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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축매몰지 10곳 침출수 유출 우려… 원주·천안 등 6개월 정밀조사 착수

    환경부는 7일 조류인플루엔자(AI)나 구제역 대책으로 가축을 묻은 매몰지 10곳에서 침출수 유출이 우려돼 정밀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정밀조사는 6개월간 이뤄지는데 매몰지의 잠재 오염물질 및 오염원에 대해 조사하는 것은 처음이다. 정밀조사 대상 매몰지는 강원 원주 평창리와 경기 안성 장암·월정·고은리, 전남 해남 금송리, 나주 대안리, 무안 피서·의산리, 충남 천안 봉양리, 충북 음성 임곡리 등이다. 앞서 환경부는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지난해 12월 말부터 5개월간 가축 사체 매몰 이후 사후관리 기간인 3년을 초과하지 않았거나 관리기간이 연장된 매몰지 1216곳 중 관측정이 설치된 235곳을 전수 조사했다. 환경부는 우선 조치가 필요한 봉양·장암·평창 등 3곳에 대해 지난 4월 14일부터 정밀조사에 들어갔고 나머지 7곳도 이달 중 정밀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밀조사에 앞서 매몰지 주변 150m 이내에 있는 모든 지하수 관정을 조사한 결과 농업용 또는 음용 수질기준을 초과한 곳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밀조사에서 침출수 유출이 확인되면 오염 확산 방지 및 오염물질 정화 작업을 하는 한편 관측정 설치 방법과 이설·소멸 처리된 매몰지의 사후관리 등의 개선, 효율적·경제적인 정화 방법 등도 마련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가축 매몰에 따른 환경오염 사고에 대비해 AI·구제역 방역 개선 대책에 가축 매몰지 환경관리 책임자 선임과 환경조사·감시에 관한 법적 근거 마련을 담았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사설] AI 조기 진압으로 정부 위기관리 능력 보여라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다시 확산될 위기에 놓였다. AI 종식을 선언한 지 사흘 만이라 방역 당국의 신뢰 하락과 함께 닭, 오리 등 가금류 농가의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조속한 퇴치와 피해 최소화로 새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 줘야 할 것이다. 정부는 AI가 종식된 것으로 보고 지난달 30일 방역체계를 평상시 수준으로 전환했지만 사흘 만인 지난 2일 제주시 애월읍의 한 토종닭 농가에서 추가 감염이 확인됐다. 이번 감염은 전북 군산의 종계 농장에서 유통한 오골계를 분양받은 후 발생한 데다 이미 경기도와 부산 등 전국의 6개 지역으로 확산된 것으로 밝혀져 전국적인 대규모 피해가 우려된다. 종계 농장은 감염 사실을 방역 당국에 제때 알리지도 않아 문제를 키웠다. 청정 지역으로 알려진 제주에서도 감염이 확인돼 방역에 초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번 AI는 상시화 가능성을 보여 준 한편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 우려도 있어 방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AI는 대부분 겨울철에 발생했으나 여름철에 접어든 6월에 발생했다는 점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처럼 상시 감염국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 바이러스 유형이 그동안 알려진 H5N8형이 아닌 변종이 나타날 경우 인체 감염 등에 대비한 추가적인 방역 대책이 불가피하다. 새 정부는 신속하고도 효과적인 방역에 나서야 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조류인플루엔자의 확산으로 가금류 3800만여 마리를 살처분했고, 달걀값 폭등 등으로 농가와 모든 국민이 엄청난 피해를 보았다. 전 정부가 겪었던 초기 대응 실패와 컨트롤타워의 무능이 반복돼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무엇보다 방역체계를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AI와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이 일상화되는 추세라면 새로운 방역체계 구축은 시급한 과제다. 살처분과 유통 금지 등 대증요법 위주의 방역 대책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그보다 전염병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대책을 정부 역량을 총동원해 강구하기 바란다. 양계 농가를 비롯한 축산 농가의 사육환경 개선은 누차 지적돼 왔다. 이번 AI는 대부분 전문 사육농가가 아닌 소규모 농가에서 확인된 만큼 큰 농장 중심의 방역체계도 개선해야 할 것이다. 일부 농가에 맡겨진 백신 자가 접종을 중단하고 수의사에 의한 효과적인 백신 접종 체계도 갖춰야 한다.
  • [수요 에세이] 중앙·지방 인사교류와 따뜻한 행정/정재근 유엔거버넌스센터원장·전 행정자치부 차관·시인

    [수요 에세이] 중앙·지방 인사교류와 따뜻한 행정/정재근 유엔거버넌스센터원장·전 행정자치부 차관·시인

    외환고 부족으로 국제통화기금(IMF) 관리를 받은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1997년 겨울, 필자는 미국 미시간대에서 도시계획을 공부하고 있었다. 1달러에 2500원까지 치솟는 환율을 겪으며 국비유학을 하던 공무원 학생들은 정부의 귀국 명령에 대비해 생활을 정리하고 있었다. 정부는 생활비를 줄였지만 예상과 달리 당초 계획된 학업을 계속 지원했다. 1달러가 아까운 상황에서, 온 국민이 금을 모아서라도 텅텅 빈 외환창고를 채우려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대한민국은 학생들의 학업을 끊지 않았다. 그 후 필자는 학교의 보증으로 은행에서 생활비를 빌려 박사 공부까지 하고 귀국했다. 몇 년 뒤 충남도 기획관리실장으로 부임해 신고한 재산은 마이너스 3000만원이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이 공부 덕분에 늘 자문교수들 앞에서 자신감에 넘쳤고, 어려운 일에 꽤 합리적으로 판단한다는 인정을 받았고, 외교관 생활을 할 수 있었고, 유엔 공무원도 됐으니 아주 성공한 투자다. 이런 경험을 통해 국가도 개인도 사람에게 투자하면 그것은 미래에 대한 투자이고 희망에 대한 투자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이제 새 정부는 사람에 대해, 특히 공무원에 대해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국민이 원하는 공무원을 만들기 위한 투자여야 한다. 국민은 무엇보다도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의 아픔을 내 가족의 아픔으로 공감하는, 감성이 꿈틀대는 공무원을 바란다. 고통받는 한 사람의 국민을 말없이 포옹하고 함께 눈물 흘리는 대통령의 모습을 100만 공무원의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국민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그런 따뜻한 공무원이 유능하기까지 하면 얼마나 좋을까. 유능한 공무원은 나와 내 조직의 울타리를 넘어 모든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협력해 문제를 해결한다. 결국 국민은 ‘따뜻하고 유능한 공무원’을 원한다. 그럼 이런 공무원을 어떻게 양성할 것인가. 단언컨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인적교류가 그 시작이자 끝이다. 복지부 공무원이 일선 시·군과 읍·면·동 복지담당 공무원의 어려움과 보람을 알지 못하고 어떻게 국민의 심금을 울리는 정책을 생산할 수 있을까.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 살처분 비용을 지원하는 중앙공무원은 오리, 돼지 등을 매몰할 때 현장 공무원들의, 마주친 가축의 맑은 눈동자로 인한 트라우마를 알아야 한다. 자치와 분권이 국가의 통합성을 저해하는 비효율적 제도이고, 지방공무원은 기획 능력에 처지며, 예산만 보내면 당초 정책 목표대로 잘 집행될 것이라고 믿는 중앙공무원이 있다면 시·도와 시·군 행정의 역동성과 공감성을 알아야 한다. 그들은 매일 주민과 만나 주민과 호흡하는 감성과 공감의 공무원이다. 종일 주민 민원을 들으며 함께 아파해 주기만 해도 문제의 절반은 풀린다는 것을 깨달은 이들이다. 지방공무원은 국장, 기획관리실장, 부지사로 승진해서 내려오는 중앙공무원을 고깝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정책 입안과 분석을 위해 서기관, 부이사관도 연필 들고 직접 보고서를 만들며 밤늦게까지 일하고 새벽부터 교통 지옥에 시달리며 젊은 날을 보냈다.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중앙공무원의 일을 되게 만드는 방식은 배울 만하다. 인적교류를 통해 중앙공무원은 주민과 공감하는 따뜻한 행정을 체험할 수 있다. 중앙에서 만든 정책이 집행현장에서 왜곡되는 원인을 캐낼 수 있다. 지방공무원은 중앙부처에서 정책이 형성되는 과정과 의도를 면밀히 체득한 후 효율적 집행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일선현장의 문제를 정책 형성 과정에 직접 투여할 수 있다. 중앙·지방 인적교류를 위해서는 현재의 직위만을 가지고 교류하려 했던 기존 인사정책의 한계를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전 중앙부처와 지자체에 교류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추가 직위를 충분히 만들고 교류공무원들에게 주거비 등을 과감히 지원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고위공무원이 되려면 반드시 지방 경험을 하게 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형 재해·재난·사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구제역과 같은 현장 문제를 예방하거나 중앙과 지방이 함께 해결할 수 있다면 투자 비용은 단번에 회수된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환호하는 공감정책을 섬세히 만들 수 있고, 이들 정책이 실제 주민의 품에 전달될 수 있는 것이다.
  • 黃총리 사표 수리 미정… 당분간 ‘불편한 동거’

