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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姜재정 두들기는 與野

    姜재정 두들기는 與野

    지난 ‘7·7’ 개각에서 경질을 모면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정치권의 공세가 거세다. 민주당 등 야권은 물론 한나라당 내에서도 강 장관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9일 환율정책 실패 논란을 빚고 있는 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다음주 중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강 장관은 환율정책을 잘못하고 경제기조를 잘못 잡아 경제를 어렵게 만든 실책이 있는데도 차관을 대리경질하는 사태는 있을 수 없다.”고 지적한 뒤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서는 국민적 요구를 받들어 해임건의안을 준비, 제출하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조정식 원내 대변인은 기자간담회에서 “야 3당의 해임건의안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가 10일 자유선진당, 민노당과 접촉해 공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도 지난 8일 논평에서 강 장관의 교체를 요구하는 등 장관 해임에 동조할 태세다. 장관 해임 건의안은 재적의원 3분의1 이상 발의에 따라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무기명 투표 방식)으로 통과된다. 한나라당은 “대안 없는 반대만 계속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현재의 경제 난국이 강 장관을 경질한다고 해서 완전히 해소될 것이 아님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더 이상의 부적절한 정치 공세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에서조차 ‘대리 경질’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박희태 대표는 이날 저녁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나도 만족스럽게 평가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 장관을 유임시킨 이유가 뭔지 좀 알아봐야겠다.”고 말했다. 공성진 최고위원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 강 장관 대신에 최중경 차관을 ‘대리 경질’했다는 비판 여론에 대해 “국민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정책기조가 바뀌면 그런 상황에 맞는 책임자가 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상당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회의에서 국회개원 이후 진행되는 긴급현안 질의 일정을 소개하면서 “기획재정부 장관도 혼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해 여당 내의 비판 여론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교과서에서 배운 단원 김홍도 고누도 알고 보니 윷놀이 그림”

    “교과서에서 배운 단원 김홍도 고누도 알고 보니 윷놀이 그림”

    김홍도의 단원풍속도첩(檀園風俗圖帖)에 들어있는 ‘고누놀이’는 고누놀이가 아니라 윷놀이 장면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초등학교 국어과 ‘읽기’ 교과서는 이 그림을 ‘고누놀이’로 설명하고 있는 만큼 학계가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속학자인 장장식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최근 발간된 월간 ‘민속소식’ 7월호의 ‘단원의 고누도(圖), 정말로 고누놀이를 그린 것일까’라는 글에서 이 그림의 제목을 ‘윷놀이’로 고쳐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본지 그림있는 풍속사에서도 지적 앞서, 서울신문에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를 연재하고 있는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도 이 그림을 다룬 지난 4월7일자 ‘고누와 나무하기’편에 같은 생각을 담았다. 김홍도가 37세되던 1781년 무렵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단원풍속도첩은 모두 25폭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선 후기 민중의 진솔한 삶을 과감한 붓질로 생동감있게 화폭에 담아냈다.‘무동(舞童)’,‘씨름’,‘서당’,‘벼타작’을 비롯하여 하나하나의 그림이 모두 조선시대 풍속화를 대표하는 걸작이다. 보물 제527호로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장 연구관은 당초 풍속도첩에는 낙관이나 제목이 없다가 근대에 와서 제목이 붙기 시작했고,13번째 그림인 나무꾼들의 놀이장면도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민속학자 무라야마 지준(村山智順·1891∼1968)이 ‘지기지도(地碁之圖)’라고 이름을 붙인 뒤 그동안 의심없이 쓰였다고 설명했다. 고누놀이를 한자로 옮길 때는 흔히 땅장기라는 뜻으로 지기(地碁)라고 쓴다. 하지만 장 연구관은 그림에 등장하는 말판의 생김새가 눈이 5개인 ‘우물고누’와는 달리 지금의 윷판과 똑같은 데다, 던져진 기물도 4개라는 점에서 명백히 크기가 작은 ‘밤윷’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 그림의 제목은 ‘윷놀이’이어야 하며, 좀더 구체적으로는 ‘밤윷놀이’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명관 교수는 “이 그림의 고누판은 둥근 원을 그리고 그 속에 다시 십자를 그리고 있는데 이런 고누판은 현재 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둥근 원형 안에 작은 물건 넷이 보인다. 이것이 윷일 수 있다. 윷은 꼭 나무로 길게 만든 것이 아니라도 된다. 어렸을 때 동네 어른들이 작은 고동 껍데기를 윷가락 대신 쓰는 것을 보았다.”면서 “이 그림은 윷판으로 보인다.”고 같은 견해를 밝혔다. 장 연구관은 이 그림이 2001년 이후 7년동안 교과서에 실렸고, 내년부터 시작되는 제8차 교육과정에서도 유지된다는 소식에 지난해 12월 당시 교육인적자원부에 구두로 이의를 제기했고, 이번에도 교육과학기술부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문제를 제기했다. ●교과부 “교과서 내용 수정 계획 없어” 하지만 교과부는 ▲이 그림이 고누놀이가 아니라는 것이 학계에서 통용되는 의견이 아니고 ▲학생들이 고누놀이 장면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는데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으며 ▲고누놀이 장면이 아니라고 해도 대체할 수 있는 고누그림이 없는 만큼 현재의 교과서 내용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회신을 보내왔다고 한다. 장 연구관은 “그동안 잘잘못을 가리려는 인식이 없었던 것은 관행적으로 이어온 이름을 바꿀 수 없다는 암묵적 동의에 기존의 권위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려는 순종적 태도 때문”이라면서 “어쩌면 그림은 알되 놀이를 모르고, 놀이는 알되 그림에 접근할 수 없는 미술사학과 민속학의 연구 영역 한계에 따른 결과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그림이 윷놀이임을 밝힌 나의 글이 좀더 비판적으로 검토되기를 바라며, 그 결과 윷놀이 그림이 옳다면 오류를 시정하는 데 주저할 까닭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 연구관은 ‘민속소식’에 실린 글을 보완한 정식 논문을 역시 민속박물관이 발간하는 학술지 ‘생활문물’에 게재를 요청해놓고 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용어클릭 ●고누란? 선조들이 즐기던 놀이의 하나로 지역별로 고니, 꼬니, 꼰, 꼰질이, 고누로 이름이 다르고, 방법도 조금씩 다르다. 놀이판 위에서 상대방의 말을 다 잡아내거나, 못 움직이게 가두거나, 상대방의 집을 먼저 차지하면 이긴다. 옛날에는 땅바닥에 줄을 그어 고누판을 만들고, 작은 돌멩이나 나무 조각을 말 삼아 놀기도 했다.
  • 환율 1004원 ‘9년만에 최대 낙폭’

