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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KEDO 해체의 교훈/정종욱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한때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정착의 주요한 징검다리로 간주되었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얼마 전에 해체됐다.4년 전 2차 북핵 문제가 터지면서 그 기능이 중지되어 식물인간이 되었다가 지난달 31일 집행이사회가 사업의 완전 중단을 공식 결의함으로써 출범 10년6개월 만에 안락사 당한 셈이다. 그동안 투자된 막대한 자금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사건에서 우리가 어떤 교훈을 얻는가 하는 것이다. 1차 북핵 문제가 터진 것이 1993년 3월12일이었다. 북한이 핵비확산조약(NPT)을 탈퇴한다고 발표한 게 바로 이날이었다. 그리고 1년7개월 후 제네바 합의문이 체결될 때까지 북핵 문제를 둘러싼 협상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북한의 벼랑 끝 전략이 서울 불바다 소동을 일으켰고 이로 인해 한반도에는 심각한 전쟁의 먹구름이 몰려오기도 했었다. 그래서 제네바 합의가 타결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여론은 대체로 이를 반기는 분위기였다.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이 컸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합의가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 간의 교류 협력을 증진시켜 평화정착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았다. 제네바 합의가 성립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보다 한국과 미국 정부가 협상의 목표와 전략을 공유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한·미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관철한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고 이를 위해 강온 양면 전략을 적절히 배합한다는 데 합의했다.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지만 만약 외교적 노력이 실패하면 보다 강경한 조치를 모색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정했다. 북한이 협력하면 경제적·정치적 보상을 제공하지만 만약 끝까지 협력을 거부하고 핵개발을 강행하면 제재를 포함한 강경책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북한이 넘지 말아야 할 금지선도 알아들을 만큼 일러주었다. 북한을 코너로 몰기 위한 게 아니라 북한이 택한 벼랑 끝 전략의 한계를 밝혀놓지 않으면 평화적 해결이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실제 협상이 말처럼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 북한은 벼랑 끝에 매달려 금지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었다. 벼랑 끝에 가면 달라지는 미국의 입장도 부담이었다. 미국이 강하게 나가 위기가 고조되면 우리가 제동을 걸었고, 반대의 경우에는 미국이 반발했기 때문에 가끔 냉온탕을 왔다 갔다 하는 모양새가 되어 여론의 질책을 받기도 했다. 벼랑 끝 전략의 도사였던 북한이 이를 최대로 활용했고 그래서 강온책의 선택적 운용이 정말 힘들었다. 그러나 결국은 서울 불바다와 전쟁의 위기를 넘기면서 북한은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왔다. 북한이 전략을 바꾼 것은 한·미 양국의 확고한 공조와 우리 자신의 결연한 의지가 결정적 기여를 했다. 또한 이웃 국가들, 특히 중국의 협력도 큰 도움이 됐다. 중국의 협력을 위해서는 우리가 모든 가능한 외교적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확신시켜주어야 했고 제재 조치 역시 점진적으로 단계를 올려감으로써 북한이 다시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는 문호를 열어놓았던 것이 유효했다. 물론 카터와 같은 중재자가 북한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협상을 재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 혼자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그리고 북한의 일방적 협력에만 의존하는 것이 결코 현명한 선택은 아니라는 것이 1차 협상의 교훈이라고 할 수 있다. 정종욱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23) 마음과 의식의 차이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23) 마음과 의식의 차이

    우리는 별로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출되는 생각이 마음이고, 의식은 분명하게 주제화하는 자의식이나 도덕적 논리적 자각의 깨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고 여긴다. 그 말이 대체로 옳다. 마음과 의식의 차이를 비교함은 사전적 의미의 개념을 하나 정리해 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적 문명에 대한 비전을 숙고해 보는 깊은 뜻을 지녔다고 하겠다. 프랑스의 20세기 무신론적 실존철학자 사르트르는 확실한 의식의 철학자다. 그는 사물의 존재양식과 의식의 존재양식을 철저히 구별하여, 사물의 존재양식은 의식없이 멍청한 상태에서 자기와 자기자신 사이에 완전한 일치를 이루는 자기동일적 존재로서의 즉자(卽自)존재(being in itself)이고, 인간의 의식은 자기와 자기자신 사이에 늘 거리를 두고 반성하고 자기자신을 부정하면서 자기자신의 어제를 극복하려 애쓰고 있는 대자(對自)존재(being for itself)라고 규정하였다. 그는 또 인간은 매일 자기자신을 스스로를 만들어 가는 그런 투명한 의식의 존재로서 자기만족의 게걸스러운 존재방식을 거부하는 무한자유의 존재라고 인간의 의식을 높이 평가했다. 사르트르에게 명증한 자의식의 포기는 인간의 죽음과 같다. 의식의 철학자 사르트르와 달리 자연스런 마음의 뜻을 가장 철학적으로 정교하게 밝힌 사유는 불교의 유식학(唯識學)이라고 보는 데는 별 이의가 없겠다. 불교의 유식학에 의하면 일체가 다 마음이고, 다 마음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집, 산, 구름, 자동차, 사람 등이 다 마음으로 만들어진 것인가? 그렇다. 이것을 유식학의 용어로 만법유식(萬法唯識·모든 것은 마음이 자기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과 같음)이라 부른다. 마음은 바깥으로 지향하는 탈자(脫自·자기를 벗어남)운동이고, 이 탈자운동으로 마음이 자기의 수준과 차원만큼 바깥에 그림을 무의식적으로 그린다. 이 그림이 바깥 경계로서의 집, 산, 구름, 자동차, 사람 등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러면 집, 산 등의 개념이 다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것일까? 아니다. 저것들도 사람 마음의 욕망 수준이나 차원만큼 제각기 다르게 그려진다. 어떤 이는 집을 투기의 대상으로, 또 다른 이는 집을 낭만적 스위트 홈으로 여길 수도 있다. 산도 마찬가지다. 산을 자연의 온상으로 여기는 이가 있는가 하면, 산을 이익을 위한 경제개발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모든 것들은 마음의 욕망의 대상인데, 그 대상은 마음의 욕망이 그린 사이버에 불과하다. 유식학은 마음이 곧 식(識·자기 마음을 알아차리는 마음)이라고 하는데, 그 알아차리는 마음은 마음이 세상을 향하여 무의식적으로 탈자적인 운동을 하고 있는 욕망과 분리되지 않는다. 탈자운동은 내가 결심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이 탈자적인 운동을 이미 하고 있기에 무의식적이라고 한다. 눈이 색을 보면서 그냥 알아차리고, 귀가 소리를 들으면서 그냥 알아차리는 것은 눈과 귀가 각각 보고 들으려는 욕망의 운동을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기에 가능하다. 더구나 눈과 귀는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만 보고 들으려 하는 무의식적 기호를 지닌다. 보고 들으려는 욕망이 사람마다 다르면, 색과 소리를 알아차리는 마음의 각도가 달라진다. 이런 자연적 마음의 알아차림과 욕망은 의식수준의 결심과 다르다. 도덕의식은 인간이 도덕적 양심을 실천하기 위하여 자각하려는 결의와 함께 가고, 과학적 의식은 인간의 의식이 대상을 과학적으로 인식하기 위한 명석하고 판명한 판단능력을 요구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문제의식은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한 문제파악 능력을 상정하고 있다. 이처럼 의식은 자의식의 자각을 촉구하면서 도덕적 과학적 대상에 대한 주관의 가치우위를 염두에 둔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cogito·코기토)는 철학이 의식 철학의 정상이다. 이 ‘코기토’의 출현으로 의식이 철학의 역사에 뚜렷이 부상하여 객체에 대한 의식의 주체가 세상에 도덕과 과학을 낳는 진원지로 여기게 했다. 그래서 서양철학이 대체로 의식 철학이 되었다.18~19세기 독일의 철학자 헤겔이 데카르트의 철학으로 의식과 주체가 철학의 영역에 솟아난 것을 콜럼버스의 신대륙의 발견에 비유했을 정도다. 이 말은 서양 철학사에서 데카르트의 ‘코기토’ 철학이 의식의 철학을 낳았고, 의식의 철학은 주체의 철학을 키웠고, 이 주체의 철학은 인간이 주인이 되는 새로운 삶의 지평을 개척하게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서양의 근대 400여년은 이 의식의 철학사였고, 의식의 철학사는 의식의 사회도덕적 자각과 과학적 눈으로 세상을 소유론적으로 지배하려는 강렬한 의욕을 불러일으켰다. 단적으로 의식의 철학은 세상을 자아의 보편적 의식으로 지배하려는 소유론의 철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사회도덕적 의식의 이상주의도 경제기술적 의식의 현실주의에 못지않은 소유론이라는 것을 우리는 앞글(1.2.7.8.9회)에서 여러 번 지적했다. 불교의 유식학에서도 의식이 취급된다. 그러나 그 의식은 신대륙의 발견처럼 자랑스런 성과가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마음에 번뇌와 고통을 안겨다 주는 진원지로 여겨진다. 유식학에서 의식을 제육식(第六識)이라 부르는데, 이것은 의식이 오감(五感)의 지각인 안·이·비·설·신식(眼·耳·鼻·舌·身識=前五識)의 데이터를 나의 의식으로 통합하는 통각(統覺)의 기능을 수행하는 여섯 번째 마음의 알아차리기라는 뜻이다. 의식이 자기 홀로 공상처럼 생각하는 일도 하지만, 원칙적으로 의식은 오감이 작용하지 않으면 쉰다. 신체의 오감이 작동하기에 그 오감의 지각을 늘 나의 생각으로 모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의식이다. 그러므로 의식은 늘 ‘나의 의식’이다. 동물도 감각이 있기에 동물도 알아차리는 마음이 있고, 따라서 마음의 욕망인 탈자운동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모든 동물도 각자 마음의 차원만큼 살아가기 위하여 알아차리는 본능적 욕망을 지닌다. 아마도 식물도 생존하기 위하여 알아차리는 마음을 지니고 있다고 봐도 되겠다. 왜냐하면 식물도 공격이 오면 그 공격을 알아차리고 자기 방어의 기제를 쓰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식물은 마음을 지녔지만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동식물은 ‘나의 의식’이란 생각을 안 하기 때문이다. 왜 인간만이 ‘나의 의식’이란 생각을 할까? 인간은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동물이고, 또 사회생활은 언어생활에 다름 아니고, 그 언어생활을 통하여 인간은 지능에 의한 소유론적 욕망을 성취시켜 나간다. 사회생활이 없으면, 즉 언어생활이 없으면 인간은 인간이 안 된다.17세기 독일 황제 프리드리히 II세는 갓 태어난 아기가 독일어를 전혀 듣지 않으면, 인류의 원초적인 언어인 신의 말인 히브리어를 말할 것이라고 공상했다. 병원에서 그는 간호원들에게 유아들이 독일어를 전혀 듣지 못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그 유아들은 신의 말인 히브리어를 말하기는커녕 얼마 후 다 죽었다고 한다. 언어생활은 사회생활의 길이고, 이 길은 인간의 길이다. 그리고 이 길에 지능이 동반된다. 지능은 사회생활을 통하여 남들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해 경쟁을 벌인다. 경쟁은 소유욕에서 발단한다. 인간의 언어생활은 동물의 생물학적 욕망의 마음을 사회학적 욕망의 마음으로 바꾼 것의 대가다. 생물학적 욕망의 마음은 자기생존을 위하여 타 생명을 먹을 수밖에 없는 것으로 끝나지만, 인간의 사회학적 욕망의 마음은 타 생명을 먹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타 생명을 사회적으로 지배하기를 욕망한다. 여기서 나와 타자의 사이에 투쟁이 일어난다. 서양의 의식철학에서 아무리 도덕의식이나 과학의식을 강조해도 그 의식은 다 사회적 지배의지의 투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불교의 유식학은 의식이 마음의 평화와 지혜를 어둡게 하는 번뇌와 고통의 원천이라고 본다. 사회생활에서 언어생활은 이미 인간의 무의식적 마음에 깊은 골을 새겨놓은 것과 같으므로, 유식학에서 이 언어생활이 잉태한 자의식은 아상(我相) 아만(我慢) 아애(我愛)를 형성하여 자아중심적 무의식인 제7식 말나식을 형성했다고 말한다. 이 말나식은 이미 의식과 오감의 지각을 다 자기중심적 편견과 색깔로 채색하게 하는 진원지와 같다. 그래서 의식수준의 도덕적 결의가 무의식인 말나식의 이기주의를 전혀 바꿔놓을 수 없다. 모든 이성주의와 이상주의의 헛수고를 우리가 여러 번 앞글(11.12.16.17회)에서 지적했다. 원효 대사는 의식수준의 번뇌를 ‘기(起)번뇌’라고 부르고, 무의식 수준의 번뇌를 ‘주지(住地)번뇌’라고 그의 ‘이장의’에서 기술했다. 그의 비유를 옮기면 기번뇌는 풀과 같고, 주지번뇌는 풀을 자라게 하는 땅과 같아서 풀뿌리를 쉽게 뽑아도 다시 땅에서 풀이 자란다는 것이다. 그러면 주지번뇌도 일어나지 않게 하는 길이 무엇일까? 오감과 의식이 쉬면, 제7식인 말나식도 고요해지고, 말나식이 진정되어 평온해지면 제8식인 아뢰야식도 맑아지면서 여래장인 불성(佛性=神性)이 피어 오른다는 것이다. 아뢰야식이 사실상 마음의 궁극적 본질이다. 죽으면 딴 마음은 다 소멸하는데, 이것만은 불생불멸한다. 여기에 부처님(하느님)의 종자와 번뇌에 찬 중생의 종자가 함께 공존하고 있다. 본래 마음의 본질이 부처님(하느님)인데, 번뇌의 때가 사회생활(언어생활)의 와중에 끼어서 인간이 타인과 괴리되고 우주의 모든 동식물들과도 단절된 고립된 생활을 괴롭게 영위한다. 고립된 생활을 벗어나고자 타자를 욕망하지만, 소유론적 욕망만 하니까 서로 싸운다. 의식철학은 소유욕을 더욱 부채질하나, 마음의 철학은 우주의 만물로 향하는 존재론적 욕망의 길을 가르쳐 준다. 우주의 만물도 다 인간처럼 마음이다. 우주는 한마음(一心)이다. 인간의 마음에서 의식의 무게를 제거하면 우주의 동식물과 다 한 마음의 공명이 이루어진다. 심지어 광물까지도 잠자는 마음이라고 느껴야 하리라. 의식철학이 의식과 사물을 나눈다. 그러나 마음의 철학은 의식과 사물이 둘이 아니고, 한마음의 동기(同氣)라고 여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춤으로 보는 고구려인의 기상

