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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놀이:하/창경원 74년간 가족나들이 명소로(서울 6백년만상:14)

    ◎휴일이면 동물구경·벚꽃놀이 인파/73년 어린이대공원 개장… 행약 분산 정월대보름을 맞아 한양성 안팎 곳곳에서 대규모로 벌어졌던 다리밟기,편싸움등 집단적인 민속놀이는 1910년 경술국치 전후로 자취를 감춘다. 일제는 당시 민속놀이들이 공동체의식과 일체감을 고취시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놀이현장에 군경을 동원하며 대포를 쏴 신명을 더했던 우리의 놀이마당을 뭉갰다.해방을 맞았지만 예전의 공동체가 거의 해체된 상태인 탓인지 전통의 놀이들은 되살아나지 못했다. 한일합방 전해인 1909년11월 문을 연 창경원은 당시는 물론 한동안 서울시민들의 가장 대표적인 휴식처이자 놀이공간이었다.휴일이면 어김없이 김밥에 보온병을 싸들고 나와 동물구경하고 놀이기구도 타려는 가족·시민들로 발디딜 틈 없었다.특히 벚꽃이 필 무렵이면 구름처럼 몰려든 인파로 밤늦도록 몸살을 앓곤 했다.월요일이면 창경원의 동물들은 관람객이 던져준 음식을 과식하거나 잘못먹은 탓으로 어김없이 단체로 「월요병」을 앓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창경원은 그 수치스런 역사적 배경과는 달리 문닫을때까지 74년간 서울시민의 휴식과 추억의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창경원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극장구경이나 가족나들이,동료들간의 소풍,등산 또는 남산의 케이블카를 타러가는 정도 외에는 이렇다하게 여가를 보낼 방법이나 장소,여유가 없던 때문이었다. 그래도 골목마다 자치기,제기차기,비석차기(땅바닥에 여러 네모칸을 만들어 돌멩이를 던져가며 두발 또는 한발등으로 돌멩이를 옮겨가며 노는 놀이),땅재먹기,술래잡기,팽이치기등 전통적인 전래의 놀이들을 하는 아이들과 흙장난으로 뒤범벅된 개구장이들로 흥겨웠다.여름이면 한강 가운데 모래섬과 여의도 까지 나룻배가 다녔고 강변에서 수영하거나 동대문운동장에서 수영하는 것이 서울시민들의 큰 낙이었다.레저타운이니 바캉스니하는 말은 그때까지만해도 사치스런 단어에 불과했다. 70년대들어 도시화가 가속화되고 풍요와 번영을 상징하는 강남개발이 진전돼면서 한강오염이 심해져 물놀이는 더 이상 즐길수 없게 됐으며 골목길에서 흔히 보았던 아이들의 전래놀이도찾기 어려웠다.놀 공간도 부족했고 막 보급되기 시작한 테레비전은 기존의 놀이들을 대체해갔다. 70년대 풍요와 경제성장,인구팽창은 상업화된 대규모 놀이·위락시설을 탄생시키고 레저문화를 보편화시켰다.놀이가 산업으로 부각되고 상품화시대로 접어들었다.73년 23만평에 대단위 놀이시설을 갖춘 성동구 능동의 어린이대공원은 당시 어린이들에겐 디즈니랜드만큼이나 환상의 대상이었다. 84년 3백만평규모의 과천 서울대공원,87년 11만4천여평 규모의 드림랜드가 문을 열었다.서울대공원은 93년 한햇동안 6백17만명이,드림랜드는 1백만명이 다녀갔을만큼 인기장소로 자리잡았다.89년 개장한 롯데월드 놀이동산은 생활주변에 대형실내레저시설을 갖춰 연간 4백48만명의 이용객을 유치,실내놀이의 새 장을 열었다. 대규모위락시설과 함께 등장한 것은 전자기기를 이용한 놀이의 보편화.「컴퓨터게임중독」이란 증후군이 나올정도로 5∼6세 아동에서부터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전자게임은 90년대 서울사람들의 생활의 일부가 됐다.시내에 전자게임장도 3천8백개에이른다.전자게임과 함께 컴퓨터통신도 통신수단일 뿐 아니라 새로운 놀이의 한 장르로 자리를 굳혔다.개인용컴퓨터와 전화선을 이용해 친구도 찾고 「컴퓨터잡담」도 하고 집에 가서 식구들하고 이야기하기보다는 컴퓨터조작과 통신을 하려는 젊은이들이 3백만대나 보급된 개인용컴퓨터의 증가와 함께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과 함께 체육·레저에 대한 열기도 높아가고 있다.93년말기준으로 서울시내의 체육·레저시설은 모두 9천9백65곳으로 지난 89년 6천7백52곳에 비해 47%가 늘어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등 레저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다.볼링장 1백82곳,체력단련장 4백28곳,당구장 6천3백73곳,에어로빅장 7백97곳등 갈수록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놀이패턴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다양화와 함께 전자기기놀이의 보편화·개인화도 90년대의 놀이의 흐름을 특징짓고 있다.
  • 바다밑도 차츰 원시를 잃어간다(박갑천칼럼)

    『아모도 그에게 수심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힌 나비는 도모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고 김기림은 노래한다(「바다와 나비」첫연).김기림의 나비는 그래서 바다를 청무밭인가 하여 내려갔다가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수심을 일러주지 않았어도 사람인 심청이 바다 무서운 줄을 몰랐을리 없다.그러나 아버지 눈띄울 양으로 공양미 3백섬에 팔려 인당수 깊은 물로 뛰어든다.그 심청은 바다밑에서 무엇을 보았을까.옥황상제 명에 따라 용왕은 수정궁에 백만의 철갑제장(철갑제장:게나 조개따위)하며 시녀들을 벌여세운 다음 백옥교자까지 대령시킨다.하늘의 선관·선녀들도 줄서 있다.태을진군(태을진군:북극성신)이 학을 타고,적송자(적송자:선인)는 구름을 타고 섰으며 월궁항아·서왕모… 등이 모여들었다. 이건 물론 용궁을 생각한 상상도일 뿐이다.한편 프랑스의 작가 쥘 베른도 1백20여년전 그의 「해저 2만마일」에서 만능잠수함 노티러스호로 바다밑을 그려나가지만 그 또한 상상도.아직도 원시가 숨쉬는 신비의 요지경이 바다밑이다.1만1천m도 넘게 깊은곳(마리아나해구의 비처시해연)이 있는가 하면 3천∼4천m에 이르는 산맥까지 있다.그런 크고 작은 바다산이 태평양에만 1만개 정도 깔렸다니 놀랍다. 인류가 바다밑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그 엄청난 광물자원에 있다.탄밭(탄전)·기름밭(유전)·가스밭만 있는 것은 아니다.사금·주석·모래다이어먼드·유황·망간·인회토·석회석·규사·구리·코발트·철·니켈…등등 없는 것이 없다.남서아프리카 대서양의 다이어먼드광산은 화수분으로 이름난바 있잖은가. 특히 「심해의 감자」 망간덩어리(단괴)는 주목받는 해저광물이다.특수강의 재료로서,로켓연료의 산화제로서,축전지의 재료로서…,중공업·경공업 할것 없이 수요가 늘어만 가고있는 망간은 태평양등의 바다밑에 엄청나게 널려 있다.태평양 것만도 1조7천억t에 이른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얼마가 더 되는건지 알수 없다. 최근 우리나라는 크레리온 크리프튼해역 30만㎦의 독점개발권을 유엔에 신청했다.이곳은 한국해양연구소가 태평양 해저자원 개발을 위해 미국과 함께 89년부터 탐사해왔다.오는 8월 유엔의 심사를 거쳐 10년동안 정밀탐사 할 것인데 망간덩어리가 많은 곳이라 한다.망간 외에도 철·니켈·구리등 40여종 유용금속이 있다는 것이니 그 자급시대를 기대하게도 되었다. 유용금속 캐내는건 좋다 치자.하지만 바다밑도 사람의 입김이 닿으면서 차츰 원시의 균형을 잃어가는구나 싶어지는 마음.과연 이래도 괜찮은 것일까.
  • 여야의원들의 안보관/강석진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21일 국회 본회의장에는 5명의 여야의원들이 잇따라 등단,북한의 핵문제와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문제등을 놓고 그 진상과 정부의 대응자세등을 맹렬하게 따졌다. 이날 의원들이 한반도의 안보상황과 관련된 사안들을 바라보는 시각과 대응책은 모두가 제각각이었다. 민자당의 강인섭의원은 『미국이나 러시아등에서는 북한이 핵폭탄을 한두개쯤 가졌으리라 보는 것 같으나 운반수단을 확보하지 못한 이상 실전용으로 보기는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라면서 이 문제가 다소 과장되게 취급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문을 표시했고 민주당의 이석현의원은 『선핵문제해결 원칙을 지양하고 특사교환등 모든 현안을 일괄타결할 용의는 없느냐』고 일괄타결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공군장성 출신인 민자당의 곽영달의원은 『휴전협상 때 유엔측이 북한에 당근만 내주다 20개의 댐폭파를 경고하고 실제 5개를 폭파하자 북한이 휴전협정에 조인했다』고 강경대응론을 폈고 같은 당의 구자춘의원도 『핵개발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팀스피리트훈련 중단여부를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했다.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배치에 대해 임복진의원(민주)은 『패트리어트는 애국자라는 뜻인데 이 미사일이 한국에 애국자 노릇을 할지,미국에 애국자 노릇을 할지 분명히 하라』면서 성능,예산등의 문제를 들어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나아가 미국과 한국의 군산복합체도 그 의도에 대해 경계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소속 정당은 다르지만 강의원과 이의원은 『주한미군에 증강배치된 신무기는 관례적으로 한국정부가 구입해왔다』면서 미군수자본에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그러나 곽의원은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북한의 핵무기,노동1·2호 미사일등에 대비,벌써 오래전에 배치됐어야 한다』고 반론을 폈다. 총론에 해당하는 한반도의 안보상황에 대해서는 『1백년전 청일전쟁 당시와 너무나 비슷하다』(임복진)『아직도 안개와 구름속에서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곽영달)『한반도 정세가 또 다시 초긴장 상태로 치닫고 있으며 분단극복에 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강인섭)면서 주변정세가 불안하다고 입을 모았다.새 정부 출범 1년이 되는 오늘날 여야 의원들이 보는 우리나라의 안보상황이었다.
  • 카오스 문명에서의 관리기법/신재인(서울광장)

