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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남아선호」 폐해/여아살해 급증

    ◎낙태 97%가 여아… 연4백만명 추정/「한자녀갖기」 부작용… 성비 불균형 심화 남자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중국 사람들의 욕망이 최근 들어 12억 중국민의 인구 구조를 크게 왜곡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중국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중국은 다른 아시아국가들처럼 전통적으로 남아선호 사상이 뿌리깊게 박혀 있는 나라로 예전에는 여아를 낳으면 강보에 싸서 강가에 버리거나 우물속에 빠뜨리는 악습도 자행,유아 살해율이 매우 높았었던 나라였다.유아살해율은 정확히 말해 여아살해율이 옳은 말이었다. 중국에서 이같이 수천년동안 자행된 여아살해 숫자가 줄어들기 시작한 때는 바로 공산당 정부가 남녀에게 공평한 취업의 기회를 준다고 부르짖고 실제로 일부는 그렇게 됐던 지난 1949년조치 이후부터. 그러던 것이 지난 70년대 들면서 유아살해가 다시 크게 늘고 있으며 이번에는 합법적인 형태를 띤 낙태가 자행되고 있어 단속이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즉 태아의 감별을 통한 여아살해가 전국적으로 만연된 것이다.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태아 유산의 97.5%가 여아이며 정확한 수치는 없으나 한해에 3백만∼4백만명 이상이 여자태아 중절수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이처럼 여아살해가 다시 고개를 든 것은 지난 70년대초 중국 인구가 10억을 넘어서면서부터 인구폭발의 위기를 느낀 정부가 자녀를 한명만 낳도록 하는 조치를 시행한 이후다. 한명의 자녀를 갖자니 자연 남아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여아를 기피했고 여기에 지난 79년 초음파 검사를 통한 태아 성별 판별이 처음 선보이면서 이를 더욱 부추겼다. 현재 중국에는 초음파 검사기 약 1만여대가 전국 도시에 보급돼 있으며 이 기계가 갖춰진 병원에는 지방 각지에서 모여든 산모들이 구름처럼 진을 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최근 중국청년보는 감숙성 산골의 한 개천가에 밀려온 강보에 싸인 여아 쌍둥이가 죽어가는 처참한 모습의 사진을 「어머니 당신의 딸을 다시 집으로 데려가십시오」라는 제목과 함께 보도했다. 여아 출산 기피로 현재 중국의 남녀 인구비는 여자 1백명에 남자가 무려 1백18.5명이라는 심한 불균형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의 어느 시골에 가도 혼인 적령을 넘은 남자는 부지기수인데 짝이 될 여자는 거의 없다.운남성 남부의 한 시골에서는 1백여명의 노총각들이 장가를 가지 못해 애를 태우는 사례가 지방신문에 보도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로서는 아직 뾰족한 묘안이 없어 여아 감소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고 결혼을 위해 돈을 주고 여자를 사거나 훔치는 못된 풍습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 세계 첫 원폭실험 50년/로스 알라모스/그때와 오늘

    ◎「에뇰라 게이전시회」 취소 미·일 논쟁속 관심 증폭 1945년 7월 16일 상오5시반 미 뉴멕시코주 로스 알라모스의 앨라모고르도시 트리니티 지역에 어둠을 가르는 섬광이 번쩍였다.인류최초로 시험용 원폭이 터진 것이다.뉴멕시코주 사람들은 이날을 되새기며 『그날은 해가 동쪽에서 뜨지 않았다』고 말한다.이 순간 과학의 힘을 공포로 바꾼 핵의 시대가 이곳에서 막을 열었다.미국은 1943년부터 소위 「맨해턴 계획」이란 암호명으로 원폭제조 실험을 시작,이날 원폭의 아버지라 불리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주도로 극비리에 이 폭발실험을 감행한 것이다.그당시 사막 한가운데에서 터진 이 폭발로 사람들은 생애 처음으로 보는 버섯구름에 대해 그저 아름다운 자연현상 쯤으로 미화하기까지 했었다.그로부터 약 3주일 뒤(8월 6일) 히로시마에 「에뉼라 게이」(enola gay)라는 이름의 B­29폭격기가 4t짜리 원폭 「꼬마」(little boy)를 투하,8만여명이 숨지고 4만여명이 다치거나 후유증으로 고생하기 시작했으며 9일에는 나가사키에도 「뚱보」(fat man)란 이름의 원폭이 떨어졌다.미국은 이 최초의 원폭시험장소를 「제로지점」으로 명명,아직껏 울타리를 쳐놓고 사람들의 접근을 막고 있으나 핵의 역사를 아는 이들은 이곳을 찾아 그날의 일을 되새긴다.미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에뉼라 게이 전시 계획 취소로 미·일 양국이 시끄러워진 사건을 계기로 시그마가 이곳 제로지점을 돌아봤다.
  • 여류 조각가 김영희씨 초대전/브론즈·테라코타 등 근작 28점 전시

    ◎오늘부터 다도화랑 여류 조각가 김영희씨(32) 초대전이 3일부터 17일까지 다도화랑(542­0755)에서 열리고 있다.지난 89년 첫 전시를 가진 이래 2회째 개인전으로 최근 3년여에 걸쳐 작업해온 새로운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 김씨는 본래 고전적 인체묘사,즉 콘트라포스트(무게)를 기본으로 하는 인체의 중력 또는 볼륨을 탐색해온 작가.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서구적 인체묘법에서 벗어나 인체조각의 무중력(가벼움)과 양감을 제거한 작품들을 보여주고 있다.특히 구름의 이미지를 최대로 활용,토우적 인체와 융화시키는 등 우리의 전통으로 회귀하는 일련의 작품들을 내놓았다.회화적 요소와 여백의 미를 강조한 것도 이번 전시작품의 특징.『자연과 인간의 일체성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형해 봤다』는 김씨는 86년 중앙미술대전 장려상,87년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등의 수상경력을 지닌 작가로 이번에 브론즈,대리석,테라코타 작품 28점을 출품했다.
  • NPT연장 사전조율 무산/유엔 최종준비회의 결산

    ◎핵강국 “영구화”시도에 비동맹 반발/4월 본회의때 합의 도출여부 불투명 냉전붕괴 후 국제평화유지의 최대현안으로 떠오른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연장 문제를 놓고 유엔본부에서 5일간 계속됐던 제4차 최종준비회의가 서구그룹과 비동맹그룹의 팽팽한 의견대립으로 난항을 거듭,오는 4월17일 본회의 이전에 한차례 준비회의를 더 갖자는데만 합의하고 다른 결론없이 27일 막을 내림으로써 NPT의 장래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이번 회의에서 최대 쟁점사항이던 NPT 연장 결정방식을 다룬 의사규칙 관련 실무위원회에서는 NPT의 무조건 무기한 연장 달성을 목표로 하는 서구그룹이 NPT 연장 결정방식을 의장 재량으로 신축성있게 택하도록 하려는 반면,비동맹그룹은 연장 결정방식및 과정의 구체적 명문화를 주장했다. 1970년 발효돼 핵무기 확산을 제한해온 NPT는 금년말로 시효가 끝나게 돼있어 오는 4월 본회의에서 연장 문제가 결정돼야 지속적 효력을 발생할 수 있다.따라서 의제 문제에 서방국가들은 우선 NPT의 연장문제 결정부터 다룰 것을 주장한 반면,비동맹그룹은 전면핵실험금지조약(CTCB) 체결과 핵군축을 명시한 NPT 의무조항 검토를 우선하자고 맞섰다. 결국 이 대립은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의 핵보유 5개국들이 무조건적인 영구연장을 꾀하는 반면 나이지리아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등 영향력있는 비핵보유국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섬으로써 초래됐다.즉 5개국만 핵무기 보유및 부분적 핵실험을 허용하면서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는 핵무기및 그 기술을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은 평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한국은 이에 대해 NPT의 무기한 연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CTCB체결과 핵분열 물질 생산금지 조약의 조속한 체결을 유엔산하 군축위원회에 강력히 촉구했다. 절차 문제가 잘 마무리돼 본회의가 예정대로 열린다 해도 이같은 양측의 팽팽한 입장 차이 때문에 미국 등이 추진하고 있는 NPT 무기한 연장안이 통과 정족수인 1백69개 회원국의 과반수인 85개국의 승인을 받을수 있을지 미지수로 돼있다.이때문에 우선 25년을 다시 연장하고 과반수 이상이 반대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조약이 갱신되도록 하는 절충안이 설득력 있게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오는 4월의 본회의는 NPT의 연장 여부라는 명목상의 문제보다 냉전붕괴 이후 급속도로 확산돼가고 있는 핵위협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 논의가 더욱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 사물놀이/전통계승넘어 세계음악“자리매김”(한국문화 세계화의길:4)