    黃총리 사표 수리 미정… 당분간 ‘불편한 동거’

    황교안 국무총리가 1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당분간 국무회의의 필요성 등을 검토한 뒤 방침을 결정하겠다며 수리 시기를 못박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당분간 문 대통령과 지난 정부의 각료들의 불편한 동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20분부터 약 1시간에 걸쳐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황 총리와 오찬을 가졌다. 문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진 자리다. 문 대통령은 “탄핵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황 총리가) 국정 상황을 잘 관리했다”고 평가했고, 황 총리는 외교·안보 상황과 강원도 산불,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황 총리는 자신을 포함해 국무위원과 정무직의 일괄 사표를 금일 중으로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의 필요성 등을 고려해 여러 가지 상황을 검토하고서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한 방침을 정하겠다고 답했다. 정부 부처의 장차관들은 지난 8일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황 총리는 이날 오찬에서 여러 사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며 “황 총리가 현안에 대해서도 충분히 보고하고, 대통령이 경청하는 등 편하게 점심을 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황 총리의 거취 문제다. 총리가 각 부처 장관에 대한 제청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의 구상에 따라 황 총리의 사표 수리 시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약 문 대통령이 황 총리의 사표를 즉시 수리한다면 이낙연 새 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기 전까지 각 부처 장관 인선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유일호 경제부총리에게 총리 직무대행을 맡길 수 있지만, 헌법에 총리 직무대행의 장관 제청권이 명시돼 있지 않아 해석의 문제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빠른 내각 구성을 위해 황 총리에게 국무위원 제청까지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물론 청문회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각 부처 차관부터 임명하는 방식도 유력하게 고려되고 있다. 차관을 임명해 국정을 운영하는 한편 장관 후보자를 지명해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업무 파악도 가능하게끔 하는 것이다. 이 방침이 정해지면 황 총리를 비롯한 각 부처 장관의 사표까지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국무회의가 개최되려면 국무위원이 과반 출석해야 하기에 차례로 물갈이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국무조정실은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인사청문회법상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인사청문 특별위원회가 구성되고서 20일 이내에 시행되기 때문이다. 특별위원회는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꾸려진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이르면 이날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이 후보자 사무실을 꾸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文 대통령, 황교안 총리와 오찬…국정 현안 보고받아

    文 대통령, 황교안 총리와 오찬…국정 현안 보고받아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황교안 국무총리와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오찬을 함께 하고 각종 국정 현안에 대해 보고받았다. 대선기간 선대위 대변인을 맡아온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오찬 내용을 브리핑하고 “문 대통령께서 황 총리가 탄핵으로 혼란스러운 국정 상황을 잘 관리해 주신 것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황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경제 및 외교안보 상황, 강릉 일대 산불,AI와 구제역 상황 등 각종 현안에 관해 설명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김 의원은 “황 총리는 오늘 중 본인을 포함한 국무위원의 사표를 문 대통령께 제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이에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 개최 필요성 등 여러 사항을 검토한 뒤 사표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김 의원은 전했다. 이는 전 정부에서 임명한 모든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면 국무위원 정족수 11명을 채울 수 없어 국무회의를 열 수 없는 문제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 업무지시 1호 ‘일자리위원회’ 국무회의 의결 필요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업무지시를 내려 대선 기간 강조한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지시했는데, 일자리위원회 설치는 국무회의 의결이 필요할 수 있는 사안이다. 김 의원은 “일자리위원회 설치에 국무회의 의결이 필요하다든가 시급하게 국무회의 의결이 필요한 사항이 있을 수 있다”며 “국무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여러 사항을 검토해 사표수리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청와대 관저 입주에 대해서는 관저 내 시설 정비가 마무리되지 않아 2∼3일간 홍은동 사저에 머물 것이라고 김 의원은 밝혔다. 또 외국 정상과의 통화 일정과 외국 정상을 초청하는 정식 취임식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치광장] 동물복지는 책임과 사랑이다/이해식 강동구청장

    [자치광장] 동물복지는 책임과 사랑이다/이해식 강동구청장

    서울 강동구에서 길고양이 급식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 대학생한테서 장문의 편지를 받았다. 급식 사업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중성화(TNR)사업에 반대한다는 요지의 글이었다. 동물 생태계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동물권에 배치되고 길고양이의 본성을 해치는 행위이기 때문에 옳지 않다는 주장이었다.‘결식학생도 많은데 왜 고양이에게 밥을 주느냐’고 묻는 문제 제기는 있었지만 중성화 사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는 처음 접하는 것이어서 신선했다. 하지만 사람도 가족계획을 통해 인구수 조절을 하듯 동물에게도 TNR이 필요할 수 있다. 동물 개체수 조절은 사람과 동물의 공존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는 답장을 해 줬다. 동물복지는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있는 한 어떤 동물이든 개체수가 과도하게 늘어나면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 멧돼지와 비둘기가 대표적이다. 비둘기는 한때 평화의 상징으로 사랑받았으나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유해조수’가 됐고 멧돼지는 시민을 위협하고 있다. 거의 매년 우리 농가를 괴롭히는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도 가축 개체수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상식이 됐다. ‘동물복지 축산농장’은 농장 단위 면적당 가축의 숫자가 핵심이다. 사육밀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경제성이 있지만 감염병이 돌면 동물은 동물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비극을 맞는다. 사람이 동물과 공존하기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것은 때로 책임을 요구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필요한 소양을 쌓아야 하고 동물 동반에 따른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 동물의 학대나 유기는 시민의식으로 공동 대처해야 하고 사람 가까이 사는 동물들에 대해서는 공동체 차원에서 무분별한 번식을 막아야 한다.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는 품격이 높다. 동물과의 공존은 사랑이기 때문이다. 다친 동물을 아무런 대가 없이 치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우리 이웃 중 한두 사람은 길고양이를 돌보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동물을 직접 돌보느냐 아니냐가 아니다. 우리가 동물과의 공존에 합의하고 이를 위해 서로 배려하고 돕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공동체적 사랑이 아닐까. 동물을 사랑으로 대하는 사회라면 사람을 어떻게 대할지는 자명하다. ‘동물을 어떻게 대하는가를 통해 한 나라의 위대함을 판단할 수 있다’고 한 간디의 말은 이런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 [대선 D-1] “다양한 꿈 이뤄지는 나라 됐으면”

    [대선 D-1] “다양한 꿈 이뤄지는 나라 됐으면”

    19대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8개월여 동안 온 나라를 휘저은 국정 혼란상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제자리를 지킨 우리 국민들이야말로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사회 각계각층의 뜨거운 투표 참여 열기는 대선 이후 일상으로 복귀해 기회와 희망을 일굴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민국 역사의 큰 물줄기를 형성할 우리 국민들의 소박한 꿈들을 소개한다.●19세 새내기 대학생 박태수(19)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으로 한국이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됐다.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을 제대로 선출해 우리나라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자는 의미에서 투표를 결심했다. 대학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됐지만 벌써부터 입대와 취업이 걱정이다. 일자리를 늘리고 안보를 튼튼하게 할 수 있는 대통령에게 첫 한 표를 던지겠다. ●20대 취업준비생 이시은(27·여) 20대가 더 많이 투표를 해야 정치인들이 우리 같은 취업준비생들의 의견에 관심을 가질 거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투표 결과가 내 일상과 무슨 관계가 있나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어떤 대통령을 뽑느냐에 따라 우리 사회가 바뀔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원하지 않는 후보가 선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5월 9일 꼭 투표하겠다. ●30대 대기업 근로자 이정형(37) 지금까지 몇 차례 투표에 참여했지만 내 삶에 좋은 영향을 주는 ‘좋은 일꾼’을 찾지 못한 기분이 들 때가 많았다. 이제 나와 가족, 특히 내 아이가 행복하게 살아갈 나라를 만들어 줄 일꾼을 제대로 뽑아 보고 싶다. 선거 기간 동안 그런 나라를 만들 후보가 누구인지 유심히 살펴봤다. 소중한 한 표로 나의 뜻을 전하기 위해 소신투표를 할 생각이다. ●40대 정규직 회사원 김시은(41·여) 우리 아이가 캠핑을 좋아하는데, 나중에 커서 캠핑장을 운영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을 때 나도 모르게 ‘왜 그런 일을 하려 하느냐’고 화를 낸 적이 있다. 우리 사회의 직업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아이들의 꿈을 한쪽으로만 몰아가는 것 같다. 이번 대통령은 아이들이 다양한 꿈을 꾸고 또 이룰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50대 자영업자 조재성(55) 정치인들은 안보 문제를 가지고 자신이 더 잘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을 보면 보수와 진보를 떠나 국방과 안보를 잘 챙기지 못하는 것 같다. 이번에 대통령이 되는 사람은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 사이에서 휘둘리지 않고, 소신을 갖고 우리 국민을 지키는 길이 무엇인지, 나라의 국방과 안보를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실천해 줬으면 좋겠다. ●60대 농민 이강수(64) 농산물 개방으로 늘 불안하다. 풍년이 들어도, 흉년이 와도 걱정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등은 연례행사가 됐다. 소득은 물론 의료, 교육, 문화 등 도시와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진다. 농촌은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문제의 핵심은 농촌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과 홀대에 있다. 농업이 국민을 지키는 생명산업이라는 인식과 농촌 투자 확대를 바라는 간절한 심정으로 투표하겠다. 대선 후보들은 7일 전국 각지에서 대선 전 마지막 주말 유세를 펼쳤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충북 충주와 광주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경남·울산·부산(PK) 지역을 차례로 방문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서울 잠실역과 홍대입구역 등에서 뚜벅이 유세를 계속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유세를 펼쳤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충남 천안과 충북 청주를 잇달아 찾았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가축분뇨 첨단IT기술로 관리 확산

