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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완의 입법’ 스토킹법이 제2,제3의 김태현 막으려면

    ‘미완의 입법’ 스토킹법이 제2,제3의 김태현 막으려면

    경찰이 ‘김태현 세 모녀 스토킹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태현(25)에게 스토킹 혐의를 적용했다. 이는 경찰이 ‘김태현 사건’을 단순 살인 사건으로 좁혀 보지 않고 ‘스토킹 살인 범죄’로 파악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여성단체들은 6개월 뒤 시행되는 스토킹법이 제2, 제3의 김태현을 막으려면 경찰의 행정력을 강화하는 법 개정을 하라고 역설했다. 한국여성의전화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스토킹의 주된 피해자는 여성이며, 가해자는 애인이나 전 애인이 69%, 배우자나 전 배우자가 8%, 직장 관계자가 7% 등 가까운 관계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김태현과 큰딸은 지난해 11월 온라인 게임으로 만난 사이로 오프라인 소모임에서 불과 세 번 만난 관계였다. 그는 큰딸에게 일방적으로 교제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이에 앙심을 품고 지난 1월부터 3개월 간 스토킹했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대표는 11일 “스토커는 피해자를 사람으로 존중하기 보다는 물건처럼 소유하려 한다”며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상대방을 통제하려는 김태현의 습성은 스토커의 전형적 특성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가 날 무시한다고 해서 스토킹이 가능한 건 아니다. 그럼에도 스토킹 타깃이 주로 여성인 이유는 ‘물리적 약자인 여성에게 함부로 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했다. 김태현은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였다. 그의 범행은 우발적이지 않았고, 철저히 계획됐고, 악의적이었다. 그는 큰딸이 보낸 사진 속 택배 상자에서 집 주소를 알아냈다. 수차례 아파트 1층에서 검은 패딩을 입은 채 서성이며 고인을 공포심에 떨게 했다. 범행 당일 그는 피해자 아파트 주변 마트에서 흉기를 구해 퀵서비스 기사로 위장해 문을 두드렸다.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던 작은딸은 ‘문 앞에 물건을 놓고 가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침입해 작은딸과 어머니, 그리고 큰딸 순으로 죽였다. 그는 큰딸 시신 옆에 누운 채로 경찰에 발견됐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김태현이 카메라 앞에서 ‘일단 죄송합니다’라고 한 것은 ‘죄송합니다’가 아닌 ‘일단’에 진심이 내포돼 있다”고 평가하며 “‘일단 죄송하다고 얘기하지만, 사실은 눈꼽만큼도 죄송하지 않다. 날 무시했기 때문에, 알고보면 내가 피해자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락 두절을 수상히 여긴 친구들의 신고로 이틀 만인 지난달 25일 세 모녀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큰딸 친구들은 사건 초기 속사정을 잘 모르는 이웃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남자친구에 의한 범행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크게 분노했다. 스토킹을 일종의 구애행위로 파악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통념도 범행을 막지 못한 데 한몫했다는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스토킹을 수반한 데이트폭력 살인과 살인 미수는 31건이고, 성폭력으로 이어진 건 51건이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감금·협박을 수반한 데이트폭력은 매년 1000건이 넘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898건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많다. 스토킹법은 오는 1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 돼 공포되면 6개월 뒤인 10월 9일 시행된다. 1999년 15대 국회에서 최초 발의된 이 법이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수많은 ‘스토킹 살인’을 막을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이 법이 세모녀의 죽음을 막았을지는 미지수다. 스토킹법상 세모녀는 법 보호 대상이었다. 하지만 경찰에 신고할 엄두를 못냈다. 큰딸은 스토킹이 이어지던 지난 1월 27일 친구에게 카카오톡을 보내 “진짜 집갈 때마다 돌아서 간다고..하 아파트 1층에서 스으윽 다가오는 검은 패딩....”라는 카톡을 보냈다. 이후에도 스토킹이 이어지자 ‘스토커가 붙어서 전화번호를 바꿨다’, ‘자꾸 다른 번호로 연락을 한다’ 등 피해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송 대표는 “많은 스토킹 피해자들이 경찰 신고를 망설인다”고 했다. 경찰의 확실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다보니 신고 이후에도 나아지는 점이 없는 상태인데 오히려 자신에게 돌아올 보복이 두려워서다. 김태현은 휴대폰으로 자신의 신음소리를 녹음한 뒤 이를 여고생에게 수차례 전송한 혐의로 지난달 10일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김태현은 반성하지 않았고 13일 뒤 세모녀를 살해했다. 지난해 5월 스토커에게 살해된 창원 식당 주인은 100여차례의 통화를 받는 등 스토킹을 당했다. 그는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신고를 하지 않았다. 2019년 4월 경남 진주에서 벌어진 안인득 방화·살인 사건에서 안인득은 살해한 여고생 최모양을 반년에 걸쳐 스토킹했다. 고인의 가족은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고, 경찰에도 수차례 신고했지만 안인득의 스토킹은 이어졌다. 결국 고인이 죽고나서야 스토킹 행각이 세상에 조명됐다. 경찰이 스토킹 범죄에 소극적으로 개입해온 건 실질적 위협 발생 전까지 개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2013년 경범죄처벌법상 지속적괴롭힘 조항이 신설되면서 스토킹죄를 포섭했고, 이를 위반하면 벌금 최대 10만원으로 규율해왔다.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스토킹을 장난전화 정도의 가벼운 범죄로 치부해온 셈이다. 새 법에서 스토커를 형사처벌할 근거는 만들었지만 여전히 현장 경찰관이 즉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온·오프라인 접근금지 조치에 그친다. 스토커가 경찰의 행정조치를 상습적으로 위반한 경우에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과태료만 물면 끝이다. 이 법과 구조가 같은 가정폭력처벌법에는 경찰의 임시조치를 상습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등 형사 처벌을 받는 조항이 있다. 또 피해자와 완전히 분리하는 ‘경찰서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유치’ 등의 잠정조치는 구속영장 발부와 비슷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송 대표는 “국회 법 논의 과정은 경찰력을 견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며 “피해자가 ‘국가가 나를 보호해준다’고 느낄 수 있는 경찰의 행정조치가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송 대표는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했더니 확실하게 처리해줬다는 모범 사례가 많이 나와야 스토킹 피해자가 경찰을 신뢰할 수 있다”며 “유치장 입감까진 아니라도 일선 경찰이 현행범 체포된 스토커를 경찰서로 데려오는 등의 분리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경찰청장이 책임지고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스토킹법엔 피해자보호법이 없다. 여성가족부의 법안 제출이 늦었기 때문이다. 최명숙 여성가족부 권익보호과장은 이날 “스토킹 피해자 보호 법안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이 8월에 완료되자마자 국회에 보호법을 제출하겠다”고 했다. ‘스토킹 피해자 보호법에 반드시 포함되는 조항’에 관해 묻자 “보호시설 입소 부분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처벌법에도 응급조치에 경찰이 피해자의 보호시설 입소를 인도하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며 “오는 10월 처벌법 시행 때 피해자보호조치에 대한 공백이 없도록 여성가족부 내부 사업운영지침을 개정해서 기존에 운영중인 성폭력·가정폭력 보호시설에 스토킹 피해자가 입소할 수 있게끔 대응하겠다”고 했다. 다른 성범죄와 달리 스토킹을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한 점도 문제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합의를 종용하며 2차 가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단체는 경찰이 수사를 빨리 끝내려고 피해자의 고소 취하를 유도할 가능성도 우려했다. 가정폭력처벌법이 반의사불벌죄라 벌어지는 폐해를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또 ‘스토킹행위’는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에 대하여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주는 행위’로 5가지만 열거 돼 있다. 이밖에 열거하지 못한 신종 스토킹 행위를 포괄할 규정이 없다. 스토킹 행위를 범죄로 보려면 지속성이나 반복성을 수사기관이 입증해야 한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점이다. 현장 경찰의 수사 역량에 따라 지속성과 반복성의 입증 여부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스토킹법 정부 입법 실무를 담당한 이응철 법무부 형사법제과장은 “죄형법정주의를 거슬러 법률을 너무 추상적으로 만들면 모든 행위를 문제삼을 수 있다. 해외 입법례에서도 포괄규정이 없는 경우가 더 많았다”며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미 다른 법에 처벌 규정이 있어 빠진 조항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속성 또는 반복성 입증 조건이 까다롭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기존 판례 등을 보면 한 번의 행위도 수분동안 지속되면 지속성이 인정됐다. 반복성은 1년에 단 몇차례라 해도 피해자가 공포심과 불안감을 느꼈다면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스토킹을 범죄로 보고 처벌을 하게 됐다는 점에 주목해주셨으면 한다”면서 “그래야 피해자들이 국가를 믿고 신고할 수 있다”고 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엇갈린 20대 표심…이남자·이여자 속마음은

