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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흘러가는 물도 지키는 ‘水護神’

    ‘흘러가는 물을 잡자.’ 우리나라는 한햇 동안 내리는 비의 3분의2가 여름철에 집중된다. 따라서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다른 계절에는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홍수와 가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려면 홍수기에 적정량의 물을 저수지에 잘 가두어 둠으로써 하류피해를 줄이고, 이듬해 우기전까지 농업용수, 공업용수, 생활용수 등으로 사용해야 한다. 한국수자원공사 물 관리센터는 여름철에만 집중적으로 내리는 물 관리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이다.4개팀에 54명의 석·박사급 수자원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물 관리센터는 다목적댐 및 용수전용댐 운영을 통한 효율적 홍수조절, 안정적 용수공급, 주요 하천수질관리 및 수력발전설비의 통합원격제어 등 종합적인 물 관리업무를 맡고 있다. 특히 물 관리센터에서 운영 중인 물 관리시스템은 전국에서 발생되는 각종 수자원정보를 실시간으로 관측·분석해 국민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물 관리센터가 개발한 물 관리시스템은 미국의 기상위성에서 관측한 구름사진을 위성처리해 구름의 현재 상황 및 이동경로를 추적해 준다. 또 우리나라와 일본 기상청, 그리고 미국의 태풍예보센터로부터 레이더 에코자료, 수치예보자료, 각종 일기도, 태풍추적자료 등 다양한 기상정보를 수집한 후 물 관리센터에 소속된 기상전문가의 분석을 통해 상세한 댐유역 및 하천유역의 강우예보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물 관리센터는 수력발전설비 원격통합제어시스템을 활용해 전국에 분산된 9개의 수력발전설비간 통합구축망을 구축, 여름철의 전력 과부하 현상에 대비하는 기능도 맡고 있다. 이같은 시스템을 통해 물 관리센터는 2002년 태풍 루사 내습시에 한강 인도교 지점의 수위를 2.4m, 낙동강 진동지점의 수위를 4.25m로 낮추는 등 홍수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미니마 모랄리아/테오도르 아도르노 지음

    미니마 모랄리아/테오도르 아도르노 지음

    감각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현대인들에게 사유적 성찰은 빛바랜 수장고처럼 고답적일지 모른다. 그러나 바닥에 뿌리내리지도 않은채 수면을 화려하게 장식한 수생식물처럼 부박한 현대산업사회일수록 현상을 꿰뚫는 성찰의 필요성은 커진다. 20세기 철학은 1·2차 세계대전이라는 참혹한 전쟁경험, 자본주의 사회의 급속한 발달로 인한 인간소외의 문제 등 이전 시기와는 또 다른 ‘인간의 문제’에 대해 사유했다. 그 가운데 ‘미학이론’으로 잘 알려진 테오도르 아도르노는 근대와 현대를 관통하는 철학적 사유를 보여준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대표적 지식인으로 꼽힌다. 사실 그의 글쓰기는 매우 난해해 독해에 이르는 길이 결코 쉽지 않다. 한데 다행스럽게 보통사람들에게도 ‘의사소통’의 길을 하나 남겨두고 갔다. 최근 번역 출간된 ‘미니마 모랄리아’(김유동 옮김, 길 펴냄)가 그것이다. ●인간의 삶은 물질적 생산과정의 부속물 ‘미니마 모랄리아’는 유대계 독일인인 그가 나치의 박해를 피해 미국 망명기간에 쓴 에세이 형식의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그의 주저인 ‘계몽적 변증법’이나 ‘미학이론’과 달리 그의 말대로 ‘사물과 현상의 연관 관계에 관한 표명을 유보한 채 느슨하고 자유분방한 형식으로’ 씌어졌다. 내용은 ‘계몽의 변증법’의 속편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데, 핵심개념은 ‘도구적 이성’이다. 현대산업사회에서 인간의 삶은 자신의 주체적 사유나 실천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물질적 생산과정의 부속물에 불과하며, 거대사회 속에서 소외된 채 살아가는 존재가 바로 우리의 자화상이라는 것이다. ●삶의 다양성을 딜레탕트적 자유분방함으로 해석 아도르노는 이 책에서 개인적 ‘삶’의 다양한 모습에 대해 153개의 단상(斷想)을 통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한다. 난삽하고 지루한 이론적 천착은 자제하고 ‘주관적 경험’에 꽂힌 영상들을 딜레탕트적인 자유 분방함으로 해석해나가면서 자신의 알몸을 드러낸다. 철학이나 변증법, 정신분석학 등 전문적 대상을 다루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결혼, 이혼, 부부관계, 세대문제, 성(性), 사랑, 지식인, 인간관계, 노동·산업의 문제, 소유 등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들과 그속에 숨겨진 본질을 드러낸다. 각 단상마다 글을 이끌어낸 모티프를 소제목으로 붙였다. 거대한 생산 메커니즘 속에서 왜곡된 삶을 살아가는 왜소화된 주체 또는 기형화된 개성을 표현한 ‘어리석은 아우구스투스’를 보자. ‘…불행은 기존에 있던 개인을 급진적으로 근절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개인은 이미 죽음을 당했음에도 중화되어 무기력하게 질질 끌려 다니고 치욕적으로 끌려 내려온다는 데 있다.….” 자신과 외부의 견실한 관계설정 속에서 세상이라는 망망대해를 헤치며 삶을 일구어나가는 ‘주체’였던 예전의 개인이 후기산업사회에 오면서 무력화·불구화되고 있음을 통찰하고 있다. 결혼과 이혼에 대한 그의 사유는 그야말로 통렬하다.‘분리와 결합’이란 단상에서 그는 ‘결혼은 오늘날 대체로 자기트릭으로 작용한다. 결혼식장에서 굳은 서약을 한 당사자들은 자신이 범한 모든 악에 대한 책임을 밖으로, 상대편에게 전가하는 것을 말한다….’며 결혼 이면에 똬리를 틀고 있는 이해관계적 속성을 거침없이 들추어낸다. 이혼은 어떤가.‘책상과 침대’라고 이름을 붙인 글을 보자.‘사람들이 이혼을 하게 되면, 착하고 친절하고 교양있는 사람일지라도, 거대한 먼지구름을 일으켜 자기 주변의 모든 것들을 먼지로 뒤집어씌우고 똥칠을 하곤 한다. 공동생활의 신뢰기반인 친밀감의 영역들은 그 토대인 결혼관계가 파경에 이르자마자 사악한 독소로 변해버리는 것처럼 보인다. 부부가 원래 서로에게 더욱더 관대했을수록, 또한 소유나 의무에 대해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을 수록 이혼과 함께 품위가 파괴되어가는 과정은 더욱 가증스러워진다….’ 망명 지식인으로서 아도르노는 엄청난 고통과 무게를 느꼈던 것 같다. 그는 ‘망명 지식인은 모두 예외 없이 상처받은 사람이다.’고 진단한다.‘나치의 획일화 통제의 치욕을 피해 망명의 길을 택한 사람들은 이러한 뿌리뽑힘을 특별한 표지로 달고 다니며, 사회적인 삶의 과정 속에서 비현실적이고 허깨비 같은 생존을 영위하게 된다. 망명자는 언어를 몰수당하며, 인식력의 샘인 역사적 차원은 매장되어 버린다….’라며 그 스스로 이방인로서 겪은 치욕과 고통을 토로하고 있다.‘상처받은 삶에서 나온 성찰’이란 책의 부제도 여기서 나왔다. ●낯설고 왜곡된 모습 까발리는 사유에서 구원의 희망 이 책은 곱씹어 읽을 경우 감당하기 힘든 충격으로 다가온다. 도구적·부속물로서의 삶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모습은 바로 ‘나’의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아우슈비츠 이후 여전히 시를 쓸 수 있는가란 질문은 수영장의 안락의자에 누워 아도르노를 읽는 것을 참을 수 있는가란 질문에 자리를 양보한다.’는 프레드릭 제임슨(미국의 좌파적 문화비평이론가)의 명제는 포스트모던한 미국적 현실에서 나온 말이지만, 미국 문화를 본받아 상품의 풍요와 산업의 찬가가 그 뒤에 감추어진 고통, 광기, 불안을 억압하는 우리의 현실과도 분리될 수 없다. 그래도 책을 덮으며 한가닥 위안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도르노가 마지막 단상 ‘결론’에서 ‘세상의 틈과 균열을 까발려 그 왜곡되고 낯선 모습을 들추어내는’ 구원의 관점에 서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구원의 관점은 사유의 유일한 관심사이기도 하다. 다만 그같은 사유가 세상의 ‘올가미’에서 빠져 나온 자유인의 것이어야 한다는 데 현대인의 또다른 고민이 있다.2만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儒林(302)-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儒林(302)-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두향의 죽음은 두 가지의 소문으로 나뉘어진다. 하나는 유서를 남기고 부자를 달인 독약을 마시고 죽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소복을 입고 강선대바위 위에서 뛰어내려 남한강에 투신하였다는 것이다. 워낙 물살이 급한 천탄(淺灘)이라 두향의 몸은 사흘 만에 강물 위로 떠올랐다고 하는데, 어쨌든 스스로 생을 마감하였던 것은 정확한 사실인 듯 여겨진다. 마을 사람들은 두향이 남긴 유언에 따라 생전에 그녀의 초당이 있던 자리에 무덤을 마련해 주었다. 처음에는 해마다 매화가 무덤 주위에서 피어나 봄 소식을 알리곤 하였다는데, 어느새 매화는 사라져버리고 적막강산의 무덤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나는 마시고 남은 술병을 들고 축대를 내려갔다. 가파른 경사를 따라 언덕 아래로 가자 넘실거리는 강물이 암벽을 핥고 있었다. 나는 남은 술을 강물 위에 쏟아 부었다. 그리고 강물 속에 깃들어 있는 두향의 넋을 초혼(招魂)하기 위해서 마음 속으로 두향의 이름을 연거푸 세 번 불렀다. 내 초혼에 화답이라도 하듯 수면위로 갑자기 수상한 바람이 하나 일어서더니 작은 물결을 일으키면서 출렁거렸다. 이로써. 나는 한 방울의 술까지 다 강 속에 쏟아 붓고 나서 두 손을 털면서 생각하였다. 두향의 넋을 달래는 진혼제(鎭魂祭)는 모두 끝난 셈이다. 나는 다시 무덤 위로 올라서서 말하였다. “자 이제 갑시다.” 선원은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다 끝나셨습니까.” “모두 끝났습니다.” “그럼 가시지요.” 우리는 무덤가를 벗어나 가파른 산길을 내려갔다. 기슭에 밧줄로 매어놓은 배 위에 올라타자 선원은 밧줄을 풀고 막대기로 바위를 밀어 배를 호수 바깥쪽으로 견인하였다. 발동을 걸자 투투타타―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배는 진저리를 치기 시작하였다. 방향을 바꿔 배는 순식간에 호수 한복판으로 가로지르기 시작하였다. 나는 물보라 치는 선상에 서서 방금 떠나온 두향의 무덤을 바라보았다. 빠르게 전진하는 배의 속도에 맞춰 그만큼 두향의 무덤도 빠르게 멀어지고 있었다. 벌써 시간이 정오를 넘어있었으므로 정수리를 찌르는 한낮의 햇볕은 호수 수면 위에서 박살난 유리조각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문득 나는 생각하였다. 내가 본 무덤은 실제 두향의 묘가 아니라 어쩌면 신기루(蜃氣樓)가 아니었을까. 일찍이 생텍쥐페리는 ‘인간의 대지’에서 사막에 나타나는 신기루를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사막의 지평선에는 광선의 장난으로 좀 더 마음에 걸리는 신기루들이 생긴다. 요새와 회교 교당의 첨탑과 수직선으로 된 규칙적인 건물집단들이다. 또 식물행세를 하는 커다란 검은 점도 발견된다. 그러나 그것은 낮에 흩어졌다가 오늘 저녁에 다시 생겨날 구름 중에 마지막 구름에 덮여 있다. 그것은 층운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층운(層雲)의 그림자. 내가 본 두향의 무덤은 생텍쥐페리의 표현대로 안개처럼 땅에 가장 가까이 퍼져 있는 층운들이 만들어낸 신기루의 그림자가 아닐까.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머리를 흔들며 생각하였다. ―이퇴계와 두향의 사랑은 영원한 것이다.
  • 우리가 먹는 지하수는 800년전 물

