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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둘리가 벌써 스무살 4번째 애니 “호이!”

    한강에 둥둥 떠내려온 거대한 빙산.얼음이 녹자 그 안에는 뿔 난 초식공룡 한 마리가 잠자고 있다.지난 83년 만화잡지 ‘보물섬’을 통해 처음 연재되어,20년 동안 한국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만화 ‘아기공룡 둘리’(김수정 작)는 그렇게 시작되었다(황당한 도입이라고? 영화 ‘주라기 공원’을 떠올려 보시라.). 그런데 작가 김수정이 밝히는 둘리의 탄생은 퍽이나 서글펐다. “무얼 그려도 다 심의에 걸리던 시대였죠.아이들이 보는 만화에 어른에게 반항적인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것은 꿈도 못 꾸었습니다.반면교사라는 것도 있는데,그래서 아예 동물을 주인공으로 삼으면 어떨까 싶었지요.” ‘동물이니 원래 그렇거니’하는 인식으로 한단계 걸러지면 심의에서 좀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8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명랑만화 ‘아기공룡 둘리’는 그렇게 우울한 심의의 시대가 만들어낸 것이다. 심의가 무서운 것은 무엇보다 만화가 스스로가 ‘자기검열’에 빠진다는 점이다.이 표현을 쓰면 안 되지 않을까 자꾸 움츠러들고 상상력을 제한받게 된다.‘어린이들이나 보는 만화’에서 ‘현실 반영’이란 꿈도 못꿀 일. 그러나 한국의 만화 팬들도 가슴 저미는 추억으로 떠올리는 명작들은 몇 개 가지고 있다.인기도 조사 전문 인터넷 사이트 VIP(www.vip.co.kr)가 지난달 말 네티즌 2만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가장 다시 보고 싶은 만화영화’에 전체 응답자의 26.5%의 지지를 얻은 ‘아기공룡 둘리’가 뽑혔다.지금까지 극장용·TV용 등 세번이나 애니메이션화한(한국에서는 흔치 않은 사례다) 장수작답다. 게다가 올해 탄생 20주년을 맞아 네번째 애니메이션 작업이 추진 중이다.아직은 시나리오 작업단계에 있지만,빠르면 내년 말부터 방영될 30분짜리 26화 분량의 TV 애니메이션이다. 둘리의 인기는 비단 만화와 애니메이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지금까지 둘리나라에서 만든 공식 캐릭터 상품만도 1000여종에 달한다.어린이용 시계,보디클렌저,힙합의류 등 현재 유통되는 것만도 200여종이다.최근에는 펜션 업체인 ‘애니 빌리지’와 함께 강원도 평창,홍천 경기도 양평 등지에 ‘둘리 테마 펜션’도 준비하고 있다.이 펜션은 공룡을 테마로 한 ‘둘리방’,서커스단 테마인 ‘또치방’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국산 만화를 주제로 한 테마 펜션으론 처음. 그러나 김수정은 자신의 만화에 만족하지 못한다.“가끔은 제 만화가 과연 만화 값이나 제대로 하는지 고민합니다.한번 볼 때만이 아닌,나중에 다시 되씹을 때도 즐거운 ‘제대로 된 만화’가 맞는 것인지.” 그는 한국에 ‘제대로 된 만화’가 많이 나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심의문제는 종전에 비해 개선됐지만 대여점 주인에게만 이익이 돌아가는 현재의 유통구조는 만화가의 창작 의욕을 꺾고 질 저하를 가져오는 것이다.출판용 만화 시장과 대여점용 만화시장을 분리해서 운영하는 등 제도가 개선된다면,한국만화계가 멀어져가는 젊은 독자들을 다시 찾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채수범기자 lokavid@ ◆둘리아빠 김수정씨 퍼머한 긴 머리,물 빠진 청바지,뾰족구두….인터뷰를 위해 만화가 김수정(53)이 기자를 찾아왔을 때,주변에선 “무슨 음반기획 관계자냐.”며 물어오는 이들이 많았다. 김수정은 옷차림에서부터 젊었다.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했던가.53세의 나이를 떨치고 최근 대학 문을 두드린 그다.후배 만화가인 이진주가 지도교수로 있는 인덕대학 만화·애니메이션 학과에 오존(03)학번으로 새내기가 됐다.김수정은 주변의 ‘호들갑’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눈치다.“부족한 것이 있으면 배우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요?” 한국의 ‘대표적인 만화가’가 무엇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일까.“틀이라고나 할까요.30년 동안 만화를 그려오다 보니 관성이 생기더군요.” 현장과 젊음에서 멀어지는 것이 너무 싫었다.“저 자신을 질책하는 데 게을러지는 대신 부족한 점을 지적받으면 화가 나고… 겁이 났습니다.대학에선 무엇보다 젊은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대학에 들어간 것은 컴퓨터 디지털 기술을 배우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수정은 75년 ‘폭우’가 잡지 ‘소년한국’의 신년만화모집에 당선되면서 만화가가 되었다.81년 히트작 ‘오달자의 봄’.뒤이어 이듬해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날자 고도리’,83년 ‘아기공룡 둘리’ 등을 차례로 내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명랑만화가로 우뚝 섰다. “만화가에게 필요한 거요? 우선 그림·이야기·연출 등에 필요한 종합예술적인 소양이죠.그러나 ‘천재형’은 ‘노력형’을 절대 앞지르지 못해요.” 자신은 어느 쪽이냐고 묻자 손을 휘휘 내젓는다.“전 둘다 아니예요.웃고 즐기는 것이 좋아서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채수범기자
  • Spring 패션코드- 섹시·럭셔리 캐주얼

    차가운 바람이 간간이 불어와도 햇살은 영락없는 봄이다.올봄 유행스타일에 맞춰 옷 한벌 장만해보고 싶은 것이 여성의 마음.어떤 옷이 유행을 탈까.올해 스타일의 기본은 단연 자유분방하고 활동적인 캐주얼.섹시하면서 로맨틱한 캐주얼,지적이면서도 생기있는 캐주얼로 패션 리더가 돼 보자. ●섹시하면서도 경쾌하게 올 봄에는 로맨틱 캐주얼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여기에 섹시함이 결합되면서 전반적인 분위기는 더욱 화사해졌다.하늘하늘한 꽃무늬나 물방울무늬 시폰 블라우스와 섹시한 청바지 코디는 주말을 즐기는 커리어우먼이나 발랄한 대학생에게 안성맞춤. 격식을 갖추면서도 경쾌함을 느끼고 싶다면 몸에 꼭 맞으면서 길이가 조금 짧은 재킷과 무릎 아래부터 약간 넓어지는 팬츠로 몸매를 살려주는 기본 정장 슈트에 다양한 색상의 프릴 블라우스를 입어보자.로맨틱하고 귀여운 느낌을 준다. ●우아함을 더해볼까. 커리어우먼이라면 세련되면서도 산뜻한 ‘럭셔리 캐주얼 정장’으로 멋을 내보자.럭셔리 캐주얼 패션은 캐주얼한 느낌과 함께 클래식하고세련된 이미지가 특징이다. 럭셔리 캐주얼은 검정 점퍼와 일자 아이보리 바지,깊은 V네크라인의 이너웨어를 함께 입으면 멋스럽다.특히 자가드 패턴이 들어간 구두와 가방을 함께 갖추면 너무 무겁지 않은 캐주얼풍 정장 패션을 완성할 수 있다. 깔끔한 라인의 연한 무채색 기본 정장에 올봄 유행을 주도하는 민트그린 계열의 스카프와 시폰 블라우스로 포인트를 주면 깔끔하고 세련된 멋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다.안정감 있는 아웃웨어에 화사한 봄 트렌드 컬러의 액센트가 여성스러우면서도 자신감 있는 차림을 연출한다. 최여경기자 kid@
  • 탤런트 전원주씨 알뜰옷쇼핑 동행기