    현대과학의 발달과정에서 최근 도입된 혁명적인 두가지 개념은 혼돈(카오스)이론과 퍼지이론인 것 같다.과학이 궁긍적으로 묘사하려고 하는 것은 자연의 질서이며 이 질서는 단순하고 규칙적이고 명확해야 한다.그러나 이러한 기존개념을 이 두이론은 부정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가 체험하고 있는 자연은 우리가 교육받은 일반개념처럼 그렇게 정확하고 규칙적이지만은 않다.일출일몰의 아름다운 광경에서부터 아지랑이 솟아오르는 봄바람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도 전과 동일한 것은 없고 반복되지도 않는다.자연은 애매모호하고 복잡한 것이 그 참모습인 것 같다. 그래서 컴퓨터라는 막강한 동반자를 옆에 끼고 있는 현대과학은 옛날에는 의식적으로 기피해 버렸던 불규칙하고 무질서하게 보인 자연의 속살을 이제는 파헤치고 있으며 여기에서 카오스와 퍼지이론이 싹트게 되었다. 그러나 이 두 이론에서 새삼 우리가 배우고 있는 것은 불규칙하고 혼란스러운 그 자연속에서도 내면적으로는 역시 아름다운 단순질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불규칙적인 혼돈,예를들면 하늘에 떠있는 구름의 모습과 번개치는 모습,바람과 물이 흐른 모양,이런 것은 우리에게 일정치 않고 매우 혼돈스러운 것이지만 실제 그 내부에는 단순질서로 꽉차있으며 단지 전지전능한 신이 그때그때 결정하는 몇개의 불확정된 인자만이 있다는 사실이다.그래서 현대과학의 새로운 두개념은 신이 결정하는 그 인자를 적절하게 유추해서 그 흉내를 내어봄으로써 자연 그 실체를 좀더 가깝게 이해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자연과학의 접근방법은 현재 우리가 살고있는 문명,즉 혼돈스럽고 불확정시대의 현대문명을 해석하고 관리하는 방법으로도 적당할 것 같다. 현대문화는 과학의 발달로 조그마한 취락문화나 단순 동일 인종문화에서 벗어나 전세계가 한 지역이된 복합문화로 이미 진화되었다. 이에따라 현대사회의 구조를 깊이 살펴보면 옛날처럼 정치·사회·경제·과학·국방·환경등의 각 분야가 독립적 변수로 각자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서로 서로가 깊은 상관관계를 맺고 있어서 무질서한 카오스를 창조해내는 복합문화로 변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그래서 이제는 어느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른 모든 분야가 서로 협력적으로 동참하지 않으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도록 되었다. 따라서 옛날의 방법들,즉 각자의 전문분야가 독립적으로 존재해서 자기분야만의 목적달성을 위해 가족적 분위기를 조성하던 그러한 방법은 쓸모가 없게 되었다.이제는 현대과학의 새로운 개념,즉 카오스와 퍼지개념을 통해 우리가 터득했던 그 진리를 실제의 사회생활에도 적용하지 않으면 안되게 된 것이다. 그 진리를 압축하면 다음 세가지로 나타낼 수 있다. 첫째 현대문화의 문제는 그 자체를 복합적이고 불규칙적인 것으로 이해하여야 한다.한가지 문제를 너무 단순화 시켰을 때에는 정확한 해결점을 찾을 수 없게 된다. 두번째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는 단순한 질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즉 복합적인 사회문제에서도 중요변수만을 뽑아내 간략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세번째로는 고정된 개념으로 문제를 풀지말고 유연한 사고방식으로 신이 주는 그 재량권을 흉내 내볼 용기가 있어야 한다. 카오스적 문명을 관리하기 위한 이러한 개념이 실제로 경제분야에서는 훌륭하게 적용되고 있음을 우리는 본다. 최근의 경영형태는 옛날처럼 연구·생산·판매·기획·관리분야들이 독립적으로 일을 하는 형태에서 벗어나고 있다. 반면에 바로 일이 발생된 그 현장에 「복합요소」에 관련된 모든 분야의 높고 낮은 사람들이 모여 「단일팀」을 만들고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유연한 해결책」을 서로 머리를 맞대어 도출함으로써 바로 그 자리에서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즉시해결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경영기업은 최근 수평적경영,리엔지니어링,다운사이징으로 표현되어 집합적,총제적,단순현장관리 경영기법으로 설명되고 있다.그리고 이러한 복잡한 카오스문명에서의 단순현장관리기법은 경제분야 뿐만 아니라 정치·사회·과학기술·교육·국방·환경등 다방면에 파급되어 적용되어 훌륭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기인작가 이외수 「감성사전」 출간/단어 200개 풍자풀이

    ◎특유의 철학·기발함 행간가득 표출 작가는 흔히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르다고들 한다.작가특유의 감성으로 표현되는 이같은 시각은 그래서 작품속의 문장이나 단어로 표출될때 일반인이 간과하기 쉬운 생명력을 갖춘채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설때가 많다. 우리 문단의 기인으로 통하는 작가 이외수씨가 화제소설 「벽오금학도」를 낸지 1년여만에 감성으로 단어를 풀어낸 작품집 「감성사전」을 도서출판 동숭동에서 펴내 화제다. 이씨가 춘천의 한 농가에서 그동안 길러오던 머리마저 깎아버린채 1년간의 몰두끝에 내놓은 「감성사전」은 일상에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사물과 단어 2백개를 꼼꼼한 시각과 재치있는 풍자로 풀이해 낸것으로 눈길을 끌어모은다. 표제 그대로 사물과 언어의 실체를 작자가 갖고 있는 감성의 특이함으로 해석해 놓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씨에게 있어서 「예술」은 『술중에서는 가장 독한 술이다.영혼까지 취하게 한다.예술가들이 숙명처럼 마셔야하는 술이다.모든 예술작품은 그들의 술주정에 의해서 남겨진 흔적들이다.거기에는신도 악마도 존재하지 않는다.오직 아름다움만이 존재할 뿐이다』로 풀어진다.또 「시」는 『석탄속에 들어있는 목화구름』이며 「가을」은 『영혼마저 허기진 시인의 일기장 갈피로 제일 먼저 가을이 온다.고난의 세월끝에 곡식들이 익는다.바람이 시리고 하늘이 청명해진다.낙엽이 진다.세월도 진다.제비들이 집을 비우고 국화꽃이 시든다.허기진 시인의 일기장 갈피로 무서리가 내린다.가을이 끝난다.가을이 끝나도 외로움은 남는다』로 서술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상투적이지만 밝음의 철학과 함께 전광석과 같은 기발함도 실려있다. 「다리」는 『떠나기 위해서 만들어놓은 건널목이 아니라 돌아오기 위해서 만들어놓은 건널목/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길의 관절/땅끝까지 이어진 해후의 사다리』이며 「출발점」은 『과거를 끊어낸 자리.미래의 생장점.윤회의 매듭점.다시 돌아오기 위해서 떠나는 자리.인생의 모든 새벽』이다.또 「불행」은 『행복이라는 이름의 나무밑에 드리워져 있는 그 나무만한 크기의 그늘이다.인간이 불행한 이유는 그 그늘까지를 나무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로 풀어지기도 한다.
  • 서울 송파2동 시연유치원/교육기관에선:1(녹색환경가꾸자:15)