    엇갈린 20대 표심…이남자·이여자 속마음은

    예견은 현실이 됐다. 앞서 정치 전문가들은 20대가 4·7 보궐선거의 ‘캐스팅보트’가 될 거라 내다봤다. 실제 ‘이남자’(20대 남성)의 변심은 선거 결과를 갈라 놨다. 스스로를 이번 정부에서 차별받는 세대로 규정한 20대 남성은 사회적 통념과는 달리 보수정당을 선택했고 ‘이여자’(20대 여성)는 소신을 바탕으로 소수 정당 후보까지 고루 선택했다. 내년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남자·이여자의 마음을 누가 얻느냐에 따라 승자의 자리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8일 이남자·이여자의 속마음을 들어봤다.“우리가 최대 피해자죠”…‘이남자’가 보수에게 표를 던진 이유 ‘이남자’(20대 남자의 줄임말)가 4·7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소외되고 무시당하던 계층으로 자신을 인식해 온 이남자의 반격은 그렇게 표심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전통적인 진보·보수 진영 대결에서 벗어나 ‘공정’과 ‘성적 역차별’, ‘생존의 문제’를 바탕으로 삼촌(40대)이 아닌 할아버지(60대)와 함께 한 표를 던졌다. 통상 ‘청년=진보’라고 분류했던 이남자들이 보수화됐다는 시각보다는 현 정부 심판을 위해 차악을 선택했다는 해석이 더 타당해 보인다. 지난 7일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20대 남성의 절대다수인 72.5%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예측됐다. 아빠뻘인 50대 남성(55.8%)과 보수 성향이 강한 60세 이상 남성(70.2%)보다 더 높은 수치다. 특히 20대 여성들은 44.0%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져 20대 안에서 남성과 여성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서울신문이 8일 이남자 10명에게 속내를 들어 봤더니 이들 대부분은 문재인 정부 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에 표를 준 대학생 권승일(27·가명)씨는 “오 후보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기보단 현 정부를 심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다주택이 잘못된 거로 생각하지도 않는데, 현 정부가 문제로 삼아 놓고선 정작 자신들이 다주택이었다. 이는 공정의 문제이자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의 친여성주의 정책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총선까지 여당을 지지하다가 이번에 야당을 찍은 송준철(26·가명)씨는 “군 복무와 군 가산점, 여성할당제 논란에 대한 민주당의 반응이 실망스러웠다”며 “대북(화해) 정책을 추구한다며 연평도 천안함 사건을 가볍게 여겼다. 이분들을 국가가 인정 안 해 주면 개죽음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20대 남성이 우리 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어 가는 것도 문제였다. 스타트업에 다니는 한승훈(28·가명)씨는 “(취업 등) 정책 하나도 빠짐없이 다 실패했는데도, 뻔뻔하게 남 탓을 하는 게 정부의 큰 문제”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사회로 진출할 기회나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드니 반정부적 입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떤 정당이든 이남자가 추구하는 실용적 행복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면 언제든 이남자의 지지를 받지 못할 거라고 경고한다. 진보와 보수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핵심이 뭔지 보인다는 것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남자 현상을) 실체도 불분명한 보수·진보로 판단해선 안 된다. 20대는 역사적으로 자유로워 ‘내’가 제일 중요하다”며 “실제로 20대 남성이 차별을 받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들이 체감하는 것이 소외감을 불러일으켰다. 국민의힘 역시 이들에게 비전을 보여 주지 못한다면 언제든 이남자 세대는 이탈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20대는 굉장히 실용적인 세대이며 오히려 자신들이 보수화됐다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20대는 국가관, 민족관 등에 구애받지 않으며 상상의 공동체가 아니라 자신의 삶이 중요한 세대인 만큼 20대 개개인의 삶에 직접적으로 와닿는 정책을 펼쳐야 이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거대 양당 대신 다양한 가치를”…‘이여자’의 소신 투표 ‘이여자’(20대 여자의 줄임말)의 4·7 보궐선거 키워드는 소신이었다. 성평등 사회를 바라는 젊은 여성들은 거대 양당 후보를 두고 ‘최악이냐, 차악이냐’ 고민하는 단조로운 투표에서 벗어났다. 대신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다양한 후보들을 지지했다. 전 연령·성별 계층 가운데 유일하게 특정 후보에 과반수 표를 몰아주지 않고 소수 정당 후보들을 가장 많이 지지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방송3사의 4·7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여성의 무소속·군소정당 투표율은 15.1%로 전체 집단 가운데 유일하게 10%를 넘겼다. 20대 여성이 추구하는 가치가 다양하다는 방증이다. 성평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선거에 나선 여성의당 김진아 후보(4위),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5위), 무소속 신지예 후보(6위), 진보당 송명숙 후보(7위), 미래당 오태양 후보(9위)의 표를 합하면 총 9만 4000여표로 3위를 기록한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5만 2107표)보다 많다. 정치권은 20대 여성 유권자가 소수정당 득표의 대부분을 차지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박모(24)씨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20대 여성 자살률이 올라가는 등 여성의 경제적 타격이 높은 이 시기에 여성 정책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공약집을 꼼꼼히 살펴보고 신지혜 후보를 골랐다”고 말했다. 송명숙 후보를 뽑았다고 밝힌 원정현(23)씨는 “더 다양한 정당의 의견이 정치에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해 주류 정당을 뽑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취업준비생 박모(29)씨는 “여성의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진 여성의당을 지지했다”고 강조했다.20대 여성의 소신 투표 배경에는 ‘어차피 시장은 오세훈’이라는 심리가 깔렸다. 선거 직전 연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큰 차이로 앞선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오자 평소 관심 있는 의제에 투표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민주당과 정의당을 지지했다고 밝힌 이혜주(25)씨는 “지난 총선에는 당선 가능성을 고려해 민주당 후보를 찍었는데 이번에는 평소 좋아했던 신지예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이여자는 40대 남성과 함께 박영선 후보 지지율이 높은 집단이기도 했다. 이들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여당에 실망하면서도 오세훈 후보의 인권 의식이 더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박 후보를 뽑았다고 밝힌 직장인 구모(26)씨는 “오 후보의 가장 취약한 점은 소수자 인권을 챙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여성과 성소수자 이슈에 대한 인식조차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학생 조모(23)씨도 “오 후보는 인권과 거리가 멀다”며 “견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박 후보를 골랐다”고 밝혔다. 젊은 여성들은 서울시장 당선인이 된 오 후보에게 성평등 정책을 주문했다. 원씨는 “오 후보가 전임 시장의 과오를 반복하지 말고 성폭력 피해자 지원과 노동권 개선 문제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씨는 “20대 남성 지지율이 70%를 넘는 것을 봤다”면서 “앞으로 남성 지지자들을 더 신경 쓰고 여성 유권자를 외면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화려한 퇴장’ 김종인이 남긴 것…“정권교체 최소 기반 만들었다”

    ‘화려한 퇴장’ 김종인이 남긴 것…“정권교체 최소 기반 만들었다”

    보궐선거 승리로 이끌고 박수 받은 김종인낡은 보수 이미지 쇄신하고 당 외연 확장 평가“자신들이 승리한 것으로 착각말라” 당부국민의힘을 4·7 재보궐선거 압승으로 이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박수를 받으며 퇴장했다. 김 위원장은 ‘탄핵의 강’ 앞에서 머뭇거리다 지난 총선에서 빈사 상태까지 갔던 당을 살려내는 ‘기적’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개인의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당내 해묵은 문제들은 눌러왔던 터라 기대했던 보수 정당의 근본적 체질 변화를 이뤄 냈는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는다. 김 위원장은 이날 퇴임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에 승리함으로써 정권교체의 최소한 기반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저는 이제 자연의 곁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2년간 혁신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부족한 점 투성이”라면서 “이번 결과를 국민 승리로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승리한 거라 착각하며 개혁의 고삐를 늦춘다면 당은 다시 사분오열할 것”이라는 뼈 있는 당부도 남겼다.김 위원장은 취임부터 “보수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강도 높은 개혁 작업에 나섰다. 앞장서 광주를 찾아 5·18 묘역에서 무릎을 꿇었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법처리에는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 위원장의 쇄신으로 국민의힘은 중도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 이날 회견에서도 김 위원장은 낡은 이념정치와 대구·경북(TK) 패권주의를 버려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말을 남겼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우리 당 스스로 갇혀 있던 보수라는 한계를 깨 줬다”면서 “끊임없는 호남 구애 행보와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대국민 사과로 우리가 묶여 있던 과거로부터의 매듭도 풀어 줬다”고 평가했다. 사회적 약자·청년·여성과의 동행을 강조해 당의 외연을 확장시켰다는 평도 있다. 다만 당 밖에서 기용된 원외 구원투수라는 신분 탓에 단단한 당내 기반과 구조적 변화를 만들지 못했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이에 임기 동안은 당 안팎의 도전을 김 위원장이 능수능란하게 제압해 왔지만 퇴임 후에는 국민의힘 내에서 다시 극우 목소리가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자연인으로는 마음대로 내가 활동할 수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정청래 “김종인 목표는 킹메이커 아닌 킹”