    “연기하면서 많이 입어보는데 품질은 값과 무관해 쇼핑에 왕도 있나 잘 깎는게 최고지 그 맛에 시장서 사” “더 깎아서 한번 말해봐요.TV에 나올 때 입을 거야.”(탤런트 전원주) “4만 5000원이요.가장 싸게 부르는 겁니다.”(남대문시장 의류가게 점원) “3만원.방송 촬영 때 입으면 PR도 되니 많이 쳐주는 거요.”(전원주) “그렇게는 안돼요.그러면 너무 밑져요.이제는 돈을 잘 벌잖아요.좀 쓰고 사세요.”(가게 점원) 지난 3일 오후 서울 남대문시장 의류상가내 숙녀복 코너.1998년 ‘저축의 날’에 국민포장을 받는 등 근검 절약파로 널리 알려진 탤런트 전원주(64)씨가 한푼이라도 더 깎기 위해 가게 주인과 흥정을 벌이고 있었다.전씨는 제품의 바느질 상태 등을 꼼꼼이 살펴본다.“그렇다면 할 수 없지.다음에 또 올게요.”라며 가게를 나선다. “두 아들을 키우면서 비누가 덜 닳게 뒷면에 껌종이를 붙여 쓰고,가스를 낭비할까봐 가스 불도 세게 안틀며 아끼고 살았어요.덤을 더 받기 위해 콩나물을 살 때 조금씩 나눠 사기도 했습니다.” 연기생활40년 가운데 30년 이상을 조연 역할만 맡다보니 수입이 변변치 않아 이같은 알뜰함이 몸에 밴 것 같다고 동행한 기자에게 전한다. 시장통으로 나온 그녀는 기자에게 귓속말로 “지금은 주위 사람들이 많아 깎아주지 못해.사람들이 없으면 3만원에도 충분히 살 수 있어.1시간쯤 뒤에 와서 다시 흥정해 보자고.이제 다른 데로 가보세.” 이때 전씨를 알아본 주위의 상인들과 손님들이 서로 아는 척을 하며 손을 잡고 놓아주질 않는다.“하!하!하!” 그녀 특유의 너털 웃음을 터뜨리며 일일이 이들의 손을 잡아준다. 더이상 시간을 빼앗기기 어렵다는 것을 눈치챈 전씨는 곧바로 신사의류 코너로 발길을 돌린다.“이왕 어려운 발길을 한 김에 아들에게 점수나 벌어놔야지.” 남대문시장 내 신사의류 코너에 들어서자 “탤런트 전원주씨 아니야.”라며 또다시 주위 사람들이 순식간에 우르르 몰려들어 악수를 청하는 바람에 가게로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였다.이들은 “TV에서보다 훨씬 젊어보인다.”며 덕담을 해준다.“하!하!하!” 활짝 웃은 그녀는 조심스럽게 길을 비켜달라고 부탁하며 이들의 손을 잡아준다. 의류상가 캐주얼 코너의 점퍼 가게.전씨는 발길을 멈추며 유심히 쳐다보자.“어서오세요.탤런트 전원주씨네.”라며 가게주인이 그녀를 반갑게 맞는다.베이지색과 짙은 회색 등 점퍼 2벌을 고른 그녀는 “우리 아들에게 줄 건데 가격 잘 해줘요.얼마예요.”“10만원이요.”“두 벌이나 사는데 너무 비싸.한 벌에 3만원씩 6만원이면 되겠네.”“안되는데.그러면 2벌에 7만원에 드릴게요.” “알았어요.포장해줘요.” 아들의 점퍼를 구입한 전씨는 “벌써 1시간 가까이 됐네.이제 다시 처음에 갔던 의류 가게로 가보자고.아마 3만원에 살 수 있을거야.”라며 앞장 서서 걸었다.또다시 여기저기서 손을 흔들며 전씨를 반갑게 맞는다.어린 학생에서부터 30대 가정주부,60대 할머니까지 그녀를 알아보고 “탤런트 전원주잖아.”“뭐 사러 오셨어요.”라고 한마디씩 하고 지나간다. 전씨가 가게로 들어서는 순간 점원이 반갑게 맞으며 “조금 전에는 미안했어요.사장님께 말씀드렸더니 3만원에 주라고 했어요.그 대신 우리 의상입고 꼭 방송에 출연해 주세요.”라고 오히려 부탁을 한다.“예.그러죠.” 쇼핑을 마친 전씨는 “내가 말한 그대로죠.이렇게 깎는 맛에 시장에 나온다니까요.” 전씨는 이날 남대문 시장으로 나왔지만 자주 이용하는 쇼핑 장소는 명동 밀리오레. “동대문 밀리오레를 이용해오다가 2000년 명동 밀리오레가 생기면서 명동 쪽으로 쇼핑 장소를 옮겼다.”는 전씨는 “촬영에 바빠 한달에 한번 꼴로 들러 방송 의상 등을 마련하기 위해 쇼핑을 한다.”고 말한다.쇼핑은 주로 방송 촬영이 끝난 저녁 7시 이후 2시간 정도 즐긴다. “알뜰 쇼핑 전략요.별거 없습니다.유행을 타지 않는 제품을 선택하고 이것 저것 충동 구매를 줄이기 위해 사야 할 품목을 미리 메모해두는 정도입니다.고가와 저가 의류제품의 품질이 사실상 엇비슷해 유행을 타지 않으면 오랫동안 입을 수 있어 돈을 절약할 수 있죠.” 전씨는 헤어지면서 한 마디 툭 던졌다.“기자 양반,돈 벌려면 짜게 살아야 돼.” 김규환기자 khkim@ ◆전원주씨 추천 ‘명동 밀리오레' 탤런트 전원주씨가 평소 알뜰 쇼핑을 즐기는 곳은 대형 쇼핑몰인 명동 밀리오레. 지난 2000년 6월 오픈한 명동 밀리오레는 서울 퇴계로 지하철 명동역 5번 출구 앞에 위치하고 있다. 18층 건물 가운데 지하 1층에서 지상 6층까지 7개층이 쇼핑 매장으로 이용된다.지하 1층은 패션 벤처 드림존,1∼3층은 여성복 코너,4층은 남성복 코너,5층은 피혁잡화·가방 코너,6층은 구두전문 매장으로 각각 구성돼 있다. 기존 상가와는 달리 1∼3층에 주력 상품군을 배치하고 3배 이상의 실내 조명과 신세대 감각에 맞게 매장 인테리어를 설계함으로써 차별화했다는 것이 밀리오레측의 설명이다. 전씨가 밀리오레를 자주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값이 싸면서 품질이 좋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어린이들부터 노인들까지 모든 세대의 의류가 갖춰져 있고 주차가 편리한 점도 이곳을 선호하는 요인이다. “방송 촬영을 하면서 한 두번 드나들다보니 여러가지 면에서 편리해 단골이 됐습니다.” 그는 구입할 제품을 미리 정해 밀리오레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추천을 받은 뒤 쇼핑을 한다. 김규환기자
  • ‘스니커즈’ 신고 뛰어보자 팔짝~ 2∼3㎝ 낮은굽의 ‘플랫슈즈’도 인기만점

