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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어·산천어축제 ‘손맛’… 강원 추억여행 ‘꿀맛’

    송어·산천어축제 ‘손맛’… 강원 추억여행 ‘꿀맛’

    “강원도 겨울축제를 찾아 추억을 만드세요.” 물고기와 눈·얼음을 테마로 한 한겨울 강원도 겨울축제들의 막이 오른다. 대한민국 대표 겨울축제인 화천 산천어축제를 비롯해 인제 빙어축제, 평창 송어축제, 홍천 꽁꽁축제까지 다양하다. 한겨울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산천어와 빙어, 송어를 낚으며 짜릿한 손맛을 즐길 수 있다. 축제장 주변 구이터에서는 잡은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된다. 눈과 얼음을 소재로 한 조각상이 선보이고, 미끄럼 등 다양한 체험도 즐길 수 있다. 가족, 연인과 함께 깨끗한 강원의 청정 공기를 마시며 꽁꽁 언 얼음 위에서 한겨울 축제를 즐겨보자.‘2019 화천 산천어축제’가 새해 1월 5~27일 23일간 화천천을 비롯해 화천군 곳곳에서 펼쳐진다. 한국을 대표하는 겨울축제로 자리매김한 화천 산천어축제는 산천어 얼음낚시뿐 아니라 수상낚시, 루어낚시, 맨손잡기 등 다양한 산천어 잡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얼음썰매, 스케이트, 눈썰매, 봅슬레이 체험을 비롯해 눈·얼음 체험과 대한민국 창작썰매콘테스트, 화천 복불복 경품 이벤트, 겨울문화촌 등 흥미진진한 행사들이 펼쳐진다.●온라인 예약 가능… 현장접수는 1일 8000명 어느 해보다 빨리 찾아온 추위로 화천천은 벌써 30㎝ 이상 꽁꽁 얼었다. 얼음구멍을 뚫고 1급수에서만 산다는 산천어를 낚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천어를 잡는 얼음낚시, 루어낚시, 수상낚시, 밤낚시, 맨손잡기 등이 인기다. 얼음낚시는 온라인에서 예매 후 이용하거나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접수 후 입장할 수 있다. 온라인 예약은 하루 6000명이며 현장 낚시터와 예약 낚시는 분리돼 있다. 현장 접수는 1일 최대 8000명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전용 얼음낚시터도 운영한다. 매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는 산천어 밤낚시터를 운영해 겨울밤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차가운 물속에서 직접 산천어를 잡아 보는 산천어 맨손잡기도 인기다. 산천어 잡느라 추워진 몸을 녹일 수 있는 족욕탕이 마련돼 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올해에는 마을마다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지는 미니 산천어축제도 열려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중년·노년층 위해 청춘다방 등 테마 쉼터 운영 ‘겨울 축제의 원조’ 인제 빙어축제(사진 왼쪽)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겨울축제로 다시 자리잡았다. 인제군 문화재단 주관으로 열리는 빙어축제는 새해 1월 26일~2월 3일 9일간 소양강 상류 빙어호 일대에서 열린다. 19회째를 맞는 빙어축제는 조부모와 부모, 아이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중심의 프로그램을 대거 만들었다. 유아들과 어린이들을 위한 얼음놀이터에서는 해외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빙어서클과 회전썰매가 국내 겨울축제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며 빙판 놀이의 재미를 더한다. 눈 놀이터에는 안전한 눈 놀이방과 다양한 코스의 대형 눈 미끄럼틀도 마련한다. 중장년층을 위해 1970∼1980년대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낭만 쉼터도 테마별로 운영된다. 특히 장발의 DJ와 함께하는 청춘다방, 왁자지껄 낭만교실, 살벌한 고참들의 눈총을 받던 추억의 내무반 등이 만들어져 인기를 끌 전망이다. 테마별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옛 낭만 감성과 재미를 선사한다. 노년층을 위해서는 두메산골 테마 구역 내에 주모가 차려내는 막걸리와 주안상이 준비된 주막거리, 뻥튀기·가마솥, 밥·촌두부 등 옛 먹거리가 가득한 시골 장터 부스가 운영된다. 옛 농기구가 전시된 시골 풍경과 남사당패 공연, 외줄 타기, 엿장수, 전통연희 공연 등 흥겨움을 더할 전통놀이 마당도 펼쳐진다. 최상기 인제군수는 “가장 인기를 끄는 빙어 얼음낚시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추억을 드리도록 하겠다”며 “특히 어린이들에게 겨울 야외놀이의 재미, 중장년에게는 겨울의 낭만, 노년층에게는 잔잔한 추억을 새길 수 있는 축제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잡은 물고기 즉석 요리… 눈·얼음썰매장 마련 동계올림픽의 도시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 일대에서 펼쳐지는 평창 송어축제(사진 오른쪽)는 22일 개막해 새해 1월 27일까지 이어진다. ‘눈과 얼음, 송어가 함께하는 겨울 이야기’를 주제로 열리는 송어축제는 겨울철 대표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오대천을 막아 조성한 4개 구역 9만여㎡의 얼음낚시터는 동시에 5000여명이 즐길 수 있다. 올해 처음 조성한 텐트낚시터는 온라인 예약으로 참여할 수 있다. 어린이들은 어린이 전용 실내낚시터에서 송어를 낚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반소매와 반바지만 입고 차가운 물속으로 들어가 맨손으로 송어를 잡는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인 송어맨손잡기는 야외 행사장에서 진행된다. 하루 2∼3회 운영하며, 한 번에 50명이 선착순으로 참여할 수 있다. 더구나 하루 3돈씩 모두 111돈의 황금을 경품으로 내걸어 참가자들의 흥미를 돋운다. 잡은 송어는 즉석에서 회 또는 구이로 맛볼 수 있다.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눈썰매장은 길이 120m, 폭 40m로 대폭 확장했다. 눈썰매장 바로 옆에는 얼음썰매장을 조성해 시범 운영한다. 눈썰매, 전통썰매, 스케이트, 얼음자전거, 범퍼카, 얼음카트 등 얼음과 눈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놀이가 준비됐다. 다양한 주전부리를 즐길 수 있는 먹거리촌도 1600㎡ 면적의 돔형 하우스에 들어선다. 한왕기 평창군수는 “동계올림픽으로 세계적인 겨울축제 도시로 자리매김한 평창의 송어축제가 외국 손님을 비롯해 많은 방문객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드리겠다”고 말했다. ●인삼원액사료 먹인 인삼송어 항산화 효과 커 새해 1월 4~20일 홍천군 홍천읍 홍천강변 일대에서 제7회 홍천강 꽁꽁축제가 열린다. 송어는 인삼을 사료로 키워낸 인삼송어다. 지난해부터 홍천강 꽁꽁축제에서 처음 선보인 송어는 6년근 홍천 인삼 원액을 섞은 사료를 사용했다. 성균관대 산학협력단 연구 결과 인삼송어는 일반 송어보다 항산화 효과가 60% 높게 검출돼 겨울철 면역력 증강, 저항력 강화, 노화방지, 피부미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심혈질환이나 기억력 감퇴를 예방하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무항생제로 키워 안전한 먹거리로 인정받았다. 맛과 식감이 뛰어나 지역특화 어종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올해 축제 슬로건은 ‘홍천강 황금송어를 잡아라!’다. 주요 프로그램은 황금 인삼송어를 잡아라, 인삼송어 얼음낚시, 야간얼음낚시, 가족텐트낚시터, 플라이낚시터, 향토음식점, 맨손송어잡기, 북극곰 달려 송어잡기, 민속놀이, 어린이직업체험 등이다. 새로운 프로그램인 야간낚시터는 금·토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시범 운영된다. 북극곰 달려 송어잡기는 지난해까지 하루 2~3회 진행하던 것을 5회로 늘렸다. 황금송어는 얼음낚시터 및 달리기 대회장에 각각 350마리와 50마리가 방류된다. 관광객과 함께하는 경품(홍천쌀 4㎏) 이벤트도 진행된다. 원활한 축제 운영을 위해 운영인력을 30% 추가 배치했으며, 시장 연계 강화를 위해 시장 안 포토존, 행사장 시장 연계 발광다이오드(LED) 터널, 인도교·축제장 야간조명 및 포토존 등을 설치한다. 허필홍 홍천군수는 “꽁꽁축제는 지역 경기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두고 전통시장을 체험하는 골목시장 투어와 야간낚시터 등이 운영돼 참가자들과 주민들이 상생하도록하겠다”고 말했다. 화천·인제·평창·홍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경찰이 열받았다