    정청래 “김종인 목표는 킹메이커 아닌 킹”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목표는 결국 ‘대권욕심’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사심없이 떠난다는 김 위원장 속셈은 선거가 잘못되면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국민의힘 구제불능이다. 밖에서 다른 대선주자들과 꿍작꿍작 하겠다’, 잘 되면 ‘다 지는 선거를 이기게 만들었으니 나 없는 동안 비난하고 욕했던 사람들 다 정리해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그의 진짜 꿍꿍이 속에 ‘직접 대선에 뛰어들까’라는 계산이 깔려 있을 것”이라며 “조만간 윤석열을 만나 별것 아니면 윤을 제낄수 있다면 제끼고 본인의 출전의지를 불태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 의원은 “간보는 차원에서 윤석열을 만나지 윤석열을 도와주려는 차원은 절대 아니다”며 “안철수 당하듯 윤석열도 이용당할 소지가 높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분 대권욕심 없을 것 같은가?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욕심엔 커트라인이 없고 이분 목표는 킹메이커가 아닌 킹이다”라면서 자신이 김종인 위원장을 잘 안다고 했다. 정 의원은 “그것은 순리도 도리도 아니기에 그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6년 20대 총선당시 민주당 비대위 대표를 맡았던 김종인 위원장은 중도층 표를 겨냥해 대표적 친노친문 강성 인사였던 정청래 의원에게 공천권을 주지 않으며 악연으로 돌아섰다.한편 8일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던 김 위원장은 이날 퇴임 이후 계획에 대해 “별다른 계획은 없고 일단 정치권에서 떠나기 때문에 해야할 일, 밀린 일 처리하고 그런 뒤 생각을 다시 정리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국민의힘이 이번 보선에서 승리하면 다시 정계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는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이번 선거가 끝나면 내가 정치권서 떠난다고 생각해서 (그런 요구에)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김종인 “오세훈, 큰 표차 승리할 것...시민 분노 상당해”

    김종인 “오세훈, 큰 표차 승리할 것...시민 분노 상당해”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재보선 선거에 대해 “오세훈 후보가 상당한 표 차로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부인 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함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제3투표소를 찾아 투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보선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박원순 시장의 성폭력 사태에 대한 심판, 아울러 지난 4년 동안 문재인 정부가 이룩한 여러 업적에 대한 종합적 평가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삶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고 시민의 분노가 상당한 것으로 봐서,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투표율이 50%를 약간 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장직 퇴임 이후 계획에 대해서는“별다른 계획이 없다”며 “일단 정치권에서 떠나기 때문에 그동안 해야 할 일이 밀려 있는 것도 처리하고 생각을 다시 정리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전당대회까지 한시적으로라도 당을 다시 맡아달라는 요구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에는 “별로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며 “전당대회까지 그 자리를 맡는다는 게 별로 의미가 없다”고 답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박영선 “촛불정부 지켜달라” 오세훈 “공정한 서울 만들겠다”

    박영선 “촛불정부 지켜달라” 오세훈 “공정한 서울 만들겠다”

    대한민국 제1·2도시인 서울·부산의 시장 후보들은 투표일을 하루 앞둔 6일 인물론과 정권심판론을 내세우며 마지막 유세에 모든 것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새벽 4시 서민을 상징하는 6411번 버스에 올랐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민주당에 실망한 2030을 겨냥해 신촌에서 마지막 유세를 진행했다. 민주당 김영춘,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1박 2일 동안 부산 전 지역을 도는 투혼을 발휘했다. ■ 진보·서민의 상징 6411번 버스 탄 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6일 오전 4시 진보정치와 서민을 상징하는 ‘6411번 버스’ 유세로 마지막 날을 시작해 여의도·광화문에서 화이트칼라 직장인들을 공략한 뒤 홍대 앞을 찾아 2030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공식 선거운동이 끝난 자정까지 이날 하루만 18시간의 강행군을 펼친 박 후보는 ‘박근혜 탄핵’을 외치며 촛불을 함께 들었던 이들에게 “다시 물대포가 뿌려지는 서울시를 원하느냐”며 막판 결집을 시도했다. 박 후보는 이날 낮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광화문 집중 유세에서 “오세훈 시장, 이명박 대통령 시절 광화문·시청 앞 광장(하면) 무엇이 생각나느냐, 물대포다. 그 물대포를 맞으면서 민주주의를 지키지 않았나”라고 호소했다. 박 후보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겨냥해 “거짓이 난무하는 세상을 용인할 수 없지 않나”라며 “그동안 민주당이 부족함이 있었다. 철저하게 반성하고 뼈저리게 느껴서 투표일을 계기로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했다. 납작 엎드리면서도 민주당과 자신이 국민의힘과 오 후보보다 낫다는 ‘차악론’으로 여전히 고민하는 진보·중도성향 시민들을 설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마지막 유세 장소는 촛불집회의 상징성을 지닌 광화문을 선택했다. 박 후보는 “우리가 나아가고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이 촛불정신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반성하고 있으니 ‘촛불’로 만들어 낸 정부를 지키기 위해 다시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앞서 박 후보는 자신의 옛 지역구인 구로에서 6411번 버스를 타고 강남 빌딩을 청소하러 가는 노동자들을 만났다. 진보정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의 지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6411번은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이 ‘투명인간들’을 위한 정치를 강조하며 언급했던 노선이다. 박 후보는 홍대 상상마당 앞 집중 유세에서 “유세현장에 갈 때마다 바람의 속도가 바뀌고 있다”며 “내일 투표하면 승리한다”고 자신했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과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도 정의와 공정을 약속하며 20대에 박 후보의 지지를 요청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젊음의 상징 신촌에서 피날레 吳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마지막 하루는 지난해 4·15 총선에서 출마했다가 처절하게 패배한 ‘서울 광진구’에서 시작됐다. 절치부심 끝에 1년 만에 반전을 이뤄낸 그는 6일 자신이 낙선한 지역구에서 출발해 보수당의 약점으로 꼽히는 ‘강북 지역’ 전역에 발도장을 찍으며 압승을 노리는 전략을 폈다. 특히 오 후보는 4·7 보궐선거의 피날레 유세 장소로 젊음의 상징인 신촌을 택하면서 ‘2030세대’ 공략에 방점을 찍었다. 오 후보는 오전 8시 광진구 자양사거리 출근 인사로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을 열었다. 그는 “지난해 이맘때 여러분을 뵙고 광진구의 발전을 기약하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중랑·노원·강북·성북·종로·은평·서대문구를 차례로 돌며 북부지역 전역을 훑었다. 오 후보는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 내내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열세를 보였던 ‘비강남’ 지역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특히 비강남권에서 부동산 개발 등의 공약을 강조하면서 ‘균형발전’ 카드로 민심을 공략했다. 오 후보는 이날도 청년층에 가장 공을 들였다. 최근 이어 온 선거유세 패턴인 청년 선(先) 연설 후(後) 본인이 화답하는 방식의 유세로 청년 발언권을 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신촌역 마지막 총유세로 선거운동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례적으로 보수정당에 쏟아진 2030세대의 공개 지지를 전면에 내세워 당의 혁신과 변화를 강조하려는 전략이다. 오 후보는 신촌 유세에서 “(청년들이 말하길) 국민의힘이나 오세훈이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무능함에 지쳤다. 그래서 기회를 한 번 줘 보려고 할 뿐이라고 한다”며 “젊은층의 이런 경고가 두렵다. 당선돼 서울시에 들어가면 불공정하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공정한 서울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저녁 마지막 유세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주호영·유승민 중앙선대위 상임부위원장, 나경원 공동부위원장 등이 총출동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5월 랜선 축제로…1차 출연진 공개

    K팝 한류 행사인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BOF)이 5월 6일부터 나흘간 부산에서 열린다. 부산관광공사는 코로나19확산으로 연기됐던 한류 축제를 5월 개최하기로 하고 1차 출연진을 공개했다고 3일밝혔다. 아시아 최대 한류 축제인 올해 행사에는 새 앨범을 들고 컴백을 준비 중인 ‘NCT DREAM’이 첫 주자로 나선다. 첫 일본 정규앨범을 발표한 아이돌 ‘더보이즈(THE BOYZ)’도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군무와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을 갖춘 ‘위아이(WEi)’도 한류 축제에 합류한다. 올해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은 사상 처음으로 랜선 축제로 기획돼 K팝 팬이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다. 이번 행사는 한류의 저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K팝 콘서트 외에도 다양한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는 파크 콘서트,부산의 문화를 보여주는 ‘BOF 랜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은 2016년 시작돼 매년 부산을 다양한 콘텐츠와 공연으로 채우며 아시아 대표 한류 축제로 자리매김해 왔다. 주최 측은 코로나19 탓에 2년 만에 열리는 올해 축제를 차질없이 진행하기 위해 정부 방역 지침을 준비하며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朴 “20대, 버스·지하철 요금 인하”… 吳 “용산 참사 경위 막론 죄송”

