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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영화]

    ■아마겟돈(EBS1 토요일 밤 11시 5분) 텍사스 크기의 행성이 시속 2만 2000마일의 속도로 지구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댄 국장은 행성에 800피트의 구멍을 뚫고 그 속에서 핵탄두를 폭발시켜 행성을 둘로 쪼개는 방법을 생각해 낸다. 댄은 세계 최고의 유정 굴착 전문가인 해리에게 소행성의 중앙에 구멍을 뚫어 핵폭탄을 장착한 뒤 귀환하는 작전의 수행을 부탁한다. 해리의 동료들은 보기에는 형편없지만 굴착 작업에는 귀신들이다. 해리와 동료들은 NASA에서 우주 비행을 위한 기초 훈련을 받은 후 독립과 자유라는 두 대의 우주 왕복선을 타고 소행성을 향한 위험한 항해를 시작한다. 그런데 소행성에 접근하다가 그만 독립호가 유성의 파편에 맞아 추락하게 되고 남은 동료들만으로 굴착 작업을 하던 중 굴착기까지 고장나는 시련을 겪게 되는데…. ■둠스 데이: 지구 최후의 날(OBS 일요일 밤 10시 10분) 전 세계의 생존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발생했다. 살인적인 바이러스는 발견된 지 며칠 만에 지구의 수많은 사람들을 감염시켰다. 정부는 ‘위험지역’으로 선포함과 동시에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고자 이곳과 연결된 모든 곳을 통행 금지 목적으로 아무도 침입할 수 없는 격리 지역으로 만든다. 그렇게 이곳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땅이 돼 버린다. 그런데 런던에서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다시 발생하고 안전국의 국장 빌 넬슨은 위성을 통해 아무도 없다고 믿었던 격리 지역에 생존자가 있음을 알게 된다.
  • [포토] 형형색색 무지개 빛깔 내뿜는 혹등고래

    [포토] 형형색색 무지개 빛깔 내뿜는 혹등고래

    물과 함께 형형색색의 무지개를 내뿜는 혹등고래의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7월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 진귀한 장면은 마크 지라도(Mark Girardeau)란 남성이 드론 카메라를 이용해 5일 캘리포니아주 남부의 뉴포트비치 해안에서 포착한 것이다. 포착한 영상에는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낸 혹등고래가 바다 위로 힘껏 물을 내 뿜는 모습이 담겨 있다. 고래 머리의 분수 구멍에서 솟아오른 물은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과 만나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들어낸다. 한편 고래의 이러한 행동을 ‘분기’(噴氣)라 하는데 사실은 물을 뿜는 것이 아니라 물속에서 참았던 숨을 내쉬고 다시 새로운 공기를 마시는 행동이다. 혹등고래는 몸길이 최대 16m에 최고 40톤까지 육박하는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며 지구 상에서 가장 큰 포유류로 꼽힌다. 사진·영상=MGmedia/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골프 단신]

    캘러웨이 ‘그레이트 빅버사’ 출시 캘러웨이골프가 경량화와 무게중심 조정으로 비거리를 늘린 드라이버 ‘그레이트 빅버사’를 출시했다. 티타늄보다 가벼운 ‘포지드 콤퍼짓’으로 크라운을 만들어 무게를 줄이고 여유 무게를 활용해 솔 부분에 약 5g의 고정식 웨이트를 달아 무게중심과 스핀양을 낮춰 최상의 탄도와 비거리를 가능케 했다. 드라이버와 함께 페어웨이 우드도 출시됐다. (02)3218-1900. 아디다스 궂은 날씨에 강한 ‘클라이마’ 아디다스골프가 궂은 날씨에도 활동성이 뛰어난 클라이마프루프 스톰재킷과 클라이마웜 폴로 셔츠를 선보였다. 완벽한 방수와 투습 기능을 겸비한 아디다스의 핵심 기술인 ‘클라이마’ 기능을 적용했다. 내수압 1만㎜ 이상의 뛰어난 방수 기능으로 외부의 습기로부터 몸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심실링 처리로 바늘구멍까지 밀봉해 빗물을 차단한다. (02) 3415-7300.
  • 울타리 주변서 독사 떼 찾아 죽이는 남성

    울타리 주변서 독사 떼 찾아 죽이는 남성

    자신의 집 울타리 주변서 독사를 찾아 죽이는 남성의 영상이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Liveleak.com)에 게재된 영상에는 지난 29일 미국 텍사스주 한 남성이 자신의 집 울타리 주변서 방울뱀을 죽이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의 첫 부분에 남성은 “난 울타리 라인을 정리했다. 그것이 내가 할 일”이라며 “오늘날까지 10년 동안 난 독사를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영상에는 울타리 주변 구멍에서 뱀을 찾는 남성의 모습이 보인다. 남성이 긴 금속도구를 이용해 구멍을 들쑤시자 약 36cm 길이의 새끼 방울뱀이 나온다. 남성은 금속도구로 뱀을 짓이겨 죽인다. 곧이어 남성이 선인장 주변서 어미로 보이는 커다란 방울뱀을 발견한다. 화가 난 듯 방울뱀이 꼬리를 흔들며 소리를 내자 남성은 이번엔 칼로 방울뱀의 머리를 절단해 죽인다. 이후 남성의 뱀 사냥은 계속된다. 이날 남성이 찾은 뱀은 어미를 포함한 총 7마리다. 이 남성은 영상을 게재하며 “독사들을 죽이는 것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들은 나에게 주소를 보내달라. 그러면 내가 당신들에게 독사들을 보낼 것”이라고 엄포를 놓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지난 24일 캘리포니아 주의 알렉스 고메즈(36)란 남성은 맹독성 뱀인 방울뱀과 셀카를 찍으려고 시도하다 뱀에 물려 손이 절단될 위기에 놓인 바 있다. 사진·영상= LiveLeak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https://www.youtube.com/watch?v=B8if5t4Dr-I
  • 청소 자주 해 먼지 줄이세요… 코 염증 오래가요

    청소 자주 해 먼지 줄이세요… 코 염증 오래가요

    알레르기 비염이 자주 발병하는 계절을 꼽으라면 대개 봄을 떠올리지만, 사실 알레르기 질환은 이맘때 특히 심하다. 명아주·쑥·비름 등 잡초의 꽃가루가 8월에서 10월 사이에 가장 많이 날리는 데다 찬바람까지 불어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 비염 증상이 반복해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간(2010~2014년)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8월 평균 53만 6000여명 정도였던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9월에는 114만 6000여명으로 배 이상 치솟았고, 10월부터 차츰 떨어져 다음해 봄까지 80만명 수준을 유지했다. 알레르기란 어떤 외부 물질 또는 자극에 대해 인체의 면역 시스템이 필요 이상으로 과민반응해 병적인 증상을 유발하는 것을 말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평상시에는 증상이 없지만 꽃가루 등 특이한 항원에 노출됐을 때 발작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심한 코막힘 등 3대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눈이나 목구멍이 가렵고 눈이 충혈되며 두통이나 얼굴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무작정 증상만 치료하기보다 원인 물질이 무엇인지 먼저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보통 가장 많이 알려진 50여 가지 항원으로 피부 반응 검사를 해 알아낸다.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확인되면 무조건 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집에서 기르는 동물의 털이 원인이라면 동물을 기르지 말고, 집먼지진드기가 원인이라면 집은 물론 사무실까지 먼지 하나 없도록 청소해야 하며, 꽃가루가 원인이면 꽃 근처에도 가지 말아야 한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화돼 중이염, 부비동염 등 여러 합병증을 얻게 된다. 회피 치료는 한계가 있어 알레르기 비염은 주로 약물로 치료한다. 그러나 이상민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약물 치료는 알레르기 염증이 왜 발생하는가에 대한 해답이 아니며, 따라서 근본적 원인에 대한 치료가 아닌 임시방편이라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 방법은 면역 치료다. 원인 알레르기 물질을 체내에 정기적으로 투여해 알레르기에 내성이 생기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소 3년간 정기적으로 수십 차례 투여해야 해 걸리는 시간과 노력,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박중원 세브란스 병원 알레르기 내과 교수는 “면역 치료를 한 환자의 70~80%가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속적인 효과에 대해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게다가 어른에게는 큰 효용이 없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비염 자체를 수술로 치료할 수는 없지만, 간혹 레이저로 코 점막을 응고시켜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는 치료법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 재발 우려가 높다. 그렇다고 치료를 포기할 건 아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일단 발병하면 만성화되기 쉬워 평소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정유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원인물질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으나 집먼지진드기는 숫자를 줄이고 꽃가루나 애완동물은 피할 수 있다”며 “이렇게 노출 빈도를 줄이면 환자의 증상이 좋아지고 약 먹는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환자가 자는 방은 될 수 있으면 청소기를 사용해 하루 세 차례 이상 깨끗이 하고, 카펫이나 소파는 치우거나 자주 청소한다. 동물의 털로 만든 담요나 이불은 다른 소재로 대체하고, 베개도 메밀 등 식물성 베개속보다는 스펀지 등 화학물질 소재를 이용해야 진드기 서식을 억제할 수 있다. 이진무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부인과 교수는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콧물이 나고 재채기를 자주 할 때 칡뿌리를 달여 먹으면 증상이 한결 가벼워지고, 영지버섯을 잘게 썰어 4배가량 물을 붓고 30분간 달여 마시면 면역력 강화와 알레르기 반응 억제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병원 치료를 받는 도중에라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하는 경우, 발열·오한 등 몸살 기운이 있는 경우, 심한 기침이 계속되거나 청력이 떨어지고 귀에 통증이 있는 경우, 냄새를 맡지 못하는 현상이 오래가면 합병증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므로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우주를 보다] 초신성 폭발이 태양계 만들어…탄생 과정 규명

