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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세를 사는 사람들/“채식·소식이 장수 비결이제”

    삶을 좀더 건강하게 오래 살 수는 없을까.누구나 바라는 소망이지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그렇다면 우리나라 장수벨트인 전북 순창,전남 담양·곡성·구례군에서 100세를 넘긴 초장수인들의 삶은 어떤가.“100살은 살아야제.”라는 우스개 말처럼,1세기를 살고도 치매는 커녕 총총한 기력을 과시하는 이들의 남다른 모습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진눈깨비가 흩날리던 지난달 15일 전북 순창군 팔덕면 창덕리 동고마을을 찾았다.마을 앞 표지석에 장수마을이라는 글씨가 반긴다.설양님(102) 할머니는 막내 딸 이금옥(68)씨와 외손자 부부 등 3대가 함께 살고있다.이미 고손자를 봤다.딸은 “어머니가 3년 전부터 눈이 안보이신다.하지만 하루 세끼도 양은 적지만 꼬박꼬박 챙겨 드신다.”고 했다.“일평생 뭘 많이 드시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딸의 말에,할머니는 “괴기(고기)보다는 두릅이나 취 같은 산나물을 뜯어다 섞어서 많이 묵었제라.”라며 거들었다.할머니는 거동만 불편할 뿐 귀도 밝고 듬성듬성하나마 이도 남아 있고 혈색도 좋아 잔병치레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지금껏 술·담배와는 남이다.할머니는 친정 동기간 6남매 중 80살이 넘은 막내와 둘만 남았다. ●푸성귀 반찬에도 세끼 밥은 꼭 먹어 전남 곡성군 입면 금산 4구 택촌마을 이숙영(103) 할머니는 기자가 방안에 들어서 사진 좀 찍겠다고 하자,며느리 양정순(82)씨 한테 “사진 찍을라먼 빗 가져오니라.쉐타(스웨터)도 좋은 놈으로 가져오고”라며 언성을 높였다.16살에 시집 온 며느리는 웃으면서 “엄니하고 고부간에 좋게 지냈어요.바깥양반 살아 있을 때도 한방에서 둘이 자곤 했는디”라며 빗을 찾았다.할머니의 유일한 낙은 담배다.요즘도 1갑을 해 치운다.가끔 술도 한잔씩 한다.“가슴애피(답답증)가 올라오먼 담배라도 피워야 내려간다.”고 며느리가 해명했다.보고 듣고 말하는 데 불편함이 별로 없었다.푸성귀 반찬에 세끼를 거르지 않고 집앞 텃밭도 가꿀 만큼 정정하다. 구례군 구례읍 원방리 이복덕(100) 할머니가 사는 양옥의 현관 초인종을 몇번 누르자 증손자인 박승연(4)군이 쪼르르 달려 나왔다.할머니를 찾자 “할무니병원 갔는디”라고 맞받았다.되돌아 서려는 데 방안에서 할머니가 나왔다.손자는 “아아 우리 상할머니”라며 웃었다. 할머니는 큰 소리로 가까이서 말해야 알아듣는 것 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맵시있고 고왔다.식사도 잘하고 치아도 거의 완벽했고 얼굴색도 갓 60을 넘었을 정도로 보일만큼 밝았다.“따뜻하먼 밭도 메고 힘 안들고 하는 가벼운 일은 하제”라고 힘줘 말했다.먹는 것 입는 것 탓하지 않고 “그러려니.”하고 살았다고 한다.반대로 며느리(68)는 요즘 위가 안좋아 병원 출입이 잦다.“어머니는 뭐든 잘 드시지만 돼지고기는 중풍에 좋지 않다며 젊어서부터 안드셨다.요새도 양말을 신지 않을 정도로 건강하시다.”고 자랑했다.할머니 동기간도 수를 누리는 장수집안이었다.4남 1녀 중 남은 남동생(97)과 여동생(80)도 건강하단다. 대대로 장수마을인 담양군 대전면 태목리에 사는 이도음(103) 할머니는 취재한 100세인들 가운데 단연코 으뜸이었다.6남매 자식들과 떨어져 홀로 살면서 손수 연탄 갈고 전기밥솥에 밥도 지었다.가난의 굴레가 오히려 긴장감을 떨어뜨리지 않아 건강을 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홀로 살며 밥 짓고 밭일도 ‘척척' 마당 한쪽 20여평에 기른 마늘이 한뼘 이상 올라와 싱싱했다.허리가 구부정할 뿐 눈·귀가 밝고 군수가 준 지팡이도 걸어두고 쓰지 않았다.할머니는 “그때는 먹을 것이 없었어라.젊어서도 괴기만 묵으면 몸뗑이에 두드러기가 났응께.태어나 처음으로 작년에 병원이란 데를 가봤당께”라며 또박또박 설명했다.허리 한번 맘놓고 펼 시간없이 힘든 일평생이었다.일할 때 텁텁한 막걸리는 허기도 채워주고 힘도 나게 했다.먹고 자고 입는 것 등 어느 하나 변변한 게 없었다.친정 동기간도 비교적 젊은 나이에 먼저 갔다고 한다. 이곳에서 30리 떨어진 봉산면 기곡리 연산마을 양덕술(103) 할머니는 청력을 완전히 잃었으나 꼿꼿한 자세만큼은 여전했다.전주이씨 종갓집 6대 종부이니 오죽했겠는가.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여유가 있었다.지금도 스스로 화장실 가고 거동할 수 있다.며느리 최미순(73)씨는 “어머니는 젊어서부터 아무리 아파도 절대 죽을 드시지 않고 적게 드시더라도 꼭 밥을 달라고 하셨다.”고 건강비결을 들었다. 이처럼 100세인들은 보통사람들의 삶과 사뭇 다르지 않았다.허리춤이 시릴 정도로 배고프고 춥던 시절을 몸으로 부대끼며 살았다.입에 풀칠하느라 자식들 교육시키느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길쌈질에 논·밭일에 시달렸다.잠도 충분치 못했다.하지만 한결같이 소찬에 꽁보리밥이었지만 가리지 않고 맛있게 이웃들과 나눠가며 먹었다.오늘날 장수법의 공식으로 여겨지는 소식(小食)처럼 적게 먹을 수밖에 없었다.또 이들은 맘이 넉넉하고 성질이 유순했다.장수벨트에 사는 100세인 28명 가운데 할아버지는 단 한명도 없었다.대대로 장수하는 이복덕 할머니를 빼고는 가족중에 특별한 장수인도 없었다. 전남 곡성·구례·담양,전북 순창 남기창기자 kcnam@ ■담양 오계1리 주민들의 ‘건강한 삶' 장수마을인 전남 담양군 담양읍 오계 1리는 39가구에 주민 106명으로 65세 이상이 27명이고 80세 이상이 11명이다. 65세 이상부터 80세 이상 비율이 40.7%나 돼 군 전체(19.4%)보다 두배 이상 높다. 오계 1리는인동 장(張)씨 집성촌이다.이웃간에 성님(형님) 동생하며 정답게 산다. 담양읍이지만 더 이상 못가는 막장이어서 지형상 ‘소쿠리 속 같다.’는 마을이다.때문에 한국동란 때 피란민들이 들끓었다고 한다.농토가 풍족지 않아 농한기에는 대바구니와 베짜기로 생계를 꾸려온 전형적인 농촌이다. 80세 이상자 가운데 남자는 장문열(90)씨 등 2명뿐이다.겨울에는 마을회관에 모두 모여서 고구마를 쪄 먹으며 하루를 보낸다. 마을 내력을 소상히 알고 있는 노인회 장규환(71) 총무는 “우리 마을은 대대로 장수마을인데 소나무 우거진 산으로 둘러쳐진 형상이 옥녀가 가야금을 타는 ‘옥녀탄금(玉女彈琴)’ ”이라며 명당자리임을 강조했다.이어 “마을이 삿갓봉 아래에 자리해 배수가 잘되는 배산임수형”이며 “장수하는 데 따로 방법이 있는 게 아니고 자연에 맡기고 살아야 수를 누린다.”고 진단했다. 며칠 전 마을회관에 모인 70세 이상 노인 14명은 입을 맞춘 듯 장수비결로 마을 앞 공동샘을 들었다.바가지나 두레박으로 퍼올리는 샘이 아니고 바위틈에서 나오는 물이 사시사철 넘쳐나는 샘이다.어려서부터 마시기 시작했는 데 지금도 그 물맛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장금례(89) 할머니는 도움없이 걸어다니고 식사도 곧잘 한다.진정임(88) 할머니는 “시집 올 적부터 물맛이 꿀맛 같았제.”라고 회고했다.김묘례(81) 할머니는 “피부가 새색시처럼 뽀얗다라는 말을 듣는 디 물 때문이 아닌가 싶구만요.”라고도 했다. 김봉이(85) 할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걸어 다닐 때 뒤뚱거릴 뿐 다른 데는 별달리 아픈데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모인 14명 가운데 흡연자는 5명이었다.하루 1갑을 피우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10개피 이내였다.일할 때 이외에는 막걸리도 입에 대지 않았다.이들 가운데 속이 아프거나 지병 등으로 식사를 못하는 노인은 한명도 없었다. 그렇다고 유달리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 것도 아니었다.그저 나물과 야채 등 소찬에다 꽁보리밥에도 감사했다고 한다.평생 동안 논·밭일, 집안일에 매달렸다. 연세가 높은 이들이었지만 느닷없는 낯선이의 방문에도 회관 방바닥을 걸레질하며 자리를 비켜줬고 몸둘 바를 몰라 할 정도로 순수한 맘을 간직하고 있었다. 1시간 넘게 취재하는 동안 담배 한모금은 커녕 다리 한번 뻗질 못하고 눈치만 보는 겸손의 미덕을 간직하고 있었다. 담양 남기창기자
  • 후보에게 30만원 받은 유권자 지역구민 관광시킨 정당간부 구속

