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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인, 300㎞ 제트스키 타고 인천 앞바다 밀입국…‘셀프신고’까지

    중국인, 300㎞ 제트스키 타고 인천 앞바다 밀입국…‘셀프신고’까지

    제트스키를 타고 밀입국하려다 검거된 30대 중국인 남성이 구속됐다. 인천해양경찰서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30대 중국 국적 남성 A씨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밤 9시 23분쯤 제트스키를 타고 인천 연수구 송도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인근 갯벌로 밀입국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인천에서 300㎞ 넘게 떨어진 중국 산둥 지역에서 구명조끼와 망원경·나침반·헬멧을 챙겨 1800㏄ 제트스키를 타고 출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자신의 제트스키에 기름 70L(리터)를 가득 채우고 25L 기름통 5개를 로프로 묶은 뒤 연료를 계속 보충하며 인천 앞바다까지 온 것으로 확인됐다. 조력자나 동승자는 없는 상태였다. A씨는 해경 조사에서 “과거 한국에 체류한 경험이 있고 인천도 여러 번 방문한 적이 있다”며 “다 쓴 연료통은 바다에 버렸다”고 진술했다.A씨는 16일 오후 8시쯤 육군 열상감시장비(TOD)에 처음 탐지됐다. 군 당국은 미확인 선박으로 파악된 A씨를 추적하다가 오후 9시 23쯤 그가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인근 갯벌에 좌초된 것을 파악하고 해경에 알렸다. 해경은 군이 A씨를 탐지해 알리기 전까지는 그가 인천 앞바다까지 들어온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심이 낮은 해역의 갯벌에 좌초된 A씨는 오후 9시 33분쯤 소방당국 등에 스스로 구조를 요청하는 신고까지 했다. 군과 소방당국으로부터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전달받은 해경은 경비 세력을 투입해 같은 날 오후 10시 11분쯤 그를 발견했고, 17분 만에 구조 작업을 거쳐 신병을 확보했다. 해경 관계자는 “A씨가 타고 온 제트스키는 정밀 감식 결과 개조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으나 외부 전문가들에게 추가로 확인할 예정”이라며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밀입국 경위를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밀입국자가 제트스키 한 대를 타고 중국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들어온 만큼 이 일대를 관할하는 해경의 감시 태세가 허술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통상 군은 수제선(물과 육지가 만나는 지점)으로부터 12해리 이내와 이외 구역에서 레이더를 운용하며 해안·해상 경계를 맡지만, 해경도 경비정과 해상교통관제센터(VTS) 등을 통해 바다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실시간 감시한다. 또 해상에서 발생하는 밀수와 밀입국 등 치안 유지 관련 사건은 해경이 처리하고, 대공 의심점과 간첩 등 방위 사안은 군이 맡는다. 그러나 제트스키는 크기가 매우 작은 데다 선박자동식별장치(AIS)도 없어 VTS의 관제에도 식별되지 않았다. 해경은 앞서 2020년에도 중국인 밀입국자들이 레저용 모터보트를 타고 충남 태안 해안가에 도착해 국내에 잠입할 때까지 전혀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파악해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해경은 밀입국자들이 타고 온 보트가 해안에 정박해 있다는 사실을 신고받고도 2시간 뒤 군 당국에 통보했다. 또 밀입국 의혹이 제기된 보트를 유실물로 추정해 관련 수사에 나서지 않는 등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해경 측은 해안 경계를 맡은 군과 계속 협조해 A씨를 검거했다는 입장이다. 해경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해경이 전체 해역을 경비할 수는 없기에 통상 군이 각종 레이더와 장비로 해양 경계를 맡는다”며 “이때 이상 징후를 해경에 통보하면 해경이 곧바로 대응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 여름철 불청객 녹조 없애는 새우껍질 바이오 숯 정화 스펀지 [고든 정의 TECH+]

    여름철 불청객 녹조 없애는 새우껍질 바이오 숯 정화 스펀지 [고든 정의 TECH+]

    여름철이 되면 전국의 강과 호수, 저수지에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녹조다. 사실 녹조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물을 공급하기 위해 여기저기 댐을 만들고 저수지를 만들다 보니 고인 물이 많아져 녹조류가 자라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서 광합성 조류가 쓸 수 있는 이산화탄소 역시 많아졌다. 지구 온난화로 여름이 길어진 것 역시 녹조류 번식에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빗물을 타고 흘러 들어온 영양분 역시 물속에서 증식하는 녹조류에게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모두 인간 때문에 심각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드는 건 녹조류 가운데서 일부는 광합성만 하는 게 아니라 독성까지 있다는 것이다. 식수 확보를 위해 댐을 건설했지만 오히려 이것 때문에 물이 오염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된 것이다. 녹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과학자가 연구에 뛰어들었다. 이 가운데 중국 후난 대학의 과학자들은 좀 색다른 소재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식품 가공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인 새우 껍질을 이용한 바이오 숯(biochar)이 바로 그것이다. 새우 껍질을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섭씨 300도로 가열하면 독성이 없는 바이오 숯이 된다. 새우 껍질 바이오 숯의 특징은 내부에 수많은 구멍이 있는 다공성 구조라는 것이다. 이를 폴리비닐 알코올 사이에 넣고 다시 과황산염으로 처리하면 내부에 작은 구멍에 과황산염이 들어가 코팅된다. 연구팀은 실제 녹조 현장에서 떠온 독성 녹조류인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 aeruginosa)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물속에 스펀지를 넣으면 녹조류가 물과 함께 스펀지 내부로 흡수된다. 그리고 마이크로시스티스가 내부에 코팅된 산화제인 과황산염에 노출되면 세포막에 파괴되어 죽게 된다. 저널 ACS ES&T Water에 발표한 논문에서 연구팀은 실제 녹조가 심한 물에 이 바이오 숯 스펀지를 넣었을 때 마이크로시스티스의 85%가 파괴됐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이 바이오 숯이 주변 환경에 무해하며 임무가 끝나면 쉽게 회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 주장은 검증이 필요하지만 바이오 숯은 식품 폐기물 혹은 농업, 임업 폐기물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 숯이 녹조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면 더 다양한 폐기물에서 같은 기술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제주공항 교차로 포트홀 왜?… “원인은 배수로 공사 따른 지반침하 가능성”

    제주공항 교차로 포트홀 왜?… “원인은 배수로 공사 따른 지반침하 가능성”

    제주국제공항 입구 교차로에서 생긴 포트홀(도로 파임)이 생긴 원인은 배수로 공사에 따른 우수로 토사유실 및 지반침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18일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제주공항 입구 교차로에서 렌터카업체가 운영하는 셔틀버스의 앞바퀴가 구멍이 생긴 도로에 빠졌다. 현장 확인 결과 포트홀은 지름 86㎝∼1.3m, 깊이는 1.2m가량으로 확인됐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신제주방면으로 주행중이던 렌터카 업체 셔틀버스 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탑승했던 승객과 운전자는 부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가 나자 제주공항 주변 지하차도에서 교통 관리하던 제주도 자치경찰단이 차로를 긴급 통제했으며, 출동한 견인차가 버스를 포트홀에서 빼냈다. 이 사고로 이 일대가 교통혼잡에 시달렸다. 설상가상 현재 제주공항 교차로는 지하차도 개통에 따른 바뀐 신호체계로 인해 운전자들이 큰 혼선을 빚고 있어 논란이 많은데 근처에서 이같은 사고가 겹치자 시민들이 지하차도때문은 아닌가하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제주도 자치경찰단과 제주경찰청은 연일 무더위에도 번갈아가며 교통안내를 하고 있지만 출퇴근길 여전히 차량정체를 빚고 있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공사 현장에서는 도로 파임 현상이 발생했는지 모른 것 같다”면서 “현재는 구멍을 메우는 긴급 골재 복구작업을 완료했으나 야간에 임시포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7일부터 이달 말까지 이 교차로 부근에서 배수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지하차도 공사와는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 제주공항 인근 도로 지름 1.3m 포트홀 [포착]