    우리가 먹는 지하수는 800년전 물

    지구상에는 13억∼14억㎦의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있지만, 지구의 질량과 비교하면 400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더군다나 지구가 생성됐을 당시에는 바다는 물론 물 자체가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생명체의 중요한 삶의 터전이 되고 있는 물은 도대체 어디서 생겨난 것일까. 오는 22일 세계물의 날을 맞아 물의 순환계를 알아본다. ●물의 기원은 지구 내부? 우주? 우선 화산 폭발과 함께 땅속의 물이 뿜어나와 바다를 만들었다는 학설이 지난 1894년 제기된 이후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화산가스 성분의 60%는 수분으로 여기서 나온 수증기가 공기 속에 섞여 있다가 지구가 식으면서 물방울로 바뀌어 지상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즉 지구상의 물은 지구가 화산 활동을 통해 토해낸 수분의 양과 일치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화산가스 속의 수분은 해저 지각의 틈을 통해 수분이 용암층에 흘러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 것일 뿐, 바다가 생기기 전에는 화산가스에 수분이 별로 없었으리라는 것이다. 물보다 용암층의 비중이 높아 물이 용암층으로 들어가기가 어렵다는 논리다. 이 때문에 미국 아이오와대 루이스 프랭크 박사는 지난 1986년 물이 유성에 실려 지구에 들어왔다는 학설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학설은 처음에 비웃음의 대상이 됐지만,10년 후 미 항공우주국(NASA)이 많은 양의 물이 유성에 실려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주성분이 물인 집채만한 크기의 유성이 매일 몇 만개씩 지구 인력권으로 들어와 지구 상공 수천㎞에서 분해된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수십억년간 우주로부터 물이 쏟아져 들어왔다면 바다를 채울 만도 하다. ●물은 ‘카멜레온’ 사해는 왜 물 위에 누워 책을 읽을 수 있을까. 백두산 꼭대기에 자리잡은 천지는 왜 물이 마르지 않을까. 그 해답은 물의 순환에 있다. 물의 양은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증발·응결·강수·유수 등을 통해 물의 상태와 분포는 변하게 된다. 즉 사해는 건조하고 햇빛이 따가워 증발량은 많지만 유입량이 적어 소금 성분이 많이 남고, 천지 아래에는 흘러 나오는 화산 지하수가 있기 때문이다. 지구상 물의 97.2%는 지구 표면의 70.8%를 덮고 있는 바닷물이다. 바닷물은 태양에너지 등의 영향을 받아 증발하며, 위도 40도 이하의 저위도 해역이 증발량의 80%를 차지한다. 증발한 수증기는 응결돼 구름이 되고 다시 비나 눈으로 내린다. 이 중 90%는 바다에,10%는 바람에 의해 육지에 각각 떨어진다. 대기 중의 수증기를 모두 응결시킨 물의 양, 즉 전 지구의 가강수량은 지구표면을 25㎜ 정도 덮을 수 있다. 지상으로 떨어진 물의 65%는 증발해 대기 중으로 돌아간다. 또 일부는 식물에 흡수된 뒤 잎을 통해 증산되며, 일부는 지표면을 따라 바다로 흘러가는 하천물이 되고, 일부는 토양 속으로 침투돼 지하수가 된다. 물은 이같은 변화의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물은 ‘굼벵이’ 빙하는 육지 넓이의 11%를 덮고 있으며, 육수 부피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물의 총량이 일정하기 때문에 빙하의 양이 증가하면 해수면은 낮아진다.1만 8000년 전 빙하기의 빙하는 지금보다 3배 정도 많아 지구의 평균 해수면이 130m 정도 낮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천물 등 지표수는 육지 넓이의 3%에 불과하다. 반면 땅밑에 드넓게 분포하는 지하수는 8만 3000㎦, 생명체 속에 포함된 물은 1000㎦로 각각 추정된다. 지하수의 속도는 지역이나 깊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하루 수㎜에서 수m에 불과해 평균 체류시간이 800년에 달한다. 하천물과 달리 지하수의 체류시간은 길어 한번 오염되면 원상태로 회복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예를 들어 한방울의 기름은 25ℓ의 물을 마실 수 없게 만든다. 태양빛이 닿지 않는 수심 200m 이상의 바닷물인 해양심층수는 그린랜드에서 발원,2000년을 주기로 각 대양을 순환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MLB] 구대성 완벽投·추신수 홈런

    [MLB] 구대성 완벽投·추신수 홈런

    미국프로야구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선수들이 대거 출장,‘코리안 데이’를 연출했지만 희비는 엇갈렸다. ‘무쇠팔’ 구대성(36·뉴욕 메츠)은 7일 플로리다주 포트세인트루시에서 ‘스플릿스쿼드’로 치러진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시범경기에서 13-2로 크게 앞선 5회 등판,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히 틀어막았다. 미국 첫 공식 경기에서 퍼펙트 피칭을 과시한 구대성은 좌완 셋업맨으로서의 입지를 다지며 개막 25인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그러나 한솥밥 서재응(28)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홈런 1개 등 5안타 3실점했다. 지난 2일 팀 자체청백전에서 2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인상적인 투구를 했던 서재응은 시범 첫 등판에서 부진, 빅리그 잔류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부산고 선후배로 시애틀 매리너스의 ‘예비 빅리거’로 주목받는 백차승(25)과 추신수(23)는 투타에서 맹활약, 빅리그 진입 기대를 부풀렸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첫 승을 신고한 백차승은 이날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시범경기에서 0-2로 뒤진 3회 첫 등판,2이닝 동안 삼진 1개를 곁들이며 단 한 명도 출루시키지 않는 깔끔한 피칭을 선보였다. 5-2로 승부를 뒤집은 6회초 수비 때 스즈키 이치로 대신 우익수로 투입된 추신수는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랜디 윌리엄스의 가운데로 흐르는 4구째를 통타, 우측 담장을 훌쩍 넘는 통쾌한 홈런포를 신고했다. 시범경기 첫 안타를 시원한 대포로 장식한 것. 추신수는 6-6이던 연장 10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 이날 2타수 1안타를 포함, 시범 2경기에서 타율 .333을 기록했다. 지난 4일 시범 첫 등판에서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아 부활에 청신호를 밝혔던 김병현(26·보스턴 레드삭스)은 이날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2번째 등판에서 1과3분의2이닝 동안 삼진 2개를 낚았지만 제구력 난조로 볼넷 3개와 1안타로 2실점,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1)대관령·진부령의 황태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1)대관령·진부령의 황태

