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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구, ‘의료용 분리벽’ 4곳 설치 운영

    중구, ‘의료용 분리벽’ 4곳 설치 운영

    서울 중구 보건소가 지난 5월부터 ‘의료용 분리벽’ 검체채취실 2곳을 추가로 설치해 총 4곳을 운영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늘어나는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및 폭염에 대비해 의료진과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구가 신속하게 도입한 것이다. 의료용 분리벽(일명 ‘글로브월’)은 중앙에 아크릴 벽을 둬 의료진과 검사대상자의 공간을 분리하고 장갑이 달린 구멍을 통해 검체를 채취하도록 만든 것이다. 의료진이 맞은편 검사대상자와 직접 접촉할 필요가 없어 검체채취시 감염을 예방하며 냉방 운영시에도 교차감염을 최소화할 수 있다. 때이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의료진들이 잇따라 탈진하는 사례가 나오고 정부에서도 긴급 대책을 마련하는 가운데, 중구의 선제적 조치는 의료진은 물론 주민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덕분에 중구 선별진료소 의료진들은 몇분만 입고 있어도 찜통처럼 느껴지는 레벨D 보호복 대신 얇고 가벼운 전신가운을 입고 더위 걱정없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에어컨 가동도 가능해 폭염에도 쾌적하게 검사가 이뤄질 수 있다. 검사를 받는 주민들은 “TV에서 레벨D 보호복을 입고 땀범벅이 된 의료진을 보면 항상 안쓰러웠는데 여기서 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중구민과 의료진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검사 시스템을 앞서 도입하고 늘어나는 검사와 폭염을 대비해 주저없이 추가 설치에 나섰다”면서 “의료진의 건강이 곧 주민의 건강으로 이어지는 만큼, 의료진과 구민 모두가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검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시진핑 집무실 2.5㎞ 거리서 코로나 확진

    시진핑 집무실 2.5㎞ 거리서 코로나 확진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57일 만에 다시 발생해 현지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베이징 보건 당국은 지난 4월 16일 이후 이달 8일까지 54일간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선언했지만, 선언 3일 만인 11일에 확진자가 다시 나왔다. 특히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이라 지역사회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환자의 주거지가 시진핑 국가주석 집무실이 있는 중난하이에서 불과 2.5㎞ 떨어진 도심 한복판이어서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펑파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 1명이 새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시청구 웨탄거리에 사는 52세 남성 탕모씨로, 발열 등의 증세로 인해 전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은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베이징시는 탕씨의 거주지를 폐쇄 관리로 전환하고, 역학조사 및 인근 주민 전체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탕씨는 “지난 수주간 베이징을 벗어난 적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에 대해 해외 유입 사례는 있었지만 내부 전파 사례가 매우 줄면서 사실상 코로나19 종식이 임박한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 10일 발생한 중국 내 신규 확진자 11명도 모두 해외 유입 사례였다. 중국은 지난달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도 “사실상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수도 베이징시 한복판에서 전형적인 지역사회 내 감염으로 추정되는 확진환자가 나오자 중국 사회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감염 경로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베이징 내 다른 감염자가 추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中 베이징, 57일만에 코로나 환자 발생, 초비상

    中 베이징, 57일만에 코로나 환자 발생, 초비상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57일만에 다시 발생해 현지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베이징 보건당국은 지난 4월 16일 이후 지난 8일까지 54일 간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선언했지만, 선언 3일 만인 11일에 확진자가 다시 나온 것이다. 특히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이어서 지역사회 재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다시 커지고 있다. 특히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이라 지역사회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진데다, 환자 주거지가 시진핑 국가주석 집무실이 있는 중난하이(中南海)에서 불과 2.5㎞ 떨어진 도심 한복판이어서 방역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펑파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 1명이 새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시청구 웨탄거리에 사는 52세 남성 탕모씨로, 발열 등 증세로 인해 전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은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베이징시는 탕씨의 거주지를 폐쇄 관리로 전환하고, 역학 조사 및 주민 전체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탕씨는 ‘지난 수 주 동안 베이징을 벗어난 적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에 대해 해외 유입 사례는 있었지만 내부 전파 사례가 매우 줄면서 사실상 코로나19 종식이 임박한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 10일 발생한 중국 내 신규 확진자 11명도 모두 해외 유입 사례였다. 중국은 지난달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도 “사실상 코로나19와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수도 베이징시 한복판에서 전형적인 지역 사회 내 감염으로 추정되는 확진 환자가 나오면서 중국사회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감염 경로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베이징 내 다른 감염자가 추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대량실점·최소득점… 한화의 무기력한 경기력 장기화될까

    대량실점·최소득점… 한화의 무기력한 경기력 장기화될까

    16연패에 빠진 한화가 무기력한 경기를 반복하면서 잔여 시즌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어쩌다 연패를 끊어내더라도 지금과 같은 경기력으론 다시 또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화는 10일 롯데전에서 2-12로 패하며 16연패에 빠졌다. 1군 선수들이 대거 말소되고 기회를 잡은 퓨처스 선수들이 그래도 기존과는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일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이전과 같은 경기 내용이 반복되고 있다. 한화는 한용덕 감독 사퇴 후 2경기에서 21점을 내주고 5점을 얻는 데 그쳤다. 6월 치른 8경기에서 최고 득점은 3점에 그치는 빈곤한 득점력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고, 선발과 불펜 가릴 것 없이 난타당하는 투수진은 여전히 집중 공략당하고 있다. 한화는 6월에 경기당 평균 10.5실점과 2.375득점으로 득실 괴리가 크다. 타선이 침묵하진 않지만 상대를 이길 만큼의 점수는 못 내고 있고, 투수진과 수비력에서 구멍이 너무 커 상대 타선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1군 선수단이 못해 가능성이 있는 퓨처스 선수들을 올렸지만 아직 퓨처스 선수들의 실력으로는 1군팀에 대적하기에 힘에 부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화가 지금과 같은 경기력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보기에 민망한 경기가 반복될 수 있다. 연패를 탈출해봐야 언제든 또 연패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뜻이다. 특히 최근 경기력은 경기가 진행되다보면 어느 순간 상대를 따라가기에 벅찬 점수 차로 벌어지면서 선수들 스스로도 힘이 빠질 만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 분위기 전환이 쉽지 않다. 한화에겐 리빌딩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그러나 리빌딩도 선수들이 의미 있는 성적을 내면서 성장을 느껴야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한화가 지금의 무기력한 경기력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시즌 내내 지금의 부진이 이어질 위험이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파주 대성동 마을서 구석기 유물 발견

