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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뱃갑 그림’ 브라질 흡연율 12%↓… 의료비 최대 4조원↓

    ‘담뱃갑 그림’ 브라질 흡연율 12%↓… 의료비 최대 4조원↓

    시각 민감한 청소년에 효과 클 듯 담배 매력도 낮춰 흡연 인구 줄어 호주, 브랜드 없이 경고그림만 써 후두암에 걸려 목에 구멍을 뚫은 남성, 암 덩이를 입에 문 구강암 환자, 가족을 두고 조기 사망한 아버지. 31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흡연 경고그림 시안은 흡연으로 발생할 수 있는 충격적인 상황과 질병을 한 컷에 담았다. 지난해 10월 각계 전문가로 경고그림 제정위원회가 구성돼 수차례 아이디어 회의를 거친 끝에 나온 국내 첫 담뱃갑 경고그림이다. ‘폐암에 걸릴 확률 26배 상승,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 ‘흡연으로 인한 조기사망! 당신의 아이를 홀로 남겨 두겠습니까’ 등 경고 문구도 지금보다 한층 구체화됐다. 사람에 따라 입맛이 떨어질 정도로 혐오스러운 사진도 있지만 외국보다는 상대적으로 혐오감 정도가 낮다. 경고그림위원회가 시안 확정에 앞서 국내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외국 경고그림의 혐오감 정도에 평균 3.69점(5점 만점)을 줬다. 반면 우리나라 경고그림 가운데 혐오감 점수가 가장 높은 그림은 이보다 0.39점 낮은 3.30점이었다. 전문가들은 그래도 경고그림이 흡연율을 떨어뜨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고그림제정위원회 위원인 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경고그림이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담배 제품의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입증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2001년 세계 최초로 경고그림을 도입한 캐나다는 흡연율이 24.0%에서 2006년 18.0%로 크게 줄었다. 브라질의 성인흡연율은 34.8%(1989년)였으나 2002년 경고그림을 도입한 뒤 22.4%로 감소했다. 이 밖에 터키는 흡연율이 2008년 43.8%에서 2012년 37.3%로, 영국은 2001년 27.0%에서 2011년 19.1%로 줄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09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고그림이 도입되면 의료비가 절감되고 사망 감소에 따른 가치가 올라 최소 3000억원에서 최대 4조원까지 순수 편익이 발생한다. 경고그림의 금연 유도 효과가 이렇게 막강한 것은 담배 회사의 광고와 판촉까지 일부 억제할 수 있어서다. 잘 디자인된 담뱃갑은 담배 회사의 핵심적 마케팅 수단으로, 담배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시키고 구매욕을 자극한다. 여기에 혐오스러운 경고그림이 들어가면 흡연자의 금연을 유도하고 비흡연자 중에서도 특히 디자인에 민감한 청소년의 흡연 시작률을 줄일 수 있다. 호주는 이에 더해 2012년부터 모든 담배 브랜드의 담뱃갑에 브랜드나 디자인을 노출하지 않고 대신 경고그림과 문구, 색상까지 올리브색으로 통일한 ‘플레인 패키징’을 도입했다. 디자인 요소를 아예 제거한 것이다. 담뱃갑 경고그림을 도입한 국가는 80개국이며 올해 말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해 101개 국가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공계 취업 바늘구멍 뚫기 ‘인문학 소양을 갖춰라’

    이공계 취업 바늘구멍 뚫기 ‘인문학 소양을 갖춰라’

    서울 소재 기계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박 모씨는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취업 준비 자체가 스트레스의 요인이기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졸업을 패스하기 위한 외국어 점수. 박 씨의 학교는 토익 600점을 넘겨야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지만 고등학교를 졸업 한 이후로 영어는 쳐다 보지도 않은 박 씨에겐 난공불락의 점수였다. 박씨는 “대학교 1학년 때 받았던 교양 수업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F학점을 받고 재수강을 한 적이 있었다”며 “졸업 전까지 영어 실력을 쌓고 싶었지만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 급급해 영어 공부는 뒷전으로 미뤄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국내 기업의 구조가 이공계 인력 위주로 짜여 이공계 학생들의 취업난이 인문계 학생들에 비해 덜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있음에도 불구, 이공계 학생들은 외국어나 사회 현상 등 인문학 소양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대기업 입사의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공계 학생들은 ‘취업 회전문’을 겪으면서 더욱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즉 대기업 낙방 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공무원 시험에서 떨어진 경우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한 공대 교수는 “이공계 학생들 중 고등학교 이후로 영어에 손을 뗀 학생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영어는 이공계 학생들에게 입시 비중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며 “근대 이후의 학문이 전문화 되면서 과학문명과 학문의 깊이는 발전했을지 몰라도 급변하는 정보화 사회 앞에서 그 한계를 맞은 만큼 앞으로의 학문은 이공계와 인문계의 융·복합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취업뿐만 아니라 더불어 군복무, 대학원 등 곳곳에서 이공계생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인문학으로 인해 대학 내에서도 이공계 학생의 인문학 소양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외대는 BME(바이오메디컬공학부), GBT(Global Business & Technology) 학부를 신설했다. 글로벌 선도 대학으로서 외대만의 고유 가치인 어문학과 지역학을 기반으로 이공학문을 융합하여 취업뿐만 아니라 세계 속에서도 인정 받은 글로벌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다는 것이 한국외대 측의 설명. 한국외대 관계자는 “앞으로 이공계 학생들이 인문학적 소양 위에 핵심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대학 내 지속적인 융·복합 프로젝트를 확대,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는 뜻을 밝혔다. 한국외대를 비롯한 융·복합 학과들이 대학 내 지속적으로 개설되게 될 때 이공계 학생들의 ‘인문학 울렁증’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취업난 해소에도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왼쪽 오른쪽~” 하늘나는 ‘사이보그 딱정벌레’ 개발

    “왼쪽 오른쪽~” 하늘나는 ‘사이보그 딱정벌레’ 개발

    영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장면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최근 미국 버클리 대학과 싱가포르 난양공대 연구팀은 살아있는 딱정벌레를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소위 ‘사이보그 딱정벌레’를 개발했다는 논문을 발표해 관심을 끌고있다. 지난해 공개된 연구성과 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이번 결과는 한마디로 인간이 딱정벌레를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것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딱정벌레가 짊어진 배낭과 뇌와 다리, 날개 등 각 기관에 부착된 전극에 있다. 실험자가 컴퓨터로 신호를 보내면 딱정벌레에 설치된 작은 컴퓨터와 같은 배낭에서 이 신호를 수신한 후 각 전극에 전달한다. 이 전극이 딱정벌레와 뇌와 각 기관을 자극해 실험자가 딱정벌레의 움직임을 통제할 수 있는 원리다. 연구팀은 이 실험을 통해 딱정벌레의 이륙부터 착륙, 오른쪽, 왼쪽 방향 전환 등에 모두 성공했다. 연구팀이 딱정벌레의 사이보그화를 시도하는 이유는 있다. 사람이 가기 힘든 조난 지역, 재난 현장 등을 수색하는데 있어 딱정벌레가 유용하기 때문이다.  난양공대 히로사카 사토 교수는 "실험을 통해 딱정벌레의 속도까지 통제할 수 있었다"면서 "이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드론이 할 수 없는 작은 구멍이나 돌 틈까지 수색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 이들 외에도 세계 각 대학들은 곤충의 사이보그화를 연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대상이 바로 극강의 생명력을 자랑하는 바퀴벌레다. 지난해 미국 텍사스 A&M 대학 연구팀은 원격조종이 가능한 바퀴벌레를 개발한 바 있다. 마치 로봇처럼 인간이 원격으로 살아있는 바퀴벌레를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이 기술은 안테나와 관련된 바퀴벌레 신경에 전극을 심어넣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또한 2년 전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도 사이보그 바퀴벌레를 공개한 바 있다. 이 바퀴벌레는 소형 마이크로폰을 달고있어 소리가 나는 곳을 알아서 찾아간다. 또한 일본 오사카 대학 역시 사이보그 바퀴벌레의 시발이 될 생체 연료전지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암컷을 이빨로 콱…상어의 잔인한 짝짓기

