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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최대 20만명 등 방방곡곡 활활 타오른 ‘촛불’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 이후 첫 주말인 지난 3일 집회에서 국민의 분노는 더욱 거세졌다. 광주와 부산, 대구 등 지방 대도시 곳곳에서는 촛불집회 사상 역대 최대 인파가 몰렸다. 이들은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며 촛불을 치켜들었다. 5·18민주화운동의 중심지인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는 이날 오후 6시쯤부터 주최 측 추산 15만명의 구름 인파가 모였다. 이들은 전일빌딩~금남공원에 이르는 400m 구간을 발 디딜 틈 없이 꽉 메우는 등 역대 촛불집회 가운데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집회는 각계 시민의 자유발언 중심으로 진행됐다. 집회 도중 박 대통령, 최순실, 김기춘, 새누리당, 재벌 등을 형상화한 인물을 포승으로 묶어 하옥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되기도 했다. 집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2개 대열로 나눠 1시간쯤 금남로를 행진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도 이날 광주 촛불집회에 참석해 “만약 국회가 탄핵을 부결한다면 우리의 촛불이 국회를 함께 심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에서도 이날 오후 6시부터 부산 진구 서면 쥬디스태화백화점 앞 중앙도로에 주최 측 추산 20만명(경찰 추산 2만 3000명)이 모였다. 부산 집회 역시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 가장 큰 규모였다. 참가자들은 문현교차로까지 3㎞ 구간을 행진하며 ‘하야송’을 합창하거나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대구에서는 중구 중앙네거리~공평네거리에서 대구비상시국회의가 주최하는 시국대회가 열렸다. 주최 측 추산 5만명(경찰 추산 8000명)이 참가해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범어동 새누리당 대구시당사까지 행진을 벌였다. 대전에선 서구 둔산동 타임월드 앞에서 중·고등학생 등 시민 600여명(주최 측·경찰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대전 청소년 시국대회’가 열렸다. 인천, 춘천, 세종시, 제주, 울산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각 수만명의 시민이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 즉각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 등을 촉구했다. 전국 종합·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탄핵 정국] 맑고 포근… ‘촛불’ 들기 좋은 날

    6차 촛불집회가 예정된 3일은 평년보다 포근하고 맑은 날씨를 보일 전망이다. 기상청은 “3일은 서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을 받다가 그 가장자리에 들어 전국이 대체로 맑고 포근한 날씨를 보이겠다”고 2일 예보했다.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4도에서 영상 6도, 낮 최고기온은 9~16도 분포를 보일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서울의 경우 아침 기온은 1도로 다소 쌀쌀하지만 낮 기온은 11도까지 오른다. 4일은 기압골의 영향으로 전국에 구름이 많은 날씨를 보이다가 오후 늦게부터 중부지방과 전라남도, 제주도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기와 강원 영서, 충청남도 지역은 월요일 오전까지 비가 이어지겠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한반도 운명의 카운트다운 시작?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한반도 운명의 카운트다운 시작?

    내년 1월 출범할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에 군 출신의 초강경 인사들이 대거 포진하면서 김정은 정권의 앞날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가장 가까이서 외교안보정책을 보좌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세계 대전도 치를 준비가 되어 있다”고 호언하는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을, 국방정책을 총괄할 국방장관에 ‘미친 개(Mad dog)’로 불리는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군사령관을 내정했다. 플린 전 국장은 김정은 체제가 더 이상은 존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여러 차례 해 온 바 있다. 매티스 전 사령관 역시 최근 트럼프와의 면담에서 북한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대북정책에 중대한 변화가 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과 중국에서 이상한 움직임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중국군 고위장성이 미국에 간 까닭? 지난 10월 31일, 중국의 서부 지역을 담당하는 서부전구(西部戰區) 사령원 자오종치(赵宗岐) 상장이 하와이에 있는 미 육군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했다. 우리 군으로 따지면 4성 계급으로 야전군 사령관에 해당하는 자오 상장은 11월 2일에는 미국 본토에 있는 미 육군 제1군단 사령부를 방문했다. 이 방문단에는 서부전구 소속 육군소장 1명과 공군소장 1명을 비롯한 3명의 장군과 6명의 영관급 장교가 대동했다. 고위 장성이 해외 국가를 찾아 군부대를 방문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정책부서에 근무하는 경우에 국한된다. 야전에서 부대를 지휘해야 하는 지휘관이 임기 중 해외 국가를 찾는다는 것은 대단히 드문 일이다. 더욱이 혼자 간 것이 아니라 고위 장성들은 물론 실무를 맡는 영관급 장교들까지 상당수 대동하고 외국을 방문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더 의구심이 드는 것은 미 육군이 밝힌 자오 상장의 방미 목적이다. 미 육군 제1군단 사령부는 자오 상장의 방문단이 재난구조(Disaster relief)와 인도적 지원(Humanitarian aid) 문제 협의를 위해 미국을 찾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미 육군 제1군단과 중국인민해방군 서부전구는 그 어떤 하등의 접점도 없는 부대라는 점에서 의문점은 시작된다. 미 육군 제1군단은 태평양 육군 예하 부대로서 한국과 일본, 호주와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서태평양 지역을 관할하고 있는 부대다. 중국 서부전구는 티베트와 신장웨이우얼자치구(新疆维吾尔自治区), 닝샤후이족자치구(宁夏回族自治区)를 비롯해 쓰촨성(四川省), 윈난성(云南省), 간쑤성(甘肃省), 산시성(陕西省), 칭하이성(靑海省) 등 주로 서부 사막과 고원지대를 관할하는 부대다. 즉, 이들 부대 간 작전구역의 접점은 없으며, 만약 중국군이 미 육군 제1군단과 인도적 지원을 위한 훈련을 한다면 한반도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북부전구가 나서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서부전구의 고위 장성을, 그것도 부대를 지휘하는 지휘관과 참모들과 함께 미국에 보내 재난구조와 인도적 지원에 관한 협의를 진행했다. 일각에서는 이 협의의 배경이 11월 중순에 중국 윈난성(云南省) 쿤밍(昆明)에서 실시된 미·중 연합 재난대응 훈련의 실무 사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지만, 매년 실시되는 훈련의 실무 협의를 위해 고위급 장성이 참모들을 대동하고 직접 미국을 찾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렇다면 자오 상장은 미국에 왜 갔으며 도대체 어떤 협의를 하고 돌아온 것일까? 곳곳에서 발견되는 이상 징후 자오 상장이 미 육군 제1군단을 찾은 것은 제1군단 예하의 지원부대인 제593원정지원사령부(이하 593ESC)와 모종의 협의를 하기 위해서였다. 593ESC는 헌병여단과 의무여단 각 1개, 그리고 통신대대로 구성되는데, 이 부대의 임무는 관할 구역 내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가장 먼저 투입되어 미군과 동맹군의 군사력 전개를 지원하고, 작전구역 내 치안유지 및 의료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중국군 서부전구와 미 육군 593ESC 사이에는 작전구역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서부전구 최고 지휘관이 굳이 이 부대를 찾아 실무 협의를 진행할 그 어떤 현안도 존재하지 않는다. 더욱 이상한 점은 자오 상장과 중국군 방미단이 593ESC를 방문한 당일, 한국군 장교들도 이 부대에서 유사한 주제로 회의를 했다는 사실이다. 이날 593ESC에는 한국군 제3야전군 사령부 소속으로 한미연합사단의 참모장 등 핵심 보직을 맡고 있는 6명의 영관급 장교가 와 있었다. 즉, 같은 날 같은 장소에 한국과 미국, 중국의 장교들이 난민통제와 인도적 지원 등 같은 주제를 가지고 회의를 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영관급 장교들이 참석하는 국제회의는 실무 차원의 협력 사안을 조율하기 위해 개최된다. 따라서 지난 11월 2일 루이스-맥코드 합동기지의 593ESC에서는 한·미·중 3국의 군 실무자들이 북한 급변사태로 대량의 난민이 발생했을 경우에 대비한 실무 회의를 가졌다고 추론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은 11월 2일 회의에 이어 11월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 동안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같은 주제로 실무 회의를 가졌다. 중국 국방부 보도 자료에 따르면 이 회의에는 양측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했으며, 다국적 연합군의 구조작업 및 재해 감소 작전, 국제적 인도주의 지원 작전 참가를 위한 절차와 시스템, 산악지형에서의 인도적 지원 작전의 주제가 논의되었다. 이들이 논의한 국제적 인도주의 작전의 대상지와 산악지형은 과연 어디를 의미하는 것일까? 이러한 회의를 전후하여 한·미·중 3국은 그동안 실시되지 않았던 유형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한국은 10월 29일부터 11월 6일까지 해군과 해병대 병력이 참가한 가운데 난민 통제와 수송, 의료지원 등 민사작전 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또한 정치권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강행 처리하고, 한일 군수지원협정 체결을 추진하는 등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급히 마련하려 하고 있다. 통상 연말에 실시되는 전군주요지휘관 회의를 이례적으로 한 달 일찍 실시하고, 장병들에게는 “동요하지 말고 적만 바라보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라”는 지시를 거듭 반복하고 있다. 미국은 10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권자들을 일본으로 대피시키는 훈련(Courageous Channel 2016)을 7년 만에 실제 기동훈련으로 실시한데 이어, 11월 13일부터 19일까지 윈난성 쿤밍에서 미·중 재난대응 훈련(U.S-China Disaster Management Exchange 2016)을 실시하며 난민에 대한 통제 및 인도주의적 지원 절차를 훈련했다. 또한 특히 토마스 밴달 미8군사령관은 11월 8일 강연회에서 북한 안정화 작전에 대한 언급과 함께 “통일 준비가 됐다”는 발언을 함으로써 그 발언의 의미가 무엇인지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이상 징후는 중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옌벤조선족자치주(延邊朝鮮族自治州) 지역을 시작으로 북·중 접경지역의 철조망과 경계초소를 급속도로 보강하기 시작했고, 접경지역 일대에 제16집단군 예하 정규군과 무장경찰 병력을 대폭 증강하는 한편, 북한과 마주보고 있는 지린성 카이샨툰(開山屯)에 대규모 병력 주둔을 위한 군 기지 건설에 착수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까지 단둥(丹東)과 신의주, 지안(集安)과 만포, 쑹장허(松江河)와 혜산, 허룽(和龙)과 무산을 잇는 4개 축선에 대한 철도와 도로 증축을 마무리지었다. 이는 유사시 군사력을 신속하게 국경 지역으로 투입해 북한 영내로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하고, 북한에서 대량의 난민이 발생해 중국 국경 지역으로 쏟아져 들어올 경우 이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으로 의심되고 있다. 일본 역시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은 11월 초 일본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국의 분쟁 등 ‘주요 영향 사태’를 상정, 자위대 2만 5000여 명과 미군 1만 1000명의 병력이 참가하는 대규모 연합훈련인 킨 소드(Keen Sword) 훈련을 실시하며 유사시 미군 후방 지원과 탄도 미사일 방어 절차를 숙달했다. 곧이어 11월 15일 각의에서 자위대의 해외 무력 사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의결했고, 17일 아베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고 돌아온 직후 무려 2조원에 달하는 긴급 추경예산을 편성, 미사일 방어 능력을 대폭 보강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움직임을 눈치 챈 북한의 움직임도 다급해지기 시작했다. 김정은은 11월 들어서만 무려 7차례, 매주 평균 2차례씩 군부대를 방문하고 있다. 월평균 1회 군부대를 찾았던 예년과 달리 군 시찰 횟수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김정은은 유사시 남한 후방에 침투해 요인암살과 테러, 소요사태 유발 등 후방교란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부대는 물론, 전시 후방 보급 임무를 책임지는 후방총국 예하 부대들을 집중적으로 시찰하고 전투준비태세를 점검했다. 또한 각 지역에 김일성·김정일 초상화 등 사적물을 유사시 안전하게 대피시키기 위한 훈련 지침을 하달하는 등 전에 없었던 이상 행보들을 보이고 있다. 10월 말부터 동북아 각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러한 이상 징후들은 주변 강대국들 사이에서 김정은 정권 제거에 대한 모종의 합의가 있었으며, 북한이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중대 도발을 할 경우 이것을 구실로 북한에 대한 실제 군사 작전에 나서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인 것으로 보인다. 즉, 미국의 행정부 교체 시기마다 군사 도발을 해 왔던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후로 도발을 할 경우 미국과 중국 주도로 북한 정권 교체를 위한 군사작전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졌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퍼즐들을 맞춰 구성된 시나리오는 이렇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국은 이를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 예방적 자위권을 행사한다는 명분으로 해·공군력과 특수부대를 이용해 북한 지도부를 일거에 제거하는 참수작전에 나설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한국과 일본을 향해 대량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면 한일정보보호협정으로 정보 교환이 가능해진 한미일 3국의 MD 전력이 북한 미사일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공동으로 요격에 나설 것이다. 이후 지도부가 제거되어 권력 공백 사태가 발생한 북한 지역에는 한·미·중 3국 병력이 신속히 전개해 대량살상무기를 수거하고 난민을 통제할 것이다. 중국의 경우 공업시설과 인구가 밀집된 동북3성 지역으로의 난민 유입은 극심한 사회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들 난민 유입으로 인한 혼란이 자칫 중국 내 소수민족의 분리독립 운동을 자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들을 서부전구 통제 하에 있는 서부 사막이나 고원지대와 같은 고립된 지역으로 옮겨 별도의 수용 시설에 격리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후 중국이 북한 북부 지역을, 한·미 양국이 북한 남부 지역을 군정 통치하여 안정화 작전을 수행하되, 중·장기적으로 중국은 북한 북부 지역에 친중인사로 구성된 정부를 수립해 자신들이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완충지대를 확보하려 할 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시나리오는 미국과 중국, 일본의 국익과 국가전략에 가장 부합한다. 미국은 핵과 ICBM을 개발해 자국 본토 안보를 위협하고 있는 북한을 제거할 수 있고, 중국 입장에서는 “북경과 상해를 향해 원자탄을 날리겠다”며 중국까지도 위협하고 있는 통제 불능의 김정은 정권을 대신할 친중 위성 정권을 수립해 자국 안보를 더욱 굳건히 다질 수 있다. 일본은 대북 군사작전을 계기로 자위대의 보통 군대화는 물론 미국의 핵심 파트너 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극심한 혼란과 경제적 타격을 받게 됨은 물론 사실상 통일과는 상당히 멀어지게 될 것이다. 북한 급변사태 대비를 위한 안정화 작전 수행 능력이 크게 부족할 뿐만 아니라, 현재도 혼란스러운 정국에 대규모 난민 문제까지 더해질 경우 정치권은 패닉 상태에 빠지고, 경제 역시 심각한 위기 상황에 내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북한 북부 지역에 중국의 위성정권이 들어설 경우 한반도의 온전한 통일은 사실상 요원해진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주변 정세가 이토록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실들이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정치권과 국민 그 누구도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역사를 돌이켜 볼 때 한반도 전체를 휩쓴 대규모 전란 직전에는 항상 극심한 정쟁(政爭)이 있었다. 임진왜란 전에는 동인과 서인의 갈등이, 6.25 전쟁 직전에는 좌우 이념 대립이 극에 달해 서로 싸우느라 외부의 위협을 보지 못했다. 이처럼 극심한 혼란의 와중에 몰려오는 거대한 전운(戰雲)을 우리나라는 슬기롭게 극복해 낼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말하는대로’ 신동욱 “CRPS 고통 참다가 이 부러지기도...” 고백 ‘눈물’