    ◎분리수거·재활용·절약 “조기교육” 「세살때 버릇 여든까지」라는 속담은 환경조기교육의 필요성을 나타내는데 더없이 어울리는 말이다. 어릴때부터 자연스럽게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하고 자원절약·쓰레기분리수거·폐품재활용 등이 생활습관이 되도록 지도하는 것은 어떤 환경오염대책보다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대비책이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 송파2동 시연유치원(원장 원기정·52·여)은 이러한 「환경조기교육」을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유치원들 가운데 하나이다. 7일 상오11시30분쯤 이 유치원 시내반.3∼4명의 원아들이 둥글게 모여 앉아 다양한 환경관련놀이를 하고 있었다. 「분리수거피자판」놀이는 우유곽·빈병·깡통·비닐 등이 그려진 피자판을 각기 나눠 가진후 바닥에 놓인 쓰레기그림을 뒤집어 같은 그림이 나오면 자기가 가진 피자판에 붙이는 놀이로 원아들은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쓰레기분리수거를 익히고 있다. 오는 15일 이 유치원을 졸업하는 김민호군(7)은 『국민학교에 들어가서도 학용품을 아껴쓰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겠습니다』라며 똑똑하게 대답했다. 「오존층에 구멍이 났어요」란 놀이는 둥근 원판에 스프레이·무스·숲등을 그려놓고 판을 돌려 스프레이나 무스에 바늘이 멈추면 검은 구름 그림을 붙이고 숲이 나오면 흰구름을 붙여 흰구름을 많이 갖는 사람이 이기는 놀이로 「오존」이란 다소 어려운 개념을 쉽게 익히도록 고안된 놀이이다. 시연유치원이 정규교과목에 이러한 환경교육을 포함시킨 것은 올해로 3년째이다. 지난 92년 서울시 교육청이 환경교육 시범유치원으로 지정한 이후 시연유치원은 물·공기·흙·소음·쓰레기·음식·자원절약·자연보호등 8개 주제별로 실험·노래·동화읽기·견학·게임 등을 연구·개발해 체계적으로 환경교육을 실시해오고 있다. 「물」단원을 학습할때는 「오염된 물에서 올챙이가 살수 있을까」를 실험해보고 「푸른강 검은강」이라는 노래를 배우며 한강지류인 탄천오염현장을 견학했다. 박현진군(7)은 『오염된 한강물을 보고나서부터는 엄마에게 샴푸를 쓰지말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쓰레기」단원에서는 우유곽으로 종이만드는 실험을 하고 「생활용품 재활용 아이디어 전시회」를 견학한다. 교육청이나 방송국에서 제작한 환경보전 비디오를 보여주는 프로그램도 물론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유치원에서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환경교육은 일상 생활을 통한 환경학습이다. 일주일에 한번씩 우유곽을 가져오도록 해 이를 재생화장지와 교환,유치원에서 사용되는 전량을 충당하며 교사들 스스로가 이면지 사용을 생활화함으로써 원아들이 자연스레 이를 따르도록 유도하는 것등이 그것이다. 또한 소풍을 갈 때도 자기가 먹을 만큼의 음식만 그릇에 담아오도록 지도한다. 학습교재로 사용되는 장난감이나 기구들도 다 쓴 화장품 용기나 요구르트병·필름통·1·5ℓ들이 플라스틱병 등을 이용해 만들어 쓰고 있으며 알록달록한 장식품을 만들어 교실에 매달아 놓기도 해 아이들이 재활용품을 친근하게 느끼도록 배려하고 있다. 방학때도 화장지 속심·깡통뚜껑·짝없는 장갑 등을 이용한 재활용작품을 과제로 내줘 부모들의 환경교육까지도 자연스레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원원장은 『환경보호는 어릴때부터 생활습관으로 길러져야 한다는 점에서 조기교육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배운 것과 집에서 경험하는 것이 다를 때는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부모들의 실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개혁세력결집」 시급하다/이수인(일요일 아침에)

    냉전시대가 돌연히 종식되면서 닥친 온 세계의 「변화」는 역사적 추세이며 국가경쟁시대가 첨예하게 진행되면서 일어난 모든 민족의 「개혁」이 시대정신임은 이제는 의문이 여지가 없다. ○시대적정신 자명 미국이 클린턴정권의 등장이래 개혁에 박차를 가하면서 국제화시대의 선두에 서서,우리가 쌀개방압력을 체험한 바와 같이 다시금 새로운 세계의 패권을 잡아가고 있는 것은 무섭다.유럽이 벌써 경제공동체의 수준에서 국가연합(EU)의 차원으로 진입한 사실은 부럽기 짝이 없다.중국이 개방을 차곡차곡 추진하여 30년,아니 10년 안에 강력한 「대륙국가」로 부상할 바탕을 마련하고 있는 점은 놀라운 일이다.더구나 이웃 일본이 40년 자민당 시대의 낡은 체제를 빠르게 극복하는 개혁을 힘차게 실천하면서 95년 신체제의 성립에 성큼 다가선 것은 두렵기 한량 없다.그들의 95년 신체제는 바로 제2의 명치유신이고,그 성립이야말로 그들과 우리 겨레의 낙차를 얼마나 벌리지 예측할 수 없는 근거가 되며 나아가 식민지시대가 분단시대를 준비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민족통일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너무나 커지기 때문이다. 이 까닭에 세계사의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의 물결에서 뒤처질 때 한 나라는 자멸의 운명에 빠져들 것은 분명하다.또한 민족사의 영역에서 펼쳐지고 있는 개혁의 물결에서 밀려날 때 한 겨레의 진운이 차단될 수밖에 없음도 자명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의 역사적 대세에서 유리되고 현실적 경향에서 이탈하는 사건들이 잇따르고 있는 사태는 참담하기 이를데 없다.그 사건들이 개혁정권의 운명을 결정지을 만한 획기적 정책을 송두리째 뒤집어 놓을만한 것인 까닭이다. 제2의 장영자 파동은 금융실명제에 대한 정면도전이고 율곡사업부정부패사건,그리고 국방장관과 참모총장 불화설은 군사문화의 독소를 뿌리뽑는 군의 개혁정책에 대한 역행적 부정이다. ○위기대책의 부재 국회 노동위의 돈봉투 사건과 원자력 부부외유사건은 공직자 재산공개법의 정신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며,국회의원 제거 음모사건은 공작정치엄금 정책에 경시할 수 없는 훼손이다.또 떼강도 사건은 민생치안 공약에 대한 치명적 타격이다.여기에 덧붙여 국민은 문민시대가 발족하자 마자 부산 철도함몰,목포 비행기추락,부안 여객선 침몰 등의 사건이 개혁적 전진에 찬물을 끼얹은 것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여기에서 지난 해나 올해 일어난 것을 가릴 것 없이 냉정히 살펴 이 사건들을 관통하고 있는 두가지 특징을 추출해 낼 필요가 있다. 하나는 이 사건들이 모두 30년의 군사독재문화구조에 바탕을 둔 필연적 산물이라는 사실이다.이 점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문민정권은 자신을 군사정권의 정치적 사생아로 보는 정치적 색맹을 노출함으로써 개혁에 나설 자격을 원천적으로 상실하고 있다는 지탄을 피하기 어렵다.또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민정권은 이 사건들의 모든 책임을 스스로 걸머지고 국민에게 사과만 하는 맹목적 겸손을 용감하게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다.개혁정권은 이 사건들을 자신의 출범 뒤에 빚어졌다는 점에 관해 책임을 지는 자세는 평가받을만 하지만,개혁시대나 군사독재시대의 정치적 책임과 문화적 특징을 준별하는 정치적선전에 실패함으로써 정치적 무능을 스스로 노출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 정치적 색맹과 정치적 무능은 바로 개혁정권의 위기관리능력의 부재와 개혁정책의 실패를 증명할 개연성도 부인할 수 없다. ○정면돌파 외길뿐 낙관적 희망을 차단하는 절망적 구름이 검게 피어오르는 것은 상상만 해도 소름 끼친다.더구나 4월 혁명과 맞물려 우루과이 라운드 비준 파동과 5월 광주항쟁과 겹치고 있는 노사파동이 상승작용할 때 개혁정권은 최대의 위기를 맞이 할 것임에 틀림 없다.무릇 역사적 준비란 역사적 승리로 귀결되어야만 역사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개혁시대에서 개혁정권의 패배가 우리 겨레의 역사적 패배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개혁정권의 역사적 선택은 정면돌파 오직 하나다.정면돌파의 방법은 개혁세력의 결집 뿐이다.개혁세력 형성의 전제는 개혁 청사진의 제시 오직 하나 뿐이다.
  • 「신년가곡의 향연」특별출연 테너 최진호·소프라노 최재원씨(인터뷰)