    ◎해외공연 1천3백회… “완벽한 예술” 찬사/악기 대중화·국제음악제 국내개최 필요 1982년 11월19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시 세계 타악인대회장.2시간 남짓 계속된 사물놀이 공연이 끝나자 대회장은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속에 묻혔다.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타악기 연주자 모리스 랭은 당시 자신이 받은 충격과 감동을 밝힌 편지를 사물놀이의 리더 김덕수(김덕수·43)씨에게 보내왔다.『막이 오르기전 무대위에 달랑 놓인 조그만 악기 4개를 보고 「저걸로 무얼할까」 싶었는데 연주가 시작되고 몇분만에 내 잘못을 깨달았다.정말 감격적이었다.한국에 그토록 복잡한 리듬이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했다』는 것이 편지 내용이었다. 그 이후 지금까지 김덕수패 사물놀이가 펼친 해외공연은 1천3백여회.공산권이 붕괴되기전의 동유럽을 포함,안 가본 대륙이 없을 정도다.CBS 소니 폴리그램등 외국에서 만든 음반이 17종,비디오가 3종에 이른다. ○자신있게 내놀 상품 당연히 김덕수패 사물놀이는 한국문화의 세계화의 첨병으로 꼽힌다.우리가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문화상품이 김덕수패 사물놀이인 것이다.해외공연 횟수에서 뿐만아니라 사물놀이에 대한 외국인들의 호들갑스러운 찬사에서 그것은 확인된다.그 찬사는 문화상품으로서 사물놀이가 지닌 힘이 무엇인지도 아울러 보여준다. 『사물놀이는 하나의 사건이다.음악의 심장은 리듬인데 사물놀이는 메트로놈으로 측정할 수 없는 리듬을 갖고 있다』(비터 고든·미국 아시아 소사이어티 이사)『사물놀이의 완벽한 예술적 기교는 나의 말문을 막히게 하였다.그러나 그것보다 더욱 나를 감동시킨 사실은 「세계는 하나」라는 강한 느낌과 음악적인 표현의 불멸의 가치를 사물놀이가 나에게 불러 일으켰다는것,그리고 나에게 진실로 와닿는 「한국의 정신과 리듬」이었다』(볼프 강 슈람·오스트리아 재즈그룹 「레드선」 리더)『그들이 보여준 음악과 춤의 독특한 결합은 세계 드럼페스티벌중에서도 하이라이트였다』(존 와이어·세계 드럼페스티벌 예술감독) 한국어와 영어 및 일본어로 구성된 사물놀이 사진집을 지난 88년 펴낸 일본 사진작가 시미즈 이치로는 편집후기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소리가 끊기고 경탄과 감동의 소용돌이에 잠긴 유럽인들,숨이 턱턱 막히는 녹색의 더위속에서 웃고 울며 장구를 친 일본 학생들의 얼굴,비구름이 달리고 하늘이 울부짖는 여름비에 흠뻑 젖은 야외의 수천 관중.…나는 전하고 싶다.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에게…사물놀이라는 도깨비의 이야기를』 ○신조어 「사물노리안」 장구 북 꽹과리 징 4개의 전통타악기(사물)로 우리의 얼과 정신을 심고 있는 김덕수패 사물놀이의 세계화 전략은 그 소리처럼 다양하고 힘이 넘친다. 『지난 십수년간 미국 유럽 각지에서 사물놀이 캠프를 열어 왔습니다.사물놀이를 배운 외국인들은 곧 우리문화를 그곳에 뿌리 내리는 전달자가 됩니다.사물놀이를 배운 현지인 1명이 하는 한마디는 한국인 1천명이 하는 천마디보다 한국문화를 알리는데 효과적이지요』 김덕수씨는 해외공연 초청을 받을때 교육프로그램을 50% 포함시키는 조건으로 수락한다고 밝힌다.사물놀이 강습은 외국의 대학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는데 올해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산타크루즈주립대학과 샌디에이고주립대학의 초청을 받아 지난 22일 도미했다.사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사물노리안(Samulnorian)」이라는 단어가 외국에서 통용될 정도.국내외의 사물노리안은 약 1만명이다. 사물놀이는 또한 10여년전부터 해마다 평균 2백세트의 사물을 외국에 보내고 있다.줄잡아 2천세트,즉 8천개의 우리 악기를 지금 외국인들이 연주하고 있는 셈이다. 오는 4월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32번가에 상설공연장을 열며 독일 베를린의 종합예술공간 「우파파브릭」의 전용공연장에 상주강사도 파견한다.한국문화원보다는 현지인의 호흡에 맞는 공연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사물놀이의 세계화 방안중 하나다. 사물놀이의 창립단원은 지난 78년 서울 공간사랑에서 「웃다리 농악」을 발표한 남사당패의 후예 김덕수(장구) 이광수(꽹과리) 최종실(북) 김용배(징·작고)씨.원조 사물놀이의 맥을 잇고 있는 김덕수패 사물놀이의 현재 단원은 김씨와 강민석(징)씨,그리고 연주회때마다 2명의 단원이 사단법인 한울림에서 합류한다. ○그시대의 소리창출 김덕수패 사물놀이가 세계음악계에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전통을 계승하는 것 못지 않게 그 시대,그 문화가 요구하는 소리』를 끊임없이 개발해 온 데 있다.사물놀이의 레퍼토리는 수백개.우리 고유의 농악이나 무속가락을 연주할 뿐만 아니라 심포니·재즈·현대음악등 다른 장르와의 만남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처럼 국제경쟁력을 충분히 갖춘 사물놀이를 더욱 세계적인 문화상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의 교육과 악기제공 차원을 넘어선 보다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창단공연 당시부터 사물놀이와 함께 일해 온 문화기획자 강준혁(스튜디오 메타 대표)씨는 ▲좋은 악기를 만들어 낼 악기공방을 만들고 ▲휴대하기 간편한 개량악기를 개발하여 트라이앵글이나 탬버린 처럼 사물을 대중화 시켜야 하며 ▲관련 국제행사를 국내에서 개최함으로써 이제는 「밖으로 나가는 세계화」가 아니라 「앉아서 세계를 불러 들이는 세계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물놀이 국제페스티벌」「세계 북잔치」등을 한국에서 주최하고 사물을 어린이장난감으로도 만들어야 한다는것.일본 NHK의 「실크로드」처럼 우리 방송사가 사물놀이 다큐멘터리를 북방아시아 음악의 뿌리를 보여주는 형식으로 만들면 방송문화상품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는 사물놀이 단독으로는 해낼수 없는 작업.세계적 명성 덕분에 문화체육부를 비롯,많은 곳에서 지원을 받아 왔지만 외국에 비싼 악기를 보내는 것도 현재 사물놀이에겐 벅찬 형편이다.그러나 정책적 지원과 기업의 과감한 지원이 있다면 「앉아서 세계를 불러들이는 세계화」를 사물놀이는 해 낼 것으로 보인다. ◎독 작곡가 에버라인/개방된 음악 어떤 장르와도 어울려/옆에서 치는게 특징… 세계에 유례없어(인터뷰) 『흔히 사물놀이를 농악에서 발전된 네오­트래디셔널 음악이라고 분류하지만 나는 한국의 뿌리를 가진 세계적인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국악을 서양음악에 접목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는 독일 작곡가 마틴 에버라인씨(28)의 말이다. 『사물놀이가 다른 토속악기와 다른 점은 옆에서 친다는 점입니다.서양 타악기 뿐 아니라아프리카 등지의 민속타악기는 위에서 내리칩니다.따라서 연주자는 중력을 느끼며 항상 비슷한 속도로 연주하고 듣는 사람은 마치 땅을 밟으며 걷거나 뛰는 느낌을 받지요.그러나 사물놀이는 옆에서 치기 때문에 중력과 상관없이 다양한 속도로 연주할 수 있습니다.사물놀이 연주를 들으면 몸이 공중으로 올라가 마치 새처럼 나는것 같은 기분이 들지요』 국제교류재단 장학금을 받아 지난해 5월부터 서울에 머무르며 「사물놀이를 바탕으로 한 마림바 협주곡」「청산은 내뜻이요…」등을 발표한 바 있는 그는 『사물놀이의 또 다른 특징은 개방된 음악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한다.『얼마전 사물놀이와 유럽 재즈그룹 레드선과의 공연에서 봤듯이 어떤 장르와도 어울릴 수 있는 여유를 사물놀이는 갖고 있어요.사물놀이는 악기끼리 서로 대화하며 다양한 감정으로 말합니다』 사물놀이의 이런 특성이 바로 사물놀이의 세계성을 뒷받침한다고 그는 분석한다.에버라인씨는 뮌헨대학과 대학원에서 작곡을 전공했다.
  • 이슬람교 상륙 거점… 에이티갈시원 웅장(서역문화기행:8)