    환경부는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가축 분뇨를 처리·관리하는 ‘전자인계시스템’이 양돈농가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가축 분뇨 전자인계관리시스템은 지난 1월 허가규모 1000㎡ 이상 4526곳을 대상으로 시행됐고, 2019년 1월부터는 50~1000㎡ 미만 신고대상 양돈농가도 의무화된다. 환경부가 운영상황을 점검한 결과 목표 대비 117%인 5299곳에서 활용하고 있다. 가축 분뇨 중 물기(함수율 90%)가 많아 수질오염과 악취 등 환경오염 우려가 높은 돼지 분뇨부터 적용하고 있으며 향후 닭과 소 분뇨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돼지분뇨를 수거하거나 액비(액체비료)를 살포하는 차량에 IoT 기술이 적용된 중량센서, 위성항법장치(GPS), 영상정보처리장치, 무선통신망 등이 설치돼 실시간 위치와 중량정보뿐 아니라 영상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 국토지리정보·새올행정정보시스템의 인허가 정보 등을 활용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가축 분뇨 무단 살포 등 불법 행위를 적발하거나 가축 분뇨 관리 정책에 활용이 가능하다. 환경부는 전자인계관리시스템이 환경오염과 악취 문제를 해결했을 뿐 아니라 전염병 확산에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제주열병 및 지난 2월 전북 정읍 등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돼지분뇨 수거 차량 이동 현황을 실시간으로 관리, 통제할 수 있었다. 지난 1일 제주에서는 살포 기준(1~2t)을 초과해 260t의 액비를 불법 처리한 운반업자가 적발됐다. 환경부는 전자인계관리시스템의 해외 수출 등을 위해 지난해 9월 상표권 등록에 이어 특허 출원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내일 세월호 3주기] 예방 투자보다 재난복구 치중… 3년간 ‘제자리걸음’만

    [내일 세월호 3주기] 예방 투자보다 재난복구 치중… 3년간 ‘제자리걸음’만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3년 만에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왔다. 당시 많은 국민들은 재난 대응에 우왕좌왕했던 정부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고, 정부는 이 같은 참사가 다시는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국민들의 바람을 담아 그해 11월 국가적 재난을 총괄관리하는 국민안전처를 설립했다. 그렇다면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는 얼마나 안전해졌을까. 서울신문은 14일 재난안전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지난 3년간 우리나라 재난 안전에 대한 정부 대응을 돌아봤다.●달라지지 않은 재난 대응 ‘패러다임’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경주 대규모 지진 등 사건·사고가 잇따랐지만 정부 대응이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과거 재난 대응 패러다임에서 바뀐 것이 없다는 것이다. 박동균(전 국가위기관리학회장)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안전을 위한 여러 가지 조치가 있었지만 제대로 된 위기학습이 이뤄지지 않아 이후 발생한 메르스, 조류독감(AI), 구제역, 경주 대지진 등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다”면서 “소방, 해경, 안전 등이 소방안전처에 한 지붕 세 가족처럼 모여 제대로 된 시스템이 이뤄지지 않았고, 위기관리 전문가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일본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재난 복구에만 치중하고 예방 투자가 부족하다 보니 결국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것”이라면서 “지금부터 재난 인력을 양성하고, 유치원 때부터 재난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교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제상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민안전처는 그동안 ‘안전’이라는 대의에 갇혀 시너지가 나지 않는 조직을 무리하게 합쳐 놓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성 충남재난안전연구센터 연구원은 “재난 대응에 있어 정부가 지방에 요구하는 것이 명확하지 않다”면서 “현장 중심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호 세한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국민안전처 신설이라는 외형적 변화가 있었지만 짧은 논의를 거쳐 만들면서 소속 담당자의 위기관리 능력과 전문성 등에 대한 충분한 고려와 정책설계 과정이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달 국민안전처에 대한 기관운영감사에서 국민안전처의 위법 부당 사항 33건을 지적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15~2016년 기상청의 기상특보에 따라 송출된 재난문자 161건 중 92%인 148건은 기상특보 발령 이후 송출됐고, 34%인 54건은 10~30분가량 늦게 보내졌다.●지난 2년간 안전분야 사망자 감소 성과도 있었다. 재난 안전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 2년간 교통사고와 화재, 산업재해, 해양 사고는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안전처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교통사고, 산업재해, 해양사고, 화재, 연안사고, 수난사고 등 6대 분야 사망자 수는 2014년 7286명에서 지난해 6376명으로 910명 감소했다. 정부 재난관련 예산도 2014년 12조 4000억원에서 지난해 14조 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안전예산 사전협의권 대상사업이 2015년 263개 사업 7조 6000억원에서 지난해 348개 사업 13조 2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또 2014년부터 소방안전교부세 8996억원을 투입해 노후 소방장비를 교체해 개인장비 노후율, 구조장비 노후율, 소방차 노후율이 크게 개선됐다. 위금숙 위기관리연구소장은 “과거 해경에 심해장비도 없었는데 경비정 예산 등이 많이 확보됐고, 소방장비 노후화도 특별교부세로 해결하는 등 일부 개선이 됐다”면서 “하지만 아직 긴급 재난 대응 체계가 미흡하고,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처럼 비상사태에 대비해 훈련하는 기능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안전 정책 집행력 높여야 국가위기관리학회 2018년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 양기근 원광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초·중학교에서의 재난안전교육 실시, 전국재난안전체험관 방문객 증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및 관련 법·제도 개선 등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의 안전 의식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양 교수는 “국민안전처를 위기관리부로 승격시켜야 하며, 1차적 재난관리 책임을 수행할 지방정부와 소방, 해경에 대한 지휘가 아닌 지원, 조정기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와 김대건 강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재난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국민안전처를 국민안전부로 승격시키고, 해경과 소방을 외청화해 집행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라정일 일본 돗토리대학 공학연구과 교수는 “대형 재난의 경우 행정력의 한계가 있는 만큼 개인의 안전을 스스로 챙기는 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빅데이터 분석도구 ‘소셜메트릭스’에는 지난 한 달간(3월 14일~4월 14일) 세월호와 관련된 연관어 탐색건수가 179만 2981건에 달했다. 이 중 세월호 인양(24만 9046건)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았고,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17만 462건), 리본(16만 6634건), 유가족(14만 9160건), 세월호 참사(12만 7834건),미수습자(11만 7299건) 등의 순이었다. 긍정·부정어 연관어는 침몰(3만 9366건), 떠오르다(3만 6582건), 기억하다(3만 2930건), 기다리다(2만 4588건), 노랗다(2만 1514건)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단독] 재난 전문가 15명 중 12명 “세월호 불구, 안전 개선 안 돼”