    [우주를 보다] 초신성 폭발이 태양계 만들어…탄생 과정 규명

    초신성(항성진화의 마지막 단계) 폭발이 빚어낸 엄청난 충격파가 태양계 탄생을 촉발했다는 연구논문이 카네기 연구소 과학자들에 의해 발표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46억 년 전 가스와 분자들로 이루어진 몇 광년 크기의 원시 구름들이 떠돌던 한 우주공간 부근에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났고, 그 충격파로 원시구름의 중력 균형이 무너져 한 점으로 붕괴하기 시작함으로써 태양계 형성의 첫발을 내딛었다는 것이다. 이 초신성이 우주 공간으로 내뿜은 잔해들은 지금도 소행성 등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과학자들은 태양계 탄생을 촉발한 초신성 폭발이 태양계에 회전력을 부여했으며, 이로써 지구를 포함한 행성들이 형성되기에 이르렀다고 주장한다. 카네기 연구소의 과학자인 앨런 보스와 샌드라 카이저는 초신성 폭발이 어떻게 태양을 만들어냈는가 하는 주제를 오래 연구해왔다. 그들의 모델은 초신성 폭발로 인한 충격파가 밀도 높은 원시 구름의 중력을 무너뜨려 한 점으로 붕괴시킴으로써 원시 별들을 탄생시키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별의 주위를 감싸고 있는 가스와 먼지구름들은 별의 둘레를 돌다가 이윽고 행성이 되는데, 이번 새 연구는 초신성 폭발이 어떻게 이런 과정을 최초로 '촉발'하는가를 규명한 것이다. 그들의 연구 방향은 초신성 폭발 때 발생하는 짧은 반감기의 방사성 동위원소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동위원소란 양성자 수는 같지만 중성자 수가 다른 원소를 일컫는다. 초신성 폭발로 인해 태양계가 생성될 때 특정 동위원소들이 만들어졌는데, 이들이 붕괴되기 이전에 행성들이 형성되는 지역으로 흩뿌려졌고, 오늘날에도 그 일부가 소행성 등에 남아 있는 것이다. 보스와 카이저의 이전 연구는 초신성 폭발의 충격파가 가스 구름에 보조개와 같은 구멍을 내어 짧은 반감기의 방사성 동위원소들을 주입시키는 과정을 규명한 것이었다. 우리 태양과 행성들은 이 가스 구름으로부터 결국 탄생했다. 이번 새 연구는 방사성 동위원소의 주입이 태양계에 회전력을 부여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초신성 폭발이 촉발한 각 운동량은 이윽고 가스 구름을 원반 형태로 만들었고, 원시 태양을 둘러싼 이 가스 원반에서 지구를 포함한 행성들이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원시 태양을 공전하는 가스 원반이 초신성의 충격파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경탄스러운 사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고 보스는 자신의 소감을 피력했다. '이 스핀이 없었다면 분자 구름은 결국 태양으로 모두 흡수되고 말았을 겁니다.' 이들의 모델에 따르면, 초신성 충격파로 인한 방사성 동위원소들의 구름 속 침투가 없었다면 태양을 둘러싼 모든 물질들이 붕괴되어 태양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결국 우리 지구 같은 행성들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새로운 연구는 결국 우리 지구를 포함해 태양계를 이루고 있는 모든 물질들은 수소를 제외하고는 모두 초신성 폭발에서 나온 것이며, 이들이 생명 탄생의 최종 무대를 만들어냈음이 밝힌 셈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씨줄날줄] 이민계(移民契)/오일만 논설위원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지 20대는 꿈을 잃어 가고 30대는 좌절의 아픔을 겪고 있다. ‘연애· 결혼·출산’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3포 시대’에서 내 집 마련과 인간 관계가 더해진 ‘5포 시대’를 거쳐 ‘꿈과 희망’마저 포기해야 하는 ‘7포 시대’가 된 지도 오래다. 비정한 현실을 접하면서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최근에는 ‘n포 시대’라는 유행어가 나왔다. n은 부정수(不定數), 즉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의미인데 거의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흙수저’라는 말도 유행하고 있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으로 회자됐던 ‘금수저’(부잣집에 태어난 사람)에 빗대 가난한 서민층의 의미인 ‘흙수저’라는 말이 탄생한 것이다. 현실의 높은 벽을 자신의 노력으로 뛰어넘을 수 없을 때 청년들은 좌절한다. 이런 좌절이 공정하지도 못하고 정의롭지 못한 사회 구조에서 비롯됐다고 생각이 들게 되면 좌절은 분노로 변하기 마련이다. 최근 사회문제가 됐던 윤후덕(새정치민주연합)·김태원(새누리당) 의원 자녀들의 변호사 특채 의혹이 불거지면서 부와 권력을 대물림하려는 일부 최상계층들의 민낯이 드러났다. 대학 졸업 후 3년의 세월과 억대의 학비가 필요한 로스쿨 제도가 우리 사회의 기득 권력층 자녀들에게 부와 권력의 대물림 통로로 변하고 있음이 증명된 것이다. 고려나 조선시대에나 가능했던 음서(蔭敍) 제도가 21세기 대한민국 사회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젊은 층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것이다. 좌절하고 분노하는 우리 청춘들은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를 ‘헬(hell) 조선’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고용 절벽 앞에서 꿈과 희망을 접어야 하는 판에 고관대작 자녀들의 ‘뒷구멍 취업’을 지켜보면서 억장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현실이 곧 지옥(hell)이나 다름없다는 이들의 절규가 가슴에 와 닿는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요즘 20대 젊은 층들 사이에서 이민계(移民契)가 유행한다는 보도다. 한국 사회에서 더는 희망을 찾을 수 없는 이들은 삶의 질이 높은 북유럽이나 호주, 뉴질랜드를 주요 대상국으로 삼고 이민에 필요한 목돈을 만들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탈(脫)한국’을 꿈꾸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전국 20대 이상 8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계층 상승 사다리에 대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81%가 ‘열심히 노력해도 계층 상승 가능성이 작다’고 응답했다. 20대의 경우 2년 전보다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답변이 10.4% 포인트나 늘어 청년층의 좌절감이 심각함을 반영한다. 국민 10명 중 8명은 열심히 노력해도 계층 상승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있고 10명 중 9명은 ‘부와 가난의 대물림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고’,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다’고 믿는 사회는 미래가 암울하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초신성 폭발 충격파로 지구 탄생했다 ​

