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구로다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김태리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청소년들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국방부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잠자리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95
  • 한·중·일 “보호무역주의 배격”… 트럼프정부 겨냥

    한·중·일 “보호무역주의 배격”… 트럼프정부 겨냥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국이 미국 등 일부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기로 합의했다. 한·중·일 3국은 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제17차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회의는 3국 재무당국과 중앙은행이 함께하는 최상위 협의체다. 이번에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의장으로서 회의를 주재하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했다.일본 쪽에서는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중국에서는 시야오빈 재무차관과 장젠신 인민은행 국제협력 심의관이 나왔다. 한·중·일 3국은 최근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불확실한 정책환경 등 위험요소에 유념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3국은 공동선언문에서 “무역은 세계경제 성장의 가장 중요한 엔진”이라면서 “3개국은 앞으로도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선언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자국에 대한 무역흑자 폭이 큰 중국과 일본, 한국에 대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는 등 다양한 압력을 가해 왔다. 지난 3월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공동선언문에서는 미국의 반대 때문에 ‘보호무역주의 배격’이라는 표현을 빼야 했다. 기재부는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지역 내 금융협력에만 초점을 두고 논의가 이뤄졌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자유무역 수호를 위해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확고한 정책 공조 메시지를 전달했다”면서 “자유무역 정신이 G20 등으로 확산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올해 MLB 평균 연봉 48억… KBO리그의 22배

    시즌 중 방출·DL 등재 잦은 탓… KBO 1군 상위 27명 평균 2억 올해 미프로야구(MLB) 메이저리그 평균 연봉이 396만 6020달러(약 47억 8000만원)로 나타났다. KBO리그 1군 선수의 약 22배다.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는 24일(현지시간) ‘2016시즌 최종 평균 연봉’을 발표했다. 노조가 집계한 올해 평균 연봉 396만 6020달러는 2015시즌 최종 연봉 383만 5498달러(46억 2000만원)보다 0.35% 오른 수치다. 이는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연봉 상승률이다. 선수 노조가 올 시즌 개막 직전 발표한 평균 연봉(개막 25인 로스터 기준)은 447만 6058달러(54억원)였다. 하지만 시즌 도중 일부 선수들이 방출되거나 부상자명단(DL)에 올랐고 상대적으로 저연봉 선수들이 빅리그 무대에 오르면서 올해 최종 평균 연봉은 50만 달러 가까이 줄었다. 선수노조는 “올해 561차례 DL 등재가 있었다. 평소보다 DL 등재가 잦은 시즌”이라고 분석했다. KBO리그는 연봉 계약이 완료되는 2월 평균 연봉을 발표한다. 2016시즌 KBO리그 526명의 평균 연봉(신인·외국인선수 제외)은 1억 2656만원이다. 10개 구단 1군 상위 27명의 연봉 평균은 2억 1620만원으로 메이저리그의 22분의1 수준이다. 올해 KBO리그 최고 연봉은 16억원으로 한화의 간판 거포 김태균이 보유하고 있다. 축구, 농구, 배구 등 국내 4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최고치다. 최형우(KIA)가 사상 처음으로 4년간 계약금 40억원, 연봉 15억원 등 FA(자유계약선수) 100억원 시대를 열었고 지난 20일 양현종이 내년 1년간 계약금 7억 5000만원, 연봉 15억원 등 총액 22억 5000만원에 KIA에 잔류했지만 김태균을 넘지는 못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가 올해 3300만 달러(378억원)로 2년 연속 ‘연봉킹’에 올라 있다. 올해 다저스에서 애리조나로 이적한 잭 그레인키가 3180만 달러(364억원)로 2위, 보스턴 에이스 데이비드 프라이스가 3000만 달러(343억원)로 3위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가운데선 텍사스 추신수가 가장 많은 2000만 달러(234억원)를 받았다. 빅리그 35위권에 해당한다. 일본에서는 ‘의리의 사나이’ 구로다 히로키(히로시마)가 연봉 1위다. 그는 지난해 “히로시마에서 은퇴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빅리그 구단과의 ‘대박’ 계약을 뿌리치고 히로시마와 6억엔(57억원)에 사인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10년 국채 0%대 유지… 구로다 총재의 승부수

    일본은행이 장기 금리(10년채 국채금리)를 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을 새 목표를 삼고, 국채 매입의 유연성을 높이는 등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을 줄이면서 금융 완화 정책을 유지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일본은행은 21일 열린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이 같은 방향으로 금융정책을 수정했다. 일본은행은 단기 금리는 현재 운용 중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지속하고, 장기 금리는 0% 정도로 유지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2월부터 민간은행이 일본은행에 예치하는 자금 일부에 연 0.1%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확대를 포함한 추가 금융 완화는 보류했다. 필요할 경우 마이너스 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겨 놓았다. 자금공급량 확대를 중심으로 했던 금융정책의 축을 장·단기 금리의 운용으로 전환하는 등 물가상승, 경기활성화를 겨냥한 장기전에 들어간 셈이다. 일본은행은 전년과 비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안정적으로 넘을 때까지 금융완화를 지속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2%를 목표치로 제시했었다. 장기간에 걸쳐서 완화책을 계속하겠다는 메시지다. 해마다 국채를 매입할 때 본원통화가 약 80조엔(약 877조원)가량 늘어나도록 한다는 현재 속도도 유지하기로 했다. 금융 완화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7~12년 정도였던 국채의 평균 잔존 기간을 폐지해 국채 매입을 유연하게 운영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이 정책 틀을 수정한 것은 국채 매입 한계를 참작해 금융완화를 장기간 지속하기 위해서다.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으로 금리 전반이 낮아지면서 금융기관의 반발과 연금 운용의 지장을 고려해 장기 금리가 마이너스로 가는 것을 피하려는 것이다. 일본은행은 금융 완화 정책과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총괄적 검증’을 한 결과, 마이너스 금리가 국채 매입과 병행하면 장기 금리를 억제하고, 디플레이션을 탈피하는 데 유효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본은행은 물가 목표 2%를 달성하지 못한 이유로 2014년 4월의 소비세율 인상에 따른 소비 저조와 원유 가격 하락 등을 거론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 2%를 안정적으로 넘기기 위해 앞으로도 금융 완화 정책을 펼칠 것”이라면서 “양, 질, 금리에서 추가 완화 여지가 있다”고 시장을 다독거렸다. 그는 “장·단기 금리 통제를 새로운 정책의 중심에 두기로 했다”고 말해 자금공급량을 중심으로 하던 금융정책의 축을 장·단기 금리 중심으로 전환하기로 한 정책 기조를 확실히 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바다로 달린 대지, 절경을 빚고…바다가 낳은 습지, 생명을 품고

