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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운전 사망 사고’ 황민, 항소심서 징역 3년 6개월로 감형

    ‘음주운전 사망 사고’ 황민, 항소심서 징역 3년 6개월로 감형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망사고를 내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은 배우 박해미의 전 남편 황민(46)씨가 항소심에서 감형 받았다. 의정부지법 제2형사부는 7일 열린 황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4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이 중대한 결과를 낳았고, 피해자 유가족에게는 아직 용서를 받지 못한 점, 과거에도 음주·무면허 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은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음주 무면허 운전으로 처벌받은 이후에는 별다른 처벌 전력이 없고, 일부 피해자와는 합의해 처벌을 원치 않은 점 등으로 봤을 때 원심에서 내려진 형은 무겁다”면서 감형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12월 의정부지법 형사1단독 정우정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황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정 판사는 “자동차면허 취소 수치의 2배가 넘는 상태로 난폭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로 인해 동승자 2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동승자 2명을 다치게 하는 등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판시했다. 1심 판결 이후 황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고, 법정 최고형인 징역 6년을 구형했던 검찰도 “죄질이 불량하다”면서 항소했다. 황씨는 지난해 8월 경기도 구리시 강변북로 남양주 방면 토평IC 인근에서 술에 취한 채 차를 몰고 가다가 갓길에 정차한 25t 화물트럭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승용차에 타고 있던 뮤지컬 단원 인턴 A(20)씨와 뮤지컬 배우이자 연출가 B(33)씨 등 2명이 숨지고 황씨 등 3명이 다쳤다. 조사 결과 당시 황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104%였다. 당시 황씨의 승용차는 시속 167㎞로 빠르게 달리며 속칭 ‘칼치기’ 운전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배우 박해미(55)씨는 지난달 법률대리인을 통해 황씨와 이혼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박해미씨는 유가족들에게 사과하며 황씨의 처벌 여부와 상관없이 도의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황씨의 선처를 요청하지도 않겠다고도 했다. 이 사건은 음주운전 사망사고 시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강화된 ‘윤창호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범죄 방지와 조리돌림 사이… 범인 신상공개 ‘고무줄 잣대’

    범죄 방지와 조리돌림 사이… 범인 신상공개 ‘고무줄 잣대’

    찬성측 “피해자 인권 더 중요” “알권리” 반대측 “판결 전까지 무죄 추정 적용” 부실수사 국민분노 피하려 악용 지적도 “공개 통한 예방효과 아직 입증 안 돼” “기준 구체화 하거나 위원회 통일 필요”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강력범 신상공개의 기준과 효과를 두고 논란이 다시 뜨거워졌다. 6일 경찰에 따르면 고유정은 올 들어 3번째 강력범 신상공개에 해당한다. 앞서 경찰은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씨 부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김다운(34)과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사건 피의자 안인득(42)의 신상을 공개했다. 현행법에는 신상공개 기준으로 ▲범행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강력범죄 사건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것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가 청소년에 해당하지 아니할 것 등 4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나 영향력, 물적 증거, 범죄의 잔혹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하지만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 경찰 3명과 외부전문가 4명으로 구성된 강력범죄 피의자 신상공개위원회(위원회)의 구성이나 여론의 동향에 따라 공개 여부가 자의적으로 결정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부실한 수사와 초동 대처 미흡으로 경찰이 비판을 받게 되면 국민의 분노를 피의자에게 돌리기 위해 신상공개 카드를 악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안인득이다. 같은 아파트 주민들이 안인득의 위협적인 행동을 계속 신고했는데도 경찰이 이를 무시해 결국 참극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그러자 경찰은 사건 하루 만에 안인득의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강신업 변호사는 “지방경찰청마다 신상공개 심의위원회가 열리지만, 위원들의 성향에 따라 비슷한 사건도 다르게 판단할 때가 있다”면서 “기준을 구체화하거나 위원회를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관성 없는 신상공개로 인해 제도 자체에 대한 찬반 여론도 갈린다. 피의자보다 피해자 인권이 중요하고, 국민의 알권리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게 찬성 측 논리다. 직장인 안모(28)씨는 “신상공개 반대론자들은 본인의 가족이 피해를 당해도 ‘피의자의 인권을 존중해주자’는 말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신상공개의 근거로 범죄 예방 효과를 제시한다. 이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여죄가 있다면 신상공개가 도움되겠지만 공개를 통한 범죄예방 효과는 아직 명확히 입증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법원 판결 전까지 무죄추정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모(28)씨는 “공개의 기준이나 효과를 알 수 없는데 현대판 ‘조리돌림’을 위한 조치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삼바 증거인멸’ 윗선 구속 관건은 “가담 정도”

    기각된 安 부사장, 그룹내 영향력 작게봐 증거인멸 지휘한 정현호 사장 소환 임박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삼성전자 부사장 두 명에 대한 법원 판단이 엇갈렸다. 기준은 ‘가담 정도’다. 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함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이모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과 안모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에 대해 ‘가담 정도’를 놓고 판단을 달리했다. 영장을 발부한 이 부사장에 대해선 “피의자의 지위 등에 비추어 증거인멸이 있다”고 밝힌 반면 영장을 기각한 안 부사장에 대해선 “가담 경위와 역할, 관여 정도 등에 비추어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른바 ‘어린이날 회의’에 함께 참석한 부사장급임에도 ‘구속이 필요할 정도로 증거인멸에 깊이 가담했는가’에 차이가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들은 지난해 5월 5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모여 삼성바이오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내부 회계 자료 등을 은폐·조작하기로 논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법원은 또 다른 회의 참석자들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소속 부사장 1명과 인사팀 부사장 1명의 영장을 발부했지만,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이사에 대해선 가담 정도가 낮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이번에 구속된 이 부사장은 구조조정본부 재무부 팀장, 전략기획실 전략지원팀 부장, 미래전략실 전략팀 임원 등을 거쳐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으로 온 ‘재무통’으로 삼성그룹 내 회계 업무에 밝은 인물이다. 일각에선 법원이 ‘본안’이라 할 수 있는 분식회계 문제에 업무적으로 더 가까운 이 부사장의 가담 정도가 크다고 판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나아가 그룹 내부적으로 이 부사장이 기각된 안 부사장에 비해 영향력이 크다고 법원이 판단했다는 해석도 있다. 관련 수사를 진행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안 부사장에 대한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실제 회의에서 발언한 내용을 보면 구속된 이 부사장의 관여 정도가 더 높다고 판단할 여지는 있다”면서도 “이미 30대 대리급까지 구속돼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증거인멸의) 출발점인 회의에 참여하고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렸던 임원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게 검찰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검찰은 이미 증거인멸 혐의로 삼성그룹 임직원 8명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영장 결과와 상관없이 수사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검찰이 조직적 증거인멸을 전두지휘한 ‘윗선’으로 보고 있는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에 대한 소환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모교 방문한 문무일 “검찰도 자치검찰제 도입해야”

    모교 방문한 문무일 “검찰도 자치검찰제 도입해야”

