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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력산업 구조조정 방안 도마에

    7일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에서 열린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한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전력산업 구조조정 방안과 한전의 방만한 경영 등이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은 “지경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 용역을 근거로 발전사의 시장형 공기업 지정 등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결정했는데 대부분 연구진이 경제학자로 경쟁에 우호적이어서 용역 자체가 편향적”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또 “용역 내용도 10년간 전력산업구조개편 작업에 대해 평가하지 않고 통합구매 성과를 평가절하하는 등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조경태 의원은 “정부 자료를 보면 연료의 통합구매보다는 개별구매가 유리한 것으로 나오는데 통합관리본부를 구성한다는 것은 모순이 아니냐.”면서 “발전사의 불필요한 경쟁으로 가격이 싼 저질탄 구매를 늘려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료비 연동제에 대해서도 민주당 노영민 의원은 “요금체계의 근본적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연료비 연동제를 내년부터 도입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연동제 도입으로 요금 인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김쌍수 한전 사장은 “연료비 연동제는 선진국에서 다 하고 있다.”면서 예정대로 이 제도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어 “국내 발전비중은 화력이 대부분이고 화력은 연료비의 원가비중이 75%로 탄력을 받는다.”면서 “연동제로 요금이 오를 경우에 대비해 약자를 보조하는 별도 시스템도 정부와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은 한전이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고등급을 받아 성과급을 지급한 사실을 비난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은 “한전이 상반기 당기순손실이 8969억원에 달하는데 성과급 명목으로 올해만 직원들에게 3788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지적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사설] 정치후원금 강요 농협 제정신인가

    농협중앙회가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의원에게 정치후원금을 내도록 직원들을 강요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어제 공개된 ‘2010년 국회 농수산식품위원 후원계획(안)’을 보면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는다. 중앙회는 내부통신망을 통해 내려 보낸 공문에서 농수산위원 18명에게 직원 200명씩 모두 3600명을 배정했다. 해당의원의 지역구별로 인원을 배분하면서, 후원회 계좌에 8월27일까지 입금토록 했다. 사실상 강제 모금이다. 노조가 문제 삼자 중앙회는 관련 공문을 취소하면서 담당직원의 실수로 문서를 발송했고, 강요는 없었다고 궁색하게 둘러댔다. 노조는 최원병 중앙회장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이런 무리수를 둔 이유는 자명해 보인다. 계류 중인 농협구조 개편법을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려는 속셈이다. 농협을 신용부문과 경제부문으로 나누는 것을 골자로 하는 농협법 개정안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다뤄질 현안 가운데 가장 뜨거운 쟁점 법안 중 하나이다. 지주회사 설립에 필요한 출자금의 규모 등을 놓고 정부와 농협이 팽팽하게 줄다리기 중이다. 국회가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에 달렸다. 소속 상임위 위원에게 후원금 몰아주기는 엄연히 불법이다. 현행 정치자금법상 개인은 국회의원에게 500만원까지 후원할 수 있지만, 기업이나 법인은 아예 후원할 수 없도록 금하고 있다. 조직적인 모금 강요는 뇌물공여에 해당한다. 농협의 대출 비리가 끊이지 않고, 지역유지 행세를 하는 단위농협 조합장 선거 때마다 악취가 진동한다. 농민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지만, 중앙회는 자기 배만 두드리고 있다. 농민을 섬겨야 할 농협이 구조개편에 따른 기득권 유지를 위해 위법을 자행했다면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정부는 진상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길 바란다.
  • 정권따라 ‘춤춘’ 전력구조개편안

