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구소련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대구고법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도로교통법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토론회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팜플로나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28
  • 21세기 극동안보 새틀짜기/미·일 안보공동선언­배경과 의미

    ◎중 세력 급속성장­북의 위협 견제 포석/일 자위권 관련 개헌논의 활발해질 듯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과 일본의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가 17일 도쿄정상회담을 가진데 이어 발표한 안보공동선언은 양국간 기존 안보체제의 틀을 전면교체했다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양국 안보체제는 냉전후 구소련의 위협이 사라지면서 존재의의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돼 왔다.또 지난해 오키나와에서 미군병사가 초등여학생을 집단폭행한 사건으로 미군기지의 정리축소 요구가 거세게 제기됐었다.이에 따라 양국간 안보협력체제의 기반이 크게 흔들리는 듯했다. 그러나 양국은 이를 극복하고 21세기를 향한 동맹체제 강화를 선언했다.급속히 성장하는 중국세력에 대처해야 한다는 점에서 양국은 접점을 모색해 왔다.최근 중국의 대대만 무력시위는 이러한 논의에 순풍으로 작용했다.게다가 북한의 핵위협,정전협정 무시,붕괴임박설등도 극동지역 불안정 요인으로 우려를 자아냈다.양국은 이날 공동선언에서 『아시아 태평양지역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데 정세인식을 같이하고 특히 한반도안정은 『미·일양국에 사활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한국안보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이번 선언은 특히 양국의 안보관계가 21세기를 향해 이 지역의 안정적 번영의 기초라고 선언,양국 동맹체제의 존재의의를 부각시켰다. 공동선언은 이어 미·일안보체제의 강화를 위해 미·일방위협력지침의 수정,미·일물품·역무상호제공협정,오키나와 미군기지의 정리 축소등을 긴밀한 협력하에 추진,실시해 나가기로 합의했다.이번 공동선언에 나타난 내용은 기존 미·일안보협력체제의 면모를 일신하는 것이다.양국 안보체제는 단순한 일본에서 극동전역으로 광역화되고,평시 협력체제에서 유사시 체제구축으로 시야를 넓혔다. 지난 51년 안보조약을 체결하고 60년 개정을 거친 양국 안보협력체제는 기본적으로 일본유사시를 대비한 것이었다.또 양국의 협력은 주일미군 경비부담이라는 제한된 틀안에 한정돼 있었다.일본 국내적으로는 집단적 자위권을 부정하는 헌법과 대외무기수출을 금하는 무기수출 3원칙이 엄존해 왔다. 이번 공동선언으로 양국의 안보체제는 기존틀을 훨씬 뛰어넘어 21세기를 향한 질적인 변환을 시작한 것이다.미국의 세계전략이라는 틀속에 일본의 역할이 더욱 증대됐다.공동선언과 이에 앞서 합의한 「미·일방위협력지침의 수정」,「물품·역무상호제공협정」은 집단적 자위권의 제약과 무기수출 3원칙등이 변환과정에 들어갔음을 보여준다.무너지고 있다고 보아도 괜찮을 듯하다.이 때문에 중국등 주변국들은 일본의 군사적 역할 증대,군사대국화의 경향,중국봉쇄 움직임등을 우려하기도 한다.물론 미국의 세계전략이라는 틀속에 일본이 더욱 깊이 연계됐기 때문에 우려할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으나 일본이 막강한 군사적 영향력을 갖는 「보통국가」에 한발 더 가까워진 것은 사실이다.일본은 이미 지난해 방위력 정비계획을 발표한 바도 있다. 일본 국내의 집단적 자위권의 인정을 향한 헌법의 개정 또는 재해석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자민당은 물론 야당인 신진당도 집단적 자위권 인정에 적극적이다.여당인 신당사키가케도 극동유사시를 대비한 법체제 정비는 적극적이다.사민당은 소극적이다.큰 흐름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 인정으로 향하고 있다.속도도 지금까지보다는 빨라질 전망이다.자국보호를 위해 양국 안보체제가 긴요했던 냉전당시 「동맹」이라는 말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던 일본 국내 여론이 막상 냉전후 「동맹」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미·일안보체제 강화를 저항감없이 수용하는 분위기다.〈도쿄=강석진 특파원〉
  • 한·미 공동제의와 남북관계 진단/특별대담

    ◎“4자회담은 한반도 평화정착 이정표”/“북 안보에도 도움… 거부명붐 미약”/평양,북­미 협상구도로 수정제의 가능성/진전땐 러시아·일본 포함 6자로 확대 될수도/한·미 긴밀협조속 다각적 설득외교 필요 □참석자 이상옥 전 외무부장관 김인영 서울대교수·국제정치학 김영삼 대통령과 클린턴 미 대통령의 제주 정상회담을 통한 대북 「4자회담」공동제의는 한반도 새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역사적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때마침 미·일 신안보공동선언이 천명되었고 북한의 최근 판문점 무력시위 등 일련의 정전협정 무력화 공세가 정점에 이른 가운데 나온 이번 공동제의의 배경과 성사 가능성 및 우리의 후속조치 등을 이상옥 전 외무부장관과 전인영 교수(서울대·국제정치학박사)의 특별대담을 통해 진단해본다. ▲이상옥 전 외무장관=제주도 정상회담에서 한·미 양국이 4자회담을 제안한 것은 최근 북한의 휴전협정 무력화공세에 대한 대응조치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즉 판문점 무장병력 투입 등 노골적 정전협정 위반사태 유발로 조성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제안인 셈입니다. ○판문점 긴장타개 물론 미국은 과거에도 몇차례 유사한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지난 75년 키신저 당시 미국무부장관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주한유엔사령부 해체와 주한 미군철수 결의안 제출에 맞서 이 회담을 제안했던 것입니다.하지만 당시 북한과 중국이 부정적 반응을 보였죠.79년에도 카터 전 미대통령 방한때 남북이 주가 되고 미국이 보조적으로 참여하는 3국 고위당국자회담을 제안했으나 북한이 반대했습니다. 84년 1월에는 거꾸로 북한이 3자회담을 제안했으나 북·미회담을 위주로 하고 한국은 옵서버 자격으로 들어가는 과거 월남판 3자회담이라 우리가 받을 수 없었습니다.그러나 이번 4자회담은 북한의 태도에 따라서 현 정전협정을 대체할 수 있는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협상의 기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전인영 교수=한·미정상이 이번에 제의한 4자회담은 과거와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북한은 그동안 평화체제문제를 한국을 배제시킨채 북·미간에 해결할 문제라고 주장해 왔습니다.이에 반해우리쪽은 남북한 당사자간에 해결할 문제라는 생각이었지요.그것을 이번에 뭉뚱그린 것입니다.남북한이 서로 대화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선 4국이 만나자는 것입니다.이번 제의를 북한이 공식적으로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가 문제입니다.또 한국이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 전장관=최근 북한이 취해온 일련의 강경조치는 북핵문제로 벼랑끝 전술을 구사하면서 제네바 합의를 도출한 것처럼 「판문점 위기조성」으로 미국과의 직접협상을 거쳐 평화협정을 체결하겠다는 의도일 것입니다. 우리측의 기본입장은 휴전협정이 항구적 평화체제로 전환될 때까지 현 정전협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주변4강 등 국제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반면 북한의 북·미 평화협정 주장은 현실적·법적으로 타당성이 없어 국제사회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이번 제의는 우리가 평화체제 구축문제에 있어서 종래의 수세적 입장에서 좀더 전향적인 대체조치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전망입니다. ○유연한 외교적 대응 ▲전교수=지난 75년 키신저가 4자회담을 제의했을 때는 한국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지금처럼 국력이 신장되어 우리의 목소리를 낼 상황도 아니었지요.그런 점에서 이번에는 한·미정상이 합의하여 제의를 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또 하나는 북한군에 의한 위기조성을 과거와는 달리 외교적 방법으로 대응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전장관=김영삼 대통령의 지적처럼 북한이 금명간 긍정적 반응을 보일 것이라곤 기대하지 않습니다만 결국엔 받아들일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손성필 주러시아대사나 노동신문의 부정적 언급은 우리 정부가 이미 설명했듯이 북측의 공식반응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조만간 외교부성명 형식의 공식 입장표명이 있겠죠.우선 북한이 일단 전면 거부하는 상황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또 하나는 북한이 원칙을 수락하면서 내용면에서 변형된 수정제의를 할 가능성입니다.즉 4자회담을 하되 주도적 역할은 남북한이 해야한다는 우리 입장과 달리 4자회담 테이블을 북·미 협상으로 끌고가려고 기도할 수도 있죠. ▲전교수=이번 제의에 대해 북한이 일단 주러시아대사와 태국대사를 통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공식적 반응은 좀 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북한은 남북기본합의서의 불가침선언으로 한국과의 협상을 끝냈다고 생각,미국과의 협상을 공언했습니다.그러나 그것이 여의치 않으니까 이번에 군사적 시위를 한 것입니다. 이번 제의로 공은 저쪽으로 넘어간 것 같습니다.북한도 거칠게 거부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국내사정이나 경제문제,국제적 고립의 상황을 탈출해야한다는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않겠느냐는 생각에 근거한 관측입니다.다만 이번 제의는 우리로 보아서는 북한의 입장을 고려,어느 정도 양보한 것으로도 볼 수도 있습니다.만약이지만 북한이 형식적으로 응하거나,응하지 않고 북·미관계의 진전만 가져오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만 이렇게 되어서는 안됩니다. ▲이 전장관=중국은 오는 19일 전기침 외교부장이 크리스토퍼 미국무부장관과 만나는 자리에서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있습니다.이 문제에 관한한 북한은 중국과 상의할 것으로 보여 4자회담의 성사와 성공여부에 대한 중국의 역할이 지대합니다.이같은 맥락에서 최근 중국이 외교부대변인을 통해 한반도 평화에 긍정적 역할을 하겠다고 천명한 점은 희망적 요인입니다. ○중 긍정적역할 천명 러시아는 북한핵문제와 관련해 파노프 차관이 6자회담 또는 8자회담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평화체제구축문제도 러시아측이 한반도내에서의 영향력 유지를 위해 이와 유사한 다자간 회의를 통해 모색하자는 입장일 것으로 추정됩니다.바로 이점을 염두에 두고 우리는 러시아와 접촉해 4자회담이 진전이 있을때 러시아·일본 등으로 참여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주지시켰으면 합니다. ▲전교수=이미 중국은 한·미정상의 4자회담 제의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또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이번 발표 이전에 어느 정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그러나 러시아는 지난 86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우리도 아시아·태평양 국가』라고 선언한데서 볼 수 있듯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2선으로 밀려난데 대해서는 불만일 것입니다.일본을 포함한 6자회담이나 유엔까지를 포함한 7자회담을 원하는 것이 러시아입니다.러시아는 구소련이 한반도의 휴전협정을 연출하고 감독했던데다 현실적으로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이번 4자회담에서 배제됐다는 것이 수용하기 힘들 것입니다.그동안 러시아의 힘이 약화됐다지만 서독이 통일에 앞서 모스크바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던 지혜도 우리가 배울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일본은 미국과 긴밀한 안보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환영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겠지요.그러나 일본도 동북아 주요국가인 만큼 소외되는 것보다는 영향력이 반영되는 것을 원할 것입니다.러시아와 일본 모두 4자회담 이후 어떤 배려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 전장관=한·미 양국이 검토중인 추가 경제제재 완화 또는 경협활성화 조치는 북한이 4자회담을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긍극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여건을 만든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조치입니다.차제에 북에 대해서도 이에 응하는게 그들의 실질적 이득임을 인식시키는 노력이 긴요합니다. ▲전교수=국제사회에서 북한을 개방된 사회로 유도해 내는 것이 미국의 기본정책입니다.4자회담은 사실 북한의 안보를 보장하는 것입니다.게다가 미국과 한자리에서 대화를 하자는 것인 만큼 거부할 명분이 없습니다.북한도 무너져버린 경제시스템을 살리고 미국의 경제제재완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4자회담을 받아들이지 않을 명분이 없습니다.북한이 새로운 사고방식,실용주의적 사고방식으로 이번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이 전장관=클린턴 미대통령과 하시모토 일본총리가 17일 도쿄 정상회담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안보협력강화를 골자로 한 미·일 안보공동선언을 발표한 것은 탈냉전이라는 대세에도 불구하고 동북아에는 한반도를 비롯해 아직도 냉전지역과 분쟁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음을 직시한 결과입니다.21세기에 가서도 이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 미·일의 안보협력 기조가 계속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원칙적으로환영할 만한 일입니다.특히 21세기에도 10만명의 미군을 아시아지역에 유지하기로 했다면 주한미군도 당연히 동북아 안정을 위해 그때까지 주둔해야 할 것입니다. ○주한미군 계속 주둔 결론적으로 「제주도 선언」에 담긴 대북 3원칙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평화체제구축문제에만 매달려 다른 모든 분야의 대북 접촉을 폐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는 옳은 방향이라고 여겨집니다.즉 평화체제구축문제나 미국의 대북 유해송환 협상·미사일협상·제네바합의에 따른 후속협상 등을 굳이 일괄타결할 게 아니라 전체적 조화를 확보하는 기본원칙을 지키면서 각 부문별 진전을 병행시켜 나가는게 필요합니다. 이번 제의로 한·미 양국이 평화체제 구축문제의 주도적 입장에 섰으나 북한과의 어려운 협상은 이제 시작입니다.따라서 서두르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아울러 본격적 4강외교시대를 맞고 있으나 중심축인 미·일과의 긴밀한 협조체제가 확고하게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전교수=북한이 이번 제의에 호응하지 않을 때는 단호한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실제로 한·미의 군사력을 감안할때 북한이 이성적이라고 전제한다면 군사적 도발은 있을 수 없습니다.그러나 한·미간 긴밀한 협력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사실 90년대 초반에 나타났을 법한 우리의 외교적 이니셔티브가 90년대 중반 이후에야 나타나고 있습니다.그동안 한반도는 탈냉전시대에는 찾아보기 쉽지않을 만큼 경직된 모습을 보여주었지요.이번 4자회담을 통해 제대로 국민에게 해빙 분위기를 맛보도록 기대해 봅니다. 또 북한은 어려운 협상상대임에도 그동안 너무 쉽게 기대하고 쉽게 실망한 측면이 있습니다.우리는 이제 단기적 기대와 실망을 되풀이하기보다는 통일을 이룬 이후까지 생각,대비하는 「비전」을 가지고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합니다.이를 위해 북한의 반응을 조용히 기다리는 것보다는 미·일·중·소를 통해 북한의 반응을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정리=구본영·서동철 기자〉
  • 냉장고 생산 세계1위 목표/대우/2천년까지 9개국에 공장 건설