    겨울 구두는 벗어버리고 가벼운 스니커즈(운동화)로 액센트를 주자.특히 올봄에는 다양한 컬러와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스니커즈가 대거 등장,옷 맵시를 한껏 돋보이게 하고 있다.대표적인 봄 색상인 그린,핑크 등 파스텔색상에서부터 강렬한 레드,블루 등 원색까지 컬러는 화려하기 이를데 없다. 헐렁한 청바지에는 앞코가 뭉뚝한 농구화 스타일,더욱 짧아진 스커트 차림에는 화사한 색상에 날씬하게 디자인된 스타일의 스니커즈를 신는 것이 좋다.여성용 구두처럼 스트랩(끈)으로 처리해 귀여움을 한껏 살린 스타일도 나와 정장에 입을 수도 있다. 스니커즈가 가벼워 보인다면 사랑스러운 구두를 신어보자.몇해전까지는 다양한 높이의 굽이 등장해 좀 더 크고 날씬해 보이려는 욕망을 반영했다면 최근의 추세는 2∼3㎝ 정도되는 평평한 낮은 굽의 ‘플랫슈즈’가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로맨틱한 복고적 낭만주의를 테마로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실루엣을 강조한 스타일도 인기. 여기에 각종 리본,레이스,스트랩 등 로맨틱한 장식에 화사한 색상의 소녀풍 스타일을가미한 여성스러운 아이템들이 패션 리더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어린이 책꽂이/어릿광대,곰,토끼의 모험 外

    ●어릿광대,곰,토끼의 모험(토미 매덕스 글·그림,이승재 옮김) 잃어버린 친구를 찾으러 모험길에 나선 세 인형의 우정.맑고 포근한 느낌의 수채화가 시선을 끈다.3세 이상.작은책방 8000원. ●깜장이와 하양이(이영호 글,이윤미 그림) 색과 빛의 개념에 눈뜨는 유아들을 위한 그림책 시리즈.1권 무채색,2권 유채색,3권 빛 이야기가 동그라미·세모·네모 등 단순도형들을 주인공으로 펼쳐진다.문은배 색채디자인연구소장 감수.3세까지.언어세상 각권 1만 2000원. ●선사시대 사람들(도미니크 졸리 글,크리스토프 메르랭 그림,장석훈 옮김) 옛날 사람들은 매머드 고기를 먹었을까? 날로 아니면 구워서? 선사시대 생활상을 설명을 곁들여 보여주는 입체그림책.6세 이상.아이세움 1만원. ●외쏙독이(한태수 글,와이 그림) 북한 조선작가동맹중앙위원회와 정식 출판계약을 통해 처음 선보이는 북한 동화선집 제1권.우정,우애,애국심,협동심 등 교훈적인 주제들이 전 6권에 걸쳐 두루 담겼다.감칠맛 나는 순우리말 표현들이 특히 흥미롭다.한국아동문학회 이재철 회장 엮음.초등생용.계수나무 각권 7000원. ●축하해요 1학년!(이상교 글,신은재 그림) 초등학교에 들어간 호기심 많은 덜렁이 송우가 주인공.등하교길 주의사항,친구 사귀기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들을 자연스럽게 귀띔.초등 저학년용.효리원 7800원. ●후 아 유?(엘리즈 퐁트나유 등 글,다니엘 루르 등 그림,김양미 옮김) 위인이 살았던 시대배경과 업적을 이루는 과정이 담긴 이야기책 시리즈.파블로 피카소(6권),갈릴레오 갈릴레이(7권),안네 프랑크(8권),마젤란(9권),제인 구달(10권) 등.초등생용.대교출판 각권 5500원. ●갈테면 가봐!(구두룬 멥스 글,양정아 그림,문성원 옮김) 독일의 아동문학가 구두룬 멥스의 초기 대표작.엄마와 다툰 뒤 숲으로 갔다가 무사히 집으로 되돌아온 이야기 등 어린 주인공들이 우여곡절 끝에 현실을 깨닫는 4개의 에피소드 모음.초등 저학년용.시공주니어 6500원. ●우가(레이먼드 브릭스 글·그림,미루 옮김) 지은이는 ‘스노맨’으로 잘 알려진 영국작가 레이먼드 브릭스.천재소년 우가를 주인공으로 삼아,석기시대를 만화로재구성한 상상력이 기발하고 유쾌하다.6세 이상.문학동네어린이 9000원. ●멀뚱이의 공룡일기(김지희 글,김영곤 그림) 64 종류의 공룡이 등장하는 ‘공룡도감’.타임머신을 타고 공룡시대로 간 주인공 멀뚱이.공룡 화석,분류법,각 시대 공룡들의 생활,공룡의 멸망이유 등 다양한 정보.초등 저학년용.진선출판사 7000원.
  • [사설] 권력기관 거듭나는 시발점 돼야

    어제 발표된 차관급 인사에서도 개혁적 색채는 두드러졌다.연공서열이나 나이 등 기존의 잣대는 거의 고려대상에서 제외됐다.대신 내부 여론과 경영마인드 등 새로운 평가요소들이 첨가됐다.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어 타성과 비능률을 없애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이른바 ‘빅4’인 경찰총장과 국세청장 인사에도 이같은 의지는 반영됐다고 본다.51세의 경찰청장은 수사권 독립 등 현안에 대해 소신을 갖고 대처해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국세청장은 12년만에 외부에서 발탁됐다.국세청 혁신의 필요성 때문이라는 설명이고 보면 대대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빅4’의 핵심인 검찰은 40대 여성장관의 취임 이후 심하게 동요하고 있고 국정원은 후임 원장이 임명되는 대로 개편의 회오리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4대 권력기관 모두가 환골탈태의 시험대 위에 놓여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은 권력기관들이 정권이 아닌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보인다.노 대통령은 3·1절 연설에서 “몇몇권력기관은 그동안 정권을 위해 봉사해 왔던 것이 사실이고,그래서 내부 질서가 무너지고 국민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따라서 참여정부는 더이상 권력기관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빅4’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립하겠다는 다짐으로 크게 환영할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몇가지 선결조건이 필요하다고 본다.우선 청와대와 정치권이 이들 권력기관을 이용하려는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정권 교체 때마다 권력기관을 독립시키겠다고 약속했지만 구두선에 그친 것은 권력기관을 통해 보다 수월하게 통치하려는 생각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외부에 줄을 대려는 기관 내부의 인물들을 가려내 퇴출시키는 일도 중요하다.노 대통령이 지적한 ‘권력에 아부하는 사람들’이 이런 부류로 그야말로 더 이상 설 땅이 없도록 해야 한다.해당기관 소속원들의 쇄신의지와 분발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 ‘당권강화’ 거꾸로 간 정치개혁