    춤으로 보는 고구려인의 기상

    고구려식 주름치마를 입고 허리에 방울을 달고 추는 ‘요령고무’, 장구를 손에 들고 하늘을 나는 여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요고’, 높은 목발을 신고 재주를 부리는 ‘목발춤’, 고구려의 상징인 검은색 조복을 입은 선인이 추어보이는 ‘조의선인의 춤’, 아주 작은 북을 끌어안고 추는 ‘손북춤’, 고구려 건국왕 주몽의 아내 소서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소서노의 춤’…. 국수호디딤무용단이 9,10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일 고구려 춤들이다.‘고구려’라 이름 붙여진 이번 춤극 무대에서는 고구려 시대의 복식과 춤사위 등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현, 고구려인들의 웅대한 기상을 그대로 전해준다.1998년 신라춤 ‘천마총의 비밀’,1999년 백제춤 ‘그 새벽의 땅’을 선보인 안무가 국수호의 삼국시대 춤 재현 시리즈 완결판.‘몸으로 1500년 전 춤 무덤을 열며’라는 부제가 붙었다. 고구려 벽화속 장구를 재현해 추는 기악천무, 민속춤인 발구름춤, 종교적 의식무 등 다채로운 춤판을 펼친다. 고구려의 깃털 모양 절풍모, 긴 소매의 고색창연한 의상, 흰색 무용신 등이 눈길을 끈다.63명의 국수호디딤무용단원들이 출연한다.1만∼10만원.(02)421-4797.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33.6도 ‘한여름’

    2일 서울의 낮 기온이 한때 32.4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적으로 전형적인 여름 날씨를 보였다.경기 문산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33.6도를 기록했다. 더위는 이번 주말까지 이어지다 15일쯤 제주를 시작으로 이달 중순부터는 본격적인 장마에 접어들 전망이다. 기상청은 2일 “서울 등 내륙 지방은 중국 대륙에서 시작된 따뜻한 기온이 많이 유입된 데다 동서고압대가 길게 뻗어 일사량이 많아 낮 기온이 크게 오르며 더운 날씨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릉 등 강원 영동과 경남 남해안 지방은 찬 해풍과 함께 짙은 구름으로 일사량이 적어 20도에도 못 미치는 ‘선선한’ 날씨를 보였다.이날 낮 최고기온은 인천 29.2도, 춘천 31.5도, 청주 31.6도, 대전 31.1도, 전주 33.3도, 광주 31.7도 등으로 경기와 충청, 호남 등 ‘서부벨트’가 30도를 웃돌았다.한편 기상청이 밝힌 ‘1개월 예보(6월11일∼7월10일)’에 따르면 장마는 평년보다 4∼5일 가량 이른 이달 중순 후반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이달 15일쯤 제주에서 시작돼 남부의 경우 18∼19일, 중부는 19∼20일께 본격적인 영향권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임영숙칼럼] 보이지 않는 살인자

    [임영숙칼럼] 보이지 않는 살인자

    지방선거 결과보다 이번주에 발표된 2편의 환경관련 보고서에 더 눈길이 간다. 하나는 대기오염이 미숙아 출산 위험도를 높인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수도권의 대기를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하면 1년에 30세 이상 성인 사망자 7400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정의가 마련한 ‘동아시아국가의 대기오염과 건강피해 대응’ 주제 국제심포지엄에서 임종한 인하대 교수는 임신초기 대기오염에 노출되면 상대적으로 오염도가 낮은 환경에 있는 임신부에 비해 임신 36주 이하의 미숙아를 낳을 위험이 21∼27% 높아진다고 밝혔다. 인천지역의 산모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이 연구가 주목되는 것은 조사 당시의 대기오염도가 법정기준치를 벗어나지 않은 이른바 ‘정상적’인 지역에서도 건강한 어머니가 미숙아를 낳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 환경기준이 느슨한 것이다. 한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제3차 통합환경전략 연구-온실가스 및 대기오염 저감정책의 건강편익 분석체계 구축’에 따르면 환경부가 지난해부터 시작한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대책이 효과적으로 시행되면 대기오염으로 ‘조기사망’하는 사람이 서울, 인천, 경기 지역에서 2014년에 7400명 감소한다. 이에 따라 경제적 이익이 최대 17조 5000억원가량 생기게 된다. 이 연구는 수도권의 각 시·군·구별 미세먼지와 조기사망자 감소수치까지 보여주는데 서울의 경우 송파구 강남구 등의 사망자 감소치가 가장 높다. 그러나 이 연구를 뒤집어 보면 걱정스럽다. 경유차의 배출가스 줄이기 등 대기환경 개선대책이 어긋날 경우 수천, 수만명의 사람들이 자기 수명대로 못살고 국가적으로 엄청난 경제적 손실이 온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환경오염을 초래할 개발공약을 쏟아냈다. 경기도지사 당선자의 첫마디는 수도권 정비계획법을 폐지하겠다는 것이었다. 웰빙 열풍 속에 건강식과 운동에 열중하면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에는 의외로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다. 환경부 예산마저도 수질보전에는 조 단위의 돈을 투입하면서 대기보전에는 그 10분의1 정도인 천억원대만 편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 보고서는 보이지 않는 살인자 대기오염에 대한 각성과 대책을 촉구하는 경고등이다. 이 경고를 무시한다면 한국에서도 런던과 로스앤젤레스에서처럼 어느 순간 한꺼번에 수백 수천명의 시민들이 죽어가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아니 이미 우리는 타고난 수명보다 앞서 죽어가고 있고(수도권 지역에서 연간 1만명), 우리 아이들의 40%는 아토피성 피부염,32%는 알레르기 비염,24%는 천식 등 환경성 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다. 1952년 12월 1주일만에 4000명 이상이 죽었고 그후 2개월 동안 8000명이 더 사망한 런던 스모그 참사는 나중 런던 시민의 사망기록을 분석한 결과 1870년대부터 다섯차례나 계속된 비슷한 사건에 이은 것이었다. 매일 100명씩 죽어갔던 1969년의 LA 스모그도 경고등을 인식못한 결과였다. 런던보다 4년 앞서 발생한 미국 의 도노라 스모그가 억수같이 내린 비로 끝나고 날씨가 화창하게 개자 한 생존자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그렇게 아름다운 파란 하늘도, 그렇게 밝은 태양도, 그렇게 예쁜 하얀 구름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지난 5월 오랜만에 본 서울의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이 그렇게 아름다웠다. 논설고문 ysi@seoul.co.kr
  • 양수리 백련·홍련 보러 오세요