    경찰이 열받았다

    프랑스와 헝가리에서 연말을 맞아 무보수 연장 근무 등에 열받은 경찰관들이 집단 행동을 벌였다.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고, 무보수 연장근무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해달라는 요구이다. 프랑스에서는 근무 환경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경찰관들의 태업 등 집단행동에 주요 공항과 일선 경찰서 업무에 차질이 빚어졌다. 19일(현지시간) BFM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파리 근교 샤를 드골 공항과 오를리 공항에서는 검문검색을 담당하는 국경경찰대(PAF) 소속 경찰관들이 정부에 근로조건 개선과 추가근무 수당 지급 등을 요구하며 태업을 벌였다. 경찰관들은 평소 같으면 승객 1인당 15초가 걸리는 검문검색을 이날 1∼2분으로 넉넉히 잡고 업무를 처리했고, 공항에서는 검문검색을 위한 승객의 대기시간이 평소보다 많이 늘어났다. 이날 프랑스 전역에서는 경찰노조의 태업 촉구에 따라 경찰관들이 순찰이나 현장 수사 등 외근을 하지 않고 경찰서 안에 머물며 긴급상황에만 대처하는 경우가 많았다. 파리 근교 망트 라 졸리의 한 경찰서도 노조 소속 경찰관들이 입구를 폐쇄하고, 경찰서 간판에 테이프를 둘러치는 등 처우개선 요구 시위를 벌이고 있음을 알렸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경찰노조에서는 파리 최대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에서 정부에 경찰관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집회도 계획 중이다. 프랑스 내무부는 경찰의 집단행동에 놀라 부랴부랴 ‘노란 조끼’ 시위에 투입된 경찰관들에게 1인당 300유로(약 38만원)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급 대상은 군·경 인력 총 11만1000명으로, 3300만유로(약 423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그러나 경찰노조들은 턱없이 부족한 조처라면서 정부 제안을 받을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대신 이들은 지난 수년간 누적된 수천 시간의 무보수 연장 근무에 대해 금전적인 보상을 요구했다. 프랑스 정부도 경찰관들의 누적 추가근무 수당 지급 요구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노조의 집단행동이 본격화할 경우 서민경제 개선을 요구하는 ‘노란 조끼’ 집회와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이 겹쳐 치안과 테러 경계에 자칫 ‘구멍’이 뚫릴 수 있기 때문이다. 브뤼노 르메르 재정경제부 장관은 BFM 방송 인터뷰에서 “매우 어려운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관들이 제대로 대가를 지급받는 것은 정당하다”고 유화적인 자세를 취했다. 프랑스 정부는 경찰관들의 누적 추가 근무수당 총액이 2억7500만 유로(3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헝가리에서도 경찰관들이 밀린 연장근로 수당을 제대로 달라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매년 5만 시간에 대한 연장근로 수당이 미지불됐다면서 정부가 지급해야 할 금액이 2억 포린트(79억6000만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헝가리에서는 최근 연간 연장근로 허용 시간을 대폭 늘린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뒤 반정부 시위가 계속돼 왔다. AFP통신는 19일(현지시간) 헝가리 북동부 사볼치 카운티 경찰관 2300명이 헝가리 최대 뉴스포털 인텍스 닷 후(index.hu)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지난 3년간 제대로 연장근로 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공개서한에 이름을 올린 경찰관들은 경찰청장에게 수당 지급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해서 공개적으로 이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의 요구는 최근 시위와는 무관하다. 우리는 경찰이고 이 서한은 정치적 목적을 띠고 있지 않다”며 “권리가 정당하게 보호받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전국 단위로는 수십만 시간분의 경찰관 연장근로 수당이 미지급 상태라고 전했다. 헝가리에서는 지난 12일 연간 연장근로 허용시간을 250시간에서 400시간으로 확대한 노동법 개정안이 의회를 통과한 뒤 연일 부다페스트를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야당과 노동조합들은 개정법을 독일 자동차 업계와 정부의 야합이 만들어낸 ‘노예법’이라고 비판하면서 유럽연합(EU) 최저 수준인 임금을 먼저 올리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덩치 큰 공룡들, 체온 조절 비결은 ‘콧구멍’에 있었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덩치 큰 공룡들, 체온 조절 비결은 ‘콧구멍’에 있었다

    크리스마스가 불과 닷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평소 갖고 싶었던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큰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보러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들르면 공룡과 관련된 장난감들이 유독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어른들이 알고 있는 공룡이래 봐야 티라노사우루스, 스테고사우루스 정도에 불과하지만 아이들은 어려운 공룡 이름들도 술술 외워 말합니다. 사실 공룡에 대한 책이나 영화들이 많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들이 정확한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현재의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고생물학자들이 화석을 통해 당시를 가장 합리적으로 추정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크리스마스를 코앞에 둔 지금 고생물학자들이 공룡과 관련한 재미있는 사실들을 또 찾아냈다고 합니다. 이탈리아 밀라노 자연사박물관, 조반니 카펠리니 지질박물관 공동연구팀이 밀라노에서 북동쪽으로 80㎞ 떨어진 살트리오 인근 채석장에서 1996년 발견된 공룡 화석을 정밀 분석한 결과, 초기 쥐라기에 살았던 육식공룡들 중에서 가장 큰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생명 및 환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피어J’ 19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우리 앞에 새로 등장한 공룡은 화석이 발견된 지명을 따 ‘살트리오베네터 자넬라이’로 이름 붙여졌습니다. 초기 쥐라기인 1억 9800만년 전에 존재했던 살트리오베네터는 가장 오래된 육식 공룡으로도 밝혀졌습니다. 연구팀은 살트리오베네터를 시작으로 육식 공룡들의 몸집이 커지기 시작했으며 이때부터 초식 공룡들과 육식 공룡들 사이에서 몸집이 커지는 일종의 ‘진화론적 군비경쟁’을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동물은 움직이면 필연적으로 체온이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이나 새 같은 항온동물은 체온 유지를 위한 대사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변온과 항온동물의 중간 단계인 공룡들이 뜨거워지는 몸을 어떻게 식혔을까 하는 점도 과학자들이 궁금하게 여겼던 것들 중 하나입니다. 미국 오하이오대 생명과학과, 정형의학대, 뉴욕공대 정형의학대 공동연구팀은 중생대 마지막 시대인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곡공류 공룡인 안킬로사우루스의 머리뼈를 분석한 결과 콧속 공간(비강)이 거대한 몸집에서 발생하는 열을 조절하는 일종의 에어컨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20일자에 발표했습니다. 곡공류는 딱딱한 껍질을 가진 일명 ‘갑옷 공룡’입니다. 안킬로사우루스는 몸길이가 4~7m로 곡공류 중에서는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팀은 컴퓨터단층촬영(CT)과 전산유체역학이라는 첨단 기술로 안킬로사우루스의 신체 구조를 정밀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몸집이 큰 공룡들은 자동차가 공기로 엔진을 식히듯 비강이라는 긴 바람 통로로 공기를 지나가게 해 뇌가 계란프라이처럼 굳는 것을 차단했을 뿐만 아니라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막았을 것이라고 합니다. 연구팀은 비강의 길이가 실제보다 절반 수준일 때를 가정하고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체온이 2배 이상 높아져 생존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아이들에게 공룡 장난감을 사 주는 것만으로 ‘산타클로스’ 역할을 끝냈다고 생각하지 말고 공룡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주거나 잠깐이나마 함께 놀아 주는 것은 어떨까요. 아동 심리 전문가들은 바쁜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의 한 장면을 만들어 주는 것을 어렵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들 합니다. edmondy@seoul.co.kr
  • ‘황후의 품격’ 장나라, 궁인 복장으로 변신한 모습 포착 ‘무슨 일?’

    ‘황후의 품격’ 장나라, 궁인 복장으로 변신한 모습 포착 ‘무슨 일?’