    ‘말하는대로’ 신동욱 “CRPS 고통 참다가 이 부러지기도...” 고백 ‘눈물’

    배우 신동욱이 오랜만에 방송 출연을 해 눈길을 끈다. 지난 28일 JTBC ‘말하는대로’ 측은 본 방송을 앞두고 예고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지난 2010년 이후 활동을 중단한 배우 신동욱의 모습이 담겼다. 신동욱은 “일단 굉장히 떨린다”며 프로그램 출연 소감을 전했다. 그는 지난 2010년 군 복무 중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진단을 받고 배우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치료를 받으며 신동욱은 글을 썼고 최근에는 소설 ‘씁니다, 우주일지’를 발간했다. 왼손에 장갑을 끼고 있는 이유가 통증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 그는 “글을 쓰는 1년 동안 말을 안 했다. 사람들을 아예 만나지도 않았다. 지금 대화를 시작한 지 2주 정도 밖에 안 됐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 굉장히 버겁다”라고 말했다. 앞서 선공개된 영상에서 그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에 대해 “주삿바늘이 하루종일 온 몸을 찔렀고, 한 번에 16알의 알약을 삼켜야 했다. 고통을 참기 위해 이를 악무는 습관이 생겼는데, 치아가 뒤틀려서 결국 이가 부러지기도 했다. 창창했던 내 연기 인생에 먹구름이 낀 순간이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신동욱은 “제가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진단을 받은 이후 치료를 하면서 겪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지금 시련을 겪고 계신 분들에게 정확한 답이 되진 않겠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었다”며 프로그램에서 공개할 이야기에 대해 언급했다. 신동욱은 자신이 쓴 소설에 대해서도 “재미있으니까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JTBC ‘말하는대로’는 30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사진=네이버 TV캐스트 동영상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부산 송도골목길’ 새단장 …문화·관광상권 거듭난다

    ‘부산 송도골목길’ 새단장 …문화·관광상권 거듭난다

    부산 서구 암남동에 자리한 송도해수욕장 입구 ‘백년송도 골목길’이 문화와 관광을 아우르는 상권으로 거듭난다. 행정자치부는 29일 쇠퇴한 영세상권을 살리기 위한 골목경제 활성화 사업장 2호인 ‘백년송도 골목’이 새 단장을 마치고 30일 개소한다고 밝혔다. 정부 특별교부세 5억원과 시비 4억원, 구비 1억원을 투입했다. 1호 골목경제 활성화 사업장으로는 경북 영주시 휴천동 경북전문대 앞 거리가 지정돼 11억 2000여만원을 지원받았다. 백년송도 골목길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신혼여행지로 각광받던 송도해수욕장을 오가는 인파 때문에 이동에도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유명한 관광지였다. 현재 50대에겐 추억이 서린 곳이다. 1913년 조성돼 100여년 역사를 헤아리는 송도해수욕장의 유일한 진출입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해수욕장을 둘러싼 상권 발달과 주출입로 변동으로 업소의 30% 이상이 문을 닫는 등 쇠퇴의 길을 걸었다. 이에 따라 빈 점포를 활용한 8명의 청년상인을 중심으로 ‘1913 송도 고로케’, ‘부산 고등어빵’ 등 참신한 먹을거리를 개발하고 54개 점포의 구·신세대 상인들이 상생협력해 상권 활성화에 나선다. 주민·상인·전문가로 구성된 백년송도발전위원회가 상권 활성화를 주도한다. 이곳에 입점해 새로 출발하는 청년상인 8명의 조기 정착을 위해 점포 인테리어와 간판 설치 등을 지원하고 임대료도 개소 후 5년간 동결했다. 지역을 상징하는 ‘광복이’(거북이) 캐릭터를 활용한 상징물 설치 및 건축물 입면 특화, 문화예술 공간인 어울림 광장 조성, 보행환경 개선도 마쳤다. 빈 점포는 청년창업공간으로 지원한다. 심덕섭 행자부 지방행정실장은 “송도 구름산책로, 해상 케이블카와 연계해 관광자원으로 가꾸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말하는대로’ 신동욱 “CRPS 진단, 연기 인생에 먹구름” 심경 최초 고백

    ‘말하는대로’ 신동욱 “CRPS 진단, 연기 인생에 먹구름” 심경 최초 고백

    배우 신동욱이 ‘말하는대로’에 출연, 그간 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최초로 언급했다. 29일 JTBC ‘말하는대로’ 측은 본 방송에 앞서 “배우 신동욱, CRPS 투병에 든 생각 ‘X됐다’ 울컥”이라는 제목의 동영상 한 개를 선공개했다. 영상에는 지난 2010년 드라마 ‘별을 따다줘’ 이후 활동을 중단한 배우 신동욱의 모습이 담겼다. 그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신동욱은 “안녕하세요, 저는 ‘소울메이트’, ‘쩐의 전쟁’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배우 신동욱입니다”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엄청 아플 것 같다고 걱정해주시는 중증 환자입니다”라며 자신이 앓고 있는 CRPS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그는 “2010년 군 복무 중 CRPS 진단을 받게 됐다. 처음 쓰러졌을 때 깨어나 보니까 피 범벅에 팔이 부러져 있었다”며 첫 발병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그는 “주삿바늘이 하루종일 제 몸을 찔러댔고, 한 번에 16개의 알약을 삼켜야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창창할 줄 알았던 제 연기 인생에 먹구름이 끼게 된 순간이었다”며 심경을 전했다. 그는 “고통을 참기 위해 이를 악무는 습관이 생겼다. 그러다 보니 치아가 뒤틀리다가 툭 하고 부러져 버리더라”라고 말하며 눈물까지 보였다. 그의 솔직하게 털어놓는 덤덤한 이야기에 네티즌들은 “본방사수 하겠습니다”, “꼭 완쾌하셔서 좋은 작품에서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울컥하는 모습에 나도 울컥하네” 등 댓글들을 달며 그를 응원했다. 사진=네이버 TV캐스트 동영상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미-쿠바 ‘해빙모드’ 먹구름?

    피델 카스트로를 잃은 쿠바와 도널드 트럼프 정부를 새로 맞이하는 미국 사이의 ‘해빙 모드’가 예측불허다. 트럼프가 오바마 대통령의 대쿠바 정책에 반감을 보이는 까닭에 두 국가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진행될지 판단을 하기 힘든 상황에 놓였다. 카스트로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밤 타계하면서 오랜 대립을 벗어나 반세기 만에 국교를 정상화한 미국과 쿠바 관계의 앞날이 양국 국민 사이에서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중요한 관심거리가 됐다. 백악관 비서실장에 내정된 라인스 프리버스는 27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쿠바가 사상·종교의 자유 등 민주주의 가치를 수용하지 않으면 적어도 트럼프 정부가 나서 양국 간 관계 개선을 주도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프리버스는 “쿠바 정부 내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지금처럼) 일방적인 거래를 가지고 갈 순 없다”며 쿠바 내 변화를 강조했다. 트럼프는 지난 9월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대선 유세에서 쿠바가 민주주의 가치 수호와 정치범 석방 등 요구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유화정책을 이전으로 되돌리겠다고 공언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4년 12월 쿠바와 관계 복원을 선언하면서 해빙 분위기의 물꼬를 텄다.지난해 7월엔 1961년 외교단절 이후 54년 만에 쿠바 수도 아바나에 미국 대사관을 열었다.미국과 쿠바를 오가는 상업용 정기 항공편 운항도 반세기 만에 재개됐다. 대통령 선거에서 이긴 후에도 쿠바를 바라보는 트럼프의 시각은 달라지지 않았다. 트럼프는 카스트로의 타계 이후 내놓은 성명에서 전 세계가 “야만적인 독재자”의 죽음을 목격했다며 “피델 카스트로의 유산은 총살형과 절도,상상할 수 없는 고통,가난,기본적인 인권의 부정이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정권 인수위는 아직 쿠바 정책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최근 인수위에 쿠바 정권에 비판적인 모리시오 클래버캐런 ‘쿠바 민주주의 정치활동위원회’ 위원장이 들어가면서 앞으로 미국의 쿠바 정책이 강경해질 것을 예고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다져놓은 양국의 긴장완화 분위기가 다시 얼어붙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AP통신은 미국에 적대적이었던 피델 카스트로의 타계로 “미국과 쿠바 사이에 놓인 가장 큰 심리적인 장벽이 걷혔지만 오바마에서 트럼프로 정권이 넘어가기에 앞서 (양국 관계의) 불확실성이 추가됐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1990년대에 트럼프가 당시 불법이던 쿠바에서의 사업 기회를 일축했던 일화를 전하면서 “미국과 쿠바의 데탕트(긴장완화)가 트럼프 정권 아래에선 불확실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생명의 窓] 길 위의 시편들/이재무 시인