    바다로 달린 대지, 절경을 빚고…바다가 낳은 습지, 생명을 품고

    일본 북방의 섬 홋카이도를 렌터카로 자유롭게 돌아보는 한국인 여행객이 늘고 있다. 많은 이들의 ‘로망’이 현실로 바짝 다가선 느낌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저비용항공사(LCC)가 취항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지 싶다. 여행경비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항공료가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됐으니 말이다. 홋카이도의 너른 들녘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려면 자동차가 제격이다. 오가는 여정 자체가 행복한 곳이어서 더 그렇다. 그렇게 홋카이도 동쪽부터 서쪽까지 훑었다. 10호 태풍 라이언록에 유린당한 탓에 간혹 도로가 끊기고, 여러 명소들이 출입 통제되거나, 아름다운 물빛을 잃기도 했지만 깊고 서정적인 특유의 풍경은 여전했다. 【신치토세공항→오타루】 ‘러브레터’ 도시 오타루… 운하·유리공예·초밥 ‘필수코스’ 신치토세공항을 나선다. 나무가, 실개천이 따라붙고 한없이 푸른 구릉과 자작나무 숲 같은 홋카이도의 전형적인 풍경들도 조금씩 펼쳐지기 시작한다. 도로 노견을 따라 빨간 화살표를 꽂은 철제 기둥이 끝없이 세워져 있다. ‘여기까지가 길입니다’라고 알려 주는 일종의 표지판이다. 겨울에 눈이 많은 홋카이도에서 화살표는 운전자의 안전을 담보하는 필수 설비다. 이 같은 이국적인 풍경들이 마치 고명처럼 여정 위에 얹힌다. 국도 위로 올라서면 슬슬 배가 출출해지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얇은 지갑을 걱정할 건 없다. 휴게소가 있으니 말이다. 일본은 휴게소에서 먹는 밥이 맛있다. 현지인들은 휴게소를 미치노에키(道の?)라 부른다. 도로의 역이란 뜻인데, 철도역에서 파는 도시락 ‘에키벤’을 여기서도 판다. 소바나 라멘 등 간단한 먹거리도 어지간한 식당에 못지않게 싸고 맛있다. 첫 번째 목적지는 오타루다. 홋카이도 서쪽의 항구도시다. 2차대전 전까지만 해도 삿포로보다 더 번성했다던 곳이다. 중장년층에겐 일본 영화 ‘러브레터’(1999)의 주무대로 기억될 법하다. 영화를 못 본 이라도 여주인공 나카야마 미호가 애절한 목소리로 외치던 대사 ‘오겐키데스카?’는 한번쯤 들어 봤을 터다. 오타루의 낭만을 상징하는 최고의 포인트는 오타루 운하다. 길이 1300m, 폭 40m의 물길을 따라 늘어선 옛 건물들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운하를 따라 난 도로에는 가스등이 늘어서 운치를 더하고 있다. 오타루는 오르골과 유리 공예로 명성이 높은 곳이다. 오타루 운하에서 수백m 떨어진 골목길에 오르골당, 유리 공예품점 등 볼거리들이 밀집돼 있다. 맛있는 스시(초밥)로도 정평이 나 있다. 미슐랭 별을 받았다는 이세스시와 쿠키젠, 마사스시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오타루 복판의 스시거리에 있어 찾기도 쉬운 편. 다만 값이 녹록하지 않은 데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맛볼 수 없어 일반 여행자로서는 심리적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곳들이다. 이른바 ‘가성비’ 높은 곳으로는 와라쿠가 꼽힌다. 이 집 역시 회전초밥 맛집으로 소문나 20분 정도 기다려야 하지만, 예약이 필요 없고 값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오타루→샤코탄】 ‘원주민 아이누족 본거지’ 샤코탄… 망부석 ‘가무이미사키’ 절경 오타루를 지나 샤코탄으로 향한다. 홋카이도 서쪽 끝자락으로 오타루에서 대략 40분 정도 걸린다. 홋카이도는 원주민인 아이누족의 본거지였다. 비록 5개월 만에 무너지긴 했지만 1869년 ‘에조 공화국’을 세워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기도 했다. 현재는 겨우 2만명 남짓 남아 있지만, 지금도 홋카이도 곳곳에 이들의 전설이 깃들어 있다. 샤코탄도 그중 하나다. 아이누어로 ‘여름의 마을’이란 뜻의 해안마을이다. 등위 매기기를 즐겨 하는 일본인들은 이를 ‘일본의 비경 100선’ 가운데 하나로 꼽기도 했다. 샤코탄의 바다는 파랗다. 얼핏 하늘과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다. 그 빛깔을 일본인들은 ‘샤코탄 블루’라고 부른다. 샤코탄에서도 서쪽을 향해 20분 남짓 더 가면 우리 동해 쪽으로 길게 뻗은 곶부리가 나온다. 샤코탄의 여러 절경 가운데 가장 이름 높은 ‘가무이미사키’다. ‘차렌카의 작은 길’이라는 절벽길을 따라 20분쯤 걸어가면 나온다. 붉은 절벽 위로 난 길엔 한 여인의 한이 서려 있다. 전설은 12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남자 주인공은 미나모토 요시쓰네. 다이라(平) 일족과 경쟁을 벌였던 미나모토(源) 일족 출신의 무사다. 당시 일본 본토에서 쫓겨난 미나모토 요시쓰네는 홋카이도 도카치 지방의 히다카란 곳에 몸을 숨겼고, 그가 의탁한 집의 딸이 차렌카였다. 이후는 누구나 짐작하는 그대로다. 미나모토 요시쓰네는 몸을 추스른 뒤 본토로 떠났고, 차렌카는 가무이미사키 끝자락에서 그를 부르다 바다로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차렌카의 한이 서린 탓일까. 여성이 탄 배가 가무이미사키를 지날 때면 어김없이 난파되고 말았다고 한다. 이후 한동안 가무이미사키에는 여성이 출입할 수 없었다. ‘여인 금제의 땅 가무이미사키’란 팻말이 붙은 문이 산책로 초입에 세워져 있다. 지금도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엔 이 문부터 출입을 통제한다. 가무이미사키 뒤편 언덕에도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곶부리 전경을 굽어볼 수 있는 자리다. 인근의 시마무이 해안도 아름다운 물빛과 서정적인 풍경으로 인상적인 곳이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빠짐없이 돌아보길 권한다. 【샤코탄→소운쿄】 3만년 시간을 새긴 협곡지대 소운쿄… 산꼭대기 주상절리 장관 이제 홋카이도의 내부로 들어갈 차례다. 비에이의 시라히게 폭포가 목적지다. 도카치다케에서 흘러내린 물이 거친 암석을 따라 떨어진다. 여러 가닥으로 나뉜 물줄기가 이름 그대로 ‘흰 수염’처럼 보인다. 폭포 아래로는 에메랄드빛 계류가 흘러간다. 폭우 뒤라 이제 겨우 제 빛깔을 찾아가는 중이지만 그마저도 아름답다. 인근의 아오이케도 에메랄드빛 호수로 유명하지만, 출입이 통제된 탓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소운쿄는 이시카리강 위쪽에 형성된 협곡 지대다. 가래떡을 닮은 주상절리들이 산꼭대기마다 어김없이 펼쳐져 있다. 평지 아래, 혹은 강변 등에 주상절리 지대가 형성된 우리와는 다소 다른 모습이다. 주상절리들의 크기는 들쑥날쑥이다. 아들을 당대의 명필로 키워 낸 한석봉의 어머니였다면 훨씬 가지런하게 정돈해 뒀을 듯하다. 협곡의 길이는 24㎞쯤 된다. 약 3만년 전 다이세쓰산 중앙 화구가 폭발을 일으키면서 엄청난 양의 화산 분출물이 이시카리강 유역을 뒤덮었고, 200m 두께로 쌓였던 퇴적물에 균열이 생기면서 4각, 6각 단면의 주상절리가 형성됐다고 한다. 