    산에서 물고기를 구한다? 그럴 수도 있다. 일명 ‘더덕북어’로 불리는 황태는 백두대간의 심산유곡에 가야만 구할 수 있다. 백두대간을 사이에 두고 ‘영동’에 명태가 있다면,‘영서’인 산간에는 황태가 있다. 눈이 펄펄 내려서 ‘교통두절’ 운운하는 방송이 나올 무렵이면 황태의 황금빛 치장이 짙어 간다. 해마다 2월의 끝,3월이 시작될 무렵이면 봄을 시샘하는 폭설이 내리곤 해 대관령 인근 ‘하늘 아래 첫동네’인 평창군 횡계마을은 눈에 갇혀 봄을 맞는다. 황태의 본고장인 횡계 마을은 생각보다 덜 알려졌다.6·25가 끝난 1954년, 일단의 ‘함경도 아바이’들이 횡계마을로 찾아들었다. 그들은 소나무 말짱을 엮어서 덕장을 세웠고, 인근 송천 개울가에는 속초와 주문진에서 할복한 명태들이 터덜거리는 낡은 트럭에 실려와 부려졌다. 이 명태를 하루쯤 얼음물에 담가 수도승처럼 ‘정화의식’을 거친 후 3단 높이의 높다란 덕장에 내걸었다.2마리씩 코가 꿰인 동태들은 이렇게 변신을 준비했다. 황태란 말은 본디 없었으나 해방 이후 단단한 북어와 구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황태와 북어는 출신 배경이 똑같은 생태이나 훨씬 극심하게 고난의 통과의례를 거치는 황태라서 그 결과는 판이하다. 황태는 모진 풍설을 맞으며 얼었다 녹기를 반복해 전혀 다른 먹을거리로의 변신에 성공하는 것이다. ‘거래지’에서 흘러내린 물이 마을 앞을 가로지른다 해서 ‘엇개’로 불리던 횡계는 산간에 둘러싸인 너른 저지대다. 옛 장터인 ‘장선말’에 덕장이 들어서서 ‘덕장모퉁이’란 지명도 얻었다. 그러나 덕장 사정은 예전과 다르다.‘원주민’이던 아바이 1세대들이 거의 세상을 떠났고, 이제는 주문진의 ‘업자’들이 땅을 임대해 겨울 한철 덕장을 꾸려 나간다.12월부터 3월까지 약 4개월동안 덕장 구경을 할 수 있다.4월부터는 말목을 뜯어내 보관한 다음 그 땅에서 밭농사가 시작된다. 다시 겨울이 오면 경작지에 말목을 세웠다가 봄이면 뜯어내고. 이렇게 횡계의 4계는 덕장과 경작지 사이를 돌고 돈다. ●바닷바람에 그냥 말린 북어와는 다르다 횡계에서 제일 오래된 ‘삼신덕장’을 운영하는 평안도 출신의 유성준(83)옹과 유영선(40)씨 부자는 소문난 ‘황태지킴이’. 원주민으로는 유일하게 지금껏 횡계덕장의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 원주민이라고는 하지만 월남하여 흘러 들어온지 40여년에 불과하다. 날품팔이로 전전하다 어찌어찌 함경도 아바이들이 진을 친 이곳 산골까지 발길이 닿았다. 그들은 손에 돈이 쥐어지면 모두 땅을 샀다. 평당 30원에 사들인 땅이 지금은 거금의 땅으로 변했다. 그러나 유옹 부자는 모텔과 콘도가 올라가는 금싸라기 땅에서 곁눈질 하지 않고 오로지 황태만 키워낼 뿐이다. 같은 황태라도 명칭도 제각각이다. 너무 추워서 하얗게 질려버린 백태. 이 백태는 겉이 허옇게 변해 상품 가치는 떨어지지만 창고에 넣어두면 스스로 발효하여 가까스로 상품 구실을 한다. 문제는 일명 먹태, 찐태로 불리는 흑태. 일기가 너무 따뜻해 얼지 않은 채로 마르면 딱딱한 북어가 되고 만다. 횡계 사람들은 황태와 북어를 엄정히 구분한다. 바닷가 세찬 해풍에 그대로 말린 놈을 바닥태, 즉 북어라 하며, 영서의 냇물에 씻어 차가운 서북풍에 말린 놈은 황태라고 부른다. 방망이로 두들겨 패지 않으면 먹을 수가 없으니 “북어와 여자는 두드려야 맛이 난다.”는 이해 못할 속담이 예서 나왔음직 하다. 황태야 자신의 몸을 잔혹스러울 정도로 내돌려 이미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으니, 그저 손으로 쩍쩍 찢어 입에 넣기만하면 될 일이다. 바람을 못이겨 덕에서 떨어지면 낙태요, 몸통에 흠집이 있거나 일부가 잘려나가면 파태요, 애초부터 머리를 잘라내고 몸통만 말린 뒤 갈갈이 찢어 안주나 반찬거리로 내는 ‘황태채’는 무두태이다. 크기에 따라서도 이름이 다르다. 큰 놈부터 왕태, 대태, 중태, 소태로 서열화되며, 앵태는 그중 작은 놈(20㎝ 정도)으로 우리가 아는 노가리급이다. 당연히 몸집에 따라 가격도 다르다. ●요즘 황태덕장엔 베링해 ‘원양태’만 가득 유옹이 입촌할 당시만 해도 이 마을에는 20여 가구만 살았으며, 냇가를 따라 10여 채의 덕장이 있을 뿐이었다. 횡계는 본디 강릉도호부 소속으로 영서에 속하면서도 동해가 지척이다. 함경도 아바이들이 덕장의 최적지를 찾다가 ‘황태명당’으로 이곳을 점찍은 것이리라. 이제 더 이상 동해 명태를 황태덕장에 내거는 일은 없다.‘지방태’는 사라지고 베링해의 ‘원양태’가 시장을 지배한다. 유옹은 “원양태가 횡계에 등장한지도 벌써 38년이나 되었다.”고 귀띔한다. 그동안 우리가 모르는 사이 명태 자원이 격감했다는 말이다. 덕장 1칸에 평균 2500마리가 걸리니,20마리를 1급(한 축)으로 치면 1칸에서 120급 정도가 건조된다. 이런 황태지만 최근에는 중국산 때문에 몸살이다.‘개도 돈을 물고다녔다.’는 얘기는 전설이 된지 오래다.“그러나 이제 맛으로 승부해야죠.” 눈길을 무릅쓰고 기꺼이 현장까지 동행해 준 이영신(평창문화원 사무국장) 시인의 훈수다.‘구름도 쉬어간다.’는 대관령 700고지의 냉랭한 기온과 극심한 일교차, 여름에도 손이 아린 송천, 영동고속도로가 뚫리기 전부터 동해로 가는 통로였던 천혜의 입지 등이 황금빛 황태신화를 창조해 낸 주역들이다. 눈비 몰고 오는 동해의 ‘샛바람’을 피할 수 있는 영서에 자리잡아 춥고 마른 북서풍을 껴안으며 오늘도 황태는 노릇노릇 익어가고 있다. 횡계는 더 이상 먼지 날리는 비포장길의 산간 오지가 아니다. 도암면사무소가 옮겨오면서 인구도 3800명에 이르고 있으며, 산간에 그럴듯 한 저자거리도 생겼다. 용평스키장이 번성하면서 겨울이면 스키족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덕분에 횡계의 황태음식점에서 내는 황태구이, 찜, 탕 등의 맛갈스러운 별미가 빈한한 재정자립도의 촌동네 살림살이를 또 얼마나 윤택하게 하는지. ●대관령엔 횡계덕장·진부령엔 용대리 덕장 대관령이 횡계마을에 덕장을 선사했다면, 진부령은 용대리마을에 또 다른 덕장을 선사했다. 말하자면 대관령과 진부령이라는, 영동과 영서를 가르는 대표적인 고갯길이 남한 덕장의 최적지로 부각된 것이다. 백두대간을 넘어가는 고개는 단순한 도로가 아니다. 사람과 물산이 오가고, 문화가 오가던 전통시대의 동맥이었다. 강릉에서 지척인 횡계가 영동고속도로 권역으로 주문진 등의 명태를 소화한 곳이라면, 인제군 용대리는 대체로 속초나 고성같은 강원 북부해안의 명태를 담당했다. 군인이었던 30여년쯤 전의 일이다. 휴가 때 거진에서 서울 마장동 터미널까지 오자면 반드시 용대리를 거쳤다. 반대로 인제에서는 원통을 거쳐 용대리를 통과해야만 진부령을 넘을 수 있었고, 이내 간성에 이르던 기억이 새롭다. 동해 주둔 군인들의 휴가 통로가 바로 명태들의 덕장행 루트이다. 이곳 토박이인 방효정(81) 인제문화원장의 기억으로는 일제시대에도 진부령 관통도로가 존재했다. 좁은 비포장도로가 인제와 간성, 즉 영동·영서를 이었다. 당시만 해도 목탄차가 힘들여 넘어가는 고갯목이었다. 속초와 인제를 연결하는 지금의 미시령은 1970년대에 군 작전도로로 뚫렸다. 도부꾼들이 내설악쪽의 소로를 이용하여 동해의 건어물과 소금을 지고 넘어와 곡식으로 바꿔갔다. 해산물과 농산물의 물물교환이 소박하게 이뤄졌다. 진부령과 미시령 코앞 길목에 자리잡은 용대리가 오늘날과 같이 황태덕장으로 명성을 날리게 된 것은 불과 20여년 전의 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인근 백담사로 귀양(?)오면서 갑자기 뜨기 시작했다는 주민들의 전언이다. 그러더니 땅투기가 빚어질 즈음에는 덩달아 황태덕장도 뜨기 시작했다. 함경도 아바이들이 주축이 된 대관령덕장과 달리 뒤늦게 1980년대에 5∼6가구가 시작한 진부령덕장은 간성과 인제 사람들이 주축이 되었고, 지금은 모두 인제 사람들이 운영한다. ●99년부터 황태축제 시작… 연간 7억 소득 지금은 옹벽타기 훈련장으로 더 잘 알려진 용머리가 있어 용대리로 불린 이곳은 바람이 워낙 드세어 ‘바람부리’로 악명높다. 밤과 낮을 번갈아 얼었다 녹기를 되풀이함은 대관령과 다를 바 없다. 폭설이 내린지 10여일이 지났건만 덕장에는 눈이 고스란히 쌓여있다. 엄청난 바람이 ‘영너머’에서 고개를 타고 내려온다. 현지인들은 ‘영너머’란 말을 자주 쓴다. 바람은 물론이고 물산과 사람과 문화교류를 모두 “영너머로 오간다.”고 표현한다. 무려 40여일간 영너머 바람을 견디다 보면 황태 속살이 부풀어 솜처럼 부드러워진다. 1990년 무렵부터 덕장이 불어나기 시작해 지금은 30여개 덕장에서 연간 100만 마리 이상이 생산된다. 아예 지난 99년부터는 황태축제가 시작돼 연간 7억5000만원 상당의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축제 기간에만 10만∼15만 인파가 전국에서 몰려든다. 영동에 명태축제가 있다면 영서에는 황태축제가 있는 셈이다. 올해도 2월26일부터 3월1일까지 황태축제가 벌어졌다. 전국 황태의 7할이 용대리에서 생산되고 있으니, 양평쪽에서 홍천을 거쳐 진부령이나 미시령을 넘고자 하는 이들은 용대리 길가의 무수한 황태식당과 덕장을 거쳐야 한다. 황태의 본적지는 두말 할 것 없이 평창의 횡계리다. 반면에 황태를 새롭게 알린 곳은 인제의 용대리다. 하나는 대관령, 다른 하나는 진부령에 위치해 ‘영너머’로 오가는 바람을 이용하면서 바다동네와 산동네의 인정과 물산까지도 맞교환하는 중이다. 황태의 요긴한 쓰임새를 길게 설명해 무엇하리. 짝짝 찢어서 술안주로, 혹은 도시락반찬이나 찜과 탕, 구이로, 무엇보다 조상님 제상에 듬직하니 올려 ‘절받는 물고기’가 되기도 한다. 또 술꾼들에게는 아침 해장 감으로 황태에 비할 것이 없나니, 황태에 인체의 독을 빼는 성분이 들어있다는, 동의보감을 위시한 각종 처방문은 필경 얼고 녹는 환난의 아픔을 겪은 자만이 얻을 수 있는 ‘베풂의 징표’가 아닐런지.
  •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2)건국대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2)건국대