    대우전자가 2000년에 세계시장의 10%를 점유하는 최대의 냉장고 생산·수출업체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대우전자는 16일 2000년까지 7억달러를 투자,연 6백만대의 냉장고 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를 위해 베트남 인도 태국 중국 멕시코 브라질 스페인 폴란드 구소련 등 전세계 9곳에 현지 냉장고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멕시코와 베트남 공장은 가동중이며 스페인과 인도공장은 내년부터 가동에 들어가고 98년부터 중국 브라질 폴란드 태국공장이 차례로 건설된다.이들 공장이 완전 가동되는 2000년이 되면 해외생산규모가 4백30만대나 되며 국내공장(인천 및 광주공장)의 생산량을 합쳐 총 6백만대의 생산체제가 된다.〈권혁찬 기자〉
  • 중문단지 신라호텔/정상외교 명소로 자리잡아

    ◎중 이붕·강택민­구소 고르비 체류 역사적인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제주 중문단지내 신라호텔은 최근들어 세계 주요국가정상이 잇따라 방문,국제정치적 명소가 돼가고 있다. 지난 91년 4월에는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한·소정상회담을 가졌다.이번 클린턴 대통령의 제주도 방문과 한·미정상회담 개최로 미국과 구소련이라는 초강국정상이 제주 신라호텔에서 한국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진기록을 남겼다.특히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제주 신라호텔의 「사라룸」은 한·소정상회담이 열리기도 해 제주의 명물이 될 것 같다. 또 94년 11월과 95년 11월 각각 방한한 중국의 이붕 총리와 강택민 국가주석은 서울에서 김영삼 대통령과 한·중정상회담을 마친 뒤 귀국길에 제주도에서 하루를 묵고 가기도 했다.우리나라를 방문한 다른 국가정상도 제주도의 풍광이 아름답고,기후가 온화하다는 소식을 듣고 제주도에 들르는 일정을 타진해오곤 한다고 정부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극적으로 성사된 뒤 회담장소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클린턴 대통령 부인 힐러리여사가 주변분위기가 좋은 제주도에서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한국정부에 타진해보라고 미국측 관계자에게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한·미 양국의 의전 및 경호관계자들도 경호업무와 관련,제주도의 여건이 오히려 서울보다 나은 점이 있어 제주도에서의 정상회담개최를 반겼다는 후문이다.〈서귀포=이목희 기자〉
  • 동북아 안보위협 차단… 결속 과시/클린턴 순방 4국의 입장