    파주 대성동 마을서 구석기 유물 발견

    비무장지대(DMZ) 내 최북단 마을인 경기 파주 대성동에서 구석기시대 뗀석기 유물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를 중심으로 구성된 비무장지대 문화·자연유산 실태조사단은 지난 5월 26일부터 29일까지 파주 대성동 마을에서 진행한 첫 실태조사에서 구석기시대 석기를 비롯한 다양한 유물을 수습했다고 9일 밝혔다. 마을 남쪽 구릉 일대에서 확인된 석기는 뗀석기 2점이다. 사냥하거나 물건에 구멍을 낼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찌르개와 날을 세운 석기인 찍개류의 깨진 조각으로 추정된다. 뗀석기는 2004년 개성공업지구 문화유적 남북 공동조사 때도 1점이 발견돼 남북 고고학계가 주목한 바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임진강 유역에서 적지 않은 구석기시대 유적이 조사된 바 있고 특히 대성동 마을과 북측의 기정동 마을은 서로 마주 보고 있어 앞으로 남북공동 조사가 이뤄지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을 서쪽에 흙을 쌓아 만든 태성(台城)은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서 방향에 문지(門址·성문이 있었던 자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문지와 외곽 둘레에서 고려·조선 시대 토기와 기와 조각이 수습됐으며 시기가 이른 유물도 발견됐다. 조사단은 마을 주변 8곳을 매장문화재가 묻혀 있을 유물 산포지로 설정했다. 드러난 지표면에서 고려~조선 시대 기와, 도자기 조각 등이 발견됐고, 접근이 어려운 구릉에서도 봉분 등이 나타난 것으로 미뤄 마을 대부분 지역에 매장문화재가 분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구석기 유물이 발견된 마을 남쪽 구릉 일대에서는 고려 시대 일휘문(日暉文·원형 돌기 문양) 막새, 상감청자 조각, 전돌, 용두(龍頭) 장식 조각 등 통일신라부터 조선 시대의 유물이 확인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등 DMZ 국제평화지대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비무장지대 실태조사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태봉 철원성, 고성 최동북단 감시초소(GP) 등 총 40여 곳을 대상으로 내년 5월까지 이어진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롯데월드 방문 확진자 세부 동선에 놀라…“사생활 침해?”

    롯데월드 방문 확진자 세부 동선에 놀라…“사생활 침해?”

    롯데월드를 방문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원묵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롯데월드 내 이동경로가 공개됐다. 송파구의 공지에 따르면 이모(중랑구 21번 확진자)양은 지난 5일 낮 12시11분부터 저녁 8시59분까지 9시간 가량 롯데월드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이양은 12시11분쯤 롯데월드 어드벤처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입한 뒤 12시14분 롯데월드 어드벤처 정문을 입장, 후룸라이드와 혜성특급, 자이로스핀, 번지드롭, 범퍼카 등 놀이기구를 부지런히 탑승했다. 특히 아틀란티스는 세 번, 자이로스윙은 두 번이나 탑승했다. 놀이기구 탑승 중간중간에는 20분 정도씩 간식을 먹고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이양은 놀이기구를 타는 대부분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했으나 상품숍과 프렌치레볼루션·회전바구니 탑승 시에는 마스크를 불량 착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월드 퇴장 직전 기념 사진을 촬영할 때에는 ‘미착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불량 착용은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리지 않고 턱에 걸쳐 쓴 것 등을 의미한다.이처럼 세세한 이동 경로와 관련 송파보건소 관계자는 매체와의 통화에서 “역학조사 3개팀 총 6명이 전날 오후 2시부터 저녁 9시까지 롯데월드에 가서 확진자와 친구들의 구두진술을 토대로 카드결제 내역과 CCTV 등을 찾아 이동경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확진자 동선공개에 대해 불만을 가지시는 분들이 있으시다. 사생활 침해라고 하시면서 동선을 숨기는 분들이 사태 초반보다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말 한마디 때문에 동선이 밝혀지지 않은 부분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방역에 구멍이 생기고, 확진자가 확 늘어난다. 너무 사생활 침해라고만 생각하지 마시고, 다른 사람을 위한 작은 배려라고 생각하고 임의로 숨기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롯데월드 측은 게이트 입출입 기록 등을 통해 확진자와 같은날 다녀간 방문객은 총 2000명, 확진자와 같은 시간대에 머물렀던 방문객은 690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롯데월드는 이날까지 방역을 마무리하고 9일 재개장한다는 계획이다. 원묵고등학교는 이양이 진단검사를 받은 지난 6일 학교 전체 방역작업을 실시하고 학교 시설을 폐쇄했다. 학교 내 교직원 90명과 학생 679명 등 769명을 대상으로 한 전수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세계 최고 소믈리에 뺨치는 ‘전자 혀’ 개발됐다

    세계 최고 소믈리에 뺨치는 ‘전자 혀’ 개발됐다

    고급 음식점이나 호텔에는 와인을 관리하고 고객들에게 추천하는 소믈리에가 있다. 소믈리에는 와인이 가진 떫은 맛과 향기 등을 통해 와인의 종류를 정확하게 판별해 내는 기술을 갖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떫은 맛을 감지에 숫자로 표시해 내는 전자 혀를 가진 소믈리에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및화학공학부 고현협(사진) 교수팀은 미세한 구멍이 많은 고분자 젤을 이용해 떫은 맛을 정량적으로 감지해낼 수 있는 전자 혀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실렸다. 덜 익은 과일이나 레드와인을 먹으면 입이 텁텁해지는 떫은 맛을 느낀다. 떫은 맛은 탄닌 분자가 혀 점막 단백질과 결합해 만들어지는 응집체가 점막을 압박하면서 느끼게 되는 것이다. 단맛, 짠맛, 신맛 같은 기본 맛들은 혀 속 미뢰가 맛을 감지하지만 떫은 맛은 매운 맛처럼 압력으로 인해 느껴지는 맛이다.연구팀은 떫은 맛 분자와 쉽게 결합하지만 수분과는 잘 섞이지 않는 소수성 물체인 이온전도성 수화젤을 이용해 전자 혀를 개발했다. 이 전자 혀는 떫은 맛 분자와 결합되면 미세한 구멍 안에 소수성 응집체가 만들어지면서 떫은 맛의 정도를 전기적 신호로 전달해 측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훈련받은 전문가들은 수십 마이크로몰(μM) 농도의 떫은 맛을 인지할 수 있지만 이번에 개발된 전자혀는 2~3μM 농도의 떫은 맛까지 검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이번에 개발된 전자 혀로 와인, 덜 익은 감, 홍차 등 식품에서 떫은 맛을 감지하는 실험을 한 결과 검출 가능한 떫은 맛의 범위도 넓고 기존 센서나 사람의 혀와는 달리 센서에 접촉 즉시 떫은 맛을 수치로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현협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저렴하고 유연한 재료를 이용해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소형화된 전자혀를 개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측정을 위해 복잡한 검사 준비과정이 필요없기 때문에 식품, 주류산업은 물론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암흑기 최고성적 거둔 한용덕 감독의 쓸쓸한 퇴장