    ◎동서문물 교류 실크로드의 중심지/중국 서쪽끝 도시 카시갈/녹색돔의 전도사 호오쟈가족묘… 궁전 방불/중국최초의 석굴시원 삼선동도 시외곽에… 생불벽화 유명 호탄에서 중국 최서단 도시로서 이슬람교의 중심지인 카시갈까지 5백9㎞는 필자에게 신선한 체험을 안겨주었다. 그밤이 팔월 한가위 어스름 저녁,고물딱지 장거리버스에 올랐다.승객은 온통 위구르족.꼬박 밤을 새우면서 열두시간을 달렸다.차창의 깨진 창틈으로 몰아치는 고춧바람에 기침이 나도록 맵디매운 담배연기,그리고 양고기 노릿내,그것들이 시간마다 코란의 독경소리와 범벅이 되어 눈과 귀를 찌르는데 창밖의 몽롱한 달빛에 스쳐가는 부연 모래빛,가도 가도 불빛 없는 바다에 뜬 느낌이었다. 카시갈은 옛날 소륵국의 도읍지.우전이나 마찬가지로 한나라 때는 36국의 하나요,당나라 때는 안서사진의 하나였다.「한서」,서역전의 기록대로라면 장안에서 9천3백50리(4천6백75㎞)지점,벌써 2천년전의 호구가 1천5백호에 인구 8천6백여명,거기다 시열,그러니까 오늘의 바자,곧 장을 말하는데 카스갈의 바자는 아직도 전중국을 대표하고 있다. 중국은 한나라 때부터 그들의 국토방위를 위한 최서단 요새로 생각했었다.후한 때의 명장 반초(33∼103)가 파미르고원을 넘어 쳐들어온 쿠샨왕조(대월씨국)를 대파하고 그의 부하인 감영을 무역의 사절로 로마에 파견한 것도 여기였었다.인도의 불교가 동점한 최초의 거점도 여기요,중동의 이슬람교가 상륙한 최초의 거점 또한 이곳이었다. ○로마로 넘어가는 관문 그도 그럴것이 카시갈은 알타이산맥으로부터 시작한 타림분지가 솟아오르면서 파미르고원으로 달려가는 바로 해발 1,294m의 낮은 고원지대라는 지리적 특색을 살린 곳이다.거기서 파미르고원을 넘으면 곧장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이란·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기스탄 등의 관문으로 통한다.그러니까 로마로 넘어가는 실크로드의 중국측 마지막 역참인 것이다. 중국에서 실크로드의 의의를 동서의 교통과 무역외로 서역의 침입을 막고 중원을 지키겠다는 국방에 두지만 그에 못지않은 의의는 예술에 있다.예술의 가시적인 성취는 무엇보다 석굴이다. 석굴은 사실상 「석굴사」 혹은 「석굴암자」의 약칭이다.그것은 벼랑이나 석굴속에 설시한 불교사원으로 초기불교가 「이진수행」을 제창함에 비추어 석굴은 적지였었다.석굴은 속세의 잡음이 들리지 않는데다 겨울은 따뜻하고 여름은 시원한 이점 탓에 불교의 고사와 원리를 벽화로,석가를 비롯한 보살·미륵을 조각하기에 좋았었다. 기원 3세기전부터 인도에서 성행했던 석굴 개착은 그로부터 대략 5세기 뒤인 동한말,그러니까 기원 200년 전후해서 중국에 출현했으니 그 최초의 석굴이요,최서단의 석굴이 카시갈에 있다.바로 「삼선동」. 삼선동은 위구르말로 「투쿠자우지라」.그 이름 그대로라면 세사람의 신선이 사는 동굴이지만 실상은 세개의 석굴을 말했다.카시갈에서 북쪽으로 18㎞지점,차크마크(흡극마극)강을 따라 황막한 사막을 달리다 문득 그 강둑에 멈추었다.대절한 택시기사는 남쪽 벼랑을 가리킨다.파미르고원에서 흘러내리는 설수의 강인데 강폭은 1백50m를 넘을 만큼 넓었다.필자 혼자서 차크마크를 건너서 조금전 택시기사가 가리키는 곳까지 족히 20여분을 헐레벌떡 뛰었다. 삼선동은 하상으로부터 15m쯤 벼랑,그 12m쯤 높이에 1m 남짓의 간격으로 나란히 뚫린 세개의 석굴이어서 필자는 지붕위에 매단 비둘기집 상자를 보는 느낌이었다.중간석굴이 약간 컸지만 대체로 높이 2m 남짓에 너비 2m쯤.거기서 벼랑끝도 3m 남짓 보였다. 그속에 한말 불교미술이 아직도 남았다니 나그네의 속을 태울 수밖에 없었다.옛날 인수봉 타던 가락으로 적갈색 그 벼랑을 올랐지만 겨우 4m 높이서 쩔쩔매고 말았다.그 나머지 수직의 암벽은 어쩔 수 없었다.미리 알았더라면 조립식 사다리를 준비하거나 아예 벼랑의 상단에서 자일을 묶고 낙하할 것을. ○전래 불교미술의 원형 자료에 따르면 석굴은 굴마다 전후 2실로 나뉘었다고.서굴과 중간굴은 텅텅 비어 있고 오직 동쪽 석굴만이 진귀한 미술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특히 70여개의 불상이 사방을 벽화로 메운데다 조정(물풀을 그린 천장)에는 연꽃이 그려졌다고.그중에도 미술사적·불교사적 초점의 벽화는 그 벽화중의 좌불한 컷으로 ,그 좌불은 방격무늬의 가사를 입고 거기에 녹색·남색·홍색 등 세가지 색깔이 어울린 채색의 구성이라고 했다.그것은 인도불교가 중국 전래당시 불교미술의 초기적인 원형을 보인 것이다.무엇보다 쿠츠의 키질천불동이나 돈황의 막고굴보다 연대가 앞선데다 간다라의 영향조차 보이지 않는 점에서 주의를 받아왔었다. 삼선동 그 석굴에 발을 디디지 못한 채 돌아서는 필자는 청나라 시인 철보(1752∼1825)가 카스갈의 지방관으로 귀양살이하던 1810년 무렵에 쓴 「유삼선동」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칠십이동천,무지용탁석. 내찬소륵서,착공의암벽. 응고적선인,도명둔공적. 산황운불서,석쇄사여격. 위제고백인,욕상심전탕. 선인불가견,선동차친력. 적환여적선,탑연경수적.」 (세상엔 72동천의 선계가 있다지만,중 하나 설 곳 없네. 카시갈 서쪽으로 숨어,석굴을 파고 암벽에 기댔네. 신선이 여기로 귀양와서,명예를 피한 채 적막세계로 숨은 거지. 산이 거칠어 구름조차 깃들지 못하고,돌이 부서져 모래는 여울처럼 흐르네. 백길되는 아스라한 사다리에,발을 딛자 후들거리는 마음. 신선은 아무데도 보이지 않고,사람은 여기 삼선굴에 올랐네. 귀양살이 이 사람도 속세의 신선처럼,우두커니 다시 누굴 따를까?) 근 2백년이 지났건만 차크마크강은 예대로 황량했다.예전의 사다리마저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매일 다섯차례씩 예불 카시갈에서 불교의 유적이 삼선동에 상징적으로 남았다면 이슬람교의 유적은 카시갈이 이슬람교의 중심지답게 웅장하고 찬란하다.우선 이슬람의 예배당으로 4백50여년의 역사에 1만7천㎡의 면적을 지닌 맘모스의 에이티갈(애제□이)사원이 있고,이슬람의 일개 무덤으로 아바호오쟈(아파곽가)같은 궁전식 능묘가 그것이다. 카시갈시의 해방북로에 있는 에이티갈사원은 중국 최대의 청진사다.아랍어와 이란어의 복합사인 「에이티갈」은 곧 예배당을 뜻하는데 1426년 당시 카시갈의 통치자였던 사크서즈 미잘의 후예가 세운 것이다. 그 사원은 넓은 땅에 돔과 첨탑을 배합한 예배당·독경당·문루·연못 등의 장엄한 외형이 나그네의 시선을 끌지만 사원의 광장으로부터 중정·본전까지 사원 전역에매일 새벽부터 드리는 다섯차례의 예배,더구나 매주 금요일 하오에 드리는 주말예배의 성황은 열렬하다.신도 모두가 깔개를 깔고 이맘(예배의 인도자)이 암송하는 코란에 따라 무겁게 화창하는 군중의 소리는 파도되어 출렁이고,다시 신도들이 대지에 이마를 조아리며 무엇인가 외치는 장면은 경련을 일으킬 정도였다. 카시갈시 동북쪽 5㎞지점의 하오한(호한)촌에 있는 호오쟈의 무덤은 우리의 상식과 너무 달랐다.작은 개울을 건너 낮은 언덕을 올라 고목 서너그루 아래로 말굽형의 아치를 들어서면 왼쪽으론 줄줄이 높은 기둥의 예배당이요,바른편에는 기다란 담안으로 마치 궁전을 방불케 초록빛 타일의 돔이 우뚝 솟아 있다. 궁궐의 문을 열 듯 대문을 열자 그 안에는 침침한 광선에 무거운 침묵이 덤벼오면서 울긋불긋 현란함을 느꼈다.그러나 가만히 보면 그것들은 야외의 봉분이 아닌 옥내의 설단식 무덤이었는데 강렬한 채색의 주단이 그 관을 덮고 있는 모습은 마치 1인용 텐트를 치고 있는 야영장을 방불케 했다. 3백50여년전 이슬람교 전도사였던 호오쟈로부터 5대에 걸친 그의 가족 72명의 집단 묘지였다.그 안에는 청나라 건륭황제의 부름으로 궁궐에 갔다가 황제의 구애를 거절하고 자살하였다는 호오쟈의 딸 향비의 묘도 있다.비록 전설이지만.
  • 지구촌 35개시 기상정보제공/기상청,23일부터 비·안개등 8개항목

    기상청은 23일부터 세계 35개 주요도시의 기상정보를 매일 제공한다. 기상청은 20일 『정부의 세계화 시책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각국 주요도시의 기상정보를 매일 하오5시에 서비스한다』고 밝히고 이 기상정보는 특히 수출입업무를 하는 업체들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정보가 제공되는 도시는 뉴욕·도쿄·런던·파리·베를린·로마·모스크바·홍콩 등을 비롯,우리나라와 교류가 많은 도시 대부분이다. 예보내용은 흐림·구름많음·구름조금·맑음·비·소나기·안개비·시정 3㎞이내 안개 등 8개 항목으로 분류된다. 문의전화는 기상청 예보관리과 (02)722­7391. 정보제공 대상 도시는 다음과 같다. 후쿠오카·도쿄·오사카·베이징·상해·방콕·다카·호치민·홍콩·자카르타·콸라룸푸르·마닐라·싱가포르·타이베이·괌·사이판·봄베이·시드니·토론토·오타와·앵커리지·호놀룰루·로스앤젤레스·시카고·워싱턴·뉴욕·샌프란시스코·런던·뮌헨·파리·취리히·암스테르담·코펜하겐·모스크바·하바로프스크.
  • 소설가 강신재(이세기의 인물탐구:67)