    암컷을 이빨로 콱…상어의 잔인한 짝짓기

    프랑스 출신 전문 수중카메라맨이자 야생사진가 얀 휴버트(Yann Hubert)가 지난 2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과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영상이다. 공개된 영상에는 수컷과 암컷 상어의 격렬한 짝짓기 모습이 담겼다. 사나운 성격을 가진 녀석들의 짝짓기는 짝짓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다소 잔인하다. 수컷은 암컷의 지느러미를 깨물고는 생식기에 해당하는 교미기(交尾器)를 암컷의 생식 구멍 가까이 들이대 정자를 전달한다. 이처럼 상어의 짝짓기는 암수가 휘어 감기듯 포옹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교미 시 수컷이 암컷의 지느러미를 물기 때문에 수컷의 이빨은 암컷의 이빨보다 강하며 암컷의 지느러미는 수컷의 지느러미보다 두 배 이상 두껍고 질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상어는 배 지느러미 좌우로 돌기 형태로 된 총 2개의 교미기를 가지고 있으며, 교미기에 바닷물을 채워 암컷의 생식기에 정자가 섞인 바닷물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체내수정한다. 사진·영상=yann hubert/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핫뉴스] 카멜레온 문어 단숨에 낚아채는 가오리▶[핫뉴스] 암컷 놓고 결투 벌이는 수컷 동부갈색뱀
  • [新전원일기] 김양래 영농조합법인 ‘티움’ 대표

    [新전원일기] 김양래 영농조합법인 ‘티움’ 대표

    씨앗을 심어 싹을 틔워 본 적이 있다. 충북 진천군 이월면 노원리에 위치한 영농조합법인 ‘티움’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떠오른 장면은 초등학교 시절, 학기 초 교실 창가에 한 줄로 늘어서 있던 작은 화분들이었다. 1.5ℓ짜리 페트병을 반으로 잘라 구멍을 내어 화분을 만들고 씨앗을 심으면서 한껏 들떴지만, 여린 새순이 흙을 뚫고 빼꼼 얼굴을 내민 순간의 감격은 오래가지 않았다. 교실 안의 화분 대부분이 시들면서 죽어 나갔다. 분갈이나 옮겨심기를 할 만큼 잘 자란 모종은 몇 줌 되지 않았다. 어릴 때나 지금이나 화분 하나 키우는 데도 서투른데 연간 2500만 포기의 모종을 길러내는 사람의 면면은 어떨지 궁금했다. 한 해에 무려 2500만개의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이가 아닌가. “종자의 싹을 틔우고 튼튼한 모종을 길러내는 것을 ‘육묘’(育苗)라고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여다보아야 하고 온도나 습도 조절도 얼마나 까다로운지 몰라요. 새싹, 어린 모종일 때 가장 예민한 시기이거든요.” 학급 화단 조성에 실패했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꺼내자 ‘티움’의 김양래(42) 대표는 “원래 농사 과정 중 모종 키우기가 가장 손이 많이 가고 어렵다”며 웃었다. 대부분의 농민들이 모종을 구입해 쓰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 한 해 농사의 운명은 ‘될성부른 떡잎’부터 결정된다 과거에는 농민들이 모종을 직접 기르거나 소규모 종묘상에서 사다 쓰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전문 육묘업체에서 모종을 공급받아 정해진 날짜에 정식(定植·모종을 밭에 내어다 제대로 심는 일)하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한 해 농사의 첫걸음이 이곳 육묘장에서 시작되는 셈이다. “육묘의 분업화는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육묘는 손이 많이 가고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한 영역인데 일손이 부족한 농가에서 독자적으로 진행하기는 어렵죠. 전문 육묘업체로부터 양질의 규격 모종을 구입하는 것이 농산물의 품질도 높이고 생산 비용도 아끼는 데 더 유리하죠.” 이제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속담은 수정되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고추묘 심은 데 고추 나고, 오이묘 심은 데 오이 난다’는 말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육묘장 면적은 1997년 20㏊에서 2014년 196㏊로 10배나 확대됐다. 2003년 미국 위스콘신주립대 컴퓨터공학과에서 유학하던 중 귀국한 그가 진로를 바꿔 고향에서 육묘 농업에 종사하게 된 계기도 이 분야의 전망을 밝게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도 부모님처럼 농업에 종사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한다. 여느 젊은이들처럼 지루한 농촌 생활을 탈피해 도회지에서의 삶을 꿈꾸었다. 결국은 돌고 돌아 처음 그 자리에 다시 선 것이다. 김 대표가 설립한 티움 육묘장은 육묘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성장세를 보여 주었다. 아버지의 고추 육묘장을 맡은 지 13년 만에 연 매출 5000만원에서 30여억원을 자랑하는 영농조합법인으로 발돋움했고 육묘장 규모도 2600㎡에서 1만 3000㎡까지 커졌다. 직원도 20명으로 늘었다. 지금은 김영주(48), 손형민(47), 박광훈(47) 이사를 동업자로 영입해 함께 일하고 있다. 그에게 성공 비결을 묻자 농업 성패를 결정 짓는 것은 마케팅이라는 의외의 대답이 돌아온다. 판로 개척과 영업망 구축에 가장 신경 썼다는 김 이사는 현재 티움의 모종을 판매하는 대리점을 전국에 80곳을 두고 있다. “아무리 모종을 잘 길러 봤자 뭐해요. 남들이 그걸 모르면 제값을 못 받는 거잖아요.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를 가리지 않고 각 지역의 농민들을 찾아가 막걸리를 대접하면서 우리 회사가 키운 모종의 우수성을 알렸고 인근의 5일장을 돌면서 가정원예용 모종을 직접 팔았어요. 홍보와 판매 수익을 동시에 기대한 거죠.” 김 대표 특유의 친화력도 판매 과정에서 큰 몫을 했다. 일면식조차 없는 연세 많은 농민들에게도 형님, 누님 하며 스스럼없이 다가가 농사에 관한 고민을 나누었다. 모종을 키우듯 사람들 간 관계의 싹도 정성껏 가꿔야 한다는 것을 일찌감치 알았던 것이다. # 정직하게 생산하고, 공격적으로 판매하라 세련된 남색 재킷을 걸치고 요즘 유행하는 스키니 스타일의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은 채 능수능란한 입담으로 성공 이야기를 늘어놓는 김 대표의 모습은 순박한 농장 대표 혹은 영농후계자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김 대표는 트렌디한 패션 감각 못지않게 소비자들의 요구를 파악하는 감각도 빨라 보였다. 2012년 국내 최초로 신세계백화점에 엽채류 모종을 패킹해서 가정용 ‘키움 채소’를 납품하게 된 것도 시장의 수요를 예민하게 간파한 덕이 컸다. 가정에서 가장 선호하는 세 가지 종류의 쌈채소 모종을 일회용 용기에 담아 판매하기 시작한 것. 김 대표의 아이디어로 백화점에 입점한 ‘키움 채소’는 1차 출고 제품이 진열되자마자 전량 매진될 정도로 성공적인 판매고를 올렸다. 모종의 품질만 강조하는 것은 ‘촌스러운’ 사업 방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그의 말에 처음에 반감이 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농사 자체가 원래 촌에서 이뤄지는 ‘촌스러운’ 일이 아닌가. 그러나 생산 공정이 꼼꼼하게 이뤄지고 있는 육묘장 곳곳을 둘러본 후에야 깨달았다. 고품질의 모종은 기본 조건이라 언급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 김 대표의 농업 철학이라는 것을. 1년 내내 17~25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온실 안에 들어서니 바깥의 매서운 꽃샘추위가 무색하리만큼 후끈한 온기가 얼굴을 감쌌다. 파릇파릇하게 올라오는 새싹부터 굵직한 줄기와 푸르른 이파리를 펼친 채 싱그러운 내음을 풍기는 출하 직전의 모종까지, 크기별 품종별로 구획을 나눠 자라고 있는 모종들의 자태는 누가 봐도 싱싱하고 건강하다고 치켜세울 만했다. 수만개의 트레이 안에서 열을 맞춰 싹을 틔운 푸른 모종이 8590㎡ 규모의 유리온실을 가득 채운 모습에서 완연한 봄기운이 전해졌다. 드넓게 펼쳐진 초록 새순의 향연에 눈의 피로가 씻겨가는 기분이었다. 연간 이곳에서 생산하는 모종의 종류만 100여종이고 주력 상품인 배추가 2000만 포기, 수박·오이·토마토 등 접목묘 생산량이 200만 포기 이상에 달한다. 농가 중심의 시설원예 외에 가정원예 사업 진출에 많은 공을 들인 이래 국내 육묘 사업장 중 가정원예 분야 1위 매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비결도 각 가정에 적합한 다양한 모종을 공급할 수 있었던 덕이다. 양질의 모종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그가 가장 신경 쓴 것은 최첨단 설비 구축이었다. 특히 2013년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에서 7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유리온실, 공기열 보일러, 발아실, 자동화시설, 파종기, 온풍기 등을 갖추면서 안정적인 생산 시스템을 확보하게 되었다. 최첨단 설비가 갖추어지더라도 기르는 사람의 정성 없이는 건강한 모종을 생산하기 어렵다. 날씨에 따른 미묘한 온도와 습도 조절, 접목과 선별 등의 작업은 사람 손을 거치지 않을 수 없다. 온실 한쪽에서 선별 작업을 돕고 있던 김 대표의 어머니 이영복(73)씨는 “모종이 제대로 컸는지, 당장 출하할 수 있는 수준인지, 좀더 키워서 내보내야 할지 점검하는 선별 작업은 기계가 대신할 수 없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씨는 부모의 육묘장을 이어받아 잘 키워낸 막내아들이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짠하다고 했다. “일이 바빠 얼굴이 많이 상했어요. 사업 초기에는 하루에 두 시간밖에 못 잤죠. 요즘도 새벽 4시 30분이면 아들이 육묘장에 나와 작물들을 꼼꼼히 둘러봐요.” 그의 육묘 사업이 성공 가도만을 달려 온 것은 아니다. 2008년 생산 능력을 초과한 주문이 밀려들자 일부를 외주에 맡기면서 발생했던 문제들은 신뢰와 사후 관리의 중요성을 뼈아프게 체험한 계기가 되었다. 외주업체에서 전달받은 모종의 질이 나빠 농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가장 악성이라고 불리는 병충해들만 골라서 나타났어요. 오이와 수박에서 흑성병이라고 하는 세균성 반점들이 생겨났죠. 한 해 농사를 망쳤으니 책임지라고 호통을 치는 농민들에게 깊이 사과하고, 어떻게든 다시 살려 놓겠다는 일념으로 매일 그분들 밭에 나갔어요. 사업은 제쳐 둔 채 3개월 동안 제 돈 들여 약 쳐 드리고, 일용직을 고용해 함께 일하면서 병충해 관리에 매달렸죠. 다행히 병충해도 깨끗이 치료되고 그해 오이와 수박 값도 괜찮아서 농가 소득에 피해가 가지는 않았습니다.” 육묘장의 존폐를 고민해야 할 정도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사후 처리 과정에서 보여 주었던 진정성 있는 노력이었다. ‘티움’이라는 이름을 믿고 제품을 사가는 고객들의 믿음을 절대 배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배운 셈이다. 모종을 밭에 제대로 심고 난 이후 농가를 돌면서 실제로 농사가 잘되고 있는지 살피고, 애로 사항에 귀 기울이는 것도 사후 관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어서다. # 외제차 타고 골프 치는 부농(富農) 더 늘어났으면 “저희 모종으로 농사를 지어서 돈 벌었다는 농민들의 인사를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농업이 더 발전하고 농가 소득이 높아져야 저희 사업도 더 발전할 수 있겠지요. 돈을 많이 버는 농민들이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김 대표는 실제로 돈을 잘 번다. 수입을 연봉으로 따지면 3억원 정도다. 고급 외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고, 브랜드 옷을 입고, 골프를 쳐도 무리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젊은 나이에 성공을 거둔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육묘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전문화된 농업 분야이므로 고수익을 얻는 것이 당연하다는 대답이 명쾌하게 돌아온다. “농민은 왜 돈을 밝히면 안 됩니까. 저처럼 골프 치고 외제차 타는 농민들이 앞으로 더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이제 농가에서는 씨앗을 직접 심지 않는다. 경칩, 춘분 즈음이면 ‘기름진 밭 가리어서 봄보리 많이 심고 / 목화밭 되갈아 두고 제때를 기다리소 / 담배 모종과 잇꽃 심기 이를수록 좋으리라(중략) / 뿌리를 다치지 말고 비 오는 날 심으리라’ 하고 노래하던 ‘농가월령가의 시대’는 갔다. 그러나 첨단 농법과 기술이 도입되어도 여전히 많은 농민들은 어렵게 산다. 농가들이 적자에 허덕이거나 파산하면서 모종값을 제대로 받지 못할 때 가장 안타깝다는 김 대표. 본인의 성공 사례가 다른 농민들이 마케팅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농민들과 함께 살고 죽는 운명을 타고난 육묘업자의 간절함을 담은 당부였다. ■글쓴이 소설가 김유담 본명 김현경(33). 부산 출생. 연세대 국문과 졸업.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핀 캐리’로 등단
  • 본지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한국신문상