계곡에 들면 차창부터 열 일이다. 계곡 풍경이 싱그럽고 공기는 청량하다. 빽빽한 숲 너머로는 세찬 계곡수가 흐른다. 산을 깎아 소운쿄를 만든 주인공이다. 태풍이 지난 뒤여서 물빛은 ‘다방 커피’ 같은 흙탕물이었지만, 품은 에너지만큼은 모골이 송연해질 정도로 강렬해 보인다. 그 계곡을 10분 정도 달리면 두 개의 폭포와 만난다. 유성폭포와 은하폭포다. 선사시대 돌도끼를 닮은 ‘부동암’(不動岩)을 경계로 양쪽으로 나뉘어 쏟아져 내린다. 둘은 부부 폭포다. 유성폭포가 남편, 은하폭포가 부인이다. 안내판의 설명을 보지 않아도 단박에 알 수 있다. 유성폭포는 호쾌하다. 거침없이 드러내고 압도적으로 쏟아져 내린다. 은하폭포는 섬세하다. 남편의 어깨 뒤에 숨어 수줍은 자태로 물줄기를 펼쳐 낸다. 온천마을 가운데쯤 로프웨이가 있다. 다이세쓰산 국립공원의 제2봉인 구로다케 7부 능선까지 올라가는 로프웨이다. 먼저 로프웨이를 타고 5부 능선까지 오른 뒤 다시 리프트를 타고 7부 능선까지 간다. 산정의 전망대에 서면 소운쿄 계곡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예서 정상(1984m)에 오르려면 걸어서 1시간 반 정도 더 올라가야 한다. 【소운쿄→구시로 습원】5000년 전 바다였던 구시로 습원, 동식물 2000종 보금자리로 방향을 틀어 구시로 습원으로 향한다. 원시 대자연의 모습을 여태 간직하고 있다는 곳. 너른 평원에서 눈을 씻고, 그 안에 깃든 원시 생명들과 가까이서 교감하는 행운도 기대할 수 있다. 소운쿄 협곡을 지나 남쪽으로 10분 남짓 달렸을까. 멀리서 공사장 인부가 요란하게 붉은 기를 흔들어 댄다. 10호 태풍 라이언록이 홋카이도를 할퀸 이후, 복구공사 중인 도로를 종종 지나쳤지만 이번엔 뭔가 조짐이 이상하다. 아니나 다를까. 통행금지다. 교량이 무너져 오갈 수가 없단다. 도리 없다. 먼 거리를 돌아갈 수밖에. 구시로 습원은 홋카이도 동남부의 항구도시 구시로에서 내륙 쪽으로 펼쳐진 광대한 평원이다. 일본 최대의 습지로 수많은 호수와 하천들이 습지 생태계의 보물창고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1980년엔 습지 가운데 7863㏊가 국제 습지 보전조약인 람사르 협약에 등록됐다. 5000년 전의 구시로 습원은 바다였다. 그러다 물이 빠지고 해안선이 물러나면서 습지가 형성되기 시작해 3000년 전에 지금의 형태를 갖췄다고 한다. 서식하는 동식물은 사슴과 두루미, 고니 등 무려 2000여종에 이른다. 습원 앞에 서면 눈과 가슴이 시원해진다. 그래, 바로 이런 느낌이었던 거다. 너른 원지 자연과 마주한다는 것은. 구시로 습원은 우리 수원과 안양을 합친 것보다 넓다고 한다. 습원 주변에 전망대가 몇 곳 있다. 구시로 습원 전망대가 대표적이다. 구시로 습원을 조망할 수 있고, 습원의 발달과정 등도 엿볼 수 있다. 호소오카 전망대도 이름났다. 뱀처럼 흘러가는 구시로 강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트레킹을 즐기는 이가 좋아할 만한 곳은 온네나이 비지터 센터다. 구시로 습원 전망대에서 5㎞쯤 떨어졌다. 온네나이에선 습원 일대를 직접 발로 돌아볼 수 있다. 자연 산책로는 세 개 코스로 구성됐다. 총 길이는 3.1㎞. 가장 긴 코스가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산책로에 목재 데크를 깔아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돌아볼 수 있다. 다른 전망대는 건너뛰더라도 온네나이는 꼭 가보길 권한다. 실제 습원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 【구시로 습원→삿포로】걸쭉한 국물·굵은 면 ‘삿포로 라면’… 양고기 구이 ‘칭기즈칸’ 별미 일본 식객들이 즐겨 찾는 홋카이도에서도 삿포로는 핵심지역에 속한다. ‘칭기즈칸’이 가장 널리 알려졌다. 화로에 채소와 양고기를 구워 먹는다. 1910년대 군대에서 양모를 얻기 위해 많은 양을 사육한 게 기원이라고 한다. ‘다루마’가 유명하다. 스스키노 지역에 지점이 여러 개 있다. 다만 어느 지점이든 길게 줄을 서 수십분은 족히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 삿포로 특산의 미소 라멘은 걸쭉하고 기름기 많은 국물에 굵고 쫄깃한 면이 특징이다. 스스키노의 라면 거리 ‘라멘 요코초’ 등에서 맛볼 수 있다. 홋카이도는 게의 산지이기도 하다. 시내 곳곳에서 게를 맛볼 수 있는데, 지갑이 얇은 여행자에겐 난다(難陀)가 딱이다. 4000엔 정도를 내고 70분 동안 대게, 킹크랩 등의 해산물과 육류를 무제한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그야말로 ‘가성비’ 최고다. 스스키노에 있다. 삿포로의 온천 몇 곳 덧붙이자. 가장 이름난 곳은 조잔케이다. 노천온천으로 유명하다. 삿포로 시내에서 승용차로 40분 거리다. 호헤이쿄는 조잔케이보다 규모는 작아도 한결 조용하다. 글 사진 오타루·구시로·삿포로(일본)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제주항공이 인천~삿포로 구간을 매일 운항한다. 일본에서만 총 9개의 노선망을 갖춰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가장 많은 한·일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인천과 김포, 김해공항 등에서 자유여행객들을 위한 일본 온라인라운지(www.jejuair-japan-lounge.com)도 운영하고 있다. 현지 숙소와 렌터카, 1일 버스투어 등을 예약할 수 있고, 관광지 할인 등 정보도 제공한다. 가을여행 특가 이벤트도 진행한다. 6일~11월 30일 인천공항 탑승을 기준으로 삿포로 8만 8000원, 도쿄(나리타)와 오키나와 7만 8000원, 후쿠오카 5만 8000원 등이다. 유류 할증료 등이 모두 포함된 편도 항공권 기준이며, 예매는 26일까지 제주항공 홈페이지(www.jejuair.net)와 모바일 앱 등에서 할 수 있다. 탑승과 출국 수속을 할 수 있는 도심공항터미널도 서울역과 삼성동에서 운영하고 있다. -여정 중 하루는 호시노 리조트 도마무(www.snowtomamu.jp)에서 묵길 권한다. 이른바 ‘운카이(雲海) 테라스’를 보기 위해서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 구름이 바다처럼 깔리는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대체로 9월까지 이 같은 현상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게 리조트 측의 설명이다. 운카이 테라스는 10월까지 오전 4~8시 운영된다. -구로다케 로프웨이(www.rinyu.co.jp)는 어른 왕복 1950엔이다. 리프트 요금 600엔은 별도다. -ETC카드는 반드시 신청하는 게 좋다. 우리의 고속도로 ‘하이패스’와 비슷한 개념으로, 일정액을 내면 신청기간 내내 고속도로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렌터카의 경우 경차는 대략 하루 5000엔부터다. 한국어 내비게이션과 보험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주유비는 ‘레귤러’ 휘발유 기준으로 ℓ 당 120엔 안팎이다.
  • 美 돈줄 죄고, 日·EU는 풀고… 고민 깊어진 한은