    [단독] 재난 전문가 15명 중 12명 “세월호 불구, 안전 개선 안 돼”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민안전처가 신설되고 각종 정책이 시행됐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안전해졌는지에 대해 재난안전 분야 전문가들은 여전히 물음표를 달았다.●“옛 안행부·방재청 방식 그대로 답습” 세월호 참사 3주년을 앞둔 14일 서울신문은 국가위기관리학회 소속 교수 등 재난안전 분야 전문가 15명에게 지난 3년간 우리 사회가 얼마나 안전해졌고, 남은 과제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대한민국 안전이 얼마나 개선됐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12명이 ‘변화없다’고 답했다. ‘악화됐다’는 답변은 없었지만 ‘개선됐다’는 답변은 3명에 그쳤다.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조류독감(AI), 구제역, 대구서문시장과 소래포구 화재 등이 잇따랐지만 정부 대응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9월 경주에서 5.8 규모의 강진이 발생했지만 경보 문자가 ‘늑장 발송’되면서 국민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가 처음으로 국가 재난 및 안전관리 체계 혁신에 나서 재난 관련 예산이 늘어나고 6대 안전사고 사망자가 감소했다는 다소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이재은(전 국가위기관리학회장)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 대한민국의 안전은 종전과 다른 새로운 재난관리정책 패러다임이 만들어졌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고 과거에 안전행정부와 소방방재청이 수행하던 방식이 유지되어 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재난 예산 2조원 증가는 긍정 평가 류희인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초빙교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 학교안전 등 일부 개선된 안전조치가 시행되고 있지만 여러 가지 다양한 유형과 형태로 발생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재난과 대형안전 사고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는 진정한 안전 패러다임의 변화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학과 교수는 “국민안전처가 재난이 발생했을 때 종합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는 적절했지만 인위적으로 합쳐 만든 조직이기 때문에 효율적인 업무 수행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동규 동아대 석당인재학부 교수는 “국민들의 재난안전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사회 전반에 대한 국민안전 체감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긍정적인 것은 정부 재난 관련 예산이 2014년 12조 4000억원에서 지난해 14조 6000억원으로 늘어나고 안전 관련 사업도 2015년 263개 사업에서 지난해 348개로 증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AI 참사 부른 ‘A4용지 닭 감방’ 사라진다

    AI 참사 부른 ‘A4용지 닭 감방’ 사라진다

    AI 발생 즉시 최고 단계 ‘심각’ 살처분 작업에 특전사 투입 육용오리·토종닭 겨울 사육 제한앞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 즉시 가축방역 위기경보 중 가장 높은 ‘심각’ 단계가 발령된다. 가축 전염병의 확산을 조기에 막기 위해 특전사 재난구조부대가 살처분 작업에 투입된다. A4 용지보다 좁은 공간에서 밀식 사육되는 알 낳는 닭(산란계)의 최소 사육 면적이 커진다. AI 전염의 ‘불쏘시개’로 지목되는 육용오리와 토종닭의 겨울철 사육이 제한된다. 정부는 13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AI·구제역 방역 개선대책’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가축방역 개선 대책을 확정했다. 지난겨울 AI와 구제역은 각각 두 가지 유형이 동시에 발생함으로써 946개 농가 3787만 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하는 등 대규모 피해를 냈다. 공장식 밀식 사육 방식이 감염에 취약하고, 방역 인력이 부족해 살처분 지연으로 피해를 키우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지적됐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해마다 반복되는 가축 질병에 따른 경제·사회적 손실을 방지하고 특히 내년 2월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강도 높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철새 이동으로 AI 바이러스가 쉽게 퍼지는 겨울철에 가금농장에서 AI가 발생하면 즉시 위기경보를 심각으로 올리기로 했다. 현재 AI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운영되는데, 제때 경보를 상향하지 않아 초기 대응이 늦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AI가 발생하면 시·군의 살처분 인력과 군 특전사 재난구조부대가 투입돼 24시간 내 살처분을 완료한다. 밀식 사육 환경도 개선된다. 현행 축산법은 산란계 1마리의 최소 사육 면적을 A4 용지(0.062㎡)보다도 작은 0.05㎡로 규정했다. 일부 농가는 생산성을 위해 닭을 넣은 케이지(새장)를 10단 이상 쌓아 올리기도 한다. 정부는 산란계 사육업의 신규 허가 조건으로 ‘복지형 케이지’ 사용을 의무화했다. 마리당 사육 면적을 기존 0.05㎡에서 0.075㎡ 이상으로 늘리고, 케이지는 9단 이상 쌓지 못한다. 통로 간격(1.2m) 기준도 새로 추가했다. 김 장관은 “기존 농가는 10년의 유예기간을 둬 시설을 점차 개선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발생 위험이 큰 겨울철에는 전염 우려가 큰 오리·토종닭 농장을 중심으로 일정 기간 사육을 쉬게 하는 이른바 ‘휴지기’가 도입된다.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사육 제한 명령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사육을 쉬는 농장에는 1조 1000억원 규모의 재난 관련 기금을 활용해 보상금을 줄 방침이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커버스토리] 나는 ‘9급 지방직’ 공무원…5급 되려면 29년 걸린다

    [커버스토리] 나는 ‘9급 지방직’ 공무원…5급 되려면 29년 걸린다

    ‘시민의 이불’로 불리는 공복이 있다. 전국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와 223개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일하는 29만여명(2015년 기준)의 지방직 공무원이다. 중앙정부가 국가를 덮는 지붕이라면 지방정부는 이불이다. 지붕이 뚫려 비바람이 샐 때 온기를 지켜 주는 마지막 보루라는 얘기다. 지방직 공무원들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등 각종 재난이 터지면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마지막까지 제 몫을 한다. 이러한 보람과 안정적 고용 지위 때문일까. 지난해 7·9급 지방직 공무원시험에 도전한 이는 모두 25만 4295명이나 됐다. 이 가운데 19대1의 경쟁률을 뚫고 1만 3000여명만이 공무원증을 손에 쥐었다. 공직자로서 사명감을 품고 현장에서 근무 중인 지방직 공무원의 삶은 어떨까. 공직사회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급여와 수당 데이터를 토대로 지방직 공무원의 처우를 살펴봤다.‘43’ 평균 연령 # 지방직 평균 연봉 5648만원 ‘43.3세의 7급, 공직 경력 16.8년의 남성 행정직 공무원’ 데이터가 말해 준 대한민국 지방직 공무원의 평균적 초상이다. 중앙 부처 공무원과 큰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평균연령이 1살가량 많고, 공무원 경력도 1년 이상 길다. ‘현장 경험으로 단련된 노련한 공무원’으로 요약된다. 지방직 공무원 1인당 평균 연봉은 5648만원(광역 시·도 기준)으로 중앙직을 포함한 전체 공무원 평균연봉(5892만원)보다 다소 낮았다. 광역시·도 중 공무원이 가장 젊은 곳은 세종시로 평균 42.8세였다. 대구는 평균 48세로 가장 많았다. 지방직 공무원이 속한 지자체 240곳은 각각 하나의 정부다. 각 지자체가 인사, 수당 등에 자율권을 가진 까닭에 같은 직급의 공무원이라고 해도 어느 곳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급여, 승진 등의 차이가 꽤 난다. 우선 급여에서 본봉은 지자체 간 차이가 없다. 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라 직급·직렬 등에 맞게 매년 정해지는 같은 액수를 받는다. 월급 명세서에 찍히는 액수를 가르는 건 각종 수당과 맞춤형 복지비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복지비는 각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나 단체장의 철학에 따라 행자부 훈령인 ‘지자체 예산편성 운영기준’ 안에서 각기 달리 편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당을 인정받는 최대 추가근무 시간도 지자체장이 노조와의 협상해 정할 수 있다. 또 업무 특성에 따라 장려수당을 지자체 능력 안에서 줄 수 있다. 쓰레기장과 화장장, 도축장 등 업무강도가 높은 곳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에게 주는 수당은 행자부에서 정한 상한선이 없다. 이웃 지자체 공무원이 야근·조근을 하고 수당을 얼마나 받는지는 공직사회의 큰 관심거리다. 서울신문이 17개 광역 시·도 공무원의 지난해 초과근무수당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월평균 41만 5300원을 받았다. 초과근무수당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은 서울시로 공무원 1명당 월평균 52만 789원이 지급됐다. 이어 울산시(51만 7420원), 충남도(49만 7549원), 경북도(48만 5620원), 경남도(48만 2130원) 등의 순이었다. 강원도 공무원은 지난해 월평균 21만 7600원의 초과근무 수당을 받아 가장 적었다. 서울과는 월평균 2배 차이가 났다. 강원도 관계자는 “수요일과 금요일은 ‘화목한 데이’로 지정해 6시에 퇴근하도록 하고 일을 가급적 집중력 있게 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 복지비인 ‘복지포인트’도 지자체마다 차이가 난다. 복지포인트는 공무원의 복지 향상을 위해 매년 지급되는데 복지전용 카드를 이용해 공무원연금매장과 병원, 서점 등에서 쓸 수 있다. 노사협상에 따라 지자체별로 제공 포인트를 정한다. 기본 포인트를 가장 많이 받는 광역지자체(2017년 기준)는 대구로 1인당 연간 114만원을 받았고, 충남도 111만원, 울산 110만원, 인천·광주 100만원 순이었다.‘43만’ 서울 자치구 月초과근무수당 # 곳간에서 인심 날까? 같은 서울이라도 25개 자치구별로 수당과 각종 복지 혜택은 차이가 났다. 흔히 생각하듯 ‘있는 집’(재정 형편이 좋은 자치구) 인심이 후했을까. 통계를 보면 새내기 공무원들은 그렇게 믿는 듯하다. 최근 5년간 서울시 7·9급 공채 합격자의 희망 근무지 순위를 보면 1위 송파구, 2위 서초구, 3위 중구, 4위 강남구 등이었다. 재정자립도 1위인 중구를 포함해 부자 동네로 알려진 ‘강남3구’가 포함됐다. 하지만 ‘팩트 체크’를 해 보니 꼭 곳간에서 인심이 나는 건 아니었다. 자치구 중 기본 복지포인트가 가장 높은 곳은 중랑구로 210만원이었다. 중랑의 재정자립도는 25개 구 중 20위다. 이어 송파구와 노원구가 200만원, 관악구 195만원, 양천·용산구 190만원 수준이었다. 기본포인트가 가장 적은 곳은 서초로 140만원이었고, 성북구 154만원, 은평구 155만원 등의 순으로 적었다. 초과근무수당도 중구난방이었다. 지난해 직원 1명당 가장 많은 초과근무수당을 받은 곳은 강남구로 월평균 56만원이었다. 2위 중랑구 53만 8338원, 3위 송파구 53만 6796원, 4위 마포구 47만 7930원 순이었다. 재정자립도 등과는 일관된 비례 관계가 보이지 않았다. 가장 낮은 곳은 종로구로 31만 9312원을 받았고, 강동구 33만 3510원, 동작구 36만 4950원 순으로 수당액이 적었다. 하지만 복지포인트나 수당이 다소 많다고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민간 기업 직원과 마찬가지로 공무원도 복지 혜택이 늘면 근로의욕이 높아져 성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랑구 관계자는 “실제 상급 지자체의 기술직 등 우수인력이 복지제도 등을 보고 우리 구로 옮겨 오고 싶어 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43’ 서울 자치구 月초과근무시간 # 5급 이상 여성공무원 11% 공직생활을 어디에서 하느냐에 따라 승진이 늦거나 빨라질 수 있다. 경기와 경남북, 전남북, 충남북 등 광역도에 9급으로 채용돼 초급 간부인 5급까지 승진하는 데는 보통 22.1년이 걸린다. 특별시인 서울시가 26.4년, 부산·인천 등 광역시는 평균 26.9년이 걸린다. 기초지자체인 자치구 공무원은 27.7년, 군 단위 공무원은 31.8년 걸렸고 시 단위 공무원은 32년 걸려 평균적으로 승진이 가장 늦다. 승진에 걸리는 평균 시간은 ▲9급→8급 2.5년 ▲8급→7급 4.8년 ▲7급→6급 10.1년 ▲6급→5급 11.6년 등이다. 9급 공무원이 5급까지 올라가는 데 걸리는 평균 연수는 29년인 셈이다. 중앙 부처 공무원은 ▲9급→8급 4.2년 ▲8급→7급 6.4년 ▲7급→6급 8.1년 ▲6급→5급 9.3년 등이었다. 9급에서 7급까지는 지방직 공무원이 더 빨리 승진하지만 6급부터는 중앙직 공무원이 승진 속도를 앞질렀다. 9급 중앙 부처 공무원이 5급으로 승진하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28년이었다. 지자체별로 여성 간부 비율도 각기 다르다. 17개 광역 시·도의 5급 이상 여성공무원 평균 비율은 11.1%였다. 서울이 20.8%로 가장 높았고, 경북도는 4.8% 가장 낮았다. 서울시 자치구만 따져 보면 평균 20.3%였고 영등포가 35.7%로 가장 높았다. 여성인 신연희 구청장이 이끄는 강남구는 10.3%로 가장 낮았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경제 블로그] 美 농산물 개방 압박…日 다음은 우리나라