    한국신문협회(회장 이병규)는 28일 ‘2016년 한국신문상’ 기획·탐사보도 부문 수상자로 서울신문 김상연·이두걸·유대근·송수연 기자의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시리즈를 선정했다. 협회는 “대한민국 상위 1%의 부유층과 절대 빈곤층의 삶을 대비시켜 밀도 있는 내용을 장기적으로 보도했으며 특히 상·하류층 양극단의 생활상을 기자가 직접 체험해 보도하는 체험 저널리즘을 본격 개척했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이 밖에 뉴스·취재 부문에 동아일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사위의 마약투약 사건 수사 및 재판 봐주기 의혹 추적’, 광주일보 ‘호남선 KTX 차체 파손 구멍난 안전’이 선정됐다. 기획·탐사보도 부문에서는 서울신문과 함께 국제신문 ‘절망하는 이에 희망을’ 시리즈 보도가 뽑혔다. 시상식은 다음달 6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 [생생영상] 중국 아파트 건설현장 기둥 파보니…모래가 주르륵

    [생생영상] 중국 아파트 건설현장 기둥 파보니…모래가 주르륵

    최근 대만 두부빌딩 건물 벽의 ‘양철깡통’ 논란에 이어 중국에서도 아파트 부실시공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Liveleak.com)에는 최근 중국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의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 속 남성은 기다란 플라스틱 파이프를 이용해 아파트 콘크리트 기둥을 파낸다. 금세 기둥에 구멍이 뚫리고 파낸 자리 모래들이 바닥으로 ‘주르륵’ 떨어지기 시작한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파내어지는 기둥의 모습이 부실시공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낸다. 이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확실한 부실 공사네요”, “아무리 중국이지만 너무합니다”, “저런 곳에 사람이 살 수 있을까요?” 등 믿을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영상= Live Leak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핫뉴스] 엘리베이터 문 발로 차다 추락한 중국男 ▶[핫뉴스] 살아있는 푸들 삼키는 애완 비단뱀…바라만 본 주인
  • 그루밍족 지갑 열어라 고가 서비스로 차별화