    초신성 폭발 충격파로 지구 탄생했다 ​

    초신성(항성진화의 마지막 단계) 폭발이 빚어낸 엄청난 충격파가 태양계 탄생을 촉발했다는 연구논문이 카네기 연구소 과학자들에 의해 발표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46억 년 전 가스와 분자들로 이루어진 몇 광년 크기의 원시 구름들이 떠돌던 한 우주공간 부근에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났고, 그 충격파로 원시구름의 중력 균형이 무너져 한 점으로 붕괴하기 시작함으로써 태양계 형성의 첫발을 내딛었다는 것이다. 이 초신성이 우주 공간으로 내뿜은 잔해들은 지금도 소행성 등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과학자들은 태양계 탄생을 촉발한 초신성 폭발이 태양계에 회전력을 부여했으며, 이로써 지구를 포함한 행성들이 형성되기에 이르렀다고 주장한다. 카네기 연구소의 과학자인 앨런 보스와 샌드라 카이저는 초신성 폭발이 어떻게 태양을 만들어냈는가 하는 주제를 오래 연구해왔다. 그들의 모델은 초신성 폭발로 인한 충격파가 밀도 높은 원시 구름의 중력을 무너뜨려 한 점으로 붕괴시킴으로써 원시 별들을 탄생시키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별의 주위를 감싸고 있는 가스와 먼지구름들은 별의 둘레를 돌다가 이윽고 행성이 되는데, 이번 새 연구는 초신성 폭발이 어떻게 이런 과정을 최초로 '촉발'하는가를 규명한 것이다. 그들의 연구 방향은 초신성 폭발 때 발생하는 짧은 반감기의 방사성 동위원소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동위원소란 양성자 수는 같지만 중성자 수가 다른 원소를 일컫는다. 초신성 폭발로 인해 태양계가 생성될 때 특정 동위원소들이 만들어졌는데, 이들이 붕괴되기 이전에 행성들이 형성되는 지역으로 흩뿌려졌고, 오늘날에도 그 일부가 소행성 등에 남아 있는 것이다. 보스와 카이저의 이전 연구는 초신성 폭발의 충격파가 가스 구름에 보조개와 같은 구멍을 내어 짧은 반감기의 방사성 동위원소들을 주입시키는 과정을 규명한 것이었다. 우리 태양과 행성들은 이 가스 구름으로부터 결국 탄생했다. 이번 새 연구는 방사성 동위원소의 주입이 태양계에 회전력을 부여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초신성 폭발이 촉발한 각 운동량은 이윽고 가스 구름을 원반 형태로 만들었고, 원시 태양을 둘러싼 이 가스 원반에서 지구를 포함한 행성들이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원시 태양을 공전하는 가스 원반이 초신성의 충격파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경탄스러운 사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고 보스는 자신의 소감을 피력했다. '이 스핀이 없었다면 분자 구름은 결국 태양으로 모두 흡수되고 말았을 겁니다.' 이들의 모델에 따르면, 초신성 충격파로 인한 방사성 동위원소들의 구름 속 침투가 없었다면 태양을 둘러싼 모든 물질들이 붕괴되어 태양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결국 우리 지구 같은 행성들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새로운 연구는 결국 우리 지구를 포함해 태양계를 이루고 있는 모든 물질들은 수소를 제외하고는 모두 초신성 폭발에서 나온 것이며, 이들이 생명 탄생의 최종 무대를 만들어냈음이 밝힌 셈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가수 비 올해 복귀?… 한래지성에서 밝혀

    가수 비 올해 복귀?… 한래지성에서 밝혀

    “현재는 2015년을 목표하고 있어요. 늦어지면 2016년이 될 수도 있는데, 좀 더 강렬한 춤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수 비의 말이다. 민소매 티셔츠와 선글라스 하나로 무대를 사로잡던 가수 비(본명 정지훈). 그런 그가 중국 드라마 ‘캐럿연인(Diamond Lover)’에서 세계 최고의 다이아몬드 회사 대표 소량 역을 맡아 대륙의 여심을 흔들고 돌아왔다. 한류스타들의 모든 것을 만나는 시간 <한래지성>. 28일 방영되는 제8회 에서는 비를 만나, 가수 비와 연기자 비가 말하는 무대 안팎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연기와 노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그는 “연기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살아보는 게 큰 매력이지만, 설레는 느낌은 노래하는 무대에서 100만 배 더 크다”고 말했다. 또한 연습을 정말 많이 하기 때문에 막상 공연이 시작되면 아무 생각하지 않고 오른손으로 밥을 먹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공연에 녹아든다고 밝혀 프로다운 면모를 보였다. 그는 본인이 생각하는 ‘가수 비’의 베스트 춤 다섯 개와 노래 ‘태양을 피하는 방법’에서 선글라스를 활용했던 안무의 탄생 비밀도 이야기 한다. 한편, 신곡으로 돌아온 티아라도 만났다. 리무진토크를 통해서 멤버들의 숨길 수 없는 매력들을 살펴봤다. 잠버릇이 가장 심한 멤버로는 은정이 만장일치로 지목됐다. 은정은 실제로 잘 때 얼굴에 있는 모든 구멍을 다 열고 잔다고 실토했다. 같은 팀 멤버인 소연은 “은정은 잘 때 김치를 더 달라고 잠꼬대를 하는가 하면, 가끔은 ‘제주도가 참 좋다’며 지역홍보도 한다”고 밝혀 폭소를 자아냈다. 또한 술버릇이 가장 심한 멤버로는 효민이 뽑혔다. 이에 효민은 “나는 술 마시면 감정기복이 심해지는 것 같다. 어느 날은 계속 웃고 또 어느 날은 못 말릴 정도로 웃는다”며 사실을 인정했다. 이밖에도 아이돌 그룹 빅스의 첫 유닛 프로젝트인 <레오x라비>의 쇼케이스 현장과 걸그룹 스텔라의 이야기도 화면에 담았다. <한래지성(韓來之星)>은 ‘한국에서 온 스타’란 의미의 프로그램으로 한국의 스타를 사랑하는 전 세계 팬들을 위해서, 스타들의 근황은 물론 작품 뒷이야기와 스타를 둘러싼 모든 것을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본 방송은 드라마 <프로듀사>의 판권을 사서 방영예정인 중국 소후TV와 <별에서 온 그대>를 방영한 아이치이에 동시 방영되며, 중국 소후TV에서는 저녁 8시에 방영된다. 유쿠와 텐센트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손성진 칼럼] ‘정치인스러운’ 한명숙 전 총리

    [손성진 칼럼] ‘정치인스러운’ 한명숙 전 총리

    A 변호사는 현역 B 중진 의원을 “참 ‘정치인스러운’ 사람”이라고 했다. 오래전 그가 재조에 있을 때 B 의원의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수사한 적이 있는데 혐의가 100% 명백한데도 끝까지 부인하더라는 것이다.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던 H 전 의원은 구속되기 전 소환되면서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내가 돈을 받았으면 소가 웃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검사스럽다’라는 단어가 2007년 국립국어원 신어사전에 올랐다. 뜻풀이는 ‘행동이나 성격이 바람직하지 못하거나 자기주장만 되풀이한다’로 돼 있다. ‘정치인스럽다’는 말이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거짓말을 잘한다’는 의미로 사전에 기록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정치인의 거짓말이 불가피할 때가 있다. ‘처칠 딜레마’라는 게 있다. 2차 세계대전 때 영국 총리 처칠은 독일이 소도시를 폭격한다는 암호를 해독하고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사실의 은폐, 거짓말이었다. 대피하라고 알리면 독일은 암호를 바꾸고 전황은 더 불리해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순전히 국익을 위한 것이었지 우리 정치인들처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책은 아니었다. 한명숙 전 총리는 수감되면서도 결백을 주장했다. “사법 정의가 죽었기 때문에 장례식을 위해 상복을 입었다”고도 했다. 냉정함을 잃지 않고 눈물까지 보였다. 그 주장이 맞다면 대법원이 오심을 했다는 말이다. 과연 대법원이 잘못된 판결을 내렸고, 진정 억울해서 나온 눈물일까. 한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9억원 수수 혐의 중 3억원 부분은 모든 대법관이 인정한 13대0의 판결이었다. ‘동생의 전세금으로 쓴 1억원 수표’라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 일반인 배심원이라도 유죄를 인정할 빼도 박도 못할 증거다. 이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고 막무가내로 결백을 주장하니 야당 지지자들조차 쉬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다. 2심 법정에 나온 한 전 총리의 여동생은 수표의 출처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한다. ‘사법살인’의 오명을 남긴 유신 시절의 사법부라면 한 전 총리의 주장이 먹혀들지 모른다. 그러나 최고 권력이 좌지우지하던 유신의 사법부와 현재의 사법부를 동일시하는 것은 시대착오다. 아무리 사법부가 불신을 받는다 해도 민주화와 정권 교체기까지 거친 현재의 사법부는 증거재판주의까지 무시하는 구시대의 사법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야당 탄압, 보혁 대결로 비화시킬 일이 아니다. 진실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 전 총리가 진실을 고백하지 못한 이유는 당과 지지자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진실 앞에선 여야가 없다. 거짓을 말하는 사람을 옹호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한 전 총리가 여당 인사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야당이 정치탄압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것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한 전 총리와의 관계를 부정할 수 없고 더욱이 혐의를 인정하는 순간 야당의 도덕성에 스스로 흠집을 내는 꼴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판단은 단견이었다. 한 전 총리나 야당이나 깨끗이 인정하는 게 당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선택이었다. 박기춘 의원은 달라 보였다. 죄는 추했지만 뒤는 깨끗했다. 빠져나갈 구멍이 없기는 했겠지만 ‘소가 웃을 일’이라는 식의 억지는 부리지 않았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박 의원의 체포동의안 투표에 앞서 “아프고 안타깝지만 혁신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한 전 총리의 경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한 전 총리의 경우도 박 의원 사례처럼 했어야 옳았다. 죄를 지었더라도 진실을 고백함으로써 신뢰를 얻는다. 한 총리는 사실대로 털어놓고 당은 ‘혁신의 출발점’으로 삼았다면 도리어 국민의 지지도가 올라가는 결과를 얻었을지 모른다. 진실은 단 하나이며 언젠가는 밝혀지기 마련이다. 거짓말은 단지 개인의 양심과 도덕을 저버리는 정도의 작은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닉슨 전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거짓말과 은폐로 대통령직을 사직했다. 선거의 거짓 공약은 사람을 잘못 선택하게 만들어 국가의 운명을 뒤바꿀 수도 있으니 말이다. sonsj@seoul.co.kr
  • 18억짜리 그림 구멍 낸 12세 소년, 도대체 왜?