    美 돈줄 죄고, 日·EU는 풀고… 고민 깊어진 한은

    잭슨홀 미팅서 의견차 뚜렷 日 “추가 완화 여지 충분해”… 美 연내 2차례 금리인상 시사 미국 와이오밍주 작은 휴양마을 잭슨홀에 모인 각국 통화정책 수장들의 정책 구상은 서로 달랐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은 긴축 신호를 냈고,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와 브누아 쾨레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는 추가 부양책을 예고했다. 주요국 통화정책이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 금리 인하 압박을 받고 있는 한국은행의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쾨레 집행이사는 27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잭슨홀 미팅에서 “각국 정부가 경기 부양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ECB는 마이너스 금리와 자산 매입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더욱 빈번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실질 균형이자율이 매우 낮은 비정상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그간 펼친 비전통적 통화정책은 유로존 경제를 지지하고 물가 상승률 기대치를 높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진단했다. 잭슨홀 미팅 패널로 참석한 구로다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0.1%)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개인이나 설비투자에 나서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추가 완화 조치를 강구할 것이며 여지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쾨레 이사와 구로다 총재의 발언은 기준금리 인상 의지를 내비친 미국과 다른 길을 걷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앞서 옐런 의장은 지난 26일 연설에서 “견고한 고용시장과 경제전망 개선 등의 측면에서 볼 때 연준은 금리 인상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최근 몇 달간 금리 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구체적인 인상 시기를 밝히지 않아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진 않았다. 영국 FTSE100과 프랑스 CAC40, 독일 DAX30 등 유럽 증시는 옐런 의장 발언 직후 되레 상승 마감했고, 미국 증시는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다만, 연준 2인자인 스탠리 피셔 부의장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옐런 의장의 발언은 9월과 연내 두 차례 인상이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부연 설명을 하면서 미국의 ‘돈줄 죄기’에 대한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30%에서 40%, 연내 인상 가능성을 75%에서 85%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9월 인상 확률은 10% 포인트 상승한 42%로 집계됐고, 12월 인상 가능성은 57.9%에서 65.2%로 상승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리면 버블(거품)이 만들어지고 후유증을 낳게 된다”며 “주택 가격 등 미국 내 자산시장 강세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연준은 금융시장이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기를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다음달 1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선 일단 기준금리(연 1.25%)를 동결한 뒤 당분간 미국의 실제 금리 인상 여부와 시장 충격 등을 지켜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금리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국내 경기와 물가로 한은이 한 차례 더 추가 인하할 여력은 있다고 본다”며 “그러나 미국 통화정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조선의 도예혼·소박한 멋…60가구 日마을에 年4만명 북적

    조선의 도예혼·소박한 멋…60가구 日마을에 年4만명 북적

    산림이 면적의 70%를 넘는 일본 남단 오이타현. 지역경제를 어떻게 활성화시키고 경쟁력을 유지할까. 조선 시대 도공의 전수 기술을 유지하며 지역문화의 보고로 만든 산골 도자기마을, 사양산업 게다 제조를 현대적 디자인 감각으로 부활시킨 젊은 장인, 공동 시설과 작업장 등을 모아 활로를 찾은 임가공업 등을 통해 오이타현의 지역경제 활성화 노력과 전략을 지난달 25일 현지를 방문해 살펴봤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1시간 30분가량 차로 달리니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산골 마을이 펼쳐졌다. 계곡물의 낙차를 이용한 수차의 힘으로 물방아가 연신 흙을 빻고 있었다. 디딜방아는 도자기 굽기에 적합한 고운 흙을 위해 쉬지 않았다. 비탈길 층계형 가마에선 도자기 굽는 열기가 새어 나왔다. 400여년 전 도자기 기술을 전해 준 조선 도공의 기법과 분위기가 전해져 온 곳이다. 일본 남단 규슈의 오이타현 내륙, 히타의 온타야키 도자기 마을이다. 10곳의 도자기 공방과 20여명의 장인을 중심으로 60여 가구가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기계를 안 쓰고, 손으로 만든 도구만 고집하며 400년을 이어 왔다. 조선 도공이 가르쳐 준 조선도자기 원형에서 출발한 작품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의 도예가 사카모토 코지(47)는 “밑그림 없이, 눈대중과 힘찬 솔질, 손가락 자국 등으로 단순한 듯, 거침없이 힘차고 고졸한 멋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단순한 듯 오묘한 기하학적 문양이나, 흐르는 물을 느끼게 하는 무늬 등이 도자기를 감싸며 흘렀다. 일본 정부는 온타야키 도자기를 국가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해 보조금을 주면서 보호하고 있었다. 편벽한 산골마을이지만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온타야키 도예관’이란 도자기 박물관이 이곳 도자기의 유례와 발전 과정, 주요 작품들을 보여 주고 있다. “하치야마(八山)라는 조선 도공을 후쿠오카 번주가 데려오면서 이 마을이 시작됐다”는 설명도 눈에 들어왔다. 임진왜란 때 조선을 침략했던 구로다 나가마사가 끌고 온 조선 도공에게 17세기 초부터 도자기를 굽게 한 것이 연원이다. 사카모토는 “세월과 대가 지나면서 조선 도공의 후예라는 사람들은 찾을 수 없게 됐지만, 우리는 도자기 기술을 전해 준 조선 도공에게 감사하고 그 기술을 유지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은 한 명의 아들에게만 기술을 넘겨주면서 전통을 유지해 왔다. 사카모토의 아들 타쿠마(21)도 “고교 졸업 뒤 아버지에게서 대대로 이어 온 도예 기술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18세기 이곳을 중흥시킨 사카모토·쿠로키 가문 등 4가문이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 사카모토는 이 마을 도자기 협동조합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각각의 공방이나 장인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온타야키 도자기라는 공동 브랜드를 쓰고 있는 점도 이곳의 특징이다. 마을 한복판에 있는 협동조합의 공동 가마에서 조합원들이 도자기를 굽고 있었다. 사카모토는 “한 해 도자기 애호가 4만여명이 마을을 찾는다”며 “각 공방에서 도자기를 각각 판매하지만 도쿄 등 대도시 판매를 대행하는 공동 판매가 활발하다”고 소개했다. 한 점에 수백만원 또는 그 이상의 고가품도 있지만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찻잔이나 접시, 그릇 등 다양한 작품들도 만들어지고 있었다. 돗토리현의 유명 도예가 밑에서 2년 동안 도제 생활을 하다 돌아와 작품 활동 중인 사카모토 소우(26)는 “일반 직장 생활보다 수입은 적지만 수백년 이어 온 전통 방식으로 ‘큰 작품’을 만들고 싶다”며 자기를 빚고 있었다. 일본 민예연구의 태두 야나기 무네요시가 1931년 이곳의 진가를 알린 바 있고, 세계적 도예가 버나드 리치가 1954년 한달 남짓 머물며 도자기를 만들며 이곳을 알렸다. 오이타현 관계자는 “전통 공예의 진흥과 계승은 정부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라면서 “판로 개척과 홍보 등을 돕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4만 2000여평에 달하는 이 마을 전체는 국가 문화경관으로 지정돼 있고, 5월 3·4일과 10월 두 번째 주말에 도자기 축제도 열린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히타(오이타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日 추가 금융완화… “위험자산 6조엔 매입”

    일본은행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규모를 배 가까이 늘리는 추가 금융완화를 단행했다. 이와 함께 일본 기업의 해외 사업을 위해 달러 자금을 120억 달러에서 240억 달러(약 27조원)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29일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주재로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현재 연간 3조 3000억엔 규모인 ETF 매입 규모를 6조엔(약 64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ETF는 원금을 손해 볼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자산으로 분류된다. 또 일본 기업이 해외 사업을 할 때 필요한 달러를 일본의 금융 기관을 통해 제공하는 한도액을 기존의 120억 달러에서 240억 달러로 늘렸다. 은행이 엔화를 담보로 달러 공급 및 유동성을 늘린 것이다. 이번 추가 금융완화는 아베 신조 정부가 내놓은 28조엔 규모의 경제 대책과 연계해 국내 경기 활성화를 겨냥했다. 일본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결정 등으로 인해 “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기업과 가계의 자신감을 악화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추가 완화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세계 경제의 불투명성이 커지면서 기업과 가계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사전에 차단해 경기 활성화를 유지시켜 나가겠다는 판단이다. 연간 시장에 공급하는 자금 규모(80조엔)와 마이너스 금리 폭(0.1%)은 동결키로 했다. 이번 완화 정책은 일본은행이 추진해 온 양적·질적 금융완화 가운데 ‘질적 완화책’이다. 이번 완화 내용은 일본 경제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감안한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엔화 환율과 주가가 브렉시트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상황에서 ‘극약 처방’의 필요성이 약해져 최소 옵션을 택한 것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아베 300조 부양책 맞춰… 日은행 ‘헬리콥터 머니’ 꺼낼까