    20명에 달하는 건국대 법대 교수들의 평균 연령은 44세에 불과하다. 건대 법대가 내세우는 강점도 바로 이같은 ‘젊은 법대’다. 젊은 만큼 열정적으로 가르치고, 연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건대 법대측은 로스쿨 유치가 지금까지의 법대 평판보다는 앞으로의 잠재적 능력으로 결정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최고의 교수진으로 승부 이승호(45) 법대 학장은 다른 대학 법대 교수들로부터 “○○○ 교수를 어떻게 영입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자신들도 해당 교수를 영입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는데 어떻게 건대는 성공할 수 있었느냐는 물음이다. 올 초까지 사법연수원에서 연수원생을 가르쳤던 최윤희 교수가 이번 학기부터 건대에 합류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최 교수의 능력을 높이 산 이 학장이 집요한 제의 끝에 영입에 성공한 것이다. 일본 로스쿨 연구의 대가로 최근까지 부산대 법대 교수였던 김창록 교수도 이번 학기부터 건대로 끌어들였다. 건대측은 로스쿨 준비를 위해 일부 교수를 일본이나 미국으로 출장보내지 않고 아예 전문가인 김 교수를 영입했다. 판사 출신으로 모 방송국의 생활법률 상담코너를 진행해 대중적인 인기까지 있는 조상희 변호사도 지난해 2학기부터 건대에 합류했다. 건대가 최근 3년 동안 영입한 12명의 교수진이 모두 이같은 케이스다. 건대 법대는 5명에 불과한 실무형 교수를 올 상반기 중으로 10명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전체 교수진도 20명에서 30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법대 교수 논문 게재 1위 건대 법대 교수들이 ‘상사법연구’나 ‘민주법학’ 등 학술진흥재단이 공인하는 저널에 게재하는 논문 수는 전국 법대 가운데 1위다. 한 차례 1위를 한 것이 아니라 지난 2000년부터 5년 동안 줄곧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학술진흥재단이 공인하지 않는 저널을 포함해도 2∼3위에 해당한다. 건대 법대 교수진이 다른 대학 법대 교수진보다 규모가 작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눈부신 연구활동이다. 다만 건대 법대 교수들은 상대적으로 젊어 교과서로 쓰일 수 있는 단행본 출간에서는 약세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이를 감안, 건대 법대측은 앞으로도 교수 평가 등에 단행본 출간 등을 감안하는 등 이 부분에 대한 성과도 올리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제법률가 학술대회 유치 건대 법대의 잠재력을 말해주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국제대회 유치다. 건대 법대 모든 교수의 노력으로 오는 9월2∼4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법률가회의(COLAP)를 유치했다. 올해로 제4회를 맞는 이 회의는 처음으로 국내에서 개최된다. COLAP은 전세계 진보적인 법률가들로 구성된 국제민주법률가회의(IADL)의 아시아 지역모임이다. 이번 회의의 주제는 ‘평화와 공존’으로, 국내 진보적 법조계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건대 법대측은 설명한다. ●졸업생 대비 합격률 매년 상승 건대 법대가 매년 배출하는 법조인 수는 다른 대학과 비교하면 적은 편이다. 신입생이 타 대학의 30% 수준인 100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신입생을 200명씩 뽑기 시작했다. 사시 준비생이 적은 만큼 합격생 수도 적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건대 법대측은 졸업생 대비 사시 합격생 비율로 대학간 비교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건대 법대는 지난해 15명이 사시에 합격 15%의 합격률을 보였다.15%의 합격률은 전국 7위 수준이다. 이승호 학장은 “졸업생 대비 사시 합격률은 2000년 9%를 시작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여 현재는 15%에 달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바로 건대 법대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국내 최고수준 법학도서관 건립 건국대 법대가 로스쿨 유치를 위해 내놓은 야심찬 프로젝트 중 하나가 법학도서관 건립이다.5층(전체 1500평) 규모로 추진되는 법학도서관은 내년 상반기 현 법과대학 옆에 완공될 예정이다. 대부분의 법과대학이 법학 논문이나 최신 자료 등을 방 한개 크기의 자료실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건국대 법대는 법학도서관 5층 전체에 서고와 자료실을 설치, 법학과 관련된 모든 문헌을 비치한다는 계획이다. 법학 관련 자료만큼은 국내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법학도서관에는 국제회의실, 세미나실, 모의법정 등도 마련된다. 특히 건국대는 법학도서관 내에 국내 대형 로펌의 사무실도 유치할 예정이다. 로펌소속 변호사들이 법학도서관의 자료를 토대로 연구하거나 소송준비를 하도록 배려하겠다는 것이다. 또 로펌소속 변호사들을 겸임교수나 강사로 초빙해 학생들을 가르치도록 할 예정이다. 로펌소속 변호사들의 실전 경험이 학생들에게 생생히 전달돼 강의의 질적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건국대 법대 법조인들이 대평 로펌에 진출하는 데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로펌도 유능한 인재를 현장에서 바로 채용할 수 있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다. 이승호 법대 학장은 “법학도서관이 완공되면 인근 중앙도서관과 구름다리로 연결해 명실상부한 연구건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고영구 국정원장 60학번 출신 건국대 법대는 1946년 개설된 이래 151명의 법조인을 배출했다. 첫 법조인도 6년만에 나왔다. 법대가 초창기부터 명문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초대 법조인인 이상규(51학번) 변호사는 1952년 제3회 고등고시 행정과와 제4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동시 합격했다. 이 변호사는 법조인보다는 공직자의 길을 택했다. 법제처 법제관과 교육부 고등교육국장·기획관리실장을 거쳐 교육부 차관까지 지냈다. 제5회 고등고시에는 황해진(55학번) 변호사가, 제10회에는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지낸 황계룡(54학번) 변호사와 김종표(55학번) 변호사가 각각 합격했다. 참여정부 파워엘리트로 꼽히는 고영구 국정원장은 60학번으로 제12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했다. 고 원장은 1980년 서울민사지방법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변호사로 개업한 뒤 이듬해 치러진 제11대 국회의원에 출마, 당선됐다.1994년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초대 회장을 지냈다. 사법고시로 바뀐 뒤에도 진융치(사시 4회·63학번) 변호사와 변화석(사시 8회·59학번) 변호사 등 꾸준히 법조인을 배출했다. 재조에는 27명의 법조인이 포진해 있다. 법원에는 조용호(사시 20회·73학번)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한호형(사시 20회·74학번) 의정부지법 수석부장을 필두로 15명이 판사로 재직 중이다. 검찰에는 김종영(사시 23회·77학번) 춘천지검 차장검사가 맏형으로서 12명의 동문 검사를 이끌고 있다. 탈옥수 신창원사건과 3인조 강도범의 법정탈주사건 등 대표적인 강력사건은 물론 대북송금 특검팀에서 활약했던 박충근(사시 27회) 수원지검 강력부장은 79학번이다. 사법연수원에는 모두 29명이 들어와 예비 법조인의 길을 걷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녹색공간] 자동차 문명의 그늘/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3월은 폭설의 달인 모양이다. 강원 영동지역과 경북 동해안에 내린 폭설로 산간마을이 고립되고 일부 도로가 끊겼다고 한다. 지난해에도 폭설은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을 남겼다. 경칩을 전후로 게릴라성 집중 폭설이 중부권을 덮쳐 1만여 대가 넘는 자동차들이 고속도로 위에 그대로 멈춰서 버린 것이다. 차안에 갇힌 채 추위와 배고픔 속에서 지옥 같은 밤을 지냈던 사람들은 정부의 무사안일과 늑장대처를 질타했었다. 30시간이 넘도록 불과 1m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당시 나는 고속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행렬을 TV로 지켜보며 엉뚱하게도 ‘카쿤’이라는 낱말을 떠올렸다. 카쿤은 car(자동차)와 cocoon(누에고치)의 합성어다. 우리가 자동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과 처리하는 일들이 많아지면서 자동차가 우리를 감싸는 고치가 되어가고 있음을 상징한다. 자동차는 현대문명을 상징하는 물건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컴퓨터나 휴대전화도 있지만 자동차에는 미치지 못한다. 첨단기능을 갖춘 자동차의 등장으로 오히려 자동차에 포섭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보아야 옳다.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액은 326억달러로 5대 수출품목 중 처음으로 300억달러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총수출의 12.8%를 차지해 최대 수출산업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4기통 캐딜락이 고종황제의 어차로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던 것이 1903년이다.1955년에는 우리 손으로 시발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정확히 50년이 지난 지금 자동차 수는 1500만대가 넘는다. 올해는 판매대수가 내수와 수출을 합해 사상 처음으로 50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와 같은 수치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동차가 우리를 먹여 살리고 있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실은 거꾸로 우리들이 자동차를 먹여 살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도로와 주차장이 집어삼킨 거대한 공간, 한해 평균 40만명이 넘는 교통사고 사상자 수, 자동차의 거침없는 주행을 위해 구름다리를 건너야 하는 노약자들, 위험 때문에 도로에서 쫓겨나는 아이들…. 자동차를 위해 우리가 희생하고 있는 것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자동차로부터 서자 취급을 받고 있음에도 너도나도 아우성치며 자동차에 손을 내민다면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자동차 왕 포드가 ‘모든 집에 차 한 대’라는 꿈의 실현을 약속하였다면, 독일민족 구성원 모두가 자동차소유자가 되는 ‘자동차 민족공동체’의 깃발을 내걸고 아우토반을 건설한 것은 히틀러였다. 하지만 포드도 히틀러도 정말 모든 집에서 자동차를 가지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도 마찬가지다. 전국의 교통망을 바둑판처럼 만들겠다며 도로 건설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면서도 자동차 통행에 따른 사회적 비용과 인권침해를 줄이는 데는 인색하다. 자동차 문명의 그늘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 모두가 개인적으로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사는 방식을 발전시켜 나가는 일이다. 하지만 삶의 양식을 바꾼다는 일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시간이 걸리는 일일 뿐만 아니라 공공교통수단의 확충 또한 전제되어야 한다. 자동차가 늘어나는 이유는 자동차 이용으로 지불해야 할 비용이 그 이용에 따른 편익보다 훨씬 적기 때문이다. 자동차 생산자와 이용자가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아져야 한다. 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 [3월폭설 대란] 3월 폭설 왜?