    18억짜리 그림 구멍 낸 12세 소년, 도대체 왜?

    18억 원 명화에 구멍 낸 대만 소년의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23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레오나르도의 얼굴: 천재의 이미지’ 전시회에서 12세 소년이 넘어져 17세기 이탈리아 명화에 구멍을 내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전시회 주최 측이 공개한 영상에는 반바지 차림의 한 소년이 음료수를 손에 든 채 그림 앞을 지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림 앞을 지나는 소년이 해당 작품 보호대에 발이 걸려 넘어진다. 중심을 잃은 소년이 쓰러지면서 벽에 걸린 그림 하단부에 손을 짚는다. 소년이 훼손한 작품은 이탈리아 바로크 시대의 화가로 꽃과 과일 묘사의 대가로 알려진 포르포라가 그린 2m 크기의 유화로 150만 달러(한화 약 18억 원) 가치를 지닌 ‘꽃’이다. 다행스럽게도 소년은 명화를 훼손했지만 주최 측은 작품 ‘꽃’이 그림 보험에 가입돼 있어 소년에게 책임을 묻거나 복구 비용을 청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유명 작품들이 훼손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6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피츠월리엄 박물관에서 한 남성이 구두끈에 걸려 넘어져 300년 된 중국 도자기를 박살 낸 적이 있으며 2010년에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한 여성이 피카소의 그림으로 넘어져 15cm의 상처를 낸 바 있다. 사진·영상= BBC News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경찰 간부, 권총 들고 장난치다 구파발 검문소서 의경 1명 사망

    경찰 간부, 권총 들고 장난치다 구파발 검문소서 의경 1명 사망

    장난을 치던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의경이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다. 경찰은 총기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어졌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25일 오후 4시 52분쯤 진관동 구파발 군경합동검문소에서 총기 사고가 발생해 박모(21) 상경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날 검문소에서 박모(54) 경위는 의경 생활관에서 자신이 갖고 있던 38구경 권총을 꺼내 장난을 치다가 실탄을 발사했고, 박모(21) 상경의 왼쪽 가슴에 총탄이 맞았다. 격발 당시 박 경위와 박 상경 사이의 거리는 1~2m에 불과했다. 사건 발생 4분 후 다른 의경이 119에 신고했고, 구급대는 5시 1분에 도착했다. 구급대는 박 상경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그는 6시 8분쯤 사망했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 6개의 구멍이 있는 권총의 원형 탄창은 첫 칸을 비우고 두 번째 칸은 공포탄, 셋째부터 여섯째 칸에는 4개의 실탄을 넣는다”면서 “박 경위는 노리쇠가 빈칸에 맞춰져 있는 줄 알고 방아쇠를 당겼는데 실제로는 네 번째 칸에 있던 2번 실탄이 발사됐다”고 말했다. 이날 의경들이 검문소에서 간식을 먹는 것을 본 박 경위가 자신을 빼놓았다면서 장난을 치는 과정에서 총기가 발사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또 박 경위는 총기를 격발하려면 없애야 하는 방아쇠울에 설치된 고무까지 장난 중에 제거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박 경위는 검문소에서 근무하는 의경을 감독하는 감독관이다. 경찰은 박 경위가 총기를 장전할 때 실수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총기 사고가 일어난 생활관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어 현장에 있던 2명의 의경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박 경위를 업무살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으로 경찰은 총기 관리에 대한 허점을 드러냈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직후에는 경찰조끼에 있던 총기를 꺼내다가 오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경찰 내부에 사건의 전말이 잘못 보고되기도 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스티븐 호킹은 정말 ‘블랙홀 미스터리’를 풀었나?

    스티븐 호킹은 정말 ‘블랙홀 미스터리’를 풀었나?

    -물리학에서 가장 골치 아픈 '정보 역설' 미스터리 물리학에서 가장 골치 아픈 문제 중의 하나인 이른바 '정보 역설'(Information Paradox) 미스터리를 스티븐 호킹이 과연 풀었을까? 스티븐 호킹이 이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25일(현지시간) 스웨덴 왕립기술원에서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블랙홀이 집어삼킨 물질에 대한 물리적 정보는 모두 파괴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정보가 결코 손실되지 않는다는 양자역학의 원리에 위배된다. 원래의 물체가 블랙홀에게 잡아먹힌 후에도 그 물체와 관련된 정보는 우주의 어딘가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양자역학은 말한다. 이것이 이른바 유명한 블랙홀의 '정보 역설'(Information Paradox)로, 호킹이 제기한 패러독스이다. 호킹은 블랙홀로 무언가를 던졌을 때 그 안에 들어있는 정보는 '영원히 소실된다'고 주장했다. 과연 어느 쪽이 맞을까? 현재 이 논쟁에서 즐겨 다루고 있는 문제는 양자역학적으로 '얽혀 있는' 두 입자 중 한 입자가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을 넘었을 경우 어떤 일이 있어나는가 하는 것이다. 하나의 원천 입자가 붕괴되어 두 입자로 나누어졌을 때, 짝을 이룬 이 두 입자는 전하, 스핀 등으로 얽힌 상태에 있다고 하며, 두 입자가 각각 우주의 양끝에 있더라도 이 얽힌 상태는 풀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블랙홀에 빠진 한 입자는 과연 어떻게 될까?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맬컴 페리, 미국 하버드 대학의 앤드류 스트롬버그와 공동연구를 진행한 스티븐 호킹은 하나의 해법을 내놓았다. '블랙홀에 빠진 입자의 양자역학적 정보는 모두 사라진다.' "나는 입자의 정보가 블랙홀 안에서는 보존되지 않으리라고 본다. 하지만 블랙홀 사건 지평선 위에서는 보존될 것"이라고 스티븐 호킹은 25일(현지시간) 스웨덴 왕립기술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덧붙여 "정보는 사건 지평선 위에서 '슈퍼 트랜슬레이션'(super translations)으로 알려진 '2차원 홀로그램 상태로 보존될 것" 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사건 지평선 안으로 들어간 입자의 정보는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망가져서 쓸모없는 것이 될 것이다. 모든 정보는 사라지고 결코 재현되지 않을 것이다." 호킹은 블랙홀에 관해서도 의견을 개진했는데, 블랙홀의 중력이 너무나 강한 나머지 사건 지평선을 넘어간 것은 그 무엇이라도, 설령 빛이라 하더라도 그곳을 탈출할 수 없다"고 전날 스톡홀름에서 있었던 강의에서 말했다. 또한 호킹은 블랙홀이 다른 우주로 통하는 관문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블랙홀의 구멍은 회전이 가능할 만큼 넓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우주로 통하는 길목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곳을 지나면 다시는 돌아올 순 없을 것" 이라고 말하면서 다음 말을 덧붙였다고 왕립기술원은 전했다. "나는 우주여행을 아주 좋아하지만, 블랙홀을 통과하고 싶지는 않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시론] ‘승리’ 자축보다 ‘트로이의 목마’ 찾아라/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승리’ 자축보다 ‘트로이의 목마’ 찾아라/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사상 초유의 무박 4일로 진행된 남북 고위급 접촉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으로 초래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최고조로 치달았었다. 전쟁 직전까지 이르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소한 것은 큰 성과로 평가된다. 이번 합의에 따라 북한은 준전시 상태를 해제하는 한편 남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함으로써 북한의 도발로 시작된 군사적 긴장 상태는 일단 진정 국면을 맞았다.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는 어쩌면 우리 국민들의 승리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남북한 군사적 대립이 그 어느 때보다 극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생필품 사재기 등의 혼란은 없었다. 전역을 하루 앞두고 전역 연기를 신청하는 등 오히려 2030세대의 투철한 안보관은 전 국민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역할을 했다. 지금까지 북한은 잇따른 군사적 도발 후에 경제적 실리를 챙기려는 잘못된 버릇으로 일관해 왔다. 우리 국민들은 이번만큼은 확고한 대북 원칙으로 북한의 도발을 저지하며 잘못된 관행에 경종을 울렸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번 협상에 아쉬움도 남는다. 무엇보다 합의가 이루어진 25일은 북한에서 선군절로 기념하는 국가적 명절이다. 북한은 6·25전쟁 당시 서울에 처음 진입한 ‘류경수 제105탱크사단’을 김정일이 방문한 1960년 8월 25일을 ‘선군혁명영도’가 시작된 선군절로 기념해 왔고 지난해 8월에는 ‘국가적 명절’로 지정했다. 8월 22일부터 시작된 남북 고위급 접촉이 4일간이나 마라톤 협상을 지속하다 25일 자정을 넘어 합의에 이른 것은 어쩌면 북한의 시간 끌기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올해를 통일대전의 해로 선포하고 그동안 대규모 군사훈련을 이어왔다. 이번 사태를 남한의 모략극이라고 주장한 북한으로서는 8월 25일을 남한으로부터 항복 문서를 받은 선군정치의 위대한 업적으로 선전할 것이다. 또 하나 도발의 주체로서 북한을 직접 명기하거나 사과와 재발 방지가 아닌 ‘유감 표명’이라는 말로 북한에 빠져나갈 구멍을 주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북한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고 더이상 이러한 악순환이 재발하지 않도록 한다는 원칙을 주장한 것치고는 유감 표명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 표현이다. 그럼에도 이번 협상은 발전적 남북 관계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관행처럼 남북한 대결 이후 이벤트성 이산가족상봉 하나 이루어지는 수준이 아니라 이제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은 일촉즉발의 군사적 위기 상황이 현상 유지로 돌아온 것이고 앞으로 이 같은 위기 상황은 재발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 협상에서 승리한 자축보다는 앞으로 남북 관계를 어떻게 발전적으로 풀어 갈지에 대한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당장 이번 보도문 1항에 합의했듯이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한 당국 회담의 의제를 조율해야 한다. 6항에서 다양한 분야의 민간 교류 활성화를 합의했는데 북한이 그동안 주장해 온 5·24 조치 해제와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이번 합의를 또 종잇장 버리듯 약속을 뒤집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어쩌면 지금부터가 더욱 어려운 과제를 풀기 위한 출발점일지도 모른다. 한편으로 이번 사태를 통해 얻은 한 가지 교훈은 폐쇄된 북한 사회에 외부 정보가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 여실히 알게 됐다는 점이다. 적군의 싸울 의지를 꺾는 심리전으로서 대북 방송과 ‘한류’(자본주의 날라리풍)를 북한 내에 유입하는 다양한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남북한 통일은 결국 사람과 사람의 통일이라는 점에서 북한 주민들이 남한의 경제적 발전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경험할 수 있도록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 당국은 외부 정보 유입을 ‘제국주의 사상 문화침투’로 간주하고 사상전을 강조한다. 북한 당국의 아킬레스건이 무엇인지 파악했다면 우리는 ‘트로이의 목마’처럼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 분단 70년을 맞는 8월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제는 반쪽짜리 광복이 아닌 완전한 통일의 길을 준비하라고 말이다.
  • 초신성 폭발이 태양계 만들었다...탄생 과정 규명 ​