    일본은행이 28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금융완화 결정이 유력시된다. 시장과 전문가들은 아베 신조 정부의 대형 경제 대책에 발맞추어 일본은행이 29일 최소 10조엔 이상의 대규모 추가 완화를 결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제 침체를 막기 위해 동시에 대규모 경제 부양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전날 도쿄 외환 시장에서는 기대심리로 한때 1달러가 106엔대 중반까지 하락하는 등 엔화 매도 경향이 강화되기도 했다. 시장의 관심은 일본은행이 ‘헬리콥터 머니’라는 카드를 꺼낼지다. 헬리콥터 머니는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직접 정부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디플레이션에 대응하는 부양책을 뜻한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은 총재는 물가 상승 목표 달성 등을 위해 추가 완화를 불사하겠다는 자세다. 이시하라 노부테루 경제재생상도 “일본은행이 적절하게 판단할 것”이라며 추가완화에 기대를 걸었다. 앞서 아베 총리는 27일 28조엔(약 300조원) 이상의 경기 부양 대책을 집행하겠다는 뜻을 밝혀 시장 기대를 높였다. 사업 규모 28조엔이 넘는 대담한 재정 투입을 통한 경제활성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13조엔 규모의 재정지출을 하고, 기업 등에 제공하는 재정투·융자 약 6조엔, 정부 보증액 등이 대책에 포함된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브렉시트 거센 후폭풍] 돈 마르지 않도록… 주요국 중앙은행 모든 카드 꺼낸다

    “유동성 공급 영란은행 강력 지지” 금융시장 경색·불안 심리 차단 주말과 휴일 세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비상 대책 마련을 위해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들은 충격에 빠진 글로벌 금융시장의 경색과 불안 심리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 등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시장 안정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EU는 영국의 탈퇴 결정으로 무게감이 더욱 커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도날트 투스크 EU 상임의장과 27일 만나 브렉시트 사태에 대해 논의한다고 26일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금융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을 막기 위해 유동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영란은행(BOE)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약속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몇 주 동안 미국은 영국과 EU 내 파트너, 시장 참가자들과 정기적인 접촉 등 대응 방안을 긴밀하게 상의해 왔다”며 불안 심리 차단에 나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에게 “긴밀한 협력으로 경제와 금융 측면에서 필요한 대응을 하라”고 지시했고, 중국인민은행도 “신중한 통화정책과 다양한 정책 수단을 통해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고, 위안화 가치 안정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5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 총재들은 스위스 바젤에서 국제결제은행(BIS) 세계경제회의를 열고 브렉시트의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 미국, 중국, ECB, 스위스, 일본, 독일, 프랑스 등 30개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이는 BIS 세계경제회의는 세계 경제·금융 문제를 논의하고 BIS 산하 주요 위원회의 보고서를 검토·승인하는 자리다. 중앙은행 총재들은 회의를 마친 뒤 선언문을 통해 “시장 기능의 작동 여부 및 안정성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긴밀한 협조를 계획하기로 했다”며 “금융시장의 정상적 작동을 지원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대비 태세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브렉시트, 사실상 확정···‘엔화 폭등’ 日 “리스크 예의 주시”

    브렉시트, 사실상 확정···‘엔화 폭등’ 日 “리스크 예의 주시”

    24일 영국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사실상 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세계 주요 나라가 우려의 목소리를 표하고 있다. 일본도 이날 달러당 엔화가 2년 7개월만에 100엔대가 깨지면서 브렉시트 후폭풍이 몰고 올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이날 브렉시트 현실화에 따른 영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세계 경제, 금융, 외환시장에 주는 리스크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외환시장이 매우 신경질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계속되지 않도록 외환시장의 동향을 긴장감을 갖고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요 7개국(G7)의 공동 대응 필요성에 대해서도 “아직은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소 부총리는 금융시장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각 나라의 중앙은행 간 ‘통화 스와프’(서로 다른 통화를 약정된 환율에 따라 일정한 시점에서 상호 교환하는 외환거래)를 필요에 따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대응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도 성명을 내고 “일본은행은 국내·외 관계기관과 협조를 긴밀히 하면서 (브렉시트가) 국제 금융시장에 주는 영향을 주시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국) 6개 중앙은행과 체결된 통화 스와프도 활용해가면서 유동성 공급에 만전을 기해 금융시장의 안정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기의 아베노믹스… 또 양적완화 카드 나오나

    위기의 아베노믹스… 또 양적완화 카드 나오나

    일본은행(BOJ)이 15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추가 양적완화 실행 여부 등을 둘러싼 이틀 일정의 회의에 들어갔다.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디플레이션을 회피하기 위해 양적완화 문제를 고심했다고 일본은행권 관계자들이 전했다. 엔화 강세와 주가 하락이 진행되는 등 추가 양적완화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특히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라는 불확실성에 대한 대처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금융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 대다수의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이번에는 추가 양적완화를 하지 않고, 다음달 10일 참의원 선거 뒤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이견은 없지만 시기적으로 다음달 시행될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경제연구센터(JCER)의 전문가 3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응답자 절반은 7월을 예상했다. 이달이라고 한 응답자는 25%였다. 마이너스 금리 등 일본은행 조치에 대한 시장 반발 등으로 신중론이 커진 까닭이다. 당장 브렉시트를 묻는 영국 국민투표가 오는 23일 예정돼 있어 투표 결과를 보고 결정하자는 뜻도 담겨 있다. 투표 결과에 따라 새로운 국제경제 국면이 전개될 수 있어 어떤 식으로든 대응 조처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15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 금융정책도 막판 변수다. 일본 기업의 임금 인상도 전년 실적을 밑돌면서 기업이나 가계 모두 “일본은행이 내세우는 2017년도 중 물가 2% 목표 달성은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올 1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 뒤에도 소비자 물가지수(CPI·신선식품 제외)의 상승률은 2개월 연속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일본의 엔고 추세와 기업 투자·소비 저조 속에서 디플레이션을 피하고 경기를 활성화시킬 적절한 처방은 양적완화뿐이라는 점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전날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장중 달러당 105엔대까지 추락, 2014년 10월 이후로 엔화가 가장 강세를 보였다. 유로 대비 엔화 환율은 2013년 4월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낮아졌다. 구로다 총재는 “필요하다면 주저 없이 추가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디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면 어떤 반대라도 무릅쓰고 즉각 양적완화 결정을 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국채 매입량 증액, 상장투자신탁(ETF) 구매 확대, 마이너스 금리폭 확대 등의 방법을 통해 양적완화의 효과를 겨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 80조엔 규모의 국채 매입량을 10조~20조엔 정도 더 늘릴 여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도 0.1%가량 더 인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완화, 재정 투입, 투자 확대 등 ‘세 개의 화살’로 경제를 살리겠다던 아베노믹스가 4년째를 맞아 위기를 어떻게 넘길지가 이번 금융정책결정회의의 관전 포인트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미 “엔고 GO” vs 일 “안 된다” 글로벌 환율전쟁 재연 촉각