    ‘황후의 품격’ 장나라가 동그란 안경을 쓴, 궁인 복장으로 변신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은 닐슨코리아 기준, 수도권 시청률 15.4%, 전국 시청률 14%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또 다시 경신하면서 수목 동시간대 드라마 시청률 최강자임을 증명했다. 장나라, 최진혁, 신성록, 신은경, 이엘리야 등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의 호연과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 참신하고 독특한 영상미가 조화를 이뤄내면서 안방극장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더욱이 지난 방송분 엔딩에서는 황후 오써니(장나라 분)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은 태황태후 조씨(박원숙 분)를 발견, 충격에 휩싸이는 모습으로 이목을 끌었다. 황실의 비리를 밝히기 위해 황실감사원에 보낼 고발서를 써내려가던 태황태후가 심장에 비녀가 꽂힌 채로 죽어있었고 태황태후전을 찾은 오써니가 이를 목격, 소스라치게 놀라는 가운데 황제 이혁(신성록 분)이 등장해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무엇보다 19일 방송분에서는 장나라가 우아하고 화려한 황후의 한복을 벗고, 수수한 궁인 복장을 한 채 총총걸음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담긴다. 극중 오써니가 머리를 내려묶고 동그란 안경을 쓴 채, 짙은 남색과 고동색이 섞인 저고리와 치마를 입고서 황실 안을 걸어가는 장면. 특히 오써니는 혹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볼까봐 고개를 한껏 숙이고는,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긴다. 태황태후의 시신을 발견한 오써니가 갑자기 궁인 복장으로 변복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오써니가 황실 안에서 찾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장나라의 ‘소소한 궁인 복장 변신’ 장면은 충청남도 부여 일대에서 촬영됐다. 이날 촬영에서 장나라는 처음으로 입어보게 된 궁인 한복이 신기한지 거듭 손으로 만져보며 즐거움을 내비쳤던 상태. 추운 겨울 날씨로 인해 안에 겹겹이 옷을 껴입었음에도 별다른 티가 나지 않는 것에 대한 만족감을 털어놓으며 해맑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뿐만 아니라 장나라는 조심스레 황실 안을 움직이는, 긴장과 불안감이 섞인 표정에서부터 발각되지 않기 위해 환하게 미소 짓는 모습까지, 민첩한 행동과 다채로운 표정 연기를 선보였던 터. 짧은 시간 안에 흐트러짐 전혀 없는 감정선을 오롯이 담아내는 열연으로 현장을 달궜다. 제작진 측은 “장나라가 맡은 황후 오써니는 황제의 불륜을 알게 된 후 이에 격분, 속 시원한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며 안방극장을 통쾌하게 만든 바 있다”며 “오써니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태황태후 죽음의 진실까지 시원하게 밝히게 될지, 또 어떤 시련에 맞닥뜨리게 될지 오늘 밤 10시 방송을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한편,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은 19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에스엠라이프디자인그룹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교실이 달라지니 아이들도 달라졌다… 서울교육청 ‘꿈담교실’로 변신한 봉천초 가 보니

    교실이 달라지니 아이들도 달라졌다… 서울교육청 ‘꿈담교실’로 변신한 봉천초 가 보니

    “1학기에 혼자 놀겠다며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않던 아이가 지금은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과 장난치고 놀아요. 학교 교실이 놀이와 학습이 결합된 교실로 바뀌고 나서 가장 좋은 점은 아이들이 스스로 변하고 있다는 거예요.” 학습 공간의 변화만으로 교육의 질도 달라질 수 있을까. 현장의 교사와 아이들은 입을 모아 “그렇다”고 답했다. 서울교육청은 2017년부터 ‘학교 공간 재구조화’ 사업의 하나로 진행되고 있는 ‘꿈을 담은 교실’(꿈담교실)을 통해 교실을 학습과 놀이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또 학교 안에 놀이터를 새롭게 조성하는 사업 등으로 공간을 통한 교육의 새로운 시도들을 이어 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에게 학교가 단순히 공부만 하는 공간이 아닌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상상력을 키우고 사회성을 기르는 장소로 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지난 14일 서울 관악구 봉천초등학교를 찾았다. 봉천초는 지난 여름방학 기간(7월 25일~9월 26일·약 두 달)에 1학년 7개 반을 리모델링해 2학기부터 1학년 학생들이 새롭게 바뀐 교실에서 생활하고 있다. 성탄절을 앞두고 장식품 꾸미기 수업을 하고 있던 1학년 5반 교실의 문을 열자 일반 가정집에 들어갈 때 느껴지는 온기가 콧속으로 들어왔다. 교실 바닥 전체를 온돌로 바꾼 덕분이다. 아이들은 실내화도 벗고 양말만 신은 채 집 안에서 생활하듯 자유롭게 수업을 듣고 있었다. 이지현 교사는 “아이들이 책상에서 수업을 하다가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할 때는 자연스럽게 바닥에 앉아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면서 “예전에는 평가를 받기 위해 교실 앞 교사 책상으로 학생들이 줄을 섰지만 지금은 학생과 교사들이 함께 바닥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서로의 작품을 비교하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최후자 봉천초 교감은 “학생들이 하교하고 선생님이 교실에 혼자 남아 업무를 볼 때는 해당 부분만 온기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해 난방 효율성도 높였다”고 귀띔했다.●놀이공간서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소통 봉천초 꿈담교실의 특징은 복도 쪽 약 80㎝ 공간을 교실로 확장해 해당 공간을 앉을 자리와 미끄럼틀 등으로 이뤄진 ‘놀이 공간’으로 꾸몄다는 점이다. 교실 한쪽에 실내 놀이터를 만든 셈이다. 때마침 쉬는 시간에 1학년 3반에 들어서자 아이들은 놀이 공간을 활용해 서로 장난을 치거나 책을 읽고 있었다. 교실 안에 놀이 공간이 생긴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적극적이 됐다는 점이다. 권세라 교사는 “1학기에 유치원에서 알았던 아이 외에는 대화를 하지 않던 아이가 있었는데, 교실에 놀이 공간이 생기면서 지금은 반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다”면서 “놀이 공간에서 함께 몸을 맞대며 놀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통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쉬는 시간에 책을 보던 아이들은 놀이 공간 사이를 구분하는 가림막 사이에 난 작은 구멍으로 “책 반납요”라고 말하며 서로 책을 주고받고는 즐거워했다. 공간을 활용해 스스로 놀이를 만든 것이다. 권 교사는 “1학기 초에는 교실이 무서워 들어가기 싫다며 복도에서 우는 아이들도 있었다”면서 “단순히 교실이라는 공간이 바뀌었을 뿐인데, 그에 맞춰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스스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아이들 아이디어 적극 반영… 만족도 98% 봉천초의 꿈담교실 사업은 서울교육청에서 진행하는 ‘학교공간 재구조화 사업’에 따라 올해 초 꿈담교실 사업을 신청해 이뤄졌다. 최종 지원 대상자는 서울시 교육지원심의위가 예산의 효율성, 규모의 적정성, 학교 구성원의 참여 의지, 학교의 투자 의지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 올 초 최종 꿈담교실 지원 학교로 선정된 후 4월 30일부터 7월 10일까지 교장 등 학교 관리자와 디자인 및 시공업체 관계자가 6차례에 걸쳐 교실 리모델링 방향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그 과정에서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내가 꿈꾸는 교실 그리기’를 실시해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했고, 교장과 1학년 부장교사 등 꿈담교실 사업에 참여하는 학교 관계자들은 독일 현지 학교를 찾아가 꿈담교실에 대한 아이디어를 찾기도 했다. 봉천초의 꿈담교실 사업 예산은 총 4억 2000만원(교실당 6000만원)가량 들었다. 박성주 봉천초 교장은 “최근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표현할 수 없는 억압적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면서 “교실 공간 변화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분출하고 평온함을 느낀다면 자연스럽게 중학교, 고등학교로 이어지는 학교폭력 문제 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은 봉천초를 포함해 올해 101억원의 예산을 들여 총 23개교 154개 교실을 꿈담교실로 리모델링했다. 각 학교 특성에 맞도록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의 의견을 수렴해 디자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초등학교뿐 아니라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도서관 개방·연합형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홈베이스 교실’을 꾸미는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꿈담교실 도입 이후 학생들의 98.4%가 “변화를 체감한다”고 답했고, 향후 사업 확대 필요성에 대해서도 95%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서울교육청은 내년 사업 대상 학교를 50개 초·중·고교로 확대하고 예산도 136억원가량으로 늘린다는 목표다.●학교 운동장·놀이터로 ‘꿈담’ 사업 확장 학교 교실뿐 아니라 운동장과 놀이터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7월 중랑구 신현초교에 문을 연 ‘꿈을 담은 놀이터’는 학생들이 스스로 놀이를 설계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2m 높이의 모래언덕 위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미끄러져 내려오거나 위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했다. ‘트리하우스’라고 불리는 나무 구조물에서는 아이들이 술래잡기 등을 하며 놀 수 있다. 흔히 놀이터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그네나 시소, 미끄럼틀이 없어도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 가며 뛰놀 수 있게 한 것이다. 2016년 전남 순천에 ‘기적의 놀이터’를 만들었던 편해문 놀이터 디자이너가 신현초의 ‘꿈을 담은 놀이터’ 제작을 총괄했다. 서울교육청은 올해 신현초 외에 안평초, 삼광초, 방이초, 세명초 등 4곳의 놀이터를 내년 새 학기 전까지 새롭게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초교 6곳의 꿈담교실 사업에 참여한 어린이공간디자인 업체 PPY의 홍경숙 소장은 “꿈담교실 작업 중 학생들이 학교 공간을 바꾸는 과정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민주적 절차 등을 직접 체험하는 효과도 있었다”면서 “꿈담교실 등 학교 공간 변화는 기존의 강의형 교육에서 벗어나 미래 교육 콘텐츠로서 학교라는 공간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경남 함안 아라가야 고분서 ‘별자리’ 그림 125개 처음 발견