    ◎워싱턴/북·중 무력시위 따른 긴장 완화 포석/국제 테러·핵 유출 방지 안전판 마련 14일밤(미국시간) 워싱턴을 떠나 8일 동안의 한국·일본·러시아 3개국 방문길에 오른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나들이는 최근 한반도와 대만해협 등 동아시아에서 발생한 심각한 안보위협에 대한 동맹국들의 결속을 과시하고 냉전이후 또하나의 국제안보 위협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는 구소련의 핵물질 유출 차단 등 주로 안보목적을 띠고 있다. 따라서 백악관측은 클린턴 대통령의 이번 순방목적을 ▲북한도발로 초래된 한반도의 긴장 완화 ▲일본과의 안보협력관계 강화 ▲중국에 대한 동맹국들의 단합된 메시지 전달 ▲테러국가 혹은 집단으로의 핵물질 유출 방지를 위한 국제협력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첫번째로 방문하게 되는 한국의 경우는 당초에 일정상의 이유로 순방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다가 동아시아의 긴장고조로 뒤늦게 포함이 결정됐으며 더욱이 최근 북한의 판문점 도발로 인해 클린턴 대통령의 제주도 체류 시간을 배로 늘려잡는 등 한반도 긴장 완화가가장 뜨거운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클린턴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지원을 재천명하고 남북한간의 직접대화를 촉구하게 된다. 클린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지난 12일 오키나와 후텐마 공군기지의 반환을 발표,분위기를 잡은 미국은 지난해 오키나와 주둔 미군의 여학생 성폭행사건으로 인한 일본국민들의 분노를 씻어내고 일본과의 항구적인 안보협력관계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과는 그동안 주요 분쟁대상이 돼왔던 경제문제들이 지난 여름 자동차협상의 타결로 상당한 해소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동아시아의 안보는 물론 광범위한 국제안보 문제가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양국정상회담에서 채택될 새로운 안보성명은 2차대전 후 일본의 국제안보 문제에서의 역할을 새로이 규정짓는 것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아시아의 안보와 관련해서는 북한도발과 중국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4만5천명 미군의 계속적인 일본주둔과 그에 따른 일본의 협력과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비용 분담,보스니아 평화에의 지원 등국제안보및 평화유지에 있어서의 일본의 참여 방안이 논의된다.클린턴 대통령은 17일에는 요코스카에 정박중인 미항모 인디펜던스호 함상에서 연설을 통해 미국의 동아시아 평화의지를 천명할 계획이다. 마지막 방문국인 러시아에서는 19일 모스크바에서 개최되는 핵물질 유출 방지를 위한 8개국 정상회담에 참석,냉전종식 이후 구소련 국가들로부터 핵물질이 비밀리에 테러국가나 국제테러집단으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정상회담을 주재하고 테러리즘 격퇴에 대한 국제적 동참을 호소한다. 이어서 옐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체첸사태의 평화적 해결,경제개혁 촉구,나토 확대,러시아의 이란에 대한 무기 수출 등을 광범위하게 논의한다.오는 6월 대통령선거에서 옐친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고 있는 클린턴 대통령은 이어 다른 러시아의 정치지도자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역시 금년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는 클린턴 대통령의 이번 3개국 순방은 자신의 안보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 부각과 함께 「재선」의 공동목표를 가진 옐친 대통령과 긴밀한 협조 등 자신의 정치적 안전판 강화의 목적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워싱턴=나윤도 특파원〉 ◎도쿄/극도 유사시 미·일 공조 초점/“한반도·대만사태로 안보협력 강화” 재확인 일본으로서는 이번 클린턴의 방일은 21세기를 바라보는 미·일 양국관계,더 나아가 동아시아지역에 있어 일본 역할에 적지않은 의미를 갖는다. 이번 방일은 두 가지 커다란 특징을 갖는다. 우선 미·일 양국관계가 「안보」를 중심으로 하는 틀로 환원되고 있음을 강력히 보여준다.미국과 일본은 냉전시대 안보를 중심으로 단단한 결속관계를 유지해 왔다.미국이 구소련의 태평양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막는 것과 일본이 북쪽으로부터의 안보위협에 대비하는 것은 총론과 각론의 관계였다. 냉전 소멸후 미·일안보체제는 다소 흔들리는 듯 했다.미국은 냉전후 일본과의 경제마찰에 힘을 집중시켜 왔다.3년전 클린턴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그는 경제개방압력의 메신저였다.그러나 클린턴은 이제 안보강화의 메신저로서 일본에 온다.대상은 구소련이 아니다.한반도와 대만해협에서의 긴장고조가 안보강화의 주요 배경이다. 여하튼 냉전이 종식됐음에도 불구하고 미·일 양국은 전통적인 안보동맹관계 강화의 필요성을 앞세워 다시 결속하고 있다.일본으로서는 중국­대만사태 당시 중국의 위협전략에 불쾌감을 느끼면서도 목소리를 높일 수 없었다.역시 힘을 배경으로 개입할 수 있는 것은 미국 뿐이었다.한반도사태도 결국 미국이 관리한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중국과 북한이 미·일관계의 접착제 역할을 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미·일정상회담에서는 경제문제는 일본의 과녁에서 벗어난다.반도체 필름 보험 등 현안들은 언급되지 않는다.「포괄경제협의의 남은 작업에 우선적 주의를 기울이면서 신속하게 해결하도록 협력한다」는 간접표현에 그치게 된다.일본으로서는 미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미국의 세계전략에 적극 협조하는 대신 경제문제는 다소 비켜나가는 물물교환이 이뤄진 셈이다. 둘째로 미·일 양국의 기존안보의 틀이 「일본의 유사시」에 초점을 맞추고 극동 유사시를 병기하는데 그치고 있지만 미·일정상회담에서 발표될 「안보공동선언」은 극동 유사시에 초점을 두고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유사시를 병기하게 된다.양국 안보관계의 시야가 비약적으로 넓어지는 것이다. 일본으로서는 다만 주변국가들의 시선을 의식,집단적 자위권 등의 문제는 추후논의로 넘기고 있다. 이번 방일을 앞두고 양국은 이미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대폭 정리·축소,미군에 대한 후방지원 확대,미군의 민간시설 사용확대와 극동유사시 대비 등을 담은 방위협력지침의 검토작업 등에 합의해 놓고 있다.「미국」의 틀 속에서 일본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양국 안보동맹관계는 「20세기형」에서 「21세기형」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도쿄=강석진 특파원〉 ◎모스크바/미­러 「핵안보」 협력에 역점/구소련 핵무기해체 등 집중 거론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오는 18일부터 4일 동안 러시아를 찾는 것은 한마디로 한국·일본방문과 마찬가지로 안보협력의 연장선에서 이뤄지는 것이다.특히 클린턴 대통령의 러시아방문은 「핵안보」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러시아가 추진중인 시장경제정책에 미국이 강력한 동반자임을 확인시켜주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미국으로서는 러시아가 미국의 최대 안보협력자임을 확인하고 최근 떠오르고 있는 러시아내의 민족주의경향을 겨냥하기 위한 것으로도 분석된다. 러시아와 미국은 19∼20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원자력안전 8개국(G7+1)정상회담」에 이어 양국정상회담을 갖는다.정상회담에서는 옛 소련국이었던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 등지의 핵미사일 해체 문제와 해체비용 문제가 집중 거론될 예정이다.특히 이란 이라크 북한 등으로의 핵물질 유출 방지를 위한 일종의 「협약」도 만들어낼 예정이다.미국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각지에 퍼져 있는 핵기지로부터 여러 핵물질이 유출되는 상황에 우려를 표시하고 유출방지를 위해 러시아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국의 정상회담에서는 나토 확대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보여진다.이 문제와 관련해 최근 러시아를 방문한 폴란드의 크와츠네프스키 대통령은 폴란드의 나토가입 추진 의사를 옐친 러시아대통령에게 분명히 했으며 헝가리·체코·슬로바키아 등 옛 바르샤바조약 일부 회원국들이 나토 가입을 계속 추진,러시아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그러나 모스크바 국제관계전문가들은 『옐친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이 각각 올해 대통령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어 양국의 협력방안은 어느 때보다 술술 풀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19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서방 선진7개국(G7)과 러시아가 참석하는 「원자력 안전정상회담」에서는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 협상의 초점인 핵실험 금지대상 범위가 집중 조명될 것으로 보인다.이들 8개국은 핵실험 금지대상범위에 「모든 핵실험」을 포함시키려고 시도할 예정이나 구체적이고도 완전한 합의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러시아는 「모든 핵실험의 전면금지선언」을 포함하는 「의장성명 초안」을 만들어 놓고는 있으나 선언적 의미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 대통령은 24∼25일 중국의 강택민주석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옐친 대통령에 대해 『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긴장완화 문제와 관련해 북한을 설득해주도록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모스크바=류민 특파원〉 ◎북경/「대중 견제정책 일환」 분석/“미의 동북아 영향력 시험대” 주시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한국·일본·러시아 등 아시아순방에 대해 중국은 미국의 동북아지역 주도권강화를 위한 시도로 보고 경계하는 분위기다. 또 이번 순방을 동북아지역에 있어 미국의 대중국정책의 변화 등 새로운 정책및 지역국가에 대한 영향력의 시험대로 보고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특히 미·일간 예정된 신안보선언에 대해선 이미 『두 나라 쌍무관계를 넘어 다른 나라에 영향을 주어선 안될 것』을 경고하는 등 미·일 안보동맹관계의 강화에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미국이 아시아에서의 정치·군사협력자로서 일본의 역할에 힘을 실어주고 동맹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중국은 생각하고 있으며 이를 중국에 대한 견제정책의 표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은 소련해체 등 냉전구조와해 이후 미국이 세력확대를 추구해왔으며 대만문제를 통한 중국분열과중국견제를 시도하고 있다고 생각해왔다.이런 맥락에서 이번 클린턴의 아시아순방에 대해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견제정책의 구체화 정도는 앞으로 중·미관계의 균열의 폭과 직결된다는 분석이다. 클린턴의 러시아순방도 중국은 세력균형 차원에서 미·러 사이의 소원해진 관계의 틈이 어느 정도나 메워질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냉전시대 미국이 러시아봉쇄를 위해 중국을 끌어들였듯이 러시아로부터 협력의 축을 끌어당기려는 중국과 미국의 경쟁적 차원에서 러시아방문을 보고 있다.중국은 오는 24일 옐친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있으며 26일 상해에서 러시아·카자흐스탄 등 옛소련 4개국과 국경회담에 공동서명할 예정이다. 동북아지역 집단안전보장제도 및 기구설치에 반대해온 중국은 미국이 추진하는 아·태지역 국방장관회의 창설 등 다자간 안전보장협의방안 논의가 이번 순방에서 어떻게 논의되고 발전될지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지역안보의 다자간 협력체제구성과 관련,중국은 행동제약요소라는 기본입장 아래 반대해왔다.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중국의 관심은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에 대한 한·미 사이의 새로운 대응방안과 이후 대북한 경제협력 및 지원 등에 관한 공동보조방향에 맞춰져 있다.중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한 의장성명 채택을 반대했다.북한의 위반에 대해 한국정부의 남북대화 시도를 강조해온 중국은 한·미간의 다음 조치와 상응한 반응을 주시하고 있다.미국이 더이상 세계문제에 대해 좌지우지해서는 안된다는 중국은 클린턴의 아시아순방이 미국의 안보동맹과 영향력을 얼마나 강화시켜나갈지 주목하고 있다.〈북경=이석우 특파원〉
  • 유학 외국인(외언내언)

    인생을 살며 느끼는 것은,각급 과정의 동창처럼 가까운 이웃이 없다는 것이다.대만의 이등휘 총통이 미국을 방문할때 그의 미국 모교가 해준 역할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예부터 동문수학한 친구와는 육친보다도 가깝게 지내는 것이 우리네 풍속이었다. 우리는 오랫동안 유학이란 우리가 외국으로 가는 것만을 생각해왔다.그러나 이제는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유학생이 각계각층에서 은근히 많아졌다.「새마을」이니 개발경제,개혁정치 같은 분야에서 발전도상국들이 배워가고 싶어하는 것이 많이 확대되기도 했다. 특히 과거의 동구권 국가들이나 구소련에 속하던 러시아권 나라들에서는 한국에 유학오는 것을 아주 선호하게 되었다.어느틈에 여기까지 이른 우리에 대해 부지불식간에 어깨가 으쓱해질 수도 있는 대목이다. 바로 그 대목이 조심스럽다.우리는 본래 외국인에 대해서는 다소 배타적인 성정을 지니고 있다.외국사람에게는 무조건하고 비칭을 붙이기 좋아하고 우리만 좀 못하다는 생각이 들면 상대를 쉽게 업신여기는 버릇도 있다.우리의 그런 성정때문에 외국인을 노엽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것은 고쳐야 할 일이다.모든 일은 사람에 의해 이뤄진다.서로가 기억의 용량 속에 들어있어야 발굴대상에도 들고,활용도 하고,영향도 입힌다.특히 유학생은 자신의 지적 근간을 이루게 한 나라에 대한 미련과 호감이 뿌리깊게 박이게 마련이어서 아주 자연스럽게 민간외교관이 되어준다. 그런 뜻에서 한국으로 유학오는 유학생의 수를 획기적으로 확대해가기로 한 정책은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서기 20˘00년까지 현재의 1천6백명 수준을 1만명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여러가지 제도도 마련하고 「한국어 능력 검정제도」도 개발할 것이라고 한다.그런 일과 함께 우리나라를 다녀간 유학생들을 잘 관리하는 방안도 여러가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기껏 다녀갔으면서도 호감보다는 유감이 있는 사람들을 만들지 않게 하는 일을 함께 생각해야 할 것이다.〈송정숙 본사고문〉
  • 북한은 「고장난 비행기」/이목희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최근 벌어지고 있는 북한의 호전적 행동에 대해 여러 풀이가 나오고 있다.일반은 물론,정부 당국자나 북한문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소 견해가 갈린다. 이럴 때 군통수권자로서 국가안보를 총책임졌으며,핵심적 국가정보를 가장 많이 접하고 있는 대통령의 「북한 인식」은 어떤 지 궁금할 법하다. 올들어 북한에 대한 김영삼 대통령의 언급은 일정한 궤를 갖고 있다.최근 일련의 상황을 예견한 듯 하다.4일 하오 비무장지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담화가 나오기 직전,그날 상오 중부전선 군부대를 찾아 빈틈없는 안보태세를 강조했다. 김대통령이 보는 「북한관」은 한마디로 「기장이 없는 고장난 비행기」로 요약할 수 있다. 극심한 경제난,수해 등으로 북한 경제는 파탄지경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국가를 비행기에 비유하면 「고장났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이 「고장난 비행기」라는데는 대부분의 의견이 일치한다.그러나 이 비행기가 서울 한복판에 떨어지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북한의 김정일이 그런대로 사회를 통제하고,구소련의지원같은 외부적 도움없이 무모한 도발을 감행할 의지도,능력도 없다고 보는게 일단은 합리적으로 비쳐진다.북한의 행동을 「미­북 평화협정」을 얻어내기 위한 「벼랑끝 전략」이라는 분석이 여기서 나온다. 그러나 게리 럭 전 주한 미군사령관이 미국의회 증언에 밝혔듯 북한은 합리적 집단이 아니므로 합리적으로 판단해 대응하면 크나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김대통령이 북한이라는 비행기의 「기장」이 모호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비행기가 고장났더라도 승무원들이 건재하고,이성적이라면 비상착륙을 유도할 수 있다.그러나 비행기 조종에 익숙치않은 납치범들이 비행기를 몰아대면 비행기가 어디로 떨어질 지 누구도 예측키 어렵다.북한이라는 비행기가 스스로의 진로조차 모르는 군부 극렬세력에 의해 조정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9월 신학기」 폐지/「4월 신학기제」 도입