    암흑기 최고성적 거둔 한용덕 감독의 쓸쓸한 퇴장

    한용덕 한화 감독이 7일 자진사퇴했다. 전날 갑작스러운 코치진 말소로 이별을 예감케 한 한화 구단의 행보는 레전드 출신 감독과도 쓸쓸히 헤어지는 결말을 만들었다. 한화는 “7일 NC전이 끝나고 한용덕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이날 NC에게 2-8로 패하며 14연패로 팀 최다 연패 기록을 새로 썼다. 출구가 안 보이는 성적 부진에 한 감독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한 감독은 구단 레전드 출신 인사 중 일찌감치 감독 후보군에 오르내리던 인사였다. 은퇴 후 한화에서 다양한 보직을 거쳤고, 2012년 한대화 감독이 물러난 이후 감독 대행을 맡아 14승 1무 13패의 성적을 남기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한화가 이후 김응용, 김성근 감독을 선임하면서 한 감독의 감독 데뷔도 미뤄졌다. 결국 한 감독은 팀을 떠나 2015년부터 두산 코치를 맡아 ‘판타스틱4’로 불리는 두산 투수진을 만들어내며 지도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한화는 김응용, 김성근 감독 체제 하에서 유망주 성장보다는 자유계약선수(FA) 등 즉시전력감을 적극 영입해 성적을 내는 방식을 택하면서 이 기간 팀은 미래를 대비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성근 감독에 이어 사령탑에 부임한 한 감독은 장종훈 수석코치 등 레전드 출신 사단을 구성해 팀을 재건하기 위해 나섰다. 누구보다 팀에 애정을 가진 코칭 스태프인 만큼 팀 재건에 사명감을 갖고 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받았다. 한 감독은 부임 후 2018년 3위의 성적을 내며 기나긴 암흑기를 끊어냈다. 리빌딩을 목표로 왔지만 기대 못한 성적을 내면서 한화는 2008~2020년 중에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하주석의 부상과 이용규의 이탈로 인한 팀 전력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9위에 그쳤다. 그동안 대체 선수가 육성되지 않은 부메랑이 그대로 돌아온 결과였다. 올해는 시즌 초반 선발 투수진이 깜짝 호투를 펼치며 기대감을 모았다. 그러나 불펜진의 구멍이 컸고, 올드한 타선이 에이징 커브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방망이의 침묵이 길어졌다. 전임 감독들과 달리 외부 FA 영입 하나 없던 한 감독은 주축 선수의 부진과 부상 이탈로 무너지는 팀 성적을 막을 수 없었다. 그나마 버텼던 선발마저 최근 경기에서 연달아 무너지면서 한화는 속절 없는 14연패를 당했다. 레전드 선수들에게 의리를 지키기로 유명한 한화였지만 코치진을 갑작스럽게 말소시키는 등 한 감독과의 결별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구단 시스템의 전체적인 문제를 한 감독 홀로 짊어지고 가는 듯한 분위기에 일부 팬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고 성적을 내고도 ‘리빌딩 실패’라는 구단의 고질적인 문제에 발목잡힌 한 감독은 그렇게 쓸쓸하게 구단과의 동행을 마무리하게 됐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우주여행시대에 인간은 행복할까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우주여행시대에 인간은 행복할까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지난달 30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민간 주도 유인 우주선 시대가 개막한 것이다. 국가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우주 개발이 민간 영역으로 확장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현장에서 우주선 발사 광경을 지켜봤다. 뉴욕타임스는 “민간 기업이 미국의 탁월한 존재감을 상기시켜 줬다”고 논평하기도 했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보던 우주 관광도 머잖아 실현될 분위기다. 뉴스를 지켜보며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떠올랐다. 캐릭터가 한껏 살아 있는 단편 7편을 만날 수 있는 작품집이다. 표제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주인공은 할머니 과학자 안나다. 우주 개척 시대에 다른 행성계로 남편과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냉동수면 기술을 연구하던 여성 과학자였다.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날, 그날따라 길어진 기자들의 질문 때문에 가족 곁으로 가는 우주선을 놓쳤다. 곧이어 우주의 구멍 웜홀이 발견되고, 안나가 연구하던 냉동수면 기술로는 더는 장기여행을 하지 않게 됐다. 낡은 기술은 신기술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을 터.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주인공 역시 우주인이다. 우주인 하면 다들 성공의 대명사처럼 생각하지만, 주인공 최재경은 실패한 우주인이다. 마흔여덟 살에 인류 최초 터널 우주비행사에 선발됐는데, 터널을 통과하기 위해 기괴한 신체 개조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일명 ‘사이보그 그라인딩’은 목적 달성을 위해 인간 본래의 신체를 포기하는 행위다. 작가는 이를 두고 ‘이게 과연 인간의 성취인가’라고 의문을 던진다. ‘스펙트럼’은 외계 존재와 조우하는 우주비행사 희진이 주인공이다. 그는 지구와 유사한 행성에 난파됐는데, 무리에 섞여 무려 1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다. 외계 존재들은 3~5년밖에 생존하지 못하지만 자아는 다른 무리 중 하나에게 전달되고, 색채 언어로 소통한다. 지구로 돌아온 희진은 외계 존재의 실존을 주장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어떻게 생각할까. 소설집은 단지 공상과학소설 범주에 묶어 둘 수 없는 작품이다. 주인공들이 보여 주는 캐릭터와 주변 상황이 공상과학적이지만 실제로는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과 상황을 씨줄과 날줄처럼 직조한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집은 새로운 이야기꾼의 탄생을 알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머스크가 앞당긴 우주여행 시대, 그곳에 가기 전 이 책을 가방에 챙기시라고 당부드린다.
  • 집합금지령보다 재산권 총회 강행한 한남3구역

    집합금지령보다 재산권 총회 강행한 한남3구역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용산구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한남3구역)이 집합금지명령에도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를 개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더 늦추면 조합원 피해가 커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수백명의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 방역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서울 중구와 용산구,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한남3구역 조합은 이날 오후 7시 중구 장충단로 남산제이그랜드 하우스에서 수백명의 조합원이 모여 시공사 합동홍보설명회와 총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28일 한남3구역이 중구에서 조합원 총회를 개최하기로 하자 중구는 이들에게 집합금지명령을 내렸다. 집합금지명령을 어기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참석자 각각 3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또 명령을 어기고 행사를 개최했다가 코로나19가 확산되면 구상권도 청구할 수 있다. 용산구 관계자는 “행사가 중구에서 열려 중구가 집합금지명령을 내린 것이고, 관리·감독 조치는 용산구에서 맡았다”고 말했다. 용산구는 이날 6명의 직원을 호텔로 보내 방역수칙 이행 여부 등을 감독했다. 일각에선 코로나19가 다시 창궐하는 상황에서 한남3구역이 조합원 총회를 강행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m 이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아무리 잘 지킨다고 해도 수백명이 장시간 밀집된 공간에 모일 경우 감염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숨쉴 수 없다” 그 이상의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해”

    “숨쉴 수 없다” 그 이상의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해”