    ‘금전선거만큼은 반드시 뿌리뽑는다.’ 검찰이 어느 때보다 금전선거에 대한 단속의 강도와 처벌 수위를 높이고 있다.금전선거 사범은 액수나 횟수에 구애받지 않고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지난 24일 주민들을 청와대 등에 관광시킨 혐의(선거법 위반)로 모 정당의 광양·구례 지구당 간부 김모씨 등 3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이들은 지난 9월 1000여만원을 들여 지역구민 600여명에게 청와대를 관광시켜주고 도시락 등을 제공하다 적발됐다.검찰은 김씨 등이 비록 1차례 선거법을 위반했지만 예외없이 구속수사키로 결정했다.과거기준으로는 불구속될 가능성이 높은 사안이다. 검찰은 유권자에 대해서도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대구지검 의성지청은 최근 군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후보로부터 30만원씩을 받은 혐의(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로 박모(54)씨 등 유권자 4명을 구속했다.다른 형사사건과 비교하면 초강경 대응이다.지난달 초에도 대구경북능금조합장 선거와 관련,후보자로부터 300만∼500만원을받은 박모씨 등 10명이 구속됐다. 대검 공안부 관계자는 “돈을 뿌리는 후보자와 돈을 받는 유권자 모두가 불법선거의 주범인 만큼 앞으로도 구속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이처럼 금전선거 단속을 강화하는 것은 지금이 가장 후진국형 불법선거인 금전선거를 근절할 수 있는 호기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중앙선관위도 내년 총선과 관련해 모두 1658건의 위반사례를 적발,27건은 고발하고 16건은 수사의뢰했다. 강충식 홍지민기자 chungsik@
  • 금산 복수~대전 도로 확장공사 이달말 착수

    충남도는 사업비 800억여원을 들여 금산군 복수면∼대전 지방도 4차로 확장,포장공사(길이 6.16㎞)를 오는 2008년 완공 예정으로 이달 말 착공한다고 7일 밝혔다. 공사구간(복수면 구례리∼지량리)에 35∼245m 길이의 교량 8개(총 길이 1.17㎞)와 터널 1개(180m)가 있어 구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총 공사비의 62.3%를 차지한다. 특히 교량 8개 중 3개는 소수 주형교,엑스트라 도드교,케이블 지지 강아치교 등 신공법으로 설계돼 아름다운 구조물을 자랑하게 된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이슈 따라잡기/ “지리산 반달곰 복원 재검토를”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라.’ 환경단체들이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곰 ‘반돌이’의 보호시설 탈출사건을 계기로 환경부의 주먹구구식 종(種)복원사업을 질타하고 있다. 반돌이의 탈출은 변변한 보호시설 하나 갖추지 않은 채 진행중인 졸속 복원사업 때문이라는 것이 환경단체들의 주장이다. 환경부는 2011년까지 155억원을 투자해 지리산 반달가슴곰의 개체수를 50마리로 늘리고 계통분류 연구와 더불어 서식지 특성,인공증식 기술,야생적응 시설 등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발표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복원사업에 필요한 연구시설이나 공간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반달가슴곰 관리팀이 운용되고 있지만 예산은 고작 인건비 정도에 불과,필요한 장비를 갖추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특히 지난해 11월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황전리에 ‘반달가슴곰 복원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지만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건립을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녹색연합 김타균 정책협력실장은 “복원에 필요한 시설이나 제어장비조차 마련되지 않아 관리팀원들의 안전문제까지 우려되고 있다.”면서 “정부의 복원사업은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그는 “종복원을 위해서는 먼저 먹이사슬 등 생태계 전반을 복원하는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전문 연구기관의 설립을요구했다. 또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국시모) 윤주옥 사무국장은 “반달가슴곰 복원사업과 관련해 전문가·시민단체·주민 등이 참여하는 공동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면서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인력과 예산확보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반돌이는 지난달 17일 위치추적용 발신기 교체를 위해 포획,목에 난 상처치료중 지리산 쪽으로 달아났다.18일째인 3일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유진상기자 jsr@
  • 반달곰 ‘반돌이’ 찾아라/ 발신기 교체작업중 탈출

    반달가슴곰 ‘반돌이’는 어디로 갔나?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 네 마리 중 한 마리인 반돌이가 위치추적용 전파발신기 교체를 위해 포획됐다가 보호시설을 탈출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 반달곰 관리팀은 생후 34개월 난 반돌이가 지난 17일 새벽 전남 구례군 광의면 보호시설의 철문 밑으로 가로 세로 1m 크기의 구멍을 판 뒤 이곳을 통해 달아나 현재 추적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관리팀 한상훈 박사는 “반돌이의 발신기 신호가 약해 교체하려고 지난 16일 포획한 지 하루만의 일”이라면서 “목에 상처가 생겨 발신기를 제거,치료 중이었다.”고 설명했다.상처는 지난 5월 54㎏에 불과하던 체중이 114㎏으로 두배 이상 늘면서 발신기가 목에 끼자 발톱으로 긁어 생긴 것으로 보인다. 관리팀은 수색인원 22명과 사냥개로 4개조의 전문 수색팀을 구성,지리산 일대를 뒤지고 있다.관리팀은 보호시설에서 지리산쪽으로 난 곰 발자국 10여개가 반돌이의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지리산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보고 이동 예상통로 등을 중심으로 행방을 좇고있다.반돌이는 지난 2001년 9월 장군이,반순이,막내 등과 함께 지리산에 방사됐다.그러나 암컷인 막내는 적응에 실패했고,반순이도 지난해 7월 발신기가 잘린 채 시체로 발견됐다.결국 지금은 반돌이와 장군이만 서식 중이다. 반달곰은 대체로 온순해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야생성이 살아날 경우에 대비해 대인·대물보험에 가입돼 있다.공단 관계자는 “만약 사람이 피해를 입으면 최소 6000만원에서 최고 2억원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공단은 오른쪽 귀에 흰색 인식표를 달고 있어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며,반돌이를 목격하면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연락처는 (061)783-9100∼2. 유진상기자 jsr@
  • 지자체 “평생고객을 잡아라”

    ‘대도시 직거래 장터를 뚫어라.’ 올들어 지난달까지 “전남쌀을 먹겠다.”는 평생고객이 광주·전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6만 7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사 간 쌀은 20㎏들이(평균 4만 3000원) 49만 3000여부대로 212억여원어치다. 농업개방 등으로 추곡 수매량이 줄고 쌀 소비량이 감소하면서 남아도는 쌀은 농가를 넘어 자치단체의 발등의 불로 인식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나라 쌀 생산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전남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전남도는 인사우대 등을 내걸고 도청과 22개 시·군 직원을 주축으로 농협,기관단체,주민 등 2만 6000여명을 참여시켜 보험회사 판매기법을 적용해 전방위 판촉에 나섰다. 서울 등에서 분기별로 장터를 열고 시식용(1㎏) 쌀 25만봉지를 나눠줬다.만년 꼴찌이던 전남 쌀은 이제 서울 가락동 시장에서 경기미에 이어 경락가가 2위로 올라섰다. 전남도에서 출하되는 쌀 브랜드는 도내 70개 미곡종합처리장에서 모두 333개.내년도 예산에 택배비로 17억여원이 잡혀 있고 수도권에서만 평생고객 10만명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담양군은 지난주 경기 시흥시 월드아파트와 농산물 직거래 자매결연식을 통해 도시민들에게 다양한 농촌체험을 제공하고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대숲 맑은 쌀’과 ‘굿모닝 쌀’,죽제품 등을 팔았다. 또 서울 국방회관에서 담양군 향우회원들을 초청해 시식용 쌀 1봉지를 나눠주고 담양 특산물인 딸기와 멜론 등의 판촉활동을 폈다. 구례군은 관내 새마을부녀회가 지난 7월 자매결연한 서울 금천구 새마을부녀회와 지난 11일 우리 쌀 판매 장터를 열고 밥맛 좋은 쌀 600부대(20㎏들이) 2700만원어치를 판매했다. 영암군도 지난 8∼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와 영등포구 LG·현대아파트 등 3개 지구에서 고품질 영암 농산물 직거래 행사를 열었다. 강남구 주최로 열려 이틀동안 구청 거의 모든 직원이 쌀을 사면서 20㎏들이 5206부대 2억 3400만원어치 등 잡곡과 채소류를 합쳐 15개 품목에서 2억 5360만원어치를 팔았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DJ 직계 “민주 사수”이태복前복지 오늘 입당