    제주공항 인근 도로 지름 1.3m 포트홀 [포착]

    제주국제공항에서 이용객을 싣고 주행 중이던 렌터카 업체 셔틀버스가 포트홀에 빠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18일 오전 9시쯤 제주공항 입구 교차로에서 렌터카 업체가 운영하는 셔틀버스의 앞바퀴가 포트홀(도로 파임)에 빠졌다. 현장 확인 결과 포트홀은 지름 86㎝∼1.3m, 깊이는 1.2m가량으로 확인됐다. 이 셔틀버스는 당시 제주공항에서 출발해 신제주 방면으로 주행 중이었다. 버스 안에는 렌터카 업체 고객 여러 명과 운전자 등이 탑승하고 있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가 나자 제주공항 주변 지하차도에서 교통 관리하던 제주도 자치경찰단이 차로를 긴급 통제했으며, 출동한 견인차가 버스를 포트홀에서 빼냈다. 행정당국은 구멍을 메꾸는 긴급 도로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최근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졌을 가능성도 있고, 배수관 공사로 인해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구멍난 은행 내부통제… 금감원 “은행장이 직접 점검” 초강수

    구멍난 은행 내부통제… 금감원 “은행장이 직접 점검” 초강수

    최근 내부통제 부실로 은행권에서 횡령 등 각종 비리가 잇따라 터져 나오자 금융감독원이 은행장들에 내부통제 체계를 직접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금감원은 17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이준수 부원장 주재로 ‘내부통제 및 가계대출 관리 강화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시중·지방·인터넷은행과 농·수협은행 등 국내 17개 은행의 은행장들이 참석했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은행장들에게 이달 말까지 각자 내부통제 체계 전반을 직접 점검하고 은행장 확인 서명을 제출하라고 했다. 추후 내부통제 실패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은행장들은 앞서 지난해 11월 마련한 내부통제 혁신 방안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있는지, 최근 사건·사고와 유사한 사례는 없는지,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현황은 어떤지 등을 확인해 제출해야 한다. 금감원은 은행권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자체 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뤄져 횡령 등 각종 사건·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또 단기 실적 위주의 성과지표(KPI)를 개선하고 위법·부당 사항에 대해 엄중하게 조치하는 등 내부통제에 대한 자체적인 유인 체계를 마련해 달라고 했다. 금감원 스스로도 감독·검사 기능을 강화한다. 금감원은 당분간 정기 검사 때 본점과 영업점의 현물(시재) 검사를 확대하고 은행 자체 점검 결과를 교차 검증할 예정이다. 최근 BNK경남은행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 562억원 횡령 사건 당시 금감원이 횡령 피의자 이모(50) 부장의 허위 보고에 속아 넘어간 것을 의식한 장치로 해석된다. 또한 은행이 사고(징후 포함)를 인지하는 즉시 신속하게 금감원에 보고해 추가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금융사고 보고 체계를 강화한다. 금융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쳐 금감원 검사 시 실시하는 경영실태평가에서 내부통제 평가 부문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지난해 우리은행 700억원대 횡령 사고 이후 은행들은 조직을 개편하고 담당 인력을 늘리는 등 내부통제 강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검사본부를 신설했다. 그러나 최근 은행권 반기 보고서를 들여다보면 이 같은 준법감시 제도가 실효성 있게 운영되는지 의문이란 지적이다. 최근 금융사고가 발생한 은행 반기 보고서에서는 ▲내부통제 ▲이행실태 점검 ▲상시감사 등 준법감시인의 주요 활동 내용과 처리 결과에 대해 ‘적정함’이라고만 표기하고 있다. 이에 비해 외국계 은행은 본사의 정책을 적용해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국내 은행에 비해 내부통제가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SC제일은행의 경우 준법점검과 상시감시, 현장점검, 준법통제 등 준법감시인 활동의 각 항목에서 점검 건수와 위반 건수, 지적 건수 및 ‘주의’, ‘경고’ 등의 징계 조치까지 숫자로 표기하고 있다.
  • 인구 780만 부울경, 치과인턴 36명뿐 ‘진료 구멍’

    인구 780만 부울경, 치과인턴 36명뿐 ‘진료 구멍’

    780만명이 사는 부산, 울산, 경남 지역 의료기관에 배정된 치과 인턴 수가 전국의 9.2%에 그치는 등 전공의가 턱없이 부족해 응급의료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부산시와 부산시치과의사회에 따르면 올해 부울경 지역 치과 인턴 수련 병원과 정원은 경남 양산 부산대치과병원 33명,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 3명으로 모두 36명이다. 수련병원 수로 보면 전국 33개의 6.1%, 정원 수로는 392명의 9.2%에 불과하다. 반면, 서울과 경기에 21개(60.1%) 수련병원, 정원 187명(47.7%)가 집중돼 있다. 레지던트의 경우 부산은 부산대병원 1명, 동아대병원 2명, 인제대 부산백병원 2명이고 경남은 부산대 치과병원 23명, 울산은 울산대병원 2명 등 총 30명이다. 이 역시 전국 정원 399명의 7.5%에 그친다. 이처럼 전공의가 부족해 치과 응급 진료에 차질을 빚고 있다. 치아나 턱 골절 등 외상을 입은 환자는 대학병원 등 상급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하는데 전문의를 보조하고 당직근무를 하는 전공의가 없다면 응급 진료를 할 수 없어서다. 실제 부산백병원은 수년째 레지던트 지원자가 없어 응급 진료를 하지 못하고 있다. 동아대병원도 레지던트 8명 중 4명이 내년 수련을 마칠 예정으로, 충원하지 못하면 응급 진료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산시치과의사회 관계자는 “몇 안 되는 전공의가 과도한 업무를 감당하다 보니 지역 의료기관 지원을 기피하고,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수도권 병원을 선호하면서 지역은 인력난이 고착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우선 인턴 수련병원 수를 늘려야 할 것으로 본다. 인턴 충원으로 업무 부담을 덜고, 같은 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밟으면서 인력 유출도 막을 수 있어서다. 다만, 인턴 수련병원으로 지정되려면 경력 7년 이상인 지도 전문의(교수)를 두고 5개 이상 과를 개설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기가 어렵다. 동아대병원이 최근 지도 전문의를 영입해 5개 과를 개설했지만, 한 명의 경력이 2년 정도 부족해 인턴 수련병원 지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시와 부산시치과의사회가 ‘보건 의료 정책상 필요한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이 수련 기관 지정 기준을 달리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을 적용해 달라고 복지부에 요청했다. 유현호 부산시치과의사회 치무이사는 “부울경 인구수에 비해 부족한 치과 전공의 배정 확대가 시급하다”며 “인턴 배정을 늘려야 치과 필수 인력의 지역 외 유출을 방지하고, 응급진료 체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부표까진 지자체…그 너머는 해경몫