    ◎「젊은 느티나무」로 60년대 낭만주의 새바람/주제설정 명확하고 작중인물 심리파악에 민감/오페라 가수가 아리아 부르듯 혼신의 창작작업/“언제나 깨어있는 작가”… 최근엔 역사재조명 작업 전념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냄새가 난다.아니,그렇지는 않다.언제나라고는 할 수 없다­ 이렇게 시작되는 강신재의 「젊은 느티나무」는 1962년 이 소설이 발표되자 문단은 한동안 「젊은 느티나무 감동」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듯했다.당시 카뮈 사르트르의 반항과 부조리문학에 감염되어 기진하고 황폐하던 젊은이들에게 이 한편의 명편은 푸르른 낭만과 사랑의 절제를 심어줬으며 「비누냄새」는 지금까지도 싱그러운 젊음의 상징으로 대변되고 있다. 강신재소설은 현대적 감각과 단편소설만의 「영롱한 완벽성」을 추구하면서 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화섬의 문체가 특징이다.그의 글은 독자에게 긴장된 추적을 강요하지 않는다.난해한 관념을 함축하기보다 간결하고 명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것들을 설명해낸다.사랑에 빠진 한 소녀가 상대방 청년에게 느끼는 미묘하고도 애틋한 감정을 「그에게서 비누냄새가 난다」고 표현한 것이 그 예다. ○천분의 재질 갖춘 작가 일찍이 월탄은 그의 소설을 향해 『주제설정이 명확하고 작중인물의 다면적·복합적 심리파악에 특히 민감하다』고 했고 남의 작품평에 까다로운 박화성도 『인물들의 개성을 신기에 가깝도록 그려내기 때문에 그의 소설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찬사를 보냈다.평론가 김윤식은 그의 첫장편소설인 「임진강의 민들레」에 이르러 『천분의 재질로 황홀한 경지를 이룩한 작가』임을 전제,『만일 불모성을 향한 소멸의 미학이 사랑이라면 한국문학은 이 작가에 의해 종종 양식에의 도전을 받게 될 것』을 예고했다. 작가자신은 「언제나 깨어 있는 작가」이기를 원한다.그리고 작품을 쓸 때마다 자신의 슬픔이나 기쁨을 『마치도 오페라가수가 전심전력을 기울여 아리아를 부르듯,혹은 해변의 빛과 볕에 마음을 그을리듯』 그렇게 함몰된 상태에서 혼신을 다했다고 말한다.이런 투철한 문학정신으로 63년 「현대문학」에 연재한 「파도는 노소층을 막론한 이례적인 절찬을 모았고 그후 20여개에 이르는 신문연재소설도 일과성이 아닌 문학작품의 범주에서 독자의 수준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의 삶을 이리 밀치고 저리 밀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소용돌이치는 사회기구의 힘을 어떻게 느끼지 않을 도리가 있으며 그것의 포악과 비정과 어리석음을 작가로서 어찌 무심할 수가 있겠는가』 그래서 모든 시대상의 아픔을 가족사나 남녀의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승화시키면서 작품의 진실과 완벽성에 천착할 뿐 이리저리 가꾸어 맵시나게 만들자는 생각은 애초부터 갖고 있지 않았다.그런 만큼 「감각적」이라거나 「아름다운 수채화」란 말을 듣기보다 「이지적인 필치」「냉정한 태도로 대상을 간파한 문학작품」이란 평을 들을 때 그는 비로소 작가로서의 긍지를 느낀다. 그에게선 시류에 휩쓸리거나 감정에 복받치거나 상황에 따라 모습을 변환시키는 속물근성은 찾아볼 수 없다.불가근불가원으로 대상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세상을 냉철하게 정시하고 어떤 소설에서든지 적시에 삶의 진실과마주치는 필연을 제시해나간다. 낮고 조용한 목소리,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따뜻한 표정은 실은 무한히 다정할 것 같지만 은근히 까다롭고 은근히 고집과 자존심이 세어서 하지 않는다고 마음먹은 것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60년대말 조선일보에 「유리의 덫」을 연재할 때가 그 좋은 예일 것이다. 당시 편집국장으로 있던 선우휘가 그에게 연재소설을 부탁했고 『원고료는 작가에게 실례가 되지 않게 대접해드리겠다』고 단서를 붙였다.그러나 연재 한달만에 붙여온 고료는 결코 섭섭지 않게 대접하겠다는 약속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그는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일년동안 쓰겠다고 약속했으니 그 약속은 지키겠다.그러나 원고료는 보내지 말라.이번에 보낸 고료도 다시 가져가라』고 했다.이 전화를 받은 선우휘는 혼비백산하여 사정을 알아보고는 그에게 백배사죄한 후 그의 부군인 서임수씨를 만나 『서선생,애 많이 잡숫갑시다』했다는 것이다.「그처럼 까다로운 여류작가를 부인으로 모셨으니」 부군으로서 참으로 고달프리라는 우려였다. ○남편의 식사는 손수준비 그러나 실은 그는 누구보다 가정적인 여류로 유명하다.번거로운 모임이나 단체에 관여하지 않고 어쩌다 문단모임에 나와서도 시간이 되면 소리없이 빠져나가 부군의 식사를 손수준비한다.미식가이며 특히 무청과 배추줄거리를 좋아하는 부군을 위해 새벽마다 시장에 나가 채소상이 길에 버린 무청을 거둬들이자 시장사람들이 오죽하면 『집에서 토끼를 기르시나보다』고 했다는 에피소드도 있다.그런 그를 문단에서는 「쌀쌀이」란 별명을 붙이고 있지만 낯모르는 후배가 책을 출간하여 증정하면 잘 받았다는 축하카드와 함께 반드시 문학의 정진을 격려하는 글을 써서 보내준다. 언젠가 「북간도」의 작가 안수길은 『강신재가 있으면 장미꽃밭처럼 화사하고 향기롭다』고 말한 적이 있다.원로·중진들이 엄숙하게 모여앉은 자리에 그가 나타나면 무겁고 지루하고 낡아보이던 모든 것이 금가루를 뿌린 듯 금세 현란해진다는 것이다.그것은 무엇보다 그의 타고난 미모탓일 수도 있다.지금도 여전히 섬연하여 만모의 기색이나 비풍이 없이 사람을 반기고 감싸면서 그가 쓴 「레이디 서울」처럼 만년숙녀의 모습을 변함없이 간직한다. 그는 지금의 남대문근처인 용산구 어성동에서 태어났다.부친은 세브란스병원 의사인 강태순씨이고 어머니는 숭의학교를 졸업한 신여성으로 풍금·피아노가 있는 환경에서 비바람을 모른 채 곱게 성장했다.경기고녀에 다닐 때는 영미문학에 심취했으나 일본인 교사가 『귀축미영과 전쟁을 하고 있는데 영문학을 한다는 것은 사상이 불건전해 보이기 쉽다』고 경고하여 이전 가사과에 가게 되었다.그러나 염색이니 자수·재봉은 체질에 맞지 않아 대학재학중에 만난 서임수씨와 결혼,우연히 써본 단편소설을 손소희를 통해 김동리에게 보였고 과찬의 추천사와 함께 문단에 등단했다. ○아직도 청랑의 미모간직 그가 소설을 쓰기까지는 서임수씨(남성해운 이사)의 보이지 않는 외조를 빼놓을 수 없다.서임수씨는 경향신문부사장·국회의원·국민대학장등을 지낸 저명인사로 그는 소설집필에 필요한 모든 자료와 책들을 일일이 구입해주어 서재에 산적해 있는 수천여권의 장서중작가의 손으로 산 책은 한권도 없을 정도다.자녀(건축가 기영씨와 피아니스트인 타옥씨)는 결혼후 따로 나간 지 오래이고 동호가 내려다보이는 옥수동 한남 하이츠빌라에서 부부가 새벽산책과 음악과 미식을 즐긴다. 그에게도 어쩔수없이 세월이 스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이제는 청랑의 미문이나 감각의 번뜩임을 휘두르기보다 「육성에 닮아 있을수록 문학이 우수하다」는 것을 지키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사실로 존재하던 소설이며 소설은 존재할 수 있던 역사』라는 공쿠르의 말에 공감하여 최근에는 역사를 있는 그대로 재조명하는 작업에 계속 전념해 있다.지난해말 아홉번째 역사소설인 「광해의 날들」을 펴냈고 이번 겨울 조선조말을 무대로 하는 다음 작품의 구상을 끝냈다. 별은 딸 수 없는 물건이지만 그것을 바라보며 웃고 울고 생각하는 인간의 행위는 이후로도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그리고 그런 행위에 많은 시간과 힘을 바치는 사람들의 행렬에 끼어 그는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속에 별빛 같은 화섬의 광채를 언제까지나 비쳐줄 것이다. □연보 ▲1942년 경기고녀 졸업 ▲1944년 이화여전 중퇴 ▲1949년 「문예」지 소설「얼굴」「정순이」추천 ▲1958년 단편집 「희화」(계몽사) ▲1968∼82년 문협 PEN이사 ▲1982년 한국여류문학인 회장,한국소설가협회 분과위원장 ▲1992년 소설가협회 대표위원회 위원장 대한민국예술원 정회원, 소설가협회 대표위원 단편집 「여정」(중앙문화사 59년)「젊은 느티나무」(대문출판사 72년)「황량한 날의 동화」(삼중당 76년) 장편집 「청춘의 불문률」(여원사 60년)「임진강의 민들레」(을유문화사 62년)「이 찬란한 슬픔을」(신태양사 64년)「그대의 찬손」(신태양사 65년)「오늘과 내일」(을유문화사 66년)「신설」(대문출판사 67년)「숲에는 그대 향기」(대문출판사 69년)「유리의 덫」(삼성출판사 70년)「파도」(대문출판사 72년) 강신재대표작전집 8귄(삼익출판사 74년)「레이디 서울」(선일문화사 75년)「서울의 지붕밑」(문리사 76년)「그래도 할말이」(서음출판사 77년)「마음은 집시」(태창문화사 77년)「밤의 무지개」(청조사 77년)「천추태후」(동화출판사 78년)「불타는 구름」2권(지소림 78년)「우연의 자리」(명서원 78년)「모험의 집」(범조사 79년)「사도세자빈」3권(행림출판사 81년)「사랑의 묘약」2권(중앙일보사 86년)「신사임당,문정왕후 아수라」(한벗 87년)「간신의 처」(문학세계사 89년)「명성황후」3권(세명서관 91년)「광해의 날들」(창공사 94년) 수필집「사랑의 아픔과 진실」(중앙문화사 66년)「모래성」(서문당 74년)「거리에서 내마음에서」(평민사 76년)「무엇이 사랑의 불을 지피는가」(나무사 86년) 한국문협상 여류문학상 중앙문화대상 예술원상
  • “북극에서도/오존구멍/생길수 있다/극성층권“4∼5일 발생”처음

    【도쿄=강석진특파원】 남극 상공에 발생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거대한 「오존 구멍」이 올해 2월에서 3월에 걸쳐 북극 지역에도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기상청 기상연구소가 9일 밝혔다. 일본 기상연구소는 이날『지난해 12월 12일부터 16일,올해 1월 5일부터 8일까지 북극지역에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이 되는 극성층권 구름이 2차례 발생,4∼5일동안이나 지속됐다』면서 『극성층권 구름이 북극지역에 이처럼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이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극성층권 구름은 지금까지 북반구에서는 스칸디나비아반도 상공에서 2∼3일동안 지속되는 것이 관측되기도 했지만 남극과 달리 대류가 원활해 구름생성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여겨져 왔으나 이번 관측결과 기상연은 오존이 줄어든 대기가 북위 40도까지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 「종량제」1주만에 달라진「쓰레기 문화」/김포 쓰레기매립장을 가다