    그루밍족 지갑 열어라 고가 서비스로 차별화

    포시즌스 이발소 ‘헤아’ 면도 6만6000원 패션과 미용에 투자하는 남성을 뜻하는 ‘그루밍족’이 늘어나면서 고가의 남성 패션과 관련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대표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에서 최고급 슈트(정장) ‘LS 200’을 출시했다고 27일 밝혔다. 가격은 300만원으로 일반 갤럭시 슈트에 비해 2배 이상 비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그루밍족의 구매력이 높아지자 경쟁 제품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고급화 전략에 집중했다. LS 200이 고가인 이유는 최고급 원단에 200수로 제작됐기 때문이다. 다른 슈트에 비해 부드럽고 가벼운 게 특징이다. 이현정 갤럭시 디자인실장은 “호주산 최고급 메리노 양털의 어깨 부위 털로만 제작된 소재와 기술력은 물론 장인의 손길까지 가미된 최고급 슈트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LS 200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이 특히 고급스러운 이유는 부분마다 수작업으로 포인트를 줬기 때문이다. 플라워홀(왼쪽 라펠 상단 부분에 20㎜ 정도의 작은 구멍), 바르카(앞가슴쪽 주머니), 외부 시침(어깨, 소매트임, 사이트 벤트) 등 8곳을 직접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만들었다. 명품 브랜드의 남성 단독 매장도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디젤의 최고급 라인인 ‘디젤 블랙 골드’가 지난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남성 단독 매장을 열었다. 서울, 수도권 지역으로는 첫 매장이자 지난해 8월 롯데 부산점과 대전점에 이은 세 번째 매장이다. 디젤 블랙 골드가 다른 브랜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하고 개성 있는 남성용 가죽 재킷, 바이커 진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남성 단독 매장을 확대하게 됐다고 디젤 측은 설명했다. 패션뿐만 아니라 미용에서도 남성을 위한 고가 서비스가 눈에 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로 유명세를 떨친 포시즌스호텔 서울은 최근 9층에 남성 전용 이발소 ‘헤아’(HERR)를 입점시켰다. 이곳에서는 단순히 이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 고객들의 얼굴과 체형을 고려해 맞춤형 헤어스타일을 제공한다. 이용객은 이발과 영국식 정통 습식 면도를 받으면서 싱글 몰트 위스키를 즐길 수 있고 호텔 바에서 제공하는 칵테일도 추가 주문해 마실 수 있다. 헤아의 가격대는 일반 미용실보다 2~3배 정도 높다. 면도는 세금 포함해 6만 6000원, 커트는 7만 7000원이다. 면도와 커트를 함께 제공하는 풀서비스는 13만 2000원, 염색은 18만 7000원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선대위 체제로 전환… 각 당 목표 의석수 및 최대 승부처

    선대위 체제로 전환… 각 당 목표 의석수 및 최대 승부처

    ■새누리 “야당 심판…150석+α” 수도권 11곳 더 잡아야 ‘과반 사수’ 4·13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최대 승부처는 전체 지역구(253석)의 48.2%인 122석이 몰려 있는 수도권이다. 당 관계자는 27일 “여야 각각의 텃밭인 영·호남권을 제외하고 수도권과 충청권의 판세에 따라 전체적인 승패가 엇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 10석이 늘면서 분구 지역 의석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은 지역구 재획정 및 비례대표 감소로 인한 의석수 ‘핸디캡’을 수도권에서 만회해야 한다. 우선 전통 강세 지역인 영남·강원권이 각각 49석에서 47석, 9석에서 8석으로 총 3석이 줄었다. 비례의석도 54석에서 47석으로 7석 감축되면서 새누리당은 현재 27석에서 최소한 8석 이상 줄어들 것으로 당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소한 11석 이상을 수도권·충청권에서 추가로 얻어야 19대 국회 의석수(158석)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새누리당 분석이다. 현재 48석 중 17석을 가진 서울은 종로와 용산, 서대문갑·을, 노원병 등이 격전지로 거론된다. 정치 1번지인 종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5선인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맞대결에서 오 전 시장이 앞서 나가고 있다. ‘박근혜 키즈’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과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혼전 중인 노원병은 앞으로 2주간 민심 변화가 관건이다. 5번째 리턴 매치가 이뤄질 이성헌 전 새누리당 의원과 우상호 더민주 의원의 서대문갑도 승부처다. 합구된 중·성동갑, 중·성동을은 기존 3개 지역(중구, 성동갑, 성동을) 모두 더민주 차지였지만 새누리당이 이번에 탈환을 노리고 있다. 전·현직 여당 의원의 탈당과 다야(多野) 구도가 맞물린 지역도 관심거리다. 이재오 의원과 야권 3당 후보가 모두 출격한 은평을, 안대희 전 대법관과 강승규 전 의원이 여당 지지표를 나눠 가진 마포갑 등이다. 여당이 22석을 가진 경기도는 52석에서 60석으로 8석이 늘어났지만 험지 위주로 분구된 데다 ‘바람의 지역’인 만큼 여당에 호락호락하지 않다. 특히 ‘용·수·성’(용인·수원·성남) 벨트 지역구 13곳에 이목이 집중된다. 경기도 인구(1280만명)의 4분의1인 313만명에 육박한 이 지역은 수원·용인이 1석씩 늘어나 11석에서 13석으로 증가했다. 기존 11개 의석 중 새누리당은 수원 2석, 용인 2석, 성남 3석 등 7석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당 관계자는 “신설된 수원무, 용인정이 야당 강세 지역이고, 수원도 여당 현역들이 접전 중이라 5석 중 수원병 정도만 비교 우위를 보이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13석 중 6석으로 오히려 쪼그라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충청권은 24석에서 26석으로 2석 늘었지만 추가 의석을 얻기 쉽지 않아 보인다. 천안·유성이 분구됐지만 험지인 도심 지역이어서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예상 의석수는 비례를 포함, 최소 150석에서 최대 160석 전후까지 예측된다”며 “야당의 박근혜 정부 심판론에 맞서 민생 정책을 번번이 발목 잡았던 야당 심판론으로 맞설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더민주 “경제 심판…130석+α” 수도권 100곳 경합…107석 관건 더불어민주당은 대외적으로 ‘130석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바뀐 시점의 의석수인 107석을 총선 승패의 기준점으로 보는 분위기다. 당장 비례대표 의석수가 대폭 줄어드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107석만 유지해도 다행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 취임 이후 컷오프(공천 배제) 탈당자들이 나오면서 현재 더민주의 의석수는 102석이다. 더민주는 과거 지지층 결집 효과를 기대했던 정권심판론 대신 경제심판론을 내놓으며 중도층 공략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27일 “당초 130석을 목표로 해 왔지만 말씀드리기는 어려우나 쉽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유세 초반 수도권~충청~호남으로 이어지는 서부벨트에 공을 들이고 있다. 26~27일 광주·전남을 방문한 김 대표는 28일 대전·충북을 찾아 중원의 부동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관건은 역시 수도권이다. 더민주는 19대 총선에서 서울·경기·인천에서 65석을 얻어 새누리당(43석)을 앞지르는 등 그나마 선전했지만, 20대 총선에서는 ‘일여다야’ 구도 등으로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정 단장은 수도권 판세와 관련, “수도권 122석 가운데 100석가량이 경합 지역이 될 수 있다”며 “야권이 분열되면서 경합 지역이 굉장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진영 의원의 합류로 마포~용산~성동~광진으로 이어지는 ‘강변북로 벨트’의 완성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반면 용산에서 다시 패할 경우 한강 아래로 내려오는 여당의 기세가 더욱 커질 수 있다. 현역 의원 공천 탈락으로 새 인물이 투입된 성북을, 도봉을, 마포을, 강서갑 등의 성적도 변수다. 금태섭 변호사가 더민주 후보로 출마한 강서갑은 탈당한 신기남 의원이 ‘민주당 간판’으로 나오는 등 일부 지역에서 현역 의원들과의 관계가 말끔히 정리되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용산과 노원갑을 제외한 강북 모든 지역을 ’노란색’으로 싹쓸이했던 19대 때와 달리 자칫 강북에서 ‘빨간색’이나 ‘녹색’으로 듬성듬성 구멍이 난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호남은 국민의당과의 진검승부가 불가피하다. 특히 광주에서 더민주는 8개 선거구에 신인을 대거 공천했고, 국민의당은 현역 의원 4명이 공천을 받아 호남 정치의 적자를 둘러싼 ‘신인 대 현역’ 간 전선이 확연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하지정맥류 실손보험 제외’ 의료계 반발