    정권따라 ‘춤춘’ 전력구조개편안

    국내 전력산업 개편을 둘러싼 논란은 1998년 본격화됐다. 이후 13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 전력산업의 미래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역대 정권의 입맛에 맞춰 전력산업 구조 개편안이 춤춰 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24일 현행 체제를 유지한 채 발전사들을 시장형 공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전력산업 구조개편 방안을 발표했지만 ‘다음 정부가 들어서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는 까닭이다. 민영화와 통폐합 등 공기업 구조조정은 거의 모든 정부가 출범 초기 내걸었던 슬로건이었다. 정부 지원은 많고 경쟁은 적은 특성상 공기업은 ‘방만’과 ‘비효율’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전력산업 구조 개편은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면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한국전력이 40여년 동안 전력을 독점 공급하면서 전력 산업의 경쟁력이 부족해졌다는 판단에서다. 당시 개편 방향은 한전이 도맡고 있던 발전과 판매 분야를 분리하는 것이었다. 이후 2000년 12월 한전 민영화를 골자로 한 ‘전력산업 구조개편 촉진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를 기초로 2001년 4월에는 한전으로부터 한국수력원자력과 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남동, 남부, 서부, 동서, 중부 등 5개 자회사가 분리됐다. 그 결과 발전 자회사들이 생산한 전기를 한전이 사들인 뒤, 이를 기업과 가계 등 수요자들에게 판매하는 구조가 정착됐다. 국민의 정부는 한수원을 제외한 다른 발전 자회사들을 순차적으로 민영화할 계획이었지만 공공성 약화에 따른 전기요금 불안을 우려한 여론의 반발에 부딪혔고, 지지부진한 상태가 이어졌다. 더욱이 참여정부 들어 발전 공기업의 민영화가 사실상 전면 중단되면서 전력산업 개편은 방향을 잃게 된다. 전력산업 개편은 공기업 민영화를 역점과제로 제시했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논의의 중심으로 재부상했다. 정부는 2008년 초 한전의 발전과 송전을 분리한 뒤 남동발전 등을 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등 발전 부문부터 민영화한다는 안을 짜기도 했다. 그러나 ‘촛불 정국’이 전개되면서 정부는 그해 6월 당·정·청 합의로 전기와 수도, 가스 민영화를 임기 중에 추진하지 않기로 선언했다. 이때 전력산업 구조개편 방안 역시 현행 골격을 유지한다는 면에서 ‘전기 민영화 불가’라는 원칙이 이어진 셈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전과 발전사 등을 통합하자는 일부 의견이 있었지만 현 상태를 당분간 지속한다고 정리를 한 셈”이라면서 “다만 판매 부문에 경쟁 체제를 도입하는 문제는 중장기 과제로 남긴 만큼 다음 정부에서 어떻게 바뀔지는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력 생산·판매부문에서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전력산업의 민영화에 나선 국가들도 적지 않다. 1990년 영국이 가장 먼저 경쟁 체제를 도입한 이후 독일과 스페인, 핀란드 등 유럽국가 60% 이상이 시장을 개방했다. 미국도 21개주가 경쟁 체제로 바꿨다. 그러나 전력 산업에서의 경쟁 도입은 지금까지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평이다. 특히 유럽연합에서는 에너지시장을 자유화하면서 전기요금이 오르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영국은 전력산업 구조개편 뒤 외국 에너지 기업들이 전력산업을 지배하고, 민영화됐던 국영회사 브리티시 에너지는 경영악화로 재국유화되기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2000년대 들어 발전회사들이 에너지 가격 급등을 이유로 전력 시설 가동을 멈추면서 여러 차례의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와 유사하게, 공기업인 프랑스전력(EDF)이 전력 수요의 70% 이상을 공급하는 프랑스는 유럽에서 전기요금이 세 번째로 저렴하다. EDF도 매년 우수한 경영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13년 논의 ‘전력산업 개편’ 용두사미로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5개 화력발전 자회사들이 10여년의 논란 끝에 결국 통합하지 않고 현행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들 발전 공기업은 정부의 경영통제를 받는 ‘시장형공기업’으로 지정된다. 또 수입 원료비의 등락에 따라 전기요금을 조절하는 ‘연료비 연동제’도 도입된다. ●한전·한수원 현체제 유지 이에 대해 전력공급시장을 경쟁체제로 전환하는 요지의 ‘전력사업구조개편’ 논의가 1998년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13년째 이뤄져왔지만 알맹이 없이 시늉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초 구조개편의 취지가 발전 공기업의 비효율적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이었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는 24일 전력산업 구조 개편안을 확정, 발표하고 “전력산업이 국민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만큼 급격한 변화보다는 공급안정성을 유지하는 방안을 선택했다.”면서 “대신 경쟁·효율·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개편안에 따라 한수원 및 한국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 등 화력발전 5개사는 내년도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 시장형공기업으로 지정된다. 경영계약과 평가주체가 한전에서 정부로 변경되는 것이다. 3개월 평균 연료비가 3% 이상 변동이 있을 경우 이를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는 내년에 전격 도입된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 흐름과 국내 업계 관행에 비춰 볼 때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해져 적잖은 반발이 예상된다. ●발전회사 시장형 공기업 추진 원자력 발전 부분이 중복되는 한전과 한수원의 통합 논의도 무산됐다. 이는 한수원 본사의 경주 이전 문제 등 지역적·정치적 고려 때문에 백지화됐다는 분석이다. 지경부는 현행 분리구도를 유지하되 한전에 원전수출본부를 신설했다. 아울러 발전소 건설과 운영, 연료 도입 등 각종 경영활동은 각 발전회사가 결정하되 재무·지배구조 관련사항, 원전수출, 해외자원 개발, 연구개발(R&D) 업무는 한전이 총괄하게 된다. 이에 대해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판매 경쟁이 이뤄져야 시장가격의 안정화도 이뤄질 것”이라면서 “독점시장에서의 가격안정이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 같지만 경쟁이 일어나 더 싼 가격에 공급하려는 사업자가 늘어야 소비자가 보호된다.”고 지적했다. ●연료비 연동제 우선 도입 이어 “경쟁시장 도입을 유보함에 따라 통신시장 개방처럼 스마트 그리드, 전기자동차 등 다양한 전기관련 융복합 산업이 파생될 수 있는 기회를 막은 것”이라면서 “국민의 선택 폭을 줄이고, 실질적인 구조조정을 외면한 채 공기업의 적자를 국민의 세금으로 메우는 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송유나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정책연구실장도 “연료 개별구매에 따른 손해가 연간 8000억~1조원에 이르는 등 현 체제의 한계가 전혀 극복되지 않은 방안”이라면서 “일부 기능만 통합하고 시장형공기업으로 지정하는 것은 모순되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김경운·윤설영기자 kkwoon@seoul.co.kr
  • [금융CEO 2인의 사업확장 청사진]“농협카드 분사 보험 더 확대”

    [금융CEO 2인의 사업확장 청사진]“농협카드 분사 보험 더 확대”

    김태영(57) 농협중앙회 신용부문 대표이사는 17일 농협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카드 분사 및 인수·합병(M&A) 등 사업 전반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사업구조 개편이 마무리되면 모든 사업을 재검토하는 시간이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은 의사 결정을 미루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카드도 분사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M&A 계획에 대해서는 “농협의 대내외적인 여건이 그 부분까지 검토할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한다.”면서 “금융지주로 옷을 갈아입는다고 (M&A) 경쟁력이 생기는 것인지도 별도 검토가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농협중앙회는 신용사업(금융)과 경제사업(유통) 분리를 골자로 하는 구조개편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농협의 보험업 진출을 완강히 반대하고 있는 보험업계에 대해 “농협공제보험 형식을 띠고 있지만 1977년 체신보험을 인수하면서 사실상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보험사업을 해 왔다.”면서 “농협법 개정안에도 NH보험의 보험시장 정식 진출건이 담겨 있으며 정부도 동의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는 “변액보험, 퇴직연금, 자동차 손해보험을 팔 수 없는 등 제한이 많아 업무 확대가 쉽지 않다.”면서 “앞으로 전문성을 높여 보장성 보험 비중을 늘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농협이 40% 이상 차지하는 햇살론에 대해 “지속가능한 서민금융상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출 절차가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사업자금 대출보다 생계비 대출 비중이 높아 부실 가능성이 있고, 대출브로커와 사기대출이 성행할 우려가 있다.”면서 “지난주 청와대 비상경제대책회의에 참석해 이런 부분을 지적하고 보완을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출 현장을 계속 감시해 문제점을 파악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한수원 2014년까지 경주 이전

    한수원 2014년까지 경주 이전

    2014년까지 예정대로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본사가 경주로 이전한다. 지식경제부는 5일 경북 경주시와 ‘방사성폐기물처분장 건설·운영 및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상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번 MOU는 최근 전력산업구조개편 논의 과정에서 한국전력공사와 한수원 통합 필요성이 거론되며, 한수원의 본사 이전 무산을 우려한 경주시의 강력한 반발을 가라앉히기 위한 것이다. 지경부는 지역 정서 등을 고려해 한전과 한수원은 현재 분리 체제를 유지하고 한수원 본사는 예정대로 경주로 이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양측은 각서에서 경주시에 대한 특별지원금 3000억원 지원을 비롯해 방사성 폐기물 반입수수료 지급, 한수원 본사 이전, 양성자가속기 사업 정상화 등 4개 유치지역 특별지원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기로 재확인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안상수대표 ‘리더십 시험대’

