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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의 사이트] www.morningsalad.com

    “매일 새벽 싱싱한 샐러드를 배달해 드립니다.” 밥상 위의 ‘녹색혁명’을 주도하는 ‘모닝샐러드(www.morningsalad.com)’는 신선한 야채만 포장,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이다. 수도권 농장에서 직송된 20여 종류의 야채를 12시간 안에 샐러드로 만들어 각 가정이나 사무실에 배송한다.지난해 7월 처음 문을 연 뒤 입소문이 퍼져 가입회원이 5000명을 넘어섰다. 180g짜리 샐러드 1인분이 3500원,250g짜리 2인분이 4500원이라 한끼 식사로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저칼로리의 건강식을 찾는 현대인의 구미에 잘 맞고 아침을 거르기 쉬운 직장인들이 간편하게 끼니를 챙길 수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고객이 홈페이지에 올리는 사소한 불만을 모두 공개하고,이를 바로 잡아 나간다는 영업 방침으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허주일(사진·32) 대표는 “신선하고 깨끗한 야채로 식생활에 새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면서 “아삭아삭 씹는 맛이 시원한 샐러드로 소비자의 가정에 ‘건강한 행복’을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지연기자 anne02@
  • 책 / 삼국지 해제

    - 김영사 펴냄 장정일 김운회 서동훈 지음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삼국지’는 원말 명초 나관중에 의해 씌어진 연의(演義)다.이 연의 ‘삼국지’는 소설이면서도 정사(正史)를 근거로 해 많은 내용이 역사적인 사실이다.연의 ‘삼국지’를 거의 정사처럼 받아들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그러나 ‘삼국지’에 허구가 많은 점도 부인할 수 없다.소설 속의 인물과 일화,역사적인 사실 등을 꼼꼼히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그것은 ‘삼국지’가 정사외에 민중 사이에서 구전돼온 전설이나 민간 이야기꾼·문인들의 윤색과 재창작으로부터도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의미한다.그런 점에서 볼 때 ‘삼국지’는 나관중의 개인창작이라기보다는 삼국시대 이래 1500여년의 세월에 거쳐 완성된 집단창작물이다. 우리는 ‘삼국지’를 마치 통과의례처럼 읽어왔고 또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중요한 것은 이 ‘천년의 고전’을 어떻게 새롭게 이해하고 읽느냐 하는 것이다.‘삼국지’는 단순한 소설의 차원을 넘어 동아시아 사회에서는 하나의 수신서로 ‘문화유산’의 자리까지넘보고 있기 때문이다.‘삼국지’는 문화 제국주의의 첨병 구실도 한다.중국인이나 중국적인 것만 옳다는 인식을 독자들에게 심어줄 우려가 있다. 도서출판 김영사에서 펴낸 ‘삼국지 해제’(장정일·김운회·서동훈 지음)는 삼국지 바로읽기란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책이다.그동안 처세서나 병법서,참모학서,인간경영서 등 ‘삼국지’와 관련된 2차도서들은 많이 나왔지만 본격적인 ‘삼국지’ 해설서가 출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저자들은 모두 ‘삼국지’ 전문가다.장정일은 자신의 시각이 담긴 ‘해석된 삼국지’를 신문에 연재중이며,김운회 동양대 교수는 ‘삼국지’ 관련 자료를 인터넷에 꾸준히 올리고 있는 마니아,그리고 서동훈 대구미래대 교수는 ‘삼국지’를 응용문학의 보고라고 믿는 ‘삼국지’ 학자다.이들은 3년동안 200권이 넘는 참고문헌을 읽으며 ‘삼국지’를 해석하고 459개에 달하는 주를 달았다. 책은 ‘삼국지’의 기존 인물들을 해부,그들의 공과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그동안 파렴치한이나 배신자로 간주된 인물들에 대해 전혀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십상시·가후·동탁·여포·가남풍 등 ‘부정적인’ 인물들에게서 긍정적인 요소들을 찾아낸다.후한 말 권력의 실세로 등장한 삽상시와 관련,저자들은 환관의 역사적 의미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당시 상황에서 외척이라는 귀족세력에 맞서 황제를 옹위할 수 있는 세력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허약해 보이는 환관밖에 없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또 진(晉)나라 혜제의 황후인 가남풍은 ‘암닭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식으로 중국사에서 가혹한 평가를 받았지만 사실은 진 왕실을 수호하려던 여걸로,조선의 명성황후와 비슷한 인물이라고 해석한다.지나치게 미화된 면이 있는 유비에 대해서도 새로운 각도에서 그의 교활함과 자질문제를 짚는다.겉으로는 철저하게 인의와 대의명분 아래 살았지만 일생을 통해 투항과 배신을 반복해가며 자신의 입지를 굳혀간 복합적 성격의 인물이 바로 유비라는 것이다. 이 책은 중국과 주변국가의 관계에 대해 실존적으로 접근한다.기존의 ‘삼국지’는 모두 한족과성리학적 청류의식(淸流意識)을 중심으로 씌어지다보니 비(非)한족적인 요소나 성리학적 청류에 포함되지 않은 요소들은 부정적으로 인식됐다.한국이나 일본,동남아시아의 입장에서 보면 문화 제국주의적인 자세가 거슬릴 수밖에 없다.저자들은 우리가 스스로를 동이족의 후손으로 인식하게 된 데도 중화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삼국지’의 영향이 크다고 말한다. ‘삼국지’의 과장된 묘사 또한 비판 대상이다.나관중의 ‘삼국지’에는 지나치게 많은 병력과 인원이 등장한다.예컨대 관도대전·적벽대전·이릉대전 등에는 모두 100만 이상의 대군이 동원된다.당시 사정으로 볼 때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다.이릉대전의 경우,촉의 전체 국민을 다 모아도 그만한 인원을 동원할 수 없다. ‘삼국지’에 나오는 전쟁은 대부분 한두 사람의 장수가 적장의 목을 베면 끝나는 형태를 띤다.‘나홀로 전쟁’이다.제갈량은 혼자 성루에 앉아 거문고를 타면서 수만의 대군을 물리치고,화살 10만개를 한꺼번에 주워오기도 한다.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독자들의 흥미를끌기 위한 ‘동중정(動中靜)의 서술기법’일 뿐이다.저자들은 춘추전국시대에 이르면 전쟁은 이미 고도로 전략적이고 전술적으로 발전해 한두 명 장수와의 싸움으로 대세가 결판나지 않는다고 밝힌다. 이같은 과장된 묘사는 비판력이 없는 독자들에게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신격화한 영웅의 무용담이나 낭만적인 전쟁쯤으로 여기게 할 가능성이 있다.나아가 영웅주의적이고 엘리트주의적인 시각에서 전쟁을 볼 위험도 있다.새로운 ‘삼국지’ 해석의 필요성은 오늘날 ‘전쟁의 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다.2만49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법 적용 소아암환자 59% 완치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구홍회 교수팀은 소아기에 발생하는 악성 복부 종양인 고위험 신경모세포종에 걸린 환자에게 항암제를 투여할 경우 골수 기능이 상실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방법’을 적용한 결과 완치율이 선진국 평균치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법은 항암 치료전 환자로부터 조혈모세포를 추출,냉동 보관했다가 항암 치료후 이를 다시 자가 이식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이 방법으로 1997년 7월부터 2001년 12월까지 이 병원에서 치료받은 ‘고위험 신경모세포종’ 환자 40명을 치료한 결과 암세포가 정상적으로 제거되는 것은 물론 골수 기능에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완치 판정을 받은 환자가 전체의 59%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완치율은 미국 등 선진국의 완치율 57%보다 2%포인트 높은 것이다.연구팀은 이같은 치료 성과를 지난달 8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제7차 소아조혈모세포 이식학회에서 발표했다. 고위험 신경모세포종은 소아암의 10% 정도를 차지하나 치료가 어려워 구미지역에서는이미 90년대부터 ‘자가 조혈모세포이식법’을 표준치료방법으로 적용해 오고 있다. 심재억기자
  • 어제 대구·경북서 올 첫 황사 발생