    ‘3월 폭설’이 이번에는 부산과 울산 지역을 강타했다. 이번 폭설은 ‘소나기성 눈구름대’때문이다. 태풍 등의 영향으로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하는 여름철과는 달리 겨울에 소나기성 눈구름대가 발달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기상청은 6일 “한반도 5㎞ 상공에 영하 40도에 이르는 찬 공기가 발달해 있는 반면 부산 부근의 해수면 온도는 8∼9도로 기온차이가 크다.”면서 “지상기압골과 상층기압골의 온도차에 따라 불안정으로 눈구름이 크게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3월에도 몇 차례 더 눈이 올 것”이라면서 “목요일인 10일쯤 전국적으로 눈이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윤석환 예보관리과장은 “시기상으로는 봄철 기압배치가 관측되어야 하는 시점이지만 강하게 발달한 시베리아 기단의 여파로 겨울철 기압배치의 양상이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면서 “한반도 대기가 불안정한 가운데 각 기단의 세력 다툼으로 눈이 내리는 날이 많겠다.”고 말했다. 한편 월요일인 7일은 한반도가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권에 완전히 들어 맑은 날씨를 보이겠다. 그러나 찬 공기 덩어리가 남하하면서 변질되는 바람에 춥지는 않겠다. 아침기온은 서울·포항·광주 0도, 강릉 4도, 부산 2도 등으로 중부 내륙 산간지역을 제외한 전국이 영상의 날씨를 보이겠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3월 폭설’ 이젠 연례행사?

    ‘3월 폭설’ 이젠 연례행사?

    2일 출근대란을 몰고온 ‘3월 폭설’에 기상청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날 새벽부터 중부지역에 내린 눈은 강화 9.8㎝, 원주 6.5㎝, 서울 4.9㎝, 충주 2.9㎝를 기록했다. 서울은 겨울 들어 최고 적설량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990년대 서울 지역에서 3월에 눈이 내린 것은 3차례에 불과했다.1991년과 1994년,1995년이다. 하지만 2001년부터는 5년 연속 3월에 눈이 왔다. 특히 지난해 3월 4일에는 적설량이 18.5㎝에 이른 폭설이 내렸다. 기상청은 일단 봄과 가을이 짧아짐에 따라 겨울과 여름이 길어진 것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4계절이 아니라 사실상 긴 겨울과 긴 여름만 되풀이되는 전 지구적 기후변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잇따른 3월 폭설은 예보도 어렵다. 이날 직장마다 지각이 속출하면서 기상청에는 “낮에 1㎝의 눈이 내리지만 날씨가 따뜻해 교통이 지장이 없다더니 어떻게 된 일이냐.”는 항의가 빗발쳤다. 기상청은 “눈이 내릴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적설량을 예측하지 못했다.”면서 “현재로는 적설량을 실제에 가깝게 예상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국민에게 죄송스러우며 이해를 구한다.”고 해명에 나섰다. 현재는 적설량과 강수량까지 예보하기에 기술적 어려움이 있지만, 슈퍼컴 2호기가 작동하는 올해 중반부터는 나아진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이날 눈은 북한 지역의 찬 공기가 중부지역을 지나는 따뜻한 기압골과 부딪쳐 눈구름을 형성했기 때문”이라면서 “눈구름대는 3일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4일 전국적으로 다시 눈·비를 뿌리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겨울철 기압배치가 예상보다 늦게까지 세력을 떨치며 봄이 늦어지고 있다.”면서 “3월 중순까지 영동 지역을 중심으로 눈이 오는 곳이 많겠다.”고 내다봤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SBS오픈] 미셸 위 인기비결은? 정면돌파

    |카후쿠(미 하와이주) 홍지민특파원|“장애물을 피하기보다는 정면으로 돌파하는 모습 때문에 미셸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미국프로골프(LPGA) 개막전인 SBS오픈에서 당당히 준우승을 차지한 미셸 위(16)는 사흘 내내 구름관중을 몰고 다녔다.‘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불참하고, 상위랭커들의 성적도 의외로 저조해 흥행을 걱정하던 대회 관계자들에게 미셸 위는 ‘단비’같은 존재였다. 어려운 페어웨이나 그린 앞에서 주눅들어 ‘또박이’ 골프를 치는 프로 선수들에 비해 아마추어 미셸 위의 거침없는 스윙은 단연 돋보였다.LPGA 관계자들은 “미셸이 여자 골프의 ‘희망’임을 여실히 입증한 대회였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LPGA는 그동안 흥행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해 왔다. 남자 무대인 PGA 투어와 비교해 인기가 훨씬 떨어져 스폰서조차 구하기 힘들었고, 상금 규모는 무려 10배나 차이가 났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오버파 스코어의 속출이 꼽혔다.PGA 대회에서는 컷오프 기준도 웬만하면 언더파에서 결정되지만 LPGA는 본선 진출자도 오버파를 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팬들도 “나도 저 정도는 칠 수 있다.”고 말할 정도. 이는 선수들의 수준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코스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SBS오픈이 열린 터틀베이리조트 파머코스는 아널드 파머가 설계했다. 파머는 그린에 오르면 바다가 아름답게 펼쳐져 있는 17번홀(파4)을 최고의 작품으로 꼽지만 선수들에게는 최악의 홀이었다. 바닷바람이 강한데다 핀도 물가에 가깝게 꽂혀 있어 공략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덕분에 2라운드에서 132명 가운데 버디를 기록한 사람은 단 3명뿐이었다. 그렇다고 프로 대회에서 코스를 마냥 쉽게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안전 운행’보다는 ‘정면 승부’를 건 선수들이 시원한 버디와 짜릿한 이글을 뽑아내는 게 위기 탈출의 지름길이다. 미셸 위의 인기가 단순한 흥행에 머물지 않고 LPGA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가 된 셈이다. icarus@seoul.co.kr
  • [SBS 오픈] 16살 미셸 위 “다음엔 우승”

    [SBS 오픈] 16살 미셸 위 “다음엔 우승”

    |카후쿠(미 하와이주) 홍지민특파원|수많은 갤러리가 구름처럼 몰려든 마지막 18번홀(파5). 모두 가슴을 두근거리며 ‘장타 소녀’ 미셸 위(16)를 기다리고 있다. 푸른 하늘을 날아오던 그녀의 세 번째 샷이 핀에서 불과 1m 떨어진 지점에 멈추자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이윽고 그린에 모습을 드러낸 미셸 위는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했다. 미셸 위는 27일 미국 하와이 오하우 터틀베이리조트 파머코스(파72·6520야드)에서 열린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막전 SBS오픈(총상금 100만달러)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기록, 합계 6언더파 210타로 크리스티 커(28·미국)와 함께 준우승을 차지했다. 아마추어 자격으로 2002년 LPGA 무대를 밟은 이래 지난해 나비스코크래프트챔피언십에서의 4위를 뛰어넘는 사상 최고 성적이다. 이날 미셸 위는 한희원(27·휠라코리아), 로지 존스(46·미국)와 함께 라운드를 하면서도 3번 우드로 드라이버를 잡은 선배들보다 공을 30야드나 더 날리는 등 주눅 들지 않은 장타를 뽐냈다. 바람을 의식한 탓인지 샷이 좌우로 흔들리며 전반을 1오버파(버디1 보기2)로 마쳤다.10번홀(파4)에서는 버디 퍼트가 홀컵에 들어갔다가 튀어나오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11번(파4) 12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1라운드부터 꾸준히 1위를 지킨 ‘필리핀의 박세리’ 제니퍼 로잘레스(27)는 최종 합계 8언더파 208타로 통산 2승째를 챙겼다. 한편 한희원이 3언더파 213타로 공동 5위에, 박희정(25·CJ)이 2언더파 214타로 공동 8위에 오르는 등 한국 선수 3명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퀄리파잉 스쿨을 통과한 신인 임성아(21·MU)는 단독 13위(1언더파 215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얼짱’ 최나연(18·SKT)은 전날 2라운드에서 5오버파 공동 74위로 컷오프되며 혹독한 프로 신고식을 치렀다. icarus@seoul.co.kr |카후쿠(미 하와이주) 홍지민특파원|사흘 동안 56홀을 짜릿한 버디로 마무리한 미셸 위는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출전 사상 최고의 성적을 낸 뒤라 상기된 표정이 역력했다. 오늘 경기는 어땠나. -컨디션도 괜찮았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낮게 치려고 노력했다. 오늘 좋았던 점과 나빴던 점은. -큰 실수는 없었다. 다 조금씩 괜찮았다. 버디 기회가 좀 더 있었는데 퍼트가 부족했다. 지금까지 출전한 LPGA 투어에서 최고 성적을 거뒀는데. -기분이 너무 좋다. 더 잘 칠 수 있었는데 아쉬운 점도 있다. 다음에는 더 나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다음달에도 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 등 2개 대회에 나가는데 어떤가.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퍼트를 가다듬고 집중력을 가지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 갤러리들도 많았는데 영향을 받지는 않았나. -나를 성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다음 대회까지 보완해야 할 점은. -퍼트 거리를 줄이기 위해 웨지를 연습해 버디 찬스를 많이 만들겠다. 다음 프로대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icarus@seoul.co.kr
  • [SBS오픈] 미셸 위 300야드 ‘장타쇼’