    경남 함안 아라가야 고분서 ‘별자리’ 그림 125개 처음 발견

    함안 말이산 고분군서 별자리 새긴 덮개돌 처음 나와“아라가야 천문사상 엿볼 수 있는 획기적 자료 평가”함안 가야유적 발굴현장 공개왕성지서서 특수건물지도 확인아라가야 왕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에서 궁수자리·전갈자리 등 ‘별자리’ 그림이 발견됐다. 무덤 천장 한복판 덮개돌에 새긴 별자리가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가야 무덤에서 별자리 발견은 처음으로, 옛 아라가야인의 천문사상을 엿보게 하는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된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문화재청은 함안군과 (재)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이 조사 중인 경남 함안군 가야급 도항리 936번지 소재 ‘함안 말이산 13호분’(사적 515호)에서 네 벽면을 온통 붉게 채색한 구덩식 돌덧널무덤 덮개돌에서 125개 별자리를 찾아냈다고 18일 밝혔다. 13호분은 말이산 고분군의 중앙, 가장 높은 곳에 있다. 봉분 규모도 직경 40.1m 높이 7.5m에 달하는 아라가야 최대급 고분이다. 일제강점기인 1918년 야쓰이 세이이쓰(谷井濟一)가 한 차례 조사한 적이 있으나 유물 수습 수준이었다.100년 만에 재개된 이번 조사에서는 13호분이 붉은 채색을 입힌 이른바 주칠(朱漆)고분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무덤방 내부 4개 벽면은 먼저 점토를 바르고 그 위에 적색 안료로 채색했다. 돌방무덤에서 주로 보이는 붉은 채색고분이 시기적으로 앞서는 돌덧널무덤에서 확인된 것도 처음이다. 무덤방도 길이 9.1m,폭 2.1m,높이 1.8m 최대급 규모로 도굴구멍에서 수습한 유물 연대로 보아 5세기 후반대에 축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무덤방을 덮은 덮개돌 아랫면에서는 125개 별자리 그림인 성혈(星穴)이 발견됐다. 크기와 깊이가 제각각으로,각각 다른 성혈 크기는 별 밝기를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특히 성혈을 새긴 면을 주인공이 안치된 무덤방 중앙부에 배치한 것을 보면, 무덤을 축조할 당시부터 이렇게 구성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조사단은 “성혈이 고분 덮개돌 윗면에서 아주 드물게 발견되기는 하지만,무덤방 안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옛 아라가야인들의 천문사상에 접근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별자리는 청동기 시대 암각화에서 주로 나타나는데 무덤에 별자리를 표현한 경우로는 고구려 고분벽화가 있다. 한편 지난 6월 확인된 인근 아라가야 왕성지 추가 발굴조사에서는 망루, 창고, 고상건물, 수혈건물, 집수지로 추정되는 특수목적 건물지가 다수 발견됐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시험지 도둑’ 4년간 13명이나… 숙명여고만이 아니었다

    ‘시험지 도둑’ 4년간 13명이나… 숙명여고만이 아니었다

    내신 신뢰도에 타격을 입힌 시험 문제 유출 사건은 숙명여고만의 일이 아니었다. 17일 교육부가 공개한 ‘학생평가·학생부 관련 중대비위 현황’ 자료에는 최근 4년간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13건의 시험지 유출 현황이 담겼다. “내신 불신 탓에 정작 필요한 학교 안 교육개혁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 속에 교육부가 학사비리를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문제유출 2번 터진 전남 한영고, 교무실 잠입해 시험지 촬영한 서울 대광고 학생들 공개된 고교 시험문제 유출 사례들을 보면 교사가 자신의 친인척을 돕기 위해 문제를 유출하거나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받고 싶은 욕심에 문제를 빼돌리는 등 행태가 다양했다. 4년간 적발된 유출자 13명 중 교사가 5명, 학생 6명이었고 행정직원과 배움터지킴이가 각 1명이었다. 전남 한영고는 최근 4년 새 2번이나 문제유출로 홍역을 치렀다. 2015년에는 이 학교 교사 A씨가 2학년 기말고사 수학과목 시험지를 빼돌려 2학년 재학 중인 조카에게 건넨 사실이 적발됐다. 조카는 인적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제 정답을 친구들과 나눠 보다가 다른 학생에게 발각돼 꼬리를 잡혔다. A씨는 최종 해임됐다. 올해는 이 학교 3학년생 B군이 교사의 컴퓨터에서 1학기 기말고사 국어·영어·일본어 시험 문제를 몰래 빼돌렸다가 적발돼 퇴학당했다. 자사고인 서울 대광고에서도 올해 문학 문제가 유출됐다. 이 학교 2학년생 2명은 지난 7월 3일 새벽 교무실에 몰래 들어가 시험지를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학생들은 교무실 창문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 담당 교사의 책상 서랍에서 시험지와 답안지 등을 촬영했다. 학생들은 퇴학 처분당했다. 이 밖에 부산 연제고(2015년)와 경기 향일고(2016년), 서울외고·대전생활과학고·충남 예산여고·전북 함열여고(2017년), 서울 숙명여고·부산과학고·광주 대동고·전남 문태고(이상 2018년) 등도 시험문제 유출이 적발돼 교사가 파면·해임·감봉되거나 학생이 퇴학·출석정지 등의 처분을 받았다. 적발된 13건을 학교 유형별로 나눠 보면 일반고에서 8건, 특목고 2건, 자율고 2건, 특성화고 1건 등이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성적 압박 탓에 우발적으로 문제 유출을 저지르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교사가 자녀 학생부 조작 건도 여럿…정부 상피제 도입 등 대책 마련 교육부는 또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내용을 심각하게 조작했다가 최근 4년간 적발된 15건도 공개했다. 모두 사립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학생부 비교과 기록은 요즘 대입에서 교과 성적만큼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2016년 대구 청구고에서는 교사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인증서를 도용해 자신이 지도한 동아리 학생 30명의 학생부에서 창의적 체험활동 등의 내용 30여건을 몰래 수정했다. 숙명여고 사건처럼 학부모인 교사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자녀의 대학 진학을 위해 기록을 조작한 사례도 여럿 있었다. 2015년 서울 삼육고에서는 교사가 자녀의 독서와 창의체험활동, 종합의견 등을 허위기재했다가 파면당했다. 같은 해 경기 분당 대진고에서는 교무부장인 교사가 딸의 학생부를 조작했다가 파면됐다. 성균관대에 들어갔던 딸은 결국 입학취소됐다. 시·도교육청이 이날 공개한 고교 감사 보고서에는 시험지 유출·학생부 조작 외에도 유명 고교들의 다양한 비위·부적정 행위가 담겼다. 서울 강남의 자율형사립고인 휘문고는 신규 교사를 뽑을 때 구체적 채용계획없이 채용공고를 먼저 냈다가 지적받았다. 또 서류평가 땐 ‘건학이념에 부합되는 지원자’라는 기준으로 당락을 정하기도 했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기준이라 문제가 있다. 실제 최종합격자를 ‘건학이념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채용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휘문고에서는 또 한 교사가 학생들이 낸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개인 통장에 넣어두거나 현금으로 가지고 있으면서 개인용도로 사용한 일이 들통나기도 했다. 서초구 서문여중·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성산학원은 다른 학교법인과 빌딩 한 곳을 공동으로 임대 운영하면서 세입자에게 받은 보증금으로 골프회원권 3개를 사서 법인 관계자의 개인용도로 썼다. 골프회원권 시세 하락 등으로 법인이 입은 피해는 5억 5000만원에 달했다. 성산학원은 수익사업체 운영으로 충분한 수입을 거두면서도 법인이 서문여고 운영을 위해 부담해야 하는 법정부담금을 27~30%밖에 내지 않았다. 부족분은 교육청이 주는 재정결함보조금으로 메꿨다. 불필요한 세금이 투입됐다는 얘기다. 외고 등 특수목적고들의 내신 문제 출제에도 구멍이 있었다. 강동구 한영외고는 2016학년도 1학기 정기고사 때 한 과목에서 직전 학년도에 냈던 문제를 똑같이 낸 사실이 확인됐다. 기출문제 반복출제는 강서구 명덕외고에서도 있었다. ●교사가 자녀 학생부 조작 건도 여럿…정부 상피제 도입 등 대책 마련 교육부는 내년 가장 중요한 업무로 ‘학사비리 척결’을 꼽고 각종 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새 학년도가 시작하기 전까지 전북을 제외한 전국 고등학교 평가관리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할 계획이다. 출제 기간 학생의 교사연구실 출입을 통제하고 복사·인쇄가 필요한 경우에도 교사 컴퓨터가 아닌 공용컴퓨터를 쓰도록 공용컴퓨터 설치를 권장할 방침이다. 원칙적으로 교사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하는 상피제(相避制)는 내년 전북을 뺀 전국에서 시행된다. 전북은 김승환 교육감이 교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제도라며 상피제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외상값 시비

