기 돌입”

    진도 해역 오늘의 날씨 구름 있지만 수색하기 좋아 “조류 느린 소조기 돌입”

    진도 해역 오늘의 날씨 구름 있지만 수색하기 좋아 “조류 느린 소조기 돌입”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일주일째인 22일 실종자 수색 작업이 계속된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이날 함정 90척과 해군 함정 32척, 민간어선 등 90척 등 총 212척과 육·해·공군 및 해경, 소방 등 항공기 34대, 해군과 해군구조대, 소방 잠수요원, 민간 잠수사 등 구조대 550여명을 투입할 계획이다. 세월호 선체에 대한 수중 수색은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시작됐다. 이날 오전 6시 현재 사고 해역의 수온은 12도, 파고는 0.5m로 잔잔한 편이다. 조류는 1.5노트로 수습 작업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구조팀은 예상하고 있다. 진도 해역은 조류가 가장 느려지고 수위도 낮은 ‘소조기’에 접어들면서 전날 총 28구의 시신을 수습하는 등 수색이 속도를 내고 있다. 기상 상황과 조류가 나쁘지 않아 구조와 수색에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실종자 다수가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세월호 3층과 4층 수색을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구조팀은 실날같은 희망을 이어가며 수색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22일 오전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승객이 많이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3층과 4층 위주로 수중 수색, 지난 21일 모두 23명의 사망자를 추가로 수습했다”며 이들은 주로 노래방, 식당 등 편의시설이 집중된 3층 휴게공간(라운지)과 학생들이 머문 4층 선미 객실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오늘의 날씨 좋아서 그나마 다행”, “오늘의 날씨 진도 해역 소조기 수색 빨리 진행될 듯” 등 다양한 반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월호 침몰’ 머구리 대거 투입, 24시간 잠수수색 돌입 ‘한명이라도..’

    ‘세월호 침몰’ 머구리 대거 투입, 24시간 잠수수색 돌입 ‘한명이라도..’

    머구리 대거 투입 소식이 전해졌다. 진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실종자 구조 작업을 위해 조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지는 소조기를 맞아 잠수수색인력인 ‘머구리’가 24시간 대거 투입된다. 해경은 21일 “오늘부터 24시간 잠수수색 체제에 돌입, 잠수사 등 구조대 556명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해경 관계자는 “머구리 어선에는 전남 여수, 충남 보령, 부산지역에서 온 잠수기협 소속의 전문 잠수사 12명이 각각 나눠 탑승했다”며 “이들 잠수사들은 바지선 위에서 대기하다가 정조 시간과 상관없이 수시로 바다로 뛰어들어 수중 수색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머구리는 개구리의 옛말로 배와 공기 호스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잠수한다. 머구리 장비는 물속 체류 시간이 길어 수중 재난사고 발생시 줄곧 이용됐다. 사진 = 방송 캡처 온라인뉴스부 seoulen@seoul.co.kr
  • 3~4층 집중 수색… 사망자 80명 넘어

    세월호 침몰 엿새째인 21일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많은 실종자가 모여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선체 3~4층에 대한 집중적인 수색 및 구조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생존자나 생존 신호는 찾아내지 못했다. 구조대는 잠수사를 위한 가이드라인 5개를 설치한 가운데 조명탄과 채낚기 어선 등의 지원을 받아 밤샘 수색을 벌였다. 또 카메라와 음파탐지기가 장착된 원격무인잠수정(ROV) 2대도 선체 안으로 투입했다. 선체 안에서 시신이 잇따라 인양되면서 22일 오전 1시 현재 사망자는 87명으로 늘었다. 승선자 476명 중 174명이 구조됐으며, 215명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실종자 가족 대표단은 이날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조류 흐름 등을 감안해) 23~24일 생존자나 사망자 수습 작업을 마쳐 달라”고 요청했다.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건 당시에는 발생 1주일 이후 가족이 구조·수색 중단을 요청했고 이튿날 선체 인양 작업이 시작됐다. 침몰 사고를 수사 중인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지난 19일 세월호 선장 이준석(69)씨 등 3명을 구속한 데 이어 1등 항해사 강모·신모씨, 2등 항해사 김모씨, 기관장 박모씨 등 모두 4명을 체포했다. 수사본부는 유기치사와 수난구호법 위반 혐의를 두고 조사한 뒤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지검도 이와 별도로 특별수사팀을 꾸려 세월호 소속 청해진해운과 이 회사 실제 소유주 일가 등에 대해 전방위 수사 중이다. 진도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세월호 신고 시각 훨씬 전부터 위험 징후