    ◎“처음 서는 큰무대라 겁나요”/최진호/유학파… “이태리인 감동시킨 「청산… 」 부를것”/최재원/국내파… “깊은 서정성 지닌 「수선화」 골랐어요” 서울신문사가 주최하는 「94 신년 가곡의 향연」을 알리는 포스터속에는 기라성같은 성악가들 틈새에 두 젊은이의 얼굴이 눈에 띈다.특별출연하는 테너 최진호씨(31)와 소프라노 최재원씨(29).일반인들에게는 아직 낯이 설지만 음악계에서는 이미 인정받는 신진들이다. 이들은 『이처럼 큰 무대에 설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며 기뻐하면서도 공연에 출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는 『처음 서보는 큰 무대라 솔직히 겁이 났었다』고 입을 모았다. 진호씨는 연세대를 졸업한뒤 이탈리아로 건너가 파르마국립음악원에서 공부하고 최근 귀국한 유학파.그는 『아직도 공부하는 중인데 처음부터 이런 연주를 해도 될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주어진 기회이니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그에비해 재원씨는 경희대와 대학원을 졸업한뒤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국내파.『마음의 부담은 있지만그래도 다양한 무대에 서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특별히 걱정되지는 않는다』면서 자신감을 피력했다. 진호씨가 이번 공연에서 부를 노래는 「청산에 살리라」와 「황혼의노래」.「청산에 살리라」는 특히 지난 90년 파르마의 한 음악회에서 불러 가사를모르는 이탈리아 사람들로부터 대단한 박수갈채를 받은경험이 있다고 한다.재원씨는 화려한 기교를 요하는 「꽃구름 속에」와 깊은 서정성을 지닌 「수선화」를 부름으로써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뜻인듯. 이번 공연은 스승과 제자가 함께 서는 무대이기도 하다.테너 박성원씨는 진호씨의 스승이고,바리톤 윤치호씨와 메조소프라노 백남옥씨는 재원씨의 스승이 된다. 『오해하지 말라고 제 자신에게 다짐하곤 합니다.같은 무대에 선다고 선생님같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요』(진호씨). 『윤선생님은 그동안에도 듀엣등 함께 연주할 기회를 많이 주셨어요.그에 보답할 만큼 연주를 잘해야겠지요』(재원씨) 진호씨가 평가하는 자신의 목소리는 미성으로 「토스카」등 낭만적인 오페라에 적격이라는 것.재원씨는 청중이 듣기 편한 고운 소리를 장점으로 내세웠다.이밖에 이들이 지닌 또하나의 장점은 성악가로서 성공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의 하나인 보기 좋은 체격과 호감이 가는 인상을 지녔다는 점인듯 했다. 이들은 성악가로서 성공하기 위해 앞으로 『우선 후진들에게 8년동안 이탈리아에서 배운 것을 전해주고 계속 공부를 해나가겠다』(진호씨),『오페라 레퍼토리를 늘리는등 모자라는 면을 계속 챙기는 것과 함께 기회가 닿는다면 해외에도 나가 본고장의 음악을 느껴보고 싶다』(재원씨)는 희망을 밝혔다.
  • 시리아 합류로 화해무드 고조/매듭 풀리는 중동회담 안팎

    ◎이­아랍권 구체적 대안 교환할듯/“관계개선” 합의땐 평화정착 가속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중동평화회담이 24일 워싱턴에서 재개됨으로써 중동 화해무드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이스라엘과 PLO간의 자치협정을 계기로 중단된지 5개월만에 다시 한자리에 모이는 이번 중동평화회담은 특히 그동안 골란고원 반환을 앞세워 불참을 선언했던 시리아가 전격합류함으로써 그 어느때보다 밝은 전망을 낳게 하고 있다. 중동평화회담은 걸프전이후 중동지역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 미국의 주도로 지난 91년 10월 마드리드에서 처음 열린 이래 지금까지 11차례나 이어졌지만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등 4개 당사자들이 상호불신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번 중동평화회담의 성사배경은 지난 16일 클린턴 미대통령과 하페즈 알 아사드 시리아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중동평화를 위해 어떻게든 회담을 재개시키겠다는 미국의 열의와 그동안 이·PLO간의 자치협정에 불만을 갖고 중동평화회담을 보이콧해왔던 시리아 역시 이지역의 맹주 노릇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여기에다 워런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의 역할이 톡톡히 한몫 했다.그는 지난해 12월 이스라엘과 시리아를 잇따라 방문,중동평화회담의 재개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을 벌여 왔다. 그러나 본질적인 해결의 실마리는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이스라엘과 시리아간의 적극적인 의지가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아랍국의 막강한 군사력이 집중돼 있는 시리아에 대한 이스라엘의 우려와,중동평화회담에서 아랍국의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시리아측의 이해 관계가 그것이다. 이들간의 흥정은 이번 회담을 통해 상징적인 거래가 아닌 가시적인 단계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다시 말해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조건론보다는 명분을 최대한 살리면서 침체한 경제난을 살려보자는 현실적인 대안을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근거로 이스라엘이 예상외로 최근 지난 67년 3차 중동전쟁때 빼앗은 시리아의 골란고원을 반환하겠다는 빅 카드를 선뜻 내놓았던 점,그리고 시리아 역시 대이스라엘과의 군사행동을 포기하고 관계정상화를 천명한 점등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중동평화회담의 최대관심은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실제로 풀어 놓을 흥정의 보따리다.과연 그동안 번지르르하게 내세워온 자신들의 전리품을 군소리없이 상대방에게 내놓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물론 이스라엘이 점령지 골란고원을 시리아에 반환하고 시리아도 이스라엘과의 관계개선에 모종의 합의를 할 경우 향후 중동평화회담은 장밋빛의 그림을 그리게 되고 중동의 어두운 먹구름은 걷히게 될 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들간에 교환하고 협상해야 할 안건이 순열조합 이상의 복잡한 조정을 요구한다는데 있다.이들의 의지만으로 하루아침에 청사진을 그릴 수는 없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들어 중동문제 해결을 위한 당사국들의 외교노력이 무르익는 가운데 열린 이번 회담은 아랍국들이 내놓은 일련의 전향적인 조치들에 대해 이스라엘이 어떤 보따리를 풀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스라엘이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남재희 노동(신춘정가/주역들의 행보는…:12)

    ◎“무노무임” 소신… 산업평화 앞당기기 “초사”/각계와 대화… 취임20일뒤 입열어/올 노동기상도 “흐린후 맑음” 예고 지난해 12월 입각한 남재희노동부장관은 취임이후 새해 업무보고까지 20일 남짓 거의 「침묵」으로 보냈다.지난 13대 국회때 노동위 소속의원과 당정책위의장을 지내 평소 노동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평소 말하기 좋아했던 그의 이같은 장기간의 침묵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장관 취임사에서 밝혔다시피 소리를 내지 않으며 실리를 추구하는 「용각산 행정」을 앞세운 이유도 있었지만 사람을 다루는 노사관계에 대해서는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는 사정이 더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앞에 놓인 「노사화합의 원년」,갑술년 노동계의 기상도는 「구름 많고 가끔 비」. 공공요금 인상으로 비롯된 물가불안이 고개를 들고 93년 한해 억제된 근로자의 「욕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올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제2의 개국」과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국민적 합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노사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노동부의 새해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김영삼대통령이 『남장관의 임명은 중진중의 중진이며 많은 경험을 가진 분에게 노사안정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맡기기 위한 것』이라고 한 격려성 당부도 그의 심적 부담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그는 침묵하는 동안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많은 사람을 만났다. 노동계는 물론 학계·언론계·시민단체등 각계 인사들을 만나 조언을 들었으며 과거와는 달리 재야와도 광범위하게 접촉하며 비판과 질책을 경청했다. 그러던 그가 업무보고를 마치고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올해 노사교섭에서 혼선이 빚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무노동 무임금」원칙을 철저히 지켜나가겠다』『인사·경영권에 대한 본질적인 사항은 쟁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전임 이인제장관이 법원판결에 따라 고친 「무노동 무임금」관련 업무지침을 재검토하겠다고 나선 것이다.민감한 사안이더라도 정면대응하겠다는 그의 의지에서 앞으로의 행보를 가늠케 해주고 있다. 그의 「소신」에 대해 노동계 일각에서는 「보수로의 회귀」라는 부정적 시각도 갖고 있다.18일 열린 국회노동위에서도 야당의원들로부터 비슷한 비판과 질책을 들었다. 그럼에도 4선의 정치경력에서 잘 나타나듯이 그는 합리적 판단과 균형감각을 중시하는 인물이므로 노동문제를 기존의 이데올로기의 틀에서 접근하는 방식을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법을 강제하거나 물리적 공권력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구시대적 방법은 그에게 더이상의 관심사가 아닌듯 하다. 그는 자리의 공사를 막론하고 『시대가 격변한 만큼 노사간 가치나 질서도 변형돼야 한다』고 역설하며 이익집단간의 갈등으로 발전하기 쉬운 노사관계에 대해서는 당사자에 대한 설득도 필요하지만 국민적 합의에 바탕을 둔 사회적 조정체계가 건전하게 작동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무분규」에 적신호가 와 모처럼 안정기조에 들어선 노사관계가 원만하지 않으면 엄정중립은 철저히 지키되 노사양측에 책임을 묻겠다는 각오는 분명한 것 같다. 영국과 미국등 노동선진국이 반세기에 걸쳐 달성한 노사안정을 우리는 노·사·정의 화합을 통해 6∼7년으로 앞당겨 만인이 공존하자는 것이 그의 노동행정 지향점이다. 그래서 그가 다시 그려보는 올해 노동기상도는 「흐린뒤 맑음」.
  • 「신년 가곡의 향연」/정상급 성악가 14인 “감동의 무대”