    초신성 폭발이 태양계 만들었다...탄생 과정 규명 ​

    초신성(항성진화의 마지막 단계) 폭발이 빚어낸 엄청난 충격파가 태양계 탄생을 촉발했다는 연구논문이 카네기 연구소 과학자들에 의해 발표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46억 년 전 가스와 분자들로 이루어진 몇 광년 크기의 원시 구름들이 떠돌던 한 우주공간 부근에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났고, 그 충격파로 원시구름의 중력 균형이 무너져 한 점으로 붕괴하기 시작함으로써 태양계 형성의 첫발을 내딛었다는 것이다. 이 초신성이 우주 공간으로 내뿜은 잔해들은 지금도 소행성 등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과학자들은 태양계 탄생을 촉발한 초신성 폭발이 태양계에 회전력을 부여했으며, 이로써 지구를 포함한 행성들이 형성되기에 이르렀다고 주장한다. 카네기 연구소의 과학자인 앨런 보스와 샌드라 카이저는 초신성 폭발이 어떻게 태양을 만들어냈는가 하는 주제를 오래 연구해왔다. 그들의 모델은 초신성 폭발로 인한 충격파가 밀도 높은 원시 구름의 중력을 무너뜨려 한 점으로 붕괴시킴으로써 원시 별들을 탄생시키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별의 주위를 감싸고 있는 가스와 먼지구름들은 별의 둘레를 돌다가 이윽고 행성이 되는데, 이번 새 연구는 초신성 폭발이 어떻게 이런 과정을 최초로 '촉발'하는가를 규명한 것이다. 그들의 연구 방향은 초신성 폭발 때 발생하는 짧은 반감기의 방사성 동위원소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동위원소란 양성자 수는 같지만 중성자 수가 다른 원소를 일컫는다. 초신성 폭발로 인해 태양계가 생성될 때 특정 동위원소들이 만들어졌는데, 이들이 붕괴되기 이전에 행성들이 형성되는 지역으로 흩뿌려졌고, 오늘날에도 그 일부가 소행성 등에 남아 있는 것이다. 보스와 카이저의 이전 연구는 초신성 폭발의 충격파가 가스 구름에 보조개와 같은 구멍을 내어 짧은 반감기의 방사성 동위원소들을 주입시키는 과정을 규명한 것이었다. 우리 태양과 행성들은 이 가스 구름으로부터 결국 탄생했다. 이번 새 연구는 방사성 동위원소의 주입이 태양계에 회전력을 부여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초신성 폭발이 촉발한 각 운동량은 이윽고 가스 구름을 원반 형태로 만들었고, 원시 태양을 둘러싼 이 가스 원반에서 지구를 포함한 행성들이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원시 태양을 공전하는 가스 원반이 초신성의 충격파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경탄스러운 사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고 보스는 자신의 소감을 피력했다. '이 스핀이 없었다면 분자 구름은 결국 태양으로 모두 흡수되고 말았을 겁니다.' 이들의 모델에 따르면, 초신성 충격파로 인한 방사성 동위원소들의 구름 속 침투가 없었다면 태양을 둘러싼 모든 물질들이 붕괴되어 태양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결국 우리 지구 같은 행성들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새로운 연구는 결국 우리 지구를 포함해 태양계를 이루고 있는 모든 물질들은 수소를 제외하고는 모두 초신성 폭발에서 나온 것이며, 이들이 생명 탄생의 최종 무대를 만들어냈음이 밝힌 셈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색을 읽는 안테나’부터 ‘제3의 귀’까지…신체가 된 로봇기술

    ‘색을 읽는 안테나’부터 ‘제3의 귀’까지…신체가 된 로봇기술

    현지시간으로 지난 23일, 호주 브리즈번의 퀸즐랜드 대학에서 호주 최대 로봇기기 관련 행사가 열린 가운데, 로봇 기술을 일상생활에 ‘이식’한 다양한 사람들이 이 행사에 참석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3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 행사에 참석한 영국인 넬리 하비슨(33)은 선천적 색맹으로 태어나 11살 때까지 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답답한 삶을 살았다. 그러다 12년 전 그는 로봇 기술을 이식받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그가 몸에 장착한 로봇 기술은 색을 ‘들려주는’ 안테나로, 두개골에 구멍을 뚫고 일종의 안테나를 이식한 뒤, 이 안테나가 인지하는 ‘진짜 색깔’을 서로 다른 소리로 구분해 들려준다. 정수리와 뒤통수 사이에 이식된 이 안테나는 머리 밖으로 길게 뻗어 나와 있으며, 그는 이 안테나 덕분에 호주 정부로부터 최초로 ‘사이보그’ 로 인정받기도 했다. 그는 “안테나 때문에 원치 않은 관심을 받을 때도 있지만 나는 이미 이 안테나를 나의 새로운 신체기관이라고 여긴다”면서 “2020년이면 이 ‘아이보그’(Eyeborg)기술이 보편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행위예술가이자 호주 커틴대학교 교수인 스텔락(Stelacrc)는 로봇 기술로 만든 ‘제3의 귀’를 공개했다. 그는 자신의 왼팔에 생물고분자물질로 만든 인공 귀를 이식했다. 세포를 실험실에서 키운 뒤 귀 형태까지 자란 이식하는 ‘제3의 귀’는 그의 팔에 완벽하게 ‘합체’돼 몸의 일부로 기능한다. 그는 신체의 퇴화를 막을 수 없는 현실에서 인간은 새로운 진화가 필요하며, 신체와 기계(기술)이 결합한 로봇 공학을 통해 새로운 시대가 창조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스텔락의 ‘제3의 귀’는 블루투스 기능이 있어 인터넷 연결이나 로그인 등이 가능하고, 실제 귀가 가진 청취 능력까지 더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3년 전 사고로 팔을 잃은 뒤 7차례의 수술을 통해 로봇 팔을 이식한 20대 미국인 제이슨 바른도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로봇 팔을 이식한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드러머로도 명성을 날린 인물이다. 그는 “모든 감사를 나의 로봇 팔에게 보내고 싶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퀸즐랜드대학의 조나단 파슨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오늘날 우리 일상에서 활동 중인 다양한 로봇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잘 깨닫지 못하고 있다”면서 “로봇과 기술이 접목된 ‘로보트로니카’는 미래 세대에 가장 큰 기회로 작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9] 탁영금, 스트라디바리우스보다 가치있는 현악기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9] 탁영금, 스트라디바리우스보다 가치있는 현악기