    [경제 블로그] 美 농산물 개방 압박…日 다음은 우리나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일본을 타깃으로 ‘농산물 시장을 더 개방하라’며 본격적인 압박을 시작했습니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쌀에 붙은 고율의 관세를 내려 달라는 요구입니다.그런데 미국의 막무가내식 압박이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아무래도 다음 차례는 우리나라일 것으로 보여서 그렇습니다. 일본으로부터 결과물을 얻으면 “일본도 했는데…”라며 우리 측에도 양보를 요구할 것이고, 거꾸로 일본으로부터 빈손이라면 성과를 내기 위해 우리를 더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럴 경우 가뜩이나 쌀값 하락과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 농민들에게 또 하나의 부담이 지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8일 세계무역기구(WTO)에 일본의 농업 분야와 자동차 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특히 농업 분야를 ‘우선 항목’으로 언급했고, ‘고관세로 상당한 보호를 받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난해 대일 무역적자가 689억 달러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라는 사실도 적시했습니다. 무역 적자와 농산물 수입 확대를 연계시키려는 전략인 것입니다. 압박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로버트 라이시저 대표 내정자는 지난 14일 “미국의 농산물 수출에서 일본이 첫 번째 표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자국 정부의 발표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미국의 육우생산자협회와 돈육생산자협회, 쌀연합회도 “시장을 개방하라”고 동시에 목소리를 냈습니다. 앞으로 일본이 어떤 해법으로 이 난관을 극복할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도 일본의 대책과 대응 논리를 면밀하게 살펴야 할 듯합니다. 물론 한국과 일본은 사정이 약간 다릅니다. 한·미 사이에는 미·일에는 없는 자유무역협정(FTA)이 있습니다. 미국이 일본처럼 우리에게 관세 인하를 대놓고 요구하기는 어려운 이유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대미 무역흑자(지난해 277억 달러)를 앞세워 각종 억지를 부릴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방역 실패와 달리 이번에는 농식품부의 준비된 대책이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고기파’ 기자도 해봤습니다, 채식… ‘풀때기’ 먹기보다 힘들었다, 편견

