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몸살” 북한 서방투자 유치 안간힘/북한경제 실상과 일의 동향
◎구소 붕괴로 타격… 작년 교역 35억불뿐/「핵문제」등 걸림돌… 일도 경협에 미온적
북한이 냉전종식이후 더욱 심각해진 경제난 타개를 위해 전진적인 경제개방과 함께 외국인 투자 유치를 적극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북한이 기대를 걸고 있는 일본등 주변국가들은 북한투자에 아직 신중하다.
북한은 두만강유역의 「경제특구」건설을 야심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김달현부총리는 최근 서울을 방문,남·북경제협력을 협의했다.북한은 서방국가의 첨단기술 도입도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1일 『북한이 최근 퍼스널 컴퓨터(PC),반도체등 하이테크도입을 위해 서방 각국의 협력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북한이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를 통해 협력을 요청한 품목은 32비트 PC,반도체,반도체용 실리콘,전화,컬러TV,스피커 등 18개품목의 1억달러 규모.
북한이 서방국가의 첨단기술을 비롯,광범위한 분야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것은 냉전종식과 함께 더욱 심각해진 경제난 타개를 위해 경제개방을 한단계 더 확대하려는 조치로 볼수 있다고 일본의 북한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북한경제는 동유럽의 대변혁과 소련의 소멸로 더욱 악화되었다.사회주의체제의 붕괴와 함께 서방상품들이 동유럽과 구소련으로 몰려오면서 북한의 수출시장이 붕괴되었다.국제환경의 이같은 변화로 북한의 91년도 무역액은 전년도보다 24% 감소한 35억2천만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같은 경제난 극복을 위해 외국자본과 기술 유치및 경제특구건설등을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최근 일본 아사히신문은 북한의 경제특구프로젝트는 일본을 비롯한 서방국가및 러시아등의 신중한 접근으로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북한투자에 아직 소극적이다.일본의 이같은 신중한 자세는 정치적 환경의 배려와 경제적 이유때문이다.일본은 북한 핵문제의 미해결및 일·북한국교정상화가 이루어지지않아 아직 투자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한의 핵개발의혹및 경직된 정치체제등으로 경제개방 시나리오가 원만하게 실현될지 의문이라고 전망한다.경제적 측면에서도 일본기업들은 북한의 외환부족으로 수출대금 회수가 어렵고 산업구조와 사회간접자본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북한의 대일무역 미지급금은 8백억엔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반도체와 가전업계는 동남아시아진출이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북한 투자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업계관계자들은 말한다.사회주의 국가중에는 현재 중국과 베트남 정도를 투자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컴퓨터등 첨단기술투자와 하이테크상품무역은 공산권수출통제위원회(COCOM)규제로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일본 산업계는 이같이 대북한투자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양국간의 경제교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양국간의 91년 무역실적은 5억2백만달러로 일본은 중국에 이어 북한의 제2무역상대국이 되었다.일본백화점에는 북한제 신사복 코너가 마련되어 「호황」을 누리는 곳도 있다.7월 중순경에는 종합상사,기업,은행대표등 54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평양을 방문,위탁가공무역및 합병사업추진등에 합의했다.
일본의 대북한무역은 현재 조총련이 경영하는 기업에 의해 대부분 이루어지고 있다.그러나 일·북한국교정상화로 거액의 식민지지배등에 대한 보상금이 지급되어 북한의 자금사정이 좋아지고 경제개방이 확대되면 일본기업들의 북한진출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