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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이어 먹은 사자…고립된 사파리 관광객의 선택은?(영상)

    타이어 먹은 사자…고립된 사파리 관광객의 선택은?(영상)

    호기심 많은 사자가 타이어를 ‘먹어’ 버리는 바람에 초원 한 가운데에 발이 묶인 가족의 모습이 공개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가족을 태운 차량이 사파리 투어로 유명한 크루거국립공원 한 가운데로 들어섰을 때, 차량은 한 무리의 사자들과 마주쳤다. 이중 사자 한 마리가 사파리 차량 가까이로 다가왔고, 차 이곳저곳을 살피며 냄새를 맡거나 관찰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처음에는 자동차의 보닛과 범퍼를, 이후에는 타이어에 큰 관심을 표시했다. 남아공에 사는 10대 소년 션과 가족이 사파리 차량에 앉아 앞 차와 사자의 모습을 자세히 보고 있을 무렵, 문제가 발생했다. 자동차에 호기심을 드러내던 사자가 타이어를 물어뜯으면서 타이어에 구멍이 생긴 것. ‘펑’ 소리와 함께 타이어가 터지자 이에 놀란 사자들이 황급히 차량 주변에서 달아났고, 이 모습은 옆 사파리 차량에 타고 있던 션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타이어가 터진 차량에 타고 있던 일가족은 맹수들이 들끓는 사파리 한 가운데서 꼼짝달싹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비상 타이어가 있긴 했지만, 타이어를 가는 동안 맹수들의 접근을 막아 줄 사파리 공원 직원들은 멀리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결국 함께 투어 중이던 션의 아버지가 자신의 차량을 바퀴가 터진 차량 바로 옆에 주차해 일종의 ‘방어막’을 만들었고, 그 사이에서 션의 아버지가 용감하게 차 밖으로 나와 타이어를 갈아 끼웠다. 영상을 공개한 션은 “처음에는 그 상황이 너무 재밌어서 마구 웃었지만, 앞 차의 바퀴가 터져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더 이상 웃을 수 없었다”면서 “매우 놀라운 상황이었지만 아버지는 침착하게 차량의 타이어를 바꾸는데 도움을 줬고 무사히 그곳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진=동영상 캡쳐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현정 기자의 소리통] 2015년에서 온 부고

    [이현정 기자의 소리통] 2015년에서 온 부고

    그땐 아침이 죽음과 함께 왔다. 2015년 6월 1일부터 50여일간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보건복지부는 새로 발생한 환자와 유명을 달리한 환자를 발표했다. 매일 날아오는 부고(訃告)에 생경한 죽음은 어느덧 무덤덤한 것이 됐다.기자들은 메마른 보도자료의 행간에서 환자의 이동 경로를 추리해 빠진 퍼즐을 맞추는 데 몰두했다. 그해 여름 하늘은 무거운 공기로 가득했고, 축축하고 숨이 막힐 듯한 날씨가 이어졌다.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일은 익명의 환자에게 숫자를 매기는 것뿐이었다. ‘메르스 최장기 입원 74번째 환자, 2년 투병 끝에 결국 사망’ 지난달 신문에 실린 부고는 희미한 빛깔마저 퇴색한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부인을 간호하다 감염된 73세의 남성 환자. 부인은 73번째 환자였고, 같은 병원을 방문했던 그의 딸은 109번째 환자, 사위는 114번째 환자였다. 메르스를 창궐시킨 국가의 구멍 난 시스템에 일가족의 일상이 무너졌다. 그러나 해가 두 번 바뀌며 도시 전체를 무릎 꿇렸던 메르스는 잊혔고, 사회가 공유했던 고통은 비장함을 상실했다. 모두 퇴원했을 것이라 여기고 일상으로 돌아간 사이 환자는 병실에서 2년간 메르스가 남긴 상흔과 외롭게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74번째 환자의 가족과 친분이 있어 고인의 장례식장을 찾은 지인은 “아무도 환자의 병력에 대해 얘기하지 않더라”고 전했다. 되새기고 싶지 않은 고독한 투쟁이자 헤집고 싶지 않은 상처였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빈소에 조화를 보내 고인을 추모했다. 전 정부에서 38명의 사망자가 받지 못한 국가의 예우를 39번째 사망자가 뒤늦게 받았다.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는 여전하며, 그런 점에서 국가가 국민에게 진 부채도 진행형이다. 정치권력은 바뀌었지만, 또 다른 ‘주범’인 행정권력의 변화는 더디기만 하다. 행정권력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할 막중한 책임은 현 정치권력에 있다. 언론은 ‘공범’이었다. 복지부 출입기자들은 병원명 공개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언론이라도 먼저 명단을 공개해 감염병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민간 병원이 명단 공개로 인한 불이익을 우려해 메르스 환자 진료를 거부하면 대란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컸다. 수익 창출에만 공을 들인 탓에 공공의료 시스템은 매우 낙후해 있었다. 당시 나는 후자 쪽에 손을 들었다. 안일한 인식의 대가는 참혹했다. 하루라도 빨리 명단을 공개했다면 구할 수 있었던 아까운 목숨이 스러져 갔다. 사람들은 누가 알려 주지 않아도 자신도 모르게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웃을 믿을 수 없었고, 공동체는 무너졌다. 난 한동안 죄책감에 우울증을 앓았다. 평생 부채로 가져가자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러곤 망각했다. 생각지도 못한 때에 날아온 부고 앞에서 봉인한 기억의 매듭을 매만진다. 아문 줄 알았던 상처가 스멀스멀 살아난다. 망각에 대한 죄책감이다. 결코 죽지 않는 바이러스는 망각을 경계하라며 언제든 잠복한 부조리를 일제히 깨울 것이다. 그 대가는 불행과 교훈의 반복이다.
  • 근로소득 적다고 병원비 환급받은 100억 자산가

    근로소득 적다고 병원비 환급받은 100억 자산가

    재산 10억 넘는 819명 6억 혜택 재산이 10억원이 넘는 부자 직장인 800여명이 소득 최하위층으로 분류돼 병원비 일부를 돌려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산은 많지만 소득은 최하위 수준이어서 ‘진료비 본인부담상한제’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국민건강보험공단이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0억원 이상 재산이 있지만 최하위 소득층으로 분류돼 병원 진료비를 환급받은 직장가입자가 81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지난해 돌려받은 진료비 본인부담금은 6억 6000만원으로 1인당 평균 80만 6000원 수준이었다. 2004년 도입된 본인부담상한제는 환자가 1년간 병원을 이용한 뒤 진료비 본인부담금이 상한선을 넘으면 초과금액을 모두 환자에게 돌려주는 제도다. 저소득층의 병원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해 대상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 문제는 직장가입자의 경우 경제적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오로지 건강보험료만 활용한다는 데 있다. 보험료를 매길 때 지역가입자는 소득과 재산을 모두 평가하지만 직장가입자는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소득에만 부과한다. 이 때문에 많은 재산이 있지만 근로소득이 최하위라는 이유로 보험료로 낸 돈보다 더 많은 돈을 환급받는 사례도 생겼다. 실제로 월평균 3만 600원의 건보료를 내는 직장인 A씨는 105억원의 재산이 있지만 소득 최하위층으로 분류돼 지난해 40만원의 진료비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김 의원은 “건강보험제도 개편 과정에 반드시 논의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단독] 파산업체인줄 알면서도 계약 추진한 방사청…전력화 사업 구멍 숭숭