    환율 1004원 ‘9년만에 최대 낙폭’

    9일 외환시장에 ‘천사’가 떴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지난 7일 외환시장 개입을 공식 천명한 뒤 3일 만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7.80원이 폭락한 1004.9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외환위기 때인 98년 10월9일 하루에 28원 하락한 이후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외환당국이 사용한 달러 매도 규모를 50억∼60억 달러로 추정하며 ‘융단폭격’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부터 최근 3일 동안 외환당국은 구두개입과 60억∼80억 달러의 실탄개입 등으로 환율을 45.50원 떨어뜨려 990원대로 하락시켰다. 이같은 하락을 두고 외환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정부에 협조하면서 전문가의 솜씨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와 외환당국이 화를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상반되게 나오고 있다. ●‘도시락 폭탄’도 등장 이날 화제는 점심시간대를 이용한 개입이다. 이른바 ‘도시락 폭탄’. 외환당국이 거래량이 줄어드는 점심시간 중 대규모 개입을 단행하면서 환율 급락을 유도했다. 때문에 장중 참가자들이 손절매도에 나서면서 한때 996원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개입 시점은 오후 1시 55분쯤 ‘이란의 미사일 발사’ 뉴스가 나오기 직전으로 아주 절묘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란의 미사일 발사는 국제유가 상승 유발요인으로 환율상승이 예상된다. 때문에 외환당국은 장마감 직전에도 2차 개입을 시도해 환율을 ‘천사(1004원)’로 갔다 놓은 것이다. 외환당국은 “딜러들의 허를 찔러야 했다.”면서 “시장이 얇을 때(거래가 적을 때) 들어가야 적은 액수로 하락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환당국은 “지난 7일 외환당국이 구두개입만하고 실탄을 쏘지 않은 것은 짧지만 시장에 ‘손절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면서 “시장에서 정부의 의지를 실험하려고 하면 크게 손해볼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현재 외환시장에서는 역외선물환(NDF)으로 역외에서 원·달러 환율 하락을 유도한 뒤, 구두개입하고, 달러를 매도하며 실력행사를 하는 등의 다양한 전략이 구사되고 있다. 정부가 9일 공기업들에게 외화표시 채권을 발행하게 한 것도 외환보유액을 손대지 않으면서 환율하향 안정화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적 조치다. ●여전한 상승심리와 악화되는 외부환경 외환딜러들은 그러나 외환당국의 노력이 무위로 돌아가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한다.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투자자들의 강력한 주식매도, 경상수지 적자 확대, 국제유가의 상승, 아시아 등 이머징마켓의 불안 등 외부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현재 외환당국의 움직임은 ‘시장에 역행적’이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김성순 차장은 “물가를 위해 환율하락을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금리인상을 통해 물가도 잡고, 환율하락도 유도하는 것이 훨씬 시장 친화적이고 정공법”이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환율방어 강수에 첫날 7.50원↓