    금융 당국이 종아리, 허벅지에 새파란 핏줄이 비치거나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 치료를 실손보험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의료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흉부외과학회와 대한흉부외과의사회는 최근 ‘하지정맥류 약관 개정 공동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정부에 규정 재개정을 촉구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에 있는 정맥이 늘어나 피부 밖으로 돌출되는 질환으로 심하면 통증, 부종, 경련, 궤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전통적인 하지정맥류 치료는 사타구니와 무릎 아래 몇 군데 피부를 절개하고 병든 조직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부터는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주삿바늘로 1~2㎜ 크기의 구멍을 내서 정맥 안에 레이저나 고주파를 넣고 강한 열로 병든 정맥을 태우거나 굽는 혈관 레이저 폐쇄술, 고주파 혈관 폐쇄술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1월 금융감독원은 실손보험 표준약관을 개정해 올해 신규 가입자의 레이저·고주파 수술을 보험 혜택에서 제외했다. 국민건강보험 적용 대상인 절개수술(상부결찰 및 광범위정맥류 발거술)만 실손보험 대상으로 인정하고 건보 비급여로 분류된 혈관 레이저 폐쇄술, 고주파 혈관 폐쇄술 등은 단순 미용치료로 판단해 실손보험에서 제외한 것이다. 일부 병원의 과잉 진료와 값비싼 수술법 권장이 실손보험료 인상의 원인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오태윤 대한흉부외과학회 상임이사는 “폐 질환자를 수술할 때 조그만 상처를 내는 복강경은 미용 목적이기 때문에 목에서부터 배까지를 절개하는 수술을 하라고 강요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김성철 대한흉부외과의사회 총무이사는 “레이저 수술법이 절개수술보다 출혈이나 혈종 발생이 4배, 상처 감염은 6배 그리고 신경 손상은 2배로 낮다”며 “고주파 수술 역시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평균 3일로 절개법(12.5일)보다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정맥학회에서도 열로 치료하는 수술법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한다”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수술법을 두고 절개수술만 고집한다면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독자의 소리] 운전자 위협하는 봄철 ‘포트홀’/정정식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포근한 날씨에 새싹과 꽃들이 피기 시작하는 봄이다. 그러나 봄철 해빙기에는 방어운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봄철 도로면은 해빙으로 인한 크고 작은 ‘포트홀’이 많이 생겨 평소보다 훨씬 위험하다. 포트홀이란 도로 표층이 떨어져 나가 냄비처럼 구멍이 파인 것을 일컫는 토목용어다. 포트홀은 폭설이 내리는 겨울철이나 여름 장마철 폭우 지역에 많이 발생하지만 해빙기에 특히 많이 생겨 운전자에게 큰 위협을 준다. 포트홀이 위험한 이유는 운전자가 포트홀을 발견하고 급차선 변경이나 급제동, 타이어 파손으로 인해 교통사고를 유발하게 된다. 포트홀에 빠진 경우 충격으로 차량 내부에 문제가 생겨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도로 위 지뢰인 포트홀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운행 전 타이어의 마모 상태와 손상 여부를 확인하고 방어운전을 해야 한다. 운전하다 포트홀을 발견하면 당황해 급차선 변경, 급제동 등을 하지 않도록 올바른 운전 습관을 길러야 한다. 뒤따르는 차량에는 즉시 위험 신호를 알려 줘야 하고, 관할 도로관리사업소에 신고해 신속한 복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포트홀로 인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차량을 갓길로 이동시켜 2차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 국가 배상 등을 고려해 차량파손 부위와 도로 정비불량 상태는 반드시 사진을 찍어 놓아야 한다. 정정식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 中 불량 백신 유통…커지는 은폐 의혹

    中 불량 백신 유통…커지는 은폐 의혹

    중국이 불량 백신 공포에 떨고 있다. 전국 병의원에서 냉장 보관되지 않고 유효기간까지 지난 백신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주범이 잡힌 지 1년이 지나서야 사건이 밝혀져 은폐 의혹까지 불거졌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23일 불량 백신 유통 사건과 관련해 “약품 관리의 큰 구멍이 드러났다”면서 “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 위생계획생육위원회, 공안부 등은 오는 주말까지 사건의 전모를 파악해 인민들에게 소상히 밝히고 관련자 전원을 일벌백계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 최고인민검찰원은 산둥성 공안국이 맡아 온 이 사건을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 총리가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은 부모들 사이에서 “수입 백신이 아니면 아기 예방접종을 할 수 없다”는 등 중국 약품 관리 체계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지난 18일 온라인 매체 펑파이가 산둥성 의사 출신 팡(龐)씨 모녀가 2010년부터 저온 보관 규정을 지키지 않은 5억 7000만 위안(약 1000억원) 규모의 불량 백신을 중국 24개 성·시에 유통해 온 사실을 폭로하면서 드러났다. 산둥성 공안 당국은 팡씨 모녀에게 백신 원료를 납품하거나 백신을 구매해 유통한 300여명의 명단을 공개했으며 이 중 40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팡씨의 창고에서는 어린이용 뇌막염, 수두, 소아마비 백신과 성인용 유행성독감 등 총 25종의 백신 100여 상자가 발견됐다. 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은 “백신의 생산 과정에선 문제가 없었던 만큼 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부작용이 크지는 않다”면서 “다만, 항체 생성 효과가 없기 때문에 정부가 지정한 병의원에서 새로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못 믿겠다”는 반응이다. 더욱이 팡씨 모녀가 이미 지난해 4월 검거된 것으로 드러나 정부가 이를 은폐하려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에서 약품 감독을 책임지고 있는 쑨셴쩌(孫咸澤) 부국장(차관급)이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 당시 식품 감독을 담당한 장본인이어서 그를 해임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창조경제혁신세터 1년 점검해 보니] 삼성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창조경제혁신세터 1년 점검해 보니] 삼성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삼성 직원 30명 센터에 상주 스마트 팩토리 사업 지원 지난 22일 경북 경산 진량공단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회사 전우정밀. 1만 3200㎡(약 4000평) 규모의 공장 내부 한쪽에는 에어백 인플레이트 부품 검사 기기가 불량품을 걸러내느라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에어백이 작동하도록 화약을 터뜨리는 역할을 하는 이 제품에는 곳곳에 수십개의 미세한 구멍이 촘촘히 뚫려 있어야 한다. 사람의 눈으로 완성품을 검사할 때는 100만개 제품당 13개가량의 문제 제품이 나왔지만 지난해 상반기 자동화 검사 기기를 도입한 이후에는 불량률이 0%로 떨어졌다. 전우정밀 김동진 사장은 “삼성전자 직원 4명이 10주간 상주하면서 작업환경 개선, 직원 의식 개혁, 공장 자동화를 지원했다”면서 “덕분에 도요타 에어백 부품 수주 증가 등 수익성 개선으로 12명을 추가 고용하는 등 일자리 창출까지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150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이 회사의 매출은 2014년 373억원에서 2015년 435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100억원 증가한 535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산, 구미 등 경북지역 일대는 우리나라 제조업의 중심지다. 3월 현재 전자, 자동차부품, 금형 등 중견·중소 업체 1만 5000곳이 둥지를 틀고 있다. 그러나 90%가량이 50인 이하의 작은 회사다. 영세한 수준의 공장이 많은 데다 그나마 비용절감을 위한 해외 이전 등으로 지역이 활력을 잃어 가고 있었지만 삼성의 스마트 팩토리 지원 사업으로 창조경제의 불씨를 키워 가고 있다. 삼성이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하는 스마트 팩토리 지원 사업의 로드맵은 이렇다. 우선 심사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중견·중소 업체를 선정한 뒤 삼성의 전문가들을 직접 해당 공장에 상주시키면서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해결책을 찾아낸다. 필요한 비용 중 최대 5000만원까지 센터를 통해 지원해 준다. 자동화 기기 도입이나 공정 개선 방안만 제시해 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화장실 청소, 공장 내부 정리 등 환경 미화부터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도록 돕는 삼성 고유의 직원 의식 혁신 프로그램인 교육도 병행할 수 있다. 이른바 제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공장새마을운동’이다. 삼성은 직원 30명이 경북센터에 상주하며 스마트 팩토리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2015년 한 해 동안 경북 일대 중소·중견 업체 120곳이 삼성의 스마트 팩토리 지원 혜택을 받았다. 이 가운데 100개 업체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삼성의 도움으로 이뤄낸 비용 절감액이 총 504억원에 달했다. 생산성은 기존보다 두 배 이상인 평균 139% 올랐고, 불량률은 77% 감소했다는 답도 나왔다. 삼성은 이 사업을 올해부터 전국으로 확대해 2017년까지 전국 1000개 기업에 스마트 팩토리 지원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매해 약 1000명의 공장 직원을 교육시키는 별도의 스마트팩토리아카데미도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경제살리기를 통한 고용창출 증진과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직접 몸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의 스마트 팩토리 지원 사업은 궁극적으로 선진국들이 2020년 시작을 목표로 하는 진정한 스마트 팩토리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다. 미국, 독일 등 선진국들은 기계화 중심인 현재의 제조업이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해 첨단 공장운영시스템을 적용한 스마트 팩토리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해 뛰고 있다. 김진한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스마트 팩토리 지원 사업은 중소·중견 업체의 제조 경쟁력 강화를 넘어 이들이 진정한 스마트 팩토리 시대를 준비하도록 돕는 의미도 있다”면서 “이 사업을 통해 우리가 미래의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사업 모델도 창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미·경산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新전원일기] 서우석 산머루 농원 대표