    [생명의 窓] 길 위의 시편들/이재무 시인

    나는 이십대 후반에서 삼십대 초반의 잠깐의 시기를 빼놓고는 정규직으로 살아 본 적이 없다. 서른 후반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는 지방과 서울을 오가며 여러 대학을 전전해 왔다. 그러다 보니 자연 길 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내 시편 중 상당수가 길 위에서 쓰여진 것들이다. 버스와 기차와 전동차 안에서 나는 틈을 내어 책을 읽었고, 차창 밖을 스쳐 지나는 풍경들을 일별하다 도둑처럼 불쑥 찾아온 시상을 재빠르게 메모해 두었다가 집으로 돌아와 구성하고 또 재구성한 뒤 정리한 것들을 갈무리해 두었다. 또는 무료하게 수업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교정 벤치에 앉아 공상에 젖기도 하고, 멍하니 호수와 나무, 꽃과 구름 그리고 캠퍼스 울타리 너머의 웅기중기 솟아 있는 크고 작은 가옥들과 건물들을 계통 없이 바라보면서 두서없이 잡념에 시달리기도 하였는데 그렇게 하찮게 보낸 시간도 더러는 시가 되어 나타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산책길에서 시상을 주로 구하고 있다. 이 버릇은 십 년 전 여의도에 살 때 생긴 버릇인데 아마도 나는 뒤늦게 찾아온 이 습관을 평생 버리지 못할 것 같다. 습관이 운명을 만든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아시다시피 여의도는 한강을 양 옆구리에 끼고 형성된 지역이다. 이 지역적 특성이 내게 산책의 일상을 선물로 안겨다 주었다. 한강변을 거니는 이유가 꼭 건강 때문만은 아니었다. 나이가 들면서 가장 무서운 적이 외로움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무엇보다 그것을 이겨 낼 방편으로 걷는 일에 몰두하였다. 외로움은 양날의 칼과 같아서 잘 다스리면 사유의 폭과 깊이를 안겨다 주지만 잘못 다스리면 치명적인 상처를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사람을 영 못쓰게도 만들어 버린다. 외로움으로 인해 인간은 얼마든지 추해지거나 망가질 수 있는 것이다. 걷다 보면 내 몸 안에 나도 모르게 적층되어 온 감정의 불순물들이 시나브로 빠져나가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또 나는 걸으면서 깜냥껏 살아온 내 과거와 해후하기도 하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앞당겨 만나 보기도 한다. 걸으면서 노변의 길고 억센 수염처럼 돋아난 풀과 도열한 나무들과 서해를 향해 완만하게 걸어가는 강물을 바라보고, 자주 형상을 바꾸며 떠다니는, 하늘 정원의 구름을 올려다보고 또 오가는 행인들의 각기 다른 몸짓들과 표정들을 읽기도 하고, 한가하게 낚싯대를 드리운, 시간을 초월한 강태공들의 여유를 쳐다보며 부러워하기도 한다. 또 큰비가 온 다음날은 길가에 파인 웅덩이(물거울)를 다녀가며 화장을 고치기도 하고 마른 목을 축이기도 하는 온갖 사물들 예컨대 떠도는 구름, 언덕의 나뭇가지, 꽁지 짧은 새 등등을 훔쳐보기도 한다. 이렇게 걷다 보면 불쑥 충동처럼 혹은 은폐된 신의 선물처럼 몸 안에 내재한 시 이전의 어떤 감정의 덩어리가 몸 밖으로 갑작스레 튀어 올라올 때가 있다. 나는 이것들이 나의 무관심과 외면으로 행여나 토라져 달아날까 봐 어르고 달래며 신줏단지 다루듯 조심스럽게 집으로 데리고 와서 컴퓨터 속에 고이 모셔 놓는다. 간간이 시간이 날 때마다 나는 예의 모셔온 그분들을 꺼내어 정성들여 곱게 화장을 시킨 후 시의 옷을 입힌다. 이렇게 앞태도 살피고 뒤태도 살펴 성장시킨 그들을 대기시켰다가 잡지사에서 초청이 오면 고이 보내드린다. 아니다. 초청이 와서야 부랴부랴 급하게 그들을 화장시키고 성장시켜 서둘러 보내는 경우가 더 많다. 이렇듯 나의 시편들은 길 위에서 쓰여진 것들이 태반이다.
  • “치사해서 우리끼리 떠난다”… KBL 총재와 다섯 꽃할배의 무한도전

    “치사해서 우리끼리 떠난다”… KBL 총재와 다섯 꽃할배의 무한도전

     김영기 KBL 총재 등 옛 직장 동료들 12년 동안 여섯 차례 미주와 호주, 유럽 질주  한 직장에 몸 담은 인연으로 칠십 할배들이 직접 핸들을 잡고 유레일 패스를 이용해 미국과 캐나다, 호주, 유럽을 쏘다녔다. 집 나가면 X고생이라는데 잠자리며 먹거리에 코스 잡기 등 복잡하고 의견 틀어지고 등 돌릴 일 투성이다. 평생을 해로한 부부끼리도 그럴진대, 옛 동료들과의 해외여행이라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2013년 7월 ‘꽃보다 할배’란 예능 프로그램이 처음 방영되기 훨씬 전인 2004년 5월 캐너디언 로키를 시작으로 용감한 도전에 나선 이 할배들은 이듬해 6월 미국 서부 그랜드 서클, 2006년 9월 호주 오션 코스트, 2010년 4월 하와이, 2012년 9월 투르 드 알프스, 지난 5월 유레일 배낭여행까지 여섯 차례 다녀왔다. 다섯 차례 손수운전으로 움직인 거리가 2만 4400㎞였다. 그 연배에 보기 드물게 현역으로 활동하는 김영기(80) 한국농구연맹(KBL) 총재가 좌장 격이며, 백남철(75) 전 KBL 임원, 정영환(74) 전 신보창투 사장, 이병천(71) 전 신보창투 부사장, 김선욱(71) 전 예당엔터테인먼트 부회장, 예월수(71) 전 신보에이드 사장 등 신용보증기금에서 젊은 날을 보냈던 이들이 한데 뭉쳤다.  옛 직장의 사보에 틈틈이 기고했던 것들에 살을 붙여 ‘할배들의 무한질주’(좋은땅)로 엮어 냈다. 대형 서점 여행 코너에 또하나 그저그런 여행 서적 하나 보태는가 싶을 것이다. 할배들끼리 한바탕 입씨름 끝에 다소 맹숭한 책 제목이 만들어졌는데 입씨름 과정을 돌아보면 이들의 여행 특징이 묻어난다.  김 총재는 25일 “처음 내가 떠올린 책 제목은 ‘더러워서 우리끼리 떠난다’였는데 출판사와 친구들이 너무 심하다고 해 고쳤다”며 너털웃음부터 터뜨렸다. 그 또래가 해외여행 상담을 하면 ‘언발 스리(3)’라며 손사래를 치곤 했다. ‘언밸런스’가 세 가지란 뜻인데 발이 느리고, 잦은 생리현상 때문에, 음식이 안 맞아 패키지 여행하는 일행에 폐나 끼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2004년 독이 올라 첫 여행을 기획한 것이 이 책으로 연결됐다. 모임이 모의가 됐고, 팀으로 자유여행을 꿈꾸니 정해야 할 규칙이 늘었다. 세 가지 규칙과 네 가지 요령을 정했다. 첫 번째 규칙은 저비쾌유로 적은 비용으로 즐겁게 놀자는 것이다. 여행을 다녀온 시기는 모두 성수기를 살짝 피해 다녀왔다. 가장 싼 여행은 역시 맨처음으로 일인당 180만원 들었고 가장 비싼 것이 마지막으로 290만원이었다. 둘째는 이타준칙으로 상대를 배려하고 규칙을 지키자는 것이며, 세 번째는 유락산호로 여유롭게 자연을 즐기자는 뜻이다.  행동 요령은 첫째 시간 엄수. 아침 6시 기상, 밤 11시 취침한다. 둘째 아침과 점심은 각자 해결하고 저녁은 함께 사먹거나 숙소에서 차려 ‘거하게’ 먹는다. 셋째 자동차 운전은 각자 1시간 30분을 넘기지 않는다. 다음 운전자는 조수석에 앉아 운전자가 졸지 않게 말을 시킨다. 숙소의 가장 좋은 침대는 운전자에게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의견이 나뉠 때는 다수결과 추첨으로 해결한다. 여섯이 각자 할일도 정했다. 여행 경험이 가장 많은 김 총재가 단장을 맡아 여행 경로 등을 짰고, 위에 열거된 순서대로 기율과 음식, 숙박, 수송 및 교통, 조사와 안전, 사진과 총무를 담당했다.  책장을 넘기다보면 큭큭 거리는 일이 적지 않다. 할배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다보니 웃지 못할 일이 많았다. 로키로 떠나기 열흘 전 렌트할 차량과 같은 차종을 몰고 1박2일로 강원 속초를 다녀와 미리 운전 실력을 테스트할 정도로 꼼꼼히 준비했지만 실수 투성이였다. 로키 여행 중 교통단속에 걸리자 부러 영어를 가장 못하는 대원을 내보내 경관에게 손짓발짓으로 의사 소통하게 했고, 휘슬러 근처에서 차량을 세운 채 사람들이 흔들자 “캐나다 사람들이 환영하는가 보다”며 손을 마주 흔들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막힌 길이니 돌아가라는 신호였다는 대목은 재미있기만 하다.  미국 서부를 여행할 때는 그랜드 티턴 봉우리인줄 알고 그 앞에 늘어서 사진을 찍었다가 다음에 진짜가 나와 다시 촬영한 일, 호주 아미데일의 주유소를 300m 앞두고 기름이 떨어져 밀고 가는 장면, 뉴캐슬 숙소에서 스테이크를 조리하다 화재경보기가 울려 부채질로 연기를 몰아내려 한 장면, 일출 장면을 보려고 이른 새벽 숙소를 살금살금 떠나려다 튀는 것으로 오인한 주인이 팬티 차림으로 뛰어나와 실랑이를 벌인 장면 등 재미난 일들이 많았다.  여섯 군데 모두 일생에 한 번은 꼭 가볼 만한 곳들인데 이 할배들이 짠 여행 경로는 그냥 따라 할 만큼 좋다. 투르 드 알프스를 준비하면서 동계올림픽 개최지들을 죽 연결해 코스를 그린 것은 유럽을 숱하게 다녀온 젊은이들도 쉽게 떠올리기 힘든 멋들어진 착상이다. 국내에서 우리말로 된 자동차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을 미리 챙겨갈 수 있다는 점, 오스트리아 빈 중앙역의 라커는 24시간만 작동해 한 번 열면 다시 잠기지 않는다는 것, 빈에 들르면 꼭 가보아야 할 미테역 근처 ‘김치 레스토랑’의 주소와 전화번호, 독일 뮌헨역의 플랫폼은 A와 B로 나뉘어 있어 반드시 확인해둬야 한다는 점, 무인 호텔에 예약했을 때 체크인하는 요령 등은 값지기만 하다.  김 총재가 이탈리아 코모 호숫가에서 시상이 떠올라 종이에 한글과 영문으로 적은 것에 여행 취지가 오롯이 담겨 있다. ‘큰 산은 살아 움직이는 것을 사랑한다/ 스치는 바람 날리는 구름 흐르는 강/ 그리고 산줄기 저 아래 밀려오는 바다 물결들을/ 우리는 그곳들을 찾아 다녔다’ 그리고 김 총재가 조기 귀국한 뒤 유레일 배낭여행으로 무한질주에 마침표를 찍은 다른 대원들은 “무엇이든 해봐야 얻는다”고 자신들의 발자취가 남긴 의미를 반추했다.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 보호무역에 한국 ICT 산업 ‘먹구름’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 KT경제경영연구소의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ICT 정책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ICT 정책이 트럼프 집권 이후 바뀌면서 우리나라 ICT산업의 대(對)미국 수출에 악영향을 가져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에 반대하고 보호무역을 강조하는 트럼프 정부의 기조가 국내 ICT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할 경우 방송·통신 분야에 대한 추가 개방 요구가 우려되고, 미국 기업의 미국인 우선 고용 및 이민제한 정책으로 국내 ICT기업과 우수 인력의 미국 진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미국은 우리나라의 전체 ICT 산업 수출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는데, (트럼프 집권 후) 중국을 통한 ICT 산업의 대미 우회 수출에도 타격이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터넷 주도권 확보를 위한 국가 간 경쟁이 강화되면서 ICT 분야의 통상 문제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전세계 인터넷 도메인을 관리하는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를 미국 상무부에서 민간에 이양했다. 트럼프는 러시아와 중국 등이 인터넷 통제권을 주도할 것을 우려하며 민간 이양에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일부 국가는 각국 정부가 참여하는 기구에서 인터넷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가 간 인터넷 주도권 경쟁이 심화될 경우 ICT 분야의 통상 문제로 확대돼 국내 ICT 수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오늘 200만 촛불] 오늘 서울에 약한 비… 촛불집회 큰 영향 없을 듯