    朴 “20대, 버스·지하철 요금 인하”… 吳 “용산 참사 경위 막론 죄송”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1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20대 청년 버스·지하철 요금 40% 인하를 공약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시장 재임 기간 발생한 용산 참사에 대해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이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에게 밀리는 20대 표심 구애에 나섰다. 박 후보는 양천구 목동 유세에서 “약 40% 할인된 요금으로 버스·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정액권을 만 19~24세 청년에게 발급하겠다”며 ‘서울 청년패스’ 공약을 내놨다. 박 후보는 “코로나19로 취업 곤란, 소득 감소, 생활비 증가 등 삼중고를 겪는 청년세대에 조금이나마 희망을 드리겠다”고 부연했다. 국민의힘의 ‘마이크를 빌려 드려요’ 청년 지지 연설이 호응을 얻자 민주당도 ‘청춘 발언대’를 마련해 청년 연설자 모집에 나섰다. 하지만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이 금지된 미성년자 고등학생이 이날 발언대에 오르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지난달 31일 이수역 유세 현장에서 ‘평범한 시민’이라며 나섰던 발언자들의 당 활동 경력이 드러나 역풍을 맞았다. 오 후보는 전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 용산 참사에 대해 “과도하고 부주의한 폭력 행위 진압을 위한 경찰력 투입으로 생겼던 사건”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민주노총은 이날 “욕도 아깝다”는 한 줄 논평으로 오 후보를 비판했다. 결국 오 후보는 이날 종로노인복지관 방문 후 “경위를 막론하고 공권력이 투입되는 과정에서 좀더 주의하고 신중했다면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책임을 느끼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마지막 혈전에 돌입한 두 후보는 투표 방법도 다르다. 박 후보는 2일 사전투표를 하고, 오 후보는 오는 7일 선거 당일 투표할 예정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이낙연 “부동산, 저도 화나 죽겠다”…‘박영선 구하기’ 총력전

    이낙연 “부동산, 저도 화나 죽겠다”…‘박영선 구하기’ 총력전

    엿새간 서울 11개구 돌며 지원 유세“반성하고 고쳐나가겠다” 읍소 전략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은 30일 “요새 부동산 때문에 시민 여러분 화나고 속상하신 것 잘 안다”며 “저도 화나 죽겠다. 화나면서 후회도 되고 한스럽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성북구 정릉시장에서 열린 4·7 재보선 지원 유세에서 “어째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짐작하고 단속하지 못했을까”라며 “굉장히 후회되고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에 대해 발본색원, 재발방지 의지를 밝히며 “부동산에 대해서 속상하신 것 충분히 알겠고 저희가 반성하며 고칠 것은 고쳐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 위원장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5일 박영선 후보 유세단 출정식을 시작으로 엿새간 구로, 영등포, 종로, 중랑, 강남, 성동, 송파, 은평, 성북, 동대문, 중구까지 총 11개 구를 돌았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부산과 경남도를 한 차례씩 방문하긴 했지만, 서울에 공을 들이며 읍소 전략을 펴는 모습이다. LH 사태에 이어 김상조 전 정책실장의 ‘전셋값 인상’ 논란까지 겹치면서 4차 재난지원금 등 다른 민생 이슈는 묻혀버린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 위원장이 나서서 사과와 반성의 메시지로 여권의 ‘아킬레스건’처럼 돼버린 부동산 민심을 다독이는데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 측근인 중진 의원은 “민주당이 싫다는 국민들이 많아지며 분노 투표 가능성이 커졌다”며 “무조건 잘못했다는 메시지를 통해 ‘박영선 구하기’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성동구 왕십리와 용산구 일대를 돌며 중부권 표심 다잡기에 힘썼다. 점심시간에는 한양대 인근 골목을 훑으며 청년층을 향한 구애에 심혈을 기울였다. 박 후보는 여섯 번째 ‘서울 선언’으로 “청년 월세 지원대상 및 1인 가구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청년 5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월 20만원 월세 지원을 아주 화끈하게 늘리려 한다”고 강조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나우뉴스] 상어의 희귀한 ‘짝짓기’ 보니...난폭한 사랑 나누기

    [나우뉴스] 상어의 희귀한 ‘짝짓기’ 보니...난폭한 사랑 나누기

    보기 드문 상어의 짝짓기 장면이 포착됐다. 2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한 사진작가가 코스타리카 해안에서 상어의 짝짓기를 카메라에 담았다고 전했다. 수중 전문 사진작가 론 왓킨스는 지난달 26일 코스타리카 코코스섬 해안에서 목격한 상어의 짝짓기 장면을 공개했다. 왓킨스가 포착한 사진에는 화이트팁리프샤크(Whitetip reef sharks, 백기흉상어) 한 쌍이 뒤엉켜 짝짓기를 벌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인도양과 태평양의 열대 산호초 지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화이트팁리프샤크는 몸길이 1.5m 정도의 작은 상어다.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 끝이 뚜렷한 흰색인 것이 특징이다. 왓킨스가 목격한 상어 한 쌍은 서로를 탐색하다 곧바로 짝짓기에 들어갔다. 수컷은 암컷의 가슴지느러미를 거칠게 잡아 물고 머리가 해저 바닥으로 향하도록 몸을 뒤집었다. 암컷의 지느러미를 격렬하게 물어뜯는 모습이 짝짓기가 맞는가 싶을 정도였다.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난폭한 짝짓기를 이어가던 상어 한 쌍은 다시 몸을 돌려 바닥에 누운 상태로 교미를 끝냈다. ‘사랑’을 확인한 상어 두 마리는 나란히 헤엄쳐 산호초 사이로 자취를 감췄다. 왓킨스는 “상어의 짝짓기를 목격하고 또 촬영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전문 다이버인 내 주변에도 본 사람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상어는 거칠고 난폭한 짝짓기로 유명하다. 수컷은 짝짓기 전부터 암컷의 등이나 옆구리를 가볍게 물며 구애를 한다. 그러다 본격적인 짝짓기 단계에 접어들면 도중에 암컷의 자세가 틀어지는 일이 없도록 가슴지느러미를 물어 고정한다. 그리곤 배지느러미 부근에 ‘클라스퍼’(clasper)라 불리는 한 쌍의 생식기로 정자를 암컷의 생식기 ‘클로아카’(cloaca)에 배출한다. 이런 격렬한 짝짓기 때문에 암컷 몸 곳곳에는 물린 자국이 역력하다. 이 때문에 어떤 상어 종은 암컷이 수컷보다 피부가 3~4배 두껍게 진화했다. 수컷의 정자를 체내에 저장한 암컷은 본인만의 사이클에 따라 새끼나 알을 낳는다. 간혹 짝짓기도 없었는데 새끼를 낳는 무성생식 사례가 나오기도 한다. 모두 수족관에 갇혀 사는 상어들에게서 발견된 현상이다. 2001년 10월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시 헨리둘리동물원에서 새끼를 낳은 보닛헤드귀상어가 그랬다. 연구팀은 최대 4년까지도 수컷의 정자를 생식기관에 보관하고 있을 수 있는 상어가 수족관에 도착하기 전 바다에서 짝짓기를 통해 수컷에게 정자를 받았을 것으로 추측했다. 하지만 6년 후 발표한 논문에서 플로리다 노바 사우스이스턴 대학교 연구팀 등은 새끼에게서 수컷 유전자는 발견하지 못했다, 무성생식이 맞다고 확인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사설] 스토킹 처벌법 제정, ‘지속적 괴롭힘’은 범죄다

    국회가 어제 본회의에서 스토킹을 명시적 범죄로 규정해 처벌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제정안은 상대방 의사에 반해 접근하거나 지켜보는 행위, 우편·정보통신망 등을 통해 물건·글·영상 등을 보내는 행위 등으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스토킹으로 규정하고 이런 행위가 반복될 경우 스토킹 범죄로 간주해 처벌하는 내용이다. 스토킹 범죄자는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이용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로 형량이 가중된다.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스토킹을 해도 법이 없어 처벌받지 않았다. 이 때문에 스토킹 피해자의 신고가 들어오더라도 경범죄 처벌법상 ‘지속적 괴롭힘’으로만 처벌하거나 형량도 10만원 이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그쳤다. 이처럼 법이 미비했던 것은 스토킹을 청춘남녀들의 애정 문제 정도로 치부하거나 “다정이 죄냐”는 안이한 사회적 분위기 탓이다. 피해자들이 증언하는 스토킹은 안 당해 본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고 공포스러운 ‘범죄’다. 집이나 직장으로 불쑥 찾아와 괴롭히고 이사해도 계속 쫓아다니는 바람에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힘들 정도다. 심지어는 신체적 폭력과 감금, 생명의 위협을 당하기도 한다.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 유명인들도 스토킹 피해로 고통받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이 법안 제정을 통해 우리 사회는 상대방 의사에 반하는 지속적 애정 표시는 사랑이 아니라 심각한 괴롭힘이며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인식, 스토킹은 분명히 범죄라는 인식을 정착시켜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일방적 구애(求愛)를 미화하는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사람 없다’는 속담의 폐해가 적지 않다. 실제 이 법안이 제정됐다는 소식에 사회 일각에선 “이제 구애도 제대로 못 하겠다”거나 “구애와 스토킹의 기준을 무 자르듯 하는 게 가능하겠느냐”, “없는 죄를 뒤집어씌우는 데 악용되지 않느냐”는 냉소적 반응도 없지 않다. 상식에 기초한 사회라면 정상적 구애와 지속적 괴롭힘의 차이를 모를 리 없다. 상대가 싫다는 의사 표시를 했는데도 쫓아다니며 애정 공세를 펴는 것은 또 다른 폭력으로 인식하고, 스토킹 처벌법 시대에 걸맞은 가치관을 재정립해야 한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이 법을 악용하는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꼼꼼하게 법을 운용해야겠지만, 그렇다고 용의자의 정상을 지나치게 참작해 법을 유명무실하게 만들어서도 안 된다. 여러 차례 시도한 끝에 제정된 이 법마저도 보호막이 돼 주지 못한다면 스토킹 피해자들은 더이상 기댈 데가 없다.
  • 김종인의 승부수?… 단일화 승리 후 호남부터 찾았다