    [단독] 파산업체인줄 알면서도 계약 추진한 방사청…전력화 사업 구멍 숭숭

    방위사업청이 2014년 저고도 비행탐지장비(국지공역감시체계) 전력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업체와 계약을 맺어 우리 군의 전력화가 2년이나 미뤄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사청은 이 과정에서 계약을 추진한 담당자에게 주의나 경고와 같은 낮은 단계의 징계만 하는 등 제 식구 감싸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이 방사청에 확인한 결과, 방사청은 2014년 비행장이나 헬리포트의 중심으로부터 반경 2노티컬 마일(NM·3.7㎞), 높이 2500피트(762m)의 공간을 감시하는 국지공역감시체계사업을 추진했다. 이는 공군사관학교와 17전투비행단, 육군헬기부대 등이 밀집돼 있는 충북 청주 인근에 저고도로 접근하는 군항공기 사이의 충돌을 막기 위해 군이 2014년부터 추진해 온 사업이었다. 이를 위해 방사청은 2015년 8월 독일 C사와 기종결정을 위한 평가를 진행했다. C사는 당시 재무 문제로 파산 절차를 밟고 있었으며 방사청도 이를 알고 있었다. 3개월 뒤인 그해 11월 방사청은 이 회사와 73억원 규모의 장비 제공 계약을 체결했지만 계약 체결 후 30일 이내에 이행보증금을 설정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결국 2016년 5월 계약을 해지했다. 방사청의 ‘헛발질’로 군 전력화 시기는 당초 예정된 2016년 말에서 2018년 말로 2년 이상 지연됐다. 국지공역감시체계 통제실용으로 마련한 건물은 2015년 완공됐지만 정작 1층은 그대로 방치된 상태다. 방사청은 사업 지연과 관련, “당시 입찰 경쟁 업체가 파산 관련 내용을 제보했지만 해당 업체가 인수합병될 수도 있다는 정보도 있었다”면서 “최근 해당 사업을 재추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방사청 감사실은 해당 건에 대해 특정 감사를 진행하고 팀장, 실무자 등 관계자 4명에게 주의·경고 조치를 했다. 감사보고서에는 “담당자가 사업 위험 요소를 인지하고도 소극적 판단을 하는 등 사업 위험 요소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으며 후임자에게 업무 인계를 하지 않는 등 관리 감독 업무를 소홀히 했다”고 적시했다. 국지공역감시체계 사업처럼 방사청의 계약해제·해지로 군 전력화가 지연되거나 좌초된 사업은 최근 5년간 모두 9건으로 2050억원 규모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례처럼 재무구조나 경영능력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계약을 체결했다가 계약이 해지된 경우는 3건, 계약 업체가 다른 품목을 납품하거나 납기일 내 물품을 미납하는 등 업체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지된 경우는 2건이었다. 나머지 4건은 업체의 기술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한 작전 성능을 요구하거나 개발 목표를 과도하게 설정해 업체가 중도에 사업을 포기한 경우, 수급 문제로 업체가 먼저 계약 해제를 요청한 경우였다. 249억원 규모의 전술항법장비(TACAN)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전투기의 안전한 비행을 위한 필수 장비임에도 2016년 7월 계약 해제로 전력화가 4년이나 지연됐다. 계약을 해제한 이유는 ‘납기일 내 물품 미납 및 계약이행 가능성 없음’이었다. 사실상 사업을 수행할 능력이 없는 업체와 계약을 한 셈이다. 214억원 규모의 서북도서 ‘전술비행선’ 도입 사업도 2015년 4월 주계약업체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군의 정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한 이 사업은 6년 만에 계약이 해제되면서 전력화에 실패했다. 합동참모본부는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가 ‘방산업체의 비전문성과 관리부족’뿐 아니라 ‘방사청 내 전문가 태부족’에 기인한다고 봤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방사청 공무원은 문제를 만들지 않는 데 주력해 사업 수행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거나 임하기 어려운 게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軍 “도비탄 아닌 직격 유탄에 사망”… 구멍 뚫린 사격장 관리

    軍 “도비탄 아닌 직격 유탄에 사망”… 구멍 뚫린 사격장 관리

    우회 않고 음악 튼 채 병력 이동 경계병들도 아무런 통제 안 해 지난달 26일 강원도 철원 육군 6사단 예하 모 부대 사격훈련장에서 발생한 이모(22) 상병 총기 사망사건은 당초 추정됐던 도비탄이 아닌 잘못 조준된 유탄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사격장 바로 위에 병사들이 이동하는 전술도로가 설치된 것도 모자라 사격훈련 중 병사 이동을 막기 위해 배치된 경계병들은 ‘허수아비’처럼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격장 부근을 무방비로 방치해 애꿎은 병사가 희생된 셈이다.국방부 조사본부는 문재인 대통령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특별지시에 따라 지난달 28일부터 진행해 온 이번 사건 특별수사 결과를 9일 발표하고 “이 상병이 사격장에서 직선거리로 날아온 유탄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탄은 조준한 곳에 맞지 않고 빗나간 탄으로 돌 등 딱딱한 물체에 맞고 튕겨나간 도비탄과는 확연히 다르다. 수사단장인 이태명 대령은 “이번 사고는 병력인솔부대, 사격훈련부대, 사격장 관리부대의 안전조치 및 사격통제 미흡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다”면서 “사격훈련부대 중대장과 병력인솔부대 소대장 및 부소대장 등 3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사 결과 해당 사격장에서 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여지가 충분했다. 사격장 끝 방호벽에서 병사들이 이동하는 전술도로가 고작 6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 안전통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당일 이 상병은 다른 부대원들과 금학산 정상 부근에서 전투진지 구축 공사를 마치고 소대장 인솔하에 전술도로를 따라 부대로 복귀하고 있었다. 2㎞쯤 내려왔을 때 사격훈련부대의 경계병 2명과 맞닥뜨렸지만 이들은 아무런 통제도 하지 않았다. 580여m 더 걸었을 때쯤 대열 맨 후미에 있던 이 상병이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오후 4시 10분쯤이었다. 당시 사격장에서는 사격훈련부대의 12조째 훈련이 진행되고 있었다. 수사단은 사망 원인과 관련해 도비탄 가능성, 조준사격 가능성, 유탄 가능성 등을 놓고 과학수사 기법 등을 동원해 엄정한 수사를 펼쳤지만 회수한 탄두 분석 결과 이물질 흔적 등이 없어 도비탄은 아닌 것으로 일찌감치 결론 냈다. 당초 도비탄 추정 이유와 관련해선 “총탄이 튄 것 같다”는 부소대장의 최초 보고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육군이 사건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면피성으로 도비탄 가능성을 제기해 조기에 마무리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수사단은 조준사격 의혹 역시 육안에 의한 인물 표적 확인이 불가능한 점 등을 이유로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대신 사격장 구조상 총구가 2.39도만 위로 치켜 올라가도 총탄이 사고 장소까지 직선으로 날아갈 수 있는 데다 사고 장소 부근의 나무 등에서 70여개의 피탄 흔적이 발견된 점 등을 근거로 유탄으로 최종 결론 냈다. 누가 쏜 총탄인지는 해당 시간 사격에 이용된 K2소총 12정을 수거해 회수한 총탄과 강선흔을 대조했지만 총탄이 크게 훼손돼 확인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여전히 제기되는 잔탄(부대에서 반드시 소모해야 할 총탄 중 잔여분) 소모를 위한 난사 의혹에 대해서는 “병사들에게 20발씩 지급됐고 절차에 따라 순차적으로 발사됐다”며 일축했다. 수사 결과 병력인솔부대는 복귀 중 총성을 듣고도 우회하지 않고 그대로 전술도로를 지나가는 등 안전통제가 미흡했다. 게다가 소대장은 고된 작업으로 피곤해하는 병사들에게 이동 중 큰 소리로 음악까지 들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사격훈련부대는 경계병 투입 시 명확한 임무를 알려주지 않았다. 경계병들은 “통제 지시를 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사격장관리부대의 안전대책 역시 턱없이 부족했다. 육군은 사법 처리 대상자와는 별개로 6사단장을 비롯한 이번 사건 관련자 16명에 대해 지휘감독 소홀 책임 등을 물어 곧 징계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제2, 제3의 철원사고’가 언제든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육군의 긴급 점검 결과 이번 사고 사격장과 같은 전체 190여곳의 자동화사격장 중 50여곳에서 비슷한 문제점이 발견됐다. 부근에 도로나 민가 등이 있어 언제든 오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육군은 즉각 해당 사격장들의 운영을 중단하고 안전조치를 강구한 뒤 사격 재개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육군은 또 재발 방지책으로 사격장 안전관리 인증제 등을 도입할 방침이다. 송 장관은 사격장을 비롯한 훈련장 안전관리 실태를 오는 26일까지 철저하게 점검하라고 전군에 특별지시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 피해자인 이 상병은 지난달 29일 일계급 추서 및 순직처리됐으며 다음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무너진 변형 스리백…4실점 ‘모스크바 완패’