    최초 신고 시간으로 알려진 16일 오전 8시 55분 이전 ‘세월호’에 위험 징후가 나타난 정황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21일 전남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세월호의 교신내용에 따르면 16일 오전 9시 7분쯤 교신이 닿았을 때 배는 이미 상당히 기운 상태여서 탈출도 어려울 정도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교중 전 해난구조대(SSU) 대장은 “세월호가 항해한 항적과 교신에서 보고한 내용을 살펴보면 분명히 이전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선장하고 당직사관(3등 항해사)은 원인을 알고 있었겠지만 조치를 취하다가 안 되니까 신고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기 안산 단원고 관계자는 학생들을 인솔하고 배에 탑승했던 강모 교감이 당일 오전 8시 20분쯤 학교로 전화해 “배가 기울고 있다. 상태가 많이 안 좋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한 생존자는 “15일 밤 11시쯤 배가 15도 정도 기운 것을 느꼈다”면서 “당시 군산을 지나고 있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5일 세월호가 출항하기 전 청해진해운 측이 일부 화물기사들의 승선신고서 작성 요구를 무시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청해진해운 측은 사고 발생 직후 승선인원을 477명으로 밝혔다가 459명에서 462명, 475명, 그리고 476명으로 정정하는 등 혼선을 빚었지만,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까닭이다. 생존자 가족 A씨는 “아들과 함께 탑승했던 화물기사 동료 서모씨가 실종됐는데 탑승자 명단은 물론 구조자, 실종자 명단에서 찾을 수 없었다”면서 “알고 보니 명단에 ‘(A씨의 아들인) 구모씨 외 1명’이라고 기재돼 있었다”고 전했다. 출항 당일 구씨와 서씨가 표를 끊으면서 신분증을 내밀자 창구직원은 “필요없다. 빨리 승선하라”고 했고, 승선신고서도 구씨만 작성했다. 승선신고서는 3개월 동안 보관해야 한다. 기본조차 지키지 않은 선사 측의 관행이 실종자 명단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만든 셈이다. 진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참고인 조사 받던 기관사 모텔서 자살 기도… 구조

    세월호 참사와 관련,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기관사가 자살을 기도했다. 21일 오전 11시 40분쯤 전남 목포시 죽교동의 한 모텔에서 세월호 기관사 손모(58)씨가 자살을 기도했다. 손씨는 전날 밤늦게까지 검경합동수사본부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이날도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손씨는 이날 함께 묵던 동료를 모텔 방 밖으로 나가라고 한 뒤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목을 매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는 동료와 모텔 직원의 신고로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흘려보낸 2시간 20분… 내부에 로프라도 연결했다면