    미 “엔고 GO” vs 일 “안 된다” 글로벌 환율전쟁 재연 촉각

    헤지펀드 위안화 약세 호시탐탐 中 경기 부진 땐 재공격 나설 듯 한동안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던 환율 전쟁이 다시 불붙을 조짐을 보인다. 일본의 엔화 약세 정책을 묵인하던 미국이 갑자기 제동을 걸면서 외환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올해 초 중국 정부와 한판 붙은 글로벌 헤지펀드도 여전히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연초 달러당 120.3엔에서 지난 19일 108.9엔으로 올해에만 9.5% 하락(엔화 가치 절상)했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의 핵심인 엔저 정책이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엔고(高) 현상이 심화될 경우 외환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이 반대하면서 양국 사이가 벌어졌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끝난 뒤 “최근 엔고 현상은 정상적이며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명분이 없다”며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환율의 급격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 다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맞섰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도 엔화 강세가 물가 안정 목표를 위협한다며 추가 부양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의 압박에도 엔화 약세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일본의 갈등이 심화되면 환율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이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강하게 제동을 건 만큼 당분간 엔화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미국은 2012년 아베 총리의 집권과 함께 시작된 일본의 엔화 약세 정책을 묵인해 왔다. 일본 경제가 되살아나야 글로벌 경제도 회복할 수 있다는 시각이었다. 하지만 지속된 엔저에도 일본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대일 무역 적자가 심화돼 더이상 엔화 약세 정책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돌변했다. 공동락 코리아에셋증권 연구원은 “제로섬 성격의 외환시장에서 자국의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는 정책은 타국에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며 “미국은 기준금리를 한 차례밖에 인상하지 않았음에도 달러가 지나치게 강세를 보이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하다.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은 G20 회의에서 위안화의 고평가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혀 절하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올해 초 위안화 약세에 베팅했다가 중국 정부의 강경한 대응으로 손해를 입은 헤지펀드들도 아직 물러나지 않고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미국 증권예탁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파생상품시장에서 위안화 약세 관련 옵션 잔액은 5588억 달러로 1월 말 기준 6075억 달러의 90% 이상이 유지되고 있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올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상승이 0.5%에 그쳐 헤지펀드가 입은 손실은 크지 않다”며 “중국 경기 부진과 금융시장 불안 조짐이 나타날 경우 위안화 재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비제조업·中企까지 흔들…출구 못 찾는 아베노믹스

    비제조업·中企까지 흔들…출구 못 찾는 아베노믹스

    비정규직 비율도 2.7%P 증가 일본은행 “추가 금융완화 필요” “견고한 것처럼 보였던 일본 국내 경기마저도 걱정이다.” 일본의 아베 신조(얼굴) 총리가 양적완화 등을 앞세운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가 4일로 시작 3년을 맞았지만, 경기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하락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지적했다. 도쿄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이날 일본은행이 “2년 안에 실현하겠다”고 공언한 물가 2% 상승에 실패한 점을 지적하면서 “디플레이션과의 싸움은 장기전이 됐다”고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실질임금지수는 아베노믹스를 막 시작한 정권 초(2013년 1월) 85.4에서 3년이 흐른 지난 1월 81.7로 되레 악화했다. 같은 기간 비정규직 노동자 비율도 35.3%에서 38%로 높아졌고 국민은 지갑을 닫았다. 2인 이상 가구의 소비 지출도 월 28만 8934엔에서 28만 973엔으로 줄었다. 기업은 지난해 막대한 이익을 기록했지만, 설비 투자와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기업이 미래 불안에 움츠려 있는 탓이다. 사상 최고 이익을 낸 도요타자동차의 도요타 아키오 사장조차 “경영 환경의 조류가 변했다”고 경계했다. 기업이 설비 투자와 임금 인상에 소극적으로 변하면서 경기 선순환에는 노란불이 더 커졌다. 경기 선순환의 출발점인 엔 하락, 주가 상승 기조도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에 흔들렸고,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효과도 불투명해졌다. 구로다 총재와 일은 측은 “필요한 경우 추가 금융완화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신호를 보냈지만 시장은 시큰둥했다. 체감 경기 악화는 비제조업과 중소기업부터 퍼져 나왔다. “국내 수요도 떨어질 수 있고, 견고하다고 평가된 국내 경제도 위태롭다”는 말이 중앙은행 간부들에게서 흘러나오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금융완화 정책이 ‘심리 작전’이었으나 무리가 있었음이 분명해지고 있다”며 “공과를 점검해 궤도 수정을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사설을 통해 “일은은 금융완화의 효과와 문제점을 검증해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도쿄신문은 주가 상승 등 금융완화 혜택은 그나마 부유층에 한정됐고 저소득층은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 등으로 자산을 까먹으며 금융자산 격차가 확대됐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말 일본 가정의 전체 금융자산은 1741조엔(약 1경 7892조 4311억원)으로 금융완화 시행 전인 2012년보다 174조엔(약 1788조 2154억원)이 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미래 불안 등으로 국민들이 소비를 꺼리는 것도 경기 회복의 큰 문제로 지적됐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빅4’ 중앙銀 수장들 모처럼 “함께 가자” 정책 공조

    ‘빅4’ 중앙銀 수장들 모처럼 “함께 가자” 정책 공조

    ECB도 사상 첫 제로 금리 도입日 “-0.5%까지 인하 여력 있다” 中, 대형銀 지급준비율 0.5%P↓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연내 인상 횟수도 기존 4차례에서 2차례로 줄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엇갈린 통화정책으로 ‘각자도생’(各自圖生)을 추구하던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4대 중앙은행 수장들이 오랜만에 “함께 가자”며 정책 공조를 이뤘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17일 올해 두 번째 통화정책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0.25~0.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17명의 FOMC 위원이 제시한 향후 기준금리 예상치(점도표)를 통해 올해 2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4차례 인상을 예고했던 지난해 12월보다 금리 정상화 속도가 더뎌질 것임을 시사했다. FOMC 위원들의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는 0.875%로 지난해 12월 1.375%에 비해 0.5% 포인트 낮아졌다. 연준은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2.4%에서 2.2%로 낮춰 잡았다. 물가상승률 예상치도 1.6%에서 1.2%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 경제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미국을 위협할 요인으로 본 것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2월 예상한 것과 비슷한 경제적 결과를 얻으려면 당시보다 낮아진 정책금리 경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주 통화정책 회의에서 사상 첫 제로(0%) 기준금리를 도입했다.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길 때 적용되는 예금금리도 -0.3%에서 -0.4%로 0.1% 포인트 인하했다. 채권을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QE) 규모를 월 600억 유로에서 800억 유로로 확대하는 등 ‘바주카포’ 부양책을 발표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15일 -0.1%인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이어 16일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0.5%까지 내릴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저우샤오촨 중국인민은행 총재도 지난 1일부터 대형은행의 지급준비율을 17.5%에서 17.0%로 0.5% 포인트 인하했다. 옐런 의장까지 이날 ‘비둘기파’(경기 부양) 메시지를 보내면서 ‘빅4’ 중앙은행이 모처럼 정책 공조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금융시장 혼란을 피하겠다는 연준의 의도로 풀이된다”며 “그러나 미국의 금리 정상화 의지가 약화된 것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경계했다. 다시 ‘매파’(금리 인상)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연준이 6월에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국제금융센터가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 10곳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바클레이즈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7곳이 인상에 표를 던졌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미국 고용시장 호조가 이어지면 연준의 금리인상 지연 명분이 약해진다”고 지적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日, 기준금리 -0.1% 동결