    김종인의 승부수?… 단일화 승리 후 호남부터 찾았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4·7 보궐선거 야권 후보단일화 작업을 마무리한 뒤 첫 일정으로 광주를 찾았다. 서울·부산시장 동시 탈환을 임기 마지막 목표로 설정한 김 위원장이 호남 출향민 표심을 잡기 위해 광주를 택했다는 해석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임기 종료 후 대선 국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24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지난 8·11월에 이어 취임 후 세 번째다. 방명록에 ‘5·18 정신으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겠습니다’라고 적은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에서 거의 임무를 마쳐 가는 과정”이라며 “선거가 끝나기 전에 한 번 다녀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5·18 단체들과의 간담회에서는 광주 정신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유를 누리고 지낼 수 있는 것은 다 광주시민의 희생 덕분”이라며 “아직도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폄훼하는 일이 가끔 발생하는데 5·18 민주화운동은 역사적·법적으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18 정신을 생각했을 때 오늘날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당시 광주의 함성에 맞게 제대로 발전하는지 매우 회의적인 상황”이라며 “광주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다시 살려 훼손돼 가는 민주주의가 정상적 상황으로 발전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공식 선거운동 시작(25일) 전날 광주를 방문한 건 사실상 선거 지원으로 풀이된다. 당 관계자는 “서울 내 호남 출신 비율은 서울 출신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이번 보선에서 호남 민심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서울의 인구 구성 비율을 보면 호남 사람들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보궐선거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국민 통합 문제가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단일화 경선 승리로 존재감을 재입증한 김 위원장이 임기 후를 염두에 뒀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선은 전국구 선거인 만큼 광주에서 초등학교(서석초)와 중학교(광주서중)를 나와 호남과 연이 깊은 김 위원장이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보수정당에 대한 호남 내 부정적 이미지를 김 위원장이 조금이라도 완화시켜 준다면 대선에서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진보진영의 ‘반문’(반문재인) 인사들을 포섭할 때 김 위원장의 존재가 이념적 충돌을 막아 주는 완충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국민의힘과 합당 추진” 승부수 던진 안철수…보수층 구애(종합)

    “국민의힘과 합당 추진” 승부수 던진 안철수…보수층 구애(종합)

    “서울시장 되면 합당 추진…안돼도 할 것윤석열과 제3지대 갈 거란 얘기는 이간계”국민의힘 향해 “우리는 한 몸이고 원팀”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회심의 승부수로 국민의힘과의 ‘합당 카드’를 띄웠다. 안 후보는 야권 단일화 승패와 무관하게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경쟁에서 이기려면 제1야당 국민의힘의 핵심 기반인 ‘보수 표심’을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합만이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폭정을 저지시킬 수 있다”며 “서울시장이 돼 국민의당 당원 동지들의 뜻을 얻어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당장 이날 오후 TV토론, 이어질 17~18일 여론조사를 앞두고 보수층을 향해 노골적으로 구애한 것이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게 단일화 경선에서 패하거나 시장 선거에서 떨어지더라도 합당 가능성을 열어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놓고 조건을 놓고 생각하는 게 아니다. 어떤 경우가 되더라도 제가 단일후보가 되든, 되지 않든 서울시장 선거를 야권이 승리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안 후보는 야권 대통합의 실행 방안을 3단계로 제시했다. 자신이 야권 단일후보가 돼 국민의힘과 통합선거대책위를 만들고, 단일후보로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당원의 동의를 얻어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한 뒤, 범야권 대통합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합당 추진 배경에 대해 “제가 서울시장이 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제3지대의 다른 길을 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개적으로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이간계’로 규정했다. 이간계를 쓰는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상상에 맡기겠다”고만 답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가리킨 것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을 향해 “우리는 한 몸이고 원팀”이라며 “단일 후보가 되면 통합선대위를 통해 반드시 승리하고, 연립시정을 완성하고, 범야권 대통합을 추진하는 밀알이 되겠다”고 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플랫폼 없이 장사 안돼… 수수료 부담돼도 참아”

    “플랫폼 없이 장사 안돼… 수수료 부담돼도 참아”

    11번가, 배달의민족, 직방 등 최근 급성장하는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한 업체들이 과도한 수수료에 부담을 느끼지만, 동시에 플랫폼 없이는 영업을 이어 가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점 업체들은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플랫폼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단체구성권과 협의요청권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11일 발표한 온라인 플랫폼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입점 업체 978개사 가운데 66.1%가 ‘플랫폼 이용료(수수료)가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이용료가 적정하다고 밝힌 입점 업체는 13.0%에 그쳤다. 플랫폼 유형별로 부담스럽다고 답한 비율은 부동산앱(84.7%)이 가장 많았고, 이어 배달앱(68.3%), 숙박앱(62.1%), 오픈마켓(60.4%) 순이었다. 플랫폼으로부터 부당행위를 경험한 비율도 47.1%나 됐다. 그중에서도 수수료, 거래절차와 관련한 부당행위가 91.8%로 압도적이었다. 수수료가 높다는 이유(70.9%)뿐 아니라 플랫폼이 수수료를 일방적으로 결정(50.8%)하거나 판매촉진 행사의 비용 부담 기준이 불분명(25.5%)한 경우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았다. 이 외에 다른 플랫폼보다 유리한 조건에 상품을 공급하도록 강요하거나 불필요한 광고를 요구하는 등의 부당행위도 있었다. 그럼에도 입점 업체의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는 상당히 컸다. 플랫폼을 이용하기 시작한 이유(복수응답 포함)로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으면 영업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48.2%)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특히 해당 플랫폼 유형별로 답변 비율이 크게 갈렸다. 오픈마켓 입점 업체는 39.2%만이 ‘미이용 시 영업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답변한 반면 몇몇 소수 앱으로 고착화되는 배달앱(50.0%), 숙박앱(56.5%), 부동산앱(65.0%) 입점 업체들은 모두 절반 이상이 같은 이유를 꼽았다. 중기부 관계자는 “오픈마켓은 부동산앱·숙박앱·배달앱에 비해 종류도 다양하고, 입점 업체들이 오픈마켓 외에도 소비자와 접촉할 수 있는 창구가 많아 온라인 플랫폼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날 플랫폼 입점 업체 대표들은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과 만나 이러한 현실을 토로하며 입점 업체가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기홍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장은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이 막강한 자금력, 물류센터, 배송 시스템을 기반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고, 손무호 한국외식업중앙회 상생협력추진단장은 “배달앱 수수료 산출 방식의 투명한 공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수수료 인하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완수 소상공인연합회 상근부회장도 “판매수수료와 광고비, 검색결과 노출 기준 등 주요 거래 조건을 계약서에 명시하고, 사업자 간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면서 “입점 업체의 단체구성권과 협의요청권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어디로 나와도 상관없다는 윤석열 지지층… 제3지대 45.3%-국민의힘 45.2% 지지 비슷

    어디로 나와도 상관없다는 윤석열 지지층… 제3지대 45.3%-국민의힘 45.2% 지지 비슷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 후보 자리를 놓고 맞붙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구애 경쟁’에 나섰다.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단일화 경선에서 유력 대권 주자인 윤 전 총장과의 고리를 선점할 경우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보선 이후 야권 재편까지 염두에 둔 모습이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11일 윤 전 총장과의 관계에 대해 “직접은 아니지만 모종의 의사소통이 시작됐다”며 “얼마든지 만나 협조할 수 있고, 앞으로 뜻을 모아 함께 할 일이 참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대권 행보를 하게 된다면 ‘서울시장 오세훈’과 가장 잘 맞을 궁합”이라고 공개 구애를 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권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김재원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길 수만 있다면 윤석열이 괴물이면 어떻고 악마면 어떤가”라며 “윤석열이라도 안고 가서 이 정권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보수 지지층이 국정농단 수사에 주요 역할을 한 윤 전 총장을 ‘원수’에 비유하며 적개심을 드러내자 친박(친박근혜) 실세였던 김 전 의원이 중재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당도 윤 전 총장과의 인연을 과시했다. 안철수 후보는 “2016년 초 윤 전 총장이 대구고검에 좌천돼 있을 때 (비례대표 영입을 위해) 여러 고민을 나누고 서로 어떤 사람인지 알 기회를 가졌다”며 “이후 직접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없었지만 간접적으로 지금 상황에 대해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은희 원내대표도 “윤 전 총장이 함께하는 부분에 대해 기대를 해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내년 대선에서 윤 전 총장이 ‘제3세력’ 또는 국민의힘 중 어느 쪽 후보로 출마하든 지지율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9~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 윤 전 총장이 제3세력 후보로 출마할 경우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45.3%,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할 경우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45.2%로 각각 조사됐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윤석열 잡아야 승기 잡는다’…吳·安 앞다퉈 ‘구애 경쟁’