    5차 대규모 촛불집회가 예고된 26일 오후 서울에 진눈깨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26일 오전부터 전국에 구름이 많다가 차차 흐려져 낮부터 서울·경기, 강원 영서, 충북 북부 지역부터 눈이나 비가 시작돼 강원 영동을 제외한 전국으로 확대됐다가 밤에 대부분 그칠 것”이라고 25일 예보했다. 특히 서울·경기와 강원 영서 지역은 아침부터 눈이나 비, 또는 진눈깨비가 날리는 곳이 있지만 예상 강수량은 5㎜ 안팎으로 많지 않다.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북부 지역의 예상 적설량은 1~3㎝로 예측됐다. 26일 전국의 아침기온은 영하 4도~영상 4도, 낮 최고기온은 1~11도 분포를 보이겠다. 서울의 경우 아침 기온은 0도로 영하권을 벗어나지만 오후에도 4도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오후 6시쯤부터는 기온이 2도까지 떨어지고 진눈깨비가 내려 집회 참가 시 추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일요일인 27일은 중국 북부 지방에서 남하하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씨를 보이고 평년 기온을 되찾으면서 외출하기 좋은 날씨가 예상된다. 한편 26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오전 ‘한때 나쁨’ 단계에서 오후 ‘보통’ 단계로 나아진다. 27일에도 중국 북부 지방에서 남하하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중국발 대기오염물질이 유입되면서 전국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한때 나쁨’ 단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자연에 안겨, 그림에 빠져… ‘순수’를 만나다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자연에 안겨, 그림에 빠져… ‘순수’를 만나다

    자그마한 화면 속에 아름다운 색채와 아기자기한 이미지들이 어우러진 장욱진(1917~1990)의 작품을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단순함이다. 산, 집, 아이, 호랑이, 산, 까치, 나무 등 평면적이고 단순한 도상들은 어린아이의 그림처럼 순수해서 들여다보면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그저 맹숭맹숭하게 단순한 것은 아니다. 인생을 달관한 선승의 그림처럼 작은 화면 속에는 깊은 내면의 세계와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드넓은 이상의 세계가 공존해 있다. ●한국 근현대미술 대표 화가 장욱진의 정신 담아 경기 양주시 장흥면 계명산 자락에 자리잡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박수근, 이중섭과 함께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장욱진의 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양주시와 장욱진미술문화재단이 손을 잡고 설립한 미술관이다. 서울시내 중심에서 북쪽으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미술관은 온전히 자연 속에 자리잡고 있어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매표소 건물을 나오면 야외 조각공원을 지나고 구름다리를 건너야 미술관이 있다. 미술관 개관(2014년 4월) 당시에는 개천 건너편 미술관 오른쪽이 주 출입구였는데 지난해부터 조각공원이 통합 운영되면서 조각공원의 매표소를 이용하고 있다. 봄여름 나무가 우거졌을 때엔 잘 보이지 않을 테지만 나뭇잎이 다 지고 난 늦가을인지라 언덕 위의 흰색 건물이 파란 하늘 아래서 비현실적으로 도드라져 보인다. 외관은 현대와 전통이 적당히 버무려진 모습으로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고 심플하다. 알싸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미술관으로 들어서니 벽면에 커다란 장욱진의 흑백사진이 반겨준다. 평생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원없이 그림만 그리더니 죽어서도 이렇게 훌륭한 자연 속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단 미술관을 가졌으니 참 복이 많은 예술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1917년 충남 연기군에서 대지주의 아들로 태어난 장욱진은 시·서·화에 안목을 지닌 부친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그림을 가까이했다. 경성 제2고등보통학교(지금의 경복 중·고교)에선 미술반 활동을 하며 동경미술학교 출신 미술교사인 사토 구니오의 수업을 통해 입체파와 피카소의 미술세계를 접할 수 있었다. 일본인 역사교사에게 대들었다가 3학년에 중퇴한 그는 수덕사에서 3년간 수양의 시간을 보내고 양정고등보통학교에 편입학한다. 1939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제국미술학교(지금의 무사시노 미술대학) 서양화과에서 공부했다. 제국미술학교를 졸업하고 귀국한 후 얼마 안 되어 해방을 맞은 그는 1945년 가을 국립박물관 진열과에 취직했다가 1947년 사직하고 김환기, 백영수, 유영국, 이중섭 등과 함께 신사실파를 결성해 미술운동을 하기도 했다. ●창작에만 몰두한 작가의 삶 닮은 심플한 미술관 그의 나이 34세에 6·25전쟁이 발발했다. 전쟁은 그의 작품에 이상세계에 대한 염원을 촉발시킨 계기가 된다. 전쟁이 끝난 후 1954년 장욱진은 서울대 미술대학 교수로 취임하지만 재직 6년 만에 교수직을 사임하고 1963년 덕소에 화실을 마련해 장장 12년 동안 혼자 자취생활을 하며 중년의 시대를 보냈다. 1975년 봄 그는 덕소 생활을 청산하고 서울 명륜동으로 작업실을 옮겨 1979년까지 머물렀다. 그는 서울의 번잡함을 벗어나 수안보로 다시 작업실을 옮겼다가 1986년 봄부터 마지막 5년을 경기 용인군 구성면 마북리의 고택에서 보냈다. 자연과 더불어 창작에만 몰두하는 심플한 삶을 원했던 장욱진은 따뜻하고 정감어린 작품들을 남기고 1990년 12월 27일 7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현대·전통의 조화로 英BBC ‘8대 신설미술관’ 선정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장욱진의 작품처럼 작고 심플하지만 깊이가 있다. 장욱진의 그림 ‘호작도’와 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집’의 개념을 모티브로 최-페레이라 건축에서 설계한 건물은 중정과 각각의 방들로 구성된 독특한 구조다. 대지면적 6204㎡에 연면적 1852㎡에 이르는 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각층에 위치한 두 개의 전시실 외에 영상실, 강의실, 아카이브 라운지를 갖추고 있다. 매끈한 흰색 외관부터 내부의 마무리까지 현대적인 감각과 전통적인 디테일이 조화롭게 설계돼 있는 건물은 미술관이 개관한 2014년에 김수근 건축상을 수상했고 한국건축가협회 올해의 베스트7, 영국 BBC의 2014년 8대 신설 미술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내년 1월까지 ‘행복’ 주제로 장욱진과 민화 전시 미술관은 벽화, 유화, 판화, 먹그림 등 장욱진의 다양한 작품 23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2014년 봄 개관 이후 소장 작품을 중심으로 국내외 근현대 미술에 대한 다양한 주제기획 전시를 열었다. 지난 9월부터 내년 1월까지 ‘행복’이라는 주제로 장욱진과 민화를 보여주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변종필 관장은 “개관 이후 지금까지 장욱진 예술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한 기획전시를 다양하게 진행해 왔다”면서 “2017년 장욱진 탄생 100년이 되는 뜻깊은 해를 맞아 장욱진의 삶과 예술세계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수 있는 상설관을 개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 북부의 유일한 공공미술관인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2년 6개월밖에 안 된 신생 미술관이지만 탄탄한 기획전시 외에도 시민들을 위한 교육, 공공프로젝트, 미술창작스튜디오(777레지던스), 전국 대학생 대상 드로잉 공모전 등의 운영을 통해 지역 문화의 구심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lotus@seoul.co.kr
  • “더러워서 우리끼리 떠난다” 김영기 KBL총재 등 칠십 할배들의 손수운전 여행기