    환율방어 강수에 첫날 7.50원↓

    기획재정부 장관·청와대 경제수석·한국은행 총재 등 경제 관련 수뇌부들이 거의 10년만에 처음으로 7일 발표한 환율안정화 정책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지 않았다. 원·달러 환율은 7.50원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다. 이날 외환시장에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50원이 하락한 1042.9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1036.50원으로 14원가량 하락하기도 했지만, 반등해 횡보를 한 뒤 소폭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경제전문가와 시장 관계자들은 “‘외환보유고를 풀어서라도 환율을 안정화시키겠다.’는 ‘고강도 구두개입’을 발표했으므로,20∼30원이라도 뚝뚝 떨어져야 했다.”면서 “환율 하락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아직도 살아 있는 상승심리 재정부 최종구 국제금융국장과 한국은행 안병찬 국장은 이날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외환시장 동향에 대한 견해’를 발표한 뒤 “외환시장의 불균형이 과도하다고 판단될 경우 필요한 조치를 강력히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국장은 “정부는 사실 그동안 환율 안정을 위해 (달러) 매도 개입을 해왔다.”면서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외환보유고를 동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재정부는 이날 한은과 대책을 공동발표함으로써 외환보유고 2581억달러라는 ‘실탄’을 보여준 것이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은 3월 중순 “환율정책은 재정부 소관”이라며, 환율 상승을 억제하려는 한은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왔다. 그랬던 재정부가 한은과 함께 환율 안정정책을 발표한 것은 그만큼 다급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3월 중순 이후 한은은 구두개입도 하지 않았고, 정부의 대규모 달러 매도에도 거의 개입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정부는 실탄으로 재정부 산하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환보유고 일부)과 역외선물환(NDF)포지션을 활용해왔다. 그러나 실탄(외평채)이 거의 바닥나면서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한은의 협조가 불가피했다. 한은의 개입으로 환율은 그나마 7.50원이 하락했다. 한은 안 국장은 “첫숟가락에 배부를 수 있느냐.”면서 “이제부터 외환시장의 환율 상승 기대심리를 가라앉히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실시간으로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있고, 가장 효과적으로 시장에서 불을 끄는 방법도 알고 있기 때문에 최근 2∼3개월 동안 동원됐던 방법과는 완전히 다르게 시장을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보유고에서 얼마나 꺼내 쓸 수 있을까 재정부의 최 국장이나 한은의 안 국장은 “실탄은 충분하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외환보유고는 환란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 3월 2642억달러에서 최고점를 찍고 환율방어로 인해 조금씩 감소해 6월말 현재 2581억달러가량 있다. 외환보유고가 우리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하기 위해 최소 1년 이하의 해외단기채권 1765억달러(08년 1분기 현재)가량은 항상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이론적으로 보면 최대 816억달러가량은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리경제 규모에 적정한 외환보유액으로 규정하는 2000억∼2100억달러를 제외한 나머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500억 달러 수준이다. 이는 환율이 떨어지던 시점인 2006∼2007년에 쌓아 놓은 480억달러와 비슷한 규모다. 현재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투자자금를 회수하고 있고, 국제유가가 140달러 이상 올라가기 때문에 환율이 하락하기는 쉽지 않다. 즉 외환보유고가 늘어날 전망은 거의 없는데, 기름을 사야 하는 달러 수요는 연말까지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수급상 달러 가격이 더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성장위주의 수출 드라이브정책을 포기했다는 것에 대해 시장이 신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박찬익 모건스탠리 상무는 “환율은 정부나 중앙은행이 잡겠다고 해서 잡히는 것이 아니다.”면서 “환율 변동성만 줄여줘도 훌륭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기생충 꽁치 통조림 늑장 신고 동원F&B 가중처벌 불가피

    동원F&B의 꽁치 통조림에서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어류 기생충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동원F&B는 이 같은 소비자 민원을 접수하고도 보건당국에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가중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동원F&B는 지난달 27일 소비자로부터 꽁치통조림에서 붉은 색의 가느다란 벌레 모양의 이물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았다고 4일 식약청에 보고했다. 꽁치통조림 속 이물은 어류 기생충의 일종인 ‘구두충’으로 추정된다고 식약청은 설명했다. 이 제품은 ㈜신진물산이 지난달 3일 제조한 것으로, 유통기한은 2011년 6월2일까지로 표기돼 있다. 회사측은 뒤늦게 제조번호가 같은 제품 5만 2500캔의 회수절차에 들어갔다. 식약청에 따르면 동원F&B는 이물신고가 접수되는 즉시 보고하도록 한 ‘식품 이물보고 및 조사 지침’을 지키지 않고 있다가 일주일이 지난 뒤에야 보고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동원F&B는 지난 6월 초 이물 사고 발생 때는 아예 보고의무를 지키지 않았으며,6월 말에도 언론에 알려진 이후에야 보고했다.”면서 “만약 동일한 이물로 확인되면 제조업체와 판매업체 모두 보고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가중처벌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친조카의 칼맞은 정구파(精九派)스님