    흘려보낸 2시간 20분… 내부에 로프라도 연결했다면

    ⑥ 과도한 증축과 화물 적재 제대로 고정 안 한 화물… 급선회에 우당탕 쓰러져 세월호 침몰 사고를 막을 수 없었던 이유들 가운데 과도한 증축과 잘못된 화물 적재 방식을 빼놓을 수 없다. 세월호는 1157t의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 박스와 차량 180대를 실었으나 인천항 운항 관리실에는 이보다 적은 일반 화물 657t과 차량 150대가 실렸다는 가짜 보고서가 제출됐다. 적재량을 의도적으로 줄였다는 점에서 실제로 추가 적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세월호는 또 적재된 화물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았다. 세월호에 타고 있던 한 트레일러 기사는 20t가량의 대형 철제 탱크가 실린 트레일러 3대가 여객의 급회전으로 쓰러졌다고 증언했다. 적재된 화물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세월호에는 장거리 외항 선박들이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로딩 마스터’가 없었다. 로딩마스터는 화물을 선적할 때 좌우 균형을 맞춰 자동으로 위치를 정해주는 프로그램으로 무게가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과도한 증축도 문제였다. 1994년 일본에서 5997t으로 진수된 세월호는 2012년 국내로 들어오면서 5층을 증축하고 239t 분량의 객실을 추가했다. 수직 증축은 선체가 흔들리다가 원 상태로 돌아오는 ‘오뚝이’와 같은 회복력을 떨어지게 만든다. ⑦ 무심한 해상 날씨 사고 다음날 거센 비·바람… 구조대 수색 작업 걸림돌 세월호가 출항한 지난 15~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는 운항 루트에 별다른 기상악화는 없었다.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전남 진도 앞바다 사고 해역인 병풍도 날씨 역시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사고 다음 날인 17일부터 비바람이 거세지면서 발생했다. 흐린 날씨 탓에 탁한 시야 등은 구조대의 수색작업을 방해했다. 게다가 정부가 민·관·군의 지휘체계를 일원화하는 등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서 구조작업은 더욱 난항을 겪었다. 거센 조류도 한몫했다. 사고가 발생한 시점은 물살이 세고 조석간만의 차가 큰 시기인 ‘대조기’(4월 15~18일)였다. 이 시기에 사고 해역인 맹골수도의 최대 유속은 시간당 8㎞ 이상이다. 맹골수도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물살이 거센 곳이기도 하다. 조류가 약한 ‘정조’(밀물과 썰물이 교차해 조류가 약해지는 시간대)는 하루 네 번. 구조 작업을 위해 잠수요원들이 정조 때에 맞춰 투입됐지만, 펄이 많은 탓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다. 구조활동이 한창 이뤄졌어야 할 17일 오전 10시 사고 해역의 바람은 초속 8.9m로 나무가 흔들리는 정도였다. 수온 역시 12도 안팎으로 가만히 있어도 통증을 느낄 수 있어 물에 빠진 승객들의 저체온증이 염려됐다. 낮은 수온은 수색작업을 하는 구조대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⑧ 잘못된 첫 신고 제주 VTS로 사고 신고… ‘골든타임 11분’ 허비해 사고가 발생한 16일 세월호의 첫 신고는 80㎞ 떨어진 제주 해상교통관제센터(VTS)로 접수됐다. 세월호 사고 지점은 가까운 전남 진도 VTS로 신고해 조치를 받아야 했지만 승무원의 안이한 대응으로 승객을 구조할 수 있는 ‘골든타임’ 11분을 허비했다. 검·경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세월호는 사고가 발생하자 지난 16일 오전 8시 55분 교신채널 ‘12번’을 통해 제주 VTS에 신고를 했다. 세월호는 진도 지역을 지날 때 교신 채널을 ‘67번’인 진도 VTS로 맞춰야 했지만 미리 목적지인 제주 VTS로 맞춰 놓고 운항한 것이다. 사고가 나자 교신을 맡은 선임급 항해사가 채널을 변경하지 않아 신고가 제주 VTS로 가게 됐다. 결국 11분이 지난 오전 9시 6분 진도 VTS는 세월호의 침몰 사실을 확인하고 교신을 했다. 또한 구조 신고 당시 일반주파수를 사용하지 않은 점도 문제였다. 해상 통신은 일방 통신으로 단거리 근접 통신망(VHF)을 사용하는데 일반주파수인 ‘16번’을 제외하면 다른 선박들은 교신 내용을 들을 수 없다. 합수부 한 관계자는 “구조 교신을 할 때는 주변 선박 등이 모두 들을 수 있도록 일반주파수 16번을 사용해야 하는데 세월호는 이를 어겼다”고 지적했다. ⑨ 때 놓친 탈출명령 침몰 직전에도 “선내 대기”… 승객 탈출 기회 날려버려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은 침몰 위기 상황에서 승객들을 내버려둔 채 ‘나홀로’ 탈출을 했다. 사고 직후 세월호 주변에는 민간 어선들이 대거 모여 있는 상태여서 선장과 승무원이 도망가지 않고 제때 탈출 명령만 내렸더라면 지금과 같은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해경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8시 58분 전남 목포해양경찰청 상황실에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17㎞ 해상에서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주변에 있던 민간 어선 수십 척에 무전으로 구조활동을 요청했다. 민간 어선 40여척과 해경 경비정, 헬기 등이 세월호 주변에서 구조활동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세월호가 이미 심하게 기울어 침몰하기 직전인 상황이었는데도 여객선 주변 해상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생존자들에 따르면 선장과 승무원이 탈출한 뒤 한참이 지난 오전 10시 15분까지도 선내방송을 통해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선내에 대기하라는 말 외에 별도의 대피 명령이 없었다. 세월호는 신고가 접수된 지 2시간 20여분 만인 오전 11시 20분 뒤집힌 채 침몰했다. 선장과 승무원이 탈출한 오전 9시 37분에 승객들에게 탈출 명령만 내렸더라면 많은 사람들이 구조됐을 것이라는 주장이 안타까움을 더한다. ⑩우왕좌왕 초동 대처 정부 어리바리 현장 지휘… 선체 내부인원 구조 못해 세월호 침몰 참사는 승객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배를 탈출한 선장과 승무원들의 책임이 가장 크지만 구조 활동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 정부의 초동 대처도 문제로 지적된다. 선박 침몰 사고는 승객을 구조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가장 중요한데 신속한 초기 구조활동이 미흡했다는 것이다. 재난 전문가들은 해난 사고에 능숙한 전문가가 일사불란하게 현장을 지휘했더라면 인명 피해를 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 구조선과 선박, 헬기 등이 많았지만 선체 외부 인원의 구조활동에 급급해 선체 내부에 있는 인원에 대한 구조 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선체가 급격히 기울어지기 전에 선체 내부에 진입해 적극적인 구조활동을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여객선 침몰 사고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장비와 인원도 부족했고, 세월호가 침몰하는 것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아울러 세월호가 완전히 침몰하기 전에 여객선 곳곳에 긴 로프를 연결해 놓았다면 침몰한 뒤 구조와 수색도 좀 더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사고가 발생하고 침몰하기까지 2시간 20분 동안의 시간을 밀도 있게 활용하지 못해 더 많은 인명을 구하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 [세월호 침몰 참사-엉터리 초기 구조] 승객 버린 선장·우왕좌왕 해경… 구조시계 87시간 ‘스톱’

    [세월호 침몰 참사-엉터리 초기 구조] 승객 버린 선장·우왕좌왕 해경… 구조시계 87시간 ‘스톱’