    김대중 전 대통령(DJ) 직계들이 잇달아 ‘민주당 사수 선언’을 하고 나서 이른바 ‘김심(金心)’의 향배가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큰아들인 김홍일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후원회에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미래를 여는 정치인으로서,민주당이 환골탈태해 국민 여망에 부응토록 하겠다.”고 ‘민주당 지킴이’를 선언했다. 열린우리당이 김 의원 지역구인 전남 목포의 경우 내년 2월까지 지구당을 창당하지 않기로 해 놓은 터에 민주당 잔류선언이라 주목됐다. DJ의 ‘총애’를 받았던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에 입당한다.야인(野人) 생활을 하다 청와대 복지노동수석에 발탁됐던 이 전 장관은 서울 구로을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일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국민의 정부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역임한 이만영(54)씨도 11일 “민주정통세력의 결집체인 민주당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내년 총선 때 전남 광양시·구례군 지역구에 출마예정인 이 전 비서관은 “당내경선을 통해서라도 민주당 후보로 총선에 나설 예정”이라며 열린우리당 입당설을 일축했다.아울러 김옥두·최재승·설훈·윤철상 의원 등 이른바 DJ 가신(家臣) 그룹 의원들은 한명도 우리당으로 가지 않고 모두 민주당에 남아 있다. 한편 임창렬 전 경기지사와 이무영 전 경찰청장도 금명간 민주당 조직책에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규기자 taein@
  • [나의 건강보감]당뇨병학회 회장 강성구 교수

    ●합병증으로 이 여덟개 남고 다 빠져 이런 일화가 있다.그가 성모병원에서 신참 레지던트로 근무하던 때의 일이다.유행성출혈열 환자 한명이 들어왔다.파주에 사는 늙수그레한 그 환자는 몰골도 몰골이었지만 상태도 썩 좋지 않았다.그가 정성껏 치료해 겨우 숨을 돌릴 만 하자 그 환자가 퇴원하겠다고 우겼다.사연이 기구했다.“내가 살겠다고 여기서 버티면 치료비 때문에 내 가족들이 골병든다.”는 것이었다.그는 퇴원을 허락하지 않았다. 대신 치료를 마친 뒤 몰래 쪽문을 열고 그를 도망시켰다.그러나 병원측이 수소문에 나서 그 환자의 거주지가 확인됐고,그가 사주한 사실이 들통나 그때부터 치료비 명목으로 월급이 압류되기 시작했다.명색 의사가 집에 돈 한푼 들여놓지 못해 아내에게 미안했던 그는 견디다 못해 11개월째 들어 병원측에 이렇게 항의했다.“도대체 이 병원의 정신은 무엇이냐?”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4년의 레지던트 생활중 이렇게 월급을 받지 못한 게 36개월이나 됐다. 가톨릭의대 강성구(59) 교수.그는 당뇨병 환자다.현재 대한당뇨병학회 회장과 한국당뇨협회장,세계당뇨연맹(IDF) 아시아태평양지역 총재까지 맡는 등 ‘당뇨의 대가’다운 화려한 이력을 가졌지만 병마의 심술을 피하지 못했다.“2000년인가요.그때도 국내·외 곳곳에서 학술행사가 많아 무척 바빴어요.외국 학술행사에 참석했다가 새벽에 도착해 종일 강의하고,진료하고 그런 식이었지요.그때 데미지가 컸었던가 봐요.갑자기 이가 쑥쑥 빠지는 거예요.그래서 확인해 보니 당뇨 합병증이더라고요.”이가 몇개나 빠졌느냐고 묻자 “남은 걸 세는 게 훨씬 빠를 것”이라며 “여덟개 남고 다 빠졌다.”고 했다. ●돈없는 환자에 “돈 꿔줄테니 치료 받아라” 사실,그는 별로 의사답지 않다.격식에 구애받지 않는 소탈한 품성에 낙천적인 기질까지 더해져,항상 경계하듯 환자를 대하고 방어적 습관에 젖어 언제나 최악을 말하는 세간의 그렇고 그런 의사와는 분명 달라보였다.“지금도 후학들에게 이렇게 가르칩니다.환자를 머리로 보지 말고 가슴으로 보라고요.의료업은 결코 취재(取財)의 수단이어서는 안됩니다.국숫집을 해도의사보다 많이 벌 수 있잖아요?”그가 젊은 의사였던 시절,다른 의료진이 포기한 환자 한 명을 떠맡았다.폐에 물이 차 기관지를 절개하자 꿀럭꿀럭 물이 넘쳐나는 환자였다.그 환자를 곁에 두고 그는 중환자실에서 무려 27일간이나 숙식을 같이 했다.“살 확률이 3%,9% 이렇게 높아질 때 느끼는 보람과 희열이야 말로 의사라는 천직의 알파요,오메가 아니겠습니까?” ●술 줄이고 녹차 입에 달고 살아 당뇨가 문제였지만 그보다 먼저 간경화증이 나타났다.“아마 80년 무렵일 겁니다.술 때문에 간경화가 왔어요.의학 교과서에 따르면 내 병증은 살 확률이 2%에 불과했어요.천행으로 그 2%에 들어 살아남았는데,그때 다짐한 게 있어요.‘만약 내가 이승밥을 더 먹을 수 있다면,나의 모든 것을 병든 이를 위해 바치겠다.’고.”그때부터 ‘의술을 취재의 수단으로 삼지 않고,오로지 환자를 위해 나의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는 다짐은 그의 생활지침이 됐다.돈없어 치료 못받겠다는 환자에게 “돈 꿔줄테니 치료부터 받으라.”며 설득한 일도 그의 ‘참의사’다운 면모를 설명하는 일화로 남아 있다. 그런 그에게 당뇨합병증이 겹치면서 송두리째 삶이 바뀌었다.바닥 모르고 마셔댄 술부터 줄였다.둘이서 소주 한 상자를 해치우고,서넛이서 양주 대여섯병은 거뜬히 비우는 그의 주량은 웬만한 의료인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 무렵 그는 녹차에 맛을 들이기 시작해 지금은 잠자는 시간 빼고는 녹차를 숫제 입에 달고 산다. ●등산·달리기도 빼놓을 수 없는 건강법 운동도 빼놓을 수 없는 건강법.타고난 운동 체질로 고등학교때 태권도가 공인 3단이었는가 하면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도 뛰었다.산악등산도 전문가 못지 않아 지금도 짬만 나면 산행에 나선다.“집이 효자동이라 가까운 북한산을 자주 가는데,북한산은 손금보듯 하죠.더러는 도봉산이나 수락산도 타고요.”그는 50년대부터 북한산을 올랐다.지금이야 산이 망가져 등산로가 제한되지만 당시만 해도 그런 규제가 없던 시절이라 그가 만든 등산로만 100개 코스가 넘는다.그런 그가 “의사 되고나서 건강 많이 망가졌다.”고 푸념했다. 당뇨 전문의이면서 환자인 그의 당뇨 얘기는 교과서의 범주를 시원하게 벗어나 있다.“누구나 나이 먹으면 호르몬 기능이 떨어져 당뇨병을 앓기 쉬운데,그 합병증이라는 것도 양태가 너무 다양해 일률적으로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틀림없는 것은 당뇨병이 무섭다는 것인데,예컨대 당뇨환자가 암에 걸릴 확률은 정상인보다 4∼6배나 높고,심근경색의 40% 이상이 당뇨성이거든요.그래도 희망은 있습니다.당뇨병이 무섭지만 관리만 잘하면 최소한 병증의 심화를 저지하거나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섭생 원칙도 의외로 간단하다.“포식을 하지 않습니다.의사이다 보니 대충 열량을 계산해 절대 과하게는 먹지 않죠.기름진 음식 대신 담백한 먹거리,육류보다는 생선을,그것도 튀기거나 볶은 것보다 찐 것을 선호합니다.”재미있는 것은 그의 ‘고추 건강론’이다.“다들 매운 고추가 위장에 해롭다고 믿는데,임상시험을 해보니 그게 안그래요.전 매운 청양고추를 즐겨먹는데,섬유소도 많고 매운 캡사이신 성분이 몸을 덥혀주는가 하면 위도 튼튼하게 해줘요.한국 여자들 피부 고운 것,상당부분 고추 덕분이기도 하고요.” ●청양고추 즐기고 기름진 음식 멀리해 “제게 중요한 것은 열심히 사는 건데,제가 당뇨병을 앓고 있지만 건강 강박증같은 건 없어요.물 흐르듯 사는 삶이 아름답지 않습니까?”라는 그에게 건강하게 사는 법을 묻자 “의사처럼 살면 안되지만 의사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며 파안했다.그의 얼굴에선가,어디에선가 더운 물에 녹차의 초록이 풀리듯 ‘참 의사’의 향기가 소리없이 배어나,덩달아 마음이 따뜻해지는 가을 해거름이었다. 심재억 기자 jeshim@ ■강성구박사의 녹차 건강론 “녹차,좋죠.양질의 섬유소가 많아 공복감을 없애 식사량도 줄여주며,배변도 도와줍니다.또 열량이 거의 없어 먹는데 부담도 없고요.아침에 일어나 한 컵을 마시는 것으로 시작해 하루에 2ℓ 정도 마실 텐데,덕분에 85㎏까지 나갔던 체중이 75㎏으로 줄고 피도 아주 맑아졌어요.”그 뿐 아니다.녹차는 복부비만을 해소해 체형에 신경쓰는 여자들이 가까이해도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의 녹차론은 당뇨병 환자에게는 일종의 경험방(經驗方)이다.“녹차를 비롯한 모든 잎사귀차(엽차)에는 사포닌,탄닌,비타민A·C와 항산화물질이 가득해 많이 마셔 나쁠 게 없습니다.특히 녹차는 적당하게 더운 물에 우리는데,그 온도에는 카페인이 잘 녹지않아 좋죠.”해마다 봄이면 그와 친교가 있는 구례 화엄사의 스님 한분이 “옛다,이거 먹고 좋은 일 많이 해라.”며 몇통씩 건네줘 즐겨 먹지만 흔한 티백차도 가리지 않는다. 당뇨합병증을 앓고 있지만 병은 그의 가슴에 있을 뿐 일상 생활은 크게 다를 게 없다.“특별히 까다롭게 따지진 않아요.기름진 음식,특히 튀긴 음식 정도 가리는 편이고…,밀가루보다는 쌀음식을,중국 음식도 기름이 많은 자장면 대신 먹어야 한다면 우동이나 짬뽕을 먹죠.술도 딱 잘라 먹네,안먹네 하지않고 필요하면 먹어요.”대신 그는 녹차와 규칙적인 운동으로 이런 섭생의 문제를 극복해 간다.“1주일에 4일 정도는 북악스카이웨이를 매번 4∼8㎞씩 뛰죠.운동 체질이라 그런 일상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 복이라면 복이겠죠.외국에 나갔을 때 운동할 형편이 안되면 목욕탕에서라도 1만번씩 뛰니까요.” 경희대 한방병원 신현대 교수는 “녹차는 카데킨 등 유효 성분이 다량 함유돼 콜레스테롤을 낮춰 비만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강력한 항산화물질이 항암작용과 함께 암세포의 전이도 억제하는 매우 뛰어난 차류”라며 “일반인의 경우 물 대신 1일 3∼4잔 이상을 지속적으로 마실 경우 인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 환경부 “케이블카가 골칫거리”