    구호와 막말로 살펴 본 ‘조지 플로이드’ 사태백인 경찰의 강압적 체포로 비무장한 흑인 시민이 사망한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돼 5일(현지시간)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46)가 숨지기 전 내뱉은 “숨을 쉴 수가 없다(I can‘t breathe)”는 호소는 차별에 항의하며 거리에 나선 이들의 구호가 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진압과 해산을 강조하며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상황은 강대강으로 치닫고 있다. 서로 맞부딪친 구호와 발언들을 통해 미국 인종차별 시위를 살펴봤다. “숨을 쉴 수가 없다.(I can’t breathe)” 백인 경찰 데릭 쇼빈(43)의 무릎에 짓눌려 제대로 호흡할 수 없었던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가 없다(I can‘t breathe)”가 호소했지만 쇼빈 경관은 무려 8분 46초 동안 플로이드의 목을 눌러 결국 그를 숨지게 했다. 플로이드의 호소는 인종차별로 생존의 위협까지 느끼는 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좌절과 겹치면서 이번 시위의 대표적 구호가 됐다.이 표현은 앞서 2014년 뉴욕시에서 벌어진 유사한 사건에서 먼저 등장했다. 흑인 에릭 가너는 불법 담배를 판매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목이 졸렸는데, 그 역시 사망하기 전 “숨을 쉴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가너의 직접적인 사인은 심장마비로, 경찰의 목조르기가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는 여전히 논란이 분분하지만 이로 인해 촉발된 2014년의 시위에서 시위대는 “숨을 쉴 수가 없다”고 외쳤다. ‘목 조르기’ 체포술 도마에…일부 경찰서는 폐지 선언 한편 이러한 외침을 낳은 ‘목 조르기’ 체포에 대한 논의도 시작됐다. 지방정부들은 목 조르기 등 강압적인 체포 방식을 금지하는 조치를 잇따라 취하고 있다. 전미 유색인종 지위 향상협회(NAACP)는 지난 3일 플로이드 사건이 일어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을 향해 목 조르기 체포 방식을 전면 금지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대부분의 경찰당국은 다양한 형태의 목 조르기 또는 목 누르기를 체포 과정에서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에도 일리노이주 시카도에서 쇼핑몰을 찾은 20대 흑인 여성이 경찰관에게 ‘목 누르기’를 당했다는 의혹이 3일 제기됐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경찰은 ‘경동맥 구속’(목 주위 혈관을 압박해 뇌로 흘러가는 피를 차단해 용의자를 실신시키는 체포술)을 즉각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5일 미니애폴리스 시의회는 목 조르기 체포술을 금지했고, 캘리포니아 주지사 역시 주 경찰의 목 조르기 체포 훈련을 즉각 중단했다.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BLM)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줄여서 BLM이라고도 일컫는 구호는 2012년 2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벌어진 ‘짐머만 사건’에서 비롯됐다. 동네 방범대원이었던 히스패닉계 혼혈 조지 짐머만(당시 29세)은 순찰 중 후드티를 입고 길을 가던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당시 17세)을 쫓아가 몸싸움을 벌인 끝에 총을 쏴 살해했다. 당시 마틴은 편의점에선 산 사탕을 들고 휴대전화로 여자친구와 통화 중이었을 뿐이지만, 짐머만은 마틴이 ‘마약과 관련된 것 같은 수상한 흑인’이라고 생각해 뒤를 쫓은 것이었다.범죄에 연루되지 않은 비무장 10대 소년을 범죄자로 간주하고 쫓아가 살해한 것만으로도 인종차별 논란이 뜨겁게 불거졌는데, 짐머만이 ‘정당방위’로 무죄 평결을 받으면서 공분이 치솟았다. 곳곳에서 시위가 잇따랐고, 이때 처음으로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구호가 등장했다. BLM은 구호에 그치지 않고 흑인에 대한 공권력 남용에 반대하는 흑인민권운동 그 자체가 됐다. BLM은 상부 조직이 있는 단체의 형태는 아니지만 지역별로 느슨한 형태로 존재한다. 뚜렷한 가입 절차 없이 다양성·공감 등 몇 가지 원칙을 지키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뜻을 같이하면 그 일원이 되는 식이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해시태그 형태로 구호와 주장을 공유하기도 한다. 또 미국을 넘어 영국 등 세계 곳곳에서 시위가 펼쳐지는 등 국제적 운동이 됐다. 모든 생명이 중요하다(All Lives Matter)? BLM이 확산하면서 이를 조롱하거나 반대하는 구호도 나타났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모든 생명이 중요하다(All Lives Matter)’는 문장이다. 이 문장만 놓고 보면 너무 당연한 원칙이지만 실제로는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는 말을 비틀어 ‘흑인의 생명만 중요하냐’는 조롱이 깔려 있는 표현이다. ALM으로 BLM을 반박하는 이들은 시위 과정에서 흑인이 아닌 경찰관이 희생되고, 한편에서는 치안 부재를 틈타 약탈이 벌어지는 점을 지적한다. 이를 두고 일부의 일탈을 전체로 싸잡아 매도하지 말라는 의견과 엄연히 병존하는 현실이라는 반박이 부딪친다. 그러나 ALM이 지적하는 문제들이 해소돼도 흑인을 향한 공권력 남용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또 BLM은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는 것이지 ‘흑인의 생명만 중요하다’고 외치는 게 아니다. ALM에 대해 만화가 크리스 스트라웁은 만평을 통해 “불이 난 집을 놔두고 ‘모든 집이 중요해’라며 멀쩡한 집에 소방호스를 갖다 대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백인 경찰 저격’ 댈러스 사건으로 BLM 운동 상처 차별은 갈등을 부르고, 증오를 싹틔운다. 증오는 사람들의 분노를 잘못된 관행 및 구조가 아닌 무고한 이들로 향하게 한다. 이것이 대립을 키우고 악순환이 반복된다. 2016년 댈러스 저격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BLM 행진이 진행되던 중 벌어진 사건으로, 흑인 마이카 존슨(당시 25세)은 집회를 관리하던 경찰 중 백인만 노려 저격해 5명을 살해했다. 