    ◎“졸업생 조기 배출 필요성 인식” 분석 우리와 달리 「9월 신학기」를 채택해 온 북한이 올부터 「4월 신학기」로 제도를 바꾼 것으로 밝혀졌다.북한의 9월 신학기는 구소련과 중국을 본딴 것인데 북한이 뒤늦게 4월 신학기제를 도입한 배경이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이와 관련,전문가들은 전체적인 인력수급 차원에서 졸업생 조기배출의 필요성이 제기돼 제도를 손질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4월 신학기제 도입과 관련,북한은 최근 교실 및 교육자재부족 해소를 위해 각 지방당위원회별로 대대적인 지원사업에 나서고 있는데 최역점사업은 교실과 실험실습실,교재 마련 및 학용품의 원활한 공급. 당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를 위해 각 지방당위원회가 군급기관의 책임일꾼과 위원회 부장급 이상의 간부들에게 지원담당학교를 할당하는 한편 교육기자재공급소 교구비품수리소 등과 연계,필요한 교구비품 및 학용품 생산독려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 클린턴­옐친 외교정책 밀약 파문/미 WT지 비망록 공개

    ◎올 대선앞두고 긍정적 정책 펴 재선 돕기로/미 닭고기 수출·러 IMF차관 승인 뒷거래 클린턴 미대통령과 옐친 러시아대통령이 금년중에 실시되는 대통령선거에서 서로의 재선을 위해 상호 「긍정적 대외정책」을 펴기로 약속한 비망록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워싱턴타임스지는 27일 비밀로 분류돼 있는 이 비망록을 입수,1면 머릿기사로 보도했고 이에대해 백악관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정면 반박하며 연방수사국(FBI)에 비밀문서 유출경위 수사를 의뢰하는등 발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하지만 외교정책을 선거전략에 이용한다는 비난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자칫 양국의 대선정국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할 조짐이다. 최근 이집트의 샤름 엘 세이크에서 개최된 반테러정상회의에 참석했던 두 정상이 본회의에 앞서 3월13일에 가졌던 회담의 내용을 기록한 이 비망록에 따르면 옐친 대통령이 오는 6월 선거에서 재선을 위해 미행정부의 러시아에 대한 긍정적 정책을 요청했으며 이에대해 클린턴 대통령 역시 러시아도 두나라 사이의 「부정적」요소들을 제거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마이크 매커리 백악관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클린턴 대통령이 선거전이 진행중인 양국의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수있는 문제들의 관리가 중요하다고 옐친대통령에게 말했을뿐 서로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논의는 결코 없었다』고 강조하고 『비밀문서의 불법 소지에 대해 FBI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실제로 지난 25일 러시아는 박테리아에 오염된 닭고기를 제외하고는 미국 닭고기에 대한 수입금지를 해제했으며 워싱턴측은 그에 대한 보상으로 도살과정에서의 위생시설을 보강해달라는 러시아측 요청을 받아들였다.닭고기는 미국의 대러시아 수출의 3분의 1인 7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현재 미·러간 가장 「부정적」영향을 끼치고 있는 문제이며 그가운데 40%는 클린턴 대통령의 출신주인 아칸소주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MF가 26일 1백2억달러의 러시아 차관을 승인한 것도 미국의 강력한 후원이 크게 작용했으며 또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이 지난주 모스크바를 방문,공산주의자들을 중심으로한 구소련의 재통합운동을 강력히 비난하고 옐친의 정책을 강력히 지지한 것도 이같은 옐친 돕기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이같은 클린턴의 옐친 돕기는 보스니아 전선에서 러시아의 협력을 얻어내는등 클린턴 대통령의 보스니아정책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워싱턴=나윤도 특파원〉
  • 극동의 관문 하바로프스크(시베리아 대탐방:68)

    ◎군수산업 민수전환 붐… 시장경제 “몸살”/수송비 등 부담에 합작회사 무역 치중/물가고속 선업 늘어 구소련 체제에 “향수”/평균 월급 110만루블… 게란 10개 5천루블 하바로프스크시는 인구 62만명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이어 극동 제2의 도시다.극동의 관문으로 항공·철도 등 교통요충지이자 극동의 산업중심지다. 그러나 러시아가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겪고 있는 물가앙등과 실업률급증 및 저임금에 관한 한 하바로프스크 주민도 예외는 아니다.오히려 더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하바로프스크주 경제위원회의 발레리 쇼로코프 부위원장은 『하바로프스크주 기계공업은 기계 및 부품의 70∼80%를 유럽쪽 러시아에서 실어오는데 거리가 멀어 수송비부담이 큰데다가 이곳에 몰려 있는 수많은 군수업체가 민수로 전환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고 실업자가 늘고 있다』고 말한다.예를 들면 석탄값에 비해 수송비가 두배다.공장은 많지만 경쟁력은 떨어지는 실정이다. 92∼93년에는 합작기업이 1백개이상 생겨나 잘 나가는 듯했으나 94년초 관세가 대폭 오른 뒤 외국인투자도 떨어졌단다.합작회사중 다수는 제조는 안중에도 없고 무역에만 치중한다는 것이다. ○항공·철도 교통 요충지 쇼로코프 부위원장은 『군수업체에서 95년부터 50가지 생필품을 만들기 시작했고 2005년까지 경제구조개선계획을 세워놓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불투명한 장래를 걱정한다.수송비를 낮추는 방식으로 극동의 자원을 활용해 경제구조를 조정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극동의 정유소 두곳은 모두 하바로프스크주에 있다.61년 역사의 하바로프스크정유소는 그동안 직원을 많이 줄였지만 아직도 1천3백명에 이른다.서시베리아 튜멘에서 사오는 원유는 t당 90달러(약 7만원)에 수송비 45달러를 더하면 가공이전상태에서 국제가격보다 높다.수출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상태다. 빅토르 레메카 부사장은 『주문이 줄어들어 운영하기가 어렵고 대책을 모색중이지만 사실 대책이 없다』면서 『중앙정부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정치에 밀려 경제는 뒷전』이라고 불만을 토로한다.하바로프스크시내에서 유통되는기름중 이 공장에서 대는 것은 45%에 불과하다.나머지는 앙가라스크 등지에서 직접 가공해오거나 수입된 것이다.생산량이 얼마나 줄었느냐는 질문에 『업무상 비밀』이라며 입을 다문다. 정유소 현장을 안내한 1급기사 타마라 셰골례바(여)는 『95년 생산량이 4년전인 91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고 귀띔한다.23년째 이 공장에서 일해왔고 월급은 1백20만루블(약 20만원)이란다.콤소몰스크나 아무레의 정유소도 사정은 비슷하다. 하바로프스크 식료품시장.실내에서는 과일·야채·육류·치즈 등 주로 식료품을 팔고,야외에서는 철물점·잡화상·양말 몇켤레 놓고 파는 상인초년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상인만 1천여명이다.장보러 나온 시민으로 북적댄다.특히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룬다. ㎏당 감자·양배추 1천루블(약 1백70원),당근 3천루블,오렌지 1만루블,포도 1만1천루블,계란 10개에 5천루블 등이다.러시아인의 월평균 급여가 1백10만루블(약 19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싼 편이 아니다.엔지니어로서 출장가기 전에 늘 시장에 나와 물건을 대량 사간다는올레그 보그단씨(40)는 『92년 가격자유화 이후 물가가 너무 자주,많이 올라 시장보기가 겁난다』고 말한다. ○수송비가 석탄값 2배 시장 실내 야채코너에서 김치·당근 등 야채를 조리해 파는 김춘권씨(여·58)는 월수입에 대해 『그냥 조금 번다』면서 『이제는 열심히 일하는 만큼 잘 살 수 있다』고 말한다.8세때인 48년 함흥에서 하바로프스크로 이주해와 남편(65)및 아들가족과 함께 사는데 크게 여유는 없지만 어려움도 없다고 했다.한인들은 근면성이 높아 평균적으로 러시아인에 비해 못사는 사람이 적다는 말도 했다. 닭고기코너에서 일하는 라리사 콘트라체바양(21)은 ㎏당 1만1천루블씩에 팔고 총판매액의 1.5%를 수당으로 받는다.월평균 20만∼30만루블(약 4만3천원)선이다.『사회주의시절에는 이러지 않았다는데 지금은 먹고 살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야외에서 철물을 파는 미하일 시르만씨(61)는 캄차카의 선박수리공장에서 일하다 몇년전 퇴직했다.장사로 월평균 1백50만루블정도 벌고 연금 34만루블을 합하면 넉넉치는 못해도 그런대로 살 만하단다.그는 『전에는 하루 8시간만 일하면 됐지만 이제는 돈을 벌려면 더 일해야 한다』면서 『당장은 어렵지만 이 시기를 넘겨야 시장경제로 넘어갈 수 있다』고 낙관론을 폈다. 하바로프스크 인투리스트호텔 옥상 기관실에 근무하는 보리스 파우토프씨(54)는 24시간 철야근무하고 이틀씩 쉬는데 월 50만루블을 받아 방3개짜리 집세로 22만루블씩 내고 나면 먹고 살기가 빠듯해 주말농장에서 야채 등을 기른다면서 페레스트로이카 이전 시절이 그립다고 했다. 하바로프스크주 청사앞 중앙광장에서 한장에 8천루블씩 받고 사진을 찍어주는 40대남자는 회사에서 해고돼 작년가을부터 이 일을 하는데 월평균수입이 80만루블에 불과해 밑천이라도 있으면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단다.이름은 밝히면 안좋을 것같다고 했다. ○북한,벌목사업소 진출 체제변화에 대해 이같이 찬반양론이 엇갈리기는 하지만 돌이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현지신문에는 컴퓨터전문가·법률가·은행가 등을 월급 1천3백50만루블(약 2백30만원)에 모신다는 구인광고가 게재된다.서민 생활수준과는 대조를 이룬다. 시장부근 상점진열대에 놓인 카메라렌즈 필터의 가격은 3천루블,그림엽서는 20장에 5백루블(약 85원)이다.컵라면 4천루블,이태리타월 1만루블과 어울리지 않는다.계획경제시절의 관성 때문에 공급은 쉽게 줄어들지 않는 반면 수요는 급속히 줄어들기 때문에 제값을 못받아도 계속 만들어낸다. 하바로프스크 동남쪽 아무르강가에 북한 벌목사업소가 있다는 현지안내인의 말을 듣고 따라 나섰다.최근 벌목공의 남한귀순이 늘어나면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니 섣불리 접촉할 생각은 포기하는 게 좋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붉은 벽돌로 된 담장으로 둘러싸인 벌목사업소 겸 벌목공 숙소단지였다.「우리식대로 살아가자」는 현수막도 걸려 있었다.벌목공 20여명이 작업을 나가기 위해 사업소 앞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으나 안내인은 괜히 봉변당하지 말라며 끝내 말렸다.하는 수 없이 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빙빙 돌며 사진만 몇장 찍다가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이역만리 극동에서마저 분단의 아픔을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었다.〈하바로프스크=김주혁·유재임 특파원〉
  • 극점 치닫는 북한체제의 모순/사토 가쓰미(해외논단)