    무너진 변형 스리백…4실점 ‘모스크바 완패’

    김주영 2자책골 등 수비 구멍 이청용 2도움·무득점 탈출 위안 내일 모로코 상대 첫승 재도전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을 겨냥한 첫 원정 평가전에서 2-4로 완패한 ‘신태용호’가 10일 모로코를 상대로 첫 승리를 노린다.대표팀은 10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비엘 비엔의 티소 아레나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6위의 모로코와 대결한다. 2014년 6월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알제리에 2-4로 진 뒤 3년 4개월 만에 같은 스코어의 참패를 기록한 신태용호에는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고 있다. 본선이 8개월 남았는데도 수비 주전을 확정하지 못한 가운데 변형 스리백 실험으로 수비 불안만 키웠다. 김주영(허베이 화샤)이 100초 사이 두 차례나 자책골을 헌납했다. 국내파를 제외하고 해외파만으로 23명의 대표팀을 꾸린 점을 감안해도 최악의 결과다. 그나마 월드컵 최종예선 두 경기 ‘골 가뭄’에서 벗어난 점이 희망적이다. 대표팀에서 처음으로 윙백을 소화한 이청용이 권경원(톈진 취안젠)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의 득점을 모두 도와 무득점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권경원은 ‘신태용호’에 첫 득점을 선사하고 개인적으로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의 영광을 안고도 김주영, 장현수 등과 수비 불안에 한몫했다. 손흥민(토트넘)은 오른쪽 날개로 78분 출전했지만 1년 넘게 대표팀 무득점 수모를 이어 간 반면 기성용(스완지 시티)이 4개월 만에 부상에서 돌아와 30분여를 뛴 것은 긍정적이었다. 신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이틀밖에 스리백 훈련을 못했지만 첫 실험치고는 잘해줬다”며 “자책골 때문에 권경원과 지동원의 활약이 묻혔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8일 이동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모로코전을 준비할 시간은 9일 훈련 하루뿐이다. 때문에 신 감독에겐 모로코를 상대로 다른 전술을 가동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변형 스리백 전술을 다시 들고나올 수밖에 없다. 변형 스리백은 공격할 땐 최종 수비 라인이 일시적으로 포백으로 바뀌어 4-1-4-1 형태가 되고 수비할 땐 양쪽 윙백까지 수비진에 가담해 5백을 이루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런 전술은 선수들의 높은 이해도를 전제로 해 녹아드는 덴 오래 걸린다. 대표팀은 전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서 주전을 확정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는데 본선까지 8개월밖에 남지 않아 시간에 쫓기고 있다. 모로코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 팬들의 신뢰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하는 압박감을 어떻게 해소하느냐도 관건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年 100명 잡는 ‘살인개미’ 수입 금지 해충 지정 안 돼

    年 100명 잡는 ‘살인개미’ 수입 금지 해충 지정 안 돼

    ‘독개미’, ‘살인개미’로 알려진 외래 붉은불개미는 인체에 치명적인 위해가 될 수 있는데도 수입 금지 해충으로 지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토종 식물에 피해가 되는지 여부를 따지는 식물 중심 검역체계의 한계라는 지적이 나온다.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정부의 수입 규제 대상인 병해충은 모두 1115종이다. 수입 금지 병해충은 74종, 소독이나 폐기 대상인 관리병해충은 1524종이다. 이 가운데 붉은불개미는 1996년 관리해충으로 지정됐다. 붉은불개미가 식물의 뿌리, 종자, 감귤나무 껍질 등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인체에 미칠 위해성은 고려되지 않았다. 관리해충은 국내에 정식 수입된 식물 검역 과정에서 발견되면 폐기, 소각, 반송된다. 하지만 식물이 아닌 일반 화물에 묻어 들어올 경우 검역 대상이 아니므로 걸러 낼 수단이 없다. 식물 검역 중심의 해충 관리로는 국내 유입을 완벽히 차단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 농촌진흥청이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검역망을 뚫고 국내에 해충이 유입된 사례가 13건 보고됐다. 김 의원은 “지구온난화로 국내 기후환경이 해충 발생에 유리하게 바뀌고 있고 교역물품의 다종화, 아열대 작물의 국내 재배 확대 등으로 해충 유입 경로가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식물 위험분석뿐만 아니라 인체 위해성과 생태계 피해를 고려한 해충 검역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아인슈타인 주장 ‘중력파’ 100년만에 증명한 과학자 3명 노벨물리학상 수상

    아인슈타인 주장 ‘중력파’ 100년만에 증명한 과학자 3명 노벨물리학상 수상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아인슈타인이 1세기 전 주장한 중력파의 존재를 실제로 확인한 고급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라이고·LIGO) 연구진에게 돌아갔다.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라이너 바이스(85)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 명예교수와 배리 배리시(81) 캘리포니아공과대학(캘텍) 교수,킵 손(77) 캘텍 명예교수 등 3명을 올해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라이고 연구진은 지난해 2월 공간과 시간을 일그러뜨린다는 ‘중력파’의 존재를 직접 측정 방식으로 탐지했다고 발표했다. 중력파의 간접 증거가 발견된 적은 있었으나,직접 검출이 이뤄진 것은 인류 과학 역사상 처음이었다. 아인슈타인이 꼭 100년 전인 1916년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예측한 바를 관측으로 입증한 이 발견은 우주 탄생을 이해하는 데 큰 구멍을 메워 줄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과학 발견 중 하나로 꼽힌다. 노벨위원회는 ‘중력파’ 확인은 “세계를 흔들었던 발견”이라면서 수상자들은 이번 연구를 완성으로 이끌고 40년간 노력 끝에 마침내 중력파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라이고 연구진이 처음 중력파를 탐지한 것은 2015년 9월 14일이다.당시 발견된 중력파는 태양 질량의 36배와 29배인 블랙홀 두 개로 이뤄진 쌍성이 지구로부터 13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충돌해 합쳐지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었다. 라이고 연구는 1980년대에 바이스 명예교수와 킵 손 명예교수 등이 중력파를 검출하는 수단으로 처음 제안했다. 이후 거의 50년에 걸쳐 20여 개국 출신 1000여 명의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공동 프로젝트로 발전해 중력파 확인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바이스는 이날 노벨위원회와 한 전화통화에서 수상소식을 전해 듣고 “(함께 고생한) 연구진 1000명의 성과를 인정한 것이라고 여기겠다”며 “그것은 40년에 걸친 아주 헌신적인 노력이었다”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언니네’ 에이프릴 나은 “머리에 구멍 있어…머리카락 안 자란다”