열흘 뒤 루이지애나 주에서 비슷한 총격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BLM 운동은 정당성에 치명상을 입었다. 통합 대신 분열 부르는 트럼프의 말말말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쉽지 않지만 적어도 사태를 진정시키고 통합과 치유를 향한 노력이 필요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짐머만에 대한 무죄 평결 당시 시위가 격화하자 “비극을 막기 위해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고 차분히 되돌아보자”면서 판결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댈러스 저격 사건으로 희생된 경찰관 5명의 추모식에서는 “미국은 그렇게 분열돼 있지 않다. 더 악화할 것이라는 절망에 거부해야 한다”며 통합을 향한 노력을 호소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역시 댈러스 사건에 대해 “우리는 결코 피와 출신 배경으로 묶이지 않았으며 공통의 이상으로 맺어졌다‘면서 서로에 대한 공감을 당부했다. 이처럼 인종차별로 미국이 극심한 갈등과 분열을 겪을 때마다 최고지도자들은 피해자를 위로하고 통합과 희망을 강조했다. “약탈하면 발포”에 담긴 뿌리 깊은 인종차별의 역사 그러나 최근 플로이드 시위에 대응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그는 일단 시위대를 급진좌파(ANTIFA)로 싸잡으며 이념적 편가르기를 시도했다. 또 그들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했으며 “폭력배(Thugs)”라고 칭했다. ‘Thug’는 단순히 폭력배라는 뜻을 넘어 몇 년 전부터는 ‘흑인 폭력배’라는 인종차별적 의미가 깔린 단어다.분명 시위 사태 속 혼란을 틈타 자행되는 약탈과 폭력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다. 그러나 정당한 주장을 앞세운 시위대와 약탈을 일삼는 폭도를 구분하지 않고 모호하게 한데 묶어 비난하는 트럼프의 태도는 인종차별적 법 집행을 개선하라는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는 것처럼 받아들여진다. 그는 심지어 “약탈이 시작되면 사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시위 진압에 발포를 허가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아무리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미국이라도 대통령이 자국민을 향해 발포하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선을 넘은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약탈이 시작되면 발포도 시작될 것(When the rooting starts, the shooting starts)’라는 (운까지 맞춘) 표현은 트럼프가 처음 한 말이 아니다.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NPR)에 따르면 이는 월터 해들리 마이애미 경찰청장이 1967년 청문회에서 썼던 표현이다. 극심한 편견을 갖고 있던 그는 흑인들을 상대로 강경한 진압을 자한 인물로 유명하다. 그 역시 소방호스와 경찰견까지 동원해 1960년대 흑인민권운동을 무자비하게 진압했던 불 코너 버밍햄 경찰국장의 말을 빌려왔을 것이라고 NPR은 전했다. 이처럼 트럼프의 ‘발포’ 발언은 단순히 약탈 범죄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을 넘어 뿌리 깊은 인종차별의 역사가 담겨 있는 표현인 것이다.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해!(There Is A Better Way!)” 한편 공권력 남용으로 흑인이 희생되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벌어지는 시위에 대해 흑인 사회의 고민도 깊다. 지난 5월 3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시위에 참가한 45세 흑인 남성이 “형제자매들이 매일같이 죽어나가는데 이제 지쳤다. 난 죽을 각오가 돼 있다”며 강경한 대응을 주장하자 또 다른 흑인 남성 커티스 헤이스(31)가 이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헤이스는 시위에 참가한 16세 소년을 향해 “16살인 네가 해야 할 일은 더 나은 방법을 찾는 거야. 왜냐하면 지금 어른들이 하고 있는 이 짓(시위)은 전혀 안 먹히거든”이라고 외쳤다. 그는 “저 아저씨, 46살인데 아직도 분노하고 있다. 나도 31살 먹고 분노하고 있다. 겨우 16살인 너도 분노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위험한 길은 네가 가서는 안 되는 길이다”라고 호소했다. 헤이스는 4년 전 샬럿에서 무고한 흑인 시민이 경찰의 총을 맞고 숨졌을 때 벌어진 시위에 참가했었다며 “매일 밤마다 했는데 전혀 바뀌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년에게 “너와 다른 젊은 친구들은 힘이 있다”면서 “너희들은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 같은 윗 세대들은 그러질 못했으니까”라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이 외침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화제가 됐고 #ThereIsABetterWay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확산됐다. 헤이스는 언론 인터뷰에서 “46년 동안 인종차별을 당하면서 커져간 그의 가슴 속 구멍을 봤다”면서도 “16세 소년이 복수를 한다는 마음으로 이 싸움에 임하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1960년대 흑인민권운동을 거쳐 흑백분리를 법적으로 폐지한 이후 흑인 대통령까지 나왔지만, 미국 흑인 사회는 여전히 차별에 좌절하고 있다. 법적으로 평등해졌지만 뿌리 깊은 구조적 문제로 상당수의 흑인들이 여전히 하위 계층에 머물러 있다. ‘공권력 남용에 희생되는 흑인이 많은 것은 흑인 범죄율이 높기 때문’이라는 지적은 이러한 구조적 차별을 외면한 것에 가깝다. 매번 시위에 나서지만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더 후벼파고 있는 게 작금의 미국이다. 헤이스가 걱정했던 16세 소년이 31세, 46세가 되었을 때에는 얼마나 달라져 있을지는 21세기에도 미국의 중요한 숙제가 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오거돈 ‘인지부조화’는 감형 위한 밑밥깔기? [아무이슈]