    7·28 재·보선의 승장(勝將)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명직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 인선을 놓고 그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면서다. 당직 인선이 당내 권력구조개편의 전초전으로 인식되면서 잠복했던 계파 간 갈등도 재연될 조짐이어서, ‘안정적 쇄신’을 꾀했던 안 대표의 취임 구상도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안 대표는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요 당직 개편에 대한 복안을 내놓았다가 다른 최고위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관철시키지 못한 것으로 3일 전해졌다. 7·14 전당대회 경선 때부터 ‘계파·선수·지역 안배’의 탕평 인사를 강조했던 안 대표는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호남 출신의 친이계인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을, 충청권 몫으로 친박 성향인 박성효 전 대전시장을 추천했다. 또 당 제1, 2 사무부총장에 각각 재선 김기현 의원과 원외 안병갑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을, 대변인에 안형환·배은희 의원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대식 전 사무처장이 정두언 최고위원과 권력투쟁설을 놓고 갈등을 빚은 선진국민연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박 전 시장이 친박계 인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각각 친이계와 친박계 최고위원들의 반발을 샀다. 일각에선 ‘정 최고위원이 김 전 사무총장 발탁안에 반발해 최고위원직까지 내걸었다.’,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이 박 전 시장 대신 강창희·김학원 전 의원과 이완구 전 충남지사 가운데 인선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등의 소문이 나돌았다. 친박계에선 당내 예산권·공천권에 일정 지분이 있는 제1 사무부총장직을 놓고도 관례상 친박계가 맡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변인 인선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안 대표가 거론한 후보 두 명 모두 초선 친이계라는 이유에서다. 안 대표가 천명했던 ‘탕평 인사’ 원칙이 도리어 발목을 잡은 셈이다. 일각에선 현재 조해진 대변인의 유임론, 순발력이 있는 정옥임 의원 기용론 등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이런 사정으로 주요 당직 인선은 4일 최고위원회의로 미뤄졌다. 하지만 계파를 대표하는 최고위원들 간 의견차가 워낙 커 당직 인선이 한동안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핵심관계자는 “최고위원별로 입장이 다르고 의견이 각양각색이어서 절충이 쉽지 않다.”면서 “주내에 인선을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지만 ‘실속 있는 자리’까지 모두 결정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쯤되자 안 대표 쪽에선 ‘대표 무용설’도 흘러나온다. 한 측근은 “전대에서 당원의 총의로 대표가 됐는데 당직 인선조차 마음대로 못할 바에야 뭐하러 힘들게 당 대표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더구나 2일 최고위원회에서 대표 측과 당 정책위 사이의 엇박자가 그대로 노출되면서 안 대표의 한숨을 키웠다. 안 대표는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 조정안을 놓고 “당·정 협의가 안 됐다.”며 정부에 날을 세우며 친(親)서민 행보를 강조했지만 곧바로 고흥길 정책위의장의 “사전 협의가 있었는데 미처 보고를 못했다.”는 실토로, 체면을 구겼다. 한 측근의 “당 대표 노릇하기 참 힘들다.”는 푸념이 엄살로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설] 부사관이 존중받는 군 구조개편 이뤄져야

    “‘풀 뽑았습니다.’, ‘나무 벴습니다.’라는 보고가 일선 주임원사의 지휘관 주요 보고”라는 32년차 원사의 고백은 충격적이다. 서울신문 7월19일 자 1면과 10면에 실린 ‘위기의 부사관’ 기사 내용이다. 망연자실할 정도다. 부사관은 장교와 병을 잇는 교량적 역할을 하는 직업군인의 한 축이다. 병을 실질적으로 통솔하는 중간간부이기도 하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나. 예전에는 만성적인 부사관 부족난에 시달렸다. 지원에 의하지 않고 징집병 중에서 선발하고 나서 하사관학교에 보내, 6개월 교육 뒤 하사로 임용하는 ‘일반 하사’제도로 구멍을 메웠다. 계급장은 하사지만 인사체계상 병 취급을 받는 기형적 구조였다. 2001년 3월 하사관이라는 명칭을 부사관이라고 고쳐 지원을 유도했다. 그래도 하사가 부족하자 지난 2008년 ‘국방개혁 2020’에 따라 징집병과 부사관 복무를 합친 ‘전문하사’ 제도를 만들기도 했다. 주임원사의 말을 들어보면 국방부나 각군 본부가 지금까지 실행한 부사관정책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 부사관들이 자신의 역할과 임무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불안한 신분과 낮은 처우에 울고 있었다. 특히 육군은 부대 주임원사 보직이 끝나면 취사반장으로 자리를 옮길 정도로 전문성이 떨어졌다. 보완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이나 인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인원이 가장 많은 육군의 민간 부사관 지원율 급감이 정책실패를 보여주는 성적표이다. 2006년 1만 4884명에서 2009년 6404명으로 확 줄었다. 정년이 보장되는 장기 부사관 선발비율이 2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어렵사리 장기 부사관으로 선발돼도 중사 45세, 상사 53세, 원사 55세의 계급정년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인적 구조 개편이 핵심이다. 하사가 많은 피라미드형을 중·상사가 많은 항아리형으로 바꾸려면 새로운 계급을 신설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기복무비율을 60~70% 선까지 끌어올려야 해결된다. 부사관 문제는 단순 개선이 아닌 국방개혁 차원에서 다뤄야 할 사안이다. 무엇보다 부사관이 존중받는 구조를 만드는 데 역량이 집중돼야 한다.
  • 한전·한수원 통합 안할 듯

    통합 가능성이 제기됐던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이 현행 분리 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1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력산업 구조개편 연구용역’ 결과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밝혔다. 최 장관은 “원전 수출경쟁력 차원에서 한전과 한수원 통합이 하나의 대안일 수는 있지만, 이에 따른 여러 문제가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요점”이라면서 “원전수출 문제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한전과 한수원은 현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전과 한수원을 통합하면 정부 정책의 신뢰성에 문제가 생기고 사회적 갈등도 있다.”면서 “안그래도 한전이 비대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한수원 직원 7000명 이상을 합칠 경우 비대화에 따른 비효율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장관은 또 판매부문 경쟁체제 도입과 관련, “세계적으로 대부분 판매경쟁을 도입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전력요금이 원가 이하”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판매경쟁을 하라는 것은 밑지고 장사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장기적인 방향은 맞다고 보지만 당장 판매경쟁을 도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 장관은 5개 발전사의 3개사 재통합에 대해서는 “KDI 용역보고서에도 3개와 5개사 중 어느 것이 좋은지는 나와 있지 않다.”며 “급격하게 통합하면 낭비 요인이 있기 때문에 5개 체제를 유지하면서 일부 낭비요인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 발전자회사의 분리 방안에 대해서는 “완전 독립하는 방안과 시장형 공기업을 지정하는 방안 중 최종 결정이 안됐다.”면서 “책임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전기판매 경쟁체제 도입해야”