    [新전원일기] 서우석 산머루 농원 대표

    산머루는 그를 만나 명품 와인이 되었다 2010년 여름, 한 스쿠버다이버가 발틱해에서 오래전 침몰한 난파선을 발견한 일이 있었다. 난파선 안에는 수천병의 와인이 들어 있었고 난파선의 제작 연대를 확인한 결과 배에 보관되었던 와인은 무려 19세기 초에 만들어졌다는 게 밝혀졌다. 여러 걱정과는 달리 발틱해의 와인은 전문가들로부터 ‘신의 물방울’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게다가 병당 8000만원이라는 고가에 거래되었다고 한다. 수년 전에 읽은 기사의 한 토막을 떠올리며 임진강과 연한 37번 국도 위를 달렸다. 파주 감악산 중턱에 와이너리를 갖춰 놓고 머루와인을 생산한다는 서우석(69) 대표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토종 산머루로 와인을 만들었고 ‘명주 장인’이라는 칭호까지 얻은 그의 곡절이 궁금했다. # 사람도 숙성되는가 머루밭에서 올라온 서 대표는 바랜 청색 점퍼에 앞부리에 500원짜리 동전 크기의 구멍이 뚫린 검정 고무신을 신고 있었다. 악수를 위해 내민 그의 손은 거칠었다. 늘 흙과 사는 그의 삶이 손바닥으로 전해졌다. 그를 쫓아 농원 구경에 나섰다. 마침 대만 관광객 20여명이 와이너리 체험을 위해 도착한 상황이었다. 흔한 일이 아니다 싶어 그에게 물었다. “지난해에만 외국 관광객 6만명이 다녀갔지요.” ‘6만명이라니….’ 그는 오래전부터 관광과 연계된 농사의 필요성을 누누이 강조하곤 했다고 한다. 농원을 찾은 6만명이 일일이 머루즙을 만들어 보고 머루와인 시음도 하고, 숙성통에서 와인을 직접 받아 가는 체험도 경험했다고 한다. 그의 안내를 받아 귀농교육을 하는 강당에까지 가게 되었다. “머루에 대해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 무료로 교육을 하는데 고등학생부터 귀농을 결심한 분들까지 교육받고 있어요. 1년 내내 정신없이 바빠요. 그래도 귀농교육에도 소홀히 하지 않고 관광농원화 사업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죠. 곧 캠핑장도 재오픈을 하는데 그럼 더 바빠질 겁니다.” 산머루 농원 전체가 그의 철학이 담긴 현장이었다. 1979년 파주 객현리에 들어와 흑염소를 키우며 건너편 산에서 발견한 산머루가 와인의 시작이었다. 여러 차례 산머루를 생산하는 데 실패를 거듭하다 한 농부로부터 묘목 1500그루를 분양받아 자신의 밭에 심게 되었다. 그마저도 2년 사이에 질소 과다와 동해(凍害) 등으로 모두 죽고 살아남은 묘목은 단 다섯 그루였다. 살아남은 0.3%에 희망을 걸고 밭에 심었다. 산머루 농사를 짓겠다고 각오한 뒤 햇수로 4년 만에 처음으로 묘목에서 산머루가 달렸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농부란 그렇게 시간과 곡절에 순응하며 사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다음 장소로 우리를 데려간 곳은 와이너리였다. 산머루 농원의 와이너리는 70m 길이였다. 프랑스에 포도농가 연수를 다녀온 뒤 본격적으로 조성한 와이너리였다고 한다. 프랑스엔 지선까지 모두 합해 26㎞에 이르는 숙성터널이 있다는 말을 듣고 시작한 일이었다. 그의 숙성터널은 한국에서 최초로 뚫은 와인터널이었다. 프랑스 와이너리와 비교하면 규모에서 좀 뒤떨어지지만 프랑스 론 지방에서 장인 정신으로 와인을 빚어내는 소규모 와인 동굴과 비교해 보면 부족함이 없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느낀 서늘함 속에서 숙성되는 와인들의 숨소리 같은 걸 들었고 그의 노력에 감탄했다. “이 감악산은 3개 지자체를 품고 있어요. 감악산을 중심으로 각 지자체에서 2㎞씩만 뚫으면 모두 6㎞가 되는데 그럼 프랑스의 숙성터널 못지않은 훌륭한 숙성터널이 만들어질 겁니다. 1979년부터 산머루랑 살았으니 산머루 인생 40년이 다 되어가네요. 이젠 프랑스 숙성터널 못지않은 터널을 뚫어도 될 만큼 우리 와인도 성장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프랑스 와인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그는 그런 구상까지 하고 있었다. 그는 무모해 보이지만 그렇게 창의적이었다. “물론 오크통으로도 와인을 숙성시키지만 우린 주로 항아리를 이용하죠. 옹기가 숨을 쉬니까요. 2004년 고려대 생명과학연구소에 연구 의뢰를 했는데 오크통보다 우리 옹기에서 생산한 와인이 맛이나 향기에서 더 훌륭하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 신과 비밀 사이 그가 마지막으로 우리를 데리고 간 곳은 좀 색다른 곳이었다. 공개하는 와이너리의 규모에 비하면 5분의1 크기의 저장고였다. 그만의 비밀 와이너리였다. 저장고 안쪽 깊은 곳에 묵은 때가 두껍게 앉은 와인이 저장되어 있었다. “이게 20년이 넘었죠. 이 와인 저장고는 정이랑 망치만으로 혼자 수백일 걸려 만들었죠. 지금은 보기 좋지만 내가 여기 들어왔을 땐 그야말로 돌밭이었어요. 농장이 만평쯤 되는데 전부 돌밭이었으니까. 돌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아주 지긋지긋했죠. 돌도 작기나 해요. 땅 좀 파다 보면 바위가 나와요. 집채만 한 바위가 박힌 땅이었던 겁니다. 이 밭을 사들이고 농사를 짓겠다니까 다들 미친놈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마을 사람들도 감히 어쩌지 못하고 돌산인 채 내버려뒀다는 땅을 개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굴착기도 뚫기 힘들다는 돌밭을 상대로 망치와 정 하나 달랑 들고 밭에 달라붙어 개간을 시작했던 것이다. 무수히 나오는 돌을 쌓아 담을 만들고 집채만 한 바위가 나오면 몇날 며칠을 깨 부숴 흙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 돌산이 언젠가는 비옥한 옥토가 될 것이라 믿으며 망치질을 했고 실제로 산머루와 나무들이 우거진 옥토가 됐다. 그는 중국 고대 우화의 보고집으로 알려진 ‘열자’(列子)에 나오는 우공(愚公)이었다. 왜 그토록 열정적이었느냐고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잠깐 도시 생활도 해 봤지만 천성이 농사꾼이에요. 그리고 어느 일보다 정직하고. 지금 귀농교육도 열심히 하는 건, 농부들도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는 게 가장 큰 이유죠. 나 혼자가 아니라 농부의 꿈을 가진 모든 분들이요. 그러려면 무엇보다 경쟁력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의 거친 손을 보고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새삼 미쳐야 미친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는 조심스럽게 흰 도자기에 담긴 와인 한 병을 가져왔다. “이 술이 내가 가장 처음 와인답게 만든 농원 최초의 머루 와인입니다. 해가 바뀌었으니 올해로 20년이 되었네요.” 20년 된 와인. 머루로 만든 와인이니 지구상에 머루로 만든 와인 중에는 아마 가장 오래된 와인이지 않을까. 머루즙을 만들다 즙 생산공장을 구상하고 시에 지원을 요청했는데 공무원이 ‘즙’이 아니라 ‘주’로 바꾼 한 글자 때문에 머루와인 생산 공장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20년 전의 일이었다. 운명적 우연과 오랜 기다림과 숙성의 시간을 거쳐야 비로소 명품 와인이 생산된다는 걸 실감했다. 우공 못지않은 그의 노력에 ‘디오니소스’(그리스 술의 신)도 탄복했을 터. 디오니소스가 건넨 신의 물방울은 신이 그에게 준 선물이었을 것이다. 그의 와인은 고려대 생명연구소에서 실험을 통해 포도 와인보다 안토시아닌 등 암을 억제하는 영양분이 5배쯤 높은 와인이라는 실험 결과도 나왔다고 한다. 세월을 기다릴 줄 알아야 빚어낼 수 있는 와인을 그는 완성했다. 그가 만든 머루 관련 상품들은 미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는 물론 중국에서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중국은 그의 제안으로 우리나라의 다른 농산품들과 함께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힌 터라 머잖아 중국 백화점에서도 한국의 머루와인이 진열될 날이 올 것이다. 요즘은 1년에 400t 규모의 머루와인과 머루즙을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매출액도 15억원으로 높은 편이었다. 직원은 15명 정도다. “한번은 대형 매장에 대기업 머루제품이 깔렸다길래 더럭 겁이 나서 달려가 봤죠. 우린 100% 머루 제품인데 대기업 제품은 원액 5%쯤 넣은 거였어요. 그때 정직하게 하면 대기업에도 밀리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몸과 마음을 다해 농사를 지은 후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그의 농사 철학이나 느려도 곧게 나가야 한다는 삶의 철학이 빚은 ‘옹기의 와인’. 그를 만난 시간은 새로운 술의 세계에 대해 문을 열어준 시간이었다. 또한 옹기에 담은 그의 머루와인이 머잖아 세계적인 제품이 될 거라 장담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글쓴이 소설가 전민식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 주요 작품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불의 기억’ ‘13월’ ‘9일의 묘’ 등 다수
  • 230피트 절벽에 조난된 강아지 구하는 아빠