    올해 처음으로 27일 오후 대구·경북지역에 황사가 관측됐다. 경북도는 “27일 오후 3시 이후 경북 서북부지방으로부터 동쪽으로 황사가 통과하면서 약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이날 오후 4시 현재 미세먼지 농도는 구미 277㎍/㎥(㎥당 미세먼지의 무게),안동 254㎍/㎥,김천 236㎍/㎥,영주 214㎍/㎥,포항 97㎍/㎥,경주 60㎍/㎥ 등으로 측정됐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 건교부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아파트 1만9780가구 건설

    경기도 김포 마송·양곡,인천 한들,구미 구평2지구 등 4곳이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된다. 건설교통부는 국민임대주택건설 등을 위해 이곳 81만평을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하기 위해 관계기관 협의 및 주민공람을 시작했다고 27일 밝혔다.이들 지구에는 임대주택 1만 1201가구를 비롯해 모두 1만 9780가구가 건설된다.이르면 2005년말 주택을 분양하고 2007년부터 입주시킬 계획이다. 김포 마송,김포 양곡,인천 한들 등 수도권 지구는 전체 1만 7600가구 가운데 59.2%인 1만 421가구를 중·서민층 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주택으로 지을 예정이다. 김포 마송지구는 통진면 마송·가현·도사리 일대 29만 9000평으로 임대 3510가구 등 6200가구가 들어선다.양곡지구는 양촌면 양곡·구래리 25만 9000평으로 임대 3030가구 등 5600가구가 건설된다.서울 도심에서 30㎞ 떨어진 곳으로 주변 농지와 어우러지는 환경친화적 단지로 개발할 방침이다. 인천 서구 백석동 인천한들지구는 18만 1000평에 임대 3881가구 등 5800가구를 건설할 예정이다.인천시청에서 북쪽으로14㎞ 떨어진 곳이며 신공항전철,인천도시철도 2호선 등과 닿아있다.구미구평2지구는 구미시청 동쪽 10㎞ 지점으로 6만 8000평에 임대 780가구를 포함,모두 2180가구가 건설된다. 류찬희기자 chani@
  • “기업하기 좋은 송파로 오세요”區, 유치팀 구성 본격 활동나서 문정·장지 도시형 산업단지로

    송파구(구청장 이유택)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별도조직인 ‘기업유치팀’을 만들어 기업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구의 이미지를 ‘기업하기 좋은 도시,송파’로 내걸고 이에 걸맞은 이미지화 작업도 가속화하고 있다. 구는 18일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지역경제과에 경제분야에 지식이 풍부한 이강석(45) 팀장 등 3명으로 기업유치팀을 구성,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송파시설관리공단 설치 당시 예산과 경영사업팀에서 활약한 덕분에 적임자로 낙점됐다고 구는 설명했다. 기업유치팀은 앞으로 송파구를 판교·성남·수서·테헤란로를 잇는 지식기반형 산업과 유통의 메카로 구축하는 일을 맡는다.송파구가 문정·장지지구를 도시형 산업 전문단지로 육성하기로 한 것은 바로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구는 이와 함께 경쟁력있는 기업 육성을 위해 협업화와 공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테마거리를 통한 공동브랜드도 개발하기로 했다. 또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상점가를 활성화하고 벤처집적시설 확충,재래시장 현대화,지역특화거리 조성,산·학·연 기술개발 네트워크 구성 등의 사업도 추진한다. 기업유치를 위한 새로운 틀을 짜기 위해 기업체를 방문해 의견을 듣고,이미 해외 기업유치에 나선 인천 대구 구미 등 다른 자치단체의 사례도 벤치마킹하기로 했다.장기적으로는 송파대로 주변에 대형빌딩을 유치하고 가락시장의 이전도 추진된다. 송파구는 1997년 외환위기 때 구청에 벤처타운을 설치,30개 기업에 저렴한 비용으로 사무실과 건물을 빌려줘 관심을 끌었었다. 조덕현 황장석기자 surono@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도쿄서민 애환 달래는 ‘골덴가이’