    여야가 추진하고 있는 정치개혁이 권력분산이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오히려 당권강화로 이어지면서 과거 권력 집중의 폐단을 이어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여야는 지난해 대선 이후 정치개혁 방안을 논의해 온 끝에 최근 당 대표를 당원 직선투표로 선출하는 지도체제 방안을 마련했다. ●당대표 직선… 권한 더 막강 민주당은 지난달 최고위원회의 대신 중앙위원회를 도입하고 대표격인 중앙위 의장을 당원 직접투표로 선출키로 했다. 한나라당도 당 대표를 당원 40만명이 우편투표로 참여하는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하는 내용의 새 지도체제안을 오는 5일쯤 확정한다. 여야는 직선제 당 대표의 권한 강화 가능성과 관련,“공천이나 인사 재정 등 3대 권한을 다른 기구에서 나눠 갖도록 당헌·당규에 명문화하는 만큼 대표의 실질적 권한은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수십만명의 당원이 선출했다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당 대표의 권한은 현행 최고위원회의 체제보다 더 강화될 것으로 정치권과 학계는 보고 있다.특히 대표를 제외한 지도부가지역별,당직별로 배분돼 서로 견제하는 힘의 균형을 이루는 상황을 감안하면 조정역을 맡은 대표의 권한은 더욱 막강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도 “지구당위원장의 입김이 투표에 크게 작용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직선투표 방식은 대표의 당권강화를 오히려 합리화하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 대표경선 10여명 출사표 당권 강화 가능성을 방증하듯 이달 말 실시될 한나라당 대표경선에는 2일 이재오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것을 비롯,최병렬·강재섭·김덕룡 의원 등 10명 안팎의 의원들이 앞다퉈 출마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다. 여야가 역점을 뒀던 정당 슬림화 역시 구두선에 그칠 조짐이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당초 고비용 정치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돼 온 지구당을 완전 폐지하고 중앙당도 원내정당화와 함께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했다.하지만 여야는 최근 확정한 개혁안에서 정책위를 원내총무 산하로 이관하는 방안만 마련했을 뿐,구체적인 중앙당 기구축소 및 인원감축에 대해서는 거의 손을 대지 못했다.●민주지구당 완전폐지 재검토 지구당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완전폐지 방침을 마련했다가 구주류측이 ‘당내 물갈이용’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들어 반발하자 재검토에 들어갔다. 한나라당도 ‘국민속으로’ 등 개혁파 일각에서 지구당 폐지를 주장했으나 공식기구인 정치개혁특위가 마련한 방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진경호기자 jade@
  • 정부, 은행장인사 개입-주주자격 추천위 참여… “관치재연” 우려

    정부가 정부지분이 있는 은행의 행장 선임에 사실상 직접 개입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주주로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관치금융 시비의 재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국내 대부분의 은행에 크고 작은 지분을 갖고 있어 앞으로 은행장 선임 때 정부 입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벌써부터 몇몇 은행장에 대한 교체설이 나도는 등 파장이 예상된다. 28일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7∼28일 각 은행에 행장추천위원회 구성방식을 전달하고,이를 은행 정관에 반영토록 사실상 지시했다.이같은 지시는 ‘문서’가 아닌 ‘구두’로 전달됐다.관치금융 시비를 피해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본지가 확인한 ‘은행장 후보 추천 관련 정부 권고안’에 따르면 정부는 ▲정부가 대주주인 경우 ▲지분 4% 이상을 소유한 민간 대주주가 있는 경우 ▲대주주가 없는 경우 등 세가지로 나눠 각각 행추위 구성 방식을 제시했다. 정부가 대주주인 은행의 경우 앞으로 사외이사·주주대표·기타 금융 또는 소비자보호 전문가로 행추위원을 선정하도록 했다.지금까지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오던 데서 정부가 공개적으로 주주대표로서 행추위에 참여,은행장 인사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미다.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조흥·외환·광주·경남은행은 물론 우량은행인 국민은행도 여기에 해당된다. 민간 대주주가 없는 은행도 이 방식을 따르도록 했다.한미 등 민간 대주주가 있는 은행은 자율적으로 선정토록 했다.정부가 대주주이건 아니건 지금까지 은행 행추위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어왔다. 안미현기자 hyun@
  • [맞수 기업·맞수 CEO] 제화업계

    업계에 영원한 챔피언은 없다.선두 주자라고 해서 한눈 팔다가 언제 도전자에게 당할지 모른다.그렇다고 특정 업체의 독주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라이벌이 없으면 발전을 도모할 수 없다.이런 맥락에서 보면 라이벌은 시장을 함께 키워가는 파트너인 셈이다.2∼3년을 버티지 못하고 도산하는 기업들이 속출하는 현실에서 수십년씩 장수하며 업종을 대표하는 맞수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곳이 적지 않다.이 기업들의 사령탑을 찾아 기업관과 경영철학,미래전략을 알아본다. ■금강제화 정순엽 사장 금강제화의 이미지는 ‘중후한 멋’을 풍긴다.약간은 보수적이어서 젊은층 공략이 힘들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요즘 많이 달리졌다.20,30대 패션리더를 겨냥한 독특하고 캐주얼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갑작스런 변화,새로운 브랜드의 남발은 고객에게 친근함보다 어색함을 줍니다.아주 천천히 변화하면서 고객의 니즈(욕구)에 다가가는 것,이것이 50년 금강제화가 걸어온 길입니다.” 정순엽(鄭淳曄·사진·55) 사장은 금강제화의 장수전략을 이렇게 설명한다.1954년 10월 고 김동신(金東信·97년 별세) 명예회장이 서울 서대문구 2층 건물에 세운 ‘금강제화산업사’가 국내 1위 제화업체 금강제화의 효시다.1층은 매장,2층은 구두를 만드는 공장이었다.한국전쟁 직후 대부분의 소비재 공급이 수요를 채우지 못하던 때에 과감히 수제(手製)를 탈피,기계화를 통해 대량생산에 나섰다. 60년대 초 서울 광화문·명동매장을 차례로 열고 66년 본사를 금호동으로 이전했다.69년에는 ㈜금강제화로 사명을 바꾸는 등 ‘공격경영’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70년대는 해외수출에 눈을 돌렸다.국가차원의 수출 장려책에 힘입어 제화업계가 전반적으로 성장했던 때이기도 하다.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하던 금강제화는 70년대 중반 무려 생산량의 70∼80%를 일본과 미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 사업규모는 나날이 커졌지만 경영이념인 ‘제일주의’와 ‘인본주의’는 변하지 않았다.제일주의의 기본은 한 우물만 공략할 것,그리고 여기에 조금씩 변화를 가미하는 것이다.기업 이미지나 컨셉트가 대체로 ‘보수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정 사장은 “20,30대 젊은이들이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했다고 해서 이들을 위한 브랜드 개발에만 힘을 쏟다보면 오랜 고객인 40∼50대로부터 외면받게 될 것”이라며 “고객 취향을 따라가기보다 고객의 마음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새 브랜드 출시보다 브랜드의 컨셉트를 조금씩 바꿔나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회사운영의 요체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본주의다.“회사는 직원에게 비전을 제시하고,상사는 부하직원에게 행동을 보여줘야 합니다.윗사람이 어떤 대접을 받느냐를 보면서 아랫사람들이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되는 것이죠.모든 것은 사람관계에서 이뤄지는 것이죠.” 탄탄한 기업이라고 어려움이 없었을까.90년대 후반들어 해외브랜드 유입과 내수급랭은 매출부진으로 이어졌다.매출이 지난 99년 405억 8000만원을 정점으로 2000년,2001년 각각 19%,18.42%의 감소세를 기록했다.그러자 고급화전략에서 돌파구를 찾기로 했다. 지난해 장수브랜드 ‘비제바노’를 수입화 못지않은 최고급 브랜드로 재출시했다.악어·뱀·도마뱀 등 비싼 원자재에 수작업 비율을 절반 수준으로 끌어올린 수십만원대의 고가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최여경기자 kid@kdaily.com ■에스콰이아 이범 회장 ㈜에스콰이아 이범(李范·사진·46) 회장은 유쾌한 최고경영자다.우선 “비즈니스는 즐겨야 오래간다.아니면 투자가 낫다.재미있지 않으면 안한다.”는 경영철학부터 다소 특이하다.그는 여성을 상대로 하고 제품 주기가 짧은 패션만큼 재미있는 사업이 없다고 단언한다. 이 회장은 42년 역사의 에스콰이아를 ‘젊은 상표’로 만들었다.지난해 중장년층을 위한 상표는 아예 없애 버렸다.나이들어 보이는 것을 원하는 여성은 없다는 생각에서 젊은층을 위한 디자인으로 싹 바꿨다. ‘존경하는 남성’이란 뜻의 에스콰이아는 미국의 유명한 남성잡지 이름을 본뜬 것이다.서구적인 냄새가 나면 무조건 인기를 끌던 60년대,에스콰이아 구두는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창업주 이인표(李寅杓) 명예회장은 하루에 기술자 1명이 구두 3켤레를 만들던 수제화에서 출발했다.차남 이범 회장은 지난해 30억원을 들여 구두 공장을 이탈리아 유명 브랜드처럼 카페 분위기로 바꿨다. 1년에 5∼6번은 이탈리아로 해외출장을 간다는 이 회장은 “이탈리아인들은 한국인과 기질이 똑 같다.”며 “이탈리아에서 패션과 연예오락 산업이 성공한 것처럼 한국의 패션과 연예오락 산업도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그는 해외출장을 가도 패션쇼장보다 직접 매장에 들러 사람들이 신고 다니는 신발을 살펴볼 정도로 철저히 ‘현장경영’을 중시한다. 에스콰이아의 40년 장수비결도 고객의 요구에 따라 변화하고,고객의 목소리를 가장 두려워한 덕분이라고 밝혔다.때문에 에스콰이아는 본사보다 매장 직원의 대우가 훨씬 좋다고 한다. 창업주는 1주 매출의 절반 이상을 올리는 주말 매장을 놔두고 골프장에 갈 수 없다며 임원들에게 골프를 치지못하게 했다.지난해 아버지가 노환으로 돌아가셨으니 올해는 골프를 배워볼까 생각중이라고 이 회장은 웃었다. 이 회장은 영화와 잡지를 제작하다 실패한 경험이 있는 아버지에 대해 “한국전쟁이 아니었으면 예술하셨을분”이라고 소개했다.창업주의 취향이 서로 달라 경쟁업체인 금강제화는 기능성과 남성화에,에스콰이아는 디자인과 여성화에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스콰이아를 이탈리아의 구치나 프랑스의 샤넬과 같은 세계적인 패션회사로 키우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구두 매출은 줄이고 가방,의류,향수,시계 등의 매출을 늘릴 생각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상품권 남발로 구두 매출액이 너무 많습니다.패션은 매출 1위를 자랑스러워 할 것이 아니라 재구매율과 상표 선호도에서 1위를 차지해야 합니다.”화장품 등 새로운 분야는 직원을 뽑아 연구 중이라며 2년쯤 뒤에 새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구두는 1년에 6번,의류는 8번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패션산업에서 그의 번뜩이는 감각과 몰아붙이는 집중력이 에스콰이아를 세계적인 상표로 올려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윤창수기자 geo@
  • [마당] 돈에 대한 생각