    [그때의 사회면] 외상값 시비

    몇십 년 전 동네 구멍가게, 음식점, 싸전 등 대부분의 상점엔 외상 장부가 꼭 있었다. 외상값 시비는 흔했고 폭력과 살인극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단골 술집에 외상을 긋지 않는 샐러리맨은 거의 없었다. 월급날만 되면 술집 주인들이 외상값을 받으러 몰려와 사무실이 왁자지껄해졌다.대학가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학림다방과 같은 다방에도 꼭 외상 장부가 있었다. 문방구의 태반이 아이들의 외상 장부를 만들어 놓고 외상으로 팔았다가 돈을 받지 못하자 졸업식장에서 학부모들과 싸움을 벌인 일도 있었다(경향신문 1976년 3월 6일자). 서울 중심가에 있던 ‘특별재판소’ 심판관이 요정 외상 빚을 계속 갚지 않자 마담 둘이 재판소에 찾아가 외상값을 갚으라고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전체회의장이 아수라장이 됐다(경향신문 1961년 3월 15일자). 어느 제지 공장의 30m 높이 굴뚝에 공장 식당 주인이 올라가 ‘고공 시위’를 벌였다. 직원들이 외상값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였다(경향신문 1970년 9월 29일자). 베트남에서도 파견된 한국군들이 외상을 이용했는데 철수를 앞두고 부대장이 이미지를 구기지 않기 위해 ‘외상값 갚기 작전’을 벌였다고 한다(경향신문 1971년 12월 3일자). 정부가 운영하던 서울 반도호텔(현 롯데호텔 자리)의 전후 7년간 누적된 외상값이 14만 달러나 됐다고 한다(동아일보 1960년 9월 6일자). 1963년부터 10년간 서울역 그릴에 쌓인 외상값이 650만원이었는데, 그중 450만원이 교통부와 철도청 고위 간부의 외상이었다(경향신문 1973년 8월 24일자). 어느 지역 요식업자 10여명이 군수실로 찾아가 외상값 300여만원을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군수는 자신이 재임할 때 밀린 외상값이 아니라고 거부했다고 한다(경향신문 1976년 2월 10일자). 월부 판매도 외상과 같다. 텔레비전과 같은 값비싼 전자제품은 거의 월부 판매였다. 월부는 원래 생산자들의 판매 촉진책으로 생긴 것이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 먹는다’는 말이 있듯이 1970년대부터 소비자들의 월부 구입은 폭발적으로 불어났다. 월부로 물건을 많이 사들이는 사람을 일컫는 ‘차관 인생’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매일경제 1969년 5월 8일자). 할부판매법도 제정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피해가 컸다. 월부금을 완납하기 전까지는 물건의 소유권이 판매자에게 있어 상환이 지체되면 물건을 판매자에게 빼앗기게 돼 있었다. 손글씨로 장부에 적던 외상과 월부는 1980년대 초 신용카드가 도입되면서 합법화·제도화됐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여기는 남미] 아르헨티나, 이과수폭포에 무료 와이파이 개통

    [여기는 남미] 아르헨티나, 이과수폭포에 무료 와이파이 개통

    세계적인 관광명소 이과수폭포에서 인터넷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아르헨티나가 이과수폭포 국립자연공원에 무료 와이파이를 개통했다고 현지 언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울창한 밀림이 둘러치고 있는 이과수 폭포는 그간 통신의 오지였다. 이과수 폭포가 있는 국립자연공원에 입장하면 핸드폰조차 잘 터지지 않아 불편이 컸다. 특히 위치 등의 정보를 자주 조회하는 외국인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무료 와이파이가 개통되면서 이런 불편은 이제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과수 국립자연공원 내 무료 와이파이 접속포인트는 모두 4곳이다. 비에호 호텔, 이과수폭포 상단 서킷 발코니, 270여 개 이과수 폭포 중 가장 웅장해 매일 관광객이 붐비는 '악마의 목구멍', 방문자센터 등이다. 이과수 국립자연공원 당국자는 "연말까지 접속포인트를 확대, 공원 내 3개 열차역에서도 누구나 무료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원 내 열차는 이과수폭포 관광을 위해 공원이 무료로 운행하는 저속 관광열차다. 무료 와이파이 개통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과수까지 날아간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이과수 폭포를 체험하면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관광객들이 보다 좋은 경험을 하고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아르헨티나는 2000년대 중반부터 오지에 있는 관광지나 명소에 무료 Wi-Fi를 설치해오고 있다. 아메리카 대륙 최고봉인 아콩카구아(해발 6960m)의 플라사데물라스 캠프엔 2005년 무료 와이파이를 개통했다. 아르헨티나 관광 당국자는 "앞으로 무료 와이파이를 더욱 확대, 얼음산으로 유명한 또 다른 세계적 관광지 페리토모레노에서도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이과수폭포에서 열린 무료 와이파이 개통 기념행사에 참석한 마크리 대통령. (출처=크로니카)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김정은, 제재 강화되자 실익 없다 판단… ‘모험’ 대신 내부 정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내 서울 답방을 결정하지 못한 것은 대북 제재가 되레 강화되고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열어 봤자 얻을 것이 적을 것이란 전략적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변 안전 문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북한의 제1 목표인 대북 제재 완화를 북·미 정상회담에서 약속받을 수 있도록 문재인 대통령이 교두보 역할을 해 줄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 유럽 순방에서 각국에 대북 제재 완화를 요청했으나 미국은 오히려 대북 압박 수위를 높였다. 대북 제재부터 풀려던 북한의 계획이 어그러진 상황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3일 “지난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까지 약속했지만 미국이 추가 대북 제재 조치를 내놓는 바람에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얻은 게 하나도 없는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도 딜레마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1995년 ‘고난의 행군’과 비견할 만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제재가 계속되고 북한판 디플레이션이 일어나면서 장마당에서도 ‘죽겠다’는 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 입장에선 어떻게든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하루빨리 내놔야 하는 형국이다. 만약 남북 정상회담에서 현 상황을 타개할 만한 ‘선물’을 들고 오지 못한다면 내부의 실망이 분노로 바뀔 수 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은 서울 답방이란 ‘모험’ 대신 내부를 정비하고 북·미 정상회담 때까지 대응 전략을 다시 세우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이 최근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미뤄지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우윤근 주러 대사는 이날 “올해 북·러 정상회담은 못할 것 같다”며 “내년 초에도 북·러 정상회담이 언제 이뤄질지 현재로서는 예측이 굉장히 어렵다”고 밝혔다. 북한의 침묵은 지난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시간 싸움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부터 시작됐다. 조급한 북한을 미국이 전술적으로 건드린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궁지에 몰렸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내년 신년사에서 자신의 새로운 비핵화 프레임을 제시하면서 미국을 향해 강경하고 보수적인 발언을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미국에 구걸하지 않겠다는 걸 신년사를 통해 보여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시간이 결코 북한의 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남북 정상회담을 건너뛰고 북·미 정상회담을 먼저 뚫겠다는 건데 북·미는 뚫을 구멍이 안 보이는 상황”이라며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예상외로 늘어지면 사정이 더 안 좋아지면서 김 위원장은 굉장히 위험한 길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김미화 “남북철도 추진위원장설은 가짜뉴스… 이언주 의원 사과해야”