    앨리스가 사는 이상한 나라에 들어온 기분이다.휘황찬란한 네온사인에 몸을 휘감은 도쿄 최대의 환락가,신주쿠(新宿).그 신주쿠 구청 앞 골목에서 길을 잘못 들었나 싶더니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2층짜리 낡은 목조건물군(群)이 눈앞에 나타난다.“도쿄에 이런 곳이 있었나.” 고층건물에 익숙해진 눈에는 너무나 낯선 키작은 건물이 빽빽하다.적어도 30년은 거슬러 올라간 듯하다.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21세기에서 20세기로의 시간이동을 경험하게 해주는 이색지대이다. |도쿄 황성기특파원|도쿄시민들조차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골덴가이(ゴ-ルデン街)’.서울로 치면 옛 종로 뒷골목 분위기라고 할까.두 사람이 지나면 꽉 차는 좁디좁은 골목 양쪽에 가방 크기만한 조그만 간판들이 삐춤히 얼굴을 내밀고 있는 형국이 수상쩍기 짝이 없다.동행 없이 처음 가는 사람이라면 “무섭다.”고 뒷걸음질칠 법하다.골덴가이 동쪽 끝 1층에 자리잡은 ‘돌꽃(石の花)’이라는 가게의 육중한 흙색 나무문을 열었다.컴컴한 조명 아래에서 손님 4명이 카운터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테이블이 놓인 안쪽의 1평짜리 유일한 방에서는 5명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보드카를 놓고 담소를 나누고 있다.시간은 새벽 1시를 넘어섰다. “우리 가게는 신문기자들이 주고객이고 나머지가 샐러리맨들입니다.” 이곳 주인 모리타 고이치(51)는 가게라고 해봐야 7평도 채 안되는 비좁은 공간에서 29년6개월째 장사를 하고 있다며 웃는다. ●모르는 손님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려 모리타에게 이곳 골덴가이는 인생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저 사람과 얘기하는 게 재미있고,함께 술을 마시며 밤을 새우는 것이 즐거워 가게를 열었다. 이곳에 자리잡고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밤 9시에 출근해 새벽 5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해오고 있다.“다른 일은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는 모리타는 손님들에게 술을 따라주고 말 상대를 해주는 지금의 일을 죽을 때까지 하고 싶다고 한다. 10년 단골인 기타오카 쓰네오(37)는 한 두달에 한 차례쯤 이곳을 찾는다.신문사 사회부 기자인 그는 밤 취재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이곳에 들러 한잔하며 지친 마음을 달랜다.“뭐랄까,탁 트인 공간보다 이런 좁은 공간에 오면 마음이 놓입니다.” 기타오카의 말처럼 결코 화려한 유흥가가 아닌 골덴가이의 매력은 혼자서나,혹은 동료들과 어울려 마음 편하게 마시고 얘기할 수 있다는 데 있다.손님의 절반 이상이 ‘나 홀로’이다.특히 “모르는 사람끼리라도 금세 어울려 세상 얘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 때문에”(기타오카) 이곳을 찾는 단골이 많다.두 사람 이상이 어울려야 술을 마시는 한국인과는 달리 일본인은 혼자 술을 즐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일본인들은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은 이곳 골덴가이에 와보면 여지없이 깨진다.절대음주량으로 치면 한국인에 다소 뒤질지 몰라도 음주시간으로 따지면 일본인이 앞서지 않을까 싶을 만큼 천천히 오랫동안 마시는 일본인들의 음주법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골덴가이의 손님들 직업은 천차만별이다.신문·주간지·방송 같은 언론사 기자,프로듀서,정보 관계자(경찰),출판사 편집자,프리랜서,외국대사관 직원이 주류이다.굳이 이들의공통분모를 찾는다면 ‘정보’이다.공안관계의 경찰인 사토노 요시노리(35·가명)는 “정보 교환을 위해 골덴가이를 찾는 일이 가끔씩 있다.”고 말했다.특히 주간지 기자들에게는 골덴가이는 중요한 정보수집의 장소이자 기사거리를 찾는 사랑방이기도 하다. ‘심야 플러스1’이라는 가게는 일본 모험소설가협회 회원들이 밤이 이슥해지면 ‘출근’하는 공식 사랑방이다.어떤 가게에서는 우익들이,어떤 가게에서는 좌익들이 모여 세상을 논하고 우익은 좌익을,좌익은 우익을 비판하며 밤을 새우기도 한다. 골덴가이가 생겨난 것은 2차대전 패전 후인 1940년대 말.신주쿠 역을 건설하면서 그곳에 있던 가게들이 한꺼번에 가부키초로 ‘집단이주’한 뒤로 개발의 손길이 전혀 미치지 않았다.한때 250곳이던 크고 작은 점포들이 거품경제 붕괴를 거치고 100곳이나 줄어들었다가 최근 다시 늘어 190개 점포가 영업하고 있다. ●60~70년대엔 ‘낭만의 거리'로 유명 어느 곳이나 가벼운 안주에 가볍게 마실 수 있다.점포의 대부분은 밤 9시가 되어서야 가게 문을 연다.빨라야 밤 8시이다.밤 8시에 문을 열어봤자 찾는 손님도 거의 없다.“밤 12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손님이 많다.”(모리타)고 한다.보통 새벽 4시면 문을 닫지만 손님에 따라서는 오전 7시쯤에서야 가게를 나서기도 한다. 손님 4명이 들어가면 꽉차는 3평짜리 가게에서부터 커봐야 8평 정도인 이 곳 골덴가이는 1960∼70년대 연극,영화,문학,정치에 뜻을 품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낭만의 거리’로 사랑을 받았다.이곳의 매력은 시간의 흐름에도 모습을 바꾸지 않는 고집스러움 때문일지도 모른다. 일본의 학생운동이 치열하던 60∼70년대 초반,경찰의 수사를 피해 이곳에 몸을 숨기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지금이야 일본에서는 학생운동을 찾아볼 수 없지만 당시 운동세대들이 제도권에 진입해 기성세대가 되어 이곳을 찾으면서 활기를 더했다.이런 골덴가이이지만 일부 손님 사이에서는 불평도 없지 않다.프리랜서 기자인 나카야마 메구미(39·가명)는 “단골들끼리의 동류의식이 강해 처음 찾는 손님이라면 배타적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처음 가면 배타적 인상에 ‘서먹' 어떤 가게는 단골의 소개 없이 불쑥 찾아오는 ‘이치겐상(처음 온 손님)’을 사절하기도 한다.일본인들의 폐쇄성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지만 가게 주인들로서는 어떤 손님인지 알 수 없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최근 2∼3년 사이에는 입소문이 퍼지고 복고 붐이 일면서 젊은이들도 꽤 찾는다.이곳의 임대도 한결 수월해져 80만엔(한화 800만원)만 가지면 보증금 없이 5평짜리 가게를 얻어 당장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그래서 대학생 몇 명이 돈을 추렴해 시작한 가게도 생겨나고 있으나 역시 골덴가이의 주류는 50∼60대 입담좋은 주인들과 30∼50대 고객들이다. 가게가 좁고 매상이 적은 만큼 종업원을 두는 가게는 없다.주인 혼자서 밤 9시부터 새벽 4∼5시까지 안주도 만들고 술도 따라낸다.“아무리 손님이 많아 북적거려도 점원이 들어갈 자리도 없을 뿐더러,고용할 경우 채산도 맞지 않는다.”는 게 돌꽃의 주인 모리타의 설명. 도쿄에 간다면 골덴가이에 들러 생맥주 한 잔(700엔 정도) 놓고 가게주인이나 손님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시도하며 ‘일본’과 만나는 것도 즐거움의 하나일 것 같다. marry01@ ◈‘골덴가이' 유일한 한국인업주 김용주씨 |도쿄 황성기특파원|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골덴가이에서 바 ‘파인트리’를 운영하고 있는 김용주(金容珠·사진·53)씨. 파인트리는 그녀의 중년 인생이 시작된 출발점이다.이곳에 둥지를 튼 것이 1994년 2월이니 만 9년이 좀 넘었다.돈 한푼 없이 사진촬영을 배우러 온 도쿄에서 3년간을 방황하다 신주쿠에서 가게를 하고 있는 친언니의 도움을 받아 가게를 차렸다. 당시만 해도 폐쇄적인 골덴가이에 한국인이 가게를 차린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게다가 가게 주인이 한국사람을 싫어해 평소 친분이 있던 일본 기자의 명의를 빌려 가게를 얻어야만 했다.“몇년 전 돌아가신 할머니(가게 주인)가 집을 빌려준 뒤 한국사람이라는 걸 알고는 반발도 했지만 곧 사이좋게 돼 돈이 필요할 때 이자없이 급전도 마련해주고 잘해줬다.”고 김씨는 말했다. 파인트리의 주 고객은 신문·주간지 기자이다.더러 기업홍보관계자,대학 교수,대사관 직원,경찰이 오기는 하지만 역시 오랜 단골은 언론인이 가장 많다.“여기를 찾은 손님들 명함만 5000장은 족히 될 것 같다.”고 할 만큼 발이 넓다. 지금이야 일본인 뺨칠 정도로 일본어가 능숙하지만 처음에는 말이 서툴러 애를 먹었다. 손님들과 얘기를 하다 모르는 얘기가 나오면 한글로 적어서 집에 돌아가 사전을 뒤져 공부하곤 했다.호·불호가 뚜렷한 그녀는 싫은 손님은 내쫓을 만큼 기가 세다.그렇지만 일단 단골이 되면 내 식구처럼 따뜻이 받아준다.그녀의 호칭은 ‘욘상’이다.성이 아닌 이름을 애칭으로 부르기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용주의 용을 따 ‘용상’하던 것이 욘상이 돼버렸다. 그녀 가게는 골덴가이에서 비교적 넓은 편이다.카운터에 빽빽이 앉으면 8명,털썩 앉아야 하는 테이블 방에 다리를 모으고 앉으면 8명 정도 들어간다.그렇지만 그녀가 서서 일하는 주방을 빼면 손님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은 불과 5평도 채 되지 않아 붐비는 날이면 옆자리 손님과 어깨를 붙이고 앉아야 할 정도로 비좁다. 낮과 밤을 거꾸로 하는 생활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다른 가게처럼 그녀 역시 밤 8시쯤 가게 문을 열고 새벽 4시쯤 문을 닫고 집에 들어가면 동틀 무렵인 5시쯤이 된다. “9년 장사해 모은 돈은 한푼도 없지만 그래도 이 가게를 하면서 아이 둘을 후회없이 가르쳤다.”고 자랑한다.딸(26)은 일본의 사립명문 게이오대 문학부를 졸업했고,아들(23)은 홍익대 미대를 다니고 있다.
  • 하프타임/히딩크 和통상사절로 방한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의 거스 히딩크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한국을 상대로 한 통상 사절로 변신한다.13일 에인트호벤 홈페이지에 따르면 히딩크 감독과 선수단은 베진 네덜란드 통상부장관이 주축이 된 무역사절단의 일원으로 오는 7월 7일 입국한다.이번 사절단은 하멜 표류 350주년을 맞아 양국의 우호를 증진하고,한국내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첨단과학기술 교류 등을 활성화 하기 위해 구성됐다.네덜란드는 에인트호벤이 오는 7월 15일 개막하는 ‘월드피스킹컵’에 참가하는 것을 감안,인지도가 높은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을 무역사절단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무역사절단은 7월 11일까지 머물며 구미를 방문하고,에인트호벤의 경기도 관전할 예정이다.
  • 이런 책 어때요/폭격의 역사 外