    ◎서울신문 주최/31일 하오7시 서울 세종회관대강당서 팡파르/박인수·엄정행씨 등 대표주자 총출동/「동심초」등 주옥같은 노래로 “화신재촉”/유망신인 테너 최진호·소프라노 최재원씨 특별출연 새봄을 재촉하는 노래의 축제 「94 신년 가곡의 향연」이 오는 31일 하오 7시 서울 세종문화회관대강당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린다. 서울신문사가 주최하는 「가곡의 향연」은 해마다 얼음이 풀려가는 1월말 열려 음악시즌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역할을 해 온 대형무대.올해는 14명의 정상급 성악가가 대거 출연,어느때보다도 감동적이고 화려한 무대를 펼친다. 출연진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소프라노 이규도와 김금희 정은숙,메조소프라노 백남옥 정영자,테너 박인수 엄정행 신영조 박성원,바리톤 윤치호 박수길.명실공히 한국음악계를 대표하는 이들 중량급 성악가들은 청중들에게 연주회내내 숨돌릴 틈없이 우리 노래의 즐거움을 맛보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부를 곡은 모두 우리 음악사에서 대표적으로 꼽히는 주옥같은 가곡과 민요로 짜여 있다.먼저 1부에서 김금희씨(추계예대 음대교수)는 「고향의 노래」와 「동심초」,윤치호씨(명지대 음대교수)는 「명태」와 「산이여」,정영자씨(중대 음대교수)는 「달밤」과 「그리운 금강산」,박인수씨(서울대 음대교수)는 「신고산타령」(민요)과 「희망의 나라로」,정은숙씨(세종대 음대교수)는 「비목」과 「새타령」(민요),신영조씨(한대 음대교수)는 「진달래꽃」과 「초롱꽃」을 부른다.또 2부에 출연하는 박수길씨(한대 음대교수)는 「끝없는 상념」과 「까치」,강화자씨(연세대 음대교수)는 「눈」과 「저구름 흘러가는 곳」,박성원씨(연세대 음대교수)는 「농부가」(민요)와 「초혼」,백남옥씨(경희대 음대교수)는 「신아리랑」(민요)과 「님이 오시는지」,엄정행씨(경희대 음대교수)는 「보리밭」과 「박연폭포」(민요),이규도씨(이대 음대교수)는 「학」과 「그리워」를 열창하게 된다. 이번 연주회에는 또 테너 최진호씨와 소프라노 최재원씨등 두사람의 유망주가 특별출연할 예정이다.최진호씨는 연세대와 이탈리아 파르마국립음악원을 졸업한뒤 파르마와 크레모나등지의 오페라무대에서 활동한 기대주.국내에 돌아온 뒤에도 오페라「결혼」에 출연하는등 남다른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이번 연주회에서는 1부 첫번째로 나서 「황혼의 노래」와 「청산에 살리라」를 부른다.최재원씨는 경희대음대를 졸업한뒤 현재 명지대사회교육원에 출강하고 있는 신예.「코시판투테」와 「사랑의 묘약」「피가로의 결혼」「돈조바니」등의 오페라와 「메시아」「천지창조」등 오라토리오에 출연하는등 역시 활발한 활동으로 음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2부 첫번째 순서로 나서 「수선화」와 「꽃구름 속에」를 부를 예정이다. 이번 연주회의 반주는 중견피아니스트 이성균씨와 박원후씨가 나누어 맡는다.이씨는 서울대 음대와 미국 뉴욕 맨해턴 음대대학원을 거쳐 서울대 음대교수로 재직중이며 수십차례의 국내외 독주회와 협연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박씨 또한 서울대와 미국 뉴욕 맨해턴 음대를 거쳐 현재 부천시향 협연자로 활동중인 음악인으로 러시아 페트로자보프스키 교향악단 초청으로 이 악단과 협연한바 있다. 공연문의는 721­5965.
  • 한국방문의 해 기념우표 2종 11일 발매

    체신부는 한국방문의 해를 기념하는 1백10원짜리 우표 2종을 발행,오는 11일부터 전국 우체국에서 판매한다. 우표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피리부는 사람과 구름」,「탈춤」을 소재로 했다.
  • 개도국특수로 93무역수지 “합격점”/올 무역전망과 93년 결산

    ◎작년 하반기부터 수출 회복세 뚜렷/엔고 행진 지속여부가 올수출 변수 지난해 수출은 목표에 미달했지만 그런대로 합격점을 줄만 하다.세계 경기가 좋지 않았고,봄철 노사분규로 한때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끼었던 점을 감안하면 「수출 8백24억달러」는 그래도 명맥은 유지한 성적이다. 수출회복세는 지난해 하반기이후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1분기 7.1%에서 2분기 노사분규 여파로 5·2%로 떨어졌다가 3분기 6.9%,11월 10.9%,12월 16.4%로 완연한 회복세이다.연말 「밀어내기 수출」 탓도 있지만 12월25일까지의 신용장 내도액(38억5천만달러·14%증가)을 보면 다소 낙관해도 좋을 것 같다. 이 정도나마 수출이 늘고 무역수지가 흑자를 낼 수 있었던데는 엔고와 개도국 특수,원유가 하락이라는 외적 변수의 영향이 컸다.때문에 이런 요인이 없었다면 「더 형편없는」 성적을 냈을 것이라는 진단도 한편으론 가능하다.교역 성적표를 살펴보면 명암은 좀더 뚜렷하다. 세계경기의 침체속에서 엔고 등에 힘입어 경쟁국인 중국(6.4%) 대만(4.7%) 일본(6.5%)보다 높은수출증가를 보인점은 어쨌든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무역수지가 통관실적 기준으로는 적자이지만 운임·보험료를 고려한 국제수지 기준으로 보면 4년만에 흑자(20억달러 추정)로 돌아섰다는 사실도 의미있는 일이다. 중화학제품의 수출이 늘고 수출시장이 개도국으로까지 다변화된 것도 두드러진 특징의 하나다.전자·전기·자동차·철강·일반기계 등 5개 품목의 수출이 전년보다 17.3%나 늘고 중국·인도·베트남·브라질·동구권의수출이 65∼3백%나 신장했다. 중화학 제품의 수출비중이 지난해 66%,자본집약적 제품의 비중도 92년 68%에서 72%로 증가해 산업구조도 일층 고도화 됐다.원유가의 안정으로 국제수지가 개선되고 수출용 수입이 늘면서 내수용 수입은 줄어 수입구조가 건실해진 점 역시 밝은 부분이다. 그러나 어두운면도 적지 않다.경공업의 급격한 퇴조가 가져올 수출구조의 불안정이 그것이다.경공업 수출은 지난해 11월까지 2.5%가 감소해 중화학 수출증가율(12.4%)과 대조를 보였다. 수출비중도 90년 38%이후 지속적으로 줄어 지난해 30%로 떨어졌다.신발·섬유·컨테이너·완구 등 4개 품목의 수출은 최근 4년간 가장 큰 폭인 16·6%나 감소했다. 여기에 엔고 행진이 수출증가에 결정적 역할을 함으로써 역으로 악재로 돌변할 가능성이 커졌다.자동차 수출신장이나 세계 1위로 올라선 조선수주가 다 엔고의 덕택이다.엔고 행진의 지속여부가 향후 수출에 변수이며,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감추기 어렵다. 수출단가가 전년보다 0.8%가량 떨어지고 물량이 7%나 늘어 수출이 가격보다 물량공세로 이루어진 점도 품질경쟁에서 처지고 있음을 말해주는 증거이다. 새해의 여건도 좋지만은 않다.세계 경기가 살아날 조짐이지만 설비투자로 수입도 늘어 수출입이 각각 8백95억달러에 이르리란 것이 정부의 전망이다.이렇게 된다면 수입이 크게 는다는 점이 우려된다. 엔고의 보호막과 개도국 특수가 걷히면 교역사정은 더 나빠질 게 분명하다.지역주의의 심화 등 악화되는 국제 교역환경에서 경쟁력 제고라는 정공법 외엔 수출을 담보해 줄 만한 게 없어 보인다.
  • 갑술년 아침에/대모신의 심장이여 천룡으로 비상하라