    부표까진 지자체…그 너머는 해경몫

    세월호 참사 이후 해수욕장 안전관리 업무가 해양경찰청에서 기초자치단체로 이관됐지만, 일부 기초단체가 해수욕장 관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관련 업무가 해경에 과하게 쏠리고 있다.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 안전을 위해서라도 해경과 기초단체 간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엇박자가 나지 않도록 적절한 업무 분담 및 소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해 보면 2014년 제정된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해수욕장법)에 따라 이전까지 해경이 도맡았던 해수욕장 안전관리 업무가 해당 지역 기초단체(구군)로 넘어갔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해경을 국민안전처 산하기관인 해양경비안전본부로 격하했기 때문이다. 이에 관광객이 물놀이를 즐기는 백사장을 비롯해 부표 안쪽 구역은 기초단체가, 부표를 넘어선 바다는 해경이 담당하게 됐다. 그러나 문제는 기초단체가 인력 문제 등을 이유로 24시간 해수욕장 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데 있다. 앞서 해경이 해수욕장 안전관리를 담당할 때는 24시간 체제로 운영됐으나, 기초단체는 해수욕장 입욕 시간대 등에 맞춰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수욕장 안전사고도 계속되고 있다. 전문 장비를 동원해 조개 등을 채취하는 ‘해루질’ 명소 중 하나인 인천 중구의 하나개해수욕장에서 지난 5월과 6월 각각 50대 여성 1명과 40대 남녀가 해루질을 하다가 물에 휩쓸려 숨졌다. 이를 막기 위해 하나개해수욕장에 안전 관련 안내판이 설치됐지만, 이마저도 기초단체가 아닌 인천해경이 먼저 건의를 해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해경 측은 기초단체에 안내판을 제발 설치해 달라고 ‘구걸’까지 해야 하는 실정이다. 해경에서 직접하고 싶어도 관련 예산을 기초단체가 받는 탓이다. 해경 관계자는 “유명 해수욕장이 있는 곳 같은 경우 지역경제에 중요한 곳이기에 해경의 필요성을 알아서 협조가 원활하다”며 “하지만 일부 기초단체의 경우 안전을 위한 설치물 등을 하고 싶어도 즉각 안 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천 중구 관계자는 “시민과 관광객 안전을 위한 지원 등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해경과 협력해 안전에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 [마감 후] 줄탁동시의 꿈/김소라 경제부 기자

    [마감 후] 줄탁동시의 꿈/김소라 경제부 기자

    알 속의 병아리가 밖으로 나오기 위해 알을 톡톡 쪼기 시작한다. 이 소리를 들은 어미닭은 밖에서 부리로 알을 쪼아 준다. 둘의 줄탁(啐啄)이 이어지며 병아리는 마침내 알을 깨고 세상에 나온다. 중국 송나라 시대 불서(佛書)인 ‘벽암록’에 등장한 ‘줄탁동시’(啐啄同時)는 교육계에서 학생의 자기주도적인 노력과 교사의 조력이 상호작용해 학생이 성장한다는 철학을 담은 성어로 자리잡았다. 사범대학에 진학하면서 처음 참가한 공식 행사인 ‘새터’(새내기 새로 배움터)의 슬로건이 이 ‘줄탁동시’였다. 처음으로 부모님의 품을 떠난 스무 살 대학 새내기는 이렇게 병아리를 세상 밖으로 이끌어 내는 ‘어미닭’이 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대학 생활 4년은 부담감과 설렘이 공존하던 시간이었다. 전공 과목에 대한 광범위한 이해는 물론 그 지식을 효과적으로 학생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교수학습법, 교재 연구, 예비교사로서 갖춰야 할 교육철학, 교육심리학, 교실 수업을 간접 체험하는 참관수업…. 지난한 과정을 거치고 난들 당당하게 교단에 서서 학생들을 마주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끊임없이 나를 따라다녔지만, 누군가의 삶을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기대를 품었다. 그러던 내가 주저앉은 건 대학 4학년 1학기 교생실습에서였다. 밤을 꼬박 새우며 수업 지도안을 짜고 몇 번의 리허설을 한 뒤 수업에 임하면 학과 선배인 선생님에게 “준비가 전혀 안 됐다”며 혼나는 게 일상이었다. 교생 선생님도 선생님이라며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학생들에게 내가 전달해 줄 수 있는 건 얼마 되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교단에서 한없이 작아졌다. 실습 마지막 날 한 여학생이 눈물을 글썽이며 편지를 건넸다. 어서 끝나기만을 바랐던 한 달이라는 시간이 그 학생에게는 교생 선생님과 정을 쌓아 갔던 소중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편지를 받아들고 학생을 안아 주며 미안한 눈물을 삼켰다. 나는 교사라는 일을 할 ‘그릇’이 되지 않음을, 교단에 서는 데 나는 너무나 부족한 사람임을 깨달았다. 그렇게 나는 교사의 길을 포기했지만, 몇몇 선후배와 동기들은 꿈을 기어이 이뤄 냈다. 학업은 물론 학과 학생회, 동아리, 교육봉사 등에 매사 열정적으로 임했던 그들은 바늘구멍보다도 좁은 중등임용시험의 경쟁률을 뚫어 냈다. 교단에 선 이들은 낮에는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밤에는 대학원에서 공부하며 끊임없이 스스로를 갈고닦고 있다. 줄탁동시라는 가슴 벅찬 꿈을 품고 교단에 섰던 선생님들이 아픔을 호소하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이 아니다. 현직 교사인 지인들이 여럿 있고 교육 분야를 3년간 취재한 경험이 있는 나에게 교사들이 겪는 민원 폭탄과 이로 인한 고충은 익숙한 이야기였다. 교사가 견디다 못해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는 이야기도 새로운 일이 아니었다. 모바일 메신저에 친구로 등록된 선생님들의 프로필 사진이 모두 검정 리본 그림으로 바뀐 지 한 달이 지났다. 수업 자료를 스크랩하고 학생들과의 일상과 추억을 메모하던 선생님들의 SNS가 슬픔과 분노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묵묵히 교단에서 버텨 왔던 선생님들은 더이상 참을 수 없어 폭염을 뚫고 거리로 나서고 있다. 선생님들이 키워 나갔던 줄탁동시라는 아름다운 철학이 무너지고 있다.
  • [열린세상] 떠들썩함에 가려진 특수교육의 실상/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열린세상] 떠들썩함에 가려진 특수교육의 실상/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용인 자폐성 장애아동 학대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겁다. 서울 서초구 초등교사가 교내에서 유명을 달리한 사건에 공분이 커진 와중에 재판 중인 피고인이 선처 탄원서를 수집하고자 공개한 사건이다. 피해 아동의 부모가 유명인이어서 사건의 시작부터 재판 진행 과정까지 자세하게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알 수 없는 경위로 유출된 녹취록을 근거로 사건과 무관한 사람이 피고인의 무죄를 주장하면서 모금을 벌여 상당한 액수의 모금액이 피고인에게 전달되기도 했다. 그만큼 이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음을 방증한 것이리라. 하지만 그 관심이 학교라는 공교육 체계 안에서 특수교사와 장애아동이 겪는 실상을 들여다보고 어떻게 나아갈지 담론으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는 듯하다. 2022년 기준 대한민국의 특수교육 대상자는 10만명이다. 이 가운데 지적장애 학생이 절반이 넘으며 자폐성장애까지 합친 발달장애 학생은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1994년 특수교육진흥법을 전면 개정해 장애학생에 대한 차별 금지와 무상 의무교육을 명문화했다. 차별 없는 교육을 위해 도입된 것이 통합교육이다. 특수교육 대상자가 일반 학교에서 장애 특성을 고려한 지원을 받으며 또래의 비장애 친구들과 함께 배우는 것이 통합교육이다. 통합교육은 실현 불가능한 이상이 아니라 특수교육의 본질로 법에 명문화돼 있다. 하지만 특수교육진흥법이 전면 개정된 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통합교육은 울며 겨자 먹기식 물리적 통합에 그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기능이 좋고 장애 정도가 심하지 않은 일부 장애학생들만 일반 학교의 일반 학급에서 통합교육을 받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보다 기능이 좋지 않거나 부적응 행동을 하는 아이는 일반 학교 안의 특수학급으로 분리된다. 장애가 조금만 심하다 싶으면 일반 학교가 아닌 특수학교로 가야지 않냐는 각별한 압박을 경험하며, 장애가 더 심한 경우라면 홈스쿨링이라는 말로 미화된 사회적 격리를 강요당한다. 신기하게도 이 사다리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건 쉬워도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기적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현실 때문에 지난해 가을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는 대한민국이 ‘의료적 손상을 기반으로 한 특수교육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특수학교의 수가 꾸준히 증가해 여전히 분리된 특수교육을 받는 장애아동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모든 교육 단계의 주류 교육에서 장애 포괄적인 교육정책을 수립할 것과 통합교육에 대한 교사 및 비교육 인력을 위한 적절한 훈련을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 바늘구멍 같은 특수교사 임용에 합격하고서도 일반 학교 안에서 미묘한 긴장관계에 놓일 때가 많은 특수교사들의 상황은 어떤가. 장애학생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곳일수록 이 어색한 긴장관계가 명징해지기에 특수교사는 최선을 다해 개인의 역량을 입증하는 방식으로 일하게 된다. 도전 행동을 하는 장애학생을 어떻게 지원할지, 장애학생 각자의 특성을 고려한 개별화 교육계획을 어떻게 알차게 채울지 고민이 될 때 작동하는 시스템이나 절차가 없다. 특수교사의 학교 관리자 설득 능력, 부모의 교사 설득 여부에 따라 지원 내용은 천차만별이다. 교원의 무려 98%가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학생의 분리를 찬성한다는 경기도교육청의 민간 위탁 조사 결과가 며칠 전 발표됐다. 장애가 있다고, 행동이 바르지 않다고 학교에서부터 해악한 존재로 분리된 아이들도 언젠가는 어른이 된다. 그렇게 골라낸 아이들은 감추고 가린다고 이슬처럼 증발하지 않는다. 모두 똑같은 생명이기 때문이다. 생명이 서로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학교의 존재 목적이다. 그 사실을 교육부와 교육청은 더이상 외면하지 않기 바란다.
  • 정권 바뀌면 리셋… 월급 짜지, 일은 많지, 보람도 없으니 떠난다[공직 떠나거나]