    ●폭격의 역사-스벤 린드크비스트 지음 김남섭 옮김 / 한겨레신문사 펴냄 미국·이라크 전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악의 축’ 이라크에 대한 정당한 응징인가,안정적 석유공급 길을 확보하기 위한 미국의 음모인가.그러나 이 책의 입장은 다르다.미국을 비롯한 구미 열강이 전쟁에 집착하는 이유는 백인우월주의,나아가 그들이 한사코 부인하고 싶어하는 인종주의와 대량학살이란 지적 전통에 근거하고 있음을 날카롭게 짚어낸다.그런 점에서 이 책은 백인우월주의가 낳은 학살과 야만의 기록이다.19세기 제국주의 팽창과정에서 저질러진 인종대학살의 선례가 나치 홀로코스트의 지적 기반이라는 게 저자의 소신이다.1만 5000원. ●인문학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최종덕 지음 / 휴머니스트 펴냄 김병욱 옮김 인문학에 대한 논의는 8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있어 왔다.글쓰기의 담론으로 시작된 인문학 논의는 표현의 문제,인문학 위기담론으로 이어졌다.자연과학과 철학,동양과 서양의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두 문화’의 지식인으로 알려져 있는 저자는 지식과 삶이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이 책엔 일상적 삶과 지식의 세계를 연결하는 사유와 방법,그리고 그 사례가 담겼다.저자는 지식을 암호화하거나 폐쇄된 자기만의 고유논리로 상대의 지식을 폄하하고 수입지식으로 학문의 권위를 내세우는 학계 일각의 지적 풍토를 비판한다.1만 5000원. ●피카소와의 대화-브로샤이 지음 정수경 옮김 / 에코리브르 펴냄 헝가리 출신의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브로샤이의 앵글에 잡힌 화가 피카소의 삶.피카소가 이미 미술가로서 이름이 널리 알려진 1940년대 이후의 일화들을 일기형식으로 썼다.피카소의 보헤미안적 기질과 파시즘에 대한 증오 등을 보여준다.피카소는 매일 오전엔 손님을 맞았고 오후엔 작업을 했다.앙리 마티스와의 이야기는 그들이 절친한 친구이자 라이벌로서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음을 보여준다.피카소는,‘천재화가는 죽어서만 이름을 남길 수 있다.’는 19세기 낭만주의적 발상에서 벗어나게 한 미술가다.2만 1000원. ●U - 보트 비밀일기-제프리 브룩스 지음 문근식 옮김 / 들녘 펴냄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은 전쟁 기간중 가장 많은 시간을 잠수함대책을 세우는 데 써야 했다.대서양에 독일 잠수함이 몇 척만 더 있었다면 영국이 멸망할 뻔했다고 훗날 그가 술회한 것처럼,독일 잠수함 U-보트는 2차세계대전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병기였다.개전 초 엄청난 피해를 입은 연합국측은 U-보트 세력에 맞선 호송선단 체계로 대서양전투를 승리로 이끌었지만,U-보트의 활약상은 수많은 영화와 소설을 통해 신비화됐다.이 책은 통신과 음파탐지를 담당한 기술 부사관의 입장에서 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잠수함전 비화다.1만 2000원. ●사이버 문화와 예술의 유혹-이종관 지음 / 문예출판사 펴냄 현대는 디지털 파도로 상징되는 정보화의 시대다.이로 인해 사이버 공간이 창궐하게 됐지만 사이버 공간이란 특성 때문에 그 속에서 인문학적 상상력과 해석학적 마인드를 찾아보기 어렵다.저자(성균관대 교수)는 사이버 공간에 인문학적 사유를 불어넣는다.한편 정보화가 추진됨에 따라 생체적 몸을 지닌 인간은 인간 이후의 존재자,즉 포스트 휴먼에게 역사의 주도권을 물려주고 도태될지 모른다는 점을 지적한다.저자는 하이데거의 철학을 좇아 예술을 감성적·장식적 차원에서 이해하지 않고,존재의 진리를 드러내는 진리현상으로 밝혀낸다.1만 8000원. ●카트린 M의 전설-자크 앙릭 지음 / 열린책들 펴냄 프랑스 작가인 저자가 아내인 카트린 밀레를 모델로 사진작업을 하면서 겪은 이야기와 성에 대한 생각을 밝힌 에세이집.1970년대부터 앙릭은 카트린의 누드 사진을 찍어 왔으며 이 책을 위해 30여컷의 사진을 골라냈다.이 사진들은 자신의 소설세계에 대한 ‘환상적인 지지대’ 구실을 했다.책에는 육체의 재현,누드의 기능,성의 운명 등에 대한 성찰이 담겼다.앙릭은 부인과 함께 미술 전문지 ‘아트 프레스’를 이끌어 왔으며 2001년 부인이 쓴 ‘카트린 M의 성생활’과 함께 이 책을 각기 다른 출판사에서 동시에 출간해 유명세를 탔다.9500원.
  • [씨줄날줄] 아첨배

    한 전직 검찰총장은 재임 시절 사석에서 자신에게 ‘형님’이라고 호칭했던 후배들은 한결같이 각종 구설수가 끊이질 않았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그러면서 당시 좀더 단호하지 못했던 자신을 뒤늦게 책망했다. 6공화국 정권인수위원이었던 L씨는 유일하게 중용되지 못하고 차관에서 도중하차했다.L씨는 훗날 자신의 탈락 배경을 확인한 결과,‘괘씸죄’에 걸렸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그는 인수위원 시절처럼 서슴없이 대통령을 대했다가 ‘이상한 친구’라는 낙인이 찍혔다는 것이다.그는 권력의 속성을 너무도 몰랐다고 때늦은 후회를 쏟아냈다. 외환위기 이전에 시중은행장이었던 L씨.그가 전한 당시 임원 회의의 분위기다.L씨가 “요즘 K기업이 문제…”라고 미처 말을 끝내기도 전에 임원들은 일제히 “정말 K기업이 문제입니다.손을 봐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합창했다.이에 L씨가 “문제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그게 아닌 모양이야….”라고 하자 임원들은 다시 “맞습니다.K기업은 정말 억울한 것 같아요.”라며 잽싸게 태도를 180도 바꾸었다.그는 “내가애국가 1절을 채 부르기도 전에 임원들이 4절까지 불러버렸거든.”이라며 씁쓰레해 했다. 한때 ‘황태자’로 군림했던 P씨는 정보기관에서 ‘생산’한 보고서의 내용을 철석같이 믿었다.하지만 훗날 P씨에게 전달된 보고서는 그의 구미에 맞게 재가공된 것으로 드러났다. 노무현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우리의 지난날은 정의는 패배했고 기회주의가 득세했다.”면서 “참여정부에서는 권력에 아부하는 사람들이 더이상 설 땅이 없고 성실하게 일하며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선언했다.이어 정권을 위해 봉사해온 권력기관은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했다.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이 있자 ‘권력기관’으로 분류됐던 ‘빅4’ 또는 ‘빅 5’ 조직원들은 앞다퉈 손사래치면서 상대편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간행된 편역서 ‘간신론’은 ‘간신의 목에는 베어링이 박혀있고,허리에는 스프링이,등에는 풍향계가 꽂혀있다.’고 기술했다.또 간신 퇴치법에는 왕도가 없다고 했다.노 대통령이 5년 동안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득정논설위원 djwootk@
  • [씨줄날줄] 대통령의 형