    ‘고기파’ 기자도 해봤습니다, 채식… ‘풀때기’ 먹기보다 힘들었다, 편견

    지난해부터 잇따라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의 여파로 육류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생기면서 채식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은 국내 채식인구를 100만~150만명 규모로 추산한다. 채식 식당이 늘고 채식라면, 콩소시지 등의 판매가 늘면서 ‘베지노믹스’(vegenomics·채식경제)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건강에 관심이 커지면서 채식은 확장일로다. 채식 방법도 세분화했다. ‘비건’(vegan·완전채식)이라 불리는 엄격한 채식이 주류였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세미 채식이 대세다. 가끔 육류를 먹는 ‘플렉시테리언’(flexible+vegetarian)이 등장했다. 채식을 주로 하되 우유나 달걀, 생선을 허용하기도 한다. 직장생활에서 육류를 피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엄격한 채식은 지나친 체력 저하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이유다. 세미 채식을 하는 직장인들은 육류를 다소 줄이는 것으로도 건강상의 효과가 있다고 했다. 물론 채식주의자를 ‘까다로운 사람’이나 ‘유난 떠는 사람’으로 보는 편견도 존재한다. 지난달 20일부터 보름 동안 ‘세미 채식’으로 채식 열풍에 동참하면서 사회 현상을 직접 느껴 봤다.“고기 안 먹으면 힘없어서 기사나 제대로 쓰겠냐.” “채식 체험을 왜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고기 먹는 게 무슨 문제냐.” 겨우 2주 남짓이지만 채식을 한다는 소식을 들은 지인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실 ‘고기 없는 삶’ 자체는 그리 유별나거나 대단하지 않았지만, 우리 사회에서 고기를 먹지 않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알려주는 서막이었다. “하루에 한 끼는 고기를 먹는 ‘육식주의자’가 채식이라니 며칠 만에 포기할 거야.” “성격 안 좋아지겠다.” 가장 많이 보인 반응이었다. 채식에 대한 조언을 해 준 조길예 비건네트워크 대표는 “통상 채식주의자는 까탈스럽고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시선을 받는다. 고기를 안 먹는 건 개인의 취향과 선택이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전혀 존중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 체험 기간 가장 많이 해야 하는 말이 “혹시 고기가 들어갔나요”, “고기 빼 주세요”였고, 그때마다 식당 종업원이나 식사를 같이하는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수군거림을 느낄 수 있었다.세미 채식에는 유제품만 허용하는 ‘락토’, 달걀만 허용하는 ‘오보’, 유제품과 달걀을 허용하는 ‘락토오보’, 가금류와 육류만 먹지 않는 ‘페스코’, 가금류는 먹지만 육류는 먹지 않는 ‘폴로’ 등이 있다. 이 중에 그나마 어렵지 않다는 페스코에 도전했다. 처음부터 힘든 수준의 채식을 하면 의욕이 쉽게 꺾이고 실패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채식주의자 월간지인 ‘비건’의 이향재 대표는 “육식을 한 번에 끊을 순 없고 우선 세미 채식으로 시작해 한 달 정도 적응기를 거쳐야 한다”며 “채식은 고기 섭취 자체를 혐오하거나 아예 고기를 먹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고기를 덜 먹자는 것”이라고 말했다.첫날(2월 20일), 점심을 걸렀다. 경찰서 구내식당의 점심 메뉴는 제육볶음이었고 식판에 허용된 음식은 오이소박이, 김치, 밥이었다. ‘앙꼬 없는 찐빵’에 돈을 지불하기 아까웠다. 초코바와 과자로 한 끼를 때웠고 이후에도 점심을 거르는 일이 잦았다. 조 대표는 “채식주의자들은 도시락을 싸서 다니거나 집에서 해먹는 경우가 많다”며 “채식 식당이 늘고 있지만 일반 식당에서 고기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메뉴는 비빔밥이나 오징어볶음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날 저녁 ‘회식’ 메뉴는 문어숙회, 홍어삼합 등 해산물이어서 부족한 영양분을 채울 수 있었다. 하지만 그외 일주일에 두 번씩 있는 회식은 매번 고통스러웠다. 고기가 포함된 음식을 먹는 날에는 밑반찬으로 나온 샐러드나 각종 나물만 씹어댔다. 채식을 한 지 8일째(2월 27일) 저녁 회식 자리가 돼지갈비집이었다. 한 시간 가까이 고기 굽는 모습만 바라봤다. 일주일 만에 채식에 적응된 것인지 고기를 먹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도 들지 않았다. “먹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는 놀림과 함께 잔치국수 한 그릇이 앞에 놓였다. ‘남들은 고기 먹는데 고작?’이라는 서러움도 더는 없었다. 취재 중에 만난 채식주의자들은 하나같이 회식이 스트레스라고 했다. 세미 채식주의자인 직장인 장모(33)씨는 “고기를 먹지 않으면 상사들이 대놓고 ‘유별나게 산다’, ‘고기 먹는 나는 야만인이냐’, ‘식물도 고통받는데 식물은 왜 먹냐’라고 비아냥댄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유학하며 2년간 채식을 했던 배모(29·여)씨는 “한국에는 대체식품이나 채식 식당 등 인프라가 없는 것뿐 아니라 채식주의자에 대한 주위의 시선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어서 결국 채식을 포기했다”고 털어놨다.사실 이런 선입견과 편견을 제외하면 세미 채식 실험은 생각보다 크게 어렵지 않았다. 황태전골, 고등어구이, 갈치조림, 연어덮밥, 비빔밥, 동태탕 등 육류의 대체품이 충분했다. 따라서 육류를 못 먹어 체력이 떨어지는 느낌도 없었다. 오히려 식사 후 속이 더부룩해지는 경우가 없어 몸이 가벼웠다. 이영은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아보카도는 지방 함량이 풍부하고 콩도 우수한 식물성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다. 채식으로 영양소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지지는 않는다”며 “다만 동물성 기름에만 포함된 비타민 B12 등 일부 영양소가 부족하지 않게 가끔 균형 잡힌 식단을 구성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생각지 못한 난관은 주말에 다가왔다. ‘자취’하는 처지에서 주말 끼니였던 라면이 문제였다. 대부분 돼지고기나 소고기 분말가루가 포함돼 있어 섭취 불가 품목이었다. 다행히 ‘채식라면’과 ‘콩고기’가 시중에 나와있다. 콩 단백을 주재료로 만든 소시지, 스테이크, 불고기 등 여러 식재료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온라인쇼핑몰인 11번가에 따르면 콩고기 매출은 2014년에 전년 대비 98%가 증가했고 2015년에는 210%, 지난해에는 57%가 늘었다. 한국채식연합이 집계한 채식 식당도 2011년 247개에서 2016년 479개로 5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대학에도 채식식당이 생기기 시작했다. 전국에 3곳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서울대 학생식당이다. 지난달 23일 점심에 찾은 식당은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두부튀김, 감자조림, 콩불고기, 버섯떡국, 샐러드, 쌈채소, 백김치, 나물무침 등이 메뉴였다. 다만 가격은 3000~4000원 정도인 다른 학생식당에 비해 다소 비싼 7000원이었다. 채식 13일째(3월 4일) 찾았던 서울 종로구의 채식뷔페도 1만 3000원으로 꽤 비쌌다. 식당 주인은 “가성비가 좋은 고기와 해산물을 제외하고 채소로만 식단을 만들다 보면 재료비가 크게 오른다”고 말했다. 보름간의 채식을 무사히 끝내고 자축하면서 먹은 찜닭. 속이 다소 거북했다. 짧은 채식 생활이라 더 건강해졌다거나 몸무게가 준 느낌은 별로 없다. 채식주의자들도 건강만을 이유로 채식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환경 문제나 공장식 사육에 대한 문제점 때문에 육류 소비 감소를 주장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육류 소비량은 46.8㎏으로, 1970년(5.2㎏)에 비해 9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채소의 연간 소비량은 1.3배 늘었고 양곡은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이 대표는 “늘어나는 육류 소비량을 감당하기 위해 공장식 사육이 일반화했고 AI·구제역 같은 전염병에 취약한 환경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채식을 강요하는 것도, 육식을 혐오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환경보호, 동물보호, 건강 등 여러 이유로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증가한 만큼 채식을 하나의 생활양식으로 인정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봄바람에 설레는 당신을 위한 꽃놀이 기차여행 4선

    봄바람에 설레는 당신을 위한 꽃놀이 기차여행 4선

    유난히 길고 추웠던 겨울도 물러가고 이제 대한민국에는 봄이 찾아왔다. 제법 온기가 녹아 든 바람이 느껴지면서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주말. 조금이라도 빨리 봄꽃 정취에 빠지고 싶은 당신을 위해 기차로 떠날 수 있는 봄꽃 여행지를 소개한다. ● 3월이면 매화가 지천, 양산 원동 매화축제부산에서 경부선 기차를 타는 승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구간, 바로 경남 양산시 원동면을 지나는 곳이다. 낙동강을 왼쪽에 끼고 서울 방면으로 달리는 이 구간은 승객들에게 잠시나마 여행의 참맛을 느끼게 해준다. 특히 이곳의 3월은 매화가 지천으로 흐드러지면서 봄꽃 여행 명소로 떠올랐다.오는 18일에는 ‘제11회 원동매화축제’가 개막된다. 이틀 동안 원동면 일대에서 열리는 축제에는 매화향 힐링콘서트를 시작으로 시립합창단의 도깨비콘서트, 매화퍼포먼스 등 다양한 공연과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올해 주 행사장은 원동교 건너편 유휴지로, 원동역에서 행사장까지 이동하는 곳곳에서 공연과 아트 프리마켓이 운영된다.교통편 : 무궁화호소요시간 : 서울역~원동역 약 5시간운임요금 : 성인 기준 2만 6100원 (일반실 기준) ● 황홀한 아름다움, 삼랑진 벚꽃터널매화로 물든 원동역을 지나 서울 방면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작은 기차역이 하나 나온다. 경남 밀양의 삼랑진역이다. 삼랑진읍 안태리의 안태마을과 삼랑진 양수발전소로 이어지는 10km가량의 길은 매년 3월 중순~4월 초 벚나무가 터널을 이룬다. 안태리의 중심부인 오거리의 도로명이 ‘벚꽃오거리’일 정도로 이 지역의 벚꽃은 해마다 상춘객들을 유혹한다.삼랑진 벚꽃길 옆으로는 안태호와 천태호가 맞닿은 트레킹 코스도 조성돼 있다. 이곳을 걷다보면 벚꽃 아래로 낙동강변 옆 철길을 달리는 기차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포토존이 있어 사진 애호가들의 출사 명소로도 꼽힌다. 또한 밀양 삼랑진은 1943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딸기를 재배한 곳으로, 벚꽃 개화시기에 방문하면 향긋한 삼랑진 제철 딸기를 맛볼 수 있다.교통편 : 무궁화호소요시간 : 서울역~삼랑진역 약 4시간 50분운임요금 : 성인 2만 5500원 (일반실 기준) ● 연분홍으로 물들다…전남 광양 매화유유히 흐르는 섬진강과 연분홍으로 물든 산자락. 해마다 3월이면 상춘객의 사랑을 받는 전남 광양 매화마을의 풍경이다. 이곳에서 열리는 ‘광양매화축제’는 100만명의 관광객이 몰릴 정도로 대표적인 봄꽃축제로 자리 잡았다.매화마을에는 이미 지난 2월 중순부터 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지만, 아쉽게도 올해는 매화꽃축제가 열리지 않는다.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축제는 열리지 않지만 아름다운 풍광만은 예년 그대로다. 이달 중순이면 매화가 만개하며, 광양 쫓비산과 백운산 일대가 매화로 한껏 치장한다.교통편 : KTX에서 무궁화호로 환승소요시간 : 서울역~순천역(KTX) 약 2시간 50분 순천역~광양역(무궁화) 약 9분운임요금 : 성인 4만 4600원 (일반실 기준) ● 노오란 산수유 물결 따라 봄이 온다…구례 산수유전남 광양이 연분홍으로 물들 때 전남 구례는 산수유의 노란빛으로 물든다. 구례군은 춥고 긴 겨울을 이기고 피어나는 산수유꽃 개화를 맞아 오는 18일부터 26일까지 산수유마을을 비롯한 지리산온천관광지와 산수유사랑공원 일원에서 ‘구례산수유꽃축제’를 진행한다. 이번 축제는 ‘영원한 사랑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펼쳐진다.구례에서도 산수유 풍광이 가장 이름난 곳은 산동면 상위마을이다. 만복대 자락에서 흘러내린 다랑논과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개울이 산수유와 어우러져 풍경화를 그려낸다. 마을 안쪽의 오래된 돌담길과 어우러진 풍경도 빼어나다. 이웃한 반곡마을은 계류와 어우러진 정취가 일품이다. 산수유 마을 전경을 보려면 상위마을 위쪽의 팔각정이나 산수유 사랑공원 전망대에 오르면 된다.교통편 : KTX소요시간 : 서울역~구례구역 약 2시간 35분운임요금 : 성인 4만 1800원 (일반실 기준) 종합 큐레이션팀 sns@seoul.co.kr
  • 그래, 너를 보니 봄… 섬진강 따라 남도 밝히는 꽃등불