    ◎매립지 반입량 50%줄었다/하루 1만3천여t 급감/꼬리물던 수송차량 예전보다 한산 경기도 김포군 검단면 왕길리 안동포마을앞 수도권쓰레기매립장. 종량제실시 일주일이 조금 지난 휴일인 8일.12시가 조금 넘어서면서 서울·인천지역에서 일반폐기물을 가득가득 실은 청소차량과 건축폐자재 수송차량이 먼지구름 사이로 쉴새없이 들락거리기 시작한다. 하오 2시쯤 반입장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당하리일대 도로에서부터 서울에서 몰려온 쓰레기차량들이 청색행렬을 이루기 시작,하오 6시쯤엔 김포공항입구까지 약15㎞가 꽉 들어차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차량행렬 중간에 끼어있던 운전자 이모씨(45)는 『일반폐기물의 반입이 시작되는 하오 6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한 차례라도 더 실어나르기 위해서 일찍 나왔다』면서 『종량제 실시로 쓰레기가 줄어들어 수송난도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매립지 경비초소에 근무하는 이동대씨(40)는 『5∼6일부터 통과차량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들려준다. 매립지입구에 이르자 케케한 냄새와 매캐한 가스냄새가 코끝에 와닿는다. 쓰레기수송차량이 10개의 계량대를 통과하면서 출입카드(ID카드)를 넣자 반입무게가 즉각 측정된다.출입차량의 숫자와 쓰레기반입량은 전산실을 통해 즉각 집계된다. 환경관리공단 수도권사업본부 양재흥시설관리과장(40)은 『연초이후 차량의 반입대수와 반입t수가 급격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종량제 때문임이 분명해보이며 한달정도 지나면 이 추세가 정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하루평균 이곳에 들어온 가정쓰레기인 일반폐기물 운반차량은 1천8백53대.그러나 1월 3일 1천8백98대,4일 1천8백74대이던 것이 5일엔 1천6백3대,6일엔 1천5백2대 그리고 7일엔 1천3백90대로 5백여대나 줄어들었다. 반입무게는 더욱 줄어들었다. 구랍 31일 최고 2만8천1백58t에 이르렀던 반입량이 3일 2만3백33t으로 29%나 감소했다.4일에도 비슷한 수준인 2만3백22t이었으나 5일 1만7천2백9t,6일 1만5천9백t 7일 1만5천6백71t으로 크게 줄어들어 앞으로는 1만5천t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정도 감소추세라면 오는2015년까지 2억7천8백만t을 매립할 예정이던 수도권매립장의 수명이 10년 이상 늘어나게 된다. 수도권매립지의 위생매립을 대행하고 있는 동아건설의 이성구차장은 『수도권매립장의 매립시설과 방식은 유럽등 선진국의 어느 쓰레기매립장에 못지 않다』고 자부했다.
  • 공사중 철골구조물 붕괴/홍성 과선교/60m 무너져… 인명피해 없어

    【대전=이천렬기자】 8일 상오 5시 충남 홍성군 홍성읍 내법리 홍성우회도로 건설공사 구간중 장항선 과선교 건설현장에서 철골콘크리트 구조물 60여m가 무너져 내렸다. 이날 사고는 장항선 철도를 가로지르는 구름다리를 건설하기 위해 양쪽에 건설된 교각위에 올려진 철골콘크리트 구조물중 한쪽편 60여m가 무너지면서 일어났다. 그러나 사고 당시 공사가 중단된 상태여서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장항선 철로 위에는 아무 구조물이 설치돼 있지 않아 철도운행에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 홍성경찰서와 공사발주처인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사고 직후 시공사인 일신건설(주)의 현장소장 이선복씨(38) 등 인부 4명을 불러 정확한 사고 경위와 원인을 조사중이다.
  • 지휘자 원경수(이세기의 인물탐구:66)

    ◎완벽한 화음 연출… 타고난 예술가/탁월한 재능… 악보속 숨겨진 작고고가 의도 읽어내/미·영·러·독무대 활약… 작년 서울시향 맡아“새바람”/부친 반대하자 음악위해 가출… 미·오스트리아서 지휘공부 위대한 지휘자의 한 사람인 카를 뵘은 『지휘자란 손의 움직임 보다는 내면적인 접촉으로 철학적 사상과 정신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토스카니니처럼「악보에 적힌 것을 그대로 소리로」옮기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푸르트벵글러처럼「악보뒤에 숨겨져 있는 음표」를 세밀하게 파헤치는 거장도 있다.어쨌든 지휘자가 지적인 음악의 전달자가 되기 위해서는 음악뿐만 아니라 인생과 예술전반에 걸쳐 해박한 지식과 철학적 사고를 고루 갖추지 않으면 안된다.그런 의미에서 지휘자 원경수는 지휘자의 가장 바람직한 조건중에서 한치의 흠도 찾아볼 수 없는 완벽주의자에 틀림없다. 한번 들으면 악보를 줄줄이 외우는 비상한 두뇌의 소유자인 그는 전문가 뺨치는 편곡실력에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직접 다루고 어떤 악기군이 작곡자가 의도한 악보대로 음악을 연주하지 못하면 이를 귀신같이 잡아내는 예민한 귀를 가지고 있다.첼리스트였던 토스카니니가 암보로 지휘하는 것은 지독한 근시였기 때문이지만 원경수는 악보속에 숨겨져 있는 번뜩이는 예술성을 끄집어내어 재창조의 기적을 만들어낸다.뿐만 아니라 콧대 높은 세계적인 연주자일지라도 원경수 예술의 질서속에 그의 소리를 몰아넣음으로써 오케스트라 단원이나 청중 모두를 일시에 침묵시키고야 만다. ○세상물정엔 어두워 원경수는 한마디로 음악의 화신과 같은 존재다.그와 오랫동안 많은 연주를 해냈고 또 그를 경원대 음대 대우교수로 초청한 피아니스트 신수정은『그의 일생은 음악이 바로 종교』라고 단적으로 단정해버린다.평소의 그는 마치 어린 소년과도 같이 천진무구하다.이해타산도 모르고 세상물정에도 어둡다.그러나 음악에 관한한 어떤가.그 자신이 어릴때부터 그래왔던것 처럼 음악에서만은 만능이며 천부적 재능의 소유자다.기라성같은 세계 정상급과의 협연에서도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작곡가의 의도를 이해시키기 위해열의에 찬 정열을 식히지 않는다.그래서 처음 그를 만난 사람은 피곤할 수 밖에 없게 된다.그러나 그를 만남으로써 음악이 향상되고 있음을 스스로 실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 투철한 실험정신으로 좀더 새로운것,실험적인 것에 도전하기를 주저치 않는다.그의 특징은 행사적인 타성에서 벗어나 그때마다 새롭고 경이로운 것을 지향하는 타입이다.초연 작품을 즐겨 선택하는 것도 그런 이유의 하나다.윤이상에 대한 탁월한 해석과 영국 에든버러대 배리쿠퍼교수가 찾아낸 베토벤 10번 1악장,에네스코의 루마니안 랩소디 2번,그리고 모차르트의 새교향곡 a단조(K16a)초연등은 우리 음악사에 길이 남을 만한 감동적인 명연주들이다. 미국 스탁톤 심포니 음악감독이자 지휘자였던 그가 지난해 서울시경 상임 지휘자로 취임했을때 정재동이후 키를 잃고 방황하던 시향에 뭔가 범상치 않은 바람이 불 것같은 예감에 음악계는 긴장과 생기가 감돌았다.그리고 그의 시향은 지난 1년간 어느때보다 활기차고 싱싱한 전열을 가다듬었다.과연 그의 송년음악회는 해마다연주되던 베토벤 9를 과감하게 버리고 「전원」과 「운명」으로 「평화롭고 엄숙하게」 막을 내렸다. 원경수는 서울 종로구 내자동에서 태어났다.당시 화신백화점 전무로 있던 원대참씨와 김계복여사의 3남매중 장남으로 어릴때부터 피아노를 쳤고 한번 들은 곡은 오선지에 채보하거나 피아노로 방금 옮겨 칠만큼 섬세예민한 음감을 타고났다.부친은 상당히 현대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인텔리임에도 아들의 음악만은 완강히 말렸다.만약 음악을 계속할 경우 부자의 연을 끊겠다고 말했다.그도 『굶어죽더라도 음악을 포기할수 없다』고 선언하고 집을 나와버렸다.그때가 경복고를 졸업하던 47년이었다. ○레코드 한장들고 낭와 그런 결심을 하게된데는 성장과정에서 그가 자기자신에게 해온 하나의 질문이 있었기 때문이다.끝없이 소리내며 돌아가는 시계의 초침을 바라보면서 「나는 장래 무엇이 될것인가.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게 될것인가」를 자문했고 그리고 무엇이 되든지간에 「주말이나 월급날을 기다리는 틀에 박힌 인생은 절대로 만들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메뉴인이 연주한 레코드 한장만을 달랑 들고 집을 나온 그는 장래 하이페츠나 오이스트라흐를 능가하는 연주자가 될것을 꿈꾸며 혼자서 독학한 실력으로 서울대 음대에 진학했고 부산 피란시절에는 이화여대 임시강당에서 바이올린 독주회,이를 인연으로 후에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가 된 김영욱의 바이올린 레슨을 맡아 종로구 운니동에 있는 김영욱의 집에 기식한 시기도 있다.그후 선배 지휘자인 임원식씨의 소개로 김생려씨가 지휘하는 고려교향악단에 들어가 브람스 베토벤 모차르트 뵈탕의 솔리스트로 활약하다가 54년 한국을 방문했던 신시내티 교향악단의 도어 잔슨의 눈에 띄어 미국으로 유학하기에 이른다. 그가 지휘자의 길을 걷게 된것은 미국 신시내티 뮤직콘설바토리와 인디애나대 졸업후 빈의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서 지휘를 전공,61년 디아길레프 러시아 발레단 지휘자였던 피엘 몽퇴가 주관한 행커크 서머스쿨에 참여하면서부터다.피엘 몽퇴의 제자의 대열에 서게된 그는 뉴올리언스 교향악단 부지휘자를 거쳐 67년 10월 미국 캘리포니아 중심지역인 스탁톤에서 40년 역사의 스탁톤 오케스트라를 지휘,다음날「스탁톤 저널」은 『이 오케스트라는 일찍이 이처럼 훌륭한 연주를 한적이 없다.특히 피아니시모의 처리는 섬세한 연주의 심벌이었다』고 대서특필했다.그날 강당을 가득 메운 청중은 기립박수로 앙코르를 외쳤고 그는 60여명의 후보자 가운데 당당히 새지휘자로 발탁되었다. 런던 로열 페스티벌홀에서 영국의 세계적인 교향악단인 런던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지휘로 국제무대에 오른 그는 76년 베를린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빈의 저명한 퉁퀸스틀러(음악가협회)오케스트라를 지휘.당시 빈 아카데미에 유학하고 있던 시향의 김영목씨 편지에 따르면「그의 연주 티켓은 며칠전에 매진됐으며 동양에서 오는 한 지휘자에 대한 이곳 음악애호가들의 관심은 대단하다」고 전한 적이 있다.「베토벤과 모차르트는 빈 사람들의 긍지와 자존심 자체」였으나 그의 연주는 「그들의 자존심을 완전히 만족시켰다」고. 퉁퀸스틀러 오케스트라 연주에 앞서 그해 서울시향에서 베토벤 교향곡7번과 모차르트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 무지크를 연주했을때 음악평론가 이성삼은 『원경수의 지휘로 매너리즘에서 탈피하지 못하던 서울시향은 오랜만에 융합된 화음과 투명한 톤으로 생기에 찬 발랄한 연주를 들려주었다』고 호평했다.이는 그의 국제적 성공을 예고하는 팡파르가 되었다. ○그림솜씨도 뛰어나 아마추어를 능가하는 그림솜씨 또한 유명하다.전람회를 열만큼은 아니지만 흑석동에 있는 그의 집에는 그가 그린 추상계열의 작품들이 벽면마다 장식되어있다.이 그림취미는 그가 지휘할때마다 눈앞에 떠오르는 색채의 멜로디를 그대로 캔버스에 옮긴 것이다.베토벤이 마치 구름처럼 또는 폭포수처럼 곡조의 환상을 이루는 화면속의 장엄미사는 문자 그대로 장관이 아닐수 없다.패션디자이너인 부인 서혜자여사와의 사이엔 알리사(27·재미 변호사)와 저스틴(26·MIT박사학위중)남매, 현재 서울엔 부인과 둘이 살고 있고 건축가 원정수씨가 실제다. 강한 추진력과 한치의 오차도 없는 정교하고 날카로운 지휘,그의 피아니시모는 그 누구의 것보다도 작고 청려하며 그의 포르티시모는 웅대하고 장쾌하다.어느 한군데도 흠잡을 수 없이 유연하고 세련된 흐름이 원경수 예술의 진수일 것이다. 봄과 함께 시작되는 서울시향의 교향곡축제는 그가 편애해 마지않는 말러 심포니로 시작된다.「말러를 가장 말러답게」로 평가되는 바로 그 말러다.말러 자신이 말한대로 「초원의 꽃이 천국의 속삭임을 전달하는」 환상적인 묘사풍은 「음악은 너무 흘러넘치지 않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한눈에 보여주게 될것같다.언젠가 런던 익스프레스지가 『마에스트로 원과 함께 악보뒤에 숨겨져 있는 음표를 파헤쳐 함께 즐긴다』고 지적한 것처럼 한 예술가의 인생의 경륜과 예술혼이 깃든 지휘는 수준높은 청중의 자존심을 완벽하게 만족시켜줄 것에 틀림없다. □연보 ▲1929년 서울출생 ▲1945년부터 바이올린 독학 ▲1952년 서울대 음대졸업 ▲1952∼54년 고려교향악단 단원 ▲1954∼61년 메인주 행커크서머스쿨 피엘몽퇴,심포니 오브더 에어의 월터 핸더슨에게 지휘법 사사 ▲1957∼65년 인디애나주립대 작곡·바이올린·지휘전공,신시내티 뮤직콘설바토리 도어 잔슨에게 지휘및 바이올린전공,신시내티심포니 필리핀 마닐라심포니 인디애나주립대 교향악단 지휘 ▲1963년 중서부지역 바이올린 독주순회,뉴올리언스 교향악단 부지휘자 ▲1965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지휘전공 ▲1967∼94년 모데스토 심포니,스탁톤 심포니 음악감독겸 상임 지휘자 ▲1970∼72년 서울시향 음악감독겸 상임 지휘자 ▲1970∼78년 캘리포니아 스탁톤뮤직콘설바토리및 패시픽유니버시티 강의 ▲1976년 런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지휘(런던 로열 페스티벌홀) ▲1975∼89년 빈 퉁퀸스틀러(음악가협회)오케스트라 지휘 ▲1976·80년 베를린 라디오 오케스트라 지휘 ▲1978년 런던 필 지휘(런던 화이어 버드홀) ▲1981년 베를린 괴테 인스티튜트 수학 ▲1982·87·89년 에이레 국립 오케스트라와 칠레 아르헨티나 연주 ▲1984년 서울시향과 미순회 연주 ▲1985년 런던 필 지휘(런던 바비컨센터),KBS교향악단 상임 지휘자 ▲1986년 빈 서머뮤직 페스티벌.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바비컨)▲1988·89년 체코슬로바키아국립 라디오 오케스트라,렉싱턴 필하모닉오케스트라,베를린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 ▲1992년 경원대 대우교수 ▲1994년 뉴모스코 스테이트 필하모니 지휘(차이코프스키홀),스탁톤 심포니 명예 지휘자및 서울시향 상임 지휘자
  • 이군,팔인 4명 사살/올 두번째 충돌