    실효적 자치경찰제 강조한 검찰검찰도 국가·지역검찰 구분해야수사판사제도로 검경 견제 필요법무부 장관 수사지휘 유지돼야문무일 검찰총장이 검찰도 경찰처럼 ‘자치검찰제’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5일 오후 자신의 모교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열린 초청 강연회에서 “미국의 검사장 선출 방식이 바로 자치검찰제”라며 “검찰 조직은 국가검찰과 지역검찰로 구분하는 제도인데 (정부가 자치검찰제 도입을) 왜 안 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검찰(총장)을 선거로 선출하는 방안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문 총장이 개인 의견을 전제로 평소 생각을 내비친 것이다. 다만 문 총장은 “자치검찰 도입은 국가가 정책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문 총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경찰 권력 비대화가 우려된다며 실효적 자치경찰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문 총장은 또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을 견제하려면 프랑스에서 시행 중인 ‘수사판사제도’ 도입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총장은 “통제받지 않고 수사를 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맞지 않다”면서 “수사판사를 도입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유사한 제도라도 도입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판사는 판사가 경찰의 수사를 지휘하고, 구속영장 발부는 물론 기소 여부까지 판단한다. 법무부 장관의 검찰 인사 권한에 대한 의견도 내놓았다. 문 총장은 “검찰 인사권 문제를 제외하고 우리나라는 (검찰 시스템에서) 어느 정도 균형이 맞춰져 있다”면서 “현행과 같은 검찰 인사 시스템을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는 문제는 새로운 논의 거리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해서는 “수사지휘마저 단절시키면 (검찰에) 민주적 정당성이 없어지는 것”이라며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음달 24일 임기가 끝나는 문 총장은 방문 학자 자격으로 1년간 미국에서 머무를 계획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차선도색 부실시공 업자·공무원 적발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한 차선 도색을 부실하게 한 업체 대표와 이를 묵인하고 허위로 공문서를 작성한 공무원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A(40)씨 등이 운영하는 도색업체 20곳과 무면허 하도급 업체 9곳의 대표 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또 부실시공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준공검사를 내준 혐의(허위공문서작성)로 전주시 소속 공무원 B(3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 업체 대표들은 지난해 전주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21억원 상당의 차선 도색공사 24건을 맡아 원가를 줄이려고 자재를 적게 사용하는 등 부실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야간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차선에서 반사 빛을 내게 하는 유릿가루를 도색 페인트에 적게 섞거나 값싼 자재를 사용해 원가를 낮춘 것으로 드러났다. 부실시공한 도로 중에는 초등학교 주변의 ‘어린이 보호구역’ 3곳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공무원 B씨는 시방서에 규정된 자재와 적정 시공 여부 등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공사가 잘 마무리된 것처럼 관련 서류를 작성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전주의 한 초등학교 주변 신설도로가 반사 빛의 밝기를 나타내는 ‘휘도’ 측정 없이 준공됐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나서 이들을 검거했다. 조사결과 입찰을 통해 공사를 따낸 A씨 등은 무면허 업체에 하도급을 주는 방식으로 공사금액의 30∼40%에 해당하는 6억 2000만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직접 시공할 능력이 없어서 하도급 업체에 공사를 맡겼다”고 범행 일부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차선의 재도색은 보통 2년을 주기로 하는데, 이들이 시공한 차선은 6개월 만에 기준치 이하로 휘도가 떨어졌다”며 “야간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크게 위협할 수 있는 범죄로 판단하고 신속히 수사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면담·관찰·뇌 검사까지… ‘가짜’ 심신장애, 한 달이면 들통난다

    면담·관찰·뇌 검사까지… ‘가짜’ 심신장애, 한 달이면 들통난다

    검사 병동에선 치료 아닌 감정에 초점 약물투여 최소화… 위험상황 발생 많아 ‘PC방 살인’ 김성수·이영학도 정신감정 일반병동엔 심신장애 판정 피고인 수용 확정 판결 후 치료 받아 상대적으로 안정 배구대회·제빵 등 직업훈련 프로그램도‘서OO, 5월 3일, 주치의 OOO.’ 지난달 3일 충남 공주치료감호소 검사병동. 간호사실 한쪽 벽면에 걸려 있는 흰색 칠판에는 정신감정 유치자 31명의 이름과 입소 일자, 담당 주치의 명단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공주치료감호소는 수사와 1~2심 재판 과정에 있는 피의자 및 피고인의 심신장애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병동과 확정 판결을 받은 심신장애 범죄자 등을 치료하고 수용하는 일반병동으로 나뉜다. 검사병동 칠판에 적힌 유치자 명단을 살펴보니 불구속 상태인 유치자 옆에는 빨간색 표시가, 뇌전증(간질)을 앓는 유치자 옆에는 ‘간질’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날 입소한 서모(58)씨의 이름도 있었다. 조현병을 앓고 있는 서씨는 지난 4월 친누나를 살해한 혐의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위층 할머니를 살해한 뒤 “내 머리에 할머니가 들어와 고통스럽다”고 횡설수설한 10대 남성도 전날 들어왔다. 2017년 중학생 딸의 친구를 성추행하고 살해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 지난해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의 범인 김성수도 이곳을 다녀갔다. 김성수가 와 있을 당시에는 심신장애 감경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절정에 달하면서 감정 인원(63명)도 크게 늘었다.이곳에서의 한 달은 유치자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 정신감정 결과, 심신상실 판정이 내려지고 법관이 이를 받아들이면 무죄가 선고된다. 사물분별능력 또는 의사결정능력이 미약하다는 판단(심신미약)이 내려져도 형을 감경받을 수 있다. 이처럼 정신감정 결과가 재판 과정에서 심신장애 여부를 다툴 때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감정의와 유치자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어진다. 의사는 속지 않으려 하고, 유치자는 가급적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내려 한다. 정신감정에서는 주치의의 면담과 행동 관찰이 주를 이루지만, 다른 검사도 실시된다. 신경매독, 염색체 이상 등으로 뇌에 문제가 생겨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치료가 아닌 정확한 감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약물 투여는 최소한에 그친다. 그러다 보니 자제를 못하고 말썽을 피우는 유치자들도 있다. 위험 상황이 발생해 비상벨이 울리는 횟수도 한 달에 6~7건에 이른다. 난동을 피우면 일단 ‘독방’으로 불리는 보호실로 격리된다. 이날 굳게 닫힌 철문 너머로 한 유치자는 복도에서 원형을 그리며 뱅뱅 돌기만 했다. 또 다른 유치자는 기자와 눈이 마주치자 옆에 있던 유치자 얼굴에 주먹을 갖다 대는 시늉을 했다.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능한 유치자들을 관리하는 직원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당하다. 치료감호소 관계자는 “자살 사고라도 나면 큰일”이라면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은 신경을 더 많이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검사병동과 한 건물에 있는 일반병동에는 ‘심신장애 판정’(1호 처분)을 받은 환자들이 수용돼 있다. 확정 판결을 받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라 상대적으로 안정돼 보였다. 운동장에서는 배구 대회가 진행 중이었다. 9명씩 한 팀을 이뤘는데 부상이 염려될 정도로 치열했다. 병동마다 천막에 ‘아자아자~용기 백배’ 등 응원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도 걸어 놓았다. 우승팀에 주어질 트로피도 준비돼 있었다. 배구 대회 때문에 1호 환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업훈련 프로그램인 제과·제빵 실습실은 텅 비어 있었다. 실습실에서 만난 강사는 “해마다 20여명이 자격증을 취득한다”며 뿌듯해했다. 필기시험 합격률은 30~40%에 그치지만, 실기시험 합격률은 80%에 달한다고 한다. 외부로 나가 실기시험을 치를 수 없다 보니 이곳에서 ‘홈그라운드 이점’을 톡톡히 활용하는 셈이다. 영치금이 없는 환자들에게는 봉투 작업이 인기다. 쇼핑백을 만드는 일인데, 1시간에 400원을 번다. 구멍을 뚫고 핀을 박는 ‘난도’가 높은 작업은 시간당 1100원. 기술이 요구돼 아무나 할 수 없다고 한다. 1호 환자를 돌보는 직원들에게도 애환은 있다. 특히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환자를 대하는 게 쉽지 않다. 직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약을 바꿨다고 경찰에 고소한 환자도 있다. 그래도 직원들은 퇴원한 환자로부터 “고마웠다”는 전화를 받으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공주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헝가리 “40t 선박 통째로 인양”… 시신 유실 방지망 설치도 추진