    경기도는 1일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두물머리 주변에 조성한 연꽃단지를 이달말 개장한다고 밝혔다. 도는 지난해 5월부터 14억원을 들여 남한강과 접해 있는 두물머리 일대 1만평의논 등을 연꽃 단지로 조성했다. 서울에서 40여분 거리에 자리잡은 이 곳에는 수련과 화련, 백련, 홍련, 가시연 등 연꽃 10만여포기를 비롯해 창포를 심은 800평 규모의 온실과 산책로, 분수대 등도 들어서 관광 및 생태학습장으로 활용된다. 앞서 도는 지난해 두물머리에서 100m 남짓 떨어진 양수리와 용담리 일대에도 1만 6000평과 3000평 규모의 연꽃단지를 각각 조성했다. 도는 연꽃단지를 생태학습장으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연꽃을 재료로 칼국수와 피클, 전통주, 장류, 음료, 두부 등을 개발, 농가소득으로 이어지게 할 계획이다. 도는 또 앞으로 이 일대 10만평에 150억원을 투입해 환경생태학습장과 연문화관, 온실, 구름다리 등을 설치,‘국민환경교육장’으로 꾸밀 예정이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세존봉 기암비경에 넋을 잃다

    세존봉 기암비경에 넋을 잃다

    1998년 첫출항한 금강호를 타고 다녀온 지 8년만에 금강산을 다시 찾았다. 천하절경의 봉우리들 가운데 가장 으뜸이라는 ‘금강산의 꽃’, 세존봉(世尊峰)에 오르기 위해서였다. 금강의 주봉(主峰)인 비로봉(해발 1638m)을 등진 채 외금강 한가운데 자리잡은 세존봉(해발 1160m)은 수많은 집산연봉들이 한눈에 들어 오는 곳. 감춰진 금강산의 진짜 속모습을 온전히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로 꼽힌다. 금강산 산행의 주류를 이루는 구룡연 코스와 만물상코스의 산행시간은 불과 4시간 남짓.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때문에 8시간은 족히 걸리는 세존봉 코스가 최근들어 등산 마니아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구룡폭포에서 출발해 비사문∼세존봉 전망대∼동석동까지 무려 15㎞에 달한다. 곳곳에 난코스가 산재해 사전에 신청해야만 등반이 가능한 곳이다.계절은 초여름. 이제 마악 ‘봉래산(蓬萊山)’으로 옷을 갈아 입은 금강산 세존봉으로 험난한 여정을 떠난다. 글 사진 금강산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이른 아침부터 뭔가 못마땅한 듯 잔뜩 찌푸려 있는 봉래산. 세존봉은커녕 숙소 인근의 낮은 산봉우리들조차 짙은 구름에 가려져 있다. 그렇지만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다는 희망마저 버릴 수는 없는 일. 구름에 가린 세존봉이 굽어보고 있는 온정리를 출발해 등반길에 올랐다. # 온정천 계곡물은 평화의 실내악 노오란 마늘쫑 꽃이 만개한 황토빛 밭을 지나 도착한 곳은 온정천 계곡. 산행의 출발점이다. 맑디 맑은 계곡물이 바위를 휘돌아 나가는 소리가 마치 실내악 연주를 듣는 듯하다.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 입는 산이니 계곡물의 연주도 항상 같은 곡조는 아닐 터. 한 시인의 찬사처럼 가뭄때와 장마때가 다르고, 얼음장 밑으로 흐르면서는 또다른 곡조로 연주할 게다. 앙지대와 옥류동, 연주담 등 연이어 펼쳐진 비경들의 자태에 반쯤 넋이 빠진 채로 구룡폭포에 다다랐다. 신라의 천재시인 최치원이 “천길 흰비단이 드리운 듯하고 만섬 진주알이 쏟아지는 듯하여라.”라고 노래했던 바로 그곳. 세존봉으로 오르는 출발지이기도 하다. # 장엄한 세존봉에 숨을 멈추다 지친 다리를 쉴 틈도 없이 북측 안내원의 뒤를 따라 산행이 계속됐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길이다. 급경사를 이룬 돌계단이 끝이 안 보일 만큼 놓여져 있다.‘stairway to hell’. 지옥으로 가는 계단이 있다면 딱 이런 모습 아닐까. 그나마 짙은 구름을 걷어내고 파란 모습을 드러낸 하늘이 힘을 돋운다. 다리에 쥐가 날 즈음 도착한 비사문. 금방이라도 흘러 내릴 것 같은 돌무더기위에 잠시 숨 한자락 내려놓았다. 저 멀리 보이는 상팔담과 바위투성이의 봉우리들. 어떤 것은 억센 씨름꾼의 허벅지처럼 우람하고, 또 어떤 것은 시골아낙네의 둔부처럼 둥글기도 하다. 한점 흙이라고는 없는 바위틈에도 단단히 뿌리를 내린 소나무들의 모습은 또 어떤가. 삭막한 바위를 푸른 생명으로 요동치게 하고 있지 않은가. 위로 오를수록 봉래산은 숨겨둔 비경을 하나둘 내보였다. 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집산연봉들의 장엄함. 모퉁이 하나를 돌 때마다 때론 웅장하고, 때론 소박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기암괴석들. 탄성이 절로 나왔다. 밭은 숨을 내뱉으며 오르고 또 오르니 이윽고 정상. 발아래로 펼쳐진 수직단애가 머리를 어지럽혔다. 뒤편으로는 비로봉이 준봉들을 거느린 채 제왕처럼 당당하게 서 있다. 아직은 남쪽 사람들의 발길을 거부하고 있지만 다음엔, 반드시 다음엔 올라야 하는 곳. 정상의 능선을 따라 천화대(天花臺)라고 불리는 세존봉 전망대로 향했다. 준봉들이 도열한 봉래산의 웅혼함을 서툰 글솜씨로 담아내기엔 손이 부끄럽다. 가슴 뻐근한 감동에 이젠 탄성조차 나오지 않는다. 봉래산이 여느 산과 같던가. 통일의 열망과 민족의 온갖 애환이 서려 있는 산 아니던가. 지구의 천장이라는 에베레스트보다야 훨씬 낮겠지만 감동만큼은 오히려 더 높다. 비로봉 오른쪽으로 도열한 채하봉 능선과 백련폭포, 연주폭포가 합쳐진 합수목폭포 등의 아름다운 풍광에 눈이 부실 지경이다. 천가닥 만갈래로 뻗어나간 집선봉의 바위절벽은 가슴 한구석을 베어내는 듯하다. 칼날 같은 날개로 마치 부메랑처럼 구름바다 위를 유영하는 이름 모를 새들. 활을 잡아당긴 모습과 같다고 해서 장전항이라 불렸던 고성항. 그리고 구름바다 너머로 또 하나의 짙푸른 동해바다가 경이로운 모습으로 펼쳐져 있다. # 봉래산 낙락장송, 가슴에 담고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 하산에 나섰다. 경사가 수직에 가까운 92m짜리 철계단을 내려와 천천히 동석동으로 향했다. 오르는 길에 비하면 내려가는 길은 훨씬 수월한 편.10여분쯤 내려갔을까. 집선봉을 다 가릴 만큼 커다란 소나무 한그루가 떠억하니 버티고 서있다. 사육신중 한사람인 성삼문이 그토록 되길 원했던 ‘봉래산 제일봉의 낙락장송’인가. 큰 키에 좌우로 펼친 나뭇가지의 자세가 제법 장하다. 미인송으로도 불리는 금강송 군락지가 또하나의 볼거리. 청량한 솔향기와 함께 죽쭉뻗은 시원한 금강송의 모습에 땀이 절로 마른다. 금강송 군락지를 나서면 곧바로 신계천. 가슴까지 서늘하게 하는 신계천물로 목을 축이며 다시한번 뒤를 돌아봤다. 기어오를 힘이라도 있거들랑 꼭 한번은 올라가 봐야 하는 곳. 세존봉이 우뚝 서 있었다. # 수정봉 산빛깔도 보러가세요 빠른 시간내에 탁 트인 전망을 만끽하고 싶다면 수정봉(해발 773m)이 0순위. 세존봉 못지않은 전망을 품고있어 인기가 높다. 예로부터 수정이 많이 난다는 곳. 일출과 일몰 때면 수정이 햇살을 반사해 산빛깔을 새롭게 태어나게 한다고 전해진다. 오는 6월 중순부터 일반에 상시개방할 계획. 현재는 예약을 해야 오를 수 있다. 문의 (02)3669-3000,(033)681-9400. # 알면 좋은 몇가지 신규시설물:오는 7월1일 김정숙 휴양소를 리모델링한 외금강호텔이 문을 연다. 성수기 숙박난해소에 도움이 될 전망.9월경엔 금강산 골프장도 시범개장한다.18홀 규모. 먹을거리:고성항 이북에서만 잡힌다는 털게가 요즘 제철. 고성항 횟집에서 털게찜 1㎏에 45달러를 받는다.13㎏짜리 초대형 광어는 300∼400달러. 금강산호텔옆의 금강원은 북측 음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 꿩만두, 흑돼지, 섭죽, 냉면 등이 제공되는 코스요리가 25달러.
  • 인니 “8월까지 비상사태” 선포