    ‘윤석열 잡아야 승기 잡는다’…吳·安 앞다퉈 ‘구애 경쟁’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 후보 자리를 놓고 맞붙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구애 경쟁’에 나섰다.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단일화 경선에서 유력 대권 주자인 윤 전 총장과의 고리를 선점할 경우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보선 이후 야권 재편까지 염두에 둔 모습이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11일 윤 전 총장과의 관계에 대해 “직접은 아니지만 모종의 의사소통이 시작됐다”며 “얼마든지 만나 협조할 수 있고, 앞으로 뜻을 모아 함께 할 일이 참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대권 행보를 하게 된다면 ‘서울시장 오세훈’과 가장 잘 맞을 궁합”이라고 공개 구애를 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권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김재원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길 수만 있다면 윤석열이 괴물이면 어떻고 악마면 어떤가”라며 “윤석열이라도 안고 가서 이 정권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보수 지지층이 국정농단 수사에 주요 역할을 한 윤 전 총장을 ‘원수’에 비유하며 적개심을 드러내자 친박(친박근혜) 실세였던 김 전 의원이 중재에 나선 것이다.국민의당도 윤 전 총장과의 인연을 과시했다. 안철수 후보는 “2016년 초 윤 전 총장이 대구고검에 좌천돼 있을 때 (비례대표 영입을 위해) 여러 고민을 나누고 서로 어떤 사람인지 알 기회를 가졌다”며 “이후 직접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없었지만 간접적으로 지금 상황에 대해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은희 원내대표도 “윤 전 총장이 함께하는 부분에 대해 기대를 해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내년 대선에서 윤 전 총장이 ‘제3세력’ 또는 국민의힘 중 어느 쪽 후보로 출마하든 지지율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9~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 윤 전 총장이 제3세력 후보로 출마할 경우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45.3%,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할 경우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45.2%로 각각 조사됐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단 한 사람을 위한 영화, 냉전 시대 기적을 찍다

    단 한 사람을 위한 영화, 냉전 시대 기적을 찍다

    佛댄서에 반한 동독 단역 배우공산당 속이며 감독 행세 나서 복고풍 소품 등 영상미 돋보여개연성·현실성은 다소 부족해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30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굳이 냉전 시대의 추억을 되살리려는 영화는 많지 않다. 하지만 시대의 장벽에 부딪혀 헤어져야 하는 연인들의 애틋한 로맨스를 담을 시공간으로 냉전만큼 적절한 소재가 있을까. 10일 개봉한 독일 영화 ‘쁘떼뜨’(2019)는 이처럼 동서독 분단의 현장인 1961년 베를린을 적절히 활용해 기적 같은 사랑을 그렸다. 동독 엑스트라 배우 에밀(데니스 모옌 분)은 촬영장에서 한눈에 반한 프랑스 무명 댄서 밀루(에밀리아 슐레 분)에게 “내일 와줄 거죠”라고 구애하고, 밀루는 “프테트르(Peut-tre)”라고 답변한다. 영화의 제목은 밀루의 이 말에서 따왔다. 프랑스어로 ‘아마도’, ‘어쩌면’을 뜻하는 ‘프테트르’는 이제 막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는 연인들에게 여운을 남기듯 앞으로의 난관을 암시한다. 실제 다음날 동독 정부가 기습적으로 서베를린과의 국경을 폐쇄하면서 밀루는 에밀을 만나지 못하고 파리로 돌아간다. 시대의 아픔은 두 사람을 갈라놓았지만, 에밀은 밀루를 만나겠다는 일념 하나로 동독 공산 정부를 기만하고 감독 행세를 한다. 밀루가 대역을 맡은 프랑스 여배우 베아트리체를 캐스팅하고 밀루도 고용해 영화를 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에밀의 ‘사기극’으로 두 사람은 극적으로 재회하지만, 또다시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이한다. 오로지 한 사람만을 위해 영화를 만들고, 신분을 속여 감독 행세를 하는 에밀의 과감한 발상은 엉성하고, 무모해 보인다. 그럼에도 우연한 상황들이 겹쳐 순조롭게 흘러간다. 관객 입장에서 눈에 불을 켜고 보면 모든 개인 정보가 데이터베이스화된 21세기에 불가능한 발상이다. 영화 역시 개연성과 현실성이 부족하다. 장애물에 가로막힌 연인의 이별과 재회라는 원형적 멜로드라마를 벗어나지도 못한다. 하지만 데니스 모옌의 강렬한 눈빛과 에밀리아 슐레의 사랑스러운 웃음은 이 부족함을 상쇄한다. ‘프테트르’라는 불확실하지만 미래에 대한 기대를 담은 낯선 단어가 주는 기분 좋은 설렘 때문인지 허점을 지적하고픈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진다. 오히려 에밀의 사기극이 탄로 나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몰입하게 된다. 마틴 슈라이어 감독 연출도 돋보이지만, 분단된 독일의 아픈 역사 속에서도 낭만과 희망을 향한 기대감이 약간의 엉성함을 눈감아 주게 할 듯싶다. 소품으로 나온 타자기와 화려한 색감의 복고풍 의상, 클래식 자동차 등은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 영화 첫 부분에 등장하는 프랑스 시골의 풍경과 밀루의 댄스 장면 등에선 영상미도 돋보인다. 복고적 분위기에 취하고 싶으면 즐길 만하다. 상영시간 125분. 12세 관람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車요일제·종량제봉투의 아버지 “환경 지키는 게 돈”

    車요일제·종량제봉투의 아버지 “환경 지키는 게 돈”