    ◎엘리트층 망명 속출­지도부 대립 표면화/천문학적 군비지출로 경제난 타개 난망 김정일의 전처를 시작으로 북한엘리트층의 망명사건이 이어지고 있다.또 평양중심가,그것도 노동당 중앙위 건물을 마주보는 러시아대사관 내에서 총격전이 일어나는 등 주변국가의 긴장된 눈길이 이 나라에 쏠리고 있다. 북한이 식량·에너지 부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식량부족 소식이 처음 들린 것은 85년.그 이유는 84년의 수해 때문이라는 것이다.그 뒤 주의해서 보면 매년 수해의 정보가 들어오고 있다. 매년 수해가 발생하는 것은 76년 김일성의 명령에 따른 경지 확대운동으로 전국에 대규모 계단식 경작지를 조성한 때문이다.계단식 경작지에 토사저류지를 만들지 않아 비가 내리면 토사가 하천으로 흘러들어 하상을 서서히 상승시켰고 84년부터 하천의 범람이 시작됐다.지난해에는 강우량이 많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천재라기보다는 김일성 농업정책 실패에 따른 인재인 것이다. 게다가 김정일은 서울올림픽에 대항해 89년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을 거행했다.그들의 발표에 따르면 체육관,경기장,도로등 제반 시설 건설에 47억달러가 들었다고 한다.이 해 북한의 무역수출액은 15억6천만달러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생산을 저하시킨 것은 재생산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는 천문학적 군사비다.한국 통일원 등의 시산에 따르면 군사비가 북한의 GNP(국민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0년부터 오늘까지 가장 적었을 때가 20%,최고가 25%에 이른다.김일성부자정권은 한·미가 침략해올 것이라고 말해왔지만 사실은 적화통일하려는 군사력이다.그것은 노동당 공식문헌으로부터 쉽게 입증된다.또 그것을 구체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한국에 대한 게릴라와 테러행위다. 이밖에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개선문과 주체사상탑 등 재생산과 관계가 없는 분야에 거액을 낭비해 왔다.구소련과 중국으로부터 눈밖에 난 것은 십수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되는 소련에의 차관을 갚지 않고 중국에도 때때로 무역대금을 지불하지 않으면서 추악한 콘크리트 대형건물을 잇따라 건설하고 있기 때문이다.그 결과 농업,공장,철도,도로,통신,발전소,송전선,광산,항만 등의 시설이 노후화돼 대부분이 사용할 수 없는 상태에 빠져든 것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경제에 구조적 문제가 있어 이것이 식량문제로 나타났다는 점이다.구조적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권력자 김일성의 언동에 오류가 없어 2천만 국민이 김일성의 지시대로 움직이면 공산주의국가가 실현된다고 하는 전근대적인 개인신격화의 정치체제에 있다. 토사저류지가 없는 계단식 경작지를 만들면 토사가 하천에 유입된다는 것은 농업토목의 전문가는 물론 농민은 전부 알고 있다.하지만 이같은 의견을 말하면 「반혁명분자」로 강제수용소에 집어넣어지거나 살해되기 때문에 아무것도 말할수 없게 된다.이런 공포상황이 전분야에 걸쳐 반세기동안 계속된 것이다.이같은 개인신격화 체제의 타파없이는 경제의 재건도 인간의 해방도 있을 수 없다. 엘리트층의 망명 및 지도부간의 대립도 공공연화하고 있다.이는 북한체제의 모순이 정점에 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독재국가가 붕괴할 때 폭력은 피하기 어렵다.문제는 폭력이 안으로 향하는가 밖으로 향하는가에 있다. 어느쪽이더라도 위기관리를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북한군이 폭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결코 없기 때문이다.
  • 20년간 망명 도전 북 벌목공 꿈 좌절/러,작년 북에 송환

    국제 엠네스티는 28일 이연선이라는 시베리아 북한 벌목공이 러시아 형무소에 투옥중 북한 송환을 피하기 위해 연속적인 범죄를 저지르면서 지난 76년과 93년 두차례나 러시아 당국에 망명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한채 지난해 12월 북한으로 송환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94년 마지막 범죄를 저질러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으나 러시아 당국은 구소련이 지난 78년 사회주의국가 진영과 체결한 범죄인 인도협약을 내세워 이씨를 송환했다는 것이다.
  • 화산반도 캄차카(시베리아 대탐방:64)

    ◎화산 3백여개… 증기로 전력 생산/활화산만 29개… 세계최대 화산연구소도/연 3백회이상 지지발생… 25∼30회는 감지/각종 희귀광물 수두룩… 19종은 국제공인받아 캄차카주의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캄차츠키시 교외에 있는 화산학 연구소는 화산 분야에서는 세계최대 규모의 연구소다.62년에 설립된 이래 한창 때는 직원수가 6백여명에 달했다.지금은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세계최대다.일본·미국 등지에 화산연구소가 있기는 하지만 수십명 규모에 불과하다.91년부터 캄차카주가 개방된 뒤 한수 배우러 오는 전세계 화산연구소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특히 일본의 화산연구원들은 매년 수차례씩 방문한다. 이처럼 캄차카 화산연구소가 거대하게 운영된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지구상에 활동하고 있는 6백여개 활화산중 29개가 캄차카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10월 1만m 상공까지 시커먼 재를 내뿜은 베즈미야니화산도 그중 하나다.활동을 중지한 화산까지 포함하면 3백여개나 된다.캄차카는 화산천국인 셈이다. ○전세계 과학자 줄이어 화산상층부는 연중 눈으로 뒤덮여 장관을 이룬다.산허리에 구름을 걸쳐 신비감을 더해준다.똑 같은 화산을 보더라도 그 모습은 날씨와 시간,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로 다가온다.산꼭대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은 뭔가 거대한 존재가 만들어낸 굴뚝을 연상케 한다.코략스키·아바친스키·코젤스키화산 등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캄차츠키시를 둘러싼 화산들의 위용은 사람사는 시내 모습과 야릇한 대조를 이룬다. 화산,칼데라호,지상 수십m 높이의 물보라를 수시간 간격으로 뿜어내는 가이저 계곡 등을 헬리콥터를 타고 구경하는 화산 관광의 묘미는 캄차카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자랑이다. 화산을 연구하면 땅속 깊이 30∼75㎞의 광석에 대한 연구가 가능하다.1㎞이하에서 1m이상짜리까지 다양한 크기의 여러가지 광석들이 나온다.화산은 자연적인 실험실인 셈이다. 이 연구소의 블라디미르 부드니코프 박물관장은 『예전에는 지표면상에 존재하지 않았다가 화산 폭발 때 새로 나온 광물을 이 연구소가 발견해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것만도 19종류나 된다』고 자랑한다. 이 연구소 박물관에는 5천년전 아바차산에서 불이 나 타들어가던 나무밑둥이 땅속으로 파묻혀 들어가 굳은 상태로 1백년전 화산폭발 때 튀어나온 것을 비롯,필리핀·프랑스·멕시코·일본·아이슬란드 등 전세계 주요지역의 화산석들까지 각종 희귀자료가 보관돼 있다. 베즈미야니화산은 활동하지 않다가 56년 처음으로 터져 3㎦ 크기의 윗부분이 통째로 날아가 없어졌고 주변 30㎞까지 나무가 죽었다.연구소가 서있는 자리도 3만년전 아바차화산이 터졌을 당시 재가 쌓여 1백m이상 높이가 올라갔다고 한다. 화산이 꼭대기에서 폭발할 때보다 옆으로 터지면 더욱 피해가 크다고 한다.1902년 세인트마르틴섬 몽펠리에에서 화산이 옆으로 터져 2만5천명이란 어마어마한 사망자를 내기도 했다. 지난 75년 돌바치크화산 폭발로 작은 산이 몇개 생겨났고,1년반동안이나 연기를 내뿜었다.돌바치크화산 폭발은 처음으로 연구소의 사전 예상이 들어맞은 케이스였다.화산밑에 측량기가 설치돼 분출때 측량기록을 연구소로 보내온다. 캄차카에는 지진도 많다.블라디미르 볼텐코 캄차카주 부지사는 『캄차카주에는 지진이 연간 3백회이상 발생하며 감지될 정도의 큰 지진만 25∼30회나 된다』면서 『집을 높지않고 튼튼하게 지었고 지진에 대비해 매년 건물을 수리한다』고 말한다.특히 3∼5년내에 큰 지진이 온다는 화산학연구소 예측에 따라 캄차카주 건물 전체를 조사중이며 낡은 건물은 특별보수할 계획이란다. ○5천년전 나뭅밑동 보관 땅에서 솟아나오는 고온의 증기를 이용,전력을 생산하기도 한다.지열발전소는 파우제트카에 1만1천㎾ 규모로 67년 건설돼 가동중이다.무트노프스키화산 기슭에 추가로 지열발전소를 신설할 계획으로 도로를 건설중이다.해발 8백m 지점의 5곳에서 증기가 치솟는다.98년부터 8만㎾ 발전용량을 갖춰 전기를 생산할 예정이다.증기의 온도는 2백80도로 80년동안 써도 될 분량이다.이 증기를 식혀 95도 정도의 물로 만들어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캄차츠키시의 난방도 해결할 예정이다. 화산학 연구소도 요즘은 어렵다.박사급 연구원들의 월급이 50만∼60만루블(약 9만원 내외)에 불과하다 보니 연구원들이 기회만 생기면 떠나고 새로 들어오지 않는다.모스크바에 가는 왕복 비행기 요금이 1인당 2백60만루블이니 부부가 모스크바에 한번 다녀오려면 연구원 1년치 봉급이 몽땅 들어가는 셈이다.정부예산지원이 줄어 최근 2년간은 헬리콥터를 빌리지 못해 현장연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평생을 바쳐온 화산학 연구에 대한 애정과 자존심,특별히 오라는 데가 없는 현실 때문에 남아 있는 것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화산 연구및 측량을 해왔는데 이제와서 갑작스럽게 지원을 끊는 정부가 야속하다고 부드니코프관장은 불만을 토로한다.부인도 다른 일을 하지만 벌이는 시원치않고,주말이면 다차(주말농장)에서 일해 감자 등을 키우지만 생활이 어렵다고 말한다.1남1녀는 모두 대도시에 가서 대학을 다니고 있단다. 브리핑을 끝내자 부드니코프박사는 화산관련 책 두권을 내밀며 1백달러에 사라고 했다.그러나 그중 한권은 이미 시내 서점에서 25달러에 산 것이었고 다른 책의 내용도 비슷해 구입하지 않았다.그러자 필름과 사진 등 여러가지를 계속 꺼내놓았다.살만한 것이 없어 결국 아무 것도 사지 않고 나왔다.여간 미안한게 아니었다.그의 표정에서도 섭섭함을 읽을 수 있었다. ○국가 지원 끊겨 생활궁핍 러시아 과학자들은 지난 91년 구소련 붕괴 이전에는 최고의 급료를 받는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평균임금에도 못미치는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고 그나마 자리를 유지하기도 힘든 형편이다.과학자들은 실직후 학교나 민간기업 등에 일자리를 찾기 위해 무진 애를 쓰지만 쉽지 않다.결국 실패하면 실의에 빠져 과음으로 죽음에 이르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부처에서 해고된 러시아 과학자 20여명은 지난해 7월 자신들을 포함한 러시아 과학자들의 곤경을 상징적으로 알리기 위해 모스크바 동물원의 멸종위기에 처한 오랑우탄 우리안에 들어가 11시간동안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자유시장경제체제로 전환기를 맞은 러시아 과학자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 수용소 탈출기도 정치범 공개처형/통일원 「북한인권백서」 내용