    “전기판매 경쟁체제 도입해야”

    국내 전력산업의 구조 개편 ‘키워드’로 전기판매의 경쟁체제 도입과 한국전력의 판매부문 분사, 5개 발전자회사의 독립에 힘이 실렸다. 이에 따라 5개 발전자회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의 통합에 무게를 둔 한전으로서는 지배력 약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관심이 집중됐던 한전과 한수원의 관계는 양사 통합과 해외사업의 조정 강화를 전제로 한 현행 유지라는 두가지 방안이 제시돼 향후 ‘정치적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발전사 규모도 현행 5개사 유지와 3개사 재편이 동시에 제안됐다. 지식경제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내놓은 ‘전력산업구조 정책방향’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전기요금 경쟁 본격화 KDI는 전압별 요금체계 전환 일정에 맞춰 전기 판매에 대한 경쟁 체제 도입과 한전의 판매부문 분사를 제시했다. 이렇게 되면 다양한 사업자가 판매하는 전기를 소비자가 골라 쓸 수 있으며, 전기요금 경쟁도 본격화된다. 보고서는 판매경쟁 도입으로 전기요금 상승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으며, 통신사 등 다양한 전기판매업자가 출현해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의 조기 구축과 다양한 서비스 결합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장점을 나열했다. 이수일 KDI 연구위원은 “시장 점유율과 관계없이 전기 판매시장에서 신규 사업자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존 사업자에게는 굉장한 압력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KDI는 다만 경쟁체제 도입을 전후해 5개 발전사의 판매 겸업이 필요하며, 전력 송·배전망을 독점하고 있는 한전의 우월적 지위를 막기 위해 한전의 판매 부문을 분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한전의 판매 부문을 독립 공사로 전환하거나 한전 자회사로 분리해 신규 판매사업자가 송·배전망 이용에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발전 경쟁을 위해 한전의 100% 자회사인 5개 발전사도 독립 공기업으로의 전환이나 한전의 입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장형 공기업’ 지정을 제안했다. ●한전·한수원 통합은 정치적 판단 KDI는 원전수출 강화라는 측면에서 볼 때 한전과 한수원의 통합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다만 양사 통합에 따른 정부 정책의 신뢰성 훼손과 경주 지역주민의 설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수원 본사 이전이 방폐장을 유치한 경주로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한전과 한수원을 통합하지 않을 경우 해외 원전사업의 조정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복수의 대안도 제시했다. 이 연구위원은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와 지역 주민의 반발, 정부정책의 훼손 등을 정량적으로 분석해서 답을 알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슈퍼잡초’의 습격

    ‘슈퍼잡초’의 습격

    지난 5월말 모내기를 마친 전북 김제시 죽산면 농민들은 요즘 좌불안석이다. 혹시 섞여 있을지 모르는 피 방제를 위해 농약을 살포했지만 효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논에 가득 찬 피로 인해 생산량이 평년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 농가가 속출했고, 아예 수확을 포기한 농민들도 있었다. 조중식 죽산면사무소장은 “피 같은 경우에는 모내기 후 10일에서 길어야 2주 이내에 방제를 마쳐야 수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 몇 년 전부터 아예 농약이 듣지 않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올해도 헛농사를 지을 수 있다며 걱정하는 농민이 많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슈퍼잡초’, 즉 제초제 저항성이 강한 잡초가 국내 농가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올해에만 전체 벼 재배면적 90만㏊의 33%에 달하는 30만㏊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이미 피해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주무부서인 농림수산식품부는 ‘벼 생산량은 충분하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체계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앞으로 걷잡을 수 없는 생산량 감소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서울신문이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입수한 ‘논제초제 저항성 슈퍼잡초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현재 국내 논 10만 7000㏊에서 슈퍼잡초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량과학원 관계자는 “확산 속도를 감안할 때 올해는 30만㏊ 정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1999년 제초제에 내성을 가진 물옥잠이 처음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물달개비, 알방동사니, 새섬매자기 등 슈퍼잡초 11종이 나타났다. 발견지역도 호남, 충청, 강원 등 전국에 걸쳐 퍼져 있다. 급증 원인은 가장 널리 사용되는 설포닐우레아계 제초제가 오랫동안 쓰이며 내성을 키운 탓이다. 설포닐우레아계 제초제는 독성이 적고 효과가 오래간다는 이유로 80년대 후반부터 사용됐으며 국내 논제초제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2008년에는 벼농사의 가장 큰 적인 피도 제초제 저항성 종자가 발견됐다. 박태선 국립식량과학원 연구관은 “잡초는 빛이나 비료, 물 등을 놓고 벼와 경합하는데 피는 경합력이 가장 강한 식물”이라며 “슈퍼잡초는 기존 제초제를 10배 쳐도 효과를 거둘 수 없는 만큼 슈퍼피의 출현은 벼농사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농민들의 슈퍼잡초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다. 농진청의 한 관계자는 “농민들은 잡초가 늘어나면 올해 농약이 잘 듣지 않는다거나 지질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피해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식량과학원은 2008년 슈퍼 물달개비 한 종류로만 직파논 6224억원, 어린모 3823억원 등 1조 47억원의 피해가 생긴 것으로 추산했다. 문제는 주무부서인 농식품부가 슈퍼잡초의 존재 자체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농식품부는 2008년 구조개편을 이유로 농진청 내 잡초과를 폐지했고 잡초에 대한 보고서 역시 그 해 마지막으로 작성됐다. 농식품부 핵심 관계자는 “잡초에 대한 병해충 연구와 기술은 농진청에서 주도하는데 아직까지 특정 잡초 확산에 대한 보고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건형·유대근기자 kitsch@seoul.co.kr
  • 경주, 한수원 이전 무산될까 ‘긴장’