    오거돈 ‘인지부조화’는 감형 위한 밑밥깔기? [아무이슈]

    집무실에서 부하직원을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구속 영장이 지난 2일 기각됐다. 변호인단은 그가 우발적 범행을 한 것이며 ‘인지부조화’를 겪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은 인정하나, 인지부조화에 빠진 오 전 시장이 당시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추행했지만, 기억 안 나”… 가해자가 ‘인지부조화’? 인지부조화는 신념과 행동 등이 불일치하는 상태를 인간이 견뎌내지 못해 이를 제거하고 일치시키려고 한다는 실험심리학 용어다. 성범죄 사건에서 “가해자가 인지부조화를 겪고 있다”라는 변호는 흔치 않은 사례로 꼽힌다.“거물급, 심신미약이라고 못하니…” 익명을 요구한 한 법조 관계자는 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인지부조화라는 말은 음주감경(술에 취한 상태로 범행을 저질렀을 때 그 당시 상태가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형벌을 감형해 주는 제도) 등의 주장을 할 수 없으니까, 즉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취지의 변론을 할 수 없어서 다른 논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지부조화 역시 심신미약을 달리 주장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의뢰인이 정치적으로 유명한 인물이니까 부담은 되는데 빠져나갈 구멍은 안 보이고 그래서 (변호인이) 뭐라도 주장해야겠다 싶어 무리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상균 법무법인 태율 변호사도 “정상적인 사고 범주에 벗어나거나 위기 상황에서 인지부조화를 느낄 수는 있다”면서 “다만 성범죄에서 가해자가 우발적 범행이라든지, 인지부조화를 주장하는 일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어차피 혐의가 뚜렷하고 실형 판결이 나올 것 같으니 우선 죄를 인정해 양형에서 참작할 수 있도록 해놓고, 우발성을 강조해 ‘그나마 덜 나쁜 사람’이 되겠다는 의도 같다”면서 “차라리 큰 책임감을 느끼고 두 번 다시 그러지 않겠다, 벌을 달게 받겠다는 태도가 법과 대중에게 유일하게 용서받는 방법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책임 있는 반성 태도가 용서받는 길“ 일반적으로 성범죄 사건에는 우발적 범죄의 여부가 양형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오 전 시장 측이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는 이유는 감형을 위한 ‘밑밥 깔기’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법조 관계자는 “성범죄의 특성상 우발적이냐 계획적이냐가 양형에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다”면서 “모든 성범죄는 우발성과 계획성이 함께 있다. 살인이 우발적이냐 계획적이냐 하는 것과는 아주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하희봉 로피드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사전적 의미로 우발적이라는 것은 어떤 일이 예기치 않게 우연히 일어나는 것을 의미하는데 오 전 시장 측은 집무실로 부를 당시부터 강제 추행을 할 의도는 없었다, 갑자기 충동적으로 욕구가 생겨 일어난 일이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본인 입으로 범죄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에 지금 와서 ‘고의가 아니었다’고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전 시장은 4월 초 ‘컴퓨터 시스템 비밀번호가 변경돼 로그인이 잘되지 않는다’며 집무실에 부하직원을 불러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 전 시장 측은 피해 여성을 회유하려 했으나 실패하고 같은 달 23일 성추행을 실토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시장직에서 사퇴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분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 [열린세상] ‘인간 안보’의 필요조건/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인간 안보’의 필요조건/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대한민국이 국격을 높일 절호의 기회다. 코로나19 방역에서 한국이 거둔 독보적인 성과는 한국에 ‘선진국의 추격’에서 ‘선진국의 선도’로 도약할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 같다. 외국 정상들의 잇단 찬사에 고무된 문재인 대통령이 ‘선진국’ 화두를 다시 꺼냈다. 특히 미국의 유력 정치인 등의 한국에 대한 칭찬은 혹여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몽니를 부리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할 정도이다. 전 세계 확진환자가 600만명을 넘어 치료제와 백신을 인류의 공공재로 공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지만 미국 중심의 ‘비용/편익 비교’를 판단기준으로 삼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에 비추어 볼 때 백신을 ‘무기화’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문 대통령이 K방역의 성공을 배경으로 취임 3주년 기념사에서 ‘인간 안보’ 개념을 주창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초 이 개념은 유엔개발계획(UNDP)이 1994년 ‘인간개발보고서’에서 처음으로 제안함으로써 군사적 의미가 강했던 전통적인 ‘안보’ 개념을 경제, 식량, 건강, 환경, 개인 안전, 정치 등으로 확대한 개념이다. 안보에서 국가라는 추상체가 아니라 ‘사회 속에서 숨 쉬며 살아가는 사람’을 중심에 놓고 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사람중심’의 국정철학과도 맞닿는다. 하지만 ‘인간 안보’가 현실이 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당장 ‘K방역’을 이끈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의 3대 원칙이 국내에서 ‘인간 안보’에도 적용될지 의문이다. 코로나 방역 과정에서 분명 ‘궁여지책’이었던 비대면 진료가 갑자기 ‘한국판 뉴딜’에서는 수출주도성장의 ‘묘책’으로 둔갑하고 있다. 코로나 퇴치 과정에서 전 국민 건강보험의 위력을 실감하면서 국민들은 공공의료의 확충 필요성에 공감했다. 유럽에서 독일이 거의 유일하게 코로나 방역에 성공한 배경도 비교적 튼튼한 공공의료에 있었다. 이것을 이제 와서 ‘원격진료’의 도입으로 바꿔치기 하는 것은 정확한 배신이다. 약자에 대한 공동체의 배려를 분명히 약화시킬 원격진료의 도입이 ‘모두를 위한 자유’의 철학과 양립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볼 일이다. 한국 사회에서 오랫동안 각종 위협(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서 작동한 4대보험이 ‘인간 안보’에 얼마나 부합하고 있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고용보험은 가입돼 있지 않은 직업군에서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실업이 발생하면서 그 미비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전 국민 고용보험제’에 관한 사회적 합의가 어렵지 않게 도출됐고 점진적인 도입이 시작됐다. 연금보험은 노후의 안전을 보장하기에 크게 미흡하다. 부족한 국민연금은 개인연금, 주택연금 등으로 보충되고 있지만 노인빈곤율 세계 1위에서 벗어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노인은 재취업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고 ‘임계장은 고다자´(임시 계약직 노인장은 고르기도, 다루기도, 자르기도 쉽다)라는 우울한 현실을 가져왔다. 긴급재난지원금으로 효과를 입증하는 기본소득제가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기획재정부의 ‘재정건전성’ 도그마를 극복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에 비해 산업안전은 한국판 ‘인간 안보’의 아킬레스건이다. 코로나19를 피해 출근해도 노동현장에서는 노동자의 생명이 소모품이 되는 나라라면 ‘선진국’을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울 것이다. 성수대교 붕괴 이후 반복돼 온 ‘전형적인 후진국형 참사’라는 평가는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제는 ‘안전 불감증’이라는 개탄에 우리 모두가 ‘불감증’이 걸려 버렸다. 인천의 ‘거짓말 강사’에게는 구상권이 행사될 예정이지만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직원명단 제출을 고의적으로 지연한 쿠팡에는 2주 영업정지가 내려졌을 뿐이다. 안전의 가치가 기업의 이윤추구 앞에서는 무력해지고 있다. 기업의 비용절감과 수출경쟁력 확보라는 경제적 목표에 매달려 ‘기업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정부의 관행이 시정되지 않는 한 ‘인간 안보’에는 큰 구멍이 날 수밖에 없다. 안전이라는 ‘기본 중의 기본’(LG 구광모 회장)을 스스로 지킬 때 비로소 세계와 북한을 향해 ‘생명공동체’(문 대통령)를 구축하기 위한 ‘인간 안보’를 당당하게 외칠 수 있을 것이다.
  • 트레이드 후 ‘폭풍 존재감’ 이흥련 연승 이끄는 복덩이

    트레이드 후 ‘폭풍 존재감’ 이흥련 연승 이끄는 복덩이

    존재감이 서서히 잊혀져가던 이흥련이 트레이드 후 팀의 연승을 이끄는 복덩이로 자리매김했다. 투수들에게 믿음을 주는 든든한 안방마님이 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고 있다. 지난 29일 깜짝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에서 SK로 팀을 옮긴 이흥련이 공수 양면에서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흥련은 30일 한화전에서 3안타(1홈런)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주전 경쟁에서 밀려있던 설움을 한꺼번에 씻어냈다. 홈런은 다음날에도 이어졌다. 경쟁에서 밀리며 팀에서 기회가 좀처럼 없던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존재감이 컸다. 하루 휴식 후 경기에 나선 이흥련은 포수로서의 진가를 발휘했다.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전에 7번 타자로 선발 출격한 이흥련은 선발 투수 문승원과의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막강한 NC타선을 꽁꽁 묶었다. 문승원이 이전 4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6.10의 부진한 성적을 남기며 어려운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SK는 문승원의 호투에 힘입어 NC를 가볍게 제압하며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이날 경기 후 문승원은 “이흥련이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목표했던 대로 사인을 잘 내줘 게임을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면서 이흥련의 리드를 치켜세웠다. SK는 주전 포수 이재원이 손가락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포수 자리에 구멍이 컸다. 이재원의 빈 자리는 이홍구가 대신하고 있었지만 아쉬운 점이 남았다. 이흥련의 트레이드 직전까지 SK 포수진은 1할대 타율에 허덕인 데다 폭투도 리그에서 최다였다. 그러나 이흥련이 팀에 합류 후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하자 팬들은 “이재원이 돌아와도 주전 포수는 이흥련”이라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투수들과의 호흡을 맞출 시간도 없이 실전에 투입되고도 선발진의 호투를 이끌어낸 점은 이흥련을 팬들에게 더 매력적인 선수로 만들고 있다. 창원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자신을 지켜주는 경비대원과 셀카 찍는 고릴라들