    헝가리 “40t 선박 통째로 인양”… 시신 유실 방지망 설치도 추진

    헝가리 “잠수사 선체 진입 힘들다” 판단 정부대응팀 오늘 오전까지 수색 여부 타진 선체 중심부 훼손… 인양 도중 파손 우려 대응팀 “시신 유실 막을 장비·인력 지원” “크루즈 선장 규정 위반… 추월 교신 없었다” 헝가리 당국이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 발생 엿새째인 3일(현지시간) 강바닥에 내려앉은 유람선을 인양하기로 하면서 새 국면을 맞게 됐다. 한국 정부는 배를 끌어올릴 때 선내에 있을지 모를 시신이 유실되지는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측 잠수요원들이 끝까지 수색 가능성을 살피는 동시에 시신 유실을 막을 유실망 설치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날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에 따르면 헝가리 당국은 지난 2일 우리 측과의 공조 회의에서 “전문가 의견과 현재의 수위, 유속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인 잠수사가 선체에 진입하면 안전을 담보할 수 없기에 안 하는 것이 좋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더불어 “수요일(5일)부터 인양 작업을 실시해 최대한 일요일(9일)까지 완료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헝가리 측이 침몰 유람선 인양을 결정함에 따라 우리 잠수요원 등의 역할은 제한되게 됐다. 사고 지점이 헝가리 영토이기 때문에 실종자 구조수색은 헝가리의 주권 사항이다. 다만 우리 측 합동신속대응팀은 4일 오전까지 선체 수색이 가능한지 잠수를 통해 타진해 보겠다고 헝가리 당국에 협조를 요청했다. 합동신속대응팀 현장지휘관인 송순근(주헝가리 한국대사관 무관) 육군 대령은 브리핑에서 “구조요원의 안전이 위협을 받으면 (잠수요원의) 선체 진입이 불가능하겠지만 오늘 잠수 결과를 보고 판단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헝가리 정부의 수색·인양 총책임자는 최대한 신속하게 선체를 인양하겠다고 밝혔다. 헝가리 경찰 산하 대테러청의 야노쉬 허이두 청장은 현장 기자회견에서 “여러 구조·수색 방법을 고민했지만 우리 입장은 침몰 선박을 그 상태 그대로 인양하는 것”이라면서 “현재 선체 가운데가 많이 훼손된 상태인데 (인양 과정에서) 두 동강이 나지 않도록 잘 보존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허블레아니호는 배 무게만 40t으로 현재 다뉴브강 머르기트섬 아래 임시 정박한 헝가리 육군 소속 전투함이 닻을 통해 지탱하고 있다. 배가 하류 쪽으로 떠밀려 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다. 우리 신속대응팀은 헝가리 당국에 인양 때 시신이 유실되지 않도록 유실망 설치 등의 사전 작업을 요청하고 우리 측이 인력과 장비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편 유람선 침몰 사고의 가해 크루즈선인 바이킹시긴호 선장(구속)이 추돌 직전까지 추월이나 추돌 경고 등 어떤 교신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TV2 등 헝가리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밤 다뉴브강 추돌 현장 인근을 지나던 또 다른 선박의 선장인 졸탄 톨너이는 “(가해) 크루즈선의 선장이 사고 전 교신을 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주파수를 맞춰 무전을 듣고 있었지만 (크루즈선 선장이) 추월이나 경고 등을 알리는 무전 내용은 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허블레아니호의 운영사인 파라노마 데크의 스턴코 어틸러 회장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바이킹시긴호가 규정을 지키지 않아 사고가 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다페스트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이부진 프로포폴 투약 의혹 병원 의료진 2명 추가 입건

    이부진 프로포폴 투약 의혹 병원 의료진 2명 추가 입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이 사장이 이용한 성형외과 직원 2명을 추가로 입건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H 성형외과 직원 2명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이 사장을 비롯해 다른 환자들의 진료기록부를 조작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 3월 이 병원 원장을 의료법 및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H 병원 전직 간호조무사 A씨의 인터뷰를 통해 이 사장이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경찰은 곧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세 차례에 걸쳐 해당 병원을 압수수색 해 진료기록부와 마약류 관리 대장 등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마약류 관리 대장이 조작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016년 4월 14일 A씨와 다른 직원들이 함께 있는 대화방에서는 “난 몰라, 마약 장부 파업”, “못해, 힘든 정도가 아니라 수량이 맞지 않는다” 등 마약류 관리 대장이 조작된 정황이 담긴 대화가 오간 점이 확인됐다. 경찰은 의료진이 프로포폴 수급 내역을 관리 대장에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진료기록부에 투약 사실을 누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기록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후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이 사장과 병원장을 소환 조사한 뒤 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검찰, ‘20대 총선 개입’ 강신명·이철성 전 경찰청장 기소

    검찰, ‘20대 총선 개입’ 강신명·이철성 전 경찰청장 기소

    박근혜 정부 당시 20대 총선에 개입한 혐의로 강신명·이철성 전 경찰청장 등 전현직 경찰과 현기환 전 정무수석이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1월 영포빌딩에서 ‘정보경찰 문건’이 발견된 지 1년 5개월 만에 이뤄진 첫 기소다.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는 3일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강 전 청장은 2016년 4월 20대 총선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지난 15일 홀로 구속됐다. 당시 경찰청 차장이었던 이철성 전 경찰청장을 비롯해 김상운 당시 정보국장, 박화진 당시 청와대 치안비서관(현 경찰청 외사국장)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나아가 검찰은 현 전 정무수석을 비롯해 정창배 전 치안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현 전 정무수석은 2016년 4월 20대 총선이 다가오자 여당과 ‘친박’(친박근혜계) 후보의 승리를 위해 청와대에 파견됐던 박 전 치안비서관을 통해 경찰청 정보국에 정보활동을 요구했다. 이에 강 전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조직은 전국 정보경찰을 동원해 ‘전국 판세분석 및 선거대책’, ‘지역별 선거 동향’ 등의 문건을 작성했다. 해당 문건은 다시 별보·정책자료로 작성돼 현 전 정무수석에게 보고됐고, 실제 총선에 활용됐다. 이 외에 검찰은 정보경찰들이 2012년 대선, 2014년 지방선거 및 교육감 선거에도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1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 의혹’ 수사 과정에서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을 압수수색한 검찰이 정보경찰의 청와대 보고 문건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청은 같은 해 3월 진상조사단을 꾸려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66건과 보고되지 않은 70여건 등 총 130여건의 문제성 정보 문건을 확인하고, 4개월 뒤 영포빌딩 문건 수사팀을 출범시켰다. 이후 정보경찰이 박근혜 정권에서도 이 같은 문건을 생성·보고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찰청은 같은 해 8월 박근혜 문건 수사팀도 새로 가동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지난해 말 전직 정보2과장 2명을 검찰에 송치한 데 이어, 지난 23일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조윤선·현기환 전 정무수석 등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청은 강 전 청장은 송치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전 실장과 조 전 수석, 그리고 일부 경찰 인사는 이번 기소 대상에서 제외하고 경찰청에 보완수사를 지시했다. 검찰은 경찰청이 송치한 나머지 인물에 대해선 6월 말까지 보완수사를 지휘하고서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열린세상] 타다와 혁신의 그늘/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열린세상] 타다와 혁신의 그늘/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잇따르는 택시 운전사의 자살. 죽음 앞에서 논리는 무용하다. 서울만이 아니다. 뉴욕시도 작년에 무려 여덟 운전사의 자살을 목도했다. 혁신이 기성 권리의 가치를 폭락시키니 생계의 공포는 전지구적이다. 여기에 ‘죽음을 이익을 위해 이용하지 말라’는 이재웅 쏘카 대표의 화법은 낙제점이다. 관료인 최종구 장관, 정치인 김경진 의원, 심지어 과거의 동료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까지 그를 ‘무례하고 이기적’이며 ‘즉시 구속 수사해야 할 범법자’고 ‘4차 산업 한다며 날로 먹으려는’ 무뢰한 취급이다.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혁신의 그늘에 선 패자를 보호하자는 데 누가 감히 토를 달겠나? 그러나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면허 비용을 내지 않고 사업하는 것은 공정한 경쟁이 아니며 신규 진입을 위해서는 면허 대가를 치르라는 김정호 대표의 주장을 살펴보자. 면허는 정부의 자격심사로 서비스 품질을 보증하는 제도다. 의사와 변호사는 시험을 통과해 자격을 얻지만 그 자격을 매매하거나 상속할 수 없다. 택시라고 예외가 될 수 있나? 일본은 면허 반납제로 개인에게 주어진 면허의 매매가 불가능하다. 영국은 누구나 택시를 몰 수 있지만 엄격한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은 1972년 9월 택시면허 매매를 허용해 정부가 공급 규제를 통한 서비스 품질 규제를 사실상 포기했다. 면허 양수도로 인한 영업권리금은 정부가 만든 건데 왜 이것을 신규 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나? 불법영업이니 즉시 구속 수사하자는 김경진 의원에게 묻고 싶다. 타다의 영업활동이 법규 위반이라면 법적 판단을 미루는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에 우선 영업을 정지하는 행정처분을 내리라고 주장하시라. 영업금지의 행정처분이 있으면 타다는 소송으로 다투면 될 것이고, 실제 많은 혁신은 정부와 신규 진입자 간의 치열한 소송의 결과 잉태됐다. 그런데 행정관청이 금지도 하지 않은 영업을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도 없는 멀쩡한 사인을 구속해 해결하라는 게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수호해야 할 국민 대표가 할 소리인가? 차라리 무능한 관료를 꾸짖으시라. 혁신으로 인해 뒤처지는 계층에 대한 보호가 정부의 중요한 과제라는 최종구 장관에게 묻고 싶다. 그걸 누가 모르나? 문제는 정부는 제대로 일하고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다. 도대체 7년 동안 논의만 계속하고 해 놓은 것이 무엇인가? 공식적인 법령 해석 하나 없이 기업인을 비난하고 언론플레이에 여론의 눈치를 보며 행정이 할 일을 형사로 미루는 관료들이 아직도 막강한 규제 권한과 재량권을 지니고 있는 것이 두려울 따름이다. 기존 시스템을 유지ㆍ개선할지, 호주형 기금 조성으로 보상할지, 캘리포니아 교통망회사(Transportation Network Company) 형식의 강화된 신규 라이선스를 부여할지, 아니면 전면적으로 공유경제형 이동수단을 허용할지는 정책적 판단의 몫이다. 다만 소비자 후생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돼야 한다. 왜 젊은이들이 승차거부, 손님 골라 태우기, 불결한 차량, 무례한 대화와 간섭, 난폭운전을 피해 타다로 이동하는지 이해하고, 소비자의 판단을 존중하라. 둘째, 어떠한 신규 진입자도 기존 면허제도가 지향하는 안전한 이동, 운전자의 노동권리, 법적 책임 문제를 우회하는 길을 막아야 한다. 변화는 필수적으로 갈등을 수반한다. 정부는 공정한 중재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정부가 특정 산업에 개입해 보상과 배상을 논의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혁신의 그늘은 사회적 안전망과 복지라는 가치중립적인 수단으로 보호해야 한다. 사립유치원은 사유재산이니 손대지 말라는 사람들에게 기득권 적폐라던 사람들이 왜 택시 라이선스를 사유재산처럼 보호하라는 운전자들에게는 다른 태도를 취하는가? 사립유치원은 큰 재산, 택시는 작은 재산이라서? 소리소문 없이 권리금 털리고 사라지는 자영업자들이 울고 갈 소리다. 특정한 선호, 사업자의 크기와 이해관계의 조직화 여부가 정책 판단의 기초가 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갈등은 정부 정책 실패의 결과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정부가 혁신 사업자의 지분을 확보하고 배당 수령을 통해 퇴출되는 노령 운전사의 소득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혁신을 방해하지 않는 시장 친화적 변화관리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 한상대·윤중천 유착 입증 단서 불분명… 검찰총장은 고심 중