    “더러워서 우리끼리 떠난다” 김영기 KBL총재 등 칠십 할배들의 손수운전 여행기

    한 직장에 몸 담은 인연으로 칠십 할배들이 직접 핸들을 잡고 유레일 패스를 이용해 미국과 캐나다, 호주, 유럽을 쏘다녔다. 집 나가면 X고생이라는데 잠자리며 먹거리에 코스 잡기 등 복잡하고 의견 틀어지고 등 돌릴 일 투성이다. 평생을 해로한 부부끼리도 그럴진대, 옛 동료들과의 해외여행이라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2013년 7월 ´꽃보다 할배´란 예능 프로그램이 처음 방영되기 훨씬 전인 2004년 5월 캐너디언 로키를 시작으로 용감한 도전에 나선 이 할배들은 이듬해 6월 미국 서부 그랜드 서클, 2006년 9월 호주 오션 코스트, 2010년 4월 하와이, 2012년 9월 투르 드 알프스, 지난 5월 유레일 배낭여행까지 여섯 차례 다녀왔다. 다섯 차례 손수운전으로 움직인 거리가 2만 4400㎞였다. 그 연배에 보기 드물게 현역으로 활동하는 김영기(80) 한국농구연맹(KBL) 총재가 좌장 격이며, 백남철(75) 전 KBL 임원, 정영환(74) 전 신보창투 사장, 이병천(71) 전 신보창투 부사장, 김선욱(71) 전 예당엔터테인먼트 부회장, 예월수(71) 전 신보에이드 사장 등 신용보증기금에서 젊은 날을 보냈던 이들이 한데 뭉쳤다.    옛 직장의 사보에 틈틈이 기고했던 것들에 살을 붙여 ´할배들의 무한질주´(좋은땅)로 엮어 냈다. 대형 서점 여행 코너에 또하나 그저그런 여행 서적 하나 보태는가 싶을 것이다. 할배들끼리 한바탕 입씨름 끝에 다소 맹숭한 책 제목이 만들어졌는데 입씨름 과정을 돌아보면 이들의 여행 특징이 묻어난다.    김 총재는 25일 “처음 내가 떠올린 책 제목은 ´더러워서 우리끼리 떠난다´였는데 출판사와 친구들이 너무 심하다고 해 고쳤다”며 너털웃음부터 터뜨렸다. 그 또래가 해외여행 상담을 하면 ´언발 스리(3)´라며 손사래를 치곤 했다. ´언밸런스´가 세 가지란 뜻인데 발이 느리고, 잦은 생리현상 때문에, 음식이 안 맞아 패키지 여행하는 일행에 폐나 끼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2004년 독이 올라 첫 여행을 기획한 것이 이 책으로 연결됐다. 모임이 모의가 됐고, 팀으로 자유여행을 꿈꾸니 정해야 할 규칙이 늘었다. 세 가지 규칙과 네 가지 요령을 정했다. 첫 번째 규칙은 저비쾌유로 적은 비용으로 즐겁게 놀자는 것이다. 여행을 다녀온 시기는 모두 성수기를 살짝 피해 다녀왔다. 가장 싼 여행은 역시 맨처음으로 일인당 180만원 들었고 가장 비싼 것이 마지막으로 290만원이었다. 둘째는 이타준칙으로 상대를 배려하고 규칙을 지키자는 것이며, 세 번째는 유락산호로 여유롭게 자연을 즐기자는 뜻이다. 행동 요령은 첫째 시간 엄수. 아침 6시 기상, 밤 11시 취침한다. 둘째 아침과 점심은 각자 해결하고 저녁은 함께 사먹거나 숙소에서 차려 ´거하게´ 먹는다. 셋째 자동차 운전은 각자 1시간 30분을 넘기지 않는다. 다음 운전자는 조수석에 앉아 운전자가 졸지 않게 말을 시킨다. 숙소의 가장 좋은 침대는 운전자에게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의견이 나뉠 때는 다수결과 추첨으로 해결한다. 여섯이 각자 할일도 정했다. 여행 경험이 가장 많은 김 총재가 단장을 맡아 여행 경로 등을 짰고, 위에 열거된 순서대로 기율과 음식, 숙박, 수송 및 교통, 조사와 안전, 사진과 총무를 담당했다.   책장을 넘기다보면 큭큭 거리는 일이 적지 않다. 할배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다보니 웃지 못할 일이 많았다. 로키로 떠나기 열흘 전 렌트할 차량과 같은 차종을 몰고 1박2일로 강원 속초를 다녀와 미리 운전 실력을 테스트할 정도로 꼼꼼히 준비했지만 실수 투성이였다. 로키 여행 중 교통단속에 걸리자 부러 영어를 가장 못하는 대원을 내보내 경관에게 손짓발짓으로 의사 소통하게 했고, 휘슬러 근처에서 차량을 세운 채 사람들이 흔들자 “캐나다 사람들이 환영하는가 보다”며 손을 마주 흔들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막힌 길이니 돌아가라는 신호였다는 대목은 재미있기만 하다.    미국 서부를 여행할 때는 그랜드 티턴 봉우리인줄 알고 그 앞에 늘어서 사진을 찍었다가 다음에 진짜가 나와 다시 촬영한 일, 호주 아미데일의 주유소를 300m 앞두고 기름이 떨어져 밀고 가는 장면, 뉴캐슬 숙소에서 스테이크를 조리하다 화재경보기가 울려 부채질로 연기를 몰아내려 한 장면, 일출 장면을 보려고 이른 새벽 숙소를 살금살금 떠나려다 튀는 것으로 오인한 주인이 팬티 차림으로 뛰어나와 실랑이를 벌인 장면 등 재미난 일들이 많았다.    여섯 군데 모두 일생에 한 번은 꼭 가볼 만한 곳들인데 이 할배들이 짠 여행 경로는 그냥 따라 할 만큼 좋다. 투르 드 알프스를 준비하면서 동계올림픽 개최지들을 죽 연결해 코스를 그린 것은 유럽을 숱하게 다녀온 젊은이들도 쉽게 떠올리기 힘든 멋들어진 착상이다. 국내에서 우리말로 된 자동차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을 미리 챙겨갈 수 있다는 점, 오스트리아 빈 중앙역의 라커는 24시간만 작동해 한 번 열면 다시 잠기지 않는다는 것, 빈에 들르면 꼭 가보아야 할 미테역 근처 ´김치 레스토랑´의 주소와 전화번호, 독일 뮌헨역의 플랫폼은 A와 B로 나뉘어 있어 반드시 확인해둬야 한다는 점, 무인 호텔에 예약했을 때 체크인하는 요령 등은 값지기만 하다.   김 총재가 이탈리아 코모 호숫가에서 시상이 떠올라 종이에 한글과 영문으로 적은 것에 여행 취지가 오롯이 담겨 있다. ´큰 산은 살아 움직이는 것을 사랑한다/ 스치는 바람 날리는 구름 흐르는 강/ 그리고 산줄기 저 아래 밀려오는 바다 물결들을/ 우리는 그곳들을 찾아 다녔다´  그리고 김 총재가 조기 귀국한 뒤 유레일 배낭여행으로 무한질주에 마침표를 찍은 다른 대원들은 “무엇이든 해봐야 얻는다”고 자신들의 발자취가 남긴 의미를 반추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믿을 건 반도체뿐… 내년 쌍두마차 뜨나

    “올해보다 탑재량 20% 늘어날 것” 예측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가 내년 우리 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대내외 여건 악화로 국내 제조업에 먹구름이 짙게 깔려 있지만 반도체 시황만큼은 지난 3분기 바닥을 찍은 뒤 점차 개선되고 있어서다. 특히 D램 시장의 ‘치킨 게임’에서 살아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질주가 예상된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24일 “D램 가격 하락률이 내년 한 자릿수 초반으로 줄어들면서 2013년 호황을 재현할 것”이라며 “이 분야 1위(50.2%)인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2위(24.8%) SK하이닉스도 내년 5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황 연구원은 예측했다. 시장 조사기관 D램 익스체인지 및 국내 증권사에 따르면 내년 D램 시장은 수요 대비 공급이 모자란 ‘호황기’에 진입한다. PC D램 수요는 주춤하지만 스마트폰 D램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특히 중국발 D램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플래그십 모델에 탑재되는 D램 용량이 급격히 커졌기 때문이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플래그십 제품의 D램 용량은 6기가바이트(GB)를 넘는다”면서 “스마트폰 D램 탑재량이 올해보다 19.8%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D램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낸드플래시’도 공급 부족에 처하면서 국내 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4세대 64단 제품을 내놓고 일본 도시바 등 경쟁사의 추격을 확실히 따돌린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측은 “3차원(D) V낸드 양산은 우리가 유일하다”면서 “3년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했기 때문에 상대적 기술 우위를 경쟁사들이 단시간에 따라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3D 낸드는 기억 소자인 ‘셀’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용량을 사실상 무한정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3D 낸드(48단)의 연내 상용화를 선언한 SK하이닉스도 낸드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 4세대 제품 개발을 끝내고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26일 촛불집회 광화문에 ‘비소식’…오후 기온 4~5도, 추위는 풀려

    26일 촛불집회 광화문에 ‘비소식’…오후 기온 4~5도, 추위는 풀려

    집회 참가자들 우산·우의·전기촛불 준비 필요 오는 26일(토요일) 5차 주말 촛불집회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날 현장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26일 서울 날씨는 가끔 구름이 많다가 흐려져 오후에 서쪽부터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강수확률은 60∼80%이며, 예상 강수량은 최대 4㎜로 전망되고 있다. 집회가 열리는 종로구에는 오후 3시 이후부터 빗방울이 떨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비는 밤에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된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비소식은 있지만, 추위는 다소 풀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3도에서 영상 3도, 낮 최고기온은 3도에서 7도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집회가 열리는 오후 기온은 4∼5도로 야외활동을 하기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간이 머문 풍경, 느릿느릿 걷는다