    ◎「자치확대」 회담 “먹구름” 【베이트 리키아(요르단강 서안) 로이터 연합】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충돌이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4일 요르단강 서안지역의 라말라에 있는 베이트 리키아 마을에서 팔레스타인인 4명을 사살했다고 이스라엘 보안소식통들이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현지의 작전부대가 팔레스타인 차량 한대의 공격을 받고 이스라엘병사 한명이 경상을 입은 뒤 이들에게 응사,차안에 있던 팔레스타인인 4명을 전원 사살했다고 전했다.사건 발생 후 이스라엘 병사들은 완전무장 차림으로 베이트 리키아를 수색했다. 이스라엘 라디오 방송은 사살된 4명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간의 평화협상을 반대하는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소속 행동대원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보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난 2일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경찰관 3명을 사살한 바 있다.또 4일에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경찰관이 총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 2명이 부상했다. 한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관리들은 4일 팔레스타인의 자치확대와 관련한 양측의 회담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 화진포/감포/새 명소로 각광/해맞이 여행

    ◎흰모래·해변 소나무숲 “한폭 그림”/화진포/이견대 유명·드라이브길 환상적/감포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눈부신 모래펄,세찬 바람이 어우러진 겨울바다끝에서 불덩이같이 솟아오르는 해는 지켜보는 이들에게 자연의 경외감과 함께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95년 을해년 새해 새아침.가족들이 탁트인 해변가 한자리에 모여 겨울바다의 이색 정취속에서 해돋이를 지켜보며 새해를 설계하고 추억을 담는 기회를 가져봄직 하다.짧은 순간을 보기위해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장시간 지켜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출여행은 특히 겨울철에 인기가 높다.사시사철 볼 수 있는 일출이지만 구름과 안개가 덜하고 비교적 대기가 맑은 겨울철이 일출의 장관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돋이여행」의 명소인 경포대·낙산·의상대·설악산·대청봉등 강원도일대에는 해마다 이맘때면 관광객들이 크게 붐비는 통에 최근에는 바다가 인접,호젓함을 더해주고 있는 남녘땅 북쪽끝 화진포와 경주시 감포가 새로운 「일출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고성군 현내면 화진포는 남한 최북단에 위치한 해수욕장.맑은 물과 고운 모래,소나무로 뒤덮인 해변의 정취가 뛰어나다.해방을 전후해 이승만 전대통령과 김일성의 별장이 들어선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이같은 절경속에서 신년 일출의 장관을 감상하는 것은 일석이조의 기쁨이다. 6㎞ 남쪽의 거진항은 명태서거리·명태밥식혜등 명태로 만든 향토음식이 유명해 먹거리로 안성맞춤이다.주변에는 통일전망대와 건봉사등 볼거리도 많다.서울에서 승용차로 6시간이상 소요된다.강원도 홍천∼인제∼원통∼진부령∼거진읍을 거쳐가면 된다. 화진포는 현재 개인의 출입이 어려워 군부대의 허가를 받아 단체이용이 바람직하다.여행단체를 따라 나서면 더욱 편리하다.문화답사모임 「신들메」(02­3141­2875)는 오는 31일부터 1일까지 무박2일로 일반인들과 함께 화진포로 「해돋이 기행」에 나선다.여성문화예술기획도 1월14∼15일 이곳으로「해맞이기행」을 떠난다. 경북 경주시 감포항도 바다의 전망이 좋기로 정평이 나있는 곳.바다를 낀 언덕에 세워진 누각인 이견대 아래로 넓이가 10ha나 되는 백사장이 펼쳐져 탁트인 바다가 더욱 드넓어 보인다.이 곳이 경주 인근에서 손꼽히는 대본해수욕장이다. 주변의 대표적인 볼거리로는 이견대 남쪽 1.4㎞거리에 위치한 양북면 봉길리 앞바다의 문무대왕 수중릉(사적 제158호)이다.수중릉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왕릉이어서 찾아 볼만하다.이 곳에는 식당가가 형성돼 있는데 특히 싱싱한 회맛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또 경주시와 해안이 인접한 감포와 양북·양남면 지역은 동해안 가운데서도 가장 한적하고 차분한 해안도로를 끼고 있어 해안가 드라이브코스의 백미라고 불리우고 있다.여행단체인 「누리암」(02­747­9077)은 새해 아침 감포로 해돋이여행에 나선다.이밖에 레저전문업체인 코니언(02­723­7237)이 31일 설악산 대청봉에서 일출산행 행사를 갖는다.
  • 되돌아본 ’94 미술계/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착공 “최대 경사”