    한상대·윤중천 유착 입증 단서 불분명… 검찰총장은 고심 중

    내일 중간수사 발표… 총장 숙고 촉각5년 만의 재수사 끝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의 진상이 하나둘씩 드러나는 가운데, 전직 검찰 고위 관계자들과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유착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의혹 대상자들은 강력 반발하며 민형사상 조치로 맞대응에 나섰다. 김 전 차관과 윤씨를 재판에 넘긴 뒤 공소 유지 기능만 남겨 놓고 정리 수순에 들어갈 예정이던 수사단도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윤씨와의 유착 의혹이 의심된다며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윤갑근 전 고검장 등의 수사를 촉구한 뒤로 형사 고소에 이어 민사 소송까지 제기됐다. 한 전 총장은 지난달 31일 과거사위 정한중 위원장 대행과 김용민 변호사,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이규원 검사를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했고, 윤 전 고검장은 지난달 30일 이 세 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검찰이 과거사위의 수사 촉구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명예훼손 고소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유착 의혹의 진위가 일부 확인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한 전 총장의 경우 민사 소송을 택하면서 검찰 개입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김학의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검찰총장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어 한 전 총장에 대한 수사로 범위를 넓히려면 총장의 지시가 있어야 한다. 총장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려면 수사를 멈출 수 없지만 수사를 하자니 혐의를 입증할 만한 단서가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김 전 차관 구속 만료 기한인 4일 중간 수사 결과 발표도 예정돼 있어 총장의 숙고 시간도 충분치 않다. 총장이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수사 개시 여부에 관한 판단을 맡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관계자는 “법무부로부터 과거사위 결정문을 전달받아 검토 중”이라면서 “의혹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사단은 특별검사와 달리 활동 기한이 설정돼 있지 않아 김 전 차관 기소 이후에도 추가 수사를 이어갈 수는 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판깨스트] 공무원의 강원랜드 채용 청탁, ‘직권남용’ 아니지만 ‘뇌물’ 맞다?

    [판깨스트] 공무원의 강원랜드 채용 청탁, ‘직권남용’ 아니지만 ‘뇌물’ 맞다?