    인도네시아 정부가 28일(현지시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난 27일 중부 자와주(州) 욕야카르타를 강타한 대지진의 사망자가 사흘째를 맞아 정부 집계로 5100여명을 넘었다. 부상자는 6500여명으로 그 중 2100명 이상은 상태가 매우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이재민 숫자는 10만명이지만 외신들은 20만명이 넘고 있다고 전했다. 유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28일 내각회의를 마친 뒤 “비상사태가 오는 8월까지 3개월 동안 지속될 것”이라면서 “복구 비용은 유동적이나 1조루피아(약 1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750억루피아(약 80억원)의 긴급 구호금을 편성하고 국제 사회에 지원을 요청했다. 유엔(UN)은 2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인도네시아 지원을 위한 긴급회의를 가진 뒤 “이제 (생존 문제가) 시간과의 싸움에 달려 있다.”고 경고했다. 식량·텐트·의료 약품 등 생존자에 대한 열악한 지원과 더딘 발굴 작업으로 사망자와 부상자가 더욱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칼라 부통령은 “이번 지진으로 가옥과 건물 3만 5000여채가 무너지고, 전력·수도 시설이 파괴된 상태”라고 전했다. 최대 피해 지역인 진앙지 인근의 반툴에서만 최소 2000명 이상이 숨졌다. 영국 BBC는 2만여명의 부상자가 초토화된 도시에서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굶주림과 폭우로 인한 추위, 여진에 대한 공포로 가족을 잃은 슬픔조차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까지 450여차례나 여진이 계속됐다. 이슬람 전통에 따라 사망자 대부분은 수시간 만에 매장됐지만 일부는 거리에 그대로 방치돼 전염병 창궐마저 우려되고 있다. 가옥이 완파된 부디 위야나(63)는 “다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옷과 음식, 물 등 모든 게 부족하다. 생존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유엔아동기금(UNICEF),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적십자사 등이 구호품 배급을 시작했지만 “더 달라.”는 생존자의 외침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욕야카르타가 자랑하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고대 힌두사원 프람바난도 석벽 일부가 무너지고 조각상이 파괴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 대지진에 이어 화산 폭발의 공포는 욕야카르타 주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15일 이후 므라피 화산은 재가 뒤섞인 검은 구름을 내뿜으며 폭발이 임박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인도네시아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피해 지역의 텐트에서 밤을 지새우며 구조활동을 지켜봤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다음달 5∼9일로 예정된 남북한 방문을 연기하기로 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2006 독일월드컵] 태극전사 글래스고 첫 특훈

    ‘마지막 담금질이 시작됐다’ ‘신화 재현’에 나선 23인의 태극전사들이 독일 입성에 앞선 중간 기착지인 글래스고에서 첫 훈련에 돌입했다. 28일 새벽 6시(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공항에 도착한 대한민국 월드컵축구대표팀은 시차에 적응할 틈도 없이 잠시 눈을 붙인 뒤 28일 저녁부터 훈련에 돌입했다.27일 오후 인천공항을 출발한 뒤 영국 런던을 경유해 무려 16시간30분의 긴 여정으로 피곤함이 역력했지만 선수단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려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의중이 반영된 것. 선수들은 오후 6시(현지시간 오전 9시)에 기상, 한국에서 공수해 온 김치와 아메리칸식 식사를 곁들인 뒤 첫 훈련에 나섰다. 스코틀랜드 프로축구 글래스고 레인저스의 연습구장인 머레이 파크에서 열린 오전 훈련은 가벼운 구보와 스트레칭 위주로 1시간 정도 진행됐다.26일 열렸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과 장기간 비행으로 소진된 체력 회복과 근육 이완에 초점을 맞춘 것. 하지만 23일 세네갈전에서 왼발 등을 밟혔던 이호(울산)와 오른쪽 종아리가 좋지 않은 백지훈(서울)은 욘 랑옌덴 물리치료사와 함께 재활훈련을 실시했다.김영철(성남)도 잠시 이들과 함께 재활훈련에 참가했지만 곧바로 선수단 본진에 합류했다. 백지훈과 이호를 제외한 21명의 태극전사들은 가벼운 러닝으로 훈련을 시작한 뒤 3개조로 나뉘어 볼 뺏기를 하면서 컨디션을 조율했다. 이어 압신 고트비 코치의 지도 아래 2인 1조로 짝을 지어 하체근육 이완운동을 하면서 2일 노르웨이와의 평가전을 위한 본격 전술훈련에 들어가기에 앞서 정상 컨디션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햇빛이 반짝였던 글래스고 하늘은 어느새 검은 먹구름이 몰려와 어두워지면서 소나기가 퍼부어 훈련 중인 선수들의 옷은 어느새 비에 푹 젖고 말았다. 한편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머레이 파크의 잔디상태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고트비 코치는 “아주 짧은 잔디다. 관리 상태가 매우 훌륭하다.”고 흡족해했다. 대표팀은 오는 31일 노르웨이 오슬로로 이동,6월2일 새벽 2시(한국시간) 노르웨이와 평가전을 갖는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대북 양보’ 발언뒤 파기… 정부 딜레마

    내달 예정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 행사를 정점으로 상승세를 타던 남북관계가 급속히 내리막길로 접어들 전망이다.24일 북한이 경의선 시험운행 합의를 일방 파기하면서부터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의 열차 방북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졌다.2차 정상회담 논의도 당분간 추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남북간 신뢰에 다시 상처를 안겼다는 점에서도 심각하다. 더욱이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 양보’ 발언 뒤 이어진 북측의 약속 파기 및 정부의 오판과 관련, 우리 국민들의 정서적 반감도 당국의 대북 정책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향후 정부가 북측의 약속파기에 대응해 대북 지원사업 ‘유보’ 등의 조치를 취할지도 관심사다. 김 전 대통령은 철도를 통한 방북에 강한 집착을 보여왔으나,1차 방북 실무 접촉에서 북측은 ‘서해 직항로’로 방문할 것을 요청했다. 현재 분위기로는 오는 29일 2차 실무접촉(개성)에서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측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 동교동의 한 소식통은 “한 달이 남았다.”면서 “김정일 위원장이 김 전 대통령에게 ‘선물’차원에서 열차 방북을 허용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극적인 반전에 미련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번 건이 남북관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에 대해 정부는 애써 선을 긋고 있다. 신언상 통일부 차관은 “한 사건으로 남북관계 전반을 판단하려 해선 안된다.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측이 개성공단과 같은 경제협력은 우리 정부가 정책을 바꾸지 않는 이상 스스로 발을 빼진 않을 것이지만, 군사적 긴장 완화나 신뢰 구축과 같은 문제엔 강경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방위적 남북관계 진전에는 제동이 걸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경색 국면이 오래갈 것으로 보는 시각은 적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측의 시험운행 취소와 관련,“남측으로부터 확실한 지원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6·15민족통일대축전과 DJ 방북 전후로 추가 지원을 요구하며 적극성을 띨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 노무현 정권 임기 내에 경제적 실리를 ‘확보’해 놓아야 한다고 판단, 속도·강약 조절을 해가면서라도 남북관계의 보폭을 넓힐 것이란 관측도 많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儒林 (608)-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44)

    儒林 (608)-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44)

    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44) 율곡이 그토록 빠르게 답안지를 작성할 수 있었던 것도 또한 일필휘지로 조선조 최고의 명문장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내공의 결과였던 것이다. 이윽고 시간이 되었는지 어악이 일어나며 모대(帽帶)한 시관이 방을 고이 들고 앞으로 나와 홍마삭 끈을 일시에 올려 달았다. 그러자 종이가 펼쳐지며 마침내 시험결과가 발표되었다. 순간 그 앞으로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선접꾼들이 눈알을 부라리며 주먹을 휘두르며 세도가의 자제들을 위해 일시에 달려들어 길을 열었으나 율곡은 한 곁에 물러서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자 결과를 보고 낙방한 과유들이 침통한 얼굴로 차례차례 물러갔다. 삽시간에 반수당 뜨락은 썰물처럼 빠져 나간 유생들로 철지난 바닷가와 같았다. 그때였다. 누군가 은행나무 밑에 서 있는 율곡 앞으로 큰 소리를 치며 달려오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 도대체 어디 갔었는가. 한참을 찾고 있었네.” 송강 정철이었다. 정철은 율곡과 동갑내기로 벌써부터 상대방의 문재를 인정하고 있었던 당대의 라이벌이었다. 특히 지난번 세도가 자식들이 합심하여 율곡에게 행패를 부릴 때 기지를 발휘하여 율곡을 위기에서 구해줌으로써 무사히 과거시험을 치르게 하였던 은인이기도 하였다. “방을 보았는가.” 정철이 빙그레 웃으며 율곡을 쳐다보았다. “아직 보지 못하였네. 자네는 보았는가.” “나야 보았지. 나야 보기 좋게 낙방하였네.” 훗날의 이야기이지만 율곡이 29세 되던 1564년에야 대과의 명경과에 장원으로 급제함으로써 마침내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고 호조좌랑에 임명되어 벼슬의 출발점에 설 수 있었다면 정철은 그보다 2년이나 빨리 역시 장원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던 것이다. 물론 율곡이 정철보다 2년이나 늦었던 것은 뜻밖에도 아버지 이원수가 율곡의 나이 26세 때인 그해 5월 갑자기 병사함으로써 3년 동안 율곡은 과거공부를 중단하고 3년 동안이나 파주의 선영에서 시묘살이를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율곡도 진즉부터 정철에 대한 소문을 친구 성혼을 통해 듣고 있었는데, 두 사람이 평생 동안 친교를 맺고 지낼 수 있는 벗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성균관 앞에서 정철이 율곡을 위기에서 구해준 기지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 도대체 천도책이라니, 그 따위 과거시험 문제를 내는 사람이 도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하늘의 길이라니, 무슨 빌어먹다 죽은 씻나락 까먹는 귀신의 소리란 말인가.” 정철의 몸에서는 이미 술 냄새가 진동하였다. 아마도 술을 파는 장사치로부터 술을 사서 거나하게 취할 만큼 마신 모양이었다.
  • 왕광이 ‘정치’ vs 샤오팡 ‘사랑’