    ◎국제교류 활발… 새 흐름 국내외 알려/해외경매 고미술품 인기 주목할만/화랑계 침체 지소… 관람객은 대폭늘어 “저변확대”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착공,95 미술의 해 지정,조선조백자접시 뉴욕 크리스티경매서 도자기사상 최고가 낙찰…. 올해 미술계를 들뜨게 했던 경사스런 대목들이다.특히 국내 미술계의 숙원이던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건립은 한국미술을 세계에 알리고 우리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 할 수 있다는데서 가장 괄목할만한 수확으로 꼽힌다. 지난 11월8일 기공식을 가진 한국관은 내년 6월부터 한국 현대미술의 세계진출을 위한 관문 역할을 맡게된다.특히 내년은 베니스 비엔날레 창립 1백주년이 되는 해로 온세계의 이목을 받게돼 우리작가들의 역량을 평가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기대 되고있다. 이와함께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도 국제교류전이 활발했다.후안 미로,앤디 워홀,탐 웨슬만,안토니 카로,베르나르 브네,마울로 스타치올리 등 세계의 내로라 하는 작고 및 현존 작가들의 국내전이 러시를 이뤘다.우리 작가들의 해외진출 또한 활발해 최재은,조덕현씨가 일본 동경에서 열린 「아시아의 신풍전」에,김영원,신현중씨 등이 브라질의 상파울로 비엔날레에 참가,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 주었다.이들 작가들의 국제행사 참가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세계에 알릴 뿐 아니라 한국미술의 국제화를 앞당기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데서 시선을 모았다. 지난 4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조선조 청화백자접시가 세계 도자기경매사상 최고가인 3백8만달러(한화 약24억원)를 기록 함으로써 한국고미술품이 세계미술시장의 뜨거운 경매품목으로 떠오른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그러나 혜원의 「속화첩」과 안견(안견)의 「청산백운도」를 둘러싼 진위논쟁은 모처럼 살아나던 국내 고미술계를 급속히 냉각,몸살을 앓았다.이러한 진위논쟁은 여타 미술품 모작시비와 마찬가지로 명쾌한 결론에 이르지 못해 논쟁부재의 국내미술계 현실과 고미술품 감정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경기회복의 기대를 가졌던 화랑가는 김일성 사망 등 악재로 올해도 먹구름이었다.다만 저렴한 가격의 판화거래가 다소 활기를 띠었을 뿐 나머지 분야는 침체를 거듭했다.이런 가운데에서도 기업들의 미술관 또는 전시장 건립은 붐을 이뤄 대조를 이뤘다.대유그룹의 대유문화재단을 ㅂ롯,극동건설,코오롱그룹,한솔제지,하나은행 등이 서울과 지방에 미술관 또는 전시장을 마련했거나 준비작업에 나섰다.이는 소득세법 및 법인세법 시행규칙의 개정으로 법인이나 개인이 사립미술관 또는 박물관에 낸 기부금이 세제혜택을 받게 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되고있다. 또 화랑가의 불경기와는 달리 관람객이 대폭 늘어난 것도 올해 미술계의 특징적인 현상이다.진시황 유물전에 20여만명,화랑미술제에 10만명,앤디 워홀전에 6만여명의 입장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일반인들의 미술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고조됐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국내미술시장의 전망이 결코 어둡지만은 않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이같은 추세 속에 문체부가 내년을 「미술의 해」로 지정함으로써 한단계 성숙된 미술문화의 토양과 미술대중화의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한지붕 두가족」 재경원/후속인사 어떻게…

    ◎홍부총리,양부처 화학적통합 역점/교환보직 등 통해 과감하게 섞을듯 「한지붕 두가족」 살림을 시작한 재정경제원의 후속 보직인사 결과가 주목된다.곧 단행될 1급과 국·과장급 후속인사는 개성과 문화가 판이하게 다른 라이벌인 경제기획원과 재무부 직원을 한 식구로 묶는 실질적인 통합작업이다. 홍재형부총리가 취임식에서 『구름 위의 머리(기획원)와 땅을 힘차게 딛고 있는 다리(재무부)가 합치면 엄청난 시너지(조직에너지)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물리적이 아닌 화학적 통합을 겨냥한 것이다.그 첫 관문이 1급 및 국·과장급 보직인사다. 홍부총리가 지금까지 밝힌 인사원칙은 「주요포스트」의 현체제유지와 다른 부서의 교환보직이다.조직안정상 일단 주요정책부서의 현재 진용을 유지하되,나머지 부서는 두 부처 출신을 과감하게 뒤섞어 하나로 융합하겠다는 것이다. 가장 주목되는 1급 인사는 6명(차관보 2명,실장 4명)중 절반씩을 두 부처 출신이 나눠맡게 될 것 같다.기획원 몫의 차관보는 안병우현차관보의 유임이 확실하다.재무부출신으로는 임창렬차관보의 조달청장 승진가능성도 점쳐진다.신명호차관보는 유임될 가능성이 크다.김영섭 국회 재무위 전문위원이 세제실장으로 기용될 것이란 소문도 있다.이영탁예산실장은 유임되고 강만수세제실장은 금융정책실장으로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정책국장에는 최종찬현경제기획국장의 유임가능성이 큰 가운데 비서실장과 공보관·총무과장과 인사계장은 재무부와 기획원 출신이 한자리씩 맡을 전망이다.
  • 새해 소망으로 건강이 으뜸이던데(박갑천 칼럼)

    몇해 전 남녘의 한 고찰에 들러 노승과 얘기를 주고받은 일이 있다.그 가운데 이런 말이 있었음을 기억한다.『우리네로서 항상 마음쓰이는 일은 어떤 죽음이냐 하는 겁니다』 속인들과 같이 병으로 누워 앓고 삐대다가 죽는 일은 욕되다는 뜻이었던 듯하다.어느날 이웃집 가듯이 조용히 눈감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 때 그동안의 수행이 우습지 않냐는 뜻으로 해석되는 말이었다.대덕들의 좌화(앉아서 숨을 거둠)를 염두에 둔 말 아니었던가 싶기도 하다. 그 좌화라는 게 범인들로서는 쉬운일이 아니다.누군가 동봉 김시습에게 괴애(김수온의 호)가 좌화했다고 전했다.이말을 들은 동봉은 웃으면서 말했다.『괴애는 평생 욕심이 많았으니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김시습과 함께 생육신으로 일컬리는 남효온의 「추강냉화」에 쓰여있는 얘기이다.불경에도 조예가 깊었던 김수온은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을때 그곳 감로사의 고승을 감복시킨 문장가였다.그러니 김시습으로서는 평소에 김수온에 대한 시새움이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하지만 세상을 등지고사는 그에게 그같은 마음이 있었다고 하겠는가.그렇다면 김괴애에게 그런 애바른 데가 실제로 있었던 것일까. 좌화는 죽는 순간까지의 건강을 뜻한다.그건 생사를 초월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것이라 할 수도 있다.「장자」(천지편)에 보이는 바 요임금에게 했다는 봉인(국경을 지키는 벼슬아치)의 말에서 느낄수 있는 경지의 삶이다.『…천년을 살다가 세상이 싫어지면 신선이 되어 흰구름을 타고 상제한테 가면 고만이다』 사람들은 오래 살기를 기원한다.그러나 오래 사는 일보다 중요한 것이 죽는 순간까지의 건강 아닐까 한다.설사 좌화까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죽음이 깨끗해야 이승의 삶도 너볏해 보이는 법이다.『고로롱 팔십』이라는 우리속담도 있지만 고로롱고로롱 오래 살면서 볼일 못볼일 다 겪는 것이 반드시 복되다고 하긴 어려워진다.수즉다욕(수칙다욕)이란 말이 왜 나왔겠는가. 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새해 소망으로 「건강」이 으뜸자리를 차지하고 있다(서울신문 12월 23일자).그러면서도 사람들은 너나없이 건강에 적이 되는 일들을 한다.그자신 94세까지 살았던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가 경고했던바 『사람은 죽는게 아니라 자살한다』고 한 말뜻을 잊고들 산다. 육신의 건강보다 중요한 게 마음의 건강이다.마음의 건강을 잃을 때 육신의 건강은 무너진다.죽음이 평안했던 사람들은 마음이 건강했다.김괴애의 죽음을 말한 김시습의 뜻도 거기 있지 않았을까.
  • 장관 스타일·진용개편 “촉각”/새장관 첫출근… 각부처 표정