    김미화 “남북철도 추진위원장설은 가짜뉴스… 이언주 의원 사과해야”

    방송인 김미화(54)가 자신의 ‘남북철도 추진위원장설’을 주장한 바른미래당 이언주(46·경기 광명을) 의원에게 가짜뉴스를 퍼뜨렸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김미화는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언주 의원은 제가 정부 요직을 맡은 양 가짜뉴스를 퍼뜨려놓고도 부끄럽지 않으신지요. 민간단체 봉사활동과 정부임명직 구분도 못하십니까. 글 내리고 사과하십시오”라며 이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에 화이트리스트가 존재한다는 내용을 글을 올리면서 김미화를 ‘남북철도 추진위원장’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남북철도추진위원회’라는 기구는 없다. 김미화는 시민단체인 ‘희망래(來)일’ 주도로 올해 초 출범한 ‘동해북부선 연결 추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편 김미화는 지난 12일 트위터에 “이 의원이 저에 대한 가짜뉴스를 퍼뜨린 오늘 공교롭게도 가짜뉴스 관련 재판이 있다. 제가 광우병 집회에 나가 뇌숭숭구멍탁이라 선동했다며 유튜브에 여러 차례 올려 불구속구공판 진행 중인 건곤감리 법정증인 출석차 지금 법정에 가고 있다”고 말하면서 “가짜뉴스 없애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대형 인형 훔치려 인형뽑기 기계에 들어간 남성

    대형 인형 훔치려 인형뽑기 기계에 들어간 남성

    인형뽑기 기계 속의 대형 인형이 가지고 싶었던 남성이 황당한 방법으로 인형을 훔쳐갔다. 기계 출구 구멍 속에 몸을 구겨 넣은 것이다. 4일 대만 신좡구의 한 상점 외부 CCTV에 한 남성이 인형뽑기 기계 속 인형을 훔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영상은 한 남성이 인형뽑기 기계 앞을 서성이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잠시 주변을 둘러본 남성은 쪼그려 앉더니 기계 출구에 손과 머리를 넣기 시작한다. 성인 남성이 들어가기에 좁아 보이는 구멍이지만, 남성은 허리를 비틀며 유연하게 몸을 구겨 넣기 시작한다. 마침내 상체를 모두 기계 안에 넣는데 성공한 남성은 기계 속에서 가장 큰 인형 두 개를 손에 쥐고 유유히 빠져나온다. 다음날 가게 직원은 CCTV를 통해 도난 사실을 알게 된 후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직원은 “도둑이 매우 유연한 몸놀림을 보여 인상적이었다”면서도 “그것과는 별개로 도둑질을 한 그를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사진·영상=데일리메일/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박건승 칼럼] 구멍가게, 안타깝다

    [박건승 칼럼] 구멍가게, 안타깝다

    이 땅에 편의점이 생긴 것은 1982년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되면서다. 1945년 광복 직후 시작된 통금이 37년 만에 없어진 것에 맞춰 몇몇 자생적 편의점이 문을 열었다. 하지만 대부분 얼마 버티지 못했다. 동네의 작은 구멍가게에 익숙했던 손님들을 끌어들이는 데 실패한 까닭이다. 요즘 식의 프랜차이즈 편의점은 1989년에 문을 연 세븐일레븐 올림픽선수촌점이 처음이다. 한국 풍토에 잘 맞지 않을 것 같았던 편의점은 30여년 만에 4만개로 늘어났다. 연간 총매출액이 22조원이다. 가히 기록적이다. 이제는 ‘편의점 없었을 땐 어떻게 살았지’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판이다.편의점의 화려한 부상 뒤에는 구멍가게의 희생이 꽤나 컸다. 지난 10년 사이에 구멍가게가 3만개나 사라졌다는 것은 편의점이 구멍가게를 자양분으로 삼아 덩치를 늘렸다는 방증이다. ‘식탐’이 지나치면 배탈이 나는 법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지역에 따라 50~100m 이내에는 편의점을 못 내게 하고, 본사는 점주에게 오전 심야시간대(0~6시) 영업을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경영 악화로 희망폐업을 원하면 영업 위약금을 깎아 주거나 면제해 준다. 일테면 ‘개업은 어렵게, 폐업은 쉽게’라는 처방인데, 내용을 찬찬히 훑어보면 허술한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시간적 편리성은 편의점의 최대 강점이다. 편의점은 아무 때나 드나들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런데도 가맹점주가 원하지 않으면 조기·심야 영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발상은 편의점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꼴이나 다름없다. 폐업이 더욱 수월해지는 데 따른 알바직 사원 감소 등의 후유증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궁금하다. 힘 달리는 업체는 도태시키고 몇몇 대형 업체만 살리겠다는 뜻이니 머잖아 두세 개 대형업체 중심의 시장 재편이 이뤄질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 독과점의 혹독한 폐해는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 편의점은 동네 지역공동체 문화를 무너뜨린 죄, 상품 가격을 부풀려 소비 행태를 왜곡한 죄를 지고 있다. 편의점에서는 서로 아는 척하거나 불필요한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 지역공동체 문화를 운운할 곳이 못 된다. 대부분 사람들은 편의점 가격이 얼마나 비싼지 잘 알지 못한다. 구멍가게에서 600~700원에 파는 작은 생수(0.5ℓ) 한 병 값이 편의점에서는 950원이다. 250~350원이나 차이가 난다. C콜라 큰 병(1.5ℓ) 값은 3400원으로 구멍가게보다 700원을 더 받는다. 구멍가게에서 2400원 받는 C캔 맥주(500ℓ) 값은 2700원으로 300원을 더 받는다. 그런데도 편의점이 부풀려 놓은 가격이 정상적인 양 그 누구도 문제 삼으려 들지 않는다. 학생들은 ‘개념 없이’ 이뤄지는 편의점 소비의 대가가 고스란히 부모 부담으로 돌아가고, 종국에는 가계에 부담이 된다는 점을 알 리가 없다. 구멍가게 입장에선 편의점이 마뜩지 않아도 부러울 수밖에 없다. 민관이 함께 생존전략을 모색한다는 것 자체가 꿈같은 얘기로 들리기 때문이다. 편의점만 보고 구멍가게는 거들떠보지 않는 듯한 정부가 야속하고 원망스럽다. 구멍가게들은 끝없이 추락하다 보니 이제는 공동으로 생존 방안을 모색하는 동력조차 잃어버렸다. 하기야 ‘구멍가게가 사라진다´는 것은 이제 뉴스거리도 못 되는 세상이긴 하다. 이대로 가면 말 그대로 구멍가게는 ‘씨가 마를’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책임은 변신 노력을 게을리한 구멍가게에 있다. 하지만 공허한 구호로 힘없는 영세상인들을 현혹한 정부 책임은 더 크다. 정부나 정치권은 틈만 나면 골목상권 보호를 외쳤지만, 구멍가게를 살리기 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는 기억에 없다. 지역 주민과 소상인들에게는 삶의 터전인 골목가게가 고사하기를 기다릴 수만은 없다. 골목가게가 살아나야 지역공동체가 살아난다. 공동체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막대한 무형재산이다.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구멍가게는 살아나야 한다. 저변의 소비를 늘릴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창조적 파괴’ 노력을 보여 주면 구멍가게에도 희망은 있다. 구멍가게 소멸이 시대적 추세로 당연한 일이라고 여기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 뜬구름 잡는 식의 담론이 구멍가게 회생책이 될 순 없다. ‘구멍가게 부활법’ 제정을 서둘러야겠다. 소극적인 ‘보호’가 아닌 적극적인 ‘부활’을 지원하자는 뜻에서다. 이왕이면 ‘구멍가게’를 ‘골목가게’로 바꿔 불러 격을 높여 주는 것도 괜찮겠다. ksp@seoul.co.kr
  • ‘지구의 눈’ 속 생김새는? 해저 싱크홀 조사 나섰다