    정권 바뀌면 리셋… 월급 짜지, 일은 많지, 보람도 없으니 떠난다[공직 떠나거나]

    한 달에 수십건씩 쏟아지는 정책들. 그중에는 우리를 웃게 하는 정책도, 울게 하는 정책도 있습니다. 정책은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까요. 서울신문이 새로운 지면 ‘정책의 창’을 통해 독자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과 그 정책을 만드는 주역인 공무원 사회의 이면을 낱낱이 분석해 드립니다.2017년과 2022년. 한국행정연구원이 매년 실시하는 ‘공직생활실태조사’(실태조사)를 분석해 보니 ‘새 정부 출범 첫해’인 이 두 해에 공무원들의 ‘직무 스트레스’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스트레스 요인인 ‘상급자의 모순된 지시’를 받았는지 묻는 5점 척도 인식조사에서 2017년(3.02점)과 2022년(3.02점)에만 3점을 넘는 결과가 나왔다. 2018년(2.90점), 2020년(2.94점), 2021년(2.93점)에 견줘 두 해에 유독 모순된 지시가 늘었거나 최소한 이에 대한 공직자들의 감수성이 커졌던 것이다. 공무원 하면 ‘늘 안정된 삶’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따지고 보면 공무원만큼 정치·사회적 변화에 따라 심한 압박을 받는 직업도 드물다. 최근 들어 공무원 시험 지원율이 점점 떨어지고, 공무원을 그만두려는 인원이 늘어나는 이유를 제대로 보려면 ‘복합 원인’을 찾아야 한다. 처우, 조직문화, 공무원연금 개편과 같은 단답식으로 문제를 단순하게 보다가는 핵심을 놓치고, 이는 공공서비스의 질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 서울신문이 ‘공직: 떠나거나, 따르거나, 이끌거나’를 통해 깊이 들여다보기를 시도한다. ●비교하다 보니 욱해서 떠난다 중앙·지방 공무원 6170명을 대상으로 한 지난해 실태조사에서 ‘공직을 떠나고 싶다’고 이직 의향을 드러낸 응답은 46.2%에 달했다. 연령별로 20대(57.3%)·30대(56.0%)에서, 재직 기간별로 5년 차 이하(56.1%)·6~10년 차(51.7%)와 같은 저연차에서 이직을 원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공무원이 되자마자 이직을 타진하게 만드는 ‘욱하는 감정’은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생긴다. 엘리트 코스(행정고시 패스)를 꿈꾸며 나라님을 보좌해 국민 삶을 설계할 공직에 들어왔는데, 함께 공부하다가 대기업이나 로스쿨에 간 친구들과 비교하면 ‘적은 연봉을 받으며 세종시에 갇힌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선배 공무원과 비교해도 박탈감은 점점 커진다. 한 5급 공무원은 “특공(특별공급 분양) 세대도 아니고, 우리 세대가 받는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보다 나을 게 없다”면서 “이 처지를 감내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고인물 조직 싫어서 떠난다 이직을 원하는 이유로는 ‘낮은 보수’(58.5%)가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이어 ‘과다한 업무’(12.9%), ‘가치관·적성에 안 맞아서’(6.6%)가 뒤를 이었다. 5년 차 이하에서는 ‘낮은 보수’(71.1%)에 대한 불만이 더 컸다. 보상은 적고 일은 많은 공직은 요즘 추구되는 ‘가성비적인 삶’과 거리가 멀다. ‘칼퇴근’은 외부에 알려진 이미지일 뿐 상당수 공무원은 일이 끝없이 밀려온다는 느낌 속에 산다. 과거와 다르게 ‘사수’ 개념도 모호해졌다. 수도권의 한 9급 공무원은 “선임이 그만두거나 휴직하면 ‘짬 처리’를 신규에게 맡기고 윗사람은 자기 일만 하고 퇴근해 버리는 분위기”라면서 “일을 가르쳐 주는 사람은 없고 책임만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임도 없이 악성 민원인을 접해야 하는 기피 부서에 배치된 이들 사이에서는 “못 참으면 승진 못 하고, 참으면 병나는 시스템”이라는 푸념이 나돈다. 이 상황을 방치하면 무기력한 조직이 양산되기 일쑤다. 중앙부처 공무원은 “상사들이 업무를 몰아줬다가 사고가 나면 면피하기 바쁘니 젊은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일을 할 유인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직을 안 하는 이유로 ‘나도 (높은) 저 자리 가면 일 안 해도 월급 받을 수 있으니 참는다’는 말도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 ●예전만 못해서 떠난다 물가상승률에 못 미치는 임금상승률과 경기침체 시기에 임금상승분 반납 압력을 받기 일쑤인 점은 공무원들의 박탈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민간 기업과 비교했을 때 보수·보상이 적정한지’를 묻는 문항에서 5년 차 이하(77.4%)부터 26년 차 이상(56.2%)까지 과반이 ‘적정하지 않다’는 인식을 보였다. 결국 공무원들이 공직을 떠나는 결정적 이유는 바로 ‘처우’다. 요즘 공무원들은 자신의 처우를 두고 ‘철밥통’이 아니라 숟가락으로 긁으면 구멍이 나는 ‘알루미늄철’이라고 말한다. 코로나19 대유행 전후로 물가가 껑충 뛰었지만 공무원 임금인상률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0.9~1.7%에 그쳤다. 민간 기업 대비 공무원 보수 수준은 2020년 90.5%까지 따라붙었지만 지난해 81.3%로 다시 벌어졌다. 이렇다 보니 최근 몇 년간 임금 역전이 심각하다는 게 공무원들 하소연이다. 평달, 초과 출장 등 아무런 수당 없이 통장에 찍히는 액수가 178만 9800원이라고 한 9급 공무원은 털어놨다.
  • [사설] 잼버리 한다며 돈!돈!돈!… 파행은 예고돼 있었다