    경북 경주지역이 정부의 전력산업 구조 개편 움직임과 관련해 크게 술렁이고 있다. 15일 경주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전력 산업 구조개편과 관련해 한국전력공사와 경주 이전 예정인 한국수력원자력㈜의 통합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다음 달 초까지 이들 공기업의 통합 여부 등을 포함한 전력 산업 구조개편과 관련한 입장을 정할 방침이다. 이들 공기업이 통합될 경우 경주의 방폐장 유치에 따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의 유치 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해 2014년까지 경주시 양북면 장항리로 이전하게 될 한수원 본사의 이전이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 본사는 2012년까지 광주·전남 혁신도시로 이전이 예정돼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경주시의회는 16일 의원 전체 간담회를 열고 한전과 한수원의 통합 동향 및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시의회는 간담회에서 이들 공기업의 통합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달 말 예정된 전력산업 구조 정책 방향 연구 용역 토론회에서 통합 반대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는 통합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구성 여부도 조만간 결정키로 했다. 앞서 한수원 본사 이전 예정지인 양북면발전협의회 등 동경주 주민단체들은 14일 잇따라 모임을 갖고 한수원 본사 이전에 관한 대책을 논의하는 등 긴장된 분위기를 보였다. 시 집행부도 지난 4월 말 지식경제부를 방문해 ‘주민투표로 결정하고 특별법에 명시된 한수원 본사 이전이 무산된다면 방폐장 및 원전 건설에 시민 저항이 예상된다.’는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경주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지역 발전을 기대하고 주민투표로 방폐장을 유치해 한수원 본사가 경주로 오게 됐는데 이것이 무산된다면 시민들의 큰 반발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 불신으로 국책사업의 추진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수원 측도 통합 논의가 어떤 식으로 결론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해 8월 경주시 등과 체결한 ‘한수원 본사 이전 관련 업무 협약’에 따라 오는 7월까지 본사 법인 주소를 경주시로 옮기고 본사 임시 이전 사무소에 준비 요원을 포함한 선발대 인원 100여명을 우선 근무토록 했다. 또 경주 양북면 장항리 일대 15만 7042㎡에 2014년까지 본사 사옥을 건립한다는 방침에 따라 현재 부지 매입을 거의 마무리하고 늦어도 8월 말까지는 설계를 발주할 계획이다. 한편 한전은 지난해 말 광주광역시도시공사와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내 본사 이전 부지 14만 9372㎡를 676억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기고] 경제 활성화 위한 농협 구조개편 돼야/양승룡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기고] 경제 활성화 위한 농협 구조개편 돼야/양승룡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21세기 한국 농업의 명운을 결정할 농협 사업구조개편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되면서 농업계 안팎으로 논란이 뜨겁다. 그간 공청회나 각종 토론회를 통해 드러난 농림수산식품부의 구상은 50년간 사용되었던 ‘농협중앙회’ 명칭을 폐기해 ‘농협연합회’로 바꾸고, 신용사업부문을 금융지주로 개편하는 동시에 경제사업부문도 경제지주로 묶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런 구조개편을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1년에 실행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하지만 이런 정부 개편안은 당초 사업구조개편이 추구했던 핵심을 놓치고 있어 우려스럽다. 우선 중앙회 명칭의 폐기는 실질적인 이득 없이 농협의 반발만 초래해 사업구조개편 자체를 표류시킬 수 있는 불필요한 사안이다. 농식품부가 농협의 감독기관이긴 하지만 농협의 명칭을 농협의 의사에 반하여 마음대로 바꾸고자 하는 것은 스스로의 권한과 능력에 대한 과신에 기인한다. 명칭 변경을 시도하는 농식품부는 ‘중앙회’라는 명칭이 권위적으로 들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 뒤에 숨겨진 속내는 정부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고분고분한 농협 만들기일 것이다. 이는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최근 급속도로 위축되는 농업의 정치적 입지와 농업인의 사회적 지위를 위해서는 강력한 조직력과 리더십을 가진 농협이 필요하다. 농협은 농민 스스로가 스스로를 돕기 위해 만든 자율조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부 개편안의 가장 큰 문제는 불과 1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금융지주와 경제지주를 동시에 설립하는 것이다. 금융지주의 설립으로 오랜 논란의 중심이었던 신·경분리가 이루어지게 된다. 금융지주의 설립은 신·경분리 그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러나 경제지주의 설립은 농업과 실질적으로 아무 관련 없는 중앙회 신용부문을 금융지주로 개편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사안이다. 경제지주와 금융지주를 동시에 설립하는 것은 ‘농협개혁’이라는 정치적 구호에는 부합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농협중앙회가 운영하고 있는 모든 경제사업을 수익을 목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주식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농업인과 농업을 위한 사업구조 개편에는 맞지 않는다. 협동조합과 지주회사는 지향하는 목표와 사업방식이 전혀 다르다. 협동조합은 독과점적 시장질서에 대응하여 영세한 다수 구성원들이 권익을 지키기 위해 결성한 조직으로, 조합원들이 사업이용을 통해 이익을 얻는다. 반면 지주회사는 수익극대화를 추구하는 주식회사의 고도화된 형태로, 최대한의 수익을 실현해 주주에게 배당하는 사명을 부여받는다. ‘주식회사 NH경제’가 과연 농업을 위한 조직이 될 수 있을까? 교육지원사업과 분리된 경제사업이 과연 농업인의 이익을 고려할 수 있을까? 이는 충분한 논의와 전제조건이 달성된 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할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농협사업구조 개편의 궁극적 목적은 신·경분리나 ‘농협 힘빼기’가 아니라 농업인과 회원조합을 위한 경제사업 활성화에 있다. 따라서 현재 법률에 의해 중앙회와 회원조합 차원에서 13조원의 예산을 들여 3년째 진행 중인,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한 투·융자사업(2007~2016년)이 계획대로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감시하고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의 역할은 제도적 장치와 재정적 지원을 통해 농협 경제사업이 조기에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 어려운 과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갈등이나 저항을 줄이고 개혁의 당사자인 농협과 함께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 농협 이정복 전무 사표수리…신·경분리 갈등 문책?

    이정복 농협중앙회 전무이사가 최근 사임해 그 배경을 둘러싸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전무는 지난 11일 사표를 제출했고, 이틀 뒤 이사회에서 수리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전무는 비상임인 중앙회장을 대신해 실질적으로 경영을 총괄하는 자리다. 농협 측은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문책성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최대 현안인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해 정부안이 확정되는 과정에서 농협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있어왔기 때문이다. 이 전무는 농협 신용·경제 분리 정부 안에 맞서 농협 안을 관철하기 위해 지난 12일 발족한 농협사업구조개편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도 맡았지만 불과 사흘 만에 물러나게 됐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이 전무가 신경분리 과정에서 ‘왜 정부 목소리에만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냐.’는 일선 조합장들의 목소리에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전했다. 후임 전무는 향후 대의원대회에서 선출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정부예산 대해부] 추경대비 1조4000억 삭감… 지방교육재정 타격