    시간이 머문 풍경, 느릿느릿 걷는다

    여섯 가지 묘한 매력 품은 정원 ‘겐로쿠엔’… 에도시대 향기 가득한 ‘자야가이’… 번잡한 도심 위 고풍스러운 풍경들 일본인들의 교토에 대한 애정은 각별한 듯하다. 수도를 교토의 동쪽으로 옮긴다는 뜻에서 도쿄(東京)라 이름 지었듯, 자국의 전통을 이어 오고 있는 도시들엔 거의 예외 없이 ‘작은 교토’(小京都)란 애칭을 붙여 준다. 이시카와현의 가나자와시도 그중 하나다. 현지 가이드는 “전국 31개 ‘작은 교토’ 가운데 첫손 꼽히는 곳이 가나자와”라고 했다. 2차 세계대전을 피해간 데다, 지진도 적고, 발전마저 더뎌 옛 거리나 문화유산 등이 그대로 남았다. 인구 48만명의 중형 도시가 연간 700만명을 넘나드는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가나자와는 지난해부터 일본인들 사이에서 ‘떠오르는 여행지’가 됐다. 험준한 일본 중북부지역을 관통해 도쿄까지 가는 호쿠리쿠 신칸센이 개통됐기 때문이다. 호쿠리쿠는 우리의 동해와 접한 이시카와현 등 네 현을 뭉뚱그린 표현이다. 호쿠리쿠 신칸센의 관문은 가나자와 역이다. 역 입구엔 높이가 약 14m에 달하는 문이 세워져 있다. 쓰즈미몬(鼓門)이다. 일본 전통 예능에 쓰이는 북을 형상화했다. 쓰즈미몬 뒤는 거대한 ‘모테나시 돔’이다. 3109장의 유리를 덧대 만들었다. 비가 많은 지역 특성을 살려 우산의 형태로 조성했다. 방문객에게 우산을 건네듯 ‘모테나시’(환대)를 실천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유리 돔에 담겼다. 가나자와는 비와 눈이 많다. 동해에서 몰려온 공기가 다테야마 연봉 등 거대한 산군에 막혀 비와 눈으로 쏟아져 내리기 때문이다. 구름 한 점 없이 쨍한 날이 일년에 20일 안팎에 불과하다. 그럼 만지면 묻어날 것처럼 맑은 날에 이 지역 사람들은 뭘 할까. 많은 이들이 가나자와 성을 찾는다. 정확히는 성으로 드는 후문인 이시카와 문을 찾는다. 이 문의 지붕 기와엔 납 성분이 함유돼 있다. 그 때문에 여느 성의 지붕과 다르게 흰빛을 띠는데, 구름 한 점 없는 날에는 그 빛깔이 무척이나 신비롭단다. 그래서 맑은 날이면 이 문을 찾아 막연히 바라본다는 것이다. 맑은 날 ‘들로 산으로’를 외치며 활동성을 강조하는 우리와는 다소 다른 감각인 듯하다. 이시카와 문 맞은편엔 저 유명한 겐로쿠엔(兼六園)이 있다. 병립하기 어려운 여섯 가지(六) 요소를 두루 갖췄(兼)다는 정원이다. 넓고 활기찬 광대(廣大)와 깊고 고요한 유수(幽遂), 섬세하게 엮어낸 사람의 손길(人力)과 자연이 오랜 기간 빚어낸 창고(蒼古), 가까이서 보는 샘물(水泉)과 드넓게 둘러보는 조망(眺望) 등 상반된 경관이 어우러져 있다는 뜻이다. 이바라키현의 가이라쿠엔, 오카야마현의 고라쿠엔과 더불어 일본 내 3대 정원으로 꼽힌다. 면적은 11㏊로 도쿄돔 야구장의 세 배에 달한다. 마에다 가문이 1676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170여년에 걸쳐 완성했다고 전해진다. 벚꽃 피는 봄에 방문객이 가장 많고, 단풍 물든 가을과 겨울철 ‘유키쓰리’ 때도 관광객이 몰린다. 유키츠리는 많은 눈에 부러지지 않도록 소나무 가지를 800개의 줄로 엮는 것을 일컫는다. 겐로쿠엔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가스미가 연못’이다. 신선이 산다는 봉래산을 형상화 한 ‘호라이 섬’(거북을 표현했다는 견해도 있다)과 학을 상징하는 ‘가라사키의 소나무’, 연못 위 정자 우치하시테이 등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그림 같은 풍경을 펼쳐낸다. 연못 초입의 ‘고토지(琴柱) 등롱’은 이시카와현의 대표 아이콘이다. 가야금의 줄을 괼 때 쓰는 굄목, 이른바 ‘기러기발’을 형상화한 석등이다. 일본인들에게 석등은 기복의 대상이다. 수많은 이들의 바람이 석등에 덧씌워진다. 고토지 등롱은 일본 내 여러 석등 가운데서도 가장 앞줄에 설 만큼 명성이 ‘떠르르’하다. 석등 앞엔 작고 둥근 다리가 놓였다. 7줄 가야금을 본뜬 다리다. 이름도 고토바시(琴橋)다. 연못의 물은 가나자와 남쪽의 하쿠산에서 흘러내린 물을 끌어올린 것이다. 고저 차에 따른 수압을 이용해 물이 정원 이곳저곳을 돌아 흘러가도록 설계됐다. ‘네아가리노마쓰’(根上松)도 볼만하다. 여러 가닥으로 엉킨 굵은 뿌리를 밖으로 드러낸 기이한 모양의 소나무다. 네아가리노마쓰는 사실 자연적으로 자란 나무가 아니다. 13대 번주가 수령 160년의 소나무에 여러 차례 삽목 등을 가해 만든 일종의 분재다. 높이 15m에 뿌리 높이만 2m에 이른다. 겐로쿠엔에서 자라는 200종 8800그루의 나무들 가운데 가장 독특한 형태지 싶다. 겐로쿠엔 주변에 볼거리가 많다. ‘21세기 미술관’이 대표적이다. 미술관은 지상 1층, 지하 1층의 원형 구조다. 누구나, 어느 곳으로든 자유롭게 오가며 예술을 향유하라는 취지다. 위치도 독특하다. 가장 고풍스런 겐로쿠엔과 번화가인 가타마치 사이에 있다. 전통과 현대를 자연스럽게 잇겠다는 뜻이다. 미술관은 전시실 14개와 시민 갤러리, 카페 등으로 구성됐다. ‘블루 플래닛 스카이’, ‘수영장’ 등 독특한 설치미술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그 유명하다는 가나자와 단풍도 겐로쿠엔 맞은편 도로에서 처음 만났다. 일본인들의 단풍에 대한 감각은 우리와 사뭇 다르다. 우리가 내장산처럼 화사한 단풍을 즐긴다면 일본 사람들은 거무튀튀한 삼나무 사이에 노랗고 빨간 단풍나무 한두 그루가 섞여 있는 풍경을 더 좋아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가나자와 시청 앞에 도열한 열댓 그루 단풍나무는 그야말로 ‘터널’이라 부를 만큼 ‘많은’ 숫자다. 우리 시골마을의 플라타너스처럼 거대한 키에 형형색색의 단풍잎을 매단 자태가 독특하고 곱다. 가나자와 성 서쪽에는 ‘나가마치 무사저택지’가 있다. 400여년 전 중, 하급 무사들이 모여 살던 마을이다. 마을을 관통하는 실개천을 따라 옛 가옥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관광객들에게 공개된 집은 노무라 가옥 한 채다. 노무라 가옥은 ‘연식’이 다양하다. 이시카와현 남쪽의 가가시에 있던 400년 된 집을 100년 전에 가나자와로 가져와 180년 된 정원 주변에 이축했다. 그러니까 정원 따로, 집 따로인 셈이다. 집 창문 등엔 유리가 끼워져 있다. 180년 전 네덜란드에서 유리 제작 기술이 전해질 무렵 끼워진 것이다. 요즘 유리와 달리 표면이 울퉁불퉁한 건 그 때문이다. 찻집 거리도 볼만하다. ‘찻집 거리’라는 본래 뜻과 다르게 에도시대 ‘자야가이’(茶屋街)는 게이샤들이 웃음을 팔며, 무사들의 손을 잡아끌었던 유흥가였다. 에도시대 중심도시였던 가나자와에도 자야가이가 3곳 남아 있다. 그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옛 모습이 잘 보존된 곳은 히가시차야가이다. 찻집 골목으로 들어서면 고풍스러운 2층 목조 건물이 양쪽으로 늘어서 있다. 기모노를 입은 학생과 젊은 여성들의 모습도 곧잘 눈에 띈다. 대표적인 찻집은 국가 지정 중요문화재인 ‘시마’(志摩)다. 1820년대에 지어진 상태 그대로다. 찾는 이들이 많아 차 한 잔 마시려면 반드시 예약해야 한다. 가나자와는 금박(箔) 공예로 유명한 곳이다. 일본 내 금박 제품의 99%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자야가이 등 관광지에서 금박 입힌 관광상품들을 살 수 있다. 먹거리를 찾아 관광객이 몰리는 곳은 오미초 시장이다. ‘가나자와의 부엌’이라 불리는 곳. 시장의 역사는 얼추 280년을 헤아린다. 우리나라였다면 그야말로 ‘기록적인’ 역사를 자랑할 만한 곳이다. 하지만 1000년을 넘나드는 유적들이 도시 곳곳에 허다하니 이 정도 연혁으로는 명함조차 내밀지 못 한다. 시장엔 180여곳의 식재료 상점과 음식점 등이 밀집돼 있다. 맛집들이 많아 점심 시간이 아니더라도 늘 줄을 서야 한다. 가장 이름난 음식은 가이센동(해산물덮밥)이다. 값은 보통 3000엔 안팎이다. 회나 초밥, 금박 입힌 황금 아이스크림 등도 맛볼 수 있다. 글 사진 가나자와(일본)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자연 속에 ‘심플’하게 자리잡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자연 속에 ‘심플’하게 자리잡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자그마한 화면 속에 아름다운 색채와 아기자기한 이미지들이 어우러진 장욱진(1917~1990)의 작품을 보고 가장 먼저 떠 오르는 단어는 단순함이다. 산, 집, 아이, 호랑이, 산, 까치, 나무 등 평면적이고 단순한 도상들은 어린 아이의 그림처럼 순수해서 들여다 보면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그저 맹숭맹숭하게 단순한 것은 아니다. 인생을 달관한 선승의 그림처럼 작은 화면 속에는 깊은 내면의 세계와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드넓은 이상의 세계가 공존해 있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계명산 자락에 자리잡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http://changucchin.yangju.go.kr/)은 박수근,이중섭과 함께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장욱진의 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양주시와 장욱진미술문화재단이 손을 잡고 설립한 미술관이다. 서울시내 중심에서 북쪽으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미술관은 온전히 자연 속에 자리잡고 있어 찾아가는 것 만으로도 저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매표소 건물을 나오면 야외 조각공원을 지나고 구름다리를 건너야 미술관이다. 미술관 개관(2014년 4월) 당시에는 개천 건너편 미술관 오른쪽이 주 출입구였는데 지난 해부터 조각공원이 통합운영되면서 조각공원의 매표소를 이용하고 있다. 봄 여름에 나무가 우거졌을 때엔 잘 보이지 않을 테지만 나뭇잎이 다 지고 난 늦가을인지라 언덕 위의 흰색 건물이 파란 하늘 아래서 비현실적으로 도드라져 보인다. 외관은 현대와 전통이 적당히 버무려진 모습으로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고 심플하다. 알싸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미술관으로 들어서니 벽면에 커다란 장욱진의 흑백사진이 반겨준다. 평생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원없이 그림만 그리더니 죽어서도 이렇게 훌륭한 자연 속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단 미술관을 가졌으니 참 복이 많은 예술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1917년 충남 연기군에서 대지주의 아들로 태어난 장욱진은 시·서·화에 안목을 지닌 부친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그림을 가까이 했다. 가족과 함께 상경한 뒤 공부보다 그림에 열중했던 그는 1926년의 보통학교 3학년 시절에 전일본소학생미전에 까치그림을 출품해 1등상을 받았다. 이 때 상품으로 유화물감을 받아 유화를 처음 시작했다. 경성 제2고등보통학교(지금의 경복 중·고교)에선 미술반 활동을 하며 동경미술학교 출신 미술교사인 사토 구니오의 수업을 통해 입체파와 피카소의 미술세계를 접할 수 있었다. 일본인 역사교사에게 대들었다가 3학년에 중퇴한 그는 수덕사에서 3년간 수양의 시간을 보내고 양정고등보통학교에 편입학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의 가족은 미술을 본업으로 하는 것을 극구 반대했지만 제 2회 전국학생미전에서 특선을 하면서 집안의 반대도 수그러들었다.이듬해인 1939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제국미술학교(지금의 무사시노 미술대학) 서양화과에서 공부했다.  제국미술학교를 졸업하고 귀국한 후 얼마 안되어 해방을 맞은 그는 1945년 가을 국립박물관 진열과에 취직했다가 1947년 사직하고 김환기, 백영수, 유영국, 이중섭 등과 함께 신사실파를 결성해 미술운동을 하기도 했다. 그의 나이 34세에 6·25전쟁이 발발했다. 전쟁은 그의 작품에 이상세계에 대한 염원을 촉발시킨 계기가 된다. 전쟁과 함께 닥쳐온 불안과 공포, 육체적 고달픔 속에서의 그는 오히려 자신의 꿈꾸는 삶을 그렸다. 유학시절을 포함한 그의 초기 그림 색상, 형태 면에서 토속적인 특성이 강했지만 1·4후퇴 때 고향인 충남 연기에서 작업하는 동안 색감이 선명해지고 형태가 더욱 간결하게 정돈된다. 이 시기의 대표작이 누런 황금들판 사이를 연미복 차림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담을 ‘자화상’이다.  전쟁이 끝난 후 1954년 장욱진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취임하지만 재직 6년만에 교수직을 사임하고 1963년 덕소에 화실을 마련하고 장장 12년동안 혼자 자취생활을 하며 중년의 시대를 보냈다. 자연 속에서 밤 산책과 새벽의 신선미를 즐기며 고요와 고독 속에서 그는 그림과 씨름하다 건강을 해쳐 사경을 넘나들기도 했다. 덕소시절의 마지막 3년간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한결 절제된 작품을 많이 그렸다. 1975년 봄 그는 덕소생활을 청산하고 서울 명륜동으로 작업실을 옮겨 79년까지 머물렀다. 명륜동 시절 그의 작품에는 시골남자와 여자, 가족, 정자와 원두막, 산과 동산 등이 화면에 등장하고 색채는 동양화의 담채풍으로 묽어지고 단순해진다. 그는 서울의 번잡함을 벗어나 수안보로 다시 작업실을 옮겼다가 1986년 봄부터 마지막 5년을 경기도 용인군 구성면 마북리의 고택에서 보냈다. 자연과 더불어 창작에만 몰두하는 심플한 삶을 원했던 장욱진은 따뜻하고 정감어린 작품들을 남기고 1990년 12월 27일 7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80년대와 90년에 유난히 많은 작품을 제작했다. 특히 용인에서 지낸 마지막 5년간은 평생에 걸쳐 그린 720점의 작품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220여점을 그렸다. 마지막까지 얼마나 철저하게 화가로서의 삶을 살려고 노력했는지를 알 수 있다.  장욱진은 그림을 그리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천생의 화가임을 글과 말을 통해 자주 고백하곤 했다. “나의 지나간 40년은 오직 그림과 술 밖에 모르고 살아온 인생이었다. 그림은 내가 살아가는 의미요, 술은 그 휴식이었던 것이다.” “산다는 것은 소모하는 것, 나는 내 몸과 마음과 모든 것을 죽는 날까지 그림을 위해 다 써버려야겠다. 남는 시간은 술로 휴식하면서. 내가 오로지 확실하게 알고 믿는 것은 이것 뿐이다.”(샘터 1974년 9월호)  장욱진의 작품들은 대부분 작다. 그가 끝까지 30호미만의 그림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장욱진 자신은 ‘세대’ 1974년 6월호에 이렇게 쓰고 있다. “회화에 있어서의 회화성은 30호 이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그러냐하면 규모가 커지면 그림이 싱거워지고 화면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한면을 지배하지 못하고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은 내게 어려운 일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그는 작은 화면에 세상에서 가장 보편적인 이미지들을 가장 단순하게 표현해 냈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장욱진의 작품처럼 작고 심플하지만 깊이가 있다. 장욱진의 그림 ‘호작도’와 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집’의 개념을 모티브로 최-페레이라 건축에서 설계한 건물은 중정과 각각의 방들로 구성된 독특한 구조다. 대지면적 6204㎡에 연면적 1852㎡에 이르는 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각층에 위치한 두개의 전시실 외에 영상실, 강의실, 아카이브 라운지를 갖추고 있다. 매끈한 흰색 외관부터 내부의 마무리까지 현대적인 감각과 전통적인 디테일이 조화롭게 설계돼 있는 건물은 미술관이 개관한 2014년에 김수근 건축상을 수상했고 한국건축가협회 올해의 베스트7, 영국 BBC의 2014년 8대 신설 미술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외양은 단순한데 호랑이를 평면으로 그린 듯한 구조인지라 내부 공간은 단조롭지 않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처럼 공간이 이어져 나타나는 1층 전시실을 지나 가파른 각도로 꺾어진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영상실이 있다. 그 입구에 커다란 벽화가 그려져 있다. 소 돼지 개 닭 등 동물을 그린 ‘동물가족’이란 제목의 벽화는 덕소화실에 그려졌던 것을 그대로 옮겨와 미술관에 영구기증한 작품이다. 장욱진은 덕소시설 우시장 구경가기를 즐겼는데 소 그림에는 실물 쇠 코뚜레와 워낭을 걸어놓아 웃음을 자아낸다. 1층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층계참의 벽면에는 덕소 작업실의 부엌 벽에 그려져 있던 ‘식탁’이 설치돼 있다.  미술관은 벽화, 유화, 판화, 먹그림 등 장욱진의 다양한 작품 23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2014년 봄 개관 이후 소장작품을 중심으로 국내외 근·현대 미술에 대한 다양한 주제기획 전시를 열었다. 지난 9월부터 내년 1월까지 ‘행복’이라는 주제로 장욱진과 민화를 보여주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변종필 관장은 “개관이후 지금까지 장욱진 예술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한 기획전시를 다양하게 진행해 왔다”면서 “2017년 장욱진 탄생 100년이 되는 뜻깊은 해를 맞아 장욱진의 삶과 예술세계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수 있는 상설관을 개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 북부의 유일한 공공미술관인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2년 6개월밖에 안된 신생 미술관이지만 탄탄한 기획전시 외에도 시민들을 위한 교육, 공공프로젝트, 미술창작스튜디오(777레지던스), 전국 대학생 대상 드로잉 공모전 등의 운영을 통해 지역 문화의 구심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新전원일기] 물려받은 ‘손맛’ 청정 계룡산 ‘물맛’ 3년 숙성 ‘장맛’