    일본 중앙은행이 자국의 경기 판단을 하향 수정했다. 그러나 추가 금융 완화는 보류했다. 일본은행은 15일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주재로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지난 1월 최초로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0.1%)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또 연간 80조엔(약 836조원) 규모를 시중에 공급하는 현행 자산 매입 규모도 유지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금융정책회의 직후 발표한 자료에서 ‘물가상승률 2%’ 목표를 “안정적으로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시점까지”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함께 양적·질적 금융 완화를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경제·물가의 위험 요인을 점검해 필요한 경우 ‘양·질·금리’의 3개 차원에서 추가적인 금융 완화 조치를 강구한다”는 직전 회의의 표현을 반복했다. 시장의 부정적인 입장 확산을 막기 위한 사전 조처로 풀이된다. 일본은행은 국내 경기와 관련, “신흥국 경제 감속의 영향 등으로 수출·생산 면에 둔화가 보인다”면서도 “완만한 회복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은 수출과 관련, 신흥국 경제 침체를 토대로 “발밑에서 반등이 주춤했다”며 하향 수정했지만 기업 생산에 대해서는 보합권 내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개인 소비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1월 29일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결정해 시행에 돌입한 이후 처음 열렸다. 다음 금융정책 결정회의는 4월 27∼28일로 예정돼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열린세상] 통화전쟁 격랑에서 안전운항하기/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주미특임파견관

    [열린세상] 통화전쟁 격랑에서 안전운항하기/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주미특임파견관

    “남이야 손해를 보든 말든 내 사정이 절박해서….” 일본, 유럽(스웨덴·스위스·덴마크)이 마이너스 금리를 앞세워 통화전쟁에 돌입했다. 글로벌 경제성장은 2013년부터 하락 추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신흥국 경기를 2010년 이래 최악일 것으로 전망한다. 전 세계 수요가 주는데 상품을 팔려니 가격(통화 가치)을 낮출 수밖에. 평가절하는 기습 공격이 포인트다. 주변국에 양해를 구하는 ‘친절한 금자씨’는 없다. 멀쩡하던 옆 나라 통화 값이 졸지에 급등한다. ‘이웃 나라 궁핍화 전쟁’인 거다. 전쟁터는 무질서가 판을 친다.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증폭된다. 달러 대비 원화 값은 두 달 새 5.8% 떨어졌다. 5년 8개월 만에 최고 폭이다.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된다. 외국인 채권 4조 7000억원이 2월 국내를 떠났다. 1월 대비 열 배다. 이럴 땐 금리 인상이 자금 유출을 진정시킨다는 게 교과서 설명이다. 하지만 두려움(변동성 급등)이 시장을 장악하면 금리를 인상해도 유출을 막기 어렵다(‘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증대에 대응한 거시건전성 정책연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금리정책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손놓고 있을 수 없다. 격랑에도 안전운항을 보장하는 게 정부·중앙은행의 임무다. 당국은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꺼내 들었다. 외환보유액 확충,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이사회)과의 통화 스와프 체결, 외환시장 건전성 부담금 강화 등이 논의된다. 한국이 원하면 미 연준이 언제든 통화 스와프에 응할까. 미국 의회의 연준 견제 기류가 강성으로 변했다. 외환건전성 부담금은 자금유입 억제용이다. 유출을 염두에 둔 정책 수단이 아니다. 뭔가 고민이 더 필요하다. 자금 유출 압력을 인위적 시장개입(외환보유액)보다 시장가격(환율)으로 막는 게 최우선 과제다. 위기에도 환율 정책만큼은 ‘유연하게’ 운용할 거라는 믿음. 이게 관건이다. 그래야 나가려던 돈이 안 나간다. 시장 원리를 무시한 어설픈 정책은 치명적일 수 있다. 원화 값 하락을 외환보유액으로 찔끔찔끔 막겠다는 건 가장 하수다. 아까운 달러만 축내고 시장 신뢰까지 잃는다. 보유액을 쓰고도 원화 값 절하 기대가 지속되면 시장은 도박판으로 변한다. 조지 소로스 같은 국제 투기세력이 입장한다. 나가지 않을 돈도 따라 나간다. 중국이 반면교사다. 외환보유액 1조 달러를 쏟아붓고도 투기꾼들에 물어 뜯길 처지다. 대응 수단은 환율 말고도 줄줄이 있다는 걸 보여 줘야 한다. 대규모 자본 유출에 맞설 통제장치를 재정비·강화하는 거다. 원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기 세력은 매서운 맛을 봐야 한다. 때마침 국제적으로 새로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동안 금기시되던 ‘자본통제’에 당위성이 부여되고 있다. 중국 외환시장이 불안해지자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가 중국 당국에 자본통제 수단 도입을 강권했다. 여차하면 일본은행도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영국 유력지 파이낸셜타임스(1월 26일자)는 사설까지 할애했다. 중국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자본통제’라며 옹호한다. 은행권의 외환충격 흡수 능력도 체크 대상이다. 당국은 은행이 떠안고 있는 만기 불일치와 통화 불일치 리스크의 크기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은행별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외화 LCR) 점검이 시급하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제시한 지침이다. 외화 출혈이 극심한 상황에서 ‘30일간’ 버틸 수 있는지 여부를 보여 주는 지표다. 차입기업의 재무구조가 외환충격을 감내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건 은행 몫이다. 금융 외교 채널을 총가동할 때다. 환율전쟁은 어느 나라에도 득이 안 되는 ‘치킨게임’이다. 전쟁 중일수록 통화 당국 간 정보 공유가 긴요하다. 주요 20개국(G20) 모임만이 국제 공조를 도모하는 자리는 아니다. 중앙은행 총재들은 스위스 바젤 국제결제은행(BIS)에서 매년 6회에서 10회 만난다. 벤 버냉키 전 미 연준 의장은 참석을 위해 금리결정회의(FOMC) 날짜를 조정했을 정도다. 전쟁의 승패는 정보력에서 갈린다. 2월 17일 ‘F22 랩터 스텔스’ 네 대가 오산 공군기지에 들어왔다. 세계 최강 전투기다. 대북 억제력을 행동으로 보여 준 거다. 금융시장 안정에 대한 의지도 행동으로 입증해야 한다. ‘신뢰 잃지 않기’가 핵심이다.
  • 증시 휘청·화폐가치 쑥… 日·유럽 마이너스 금리의 역설

    증시 휘청·화폐가치 쑥… 日·유럽 마이너스 금리의 역설

    엔화가치는 되레 상승 ‘초강세’ “마이너스 금리, 毒 있는 비상약…세계경제 패닉으로 이끌어” 비판 유럽과 일본이 경기 부양을 위해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통상 금리를 내리면 시장에 돈이 풀려 자국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지만 일본과 유럽은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의 역설에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본은행이 지난달 29일 사상 첫 마이너스 기준금리(-0.1%) 도입을 발표하자 닛케이225지수는 이틀에 걸쳐 4.1% 상승하며 화답했다. 엔·달러 환율은 120엔대로 오르며 연초부터 지속된 엔화 강세가 진정되는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이달 들어 상황이 돌변했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우려와 달러 약세가 맞물리면서 기축통화 중 하나인 엔화의 가치가 다시 치솟았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1일 120.99엔에서 11일 112.42엔으로 열흘 만에 7% 이상 하락했다. 닛케이225지수는 9~10일 7.7%나 폭락한 데 이어 12일에도 4.84%나 빠져 1만 5000선이 무너졌다. 전날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1%까지 금리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밝혔지만 전혀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마이너스 금리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은행 등 금융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최대 금융그룹 미쓰비시 UFJ와 스미토모 미쓰이의 주가는 이달 25%나 빠졌고 신세이은행과 노무라홀딩스 등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시기가 좋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환시장은 주식시장과 달리 한쪽이 이득을 얻으면 다른 쪽은 손해를 보는 ‘제로섬 게임’”이라며 “위안화 약세가 지난해부터 지속된 상황에서 마이너스 금리라는 초강수를 뒀으나 밀려오는 엔화 절상 압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마이너스 금리는 죽을 위기에 처한 사람에게 독성이 있는 비상약을 쓰는 것과 같다”며 “지금 일본은 금융권 부실 위험이 있더라도 더 강력한 통화완화 정책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4년 6월부터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도입한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해 12월 -0.2%에서 -0.3% 포인트로 0.1% 포인트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그러나 달러에 대한 유로화의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3.98% 상승했고 유럽 12개국 우량주로 구성된 유로스톡스50지수는 20% 가까이 빠졌다. 특히 독일 도이체방크, 프랑스 BNP파리바,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 등 글로벌 은행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9조원의 적자를 기록한 도이체방크는 내년 조건부 후순위 전환사채(이하 코코본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마저 나돌고 있다. 김정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이체방크가 2200억 유로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어 부도 위험은 낮지만 그간 양적완화로 부실해진 유로존 은행의 건전성이 부각되는 등 풍선효과가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이너스 금리가 은행 수익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도 “마이너스 금리가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이끌었다”고 비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亞 증시 ‘검은 금요일’