    [정부예산 대해부] 추경대비 1조4000억 삭감… 지방교육재정 타격

    교육 분야 예산의 가장 큰 문제는 재정 축소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교육 재정의 규모는 37조 7757억원으로 올해 38조 2448억원보다 1.2% 감소했다. 추경 39조 2000억원과 비교하면 1조 4000억원이나 줄었다. 인건비 비중이 70%가량을 차지하는 교육예산의 특성상 시설운영비, 교육활동비 등이 긴축재정의 된서리를 맞게 될 수밖에 없어 교육예산 축소가 교육의 질 저하로 직결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당장 전국교육대학생대표자협의회(교대협)가 22일 교육예산삭감 중단을 위한 동맹휴업에 돌입했다. 교육 재정 축소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감소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내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올해 32조 6511억원에서 8248억원 줄어든 31조 8263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시도교육청의 초중등교육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시도교육청에 내국세의 20%와 교육세 전액을 교부하는 재원을 말한다. 그나마 교과부가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부처요구안에서는 내년도 교부금 규모가 약 30조 4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조 2000억원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일부 증세안으로 인해 감소폭이 줄어들었다. 문제는 정부의 감세 기조와 경기침체로 인해 내국세 규모가 줄어들 경우 재원의 대부분을 교부금에 의존하는 지방교육재정은 속수무책이라는 점이다. 숙명여대 교육학과 송기창 교수는 “다른 예산과 달리 교육예산은 최소기준을 정해놓고 그 이하로 깎지 말라는 취지에서 내국세의 몇 퍼센트 하는 식으로 고정돼 있다.”면서 “전체 예산규모가 늘 때는 좋지만 예산규모가 줄어들면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의 지방채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휘청거리는 백년지대계 줄어드는 교육예산은 교육 투자를 위축시키고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받을 권리’를 훼손한다. 교과부는 도서관, 사서교사, 평생교육 등 당장 눈에 안 띄는 예산을 줄이려 한다. 교과부는 그러잖아도 턱없이 부족한 ‘한국바로알리기’ 사업예산을 지난해 25억원에서 올해 20억원으로 줄인 데 이어 내년에는 다시 8억원으로 절반 이상 깎을 계획이다. 외국 역사교과서 왜곡 대책은 8억 4900만원에서 7억 2400만원으로 줄었다. ‘한국사 연구 및 사료 수집 편찬’ 예산도 올해 51억원에서 46억원으로 삭감할 계획이다. 지식기반경제를 위해 필수적인 ‘평생학습 체계 구축’ 예산도 올해 179억원에서 내년에는 94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구체적으로 보면 ‘평생학습 기반구축’이 37억원에서 15억원으로, ‘평생학습 활성화지원’이 106억원에서 49억원으로 대폭 삭감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재정 확충과 효율성 고민해야 교육예산 축소에 대해 목적예비비 편성을 비롯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반면 예산확충보다 효율적인 집행을 더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송기창 교수는 “교육세·지방교육세의 구조개편, 세율인상, 세원확충 등 지방교육재정 구조개편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교육재정 축소에도 불구하고 시도교육감들이 이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수수방관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면서 “교육재정 확충을 위해 시도교육감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김태완 계명대 교육학과 교수는 “예산이 줄어든다고 교육 성과가 함께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적은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현명하다.”면서 “도서관 마련, 급식시설 확충은 지자체를 독려해서 세원을 확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강국진 이영준기자 betulo@seoul.co.kr
  • 농식품부 - 농협 개혁안 충돌

    농식품부 - 농협 개혁안 충돌

    농업계에 또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주인공은 농업 정책을 총괄하는 농림수산식품부와 국내 최대 농업인 조직인 농협중앙회다. 농협이 신용(금융) 사업을 먼저 분리한 뒤 경제(농축산물·유통) 사업을 떼내겠다는 2단계 신경분리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일단 농식품부는 신경 동시 분리를 뼈대로 한 농협개혁안을 이달 안에 입법예고할 것으로 보여 지난해 말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농식품부와 농협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16일 농식품부 등에 따르면 15일 농협 이사회가 의결한 농협 사업구조개편안은 민관 합동기구인 농협개혁위원회의 개혁안인 2011년 신경 동시분리안과 상당히 거리가 있다. 특히 신용 사업을 2012년 금융지주회사로 우선 독립시키면 경제 사업의 분리가 불투명해질 수 있고, 이는 금융 중심이라는 농협의 기존 문제를 답습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게 농식품부의 평가다. 더구나 금융지주에는 15조원이 출자된다. 2012년 전체 자본금 23조 4000억원의 3분의2에 달한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농민단체들도 농협안에 반대하는 이유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농협 안과 절충점을 찾을 것”이라면서도 “정부의 농협 신경분리 초점은 경제 부문 활성화이지만 농협은 여전히 금융 중심으로 조직을 유지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농협의 제자리를 찾아준다는 신경분리의 당초 취지와 배치된다는 것이다. 농협중앙회 명칭을 유지하겠다는 농협안 역시 정부 생각과 상당한 온도차가 발견된다. 또 다른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조직의 혁신과 쇄신을 보여주기 위해 명칭을 먼저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고 못 박았다. 자본 확충 방안도 논란거리다. 농협은 올해 말 중앙회 자본금은 13조 8000억원, 2012년 분리 시점에서의 필요 자본금은 23조 4000억원 정도로 예상했다. 모자라는 액수 9조 6000억원 중 정부 지원금만 6조원이다. 내년 농림수산식품 예산안 17조 2000억원의 3분의1에 달한다. 또한 지역조합이 운영하는 상호금융 부문도 분리하는 대신 농협 안에는 ‘대표이사를 둘 수 있다.’는 식으로 모호하게 처리됐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사업 구조를 잘못 개편하면 조직이 피해를 보고, 이는 농민들에게 바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해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한전 직원들 성과급 주려 전기료 올렸나