    “자연공원내 케이블카 설치를 허가해줘야 하나,말아야 하나.” 환경부가 케이블카 설치허가 문제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짭짤한 세금수입을 노려 국립공원과 도립·군립공원 등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는 지방자치단체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부는 허가여부를 판단할 근거를 갖지 못해 학계·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삭도(케이블카) 검토위원회를 구성하는가 하면,한국환경평가연구원에 ‘자연공원내 케이블카 필요성 유무와 타당성 조사’ 용역을 줬다.연구원은 이달 말쯤 용역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환경부는 어떤 식으로든 조만간 방침을 정해야 한다. ●전국 10여곳 설치 추진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곳은 전국적으로 10여곳에 이른다.제주도는 케이블카 설치가 한라산을 보호하고 경제성도 있다는 논리를 펴면서 환경부를 압박하고 있다. 한라산 해발 1080m지점인 영실지소에서부터 해발 1650m에 위치한 윗새오름 부근까지 3.4㎞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는 신청서를 지난 2001년 환경부에 제출했다. 이에 뒤질세라전남 구례군도 같은 해 지리산 온천지구∼성삼재∼노고단을 잇는 5㎞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는 신청서를 냈다.환경부가 반대하자 3㎞로 축소해 수정안을 다시 냈다. 케이블카 설치를 희망하는 곳은 국립공원인 월출산과 월악산,도립공원인 경북 울주군의 신불산,공원외 지역인 전북 익산의 미륵산,경남 밀양의 천황산 등이다. ●찬반 팽팽한 줄다리기 케이블카 설치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환경보호 차원에서 설치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노약자나 장애인들도 쉽게 산에 오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전남 구례군 관계자는 “케이블카는 무공해 운송수단으로 오히려 등산로 등 주변환경을 보호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설악산과 내장산에 이미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다며 형평성도 들고 있다. 반면 반대 입장인 환경단체들은 케이블카 설치과정에서 자연훼손이 우려되는 데다 케이블카 이용객들이 환경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말한다. 환경운동연합 박경애 간사는 “케이블카 설치를 위해서는 많은 나무와 땅이 파헤쳐져 자연경관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면서 “케이블카를 이용해 정상에 오른 뒤 하산할 때는 등산로를 이용한다면 등산객을 분산시키기는커녕 집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자연훼손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제한적인 허용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용역결과를 토대로 케이블카 설치 타당성과 객관적 판단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
  • 101세 할머니 “저지방식이 장수 비결”/TIME誌 장수마을 순창 소개