    16일 오전 8시 55분. 전남 진도 맹골수로를 운항하던 세월호가 다급하게 제주해상교통관제센터를 찾는다. “아 저기 해경에 연락해 주십시오. 본선 위험합니다. 지금 배 넘어갑니다.” 그러고 5분 뒤, 수학여행에 나선 안산 단원고생 등 탑승객 476명이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고 있음이 교신으로 드러난다. “인명피해가 없느냐”는 관제센터의 물음에 “선체가 기울어져 사람들 이동이 불가능하다”고 세월호는 답했다. 사고는 터질 수 있다. 문제는 사고 이후 어떻게 대응하느냐이다. 그러나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선체 유리창을 깨고 객실 내부에 있던 시신 3구를 첫 수습한 19일 오후 11시 48분까지 약 87시간 동안 대한민국의 구조시계는 멈춰 있었다. 긴급 상황을 총지휘해야 할 선장은 탑승객을 버리고 가장 먼저 줄행랑을 쳤고, 선박직 선원 15명도 100% 탈출해 공분을 샀다. 세월호 참사는 선장과 승무원들의 무책임에 1차적인 원인이 있다. 여기에 해경과 정부가 상황을 장악하지 못하고 초기 대응에 실패해 화를 키웠다. 해경이 제주해상교통센터로부터 정식 조난 신고를 받은 것은 오전 8시 58분. 세월호는 침몰 직전 제주해상관제센터 외에도 제주해경이 관리하는 진도해상관제센터와 조난 교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사고 접수 약 30분 뒤인 오전 9시 30분쯤 사고 해역인 진도군 관매도 인근 조도면 병풍도 21㎞ 해역에 도착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비함정과 군함, 어선들이 처음 도착했을 때 선체는 이미 반쯤 기운 뒤였다. 당시 구조에 나섰던 전남 201호 선장 최승용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측 핸들링이 물에 잠겼을 때는 뛰어내린 사람도 있었고 물속에서 물 밖으로 헤엄쳐 나온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구명정 46척이 있었지만 1척만 작동됐고, 유일한 구명정도 선장 이준석(69)씨가 타고 도망쳤다. 늦은 출동은 아니었지만 해경은 일반 어선들처럼 이미 빠져나와 구명조끼를 입은 탈출자들 구조에만 매달렸다. 해경이 출동한 후 30분이 지난 오전 10시쯤에야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으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누구도 선체에 진입하지 않았다. 세월호가 완전히 침몰하기까지 2시간여 동안 배 안에 남은 승객들이 빠져나오도록 유도했다면 대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정부와 해경이 우왕좌왕하는 바람에 사고 후 30분인 ‘긴급구조 골든타임’과 48시간인 ‘본격구조 골든타임’마저 놓쳤다. “제2의 한주호 같은 사람이 왜 없느냐”는 탄식이 흘러나왔지만 조류가 세니, 시정이 안 좋으니, 수심이 깊으니 하면서 시간만 죽였다. ‘꽃다운 청춘들이 죽은 게 아니라 죽였다’는 비탄이 터져나오는데도 정부기관의 불협화음은 계속됐다. 골든타임이 지나 희망이 절망으로 바뀐 18일 군·경 특수 구조대원들의 선체 진입을 놓고 해경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엇박자를 냈다. 이날 오전 10시 5분쯤 중대본은 “잠수부 4명이 선체 진입에 성공했다”고 밝혔지만 해경은 곧바로 부인했다. 그러자 중대본은 오후 3시 27분쯤 성공을 실패로 정정해 실종자 가족들을 또 한번 울렸다. 이날 정부의 무능과 거짓에 실종자 가족대표 마동윤씨가 “국민 여러분, 이게 진정 대한민국의 현실입니까?”라고 호소해도 소용이 없었다. “해경청장 등 주요 간부들이 사고 현장에 내려가 있어 현재로서는 본부에서 파악할 수 있는 일이 없다”(해경 본부)거나 “사망자, 구조자 집계 현황 파악 업무는 중대본으로 넘어갔다”(해양수산부)고 모르쇠나 떠넘기기로 일관했다. 탑승객 ‘477명-476명-459명-462명-475명-476명’. 탑승자와 구조자 인원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한심한’ 정부였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세월호 침몰 참사-눈물도 마른 가족들] “사망자는 검은색 바지…” 딸 인상착의 설명되자 절규·실신