    고 박정희 대통령은 5남2녀 형제 중 막내다.연만한 사람 중에는 아직도 맏형 박동희씨의 소박한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그는 평생 경북 구미의 고향마을을 지킨 전형적인 농사꾼이었다.박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고향을 방문했을 때 칠순이 가까운 나이에도 흰 바지저고리에 지게를 메고 대통령을 맞이하는 모습이 영화관 대한뉴스에 비쳐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그때 일화 중 하나.당시만 해도 동희씨 집은 호롱불을 사용했다.답답하다고 느낀 박 대통령이 전기를 들이겠다고 하자 동희씨는 “야야,그만두거라.신문에 나면 우짤라고….”라며 손을 내저었다고 한다.맏형에게 영향을 받아서인지 박 전 대통령은 친인척 관리에 무척 엄격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어렵게 큰 사람들이 권력의 맛을 보면 이권과 청탁에 쉽게 말려든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우리사회에서 대통령의 친인척은 언제부터인가 보호보다는 감시의 대상이 됐다.친인척을 둘러싼 비리가 끊이지 않은 탓이다.정권마다 묘책을 동원했지만 신통한 효과는 보지 못했다.문민정부 출범초기 한 핵심측근 인사가 김영삼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의 해외 체류를 건의했다가 눈밖에 나 곤욕을 치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현철씨가 국정농단 등의 시비 끝에 사법처리를 받은 후 한 고위관계자는 친인척에게 능력만 된다면 고위직을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폈다.자리가 높다 보니 스스로 조심하게 되고 바라보는 눈초리도 많기 때문에 비리에 말릴 소지가 적어진다는 것이다.대형비리 발생에 따른 피해를 감안하면 국가적으로도 이익이라는 논리다. 노무현 대통령의 작은 형인 건평씨가 국세청장 하마평에 오른 특정 인사를 호평하는 발언을 했다가 물의를 빚고 있다.그는 “장관 시켜달라는 사람에게서 받은 이력서 두 통이 있다.”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시쳇말로 너무 오버했다는 것이 그에 대한 비판의 요지다.노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친인척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인사청탁을 하면 패가망신할 것이라고 경고까지 했다.그런데도 이력서를 들고 친인척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그 집요함이 놀랍다.해법은 친인척 스스로 조심하는 길밖에 없다고 본다.억울해도 참아야 한다.대통령의 친인척이기 때문이다. 김명서 논설위원 mouth@
  • 분단 이겨낸 혼란시대의 파수꾼-故 이문구 영전에

    길고 긴 그림자를 무거운 짐처럼 짊어지고 한 시대의 앞장을 헤쳐왔던 거인 이문구가 어디로 갔는가.한 시대가 그 시대로써 떠맡아야 하는 장엄한 역사행보는 계속 앞길을 가야만 하는 중인데 이 세상이 텅 비어버렸다. 님의 그림자를 먼 발치에서 따르던 자들은 눈 앞이 캄캄한데 저 푸른 산 빛을 깨치고 차마 떨치고 나선 청산을 소리쳐 부른다.오늘을 주저앉히고 슬픔의 힘을 옮겨서 거대서사의 문학인을 우러르는데,그는 갔어도 그가 남긴 문학의 수풀이 울창하구나. 1941년 충남 보령의 척박한 땅에서 태어난 한 생명이 문학으로 추구해보고자 했던 문구(文求)의 가시밭길.1972년 5월 이문구와 내가 전국 방랑의 길에 나섰을 때였는데,경북 선산·구미를 거쳐 안동으로 향하던 버스 안에서 내가 그에게 물었다.“‘관촌수필’이 엄청난 소설인데 어째서 수필이냐”고. ‘관촌수필’은 ‘멸문지화’라는 전통시대의 표현법에 해당될 그 자신의 가문사를 어떻게 하든 복원시켜야겠다는 1차적인 창작동기에 의해 쓰여진 ‘수필’이었지만 그의 문학적인 각오는 대단했었다.분단이 남긴 고통과 절망,산업화 시대의 모순과 갈등이 그의 고향 농촌을 거대 서사공간의 입체화면으로 비추어내고 있었다. 1974년 11월18일 발족된 ‘자유실천문인협의회’(민족문학작가회의 전신)는 광화문 네거리에서 문인들이 가두시위를 벌여 탄생시킨 것이었는데,이문구가 ‘관산추정(關山芻丁)’이었다.고향을 지키는 산인 관산,바로 그러한 관산을 지키고 있는 사람.그는 문학동네의 온갖 뒤치다꺼리와 설거지마저 자진해서 떠맡아야 하는 ‘한국문학의 상머슴꾼’ 노릇에 일차적으로 충실하였지만 이로부터 그는 ‘진보’를 보수(保守)하고,‘보수’를 진보(進步)시키는 참으로 힘든 역할 쪽으로 나아갔다. 혼란과 고통의 시대의 파수꾼이었던 이문구는 한 세상 속에서 두 세계를 떠받치고 있었다.풍요로운 민족생활양식의 정통 상속자로서 그는 농민문학의 체통을 새롭게 세운 민족문학인이었고,산업시대 사회생산양식의 엄청난 문화변동에 맞닥뜨린 그는 반독재민주화의 시대정신을 자신의 문학실천으로 구현시켜 나갔던 근대문학인이었다.민족과 근대의 두 문학을 그는 하나의 이문구문학으로 우뚝 세워놓았던 것이니,벅찬 것이었기 망정이로되 그것이 실로 얼마나 영광된 문학위업이었던 것인가. ‘내 몸은 너무 오래 서있거나 걸어왔다’라는 벅찬 제목의 소설집을 만년에 남기고 그는 우리 곁을 떠나 현대문학의 청산이 되었다.그는 분단을 이겨냈고 독재를 극복해냈다.지나가는 이들이 어찌 이 숲 앞에서 머리 숙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박태순(소설가)
  • 우즈 ‘1위 굳히기’ 엘스 ‘1위 뒤집기’ 대혈투 매치플레이챔피언십서 시즌 첫 격돌

    ‘호랑이’와 ‘사자’가 한 우리 안에서 만난다. 타이거 우즈(미국)와 어니 엘스(남아공)가 마침내 올시즌 처음으로 맞붙는다.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라코스타 리조트골프장(파72)에서 개막,5일간의 열전을 펼칠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600만달러)이 그 무대다. 올 시즌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첫 대회이자 세계 64강만이 출전하는 최정상급 대회로 랭킹 1·2위인 우즈와 엘스가 겨루기에 모자람이 없다. 무엇보다 그동안 2인자에 머문 엘스의 도전과 1인자 자리를 굳히려는 우즈의 응전이 어떻게 펼쳐질지가 전세계 팬들의 구미를 당긴다. 엘스의 도전은 미 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개막과 동시에 시작됐다.개막전인 메르세데스챔피언십에 이어 소니오픈까지 2연승을 거둬 무릎 수술 이후 회복을 위해 휴식 중인 우즈를 자극한 것. 우즈가 투어에 복귀하자마자 뷰익인비테이셔널 우승컵을 거머쥐었을 때 유러피언투어에서 뛰던 엘스는 2승을 더 챙기며 더욱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하지만 우즈라는 산을 넘지 않고 1인자가될 수는 없는 법.호랑이와 사자의 첫 격돌은 그래서 더욱 흥미진진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매치플레이 방식이어서 이들이 마주칠 확률이 매우 낮다는 점.맞대결을 성사시키기 위해선 우리 안의 다른 맹수들을 차례로 물리치고 결승까지 가야만 한다.두 선수 모두 내리 다섯판을 이겨야 가능하다. 첫판 상대로 카를 페테르손(스웨덴)을 만난 우즈는 피터 오말리(호주)에게 져 초반 탈락한 지난해의 악몽에서 벗어나는 게 급선무.엘스도 뉴질랜드 원주민 출신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 필 타토랑기라는 만만치 않은 적수를 만나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들을 불안케 하는 또 다른 대목은 이 대회 역대 우승자 대부분이 하위 랭커였다는 사실.지난해에는 62위에 불과한 캐빈 서덜랜드가 우승했고,2년전에는 55위인 스티브 스트리커가 우승컵을 안았다.역대 챔피언 가운데 최고 랭커는 2000년 랭킹 19위로 출전한 대런 클라크다. 우즈는 벌써부터 “내가 그 기록을 깰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잔뜩 긴장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편랭킹 27위 자격으로 당당히 초청된 최경주(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1라운드에서 프레드 펑크(25위)를 꺾을 경우 2라운드에서 우즈와 맞설 것으로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펑크는 장타자는 아니지만 정확한 샷을 앞세운 기복없는 플레이로 꾸준하게 성적을 낸 선수로 지난 24일 끝난 닛산오픈에서는 최경주에 1타 앞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곽영완기자 kwyoung@
  • [新 엘리트관료] ⑥ 행정자치부