    왕광이 ‘정치’ vs 샤오팡 ‘사랑’

    중국의 대표적 현대작가이면서도 작품세계가 확연히 다른 두 작가의 전시가 서울에서 나란히 열리고 있다. 소격동 아라리오 서울에서 ‘왕광이-격렬한 근대의 초상’전을 갖는 왕광이는 1980년 이후 중국 아방가르드 미술의 선두를 지켜온 작가. 반면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ENJOY’란 타이틀로 전시를 갖고 있는 루샤오팡은 83년부터 파리로 이주,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자신만의 회화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다. 왕광이는 1980년대 중국현대미술의 시발점이었던 ‘베이징 예술가 그룹’을 주도한 작가로,90년대 이후 중국의 급격한 개혁·개방과 자본주의화란 물결속에 태동한 ‘정치적 팝’이란 미술흐름을 탄생시켰다. 왕광이 작품은 서구 현대미술과는 다른 독특한 중국적 현대성을 가지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데, 이번에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Great Criticism’ 시리즈 등 2002년 이후 제작한 16점을 선보인다.6월22일까지.(02)723-6190. 왕광이와 달리 루샤오팡은 이념적 그늘을 걷어내고 ‘사랑’이란 주제에 매달려온 작가다. 풍선, 천사, 구름 등 다양한 형상적 모티프에 상상력을 버무린 혼성물로 작품을 표현해 왔다. 이번엔 이처럼 다양한 오브제를 강력한 색채와 구성으로 혼합시킨 화화 33점과 조각 4점을 보여준다. 투명한 파이프라인으로 가득한 수풀처럼 보이는 콘돔, 인체의 복잡한 조직에 강렬한 색채를 입힌 듯한 작품, 다양한 인형과 공, 풍선 등이 뒤섞어 놓은 작품 등은 마치 성인들의 욕망과 환상을 상징하는 일종의 장난감 같기도 하다.31일까지.(02)730-7818.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녹색공간] “한국은 매우 중요한 국가입니다.”/박은경 세계YWCA 부회장

    “한국은 매우 중요한 국가입니다.” 교황의 손을 맞잡고 감격에 넘쳐 “한국에 추기경 두 분이 계셔서 저는 무척 행복합니다.”라고 말하자 교황은 위와 같이 한국의 중요성으로 화답해 주셨다. 지난 10일 아침 10시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에서 수요일마다 열리는 교황의 ‘일반관중’과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금줄에 금 십자가와 금술이 달린 넓은 허리 띠 외에는 온통 하얀색으로 입은 하얀 머리의 베네딕트 16세 교황은 뚜껑 없는 하얀 차를 타고 모습을 보였다.1시간 전부터 소지품을 검사받고 자리한 전 세계에서 온 1만여명이 운집해 있는 광장 속을 누비고 사열하며 친근감을 뿌려 주었다. 바티칸 성당 바로 앞 단상에 마련된 특별석에서 보이는 성베드로 광장의 둥그런 수십개의 베이지색 건물 기둥들과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은 무척 세련된 색의 조화를 연출하였다. 그 속에서 조그맣게 멀리서 움직이는 하얀색 차위에서 움직이는 교황의 모습은 마치 동화속의 요정 같이 보였다. 맨 뒤 마지막 줄까지 돌고 돌아 드디어 하얀 차는 단상에 이르렀고, 교황은 바티칸성당 정문 앞 중앙에 마련된 붉은 햇빛 가리개 천막 밑에 마련된 교황의자에 앉았다. 좌측에는 붉은 장식이 빛나는 추기경들이 앉아 계셨고 우측에는 단상에 특별히 초대된 인사들이 앉아 있었다. 영어, 불어, 독어, 스페인어, 폴란드어, 이태리어 등 6개 국어로 그 자리에 와 있는 전 세계의 단체들을 다 열거할 때 각 단체들은 함성과 함께 교황을 찬양하였고, 의자에 앉으신 교황께서는 일일이 손으로 화답하셨다. 교황께서는 의자에 앉아서 신부들의 도움을 받아 6개 국어로 세계에서 온 성도들을 매 번 환영하고 축수해 주셨다. 2시간에 걸친 미사가 끝났을 때 추기경들을 시작으로 교황의 알현이 시작되었다. 교황의 손을 잡고 무릎을 꿇는 추기경들의 모습에서 교황에 대한 경외심을 느낄 수 있었다. 맨 앞줄 10여명만이 교황과 대담할 수 있도록 허락되는데, 필자의 옆에는 미국 부시대통령의 동생인 플로리다 주 주지사 부인이 있었다. 우측 단상으로 교황께서 오셨을 때 네 번째 서 있던 필자는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한국에서 왔다고 소개하고 추기경이야기를 꺼냈다. 교황은 무척 다정하고 평화롭고, 비형식적이었다. 필자의 손을 감싸 안은 손길은 그렇게 부드러울 수 없었다. 의례적이거나 형식적인 모습은 전혀 감지할 수 없었다. 세계 YWCA 부회장으로 두 번 피선되어서 7년 째 일하고 있는 필자는 회장, 사무총장과 함께 바티칸 정부의 초대를 받고 교황을 만날 수 있었다. 교황을 뵙기 하루 전 날 종일 교황청에서 관계자들을 만나서 알게 된 바티칸 정부의 행정력 또한 세계 평화를 위한 노력이 돋보이는 구조로 짜여져 있었다. 11개의 교황청 위원회 중 기독교 통합을 촉진시키기 위한 위원회, 평신도 위원회, 정의 및 평화 위원회 등 3부서를 방문하여 긴 시간 상호 의견을 교환할 수 있었다.1960년대부터 천주교는 세계 평화를 위한 종교 간의 대화를 시도하였고, 최근에는 예수를 구세주로 믿지 않아 구세주가 재림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유대교와도 대화를 시작하였다는 맥도널드 신부의 보고를 듣고 천주교의 맹렬한 평화 시도를 읽을 수 있었다. 필자는 기독교의 다양한 원리속에서 어떻게 통합이 가능하느냐는 질문을 던졌고, 무티소 신부는 다양함 속에서 더 평화를 이루려는 의지가 가치있다고 답하였다. 지난 사월 초파일 정진석 추기경이 조계사에 가서 지관 총무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각 성당에서 인근 불교 사찰로 가 상호 유대를 맺어 가는 일들이 이렇게 바티칸 정부의 오랜 종교간의 대화를 통한 평화 추구에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박은경 세계YWCA 부회장
  • 어린이공원도 업그레이드