    [세월호 침몰 참사-눈물도 마른 가족들] “사망자는 검은색 바지…” 딸 인상착의 설명되자 절규·실신

    “진짜 우리 딸 맞아? 네가 잘못 안 거 아니야? 우리 딸은 검은색 바지가 없단 말이야.” 세월호 침몰 닷새째인 20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 햇살이 내리쬐는 화창한 봄날씨 속에 실종자 가족들의 고통은 더욱 커져만 갔다. 사고 해역에서 인양된 시신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부푼 설렘에 수학여행을 떠났던 자녀가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을 때 어미가 할 수 있는 일은 땅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는 것밖엔 없었다. 실종자 가족들의 슬픔은 어느덧 무기력한 정부에 대한 분노와 원망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날 아침 8시 30분, 팽목항의 실종자가족대책본부에는 무거운 공기가 가득했다. 사망자 현황 게시판의 숫자는 수시로 바뀌었다. 가족들은 자녀의 이름이 게시판에 오를까 봐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었다. 내 자식만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희망 하나로 지금까지 버텨 온 터였다. 사망자 숫자가 43명에서 46명으로 늘어난 순간, 여기저기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모두 ‘성명 미상’으로 표시됐다. 하지만 아들·딸들이 입고 간 옷과 시계, 외모 특징 등으로도 부모는 직감적으로 자기 자식인지 알 수 있었다. 한 실종자 어머니는 함께 상황판을 보던 아들이 “여동생이 N 브랜드의 검은색 바지를 입고 좌측 손목에 S브랜드의 흰색 시계를 차고 수학여행을 갔다”고 말하자 오열을 터뜨렸다. 현장 관계자가 43번 사망자의 특징으로 “키 160㎝, 우측 귀 빨간 피어싱, G브랜드 흰색 티, N브랜드 검은색 운동복, 좌측 S브랜드 흰색시계”라고 적었기 때문이다. 막 도착한 아버지는 초점 잃은 눈빛으로 게시판을 바라봤고, 할머니는 “내 불쌍한 새끼 불쌍해서 어떡해”라며 그대로 주저앉았다. 대책본부에서 200m가량 떨어진 ‘신원확인소’(임시 안치소)에서는 실종자 가족들이 차례로 줄을 서 인양된 시신이 자신의 자녀가 맞는지를 확인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에만 13구가 도착했다. 누군가에게는 실낱 같은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자식의 죽음을 눈으로 확인한 한 어머니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오열하다가 응급의료소로 실려갔다. 반면 몇몇 가족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돌아섰다. 아직은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는 점점 높아졌다. 한 실종자 가족은 해경 관계자들에게 “너희가 사람을 죽였다”면서 “그러고서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으냐”고 소리질렀다. 언론에 대한 성토도 쏟아졌다. 다른 실종자 가족은 촬영하고 있는 방송사 카메라 기자들에게 “뭐 재미있는 거리가 있어서 찍으러 왔냐”면서 “당장 나가지 않으면 카메라를 모두 부숴 버리겠다”고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이들도 있었다. 민간 잠수부로 온 황장복(46) 대한민국특전동지회 전남구조대장은 “현재 구조 시기가 늦긴 했지만 생존자가 한 명이라도 남아 있다면 작업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 봉사를 온 민혜영(34·여) 국립나주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도 “우리가 실종자 가족들에게 해줄 수 있는 건 공감해 주고 위로하는 것뿐이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하는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글 사진 진도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맹수로 돌변한 애완고양이…일가족 3명 응급실행

    맹수로 돌변한 애완고양이…일가족 3명 응급실행

    평소 얌전하게 생활하던 애완고양이가 갑자기 맹수로 돌변하여 일가족 3명이 얼굴과 다리 등 전신에 상처를 입어 병원 응급실 신세를 지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즈빌 지역에 거주하는 한 가정에서 ‘카트’라는 이름의 1년 6개월 된 애완고양이가 갑자기 맹수로 돌변하여 자신을 키워온 주인 여성은 물론 10살 난 남자아이 등 일가족 3명에게 달려들어 얼굴 등에 심각한 상처를 입혔다. 이들 가족들은 손쓸 겨를도 없이 얼굴과 팔, 다리 등을 깊게 파이는 심각한 상처를 입고 출동한 응급구조대에 의해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다. 이 고양이를 키워온 여성은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공격적으로 변해 가족들에게 달려들었다”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이 고양이를 우리에 가두기 위해 담요와 금속 작대기 등을 사용해 한참을 시도한 끝에 결국 포획하는 데 성공해 동물보호센터로 인계했다고 밝혔다. 출동한 한 소방관은 “이런 경우는 난생처음 본다”며 “이 고양이는 포획된 후에도 구조대원의 신발을 할퀴는 등 난폭한 성질을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왜 이 고양이 이렇게 돌변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사진=갑자기 돌변해 일가족을 공격한 애완고양이 ‘카트’ (현지언론 NEWS10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세월호 기관사 자살 기도(속보)

    세월호 기관사 자살 기도(속보)

    ’세월호 기관사’ 세월호 기관사가 자살 기도를 했으나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오전 11시 40분쯤 전남 목포시 죽교동의 한 모텔에서 세월호 기관사 손모(58)씨가 자살을 기도했다. 세월호 기관사 손씨는 전날 밤늦게까지 검경합동수사본부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이날도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손씨는 이날 함께 묵던 동료를 모텔 방 밖으로 나가라고 한 뒤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목을 매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와 모텔 직원의 신고로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손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의 한 관계자는 “조사 대상들이 참고인이면 관리하기 어렵다”면서 “피의자가 아니고서야 신병은 완전히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월호 기관사 자살 기도…모텔서 “다 나가라” 이상히 여긴 동료가 제지

    세월호 기관사 자살 기도…모텔서 “다 나가라” 이상히 여긴 동료가 제지

    ’세월호 기관사’ 세월호 기관사가 자살 기도를 했으나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오전 11시 40분쯤 전남 목포시 죽교동의 한 모텔에서 세월호 기관사 손모(58)씨가 자살을 기도했다. 세월호 기관사 손씨는 전날 밤늦게까지 검경합동수사본부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이날도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손씨는 이날 함께 묵던 동료를 모텔 방 밖으로 나가라고 한 뒤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목을 매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는 함께 있던 동료 기관사에게 나가라고 한 후 문을 닫고 비상탈출용 밧줄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를 수상히 여긴 동료와 종업원이 손씨를 발견하고 제지해 다행히 위험한 일로 번지지 않았다. 동료와 모텔 직원의 신고로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손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의 한 관계자는 “조사 대상들이 참고인이면 관리하기 어렵다”면서 “피의자가 아니고서야 신병은 완전히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탈출시켜라” 지시받고도 선장·승무원 ‘뺑소니’