    亞 증시 ‘검은 금요일’

    주요국 증시 급락+北리스크 日 닛케이 1만 5000선 붕괴 글로벌 경기 불안감 확대 등으로 코스닥 지수가 장중 8%나 폭락했다. 이 여파로 4년 6개월 만에 서킷브레이커(주식 매매 일시 정지)가 발동됐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만 5000선이 붕괴됐고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는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검은 금요일’을 맞았다. 12일 코스닥은 전날보다 1.29% 하락한 채 출발한 뒤 낙폭을 급격하게 키워 오전 11시 42분 6.6%까지 곤두박질쳤다. 5분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 중지)가 발동됐지만 공포에 질린 시장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13분 만에 낙폭이 8.17%까지 커지면서 600선이 무너지자 급기야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20분간 거래가 중단됐다. 오후 들어 낙폭을 다소 만회했지만 결국 전날보다 39.24포인트(6.06%)나 하락한 608.45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2월 13일(608.07)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 시장의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충격을 받은 2011년 8월 9일 이후 4년 6개월 만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일본 등 주요국 증시가 급락한 데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 등 북한 리스크까지 겹친 게 원인으로 꼽힌다. 코스피도 26.26포인트(1.41%) 내린 1835.28로 장을 마쳤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4.84% 떨어진 1만 4952.61로 마감해 심리적 지지선인 1만 5000선을 내줬다. 2014년 10월 21일 이후 1년 4개월 만의 최저치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중앙은행 총재가 아베 신조 총리와 긴급 회동을 하는 등 시장 진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홍콩 H지수는 전날보다 152.55포인트(-1.99%) 떨어진 7505.37로 마감했다. 장중 7500선(7498.81)이 깨지기도 했다. 신용위기의 척도인 은행권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자료제공업체 마르키트 자료를 인용해 11일(현지시간) 유럽 은행들의 선순위 채권 평균 CDS 프리미엄이 201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의 국가 부도 위험 수준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도 0.83%(83bp)로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서울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세계경제 비상등 코스피 곤두박질

    세계경제 비상등 코스피 곤두박질

    설 연휴로 닷새 만에 문을 연 국내 증시가 대외 악재와 대북 리스크 등으로 인해 3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주가연계증권(ELS)의 주요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도 폭락해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 우려가 한층 더 커졌다. 이런 와중에 일본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폭을 더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엔화가치는 거꾸로 연일 급등하고 있어 원·엔 재정환율이 약 2년 만에 100엔당 1060원대를 넘어섰다. 1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인 지난 5일보다 56.25포인트(2.93%) 떨어진 1861.54로 마감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로 62.78포인트(3.40%) 떨어진 2012년 5월 18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코스닥도 33.62포인트(4.93%)나 내린 647.69로 거래를 마쳤다. 춘제 연휴를 마치고 5일 만에 개장한 H지수는 4.93% 하락한 7657.92까지 밀려 2009년 3월 이후 8년 11개월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지난 9~10일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세계 경제성장 둔화 우려 등으로 8% 가까이 급락한 충격을 고스란히 전달받았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청문회에서 금리 인상 시기 지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을 인정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일본 중앙은행이 오는 16일부터 당좌예금에 적용할 마이너스 금리(-0.1%)를 마이너스 1.0%까지 확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최근 유럽의 중앙은행 사례를 들면서 “2% 물가상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한다”고 말한 것으로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뉴스 분석] 中·헤지펀드 환율전쟁 한국에 불똥 튀나

    [뉴스 분석] 中·헤지펀드 환율전쟁 한국에 불똥 튀나

    1990년대 엔화 주변국 공격당해 엔·달러 환율 140엔대 폭등 전력 中 은행 동원 위안화 공매도 차단…외환보유 1년 새 5000억弗 급감 한국 금융시장 中 동조화 심해져 日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영향 헤지펀드와 중국 정부가 맞붙으면서 환율 전쟁의 전운이 커지고 있다. 일본도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환율 전쟁에 가세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조지 소로스가 영국 중앙은행을 굴복시키며 악명을 떨쳤지만 헤지펀드가 ‘G2’(주요 2개국)인 중국과 정면충돌해 이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고래 싸움’에 등 터질 수 있는 한국 등 주변국이다. 3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원이나 급등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1.9원 오른 1219.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2010년 6월 이후 5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국제유가 급락 속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중앙은행 총재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외환시장 변동성 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진 것이다. 헤지펀드와 중국의 일전도 시장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전 세계 헤지펀드 규모는 2조 5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대표적인 중국 전문가인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경희대 차이나 MBA 교수)은 소로스와 그에 동조하는 투기세력의 가용 자원을 최대 500억 달러로 분석했다. 전 소장은 “이들이 외환보유액 3조 달러를 훌쩍 넘는 중국을 공격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라며 “중국은 최근 국유은행을 동원홰 달러를 풀고 위안화를 대거 사들이는 등 투기세력의 위안화 공매도 자체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장의 불안감이 존재하는 것은 주변국으로 불똥이 튈 우려 때문이다. 1995년 일본 엔화 약세를 노린 소로스는 생각만큼 엔화 가치가 떨어지지 않자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을 공격했다. 소로스가 1997년 5월 세계 헤지펀드 총회에서 “태국 바트화 가치가 30% 고평가됐다”고 말한 지 2개월 뒤 바트화 가치는 하루 새 무려 25%나 급락했다. 엔·달러 환율도 달러당 140엔대로 치솟았다. 외환위기의 시작이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헤지펀드가 정말 중국을 공격하려는 건지 아니면 간 보기에 그칠지 아직 알 수 없다”며 “만약 이번에도 주변국을 공격해 통화 가치를 끌어내리면 경기가 좋지 않은 중국이 계속 환율 안정화를 고집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외환보유액이 급감한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1월 3조 8430억 달러였던 중국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3조 3304억 달러로 1년 새 5000억 달러 이상 감소했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3조 달러가 무너지면 시장에 충격이 올 수 있다. 최근 급격히 중국에 동조화된 국내 금융시장도 파문이 불가피하다. 헤지펀드의 공격이 본격적인 ‘환율 전쟁’으로 번지면 중국이 극약 처방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먼저 금리를 크게 올려 투기세력에 타격을 입히는 방법이 거론된다. 헤지펀드가 1998년 홍콩 달러에 대한 공격을 단행하자 홍콩 금융당국은 시장에서 홍콩 달러를 회수하면서 은행 간 금리를 한 번에 28%나 올려 가치 하락을 막았다. 외국인의 외환거래 자체를 통제하는 카드를 빼들 수도 있다. 실제로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의 처방을 거부한 말레이시아는 외환출입을 엄격히 제한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은 “중국이 말레이시아처럼 극단적인 통제를 하지는 않더라도 외국인의 해외 송금 자금 등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는 방법을 동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