    |카후쿠(미 하와이주) 홍지민특파원|대회가 시작되기에 앞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폭우가 내렸다. 비가 멈추고, 구름이 걷혔지만 바람이 강해졌다. 갤러리도 많지 않았지만 ‘장타 소녀’ 미셸 위(16)만은 예외였다. 따라나선 갤러리만 300여명. 시원한 스윙과 공이 그려내는 궤적에 탄성과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미셸 위가 25일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 터틀베이리조트 파머코스(파72·6520야드)에서 열린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막전 SBS오픈(총상금 100만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로 공동 7위에 오르며 우승컵을 사정권에 뒀다. 버디만 6개를 쓸어담으며 6언더 66타를 때린 ‘필리핀의 박세리’ 제니퍼 로잘레스(27)와는 4타차.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미셸 위는 11번홀(파4)에서 약 15m의 긴거리 퍼트를 성공시키며 주위를 흥분시켰지만, 이후 보기와 버디를 반복하며 이븐파로 전반을 마쳤다. ‘자신도 주체할 수 없는’ 장타가 터져나온 후반이 더욱 돋보였다.7번홀(파4) 티샷이 300야드에 육박하자,“저게 바로 미셸의 샷”이라는 갤러리의 속삭임이 들렸다. 아이언샷의 정확도가 덩달아 살아나며 3∼4m 거리의 버디 퍼트 기회를 수차례 맞았지만 공이 아슬아슬하게 홀컵을 비켜갔다. 그나마 4번(파3) 6번홀(파4)에서 2개의 버디를 뽑았다. 미셸 위는 “오랜만에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거리 조절에 애를 먹었다.”면서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셸 위와 맞대결로 프로 데뷔전을 치른 ‘얼짱 루키’ 최나연(18·SKT)은 전반 이븐파로 대등한 경기를 했지만 후반 들어 샷이 흔들린 탓에 보기 3개를 쏟아내며 3오버파 75타로 공동 75위에 그쳤다. 최나연은 “프로 첫 무대라 긴장 탓인지 가슴도 뛰고, 힘도 많이 들어갔다.”면서 “내일은 더욱 열심히 해 컷을 통과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LPGA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풀시드를 따낸 임성아(21·MU)가 로레나 오초아(24·멕시코) 등과 함께 4언더파 68타로 공동 2위권을 형성했다. 박지은(26·나이키골프) 한희원(27·휠라코리아) 등도 미셸 위와 나란히 공동 7위를 달리는 등 28명의 한국 선수(교포 포함) 가운데 6명이 ‘톱10’에 이름을 올려 ‘코리아돌풍’을 예고했다. icarus@seoul.co.kr
  • 儒林(292)-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儒林(292)-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퇴계의 ‘구담봉’ 묘사는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봉우리들이 그림과도 같은데, 협문이 마주 보고 열려 있고, 물은 그곳에 쌓였는데, 깊고 넓은 것이 몹시 푸르러 마치 새로 간 거울이 하늘에서 비추는 것과 같은 것이 구담이다.…” 구담봉은 남한강의 풍수설에서 ‘거북’의 이미지가 강조된 풍경으로 새벽 일찍 이곳을 지나면서 이퇴계는 다음과 같은 시를 짓는다. “새벽을 지나 구담을 비추던 달이 산속으로 들어가니 구담은 높이 솟아 달의 여부만 미루어 상상하고 있네. 주인은 이제 다른 산에 은거하고 있는데, 학의 원성과 잔나비의 울음만이 구름 사이로 울려 퍼지네.” 이 시에 나오는 ‘주인’은 이이성(李而盛)을 가리키는 말. 이이성은 구담봉에 암자를 짓고 세상을 등지고 살던 은자였다. 이처럼 아름다운 구담봉을 ‘간혹 가서 노닐며 흥에 따라 시도 읊었다.(寄興吟詠焉)’는 이안도의 기록이 사실이라면 퇴계는 아마도 두향과 함께 강선대 바위 위에서 노닐며 구담봉을 완상(玩賞)하고 춘흥이 도도하여 이와 같은 시를 읊었을 것이다. 수제자 김성일도 이때의 이퇴계를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군(郡)에 소백산이 있으니 곧 남쪽 갈래의 명산이다. 선생은 일찍이 말을 타고 혼자 가서 그 봉우리에 올랐다가 여러 날 만에 돌아오곤 하였는데, 표연(飄然)히 남악(南嶽)의 흥이 있었다.” 김성일이 말하였던 ‘남악의 흥’이란 일찍이 주자(朱子)가 남악에 올라 속세를 떠날 것을 노래로 읊은 것을 비유하여 스승도 세상을 버리고 학문에 정진할 것을 결심하는 모습을 암시하여 나타내 보인 것이었다. 이때의 퇴계를 김성일은 또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선생이 두 고을(단양과 풍기)에 있을 때에는 맑은 바람 씻어간 듯이 조금도 사사로운 일에는 개의하지 않았다. 공무의 여가에는 책으로써 스스로 즐기고 혹은 초연히 수석(水石) 사이를 거닐기도 하였는데, 들에 농부들이 이 모습을 바라보고 마치 신선같이 생각하였다.” 단양에서의 퇴계를 묘사한 두 제자 이안도와 김성일의 표현처럼 퇴계는 마치 속세를 버린 신선처럼 산수에서 노닐며 흥에 겨워 시를 읊기도 하면서 한세월을 보낸 것이었다. 두향은 바로 이 무렵 퇴계의 곁에서 세월을 함께 보낸 동반자였던 것이다. 두향. 불과 9개월의 짧은 기간 동안 퇴계와 더불어 구름과 비의 운우지정을 나눴던 기생 두향. 평양의 유명하고도 아름다운 기생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퇴계의 마음을 사로잡은 단 한 사람의 여인 두향. 그녀는 어째서 여색에 엄격하였던 퇴계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일까. 퇴계의 가문에서도 비록 정식으로 퇴계와 사랑을 나눴던 두향의 존재를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따금 그 후손들이 찾아와 두향의 무덤에 참배하였다는 기록은 아직도 남아 있다. 퇴계에게는 10대손인 이휘재(李彙載)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벼슬이 한성좌윤(漢城左尹)에까지 이르렀던 사람이었는데 그의 형으로는 이휘영(李彙寧)이란 대학자가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이퇴계의 10세봉사손(十世奉祀孫)이었다.
  • 儒林(291)-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儒林(291)-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쾌속정은 선착장의 반대쪽인 호수 건너편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나는 팔짱을 낀 채 생각하였다. 이퇴계와 두향과의 사랑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통한다. 평생을 은인자중하였던 이퇴계는 특히 여색에 대해서 엄격하게 율신(律身)하고 있었다. 스승의 이러한 모습을 제자 김성일(金誠一)은 언행록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관서(關西)는 본래부터 번화한 곳으로 이름나 선비로서 끊임없이 타락한 이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선생님은 일찍이 자문(咨文)이 되어 말(馬)을 점검할 일로 한 달가량 안주에 머물렀지만 그런 곳에는 절대로 가지 않았다. 선생의 행차가 평양을 지날 때에 감사는 선생을 위해 유명하고 아름다운 기생을 천거하였으나 끝내 돌아보지 아니하였다.” 김성일은 퇴계와 마찬가지로 안동 출신의 문신으로 1590년 통신부사로 일본에 파견되었는데, 황윤길(黃允吉)과는 달리 왜가 군사를 일으킬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는 견해를 밝힘으로써 오늘날까지 평판이 나쁜 사람이지만 말년에는 왜군과 싸우기를 독려하다가 병으로 죽은 이퇴계의 고제(高弟)였다. 성리학에 조예가 깊어 주리론(主理論)을 계승하였는데, 특히 스승의 자성록(自省錄)과 퇴계집을 편찬하였던 뛰어난 학자였다. 그는 여색에 엄격하였던 스승의 모습을 그렇게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자고로 관서의 평양이라면 조선팔도 중에서 가장 색향으로 유명하였던 곳. 평안감사가 퇴계를 위해 유명하고 아름다운 기생을 천거하였으나 끝내 거들떠보지 않았다는 퇴계가 어째서 단양에서는 두향이라는 기생과는 인연을 맺었던 것일까. 그뿐인가. 김성일은 스승의 단호한 태도를 다시 다음과 같이 증언하고 있다. “…동지(同知) 권응정(權應挺)이 안동부사로 있을 때 한번은 기생과 풍악을 싣고 서당 앞을 지났는데, 선생이 시를 지어 핀잔을 주었으므로 권은 그 뒤로 감히 그런 짓을 하지 못하였다.” 이처럼 기생과 풍악에 핀잔까지 주었던 이퇴계가 어찌하여 단양에서는 기생 두향과 춘사를 맺었음일까. 그것은 산자수명한 절경이 주는 마음의 여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특히 퇴계가 단양의 풍경을 사랑하였던 것은 퇴계의 장손이자 할아버지에게 학문을 배워 성리학에 조예가 깊었던 이안도(李安道)의 증언을 통해서도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이다. 이안도는 언행록의 ‘산수를 좋아함(樂山水)’편에서 단양군수로 있을 때의 할아버지를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무진년 정월에 선생은 단양군수가 되었다. 선생이 지방군수를 요구한 것은 깊은 뜻이 있어서였다. 특히 이 고을의 군수를 원하였던 것은 이 고을이 산수가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의 구담(龜潭)과 도담 같은 곳은 경치가 가장 좋았지만 그때는 마침 잇따른 흉년을 만나 기근을 구제하느라고 자주 그곳에 오가지 못하였다. 그러나 공무의 틈을 타서 간혹 그곳에서 노닐며 흥에 따라 시도 읊었다.” 이안도가, 특히 퇴계가 좋아했다는 구담봉은 바로 퇴계와 두향이 노닐던 강선대의 맞은편에 있는 곳. 깎아지른 기암절벽의 모습이 거북을 닮아 구봉이라고 하고 물속의 바위에 거북무늬가 있다하여 구담이라 퇴계가 지은 이 절경에 대해 이퇴계는 ‘단양산수기’에서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물이 두 골짜기 사이에서 솟아나와 높은 곳으로부터 바로 아래로 내려와서 여러 돌에 떨어져 노한 형세가 세차니 구름과 같은 물결과 눈 같은 물결이 서로 용솟음치고 서로 부딪치는 화탄(花灘)이다.…”
  • 남도엔 파릇파릇 봄이…