    ‘언니네’ 에이프릴 나은 “머리에 구멍 있어…머리카락 안 자란다”

    걸그룹 에이프릴의 멤버 나은이 솔직담백한 입담을 선보였다.30일 방송된 SBS 러브FM ‘송은이 김숙의 언니네 라디오’에는 에이프릴이 출연했다. 이날 특종을 말하는 시간에 나은은 “머리에 구멍이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언니네 라디오’에서 최초 공개하는 것인데 어렸을 때 다치고 이런 것이 아니고 빵꾸가 났다. 머리가 거기만 안 자란다”고 밝혔다. 나은은 “느낌이 민달팽이처럼 좋다. 새끼손톱만하다. 자기 전에 꼭 만지고 잔다. 안 만지면 이상하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사진=보이는 라디오 화면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공장 속 부품 같은 일상, 캄캄한 구멍에 빠져버린 삶

    공장 속 부품 같은 일상, 캄캄한 구멍에 빠져버린 삶

    구멍/오야마다 히로코 지음/한성례 옮김/걷는사람/336쪽/1만 4000원삶의 길 곳곳마다 움푹 팬 구멍이 가득하다. 분주한 일상에 치여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던 이 구멍들은 숨을 고르는 찰나 선연히 드러난다. 앞날에 대한 끝없는 불안감, 마냥 푸르다고 하기엔 너무나 고달픈 청춘, 송곳으로 뚫듯 서로를 생채기 내는 비수 같은 말들…. 우물같이 깊숙한 구멍에 드리운 삶의 그림자는 지독히 어둡고 서글프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권위 있는 상을 휩쓸며 화제를 모은 일본의 신예 작가 오야마다 히로코(34)의 작품집 ‘구멍’은 삶의 불안을 기묘한 필치로 그려낸 수작이다. 등단작이자 제30회 오다 사쿠노스케상과 제4회 히로시마 혼 대상(소설 부문)을 동시에 수상한 ‘공장’, 제150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상을 수상한 ‘구멍’, 초단편 소설 ‘이모를 찾아가다’ 등 3편이 실렸다. 일상과 가까운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작가는 독특한 환상을 가미해 알 듯 말 듯한 몽롱한 세계로 독자를 인도한다.‘구멍’과 ‘공장’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취업의 문턱에서 좌절을 거듭하고 비정규직으로서 살면서 여러 직장을 전전한다. ‘구멍’의 젊은 여성 ‘나’는 남편의 전근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시부모와 시할아버지가 살고 있는 남편의 본가 옆 시골집으로 이사한다. 비정규직의 불안정한 상태에서 해방된 ‘나’는 오히려 공허함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길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묘한 짐승과 맞닥뜨리고 그 짐승을 뒤쫓다가 어떤 구멍에 빠진다. 실제로 존재하는지 환상인지 모호한 이 구멍은 ‘나’의 알 수 없는 심리적인 불안감과 고요한 일상을 덮치는 두려움의 다른 얼굴이다. ‘공장’은 사원식당만 100여곳에 이르고 내부에 아파트, 슈퍼마켓, 호텔, 레스토랑까지 갖춘 거대한 공장에서 일하는 세 명의 젊은이들을 조명한다. 공장이 어떤 물건을 만드는지 구체적으로 묘사돼 있지 않지만 문서분쇄 작업원, 이끼 연구원, 교열 담당자인 이들은 어쨌든 공장의 주요 업무에서는 비켜나 있다. 자신이 하는 일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제대로 알 길이 없는 이들은 노동에 대한 소외감과 회의감에 사로잡힌다. 공장에는 회색뉴트리아, 세탁기도마뱀, 공장가마우지 등 작가가 그려낸 수수께끼 같은 동물들이 서식하는데 존재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세 주인공의 모습과 겹친다. 작품 속 작업 환경과 인간관계에 대한 정교한 묘사는 작가의 실제 경험이 바탕이 됐다. 오야마다는 대학을 졸업한 뒤 편집 프로덕션, 자동차 자회사의 공장 등 여러 곳을 전전하면서 접하고 느꼈던 것들을 작품에 녹여냈다. 지난 28일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진행된 ‘작가와의 대화’에서 오야마다는 “비정규직으로 일할 때 정규직 사원들이 비정규직 사원을 한 개인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한 부분으로 여기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면서 “똑같은 일을 해도 돈은 못 벌고 인간 취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마음마저 바보가 되는 느낌이 생생할 때 작품을 썼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이 마냥 우울하지 않은 것은 등장인물들이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구멍은 일상 속 어디에나 있지만 구멍 속에서 삶의 마지막 구원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작가의 말이 등장인물들의 인생과 똑 닮았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말은 오고 사람은 가고… 한양과 제주 이어 주던 땅끝 마을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말은 오고 사람은 가고… 한양과 제주 이어 주던 땅끝 마을