    “탈출시켜라” 지시받고도 선장·승무원 ‘뺑소니’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가 사고 직후 진도교통관제센터(VTS)로부터 승객들을 탈출시키라는 지시를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선장과 승무원들은 승객들을 내버려 둔 채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검경합동수사본부 등에 따르면 세월호는 지난 16일 오전 8시 55분 제주VTS에 신고한 뒤 약 11분이 지난 오전 9시 6분부터 오전 9시 37분까지 진도VTS와 31분간 11차례 교신했다. 진도VTS는 오전 9시 25분 “선장 판단 아래 인명을 탈출시켜라”고 말했지만 구조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으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세월호의 선임급 항해사가 교신을 했으며 이준석(69) 선장이 조타실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선장은 교신이 끊어진 오전 9시 37분 배를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승무원 중 이씨와 1·2·3등 항해사, 조타수, 기관장 등 선박직 15명은 모두 생존했다. 수사본부는 이씨와 3등 항해사, 조타수 등 3명을 구속한 데 이어 다른 승무원 등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사고 경위와 퇴선 명령, 구호 조치를 적절하게 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비상 상황과 관련해 안전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일부 승무원의) 진술이 있었다”고 말했다. 구조대 잠수 요원들은 이날 세월호 선체 내부 진입 통로 5곳을 확보하는 등 선내에서 시신 수습 작업을 벌였다. 해경에 따르면 구조대는 19일 오후 11시 35분쯤 4층 격실 유리창을 깨고 진입해 남성 사망자 3명을 수습했다. 이어 내부 진입 통로 5곳을 확보했다. 해경은 함정 204척, 항공기 34대를 이용해 선체 주위 해역도 집중 수색했다. 세월호는 선체가 전복된 상태로 뱃머리 부분이 수면 밑 약 10m까지 내려앉은 상태다. 정부는 이날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단원고가 있는 경기 안산시와 사고가 발생한 전남 진도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과 교사 등 6명의 영결식이 이날 안산 지역 장례식장 곳곳에서 치러졌다. 안산제일장례식장 등에서는 유족과 단원고 학생들이 끝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사고 해역에서 시신들이 잇따라 인양되면서 21일 오전 1시 현재 사망자는 58명으로 늘었다. 승선자 476명 중 174명이 구조됐으며 244명은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진도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안산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진도 여객선 생존 가능성 관건은…현재 구조상황은?

    진도 여객선 생존 가능성 관건은…현재 구조상황은?

    ‘진도 여객선 생존 가능성’ ‘현재 구조상황’ 여객선 세월호 침몰 3일째인 18일 진도 여객선 실종자들이 생존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군·관·경·민 구조대원들은 실종자 수색을 위해 선체 진입을 계속 시도중이다. 전문가들은 생사 여부를 쉽사리 말할 수 없지만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는 “배에 있는 생존자들의 몸이 물에 젖었느냐가 관건”이라면서 “생존자들이 바닷물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낮은 수온 등으로 인해 10시간도 견디기 어렵지만 물에 잠겨 있지 않은 공간에 생존자들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선체 내에 에어포켓이 확보돼 있다면 이곳에 공기를 주입해야 배 안에 갇힌 생존자들이 살아남을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구조 선박과 침몰 선체를 연결하는 가이드라인이 끊어지고 선체 내에 쌓여 있는 화물들로 객실 진입에는 실패하는 등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과 국민의 바람에도 생존자 확인 소식은 없고 안타까운 시신 인양 소식만 이어져 전국을 비통에 잠기게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이날 오후 6시 현재 전체 승선자 475명 가운데 28명이 숨지고 268명이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며 179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17일 오후 8시 10번째 사망자가 발견된 이후 하루 만에 무려 18명의 실종자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이날 오전까지 수십차례 선체 진입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잠수요원 등 구조대원들은 오전 10시 5분 내부로 들어가는 통로를 확보했다. 10시 50분부터는 선체로 공기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군(軍) 현장구조지원본부는 침몰한 여객선이 부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리프트 백(공기주머니)도 설치했다. 그러나 이 사이 선체는 물밑으로 완전히 가라앉아 육안으로 볼 수 없게 됐다. 잠수요원들은 오후 3시쯤 본격적인 선체 진입을 시도, 화물칸까지는 들어갔으나 가이드라인이 끊어지면서 물 밖으로 나왔다. 결국 실종자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선내 식당과 객실 등에는 접근하지 못했으며 온 국민이 기다리는 생존자 확인에는 실패했다. 현재 잠수요원들은 객실 등 내부 진입을 계속 재시도하고 있다. 사고해역에는 경비함정 108척, 민간어선과 관공선 61척, 잠수요원 등 구조대원 535명이 투입됐다. 선체 인양을 위한 대형 해상 크레인 4대도 도착했다. 정부는 대형 해상 크레인을 이용해 선체 일부를 들어 올려 구조활동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당국은 선체 인양 작업의 경우 생존자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는 상황을 고려해 실종자 가족 동의 없이 세월호를 인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인양 과정에서 선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고, 이 경우 선체 내부에 공기가 찬 공간 이른바 에어포켓으로 해수가 밀려들어 생존자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도 중대본은 잠수부원들의 선체 진입과 관련해 “성공했다”고 밝혔다가 “실패”로 정정하는 등 여전히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비난을 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색 영상 공개…세월호 선체 주변 시야 20cm도 안돼