    [사설] 잼버리 한다며 돈!돈!돈!… 파행은 예고돼 있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관련 전라북도의 계약 현황을 보면 말문이 막힌다. 행사 준비를 총괄한 전북도는 대회를 위해 발주한 공사·용역·물품 계약 256건 가운데 15건을 개막 이후로 이행 완료 시점을 잡았다. 현장 컨트롤타워여야 했을 메인센터는 완공 목표가 내년 3월로 아예 계약 서류에 명시됐다. 이러고도 행사가 제대로 치러졌다면 그게 기적이었겠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폭염에 치러질 행사를 준비하면서 전북도는 주요 시설의 전기 공사 준공 목표일도 폐막 이틀 전으로 계약했다. 사업비 67억원의 기반시설 공사는 아예 폐막 넉 달 뒤인 12월로 준공일을 잡았다. 상하수도, 하수처리장, 그늘 시설 등 갯벌 야영장의 생명이나 다름없는 시설들의 공사가 거의 2021년에야 발주됐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전북도는 부지 조성 작업이 늦어진 탓이라고 변명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잼버리 개최지로 선정된 것이 2017년 8월이다. 근 5년을 손놓고 있다가 대회를 1년여 앞두고 허겁지겁 움직인 결과다. 더 심각한 것은 늑장 발주를 하면서도 토호 기업들과 짬짜미 계약한 듯한 정황들이다. 입찰 공고를 내지도 않고 수의계약한 사례들은 도무지 납득하기 힘들다. 특정 업체 봐주기 의도가 아니었다면 구멍가게도 아닌 광역단체가 이런 큰 행사에서 수의계약을 진행했다는 것 자체가 상식 밖이다. 전북 지역 민주당 지역위원회 직능위원장이 운영하는 회사가 수의계약으로 24억원짜리 홍보 업무를 따냈다. 겨우 직원 3명인 회사에 누가 뭘 믿고 거액의 일감을 몰아줬는지 의심하지 않기가 어렵다. 근처 매립지가 있는데도 전북도는 갯벌을 잼버리 부지로 고집했다. 농지로 무리하게 지목을 변경해가며 매립에만 총 1800억원의 예산을 끌어 썼다. 잼버리 명목으로 이래저래 빨아들인 나랏돈이 줄잡아 2조 6000억원이다. 나라 망신을 시키며 조기 철수한 야영지는 지금 물에 잠겨 한심한데 뭉칫돈 들일 사업들은 정작 지금부터다. 잼버리를 빌미로 착공된 고속도로에는 앞으로도 1조원 넘는 예산이 더 들어가야 한다.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은 새만금 국제공항은 2029년 완공 목표로 8077억원이 투입된다. 잼버리 실패야말로 ‘예고편’일 수 있다. 대회 파행의 책임과 부조리 의혹을 낱낱이 파헤치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갈 인프라 사업의 타당성을 지금이라도 면밀히 재검토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
  • 이란 시아파 성지 영묘에 총기난사… 1명 죽고 8명 부상

    이란 시아파 성지 영묘에 총기난사… 1명 죽고 8명 부상

    이란 중남부 도시 시라즈에 있는 이슬람 시아파 성지인 샤 체라크 영묘에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진 13일(현지시간) 출입문 유리창에 총탄 구멍이 뚫려 있다. 국영 통신 등이 처음에는 4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가 나중에 용의자 한 명만 숨지고 8명이 다쳤다고 바로잡았다. 시라즈 로이터 연합뉴스
  • 도로 걷는데 갑자기…60대 하반신 빨려 들어갔다

    도로 걷는데 갑자기…60대 하반신 빨려 들어갔다

    인도를 걷던 60대 여성이 지반침하(싱크홀)로 추락해 부상 당했다. 14일 안산시에 따르면, 13일 오전 1시쯤 경기 안산 단원구 초지동의 한 인도에서 느닷없이 보도블록이 꺼져 60대 여성이 추락 사고를 당했다. 버스정류장 인근 인도에서 갑자기 지반이 꺼지면서 가로 50㎝, 세로 1m, 깊이 2m가량의 구멍(지반침하·싱크홀)이 생겼다. 이때 길을 걷던 60대 A씨의 하반신이 싱크홀에 빠졌다. 다만 A씨가 양팔을 벌려 보도블록을 잡고 버텨 추락하지는 않았다. A씨는 옆에 있던 아들의 도움으로 싱크홀에서 빠져 나왔지만 어깨와 팔 등에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시는 13일 오전 깨진 하수관을 새것으로 교체한 뒤 흙을 덮는 복구작업을 시작해 이날 정오쯤 마쳤다. 싱크홀은 인도 아래에 설치된 낡은 하수관이 깨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 전통적 우방국에서 ‘反中’으로…파키스탄서 중국인 노린 테러 발생

    전통적 우방국에서 ‘反中’으로…파키스탄서 중국인 노린 테러 발생

    중국의 전통적인 우방인 파키스탄에서 중국의 경제적 진출에 따른 반중 감정이 오히려 가중되면서 중국인 23명이 탑승한 차량이 괴한들의 총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14일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매체는 파키스탄 일간지 데일리파키스탄 보도를 인용해, 지난 13일 파키스탄 과다르 항구 인근에서 중국 현지에 파견된 공장 직원 23명이 탄 여러 대의 차량에 신원을 알 수 없는 괴한들이 접근해 총격전을 벌이는 사건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총기 공격을 받은 차량은 SUV 3대와 승합차 1대 등 총 4대로 해당 차량에는 모두 방탄 시설이 탑재돼 있었던 덕분에 인명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괴한들이 던진 폭탄이 차량 위에서 폭발하면서 승합차 앞 유리 일부가 파손됐으며, 괴한들의 계속된 총격으로 차량 일부에 구멍이 뚫리는 등 위급한 상황이 한동안 이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매체는 해당 차량에 탑승해 있었던 23명 전원 모두 중국 국적의 엔지니어 등 현지 공장에 파견된 직원들이었다고 전했다. 이들 모두 괴한들의 공격을 무사히 탈출해 인근 항구로 이동한 상태다. 다만 이번 사건이 발생한 과다르 항구 일대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최대 업적으로 꼽히는 ‘일대일로’의 대표적인 지역인 인도양 북부 과다르항이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 분위기다. 시 주석이 일대일로의 일환으로 지난 2015년부터 이 일대에 최대 620억 달러(약 82조 4910억 원)를 투자해 국제항구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으나, 그에 대한 부작용으로 지난해 10월부터 대규모 반중 주민 시위가 계속돼 사실상 항구 건설이 중단된 상태다. 공사가 완공될 시 중국은 과다르항 국제 항구를 무려 43년간 직접 운영할 계획이었다. 또, 과다르 국제항구는 파키스탄 동북쪽으로 3000㎞ 떨어진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까지 연결돼 사실상 중국·파키스탄경제회랑(CPEC)을 구축을 가능하게 하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측돼 왔다. 하지만 지난 2017년부터 이 일대 파견된 중국인들에 대한 괴한들의 공격이 끊이지 않는 반발이 거센 분위기다. 특히 중국 기업이 현지에 건설한 호텔 무장 괴한들이 침입하거나 주파키스탄 중국 대사를 노린 폭탄 테러와 카라치대학 공자학원 버스 자살 폭탄 테러 사건 등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국적자에 대한 위협이 계속되자 지난해 파키스탄 정부는 약 3000여 명의 군 병력을 현지에 동원했고, 과다르항 일부 지역에 중국인 보호를 목적으로 무려 20㎞에 달하는 철책과 검문소 등을 설치해 운영 중인 상태다. 이를 통해 파키스탄 정부는 현지 파견 중국인 보호를 약속했지만 오히려 파키스탄 주민을 의도적으로 분리하는 과정에서 현지 주민들의 의견을 정부가 청취하길 거부했다는 비판이 일면서 반중 감정은 더 심각해진 상태다. 한편, 이번 사건을 관할하고 있는 파키스탄 과다르항 경찰국은 사건 현장에서 총격을 벌인 테러범 1명을 사살하고 3명을 즉시 체포했으며, 진압 과정에서 경찰 인력 일부와 괴한들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 이란 시라즈 이슬람 성지서 10개월 만에 또 총기 난사…한 명 숨져