    노무현(盧武鉉) 정부에서의 행정자치부는 지방분권과 행정개혁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산파역을 맡게 될 전망이다.노 대통령의 대선 핵심공약인 행정수도 이전과 지방분권을 이뤄내 명실상부한 지방화 시대를 열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도 25일 취임사에서 “중앙과 지방은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발전해야 하고 비상한 결의로 이를 추진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실질적인 분권화와 자율·경쟁 원리를 앞세운 행정개혁이 국가경영의 주요 어젠다인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의 지방자치제도는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입법권,인사조직권,재정권,행정권 등을 사실상 움켜쥐고 있는 ‘자치속의 타치’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제 민선 3기를 맞은 지방자치단체는 분권화 개혁을 추진해야 하는 시대적 요구에 직면해 있다. 이른 시일내에 구성될 정부혁신위원회가 단행할 행정개혁과 정부조직 개편도 개혁정책의 성패를 가를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행자부 신(新) 관료 엘리트들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지방화 시대는 우리가 연다 정부가강력하게 추진할 지방분권 업무는 정채륭(丁采隆) 차관보가 진두지휘할 가능성이 높다.행시 14회 출신인 정 차관보는 남해군수,충무시장,창원시장과 경남 부지사,행자부 지방재정경제국장과 민방위 재난통제본부장 등을 거쳐 분권업무를 지휘할 적임자로 꼽힌다.그러나 새 장관이 취임한 뒤 다른 자리로 옮길 경우 교부세과장과 지방행정국장을 지낸 김지순(金之淳·13회) 민방위재난통제본부장이 대타를 맡을 공산이 크다. 지방자치 업무를 실질적으로 추진할 자치행정국장에는 전임 권선택(權善宅) 국장이 청와대 인사비서관으로 옮겨감에 따라 구미 부시장과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 등을 지낸 김용대(金龍大·18회) 민방위재난관리국장이 거론되고 있다. 분권화는 제도개혁뿐만 아니라 재정의 지방이양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이런 면에서 박승주(朴昇柱·21회) 지방재정경제국장이 주목받을 엘리트다.그러나 박 국장이 1급으로 승진할 경우 재정과장을 역임한 제2건국위 김동기(金東琪·17회) 국장 등이 후임자로 하마평에 올라 있다. 과장급에는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인 박재영(朴在泳·25회) 자치행정과장이 단연 돋보인다.지난 1995년 지방자치제도 출범시 산파역을 맡아 ‘분권통’으로 불린다.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파견 근무시 김병준(金秉準) 정무분과 간사가 박 과장을 가리켜 ‘노무현 정부 5년동안 분권업무를 이끌어갈 핵심인물’로 꼽았을 정도다.이외에 시·군 통합과 관련해 재정업무에 정통한 김동완(金東完·23회) 재정과장을 비롯,박경배(朴炅培·24회) 교부세과장,김대영(金大榮) 지방세제담당관 등이 지방분권의 주역들로 꼽히고 있다. ●행정개혁만이 효율적인 정부를 ‘좋은 정부,일하는 정부’의 기치를 내건 노무현 정부의 행정개혁은 박명재(朴明在) 기획관리실장이 적임자다.박 실장은 총무처 출신 현역 관료중 ‘인사·조직행정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행시 16회 수석합격자인 그는 총무처 조직1과장·조직기획과장을 거쳐 청와대 행정비서관,경북 부지사 등을 역임했다.박 실장이 승진·전보인사 대상이 될 경우에는 이성열(李星烈·17회) 중앙인사위 사무처장과 권오룡(權五龍·16회) 전청와대 행정비서관 등이 후임을 놓고 경합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행정개혁을 실질적으로 추진할 야전 사령관에는 김영호(金榮浩·18회) 행정관리국장이 유력하다.조직기획과장을 오랫동안 역임하는 등 정부내 행정전문가로 손꼽힌다.김 국장이 정부혁신위원회 등에 1급으로 승진하면 기능분석단에 근무중인 김호영(金浩榮·21회),김남석(金南奭·23회) 국장과 공무원단결권 추진기획단에 근무중인 정진철(鄭鎭澈·21회) 국장 등이 대타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김호영 국장은 정책기획위원회 사무국장과 인사위 인사관리심의관을 거쳤고,김남석 국장은 기획예산담당관을 역임한 뒤 인수위 파견근무를 했다.정 국장은 영국 엑스터대 박사 출신으로 이론과 실무 경험을 두루 갖췄다. 과장급으로는 박찬우(朴贊佑·24회) 기획예산담당관과 김상인(金相仁·26회) 조직정책과장이 신 엘리트 관료로 부상하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
  • 평론가 황현산 교수 문단현실 신랄한 비판 “詩와 비평은 짜고치는 고스톱”

    “시가 비평에 영합하는 것은 대중에 영합하는 것 못지 않게 위험한 것이다.” 문학평론가인 고려대 불문과 황현산(사진) 교수가 문단의 해묵은 과제인 ‘시와 비평의 묵계적 담합’을 신랄히 비판하고 나섰다. 황 교수는 최근 발간된 계간 시전문지 ‘시평’ 봄호에 게재한 권두칼럼 ‘시와 비평’을 통해 “시인이 시를 쓰면서 비평가가 자기 시에 대해 하게 될 말을 미리 계산하는 방식의 시쓰기를 두고 하는 말”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시와 비평의 영합을 겨냥,“거기에는 유행하는 주제가 있으며,쉽게 알아볼 수 있는 은유와 상징이 있다.앞뒤를 불란하게 꿰어맞추는 지적 구조가 있고,한쪽 눈을 깜박거리며 언어를 약간 비틀어 놓는 득의의 순간이 있다.”며 “이때 시 속의 사물들은,허영쟁이 까마귀와 간교한 여우가 등장하는 이솝 우화처럼,제각기 어떤 관념을 떠맡고 있다.그 관념은 우주를 끌어안을 만큼 큰 것일수록 더 좋다.”고 비꼬았다. 이는 “우리 평단에 특정 문학권력 집단의 의도가 작용해 올바른 창작문화,비평문화를 왜곡시키고 있다.”는 세간의 우려섞인 지적에 대해 문단의 중진 인사가 이를 직접 확인하고,이에 대한 경계를 주문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먼저 ‘무능한 비평’을 문제 삼는다.“시가 비평에 영합하는 이유는 시인의 타락에 있다기보다 비평의 무능에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비평가가 어디선가 보고 외워둔 말들을 풀어놓기 좋은 시,자신의 명민함을 스스로 확인하기 좋을 것처럼 보이는 시,그래서 결국은 어떤 시론으로 환원하기 좋은 시만 주목할 때,시가 알려진 주제와 어법,벌써 질서잡힌 상징과 은유,낯익은 이미지의 순열조합에 갇히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꼬집는다. 이를테면 비평가가 시의 독창성에 주목하기보다 자신의 구미에 맞는 작품을 골라 주무르거나,아예 자신의 비평 틀에 작품을 우겨 넣는다는 시각이다. “시가 모험이라면 비평도 모험”이라는 그는 “비평은 시와 더불어 안온하지만 비열한 이 삶 밖으로 한 걸음이라도 내디디려고 애써야 한다.”고 충고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평가에게 적절한 미끼를 주는 시와 그 미끼를 물고 거창한 시론을 설파하는 비평의 관계는 ‘짜고 치는 고스톱’과 무엇이 다른가.”고 반문한다. 황 교수는 김수영의 시 ‘절망’중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이라는 시구를 예로 들었다.“이 시구가 아름다운 것은 낱말과 선율이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분석하기 좋게 짜맞춘 지적 구조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현실의 암담함을 말하면서 암담한 현실을 충전된 언어로 들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그는 “비평은 시와 더불어 그 힘의 언어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그는 시와 비평이 나아가야 할 바른 길을 제시해 보였다.“시인은 이 (지리멸렬한)현실 속에 다른 현실을 다른 언어로 만들어낼 뿐 아니라 그 현실을 스스로 체험한다.비평이 진정 해야 할 일도 그것이다.” 그의 고언이 우리 문단에 어떤 반향과 변화를 불러올지 눈여겨 지켜볼 일이다. 심재억기자
  • 대구 지하철 참사/ ‘상인동 유족회’ 봉사활동