    세월호 선체 내 잠수사들의 수색 상황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수색 환경의 어려움이 생생하게 전달됐다. ’단원고 학부모 대책위원회’는 침몰 나흘째인 19일 오전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해경의 수색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대책위는 수색에 나선 해경 잠수사에게 장비를 착용시켜 촬영을 의뢰했다. 이 영상에는 이날 오전 3시 40분부터 30여분 간 이뤄진 수색 상황이 그대로 담겨있다. 영상을 지켜보던 일부 가족들은 차마 보지 못하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 잠수사는 선체까지 연결된 가이드 라인을 잡고 손전등을 켠 채 힘겹게 선체를 향해 내려갔다. 2분가량이 지나자 하얀 선체 외벽이 나타났다. 수많은 부유물들이 떠다니는데다 시야가 20㎝도 되지 않았고 물살까지 거세 가이드 라인을 잡고 나아가는데도 쉽지 않았다. 입수한 지 15분가량이 지나자 드디어 선체 내부가 보이기 시작했다. 가이드 라인에 의지, 선체 외벽을 더듬으며 나아가니 3층과 4층을 연결하는 계단이 나타났다. 계단을 잡고 힘겹게 위층으로 올라갔지만 수심 게이지조차 물이 탁해 거의 보이지 않았고 믿을 수 있는 것은 ‘생명줄’과 같은 가이드 라인 뿐이었다. 복도를 수색했지만 객실 출입구조차 찾지 못하고 10여분 만에 산소 부족으로 수색을 끝내야했다. 해경은 잠수에 필요한 감압챔버기가 탑재된 함정 3척의 호위 아래 해군해난구조대(SSU), 해군특수전여단(UDT/SEAL) 등 잠수조 5개조를 2명씩 총 10명을 배치, 설치한 가이드 라인을 따라 2인 1조가 20여분 정도 선체 수색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 5시 50분쯤 3층에서 4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통로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유리창을 통해 4층 격실에서 승객 3명이 구명조끼를 입은 채 숨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희생자들이 모여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객실까지 진입하지 못하자 기대감을 품고 영상을 지켜보던 가족들은 “기껏 장비를 빌려 외곽만 둘러보고 왔느냐”며 거칠게 항의했다. 해경 관계자가 “선내까지 진입하지 못하고 복도까지만 수색했다”고 답변하자 “아직 선내에도 들어가지 못했느냐”며 항의가 이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成大 수은 투척’ 용의자 공원서 목매 숨진 채 발견

    최근 성균관대 도서관에 수은을 뿌리고 달아난 용의자로 지목됐던 A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18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56분쯤 서울 종로구 명륜동의 한 공원에서 A씨가 나무에 목을 맨 채 숨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 119에 신고했다. A씨가 발견된 곳은 성균관대 서울캠퍼스 부근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는 A씨가 숨진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시신을 넘겼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앞서 지난 14일 성균관대 중앙학술정보관 5층 고시반 열람실에서 S(여)씨의 책상 주변에 수은을 뿌리고 달아난 용의자로 전 남자친구인 A씨를 지목하고 행방을 쫓는 중이었다. S씨는 당일 오전 책상에 은색 액체 물질이 뿌려진 것을 처음 목격했지만, 수업이 임박해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오후 들어 열람실로 돌아와 뒤늦게 경찰에 신고했으며 5층에 있던 학생 1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경찰은 이 물질 5g 상당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온도계 등에 사용되는 액체 수은임을 확인했다. A씨는 사건 발생 당일 저녁부터 휴대전화가 꺼져 있었고 가족과도 연락이 닿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타살 흔적이 없는 점을 감안해 A씨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할 방침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중대본, 선체 진입 여부 놓고 또 오락가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18일 수중 구조대원들의 선체 진입 여부를 두고 구조 작업 중인 해양경찰청과 제대로 상황 공유도 하지 못하는 등 온종일 극심한 혼란상을 연출했다. 중대본은 이날 오전 선체 진입 성공 소식을 전하며 희망을 줬지만 곧바로 발언을 번복한 뒤 “확인 중”이란 말만 되풀이하다 오후 3시 27분이 돼서야 선체 진입 ‘실패’로 정정했다. 해경은 11분 뒤 중대본 발표를 뒤집어 버렸다. 혼선이 계속되자 정부는 이날 밤 10시가 넘어서야 브리핑 창구를 해경으로 단일화했다. 중대본은 “사망자 숫자 등을 업데이트한 자료를 배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정부는 이날까지도 실종자 수마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등 미숙한 상황 대응 능력을 그대로 드러냈다. 해경 관계자는 “청해진해운으로부터 제출받은 여객선 탑승자 명단을 정리한 결과 탑승객 명단이 중복돼 처음보다 1명이 늘어난 476명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탑승자 476명 중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수도 2명 줄어든 323명으로 정정했다. 중대본은 사고 첫날에도 구조자 숫자를 처음엔 368명이라고 발표했다가 164명으로 정정한 바 있다. 앞서 중대본과 해경은 실종자를 구조자 명단에 잘못 포함하는 바람에 문제가 발생하자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여 눈총을 받았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대통령 호통치자 움직여… 사흘 만에야 선체 진입·공기 주입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대통령 호통치자 움직여… 사흘 만에야 선체 진입·공기 주입