    이란 시라즈 이슬람 성지서 10개월 만에 또 총기 난사…한 명 숨져

    이란 중남부 도시 시라즈에 있는 이슬람 시아파 성지에서 13일(현지시간) 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한 명이 숨졌고 8명이 다쳤다고 영국 BBC가 이란 국영 IRNA 통신 등을 인용해 전했다. IRNA 등 국영 매체들은 이날 저녁 시라즈의 시아파 성지 샤 체라크 영묘에서 무장 괴한 2명이 신도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해 적어도 4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가 나중에 총기를 난사한 괴한은 한 명이었으며, 괴한 본인이 목숨을 잃었다고 바로잡았다. 테러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는 세력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지역 사령관인 야돌라 부알리는 국영 TV 인터뷰를 통해 “테러리스트 한 명이 성지의 문을 들어가려다 전투용 소총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문제의 괴한이 바브 알마흐디 문을 통해 성지 안으로 들어가려다 “보호 세력의 저항”에 맞닥뜨렸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이 괴한이 대치에 들어간 뒤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쏴댔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반관영 뉴스매체인 타스님은 적어도 7명이 다쳤으며 이 지역의 상점들이 모두 폐쇄됐다고 전했다. 국영 TV는 성지 일대가 보안군에 의해 봉쇄됐다고 보도했다. 타스님이 보도한 사진들을 보면 이란에서도 가장 중요한 성지 순례 장소 중 하나인 이곳 성지 입구로 향하는 창문들에 총탄 구멍이 뚫려 있었다. 이곳 영묘에는 7대 시아파 이맘인 무사 알카드힘의 두 아들이 묻혀 있는데 둘은 8대 이맘 알리 알리다의 형제들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10월에도 테러가 발생한 적이 있다. 당시 괴한들의 무차별 총격으로 13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 당국은 공격을 가한 세력이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 조직 ‘타크피리’와 연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주범은 아프가니스탄 국적의 30대 하메드 바다크샨으로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세 명의 다른 피고인들은 IS에 가입한 혐의 등으로 최고 징역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지난달 8일 이란 사법부는 이 중 2명의 교수형을 공개 집행했다. lS는 2017년에도 이란 의회 건물과 아야톨라 루홀라흐 호메이니의 묘 두 군데를 목표로 한 동시 폭탄 테러를 저질렀다고 인정한 사실이 있다.
  • 조건만남 빌미로 유인한 후 차로 뒤쫓아 가 강도질한 10대들

    조건만남 빌미로 유인한 후 차로 뒤쫓아 가 강도질한 10대들

    조건만남을 빌미로 유인한 남성을 차로 뒤따라가다 흉기로 강도질을 한 1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특수강도 혐의로 10대 남성 A씨 등 3명과 여성 1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일당은 지난 8일 야간∼9일 새벽 시간대 무작위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조건만남을 하려는 남성 B씨와 온라인에서 접촉했다. 이들은 일당 중 한명인 여성 C씨를 내세워 고양시에서 B씨를 만났고, B씨는 C씨를 자신의 차에 태워 이동했다. A씨 일당이 다른 차를 타고 B씨의 차를 쫓아가던 중 돌연 B씨의 차 타이어에 펑크가 나며 멈춰 섰다. 그러자 A씨 일당들이 B씨에게 접근해 손도끼 등 흉기를 들이밀고 금품을 요구했다. 차 안에 있던 블랙박스 등을 빼앗아 파주시 쪽으로 달아난 A씨 일당은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A씨 일당은 흉기로 협박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조건만남을 빌미로 협박 등 범행을 저지르려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펑크가 난 차 타이어는 원래 바람이 새고 있었으며, 누군가가 고의로 구멍을 내는 등 정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빼앗은 물건을 찾는 등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조건 만남으로 유인한 뒤 강도질한 ‘무서운 10대들’

    조건 만남으로 유인한 뒤 강도질한 ‘무서운 10대들’

    조건 만남을 빌미로 유인한 남성을 차로 뒤따라가다 흉기로 강도질을 한 1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특수강도 혐의로 10대 남성 A씨 등 3명과 여성 1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일당은 지난 8일 야간∼9일 새벽 시간대 무작위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조건만남을 하려는 남성 B씨와 온라인에서 접촉했다. 이들은 일당 중 한명인 여성 C씨를 내세워 고양시에서 B씨를 만났고, B씨는 C씨를 자신의 차에 태워 이동했다. A씨 일당이 다른 차를 타고 B씨의 차를 쫓아가던 중 돌연 B씨의 차 타이어에 펑크가 나며 멈춰 섰다.그러자 A씨 일당들이 B씨에게 접근해 손도끼 등 흉기를 들이밀고 금품을 요구했다. 차 안에 있던 블랙박스 등을 빼앗아 파주시 쪽으로 달아난 A씨 일당은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A씨 일당은 흉기로 협박한 사실은 인정하지만,조건만남을 빌미로 협박 등 범행을 저지르려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펑크가 난 차 타이어는 원래 바람이 새고 있었으며, 누군가가 고의로 구멍을 내는 등 정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빼앗은 물건을 찾는 등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사설] 미공개 정보로 100억대 챙긴 KB 직원들 엄벌해야

    [사설] 미공개 정보로 100억대 챙긴 KB 직원들 엄벌해야

    주요 은행들의 비리가 잇따르고 있다. 그제는 KB국민은행 직원들이 미공개 주식 정보를 이용해 120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의혹이 제기됐다. 어제는 DGB대구은행에서 직원 수십 명이 고객 명의를 훔쳐 1000개 넘는 계좌를 개설한 일이 드러났다. KB는 국내 1위의 ‘리딩 뱅크’다. 대구은행은 지방은행 최초로 시중은행 승격을 꿈꾸고 있다. 이런 은행들에서 벌어진 일이라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국민은행 증권대행부 직원 7~9명은 업무상 얻은 무상증자 정보로 해당 주식을 사들여 66억원의 차익을 거뒀다고 한다. 가족과 은행 동료, 지인에게까지 정보를 흘려 61억원의 돈을 벌게 해 줬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는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죄행위다. 시장 신뢰를 앞장서 구축해도 모자랄 선도은행이 2년 넘게 불공정거래를 자행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놀랍기는 대구은행도 못지않다. 고객에게 증권사 연계 계좌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뒤 해당 계좌 신청서를 몰래 복사해 다른 증권사 계좌를 더 만들었다고 한다.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서였다는데 기본 중의 기본조차 안 지키는 곳의 시중은행 전환은 안 될 말이다. 경남은행 562억원, 우리은행 733억원 횡령 사고도 생생하다. 비리가 터질 때마다 은행과 금융당국은 내부통제와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굴비 두름 같은 사고는 시스템에 구멍이 뚫려 있음을 의미한다. 후퇴 지적을 받는 ‘금융사 지배구조법’ 개정안부터 경영진 책임이 더 강화되도록 보완하기 바란다. 비리 혐의 직원들은 철저히 수사해 죗값을 물리고 부당이득도 환수해야 한다. 미국처럼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리고 형벌 기간도 범죄행위별로 단순 합산해 패가망신의 본때를 보여야 한다. 지난 6년간 은행권 횡령액 환수율은 7.6%다.
  • 기차가 떠난 그곳엔 낭만이 흐른다…정겨운 아우라지엔 사랑이 쌓인다[권다현의 童行(동행)]

    기차가 떠난 그곳엔 낭만이 흐른다…정겨운 아우라지엔 사랑이 쌓인다[권다현의 童行(동행)]