    [新전원일기] 물려받은 ‘손맛’ 청정 계룡산 ‘물맛’ 3년 숙성 ‘장맛’

    사회적 기업 ‘소망’ 연매출 5억 ‘희망’ 해외 진출 ‘야망’ 처음에는 귀농도 귀촌도 아니었다. 사 남매 중 셋을 잘 키워 시집 장가 보내고 한국과학기술원(KIST)에서 근무하던 남편도 은퇴했으니, 이제 남은 여생 우리 둘째딸 효진(42)이 곁에 가서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처음엔 뇌성마비 둘째딸 곁에 살려고 내려왔죠” “저 산 너머에 성모마을이라는 중증 장애인 시설이 있어요. 우리 효진이 집이죠. 뇌성마비 1급이거든요. 대전 살 때도 주말마다 왔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귀농 귀촌이라는 개념도 없이 이제 됐다. 가자, 우리 효진이랑 놀아 주고 봉사도 하며 살자. 그렇게 생각했던 거죠.” 충남 논산시 상월면에 위치한 ‘궁골식품영농조합’의 최명선(67) 대표가 오랜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계룡산 자락의 한 작은 마을로 이주해 오게 된 이유였다. 2005년 8월 마을의 농가 주택을 구입해 들어와서는 그저 매일 행복했다. 아침마다 성모 마을로 가서 효진이와 나란히 앉아 미사를 보고, 효진이 친구들과도 놀아 주고, 하루종일 자연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런데 밤에는 좀 무섭더라고요. 천지가 온통 다 캄캄해서 아예 밖을 내다볼 수도 없었죠. 한동안은 밤마다 미쳤어, 미쳤어, 여길 왜 왔어, 맨날 그랬어요. 새벽이면 이상한 새소리, 산짐승 소리까지 들려서 거의 잠을 잘 수도 없었고요.” 그러다가도 창밖이 부옇게 밝아오면 다시 다른 세상이 되더란다. 거실 창으로 황금 들판이 내다보였다. 초록이 우거진 산등성이에 드리운 구름 그림자, 지천으로 피어 있는 이름도 알 수 없는 갖가지 야생화, 온몸을 정화시키듯 폐부 깊숙이 들어왔다 나가는 맑디맑은 공기, 천지가 다 내 것인 듯 흐뭇해지더란다. “사람이 아무리 많이 가져도 손에 쥘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것들을 다 쳐다보며 누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 부자가 된 듯 행복했어요.” 차츰 이 마을에 뜨는 달이 얼마나 예쁜지도 알게 되었다. 상월면, 대명리, 항월리, 사월리 인근의 마을 이름이 모두 달과 관련된 것들이다. 달이 얼마나 예쁜 동네이면 그런 이름들이 붙었을까. 다시 국문학 공부라도 시작해 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 #마당 한편에 장독대 놓고 이집 저집 ‘장’ 담가 줘 당시만 해도 10여 가구뿐이었다는 마을에서 외지인으로서 갈등은 없었는지, 어떻게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전통장 법인까지 설립하게 되었는지 물었다. “이사 와서 보니 집으로 들어오는 입구의 저 나무 밑이 마을 어르신들의 놀이터더라고요. 제가 원체 성격이 좋아서 친구들이 많이 드나들어 먹을거리가 풍족한 편이었죠. 그래서 늘 간식거리도 내다 드리고 시간 날 때는 부침개도 부쳐다 드렸죠. 농작물이 나오면 도시 친구들에게 가져다 팔아드리기도 하고.” 그러면서 콩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콩 한 말 팔아봐야 1만 8000원인데 메주로 띄워 팔면 6만원이었다. 어르신들에게 “이렇게 좋은 콩을 어찌 이리도 싸게 파느냐. 메주를 한 번 담가 보시라. 제가 팔아드릴게”라고 권했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긴 하지만 어차피 집집마다 1년 먹을 장을 담그기 위해 직접 메주를 띄웠다. 이왕 하는 김에 양만 조금 늘리면 되는 것이었다. #‘장맛 좋다’ 입소문에 지인의 지인까지 찾아와 그런데 이번엔 도시의 지인들이 아파트에서 장을 담그면 맛이 없다고 푸념들을 했다. “우리 집 마당 넓잖아. 우리 집에다 담가 놓으면 되지”라고 했다. 그래서 하루종일 짱짱하게 햇볕 드는 마당 한쪽이 지인들의 장독대가 되었다. “그래 놓고 보니 더 많은 사람이 수시로 저희 집을 드나들게 된 거죠. 제가 담가 놓은 장맛이 좋다고 소문이 나서 지인의 지인들까지 찾아와서 좀 팔면 안 되냐고 하기도 하고.” 그러기를 2년. 이걸로 아예 사업을 한 번 해 보면 어떨까 해서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소일거리 삼아 시작했다. 2008년 허가를 내고 지역 농산물에 대해 알아가며 좀더 전문화하기 위해 발효 식품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2009년 법인으로 등록하고 소상공인 대출로 5000만원을 받아 시설을 갖추고 유통과 마케팅, 비즈니스 등까지 시간만 맞으면 모두 배우러 다녔다. 장맛은 절반이 물맛이란다. 청정지역인 계룡산 자락이니 물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친정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손맛에 마을 어른들의 조언까지 더했다. 인근 지역에서 수매한 콩으로 띄운 메주와 고추로 담근 장맛에 대한 자신감은 그래서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시행착오도 참 많이 겪었어요. 사실 이렇게 많은 일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일 자체도 너무 힘들고. 도시에서 전업주부가 일을 해 봐야 얼마나 해 봤겠어요. 거기에 장은 또 숙성기간이 필요하잖아요. 보통 공장에서는 6개월 정도 숙성시키는데 전통 기법은 3년은 숙성을 시켜야 제대로 된 맛이 나거든요. 일단 시작은 해 놓았는데 돈은 끝도 없이 들어가고 눈만 뜨면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정말 내가 이걸 왜 벌였을까 후회도 많이 했죠.” 더욱이 문제가 되었던 것은 홍보와 유통이었다. 지인들을 통해 입소문만으로 판매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궁리 끝에 논산시청에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담당 직원이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축제에 대해 안내해주었다. “전국에 축제가 얼마나 많아요. 거길 장돌뱅이처럼 죄다 돌아다녔어요. 전단지 만들어서 일일이 돌려가며 맛보라고 장 끓여가며 고생도 엄청 했죠. 그런데 그렇게 돌아다니다 보니 아는 사람이 하나둘 생기면서 어떤 연결고리들이 나오더라고요. 그렇게 조금씩 매출이 올라가던 중에….” 한 신문사와의 인터뷰 기사를 계기로 TV 방송에도 나가게 되었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포털 검색어 1위에 오르며 순식간에 홈페이지가 마비되었다. 전화 두 대가 마비되고 작업장 일대 교통까지 모두 마비되었다. “15일 만에 1억원의 매출을 올렸어요. 그동안 담가 놓은 장을 다 팔고 인근의 맛있는 장이란 장은 다 가져다 팔아드렸죠. 시청으로도 문의가 엄청나게 갔던 모양이에요. 한창 바쁜데 시청에서도 나왔더라고요. 그런데 마을 어르신들이 모두 여기서 일을 하고 있으니 자기들도 놀란 거죠.” #사회적기업·농가 체험·농가 맛집으로 선정도 “우리는 그때만 해도 사회적기업이 뭔지도 몰랐어요. 시에서 먼저 인증을 내준다며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도와주더라고요.” 사회적기업이란 비영리조직과 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취약계층에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한다.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생산과 판매 등의 영업 활동을 한다. 정부로부터 인증을 받으면 직원 임금이 보조되고 각종 지원 사업에서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대신 1000원을 벌면 200원은 사회에 환원해야 해요. 우리 같은 경우는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곳에 여러 형태의 후원을 많이 하고 있어요.” 6차 산업 인증도 수월하게 받았다. 전부터도 지인들이며 고객들이 항아리를 가져와 직접 장을 담가 두거나 가져가기도 했으니 6차 산업 인증 제도가 생기기 전부터 이미 제반 조건들이 갖춰져 있었던 셈이다. 사업이 커지며 3년 전부터는 대전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막내아들 이경환(37)씨가 들어와 마케팅을 돕고 있다. 남편 이종일(72)씨는 농사 담당이다. 그동안 마을 어르신 10명 중 5명이 돌아가셨다. 남은 어르신들도 연로해 함께 일하지는 못하지만 늘 곁에서 장맛을 봐 주신다. 그리고 10가구가 이 산자락 마을로 새로 집을 지어 들어왔다. 모두 최 대표의 지인이거나 지인의 지인들이다. 사회적기업으로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주변 농가의 소득을 올려 주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국무총리상을 비롯해 농림부(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등을 수상했다. 그러는 가운데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험해 해마다 전국 단위의 발효식품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메주와 장을 비롯해 딸기 고추장, 천연 소스 등 여러 특허도 보유하게 되었다. 특히 논산의 특산물 중 하나인 단무지 무는 바로 밭에서 손질해 공장으로 보내지고 무청은 그대로 밭에 버려지는데, 이를 아깝게 여겨 활용할 방안을 모색한 끝에 ‘시래기 된장국’과 ‘시래기 된장무침’ 등의 즉석요리로 개발해 매출 상승의 큰 요인이 되었다. #“연매출 4억~5억… 해외 진출이 최종 목표” 현재 연매출 4억~5억원을 올리고 있는 궁골식품의 장에는 여전히 방부제나 색소 등 화학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절반 정도는 수작업, 절반 정도는 기계화 작업을 거치고 있다. 하지만 토종 콩을 가마솥에 삶아 맥반석 황토방에서 띄우고 태안에서 채취해 3년 동안 간수를 뺀 천일염에 재워 500여개의 항아리에서 숙성시키는 전통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콩을 비롯해 고추, 소금, 시래기 등 철저하게 지역 농산물만으로 원재료만 1억 5000만원어치 이상을 수매하고 있다. 한 해 다녀가는 체험객만 해도 3000명이 넘는다. 지난해는 농촌진흥청에서 실시하는 ‘6차 산업 수익모델 사업’에 선정돼 지원금(국비 50%·지방비 50%)으로 가공 시설과 체험 시설을 확충했다. 또 방문객들에게 직접 생산한 농산물로 친환경 식단을 제공할 수 있는 농가 맛집도 개장하게 되었다. 단지 장을 생산하는 사업장을 넘어 마을 전체가 누구나 이용 가능한 테마 파크로까지 기능하게 된 것이다. 최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지역과 같이 걸어가는 기업으로서 해외 시장으로까지 진출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반평생을 전업 주부로 살다가 불과 11년 전 소박한 꿈을 안고 이 작은 마을로 들어온 최 대표의 소망은 이제 마을의 소망을 넘어 지역의 소망으로, 나아가 한국의 소망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사람을 좋아해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최 대표의 푸근한 마음이 담긴 우리의 구수한 전통장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그날을 생각하며 길 위로 나서자, 예쁜 초저녁달이 마주 보이는 산자락에 걸려 있다. 글쓴이 소설가 서진연 200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13년 ‘괴산’으로 EBS 라디오 문학상 수상. 저서로는 소설집 ‘붉은 나무젓가락’, 장편소설 ‘수목원’ 등이 있다.
  • 김수한 “권력층 부도덕·정치권에 분노·절망”