    조카가 시집을 가서 아기를 낳는 바람에 얼떨결에 할머니가 되어 버렸다.아무튼 할머니가 된다는 것은 애초부터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그 아기가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기쁨이 비길 데 없이 커서 이제 와서 얘기지만 고 녀석이 할머니라고 부르는 소리가 예쁘기만 하다.그 아이가 사물을 인지해 나가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 가고 말을 배우고….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는 그 떨리는 과정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때로는 겁이 나기도 하고 경이롭기도 하다. 지난 설에 집에 온 녀석이 세배를 한답시고 이마는 바닥에 대고 엉덩이는 치켜든 꼴로 절을 하는 것이다.웃음을 참으며 앞에 앉혀 놓고 덕담을 하고는 만원 지폐를 내밀었더니 얼른 손을 내밀어 받는 것이다.그 순간 내 머리 속에는 여러 형태의 돈의 이미지가 떠올랐다.이상하게도 뇌물 부정 착취 더러움 낭비 사치 등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만 떠오르고 돈에 눈이 벌겋게 된 탐욕스러운 사람들의 군상이 루브르 박물관에서 보았던 벽면을 꽉 채운 그림과 오버랩되면서 급기야 숨이 콱 막혔다. 밤에 자려고 누우니 그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왜 그랬을까? 그 아이에게는 돈이 그저 푸르스름한 그림이 그려져 있는 종이일 뿐이고 쓸 데도 없고 가치도 모르는데….그러고 보니 그 아이에게 주어진 돈이야 말로 가장 깨끗한 돈이 아닌가.그 작고 깨끗한 손이 자라 돈이 지배하는 세상을 어찌 헤쳐 나갈까 두려웠을까? 그래서 너무도 사실적이어서 무서웠던 누구의 그림인지도 모르는 그 아비규환의 장면이 무의식 속에서 튀어나온 것일까? 나는 깨끗한 돈,가치있는 돈,돈이 주는 자유와 부자유 등등의 개념을 생각하며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잊고 있었는데 지난 주말 녀석을 보니 생각이 나서 물었다.할머니가 설날 준 세뱃돈 어쨌는데? 녀석은 나를 빤히 보더니 제 엄마 주머니를 끄집어 당기며 내놓으라는 몸짓을 한다.엄마가 천원짜리를 주니 휙 던지고 다시 떼를 쓰다가 동전을 주니 그것도 던져 버린다.하여 그 아이는 만원도 천원도 동전도 ‘돈’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어른들이 함부로 버리지 않고 소중하게 주머니에 챙겨 넣으니 뭔가 가치 있는 물건이라는 감을 잡았을 테고.어떤 아이는 돈이 없다는 엄마에게 은행에 가서 가져오면 되는 것 아니냐며 엄마를 바보 취급하기도 하고,누구누구 아빠는 돈이 많아 뭐든 다 해주는데 아빠는 뭐냐며 서럽게 울기도 할 것이다. 어른들이 잘 가르쳐야 한다.최초로 돈을 알게 되고 쓰게 되고 벌게 되는 인생의 순간순간에,놓치지 말고,신중하고 지혜로운 방법으로 알려 주어야 한다.깨끗한 사회,믿을 수 있는 세상을 이루기 위해서는 물론이고 그 아이 하나하나가 행복하게 살도록,돈에 휘둘리지 않고 돈을 바르게 이해하고 바르게 벌고 쓸 수 있도록 책임지고 가르쳐야 한다.그래서 나는 벼르고 있다.녀석이 말을 알아들을 때부터 행복한 구두장이 이야기도 해주고,우리 돈 2만원이 아프리카 5명 한 가족의 한달 식량이며, 단돈 만원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아이를 살릴 수 있고,중국에는 돈을 구하기 위해 피를 파는 사람들이 있으며,반대로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호화 별장을 순례하며 사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돈을얼마나 가졌는가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지만 돈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행복과 기쁨이 달라진다는 것을.돈이 너를 지배하기 전에 네가 선수를 쳐서 돈을 지배해 버려야 한다는 것을. 김 혜 경
  • 대구지하철 참사/유족들까지 건강 잃을라