    제주의 유배 역사는 이제 관광자원으로도 적지 않은 몫을 한다. 추사가 위리안치됐던 서귀포 대정에는 기념관이 세워졌다. 세 개의 유배길도 만들어졌는데, 추사 유배길과 성안 유배길, 면암 유배길이 그것이다. 제주시의 성안 유배길은 제주목 관아를 나서 제주읍성터를 따라 면암 최익현과 우암 송시열, 광해군, 성호 이익을 비롯한 유배인의 흔적을 만난다. 면암 유배길은 최익현이 유배에서 풀린 뒤 한라산에 올랐던 루트라고 한다.육지와 제주를 잇는 해로(海路)도 궁금하다. 뱃길은 유배인과 관리뿐 아니라 모든 문물(文物)의 통로였다. 제주의 양대(兩大) 항구는 화북포와 조천포였다. 송시열과 김정희, 최익현은 화북포로 제주에 들어갔다. 하지만 청음 김상헌은 해배(解配)되고 조천포에서 제주를 떠났다. 제주를 방문한 점필재 김종직도 조천관에서 순풍을 기다리다 한편의 시를 남기기도 했다. 한양을 오가는 관리들의 숙소였던 조천관은 터만 남았다. 하지만 조천 연북정(戀北亭)은 이른바 유배 문화가 각광받으며 인기 있는 탐방지로 떠올랐다. ‘궁궐이 있는 북쪽을 바라보며 그리워한다’는 연북정의 이름부터 유배자의 정서와 맞물려 감회를 자아낸다. 물론 임금의 관심을 간청하는 마음은 벼슬아치들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화북리도 19세기에는 공북리(拱北里)라는 이름이었다고 한다. ‘공북’이란 임금을 향해 손을 모은다는 뜻이니 연북정의 작명원리와 일맥상통한다. 헌종시대 제주목사를 지낸 응와 이헌조는 연북정 주변에서 조천항 일대의 풍경을 묘사한 시를 남겼다. ‘바다 고을에서 제일 번화한 마을 /조천관 바깥에 깃발을 멈추었다 /이진(梨津) 사공은 바람을 타 배질하고 /선흘 사람들은 가랑비 맞으며 밭갈이하네’ 선흘은 조천의 마을이고 이진은 바다 건너 해남의 포구다. 조천으로 들어오는 육지 배가 출항하는 대표적 포구가 이진이었음을 짐작게 한다. 오늘은 바로 그 해남 이진포로 간다. 전남 해남군 북평면의 이진리는 오늘날 반농반어(半農半漁)의 한적한 시골 마을이다. 마을 앞 포구에 서면 왼쪽으로 달도를 거쳐 완도를 잇는 사장교인 완도대교의 주탑(主塔)이 있다. 이진에서는 땅끝도 멀지 않다. 그야말로 한반도 최남단이다.동네 초입에서는 지금 이진성을 복원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조선은 1588년(선조 21) 이진에 군진을 세운 데 이어 1627년(인조 5)에는 종4품 만호가 지휘하는 만호진으로 승격시킨다. 이 지역은 고려시대부터 왜구의 침범이 잦았던 데다 을묘왜변과 임진왜란으로 이진포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이진성은 방어를 위한 목책과 해자까지 갖추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몰려드는 적군으로부터 성문을 방어하는 옹성도 일부 남아 있다. 이진성 안팎에서는 최근에 세운 친절한 안내판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른바 관방유적(關防遺蹟)으로 중요성을 알리면서 이순신 장군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하지만 이곳이 한양과 제주를 잇는 간선로를 이루는 중요한 거점의 하나였다는 사실을 알리는 안내판은 포구에서도 찾지 못했다. 조선시대라면 군선(軍船)이며 관공선(官公船)이 적지 않게 정박하고 있었을 이진항이지만, 지금은 1t에 미치지 못하는 작은 고깃배들만 한가롭게 떠 있다. 그런데 포구에서 가장 가까운 민가의 나지막한 돌담에 눈이 간다. 담장을 이루는 돌은 구멍이 숭숭 뚫린 현무암이 대부분이다. 마치 제주도의 담장을 연상시킨다.집주인 아저씨는 “이것들이 제주에서 싣고 온 돌이냐”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저기 언덕 위 동네로 올라가면 더 많으니 한번 가 보라”고 일러 준다. 현무암들은 제주말(馬)의 하역항으로 이진의 역사를 보여 준다. 먼바다를 항해하는 선박이 바람과 파도에도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은 평형수(平衡水)가 있기 때문인데, 과거에는 그 평형수 역할을 돌이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말이 내리면 제주에서 싣고 온 현무암은 더이상 쓸모가 없었으니 항구에 그대로 버렸음을 알 수 있다. 제주도는 고려시대 이후 군마(軍馬) 사육장이었다. 물론 제주말을 반입하는 항구가 이진이 유일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강진 마량(馬梁)의 마도진(馬島鎭) 만호성 주변에서도 현무암이 발견된다고 한다. 땅이름으로 짐작해 봐도 마량은 중요한 제주말 반입항의 하나였을 것이다. 강진의 옛 이름인 탐진(耽津)도 탐라(耽羅), 곧 제주를 오가는 항구였기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렇다 해도 이진의 현무암은 마량의 그것보다 많다. 현무암의 많고 적음은 배에 실어 운송한 말의 숫자와 비례할 수밖에 없다. 이진은 말 수송선을 포함해 조선 후기 제주를 오가는 선박의 출입통제소 역할을 했던 것 같다. 제주로 가는 또 다른 항구였던 강진 남당포를 출발한 배도 큰 바다로 바로 나가지 않고 완도 북쪽의 이진포를 거쳤다. 고산자 김정호(1804~1866?)는 ‘대동지지’(大東地志)에 ‘이진진(梨津鎭)은 한양에서 950리 떨어져 있고, 성에는 해월루(海月樓)가 있다. 제주로 들어갈 사람은 모두 여기서 배를 타고 떠난다’고 기록했다. 조선 중기의 문인 임제 백호는 1577년(선조 10) 제주목사로 있던 아버지 임진을 만나고 돌아와 ‘남명소승’(南冥小乘)이라는 기행문을 남겼다. 임제는 12월 6일 강진 남당포를 출발해 저녁 늦게 이진보(梨津堡)에 이른다. 남당포는 간척이 이루어져 오늘날 옛 지형을 알 길이 없는데 강진읍 남포리로 추정하고 있다. 임제가 이진에서 배웅 나온 관리들과 작별한 것은 바야흐로 큰바다 항해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임제는 9일 밤 제주 조천포에 도착한다. 돌아올 때는 화북포에서 출발해 해남 관두포로 상륙했다. 해남반도 서쪽의 관두포는 고려시대 이후 오래된 제주 뱃길의 항구였다. 김정호가 ‘이진성에는 해월루가 있다’고 적은 대목은 사실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 해남군은 최근 해남 남창리에 달량진성과 해월루를 복원했다. 북평면 소재지인 남창리는 해남과 완도를 잇는 땅끝대로를 사이에 두고 이진리와 마주 본다. 달량진성은 수군 만호 주둔지였지만, 이진에 만호진이 설치되면서 군진이 아닌 환곡을 위한 곡식창고인 남창으로 바뀌었다. 이진과 남창리는 실제로 멀지 않다. 고산자가 착각한 이유일 것이다. 김정호는 ‘대동여지도’에도 해월루를 이진 동쪽이 아닌 서쪽에 두었다. 지금 해월루 아래는 해변 산책 데크도 만들어 놓았으니 달량진 유적도 찾아보면 좋을 것이다. 이진포 북쪽은 해발 498.6m 달마산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기기묘묘한 암봉이 인상적인 달마산은 ‘남도의 금강산’이라 불릴 만큼 수려하다. 하지만 반대편 이진에서 바라본 달마산의 표정은 조금 온화하다. 달마산이라면 아름다운 절 미황사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미황사는 달마산의 북서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이진포에서 달마산을 바라보고 있자니 미황사 창건 설화가 문득 생각났다. 신라 경덕왕 시절 황금빛 피부의 외래인이 범패 소리를 울리며 노를 저어 땅끝마을 사자포 앞바다에 나타나 경전과 불상 및 탱화를 의조화상에게 건네주었고, 싣고 왔던 바위를 부수고 나온 검은 소가 점지한 자리에 절을 세우니, 곧 미황사라는 것이다. 흔히 인도 불교가 바다로 직접 전래된 증거로 이 설화를 들기도 한다. 그 ‘사자포’는 미황사에서 최단거리 항구인 이진포로 상정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을까. 글 사진 dcsuh@seoul.co.kr
  • 제주 올레축제 15일까지 참가 접수