    여야 대선주자 등 2000명 참석 ‘민주주의 기틀 마련’ 업적 기려 ‘최순실 국정 농단 게이트’로 정치권 전체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의 1주기 추모식에서 여권 정치인들은 현 새누리당의 기틀을 마련한 고인의 정치력과 업적을 기렸다. 22일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엄수된 추모식에서 추모위원장인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인사말에서 “위기를 맞을 때마다 대통령님을 떠올린다”면서 “근자에 국민은 실체를 드러낸 권력층의 무능과 부도덕에 분노하고 있다. 절체절명의 국가 위기 속에서도 전혀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국회와 정치권에 절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홍구 전 총리는 추모사에서 “전쟁의 먹구름이 몰려들었고 국내 정치는 파국의 조짐이 짙어지고 있다. 국민의 삶도 어려움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이렇듯 걱정스러운 상황이기에 대통령님을 보낸 슬픔에 더해 당신의 공헌과 지도력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 더욱더 간절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추모식을 마친 뒤 “나라가 혼미하고 주권을 되찾자는 국민의 함성이 깊을수록 민주주의 깃발을 높이 휘두르고 이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오신 대통령님이 더욱 많이 생각난다. 이 시대를 이끌어 가는 정치인으로서 무거운 책무감을 느끼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추모식에는 정세균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민주당 추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등 각 당 지도부를 비롯,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이 참석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등 여야 대선주자들, 이홍구·이수성 전 국무총리, 박관용·박희태·김형오 전 국회의장 등 원로 정치인들도 함께 했다. 김덕룡 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 김봉조 민주동지회장,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 김기수 전 비서실장 등 상도동계 출신 인사들도 참석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상도동계 출신의 새누리당 최다선 서청원 의원은 불참했다. 박근혜 대통령,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이희호·권양숙 여사는 추모 화환을 보냈다. 추모식은 유족과 정·관계 주요 인사 등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사말, 추모사, 종교의식과 추모 영상 상영, 조총 발사와 묵념의 순으로 진행됐다. 예식 직후 추모객들은 김 전 대통령 묘소에서 헌화와 분향을 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바스락, 떠나는 발걸음…보고 또 봐도 그립구나

    바스락, 떠나는 발걸음…보고 또 봐도 그립구나

    아산 공세리성당, 300살 넘은 느티나무, 가을빛 머금다 공주 갑사, 은행나무 터널 지나니 오색 단풍 반기다 보령 청라 은행마을, 3000여 그루 노란빛 자태에 넋을 잃다 가을도 끝자락이다. 나무들은 북풍 한 자락에 하릴없이 나뭇잎을 떨군다. 이제 가지 끝에 이파리 매달고 있는 건 몇몇 노거수(老巨樹)뿐이지 싶다. 단풍 좋은 곳을 찾아 헤매다 돌아오니 제집 담장 옆의 단풍이 가장 곱더라는 옛말이 있다. 멀리 가지 않아도 예쁜 단풍은 곳곳에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여태 자연이 벌이는 색의 축제에 참여하지 못한 당신, 충남권의 단풍 명소들에 주목하시라. 가까워서 좋고, 늙은 나무들이 깊은 풍경을 펼쳐 내서 더 좋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불리는 곳, 그래서 ‘태극기 휘날리며’ 등 70여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됐던 곳. 이 모두가 아산의 공세리성당을 일컫는 표현들이다. 공세리성당이 깃든 내포(內浦) 지역은 충남뿐 아니라 한국 천주교의 요람 같은 곳이다. 당연히 공세리성당의 역사도 1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895년 프랑스에서 에밀리오 드비즈(한국명 성일론) 신부가 공세리로 부임해 온다. 두 해 뒤 그는 한옥 성당을 신축했고 1922년엔 직접 설계까지 맡아 성당을 짓는다. 그게 지금의 공세리성당이다. 공세리성당엔 유명한 일화가 전해 온다. 바로 ‘이명래 고약’이다. 1900년대 아산 지역엔 종기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았다. 당시 외국인 선교사들은 포교를 위해 일정 수준의 의학 지식을 갖추고 있었는데, 드비즈 신부 또한 치료와 선교를 병행하고 있었다. 드비즈 신부는 의학 지식을 활용해 종기 퇴치 약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 줬다. 당시 공세리성당에서 심부름을 하던 소년 이명래는 드비즈 신부에게서 고약 조제법과 치료법을 배웠다. 이어 1906년 아산에 ‘명래한의원’을 개업하고 종기를 치료하는 고약을 만들었다. 그게 ‘이명래 고약’이다. 요즘 젊은이들에겐 ‘화석’ 혹은 ‘유물’처럼 여겨질 약이겠지만 당시엔 거의 유일한 종기 치료제였을 만큼 ‘전설적인’ 고약이었다. 성당은 아름답다. ‘고딕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혼합된 건축물’이라고는 하는데 범부의 눈엔 그저 여느 성당과 다름없는 단아한 건물로 각인된다. 공세리성당을 완성하는 건 주변 풍경과의 조화다. 수령 350여년의 느티나무, 시퍼런 힘줄 같은 뿌리를 드러낸 팽나무 등의 노거수들이 성당 건물을 둘러쳤다. 여기에 가을빛이 더해져 풍경이 더욱 깊어진다. ‘공세리성당’은 그러니까 성당뿐 아니라 주변 모든 풍경을 수렴하는 의미로 봐야 옳지 싶다. 사람들은 대개 성당 앞만 보고 간다. 한데 성당 오른쪽으로 돌아 건물 뒤편으로 가면 또 하나의 볼거리가 나온다. 바로 ‘십자가의 길’이다. 예수가 십자가를 진 채 처형장까지 갔던, 저 유명한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를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이 길, 짧지만 참 멋지다. 낙엽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고, 예수 고난을 상징하는 조형물들이 14처에 걸쳐 세워져 있다. 종교와 무관한 이라도 조용하게 걸어 볼 만하다. 공세리성당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의 곡교천 은행나무 가로수길은 ‘전국의 아름다운 가로수길 10선’에 이름을 올렸던 아산의 명소다. 곡교천 북쪽 충무교에서 현충사 입구까지 2.5㎞ 구간 뚝방에 350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식재돼 있다. 40년이 넘는 세월을 거치면서 아름드리 거목으로 성장해 해마다 가을이면 주변을 온통 노란빛으로 물들인다. 다만 올해는 이상 기온 등으로 잎의 빛깔이 그리 곱지는 않다. 공주에 들른다. 어차피 내려가는 방향이어서 시간 손실을 걱정할 일은 없다. 목적지는 갑사다.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라 했던가. 봄엔 신록이 아름다운 마곡사를, 가을엔 단풍이 고운 갑사를 찾으라는 뜻이다. 갑사로 드는 길에 만나는 은행나무 터널이 이방인의 시선을 잡아끈다. 늙은 은행나무들이 400~500m 남짓 터널을 이뤘다. 옆으로 펼친 가지 끝엔 노란 이파리가 매달렸다. 갑사에 이르는 길은 흔히 ‘오리숲길’로 불린다. 오색 단풍이 일품인 곳. 참나무 등의 활엽수와 단풍나무가 다채롭게 어우러졌다. 낙엽들이 쌓여 만든 푹신한 길을 걷는 맛도 각별하다. 보령 땅에 들어선다. 40~50대 장년층이라면 1995년 보령과 통합되면서 제 이름을 잃어버린 ‘대천’이란 지명이 더 귀에 익을 터다. 라면처럼 휘어진 철길을 달리던 옛 장항선 열차를 타고, 가수 윤형주가 그랬듯 ‘조개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어 주고야 말겠다’는 강렬한 꿈을 꾸던 곳이 바로 대천 땅, 대천해수욕장이다. 실제 윤형주가 노래 ‘조개껍질 묶어’를 만든 곳도 대천 바다였다. 이 계절 보령에서 찾아야 할 곳은 청라면이다. 은행나무들이 노란 꽃구름을 만들고 있는 곳이다. 청라면으로 드는 길목 여기저기 가을빛이 화사하다. 저수지는 노랗게 물든 단풍을 그대로 수면 위에 담아내고, 사방을 둘러친 산자락엔 붉은 빛깔로 단장한 단풍나무들이 단풍 명산 못지않은 요염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은행나무 많기로 이름난 청라면에서도 뭇사람들이 ‘엄지 척’ 꼽는 곳은 청라 은행마을이다. 수령 100년이 넘는 토종 은행나무 30여 그루를 포함해 모두 3000여 그루에 달하는 은행나무가 식재된 우리나라 최대 은행나무 군락지 중 한 곳이다. 마을에 들면 신경섭 가옥이 객을 맞는다. 조선 후기 가옥 형태가 오롯이 남은 고택이다. 담장 안팎으로 100년 이상 된 은행나무들이 시립하듯 서 있다. 특히 대문 앞을 지키고 있는 은행나무는 수령이 500년을 헤아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늙은 은행나무들은 가지마다 노란 이파리를 가득 매달고 있다. 바닥엔 또 그만큼의 잎을 떨궜다. 꼭 노란 융단을 밟고 선 듯한 느낌이다. 청라 은행마을에서는 해마다 전국 은행 수확량의 절반이 넘는 100t가량의 은행이 수확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가로수나 경관을 위해 심은 은행나무와 달리 이 마을의 나무들은 죄다 소출을 위해 심었다는 뜻이다. 그 탓에 비록 빼어난 조형미를 갖추지는 못했어도 이방인들에게 자연스럽고 정감 넘치는 풍경을 안겨 준다. 글 사진 아산·보령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 :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아산 공세리성당, 곡교천 은행나무 거리, 현충사 등의 순으로 돌아보면 효율적이다. 이어 공주 갑사를 둘러본 뒤 보령 청라 은행마을, 천북면 순으로 일정을 짜면 무난하다. 올해 수능 수험생이라면 아산레일바이크(547-7882)와 피나클랜드(534-2580)를 찾아도 좋겠다. 수험표를 지참한 본인은 50%, 동반 3인까지는 30% 할인된다. →맛집 : 공세뜰두부집(533-1545)은 집에서 만든 두부를 내는 집이다. 두부 요리도 맛깔스럽지만 무엇보다 두부를 큼직하게 썰어 넣고 칼칼하게 끓여 내는 김치찌개가 일품이다. 청국장도 별미다. 아산 공세리성당 앞에 있다. 보령 쪽에선 굴구이가 계절 별미다. 천북면 쪽에 굴구이집들이 밀집돼 있다. 서너 명이 3만원짜리를 먹는 게 보통이지만, 적은 인원이 갈 경우 양과 값을 조정할 수 있다. 굴을 구울 때 파편이 많이 튄다. 다소 위험할 수 있으니 안경이나 선글라스로 눈을 가리는 게 좋다. 오천항의 키조개도 달짝지근하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성주면의 황해원(993-5051)은 짬뽕으로 유명한 집. 점심때만 문을 연다. →잘 곳 : 아산은 온천 도시다. 조선 시대 온천 행궁이 있던 온양온천, 충남도 1호 보양 온천인 도고온천, 게르마늄 온천인 아산온천 등 이름난 온천 지구만 세 곳이다. 보령 쪽 바닷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면 호텔뷰(641-7890)를 권한다. 객실은 조리를 할 수 있는 펜션형과 호텔형 두 가지다. 바다 쪽 전망은 펜션형이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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