    겨레의 영원한 어머니인 영원한 대모신인 국토, 그 가슴의 심장을 우리는 서울이라 불러 왔다. 북한,도봉의 소슬한 봉우리들 그대 어깨죽지도 솟고 한가람의 푸른 물길 그대 숨결로 맥동하였으니, 해와 달 그리고 뭇 성좌와 6백년의 성상이 그대를 에워 돌고 도는 사이 겨레의 역사,그 비장한 운행 또한 그대를 더불었으니 아! 서울이여, 이제 새로운 6백년,그리고 6백의 세기,그 무량의 억겁을 새 천시를 얻은 천룡으로 비상하라. 나라의 개벽은 곧 서울의 개벽이었다. 그것은 고조선,삼국시대를 거쳐 고려,조선조에 다다르기까지 변함이 없었다. 나라가 세워지면 서울을 새로이 닦았으니,재(성)를 쌓고 담을 두르고 궁궐을 짓고 하여 일러서 「서울」이라고 하니,이가 곧 나라의 기틀이었다. 고조선에서나 고구려에서나 「정도」는 하늘의 뜻이었다.사람이 함부로 할 일은 아니었다.하늘이 점지한 터에 하늘나라의 본을 따서 하늘의 의지며 솜씨대로 서울은 이룩되었다.고구려 건국신화가 무엇보다도 생생하게 이 사실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다. 『골령위에 상서로운 구름이 걸리고 그 속에서 몇날 몇일 두고 나무 베는 소리,다듬는 소리를 위시해서 온갖 집짓는 소리 들리니,백성들이 이를 신기하게 여기자 동명왕은 그것은 곧 하늘이 자신을 도와 성을 쌓는 소리라고 풀이했다』 이 신화의 문맥은 한 나라의 도읍의 창건은 곧 하늘의 작업이요 공사임에 대해서 시사하고 있다.그런 점에서는 고조선의 서울이었을 「신시」또한 다를 수 없다.오죽하면 그 터전을 일러서 「신들의 고을」이라고 일렀을라고…. 이 정신은 조선조에도 이어졌다.서울에 바친 찬가인 「화산별곡」은 「화산남한수북,조선승지백옥경」이라고 서울을 노래하고 있기 때문이다.백옥경은 하늘의 서울,달속의 궁궐이 아니던가.백옥경은 단순한 미사려구가 아니다. 고조선 이래의 전통을 받들어서 하늘 뜻대로 조선왕조가 오늘의 서울에 정도한 뒤 이미 6백의 성상이 흘렀다.위로 천명을 우러러 아래로 광명정대하여 홍익인간하는 것,그 이념에 서울이 헌신한지 6백년의 세월이 흘렀다.앞으로도 이 이념이 달라질리는 없다. 그 사이 서울은 민족의 역사가 스스로 겪는 아픔의 크기만큼 자라간다는 것을,몸소 고뇌와 비창과 맞선 열정의 부피만큼 발전해간다는 것을 보여주었다.이 점은 서울이 6백년의 대단원을 눈앞에 두고 나라를 빼앗긴 오욕,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을 때도 달라지지 않았다.서울은 그로써 6백년을 마무리할 기틀로 삼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것은 6백년 서울의 역사의 「도미의 장식」이었다.아세아의 한 중핵이자 세계속의 서울로 비약할 도약대를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화산별곡은 서울을 「용이 하늘을 날면서 지은 형세」라고 하였지만 이제 한반도안에 웅크리고 있던 용은 동북아를 품에 안고 세계를 향해서 비상해야한다.이제 서울은 세계를 향한 천시를 누리고 천명을 받들어야 한다.그리하여 지구촌의 광명정대가 되어 범지구적인 홍익인간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서울은 지난 6백년을 잠룡으로서 은인자중해 온 것이다.그러나 드디어 때가 왔다.아세아의 잠룡은 마침내 「세계의 천룡」이 되어야 한다.그리고 세계의 빛 세계의 의로움이 되어야 한다.그것이야말로 새로운 세기에서 서울이 누려 마땅한 천명이다. 화산별곡은 「의로움을 잇고 또 이어서 또 펴고 또 펴서 천지가 편안함을 누리고 사방세계가 하나같이 통합될 태평」을 서울에 부쳐서 축수하고 있거니와 그 창업의 정신이 간직했던 웅지가 이제 바야흐로 실천되어야 한다.한반도의 옛 화산은 이제 세계의 새 화산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또다른 천명을 서울은 감당할수 있어야 한다.그것은 겨레를 위한 천명,민족사를 위한 천명이다.통일 한국의 수도 서울이 될 그 지엄한,지상의 거룩한 천명이다. 새로운 세기의 서울이여,세계의 천룡으로 비상하라.남북의 용으로 날아라 .그리하여 「후천」개벽하라. 이제 그 천시가 왔음을 우리들은 다짐하노니 서울이여,우리의 천룡이여,우리의 소원을 가납하라.
  • 내일 곳곳 눈… 아침엔 쌀쌀/신정연휴 날씨

    연휴이자 새해 첫날인 1일 전국이 구름많이 끼다 2일에는 일부 지방에서 눈발이 날리겠다. 기상청은 31일 『1일은 우리나라를 지나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다가 그 뒷면에 들어 전국이 맑은뒤 구름이 많이 끼겠으며 2일에는 북쪽을 지나는 약한 기압골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중북부지방에서 곳에 따라 눈이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연휴기간중 아침기온은 1일 영하7도∼영하1도로 다소 추울것으로 예상되며 2일에는 영하4도∼0도로 포근하겠다. 한편 3일에는 전국이 가끔 구름많이 끼겠으며 아침 최저기온이 예년과 비슷한 영하6도∼영하2도의 날씨를 보이겠다.
  • 주요 연구소 국내·외 새해 경제 전망/경기 본격 회복속 물가불안