    ◎정치범 수용소­5∼10곳… 매년 1곳서 40명 사망/시베리아벌목공­혹한·중노동속 월 10명꼴 숨져/강제납북자실태­55년이후 3천7백38명 납치 김일성·김정일체제의 북한이 인권의 완전한 사각지대임이 거듭 확인됐다. 통일원산하 민족통일연구원의 「북한인권정보자료센터」가 25일 펴낸 「북한인권백서」는 구체적 방증자료를 통해 북한주민의 열악한 인권실상을 고발하고 있다. 이 백서는 정부차원에서는 처음 발간된 북한인권실태에 대한 종합자료집이다.귀순자들과 제3국을 통해 수집한 북한인권실상과 국제인권단체에 흩어져 있던 북한인권관련 자료를 집대성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앞으로 매년 이를 보완,국내인권단체는 물론 유엔고등판무관실·국제사면위등 국제인권기관들의 인도적 차원의 북한인권개선 캠페인을 지속시키는데 필요한 객관적 자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북한당국도 국제사회에서 그들의 인권유린실태를 호도하기 위해 우리측에 대해 각종 역공작을 펴고 있다고 민족통일연구원측이 이날 밝혔다.이를테면 지난해부터 북한노동당의 외곽단체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약칭 조평통)서기국 명의로 남한인권백서를 펴내 국제기구들에 보내고 있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백서에 수록된 주요내용을 간추린다. ◇정치범수용소 실태=북한의 함남·함북·평남·평북등지에 5∼10개의 정치범수용소가 설치되어 있다.정치범수용소는 수용대상 및 죄질에 따라 「완전통제구역」과 「혁명화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완전통제구역」에 수용되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출소가 불가능하다.각 수용소규모는 수용인원이 약 5천명에서 5만명으로 일부 수용소는 외부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지하감옥형태로 설치돼 있다. 김일성부자체제 위해분자와 당정책 위반자 및 자유주의 성향자,불순 북송교포들이 주요 수용대상이나 최근 식량난등 경제난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해외탈출기도자,해외실정 유포자들도 포함된다.수용자들은 일상적인 구타·고문 등을 당하고 있고 명령불복종자나 탈출기도자,규율위반자 등은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간혹 열악한 수용소환경을 참지 못해 탈출하다 체포된 자는 재판없이 공개처형되는데 그 숫자는 매년 1개소에 15∼20명정도 된다.수용소의 중노동을 이겨내지 못해 별도로 격리,방치되어 죽는 사람도 매년 1개 수용소당 40∼50명에 이른다. ◇시베리아벌목공 인권실태=북한은 한때 1만5천명선의 벌목공들을 러시아에 주재시켰으나 95년말 현재 약 5천명의 벌목공이 남아 있다.동절기의 경우 영하40도 이하로 내려가는 혹한속에서 하루 12시간의 중노동으로 한달에 10명꼴로 사망한다는 보고도 있다. 경제적 궁핍과 인권침해를 피하기 위해 95년말까지 수백명이 한국 공관등에 귀순의사를 타진해왔다.이중 95년까지 벌목공 40여명이 구소련지역으로부터 한국으로 귀순했다. 작업장내에서의 체제비판자,지시위반자,범법행위자,탈출시도자등은 「구류장」이라고 불리는 사설감옥에 재판없이 구금된다.탈출시도자등 중범죄는 가혹한 구타와 고문을 받으며 북한으로 송환시 다리를 구부리지 못하도록 무릎 위까지 족쇄를 채운다. ◇북송교포 인권실태=북송 재일교포들은 일본의 친지로부터 송금을 받는 일부를 제외하곤 일반 북한주민들보다 더 열악한 사회·경제적 대우를 받고 있다.지난 74년 1백여가구 6백여명이 요덕수용소에 처음 수용된 이후 많은 북송자들이 소원이나 항의를 제기하다 수용소에 보내지거나 공개처형됐다. 북한당국은 조총련 간부나 상공인출신 북송가족을 인질로 삼아 이들의 재일 가족들을 「자금원」으로 확보하고 있다.북송교포들이 재일 친척과 상봉하기 위해서는 5천만엔이상의 현금이나 물품이 필요하다.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된 인사의 석방을 위해서는 5천만∼1천억엔이상의 기부금이 요구된다.북송 일본인 처들을 위해 일본의 민간단체가 매년 4백50∼6백여상자의 구호품을 보냈으나 88년 약 70%가 이를 받았다는 답장을 보내왔으나 90년이후 답장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납북억류자 실태=지난 55년이후 지금까지 강제 납북된 것으로 확인된 남한인은 모두3천7백38명으로 이중 3천2백96명은 송환됐다.그러나 지난 79년 노르웨이 연수중 북한 공관원에 의해 납치된 고상문씨와 95년7월 중국 연길에서 선교활동중 강제납치된 순복음교회 안승운목사등을 포함해 현재총 4백42명이 억류돼 있다.억류자의 대종은 동진호 선원등 4백7명의 어부들이다. 이들중 KAL기 스튜디어스였던 성경희와 정경숙등 일부 납북자들은 대남방송등에 활용되고 있으며 더 이상 이용가치가 없는 나머지 대부분이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됐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 북한 바로 알고 대처하자:하