    남자아이는 움직이는 물체에 관심이 많다. 선천적으로 운동이나 방향에 관한 정보를 모으는 세포가 더 발달했기 때문이란다. 아이는 특히 기차를 좋아했다. 빵빵, 자동차 경적소리보다 칙칙, 증기기관차 소리를 먼저 흉내 냈다. 조용하다 싶으면 방 한구석에서 장난감 기찻길을 잇고 또 이었다. 그렇게 완성된 저만의 세상에서 기차여행을 즐기곤 했다. 자동차여행이 주는 편리함에 익숙해질 무렵, 기차여행의 낭만을 다시금 일깨워 준 건 아이였다. 조금 느리고 불편하더라도 차창 밖 풍경을 함께 바라보며 조잘조잘 떠들고 싶어졌다. 그렇게 단둘이 처음, 기차를 타고 강원도 깊은 산골 정선으로 떠났다.●흑백사진 속 풍경 같은 아우라지역 서울 청량리역에서 매 2·7일과 토·일요일 오전 8시 30분에 정선아리랑열차가 출발한다. 번잡한 도심을 벗어난 기차는 제천과 영월을 거쳐 정선 예미역에 접어들며 그야말로 첩첩산중, 산자락과 산자락 사이를 누빈다. 널찍한 전망 창 덕분에 겹겹이 밀려드는 높고 깊은 산골짜기가 더욱 웅장하게 느껴진다. 흘러가는 풍경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차창에 딱 붙어 있던 아이는 “이 기차는 산꼭대기가 다 보여서 정말 좋아요!” 감동스러운 눈빛이다. 정선아리랑열차가 달리는 구간은 과거 태백산 일대 석탄을 수송하던 철도다. 예미역에서 구절리역까지 이어졌던 정선선은 석탄산업 쇠퇴와 함께 이용객이 많이 감소하면서 2004년 아우라지역에서 구절리역 구간이 폐선됐다. 다행히 이듬해 이 역들을 오가는 정선레일바이크가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정선오일장까지 전국적인 유명세를 얻으면서 2015년 정선아리랑열차가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지금은 정선아리랑시장이란 이름으로 상설운영되지만, 여전히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시계는 장날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정선아리랑열차가 주말뿐 아니라 장날인 2일과 7일에 맞춰 운행되는 이유다. 우리는 종착역인 아우라지역에서 내렸다. 4시간 가까이 이어진 기차여행이건만 아이는 이제 막 출발할 때처럼 들뜬 얼굴이다. 삼각지붕을 얹은 담박한 외관의 아우라지역은 낡은 흑백사진 속 간이역처럼 정겹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붕 모양이 독특한데, 통나무를 잘라 만든 나무판자나 두꺼운 나무껍질을 이용해 지붕을 이은 너와집을 흉내 냈다. 나무가 많은 태백 산지나 개마고원, 울릉도 등에서 만날 수 있는 전통가옥으로 정선 산골에서도 흔하게 사용됐던 형태다. 여량면에 자리해 여량역으로 불리던 기차역은 2000년 아우라지역으로 바뀌었다. ‘정선아리랑’의 발상지인 아우라지가 지척이기 때문이다. 아기자기한 마을길을 따라 걸어서 10분이면 아우라지에 가 닿는다.●아우라지서 만나는 남녀 사랑의 상징 아우라지는 구절리에서 흐르는 송천과 삼척 중봉산에서 비롯된 골지천이 하나로 어우러진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과거 물길을 따라 서울까지 목재를 운반하던 뗏목터이기도 하다. 두 개의 물줄기가 만나는 자리에 처녀상이 세워져 있는데, 전설에 따르면 이 처녀는 강 건너에 살던 총각과 사랑에 빠져 함께 싸리골로 동백을 따러 가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밤새 내린 폭우로 강물이 불어 나룻배가 뜰 수 없게 됐는데, 그 애타는 마음이 ‘정선아리랑’ 애정편으로 전한다.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네주게/ 싸리골 올동백이 다 떨어진다/ 떨어진 동백은 낙엽에나 쌓이지/ 사시상철 임 그리워 나는 못 살겠네” 예전엔 처녀상만 있었는데 최근에는 건너편에 총각상도 세워졌다. 아이는 처녀를 그리워하는 총각이 안타까웠던 모양이다. 걸음을 멈추고 한껏 목소리를 높인다. “삼촌, 다리 건너에 이모 있어요. 얼른 가 보세요!”아우라지역 옆에는 물고기 모양의 독특한 공간이 자리한다. 여행자들을 위한 쉼터이자 작은 도서관으로 운영 중인 어름치플레이스다. 어름치는 한강과 금강 상류, 물 맑은 곳에만 서식하는 한반도 고유종으로 환경변화에 민감해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정선의 깨끗한 자연을 상징하는 어름치 모양의 건물은 폐객차를 활용해 안으로 들어가면 더욱 아늑하게 느껴진다. 여기선 체험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정선에서 나는 수리취로 차륜병을 만들거나 4대째 이어 오는 옥수수막걸리를 직접 담가 볼 수 있다. 쑥절편을 유난히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수리취떡 만들기 체험을 미리 예약해 뒀다. 준비된 반죽을 조물조물 빚어 수레바퀴 모양을 찍어내기만 하면 맛도 좋고 보기에도 예쁜 차륜병이 완성된다. 우리가 빚은 떡은 그 자리에서 쪄내는데, 시장에서 사 먹었던 수리취떡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귀한 맛이다.아우라지역 건너에서는 옛 막걸리공장 터를 활용한 주례마을이 여행자들을 맞는다. 농산물판매장과 향토음식점, 카페 등이 자리해 걸음을 쉬어 가기 좋다. 여기에 콧등치기국수의 원조로 불리는 청원식당도 있다. 정선의 향토 음식으로 꼽히는 콧등치기국수는 100% 메밀칼국수의 뻣뻣한 국수가락이 입으로 들어가기 전 콧등을 툭 친다고 해서 붙은 재미난 이름이다. 지금은 건강식으로 통하지만 과거엔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한 음식이었다. 쌀이 귀해 메밀로 반죽을 빚고 멸치를 구하기 어려워 된장으로 국물을 냈다. 배가 꺼질까 오줌 누기도 망설였다는 산골 사람들의 삶을 떠올리면 국수가락 하나까지 감사한 마음으로 먹게 된다.●시간이 멈춘 듯 간이역 특유의 매력 정선아리랑열차는 아우라지역 외에도 오밀조밀한 기차역들을 지난다. 나전역도 그들 중 하나다. 인근에 대한석탄공사 나전광업소가 자리해 화물 수송이 활발했던 기차역은 1993년 역무원이 근무하지 않는 무배치간이역으로 격하됐고 2011년 여객 취급이 중지되며 폐역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정선아리랑열차가 정차하면서 작은 산골역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지금은 열차가 지나는 간이역 카페로 변신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합실 구조를 그대로 활용한 내부도 멋스럽고, 통표 폐색기와 기차표 보관함 등 철도 관련 유물이 곳곳에 전시돼 추억을 더한다. 정선 특산물인 곤드레를 활용한 곤드레크림커피, 수수부꾸미를 크로플처럼 구워 낸 수꾸크로플 등 시그니처 메뉴도 다양하다.가수 폴킴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함께 아련한 감성을 담아낸 TV 광고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선평역에도 정선아리랑열차가 정차한다. 이름에 ‘신선 선’(仙)자가 들어갈 만큼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선평역은 1967년 영업을 개시했다. 당시 기차가 마을의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던 만큼 선평역은 주민들이 정선 읍내를 오가거나 제천, 서울 등 먼 길을 떠날 때 즐겨 이용했다. 특히 정선오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이른 새벽부터 기차역이 북적였다. 마을을 들고나는 문이자 사랑방이었던 선평역은 2005년 무배치간이역이 됐다. 한때 정선아리랑열차가 정차하는 시간에 맞춰 작은 장터가 열리기도 했으나 지금은 타고내리는 승객을 만나기도 어렵다. 하지만 봄꽃을 닮은 아담한 기차역과 고즈넉한 풍경 사이로 흐르는 기찻길 등 간이역 특유의 감성을 느끼기엔 선평역만 한 곳이 없다.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기차역을 배경으로 열리는 맹글장 레일마켓을 찾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정선에서 공예품과 음식 등을 손으로 ‘맹그는’ 사람들이 모인 관광형 플리마켓으로 정선역과 나전역, 민둥산역 등을 오가며 다채로운 볼거리와 먹거리를 펼쳐 놓는다. 곤드레소금, 곤드레쿠키 등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아이디어 상품도 눈길을 끈다. 일회용품과 비닐봉투 사용을 줄이기 위한 장바구니 대여 서비스도 이뤄진다. 정선 여행이 처음이라면 정선역에서 내려 읍내를 돌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정선아리랑시장이 걸어서 20분 거리다. 첩첩산중 정선이지만 지리적으로 영동지역과 가깝고 서울로 이어지는 물길이 있어 예부터 시장이 번성했다. 특히 동해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지게에 싣고 험준한 태백산맥을 넘나드는 등금뱅이 지게꾼들이 큰 역할을 했다. 해방 이후엔 석탄산업이 발달하면서 시장도 활성화됐다. 광산이 위기를 맞자 관광으로 눈을 돌렸다. 이전까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했던 오일장이 관광시장으로 탈바꿈한 것. 정선아리랑시장은 다양한 특산물과 향토 음식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 관광지가 됐다.●옥수수로 만든 ‘올챙이국수’ 구수한 향 아이에게 올챙이국수를 먹으러 가자고 했더니 “올챙이를 어떻게 먹어요?” 뜨악한 표정이다. 예상했던 반응이지만 귀엽고 깜찍하다. 아이 손을 잡고 즐겨 찾던 식당 앞으로 이끌었다. 마침 기계에서 방울방울 노란 올챙이묵이 빠져나오는 중이다. 생각했던 모양과 색깔이 아닌 것에 안심했는지 아이는 금세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올챙이묵을 살펴본다. 올챙이국수는 여름철 산간지방에서 많이 나는 옥수수를 이용한 음식으로, 걸쭉한 반죽을 구멍 뚫린 바가지에 내리면 그 모양이 올챙이처럼 동글동글하게 생겨서 붙은 이름이다. 양념장을 곁들여 먹으면 씹을수록 옥수수 특유의 구수한 맛과 향이 입안을 감돈다. “엄마는 이게 맛있어요? 난 아무 맛도 없는데!” 옥수수묵만 몇 입 떠먹은 아이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긴 나도 그랬다. 처음엔 이걸 무슨 맛으로 먹는가 싶었지만, 여름날 문득 그 맛을 떠올리게 된다.●너와·굴피·저릅집 모여 있는 아라리촌 정선역에서 조양강을 따라 걷다 보면 아라리촌을 만난다. 정선의 옛 주거문화를 재현한 공간으로, 앞서 아우라지역이 흉내 냈던 너와집도 이곳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 굴참나무의 두꺼운 껍질로 지붕을 이은 굴피집과 짚 대신 대마 껍질을 벗기고 난 줄기로 이엉을 만들어 지붕을 올린 저릅집도 자리한다. 모두 눈이 많고 바람이 심한 강원도 산간의 혹독한 자연에 기대어 살아야 했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다. 연암 박지원의 소설 ‘양반전’을 주제로 한 양반전 거리도 볼거리다. 당시 양반사회의 부조리를 풍자한 이 소설은 정선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이야기 속 장면들이 더욱 실감 난다. 양반증서를 무료로 발급하는 체험도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아리랑박물관엔 지구촌 아리랑 ‘흔적’ 아라리촌 이웃에는 아리랑박물관이 자리한다.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을 기념해 지난 2016년 처음 문을 열었다. 아리랑의 역사는 물론 민족의 크고 작은 고난과 역경을 함께해 온 아리랑이 갖는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전국 팔도의 다양한 아리랑과 정선아리랑의 특징, 세계 각지에서 저마다 고유의 특징을 가지며 발전한 아리랑의 흔적도 만날 수 있다. 아리랑을 현대적인 감각과 색다른 시선으로 해석한 기획전도 열리는 중이다. 장날에 맞춰 물길을 따라 전파된 아리랑에 대해 알아보고 우드시어터를 만들어 보는 체험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아리랑센터에서는 오는11월까지 2·7·12·17·22·27일(5일장) 오후 2시에 정선아리랑을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아리아라리’를 공연한다. 여행작가
  • “뒷모습 박스형… 차박 등 다양한 쓰임새 위한 것”