    어린이공원도 업그레이드

    아이들이 밝고, 맑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면 억만금을 들여도 뭐든 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자 어른들의 마음입니다. 늦었지만 최근 어린이 시설이 ‘업그레이드’되고 있습니다. 각 자치구에서는 기생충알 오염 등 어린이 건강을 위협하는 어린이공원 모래 바닥을 고무 매트로 바꾸고, 녹슨 놀이기구들을 교체하고 있습니다. 또 아이들을 교통사고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을 정비하는 사업과 함께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의 눈 높이에 맞춘 어린이 교통공원도 생겼습니다. 양천구에 최근 문을 연 어린이교통공원과 새롭게 탈바꿈한 은평구 다래 어린이공원, 동작구 스쿨존 설치 현장 등 어린이시설 3곳을 둘러봤습니다. 시설이 업그레이드된 어린이공원을 보며 “집앞 놀이터가 새옷으로 갈아입었다.”며 즐거워하는 아이들과 어린이교통공원에서 교육을 받은 뒤 “횡단보도가 더 이상 무섭지 않다.”며 자신감을 보이는 아이들을 보면서 왜 진작에 만들어 주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더 많은 곳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kdaily.com ■ ‘놀이처럼’ 안전습관 익힌다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교통공원’이 최근 서울 양천구에 문을 열었다. 서울 양천구 신정 7동 칼산근린공원내 3000여평에 지난 1일 문을 연 어린이교통공원은 아이들의 호기심과 재미를 유발할 수 있는 첨단 실내외 교육시설을 갖췄다. 아이들에게 체계적이고 현장감 있는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33억원의 예산을 들여 건립했다. 지난 15일 오후 2시 교통공원에 현장학습을 나온 ‘구립 양천어린이집’ 난초반(7세) 어린이들을 따라 공원 안팎을 돌아봤다. ●횡단보도가 무섭지 않아요 “제가 먼저 갈게요. 멈∼춰 주세요.” 야외 공원 횡단보도 앞에 멈춰선 20여명의 유치원생들이 “초록불이 켜졌어요.”라는 교통안전 지도교사 한옥자(38·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양천구회장)씨의 말에 왼손을 번쩍 들고 큰 목소리로 또박또박 외쳤다. “중앙선을 넘으면 오른손으로 바꿔 들어요. 차가 오는 방향을 보면서 건너야죠.”라는 한씨의 설명에 아이들은 모두 손을 바꿔들며 고개를 돌렸다. 친구들을 제치고 앞서 뛰어 나가던 아이는 “횡단보도에서 뛰면 안돼요.”라는 한씨의 말을 듣고 걸음을 멈춰서기도 했다. 교육을 받은 뒤 한혜록(7)양은 “친구들과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는 연습을 하는 게 재밌다.”면서 “이제 혼자 횡단보도를 건너는 게 무섭지 않다.”며 즐거워했다. ●5∼9세 눈높이 교육시설 실외에서 교육을 마친 아이들이 140여평 규모의 실내 교육장에 들어섰다. 실내 교육장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도록 10여개의 코스마다 실제 차량을 이용한 시설과 횡단보도, 그림 안내판, 컴퓨터 등으로 재미있게 꾸몄다. 교육장은 4∼5세 미취학 아동에서부터 초등학교 1∼2학년까지의 ‘눈높이’에 맞췄다. 코스는 (1)신호등에 대해 알아보기 (2)횡단보도 건너기 (3)공사장 주변 조심하기 (4)골목길 차량 조심하기 (5)비오는 날 어떤 옷을 입을까 (6)스쿨버스 타기 (7)위험한 사고 안내 (8)교통표지판 보기 (9)주차된 차 뒤에서 놀지 않기 (10)보호대 착용하고 자전거 타기 (11)112와 119 신고요령 (12)교통 안전 퀴즈 등의 순으로 꾸며졌다. 시청각 교육실이 있어 만화영화를 보며 교육 내용을 복습할 수 있도록 했다. 차 뒤에서 놀지 않기 코스에서 “차 뒤에서 노는 친구들을 보면 뭐라고 해야 되나요.”라는 질문에 이정민(7)양은 “얘들아 차 뒤에서 놀면 위험해.”라고 우렁차게 대답하기도 했다. 강민성(7)군은 “자동차 경적을 직접 눌러본 것이 제일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어린이 안전은 습관이 중요 교육장은 아이들에게 현장학습을 통해 안전 습관을 길러 주는 역할을 한다. 한씨는 “아이들은 어른들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거나 성격이 조급하다.”면서 “이 때문에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횡단보도 앞에서 우선 멈추는 습관과 좌우를 보는 습관, 차가 멈췄는지를 다시한번 확인하는 습관을 반복적으로 학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을 인솔해 온 구정미(42) 원장은 “유치원에서 책으로 설명해 주는 것보다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는 것이 효과가 훨씬 크다.”면서 “아이들의 안전 습관이 몸에 밸 수 있도록 자주 현장 교육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외 교육장은 일반인들에게 항상 개방되지만 실내 교육시설은 유치원 등 단체가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사용료는 무료다. 교육은 코스를 돌며 40분 정도 진행되며,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자원봉사자들이 담당하게 된다. 신청 제한은 없지만 주로 양천구를 비롯해 주변의 금천·관악·구로·동작·영등포·강서구 등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교육할 예정이다. 한편 공원 주변에는 운동시설과 놀이터, 산책로 등이 있어 주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즐기며 교육을 시키는 데도 적합하다. 문의 양천구시설관리공단 2650-3454∼7.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놀이공원 못잖은 집앞공원 “집 앞의 놀이터가 멋진 새옷으로 갈아 입었어요.” 마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린이공원이 쾌적하고 안락한 장소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기생충 감염과 먼지 발생으로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협하던 모래 바닥을 탄성이 뛰어난 고무매트나 고무블럭으로 포장하고 안전한 놀이시설로 교체하는 등 사설 놀이공원 못지 않은 안락한 시설로 탈바꿈하고 있다. 어린이공원은 서울에만 1130곳이 있을 정도로 흔히 주변에서 손쉽게 만날 수 있다. 서울 시내 전체 공원 1434곳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집앞에 멋진 놀이터가 생겼어요. 이런 추세에 맞춰 최근 개장한 곳은 서울 은평구 응암 4동 751의 22호에 완공된 ‘다래 어린이공원’. 얼마전 까지만 해도 이 곳에는 식당과 오락실 등의 노후화된 단층 건물 5개동이 있었으나 구가 이를 매입해 공원을 조성한 곳이다. 보상비를 포함해 사업비가 무려 19억 500만원이나 들었다. 공원은 177평 규모로 넓지는 않았지만 깔끔하고 안락하게 꾸며졌다. 공원주변에는 느티나무 등 10종 1045주의 나무를 심어 쾌적하게 만들었다. 또 32종의 놀이시설을 갖추고, 놀이터 모래가 개 회충알 감염 등으로 문제가 발생했던 점을 감안해 고무매트로 포장했다. 다래공원이라는 명칭은 과거 주변이 논과 밭으로 이용되던 시절에 노루와 토끼 꿩들이 산에서 내려와 먹이도 먹고 놀다 간다는 뜻에서 붙여졌다. ●고무매트 바닥 설치로 기생충 감염 걱정 끝. 강서구는 사업비 3억여원을 들여 지난 11일 화곡 5동 범바위어린이공원을 업그레이드했다. 오래된 기존 시설물은 모두 철거하고, 건강 지압로, 장미아치, 고급형생활체육시설, 조합놀이대 등 14종 36점을 설치했다. 바닥은 먼지 발생 방지는 물론 충격 완화를 위해 고무매트와 고무블럭 등으로 포장했다. 또 사업비 6억 5000여만원을 들여 22일까지 화곡 2동 골말공원, 등촌3동 푸르매·백합·채송화공원, 화곡본동 구름·볏골공원, 화곡 1동 효심·호돌이공원, 화곡4동 무지개공원, 화곡 7동 월정공원, 가양3동 곰돌이·진달래, 방화1동 쌈지, 방화3동 꿈나무·개화공원 등의 노후시설을 정비할 예정이다. 서대문구는 안산 도시자연공원내에 위치한 자연학습장을 다음달까지 재정비한다. 1996년 3월 조성돼 시설물이 낡아 주변 시설물을 모두 철거한 뒤 자연형 연못과 휴게쉼터로 조성한다. 노랑꽃창포와 금불초 등 1800본을 식재한 어린이 자연학습 관찰로도 만든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등하교 안전 100%보장 스쿨존 개선 “학교가는 길이 달라졌어요.”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안전한 등·하교길을 위한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 개선사업에 각 자치구들이 소매를 걷어 붙이고 있다. 이에따라 초등학교 주변에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시설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운전자들이 어린이보호 구역임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도로를 컬러 아스콘으로 포장하고 교통안전표지판을 크게 만들었다. 또 과속 방지턱을 설치하고, 교통량이 많은 지역은 일방통행을 실시해 통과 차량 수를 줄이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든 구는 동작구로 스쿨존 개선사업에 36억원을 배정, 관내 20개 초등학교의 스쿨존을 재정비하고 있다. 동작구는 2003년을 ‘어린이 교통안전 원년’으로 선포한 뒤 지난해까지 8개 초등학교에 안전시설 설치를 마쳤다. 올해는 9개 초등학교,2007년에는 3개 초등학교에 안전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2008년 이후에는 16개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주부 김유정(38·동작구 )씨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좁은 골목길에 차량이 무섭게 지나다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조마조마 했는데 스쿨존이 설치돼 이제는 그나마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철쭉 만개한 산하를 가다