    ‘지구의 눈’ 속 생김새는? 해저 싱크홀 조사 나섰다

    이른바 ‘지구의 눈’으로도 불리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해저 싱크홀 그레이트 블루홀. 그 속은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 영국 버진그룹을 이끄는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이 이 신비한 거대 구멍의 비밀을 밝히는 것을 목표로 삼고있는 한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미국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앙아메리카 벨리즈공화국 앞 바다에 있는 그레이트 블루홀에서는 지난 2일부터 2주 간에 걸쳐 그 내부를 조사하는 해저탐사가 시작됐다.그레이트 블루홀은 벨리즈시티에서 약 70㎞ 떨어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산호초지대에서도 라이트하우스 리프라고 불리는 곳 중앙 근처에 있다. 그 지름은 약 313m, 깊이는 약 124m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이트 블루홀은 1971년 프랑스 해양탐험가로 스쿠버 다이빙 장비를 개발한 자크 쿠스토가 세계 최초로 해저탐사에 나선 뒤 유명해졌다. 그후 전 세계 다이버들에게 성지가 될 만큼 지금도 많은 사람이 찾고 있지만, 여전히 그 전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자크 쿠스토의 손자인 파비앙 쿠스토가 해양보호단체 ‘오션 유나이트’도 이끌고 있는 리처드 브랜슨과 손 잡고, 연구자와 탐험가 등이 참여한 탐사팀을 결성했다. 이들은 유인 잠수정 등을 사용해 그레이트 블루홀 속을 조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레이트 블루홀은 벨리즈 산호초 보호구역에 속해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돼 있다. 수천 년 전 플라이스토세 빙하기 동안 해수면이 매우 낮았을 때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해수면이 다시 상승하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 잠수정을 이용한 이번 탐사에서는 해저 모습을 조명으로 비추고 해상의 선박에서 대기하고 있는 조사팀에 중계했다. 이 모습은 미국 디스커버리 채널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도 방영됐다. 한편 조사팀은 이번 탐사에서 수집한 자료를 사용해 그레이트 블루홀 내부 지형을 재현한 모형을 제작할 예정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미군 손 잡는 한국인 소녀…한국전쟁 흑백사진, 컬러로 부활

    미군 손 잡는 한국인 소녀…한국전쟁 흑백사진, 컬러로 부활

    1950년에 발발한 한국전쟁 당시를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흑백 사진이 디지털 복원 작업을 통해 컬러로 재탄생했다. 가장 눈에 띄는 사진은 한 미군이 3~5세로 보이는 한 여자아이의 손을 잡아주는 모습을 담은 것으로, 사진 속 아이는 먼지와 흙이 잔뜩 묻은 붉은색 저고리와 한복 치마를 입고 있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자신에게 손을 내민 미군의 손을 잡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부상을 입은 군인들을 등에 업고 바삐 움직이는 미군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우주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얼굴도 있다. 미국인 최초로 지구 궤도를 비행한 우주인이자 한국전쟁 참전용사인 존 글렌(1921~2016)이 그 주인공이다. 사진 속 존 글렌은 구멍이 난 비행기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이는 존 글렌이 한국전쟁에 참전했을 당시, 적의 대공포 공격으로 비행기 기체에 250개에 달하는 구멍이 났지만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온 것을 기념하는 사진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눈이 수북하게 쌓인 어느 산골 마을에 미군들이 역시 눈 쌓인 철모와 군복을 입고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의 사진도 포함돼 있다. 컬러로 복원되면서 당시 상황을 보다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이번 복원 작업을 진행한 영국인 전문가 로이스톤 레오나드(55)는 “흑백사진에 컬러를 넣으면서 전쟁의 공포와 그 안에서의 삶 등 지금과는 다른 세상을 살아볼 수 있었다”면서 “우리는 모든 어린이들에게 절대 이러한 일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설] 코레일 사장 사퇴, 공공기관장 인사 반면교사로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강릉선 KTX 사고의 책임을 지고 어제 사퇴했다. 자진 사퇴의 형식을 빌렸으나 사실상 경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강릉선 탈선 사고에 “국민께 송구하고 부끄럽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조직 쇄신 대책을 강도 높게 주문하고서 나온 사퇴니 말이다. 크고 작은 철도 사고가 잇따르자 낙하산 인사의 전문성 부족이 심각한 문제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딴것도 아니고 국민 안전의 근간이 흔들리는 사고가 이렇게 자주 터져서는 될 일이 아니다. 무엇 때문에 구멍이 뚫렸다가 민생의 안전둑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는지 열일 제쳐 놓고 점검할 시점이다. KTX가 달리는 시한폭탄이라는 소리를 듣는 건 하루이틀 일이 아니었다. 지난 3주간만 따져 봐도 무려 11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졌다. 그중에는 소문날까 민망한 후진국형 인재(人災)가 다수였다. 열차가 굴착기를 들이받고 단전 사고로 승객들이 몇 시간이나 갇히지를 않나, 급기야 탈선 사고까지 일어났다. 탈선 사고에 “날씨가 너무 추워서 그런 것 같다”는 코레일 사장의 해명에 사람들이 실소를 터뜨려야 하는 상황이다. 일산 온수관 파열 등 밥 먹듯 터지는 안전사고 자체도 답답하거니와 이들 모두 인재여서 사태의 심각성은 더하다. 안전 불감증의 근원은 조직의 기강 해이이며, 조직 생리를 속속들이 꿰뚫어 장악할 능력이 없는 낙하산 인사 탓이라는 지적에 상당한 타당성이 있다. 지난 2월 취임한 오 사장이 국회 산업통상위원회를 거쳤다고 해도 철도와는 관련이 없었다. 그래서 당시도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낙하산’ 논란이 뜨거웠다. 오 사장은 취임 이후 10개월간 해고자 복직 등 지나치게 노조 편향 정책에 치우쳐 철도안전 업무를 등한시했다는 비판이 높다. 공기업 낙하산 인사를 입이 닳도록 걱정하는 이유가 거창하지 않다. 전문성이 결여된 낙하산 수장은 본연의 조직 업무에 충실할 역량도 부족하거니와 노조 등의 눈치를 먼저 살펴야 하는 숙명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낙하산 보은 인사 관행은 보수, 진보 어느 정권이든 다를 게 없다. 백번 양보하더라도 낙하산이 갈 데가 있고 결코 가서는 안 될 데가 있다. 안전 관련 공기업이라면 문외한 낙하산은 그 자체로 국민 안전을 거스르는 중대한 도전이다. 코레일과 어금버금하게 위태로운 불씨를 떠안는 낙하산 공기업은 이미 여럿이다. 공기업 조직 쇄신은 낙하산 인사 근절에서 출발해야 한다. 안전권을 국민의 새로운 기본권으로 천명한 정부라면 더더욱 심각하게 되짚어 볼 문제다.
  • 코에 뱀장어 낀 바다표범…美연구팀 “최근 자주 발견돼”

    코에 뱀장어 낀 바다표범…美연구팀 “최근 자주 발견돼”

    미국 하와이 북서쪽 제도에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몽크바다표범들이 서식한다. 그런데 최근 한 젊은 바다표범의 콧구멍에 뱀장어가 끼는 사고를 당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와이 몽크바다표범 연구프로그램 연구팀은 3일 공식 페이스북에 이날 낮에 이 같은 기이한 사고를 당한 바다표범을 발견해 구조했다고 밝히면서 관련 사진 한 장을 공유했고 게시물은 금세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를 일으켰다. 사진 속 바다표범의 표정이 뱀장어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고 졸리고 나른해 보이기만 할 뿐이다.연구팀은 바다표범을 포획해 콧구멍에서 뱀장어를 꺼내는 데 성공했지만, 콧구멍에서 빠져나온 뱀장어는 안타깝게도 이미 유명을 달리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이처럼 바다표범의 콧구멍에 뱀장어가 끼는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기관의 연구팀은 최근 몇 년 동안 이런 기이한 사고를 4차례나 관측했다. 과거에도 있었지만 우연히 발견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최근 들어 사고가 늘어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고 원인은 이들 바다표범의 사냥 방식에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들 바다표범은 산호초나 바위, 또는 모래 속에 주둥이를 밀어 넣어 뱀장어처럼 숨기 좋아하는 먹이를 찾기 때문이다. 이때 당황한 뱀장어가 바다표범의 콧구멍으로 들어갔는지 아니면 바다표범이 한 번 삼켰던 뱀장어가 콧구멍으로 나온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사진=하와이 몽크바다표범 연구프로그램/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설] ‘시한폭탄’ 지하공동구, 노후화 타령만 할 건가