    시대를 앞서 한 분야에 평생을 바치는 사람들은 남다르다. 열정과 뚝심이 있다. 그래야 수많은 역경과 어려움에 부딪혀도 꾸준하게 목표를 향할 수 있다. 정치권의 구애 등 유혹도 이겨 낼 수 있다. 긍정 마인드와 미래를 내다보는 눈도 있다. 긍정 마인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자신의 뜻을 쉽게 전파해 동지를 만든다. 앞을 내다보는 사람은 과거의 성과에만 매달리지 않고 전진한다.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최열(72) 이사장이 그런 사람이다. 박정희 독재 정권 시대에 민주화운동에 나섰다가 환경운동에 투신한 지 40년 넘게 현장에서 뛰고 있다. 민주투사에서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과정도 독특하다. 그는 1975년 5월 명동성당 전국대학생연맹 사건으로 옥살이하던 1976년 ‘공해추방운동’으로 내 능력을 사회에 돌려주겠다고 결심했다. ‘공해’라도 배부르게 먹고 싶다는 시대에, 공해를 공예로 알아듣던 시대에 환경오염을 떠올렸다. 그의 생명 존중 사상은 그만큼 컸다. “동료와 나가면 뭘 하겠느냐고 토론했는데 다들 노동운동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화학을 공부했으니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공해 추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본에서는 미나마타병이 심한 시절이었습니다.” 당시는 한국에 공해 관련 책조차 없던 시절이었다. 가족에게 부탁해 일본 책을 받아 봤다. 하지만 그는 일본어를 몰랐다. 가타카나부터 시작해 일본어를 독학했다. 1979년 5월 30일 형집행정지로 4년 만에 출소했을 때 환경전문가가 됐다. 그동안 그가 본 공해 관련 책만 250권에 달했다. “책 보는 거 말고 할 게 없었습니다. 온종일 몰입해 책을 보니까 현장 조사하고 토론에서 밀리는 꿈을 꾸다 놀라서 깨어나기도 했습니다. 박정희가 구속했기 때문에 환경운동가가 된 겁니다. 구속 안 됐으면 맥주공장이나 식품공장에 일했겠죠.”그러나 시대가 그를 놔주지 않았다. 6개월 만인 1979년 11월 YWCA 위장결혼식 사건으로 신군부에 의해 또다시 구속됐다. “1년 4개월간 다시 수감된 것은 공해 공부가 부족했기 때문인가 봅니다. 두 번째로 공해 공부를 했습니다.” 당시 그는 서울 용산구 국군보안사령부 서빙고 분실로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했다. 얼굴이 두 배가 되도록 맞아도 기절하지 않았다. 수사관이 ‘플라스틱 인간’으로 불렀다. 일명 ‘빵 동지’인 고 백기완 선생과 출소 후 8개월 동안 강원 추곡약수터 등 좋은 곳을 다녔다. 백기완 선생이 혹독한 고문으로 건강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는 그의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 긍정 마인드, 인간성까지 알 수 있는 일화다. 공해 공부 ‘재수’ 끝에 그는 1981년 공해문제연구소를 구상해 그다음 해에 발족시켰다. 우리나라 최초의 환경운동단체였다. 1993년에는 환경운동연합을 창립해 2005년까지 12년간 사무총장과 공동대표를 지내며 아시아 최대 환경단체로 키웠다. 2002년에는 환경재단을 만들었다. 국내 처음 환경전문 공익재단이었다. 정부, 기업과 손잡고 아시아의 기후·환경 문제 해결에 나섰다. 마시는 물이 없는 지역에 우물을 파 주고, 전기 없는 곳에 태양광 등을 지원한다. 환경운동하는 후배를 위해 재충전할 기회도 만들었다. 석박사 과정 10명씩 선발해 1년간 월 100만원씩 지원해 준다. 그는 이처럼 남들이 가지 않은 험난한 길을 가며 환경운동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간다. 그동안 성과도 눈부시다. 종량제봉투, 마트 장바구니 사용, 자동차 요일제 등이 그의 아이디어와 추진력에서 나왔다. 1995년에 ‘환경노벨상’ 골드만 환경상을, 2013년에는 수감 중 세계적인 환경운동단체 시에라클럽의 ‘치코멘데스상’을 받는 등 전 세계가 인정하는 환경운동가가 됐다. 환경운동을 하면서도 시련을 겪었다. 4년 6개월의 수사와 재판 끝에 2013년 2월 대법원에서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 1년에 추징금 1억 3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돼 1년간 수감됐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해 ‘흐르는 물을 막아서 맑아진 역사가 없다’고 반대했더니 이사 자금이 부족해 빌렸던 돈을 문제 삼았습니다. 2008년 1억 3000만원을 빌렸다가 1년 후에 모두 갚았습니다. 그동안 쉬지 않고 현장을 다녔기 때문에 공부도 좀 하고 또 충전해야 되는데 마침 그런 기회가 와서 오히려 도움이 됐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광고 문구가 그에게 딱 맞는다. 추진력은 한결같고 아이디어는 넘친다. 올해에도 오는 25일 우리나라 최초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리더십 과정을 시작한다. ‘쾌적한 환경에서 강한 경제가 나온다’는 확신에서 이상기후 시대 기업의 필수 경영 전략인 ESG 지도자 과정을 마련했다. 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과 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함께 지난달 2일에는 ‘2021 그린수소포럼’을 창립했다. 정부의 탄소중립, 그린뉴딜, 수소경제 등 청정에너지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민간 포럼이다.미래 그림도 크게 그린다. 크루즈선을 만들어 다보스포럼 같은 세계적인 환경포럼을 열 계획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하지 못했던 그린보트의 진화 버전이다. 그린보트는 시민, 비정부기구(NGO) 활동가, 기업 임직원, 전문가, 명사 등이 동아시아 환경 현장을 탐방하며 환경 문제를 얘기하는 크루즈 프로그램이다. “이걸 할 사람은 최열밖에 없다”는 뚝심으로 진행한다. 그의 환경운동 방식은 부드럽고 슬기롭다. 머리띠 두르고 구호 외치는 방식이 아니다. 이상과 현실을 조화시키면서 환경의 가치를 전파한다. 어린이환경센터를 세워 10만여명의 그린리더를 길러 냈다. 스테디셀러인 ‘최열 아저씨의 지구 온난화 이야기’ 등의 책을 써 어린이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미리 일깨워 준다. 구호도 긍적적으로 바꾼다. ‘인간이 자연을 버리면 자연도 인간을 버린다’를 ‘인간이 자연을 살리면 자연도 인간을 살린다’는 식이다. 기업도 환경운동의 동반자로 인식하며 상생하려고 노력한다. “환경이 밥 먹여 주고 돈이 됩니다. 환경은 21세기의 제2반도체입니다. 환경에 투자 안 하면 살 수가 없습니다. 1980년대 지구 용량이 찼는데 그대로 갔습니다. 현재 1.5배 초과해서 파산이 온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코로나 바이러스도 인간이 자연 영역을 침범해 역습한 겁니다. 인류는 (화상회의 앱) 줌에 갇혀서 회의하고 마스크 쓰는 신세가 됐습니다. 최강국 미국이 코로나19로 50만명 이상 사망했다는 것은 인류가 기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살아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했죠. 너무 심각하니까 유럽도 미국도 2050년 탄소중립을 하겠다고 얘기했고 우리나라도 탄소중립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1990년대부터 이대로 가면 인류가 최악의 경우를 맞는다고 주장했지만 사람들의 공포심을 자극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체험하지 않은 미래를 얘기하면 진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기후 재난으로 어떤 세상이 될 거인지를 그림 그리듯 설명해야 합니다. 겁주는 거는 효과 없어요.” 사람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환경운동에 문화도 접목했다. 2004년 서울 환경영화제를 만들었고, 오는 6월 3~9일 18회째 이어 간다. “21세기는 환경과 문화의 세기입니다. 영화 한 편이 세미나 10번보다도 더 감동을 줍니다. 지구를 살리려면 물질적인 욕망을 줄여야 하지만 어렵습니다. 문화생태로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거죠.” 그는 이상기후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 세계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오래전부터 강조했다. “기술과 자본이 있어야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재원이 가장 중요합니다. 10대 강대국이 군사비 10% 줄이면 됩니다. 과거에 소련과 미국이 핵무기가 너무 많으니까 동시에 감축한 것처럼요. 2050년까지 탄소제로가 되지 않으면 그다음에는 노력해도 낭떠러지로 떨어집니다.” 그는 내내 미소를 띠었다. 긍정적인 성격이 그대로 나타났다. 고문받은 것을 회상할 때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절대로 쓰지 않는 단어 3개도 부정적인 말이었다. ‘죽겠다’, ‘힘들다’, ‘바쁘다’. 생활신조도 ‘신나게 일하고 재밌게 살자’다. 인생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야 한다”였다. 대신 미래를 예측하고 프로가 돼야 한다고 했다. “지식 반감기가 갈수록 짧아지기 때문에 금방 제로가 된다”며 공부도 해야 한다고 했다. 칠순이 넘었어도 지구를 생각하는 열정과 행동은 현재진행형이다. 한 발짝 앞서 나가는 그가 어떤 새 길을 보여 줄지 주목된다. 글 사진 김영중 선임기자 jeunesse@seoul.co.kr
  • 車요일제·종량제봉투의 아버지 “환경 지키는 게 돈”

    車요일제·종량제봉투의 아버지 “환경 지키는 게 돈”