    “피고인은 강원랜드에 대한 시정명령이라는 정당한 행정조치 과정을 빌미로 최흥집(당시 강원랜드 사장) 등 임직원에게 기존 카지노본부장을 해임시키고 그 자리에 문화체육관광부 출신 내정자를 채용하도록 외압을 가했다. 카지노 증설 허가 과정에서 문체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을 우려한 최흥집이 ‘의무 없이’ 카지노본부장을 해임시키게 한 것이다.”(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소사실) “피고인은 강원랜드 카지노실장에게 전화해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과 관련해 조카와 처조카가 원서를 접수했으니 합격할 수 있도록 인사팀에 잘 얘기해주십시오’라고 채용을 청탁했다. 강원랜드 인사팀장은 자기소개서와 면접 점수를 상향 조작했다. 강원랜드 운영 과정에서 편의를 봐줄 것을 묵시적으로 청탁받고, 그 대가로 친인척을 강원랜드 교육생에 선발되게 하는 방법으로 뇌물을 공여하게 한 것이다.”(제3자 뇌물수수 혐의 관련 공소사실)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직권남용과 제3자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문체부 서기관 김모씨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직권남용 혐의는 무죄, 제3자 뇌물수수 혐의는 유죄로 본 것인데요. 두개의 공소사실 모두 채용청탁입니다. 카지노본부장이냐 강원랜드 교육생이냐의 차이죠. 그런데 왜 직권남용은 아니고, 뇌물은 맞다고 판단했을까요. 대놓고 ‘뇌물을 달라’고 요구한 적도 없는데요. ●지위 이용해 내정자 앉혔지만...“임원 인사 권한 없으므로 직권남용 아냐” 김씨 사건에서 직권남용 혐의가 무죄가 된 이유를 이해하려면 최근 나온 대법원 판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재준 전 국정원장 등 국정원 간부들이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사건인데요. 이 중 대법원은 국정원 국장이 사기업에 보수단체 자금 지원을 요청한 행위는 직권남용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판시 내용을 직접 보시죠.“‘직권의 남용’이란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불법하게 행사하는 것, 즉 외형적으로는 직무집행으로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정당한 권한 외의 행위를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공무원이 그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지 아니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인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와는 구별된다. 그리고 어떠한 직무가 공무원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에 관한 법령상의 근거가 필요하다.” 풀어서 쓰자면 ‘원래 직무권한에 속하는 것을 불법적으로 써야 직권남용이고, 직무권한이 아닌 걸 하면 직권남용이 아니다’는 것입니다. 다시 채용 청탁 사건으로 돌아와서 재판부 판단을 보겠습니다. 김씨는 당시 문체부 관광산업팀장으로서 막대한 직무 권한을 갖고 있었습니다. 강원랜드가 문체부에 내야 할 관광진흥개발기금 납부액을 확정하고, 3년마다 강원랜드 카지노업 재허가 여부를 결정하고, 카지노에 대한 각종 허가 및 행정처분 등 지도·감독하는 등 나열하기도 벅찰 정도입니다. 강원랜드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강원랜드 채용·인사는 김씨의 권한이 아니라서 직권남용 무죄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강원랜드 카지노본부장 등 임원의 인사에 관한 어떠한 업무를 담당할 법령상의 근거가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설사 카지노본부장에 내정자를 앉히려고 했다는 게 사실이더라도 형법상 강요죄가 될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하지, 직권남용죄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강원랜드 사장, 우호적 업무처리 기대하며 청탁 받아들였다” 대가성 인정 그렇다면 뇌물수수 혐의는 어떻게 유죄가 됐을까요. 뇌물죄가 인정되려면 가장 먼저 뇌물이 있어야 되고, 직무 관련성도 있어야 됩니다. 뇌물은 반드시 금품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성접대·식사접대 등 온갖 향응이 다 포함됩니다. ‘조카 채용’이 뇌물이 되고, 뇌물이 ‘카지노 증설 허� ?� 대가로 김씨에게 제공됐다는 점이 혐의의 핵심입니다. 수사·재판 과정에서 ‘카지노 증설 허가 내줄테니 채용해달라’는 식의 명시적인 청탁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조카들을 채용하도록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관광산업팀장의 직무집행 대가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부정 청탁과 뇌물 공여 사이에 묵시적인 쌍방 의사 표시가 있었다면 제3자 뇌물제공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취지의 대법 판례를 인용합니다. 관건은 묵시적인 의사 표시가 있었냐는 점이었죠. 재판부가 판단한 당시 상황은 이렇습니다. “피고인이 조카들의 채용을 부탁하고, 조카들이 교육생으로 최종 선발됐을 당시는 피고인이 2012년 11월 23일 강원랜드의 카지노 증설 허가 신청에 대해 전결로 이를 허가한 직후다. 게임의 1회 베팅액 제한 및 머신게임 배치비율에 대한 추후 협의 조건이 걸려 있었으므로, 강원랜드의 카지노 증설 허가라는 과제가 종결된 상황이 아니었다.” 카지노 증설 허가를 마음대로 결정하고 처리할 권한을 갖고 있던 김씨는 채용 청탁 이후에도 증설 허가를 취소할 수도 있었습니다. 강원랜드가 김씨로부터 협조와 지원을 받아야 할 필요성이 매우 컸던 시기라는 거죠. 결국 재판부는 “최 전 사장으로서는 피고인의 우호적인 업무 처리와 협조를 기대하면서 피고인의 채용 부탁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도 강원랜드가 처한 상황을 잘 알고 있으면서 피고인의 조카들에 대한 채용 부탁을 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피고인의 우호적인 업무 처리 자체가 위법하거나 부당하지는 않더라도 조카 채용과 대가관계를 이룸으로써 부정한 청탁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고 판단했습니다.●권성동 재판 오는 24일 1심 선고, 결과는? 채용 청탁을 받고 이를 실행한 혐의로 기소된 최흥집 전 사장은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습니다. 교육생 선발 과정에서 점수 조작 등 부정한 방법이 광범위하게 이뤄진 사실이 인정돼 업무방해 등 대부분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강원랜드 채용을 청탁한 외부인에게 내려진 형사판결은 문체부 관광산업팀장인 김씨 재판이 처음입니다. 권성동·염동열 국회의원 등 채용청탁 혐의를 받는 다른 피고인 재판에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은 오는 24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권 의원 재판에 관심이 쏠립니다. 권 의원은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을 청탁한 주요 공소사실이 업무방해, 직권남용, 제3자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권 의원이 2013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비서관이던 김모씨를 강원랜드 경력직으로 채용해달라고 최 전 사장에게 요구를 했다는 점이 김씨와 마찬가지로 제3자 뇌물수수 혐의에 들어가 있습니다. 강원랜드가 당시 감사원 감사를 앞두고 있었는데, 당시 권 의원은 법사위 간사로서 감사원을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었기 때문에 대가성이 있다는 것이 검찰 주장입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집단성폭행’ 최종훈 “구속여부 다시 판단을”…법원 기각

    ‘집단성폭행’ 최종훈 “구속여부 다시 판단을”…법원 기각

    그룹 FT아일랜드 멤버인 가수 최종훈(29)이 ‘단체 대화방’ 일행과 집단성폭행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된 데 대해 구속이 합당한지 다시 판단해 달라며 법원에 재심사를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이일염 부장판사)는 31일 최씨의 구속적부심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 9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준강간)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법원은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종훈은 2016년 강원 홍천, 대구 등에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일행과 술을 마신 뒤 여성을 집단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경찰이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의 고소장을 받아 수사를 진행했고, 지난 16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법서라] 정보경찰 각각 수사하는 검경…동시에 출동한 까닭은