    경기 고양시 백석동에서 그제 밤 일어난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수송관 파열 사고는 그야말로 날벼락 인재였다. 지하의 열 수송관이 파열돼 100도 이상 펄펄 끓는 물기둥이 치솟아 일대를 뒤덮었다. 미처 피할 새도 없이 주차 중이던 시민 1명이 숨지고 30명 가까이 부상을 당했다. 이번 사고는 땅에 묻힌 열 수송관이 파열되면서 일어났다. 2m 깊이의 지하에 매설된 수송관이 너무 낡아 녹이 슬고 균열까지 생겨 수압을 견디지 못했다. 아파트촌과 상가들이 인접한 데다 지하철 역 근처에서, 그것도 한밤중에 사고가 터졌으니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끓는 물이 속수무책으로 차오르고 수증기에 앞을 볼 수 없어 화상 피해자가 속출했다. 인구 100만명 규모의 대도시 한복판에서 이런 후진국형 사고가 터졌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럽다. 고양시와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일산신도시가 조성된 지 30년이 다 돼 기반시설이 낡았기 때문이라고 사고 원인을 짚고 있다. 하나 마나 한 뒷북 논리다. 땅 밑에서 일어나는 일을 어쩌겠냐고 언제까지 시민들에게 복불복 일상을 감당하라고 할 것인지 답답하다. 사고가 일어난 백석동 일대는 안 그래도 땅꺼짐 현상이 잦아 주민들이 불안에 떠는 곳이다. 이번 사고 현장에서 멀지 않은 중앙도로의 지반이 내려앉아 차로가 통제된 것이 불과 지난해 2월이다.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터지면 가슴을 쓸며 땜질 처방에나 급급해서는 될 일이 아니다. 노후한 1기 신도시의 기반시설들을 더 늦기 전에 대대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특히 지하 공동구는 전력망, 통신망, 수도관 등이 그물처럼 얽힌 도시의 동맥이다. 최근 KT 통신구 화재에서 절감했듯 어느 한 곳만 구멍이 나도 시민의 일상이 무너진다. 지하 시설물의 안전 관리가 테러 대책만큼 중대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펄펄 끓는 ‘100℃ 온수 폭탄’… 한파 속 난방대란까지 불렀다

    펄펄 끓는 ‘100℃ 온수 폭탄’… 한파 속 난방대란까지 불렀다

    “불난 줄 알고 맨발로 나오다 양발 데여” 딸·예비사위 만나고 귀가하던 60대 사망 2861가구 온수·난방 중단에 벌벌 떨어 완전복구까지 일주일가량 더 걸릴 듯 경찰, 난방공사 하청 직원들 과실 조사“앗 뜨거워!” “살려 주세요!” 올해 첫 한파주의보가 발령된 지난 4일 오후 8시 40분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서 지하에 매립된 온수 배관이 터지면서 주변 일대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2.5m 높이의 지반을 뚫고 10m가량 솟구쳐 오른 섭씨 100도의 끓는 물은 하얀 수증기를 만들어 내며 순식간에 주변을 덮쳤다. 사고 현장 맞은편에서 슈퍼마켓을 운영 중인 이모(59)씨는 5일 “20대 청년이 벌겋게 익은 두 발로 들어와서 차가운 생수를 달라고 하더니 발에 막 붓더라”면서 “부족했는지 한 번 더 와서 생수를 사 갔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꽃집 주인 변모(63)씨는 “물이 차오르는데 금세 대로변 도로 3차선까지 넘실댔다”면서 “펄펄 끓는 물에 꼼짝없이 양발을 덴 시민 중에는 발바닥이 벗겨지면서 피가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인근 건물 내에 있던 입주민들은 연기가 주변을 가득 메우자 불이 난 줄 알고 맨발로 급하게 뛰쳐나오다 오히려 더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4층 마사지숍에서 일하는 외국인 여성들은 대피방송을 듣고 1층까지 내려왔다가 화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 간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민을 대피시키던 경비원 정모(68)씨도 오른발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25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고양시는 개인 차량을 통해 병원을 찾은 시민들까지 포함하면 부상자는 41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에서 숨진 송모(69)씨는 내년 4월 결혼을 앞둔 둘째딸, 예비 사위와 함께 백석역 인근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혼자 차를 타고 귀가하던 중 갑자기 치솟은 물기둥에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발생 약 2시간 만에 발견된 송씨 차량은 앞유리 대부분이 깨져 있었다. 송씨는 전신에 화상을 입은 채 뒷좌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5일 일산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송씨의 유족은 “부지불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누구라도 빠져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둘째딸 결혼식장과 결혼식 날짜도 다 잡아놓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부상자 대부분은 1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손모(39)씨와 이모(48)씨는 각각 발바닥에 3도,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온수 배관 파열로 5일 오전 7시 55분까지 약 10시간 동안 인근 아파트 단지 2861가구에 난방과 온수 공급이 중단돼 시민들은 밤새 추위에 떨었다. 백석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60대 여성은 “갓 돌이 지난 손녀딸을 냉골에 재우는데 마음이 아파 혼났다”면서 “전기장판을 준다고 했는데 우리는 못 받았다”고 속상해했다. 복구 작업을 지켜보던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갑자기 추워지면서 수압을 2~3㎏/㎠가량 높였는데 배관이 노후화돼 압력을 못 견딘 것 같다”면서 “복구까지는 일주일가량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시는 “보상보험에 가입돼 있다”면서 합당하고 빠른 피해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과학수사 요원을 투입해 파손된 배관 상태와 구멍 크기 등을 살피고, 지역난방공사와 하도급업체 직원들을 불러 조사했다. 과실이 드러나면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입건한다는 방침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공주 송산리 고분군 30년 만에 재조사 완료… 3단 석축시설 성격 규명 못해

    공주 송산리 고분군 30년 만에 재조사 완료… 3단 석축시설 성격 규명 못해

    백제 웅진도읍기 왕릉인 공주 송산리 고분군(사적 제13호) 최정상부(D지구)의 계단식 석축 시설이 제사와 관련된 시설일 가능성이 커졌다. 1988년 시굴조사 이후 30년 만에 발굴조사를 시행했지만 시설의 성격을 명확하게 규명하지는 못했다. 문화재청은 공주시와 함께 백제 무령왕릉이 있는 공주 송산리 고분군 석축 시설 2곳에 대해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5일 공개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지난 6월부터 능선 하단부 A지구와 고분군의 최정상부 D지구를 발굴조사했다. D지구에서는 폭 1단 15m, 2단 11.4m, 3단 6.92m, 전체 높이 3.92m의 3단 석축 시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30년 전에 밝혀졌다. 이에 대해 적석총(돌무지무덤)설, 석탑설 등이 제기됐다. 30년 만에 조사를 재개했지만 이번에도 시신을 두는 매장 주체부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다만 남쪽에서 나무기둥을 세운 구멍이 발견돼 제사 관련 시설일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원 측은 밝혔다. 석축 하부는 흙을 켜켜이 다져 올리는 판축 기법을, 상부는 기반층을 깎아내고 그 위에 다시 흙을 쌓는 삭토 기법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원은 유구(건물의 자취) 주변에서 쇠못이 출토돼 적석총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편 A지구에서는 20.5m 가량의 네모난 석축시설과 함께 그 중앙에서 가로 5.2m, 세로 2.1m, 깊이 3.1m의 거대한 구덩이를 확인했다. 석축 남쪽에서는 중앙부 구덩이보다 작은 구덩이가 발견됐다. 연구원 관계자는 “남쪽 구덩이를 폐기한 뒤 중앙부 구덩이를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구덩이에는 신성 구역임을 표시하는 시설이 설치됐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설명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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