    포근한 봄날씨도 지하 먼지 구덩이에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마지막 흔적을 찾으려는 유족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지는 못했다. 대구지하철 대참사 8일째를 맞은 25일 중앙로역 사고현장 바닥에서 실종자·유가족대책위원회 A(56)씨는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맏딸 황정미(32)씨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딸의 친구 홍모(여)씨가 찾아오자 슬픔이 다시 몰려왔기 때문이다. 그을린 시신 탓에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하느라 사고원인 규명이 늦어지는 시간 만큼,사고대책위 본부의 무성의에 유족들은 지쳐만 가고 있다.유족대책위 관계자는 “사고 이후 지하철 역사에서 밤을 지새우다 보니 탈진해 하루 1∼2명이 링거를 맞는 등 피곤이 겹쳐 있다.”고 귀띔했다. “힘을 내라.”는 말도 위로가 안되기는 마찬가지다.A씨는 같은 고교·대학을 다니던 딸의 친구가 “자주 찾아뵐테니 딸 대하듯 해주세요.”라는 위로의 말을 건네자 “고맙다.”는 짧은 외마디 소리와 함께 눈물만 쏟아냈다. 대책위를 이끌고 있는 윤석기(38·서울 강남구 도곡동)씨는 올바른사고수습을 촉구하고 유족들의 질서를 바로잡느라 동분서주하는 통에 걷기도 힘든 상태다.검정색 구두는 헤질 지경이고 베이지색 코트에는 사고현장을 누빈 흔적이 얼룩으로 뚜렷이 남아 있었다. 300여명에 이르는 유족들의 가슴은 이날 오후 유족대책위의 기자회견장에서 또 한번 무너져내렸다. 사고수습본부의 유족대책반장인 김모(3급·대구시 모 국장)씨가 같은날 오전 1시50분쯤 제대로 된 사고수습을 요청하기 위해 자신을 방문한 유족들에게 취중 욕설을 한 장면이 담긴 1분50초짜리 비디오테이프가 공개됐기 때문이다.지친 몸으로 기운이 소진한 가운데서도 이 장면을 보고 분노한 한 유족은 벌떡 일어나 “모두가 사형감”이라며 구두를 벗어 테이프가 돌아가는 TV화면에 던지기도 했다. 대책위는 유족들의 건강검진을 위해 이날 오후에는 40인승 버스 3대를 동원해 대구의사협회 자원봉사단이 있는 시민회관으로 떠났다. 대구 송한수기자 onekor@
  • [열린세상] 정치개혁, 정치문화에서 출발

    ‘새로운 한국,변하지 않는 정치’라는 말에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한국사회는 급속도로 변하는데 가장 낙후된 분야가 정치라는 데 이의가 없을 것이다.사회 각 분야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구하고 오직 미래를 향해서 하루가 다르게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유독 정치만은 과거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허우적대고 있다.정치는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 채 항상 그 자리에서 맴돌고 있다.그뿐이 아니라 정치가 그 자리에 머물면서 조용히 있으면 그나마 다행일 텐데 나라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문제가 된다.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정치화된 사회이기 때문에 정치의 영향력이 대단히 크고 정치논리가 다른 영역을 지배하고 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과 같이 한국에서 ‘모든 길은 정치로 통한다.’고 말해도 크게 무리가 아닐 것이다.세계화·정보화의 파고 속에 변하지 않고는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치만이 오직 쇠귀에 경 읽는 식으로 변화와 개혁에 무감각하게 버티는지 알 수 없다. 정치를 확 바꾸지 않고는 국가의 앞날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인식 때문에 오래 전부터 정치개혁이 주장되어 왔다.16대 대선이 끝나자마자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이 역시 정치개혁 문제였다.정권을 재창출한 민주당이나 대권을 눈앞에 두고 야당이 된 한나라당 모두 정치개혁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경쟁적으로 정치개혁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두달이 넘도록 여야 모두 정치개혁안에 대하여 백가쟁명식 논의만 무성한 채 용두사미가 되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생긴다. 이번에는 대선에서 이긴 쪽이나 진 쪽 모두 정치개혁을 부르짖는 것이 구두선이 되지 않고 진정으로 한국정치의 발전을 기약하는 전기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정말 혁신적인 정치개혁안이 선보여 한국정치가 국가발전의 걸림돌이 된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고 정치가 시대정신을 선도하고 국가 발전을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해 주길 기대해 본다.그렇게 함으로써 정치인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되어 정치인은 한국사회에서 가장 유능하고 모범적이며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상징적인 존재로 인식되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역할 모형이 되길 바란다. 여야가 논의하는 정치개혁안은 주로 제도를 바꾸는 것과 관련이 있다. 한국정치가 제도를 잘못 선택하여 발전하지 못한 측면이 강하다.하지만 지역감정이 소선거구제 때문인가? 제왕적 대통령과 고무도장 국회가 권력구조 때문인가? 당 총재의 권위주의적 행태가 정당의 지도체제 때문인가? 제왕적 지구당위원장이 지구당 조직 때문인가? 고비용저효율 정치가 선거제도 때문인가? 진성당원이 적은 것이 정당구조 때문인가? 철새정치인이 득실거리는 것이 정당제도 때문인가? 제도도 문제지만 정치인과 국민의 정치의식과 태도 등 정치문화에 더 큰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개혁안에 반(反)민주문화를 민주문화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하나도 없다.정치문화가 발전하려면 많은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문화는 어머니요 제도는 그 자식’이란 말과 같이 정치제도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문화의 발전도 중요하다. 서구식 민주제도가 제3세계에 확산되면 제3세계도서구와 똑같은 민주사회가 건설될 것으로 기대했었지만 정치불안과 위기의 악순환 부정부패의 성행 등 정치적 퇴행현상이 나타났다.그 원인을 연구해 보니 토양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얻게 되어 정치문화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이다.강남에 있는 귤나무를 강북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열린다는 이치다. 국민은 모두 정치가 개혁되기를 희망한다.문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아직까지 헌법타령,권력구조타령,선거구 타령,당명 타령 등등 정치개혁을 법적·제도적 측면에서만 접근하고 있다.제도가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정치토양인 정치문화의 변동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홍 득 표
  • 손길승 회장의 미공개 성공스토리

    여성 월간지 Queen 3월호가 나왔다.모든 독자에게 선사하는 특별 부록은 프랑스 모라비토의 최고급 아이크림과 보습크림 2종 정품 세트.톱스타 신동엽 유호정 최지우의 집을 고쳐준 인테리어 디자이너 최선희의 ‘새 봄,우리 집 가구 인테리어’가 별책부록이다.함께 들어있는 10% 할인권도 독자들에게는 큰 혜택이 될 것이다. 책속 부록으로는 ‘명사 추천 우리 집 애완동물 병원&주치의 14’와 ‘밥 한 그릇 뚝딱 우리집 된장 요리 26’이 관심을 끈다.화제의 기사로는 Queen의 독점 기사 ‘김석수 국무 총리 장녀 도희씨 아이 다섯 제왕절개로 낳아 키운 사연 공개’와 ‘전경련회장 된 손길승 회장의 미공개 성공 스토리&부인 박연신씨가 장애인 전문잡지 발행인 된 속사연’‘고건 총리 지명자 장남 고진씨 최초 인터뷰’‘흑석동에서 구두수선하며 어렵게 딸 뒷바라지 해온 ‘러브레터’ 주인공 수애 아버지의 눈물 사랑 직접 고백’이 실려 있다. 부록 포함 임시특가 8900원.
  • 금강산 육로관광 ‘지각 출발’어제 상봉단등 303명 방북 北 변덕… 부정기운행 가능성