    ◎북녘의 내일」북한문제 전문가의 예진/북정권 개방 시늉하며 체제고삐 조일것/최근 잇당 탈북사태 권력체제 이완의 상징/4강의 력학변화로 군사모험 가능성 희박/우리사회 북변화 주워담을 「그릇」 준비해야 □대담 정용석 단대 정경대학장 이동복 민족통일연구원 초청 연구위원 ▲이동복 민족통일연구원초청연구위원=최근의 잇단 탈북·망명사건과 관련,북한사태를 보는 시각이 각각 다른 것 같습니다.저는 거시적인 안목에서 북한의 붕괴는 이미 시작됐다고 봅니다.공산주의체제는 중국과 베트남에서 변형을 시도하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을뿐 북한을 제외하곤 전 세계적으로 붕괴된 셈인데 북한만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봅니다.그러나 이를 너무 단순화해서 보기 때문에 혼선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과거 공산체제가 무너진 것을 보면 일거에 붕괴된 예는 하나도 없습니다.먼저 내부적으로 정권 차원에서,그 다음 공산주의 체제 차원에서,그 다음 국가 차원에서 붕괴현상이 오는 3단계 과정을 모두 겪었습니다.붕괴과정시점에서 보면 북한은 지난 53년에서 56년옛 소련이나 동구권이 처해 있는 상황과 비슷합니다.상당히 장기간에 걸친 붕괴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그런만큼 이 단계에서 북한이 금방 붕괴할 것 같이 흥분하고 법석을 떠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봅니다. ○장기적 붕괴과정 분명 ▲정용석 단국대정경대학장=그렇습니다.북한의 붕괴가 시작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북한이 곧 붕괴된다고 보는 것은 이른 감이 있지요.최근 김정일의 가족까지 망명을 했다해서 체제붕괴위기설이 증폭되고 있는 것 같은데,탈북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해서 그것을 바로 북한체제의 붕괴조짐으로 보는 것은 너무 단순한 시각인 것 같습니다.예컨대 동독의 경우 1945년에 분단이 되면서 수많은 사람이 동독에서 서독으로 넘어왔습니다.61년 동독이 베를린 장벽을 쌓았을 때 앞으로 서독에 넘어갈 수 없다해서 그 한해에만 무려 20만7천명이 동독을 탈출했습니다.그럼에도 동독은 무너지지 않았으며 붕괴하는데 29년이 걸렸습니다.또 베를린 장벽이 세워진 후 동독에서 탈출한 사람은 63만7천명에 이르고 2백여명이탈출하다 목숨을 잃었습니다.이러한 동독의 예를 보아도 지금 북한에서 몇명 몇십명 넘어오고 있다 해서 북한이 무너진다고 보는 것은 공산체제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단견이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현재 북한에서 탈출하는 사람들은 자유가 그립고 배가 고파서 넘어오는 것은 틀림없지만 상당수는 불만을 갖고 있고 또 개인적으로 넘어오지 않을 수 없는 사람들이 넘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위원=일부에서는 잇단 탈북·망명사태와 평양주재 러시아대사관에서의 망명기도 사건을 동구권의 붕괴과정과 비교해 보는 시각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먼저 동구권의 붕괴시점을 어느 시점으로 보느냐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헝가리,체코등지에서 문제가 생긴 때가 89년이고 이 무렵 동독에서 대규모 탈출이 있었는 데 동구의 붕괴는 그 때에 시작된 것이 아니죠.동구권의 붕괴는 이미 1956년 흐루시초프가 등장했을 때 붕괴과정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그후 붕괴를 막아보고 지연시키려는 노력이 지속되었고 그러다가 최종적으로 붕괴과정이 마무리된 것이 89년부터 91년 사이입니다.이것과 최근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비교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봅니다.동구권의 붕괴는 일반 인민대중이 봉기해서 체제를 무너뜨린 사건을 의미하는 데,지금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북한의 인민대중이 관계하고 있느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인민대중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권력계층 사이에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정학장=이를 체제적 특성에서 보면 동구권의 붕괴는 공산국들이 옛 소련의 고르바초프가 체제를 개방하도록 압력을 가하면서 시작됐습니다.여기에 자유의 틈을 타고 89년 봄 동독에서 무려 14만명이 탈출을 했습니다.그러나 북한의 탈북사태와 기도는 동구권과는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북한 체제가 개방되지 않는 상태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일부 불만자들이나 또는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용기있는 예외적인 기도이지 체제가 개방됨으로써 거기서 뛰쳐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따라서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연속되기가 어려운 것이죠. ○체제개방 결과론 못봐 ▲이위원=최근의 탈북·망명사태는 외교관 망명,조명길하사의 망명기도,성혜임여인의 망명등 세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는 데 각기 공통된 기반에서 출발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우리 언론들이 성혜임여인 사건을 두고 굉장히 들떠있는 데,성여인 사건은 남북관계발전사에서 보면 그 중요도가 가장 바닥에 처지는 멜로드라마입니다.그것은 규방비화에서 파생된 사건이어서 센세이셔널한 소재는 되겠지만,북한 실권자와 관계된 일이기 때문에 이를 남북관계와 연관지어 떠들썩하게 취급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봅니다.성여인사건의 성격을 정확히 규명하고 넘어가야 하는데,성혜임일가는 1940년에 사상적으로,이념적으로 북한을 택해 넘어갔고 북에 가서 상당한 혜택을 누렸던 사람들입니다.다만 특이한 것은 성여인이 북한 권력자의 총애를 받아 동궁빈의 위치를 확보했었는데 여기서 시앗싸움이 일어나 밀려난 사람이 엉뚱한 외도를 하는 것이고 외도를 결행하게된 동기도 도덕적으로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최근 탈출·망명자 사건에서 의미가 있는 것은 조하사사건입니다.여기서 우리가 읽을 수 있는 것은 권력계층의 중심부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는 점입니다.이는 북한의 외부정세에 눈을 뜬 유일한 세력인 권력계층에서 북한의 장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가세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김일성이 살아있을 때는 김일성의 카리스마 때문에 모든 사람이 희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김일성 사망후 김정일이 김일성의 카리스마를 대체하지 못하기 때문에 김정일 주변의 권력계층안에서 장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린 계층이 생기고 있는 것이죠.피부적으로 권력계층에서 받는 혜택을 연연하던 상당수가 못살겠다,나가자 해서 나오는 현상이 오늘날 탈출·망명자들이라고 봅니다. ○성씨 과열보도 못마땅 ▲정학장=일련의 탈북·망명사태가 일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북한 체제의 모순 때문에 넘어온 것으로 확대해석하는 경향이 있는데 여기에 큰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이 시점에서 망명자가 늘고 있는 것은 주변의 국가들,또 세계적인 흐름이 자유·개방쪽으로 가고 있는 데 이러한 흐름이 북한에 들어가 터져나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그러나 그것도 극히 제한적이고 개인적인 불만의 표출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위원=일부에서는 북한에서 반체제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만 현재 북한에서 반체제운동은 있을 수 없습니다.반체제운동이란 집권세력대 민중차원에서 형성되는 것인데 북한에서는 이런 것이 없습니다.그러나 북한에서도 앞으로 반체제운동이 일어날 것은 필연적 전망입니다.그 시기는 A라는 지도자가 B라는 지도자를 숙청하는 과정중에 일어나게 됩니다.B를 제거한 A는 권력유지를 위해 인민대중에게 그 사유를 설명하게 됩니다.그 과정에서 대중들은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되고 동시에 정치의식을 갖게 되고 여기서 진일보하면 반체제의식이 생겨나게 됩니다. ▲정학장=배급과 관련한 소규모 난동은 몰라도 체제에 반기를 드는 일은 전혀 불가능한 일입니다.물론 사람이 사는 사회니까 북한에서도 불만이나 불평은 있을 수 있고 또 일부 표현도 가능할지 모릅니다.그러나 그같은 움직임을 세력화,조직화하여 체제에 대항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이위원=북한은 최근들어 증가하고 있는 탈북사태 등에 김일성이 하던 방식,즉 엄격한 통제와 내부단속으로 대처할 것으로 봅니다.김정일정권은 주민들의 정부와 정책에 대한 불만을 수용할만한 신축성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만일 이를 수용할 경우 이제까지 감춰졌던 모순이 전면적으로 표출될 것이고 모순의 극대화는 곧 체제의 단명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융통성을 발휘할 여지가 없다고 봐야 합니다. ○불만수용 가능성 없어 ▲정학장=3가지 대응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첫번째는 주민들의 불만을 수용,개방하는 것이며 두번째는 강권통치의 강화고 세번째는 개방시늉을 하면서 체제단속을 강화하는 경우입니다.그러나 김정일은 「개방은 곧 무장해제」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개방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입니다.그리고 강권통치를 강화할 경우 비등점에 달한 주민불만이 폭발할 위험성을 고려,이 방책 또한 취하지 않을 것입니다.따라서 표면적으로 개방흉내를 내면서 내부적으론 보다 철저한 체제단속에 나설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위원=북한이 지금 안팎으로 곤경에 처한 것은 부인못할 사실입니다.이와 관련해서 미국을 비롯,우리 사회 일각에서 북한의 군사적 모험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데 정학장께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정학장=결론부터 말해 북한의 군사모험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왜냐하면 과거 북한을 군사적으로 지원해온 소련이 붕괴됐을 뿐 아니라 구소련을 이은 러시아가 한국의 수교국이 됐습니다.중국 역시 시장경제로의 체제변혁과정에 있습니다.따라서 그 어떤 국가보다 서방세계의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나 중국이 북한의 무력도발을 지원할 수 없을 것입니다.다만 김정일의 정신상태가 불안정하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을 전면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또 우리 내부의 허점 즉 정치·경제·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경우 김정일은 무력도발의 유혹을 느낄 것입니다. ▲이위원=저는 북한의 도발가능성을 「절대적 상수」와 「상대적 변수」로 나눠 생각하고 싶습니다.먼저 절대적 상수개념으로 파악할 때 총체적 국력과 군사력 격차 때문에 북한은 전면전도발능력을 상실했다고 봅니다.그러나 상대적 변수로 볼 때 그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습니다.이 상대적 변수는 남한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우리 내부에서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경우 북한은 이를 「남한으로부터의 초청장」으로 보고 대남도발을 할지 모릅니다.우리가 가드를 내리면 오판의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또 하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북한의 대남사업이 「전체 전략관리부서」와 「부분 전략관리부서」에 의해 따로따로 수행되고 있기 때문에 조정·통합기능이 약화되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별개의 도발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국지억인 도발은 가능 ▲정학장=최근의 탈북사태와 관련,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흥분하고 있는 느낌입니다.북한을 탈출한 분들의 용기는 가상하나 탈북동기 등이 지나치게 미화될 경우 사회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죠. ▲이위원=현재 중요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인데 북한의 정책노선 변화 없이는 남북관계개선이나 통일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김정일정권은 김일성정권의연장선상에 있는 것입니다.따라서 김정일이 있는 한 북한의 변화는 불가능합니다.이렇게 볼때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김정일체제가 다른 체제로 바뀌지 않는 한 먹혀들어가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그래서 김정일체제를 달래서 정책을 바꾸도록 하거나 김정일체제가 다른 체제로 바뀔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어야 합니다.우리가 해야 할 일은 김정일정권이 다른 체제로 바뀔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것입니다.북한내부의 모순과 갈등구조에 의해 스스로 변화가 초래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그동안 우리는 북한의 변화를 주워 담을 그릇을 준비해야 합니다.통일전 서독이 그러했던 것처럼 통일과 관련한 여러 상황을 상정,이에 대응할 수 있는 법제준비를 해야 합니다.지금이야말로 우리가 북한의 변화에 대비,들뜨지 말고 내실있는 준비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 평양 러 대표부 총격전/정부 관계부처 움직임

    ◎“러 망명허용 할수도” 정보수집 총력/청와대·외무부 비상근무체제 돌입/“보안요원 소행… 쿠데타가능의 반증” 청와대·통일원·외무부 등 정부 관련부처들은 14일 평양 한복판의 러시아대사관에서 총격전에 이은 망명요청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비상근무체제를 갖추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외무부는 주러시아대사관에 상황파악을 지시하는 한편,사건이 노동당 특수부의 경비책임보안요원에 의해 일어났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외무부는 무기를 소지한 청년이 러시아 외교단지에 접근해,북한 경비병을 총격하고,망명을 요청했으며,이 사실을 평양에 주재하는 러시아 통신사가 곧바로 전세계에 타전하는 현상은 불과 몇년전 김일성이 생존했을 당시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외무부는 일단 모스크바 주재 대사관을 통해 러시아 정부측이 어떻게 청년을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외무부는 그러나 러시아측에 청년의 망명을 받아들이라고 요청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이는 러시아주권에 대한 명백한 간섭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파악하기로는 러시아가 청년의 망명을 허용하기는 쉽지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청년이 총격전을 벌이면서 여러명을 살상했기 때문이다.한 당국자는 『소련 시절에도 평양주재 소련대사관에 북한인이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으나,소련측은 소·북 관계를 감안해 북한 당국에 신병을 인도 한바 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이 사건에 대한 북한측의 대응여하에 따라 러시아의 태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즉 북한은 이번 사건을 보도한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 특파원을 추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러시아로서도 곧바로 청년의 신병을 북한측에 인도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또 지금의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는 구소련때와는 다르므로 러시아측이 청년의 망명을 허용할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러시아측이 청년을 북한당국에 인도하더라도 그에 앞서 일단 망명을 요청한 청년으로부터 신원사항과 망명동기,총격경위등을 조사할 것이며,그 결과를 우리측에 설명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평양에는 중국,러시아,몽고,쿠바등 모두 26개국의 대사관과 핀란드의 통상대표부,독일의 이익대표부등 총 28개의 공관이 있다.이 가운데 망명을 요청한 청년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러시아 대사관 뿐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다른 나라의 공관은 모두 평양 교외의 외교단지에 모이도록 했다.따라서 일반인으로서는 접근이 어렵다. 그러나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까지 통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두 나라의 대사관은 평양시내에 위치하고 있다. ○…통일원도 러시아 무역대표부 총격전을 북한체제 위기의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으로 분석하면서 역시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통일원 관계자는 『북한에서 총격전이 벌어진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특히 권총으로 북한경비병을 사살한 점을 들어 상당한 사격술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 그는 병영국가나 다름없는 북한에서 노동당 특수부 경비책임보안요원에 의해 이같은 사건이 발생한데대해 『북한사회가 식량난과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어느정도 체제가 이완돼 있는지 가히 짐작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 사건은 어떻게 보면 그동안 귀순자들 입을 통해 주장돼온 「북한내부 쿠데타설」이 전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도 이날 저녁 유종하외교안보수석을 비롯,외교안보수석실 직원들이 늦게까지 근무하며 사건과 관련된 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 보드카(시베리아 대탐방:63)