    더디게 진행되던 세월호에 대한 구조 작업이 침몰 3일 만인 18일 오후에야 선체 진입과 공기 주입이 이뤄지는 등 조금씩 진척을 보이기 시작했다. 날씨, 조류, 시계 악화 등 갖가지 이유로 구조를 위한 실제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았던 데 비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고 현장을 전격 방문해 구조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하고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하겠다고 질책한 뒤에야 각 부처가 뒤늦게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잠수 인력이 선체 안 식당까지 진입 통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전남 진도체육관에서 실시간으로 구조 상황을 지켜보던 실종자 가족들의 얼굴에도 기대감이 감돌았다. 비록 몇 시간 뒤 진입선 설치 등 극히 미미한 진척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래도 어제와는 사뭇 다른 구조 소식이었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일부 언론에서 구조대가 식당에 진입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식당 진입이 아니라 공기를 주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거센 조류와 깊은 수심, 좁은 시야, 궂은 날씨 등 사고 현장의 상황이 어려워 생존자들을 구출하는 데 난관이 많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굴렀지만 정부는 선체에 갇혀 애타게 구조를 기다릴 생존자를 위해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한 채 꼬박 만 하루를 허비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이해된다. 해경과 해군의 잠수대원들은 사건 초기에 황급히 출동하느라 달랑 개인 산소통만 메고 현장에 왔다. 해난구조대(SSU), 해군특수전부대(UDT), 해경 구조요원들은 사고 해역의 수심이 최고 37m나 되고 조류가 거세 전혀 손을 쓰지 못했다. 이들은 2인 1조를 이뤄 수십 차례 릴레이 잠수를 시도했으나 초속 1m에 가까운 조류에 떠밀려 선체 진입을 위한 준비 작업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수심이 깊어 작업 시간도 20~30분에 지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2차 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높았다. 구조함정과 특수부대원을 연결하는 심해산소공급장치가 없어 선체에 진입하지 못한 것이다. 이날엔 상황이 달랐다. 해경과 해군은 감압장비와 산소공급장치를 갖춘 특수함정이 도착해 본격적인 구조 작업에 돌입할 수 있었다. 조명탄을 이용한 야간 구조 작업도 진행됐다. 그나마 현장을 방문한 대통령의 강력한 지시에 선체 진입에 성공하는 등 구조 작업에 박차가 가해지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 이번 사고는 발생 초기부터 정부의 안이한 대처와 지휘 체계의 혼선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정부 당국은 상황 보고를 통해 세월호 침몰이 매우 위급하고 심각한 상황임을 일찍이 인지해야 했다. 그러나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이 초동 대처를 소홀히 해 대형 참사를 막지 못했다. 사고 수습에 신속하게 나서야 할 정부 어느 부처도 선체에 남은 인명에 대한 구조 작전을 펼치지 않았다. 도리어 사고가 발생한 지난 16일 오전 승객 대부분이 구조됐다는 등 상황을 오판하기까지 했다. 세월호는 16일 오전 8시 58분 조난신호를 보낸 뒤 침몰한 10시 31분까지 1시간 33분 동안 바다 위에 떠 있어 충분히 구조 작전을 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해경은 선박 주변 인명 구조에 집중한 나머지 선체 내부에 남았던 더 많은 인명을 놓치는 실수를 범했다. 해경은 뒤늦게 “선체로 진입해 승객을 안정시키고 바깥으로 유도하라”고 지시했지만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 고도의 훈련을 받고 장비를 갖춘 해경특공대가 현장에 없었기 때문이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소속 특공대 7명은 9시 30분부터 목포항에서 대기했지만 10시 11분에야 이동을 시작해 침몰 이전에 인명 구조 작전을 펴지는 못했다. 정부가 사고 초기에 느슨하게 대처해 화를 키웠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실제로 배가 완전히 전복된 뒤에야 구조장비를 보강하는 등 우왕좌왕했다. 사고 당일 오전에는 해경, 소방방재청 등에서 헬기 16대, 선박 24척이 출동했다가 박 대통령의 특별 지시가 내려진 뒤에야 황급히 구조장비와 인력을 대폭 늘렸다. 군경은 선체가 이미 물 밑으로 가라앉은 오후 3시에야 사고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헬기 31대, 선박 60여척을 동원했다. 전날까지의 구조 작업은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기는커녕 신뢰만 떨어뜨린 게 사실이다. 진도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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