    지난 21일 첫 테이프를 끊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가 무산된 금강산 육로관광이 23일 204명의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시작됐다.이산가족 2차 상봉단 99명도 이들과 함께 육로를 이용,방북했으며 앞서 지난 20일 육로로 방북한 상봉단 1진은 지난 22일 오후 육로로 귀환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25일에는 관광객 611명이 육로관광을 실시할 예정이며,27일엔 지난 21일 출발하지 못한 관광객중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3월의 경우 동해선 본도로와 철도공사상황을 보며,북측과 협의키로 했다. 육로 관광이 일단 시작은 됐지만,순조롭게 이어질지는 의문이다.북측이 지난 21일 관광 연기를 요청하면서 내세운 이유가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현대아산측은 북측이 관광버스가 다니는 임시도로 옆 본도로의 발파 작업으로 돌과 흙이 임시도로 위를 덮었기 때문이라며,23일부터 육로 관광을 정상화할 것임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북측이 금강산 관광요금 중 자신들에게 넘어올 관광대가(2001년 1인당 50달러로구두 합의)를 인상하기 위한 협상차원이거나,군부의 반발로 인한 것이라면 육로관광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당분간 월 15회 정기출발 대신 주 1∼2회씩 부정기 출발 형태의 관광이 이뤄질 수도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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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지하철 희생자 영전에 김용락 시인 (민족문학작가회의 대구지회장) 머리 뒤끝이 희끗한 중년의 아버지가 희생자들의 유품 수거함 속에서 어딘지 낯익은 듯한 휴대폰 하나를 주워 들었다 불에 타다 남은 부분에서 애써 어린 딸의 얼굴을 찾아내려는 듯 한동안 말없이 물건을 노려보고 있다 그리고는 가만히 기억을 더듬어 딸 아이의 휴대폰 번호를 눌러 본다 불에 녹아 사라진 아라비아 숫자의 허공 속으로 아버지는 무엇인가를 자꾸 보내고 있다 어디선가 딸 아이의 웃음소리가 아니,문 열어 주세요,뜨·거·워… 소리가 환각처럼 쏟아지는 것 같다 이 도시 어디엔가 살아 있을지도 모르는 아니면 이미 하늘나라에서 지상의 가여운 아버지를 말없이 내려다 보고 있을 어여쁜 딸에게 아버지는 무엇인가를 자꾸 보내고 있다 문득,두 눈에 가득 고인 눈물이 뚝! 먼지 쌓인 구두 코에 떨어졌다
  • 대구지하철 참사/ 국과수 직원이 본 1080호 전동차 내부

    “지하철 안은 지옥 같았습니다.” 21일 오후 대구 달서구 율촌동 월배차량기지.1080호 전동차 내부의 참혹함 앞에 경력 많은 베테랑급 감식반원들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전동차는 마치 용광로를 통과하기라도 한 듯 까맣게 타버린 시체들과 내부시설이 엉켜 거대한 쓰레기더미를 연상케 했다.시신은 특히 전동차 마지막 두 칸에 몰려있었다.“많은 주검들이 의자와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모습은 아비규환이었다.”고 감식반원들은 말했다.감식반이 투입된 첫날인 20일에는 사진을 찍어 현장을 보존하는 일과 전동차 안을 구역으로 나누는 작업이 진행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시신이 몰려 있는 5,6호차에선 작업 구획을 정하는 데만 하루가 넘게 걸렸다.”면서 “이틀 동안 밤을 새워 시신을 수습했지만 6호차의 30% 정도밖에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수습 작업은 나뉘어진 구역을 중심으로 방사선 사진을 찍어 유류품을 찾아내고,시신과 바닥의 재·먼지 하나까지 나눠 담는 식으로 진행됐다. 한 감식반원은 “시신을 수습하는 일이 무척 까다롭다.”면서 “시체가 조금만 건드려도 부서질 정도로 타 버려 시신을 옮기는 작업은 마치 종교행사를 연상케 했다.”고 설명했다. 분리된 시신은 서랍식 상자에 넣어 냉동탑차에 보관된다.냉동 보관된 시신은 유족 입회하에 유류품이나 신체의 특이점 등을 토대로 신원을 확인하며 훼손이 심한 경우에는 유전자 샘플 채취,치아대조,안면복원술 등을 통해 신원을 최종 확인하게 된다. 한 감식반원은 “유가족이 치아검사 기록이나 방사선 사진을 가지고 있으면 손쉽게 찾는 경우가 많지만 DNA검사는 3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틀 동안의 작업 끝에 감식반원들은 반지 3개,안경 2개,구두굽의 쇠붙이,시신의 왼쪽 손목에 채워진 여성용 시계를 찾아냈다. 유류품을 찾기 위해 시체를 제외한 잿더미는 따로 모아 방사선검사를 실시하고 다시 고운 채로 거르는 중복검사를 한다.이들의 가장 큰 걱정은 신원확인이 불가능한 시신이 남는 경우다.국과수 관계자는 “유전자 검사의 정확성은 사실상 100%라고 알려져 있지만 시체가너무 타면 DNA 자체를 추출할 수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 [CLEAN 3D ]근로환경 개선/냉장고몸체 생산 광주 동양정공