    “뒷모습 박스형… 차박 등 다양한 쓰임새 위한 것”

    “세단의 트렁크에는 짐을 싣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테일게이트’는 그걸 포함해 차박 등 다양한 걸 할 수 있는 공간이잖아요. 이곳이 완벽한 ‘박스’ 형태가 되도록 의도한 이유입니다.” 현대자동차가 10일 세계 최초로 중형 SUV ‘디 올 뉴 싼타페’를 공개했다. 2018년 4세대 출시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5세대 싼타페는 앞서 디자인 공개 이후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늘 싼타페의 ‘뒤태’가 있었다. 직사각형 모양의 직선으로 뚝 떨어지는 유리. 테일램프 위치도 아주 낮게 깔렸다. 최근 유행과는 다소 동떨어진 디자인에 한쪽에선 열광했고, 일부에서는 밋밋하고 어색하다는 반응도 나왔다.이날 최초 공개에 앞서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산타페)에서 열린 미디어 프리뷰 행사에서 현대차의 디자인을 이끄는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부사장)을 만나 싼타페 뒤태에 담긴 자세한 사정을 들어 봤다. 서울신문 등 국내 미디어와 만찬을 겸해 인터뷰를 가진 이 센터장은 “지금은 낯설어 보이지만 1970 ~1980년대 SUV의 테일램프는 다 낮았었다”면서 “당시에는 주류였는데, 지금은 아무도 하지 않으니 오히려 특별함을 줄 수 있을 거란 의도로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싼타페가 철저히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차라고 강조했다. 국내외에서 차박 등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던 때 싼타페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2000년 출시된 1세대 싼타페가 도심형 SUV로 개발됐던 것과 달리 이번 5세대에 이르러 아웃도어 활동에서의 활용성이 더욱 강조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휠베이스(50㎜)·전장(45㎜) 등 차량의 크기도 전작보다 커져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를 위협할 정도다. 포르쉐와 랜드로버. 이 센터장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동차 브랜드다. 이 센터장은 두 브랜드를 “과거의 전통을 끝까지 지키는 와중에도 새로운 혁신 포인트를 찾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그에 비해 이번 싼타페는 전작을 거의 계승하지 않았다고 해도 될 정도로 큰 변화를 추구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도 고민은 있다. SUV로서 현대차의 또 다른 헤리티지를 간직한 차량인 ‘갤로퍼’와 ‘테라칸’을 아울러 녹여 내기 위한 시도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어떤 분은 랜드로버 ‘디펜더’ 같다고도 하던데, 저는 좋아요. 인테리어 사이즈는 디펜더보다 큰데, 가격은 반이잖아요. 더 상위 차량이랑 비교해 준 게 오히려 감사하죠.” 각진 차량은 중후하고 멋스럽지만 공기저항계수가 나쁘다. 효율을 강조하는 최근 모델들이 유선형의 둥그런 디자인을 채택하는 이유다. 현대차는 여기에 ‘전기차적인’ 요소를 집어넣어 해결하고자 했다. 전면부 그릴 쪽에 공기가 통과할 수 있는 에어 셔터를 비롯해 구멍을 뻥뻥 뚫어 놓은 것. 덕분에 5세대 싼타페는 박스 형태의 차량임에도 0.294의 우수한 공력 성능을 달성했다. 국내보다 앞서 미국에서 미디어 프리뷰를 진행한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뉴멕시코주 산타페가 싼타페 차명에 영감을 준 곳이라는 것과 싼타페의 주요 시장이 미국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2000년 출시된 뒤 올 상반기까지 싼타페는 한국에서는 138만 9823대 팔렸으나 같은 기간 미국에서는 217만 2596대가 판매됐다. 글로벌 전체(565만 4076대)를 놓고 보면 10대 중 4대가 미국에서 팔리는 셈이다. “자동차를 디자인할 때 디테일만 보진 않습니다. 차 자체보다도 그 차가 도로를 달릴 때, 다른 자동차들과 있을 때 얼마나 자연스러울지를 고민하죠. 불특정 다수를 위한 디자인은 할 수 없습니다. 평범하니까. 5~10년 뒤면 가치가 확 떨어지죠. 이번 싼타페도 모두가 아닌, 가족과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고자 하는 이들을 겨냥한 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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