    ◎대사3명 영전… 연쇄승진 부푼 꿈/외무부/국민 존중·상식에 의한 행정 다짐/내무부/“신경제 첨병”… 무역전뱅 「전의」 고취/통산부 ▷총리실주변◁ ○…행정조정실장과 비서실장 인사를 기다리고 있는 국무총리실은 인선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겉으로는 평온을 유지했고 오린환장관이 유임된 공보처는 평소와 다름 없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 새로운 결의를 가다듬는 모습. 이홍구 국무총리는 상오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 각료 임명장 수여식과 임시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하오에는 사무실을 이전한 재정경제원과 건설교통부를 방문했으며 서울 상계동에 있는 시립노인요양원을 위문하기도. 장관이 바뀐 총무처·법제처·정무장관실은 이·취임식과 상견례 등으로 조금은 들뜬 분위기. 서석재 신임총무처장관은 국무회의가 끝난 뒤 곧바로 청사로 돌아와 이·취임식을 갖고 직원들과 상견례. 서장관은 본인이 직접 작성한 취임사에서 ▲개혁의 지속적인 추진 ▲행정서비스 수준의 질적 향상 ▲공직사회의 안정 도모 ▲성실한 업무 풍토 조성등 4가지를총무처의 역할로 제시. 오공보처장관은 직원조회를 소집해 공보처가 세계화의 첨병이 될 수 있도록 마음가짐을 가다듬을 것을 당부. 오장관은 『개혁을 국민들에게 잘 알린 부처로 인식돼 유임된 것 같다』면서 『모두 여러분들 덕분』이라고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 신임 김기석 법제처장은 청와대에서 돌아와 간부회의를 갖고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자리에서 세계화와 통일에 대비한 법령의 입법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 뜻밖에 정무1장관에 취임한 김윤환장관은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기자실을 찾아 출입기자들과 잠시 환담했고 김장숙 신임정무2장관은 직원들과 상견례를 마친 뒤 낮 12시쯤 퇴근. ▷재정경제원◁ ○…강봉균 전 경제기획원 차관과 김용진 전 재무부 차관을 비롯한 양 부처의 차관보 등 통합된 부처의 정무직들의 신분이 법적으로 애매한 상태.새 정부조직법 및 직제령은 「일반직은 개편 전 부처 소속으로 본다」는 경과규정이 있으나 정무직에 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기 때문. 재경원의 후속 인사에서는차관과 차관보 자리가 한명씩 줄어들며 누군가 현 직책에서 떠나게 돼 있어 서로 인사를 나누면서도 멋쩍은 표정. 재경원 차관실은 아직 주인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 주인인 강기획원차관이 임시로 사용 중인 반면 김재무부차관은 재경원이 쓰는 옛 농림수산부 차관실에 의자를 마련. 국·과장급과 하위 직원들도 재경원장관의 인사 발령이 나지 않은 상태라 『현재 공무원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며 「무임소」의 처지를 자조. 한편 과천청사의 사무실 이전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늦어져 재정경제원 등 경제부처의 행정공백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 ▷통일원◁ ○…김덕신임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이 24일 상오 열린 취임식에서 내년을 「신통일원의 원년」으로 설정했다면서 「업무 니힐리즘(허무주의)」의 청산을 주문하자 통일원 직원들은 아연 긴장하는 분위기.김부총리는 이날 『모든 조직은 기능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퇴화될 수 밖에 없다』면서 『통일이 오늘 내일 되는 것도 아니고 구름잡는 얘기니까 업무니힐리즘에 빠지기 쉬운 만큼 일에대한 열정과 책임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직원들의 분발을 강도 높게 촉구. 김부총리는 취임식이 끝난뒤 송영대차관,김경웅대변인등 간부들과 함께 곧바로 청사 5층 기자실에 들러 자신의 통일관을 피력.그는 『통일을 너무 거창한 과제로 생각해 다분히 신화화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제 신화의 영역에서 현실의 영역으로 끌어내려야 한다』면서 통일논의의 「탈신화화」와 통일 준비태세의 확립을 강조. ▷외무부◁ ○…일본에서 잔무를 정리하고 있는 공로명 신임장관이 귀국하기도 전에 벌써부터 주미대사등 공석이 된 공관장등의 후임인사에 관심이 집중.23일의 개각으로 주미대사와 함께 유엔대사,주일대사등의 자리가 빈데다 당초 연말에 공관장 및 본부 보직에 대한 인사가 예정돼 있어 구체적으로 이름이 거명되는등 외무부 직원 전체가 인선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 한편 한승주 전장관은 24일 상오 종합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이임식을 갖고 『지난 22개월 동안 한국 외교의 새로운 방향을 열어 놓은데 보람을 느끼며 아쉬움 없이 떠난다』고 감회를 피력. ▷주미대사관◁ ○…대통령비서실장에 임명된 한승수주미대사는 23일 하오 대사관에서 이임행사를 가진데 이어 24일 상오 (미국시간)서울로 떠난다.이날 주미대사관 직원들은 한대사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영전되어가는 데다 이번 개각및 청와대비서실 개편으로 주미대사,주유엔대사,주일대사등 주요 포스트의 대사자리가 세자리나 비기 때문에 외무부에 연쇄 승진바람이 불것으로 기대,상당히 즐거워하는 표정들. 특히 대사관 관계자들은 외무장관과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에 직업외교관 출신들이 기용된 사실에 매우 흡족해 하면서 『공로명신임외무장관과 유종하외교안보수석 모두가 북한핵문제에 대해 강성입장을 갖고있어 북한측이 미·북한기본합의문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단호히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기도. ▷주일대사관◁ ○…40년 가까운 정통 외무관료 생활 끝에 장관으로 발탁된 공로명신임장관은 일본국왕 탄생일인 23일부터 25일까지의 연휴에도 불구하고 공관에 출근한 간부진및 필수요원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이임준비에 바쁜 모습. 공신임장관은 임명사실을 23일 왕궁 연회석에서 전달받고 바로 일본 국왕에게 『앞으로 못 뵙게 될 것』이라고 이임 인사를 한 데 이어 저녁에는 고노외상 주최의 리셉션에 참석,주로 주일 외교사절단인 참석자들과 이임인사. 25일 상오 10시 대사관 직원등이 참석한 이임식을 가진 뒤 곧 이어 하오 3시50분 KAL 001기 편으로 귀국할 예정인 공장관은 일본 정부 관계자등과의 공식 이임인사는 불가능한 형편이어서 주로 전화로 석별의 정을 나누기도. 한편 대사가 장관으로 영전한 데 대해 대사관 직원들은 『경력과 능력으로 보아 당연한 일』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않으면서 후임대사로 물망에 오르내리는 P모씨,K모씨 등의 이름을 놓고 『정치논리를 벗어나고 있는 대일관계를 원만히 처리해 나가기 위해서는 외교실무와 일본에 대해 잘 아는 분이 임명돼야 할 것』이라고 나름대로의 희망을 피력하기도. ▷내무부◁ ○…김용태 신임 장관은 이날 상오 대회의실에서 본부의 과장급 이상,경찰청의 경무관 이상 간부등 1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취임식을 가진데 이어 하오에는 실·국별 업무보고를 받는 등 첫날부터 강행군. 업무보고를 마친 김장관은 종로소방서 「119 긴급구조대」와 서울 명동파출소를 차례로 방문,성탄절을 앞두고 비상근무에 들어간 소방관과 경찰관의 근무상황을 점검하고 곧바로 서울 종로구 구기동의 청운양로원을 찾아 노인들을 위문. 한편 김장관은 취임식에서 「세계화」에 이어 내년 6월의 지방 동시선거,민생치안,공직기강,빈발한 대형 사건사고 등 내무행정 현안을 두루 언급하며 진단과 처방을 제시하는 기민함을 보여 눈길.특히 지방세 비리와 관련,김장관은 『국민을 경시하는 데서 연유한 범죄행위』였다고 진단하고 『국민을 존중하고 무서워할 줄 아는 공직풍토』를 소리 높여 강조. 김장관은 『비록 행정경험은 없지만 「건전한 상식」으로 내무 행정을 통찰·판단하고 최종 정책을 결정해 나가겠다』고 「상식론」을 피력. ▷국방부◁ ○…국방부는 대폭 개각이 있은 다음날인 24일 「전날의 대량진급」 충격속에서 깨어나 다시 업무에 몰두하는등 「정상」을 회복했다.그러나 군관계자들은 앞으로 차관인사나 후속인사가 어떻게 될 것인지 저마다 점을 치는등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관계자들은 이번 장관 및 육군참모총장인사의 여파로 육군의 경우 윤용남육군참모총장의 선배인 2명의 대장이 조만간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또 총장과 동기인 2명의 대장도 임기가 내년 초에 끝나게 됨에 따라 용퇴 내지는 자리이동이 점쳐지고 있다. ▷정보통신부◁ ○…체신부에서 확대 개편된 정보통신부는 이날 상오 10시 경상현 초대 장관의 취임식에 이어 현판식을 거행하는 등 시종 엄숙하고 고무적인 분위기 속에서 새 부처의 출범을 자축. 이와함께 부처의 약칭을 정통부로 하고 영문표기도 종전의 「MOC」(Ministry of Communications)에서 「MIC」(Ministry of Information & Communications)로 변경. ▷건설교통부◁ ○…건설교통부는 이날 1급 이하 과장급까지의 인사를 단행.오명 장관은 두 부처의 화학적 융합을 위해 대폭 섞을 생각이었으나 기술직의 전문성을 감안,교류의 폭을 당초 구상보다 좁혔다. 이에 따라 국장급은 3명,과장급은 6명씩 교차 임명됐고 1급인 건설지원실장과 수송정책실장은 먼저 부처 출신으로 유임시켰다.기획관리실장은 구 교통부 몫으로 하되 구 건설부 기획관리실장 직무대리이던 박병선씨는 국장으로 발령한 뒤 승진서열 1위로 배려. ▷통상산업부◁ ○…박재윤 통상산업부 장관은 24일 취임식에서 20분간의 「신경제 강의」로 취임사를 대신.그는 『선배 장관으로부터 재무부는 Powerful(막강)하고,상공부는 Colorful(화려)하며,경제기획원은 Honourable(명예롭다)하다고 들었으나 막상 재무부 장관을 80일 정도 해보니 고통스러웠다(Painful)』며 『앞으로 통상산업부가 Colorful에서 어떻게 바뀌어 갈지 보고 싶다』고 말머리를 장식. 박장관은 『신경제는 우리 경제가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더 이상 발전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새로운 경제발전의 메커니즘으로 선택된 것』이라고 설명.이어 『신경제는 통제가 아니라 참여와 창의,정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새로운 힘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신경제의 주역은 앞으로 통상산업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 그는 『재무부가 보급부대라면,통상산업부는 전투부대이며,보급부대장에서 전투부대장으로 옮긴 걸 대영전으로 생각한다』며 『대학교수나 경제수석 때에는 개인 아이디어 중심으로 일했지만 앞으로는 구성원의 참여와 창의력에 의존할 생각』이라고 피력.
  • 오늘 더 춥다/강추위 기승/전국이 “꽁꽁”… 18일께 풀릴듯

    15일 입시한파가 몰아치면서 전국적으로 이번 겨울 최저기온분포를 기록한데 이어 16일에는 기온이 더욱 떨어져 한동안 강추위가 계속되겠다. 기상청은 『시베리아에 중심을 둔 찬 대륙성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지방을 제외한 전국에 한파가 몰아쳐 16일에도 이번 겨울 최저기온을 보이겠다』고 내다봤다. 또 전국적으로 구름이 조금 끼는 대체로 맑은 날씨를 보이겠으나 서해안과 도서지방은 지형적인 영향으로 눈이 오는 곳도 있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대관령 영하15도,철원 영하14도,서울 영하10도,청주 영하9도,전주 영하6도,대구·광주 영하5도,부산 영하2도 등으로 예상된다. 14일부터 시작된 이번 한파는 주말인 17일 하오부터 차차 풀려 평년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 올해도 고입 강추위/철원 영하13도/충남엔 대설… 17일께 풀려

    기상청은 14일 『시베리아에 중심을 둔 대규모 대륙성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기온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15일 아침기온은 서울 영하9도를 비롯,대관령 영하15도,철원 영하13도,춘천 영하11도,인천·수원 영하8도 등으로 이번 겨울들어 가장 매서운 날씨를 보이겠다』고 내다봤다. 또 북서쪽에서 다가오는 눈구름대가 중부내륙지방쪽으로 이동하면서 서해안일대와 충남내륙지방에는 최고 10㎝까지 큰 눈이 오겠으며 나머지 지방에도 눈 또는 비가 오락가락하겠다. 이같은 날씨는 16일까지 이어지다가 17일께 낮부터 서서히 풀릴 것으로 보인다. ◎오늘 고입시험 95학년도 고입 선발고사가 15일 상오 9시부터 하오 1시25분까지 전국 1천70개 고사장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이번 시험은 입학정원 52만9천1백95명에 55만5천5백76명이 지원,평균 경쟁률은 1.05대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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