    대한매일은 노동부·한국산업안전공단과 함께 3D업종 사업장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만드는 ‘클린3D사업’을 펴고 있다.클린3D사업은 위험하고(dangerous),지저분하며(dirty),일하기 힘든(difficult) 작업현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사업이다.클린3D 사업장 설치로 재해 및 직업병 발생을 예방하고,구인난도 해소하고 있는 사업장을 찾아 그 효과를 살펴본다. 광주시 광산구 오선동에 있는 동양정공은 냉장고 및 김치냉장고의 외부 몸체를 생산,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다. 2000평의 공장 내부에는 32대의 프레스가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직원들은 정규직 45명이며 일용직이 35명이 된다.매출액이 연간 160억원이 되는 탄탄한 중소기업이다. 지난 72년 방직기 부품을 만드는 회사로 출발했다.90년에 삼성전자에 협력업체로 등록했으며 전자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 회사는 클린3D 사업장으로 인정받기 전부터 내부적으로 공장 자동화에 많은 정열을 쏟아왔다.특히 프레스의 자동화율은 70%나 된다.자동화가 안되면 산업재해 발생률이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중소기업이면서도 한국산업안전공단으로부터 KOSHA 2000(재해예방 자율경영시스템)과 클린3D사업을 동시에 인증받았다.또 안전공단으로부터 기술지원 선정업체로 선정돼 안전환경 등 재해위험예방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이 회사가 클린사업장으로 거듭 태어난 것은 지난해 5월.산업안전공단의 지원으로 공작기계와 용접기계에 국소 배기장치를 설치했다.베트남 출신으로 용접작업을 맡고 있는 판두충(29)은 “국소 배기장치의 도움으로 쇳가루나 연기로부터 해방됐다.”며 좋아했다.드릴머신에는 반통형 방호덮개를 설치,쇳가루가 작업자의 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았다.누전차단기가 부착된 이동식 코드릴을 도입,작업 때 감전될 위험을 없앴다. 또 피로예방 바닥재 10대를 도입,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조립담당 직원들의 근골계 질환을 예방하고 있다.조립부문에서 일하고 있는 최동환(26)씨는 “피로예방 매트 위에서 일한 뒤부터는 하루 종일 서 있어도 피로감을 잘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무거운 전동공구를 천장에 매달아 놓아 작업자들이 손쉽게 작업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이와 함께 모든 근로자들이 귀마개를 착용하고 있다. 특히 자재를 손쉽게 옮기기 위해 이동식 대차 200대를 도입했다. 이 회사가 클린사업에 들인 돈은 모두 1억 9000만원.산업안전공단으로부터 1980만원을 융자받고 1470만원을 무상 지원받았다.나머지 1억 5000여만원은 자체적으로 부담했다. 이 회사는 클린사업장으로 변신하기 전에도 산업안전에 대해 끊임없이 투자를 해왔다.최근 5년간 약 5억원을 투입,산업재해 요인을 제거했다.원자재 입고에서 생산,출하까지 모든 공정을 자동화,불량률을 줄이고 산재를 원천적으로 예방하고 있다. 클린3D 사업장으로 변신한 이후 작업현장이 눈에 띄게 깨끗해졌다.불량률이 떨어진 것은 당연하다.현장의 정리정돈이 잘돼 작업능률도 올랐다. 이 회사는 클린사업장 설치와 자동화에 힘입어 불량률이 7∼8(100만개 중에서 7∼8개가 불량)으로 줄어들었다.전에는 100 수준을 유지했다. 조은식(43) 상무는 “클린사업장 효과는 직원들 스스로가 안전의식이 재정립됐다는 데 있다.직원들이 예전처럼 ‘현장에서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의식이 전환됐다.”고 말했다. 광주 김용수기자 dragon@kdaily.com ★정도언사장 인터뷰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근로자들에게 자발적인 참여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양정공 정도언(鄭道彦·60) 사장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경영방침에 있어서는 대기업 못지 않은 철저한 의식을 갖고 있다.특히 근로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고 있다. 이 회사는 우선 전 근로자들이 작업시작 전에 한 군데 모여 구호를 외치도록 하고 있다.또 관리직 사원들은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닐 수 없다. 정 사장은 업계에서는 구두쇠로 소문나 있지만 안전·환경·위생 분야에 있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설비와 작업환경에 대해 남들이 최고라 여겨도 우리는 최악이라고 생각하고 항상 개선하고 있습니다.” 또 생산성 향상을 위해 ‘YES점프21’이라는 운동을 펴고 있다.해마다 직원 10여명으로 개선 태스크포스팀이 구성돼 불만족스러운 점을 찾아내 개선하고 있다. 정 사장은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주기 위해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상여금을 600% 지급하고 있다.외국인 연수생들에게는 맛있는 것을 사먹도록 별도로 10만원을 더 주고 있다.일용직도 차별을 두지 않는다. 최근에는 ‘현장경영’이라는 책을 전사원에게 사준 뒤 독후감을 받아 5명에게 표창장을 주기도 했다. “근로자의 참여 없인 회사를 꾸려나갈 수 없습니다.그것이 현장경영의 요체입니다.” 김용수기자
  • [사설]공통공약 입법 새정치 시발로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지난번 대선 공약 가운데 같거나 비슷한 내용의 공통 공약을 입법하기로 했다.‘북 송금’ 문제를 놓고 여야가 대치 중인데도 ‘의기투합’해 합의한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이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달 22일 한나라당의 서청원 당시 대표를 만났을 때 원칙적으로 의견일치를 본 사안이다.그 연장선에서 양당 정책위의장이 최근 두차례 만나 논의한 끝에 합의를 봤다고 한다.양당은 3월부터 실무협상을 통해 관련 법안을 정리한 뒤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킬 방침이다.생산적인 여야관계 정립과 정치권의 신뢰회복이라는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다. 양당이 입법화를 추진하는 공통공약은 모두 36가지 정도로 다양하다.여야의 시각이 비슷하기 때문에 큰 논란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문제는 이들 공약이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대선 과정에서 나왔다는 점이다.경쟁적으로 선심성 공약을 내놓다 보니 재원 조달 등 현실적인 어려움은 크게 감안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따라서 앞으로 여야 협의 과정에서는 이에 대한 정밀한 분석·조정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그렇더라도 약속은 최대한 지켜야 한다.특히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4개월과 2개월로 각각 공약한 군복무기간 단축 문제는 충분한 입법예고기간,전력 보완을 고려하여 적정한 기간을 도출해내야 할 것이다. 이번 합의가 구두선에 그치기 일쑤였던 여야 정책공조를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관용과 상생,타협의 정치 등 정치선진화를 위한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마침 ‘북 송금’ 파문과 관련해 민주당은 야당과 주요 현안을 함께 협의하는 여야 정책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한 상태다.같은 맥락에서 이것도 긍정적으로 논의하기 바란다.
  • 백화점 “값을 내려라”소비 급격위축에 중.저가로 승부

    실물경기 위축에다 전통적인 2월 비수기까지 겹쳐 타격을 입은 유통업계가 불황을 벗어나기 위해 기획전을 확대하거나 중저가 상품을 중심으로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본점·잠실점은 20일까지 고세·탠디·피에르가르뎅 등 구두·잡화 이월상품을 7만∼15만원선에 판매하는 특별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강남점은 나이키,낫소 등 인기있는 스포츠의류·용품 브랜드를 저렴하게 파는 균일가전을 실시한다. 현대백화점도 신규입점 브랜드할인전이나 고별세일전으로 고객 유치에 나섰다.점포별로 18∼27일에는 신규입점한 가구·주방기기 등을 10%이상 할인한다. 목동·신촌·천호·미아점에서는 16일까지 주방용품 ‘화이버텍’을 50%까지 저렴하게 판다. 신세계백화점은 2월말까지 기획상품이나 이월상품을 중심으로 대규모 기획전을 계획하고 있다.본점 이벤트홀에서 유명란제리인 와코르 특집전을 시작으로 구두 균일가전,핸드백·여성뷰틱 이월상품전,골프웨어 이월·기획상품전 등을 차례로 열 예정이다. 그랜드백화점도 오는 20일까지 봄이월상품 창고 대공개,균일가전 등의 재고·이월상품에 대한 마케팅을 집중 전개하기로 했다.할인점 그랜드마트는 매장별로 평균 30∼70% 저렴한 가격으로 생필품을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정병권(丁炳權) 판촉부장은 “소비가 위축됨에 따라 비교적 가격대가 저렴한 기획행사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면서 “업체별로 봄신상품 매출이 살아나는 3월까지 중저가 상품을 중심으로 집중마케팅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여경기자 kid@
  • 타르 섞인 고춧가루 학교급식용 납품

    식품첨가제로 쓸 수 없는 공업용 색소가 함유된 불량 고춧가루를 식당과 학교 등에 판 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11일 권모(37·경기 용인시 모현면)씨에 대해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권씨는 지난해 1월부터 구두광택제와 공업용 타르색소가 함유된 중국산 고춧가루를 국산과 섞어 서울 K고에 급식용으로 판 것을 비롯,서울과 경기지역 식당 40여곳에 3억 4000여만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권씨는 중국산을 70%로 섞은 고춧가루를 ‘국산 70%’라고 속여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K고는 지난해 11월 불량 고춧가루 5㎏을 사 김치와 양념을 만드는 데 쓴 것으로 밝혀졌다.권씨는 “수입한 중국산 고춧가루에 타르색소 등이 함유돼 있었던 것이지 제조과정에서 첨가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황장석기자 sur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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