    거문고는 친숙한 악기처럼 느껴지지만, 이름만 친숙할 뿐 실제로 거문고 음악과 가까워지기는 쉽지 않다.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연주하는 악기라기보다는, 스스로 성정을 다스리는 선비의 분신이라는 악기의 성격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거문고는 명주실로 꼰 여섯개의 줄로 이루어져 있다. 가야금처럼 그저 손가락으로 뜯어서는 제대로 소리조차 낼 수 없다. 술대로 힘차게 내리쳐야 특유의 깊이 있는 소리가 울려나온다. 현악기이지만, 음색은 그래서 타악기적이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거문고는 보물로 지정된 탁영금(濯纓琴)이다. 무오사화의 대표적인 희생자인 탁영 김일손(1464∼1498)이 타던 것이다. 그의 후손이 간직하다가 1997년 국립대구박물관에 기증했다. 이 탁영금을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아 25일부터 1월 11일까지 여는 특별전시 ‘국악,박물관에 깃들다’에서 볼 수 있다.  무오사화는 연산군 4년(1498) 신진사류가 유자광을 중심으로 한 훈구파에 화를 입은 사건이다. 춘추관 사관이던 김일손이 스승인 김종직의 ‘조의제문’(弔義帝文)을 사초(史草)에 올린 것이 발단이 됐다는 것은 국사교과서에도 등장한다. 항우에게 죽은 초나라 회왕, 즉 의제를 추모하는‘조의제문’은 단종을 의제에 비유해 세조의 왕위찬탈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김일손은 기개있는 선비의 대명사지만, 거문고를 만든 과정은 풍류의 극치라고 해도 좋다. 탁영은 자신이 탈 거문고를 직접 구한 나무로 만들고 싶어했다다. 어느날 한 노파의 집에서 백년 가까이 되었다는 문짝 하나를 얻었다. 다른 한짝은 이미 땔감이 되었다. 남은 문짝으로 만든 거문고가 바로 탁영금이다. 지금도 탁영금의 밑바닥에는 문으로 쓰이던 때의 못 구멍 세 개가 그대로 남아있다.  탁영금은 음악사적으로도 매우 귀중한 악기이지만, 역사에 구체적인 흔적을 뚜렷이 남긴 젊은 선비의 기개가 담긴 정신적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가장 훌륭한 바이올린을 남겼다는 이탈리아의 현악기 장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1644∼1737)의 걸작보다 훨씬 일찍 만들어졌고, 그것들이 범접하지 못할 스토리를 담고 있는 현악기를 바로 우리가 갖고 있다.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활판마다 담긴 정성… 글자가 숨을 쉰다

    [명인·명물을 찾아서] 활판마다 담긴 정성… 글자가 숨을 쉰다

    국내에 유일하게 근대 납활자 인쇄술을 고집하며 세계 최초 금속활자를 발명한 민족의 자부심을 심어 주는 기업이 있다. 경기 파주출판도시에 있는 사회적기업 ‘활판공방’(대표 박한수)이다. 우리 주변에서는 납활자 인쇄본을 찾아보기 어렵다. 컴퓨터의 등장으로 훨씬 편리하고 효율적인 새로운 인쇄술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납활자에 압력을 가해 글을 새기는 활판인쇄는 1960년대 후반이 전성기였다. 그러나 대량 고속 인쇄가 가능한 오프셋 인쇄나 전산조판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사라졌다. 오프셋 인쇄나 전산조판 시스템은 종이 위에 잉크를 칠하는 방식이다. 기술혁신의 진전과 숙련을 요하는 기술자의 고령화, 젊은 노동자의 기근으로 1980년대 말부터 활판인쇄가 쇠퇴하면서 납활자를 사용하는 인쇄기기는 대부분 고철 신세가 됐다. 손때·기름때가 묻은 기계들은 가동을 멈추고 먼지만 뒤집어쓴 신세가 된 것이다. 이러한 현실이 안타까워 뜻있는 몇몇 인쇄출판계 인사와 문인, 그리고 북 디자이너들이 뭉쳤다. 세계 최초 금속활자 발명국의 후손으로서 자긍심을 고취하고 활자문화의 전통을 계승하자는 취지다. 활판인쇄를 살려 나가고자 했던 소박한 꿈은 2007년 파주출판단지에서 활판공방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했다. 박한수 대표는 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 모았다. 현역에서 물러난 주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갔으나 대부분 손사래를 쳤다. “처음에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 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21일 오전 활판공방에 들어서자 왠지 정겨운 잉크 냄새가 고향에 온 느낌이 들게 했다. 문선대를 가득 채운 납활자들,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각종 구닥다리 인쇄기기, 그리고 허연 머리에 도수가 높은 뿔테 안경을 코끝에 걸친 노신사들의 미소가 정겹다. 출판도시 활판공방은 근대 활판인쇄술의 가치를 존중한다. 대량으로 출판물을 인쇄하는 디지털 오프셋 인쇄 방식은 편의성을 무기로 인쇄 방식을 모두 장악했다. 전통적인 방식에서 몇 달이 걸리는 작업량을 디지털 방식은 단 몇 시간 안에 처리해 내기 때문이다. 편의성과 경제성의 관점에서 활판인쇄 방식은 오프셋 인쇄 방식과 비교해 열등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활판공방은 옛 방식을 고집하며 일일이 수작업으로 글자를 찍어 낸다. 사람의 ‘두 손’은 기계가 결코 품을 수 없는 ‘아우라’를 담아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동안 활판공방은 활판인쇄술의 가치를 세상에 알리는 데 노력해 왔다. 우선 활판인쇄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있다. 시인들이 직접 고른 100편의 시를 담은 시선집을 활판인쇄하고 손수 제본한다. 종이에 요철이 드러나도록 찍힌 시 한 편은 전통 한지가 주는 질감과 향기, 장인들의 애정 어린 손길로 재탄생하고 있다. 절대 바래지 않을 글자로. 활판공방의 문은 모두에게 열려 있다. 성산대교에서 한강하류 둑에 만들어진 자유로를 따라 10여분 달리면 일산을 지나 교하 시계를 넘자마자 오른쪽 파주출판단지 내에 있다. 그중 오래된 인쇄기계가 눈에 띄는 건물에 활판공방이 들어서 있다. 어린이, 학생, 노인, 외국인을 포함한 모든 이에게 열려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문선대를 가득 채우는 납으로 만든 활자들과 그 활자들로 찍힌 시선집들을 보고 느낄 수 있다. 활판공방은 활판시집 출간, 고서 복원, 체험학교 운영 등을 한다. 작고 문인의 대표작을 비롯해 현재 활동 중인 문학인의 자선 작품을 ‘한지’에 납활자로 소량 인쇄하고 있다. 수명이 1000년 가는 품격 있는 영구 보존판 작품집은 2008년부터 계속 간행되고 있다. 고서 복원도 꾸준히 하고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 언해본, 오륜행실도, 동의보감 등 고서를 원형 복제하고 있다. 한국의 근대출판물 딱지본, 초판본 시집 등 근대문학 관련 도서 복간도 이뤄지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을 대상으로 한 체험학교 역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백경원 실장은 “우리 옛 문화와 근대 활자 문화의 역사적 가치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고자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 사업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의 주인이 될 어린이들이 활자와 인쇄의 발전 과정을 견학하고 책 만들기 체험을 통해 독서 지식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체험학교에서는 특히 ‘천자문의 활판인쇄로 전통 오침 제본’ 과정을 배운다. 하루에도 수많은 책이 발간되는 지금 활자 하나하나를 모아 책을 만드는 활판인쇄는 신기하기만 하다. 활판공방 체험은 활자 찾기부터 시작된다. ‘천자문’ 뒷면에 들어갈 판권을 인쇄하려면 자기 이름을 찾아 글자를 심는 ‘식자’ 작업을 해야 한다. 그다음에 고정된 활자에 잉크를 바르고 종이를 얹어 손으로 인쇄기를 돌리면 글자가 종이에 고스란히 옮겨 앉는다. 이렇게 인쇄된 종이를 ‘천자문’ 뒷면에 잘라 붙인 뒤 빨간 실을 바늘에 꿰어 오침 제본을 한다. 실을 엮기 위해 뚫은 구멍이 다섯 개인 오침 제본은 우리나라 전통 제본 방식이다. 목판인쇄와 근대 인쇄를 비교해 보는 ‘인쇄의 변천사’ 체험, 시를 읽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시를 그리다’ 체험, 직접 쓴 원고 20~30자로 문선-조판-교정-인쇄를 체험할 수 있는 ‘활판인쇄 전 과정’ 체험, ‘활판인쇄로 명함 만들기’ 체험 등도 있다. 박 대표는 “개화기에 도입된 활판인쇄술은 다양하고 수준 높은 도서의 출간을 불러와 애국 계몽과 개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며 “잉크가 쉽게 날아가는 요즘 책과 달리 변하지 않아 생명력이 길다”고 말했다. 사람의 손, 납, 지형에 의해 독특한 입체감을 주기 때문에 시각적으로도 아름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생명의 窓] 시골의 어둠과 길이 그립다/이재무 시인