    ◎6백년 역사 자랑… 러시아인의 생활자체/마가단 공장 하루 5백㎖용 2만병 생산/망명 러인이 전수… 고급품 대부분 외산/감기·배아플때 고춧가루·소금 타 마시기도 보드카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술인 동시에 철학이요 생활 그 자체다.특히 추운 극동·시베리아지방의 겨울나기에는 보드카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음료수와 과자 등을 파는 가두판매점인 키오스크의 진열대도 절반은 보드카로 채워져 있다. 마가단시내 마가단식료품공장.한쪽에서는 소시지 등 식료품을 만들면서 한쪽에서는 보드카를 만든다.상표는 「보드카 루스카야」.말하자면 러시안 보드카로서 서민이 즐기는 값싼 보통보드카다.여러 공장이 같은 상표를 공동사용한다.다만 뚜껑에 마가단식료품공장이라고 산지를 표시해줄 뿐이다.스피릿(알코올)에 물을 타서 여과장치를 통과시켜 만든다.불순물이나 좋지 않은 냄새를 없애고 독특한 풍미를 더하기 위해서다. 이 공장에서는 여과장치에 모래필터와 활성탄필터를 사용한다.이 공장 1층에서 알코올과 물을 섞어 올려보내면 3층의 필터를 지나내려가면서 병에 담긴다. ○96도 알코올에 물 타 57년부터 이 공장에서 일해온 생산사장 라리사 고루보트스카야(여·51)는 『맛을 결정하는 핵심은 스피릿과 물·필터』라면서 『러시아 보드카는 물이 깨끗하기 때문에 외국 보드카보다 맛이 월등하다』고 강조한다. 옐레나 벨리첸코연구원(여·28)은 『알코올은 이곳에서 직접 생산하지 않고 남쪽에서 전량 가져다 쓴다』면서 『밀·보리·호밀·옥수수 등 곡류나 감자에서 96도짜리 알코올을 뽑아내는데 밀에서 뽑는 알코올이 제일 좋다』고 말한다. 레본 다다미얀 영업사장은 『하루 2만8천ℓ 생산용량을 갖추고 있으나 남쪽에서 수송해오는 알코올이 부족해 요즘은 5백㎖들이 2만병정도인 1만ℓ 생산에 그치고 있다』면서 『없어서 못팔 정도』라고 희색이 만면하다. 다다미얀 사장은 『시장경제체제로 전환되면서 먹고 살기가 더 힘들어진 사람은 홧술을 더 마시는 경향이 있는 반면 자유시장경제체제를 맞아 경쟁력 있는 사람은 과도한 음주를 자제하는 분위기도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한다.양극화현상이벌어지는 셈이다. 그루지야식당에 갔더니 마침 10여명이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보드카도 빠지지 않았다.한국기자로서 사진을 찍고 싶다고 했다.『높은 분들이 참석해 있어서 곤란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다음날 다른 식당에서 생일파티가 벌어져 사진촬영을 요청하자 흔쾌히 응했다.남녀 구분할 것 없이 신나게 흔들어대며 보드카를 잘도 마셔댔다. ○축배 따라 예절달라 40도가 넘는 무색투명한 술 보드카가 러시아에서 만들어지기는 14세기말부터다.6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셈이다.보드카의 제조·판매는 국가의 엄격한 규제를 받았고 보드카에 부과하는 세금이 중요한 국고수입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요즘 고급보드카는 대부분 외제다.키오스크 판매가격이 5백㎖정도를 기준으로 스웨덴제 압솔룻이 6만루블(약10만원)로 가장 비싸고 미국제 스미르노프와 화이트 이글이 각각 4만루블,1만8천∼2만3천루블,러시아의 보드카 루스카야 1만4천∼2만8천루블 등이다.1917년 러시아혁명후 해외로 망명한 러시아인에 의해 제조법이 전해져 미국·독일·스웨덴을 비롯한세계 각국에서 보드카를 제조하면서 기술을 발전시킨 반면 러시아에서는 제자리걸음을 했기 때문이다.스미르노프는 망명한 러시아의 보드카제조업자 이름을 딴 술이다.독일제인 고르바초프와 라스푸틴,핀란드의 핀란디아 등 외제 유명상표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러시아의 고급보드카중에는 크렘료프스카야가 있다.크렘린에 있는 힘깨나 쓰는 사람만 마셨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세계적으로 9대 1정도로 외국제가 많고 러시아국내에서도 6대4정도로 외제 보드카 점유율이 높다. 러시아에서 사업을 하려면 보드카를 마시는 일부터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보드카로 건배를 하지 않으면 외교협상마저 풀리는 법이 없다.취할 때까지 무섭게 마시는 경우가 많다.맨정신에서는 서먹서먹하던 관계도 술이 들어가면 털어놓고 진실을 말하게 된다는 것이다.보드카를 권하는데 사양하면 관계진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1인평균 14ℓ 소비 보드카 건배에도 예절이 있다.생일집에서는 첫건배가 생일을 맞은 사람을 위해서고,둘째건배는 그 부모를 위해서다.결혼식에서도 첫잔은 신랑신부,둘째잔은 그 부모를 위해 건배한다.하객중 한 사람이 『너무 쓰다.달콤하게 해라』고 외치면 일제히 『쓰다』고 합창을 하게 되고 신랑신부는 긴 키스를 해야 합창이 멈춰진다.키스할 동안 신부엄마까지 다 함께 큰 소리로 숫자를 센다.길수록 박수소리가 커진다.친구끼리 하는 첫 건배구호는 「부젬 즈도로비」(우리의 건강을 위하여)다.한참 건배를 하다가 더 할 게 없으면 그냥 「부즈ㅣ」라고 한다.우리의 「위하여」 식이다.초상집에서 첫 건배는 망자를 위한 것이지만 절대로 잔을 부딪쳐서는 안된다. 스탈린 철권통치시절에는 어린이 생일잔치 때도 첫잔은 으레 「스탈린을 위하여」「성공적인 과업완수를 위하여」 등이었으니 세월이 많이 변했다. 러시아사람은 감기에 걸리면 보드카에 고춧가루를 타서 마신다.아예 페르초프카(고추술)란 약한 술도 있다.배가 아프면 소금과 함께 보드카를 마시기도 한다. 러시아인은 술을 즐기기로 정평이 나 있다.회교가 아닌 기독교를 받아들인 이유가 회교는 술을 금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1인당 보드카소비량은 84년 6ℓ,87년 10.7회ℓ,92년 14ℓ로 꾸준히 늘어왔다.거리에서 술에 취해 쓰러져 있거나 얼어죽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발견한다.흉악범죄의 85%는 알코올이 원인이라고 한다.남성 평균수명이 87년 65세에서 94년 58세로 줄어든 것도 술소비 증가와 무관치 않다. 지난 85년 고르바초프 당시 공산당서기장이 취임하자마자 엄격한 절주법을 실시했으나 술을 사기 위한 행렬이 길어지고 암거래만 늘어나는 등 효과를 거두지 못하다가 구소련 붕괴와 동시에 흐지부지돼버렸다. 큰 인형속에 조그만 인형이 여러 개 들어 있는 마트료시카란 목각인형은 러시아 민족혼의 상징처럼 알려져 있다.그러나 사실은 일본에서 19세기말에 건너와 러시아인이 1900년 파리만국박람회에 출품한 뒤부터 유명해진 것이다. 러시아에서 시작된 보드카시장은 외제가 장악하고,밖에서 들어온 마트료시카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민예품으로 정착된 것을 보면 세상은 돌고 도는가 보다.
  • 일의 독도외 섬분쟁 지역

    ◎중·대만 등 3국간 영토주장 팽팽히 맞서­센카쿠제도/구소련이 전후 점령… 일서 “반환” 강력 요청­북방4도 일본이 영토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곳은 독도 이외에도 중국과의 사이에 센카쿠제도(첨각제도:중국명 조어도 또는 조어대),러시아와의 북방 4개 도서가 있다. ▷센카쿠제도◁ 대만과 오키나와 사이 동지나해상에 위치한 무인도.주도인 어조도(중국명 조어도)와 북소도,남소도를 포함한 섬들로 구성돼 있다.일본은 이들 제도를 청·일전쟁 발발 이듬해인 1895년 일본령으로 편입시켰다.한 때 민간인에 불하해 새 깃털 채취업등이 행해지기도 했으나 종전시 미군에 의해 오키나와와 함께 점령됐다.1972년 미군이 오키나와를 일본에 반환하면서 센카쿠제도도 일본령으로 되돌아갔다.독도와는 정반대로 현재 일본이 실효적 점유를 행하고 있다. 그러나 반환을 앞두고 중국측은 71년 센카쿠제도가 중국령임을 선언했다.대만도 센카쿠제도가 자국의 영토임을 선언해 놓고 있다. 센카쿠제도에서는 지난 78년 중국어선에 의한 영해침범(일본측 주장)이 있었고일본은 이에 맞서 우익단체가 등대를 설치했다.이해 등소평 당시 부총리는 『센카쿠제도의 귀속문제는 다음세대에 해결을 맡기자』고 제언,현재까지 보류돼 있는 상태이지만 92년 중국이 센카쿠제도와 남사,서사제도의 영유를 명기한 영해법을 채택하고 일본이 강력히 항의하는 등 분쟁의 씨앗으로 남아있다. ▷북방4도◁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일본 쪽으로 뻗어 나온 알류션 열도와 일본의 홋카이도가 만나는 해역의 섬 에토로후,구나시리,시코탄,하보마이를 일본은 북방영토라고 부른다.이 지역은 옛소련이 전후 점령한 곳으로 일본이 과거 소련,현재는 러시아에 대해 반환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는 곳이다. 이 지역은 2차대전중 카이로선언에서 「폭력 및 강욕」에 의해 약취한 모든 지역으로부터 일본을 구축한다」는 규정에 의거,45년 2월 얄타협정에서 「사할린 남부와 인접한 제도를 소련에 반환한다」고 규정되면서 전쟁후 소련령에 편입됐다.전쟁전 이곳에 살고 있던 일본인들은 전후 모두 일본으로 쫓겨났다. 이에 대해 일본은 홋카이도의 코앞에 있는 시코탄과 하보마이는 홋카이도에 속한다고 주장,두 곳은 돌려받고 두 곳은 소련령을 인정하는 자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그 뒤 네곳 모두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협상 결렬후 소련은 냉전시대 이곳의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아예 「일본과의 사이에 영토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고 일본은 매우 강력하게,그리고 기회가 닿을 때마다 영토문제를 제기해 왔다.소련 붕괴후 러시아는 영토문제의 존재마저 부인하던 자세를 버리고 영토문제가 있다고 인정하고 있으며 한 때 두곳은 협의할 수도 있다는 자세를 보였다.일본도 궁박에 몰리고 있는 러시아에 대해 경제적 지원을 미끼로 영토문제를 해결하려 했다.그러나 러시아 정치권에서 보수세력이 강화되고,군부가 강력히 반대하면서 영토협상론은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 러 공산당/대통령 권한 축소 추진/겐나디 하원의장

    ◎“6월 대선 승리땐 새헌법 제정” 【모스크바 AFP 연합 특약】 러시아 공산당은 오는 6월의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는 한편 국가 두마(하원격)를 구소련 시절의 최고회의로 복귀시킬 방침이라고 공산당 소속인 겐나디 셀레즈네프 국가 두마 의장이 6일 말했다. 셀레즈네프 의장은 이날 로시스카야 가제타지와 가진 회견에서 러시아 공산당은 『오는 6월의 대통령 선거에서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수가 승리할 경우 대통령의 권한을 줄이는 내용을 담은 새 헌법안을 국민투표에 부칠 예정』이라고 말한뒤 『두마도 옛 소련시절의 최고회의로 복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제1당으로 떠오른 러시아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 당수는 현재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옐친 대통령은 주가노프와 개혁주의자인 그리고리 야블린스키에 이어 3위에 머물고 있다.
  • 베트남/대러 외교·군사관계 전면 수정/우호조약 등 폐기 검토

    ◎캄람만 군기지 타국이용 추진 【방콕 교도 연합】 베트남은 구소련과 체결한 조약 42개를 폐기해 러시아와의 외교·군사관계에 전면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방콕의 베트남소식통이 27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지난 6일자로 된 베트남정부의 비밀서류가 관계당국에 대해 베트남이 구소련 및 러시아와 체결한 72개 조약에 대해 폐기할 것인지,계속 유지할 것인지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정부문서에 따르면 베트남은 군사동맹관계를 규정하고 있는 우호협력조약을 포함,구소련과 체결한 42개 조약을 폐기할 계획이다. 또 구소련에 대해 캄란만의 군사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조약도 종료되고 새로운 조약으로 대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약의 종료는 캄람만의 군사시설을 다른 외국도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게 돼 미해군 함정이 캄란만을 방문할 수 있게 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