    국내 최고의 장수(長壽) 고장으로 알려진 전북 순창군이 세계적 시사주간지 타임(사진·TIME)지 7월호에 소개된 사실이 알려졌다. 타임지는 7월호에 ‘아시아인의 장수비결’이란 제목의 톱기사를 보도하면서 아시아 장수나라 5개국 가운데 국내에서는 순창군을 대표적 장수 고장으로 소개했다. 타임은 국내 대표적 노화연구 전문가인 서울대 박상철 교수팀의 연구결과를 인용,“순창군 주민들에 대한 3년간의 연구에서 저지방이 함유된 식사가 장수의 중요한 요인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또 ‘섭취하는 음식의 적절한 배합이 장수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지만 단백질과 동물성 지방은 장수와는 거리가 먼 요인으로 파악됐다.’는 박 교수팀의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타임은 또 지속적인 건강유지 비결로 소주와 막걸리를 자주 마신다는 일부 주민의 말을 전하고 그 사례로 “논에 나가서 일을 하고 날마다 독한 소주를 한 컵씩 들이켠다.”는 순창군 구림면 방화마을 박복동(101) 할머니의 인터뷰 기사도 실었다. 순창군은 지난해 10월 서울대 박상철 교수를 주축으로 한 장수연구팀이 전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10만명당으로 환산한 100세 이상 주민 수가 28명으로 집계돼 최고의 장수 고장으로 선정됐다.순창군은 이와 관련,올해 초부터 인근 구례와 곡성,담양 등 3개 군과 함께 ‘장수벨트’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순창 연합
  • 한가위 특집 / 가족과 들른 古宅고향 정취 물씬~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란 말이 있다.한가위가 품은 풍성함을 이르는 것이리라.그래선지 지옥같은 교통체증을 겪었음에도 고향을 찾은 이들의 표정엔 보름달 같은 여유로움이 넘친다.그럼에도 마음 한 구석엔 예전의 정겹던 운치를 맛볼 수 없는 고향의 모습에 서운함이 느껴지기 마련.이번 추석 연휴엔 ‘지금의 내 고향보다 더 고향같은 고택과 생가’를 찾아보자.어릴적 고향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고택과 생가들을 소개한다. ●정지용 생가(충북 옥천군 하계리) 옥천은 우리나라 현대시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정지용이 태어난 곳.그렇기에 지용 생가를 찾는 여정은 그의 대표작 ‘향수’가 주는 감동만큼이나 가슴 설렌다. 경부고속도로 옥천 IC에서 나와 지용생가 안내판을 따라 37번 국도를 타고 보은 방면으로 가다보면 생가 입구에 도착한다. 생가엔 초가집 한 채와 헛간 한 채,그리고 마당에서 7∼8m 길이의 너럭바위 두개가 다리처럼 놓여 있다.마당 한 편에 새겨진 ‘향수’ 시비가 지용 생가임을 알려준다.초가집 주위로 민가들과 5층 건물까지 들어서 운치를 반감시키는 것이 흠.생가 앞으론 시에서처럼 실개천이 흐른다. 옥천군청 직원이 상주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생가에 드나들 수 있다.인근에 장룡산 자연휴양림,옥천향교,옥천 5일장 등에 들러볼 만하다.문의 옥천군청 문화관광과(043-730-3544). ●지례예술촌(경북 안동시 임동면 박곡리) 안동 임하댐이 건설되면서 수몰지에 있던 의성김씨 지촌파 종택을 종손인 김원길씨가 마을 뒷산 자락에 옮겨 지었다.종택과 함께 서당,제청 등 건물 10여채가 들어서 있다.1990년 정부로부터 예술창작마을로 지정받아 예술인들의 창작과 연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청마루,돌계단,장독대,화장실 등 옛 모습에서 고향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고택 앞으로 펼쳐진 호수 풍광이 그림같다.예술인이 아닌 일반인들도 이곳에서 숙박과 함께 전통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안동의 전통 반가음식도 맛볼 수 있다. 워낙 외지고 길이 험해 버스는 들어가지 못하며,승용차 또는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안동시내에서 영덕방면 34번 국도를 따라 30분쯤 가다가 길을 꺾어고천리 입구를 지나 산자락으로 난 길을 넘어야 지례예술촌에 닿는다.안동시내에서 약 50분 거리.(054)857-5553. ●평사리 최참판댁(경남 하동군 악양면) 박경리의 소설 ‘토지’에 나오는 ‘최참판댁’을 섬진강변 전망 좋은 곳에 재현했다.지리산 남쪽 자락 아래 자리잡은 평사리는 섬진강이 주는 혜택을 한 몸에 받은 땅.마을 아래 섬진강까지 펼쳐진 너른 들판은 만석지기 서넛은 낼 만하고,들판과 강이 어우러진 풍광은 마냥 평화롭다. ‘최참판댁’은 아직 재현중이다.3000여평의 부지에 안채와 사랑채,행랑채,초당 등 10여동의 건물과 연못이 들어서 있어 나들이객들이 꾸준히 찾아온다. 평사리가 위치한 악양면은 중국 호남성의 악양과 닮았다 하여 지어진 이름.중국의 지명을 따라 평사리 강변 모래밭은 ‘금당’,모래밭에 갇힌 호수는 ‘동정호’라고 했다. 인근에 화개장터와 쌍계사,구례 쪽으로 올라가면 화엄사 등 둘러볼만한 곳이 지천이다.호남고속도로 전주IC에서 빠져 17번 국도를 타고 구례까지 온 다음 19번 국도로 갈아타고, 섬진강변을 따라하동 방면으로 가다보면 왼쪽으로 ‘최참판댁’을 알리는 안내판이 있다.문의 하동군청 문화관광과(055-880-2341). ●운림산방(전남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 조선 후기 남종화의 대가로 불리는 소치 허유(小痴 許維)가 그림을 그리던 화실의 당호(堂號).소치는 말년에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인 이곳에 내려와 거처하며 그림을 그렸다.소치의 3남인 허형과 손자 허건도 이곳에서 남종화의 대를 이었다. ‘ㄷ’자 모양의 기와집인 운림산방과 그 뒤편의 초가로 된 살림채,소치의 유품과 작품을 전시한 기념관이 있다.운림산방 앞에 펼쳐진 널찍한 연못엔 요즘 연꽃이 피어 있다.연못 가운데의 인공섬엔 ‘나무 백일홍’으로 불리는 배롱나무가 빨간 꽃을 피우고 있다.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것을 1982년 손자 허건이 지금과 같이 복원했다.운림산방(雲林山房)이란 이름은 첨찰산을 지붕으로 하여 사방으로 수많은 봉우리가 어우러져 있는 산골에,아침 저녁으로 피어오르는 안개가 구름숲을 이룬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서해안고속도로 목포IC에서 빠져 2,13,18번도로를 차례로 갈아타면 진도대교에 진입할 수 있다.다리를 건너 진도읍까지 가서 9번 군도로 갈아타면 운림산방에 닿는다.(061)543-0088. ●영랑생가(전남 강진읍) 한국의 순수시를 대표하는 영랑 김윤식이 자란 곳.1906년 영랑이 어렸을 적에 건립되어 지금까지도 거의 훼손되지 않은 상태로 보존되고 있다. 원래 정면 5칸 측면 1칸의 팔작 초가지붕집이었으나,지난 92년 강진군이 대부분의 기둥과 석축을 옛 모습 그대로 남겨둔 채 정면 5칸,측면 2칸의 초가집으로 복원했다.본채 옆의 사랑채는 1930년대 지어진 것으로 전해지며,정면 4칸,측면 2칸의 팔작지붕집이다. 생가엔 모란꽃을 심어놓아 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시심에 젖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꾸며놓았다. 강진읍 버스터미널 네거리에서 서쪽 길로 200m쯤 가면 영랑생가 입구가 나오고,안내판을 따라 골목길로 150m쯤 가면 생가가 나온다.문의 강진군청 문화관광과(061-430-3223·4. 임창용기자 sdargon@
  • 대법원 인사 의미/‘안정 치중’ 개혁의지 반영못해

    15일 단행될 대법원 인사는 기수파괴가 일부 눈에 띄지만 기본적으로 조직의 안정성에 비중을 뒀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다.물론 대법관 제청 파문을 겪은 대법원이 고심한 흔적도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기수파괴의 경우 법원행정처에 실무형 법관들이 배치됐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대표적으로 법원행정처의 실·국장 가운데 선임자리로 꼽히는 기획조정실장에 사시19회인 목영준 서울고법부장이 임명됐다.바로 전 기조실장이 사시14회였다는 점을 미뤄보면 커다란 파격이다.대법원은 사법개혁 논의를 담당할 법원행정처에 실무인사들을 전진배치했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또 지역 법관들의 약진도 만만찮았다.대구지법원장에는 김진기(사시14회) 대구고법 부장이,대구고법 부장에는 최우식(사시21회) 대구지법 부장이,부산고법 부장에는 박흥대(사시21회) 부산지법 진주지원장이 각각 임명됐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기수가 낮아지기는 했으나 안정쪽에 치중,개혁 의지를 담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크다.법원장급이나 고법부장급 인사는 기존 기수와 서열에 따른인사를 그대로 답습했다는 것이다.문흥수 서울지법 부장판사는 “법관인사의 원칙은 공정하고 소신있는 재판을 보장해 주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일반 법관들의 기수는 오히려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사의 투명성에 대해서도 “구성원들의 의견수렴을 약속해 놓고 제대로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종전 방식대로 법관인사를 한 것은 국민과 법관을 기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김연태 광주고법원장 법정에서 늘 당사자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인다.또 후배 판사들과도 스스럼없이 의견을 교환,합리적인 법관으로 평가받고 있다.사법연수원 수석교수 재직때 학제 개편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부인 김미자(57)씨와 1남2녀.▲전북 익산(57)▲고려대 법대▲사시 12회▲대전고법 부장판사▲전주지법원장▲인천지법원장 양승태 특허법원장 법원행정처 송무국장과 차장 등을 두루 역임,‘법원 행정의 달인’으로 불린다.서울 북부지원장 때에는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행정서비스에 힘을 쏟았다.서울지법 파산수석부장 시절에는 법정관리인을 첫 형사고발하기도 했다.부인 김선경(46)씨와 2녀.▲부산(55)▲서울대 법대▲사시 12회▲사법연수원 교수▲법원행정처 송무국장▲서울민사지법 부장▲부산지법원장 이공현 법원행정처 차장 탁월한 법이론과 실무능력에다 엄격한 자기 관리로 선·후배들의 신망이 두텁다.미 하버드대학에서 각국 사법제도를 연구,외국법제에 대해 해박하다.부인 윤은영(47)씨와 2남.▲전남 구례(53)▲서울대 법대▲사시 13회▲대법원 재판연구관▲부산지법 부장판사▲대법원장 비서실장▲서울지법 민사수석부장판사
  • 전남 6개 시·군 기구축소 불가피/강진군등 이농 가속화… 인구 최소기준 밑돌아