    230피트 절벽에 조난된 강아지 구하는 아빠

    딸과 어린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절벽서 조난된 강아지를 구하는 아빠의 모습이 화제다. 21일(현지시간) 영국 미러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 주(州) 콘월 뉴키의 한 상점 뒤 절벽에서 36살 남성 키에론 레 마르(Kieron Le-mar)가 조난된 개를 구조했다. 용감한 남성은 14살 딸 에이미와 7살 아들 찰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약 230피트(약 70m) 깊이 절벽 가장자리에 조난된 개를 구출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내려갔다.. 아빠의 아슬아슬한 모습을 촬영 중인 에이미가 아빠 키에론에게 “조심해요!”라고 거듭 외쳤다. 어른 키보다 더 깊은 가장자리 아래로 내려간 키에론이 개를 조심스럽게 구조해 절벽 위 주인에게 전했다. 키에론도 안전하게 절벽 위로 올라왔다. 위험에 처한 개를 구한 키에론은 “당시 내 딸이 위험한 순간을 촬영했다. 강아지가 있던 가장자리 아래는 바로 수백 피트 절벽이었다”며 “응급구조대를 기다려야 했지만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키에론은 “당시 딸은 내가 강아지를 구할 것이라고 확신했으며 어린 아들 찰리는 호텔에서 내 모습을 보고 울고 있었다”고 전했다. 사진·영상= KingBang Channel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덫에 걸린 퓨마 구하는 레인저들 ☞ 얼음 구멍에 빠진 소년 구하는 中 경찰관들
  • 골짜기 고립된 말 어떻게 구조하나 봤더니…

    골짜기 고립된 말 어떻게 구조하나 봤더니…

    깊은 골짜기에 고립된 말을 헬리콥터로 구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20일(현지시간)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지난 19일 오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계곡에 고립된 말 한 마리를 소방 헬리콥터로 이송, 구조했다고 보도했다. 영상에는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골짜기에 고립돼 꼼짝 못 하는 말을 견인대에 묶는 모습과 함께 말이 놀라지 않도록 눈을 가린 모습이 담겨 있다. 이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소방 헬리콥터가 견인대에 줄을 매단 채 계곡을 지나 안전한 곳으로 이송한다. 말도 자신이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아는 듯 얌전한 자세를 취하는 모습이다. 구조된 말은 인근 목장의 평평한 땅 위로 안전하게 옮겨진다. 말이 구조된 곳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북서쪽으로 20마일(약 32km) 떨어진 곳으로 말을 탄 사람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부상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구조된 말의 건강은 양호하며 말 소유자에 인계됐다. 사진·영상= GigsAndGags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얼음 구멍에 빠진 소년 구하는 中 경찰관들 ☞ 해양석유 굴착장치에 머리 낀 황새치 포착
  • [식음료 특집] 국순당 백세주, 설갱미로 만든 부드러운 한류酒

    [식음료 특집] 국순당 백세주, 설갱미로 만든 부드러운 한류酒

    국순당의 ‘백세주’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공동 선정한 ‘우수문화상품’에 유일하게 지정된 술이다. 백세주는 우리나라 주류 시장에 전통주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든 제품으로, 외국 관광객에게 선보일 우리 술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1992년 개발됐다. 국순당 측은 “우리나라에는 조선 시대까지 600여 가지가 넘는 술이 있었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거의 사라졌다”면서 “백세주가 우수문화상품으로 선정된 이면에는 우리의 음주 문화를 되살리자는 취지가 반영돼 있다”고 밝혔다. 백세주는 국내 최초 양조 전용쌀로 개발된 ‘설갱미’를 원료로, 국순당의 특허 기술인 ‘생쌀발효법’으로 빚는다. 설갱미는 단백질 함량이 적어 맛이 부드럽고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높고 미세한 구멍이 많아 잘 부서져 양조 가공성이 뛰어난 쌀로, 국순당은 농가와 약속 재배를 통해 설갱미를 공급받고 있다. 백세주엔 또 100% 국산 원료인 구기자, 오미자, 인삼, 황기 등의 한약재가 들어간다. 주류업계 최초로 제품에 열량 및 영양성분표시제를 도입한 백세주는 고기류, 보양식 등 대부분의 한식류에 잘 어울린다. 미국, 일본, 중국 등 3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그물인가?’…너무 큰 구멍의 망사 패션