    제주 올레축제 15일까지 참가 접수

    가을 제주 올레길 함께 걸어요 (사)제주올레는 15일까지 제주올레걷기축제 참가 신청을 받는다. 2017 제주올레걷기축제는11월 3일 3코스를 정방향으로 걷고, 다음 날 4코스를 역방향으로 걷는다. 온평포구, 표선해수욕장, 통오름과 독자봉, 신산 환해장성, 남원포구, 태흥리 바다, 가마리, 표선해수욕장 등이 가을 제주의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다채로운 길위의 공연도 펼쳐진다.에스닉 일레트로닉 공연팀 ‘드러머 리노 & 레드팝콘’의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허대욱 프렌치 트리오 ▲김창기 밴드 ▲강허달림 ▲여성챔버오케스트라 허즈(Hers) ▲퓨전 재즈뮤지션 김홍석 ▲포크락 뮤지션 류준영 ▲애시드팝 뮤지션 비온리 ▲여성 퓨전난타 썬더버드 ▲마임이스트 강정균 등이 음악을 들려준다. 신산리, 토산2리 부녀회가 준비한 고사리 육개장, 비빔밥, 해물파전, 호박전 등 먹거리도 풍성하다.제주 고망(구멍) 낚시 체험, 제주 톳조청 체험, 남원읍 민속보존회의 길트임 행사 등 다양한 체험 행사도 준비됐다.표선 해수욕장에서는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마련한 제주 로컬푸드마켓이 열린다. 사전 참가 신청자에 한해 축제 공식 기념품인 한정판 스카프와, 코스 배지, 프로그램북 등을 제공한다. 이니스프리, 롯데푸드, CU, 카카오, 제이크리에이션, 풀무원, 제주신화월드, 키컴즈, (주)비버인터내셔널 등에서 협찬한 선물 꾸러미도 받을 수 있다. 사전 신청은 15일까지 제주올레 홈페이지( www.jejuolle.org )를 통해 받는다. 신청 참가비는 1인 2만원이다. 20인 이상 단체, 어린이·청소년, 장애인은 1만5000원이다. 현장 접수는 축제 기간 동안 매일 아침 등록 부스에서 선착순 100명에 한해 받는다. 현장 참가비는 일반 2만5000원, 단체 및 할인 대상 2만원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다빈치가 ‘모나리자’ 그리기 전 작업한 누드 스케치 발견됐다?

    다빈치가 ‘모나리자’ 그리기 전 작업한 누드 스케치 발견됐다?

    155년 전 프랑스에서 공개된 목탄 누드 스케치 ‘모나배나’(Monna Vanna)가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의 명화 ‘모나리자’(Mona Lisa)를 위한 사전 스케치였을지 모른다고 프랑스 예술 전문가들이 말했다고 영국 BBC가 28일(현지시간) 전했다. 모나배나는 1862년 파리 북쪽의 샨틸리 궁전의 콘데 박물관에서 르네상스 시기 작품들을 전시했을 때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다빈치 스튜디오에 속한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여겨졌지만 전문가들은 여러 단서를 추적해 다빈치가 두 작품 모두에 간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실험을 실시한 큐레이터들은 이 스케치가 “적어도 부분적”으로 다빈치의 손길이 거쳐간 것으로 보고 있다.다빈치야 두 말이 필요없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예술을 대표하는 작가이며 그의 유화 모나리자, 일명 라 지오콘다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높은 명작으로 여겨진다. 의류상이며 플로렌스 관리였던 프란세스코 델 지오콘도의 허락을 받고 그의 아내 리자 게라르디니를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큐레이터인 마티유 델티쿠는 “그 그림은 얼굴과 손들을 묘사하는 데 있어 아주 인상적인 질감을 갖고 있다”며 “그저 카피한 것이 아니다. 레오나르도의 삶 말기에 모나리자와 함께 병행하며 이 그림을 그린 것 같은 흔적을 우리는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그건 유화를 그리기 전 사전작업을 한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델티쿠는 또 손들과 몸통 크기가 거의 일치하고, 초상화의 크기도 거의 같고, 조그만 구멍들이 뚫려 있는 것을 봤을 때 캔버스에 고정시켜 형태를 그대로 옮긴 것 같은 흔적이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루브르의 보전 전문가인 부르노 모틴은 레오나르도의 인생은 15세기에 접어들면서 “아주 높은 질”로 승화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레오나르도는 왼손잡이로 알려져 있는데 이 그림에서는 머리 주위를 그릴 때 오른손으로 그린 듯한 흔적이 나온다는 점을 모틴은 지적했다. 그는 AF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것이 레오나르도의 작품임을 입증하려면 더 많은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며 “시간이 조금 걸리는 작업이 될 것이며 특별히 파손될 수 있어 그림을 갖고 작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결론내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평소 여직원에 호감”…변기에 몰카 설치해 촬영한 30대 남성

    “평소 여직원에 호감”…변기에 몰카 설치해 촬영한 30대 남성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여직원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A(37)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A 씨는 지난 6월 초부터 지난달 17일까지 본인이 이사로 있는 도내 모 회사 공용화장실 변기 커버 윗면에 스마트폰을 몰래 설치, 여직원의 신체 일부를 동영상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변기 커버 윗면엔 휴대폰을 부착해 카메라 렌즈가 변기 커버 가운데 뚫린 2㎝ 미만의 구멍 밖을 비추도록 했다. 휴대폰 설치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변기 커버를 항상 세워 놓기 위해 변기 윗면엔 스티커를 붙여 변기 물탱크와 고정시켰다. A 씨의 이런 행위는 여직원 B 씨가 지난달 17일 오후 변기 커버를 교체하려다가 휴대폰을 발견하면서 들통이 났다. B 씨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해당 휴대폰이 A 씨 소유라는 점과 휴대폰 안에 피해 여성이 찍힌 100여 개 영상·사진 자료가 담긴 것을 확인했다. 사진은 화장실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캡쳐한 사진이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B 씨에게 호감을 느껴 몰래 휴대폰을 설치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 씨 휴대폰과 컴퓨터를 확인한 결과 인터넷 등 다른 곳으로 영상이나 사진을 유포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 측은 “피해 여성은 1명으로 확인했다”며 “A 씨의 여죄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끼 구하려 물웅덩이 뛰어든 어미 견공 화제

    새끼 구하려 물웅덩이 뛰어든 어미 견공 화제

    어미 개 한 마리가 물웅덩이에 빠진 새끼를 구하기 위해 그 속으로 뛰어드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다. 영국 일간 메트로는 26일(현지시간) 이날 유튜브 채널 바이럴호그에 공개돼 화제를 모은 해당 영상을 소개했다. 동남아시아의 한 지역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영상은 강아지 한 마리가 물웅덩이에 빠져 어미 개와 이들 개의 주인이 함께 강아지를 구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미 개는 필사적으로 물웅덩이 주변 흙을 파내며 그 구멍을 넓히려고 애썼고 주인 역시 물을 퍼내 보지만 웅덩이 속 물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급기야 어미는 직접 웅덩이 속에 있는 틈새로 몸을 집어넣었다. 그 깊이가 상당한지 개의 모습은 물속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어미 개는 결국 자신의 새끼를 끌고 물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이내 새끼를 입에 물고 집으로 들어갔다. 잠시 뒤 주인 역시 집으로 들어가 강아지 상태를 확인했다. 그런데 강아지는 어미 개가 열심히 핥으며 깨워도 숨을 쉬지 않았다. 이에 남성은 CPR을 시도하듯 강아지의 심장 부위를 손으로 계속해서 마사지했다. 그러자 강아지는 숨을 내쉬어 되살아날 수 있었다. 한편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어미 개의 놀라운 행동을 칭찬하면서도 개 주인에게는 “왜 물웅덩이에 팔을 넣어 강아지를 구하지 않았느냐?”, “왜 옆에 서서 촬영만 했느냐?”며 비난하기도 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청양고추보다 300배 매운 고추…세계기록 경신