    “우리의 슬픔이 마지막이길 바랐는데….같은 아픔을 겪은 처지로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습니다.” 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지난 95년 대구 상인동 지하철 공사장 가스폭발 참사 유족들이 발벗고 나섰다. 19일 저녁 대구시 상인동 ‘4·28유족회’ 사무실에는 8년전 상인동 지하철 가스폭발 당시 가족을 잃은 유족 20여명이 속속 몰려들었다.이번 참사로 슬픔에 잠긴 이웃들을 돕기 위한 비상모임이었다.회원들은 즉석에서 1500만원을 모았으며,20일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대구시민회관을 찾아 참사 유족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또 사고 현장인 중앙로역에 헌화하기로 했다. 회장 정덕규(55·대구 달서구 본동)씨는 “과부 심정 홀아비가 안다.”면서 “참사 소식을 접하자마자 50여명의 유가족 회원들에게 급히 연락을 했고 모두들 남의 일이 아니라며 뜻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95년 참사로 아들(당시 중2)을 잃은 정씨는 슬픔을 빨리 잊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모든 게 허사였다고 토로했다.죽은 아들이 살아올까 해서 지금의 아들(성윤·6)을 늦둥이로 낳았다고도 말했다. 정씨는 “한 회원은 슬픔을 이기지 못해 매일 술로 살다 결국 지난해 구미역에 뛰어들어 자살까지 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무엇보다 정씨는 “당시 아픔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주변사람과 친지들의 위로는 그리 도움이 되지 못했다.”면서 “상처를 입은 유가족들끼리 나누는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됐다.”고 회상했다. 이같은 기억이 유가족 회원들을 자원봉사의 길로 이끌었다.이들은 이번 지하철 참사 유족 대책위와 협의해 장례식에 자원봉사를 할 ‘장례위원’ 5∼6명을 지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서상섭씨는 “이런 참사로 과거의 아픈 기억이 떠올라 괴롭지만 무조건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모인 상인동 참사 유족들은 “다행스럽게도 우리들 중에 이번 참사로 또 다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아직까지 없다.”면서 “우리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슬픔에 잠긴 유족들에게 조그마한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자원봉사자 활약상 자원봉사자 활약상“잇따른 대구지역 참사는 이제 마침표를 찍어야 합니다.” 19일 대구시 중앙로역 지하철 방화 참사 현장에서 만난 서정숙(53·대구 달성군 다사읍)씨는 “이번이 대구에서만 세 번째 유족 자원봉사”라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소속 자원봉사자 수십명을 관리하고 있는 서씨는 지난 18년간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자연재해 봉사현장에서 한 번도 빠짐없이 참가한 ‘봉사우먼’이다. 굵직한 것만 따져도 지난 95년 상인동 지하철공사장 가스 폭발참사,2000년 대구 신남네거리 지하철 붕괴사고,지난 1월 경남 합천 소방헬기 추락 사고 등 4∼5건이 넘는다.그녀가 돌본 유족들만 해도 수천명에 이른다. 봉사가 좋아 아직까지 결혼도 미루고 있다는 서씨는 “지난 78년 우연히 참가한 사고 자원봉사에서 유족들의 ‘눈물’과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못해 봉사의 길로 들어섰다.”고 전했다. 서씨는 “매번 대형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다짐하지만 결국 또다시 터지곤 한다.”면서 “절망과 비탄에 빠져 있는 유족들의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구개인택시 129봉사대 회장 권영오(63)씨도 8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권씨는 19일 동료기사 15명과 함께 대구시내 병원을 돌아다니며 파악한 사상자 현황을 무전으로 적십자사 본부와 경찰에 전달하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권씨는 “뉴스를 통해 사고소식을 듣자마자 손님께 양해를 구하고 현장으로 향했다.”면서 “하루 수입을 고스란히 날렸지만 사고소식에 애태우는 가족들의 고통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권씨는 95년 상인동 가스폭발 사고 때 대원 31명과 함께 시내 전역의 병원을 돌아다니며 부상자를 실어나르고 상황보고 활동을 했다. 37년 전 누이동생의 사고를 보고 봉사활동에 뛰어들었다는 권씨는 지난 85년 운전대를 잡으면서부터 본격적인 봉사의 길에 뛰어들었다.지금까지 모두 295명의 위급환자를 병원에 실어날라 귀중한 생명을 구했다.택시 안에서 출산한 산모도 3명이나 된다. 권씨는 “복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면서“선한 일을 하면 언젠가 반드시 합당한 응답을 받게 된다.”며 다시 사고현장으로 향했다. 특별취재반
  • [정부정책 Q&A]

    여성기능직 장기휴가는 어떤게 있나 간병휴직·배우자 동반휴직등 가능 ●공무원 공채시험별 응시제한연령기준은 어떻게 되나요.‘수험생’(행자부 홈페이지) 행정고시·외무고시·기술고시 등 고등고시 응시자의 연령은 최종면접일 기준으로 만20∼만32세이다.7급 공무원시험은 만20∼만35세,9급 공무원시험은 만18∼만28세이다. 또 ‘제대군인 지원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군복무를 마친 응시자는 복무기간이 1년 미만인 경우 1년,1∼2년 미만인 경우 2년,2년 이상이면 3년이 추가연장된다. 이밖에 공무원 공채시험에서 학력 및 경력 등의 응시제한은 없다.(행자부 고시과 (02)3703-4733.)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하는 공무원입니다.공무원의 경우 대학원 등록금 등에 대한 지원제도가 있나요.‘공무원’(행자부 홈페이지) 대여장학금제도는 공무원연금법에 근거해 추진되는 사업으로 현재는 공무원 및 그 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대부하도록 하고 있어 대학원 진학에 따른 학비지원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2001년말 대여장학금 대부액은 모두 1조 8000억원이며,대학원 등록금 대부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사항일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재정부담이 필요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검토할 과제다.(행자부 복지과 (02)3703-4566.) ●여성 기능직 공무원이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를 제외하고 이용할 수 있는 장기휴직제도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이은정(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국가공무원법 71조는 휴직 사유,72조는 휴직 기간을 규정하고 있다. 신청을 통해 할 수 있는 장기휴직은 먼저 외국기관·대학,국제기구 등에 고용되면 채용기간 동안 휴직할 수 있다.또 국내 대학이나 대학부설 연구기관 등에 입학하면 2년,해외유학은 3년동안 휴직이 가능하며,부득이한 경우 2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간병휴직’은 배우자나 부모,자녀가 장기간 요양을 필요로 하는 경우 1년 단위로 신청할 수 있으며,총 3년까지 가능하다. ‘배우자 동반휴직’은 배우자가 외국에서 근무 또는 유학할 경우 3년 이내로 휴직이 가능하며 부득이한 경우 2년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직권휴직’은 본인이 아픈 경우 임용권자의 판단으로 1년 동안 휴직할 수 있다. 특정한 사유가 없이 휴직할 수는 없으며,이는 일반직과 기능직 공무원에게 적용된다.특정직은 개별적으로 법률을 정하고 있으며,별정직은 장기휴직을 할 수 없다.(행자부 인사과 (02)3703-4518.) ●산업재산권의 종류와 출원 방법 등은 어떻게 되나요.‘궁구미’(특허청 홈페이지) 산업재산권은 크게 특허와 실용신안,의장·상표 등으로 구분된다.특허는 아직까지 없던 물건을 처음 발명한 것이며,실용신안은 이미 발명된 것을 개량한 고안이 포함된다.의장은 물품의 형상·모양·색채 또는 이들을 결합한 디자인이며,상표는 타인의 상품과 식별하기 위한 형상이다. 권리 존속기간은 특허가 20년,실용신안 10년,상표와 의장은 각각 15년,10년이다.산업재산권 출원은 공통적으로 전자·플로피디스크·서면출원이 모두 가능하다. 문의는 특허청 홈페이지(www.kipo.go.kr)나 종합민원실 (042)486-8524.
  • 우즈·니클로스 부상 털고 PGA 복귀