    자신을 지켜주는 경비대원과 셀카 찍는 고릴라들

    사람과 유전적으로 가까운 고릴라는 우리처럼 셀카를 찍기 위해 포즈 취하기를 즐길지도 모르겠다. 최근 콩고 동부 비룽가 국립공원에서 밀렵단속 경비대원(레인저)인 패트릭 새디키 캐러버런거(39)가 자신이 돌보는 고아 고릴라들과 함께 있을 때 종종 스마트폰으로 찍어둔 셀카 사진을 대거 공개했다. 이 자상한 경비대원은 10년 넘게 고아가 된 어린 고릴라들을 보살펴온 베테랑으로, 이들 고릴라를 친자식처럼 돌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원과 고릴라들의 긴밀한 유대를 보여주는 사진에서 한 어린 고릴라는 진지한 표정으로 카메라 렌즈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다.이에 대해 이 대원은 “고릴라가 셀카에 동참하는 것은 내 휴대전화에 호기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몇몇 사진에서 이들 고릴라는 셀카를 찍는다는 개념을 잘 알듯 포즈를 재미있게 취하고 있는 모습이다.어떤 고릴라는 셀카 찍는 동안 콧구멍을 손가락으로 파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또 어떤 고릴라는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밖에도 어떤 고릴라들은 멋지게 보이고 싶은지 팔짱을 낀 자세를 취했다. 이뿐만 아니라 공개된 또 다른 사진은 한 어린 고릴라가 이 대원의 등 뒤에 업혀 있는 모습을 다른 동료 대원이 찍어준 것으로, 이들 대원은 어린 고릴라들을 돌보며 이따금 이렇게 사진을 남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룽가 국립공원의 경비대원들은 평소 이들 고릴라를 보살피고 있지만, 숲의 천연 자원을 노리는 반군단체와 민병대 그리고 고릴라를 노리는 밀렵꾼들을 막는 역할도 하기에 목숨을 잃는 경우도 많다. 특히 최근에는 경비대원 12명을 포함한 총 17명이 르완다해방민주세력(FDLR) 소속 무장대원 약 60명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무장대원들은 경비대원 15명의 보호 아래 이동하던 민간인 차량 행렬을 매복 습격했고, 이 과정에서 경비대원 대부분이 목숨을 잃고 말았다.한편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인 비룽가 국립공원은 면적이 7800㎢가 넘어 마운틴 고릴라가 많이 서식하는 인기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안도현의 꽃차례] 새들의 안부를 묻는다

    [안도현의 꽃차례] 새들의 안부를 묻는다

    새소리가 아침저녁으로 귀에 들어온다. 수다스럽고 부지런한 참새들 덕분에 눈을 뜰 때도 있다. 시골에 살면서 누리는 특권이다. 새들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카메라를 하나 새로 장만했으나 아직 새들을 모니터에 담아 보지 못했다. 귀에 새소리를 담는 일만 해도 설레고 벅찬 일이다. 요즘은 소쩍새 소리가 단연 압권이다. 소쩍소쩍, 하고 한 마리가 단아하게 우는 소리도 좋지만 소쩍소쩍 소쩍쩍쩍, 하고 두어 마리가 울림소리를 만들 때가 더 좋다. 그놈들 아마 서로 화답하며 연애 중일 거라고 혼자 생각한다.마당에 돌을 쌓아 놓았더니 꽁지깃이 날렵한 박새가 자주 놀러 온다. 박새는 머리 둘레가 까맣고 가슴이 하얀 새다. 굵은 돌 틈에 둥지를 지으려는지 자주 구멍 속을 들여다본다. 이 돌로 돌담을 쌓아야 하니 거기 집 지을 생각은 하지 말거라. 그러면 내 말을 알아듣고는 통통 튀어 살구나무 가지 위로 포르르 날아간다. 참나무 우거진 앞산에는 매일 어치 두어 마리가 방문한다. 어치는 머리가 붉고 날개깃이 푸르며 꽁지는 까만 멋쟁이다. 1970년대 대중가요 ‘산까치야’에 등장하는 산까치가 바로 어치다. 한번은 먹이를 찾고 있던 어치가 갑자기 날아오르기에 숲을 바라보았더니 고라니 한 마리가 근처를 지나가고 있었다. 고라니의 산책을 빨리 알아채고 어치가 다른 새들에게 경계령을 발동한 것이었다. 뒷산에서 뻐꾸기가 청명한 소리를 낼 때면 대체로 날이 맑다. 뻐꾸기는 바람이 불거나 흐린 날에는 잘 울지 않는 것 같다. 뻐꾸기 소리를 들을 때면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에 알을 의탁해서 부화하는 그들의 뻔뻔한 습성도 눈감아 주고 싶어진다. 해가 질 무렵이면 검은등뻐꾸기 소리가 초여름의 초록 사이로 들려온다. 공중을 날아다니며 울음소리를 땅에 흩뿌리는 모습도 본 적 있다. 검은등뻐꾸기가 만들어 내는 4음절의 규칙적인 울음소리를 두고 짓궂은 이들이 ‘홀딱벗고’로 흉내를 낸 까닭이 궁금해진다. 그 흉내가 민망해서 어떤 이들은 ‘쪽빡깨고’로 다르게 흉내를 내었을 것이다. 마당을 가로질러 꿩이 날아가는 일이나 연못에서 목욕하던 참새들이 가시에 찔리지도 않고 찔레덩굴 속으로 스며드는 일, 그리고 까치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러 오는 일은 이제 늘 겪는 일상이 됐다. 연못에 풀어놓은 잉어를 수색하기 위해 강변에 살던 검은 오리 두 마리가 새벽에 찾아오는 일도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됐다. 창고를 짓고 대충 짐을 정리한 뒤에 한동안 문을 달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창고에 세워 둔 책꽂이 안쪽이 매우 안전한 곳인 줄 알고 딱새가 둥지를 짓고 거기에 알 네 개를 낳아 놓은 것이었다. 어설프게 창고 문을 달고 한참이 지난 뒤에야 나는 딱새 둥지를 발견했다. 알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알을 품으러 오던 딱새 어미들이 굳게 닫힌 문 주변에서 얼마나 가슴이 미어졌을까. 얘들아, 내가 큰 죄를 졌다. 나는 알이 든 둥지를 창고 바깥 울타리 위로 옮겼다. 늦었지만 이것들의 어미가 와서 멀리서 바라보기라도 하라고. 또 있다. 며칠 전 이른 아침에 베란다 유리에 무언가 강하게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새였다. 얼마나 빠른 속도로 날아왔는지 유리창에 새털이 몇 붙어 있었고, 새는 눈을 감고 축 늘어져 있었다. 몸집이 손바닥보다 큰 새였는데 조류도감에서 본 개똥지빠귀가 아닌가 싶었다. 봄에는 굴뚝새가 유리창에 부딪쳐 까무러쳤다가 겨우 날아간 적도 있었다. 유리창이 허공인 줄 알고 날아가다가 그만 참변을 당한 새 앞에서 나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어려웠다. 새가 다니는 길목에 집이라는 공간을 세운 내 잘못 때문이었다. 나는 뒷산에 새를 묻으며 또 자책했다. 이름을 붙이고 살면서도 죽은 새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지 못하는 나는 몽매한 인간이었으므로. 내가 사는 골짜기의 제일 높은 허공에는 솔개로 추정되는 맹금류가 있다. 공중에 떠 있을 때는 얼마나 위엄이 당당한지 나는 한 마리 병아리가 돼 그를 올려다본다. 그의 이름이 솔개인지 말똥가리인지 매인지 조롱이인지도 모르면서. 이제부터라도 새소리를 듣는 행복을 누리는 만큼 새들의 이름과 거처와 안부를 잘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 여의도 이어 목동 학원까지 비상… 밀접접촉 ‘감염통로’ 됐나