    [생명의 窓] 시골의 어둠과 길이 그립다/이재무 시인

    “도회지에 오래 살다 보니 진한 어둠이 그리울 때가 있다/왜 있지 않은가 광 속처럼 한 치 앞도 분간키 어려운, 캄캄한, 그 원색의 어둠이 뜬금없이 울컥 사무칠 때가 있는 것이다/도시의 어둠은 지쳐 있다 오래 입은 난닝구처럼 너덜너덜하고 빵꾸가 난 곳도 있다/밤마다 휘황찬란한 불빛에 쫓긴 어둠들은 어디에서 유숙하는 것일까” -졸시, ‘어둠이 그립다’ 전문. “울퉁불퉁한 시골길을 걷는다/두근두근 길도 내가 그리웠나 보다/이제사 알겠다/내가 시골길에서 자주 넘어지는 이유” -졸시, ‘시골길’ 전문. 서울에 살림을 부리고 산 지 어느새 서른 해가 넘어가고 있다. 도시 문명의 일원으로 정신없이 살다 보니 뜬금없이, 도시로 편입되기 전의 느슨하고 태만했던, 농경적 삶이 간절하게 그리울 때가 있다. 물론 내 몸은 이미 도시의 소음에 이미 정이 든 데다 길들여져 어쩌다 산사같이 적막한 곳에서 하룻밤 유숙이라도 할라치면 외려 쉽게 잠들지 못해 전전반측하기 일쑤다. 그러니 내가 예전의 조용한 삶을 새삼 그리워하는 것은 어쩌면 관념의 유희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것을 익히 잘 알면서도 불쑥불쑥 도지는 탈주에의 욕망 혹은 본향에의 그리움은 어인 일인가. 현대인들이 일부러 짬을 내 오지를 여행하거나 탐험하는 것은 지금과는 다른 시간대를 누려 보기 위함일는지 모른다. 우리가 사는 시대를 흔히 ‘광속의 시대’라고 일컫는다. 이 과장된 말은 무한경쟁 속에서 촌음을 다투며 살기 때문에 생겨난 말일 것이다. 이렇게 어지러운 생활의 궤도를 벗어나 시간의 흐름을 감지하지 않아도 되는 여유와 낭만을 맛보기 위해 그렇게 비싼 비용과 힘을 들여 오지를 찾는 것이 아닐까. 도회지 어둠은 지쳐 있다. 그것은 마치 오래 입은 러닝셔츠같이 군데군데 구멍이 나 있고 노숙자들처럼 피로와 권태에 쩌들어 있다. 이처럼 도회지 어둠이 혈우병 앓는 여인처럼 파리하게 병색이 완연한 것은 밤 내내 폭력을 방불케 하는 소음과 불빛으로 인해 불면의 고통을 겪기 때문일 것이다. 더러 가다가 밤늦게 귀가할 때 나는 이처럼 널브러져 있는 도회의 어둠을 일부러 눈여겨보게 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참으로 안쓰러운 감정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도회지 길들 또한 도회지 어둠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지쳐 있기 일쑤다. 수면 부족으로 탄력을 잃은 길들의 부숭부숭 부어 있는 몰골이라니! 이에 반해 시골길은 언제 보아도 싱싱하고 풋풋하다. 이두박근을 자랑하는 길들. 이들이 이렇듯 늙지 않고 젊게 살 수 있는 것은 숙면 덕택이다. 시골길은 밤이 오면 낮 동안 마을과 마을, 읍내까지 다녀오느라 먼지로 두꺼워진 몸을 서늘하게 달빛에 맡기고 온갖 짐승, 새소리 끌어들여 굳어진 근육을 푼다. 그러고는 밤이 이슥해지면 별이, 깨알 같은 별들이 소복이 내려 쌓이고 산골짝을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빗자루 되어 일과의 고역을 쓸어내린다. 그 샛길은 잠꼬대 한 번 없이 긴 잠을 곤하게 잔다. 그리하여 이튿날 새벽이슬이 톡, 톡, 톡 이마를 치면 투덜대며 일어나 저를 밟으며 또 하루를 살아낼 이들을 위해 길은 기꺼이 길이 되는 것이다. 칠흑같이 어둠이 빼곡하게 들어차 한 치 앞도 분간키 어려운 길을 걷다가 하늘을 올려다보면 무리 지어 피어오른 별꽃들이 현란하여 어지러울 지경인 시골의 밤길을 걷고 싶다. 그런 날은 은륜을 굴리며, 산의 팔부 능선쯤을 기어오르는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 환하게 들려올 것이다.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루브르 박물관의 만병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루브르 박물관의 만병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조형언어에 대해 이제 말할 때가 됐다. 조형언어는 문자언어에 대응하는 용어다. 문자언어는 지역마다 다르나 최초의 문자는 대개 BC 3000~2000년부터 메소포타미아와 중국에서 쓰기 시작했다. 그 이후 오늘날까지 인간은 문자언어로 역사를 쓰고 문자언어로 대화하고 있다. 그러나 나라마다 문자언어가 다르므로 문자언어 소통에 문제가 많았다. 그런데 지구상에는 인류가 창조한 엄청난 조형예술품이 광대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건축-회화-조각-도자공예-금속공예-복식 등 인류는 조형예술을 끊임없이 창조해 왔다. 조형언어로 쓴 것이 조형예술품이다. 그 ‘조형예술의 조형언어’를 해독하고 나니 조형성과 상징성을 지나치거나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음을 알게 됐다. 미술사학 연구는 대체로 작품을 중심으로 한 역사적 접근이 대부분이었다. 작품 자체의 순수 조형언어를 해독한 지 10년째다. 필자는 이 연재에서 조형언어를 해독해 문자언어로 설명하는 매우 어려운 과제 속에서 분투하고 있다. 조형언어란 말은 이미 학계에서 쓰고 있는데, 선·면·입체 등을 조형언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말하는 조형언어는 전혀 다르다. 인류는 40만년 전부터 조형예술을 창조해 왔는데 놀랍게도 처음부터 조형언어 문법의 엄격한 전개 원리에 따라 조형을 구성하고, 그 구성 요소인 제1영기싹, 제2영기싹, 제3영기싹, 보주 등으로 우주의 영원한 생명 생성의 깊은 상징성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게 됐다. 그런 모든 조형예술은 샤머니즘, 불교, 유교, 도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종교의 세계 건축에서 이루어져 왔다. 그러한 조형예술을 지금 독자들과 함께 해독하며 조형성과 상징성을 밝혀 나가고 있다. 고등종교의 고차원 신앙과 사상을 파악하기를 강조한 것은 바로 조형언어로 신앙과 사상을 조형예술로 창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깊이 잠들어 있었고, 오랫동안 오해로 작품의 가치가 폄하돼 시련에 허덕이던 조형예술을 올바로 해독해 고귀한 자태를 펼쳐 보이고 있다. 인류 문화의 신기원을 여는 일이라 항상 새로운 기쁨과 흥분으로 매일 새로운 태양이 뜨는 듯하다. 이 작업은 인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고, 인류의 역사를 새로 밝혀내는 작업이며, 새로운 미래의 창조 기틀을 마련하는 일이다. 인류의 문화가 새롭게 다시 씌어져야 하는 까닭이다. 문자언어의 시대는 가고 조형언어의 시대가 오고 있다. 필자는 2000년 새로운 시대의 막을 열기 시작했다. 문자언어에 대한 절대적 신앙은 깨지고, 조형언어에 대한 절대적 신앙이 시작됐다. 문자언어는 조작이 가능하고, 거짓말로 쓸 수도 있으며, 사실을 왜곡해 고칠 수도 있지만 조형예술은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 조형언어를 해독함으로써 인류 문화의 지평이 무한대로 넓어진다. 