    청양고추보다 300배 매운 고추…세계기록 경신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의 기록이 경신됐다.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는 2013년 기네스북에 등재된 캐롤라이나 리퍼였다. 이 고추는 고추에 함유된 캡사이신의 농도에 따라 매움의 정도를 표시하는 스코빌 지수(SHU)가 가장 상위 단계인 156만 9300~220만 SHU에 달했다. 한국의 청양고추는 4000~1만 SHU로 알려져 있다. 기록을 경신한 고추의 이름은 ‘페퍼X’(Pepper X)로, 캐롤라이나 리퍼를 만들었던 미국 퍼커버트 페퍼 컴퍼니가 개발했다. 스코빌지수가 318만 SHU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매우 고추’의 타이틀을 새롭게 거머쥐게 됐다. 퍼커버트 페퍼 컴퍼니가 10년간 연구한 끝에 내놓은 페퍼X는 한국의 청양고추보다 더 연한 녹색을 띠고 있으며, 길쭉한 모양이 아닌 피망처럼 둥그렇고 작은 크기가 특징이다. 이 회사는 최근 자사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페퍼X의 출시를 공식 발표했다. 이미 뉴욕의 일부 마켓에서 시판을 시작했으며, 페퍼X를 이용해 만든 핫소스는 선주문 분량 1000병에 대한 예약이 시작되자마자 2분 만에 매진됐다. 페퍼X 제자업체 대표는 “이 고추는 캐롤라이나 리퍼보다 약 2배 정도 맵다”면서 “지난 10년간 스코빌지수가 300만 SHU를 넘는 고추를 개발하기 위해 애써왔다”고 전했다. 페퍼X와 같은 고추를 한꺼번에 많이 먹을 경우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실제로 지난해 응급의학저널에 실린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47세 남성은 캐롤라이나 리퍼 다음으로 매운 고추로 알려진 인도산 ‘부트 졸로키아’(스코빌지수 100만 SHU)로 만든 소스를 햄버거에 잔뜩 발라 먹었다가 식도에 구멍이 생기는 부상을 입었다. 페퍼X 역시 단독으로 섭취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증류 식초 등을 섞은 핫소스 등으로만 섭취할 수 있다. 페퍼X 핫소스 겉면에는 “닭고기나 인도 음식 등과 매우 잘 어울린다. 한 입 만으로도 입이 타들어가는 듯한 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서가 부착돼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르곤’ 김주혁 천우희가 남긴 것 ‘팩트의 가치’

    ‘아르곤’ 김주혁 천우희가 남긴 것 ‘팩트의 가치’

    ‘아르곤’이 마지막까지 깊은 여운을 남기며 뜨거운 호평 속에 유종의 미를 거뒀다. tvN 월화드라마 ‘아르곤’(연출 이윤정, 극본 전영신 주원규 신하은, 원작 구동회, 제작 데이드림엔터테인먼트)이 26일 방송된 8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내부적 고민과 외부 압력 속에서도 김백진(김주혁 분)과 이연화(천우희 분) 그리고 ‘아르곤’은 미드타운 인허가 비리의 진실을 마지막까지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그 진실이 자신들의 실수를 겨냥할지라도 거짓이 아닌 팩트 보도를 선택하며 감동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가장 ‘아르곤’다운 최종회였기에 더욱 진한 여운을 남겼다. 가짜 뉴스가 만연하는 세상에서 오직 팩트를 찾아 보도하려는 진짜 기자들의 생생한 취재 현장을 담아낸 ‘아르곤’은 첫걸음부터 기존 장르물과 다른 탐사보도극을 지향했다. 통찰력 있게 바라본 현실을 묵직하고 담담하게 그려낸 ‘아르곤’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탐사보도극’이라는 새로운 시도 역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아르곤’이 남긴 것들을 짚어봤다. #신념과 현실 사이 오직 ‘팩트’만 보도하는 기자들이 전한 진심 팩트제일주의자 김백진이 이끄는 ‘아르곤’은 사실을 통해 진실에 도달할 수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취재 원칙에 따라 움직였다. 신념을 지키려는 ‘아르곤’에는 매번 위기가 닥쳤다. ‘아르곤’은 이러한 현실적인 고민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그들은 보통 사람이었다. 때때로 현실과 타협하기도 했고, 생계를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뇌 끝에 늘 진실에 도달했다. 흔들리지만 절대 무너지지 않고 진실을 파헤치려는 ‘아르곤’ 기자들의 팩트 추적은 그래서 더 감동적이었다. #사건 보다 사람! ‘아르곤’이 보여준 휴머니즘 넘치는 따듯한 공감 휴머니즘이 담긴 탐사보도극이라는 새로운 시도 역시 높은 몰입도와 큰 공감을 선사했다. ‘아르곤’이 기자를 내세운 여타 드라마와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할 수 있었던 지점은 사건이 아닌 사람을 향한 집중력이었다. 첫 회 미드타운 붕괴사건을 취재하기 전 김백진은 “뉴스에서 자막으로 휙 지나가는 이름들이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란 걸 알려주자”고 팀원들을 독려했다. ‘아르곤’은 8회 내내 사건에 매몰될 수 있는 사람들의 아픔을 놓치지 않았다. ‘아르곤’ 팀원들 역시 기자라는 직업을 넘어 한 사람으로 바라봤다. 취재원을 설득하기 위해 애쓰는 등 기자들의 고민과 현실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시청자에게 생소할 수 있는 보도국을 현실적으로 그렸음에도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는 ‘아르곤’이 보여준 휴머니즘에 있었다. #모든 공감의 힘은 배우! 디테일부터 달랐던 현실감 넘치는 연기 연기 구멍이 하나도 없는 내공 탄탄한 라인업은 ‘아르곤’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김주혁의 카리스마가 극을 이끌었고 첫 드라마 주연작인 천우희는 명불허전의 연기력으로 공감 백배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거칠지만 따뜻함을 불어넣은 박원상, 이지적인 매력을 수놓은 신현빈,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공감을 자아낸 박희본, 현실적이어서 더 얄미웠던 악역 이승준을 비롯해 조현철, 심지호, 지일주, 지윤호, 이경영 심지어 매회 짧게 출연했던 연기자들까지 제 옷을 입은 듯 탁월한 연기를 보여줬다. 디테일이 다른 탁월한 연기 시너지가 ‘아르곤’의 현실감을 만들어냈다. 한편 마지막까지 뜨거운 호평을 받은 최종회 시청률은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평균 시청률 2.8%, 순간 최고 시청률 3%를 기록했다. tvN 채널의 타깃 시청층인 20~40대 남녀 시청층 역시 평균 시청률 1.9%, 순간 최고 시청률 2.2%로 케이블과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아르곤’은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오직 팩트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탐사보도팀 ‘아르곤’ 의 치열한 삶을 그려내며 사랑 받았다. 사진=tvN ‘아르곤’ 최종회 방송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태자가 썼을까…1300년 전 신라 ‘첨단 수세식 화장실’

    태자가 썼을까…1300년 전 신라 ‘첨단 수세식 화장실’