    그래, 너를 보니 봄… 섬진강 따라 남도 밝히는 꽃등불

    바야흐로 봄꽃들이 흐드러질 때다. 매화는 벌써 팝콘처럼 터지기 시작했고, 산수유꽃도 노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이달 하순께면 ‘꽃전선의 북상경로’ 섬진강을 따라 남도 전역에서 꽃등불이 켜질 전망이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봄꽃 축제는 취소됐다.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의 확산 우려 탓이다. 그래도 봄꽃 감상에는 문제가 없다. 사람이 만든 일정이 취소됐을 뿐 자연의 프로그램은 변함없이 진행된다.광양 섬진마을 달콤한 벚굴 한입 화신(花信)의 봉홧불은 전남 광양의 섬진마을(매화마을)이 켜 든다. 국내 최대 매화 군락지다. 섬진강을 따라 수만 그루의 매화가 꽃물결을 이룬다.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역시 청매실농원이다. 농원에 들면 희고 붉고 푸릇한 꽃망울들이 객을 반긴다. 비탈진 언덕엔 수업이 많은 장독들이 늘어서 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천년학’ 세트장이었던 초가집을 지나 전망대에 오르면 구름처럼 피어난 매화꽃과 섬진강, 그리고 강 건너 하동의 평사리 등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가는 강변 드라이브도 제격이다. 진월에서 월길, 신구, 신아 등의 마을들을 지날 때마다 화사한 매화꽃이 반긴다. 이맘때 광양에서라면 벚굴을 맛봐야 한다. 벚꽃 필 무렵 맛이 최고조에 달한다는 녀석이다. 몸피가 건장한 남도 사내의 손바닥을 넘어설 정도로 크다. 제철은 2월부터 4월까지다. 5월 초까지도 먹는데, 그 이후는 독성이 생기기 시작해 채취를 하지 않는다. 광양 끝자락의 망덕포구가 주산지다.하동 녹색 융단이 품은 단아한 매화 섬진강 너머 경남 하동 땅에서 맞는 매화 향도 범상치 않다. 특히 청매실농원과 섬진강을 두고 마주한 흥룡리 흥룡마을과 먹점마을 등이 소문난 매화마을이다. 지리산 골짜기와 밭두렁, 고샅길과 개울가 등이 온통 매화나무다. 하동을 찾은 외지인들에게 특히 인상적인 풍경이 야생 차밭이다. 꼭 푸른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하다. 이맘때면 야생 차밭 사이사이에 매화꽃이 핀다.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자태가 일품이다. 우리나라 차의 시배지로 알려진 화개면 일대에 야생차 재배지가 넓게 펼쳐져 있다. 신라시대 당나라 사신으로 갔던 김대렴이 차나무 종자를 가져와 쌍계사 주변에 처음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머지않아 차 애호가들의 ‘로망’ 우전차(곡우 전에 따는 차)가 나온다. 첫 수확한 찻잎을 덖을 때면 손 데는 줄 모르고 향기에 환장한다던 바로 그 차다. 남도 먹거리로 배를 채웠다 해도 차 한 잔 들어갈 여유는 그래서 남겨 둬야 한다.구례 돌담길 감싸안은 산수유의 여유 전남 구례는 국내 ‘산수유 감상 1번지’로 꼽히는 곳이다. 특히 산동면 일대에 산수유 마을들이 몰려 있다. 가장 이름난 곳은 상위마을이다. 만복대 자락에서 흘러내린 다랑논과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개울이 산수유꽃과 어우러져 풍경화를 그려 낸다. 마을 안쪽의 오래된 돌담길과 어우러진 풍경도 빼어나다. 이웃한 반곡마을은 계류 사이에 핀 산수유꽃이 일품이다. 산수유 마을 전경은 상위마을 위쪽의 팔각정이나 산수유 사랑공원 전망대에서 보면 된다. 계천리 현전마을에선 한적하게 산수유꽃을 감상할 수 있다. 마을 입구 연못에 산수유꽃이 반영되는 풍경이 백미다. 계척마을은 산수유 시목지(始木地)가 있는 곳이다. 현천마을에서 19번 국도를 타고 남원 쪽으로 5분 남짓 떨어져 있다. 3월 말~4월 초 사이에 구례를 찾을 예정이라면 화엄사 각황전 옆의 홍매화를 놓쳐선 안 된다. 조선 숙종 때 각황전 중건을 기념해 심었다는데, 색이 검붉어 ‘흑매’라고도 불린다.순천 선암사 휘감은 깊고 진한 매향 전남 순천에선 봄꽃과 어우러진 절집을 찾아야 한다. 봄의 선암사는 ‘화훼사찰’이라 불린다. 200년 된 영산홍과 300년 된 철쭉, 목련 등이 번갈아 피고 진다. 특히 절집의 내력만큼이나 오래된 매화가 많다. 각황전 담장을 따라 핀 늙은 매화들의 자태가 일품이다. 이달 말부터 새달 초순께면 흙 담장을 따라 홍매와 백매, 청매 등의 매화가 일제히 꽃등불을 켠다. 620년 이상 살았다는 ‘선암매’와 각황전 돌담길의 550살 홍매 등은 천연기념물(488호)이다. 송광사는 조계산을 사이에 두고 선암사와 마주하고 있다. 덜 알려졌을 뿐 송광사에도 늙은 매화는 있다. 이른바 ‘송광매’로, 대웅전 앞마당 오르는 계단 옆을 지키고 섰다. 수령은 200년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나무는 바닥에서 다섯 가지로 뻗어 올랐다. 호사가들은 이를 보고 오지벽매(五枝碧梅)라 부르기도 한다. 봄의 송광사를 꽃대궐로 만드는 건 산수유다. 당우 곳곳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다.의성 마늘밭 바라보는 산수유의 미소 경북 의성의 숲실마을도 산수유 군락지로 이름난 곳이다. 숲실마을은 다래덩굴이 숲을 이루고 있는 골짜기라는 뜻이다. 골이 깊고 벼농사가 잘된다고 해서 화곡(禾谷),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고 풍년이 든다고 해서 전풍(全豊)이라고도 불렸다. 요즘엔 산수유 꽃피는 마을로 자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화전2리에서 3리에 이르는 십리길이 온통 산수유꽃 일색이다. 이 일대의 산수유는 수령이 얼추 300년을 오르내린다. 늙은 나무들이 전하는 풍경의 깊이와 기품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3만여 그루에 달하는 산수유 노거수들이 화석 같은 나뭇가지에서 노란색 꽃을 틔워 내는 모습은 어디서고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노란 산수유꽃을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하는 것이 연초록의 마늘밭이다. 노란색이나 초록색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경계하며 화사한 풍경을 연출한다. 양반마을로 이름난 산운마을, 이웃한 사촌가로숲(천연기념물 405호) 등도 묶어 돌아보면 좋다.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계란값 다시 올랐네