    시대를 앞서 한 분야에 평생을 바치는 사람들은 남다르다. 열정과 뚝심이 있다. 그래야 수많은 역경과 어려움에 부딪혀도 꾸준하게 목표를 향할 수 있다. 정치권의 구애 등 유혹도 이겨 낼 수 있다. 긍정 마인드와 미래를 내다보는 눈도 있다. 긍정 마인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자신의 뜻을 쉽게 전파해 동지를 만든다. 앞을 내다보는 사람은 ‘라떼는 말이야’라며 과거의 성과에만 매달리지 않고 전진한다.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최열(72) 이사장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박정희 독재 정권 시대에 민주화운동에 나섰다가 환경운동에 투신한 지 40년 넘게 현장에서 뛰고 있다.민주투사에서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과정도 독특하다. 그는 1975년 5월 명동성당 전국대학생연맹 사건으로 옥살이하던 1976년 ‘공해추방운동’으로 내 능력을 사회에 돌려주겠다고 결심했다. ‘공해’라도 배부르게 먹고 싶다는 시대에, 공해를 공예로 알아듣던 시대에 환경오염을 떠올렸다. 그의 생명 존중 사상은 그만큼 컸다. “동료와 나가면 뭘 하겠느냐고 토론했는데 다들 노동운동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화학을 공부했으니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공해 추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본에서는 미나마타병이 심한 시절이었습니다.” 당시는 한국에 공해 관련 책조차 없던 시절이었다. 가족에게 부탁해 일본 책을 받아 봤다. 하지만 그는 일본어를 몰랐다. 가타카나부터 시작해 일본어를 독학했다. 1979년 5월 30일 형집행정지로 4년 만에 출소했을 때 환경전문가가 됐다. 그동안 그가 본 공해 관련 책만 250권에 달했다. “책 보는 거 말고 할 게 없었습니다. 온종일 책을 보니까 현장 조사하고 토론에서 밀리는 꿈을 꾸다 놀라서 깨어나기도 했습니다. 박정희가 구속했기 때문에 환경운동가가 된 겁니다. 구속 안 됐으면 맥주공장이나 식품공장에 일했겠죠.”그러나 시대가 그를 놔주지 않았다. 6개월 만인 1979년 11월 YWCA 위장결혼식 사건으로 신군부에 의해 또다시 구속됐다. “1년 4개월간 다시 수감된 것은 공해 공부가 부족했기 때문인가 봅니다. 두 번째로 공해 공부를 했습니다.” 당시 그는 서울 용산구 국군보안사령부 서빙고 분실로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했다. 얼굴이 두 배가 되도록 맞아도 기절하지 않았다. 수사관이 ‘플라스틱 인간’으로 불렀다. 정신착란 증세를 보일 정도로 혹독한 고문이었다. 일명 ‘빵 동지’인 고 백기완 선생과 출소 후 8개월 동안 강원 추곡약수터 등 좋은 곳을 다녔다. 백 선생이 모진 고문으로 건강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는 그의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 긍정 마인드, 인간성까지 알 수 있는 일화다. 공해 공부 ‘재수’ 끝에 그는 1981년 공해문제연구소를 구상해 그다음 해에 발족시켰다. 우리나라 최초의 환경운동단체였다. 1993년에는 환경운동연합을 창립해 2005년까지 12년간 사무총장과 공동대표를 지내며 아시아 최대 환경단체로 키웠다. 2002년에는 환경재단을 만들었다. 국내 처음 환경전문 공익재단이었다. 정부, 기업과 손잡고 아시아의 기후·환경 문제 해결에 나섰다. 마시는 물이 없는 지역에 우물을 파 주고, 전기 없는 곳에 태양광 등을 지원한다. 환경운동하는 후배를 위해 재충전할 기회도 만들었다. 석박사 과정 10명씩 선발해 1년간 월 100만원씩 지원해 준다. 그는 이처럼 남들이 가지 않은 험난한 길을 가며 환경운동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간다. 그동안 성과도 눈부시다. 종량제봉투, 마트 장바구니 사용, 자동차 요일제 등이 그의 아이디어와 추진력에서 나왔다. 1995년에 ‘환경노벨상’ 골드만 환경상을, 2013년에는 세계적인 환경운동단체 시에라클럽의 ‘치코멘데스상’을 받는 등 전 세계가 인정하는 환경운동가가 됐다. 환경운동을 하면서도 시련을 겪었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해 “흐르는 물을 막아서 맑아진 역사가 없다”고 반대했다가 2013년 세 번째로 1년간 수감됐다. 긍정 마인드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했다. “그동안 쉬지 않고 현장을 다녔기 때문에 공부도 좀 하고 또 충전해야 되는데 마침 그런 기회가 와서 오히려 도움이 됐습니다.” 출소하면서 “나하고 이명박하고 임무 교대할 때가 올 거다”고 예언했고 적중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광고 문구가 그에게 딱 맞는다. 추진력은 한결같고 아이디어는 넘친다. 올해에도 오는 25일 우리나라 최초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리더십 과정을 시작한다. ‘쾌적한 환경에서 강한 경제가 나온다’는 확신에서 이상기후 시대 기업의 필수 경영 전략인 ESG 지도자 과정을 마련했다. 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과 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함께 지난달 2일에는 ‘2021 그린수소포럼’을 창립했다. 정부의 탄소중립, 그린뉴딜, 수소경제 등 청정에너지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민간 포럼이다.미래 그림도 크게 그린다. 크루즈선을 만들어 다보스포럼 같은 세계적인 환경포럼을 열 계획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하지 못했던 그린보트의 진화 버전이다. 그린보트는 시민, 비정부기구(NGO) 활동가, 기업 임직원, 전문가, 명사 등이 동아시아 환경 현장을 탐방하며 환경 문제를 얘기하는 크루즈 프로그램이다. “이걸 할 사람은 최열밖에 없다”는 뚝심으로 진행한다. 그의 환경운동 방식은 부드럽고 슬기롭다. 머리띠 두르고 구호 외치는 방식이 아니다. 이상과 현실을 조화시키면서 환경의 가치를 전파한다. 어린이환경센터를 세워 10만여명의 그린리더를 길러 냈다. 스테디셀러인 ‘최열 아저씨의 지구 온난화 이야기’ 등의 책을 써 어린이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미리 일깨워 준다. 구호도 긍적적으로 바꾼다. ‘인간이 자연을 버리면 자연도 인간을 버린다’를 ‘인간이 자연을 살리면 자연도 인간을 살린다’는 식이다. 기업도 환경운동의 동반자로 인식하며 상생하려고 노력한다. “환경이 밥 먹여 주고 돈이 됩니다. 환경은 21세기의 제2반도체입니다. 환경에 투자 안 하면 살 수가 없습니다. 1980년대 지구 용량이 찼는데 그대로 갔습니다. 현재 1.5배 초과해서 파산이 온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코로나 바이러스도 인간이 자연 영역을 침범해 역습한 겁니다. 인류는 (화상회의 앱) 줌에 갇혀서 회의하고 마스크 쓰는 신세가 됐습니다. 최강국 미국이 코로나19로 50만명 이상 사망했다는 것은 인류가 기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살아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했죠. 너무 심각하니까 유럽도 미국도 2050년 탄소중립을 하겠다고 얘기했고 우리나라도 탄소중립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1990년대부터 이대로 가면 인류가 최악의 경우를 맞는다고 주장했지만 사람들의 공포심을 자극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체험하지 않은 미래를 얘기하면 진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기후 재난으로 어떤 세상이 될 거인지를 그림 그리듯 설명해야 합니다. 겁주는 거는 효과 없어요.” 사람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환경운동에 문화도 접목했다. 2004년 서울 환경영화제를 만들었고, 오는 6월 3~9일 18회째 이어 간다. “21세기는 환경과 문화의 세기입니다. 영화 한 편이 세미나 10번보다도 더 감동을 줍니다. 지구를 살리려면 물질적인 욕망을 줄여야 하지만 어렵습니다. 문화생태로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거죠.” 그는 이상기후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 세계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오래전부터 강조했다. “기술과 자본이 있어야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재원이 가장 중요합니다. 10대 강대국이 군사비 10% 줄이면 됩니다. 과거에 소련과 미국이 핵무기가 너무 많으니까 동시에 감축한 것처럼요. 2050년까지 탄소제로가 되지 않으면 그다음에는 노력해도 낭떠러지로 떨어집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미소를 띠었다. 긍정적인 성격이 그대로 나타났다. 고문받은 것을 회상할 때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절대로 쓰지 않는 단어 3개도 부정적인 말이었다. ‘죽겠다’, ‘힘들다’, ‘바쁘다’. 생활신조도 ‘신나게 일하고 재밌게 살자’다. 인생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야 한다”였다. 대신 미래를 예측하고 프로가 돼야 한다고 했다. “지식 반감기가 갈수록 짧아지기 때문에 금방 제로가 된다”며 공부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칠순이 넘었어도 지구를 생각하는 열정과 행동은 현재진행형이다. 한 발짝 앞서 나가는 그가 어떤 새 길을 보여 줄지 주목된다. 글 사진 김영중 선임기자 jeunesse@seoul.co.kr
  • 고교생 등 1000여명 동원해 수십억원 ‘지역화폐 깡‘

    고교생 등 1000여명 동원해 수십억원 ‘지역화폐 깡‘

    지역화폐 10% 인센티브제를 악용해 유령업체를 차린 뒤 고등학생들 동원해 수십억원을 허위결제 해 차액을 챙긴 일당 2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조직폭력배들을 모집책으로 동원해 같은 지역 고등학생등 1300여 명을 끌어들여 허위 결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사기, 보조금관리법, 지방재정법 위반 등 혐의로 총책 20대 A씨와 모집 총책을 맡은 조폭 B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중간 모집책 역할을 한 조폭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경기와 충남, 울산 지역에 각 2개씩 유령업체 6곳을 차려놓고 지역화폐 47억5000만원 상당을 허위 결제해 할인액 10%에 해당하는 4억75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최근 발행되는 지역화폐가 기존 상품권이나 실물 카드로 현장에서 결제하는 방식뿐 아니라 모바일 상품권과 QR코드를 이용해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결제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려 범행했다. 빈 사무실에 가계약금만 걸고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한 이들은 이 유령 계약서를 토대로 세무서에 사업자 등록증을 낸 뒤 곧바로 지자체에 지역화폐 가맹 신청을 냈다. 서류상 업종은 화장품판매업이었지만 이들의 유령 매장은 텅 비어있었다. 그러나 관할 지자체는 실사 등 절차 없이 서류만 보고 가맹 허가를 내줬다. B씨 일당은 대전과 충남, 전북지역의 조폭들을 동원해 지인과 지역 후배 등을 다단계 방식으로 모아 고등학생 200여 명과 무직 청년 등 1330여 명을 모집했다. 이어 이들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1인당 구매 한도액인 50∼100만원어치의 지역화폐를 사들였다. 결제에는 매장별로 부여된 QR코드가 사용됐다. 이들은 해당 QR코드 이미지를 복사해둔 뒤 매장 방문 없이 휴대전화로 모바일 상품권을 원격 결제했다. 동원된 학생 등은 지역 선배인 조폭들의 강요로 휴대전화를 빌려줬을 뿐 실제 범행에 가담하거나 금전을 빼앗기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화폐가 특정 가맹점에서 다수 이용자에 의해 최고 한도액으로 집중 거래된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통신수사, 계좌분석, 현장 탐문과 잠복 등 수 개월간의 수사 끝에 피의자들이 전년도 3월 중순경부터 2개월간에 걸쳐 이용자 1300여명을 모집하여 47억원 상당의 지역화폐 허위 매출을 발생시킨 뒤, 그 10%에 해당하는 4억 7000만원 상당의 보조금을 편취한 증거를 확보하여 주요 피의자 20여명(관리조폭 2개 파 7명 포함)을 순차 추적·검거, 자금책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지난해 8월 A씨를 검거해 구속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다. A씨 등은 거둬들인 범죄이익 4억7000만원 중 총책과 자금책 등이 3억원을 나눠 갖고 하부 조직원들에게는 1억7000만원을 분배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죄수익은 인터넷 도박과 수입차 렌트 비용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확인된 유령업체에 대한 지역화폐 가맹 등록을 취소하고 이들이 취득한 범죄수익에 대해 환수 조치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QR코드를 기반으로 한 지역화폐는 시간과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그만큼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이번 사건에서 범인들은 특정 가맹점에서 최고 한도액을 집중적으로 결제하는 등 비정상적인 거래를 했으나 시스템상으론 걸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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