    신라 왕궁 별궁터인 동궁·월지 ‘고급’ 화강암 변기·건물터 발견 바닥에 전돌 깐 배수시설까지 발달된 왕실의 화장실 문화 가늠 신라 태자가 쓰던 화장실이었을까. 태자가 살던 신라 왕궁의 별궁터인 경주 동궁과 월지에서 1300년 전 수세식 화장실이 발견됐다. 국내에서 변기와 배수 시설, 화장실 건물터를 두루 갖춘 화장실 시설 일체가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26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공개한 경주 인왕동 동궁과 월지(사적 제18호) 북동쪽 발굴 지역에는 화강암을 둥글게 깎아 만든 변기와 전돌을 타일처럼 바닥에 깐 ‘고급형 고대 화장실’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두 칸으로 나뉜 넓이 24.7㎡의 화장실 건물터. 이 가운데 한 칸에 구멍 뚫린 타원형 화강암 변기(길이 90㎝, 너비 56㎝)가 배수시설과 연결돼 놓여 있었다. 쪼그려 앉아 용변을 본 뒤 지름 12㎝의 구멍에 물을 흘려보내면 오물이 경사진 암거(지하에 고랑을 파 물 빼는 시설)를 따라 빠져나간다. 고대의 수세식 변기인 셈이다.이종훈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은 “이번에 발굴된 화장실 유구는 먹고 배설하는 인간의 원초적인 생활상이 왕실 내부에서 문화적으로 어떻게 이뤄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공간 유적”이라고 의미를 짚었다.당초 발굴 당시에는 구멍 뚫린 변기 위에 두 다리를 딛고 쪼그려 앉을 수 있는 길이 175㎝, 너비 60㎝ 크기의 판석 석조물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판석 석조물은 좌우를 바꿔 아귀를 맞추면 과거 불국사에서 발견된 변기 형태의 석조물(8세기)과 모양이 매우 흡사하다. 장은혜 학예연구사는 “고급석재인 화강암을 쓴 변기와 변기 아래와 배수시설 바닥에 전돌을 깔아 마감한 것 등은 신라 왕실의 화장실 문화가 얼마나 발달했는지 잘 보여 준다”며 “일본에서도 7세기 후반~8세기 화장실 유구가 다수 출토됐지만 건물터와 변기·배수 시설이 다 갖춰진 채로 나온 적은 없었다”고 했다. 국내에서는 백제 유적인 전북 익산 왕궁리에서 처음 공동 화장실 유구(7세기)가 발견된 바 있다. 당시 유구의 토양에서는 회충, 편충 등 기생충 알이 다량 나왔다. 신라 왕족의 화장실에선 어땠을까. 박윤정 학예연구관은 “지난 5월 유구 내 토양을 조사했으나 물을 부어 흘려보내는 수세식인 데다, 미생물이 잔존하기 힘든 모래 알갱이만 퇴적돼 있어 기생충 알은 없었다”며 “인근에 저수조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배수로 위로 철로(동해남부선)가 지나고 있어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간 나오지 않았던 출입문인 동문으로 추정되는 건물터도 이번 조사에서 확인돼 주목된다. 남북 길이 21.1m, 동서 길이 9.8m인 대형 가구식(架構式·목조가구처럼 돌을 짜 맞추는 방식) 기단 형태로, 화려한 계단과 2m 이상의 대형 돌로 쌓은 10개의 적심(積心·주춧돌 주위에 쌓는 돌무더기) 등이 상당한 규모였음을 짐작케 한다. 통일신라 이전에 조성된 길이 110m의 대형 배수로바닥층에는 이례적으로 소 골반뼈가 소형 토기와 함께 발견됐다. 박윤정 학예연구관은 “배수로 폐기 시점에 소 골반뼈를 묻은 것은 이후 새 건물을 세우기 위해 안전을 기원하는 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통일신라 때 어린 사슴과 토기를 묻고 의례를 지낸 뒤 폐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깊이 7.2m의 우물에서는 고려 시대 인골 4구가 출토됐다. 30대 후반 남성인 성인 인골과 8세 미만의 소아, 3세 이하의 유아, 6개월 미만의 영아 등으로, 인골이 묻힌 배경 등 고고학 연구 결과는 올해 말 나올 예정이다. 경주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통일신라시대 ‘수세식 화장실’ 사용했다...8세기 화장실 유적 경주서 발견

    통일신라시대 ‘수세식 화장실’ 사용했다...8세기 화장실 유적 경주서 발견

    통일신라 시대 태자가 생활한 별궁인 경주 동궁(東宮)에서 8세기 중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세식 화장실’ 유적이 발굴됐다. 우리나라 고대 화장실 유적 중에 화장실 건물과 석조변기, 오물 배수시설이 모두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6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경주 ‘동궁과 월지’(사적 제18호) 북동쪽 지역에서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한 초석 건물지 내 석조변기와 배수시설을 공개했다. 이 터는 정면 2칸, 측면 1칸 규모로, 전체 넓이는 24㎡다. 석조변기는 두 개의 방 가운데 한쪽에만 설치됐다. 출토 당시 석조변기는 타원형 변기 좌우에 발을 디딜 수 있는 널찍한 직사각형 판석이 하나씩 놓여 있었다. 쪼그리고 앉아 용변을 보면 오물이 암거(暗渠·물을 빼낼 수 있도록 밑으로 낸 도랑)를 통해 배출되는 형태다. 타원형 변기는 길이 90㎝, 너비 65㎝ 크기다. 옴폭 팬 변기에는 직경이 약 12㎝인 구멍이 뚫렸다. 이 구멍은 기울어진 암거를 통해 배수로와 연결된다. 타원형 변기 위에 올린 판석은 길이가 175㎝, 너비가 60㎝다. 이종훈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은 “판석의 아귀를 맞추면 가운데에 타원형 구멍이 생기는데,구멍 옆에는 볼록하게 솟은 별도의 발판이 있다”며 “화장실 옆에 있는 또 다른 방은 용도를 정확히 알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물을 유입하는 설비가 따로 갖춰지지 않은 점으로 미뤄 항아리에서 물을 떠서 변기에 흘려 오물을 씻어 내렸던 것으로 보인다”며 “화강암이 쓰였고, 변기 하부와 배수시설 바닥에 타일 기능을 하는 사각형 전돌을 깐 것을 보면 신라왕실에서 사용한 고급 화장실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경주와 익산 등지에서 고대 화장실 유적이 출토됐다. 익산 왕궁리에서는 7세기 배수저류식 화장실 유적과 뒤처리용 나무 막대기가 나왔으나,석조변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경주 불국사에서는 8세기에 제작된 변기형 석조물이 발견된 바 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화장실 유적 외에도 남북 길이 21.1m, 동서 길이 9.8m인 대형 가구식(架構式) 기단 건물지가 확인됐다.가구식 기단은 석재를 목조가구처럼 짜 맞춘 기단을 말한다. 이 건물지는 통일신라시대 왕경 도로와 맞닿아 있고,규모에 비해 큰 계단시설이 있으며,거대한 적심(積心·주춧돌 주위에 쌓는 돌무더기)이 발견돼 그간 경주 동궁에서 나오지 않았던 출입문(동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이 소장은 “신라 동궁의 영역은 학계에서 논란이 있는데,이번 조사로 동궁의 궁역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파악할 수 있는 단초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욱’한 남성이 ‘억’소리 낸 사연

    ‘욱’한 남성이 ‘억’소리 낸 사연

    타인의 상가 유리문을 파손하고 달아나던 남성이 달리는 차에 치이는 사고 순간이 공개됐다. ‘인과응보’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이 영상은 지난 9일 폴란드 실롱스크주 루브리니엑의 한 상가 앞에서 촬영됐다. 영상을 보면, 건장한 체구의 한 남성이 등장한다. 그는 다짜고짜 막무가내로 영상 속 상가 유리문에 돌멩이를 집어던진다. 유리문에 구멍이 생기자 그는 자신의 팔로 직접 유리를 깨뜨린다. 이때, 지나가던 행인이 남성의 비상식적인 행동에 대해 질책하자 그는 되레 행인의 멱살을 잡고 승강이를 벌인다. 결국 행인은 그와 한 발치 떨어져서 경찰에 신고한다.그러자 남성은 갑자기 유리창 박살 내기를 중단하고 차도를 가로질러 달아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는 도로를 건너기 시작한 직후, 주행 중인 차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하고 만다. 영상을 게시한 이는 사고를 당한 남성이 경미한 부상만을 입었으며 구급차에 실려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사진 영상=ViralHog/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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