    철쭉 만개한 산하를 가다

    계절의 여왕이다. 산들은 서로 앞다투어 붉디붉은 옷으로 갈아입고 뽐내는 계절이다. 아름다운 선홍빛 철쭉의 유혹은 구름을 타고 날아가던 ‘신선’도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이번 주부터 국립공원들의 산불예방기간이 끝나 철쭉의 매혹적인 자태를 엿보기에 그만이다. 가벼운 배낭 하나 매고 철쭉 바다로 여행을 떠나자. 글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사진 제주시청·영주시청·남원군청 제공 진달래가 피었다가 자취를 감춘 전국의 산들에 ‘멀리 떠난 서방님을 기다리는 새색시의 입술’ 같은 철쭉이 만개했다. 철쭉은 ‘사랑의 즐거움’이란 꽃말을 가진 예쁜 꽃이다. 길가던 나그네가 자꾸 걸음을 멈추게 했다는 의미로 ‘척촉’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붉디 붉은 바위 끝에/잡고 온 암소를 놓아두고/나를 부끄러워 아니 한다면/저 꽃을 바치겠나이다.’ 절벽 위에 피어 있는 철쭉을 탐냈던 수로부인(신라 선덕왕 때 순정공의 처)에게 신비한 노인이 철쭉을 바치며 불렀다는 ‘헌화가’이다. 진달래와 철쭉은 꽃 모양이 비슷하여 사람들이 혼동하지만 꽃이 먼저 핀 다음에 잎이 나오는 것이 ‘진달래’고 잎과 꽃이 같이 피는 것이 ‘철쭉’으로 구분하면 쉽다. # 철쭉 산행의 일번지 - 소백산 영주와 단양에 걸쳐 있는 소백산은 철쭉의 명산. 특히 연화봉 일대의 철쭉 군락의 명성은 전국에 자자하다. 희방사나 죽령에서 연화봉 오르는 산길이 잘 나 있고, 비로사에서 비로봉에 이르는 철쭉길도 좋다. 정상 일대가 초원지대로 철쭉 군락은 주변에 조금씩 흩어져 있다. 그래도 초원과 철쭉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독특한 산행코스라 인기가 높다. 소백산 철쭉제는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극단 미추 공연, 장승깎기, 철쭉길걷기, 죽령 옛길걷기, 야생화 나눠주기 등 재미난 행사가 풍성하다. 가는 길에 부석사도 들러볼 만하다. 영주시청(054-639-6004). # 가장 인기 있는 철쭉 동산 - 남원 바래봉 남원 바래봉은 가장 인기있는 철쭉 산행지. 운봉 축산기술연구소 뒤 목초지대가 지금부터 이달 말까지 붉은 바다를 이룬다. 바래봉 정상아래 1100m 부근의 갈림길에서 팔랑치로 이어지는 오른쪽 능선도 철쭉군락이다. 특히 선홍빛의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는 곳은 정상 오른쪽 능선에서 팔랑치에 이르는 약 1.5㎞ 구간. 4월 하순 산 아래부터 피기 시작하여 22일부터 절정에 오른다.1971년부터 면양을 키우고자 바래봉 능선까지 찻길을 내고 초지 조성을 한 다음 면양떼를 풀어놓았다. 면양들은 수목이 다 먹어치웠지만 독성이 있는 철쭉만은 건드리지 않았다. 그래서 바래봉 일대의 철쭉 바다가 만들어졌다. 운봉읍사무소(063-634-0301). # 붉게 물든 제주 - 한라산 한라산의 철쭉은 다른 곳보다 좀 늦어 다음달 초에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한라산 1100m 고지에서 시작한 철쭉이 왕관릉과 만세동산, 영실 일대 등으로 퍼진다. 그중 하이라이트는 윗세오름 부근이다. 철쭉제를 위해 따로 성대한 행사를 하지 않고 산악인 주최로 산신제를 겸해 철쭉제를 연다. 올해는 오는 28일에 열린다. 청원무공연, 헌다제의와 사신다례 제의, 철쭉제례, 산신제 등의 행사를 준비했다. 제주도산악연맹(064-759-0848). # 가장 편리하고 아름다운 산행 - 덕유산 덕유산은 별도의 철쭉제가 열리지는 않지만 굽이굽이 아름다운 구천동 계곡과 철쭉의 어울림은 그야말로 한 폭의 산수화. 특히 중봉에서 송계 삼거리에 이르는 이른바 ‘덕유평전’의 철쭉이 장관이다. 또한 무주리조트의 곤돌라를 이용해 설천봉·향적봉에 오르는 코스는 누구나 30분이면 쉽게 철쭉의 바다로 갈 수 있어 어르신이나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산행으로 그만이다. 덕유산(063-322-3174), 무주리조트(063-322-9000). # 붉은 님을 떠나보내는 - 태백산 태백산 철쭉이 진다는 것은 철쭉 산행의 끝을 의미한다. 다음달 2일부터 3일 동안 태백산도립공원에서 태백산 철쭉제가 열린다. 태백산 역시 장군봉 일대의 철쭉 군락은 규모는 작지만 태백산의 수려한 모습과 어우러져 여느 산 못지않게 아름답다. 또한 철쭉제 기간에는 태백산 등반대회는 물론이고 산신제, 야생화전시회, 맑은물 사진전, 팔도사투리 경연대회뿐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도깨비가면 만들기, 철쭉그림 퍼즐맞추기, 캠프파이어, 불꽃 퍼포먼스, 페이스페인팅 등 40여 가지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축제의 흥을 돋운다.(033)550-2083. # 철쭉과 잣나무의 사랑 - 가평 연인산 가평의 연인산은 수도권의 수많은 계곡중 보기 드물게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곳이다. 용추구곡의 발원지인 7부 능선에서부터 정상까지 1.5㎞ 구간에 2m 이상 자란 산철쭉이 군락을 이룬 채 붉게 물들고 있다. 이름하여 연인산 능선의 철쭉터널. 우정고개 주변의 잣나무 숲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031)580-2065. # 수도권 근교의 철쭉 산행지 - 축령산 남양주시 축령산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자생 철쭉 군락지역으로 어른 키보다 훨씬 큰 철쭉이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계곡 사이에서 선홍빛 웃음을 활짝 웃고 있는 곳. 가벼운 등산과 꽃구경을 할 수 있는 곳이며 자연휴양림도 있어 가족나들이로 안성맞춤이다.(031)592-0681.
  • 분의기 UP시키는 벽 장식품

    분의기 UP시키는 벽 장식품

    집 안의 벽에 아무것도 없으면 허전하다. 반면 뭔가를 걸어놓으면 한순간에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확 살리거나, 확 가라앉히거나. 전체적인 집 안 분위기에 잘 맞으면서도 인테리어의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벽 장식 소품을 찾아보자. # 다이내믹한 액자(사진 3,6) 가장 손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벽 장식 소품이 바로 액자다. 가족의 단란한 때를 담은 사진을 걸어놓는 것도, 그림을 걸어놓는 것도 모두 좋다. 커다란 사진을 하나만 벽에 붙이는 것보다는 각기 다른 크기의 사진들을 걸어 자유로움 속에 통일감을 표현하는 것도 세련돼 보인다. 단순한 라인의 액자에 원하는 사진이나 그림을 넣어 여러 개 걸면 절제된 느낌을 준다.(프레임 아트 블랙 2만 4000∼2만 7000원) 아이들 방에는 장난기 가득한 동물 그림을 걸어 귀여운 인테리어 포인트를 주어도 좋다.(버터스·미시 그림액자 4만 2000원) # 롤 스크린(사진 4,7) 블라인드나 커튼의 용도를 햇빛 가리개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 밋밋한 벽을 바꾸려 새로 도배를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롤 스크린이나 발을 거는 것도 괜찮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무늬가 들어가면 더욱 좋다.(롤 스크린 10만∼14만원선, 발은 2만 5000∼2만 9000원선) # 은은한 조명(사진 5) 간접 조명 하나로 인테리어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스탠드를 세우고 싶지만 별도 공간이 없을 때는 벽에 붙이는 타입의 조명을 이용해보자. 특히 어두운 것을 싫어해 밤마다 불을 켜고 자거나 문을 열어놓아야 하는 아이의 방에 벽걸이용 램프를 걸어 아이에게 더욱 포근하고 편안한 취침 시간을 줄 수 있다. 모양이나 그림이 다양하다.(구름램프 5만원선) # 시선이 꽂히는 시계(사진 1,2,8) 디자인이 다양하면서 유용하기까지 한 시계는 벽을 장식하는 소품으로 빼놓을 수 없다. 모양이나 색상, 타입이 다채로워 선택의 폭이 넓다는 장점도 있다. 파스텔 색감이 튀지 않으면서도 감각적인 모자이크 디자인을 한 시계(3만 3000원선), 깔끔한 유리판에 나비, 컬러풀한 소 등을 그려넣은 시계(3만 9000원선) 등은 인테리어의 포인트로 충분하다. 플립달력벽시계(7만 2000원)는 시간뿐만 아니라 날짜와 요일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실용적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도움말 까사미아 서교점(02-323-7231)
  • 전도양양 샐러리맨이 전과자로 추락한 사연

    “하룻밤 풋사랑이 천당에서 지옥으로 인생을 180도 바꾸어버렸네.” 중국 대륙에 앞길이 창장한 20대 회사원이 하룻밤 풋사랑 때문에 전과자로 전락해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중국 샤오산(蕭山)법원은 한순간의 실수로 에이즈에 걸려,자신이 죽으면 부모님이 상심할 것을 우려해 부모님을 먼저 살해하고 나중에 자살하려다 미수에 그친 20대 중반의 한 회사원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광주일보(廣州日報) 인터넷신문 대양(大洋)망이 최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사건의 주인공은 올해 25살의 아융(阿勇·가명).대학을 졸업한 그는 앞길이 구만리 같은 대기업 사원으로 집안 형편도 좋은 편이다.지난해 3월까지는 그의 앞길은 탄탄대로 그자체였다. 그런 아융의 앞길에 구름이 끼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4월이다.인터넷을 통해 채팅을 하면서 무료함을 달래던 그는 장쑤(江蘇)성 항저우(杭州)의 한 여성과 알게 됐다.채팅을 하면서 서로 정분이 난 이들은 항저우에서 만나 긴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됐다. 7개월여가 지난 11월,아융은 온 몸이 펄펄 끓을 정도로 고열이 나는 바람에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다.아니 이게 웬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가.진찰 결과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하룻밤 풋사랑으로 신세를 망친 셈이다. 절망의 늪에 빠진 아융은 아무런 희망도 지니지 못하고 목숨을 끊기로 결심했다.하지만 연로한 부모님이 마음에 걸렸다.부모님을 먼저 살해한 다음 자신이 자살을 하기로 했다.이후 부모님을 살해하기 위해 무려 5번이나 시도했다. 부모님을 살해하려고 결심한 그는 부모님이 고통없이 돌아가실 수 있도록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해 실천에 옮겼다. 지난 1월초 아융은 샤오산 한약방에 들러 체온계 50개를 샀다.그 체온계를 모두 깨뜨려 나온 수은을 부모님 베개 맡에다 갖다놓았다.수은의 증발을 통해 중독시켜 살해하겠다는 의도였다.이튿날 부모님이 수은을 발견하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이번에는 방법을 달리 했다.사람을 혼미하게 하는 10㎖의 ‘G수’를 구입했다.아융은 5㎖ 정도의 ‘G수’를 몰래 밥속에 집어넣었다.그 결과 부모님과 외삼촌 부부 등 밥을 먹은 사람 모두 현기증을 일으키는 중독 증상을 보였다. 3일이 지난 뒤 그는 나머지 ‘G수’를 밥에 집어넣었다.집안 식구들은 또다시 중독 증세를 보였다.이제 약효가 있는 것이 분명해졌다.그래서 이번에는 90㎖의 ‘G수’를 구매,모든 준비를 마쳤다. 아융은 2월15일을 D-데이로 잡았다.그날 저녁,10㎖의 ‘G수’를 밥 속에 집어넣었다.집안 식구 4명이 중독돼 병원으로 실려가 응급처치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때 전혀 예상치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집안 식구들이 계속 중독되자 아버지가 공안(경찰)에 신고를 한 것이다. 집안 식구들은 3차례에 걸쳐 이상한 일이 발생했지만 아융이 했으리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그만큼 그는 집안 식구들의 신뢰를 받을 만큼 착실하고 성실했다. 결국 공안이 수사에 착수하자,두려웠던 그는 모든 사실을 털어놨다.한순간의 실수로 영어(囹圄)의 몸이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은 이렇게 벌어진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 [씨줄날줄] 더블 딥/우득정 논설위원