    ‘그물인가?’…너무 큰 구멍의 망사 패션

    포르투갈 디자이너 수사나 베텐코트의 작품을 16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포르투갈 패션쇼에서 모델이 선보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뇌는 왜 주름졌을까? AI만큼 중요한 뇌 연구 쾌거

    뇌는 왜 주름졌을까? AI만큼 중요한 뇌 연구 쾌거

    인간의 뇌 기능을 학습한 인공지능(AI) 열풍이 뜨겁다. 알파고는 그저 인간과 바둑 다섯 판을 뒀을 뿐이었지만, 걷잡을 수 없이 뜨거운 후폭풍을 몰고 왔다. 한편에서는 인간의 뇌의 구성과 역할, 기능조차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는데 인공지능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두려움 등 가공할 미래는 시기상조라고 말하고 있다. 호두껍데기 속 알맹이를 닮은 인간의 뇌 주름은 한정된 두개골에 더 크고 강력한 일종의 처리장치를 장착하기 위한 자연의 해결책이었다. 평평한 사각형의 종이를 이보다 작고 둥근 구멍에 넣으려면 구겨야 하는 것과 같이 뇌에 주름이 생기면 신경세포들 사이의 접합부를 더 짧고 가깝게 만들어 정보 전달을 더 빠르게 할 수 있다. 이렇듯 대뇌피질이나 회백질로 불리는 뇌의 바깥층에 주름이 존재하는 이유는 예전부터 밝혀져 왔지만, 그러한 구조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인지는 지금까지 수수께끼였다. 인공지능 못지않게 뇌에 대한 연구가 여전히 필요한 이유기도 하다. 뇌 주름은 유전적 신호나 생물학적 신호, 혹은 화학적 신호 등으로 발달하는 것인지 아니면 물리적 힘으로 생기는 것인지에 대한 관심은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인 연구 대상이었다. 이런 의문에 미국과 핀란드, 프랑스의 공동 연구팀이 뇌 주름이 형성되는 것을 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물리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에 발표했다. 이는 특정 뇌 질환들을 이해하는 데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발견이라고 한다. 특히 정준영 박사가 한국인으로서 연구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더욱 주목할 만하다. 인간 태아의 뇌는 처음에 주름이 없고 부드러운 상태인데 수정란이 생성되고 20주가 지난 무렵부터 뇌 주름 형성이 시작돼 생후 18개월이 될 때까지 진행된다. 이번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미 하버드대의 락시미나라야난 마하데반 교수는 “뇌 주름 구조를 이루는 대뇌피질의 표면적은 만일 같은 크기의 뇌에 주름이 없을 때의 표면적보다 3배 정도 더 크다”면서 “대뇌피질은 뇌 안쪽에 있는 대뇌수질(백질)보다 뇌 성장 시기에 신경세포의 수, 크기, 모양, 위치가 모두 급격한 팽창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또 “이 현상은 대뇌피질에 압력이 가해져 발생한 역학적 불안정성 때문에 뇌에 국부적으로 주름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이런 간단한 진화적 혁신이 뇌 주름 형성의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주름이 없는 태아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로 스캔한 데이터를 사용해 특수한 ‘젤’을 소재로 입체 모형을 제작했다. 이어 대뇌피질을 나타내기 위해 모형 표면에는 탄성이 있는 젤을 얇은 층으로 코팅했다. 뇌 성장을 재현하기 위해 연구팀은 이 모형을 특수한 용액에 담갔다. 그러자 모형의 외층 즉 대뇌피질 부위가 그 액체를 흡수해 내층 즉 대뇌수질 부위보다 팽창했다. 그리고 몇 분 뒤 모형의 크기와 모양이 진짜 뇌처럼 변하기 시작했다. 또한 모형에 어떤 생체 조직도 포함하지 않은 실험에서도 같은 과정으로 뇌 주름이 생성되는 것도 확인됐다. 실제로 이번 실험에 참여한 하버드대의 정준영 박사는 “모형은 실제 뇌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마하데반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 과정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간의 뇌는 가장 많은 주름을 갖고 있다. 실제로 뇌에 주름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침팬지와 돌고래, 코끼리, 돼지 등 동물들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뇌 주름에 관한 물리적인 설명은 사실 40년 전 하버드대 과학자들이 처음으로 제창했었다. 그리고 이제 이번 연구팀이 입증한 연구결과는 뇌 주름이 물리적 과정이 아니라 순전히 생물학적 과정으로 생성된다는 사회적인 통념에 도전하는 것이어서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정 박사는 “뇌는 모든 사람이 똑같지 않지만 건강해지려면 주요 주름은 모두 같아야 한다”면서 “우리 연구는 뇌 일부가 적절히 성장하지 않거나 전체적인 기하 구조가 중단됐을 때 적당한 위치에 큰 주름이 생성되지 않으면 잠재적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논문을 살펴본 미국 스탠퍼드대의 엘렌 쿨 생물공학부 부교수는 논평에서 “뇌 주름이 훨씬 많거나 적으면 발작, 운동기능장애, 지적 장애, 발달 지연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이번 결과는 그런 신경질환을 진단·치료·예방하는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하버드대(위), 네이처 피직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하! 우주] ‘깜빡깜빡’ 붉은 섬광 분출하는 블랙홀 포착

    [아하! 우주] ‘깜빡깜빡’ 붉은 섬광 분출하는 블랙홀 포착

    지구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블랙홀에서 강력한 에너지의 붉은색 섬광이 포착됐다.최근 영국 사우스햄튼 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백조자리에 위치한 블랙홀 V404가 붉은 섬광을 반복적으로 깜빡깜빡 분출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블랙홀 중에서는 비교적 가까운 78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V404는 지난 1989년 처음 존재가 확인됐으며 주위에 작은 동반성을 두고있는 것이 특징이다. 흥미로운 점은 V404가 '자다 깨다'를 반복한다는 사실. 지난해 유럽우주국(ESA)은 V404에서 강한 에너지 분출이 있을 때 발생하는 극히 이례적인 X선 빛을 관측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첫 관측 이래 무려 100배 이상 밝아진 것으로 26년 동안 잠자고 있던 V404가 비로소 기지개를 켠 것을 의미한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V404가 동반성의 물질을 게걸스럽게 잡아먹으며 활동을 재개했다는 점이다. 이후 ESA는 물론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망원경들이 일제히 V404를 관측하며 '우주의 이벤트'를 연구했다. 그렇다면 빛조차 흡수한다는 '검은 구멍'인 블랙홀의 존재를 전문가들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블랙홀 자체는 빛을 내지 않는다. 그러나 V404처럼 블랙홀은 주위의 가스와 먼지, 심지어 '재수없는' 별까지 통째로 잡아먹어 이 과정에서 강착원반(Accretion disc)이라는 물질의 흐름을 만든다. 강착원반은 블랙홀의 강한 중력으로 인해 빠른 속도로 회전하면서 생긴 마찰로 인해 빛난다. 또한 블랙홀은 제트라 불리는 물질을 마치 트림하듯 격렬하게 분출해 역설적으로 밝게 빛난다. 이번에 공동 연구팀은 V404의 붉은 섬광이 깜빡깜빡 빛나는 시간이 눈을 깜빡이는 것보다 10배나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며 이때 분출되는 에너지가 우리 태양의 1000배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포샥 간디 교수는 "V404에서 분출되는 물질은 블랙홀의 아랫부분에서 온 것"이라면서 "붉은 섬광은 블랙홀의 '식사'가 극에 달했을 때 더욱 강력하게 빛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V404는 주위 동반성에서 빠른 속도로 '주유'를 마치고 제트를 쏟아낸다"면서 "스위치처럼 깜빡깜빡 온-오프되는 현상을 자세히 관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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