    한국은행,KDI(한국개발연구원),KIET(산업연구원) 등 주요 경제예측 기관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6∼6.5%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지난 92년의 4.7%와 작년의 5%(추정)에 비해 1∼1.8%포인트가 높고,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7%)에 근접하는 수준이다.2년여 동안 지속된 장기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리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물가안정은 새해 경제의 최대 난제가 될 전망이다. ◎국내/최고 6.5% 성장… 자동차­전자견인/공공료 인상·통화과잉… 인플레 우려 각종 교통요금과 수업료 의료수가 등 공공요금에 인상요인이 누적돼 있어 더이상 묶어두기 어려운 실정이다.연초부터 줄줄이 오르도록 돼 있다.게다가 92년 하반기부터 과잉 공급된 통화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인플레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크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상황은 인플레 기대심리가 만연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공공요금 인상과 과잉통화로 인해 인플레 기대심리가 다시 고개를 쳐들 가능성이 크다. 국제수지는 지난 3∼4년간의 적자 행진 끝에 소폭의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한은은 통관 기준으로 수출과 수입이 각각 8백90억달러와 9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이를 국제수지 기준으로 환산하면 무역수지에서는 약 24억달러의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대우·럭키금성 등 주요 그룹 부설 경제연구소들이 내놓은 올해 업종별 경기 기상도는 자동차·철강·반도체의 경우 「맑음」,전자·컴퓨터·기계·건설은 「갬」,은행·단자는 「흐림」,석유화학·섬유·의류는 「비」로 각각 표시돼 있다.주요 업종의 경기 전망을 알아본다. ▷섬유·의류◁ 임금 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신장을 기대하기 어렵다.화섬부문은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더욱 떨어진다.면방과 모방 부문도 국제 경쟁력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여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불황 탈출이 불가능하다.면방업계는 중국에 대한 해외투자에,모방업계는 내수경기 회복으로 신사복 시장에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전반적으로 내수 의류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하다. ▷석유화학◁ 91∼92년의 과잉투자로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다.생산량은 늘겠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여전히 덤핑 경쟁이 치열하고 해외 시장도 가동률 유지를 위한 출혈 수출이 불가피,채산성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지난 해 대한유화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업계의 협조체제가 이뤄지는 분위기여서 출혈 경쟁은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그러나 내수시장의 수요 증가가 5%에 그치고 동남아 국가들이 자체 생산체제를 갖추기 시작했기 때문에 수출 증가율도 둔화될 전망이다. ▷철강◁ 내수 위주의 견실한 성장세가 지속된다.포항제철은 포항 제4 고로 개수공사로 생산량이 4% 줄어드나 동국제강·한국철강 등 전기로 업계의 증설분이 가동될 예정이라 업계 전체로는 3∼4% 늘어난다.내수의 경우 자동차·전자·조선 부문의 생산이 호조를 보이고 건설·기계 부문도 회복 국면에 들어가 18∼20%의 매출 신장이 기대된다.수출여력이 상대적으로 제약받아 작년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전자◁ 가전은 엔화 강세로 가격경쟁력이 회복돼 수출이 6% 늘고,내수도 대형 고가품으로의 대체수요가 활발해 8·9%가 증가할 전망이다.산전의 경우 컴퓨터가 보급 확대 및 고급화로 내수·수출 모두 높은 신장세를 보이고,통신기기도 고기능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 회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건설◁ 경기가 점차 회복돼 수주액이 12.8%의 안정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해외 건설에서도 수주액이 50억달러로 예상되는 등 양호한 편이다. ▷은행·단자◁ 2단계 금리자유화로 초기에는 수익성이 나아지겠지만 점차 수신금리 경쟁이 치열해져 수지개선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렵다. ◎해외/“장기불황서 서서히 탈출”/3%선 성장 예상… 미 획복 뚜렷/UR타결 등 힘입어 교역 활발 올해 세계 경제는 느리긴 하지만 장기불황의 늪으로부터 벗어날 것이 확실하다.경기는 상반기에 바닥권에서 서서히 벗어나 하반기에는 회복세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주요 예측기관들이 내놓은 선진국의 경제 기상도를 보면 미국은 비가 그치고 날씨가 개며 구름 사이로 햇빛이 나기 시작한다.일본은 여전히 잔뜩 찌푸린 날씨에 바람이 거칠다.독일에는 비가 내린다.그러나 빗줄기는 차츰 가늘어진다. 비가 오거나 흐린 선진국과는 대조적으로 개도국들은 대체로 맑다.중국은 화창하고,「아시아의 네마리 용」으로 불리는 NIES(신흥공업국)는 구름이 조금 낀 반면 ASEAN(동남아국가연합)국가들은 작년에 이어 맑은 날씨가 계속된다.남미 국가들은 맑고 구소련과 동구권 국가들은 흐리다. IMF(국제통화기금)와 WEFA(미와튼경제연구소)는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률을 각각 3.2% 및 2.9%로 전망하고 있다.지난 91년 0.5%,92년 1.7%,93년 1.2(WEFA 추정)∼2.2%(IMF 추정)의 저성장에 비교하면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는 조짐으로 볼 수 있다.물론 만족할 만한 수준은 못 된다. 세계 교역량은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타고 5.5%(WEFA,수출 기준)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의 올 예상 경제 성장률은 작년의 1.1∼1.2%의 두 배인 2.2∼2.4% 수준이나 개도국은 4.4∼5.5%로 비교적 활발한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선진국 가운데 가장 먼저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이는 미국은 설비투자를 늘리고 재정적자를 줄이는 노력이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일본과 EC 등 주요 교역국의 경기가침체되고 정부가 국방비 지출을 줄이는 바람에 다소 어려움이 예상되지만,소비지출이 늘어나고 투자가 활기를 띠는 등 이미 경기회복을 낙관하게 하는 조짐들이 두드러지고 있다. 건축·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고용이 늘고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안정과 낮은 금리에 힘입어 3% 대의 성장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그러나 클린턴 행정부가 의료보험 개혁안을 실천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세율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돼 경기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독일은 최근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고 제조업의 수주가 늘어나는 등 청신호가 나타나고 있어 작년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독일의 6대 경제연구소들은 올해 서독 지역이 1%,구동독 지역이 7%의 실질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그러나 고용사정은 계속 악화돼 실업률이 9%대에 이르고 물가도 3.5%가 오를 전망이다. 프랑스의 경우 독일 등 EC경제의 회복으로 수출과 투자,민간소비 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군수산업은 수출이 부진한데다 관련 정부예산이 깎여 위축이 불가피하고 UR(우루과이 라운드)협상 타결도 농업부문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일본은 지난 해의 극심한 경기침체에 이어 올해에도 엔고의 영향으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부진해 쉽게 회복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저금리 정책과 소득세 인하 등 경기부양책의 효과는 하반기에나 나타날 전망이다. 중국은 작년 하반기에 취한 긴축정책으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겠지만 외국인 투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여전히 고성장을 누릴 것이 확실하다. ASEAN과 NIES는 각각 사회간접자본 부족과 인력난 등으로 성장률이 작년보다 다소 낮아진 7∼8%와 6∼6.5%에 이를 전망이다. 국제 원유가격은 전반적인 공급과잉 현상으로 WTI(미 서부텍사스 중질유)기준으로 작년과 비슷한 배럴당 19달러 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 금리도 하향안정세를 지속해 유러 달러(미국 밖에서 유통되는 미달러)3개월 짜리가 작년 3% 대에서 올해에는 2%대로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 1993년이 저문다(박갑천 칼럼)

    세월의 흐름을 두고 누군가 이렇게 말한다.10대까지는 더디다고 느낀다.20∼30대까지만 해도 그저 그런가보다면서 덤덤히 보낸다.그러다가 40대 접어 들면서는 1주일 단위로 가는 것을 느낀다.50대 들면 한달이 하루같이 흘러버린다.60대가 되면 1년이 하루 같아진다.죽음에 가까워질수록 세월을 아깝게 여긴다는 뜻이었을 게다. 인생의 한살이를 눈깜짝할 동안의 수유(수궤)에 비긴다고 할때 1년은 어떻게 표현해야 할 것인지 모르겠다.영겁의 세월을 두고 만물을 영위하는 대자연에서 보자면 하찮은 인생의 일생쯤 수유 그것이리라.「장자」(장자:외편·지북유)는 사람이 천지간에서 삶을 누리는 그 세월을 가리켜『백마가 물건 틈사이를 달려가는 것과 같다』(약백구지과각)고 비겨본다.그렇게 「짧은 세월」을 살면서도 사람들은 희로애락등 별의별 역정을 다 거친다. 또 한해가 저물어 간다.섣달 그믐날 아침에 돋는 해와 이튿날인 정월 초하룻날 솟는 해가 달라서 새해라 하는 것은 아니다.사람들이 그렇게 금을 그어놓고 있다는 것 뿐이다.그러고서 사람들은「가는해」를 아쉬워 한다.다사다난 했다면서 회고한다.생각컨대 어느 해라서 다사다난하지 않은 해가 있었다고야 하겠는가.나라로 보나 개개인으로 보나 그렇다.계명성으로 밝았던 1993년도 다사다난 했다.그 한해가 지금 서산마루 위에 걸쳐있는 구름을 꼭두서니빛으로 불태우고 있다. 사람들은 이 무렵 그 다사다난 했던 날들을 뒤돌아보면서 곧잘 회한에 젖어들곤 한다.부당했던 피해에 대해서는 새삼스러운 분노도 느낀다.그러나 그같은 회한이나 분노를 훌훌 털어버려야 하는 것이 세모의 자세 아닐까 한다.처세술을 얘기해 나간 카네기가『톱밥이 된 다음 목재때 생각일랑 하지를 말라』고 했던 것도 그를 말한다.지나간 일에 매달려 낑낑대면서 새길을 보지 못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해를 넘기면서 털건 터는 가운데 갈길의 선택에 현명함을 보여야겠다. 노나라의 어떤 부부 얘기가 있다.그들은 짚신과 명주를 곱게 만들어 월나라에 내다팔고자 이사하려 했다.어떤 사람이 나서서 말린다.『짚신이란 발에 신는 것인데 월나라 사람들은 맨발로 다니고 명주는두건을 만드는 것인데 그들은 머리를 풀고 다니니 그 나라로 가봤자 그 물건들은 팔수가 없습니다』(한비자:설림상)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 함은 중요하다.이 한해에의 회한에 젖어있을 일이 아니라 짚신과 명주를 필요로 하는 곳이 어딘가 올바로 찾아낼수 있는 연말로 만들어야 한다.그 올바른 길의 선택 속에서 광휘로운 새해를 맞이하자.
  • 포근한 크리스마스/내일은 전국에 눈비