    여의도 이어 목동 학원까지 비상… 밀접접촉 ‘감염통로’ 됐나

    무증상 감염 수강생, 가족에 옮겨 확산 커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학원 밀집 건물에서 코로나 확진환자가 3명 발생한 데 이어 확진자 가족인 고등학생이 양천구 목동 학원 여러 곳을 다니며 수업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육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학생과 강사가 좁은 공간에서 밀접 접촉하는 학원이 코로나19 집단감염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양천구 양정고 2학년 학생 A군의 대학생 누나가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군은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27일부터 학교에 나가 수업을 받고 목동의 국어, 영어, 수학 학원을 여러 군데 다닌 것으로 전해지면서 목동 일대 학원가가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 앞서 지난 28일에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홍우빌딩에 있는 연세나로학원에서 강사와 수강생 2명 등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건물에는 학원과 교습소 등 50여개 업소가 입주해 있다. 영등포구는 전날 건물에 있는 수강생과 강사 등 2952명의 명단을 확보하고 여의도 앙카라공원에 긴급 설치한 워킹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했다. 해당 건물에 있는 학원들은 오는 7일까지 자진 휴업하도록 권고됐다. 학원을 통한 코로나19 감염 사례는 지난 25일에도 있었다. 서울 강서구 미술학원 강사와 유치원생이 감염돼 인근 초등학교와 유치원 등교 일정이 한 주 연기되기도 했다. 지난 9일 서울 이태원 클럽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인천 20대 학원강사도 자신이 일하던 인천 미추홀구 세움학원에서 수강생인 고3 학생과 그 가족에게 코로나19를 옮긴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교육 당국은 학원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 지방자치단체 등과 공동으로 학원 방역 실태 점검에 나섰다. 또 방역 수칙을 어긴 학원에 대해서는 시정 명령과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SK와 꼴찌 맞바꾼 한화… 독수리의 추락에는 날개가 없다

    SK와 꼴찌 맞바꾼 한화… 독수리의 추락에는 날개가 없다

    한화 이글스가 초반부터 10연패를 당하는 등 이번 시즌 최약체로 전락했던 SK 와이번스에게마저 3연패를 당하며 순위를 바꿨다. 그야말로 추락하는 독수리에겐 날개가 없는 형국이다. 한화는 31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즌 6차전에서 4-6으로 패했다. 최근 8연패로 SK와의 맞대결 전까지 2.5경기차로 9위를 유지했던 순위마저 10위로 하락했다. 반면 반등의 기미가 없어보였던 SK는 한화에게 스윕하며 살아날 구멍을 찾았다. 3연패 기간 내내 무기력한 경기를 보였던 한화는 투타 모두 심각한 부진에 빠져있다.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 5.22(8위), 팀 타율은 0.242(10위)에 그쳐있다. 문제는 한화는 투타 모두 균형있게 못한다는 점이다. 한화보다 팀 평균자책점이 좋지 않은 kt 위즈(5.58)와 두산 베어스(5.59)는 투수진의 성적은 좋지 않지만 이를 타격으로 상쇄하고 있다. kt는 팀 타율 전체 1위(0.306)이고 두산은 2위(0.299)다. 특히 두산은 kt보다 안 좋은 성적지표를 가지고 더 많은 승(14승 9패)을 쌓아올리는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방망이의 부진은 투수진의 호투마저 소용없게 만들고 있다. 31일 기준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한화에서 가장 타율이 높은 선수는 정진호(0.282)인데 그 정진호의 타격 순위는 30위다. 선발진의 호투와 하주석과 이용규의 복귀로 두터워진 센터라인을 갖추며 시즌 초반 호기롭게 출발했지만 한화는 몇몇 선수들이 빠지자 얇은 뎁스의 한계를 고스란히 노출하며 속절없이 추락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이번 시즌 포기하고 차라리 젊은 선수들을 키우자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한화는 키움 히어로즈, NC 다이노스와 연이여 경기를 치러야해 상황 타개가 쉽지 않다. 5강권 팀과의 승차는 5게임인 상황에서 상대팀의 승리 제물이 된다면 잔여시즌을 구해내기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홍콩스타 성룡, 홍콩자유 억압하는 홍콩보안법 지지성명 발표

    홍콩스타 성룡, 홍콩자유 억압하는 홍콩보안법 지지성명 발표

    영화배우 청룽(성룡)을 비롯한 홍콩 문화예술계 인사 2605명과 관련단체 110곳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지지하는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중국매체 남방도시보는 30일 청룽을 포함한 홍콩 연예인과 문화예술인들이 전날 “국가안보 수호가 홍콩에 중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홍콩보안법 결정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성명은 또 “홍콩보안법이 국가안보의 구멍을 막는 동시에 문화예술계의 정상적인 창작의 자유와 발전공간을 보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사회 각계와 충분히 소통해 의구심을 없애기를 청한다”고 밝혔다.홍콩 태생인 청룽은 친중파로 잘 알려져 있으며, 지난해 홍콩 반중시위 때 “나는 국기(오성홍기)의 수호자”라고 밝히는 등 중국의 애국주의·민족주의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홍콩보안법 지지 성명에는 쩡즈웨이(曾志偉), 린젠웨(林建嶽), 황바이밍(黃百鳴) 등 영화계 인사를 비롯해 홍콩영화산업협회·홍콩중화문화총회 등의 단체도 참가했다.지난해 소환법에 반대한 홍콩 시민들의 반중 시위를 계기로 제정된 홍콩보안법은 홍콩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이 반대하고 있으며, 반중 시위를 낳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블랙야크 “간절기 등산 배낭, 이렇게 꾸리세요”

    블랙야크 “간절기 등산 배낭, 이렇게 꾸리세요”

    요즘과 같은 간절기에는 어떤 제품들을 가방에 패킹하는 것이 좋을까. 날씨와 일정에 관계없이 체온 유지를 위한 레이어링 아이템, 스틱, 모자, 장갑 등은 기본으로 패킹하며 가까운 근교의 산이라 할지라도 헤드램프, 의약품, 비상식 등은 항상 휴대해야 한다. 특히 일교차가 큰 요즘과 같은 날씨에는 체온 유지를 위한 방수, 방풍 재킷을 꼭 챙겨야 한다. 만약 평상시에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라면 여벌의 티셔츠를 챙겨 젖은 옷을 갈아입으며 체온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블랙야크는 간절기 등산에 앞서 챙겨야할 제품을 추천한다. 먼저 경량 재킷인 ‘BAC한라GTX자켓’이다. 고어텍스 액티브 3레이어 소재를 사용해 가벼운 착용감은 물론 뛰어난 방수, 투습 기능을 발휘해 예측 불가능한 자연의 날씨에도 대응할 수 있다. 반팔 라운드 티셔츠 ‘BAC설악2티셔츠S’는 소로나 코튼 라이크 소재 및 블랙야크 냉감 기술인 야크아이스 가공을 적용해 시원하고 편안하게 입을 수 있다. ‘BAC 자이언트 35’는 EVA 몰딩으로 등판을 구성, 부분 볼륨을 넣어 착용감이 편하며 타공 몰드형 멜빵으로 통기성을 높였다. 하단부에는 나노 오토 리페어(Nano Auto Repair) 원단을 적용해 3㎜ 이하의 구멍이 생겨도 복원이 된다. ‘BAC 4단 SET 스틱’은 두랄루민 소재를 사용했고 4단 구성으로 수납성이 좋다. 여기에 안티쇽 기능으로 충격 흡수력이 뛰어나며 손잡이는 EVA폼 재질을 사용해 가볍고 그립감이 좋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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