    신문이나 방송 보도를 보면 잘된 것보다 잘못된 것, 희극보다 비극, 칭찬보다 비판이 압도적으로 많다. 언론의 기본 기능이 비판에 있다지만 튼실한 대들보보다 깨어진 기왓장 한장에 더 흥분한다. 경제기사도 마찬가지다. 각종 지표가 조금이라도 나쁘게 나오면 ‘더블 딥(경기 일시회복 뒤 하강)’,‘스태그플레이션(불황속 물가고) 조짐’‘제2 IMF 우려’‘일본식 장기불황 조짐’ 등 최악의 상황을 일컫는 용어들을 너무나도 쉽게 동원한다. 비관적으로 전망했다가 잘되면 미리 경고음을 발령한 덕분이라고 자화자찬하든지, 아니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슬그머니 넘어간다. 여름철 호우 예상량을 잘못 예보했다가 혼쭐난 기상당국이 다음에는 예상 호우량을 잔뜩 부풀리고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웃돌고 원화 강세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전되면서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고 아우성이다.‘경기 회복 맛도 못봤는데 웬 꼭짓점’‘살아나던 경기 꽃 한번 못 피워보고’ 등 한때 언론이 즐겨 사용했던 ‘반짝경기’보다 훨씬 더 정서를 자극하는 표현들이 자주 오르내린다. 아직까지는 수출과 소비가 경기회복세를 견인하고 있다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이어 한국은행마저 올해 성장률의 하향 조정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지어낸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 경제가 2003년 7월 경기 저점 이후 정보기술(IT) 품목 등의 수출 호조로 잠시 상승세를 보이다가 2004년 2월 정점을 거치면서 장기 하강국면에 돌입한 ‘더블 딥’이 재연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그럼에도 올 상반기를 정점으로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에는 정부를 제외한 대다수의 연구기관들이 의견을 같이한다. 과거 같으면 ‘W’자형의 경기곡선이라는 이유로 더블 딥으로 몰아붙였겠지만 외환위기 이후에는 경기사이클이 깨지면서 경기확장 국면이 2년 이상 지속된 적이 없다. 대략 1년 정도 좋으면 곧바로 꺾이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경기 움직임에 여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이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죽을 쑨 경제성적표를 회복세로 만회하려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갑갑한 측은 서민들이다. 봄을 느끼기도 전에 다시 혹한이 닥친다니 말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儒林 (601)-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37)

    儒林 (601)-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37)

    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37) 거자의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집사께서 편말(篇末)에 또 가르쳐 말씀하시기를 ‘천지를 제자리에 있게 하고, 만물을 기르는 것은 그 도가 어디서부터 오느냐.’하고 물으셨는데, 저는 이 말에 깊이 느낀 바가 있습니다. 제가 듣건대 ‘임금이 자기의 마음을 바로 하여 조정을 바로잡고, 조정을 바로 하여 사방을 바로잡고, 사방이 바르면 천지의 기운도 바르게 된다.’하였습니다. 또 듣건대,‘마음이 화평하면 형체가 고르고, 형체가 고르면 기운이 고르고, 기운이 고르면 천지가 고른 기운에 응한다.’고 하였습니다. 천지의 기운이 이미 바르면 해와 달이 어찌 엷어지고 먹히는 일이 없고, 별들이 어찌 길을 잃는 일이 있으며, 천지의 기운이 이미 고르면 우레와 번개와 벼락이 어찌 그 위험을 드러내고, 바람과 구름과 서리와 눈이 어찌 그때를 이루며, 흙비와 거슬린 기운이 어찌 재앙을 일으키겠습니까. 하늘은 비와 별과 더위와 추위와 바람을 가지고 모든 것을 생성하고, 임금은 공경과 어짐과 슬기와 계획과 성스러움을 가지고 위로는 하늘의 도에 응하는 것입니다. 하늘이 제때에 비를 내리는 것은 공경함에 따르는 것이요, 하늘이 제때 추운 것은 계획함에 응하는 것이며, 때맞게 바람이 부는 것은 거룩함에 응하는 것입니다. 이를 가지고 보면 천지가 자리를 지키고 만물이 생장하는 것은 오직 임금 한 사람의 수덕(修德)에 달린 것이 아니겠습니까. 자사(子思)가 말하기를 ‘오직 천하의 지극한 정성이라야만 화육(化育)할 수 있다.’고 하였고, 또 말하기를 ‘크게 만물을 발육시켜 큰 덕이 하늘 끝까지 닿았다.’고 했습니다. 또 정자(程子)는 말하기를 ‘하늘의 덕과 임금의 도의 요체는 다만 홀로 있을 때를 조심하는 근독(謹獨)에 있을 뿐이다.’고 했습니다. 아아, 지금 우리나라의 동물, 식물들이 잘 자라고, 솔개가 하늘에 날고, 고기가 못에 뛰노는 자연의 화육이 고무되고 있음이니, 이 어찌 성주(聖主)께서 홀로 삼가시는 것에 말미암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바라건대 집사께서 천한 사람의 어리석은 말씀을 임금께 올려 주신다면 가난한 선비는 움막 속에서도 남은 한이 없겠습니다. 삼가 대답합니다.” 마침내 답안지는 끝이 났다. 숨죽여 답안지를 모두 읽어 내린 정사룡은 그러나 손쉽게 눈을 뗄 수 없었다. 단 한 자의 오자도 탈자도 없는 이 완벽한 한갓 젊은 유생에 의해서 그것도 한식경이라는 짧은 시간에 완성되었다는 사실을 정사룡은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다. 더구나 처음부터 끝까지 한 획도 고칠 수 없을 만큼 완벽한 문장이 아닐 것인가. “이것은…” 정사룡은 한숨을 쉬면서 홀로 중얼거렸다. “사람이 쓴 문장이 아니다. 이것은 귀신이 쓴 문장이다. 귀신의 솜씨인 것이다.”
  • 儒林 (600)-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36)

    儒林 (600)-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36)

    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36) 며칠 동안 골머리를 썩이며 과거시험을 출제한 정사룡은 반드시 대부분의 거자들이 이 함정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니었다. 놀랍게도 거자는 정사룡이 쳐놓은 덫을 단숨에 타파하고 있음이 아닌가. 그뿐 아니라 그러한 시험문제를 출제한 시험관의 탐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질책까지 하고 있음이 아닌가. “…원안이 문을 닫고 눈 속에 누워 있는 것과 양시가 눈 속에 서 있는 것과 난한지회(暖寒之會)와 산음의 흥(山陰之興)과 같은 것은 혹은 고요함을 지키는 즐거움이 있고, 혹은 도를 찾는 정성이 있으며, 혹은 호사(豪舍)에서 나오고, 혹은 방달(放達)에서 나온 것으로 이는 모두 하늘의 도와는 상관없는 것이니, 어찌 오늘날 말할 가치가 있겠습니까.” ―정문일침(頂門一鍼)이다. 정사룡은 순간 정수리의 급소에 침을 한방 맞은 것처럼 부끄러움을 느꼈다. 거자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러한 눈(雪)에 얽힌 고사들은 현학(衒學)적인 호사취미일 뿐 ‘하늘의 도와는 상관없는 질문’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말할 가치가 없다.’는 거자의 질책은 지극히 당연한 지적이었던 것이다. 한 방망이 얻어맞은 정사룡은 정신을 차리고 다시 답안지의 내용을 읽어내렸다. “…또 우박이란 것은 거슬린 기운에서 나온 것입니다. 음기가 양기를 협박하기 때문에 그것이 나오면 자연 만물이 해쳐집니다. 지나간 옛일을 상고하건대, 큰 것은 말머리만 하고, 작은 것은 달걀만 하여 사람을 상하게 하고, 짐승을 죽인 일은 혹은 전란이 심한 세상에 나타나고, 혹은 화를 만드는 임금에게 경계가 되었으니, 우박이 족히 역대의 경계가 된 것은 반드시 일일이 말하지 않더라도 이를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아아, 한 기운이 운화(運化)하여 흩어져 만 가지 다른 것이 되니, 나눠서 말하면 천지만상이 각각 독립된 기운이요, 합쳐서 말하면 천지만상이 다 같은 기운입니다. 오행의 바른 기운이 뭉친 것은 해와 달과 별이 되고, 천지의 거슬린 기운을 받은 것은 흙비와 안개와 우박이 됩니다. 우레와 번개와 벼락은 두 기운이 서로 부딪치는 데서 나오고, 바람과 구름과 비와 이슬은 두 기운이 서로 합치는 데서 나옵니다. 그 나뉨이 비록 다르지만 그 이치는 하나인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거자는 마침내 정사룡이 던졌던 ‘어떻게 하면 일식과 월식이 없을 것이며, 별들이 제자리를 잃지 않을 것이며, 우레가 벼락을 치지 않고 서리가 여름에 내리지 아니하며, 눈과 우박이 재앙이 되지 않고 모진 바람과 궂은비가 없이 각각 그 질서에 순응하여 마침내 천지가 제자리에 바로 서고 만물이 모두 잘 자라날 수 있겠는가.’하는 질문의 핵심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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