    성탄절인 25일 전국이 대체로 포근한 가운데 구름이 조금 끼는 날씨가 되겠다. 기상청은 24일 『남쪽에 있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25일은 전국이 대체로 구름이 조금 끼는 가운데 아침기온은 영하 4도∼영상 2도,낮기온은 영상 5∼12도로 포근한 크리스마스가 되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일요일인 26일에도 전국이 대체로 포근한 가운데 맑은뒤 차차 흐려져 전국적으로 비나 눈이 내리겠다고 말하고 중국에서 확장하는 찬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27일 하오부터 전국이 다시 추워지기 시작하겠다고 전망했다.
  • 야간작업 3시간만에 완형확인/금동용봉향로 발굴기

    ◎“백제인물상·복식사 연구에 획기적 자료” 금동용봉봉래산향로가 발견된 부여 능산리고분군과 나성사이의 지역은 오랫동안 논밭으로 이용되어 왔다.1992년 초 정부는 백제권유적정비사업의 하나로 이 지역을 개발하기 위하여 땅을 매입하게 되었다.이 지역에 능산리고분군,나성과 연계되는 관광객 편의시설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는 1983년부터 연꽃무늬수막새를 비롯하여 다량의 기와물이 발견되었으므로 개발에 앞서 유적의 정확한 위치 및 범위를 알고자 먼저 시굴조사를 실시하게 되었다.그 결과 능산리 3백92의1 일대 약 3천평에 걸쳐 건물지 가마터 등 방대한 유적이 분포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이에따라 국립부여박물관은 충청남도와 학술용역조사를 체결하여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정밀조사에서 확인된 유적은 건물지 3동이었다.이들 건물은 각각 주요한 목적을 가지고 세워졌는데 그것을 확인한 일은 백제사 연구초유의 사건으로 기록되어질 수 있을 것이다.제1 건물지는 불씨를 저장하는 시설물이며,제2건물지는 담장 또는 진입로로,제3건물지는 사비시대 최고위층에서 관여하였던 공방으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다.물론 이 3개의 건물지들은 어떤 중요건물의 부속건물들로 추측된다.이중 제3건물지는 동서 양편에 퇴간(차양간)을 갖춘 본체 정면 9칸,측면 2칸의 평면구조를 하고 있다.본체는 다시 3개의 방으로 나누어져 각 방에 목적에 따라 시설물들을 배치한 공방시설이었다.지붕형태는 맞배지붕이다.공방시설로 보는 이유는 각 방에서 소토층과 배연구시설,도가니,토제범을 비롯,동이나 유리재료 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 제3건물지의 본체 내부는 물론이고 사방에서 금·금동·철·유기·칠기로 만든 제품과 재료가 상당량 발견되었다.김동광배편,금구슬,김동투조장식,유리구슬,채색한 칠기,특이한 토기류들은 사비시대 백제 문물을 연구하는데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특히 본체 중앙칸 서쪽에 있는 길이 1백35㎝,폭90㎝의 수혈에서 백제 최상급의 보물인 김동용봉봉래산향로가 발견되었다.제3건물지 상부에는 건물의 지붕을 덮고 있던 기와가 그대로 무너져 내린 상황이어서 수혈 상부에도 기와가 덮여 있었는데 약간 함몰된 상태였으며 밑에서 물이 스며올라오곤 하였다.지붕에서 무너져 내린 기와를 제거하였을 때 수혈의 윤곽선이 선명하게 드러났는데 그 표면은 흑색의 점질에 모래가 약간 섞인 층으로 덮여 있었다.내부조사를 위하여 남북으로 반을 갈라 조사하게 되었는데 표토층을 제거하자 기와편과 토기편들이 꽉차 있었다.20㎝ 깊이로 들어갔을 때 금동용봉봉래산향로의 일부가 드러났으나 그 시간이 이미 하오5시에 접어들어 주변이 어둡게 변해가고 있었다.그러나 유물의 중요성을 인지한 조사단은 전 장비를 동원하여 주위를 밝게 비추고 야간작업에 들어갔다.유물의 중요성뿐만이 아니라 날씨가 추워 작업속도가 매우 느리게 진행되어 거의 3시간이 지나서야 유물의 모습이 완전하게 나타났으며 사진촬영을 마치고 수습하여 조심스럽게 박물관으로 옮겼다. 향로는 전체높이가 64㎝로 뚜껑과 몸체 2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전체적인 구성으로 볼때 개정부장식,개신부,신부,대족부의 4부위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개정부에는 웅비하는 봉황이 있고,개신부는 4∼5단의 삼산형의 문양대로 장식되어 있는데 주락상(신상),각종의 인물상,동물상,화염문,폭포 등의 문양이 양각되어 있다.신부는 3단으로 연꽃이 배치되어 있고 꽃중앙과 꽃사이에 인물상,물고기와 각종 동물상을 베풀었다.대쪽에는 1마리의 용이 우주의 삼라만상을 받들고 승천하는 형상으로 몸통을 떠받들고 있는데 머리·뿔·비늘·다리 등이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용의 하반부는 구름을 생생하게 양각하였으며 구름과 다리사이에도 6엽으로 된 연꽃무늬 3개를 표현하여 놓았다.이로 볼때 용의 세다리와 구름이 원형을 구성하게 하여 안정감있는 구도를 나타내게 하고 있다.이 향로의 제작연도는 6세기후엽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며 묻힌 시기는 7세기 중엽으로 추정된다.이 향로는 학술적인 가치가 높고,향로에 표현된 산·바위,주악상에 보이는 머리카락을 오른쪽으로 묶어내린 형상 등은 백제 특유의 것으로 주목되는데 자료가 빈곤한 백제시대 복식사,인물상및 동물상을 연구하는데 획기적인 자료이다.앞으로 백제고고학사에 영원히 남을 이 유물에 대하여 고고학,미술사,사상 등 여러가지 방향에서 세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 퇴임의 변

    ◎UR협상 마무리… 보람과 책임/이 전부총리/평화지향적 통일정책견지 떳떳/한 전부총리/농어촌부흥위해 경쟁력 강화를/허 전농수산/최대현안 「약사법」 해결해 후련/송 전보사 「12·21」전면개각으로 물러난 전직 장관들로부터 재직기간동안의 보람과 아쉬움이 담긴 퇴임의 변을 들어본다. ▲이경식 전경제부총리=부작용을 우려해 오랜 세월 논의만 하고 실현하지 못했던 금융실명제와 UR협상의 마무리는 역사적인 조치였다.이 역사적 조치를 추진하며 일익을 맡은데 대해 보람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다만 공기업 경영혁신과 노사안정 대책을 끝내지 못한 점은 아쉽다. 이번에 타결된 UR협상은 국민경제 전체의 장기적발전을 위해 유익하고 필요한 조치였다.다시 이 일을 한다고 해도 똑같은 결정을 할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6백만 농어민에게 어려움을 준 것은 사실이다.그 점에서 국민과 대통령께 정치적·도의적인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한 도리이다. ▲한완상 전통일부총리=탈냉전 흐름을 거역하는 강경기조 속에서도 우리 통일정책에 평화지향적 자세를 견지해온 것에 대해서 자랑스럽지는 않지만 떳떳하게 생각한다. 지난 10개월을 어떻게 지냈는지 모르겠다.결국 휴가도 못갔다.내 생애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바쁘게 지낸 것 같다.재야때도 늘 조마조마 했는데 여기서도 그랬다.아마 재야때 보다 더욱 긴장됐던 것 같다. 탈 냉전의 흐름을 반기지 않는 우리사회 일부 세력들로부터 상당히 비판을 받았다고 생각하나 역사가 흐르면 앞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본다. ▲허신행 전농림수산부장관=뜬 구름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져 간다.UR협상 타결은 첨단 기술농업이라는 옥동자를 낳았다.이제 남은 것은 농촌을 부흥시켜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오로지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일 뿐이다.여러분들은 이처럼 막중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확신과 희망을 갖고 떳떳하게 모든 정력을 쏟아줄 것을 당부한다. ▲송정숙 전보사부장관=부임후 약사법 개정이 해결해야할 소임이었는데 직원여러분의 합심으로 해결돼 후련한 심정으로 떠난다. 장관이 되기전에는 막연히 공무원에 대한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으나 와서 일해보니 진실하고 성실된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훌륭한 사람들을 많이 알고 물러나게 돼 개인적으로 축복으로 여긴다. ▲권영해전국방부장관=재직중 어려운 일도 많았다.그러나 맡은 일은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었다. 최근 군이 질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우리국민들은 군을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의 매를 들고 있다고 본다.군이 잘못한 점이 있다면 저를 비롯한 선배의 과오이며 군후배의 탓은 아니다.몇사람의 과오를 전체 군의 과오로 비춰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황산성환경처장관=직원들이 그동안 많이 도와줬는데 벌여논 일을 다 마무리하지 못하고 떠나 미안하다.열심히 하려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으나 장관직에 미련도 후회도 없다. 나는 개성이 강한 편인데 아직 우리사회가 직선적이고 솔직한 성격을 받아들이는 여건이 안된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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