    한전이 최근 2년6개월 동안 2조 382억원의 누적적자가 발생한 가운데 직원들에게 8566억원의 성과보상금을 지급했다고 한다. 3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의 경우 정부로부터 추경에서 6679억원의 적자보전금을 지원 받고서도 3670억원을 성과보상금으로 지급했다. 올해 상반기엔 6425억원의 당기 순적자가 난 상황에서 1900억원을 성과보상금으로 지급했다.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지급했다고 하지만 도대체 어느 나라 셈법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부는 전력생산 원가가 엄청나게 오른 데 비해 공급가격이 이에 못 미쳐 적자요인이 크다면서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전기료를 평균 8.4% 인상했다. 직원들 성과급 주려고 전기료를 인상한 것이나 다름없다. 올해도 적자가 예상돼 전기요금의 추가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한다. 극에 달한 도덕적 해이와 방만경영을 시정하지 않는 한 전기료 추가부담을 호락호락 받아들일 국민은 없다고 본다. 다른 공기업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한전은 변해야 한다. 2001년 구조조정과 경영합리화를 이유로 한전과 한수원, 그리고 5개 자회사 등 7개 회사로 나뉘어진 이후 운영비와 인건비 등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대규모 적자와 전기 공급원가 인상을 야기했다. 한전과 발전 자회사의 재통합론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전력산업 자체의 구조적 모순을 근본적으로 고칠 구조개편 방안 마련이 시급하지만 그보다 앞서 스스로 도덕적 해이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 토지주택公 5700억 세금감면 추진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의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5000억원대의 세금을 감면해 주는 방안이 추진된다. 두 공사가 법인을 청산한 뒤 다시 통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청산소득세를 면제하고, 통합 후 이를 비용으로 인정받아 법인세를 절감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이에 따른 세금 감면 규모는 통합공사의 연간 당기 순이익의 3분의1 수준인 최대 5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서병수 한나라당 의원은 이런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의 내용은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의 각 사업연도 소득금액에 대해 별도로 과세하지 않고 ‘한국토지주택공사법’에 따라 설립될 한국토지주택공사에 이를 승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대 50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청산소득세를 감면, 5700억원가량인 법인세 절감 기회를 상실하지 않게 해주자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기능중복 해소와 경영 효율화를 위해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의 통합을 결정했다. 통합법안은 지난 4월 말 임시국회를 통과했으며 이달 중 해산절차를 거쳐 다음달 1일 통합공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로 출범할 예정이다. 서 의원 측은 “두 회사가 통합을 위해 해산 절차를 밟게 되는 경우 청산소득에 대해 법인세가 부과되는데 이것이 청산시점에 일시에 과세되기 때문에 현행대로라면 통합공사는 연간 순이익의 3분의1을 청산소득세로 물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개정안 제출 배경을 설명했다. 재정부도 “공공기관의 구조개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조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완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면서 “토지주택공사의 경우 정부 입법으로 하게 되면 국정감사 등 국회 일정에 따라 통상 연말에나 법안이 통과될 수밖에 없어 통합일정에 맞추기 용이한 의원입법의 형식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통합공사 설립준비단은 “과세특례법을 개정하지 않는 경우 통합공사의 어려운 자금사정에 비춰 올해 말까지 청산소득의 신고납부가 곤란한 상황”이라면서 “2000년 농협 통합 때의 청산소득 감면사례를 인용해 달라.”며 정부에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9·3 개각] 장관 내정자 6인 프로필

    [9·3 개각] 장관 내정자 6인 프로필

    ■ 주호영 내정자 정무장관직이 부활했다. 국민의 정부가 출범한 1998년 2월 정부조직법을 개정하면서 사라진 자리다.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인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아 청와대와 정부의 규모를 축소하면서 없앴다. 현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이 당시 마지막 정무장관이었다. 정무장관직의 역사는 정부수립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무임소 국무위원’으로 불렸다. 광복군 총사령관을 지낸 지청천 장군이 초대 정무장관인 셈이다. 박정희 정권 들어 정치와 경제로 나누었고 정무는 제1, 경제는 제2 무임소장관으로 구분했다. 5공화국(전두환 정부) 때 정무1이 당·정관계를, 정무2는 외교·안보를 담당했다. 6공 이후 정무 1장관은 김윤환, 이종찬, 박철언, 김동영, 최형우, 김덕룡, 서청원 등 쟁쟁한 인물들이었다. 당초 이명박 정권에서도 정치력 집중 등을 우려해 정무장관직 부활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3일 “당·정·청간 소통부재 문제가 누적되면서 부활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쇄신특위도 청와대와 정치권의 소통 강화를 위해 정무장관 또는 특임장관 임명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청와대로서는 정무특보, 정무수석 등으로 힘을 나눠 놓은 만큼 정치력 집중의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본 듯하다. 이번 정무장관은 남북관계 등에서도 주요 역할을 부여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대북 특사 임명 가능성도 제기된다. 청와대는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을 특임(정무)장관에 내정하면서 “여야에 두루 신망이 두터워 정무수석실 등과 유기적으로 협조해 당·정·청의 가교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불교계에 인맥이 두터운 것도 임명 배경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다. 주 장관 내정자는 대선후보 비서실장,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등을 지내며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부인 김선희(49)씨와의 사이에 2남.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최경환 내정자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의 입각은 화합형 인사로 꼽힌다. 친박의 핵심 의원이라는 점에서다. 최 의원의 입각이 친박 포용이라는 측면에서 이해되는 이유다. 최 의원은 옛 경제기획원(EPB) 출신의 정통 경제관료다. 2007년 당내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청와대는 박근혜 전 대표에게 최 의원의 장관 발탁에 대해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유럽 방문차) 출국하기 전 청와대와 상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오늘 전화통화에서 ‘축하한다.’고 했고, 입각에 대해 흔쾌히 받아들인다고 느꼈다.”면서 “친박으로 분류되는 사람으로서 내각에 들어가는 것이므로 당 화합의 단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박 쪽의 한 관계자도 “최 의원이 친박과 무관하게 입각했더라도 친이와 친박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의원의 입각은 지난 5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최 의원이 ‘화합’을 기치로 내걸고 황우여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에 출마한 것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당시 최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요청으로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출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화합뿐만 아니라 최 의원의 합리적인 업무처리 능력을 높이 평가해 발탁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이 대통령은 최 의원을 지난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인수위원으로 참여시켰다. 이후에도 당에서 수석정조위원장을 맡으며 실무책임자로서 당정협의를 이끌기도 했다. 대부분이 소극적인 친박의원과는 달리 스스로 ‘용병’이라고 일컬을 만큼 적극적인 당내 활동으로 친이쪽의 거부감도 적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경북 경산·청도에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부인 장인숙(50)씨와의 사이에 1남1녀.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이귀남 내정자 이귀남 법무부장관 내정자는 지난 7월 퇴임할 때까지 법무차관을 지냈고 검찰의 ‘빅4’로 불리는 대검 공안부장과 중수부장을 지낸 수사통이다. 법무부와 검찰 안팎에서는 법무 행정 업무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고, 수사지휘선상에 있었던 만큼 특정 수사사건에 무턱대고 영향력을 행사하려 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우려되는 대목이 적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이 내정자가 김준규(사법연수원 11기) 검찰총장보다 나이는 네살 위지만 사법연수원 기수로는 한 기수 아래다. 물론 수사는 검찰이 독립적으로 하도록 돼 있지만 장관은 인사, 법무행정 외에 총장에게 수사권을 발동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기수문화가 서로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물론 이전에도 기수역전 현상이 있었다. 2003년 2월 임명된 강금실(13기) 장관과 송광수(3기) 총장, 2005년 6월 임명된 천정배(8기) 장관과 김종빈(5기) 총장 및 정상명(7기) 총장 체제도 장관이 총장보다 연수원 기수가 낮았다. 다만 강 장관은 판사 출신, 천 장관은 변호사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같은 검사 출신인 이 내정자와 김 총장과의 관계는 이와 다를 수 있다고 검찰 주변에서는 말한다. 일각에서는 이들 두 사람 사이에 권재진(10기) 민정수석이 적절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관과 총장, 그리고 청와대 사이의 역학관계를 권 수석이 조화롭게 해 낼 것이란 분석이다. 이 내정자가 전남 장흥 출신이라 대구 출신의 권 민정수석, 서울 출신의 김 총장과 함께 지역적 안배도 적절하다는 얘기도 있다. 집념이 강한 원칙주의자로 알려진 이 내정자는 조직 내부의 신망이 두텁다. 서울지검 특수3부장 재직 시 음대 입시부정 사건 등을 깔끔하게 처리했으며, 대검 공안부장 시절에는 들쭉날쭉한 선거사범의 구형안을 처음으로 마련하기도 했다. 부인 서향화씨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김태영 국방장관 내정자 야전지휘관과 기획·작전·전략 분야를 폭넓게 경험한 문무(文武) 겸비형으로 꼽힌다. 학자풍 군인이다.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국방담당관, 수도방위사령관, 합참 작전본부장, 1군사령관 등 군내 핵심보직을 두루 거쳤다. 합참의장 시절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완벽한 군사대비태세 유지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국방개혁, 군 전력 구조개편 등 한·미동맹 및 대북 군사 현안을 폭넓은 지식과 논리를 바탕으로 발전시켜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평소 격식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합리적이며 유연한 리더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통역 없이 숱한 국제회의에 참여할 정도로 영어실력도 탁월한 편이다. 이상희 전 국방장관의 경기고 4년 후배로 육사 재학시절 독일 육사에서 유학했다. 부인 이범숙(54)씨와 1남1녀. ■ 임태희 노동장관 내정자 옛 재무부와 청와대에서 금융과 세제 등을 거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재무부 시절 따르던 후배들이 많았다. 2000년 16대 총선(경기 성남 분당을)에서 당선돼 비교적 빨리 정계에 입문했다. 전문성 외에 정세분석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2년 대통령선거 때에는 이회창 후보의 경제 브레인으로 활동했다. 2007년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선 ‘당중심 모임’에 참여해 중립을 표방했으나 경선 이후 이명박 후보 및 당선인 비서실장에 발탁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떠올랐다. 신중한 성격과 입이 무거워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편이다. 손해를 보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는 평가도 있다. 4선 의원 출신인 권익현 한나라당 고문의 사위다. 부인 권혜정(48)씨와의 사이에 2녀. ■ 백희영 여성장관 내정자 한국영양학회 회장으로 있을 때 43년 만에 영양섭취 기준을 개정하는 등 지금까지 영양학 한 길을 걸어온 식생활 분야 전문가다. 연구영역은 한식생활과 질병관계, 환자의 식생활 관리, 한국인 식이에 맞는 식이섭취 조사법 등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한식 세계화 사업에도 관여하고 있다. 여성계에서 활동한 경력은 없어 여성단체 등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학계열 연구자 중에선 드물게 사회의식이 뚜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총연합회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여성 과학자 양성에도 관심을 기울여 왔다. 경기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가정대 식품영양학과에 입학했으며 3년 수료 뒤 미국 미시시피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했다. 남편 정용덕(60·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한국행정연구원 원장과 1남1녀가 있다.
  • [입법전쟁 5대 뇌관] (4) 조세특례제한법