    [법서라] 정보경찰 각각 수사하는 검경…동시에 출동한 까닭은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국정농단부터 사법농단까지 지난 정부의 ‘적폐청산’ 수사를 계속한 검찰의 현재 과제는 정보경찰 수사입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이 위법하게 정보수집을 했고, 이 과정에서 불법사찰이나 정치관여 의혹이 있다는 내용입니다. 정보경찰 의혹은 국정원이나 국군 기무사령부의 정치관여 혐의와 유사한 형태입니다. 정보수집을 하는 국가 기관이 권한을 남용해 정치에 개입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최근 경찰이 정보경찰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로 송치했는데, 검찰이 다시 수사하라고 돌려보냈습니다. 여기까지는 흔히 있는 일입니다. 현재 수사권 체계에서는 경찰의 수사를 검찰이 지휘하게 돼 있으니까요. 정보경찰 수사가 여느 수사와 다른 점은 같은 사안을 두고 검찰과 경찰이 각각 동시에 수사하고 있다는 겁니다. 쉽게 예를 들면 살인 사건이 발생했는데, 검찰과 경찰 모두 출동한 겁니다. 그리고는 살인 사건 피의자와 목격자를 각각 검찰과 경찰에 불러서 조사한 거죠. 똑같은 범죄사실에 대해 적용한 법조문도 살인과 상해치사로 다릅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경찰청장 책임 크다는 검찰, 청와대 탓이라는 경찰  정보경찰 수사는 지난해 3월 영포빌딩에서 시작합니다.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 사건을 수사하면서 청계재단이 있는 영포빌딩을 압수수색했는데, 지하실에 문건이 있었던 겁니다. 청와대 자료를 무단으로 반출한 게 3000여건이라고 합니다. 여기에는 정보경찰 문건도 있었습니다. 검찰로서는 ‘노다지’를 발견한 거죠. 검찰은 경찰청 정보국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정보경찰 수사를 시작했고, 경찰은 특별수사단을 만들어 자체 수사를 벌였습니다.  검찰과 경찰에 수사 상황에 대해 물어보면, 둘 다 상대방의 수사 내용을 모른다고 답합니다. 지난해 3월 시작한 수사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이명박 정부 시절 ‘댓글공작’으로 구속기소됐지만 유독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 수사는 더디기만 했습니다. 경찰 내부 저항이 컸다고 합니다. 경찰 관계자는 “특별수사단이 현직 고위 간부의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정보경찰 피를 말릴 것처럼 수사하니 경찰 조직원들의 충격과 불만이 상당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 위법 의혹에 대해 검찰은 강신명 경찰청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법원은 강 전 청장만 구속하고 이철성 전 경찰청장 등 당시 정보국장이나 청와대 치안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전직 정보심의관과 청와대 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기각됐습니다. 법원은 “본건 가담경위 내지 정도 등에 참작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를 달았습니다. 쉽게 말해 ‘경찰청장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본 거죠.  경찰도 얼마 지나지 않아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수사 결과를 보고 기자들이 의아했던 점이 있습니다. 검찰 수사에서는 구속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경찰은 이번 사태를 청와대 책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송치 대상자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현기환·조윤선 전 정무수석, 이철성 전 경찰청장·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박화진 경찰청 외사국장(당시 청와대 사회안전·치안비서관)입니다. 사건 당시 경찰청에 있던 인물은 전혀 없고 청와대 근무자만 있습니다.    ◆檢“고위직 책임져야”vs警“관행인데 억울”  수사권 조정을 두고 투닥투닥 싸우는 검경인데, 이번 정보경찰 수사 반려를 두고는 양쪽 모두 일언반구 없습니다. 수사권 조정 갈등으로 비칠까 의식한 탓인지 서로 아무런 이유도, 입장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취재 결과 법리 적용을 이유로 반려한 것은 아니라는 점만 확인됐습니다. 유사한 범죄사실을 두고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을, 경찰은 직권남용만 적용했거든요. 결국 남은 것은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수사 미진’입니다. 검찰이 ‘직권남용을 지시한 경찰청장 등 고위직에 대한 수사를 보완하라’고 지시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간 검찰은 적폐청산 수사를 하면서 최고위직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물었습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직권남용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공무원에게 대가는 곧 자리입니다. 관행적으로 하던 일이라 위법하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그 자리에 있었다면 행위에 책임을 져야 하는 거죠.”  고위직에 있었고, 과거 정권에서 잘 나갔다면 그에 맞는 책임을 지라는 겁니다. 검찰은 이 논리를 과거 정권의 권력기관에 적용했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했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기소했습니다. 원세훈·남재준·이병호·이병기 전직 국정원장 4명을 구속기소했습니다. 이들의 주요 혐의에는 직권남용이 빠지지 않습니다.  경찰이 같은 직권남용을 두고 최고위직을 조사하지 않은 것은 자칫 ‘제식구 감싸기’로 비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찰은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청 정보국장을 지낸 전직 경찰 간부의 말입니다.  “정보경찰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의 정책·치안정보를 수집합니다. 그런데 정당한 업무와 위법한 업무 사이 경계에 있는 일이 많아요. 세월호 유족 집회 대응 정보는 당연히 정당한 업무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사찰이 될 수 있죠. 지금 정부의 정보경찰도 과거와 유사한 업무를 하고 있어요. 지금 청와대도 그걸 바라고 있을 겁니다. 정보가 있어야 정책을 펴고, 정책에 대한 반응을 알아야 되거든요. 청와대 지시를 따른 것뿐인데 죄가 된다고 하면 참 씁쓸합니다.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지 기다려봐야죠.”  정보경찰에 대한 검·경의 시각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경찰은 다소 위법한 정보수집은 관행이고, 설령 불법이라 하더라도 청와대 지시 때문이라는 논리입니다. 현직 경찰 간부는 강 전 청장이 구속된 날 울분을 토했습니다. 그는 “검찰이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불리하니까 경찰 망신주기를 하려고 강 전 청장을 보란듯 구속했다”며 “과거 정보경찰 업무가 잘못된 것이라면 이제부터 하지 말자고 하는 게 정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범정 폐지한 검찰, 정보경찰은 어떻게 통제할까  검찰은 문무일 검찰총장 취임 후 범죄정보과를 폐지하고 수사정보정책관실로 개편했습니다. 수사와 직접 관련이 있는 정보 기능만 남겨뒀다는 설명입니다. 반면 정보경찰 개혁은 수사권 조정 논의와 함께 시작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정부, 청와대는 지난달 20일 열린 경찰개혁 당·정·청 회의에서 정보경찰의 통제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법령에 ‘정치관여시 형사처벌’ 규정을 넣고, 정보 활동범위를 명시하겠다는 겁니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협의회 종료 후 브리핑에서 “현재 경찰은 준법지원팀을 신설해 모든 정보활동의 적법성 여부를 상시 확인·감독하고 있으며, 정보경찰 활동규칙을 제정해 정보수집의 기준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실효성 없는 개혁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정보경찰의 정보는 ‘풀뿌리 정보‘라고도 불립니다. 밑에서부터 촘촘히 끌어올린 ‘밑바닥 정보’라는 뜻입니다. 과거 검찰에 범죄정보 기능이 있을 때도 정보 수집만큼은 검찰이 경찰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정보경찰은 고위공직 후보자의 인사검증도 맡고 있습니다.  기자간담회에서 양복 상의를 벗어흔든 문 총장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정보경찰 관련 문제는 수사권 조정과 직접적 관련은 있지 않다. 수사권 조정으로 독점적 권능들이 결합했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정보경찰이라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경찰이 검찰의 수사지휘권이라는 간섭 없이 수사권을 오롯이 갖게 되면 위험하다는 겁니다.  사실 정보경찰은 수사권 조정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반면 검찰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요구는 분명합니다. 이를 위해 수사권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수사권 조정의 선결 과제가 정보경찰 개혁은 아니지만, 관련 수사가 진행되는 만큼 수사권 조정과 관계 없이 이번 기회에 정보경찰 개혁에 대해 논의할 필요는 있습니다. 수년이 흐른 뒤에 경찰청장, 정보국장, 정보경찰들이 줄줄이 수사를 받게 되는 비극은 없어야 하니까요.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신림동 강간미수’ 30대 영장심사 출석…취재진에 “죄송합니다”

    ‘신림동 강간미수’ 30대 영장심사 출석…취재진에 “죄송합니다”

    집으로 향하는 여성을 문까지 뒤쫓아가 성폭행하려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 영상’ 속 30대 남성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31일 법원에 출석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남겼다. A씨는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검은색 마스크와 남색 모자로 얼굴을 가린 그는 아무런 대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앞서 오후 1시쯤 관악경찰서 유치장을 나선 A씨는 ‘피해 여성을 왜 따라갔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답하고 호송차에 올랐다. ‘성범죄 의도가 있었느냐’, ‘경찰에 왜 자수했나’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후 3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주거침입 강간미수)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었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28일 오전 6시 20분쯤 관악구 신림동에서 술에 취해 귀가하는 여성을 뒤쫓아가 집에 침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 상당 시각 머물러 피해자 집 출입문을 강제로 열려고 시도하는 등 일련의 행위를 볼 때 성폭력처벌법상 주거침입강간 실행의 착수가 인정된다”며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의 범행은 트위터와 유튜브 등에서 ‘신림동 강간미수 폐쇄회로(CC)TV 영상’이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공개돼 네티즌에게 큰 충격을 줬다. 1분 20초 분량의 영상에서 A씨는 귀가하는 여성을 몰래 뒤따라가다가 현관문이 닫힐 때 손을 뻗어 문을 열려고 했다. 문이 닫힌 뒤에도 문고리를 잡아 흔들고 여성의 집 앞에서 1분 정도 서성이기도 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사건 다음날인 29일 오전 7시쯤 112신고로 자수 의사를 밝힌 뒤 긴급체포됐다. A씨는 피해 여성을 알지 못하는 사이였지만 신림역 인근에서부터 여성을 쫓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신림동 강간미수’ 영상 속 30대 가해남성 오늘 구속 심사

    ‘신림동 강간미수’ 영상 속 30대 가해남성 오늘 구속 심사

    공분을 일으킨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 폐쇄회로(CC)TV 영상 속 30대 가해남성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31일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낮 3시 주거침입 강간미수 혐의로 긴급체포된 A(30)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A씨는 지난 28일 오전 6시 20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빌라에서 거주하는 피해여성을 뒤쫓아가 집에 침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개된 CCTV 영상을 보면 A씨는 피해여성이 현관문을 닫을 때 손을 내밀어 현관문을 잡으려고 했고, 문이 닫히자 문고리를 잡아 흔들었다. 또 현장에서 1분 가량 서성였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 상당 시간 머물며 피해자 집 출입문을 강제로 열려고 시도하는 등 일련의 행위를 볼 때 성폭력처벌법(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주거침입 강간 실행 착수가 인정된다”면서 구속영장 신청 이유를 밝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없다고 말했지만 경찰은 A씨의 범행 전후 행동이나 범행 현장에서의 행동 등을 보면 만취했다는 진술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는 피해여성과 일면식이 없는 관계로, 신림역 인근에서 피해여성을 발견하고 집까지 뒤쫓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고뇌하는 검찰… ‘윤중천 리스트’ 속 전직 수장도 겨눌까