    ‘황제들이 돌아왔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28)의 미프로골프(PGA) 투어 복귀와 동시에 ‘황금곰’ 잭 니클로스(63)도 등 부상을 딛고 재기에 나섰다. 세대를 이어가며 ‘골프황제‘로 군림하고 있는 우즈와 니클로스의 동시 재기는 전세계 골프팬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 특히 지난해 말 무릎 수술 이후 2개월여 동안 재활에 힘을 기울여 복귀가 예견된 우즈보다는 니클로스의 부활이 더 큰 관심사다. 등에 찾아온 통증으로 인한 니클로스의 부진은 지난해 내내 이어졌다.연속 40회를 포함해 42회나 출전하며 6차례나 우승한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만 해도 지난해에는 스스로 출전을 포기했다. 하지만 꾸준한 재활 노력으로 올해는 초반부터 흡족한 스코어를 기록하는 등 자신감에 차 있다.지난달 말 하와이에서 열린 시니어투어 개막전인 마스터카드챔피언십 마지막 3라운드에선 6언더파 66타를 치며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마치 사탕가게 안에 들어온 어린아이 같은 기분이었다.다시 골프에 자신감을 갖게 돼 너무 기뻤다.”는 그는 “이제는 에이지슈트(자신의 나이보다 낮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도 노려볼 만하다.”는 자신감으로 2년 만의 마스터스 출전을 고대하고 있다. 13일 캘리포니아주 토리파인스골프장(파 72)에서 개막하는 뷰익인비테이셔널을 통해 복귀한 우즈는 그가 올시즌에도 ‘황제’의 위엄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주목을 끌고 있다. 개막 전날 새벽 비가 내리는 가운데 2시간 만에 마친 18홀 연습라운드에서 페어웨이 적중률 100%에 그린 미스도 두 차례에 그치는 등 기량이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준 우즈는 “몸과 마음이 모두 최상”이라며 니클로스 못지않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의 1,2라운드 동반자는 뉴질랜드 원주민 출신인 필 타토랑기와 이안 르갓(캐나다)으로 부담없는 플레이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1라운드 출발시간은 14일 오전 3시(한국시간) 북코스. 한편 최경주(슈페리어)는 비제이 싱(피지)과 함께 우즈와 같은 시간 남코스에서 출발한다. 곽영완기자
  • 지구촌 들썩 내일은 A매치데이/獨.스페인전 등 27경기 열려

    월드컵을 방불케 할 화려한 ‘축구쇼’가 오랜만에 지구촌 곳곳에서 일제히 펼쳐진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데이’인 12일(현지시간) 축구 강국들이 대표선수들을 불러들여 무더기 평가전을 치른다.대륙을 불문하고 이날 하루 동안 펼쳐질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는 모두 27경기. 경기에 나설 54개국 중에는 사령탑이 부임하지 않은 한국을 뺀 2002월드컵 8강이 모두 포함돼 있다.디펜딩 챔피언 브라질이 중국 광저우로 원정을 떠나는 것을 비롯,독일 터키 스페인 미국 잉글랜드 스페인 세네갈 등이 제각각 평가전에 나선다.이밖에 이탈리아 멕시코 아일랜드 덴마크 벨기에 등 2002월드컵 16강도 대거 동참해 팬들로서는 어디에 눈길을 고정시켜야 할지 모를 정도다. 이번 A매치데이 결과는 오는 19일 발표될 FIFA랭킹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관심을 집중시키는 경기는 월드컵 8강끼리의 자존심 대결인 독일-스페인전.또 2002월드컵에서 체면을 구긴 프랑스와 동구 강호 체코의 맞대결도 팬들의 구미를 자극한다. 그러나 한국 팬들로서는 포르투갈 출신 움베르투 코엘류 신임 감독의 스타일을 새롭게 가늠해볼 수 있는 포르투갈-이탈리아전에 더 큰 흥미를 느낄 것으로 예상된다.포르투갈은 브라질 출신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로 사령탑을 바꿨지만 공격진의 파울레타,미드필드의 루이스 피구와 세르지우 콘세이상,수비진의 후이 조르제 등이 변함 없이 주축으로 나설 예정이어서 공격축구의 진수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독일-스페인전은 2002월드컵 득점 공동 2위(5골)에 오르며 독일의 준우승을 이끈 ‘헤딩머신’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득점 공동 6위(3골) 라울의 골대결로 관심을 끈다.특히 독일은 20명의 엔트리에 ‘거미손’ 올리버 칸 등 14명의 월드컵 멤버를 포함시키는 등 승리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한편 스콜라리 외에 최근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브라질의 카를루스 파레이라,중국의 아리에 한 등은 이날 데뷔전을 통해 지도력을 검증받게 된다. 박해옥기자 hop@
  • [공직자에세이] 스포츠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

    지난해 우리는 월드컵대회 4강의 성취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긍심을 드높이고 ‘하면 된다.’는 자신감과 함께 온 국민과 해외동포가 하나된 감동을 체험하며 세계 속에 대한민국의 저력과 브랜드 가치를 한 차원 높이는 쾌거를 이룩하였다.그 당시 많은 외국언론들은 ‘월드컵을 통해 축구를 본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한민국을 보았다.’고 경탄했다.우리는 이런 월드컵의 경험을 통해 스포츠의 힘이 얼마나 큰가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국가 스포츠 정책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 국민건강이다. 구미 선진국들은 국민건강을 위해 학교체육과 생활체육을 강화하고,최근에는 노인들이 생활체육에 참여하도록 재정지원 및 세제혜택 등 다양한 유인정책도 시행하고 있다. 또한 학교체육과 생활체육은 국민건강만이 아니라 경기규칙을 지키는 것을 통해 법과 질서를 지키는 시민생활의식을 함양하고 경기하는 과정의 협력과 단결,그리고 응원문화를 통해 사회통합의 기능을 그 어떤 국민교육이나 프로그램보다 훌륭하게 수행한다. 미국 보건부의연구결과에 따르면,규칙적인 생활체육 참여자는 미 참여자에 비해 연간 330달러의 의료비가 절감된다고 하며,캐나다에서는 체육활동에 1달러 투자시 3.43달러의 경제적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온다고 발표한 바 있다.이는 학교체육과 생활체육이 국가의 보건복지 비용의 절감효과만이 아니라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달성하는 경제적 가치도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은 1930년대의 경제공황으로 야기된 사회적 혼란을 각종 스포츠의 보급과 국민적인 참여로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지난 1961년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미국 민주주의의 힘은 크지만 운동을 통한 건강한 복지사회는 민주주의보다 훨씬 강하고 우선한다.”고 역설하여 체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독일 또한 제1,2차 세계대전으로 황폐화된 국가와 국민정신의 재건을 위하여 생활체육 정책인 ‘황금계획’ 등을 수립,꾸준히 실천함으로써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국민의 새로운 인간성 회복과 국가 재건을 통한 선진국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남녀노소누구나 참여하는 스포츠 생활화는 개인의 건강증진과 가정의 행복은 물론,침체된 사회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간·계층간의 화합과 통합을 이루는 윤활유 역할을 하며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막대한 경제 생산성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특히 오늘날의 스포츠는 과학과 산업으로 발전하여 선진국들은 스포츠를 통한 경제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런 스포츠의 중요성을 아직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그래서 학교체육은 입시교육 뒷전으로 밀려 선택과목이 되었고,생활체육도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미흡한 실정이다.우리나라의 지역 스포츠클럽이 5만여 개가 넘는데도 불구하고 1주일에 30분 이상 2∼3회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우리 국민의 생활체육 참여율은 60∼70%인 선진국의 절반 수준인 33.4%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학교체육과 생활체육을 바탕으로 전문체육을 발전시키고 스포츠과학과 스포츠산업도 발전시키는 국가체육정책의 체계화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스포츠인,그리고 경제인과 국민이 스포츠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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