    인구가 해마다 크게 줄고 있는 일부 시·군이 행정기구를 줄여야 할 처지다.행정자치부의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군의 경우 3만·5만·10만명에 2년 연속 미달하면 행정기구와 공무원 정원을 줄이도록 돼 있다. 4일 전남도에 따르면 22개 시·군 가운데 6곳이 2년 이상 기준 인구에 미달했다.행정기구와 정원 규정에는 인구 5만명 이상 10만명 미만 군의 경우 11개 이내의 실·과를 둘 수 있다.5만명 미만은 9개 이내,10만명 이상은 13개 이내에서 각각 실·과를 둔다.단 최소 기준선인 3만명 미만은 8개 이내를 두고 군을 유지토록 하고 있다. 강진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만 5478명(이하 6월 말 기준)으로 5만명에 2년 연속 밑돌아 인구 유입이 없는 한 기구 축소가 불가피해졌다.신안군은 지난해 4만 9704명에서 올해 5만 3487명으로 간신히 위기를 넘겼으나 대부분이 섬이어서 좌불안석이다.장흥군은 5만 232명에서 4만 8690명으로 기준 선에 못미쳤다. ‘10만명 이상’을 목표로 하는 고흥군은 지난해 9만 2715명이었으나 인구 불리기 범군민운동으로 올 초 10만 3172명으로 높아졌다가 6월 말 다시 9만 9593명으로 떨어졌다.담양군도 5만 1535명에서 5만 914명으로 기준선이 위협받고 있다.나주시는 10만 2835명에서 10만 3735명으로 기준선 언저리를 맴돌고 있어 공직자들의 ‘주소 옮기기’를 시정 역점사업으로 펴고 있다. 도내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구례군은 지난해 3만 1755명에서 6월 말 현재 3만 1152명을 유지하면서 감소폭이 점차 줄고 있다. 경북 군위군은 지난달 말 현재 2만 9456명으로,인구늘리기를 추진하기 전인 98년 말 3만 1490명보다 2034명이 감소했다. 시·군 관계자들은 “농촌지역은 이농 가속화에 따른 노령인구 급증,도서벽지·오지 등에 따른 행정수요 증가 등의 요인이 있다.”며 “인구뿐만 아니라 이런 요인들도 고려,관련 규정을 하루빨리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 남기창·군위 김상화기자 kcnam@
  • 미리본 지역 가을축제/어떤 ‘판’에서 놀아볼까

    “맛깔지고 뒷맛 개운한 토굴새우젓 맛보러 와유.”(충남 홍성),“워메,홍어회에 영광굴비,세발낙지까지 맛으로 따지면 남도 음식이 최고랑께.”(전남 순천),“무슨 소리,건강 챙겨주는 설악산 자락 자연산 송이가 제일이래요.”(강원도 양양).낮의 햇살은 따갑지만 어느새 서늘한 기운이 완연하다.가을의 문턱에 들어서자 전국 곳곳에서 한해의 고단함을 털어내는 풍성한 가을축제가 손짓을 한다.개고기,새우젓,김,고추,인삼,송이,고랭지 배추에 이르는 먹거리축제는 물론 온달,김삿갓,논개,심청,이효석 등 지역 출신의 유명인을 브랜드로 한 톡톡 튀는 기획 축제들이 눈길을 끈다.단풍과 억새,코스모스,그리고 지평선을 주제로 한 행사까지 곁들인 신바람나는 가을축제 속으로 들어가 보자. ●누가 뭐래도 ‘먹거리 축제’가 으뜸 충청도에서 젓갈류을 최고로 친다면 전라도에서는 한식(韓食) 위주의 음식을,경상도와 강원도는 고추와 인삼,송이 등 특산물로 승부를 걸고 있다.그래서 먹거리축제가 제일 걸판지다. 충남 ‘강경 젓갈축제’는 젓갈통 지고 달리기 등이채롭고 추억어린 행사들로 가득하다.3000원씩만 내면 초막(짚으로 엮은 식당)에서 갖가지 젓갈을 곁들인 ‘황산골 양반 밥상’을 맛볼 수 있다. ‘광천 토굴새우젓 및 조선김 축제’는 젓갈로 만든 돼지고기,쇠고기 요리대회와 관광객들이 직접 참가해 김장김치 등 젓갈이 들어가는 다양한 음식만들기 행사가 펼쳐진다.행사동안 판매되는 젓갈은 10% 안팎 할인된다.태안의 ‘백사장 대하축제’는 대하소금구이 등 입맛을 돋우는 행사 일색이다. 국내 처음으로 ‘보신탕 축제’까지 열린다.충남 서천군 판교면 개고기음식점들을 중심으로 한 보신탕축제는 국산 황구에 갖은 양념을 넣어 담백하면서도 구수한 맛으로 승부를 낼 요량이다. 강원도 삼척에서는 ‘하장고랭지 배추축제’가 열려 전국 최고의 품질을 알리게 된다.‘깨끗한 물,바람,자연의 선물 배추’를 주제로 오는 19일부터 이틀간 하장고교 운동장에서 김치먹고 힘쓰기 등 다채롭게 열린다.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자 홍보를 위해 전남 고흥에서는 ‘유자축제’가 마련되고 순천에서는 남도음식의 진수를 보여줄 ‘남도음식문화 큰 잔치’가 펼쳐진다.남도음식문화축제는 전통 초가마을인 낙안읍성(사적지 302호)에서 잔치가 열려 운치를 더한다.현지에서 전통음식도 맛볼 수 있다. 이밖에 전국 최고의 맛과 향을 자랑하는 경북의 ‘영양고추문화축제’와 강원도의 ‘양양송이축제’ 등이 줄줄이 선보여 독특한 음식축제의 흥을 한껏 돋운다. ●내고장 출신 ‘인물’도 최고 “죽장에 삿갓 쓰고 방랑 삼천리…”조선 팔도를 유랑하던 방랑시인 김삿갓의 고장 강원도 영월에서는 ‘감삿갓 문화 큰잔치’가 마련된다.삿갓 복장을 한 공무원 5명이 사진모델로 나서고 김삿갓이 자주 다녔다는 마대산 등산대회와 시조짓기대회 등이 열린다. 충북 단양에서는 ‘온달문화축제’가 성큼 다가선다.고구려 때의 장수복장 등을 입고 온달장군 승전행렬이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고구려 벽화의 밑그림에 색칠 입히기와 친구나 가족이 함께 허수아비를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행사 등이 있어 재미를 더한다.추사 김정희 선생을 기리는 ‘추사문화제’도 충남 예산군 신암면추사 고택 등에서 열린다. “맵시도 좋아야 하지만 행실이 고운 현대판 심청이를 찾습니다.”전남 곡성에서는 효문화를 주제로 한 ‘심청축제’를 연다. 심청선발대회와 불우노인 개안수술을 위한 공양미 300석을 모으는 행사도 관심을 끈다. 임진왜란때 적장을 안고 남강에 몸을 던진 논개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논개 대축제’가 전북 장수군 일대에서 열리고,남원에서는 ‘흥부제’가 열려 흥을 더한다.흥부제에선 불우아동과 놀아주기,박을 주제로 한 행사가 이채롭다. 경기도 안산시에서는 김홍도(金弘道)의 일대기와 작품세계를 엿보게 될 ‘단원미술제 2003’이 개최돼 미술인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가을의 자연속에 묻혀보자 사방천지 풀벌레 소리 들으며 흐드러진 가을꽃과 단풍,억새,지평선과 함께 가을의 정취를 흠뻑 맛보는 건 어떨까? 아니면 고인돌과 보석을 보러 나들이 채비를 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경기도 포천 산정호수 명성산은 흐드러진 억새꽃으로 유명하다.구리시 토평동 한강둔치의 꽃단지 5만여평에는 만개한 코스모스길을 따라 걸으며 가을 강변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코스모스 축제’도 손님을 기다린다. 가을 단풍속으로 흠뻑 빠져볼 수 있는 단풍축제도 곳곳에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전남 노령산 끝자락의 백양사 일대에서 ‘백양 단풍축제’가,전남 구례에서는 ‘지리산 피아골 단풍축제’가 열린다. 이밖에 보석의 아름다움을 만나볼 수 있는 익산의 ‘보석문화축제’와 호남 최대의 곡창지대를 바라볼 수 있는 김제의 ‘지평선 축제’,경북 안동 하회마을의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만화의 세계가 펼쳐질 강원도 춘천의 ‘애니타운 페스티벌’,경북 문경 도자기의 우수성을 알릴 ‘전통찻사발축제’,강화도 마니산에서 열릴 ‘고인돌 축제’등이 가을을 더욱 넉넉하게 한다. 전국 정리 조한종기자 bell21@
  • [씨줄날줄] 남도대교