    한상대 등 검찰 고위 관계자 조사 대상 윤중천 관련 진술, 조서로 남아있지 않아 구체적 혐의 없이 수사 여부 판단 ‘난처’ 2013~2014년 檢 봐주기 의혹 수사 진행 김학의·윤중천, 다음주 월요일 기소 방침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시키고 수사 막바지로 향하던 검찰에 또 하나의 큰 숙제가 생겼다.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윤중천 리스트’를 운운하며 전직 검찰 고위 관계자들과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유착 정황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기 때문이다.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이 사건을 재수사 중인 검찰로서는 과거사위의 촉구를 무시할 수 없는 형국이지만, 범죄 혐의가 분명치 않은 상태에서 수사 전선을 넓히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가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31일 법무부로부터 김 전 차관 사건 관련 과거사위의 결정문을 전달받는 대로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대검 반부패부가 1차 검토한 뒤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면 문 총장이 수사 지시를 내리는 구조다. 대검은 “조사 결과를 충분히 살피지 않은 상황에서 수사 여부를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는 형사소송법상 절차, 요건, 증거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면서 “떠밀리듯 수사를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날 과거사위는 한상대 전 총장,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등 윤씨와의 유착 의혹을 받는 전직 검찰 관계자에 대한 수사와 함께 윤씨의 상습공갈 혐의, 성폭력 피해 주장 여성들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수사단도 난처하긴 마찬가지다. 수뢰 의혹을 받는 한 전 총장과 관련해서는 윤씨 진술밖에 없고, 이 또한 조서로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강제 수사로 나아가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수사단 관계자는 “윤씨가 대검 진상조사단 에 한 전 총장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얘기했더라도 공적인 기록에는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에 과거사위 관계자는 “윤씨를 찾아가 어렵게 설득해 확보했다”면서 “조사단의 한계가 있으니 수사단이 압수수색, 계좌추적 등을 통해 밝혀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씨와의 유착 의혹을 강력 부인하는 윤 전 고검장은 이날 과거사위의 정한중 위원장 대행과 김용민 변호사, 조사단 이규원 검사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한편 수사단은 2013~2014년 검찰 수사 당시 봐주기 의혹과 관련해 지난주 수일에 걸쳐 대검을 압수수색하고 서버도 확보했다. 수사단은 “당시 수사 과정에서 외부의 부적절한 개입이 있었는지를 밝혀내기 위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수사단은 다음주 월요일쯤 김 전 차관과 윤씨를 구속기소한 뒤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 1회] 긴장감 속 첫 재판…양승태 “모든 것이 근거 없고 소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 1회] 긴장감 속 첫 재판…양승태 “모든 것이 근거 없고 소설”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수요일, 금요일 두 차례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직업이 무엇입니까?”(재판장) “직업이 없습니다.” 전직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두 전직 대법관이 잇따라 피고인석에 서서 “직업이 없다”고 답하는 장면을 누가 예상이라도 했을까. 평생 법대에서 피고인들을 내려다 보다가 후배 법관 앞에 서서 집 주소와 등록기준지를 읊어대는 장면을 정작 자신들은 상상이라도 했을지. 세 사람의 표정이 복잡해 보였다. 그러나 재판이 시작된 뒤 그들은 자신이 여느 피고인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는 듯 했다. 29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첫 공판기일이 열렸다. 재판이 열린 곳은 417호 대법정으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이 1심 재판을 받은 곳이다. 특수부 검사 12명, 세 사람의 변호인으로 14명이 법정 앞을 가득 채워 재판이 시작되기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모집한 사법농단재판 시민방청단 30여명도 ‘두눈부릅’이라는 글귀와 함께 부엉이가 그려진 스티커를 각자 옷에 붙인 채 법정을 메웠다. 오전 9시 59분 남색 양복에 흰 셔츠를 입은 양 전 대법원장이 구속 피고인 대기실에서 혼자 법정으로 들어왔다. 불구속 상태인 박·고 전 대법관과 눈이 마주쳤고, 이들쪽으로 다가가자 고 전 대법관이 자신의 자리를 비켜주려는 듯 일어섰다. 잠시 자리를 헤매다 자신의 변호인 옆자리로 발걸음을 옮겼고, 재판장을 기준으로 양 전 대법원장과 박·고 전 대법관 순서로 나란히 자리했다. ●‘사법부 정점’ 양승태·박병대·고영한, 피고인석에서 첫 대면 검찰 측에서 제시하는 서류증거에 대한 조사를 몇 번에 걸쳐 할지, 어떤 증거들을 어떤 순서대로 조사할지를 논의한 뒤 10시 24분 검찰의 모두진술이 시작됐다. 첫 공판에서는 검찰이 피고인을 재판에 넘기게 된 공소사실의 요지를 간략히 밝히고 이에 대해 변호인과 피고인이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말하게 된다. 검찰은 “양이 좀 많다”며 프리젠테이션 화면을 띄웠다.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이 법원에서 얼마나 높은 자리인지, 얼마나 많은 권한을 갖고 있는지가 먼저 설명됐다. “피고인들은 대법원장 또는 법원행정처장으로서 사법행정을 총괄 또는 관장하고 법관 조사, 징계, 대외관계, 인사 등 사무를 지휘하고 감독하는 권한을 갖는다. 재판의 명백한 실수 또는 중대한 잘못이 있을 시 재판 진행 및 절차에도 사법행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어 “양승태 대법원장 취임 당시 사법부 상황은 전임 이용훈 대법원장이 마련한 법관인사 이원화 제도가 단계적으로 시행돼 고법부장 승진제가 폐지될 예정이어서 대법원장의 법관들에 대한 장악률이 약화될 상황이었고 헌법재판소의 중요한 결정들이 대법원의 권한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인식이 있던 때”라면서 “고법부장 승진제도를 유지하면서 행정처 차장이 제청되는 식의 인사제도가 확립되면서 점차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상명하복의 일사분란한 조직으로 변모해 개별 법관들이 독립을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그리고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들이 줄줄이 언급됐다. 상고법원 도입을 사법부의 최대 역점사업으로 두고, 정부와 청와대의 협조를 얻기 위해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의 재상고심에 개입하고 이른바 ‘재판거래‘를 했고,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과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등에도 개입한 혐의가 먼저 나왔다. 서기호 판사의 연임 탈락 관련 행정소송 개입, 헌법재판소의 위상을 떨어뜨리기 위해 헌재소장을 비난하는 내용의 칼럼을 대필해서 언론사에 게재한 의혹,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의 업무방해 사건을 두고 청와대를 통해 헌재를 압박하려던 시도,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행정소송에 개입한 혐의, 상고법원에 반대하거나 당시 사법부를 비판한 판사 등에 대한 불이익 조치 등 검찰의 공소요지 설명은 1시간 30분을 훌쩍 넘겼다. ●검사 12명 vs 변호인 14명…모두진술부터 신경전 ’팽팽‘ 공소요지와 입장을 밝히는 것에서부터도 검찰과 변호인의 신경전이 일어났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검찰이 공소요지를 밝히면서 어떤 증거들로 혐의를 입증할 것인지 계획을 말하려고 하자 “이의 있습니다”라며 제지했다. 혐의와 적용 법조만 언급해야 하는데 이를 어겼다는 주장이다. 공소요지 낭독을 마친 검찰은 이에 대한 입장을 변호인들보다 피고인들이 먼저 밝히라고 요구했다. 일반적인 형사재판에서는 별로 거론되지 않던 진행 순서까지 모두 규정이라며 다툰 것이다. 몇 차례 공방이 오가자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는 양 전 대법원장을 시작으로 피고인들이 먼저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를 밝힌 뒤 변호인들이 구체적인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설명하고 다시 피고인들이 보충하는 방식으로 하겠다고 말했다.“공소사실에 관해 인부(인정 또는 부인)를 말씀드리겠습니다마는 이것이 제가 이야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아니고 변호인이 얘기한 다음에 다시 말할 기회를 주신다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렇다면 간단하게 설명하겠다.” 재판장이 공소사실에 대한 인정 여부를 먼저 밝히라고 하자 양 전 대법원장은 다시 목에 힘을 주었다. “검사들께서 정력적으로 공소사실을 이야기했는데 그 모든 것은 근거가 없는 것이고 어떤 것은 정말 소설의 픽션 같은 이야깁니다. 모든 것을 부인하고 그에 앞서서 이 공소 자체가 부적합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자세한 것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겠습니다.” 검찰이 재판에 넘긴 양 전 대법원장의 범죄사실은 40여개. 양 전 대법원장은 이 한마디에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박 전 대법관도 간단했다. 그는 “구체적인 개별 공소사실에 대한 사실관계와 법리적 문제 일체에 대해 다투는 취지”라면서 “공판준비절차에서 변호인들이 낸 의견서와 저도 같은 의견”이라고 말했다. 고 전 대법관은 “저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일단 전부 부인하면서 재판에 임하는 소회를 준비해왔기 때문에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다”며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가 그토록 사랑했던 형사법정에 서고 보니까 이루 말씀드리기 어려울 정도로 가슴이 메어진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대법관과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제가 이 자리에 선 것 자체만으로도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여러 부분으로 재판에 임하시는 양승태 대법원장님을 잘못 보필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참으로 죄송스럽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고영한 “양승태 보필 잘못…죄송스럽고 가슴 아프다” 고 전 대법관은 이어 “무엇보다 저의 가슴을 천근 만근 무겁게 하는 것은 이 사건으로 인해 국민이 사법부에 가진 신뢰가 전례없이 크게 훼손됐다는 것”이라면서 “재판을 통해 그동안 잘못 알려졌던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하는 전환점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34년 법관생활을 하면서 심복 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절제된 삶을 살았고, 행정처장 근무 당시에는 오로지 국민의 신뢰가 없으면 사법부가 존립할 수 없다는 가치 아래 어떻게 신뢰를 가질 것인지를 사법행정의 주안점으로 삼고 일했는데, 공소사실은 마치 제가 소신을 져버린 채 권한을 흔들며 남용했다고 표현돼 그 자체로 마음이 참담하고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재판을 하는 법관과 달리 사법행정 담당자들은 조직의 위상을 강화하고 안정적이 방향으로 정책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가능한 여러 합목적적 수단을 선택할 수 있는 폭넓은 재량을 갖고 있다”며 “사후에 보기에 적절하지 못한 측면이 있을 수 있어도 곧바로 형사범죄로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로 볼 수는 없다”며 검찰이 지목한 범죄사실을 반박했다. 고 전 대법관은 또 “저에게 양심적이나 도의적으로 어떠한 책임이 있다면 누군가에게 전가하지 않고 질 것이고 제가 져야 하는 십자가가 있으면 마땅히 그 십자가를 지기로 했다”면서 “판사님께서 유감스럽게도 일방적 시각에서 언론보도를 접하며 갖게 됐을지도 모르는 선입견을 걷어낸 상태에서 저의 간절한 말에 귀기울여 주시고 과연 형사법정에 이를 수준으로 권한을 남용해 후배 법관들에게 의무없는 일들을 시킨 것인지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신중하고 냉철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약간 떨리는 듯한 목소리로 고 전 대법관이 말을 마치자 잠시 정적이 흘렀다. 재판장은 오후에 본격적으로 변호인이 공소사실에 대한 진술을 하고 피고인들이 입장을 밝히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하고 오전 재판을 마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김학의 부실수사 확인, 검찰개혁 필요성 절감한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어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 의혹과 과거 검경 수사에 대한 최종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 과거사위는 뇌물 혐의로 구속돼 수사 중인 김 전 차관의 스폰서 역할을 했던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검찰 고위간부 등 법조계 관계자들과 교류·접대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검찰 실세였던 김 전 차관의 봐주기 수사와 검찰권 남용 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이번 발표는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일깨워 준다. 과거사위는 윤씨와 유착 의혹이 있는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윤갑근 전 고검장, 박모 전 차장검사 등에 대해 수뢰후 부정처사 등의 혐의가 있는지를 수사할 것을 검찰에 촉구했다. 한 전 총장 등 검찰 고위 간부 3명이 윤씨 관련 사건 처리 과정에 개입해 편의를 봐줬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조사단은 “다수의 검찰 고위 관계자와 교류·접대 등을 한 윤씨에 대한 개인비위 혐의에 대해 소극적이고 부실한 수사를 한 것이 확인된다”며 “이는 검찰이 제 식구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해 윤씨에 대해 봐주기 수사로 입막음하려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이와 함께 과거사위는 이른바 ‘김학의 동영상’ 외에 추가 동영상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동영상 및 피해자 존재 여부 등도 검찰이 수사를 통해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과거사위는 법무부와 검찰이 검찰 사건처리 결재 제도를 전면 점검해 검사 전결권의 범위를 확대하고 사무감사와 감찰 강화 방법으로 사후 통제도 엄격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강구할 것을 강조했다. 검찰의 전횡은 김학의 사건뿐만 아니라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검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고소·고발된 347건의 처리 현황을 조사한 결과 단 한 건도 기소되지 않은 사실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피의사실공표죄로 고발당한 검찰이 스스로 죄가 되는지 안 되는지를 ‘셀프 수사’한 뒤 모두 ‘죄가 안 됨’으로 ‘셀프 결론’을 내린 것이다. 형법 제126조에는 수사기관 종사자가 피의사실을 공표했을 때는 징역 3년 이하 등 엄중 처벌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법무부 훈령으로 ‘예외적 공보 사유’를 마련해 사실상 형법 조항을 유명무실하게 만들어 왔다. 검찰은 증거를 은폐하거나 조작하는 식의 검찰권을 남용했지만 여전히 현직에 있는 당시 수사 검사들이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않고 처벌되지 않고 있다. 검찰은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 전에 스스로 저지른 잘못에 대해 뼈를 깎는 반성을 먼저 해야 한다.
  • 순천에서 강간치사 저지른 30대는 전자발찌 찬 보호관찰 대상자