    [입법전쟁 5대 뇌관] (4) 조세특례제한법

    공기업 선진화를 위해 정부가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5월 발의한 조특법 개정안은 공기업의 민영화가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공공기관의 구조개편 과정에서 분할에 따른 등록세를 면제해 주는 등 세제 지원을 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이번 개정안은 한국산업은행의 민영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게 기획재정부의 설명이다. 한나라당은 3일 “공기업 선진화를 위해 개정안을 서둘러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은 “공기업을 손쉽게 재벌과 외국에 넘기려 한다.”며 반발했다. 산업은행처럼 규모가 큰 공공기관의 경우 민영화 등 원활한 선진화를 위해서는 분할이 필수적이다. 개정안은 분할 시 발생하는 취득·등록세를 면제해 주는 것으로 2010년까지 일몰제가 적용된다. ●취득·등록세 면제 2010년까지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공공기관이 2010년 말까지 구조개편을 위해 분할하는 경우 세제지원을 위해 그에 따른 법인설립 등기 등에 대한 등록세를 면제한다는 것이다. 또 자본금을 주식으로 분할하는 경우에는 자본금의 등기에 관한 등록세도 면세 대상이다. 그러나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처럼 합병하는 사례는 예외다. 또 공공기관을 매각할 때 발생하는 양도차익이나 민간기업이 공공기관을 인수·합병할 때 발생하는 이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한다. 이제까지는 공공기관을 민영화하거나 선별적으로 자산과 부채를 떼어내는 경우 제한적으로 세제지원을 했지만 이번 개정안은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공공기관의 민영화를 적극 유도하기 위해서다. 외환위기 시절에는 민영화 과정에서 공기업을 합병한 민간 기업에도 등록세 면제 등 세제지원 혜택을 줬지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제외됐다. 당시에는 국가부도 사태를 막기 위해 외환보유고 확충이 선결과제였던 만큼 외국 자본에 공기업을 팔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직난 해소 공기업 역할론도 한나라당은 방만한 공공기관의 경영 효율화를 명분으로 이번 정기국회 내 통과를 벼르고 있다. 정부에서도 적자덩어리 공기업과 경쟁에서 도태된 공공기관을 정리하기 위해 잰걸음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조특법 개정안을 미디어 관련법과 함께 대표적인 ‘MB악법’으로 규정하고 있어 법안 처리 과정에 험로가 예상된다. 민주당 박병석 전 정책위의장은 “공기업 민영화를 촉진하기 위해 취득세와 등록세를 폐지하고 부가세·법인세를 비과세하는 것은 재벌과 대기업에 대한 명백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공기업 민영화에 회의적이다. 특히 경제 위기로 실직자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공기업의 고용 유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당직자는 “이명박 정부가 거꾸로 가고 있다.”면서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고용유지와 창출을 위해 정부와 공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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