    지리산 맑은 물이 흘러 내려 섬진강과 만나는 곳에 화개장터가 있다.행정구역으로는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1970년대까지만 해도 이 곳은 우리나라 5대 시장의 하나로 꼽혔다.산과 강,바다가 만나는 천혜의 지리적 여건이 만들어낸 ‘섬진강의 보석’이었다. 이 곳에 5일장이 설 때면 내륙지방 사람들은 산나물과 곡식을 가져와 팔고,바닷가 사람들은 뱃길을 이용해 수산물을 가득 싣고 왔다.아랫마을 하동 사람 윗마을 구례 사람이 모여들고,산과 들 바다에서 나는 온갖 것들이 걸쭉한 사투리와 뒤섞여 닷새마다 장을 펼치던 곳이다.그러던 것이 언제부턴지 교류가 뜸해지면서 예전의 활기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강바닥이 높아져 물길은 끊어지고,강 양쪽을 연결해주던 나룻배도 멈췄다.수백년 ‘만남의 장’을 열어주었던 섬진강은 한동안 소통을 방해하는 단절의 장벽으로 변했다. 그 곳에 하동 사람들과 구례 사람들이 다시 모였다.두 지역 주민들은 지난 28일 전남 구례군 간전면 운천리와 경남 하동군 화개면 탑리 사이를 연결하는 남도대교의 개통을 축하했다.나룻배의 정취는 사라졌지만 그 대신 사람과 차가 건너다닐 수 있는 튼튼한 다리가 놓인 것이다. 다리는 통행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건널 수 있게 해주는 교통수단이다.하천뿐만 아니라 호수나 해협,만,운하 등으로 끊긴 길을 연결시켜 주는 물리적 구조물이다.그러나 다리의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에 따르면 인류의 선조들은 다리를 물리적인 구조물로만 보지 않고 정신적인 구조물로 인식했던 것으로 추정한다.로마사람들은 다리를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상징’이라고 믿었다는 기록이 있다.실제로 로마시대에 세워진 많은 석조 아치교들은 신관들이 설계해 건설됐다고 한다.불교에서도 다리를 지어 중생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일이 현세에서의 세 가지 공덕 중 하나라고 가르치고 있다.경주 불국사의 청운교(靑雲橋)와 백운교(白雲橋)는 속세와 불국(佛國)을 연결하는 매개체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다리는 왕래와 만남을 가능하게 한다.만약 다리가 없었다면 인류는 아직도 원시적인 고립과 단절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남도대교가 동서로 갈라진 마음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마음의 다리가 되길 기원해본다. 염주영 논설위원
  • 남부 집중호우 재산피해 속출

    남부지방에 내린 집중 호우로 경북의 재산피해가 170억원으로 집계되는 등 비 피해가 속출했다. 경북도 재해대책본부는 이번 장맛비로 인해 2명이 급류에 휩쓸려 숨지고 재산피해액이 170억 37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주택 36채가 부서져 물에 잠겼고,농작물 1877㏊가 침수되며 농경지 40㏊가 유실 또는 매몰됐다. 지역별로는 안동이 56억 4000만원으로 가장 많고,영주 35억 7000만원,예천 21억원 등으로 경북북부지역에 피해가 집중됐다. 전북에서도 주택 34가구가 부서지거나 침수되면서 3가구 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또 농작물 1932㏊가 침수되고 농경지 9.7㏊가 유실 또는 매몰되는 등 76억 3700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고창군 월산리 산정마을 월산제 저수지의 제방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어 인근 주민 118가구 42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전남지역은 이재민 7명이 발생하고 농경지 415㏊가 침수되는 등 17억 9700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빗길 교통사고 등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13일 오전 9시20분쯤 경남 사천시 축동면 사다리 남해고속도로 상행선에서 시외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4m 아래 국도로 추락,승객 고봉금(77·여·전남 구례읍 삼성리)씨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승객 등 1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충남 논산시 연무읍 마전3리 상추농사용 비닐하우스에서는 박모(61·논산시 연무읍 금곡리)씨와 부인 장모(56·논산시 연무읍 금곡리)씨가 빗물이 찬 3m 깊이 웅덩이에서 모터가 누전되면서 감전으로 숨졌다. 전국
  • ‘김영완집 사건’ 발표 안팎 / 극비수사 진짜 의뢰인 ‘아리송’

    경찰 최고위 간부들이 청와대측의 부탁으로 ‘김영완씨 집 강도사건’ 수사에 개입하고 수사팀을 움직인 사실이 확인됐다.그러나 극비수사를 의뢰한 진짜 장본인은 청와대 고위간부일 것이라는 의혹이 남아 있는데도 경찰이 더 이상 조사하지 않겠다고 밝혀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경찰내 비선조직 2개 동시에 가동 경찰청은 감찰 결과 지난해 3월 31일 강도를 당한 직후 김씨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근무중이던 박종이 경위를 만나 상의했다고 밝혔다.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박 경위는 “1년 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라고 주장했다.박 경위는 지난 98년 사직동팀(옛 경찰청 조사과)에서 활동하던 시절 김씨와 몇 차례 식사를 하며 친분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부탁을 받은 박 경위는 이승재 경찰청 수사국장(현 경기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잘 아는 사람이 거액을 털렸는데 수사적임자를 추천해 달라.”고 말했고,이 국장은 이조훈 서울경찰청 강력계장에게 “박 경위의 이야기를 들어봐라.”고 지시했다.다음날 이 계장은 함께 근무한경험이 있던 이경재 서대문경찰서 강력2반장을 박 경위에게 추천했다.이 반장은 바로 청와대를 찾아가 박 경위를 만난 뒤 서울 모 호텔 커피숍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이와 별도로 경찰청은 이대길 당시 서울경찰청장(퇴임)이 비슷한 시기에 김윤철 서대문서장(현 강원 삼척경찰서장)에게 전화해 “안쪽(청와대)과 관련된 사건이니 보안에 특별히 유의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김씨 사건 하나를 두고 경찰청 수사국장에서 시경 강력계장으로 이어지는 수사라인과 서울경찰청장에서 서대문서장으로 이어지는 지휘라인이 동시에 가동된 것이다. ●의혹 남긴 감찰조사 발표 경찰의 설명대로라면 박 경위는 청와대라는 배경을 등에 업고 이 국장을 만나 부탁을 했다는 결론이 나온다.박 경위는 지난 98년 DJ정부 출범 이후 경위로 특진,사직동팀에서 근무하다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발탁됐다.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경비도 담당했다. 이 사건에 등장하는 경찰관들은 모두 호남 출신이다.이 청장은 전남 완도,이 국장은 광양,박 경위는 구례가 고향이다.하지만 ‘인맥과 실세’라는 점을 감안해도 경찰의 초급 간부인 경위가 개인적 이유와 판단으로 최고 수뇌부를 만나 사건 처리를 부탁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더욱이 경찰청은 당시 이 청장이 이 사건을 알게 된 경위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해 의혹을 사고 있다.그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연루 사실 자체를 부인했고,박 경위도 “당시 이 청장에게 전화하거나 사건을 의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김윤철 서장의 진술대로 당시 이 청장이 지시한 것이 사실이라면 정부 실세인 ‘제3의 인물’이 요청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김씨와 친분이 깊었던 박지원 전 문화부장관이 박 경위를 통해 부탁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하지만 경찰청은 “박 경위와 박 전 장관의 관계는 이번 사안과는 관계가 없기 때문에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또 김씨가 도난당한 100억원의 출처,김씨가 범행에 가담한 운전사에게 변호사를 선임해주고 재판과정에서는 범인들의 선처를 호소한 이유 등에 대해서도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 ●추락한 경찰의 도덕성 이 사건이 불거진 이후 경찰 관계자들은 ‘거짓말’로 일관했다.김씨의 신고로 서대문서가 수사에 착수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이 사건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여러차례 이야기했던 당시 이 국장의 말도 거짓이었다. 또 경찰청은 “피해자의 요청에 의해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서면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지휘라인이 정상적이지 않다보니 보고과정도 엉망이 된 것이었다.실제로 사건 발생 15일 뒤 당시 문귀환 서대문서 형사과장은 사건 내용을 문서로 보고하기 위해 서울경찰청을 찾았다가 “보안사항이라고 하니 보고할 필요없이 그냥 수사하라.”는 김동민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의 지시를 받고 그냥 발길을 돌렸다. 또 서대문경찰서 수사팀이 곽모씨 등 피의자 2명을 모텔로 불러내 조사하고 함께 술까지 마셨으며,6일 동안의 숙박비와 식대 등 비용 일체를 피해자인 김씨가 냈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경찰의 입장은 더욱 궁색해졌다. 장택동 이세영기자 taecks@
  • 여성 실종·납치 잇따라

    전남지역에서도 납치로 보이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경찰이 수사에 나섰다.전남 강진경찰서는 지난 20일 오후 7시20분쯤 강진읍 평동리 모 고등학교 후문에서 언니를 만나기로 했던 여고 2년생 A양(17)이 4일째 소식이 끊겨 23일 수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A양은 이날 오후 6시30분쯤 다니던 피아노학원에서 나와 7시20분쯤 언니를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언니 친구에게 마지막으로 목격됐으나 이후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A양은 이튿날인 21일 오전 8시31분쯤 집으로 전화를 걸어 “엄마 나 대전으로 가는데…”라며 통화가 끊겼다. 앞서 전남 구례경찰서는 22일 오후 8시15분쯤 구례읍 버스터미널 옆 도로에서 20대 여성이 남자로부터 욕설을 들은 뒤 흰색 아반떼 차량 안으로 울면서 들어갔다는 고모(48)씨의 신고에 따라 차량을 뒤쫓고 있다.경찰은 차량 소유주는 인천에 사는 강모(35·회사원)씨로 2000년 8월 전북 임실에서 자신의 차량을 담보로 급전 500만원을 빌렸던 채권자에게 대물변제를 했으나 등기 이전이 안된 소위 대포차량이라고 밝혔다. 광주남기창기자 kcnam@
  • 내년 이·통장 수당 100% 인상 / 지자체 재원마련 고민