    전남 순천에서 40대 여성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A(36·매곡동)씨가 전자발찌를 부착한 보호관찰 대상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3년 강간죄로 징역 5년을 복역하고 지난해 3월 출소했다. 경찰은 전자발찌를 찬 A씨가 다시 성범죄를 저지른 일과 관련해 보호관찰소 관리 업무가 소홀한 점이 있었는지 여부도 확인 중에 있다. 28일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27일 오전 6시 15분부터 오전 8시 15분 사이 순천시 한 아파트에서 선배의 약혼녀인 B(43·해룡면) 씨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려다가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의 몹쓸 짓을 피하기 위해 B씨가 아파트 6층에서 화단으로 뛰어내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아파트를 빠져나가기 전 몸을 가누지 못하는 B씨를 엘리베이터에 태워 화단에서 집으로 옮기는 모습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까지 B씨는 움직임을 보여 살아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화단에 쓰러진 B씨를 안방으로 옮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성범죄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A씨는 30세이던 2013년 주점을 돌아다니며 여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법원은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출소 이후부터 5년간 전자 발찌 착용을 명령했다. A씨는 2007년에도 주점 여종업원을 성폭행한 죄로 5년을 복역한 뒤 출소 6개월 만에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상습적으로 여성을 성폭행한 A씨는 이번에는 전자 발찌를 찬 채로 범행을 저지르는 대범함을 보였다. A씨는 전자발찌를 찼지만 야간 외출 제한이나 유흥업소 등 금지 구역 출입 제한은 받지 않았다. B씨는 부검 결과 경부압박질식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목이 졸린 흔적이 있어 추락전에 있었던 일인지 안방으로 옮긴 후 저질렀는지 경위를 파악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 대해 강간치사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며 “언제 목을 졸라 사망에 이르렀는지에 따라 살인죄로 죄명이 바뀔수도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26일 저녁 B씨의 약혼남 등 일행 5명과 함께 술을 마신 후 이들이 자신의 원룸에서 모두 잠자리에 들자 다음날 아침 일찍 B씨 집에 혼자 찾아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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