    남도엔 파릇파릇 봄이…

    봄의 유혹이 시작됐다. 남도에는 ‘봄의 전령사’ 동백을 시작으로 벌써 춘색이 완연하다. 무채색 도화지에 형형색색의 물감을 뿌려 놓은 듯 앙상했던 나뭇가지에는 갖가지 빛깔의 봄꽃들이 고혹스럽게 피었다. 훈훈한 봄바람은 새색시의 수줍음처럼 살포시 빰을 스친다. 산과 들녘을 수놓은 붉은 동백과 진녹색 새싹은 마치 고운 색동저고리를 차려입은 봄처녀의 거부할 수 없는 손짓으로 다가온다. 한발 앞서 봄이 찾아오는 곳 남도. 겨울의 체취를 털어버리고 봄의 설렘을 찾아 남도로 떠나보자. 가족과 함께 새생명이 움트는 그 곳에서 새 희망을 품어보자. ●봄향기에 취한 남도 “봄∼처녀 제∼오시네 새풀 옷을 입으셨네….” 진초록 보리밭과 고혹스럽게 핀 붉은 동백, 여기에 에메랄드 빛 푸른 바다가 펼쳐진 남도로의 봄나들이는 봄노래의 흥얼거림으로 시작됐다. 봄을 맞으러 차를 타고 남으로 남으로. 서울을 떠난 지 반나절 만에 땅끝마을 해남과 완도가 봄내음을 품은 채 모습을 드러냈다. 얼굴에 내리쬐는 따스한 봄볕과 뺨을 스치는 봄바람이 향긋한 미소로 다가왔다. 해남을 지나 완도대교를 건너자 201개의 섬으로 이뤄진 푸른섬 완도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완도(莞島)의 완(莞)자는 ‘빙그레 웃을 완’. 경치와 음식, 인심이 좋아 빙그레 미소짓는다는 섬이다. 완도는 사실상 우리나라 최남단. 얼마전 땅끝마을인 해남과 ‘신땅끝 논쟁’을 벌이기도 한 곳이다. “차를 타고 갈 수 없는 곳이 섬인데 완도는 다리로 이어진 지 40년이 넘은 육지”라는 게 완도 사람들의 주장이다. 한마디로 제주도를 제외한 우리나라 내륙에서 가장 먼저 봄을 맞이할 수 있는 곳이라는 말이다. 남도의 봄은 동백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했던가. 가장 먼저 봄을 느끼게 해준 것은 완도의 동백이다. 굽이굽이 펼쳐진 푸른 산길을 따라 올라가자 모습을 드러낸 국내 최대 난대림 수목원인 완도수목원(061-552-1544)은 완연한 봄 그 자체였다. 인위적으로 조성된 다른 수목원과 달리 자연생태 원시림. 샛노란 꽃술과 진홍빛 꽃잎, 그리고 진초록의 잎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동백이 장시간 여행의 피곤함을 한 순간에 날려 버린다. 지난 91년 문을 연 수목원은 1050㏊(약 30만평)의 방대한 규모에 난대성 희귀식물 1400여종이 집단적으로 자생하고 있다.30분쯤 걸어 수목원 전망대에 오르자 온 산이 올록볼록 ‘엠보싱’을 해 놓은 듯하다. 이 곳에 가면 수백여종의 동백과 왕실에서 황금색 도금을 위한 색소로 사용했다는 황칠나무, 약용으로 쓰이는 후박나무 등을 볼 수 있다. ●해상왕의 숨결 따라 봄나들이 완도가 가장 자랑하는 인물은 단연 해상왕 장보고(790∼846)다. 통일신라시대 동아시아 바다를 주름잡던 해상왕 장보고 유적지를 따라 봄나들이를 하면 지루하지 않게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이 곳에는 장보고의 일생을 다룬 KBS드라마 ‘해신’의 세트장 두 곳이 있어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세트장은 드라마 촬영이 진행될 경우에는 입구에서 출입을 통제하는데 촬영이 없는 날인 일∼수요일에는 일반에게 공개된다. 오는 5월말까지 드라마를 촬영할 예정이어서 재수좋으면 최수종(장보고역)과 채시라(자미부인역), 수애(정화역), 송일국(염장역) 등 연기자도 만날 수 있다. 먼저 완도대교를 건너 왼쪽 동부대로(13번 국도)를 따라 5㎞쯤 가면 불목리 세트장(신라방)을 만난다. 이 세트장은 중국거리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 세트장은 중국사람이 설계하고 중국에서 기와 등 자재를 가져와 이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붉게 칠한 외벽과 건물, 도로 등이 벽돌로 만들어져 마치 중국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드라마가 끝난 뒤 영구보존을 위해 다른 곳과는 달리 플라스틱이 아닌 목자재를 사용했다. 또다른 세트장은 완도대교 오른쪽 서부대로(77번 국도)를 따라 10㎞가면 소세포세트장(청해포구)이 나온다. 1만 6000여평의 부지에는 부두와 선박, 저잣거리, 군영 막사, 망루 등 42동의 건물이 완공되어 있다. 앞 바다 풍경은 1200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마치 장보고의 시대로 돌아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바다 멀리에는 보길도 등 섬이 있어 풍광이 아름답다. 해신 촬영지를 따라 돌다 보면 자연스레 완도의 봄을 맞이할 수 있다. 우선 만나는 곳은 장보고가 본영인 청해진을 설치했던 장도 청해진 유적지(국가사적 308호). 물이 빠지면 본섬과 연결이 되는데 170m의 자갈길을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현재 고대 망루와 판측토성, 우물 등을 2009년까지 복원할 계획인데 현재도 관람이 가능하다. 장보고를 기리기 위해 세운 이 섬의 장좌리 굿당의 앞에 핀 동백이 일품이다. 이어 만나는 어촌민속전시관(550-5558)은 2002년 개관한 어촌의 민속 관련 박물관이다. 각종 어류 박제와 조개류, 희귀 산호 등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요금은 어른 1000원. 이렇게 다가온 완도의 봄은 봄처녀의 가슴을 울렁이기에 충분하다. ●봄비에 촉촉해진 남도 들녘 완도대교를 넘어 다시 해남으로 나오자 봄비가 촉촉하게 내렸다. 서울에 영하의 혹한이 이어지고 강원도에 폭설이 내렸다는 말이 딴나라 이야기처럼 생각됐다. 해남군 마산면 산막리에 이르자 가학산을 배경으로 보리밭이 끝없이 펼쳐졌다. 청자빛 투명한 하늘 아래 펼쳐진 진초록 보리밭의 절경은 고향마을의 추억을 되새겨 보게 한다. 이어 봄비와 어울리는 곳 녹우당(사적 167호·530-5548)을 찾았다. 고산 윤선도(1587∼1671)의 고택인 녹우당은 이름 그대로 푸르름이 한창이다. 입구에는 수백년된 은행나무가, 뒷산에는 오백여년된 비자나무 숲(천연기념물 241호)이 반갑게 맞이한다. “앞바다에 안개걷고 뒷산에 해비친다. 배 띄워라 배 띄워라…”. 녹우당에 들어서면 마치 고산의 어부사시사 봄노래의 읊조림이 들리는 듯했다. 기념관에는 고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산중신곡, 금쇄동기 원본, 고산의 친필로 쓴 여러 편지 등 고산의 유품 등을 볼 수 있으며, 고산의 4대 증손인 공제 윤두서의 화첩들과 해남 윤씨 부녀자들의 규방문집 등이 전시돼 있다. 현재 녹우당에는 고산의 14대 종손인 윤형식(72)씨 내외가 살고 있다. 남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맛. 어느 곳에 가도 청정해역을 낀 남도 앞바다에서 생산된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완도는 우리나라 김과 다시마, 톳, 미역, 전복의 70%이상을 생산하는 곳이다. 완도대교를 지나면 바로 있는 산해진미식당(552-5466)의 신선한 가오리회인 간자미회(4인기준·2만원)와 간자미 무침(3만원)이 일품이다.청실회집(552-4559)에서는 완도에서 생산되는 전복회와 구이 등을 맛볼 수 있다. 또 해남의 땅끝기와집(534-2322)에서는 해남 특유의 해산물 정식(2만원)을 맛볼 수 있다. 꽃게찜과 매생이, 전복, 새우, 삼합 등 남도 음식 전부를 섭렵할 수 있다. 완도읍 선착장 인근 씨월드관광호텔(552-3005)의 해수탕은 바다 수면아래 있어 해수탕 안의 창문을 통해 파도가 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남도로의 봄맞이는 승용차를 이용해도 크게 지루하지 않다. 여행 길 곳곳에서 봄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길가에 핀 꽃을 감상하고 보리밭에 들러 밝은 공기를 한껏 들이 마시며 쉬엄쉬엄 다녀오면 좋다. 승용차로는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해 목포IC로 나온 뒤 해남과 완도로 갈 수 있으며,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광주에서 강진을 거친다. 비행기나 철도는 광주나 목포에서 해남·완도행 시외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전라남도 관광진흥과 (061-607-3333), 완도군청 (550-5224), 해남군청 (530-5224). ■ 명소 베스트5 훈훈한 봄바람이 한 번 불어올 때마다 봄꽃들이 수선수선 눈을 뜬다. 동백과 매화를 시작으로 산수유, 유채 등 봄꽃들의 향연이 시작된 것. 남도에 가면 봄꽃과 봄내음에 취할 수 있다. ●섬진강 매화마을 전남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 일대는 3월이면 하얀 매화로 뒤덮여 장관을 이룬다. 섬진강을 따라 매화나무가 지천으로 심어져 있다.10만평의 매화단지가 조성되어 있는데 산중턱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가 제일이다. 매화에는 청매와 홍매가 있는데 청매나무에는 푸른 빛이, 홍매나무에는 연분홍빛이 돌아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3월 12일부터 20일까지 매화마을에서 ‘매화축제’가 열린다. 광양시 문화홍보과 (061)797-3363. ●제주 대정들녘 야생 수선화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제주도 산방산 부근의 대정들녘에는 봄소식을 전하는 야생 수선화의 꽃향기가 그윽하다. 이 곳에서 9년 동안 귀양살이를 했던 추사 김정희가 수선화를 각별히 좋아했다고 전해진다. 대정향교와 산방산 사이의 도로변과 송악산 해안도로변 등지에서 야생 수선화를 볼 수 있다. 남제주군 대정읍사무소 (064)794-2301. ●서천 마량리 동백나무숲 충남 서천군 서해바다의 풍광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마량리 언덕배기에는 80여 그루의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자라고 있다. 약 400여년 전 서면 마량리 수군첨사가 험난한 바다를 안전하게 다니려면 이 곳에 제단을 세워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계시를 받고 이곳에 제단을 만들고 주변에 동백나무를 심었다고 전해진다. 그때의 나무가 자라서 오늘날의 명물인 동백나무숲을 이루고 있다. 서천군 문화공보실(041) 956-7868. ●여수 거문도 동백 전남 여수에서 배로 2시간 떨어진 거문도에서 붉은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거문도 등대를 보러 가는 산책 코스인 신선바위와 365계단, 목넘어 잔교를 지나 동백터널 숲이 있는데 온통 붉은 빛으로 깔려있는 그 길은 산행자의 발걸음을 잡아끄는 신비한 마력이 있다. 여수시청 관광홍보과 (061)690-2249. ●구례 산수유마을 예로부터 전남 구례군 산동면은 ‘산수유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 우리나라 산수유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산수유나무가 많은 곳이다.3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에 이곳은 길가는 말할 것도 없고 산기슭과 골짜기, 논둑과 밭두렁 등 눈길 닿는 곳마다 온통 샛노란 꽃구름이 내려앉은 듯하다.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061) 780-2224. 남도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하프타임] 금호, 삼성꺾고 단독 3위로