인류는 국제적으로 공통의 조형언어를 지니어 왔음을 알게 됐으며 인류를 평등하게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선다. 인류의 조형언어는 같으므로 각 나라에 맞게 조형언어를 번역할 필요가 없으므로, 배우기 쉬운 조형언어로 세계를 하나로 만들 수 있다. 조형예술에 관한 한 2000년은 신기원의 전후가 될 것이다. 용과 보주와 연꽃을 거쳐 마침내 만병(滿甁)을 만난다. 포항 보경사의 법당 불단에는 용의 입에서 연이은 제3영기싹이 양쪽으로 나오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용은 보주로 대치해 양쪽으로 연이은 제3영기싹 영기문이 생겨나는 것으로 단순화했다(①). 연꽃으로 알고 있는 그 바로 아래는 보주를 머금은 영기꽃 양쪽으로 역시 같은 영기문이 생겨나는 것을 보주로 단순화한 것이다(②). 결국 용과 보주와 연꽃(영기꽃)은 하나가 된다. 실제로 용의 입에서 만물이 나오는 조형을 모두 보여 주기는 어렵다. 보주도 마찬가지고 연꽃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보주와 닮게 만든 것이 만병이다. 보주는 구멍이 있으므로 입을 만들고 굽만 붙이면 항아리, 즉 만병이 된다. 만병은 보주와 마찬가지로 우주의 대생명력이 가득 찬 병이다. 이때 병이란 항아리나, 병이나, 정병이나, 승반이나 모든 그릇 형태를 포함하는 의미로 쓰인 것이다. ●조형언어는 생명생성 상징성 나타내 용과 영기꽃에서 나오는 영기문을 보주로 대치해 단순화시켜 보았다. 그런데 좀 더 분명한 증거로 설득할 조형이 필요하다. 문득 서울 강남구 봉은사의 판전(板殿)을 떠올렸다. 대장경판이 봉안된 전각으로 추사 김정희가 71세 병중에 쓴 절필(絶筆) 현판이 있어서 유명하다. 사람들에게 판전 현판이란 걸작품은 보이나 그 양쪽으로 평방위에 만병이 각각 두 개가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다. 기세 있게 잎으로 전개한 것을 선으로 간략화해 보니 보경사 것과 똑같다(③). 살인적으로 무더운 여름 그 만병을 촬영해 채색 분석하고 보니 이제 마음 놓고 만병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가장 오랜 만병은 인도에서 처음으로 이름을 얻는다. 즉 산스크리트어로 푸르나 가타, ‘가득 찬 병’이라 했을 뿐 무엇이 가득 차 있는지 명시하지 않았다. 우주의 대생명력, 혹은 영기, 혹은 그것을 가시화한 성스러운 물 등 여러 가지로 인식하도록 상징적·조형적 여유와 자유를 둔 것이다. 이 밖에 어느 나라에도 용어는 없다. 이름이 없으니 알아보지 못하고 동서양 모두 꽃병이라고 부른다. BC 2세기 산치 제2탑의 난간에 조각된 인도의 만병을 분석해 보기로 한다(④). ●만병은 우주 대생명력이 가득 찬 병 색이 한 가지인 사암에 조각했으므로 조형을 파악하기 어려우나 채색 분석하면 명료히 밝힐 수 있다. 즉 만병에서 활짝 핀 연꽃과 연봉과 연잎 등이 좌우대칭으로 전개하고, 중앙에 무량보주를 나타냈으며 중앙 맨 위에는 영기문이 자리잡고 있다. 물론 만병에서 화생하는 것은 현실에서 보는 것이 아니고 모두 보주를 발산하는 영기꽃과 관련 있다. 즉 만병에서 무량한 보주가 화생한다는 것을 BC 2세기부터 분명히 보여 준다. 같은 대탑의 다른 예를 보자(⑤). 만병에서 좌우대칭으로 영기꽃, 영기 봉오리, 연잎 등이 뻗어 나오고 있다. 만병 양쪽의 영조(靈鳥)는 만물을 상징한다. 실은 영수(靈獸)나 영조가 표현돼 있지 않더라도 만물이 화생하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고대인의 정신적 수준이 얼마나 고차원적인가. ●서양도 영기문 알았지만 명칭만 없어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만병을 보유하고 있는데 다양하기 짝이 없다. 같은 맥락에서 용의 입에서처럼 인도인이 창조한 만물 생성의 근원인 영수 마카라나 영화된 코끼리의 입에서 영기문이 생겨나는 예도 많다. 중국에도 만병이 많지만 중국화해 인도 것과는 다르다. 베이징 중심에 있는 명·청의 궁궐인 자금성 벽에 놀라운 모습의 거대한 만병이 있다(⑥). 부분을 확대해 보면 더이상 석류가 아니고 제1영기싹의 무수한 변주로 영기문을 전개시키고 있다. 씨방 안에는 보주가 가득 차 있다. 매우 절묘한 조형이라 감탄을 금할 수 없다(⑦). 중국에도 용어가 없으니 모두 꽃병에 석류를 가득 꽂아 놓았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씨방의 보주가 가득 찬 영기꽃이다. 만병에서 엄청난 보주가 쏟아져 나오는 것은 인도의 만병과 맥을 같이한다. 그것을 단순화해 보았다(⑧). 만병에서 제3영기싹 영기문이 세 갈래로 뻗어 나가고 있으며, 각각 끝에 영기꽃이 있으나 그 밖의 만물이 화생할 수 있으므로 특정한 사물을 정할 필요가 없어 만물이라 적어 넣었다. 아름다운 곡선의 영기창에는 제3영기싹 영기문이 연이어져 있는데 이 영기창 안은 무한한 우주 공간을 보여 준다. 그 안의 만병은 우주에 충만한 영기를 상징한다. 우리나라에도 고구려 무덤 벽화 이래 통일신라-고려-조선에 무수히 많지만 같은 맥락이어서 이 글에서는 생략한다. ●로마시대 그림 네 귀서 영기문 전개 그러면 서양에도 만병이 있을까. 6세기 로마시대의 것으로, 레바논의 성 크리스토퍼 대성당의 바닥 중심에 모자이크로 만들었던 510X410㎝ 크기의 거대한 만병이 있다(⑨). 현재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 전시하고 있다. 역시 이름이 없으니 꽃병이라 한다. 꽃병에서 영기문이 나오면서 만물이 화생하는데, 왜 이런 조형이 성립하고 있는지 루브르 박물관의 전공자들은 설명하지 못한다. 네 귀에는 만병이 있는데 각각 색을 달리해 연이은 제1영기싹 영기문을 내고 있는데 덩굴 모양으로 표현했으나 자세히 보면 작은 제1영기싹이 곳곳에 있으며 에너지의 파동이 있다. 서양인들도 영기문을 알고 있었지만 다만 명칭이 없었을 따름이다. 작품을 단순화하니 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었는데, 중국 자금성 것과 원리가 똑같지 않은가(도 10). 주어진 공간과 중심을 향한 영기문 전개로 서로 만나지만, 제1영기싹 영기문이 끝나는 곳마다 온갖 영수와 영조와 인간이 영기 화생하는 장엄한 광경을 보여 준다. 중앙은 십자가, 즉 예수가 부활하는 것을 상징한다. 용의 입에서 나온 보주가 만병에 영기문을 내어 만물을 화생시키는 도상은 동서양이 똑같다. 우리는 이 중대한 진실을 수천 년 동안 알지 못했으므로 가장 근본적인 미술사학의 문제를 문제조차 삼을 수 없었다. 만병에서 만물이 화생하는 것은 용의 입에서 만물이 화생하는 것과 같다. 비록 서양에는 용의 입에서 보주가 나오는 도상은 없지만 동양 못지않은 갖가지 보주가 문명의 발상기부터 등장하며 무량보주도 창조하는 놀라운 조형도 있다. 만병은 용이다. 용의 입에서처럼 만병에서 만물이 화생하는 것은 동서양이 똑같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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