    계란값 다시 올랐네

    미국산 계란 수입이 금지되자 국내 계란값이 바로 반등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7일 계란 평균 소매가(특란 30개 기준)는 전날보다 21원 오른 7321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13일 이후 22일 만에 오름세로 전환된 것이다. 8일 가격은 전일과 같은 7321원이었다. 지난 1월 계란 한 판(30개)에 9543원까지 폭등했던 계란값은 정부의 계란 수입 결정으로 오름세가 한풀 꺾였다. 특히 계란 수요가 급증하는 설 연휴가 지나고 미국산 계란이 시장에 풀리면서 이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에서는 6000원대로 떨어졌다. 미국산 계란 수입 물량은 국내 생산량의 1%도 안 됐지만 계란값 폭등의 요인으로 지목된 사재기나 매점매석 등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산 계란 수입이 미국 내 AI 발생으로 지난 6일부터 전면 금지되면서 계란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특히 초·중·고 개학으로 학교 급식이 재개되면서 계란 수요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겨울 구제역의 최초 발생지인 충북 보은도 이날 해제 검사에서 이상이 없으면 10일 이동 제한이 풀린다. 이렇게 되면 지난달 5일 구제역 발생 이후 방역대(발생 농장 3㎞ 이내)에 내려졌던 방역 조치가 모두 해제되는 것이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끊임없는 변화에 대응하기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끊임없는 변화에 대응하기

    우리는 거의 매년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으로 많은 가축들을 살처분하는 끔찍한 뉴스를 접한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구제역은 영어로 ‘foot and mouth disease’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동물의 입과 발굽 근처에 물집이 생기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이 물집 때문에 먹거나 걷는 것이 힘들어지고 물집이 터져 궤양이 생기면서 바이러스가 온몸에 퍼지게 된다. 구제역에 감염된 동물은 침을 흘리고 고열에 시달리다 결국 목숨을 잃는다. 현재로서 바이러스성 질환을 막는 최선의 방책은 백신으로 예방하는 것뿐이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RNA 한 가닥만 유전체로 지닌다. DNA와 달리 RNA는 복제 과정에서 실수가 자주 일어나 RNA 유전체를 가진 바이러스들은 다양한 돌연변이가 생긴다. 인플루엔자는 빈번하게 새로운 조합으로 독특한 유전 조성을 가진 바이러스 변이가 나타나게 된다. 새로운 돌연변이가 출현하게 되면 새로운 백신이 필요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바이러스들은 RNA 복제 과정에서 일어나는 실수로 돌연변이가 생기고 이 돌연변이는 끊임없이 변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생존해 왔다.바이러스는 감염 대상인 숙주가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의 대상 숙주는 매우 제한적이다. 감기 바이러스는 사람의 기관지와 후두, 인두가 있는 기도 윗부분, 에이즈 바이러스인 HIV는 특정 면역세포만 공격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광견병 바이러스의 대상 숙주는 너구리, 스컹크, 개, 사람 등 다양하다. 바이러스와 대상 숙주의 관계는 양쪽의 단백질이 열쇠와 자물쇠처럼 서로 결합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데 바이러스의 단백질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열쇠도 변형되어 그 열쇠에 맞는 새로운 숙주를 공격하게 된다. 예를 들어 침팬지에게는 치명적이지 않았던 바이러스의 돌연변이 자손인 HIV가 사람을 감염시켜 에이즈를 유발한다. 메르스도 원래는 박쥐와 낙타를 숙주로 하던 바이러스인데 돌연변이를 일으켜 인간을 공격하면서 엄청난 사태를 일으켰다. 구제역도 A, C, O, Asia1, SAT1, SAT2, SAT3 등 다양한 변이가 보고되어 있다. 이 바이러스의 감염 대상은 소, 사슴, 영양, 양, 염소, 돼지 등이다. 감염된 동물의 호흡을 통해 공기 중으로 방출된 바이러스 입자들이 주변의 다른 동물을 쉽게 감염시킬 수 있어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규모로 소와 돼지를 사육하는 경우에 전염력과 피해의 심각성은 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영국, 대만, 중국, 일본 등에서 흔한 O형뿐만 아니라 희귀한 변형인 A형 구제역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 수많은 돌연변이 중에서 한국처럼 가축을 밀집해 키우는 사육 환경에서 전파되는 데에 유리한 돌연변이가 살아남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다른 개체와 밀접하게 집단생활을 하는 박쥐가 광견병, 에볼라, 사스, 메르스 등과 같이 다양하고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숙주가 된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구제역 바이러스 변형에 대한 새로운 종류의 백신 개발이 필요하다. 구제역 증상이 최근 거의 두 주 동안 보고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번 구제역 유행은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계속해서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특성에 주목해야 하고 그에 따른 새로운 백신개발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돌연변이 된 구제역 바이러스가 숙주를 확대해 사람까지 감염시키는 치명적인 증상을 유발하지 말란 법도 없기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새로운 숙주를 공격하면 돌연변이 된 바이러스의 특성에 주목하여 새로운 백신이 필요하듯이 인간사회도 마찬가지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인간사회의 특성을 예의주시해야 고루한 사고에 빠지지 않고 정확한 인식과 올바른 판단이 가능하다. 그래야 우리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미국·스페인도 AI…또 ‘계란 대란’ 우려

    미국·스페인도 AI…또 ‘계란 대란’ 우려

    조류인플루엔자(AI) 청정국이던 미국과 스페인에서 최근 잇따라 AI가 발생하면서 국내 계란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설 이후 내림세를 이어 온 계란값이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AI가 발생하지 않은 미국 내 다른 지역에서 계란과 알 낳는 병아리 등을 수입하거나 지난달로 끝난 계란 항공운송비 지원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미국산 계란 등 수입 전면 금지 농림축산식품부는 미국산 계란과 부화용 알(종란), 산란종계 병아리 등의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고 6일 밝혔다. 앞서 3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의 7만 3500마리 규모 종계장에서 H7형 고병원성 AI가 발생함에 따른 조치다. 농식품부는 최근 H5N8형 AI가 잇따라 발생한 스페인의 계란과 병아리 수입도 지난달 24일부터 금지한 상태다. 국내 산란계 대부분은 해외에서 수입한 병아리와 종란에서 사육·부화한 것인데, 유럽에서 AI가 창궐하면서 올 들어 수입선이 미국과 스페인으로 압축됐다. 올해 수입된 병아리의 79.0%(14만 4209마리)와 종란 전부(4만 9442개)가 미국산이다. 수입 계란의 99.9%인 1063t이 미국과 스페인에서 왔다. 이 나라들마저 AI가 발생하면서 국내 가금류 수입은 사실상 막혀버린 셈이다. ●“호주·뉴질랜드 등 수입 추진” 농식품부 관계자는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로부터 종계·종란 수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공급 물량이 부족한 상태”라면서 “최근 AI 청정국 지위를 회복한 덴마크 등 추가 수입 가능국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 농무부 요청에 따라 AI 비발생 주(州)의 수입 제한을 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최소 석 달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6일 기준 한판에 7300원(30개 특란)으로, 한 달 전(8466원)보다 13.8%가량 떨어진 계란 값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개학을 맞아 계란의 급식 수요가 증가하면 계란 수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정부는 21일째 추가 발생이 없는 구제역의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한 단계 낮추기로 이날 결정했다. 경기 연천에 이어 전북 정읍의 이동제한 조치도 해제됐다. 충북 보은은 오는 10일 이동제한이 풀릴 예정이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밥상물가 주춤하니… 기름값이 기름 붓네

    밥상물가 주춤하니… 기름값이 기름 붓네

    석유류 13.5% 뛰어 5년 만에 최고치… 신선식품은 6개월 만에 한자릿수 상승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9% 올랐다. 지난 5개월간 두 자릿수 오름세를 유지하던 신선식품 가격은 다소 안정을 되찾았지만 석유류 가격은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통계청이 3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3.3% 올랐다. 전체 물가를 0.54% 포인트 끌어올렸다.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2011년 11월(16.0%) 이후 최고치다. 석유류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연료·열차·시내버스 요금을 포함한 교통물가도 6.0%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0.64% 포인트 끌어올렸다. 2011년 12월(6.3%) 이후 가장 큰 오름폭이다. 유가 상승이 반영되면서 공업제품 가격 상승률도 2012년 9월(3.3%) 이후 최대 상승폭인 2.4%를 기록했다. 채소와 과일 등 신선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4.8% 올랐다. 신선식품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16.6%) 이후 올해 1월까지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 오다가 6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출하량이 늘거나 정부 비축분이 풀리면서 신선채소 상승폭이 전달 17.8%에서 0.8%로 대폭 줄었고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크게 올랐던 계란 값 상승폭도 61.9%에서 50.6%로 축소됐다. 정부는 국제유가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2% 안팎의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유가와 구제역 등 물가 변동 요인이 있어 주요 품목의 가격을 면밀히 살피고 수급·가격 안정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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