    내년부터 통장과 이장의 수당을 100% 올리기로 한 정부의 결정에 이어 살림살이가 빠듯한 자치단체들이 재원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전남도내 22개 시·군과 광주시내 5개 구청은 통·이장의 내년도 수당 인상분에 대해 지방비(시·군비)가 아닌 행정자치부의 특별교부금 형태로 지자체에 보전해줘야 한다고 18일 밝혔다. 이같은 입장은 재정자립도가 10∼30% 안팎인 전남을 비롯,자립도가 낮은 전국 지자체의 한결같은 의견이어서 재원마련을 두고 행자부와 지자체간에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현재 통장과 이장의 수당은 한 달에 기본 수당 10만원과 회의 2차례 수당 1만원씩 2만원 등 12만원에 추석과 설 때 보너스 각 10만원을 합쳐 한 해 140만원에 이른다. 전남 순천시는 통장과 이장이 788명으로 추가로 11억 3200여만원,여수시는 609명으로 8억 5200만원,목포시는 512명으로 7억 1600여만원을 더 확보해야 한다. 재정자립도는 순천 28.2%,여수 35.0%,목포 35.1%이다. 재정자립도 12.1%인 구례군은 2억 1000만원(150명),10.7%인 장흥군은 4억 1300만원(295명),11.8%인 장성군은 4억여원(286명),11.6%인 곡성군(270명)은 3억 7800만원을 더 편성해야 한다. 또 광주 북구는 통장이 806명으로 11억여원,남구는 통장이 356명으로 4억 9000여만원이 더 필요하다. 서구청 동 행정 담당인 김명수(7급)씨는 “관내 통장이 405명(5억 6700여만원)으로 부담이 되기 때문에 기존 수당은 구청에서 지원하더라도 인상분은 정부에서 보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군 공무원들은 “통장과 이장의 수당을 인상하기로 한 만큼 주민들의 복지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써야 할 예산을 전용하지 않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지리산 품 속 27년 183명 구했습니다”/ ‘지리산 욕쟁이’ 김종복 산악구조대장

    큰 산,지리산에는 큰 사람이 있었다. 산 사람의 자긍심을 지키며 온몸으로 산을 사랑하고 갖은 어려움 속에서도 조난자를 구해 내려오는 ‘지리산 지킴이’ 김종복(46)씨.산림훼손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해 ‘지리산 욕쟁이’로도 불린다.3개 도,5개 시·군에 걸쳐 있는 지리산 품(구례읍)에서 태어났다.1976년 19살에 제발로 지리산에 들어간 이래 27년 동안 산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냥 산이 좋고 편하다.”는 그는 89년,처음으로 ‘지리산 산악구조대’(대원 28명)를 만들었다.이후 그들이 구한 조난자는 183명에 이른다. 2001년 10월,전남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형제봉 아래 폐교인 문수분교를 빌려 지리산 산간학교도 열었다.이곳은 노고단 산장이 맺어준 부인(43)과 예쁘고 건강하고 예의바른 초등학생 두 딸이 ‘지리산 아빠’를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며 사는 보금자리다. ●왜 산에 사느냐고요 학교 주변은 조선조 화가 정선의 ‘진경산수화’를 능가하는 무릉도원.노고단이 먼발치에서 병풍처럼 다가서고 눈앞엔 형제봉과 왕시루봉이 빚어놓은 수백길 낭떠러지,옹기종기 박혀 있는 다랑이(논),얼마 전 지리산 반달곰이 내려와 꿀통을 훔쳐 먹었던 문수골,면사포를 쓴 듯 수줍음을 터트린 밤나무꽃 군락이 어우러져 있다. “어릴 때는 산이 좋아 산에 갔고 철이 들면서 산이 나에게 찾아 들었지요.내가 좋아하는 산이기에 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찾아서 합니다.” 고교 2학년이던 76년,가방을 내던지고 지리산에 들어왔다.그리고 지리산에 인생을 걸었다.88년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출범해 산장을 관리하면서 지리산에서 쫓겨났다.하지만 이듬해 호주머니를 털어 산악구조대를 창설,지리산에 기어코 다시 돌아왔다.1년이면 지리산 종주(2박3일)만도 평균 32번을 한다. 지리산 생활 27년이니 단순하게 계산해도 864번.그런 그도 얼마 전부터는 산이 두렵다고 했다. “그동안 정말로 지리산을 (손바닥처럼)잘 알고,자신 있다고 말했습니다.그런데 자연의 피조물인 인간이 감히 자연을 안다고 건방을 떤 거지요.”라고 털어놨다.산에서 해가 지는 걸 보면 괜히 눈물이 난다고 했다. “산은 자꾸 겸손하게 살라 말하는데 명예가 무슨 필요가 있겠느냐.”며 “내 만족감에 취해 산다.”고 웃었다. 86년 교통사고 때 친구 둘이 죽고 자신도 의사들이 포기했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났다고 기억했다.“살려 주십시오.남을 위해 살아왔고 앞으로도 남을 위해 살겠습니다.” 이 일이 있고 3년 뒤 그는 산악구조대를 만든다. ●산에는 사랑이 있다 “산은 언제나 사람을 반깁니다.배신을 모릅니다.산에서 내려오는 사람이 주변을 배신하지요.” 노고단에서 인생을 배운다는 거다.정상에 오르려면 힘들고,오르면 허무하고 또 내려가야 하는 게 인생과 같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어느 날인가,그는 딸들을 불러 이렇게 말했다.“아빠가 죽으면 화장해서 지리산에 뿌려라.너희들이 지리산에 아무데나 와서 산을 보고 절하면 된다.지리산만큼 좋은 명당이 어디 있느냐.제사지낼 음식 싸들고 와서 산새들에게 먹이로 줘라.” 3년 전 겨울,자연의 품으로 당당히 돌아간 수녀 2명을 그는 잊지 못한다.시신은 못 찾았지만 눈 속에서 찾아낸 일기장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기쁜 맘으로 구조대를 기다린다.자연이 주는 죽음을 받아들이겠다.” 노고단에 오르는 수학여행단 인솔교사에게도 한마디씩 늘 잊지 않는다.“지리산은 생태학습장입니다.사진찍거나 몇 시에 성삼재 주차장에 모이라고 큰 소리치지 말고 지리산 야생화 종류,한 때 삶과 죽음만이 존재했던 지리산의 역사 등 의미를 부여하는 자연학습을 해보세요.”라고. ●큰아이 아플 때 딱 한 번 후회 ‘왜 산에 가느냐.’는 질문에 머뭇거리던 김씨는 “산은 내가 사는 이유요,나의 생명”이라고 대답했다.산의 입장에서 산에 오르라고 한다.산악구조대 초창기에 먹을 쌀조차 없어 갈등도 많았다. “이 길이 걸어가야 할 길이 맞는가.내가 조금만 바깥 사람들을 편들면 쉽게 살 수 있을 텐데….”라고.하지만 “산의 자존심을 이렇게 망가뜨릴 수는 없다.누가 알아주든 말든 봉사하며 사는 그 자체로 만족하자.”는 쪽으로 이내 맘을 고쳐 먹는다고 한다. 지리산 산간학교(1일 80명 숙박 가능)를 기업이나 단체,개인에게 연수장소 등으로 빌려주고 자연보존 교육하고 받는 게 수입의전부다.그는 가난하지만 부자다.마음의 농장이 지리산이다.반달곰도 있고 산삼도 있다.맘에 들면 토끼봉도 주고 반야봉도 떼어준다. 하지만 지난해 큰 딸이 초를 다투는 큰 수술을 받을 때 병원비가 없어 애태우기도 했다.다행히 수술이 잘 됐다.처음으로 산에 들어온 걸 후회할 뻔 했다고 고백했다. “무능력한 아빠 탓에 혹시라도 딸에게 무슨 일이라도 나면….”하면서 눈시울을 적셨다.이 때 김씨를 다잡아 준 게 가족이었다.“우리는 아빠가 자랑스러워요.” 요즘 지리산을 글로 정리하고 있다.깊은 골짜기의 산 사람 이야기,산간마을 할아버지들의 언어,빨치산 이야기,뒷등골 큰 바위 이야기 등등. 글·사진 지리산 남기창기자 kc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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