    금호생명이 ‘천적’ 삼성생명을 따돌리고 4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금호생명은 2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5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에서 김지윤(14점 7리바운드)-김경희(17점·3점슛 5개) 듀오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생명을 59-54로 꺾고 단독 3위로 올라섰다. 올시즌 삼성생명에 3전 전패를 당한 금호생명은 가장 중요한 4라운드에서 금쪽 같은 승리를 건진 반면 삼성생명은 6연패의 늪에 빠져 플레이오프 진출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승부는 포인트가드 대결에서 갈렸다. 금호생명의 야전사령관 김지윤은 삼성의 이미선을 무득점으로 꽁꽁 묶는 한편, 고비마다 탱크처럼 골밑을 파고 들었고 정확한 미들슛은 번번이 림을 갈랐다.
  • [누드 브리핑] 비둘기가 분쟁의 씨앗?

    지난달 20일 오전 11시50분쯤 서울시청 본관을 나서던 이모(30·서울 송파구 오금동)씨는 비둘기 한 마리 때문에 날벼락을 맞았다. 중요한 약속이 있어 서둘러 발길을 옮기던 그의 머리에 갑자기 물컹한 게 떨어진 것이다. 구름이라고는 한 점도 없는 멀쩡한 날씨였는데, 알고보니 건물 끄트머리에 앉았던 비둘기 녀석이 볼일(?)을 본 사건이었다. 다급해진 이씨는 어쩔 수 없이 화장실로 들어가 머리를 감고 말리느라 약속을 10분이나 미뤄야만 했다. 서울시청 직원들이 비둘기 때문에 때 아닌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임광 총무과장은 “서울시뿐 아니라 비둘기가 이젠 분쟁의 상징(?)이 되고 말았다.”면서 “몇해 전부터 비둘기 둥지를 옮기는 방법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뾰족한 대책이 못돼 미루기도 했다.”고 얼굴을 찌푸렸다.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이 된 이유에는 몇가지 설(說)이 있다. 고대 사람들은 비둘기가 쓴 맛의 상징인 담낭을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앙증맞은 모습으로 부리를 자주 부딪치는 등 애정표현을 잘 하는 행동 탓이다. 그들은 쓴 맛 때문에 담즙에 미움이나 분노가 깃들었다고 봤다. 게다가 비둘기는 최고의 덕목 가운데 하나였던 다산(多産)을 하는 동물이어서 사랑의 여신으로도 여겨졌다.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서도 찾을 수 있다. 엄청난 홍수로 세기말적인 대재앙이 일어났을 때 홍수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던 노아가 특유의 귀소 본능을 가진 비둘기를 날려보냈다. 그런데 어느 날 비둘기가 입에 올리브 나뭇가지를 물고 돌아왔다. 물이 빠져나가 육지가 드러났다는 뜻을 알려온 것이다. 어쨌든 최 과장은 “비둘기들이 밤새 구내식당에 날아들어 행사용으로 준비해 뒀던 음식을 쪼아먹어 낭패를 보기도 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분쟁의 상징’이 돼 버린 비둘기 때문에 피해(?)를 입기는 청소를 맡은 용역직원과 청사 안팎을 자주 들락거려야 하는 청경들도 마찬가지다. 본청 뒤뜰 쪽에 자리한 구내식당 출입구에는 건물의 지붕 끝선을 따라 분뇨가 흘러내려 하얀색으로 띠를 이뤄 이씨의 경우처럼 이따금 방문객들을 괴롭히고 있다. 보기에도 좋지 않아 되도록 눈에 띄는 대로 치우려고 환경미화원들이 애쓰고 있다. 시 직원들이 끔찍이도 여기는 청사 앞 서울광장 잔디를 파헤쳐 속을 썩이기도 한단다. 한 미화원은 “자주는 아니지만 비둘기들이 죽은 채로 옥상 등에서 발견되기도 한다.”면서 “그럴 때면 ‘평화의 상징이라는데 말썽이 될까’ 하는 걱정도 반짝 든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서울광장] 붕새와 참새/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붕새와 참새/육철수 논설위원

    동네 담장을 날아다니는 참새가 구름위만 날아다닌다는 붕새의 뜻을 헤아리기란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참새들은 그 지엄하고 높은 뜻을 어떻게든 알아보려고 기를 쓰고 짹짹거리겠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활동의 영역과 정보의 깊이, 그에 따른 판단의 폭이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탈권위적인 민주화 세력이 국정을 주도하는 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믿을 수도 없고 안 믿을 수도 없는 이상한 일들이 요즘 잇따라 터졌다. 일련의 사안들은 공교롭게도 박정희 전 대통령과 연결되는 공통점을 지녔다. 박 대통령에 대한 폄하는 지난해 친일진상규명법 제정을 둘러싼 논쟁 이후 한동안 잠잠하는가 싶었는데, 최근 부쩍 심해졌다는 느낌이다. 한쪽에선 “박정희 지우기”라며 목청을 높이고, 다른 쪽에선 “무슨 소리냐.”며 펄쩍 뛴다. 의욕적으로 펼치겠다던 경제살리기는 어느새 들어가고 연초부터 한편에선 또 소모적 논쟁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지난 연말 박 대통령을 조사대상에 포함시키는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을 시발로 지난달엔 한·일협정문서와 문세광 사건이 공개됐다. 때마침 나온 박 대통령의 최후를 다룬 영화 ‘그때 그 사람들’은 박 대통령 모욕시비에 휘말렸다. 이어 박 대통령의 친필인 광화문 현판 교체 얘기가 나오더니 산업화시대 기업인들의 활약상을 다룬 방송드라마 ‘영웅시대’에 대한 외압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더 웃기는 것은 오는 3·1절 행사를 세종문화회관이 아닌 유관순기념관에서 치르기로 했다는데, 세종문화회관을 박 대통령 때 지었다는 게 행사장 변경의 이유라나 뭐라나…. ‘영웅시대’ 건은 드라마 작가가 여권의 고위 관계자로부터 “정치권의 차세대 주자들을 다룰 때는 조심해야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데서 외압설이 불거졌다. 하지만 방송사측은 낮은 시청률 때문에 조기 종영키로 했다고 둘러댄다. 급기야 총리까지 나서 “정부와는 관계없고 요즘 정부는 그럴 힘도 없다.”고 해명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논란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는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런 일련의 일에 대해 응답자의 60%가 ‘박정희 지우기’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우연치고는 미심쩍은 구석이 많은 건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붕새가 하는 일이 참새에게 쉽사리 간파당할 정도라면 그건 이미 붕새의 뜻이 아닐 것이다. 그렇게 동시다발적으로, 공개적으로 일을 저지른다면 보통 심장으로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순진한 사람의 생각이다. 집권측이 조직적으로 개입했을 것이라는 주장에 섣불리 동조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구나 이런 사안들은 과거 통치자의 일이기도 하지만, 국정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야당대표의 아버지와 관련된 일이다. 그래서 쓸데없는 정쟁거리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사실이라면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다. 소문이 진실인 양 확대 재생산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사소한 일에 대해 너무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예술을 예술로 보지 못하고 정부의 시책은 가끔 의심스러운 꼬리를 달고 다녀 믿음을 얻지 못하는 점이 안쓰럽다. 편가르기를 해도 상대를 존중하면서 좀 점잖고 품위있게 해야 한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얕은 꾀와 막말, 상대방 약올리기, 어린아이 장난하듯 행동해서 얻는 게 무엇인가. 이렇게 가볍게 가다가는 깊은 마음의 상처 외엔 남길 게 없다. 워낙 의심 많고,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세태 탓이겠으나 잔물결 몇굽이 친다고 큰 강의 흐름을 바꾸지는 못한다. 붕새그룹이라면 그 격에 맞게 처신해야 대접받을 것이며, 참새들에겐 그들이 할 일이 따로 있다. 시시콜콜 시비걸면 배겨낼 붕새는 없다. 나랏일을 맡겼으니 믿고 지켜보자. 어차피 5년간 국정의 책임은 상당부분 집권측이 져야 하니까.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수직의 나무/이기철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수직의 나무/이기철

    나무들이 서 있는 수직의 문장 사이로 잘 조련된 바람이 지나간다 그 자리에 남아 있는 생목(生木)들의 화첩 항상 높은 데 있는 구름의 제국은 쉽게 무너진다. 단순한 생각을 뭉치며 물 흘러가고 검은 바위를 열어젖히고 들풀이 돋는다 짐승의 발과 내 공상은 늘 고전적이다 그러나 나무는 현재에 살고 있다. 햇빛의 죽비 소리에 바위는 잠 깬다 들풀의 온기로 바위는 피가 돈다 모든 의문의 문을 밀고 사람들이 문밖으로 걸어 나오고 확신을 가진 계절은 제 가슴에 꽃을 피워 들고 들판을 건너간다 단순한 기쁨에도 즐거워지는 나무 그래서 나무는 잠마저 수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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