    친조카의 칼맞은 정구파(精九派)스님

    대처승이 조카 자식을 상대로 8년동안 「호모·섹스」를 강요하다 마침내 그 조카 칼에 맞아 피투성이가 됐다. 16살에 고아가 되어 삼촌인 그 대처승에게 맡겨져 밤마다 시달려 오던 끝에 칼을 휘둘렀다는 조카가 경찰에서 털어놓은 사연은-. “떠들면 쫓아내 버릴테다” 한밤중에 온 작은아버지 9월12일 하오 1시쯤 서울시내 영등포 봉천동 ○○사 법당에서 주지스님 하(河)준정씨(40·가명)가 피를 흘리며 뒹굴었다. 겨드랑이와 등허리, 손바닥등 모두 7군데에 칼을 맞고 중상을 입은 하스님은 곧 이웃 H의원으로 옮겨졌고 가해자로 조카 하모군(23)이 잡혀 노량진경찰서에 구속됐다. 『죽이려고 그랬읍니다. 그런 놈은 백번 죽어 마땅합니다』 하군은 취조관에게 거침없이 외쳤다. 그도 그럴 것이 하군은 하스님의 친조카인데다 천애고아로 하스님이 부모나 다름없이 길러온 처지. 취조관앞에서 털어놓은 하군의 범행사연은- 하군의 고향은 충북(忠北) 괴산(槐山). 3살때 아버지를 여의고 16살때는 어머니마저 세상을 등졌다. 가난한 집안의 외아들인 하군은 유산이라곤 땅 1마지기도 이어받지 못했다. 별수 없이 작은 아버지인 하스님이 그의 양육을 떠맡을 수밖에. 친척가운데 가장 가까운 일가이기도 했고, 주지스님이어서 비교적 살림이 윤택했던 때문. 당시 하스님은 충북 괴산에 있는 ○○사의 주지스님. 『절의 잔심부름을 해주고 얻어먹고 살게 됐어요. 절 밖에 있는 살림집에는 방이 2간이었어요. 저 혼자 사랑채에서 자곤 했지요』 며칠이 지난 어느날 깊이 잠든 하군은 야릇한 움직임에 눈을 떴다. 누군가 어둠속에서 그를 발가벗겨 놓고, 그의 「심벌」을 잔뜩 움켜 쥐고 있었다. 엉겁결에 놀라 일어나려 하자 우악스런 손이 입을 틀어 막았다. 『조용히 있어. 떠들면 쫓아버릴테야. 그러면 거지가 되고 마는 거야』-작은 아버지의 위협에 하군은 힘을 잃고 말았다. 그의 큰손이 이윽고 하군의 손을 잡아 당겨 자기의 사타구니로 끌고갔다. 하군은 미처 자위행위도 모르는 어린 소년이었다. 작은 아버지가 시키는대로 손을 놀렸다. 『처음엔 멋모르고 시키는대로 했는데 갈수록 더욱 이상해 져요. 전신을 만지게 하고 정말 죽기보다 싫었어요』 차차 하군은 작은 아버지가 징그러운 짐승처럼 느껴졌고, 그래서 밤이되면 사형장에 끌려가는 듯한 느낌으로 견딜 수 없었다. 『초저녁부터 다투기 시작해서 새벽까지 실랑이를 벌일때가 하루 건너 한번씩 있었어요. 밤새도록 저를 벗기려는 작은 아버지와 싫다고 피하는 저는 죽자하고 싸웠지요』 도망쳤다간 또 잡혀오고 7년동안을 생지옥 생활 결국 견디다 못한 그는 18살 되던 1962년 봄, 산으로 나무하러 가는체하고 절을 뛰쳐나와 천안의 외가로 줄행랑. 그러나 그의 행방을 쫓던 스님에게 불과 두달만에 잡히고 말았다. 『그때 외할머니에게 저의 사정을 얘기했으면 될텐데. 저는 만약 제가 그런 소리를 하면 작은 아버지 체면도 있고 친척들이 소동을 일으킬까봐 말을 못하고 끌려 갔어요』 하스님은 아버지를 대신해서 자기가 공부시켜 주려했는데, 공부를 싫어해 집을 뛰쳐 나왔다고 둘러댔다는 것. 그러나 그해 겨울, 하군은 다시 절을 도망쳐 무작정 상경, 남대문 근처에서 구두닦이로 벌어 먹었다. 『63년 봄에 우연히 길가에서 사촌형을 만났지요. 사촌형도 제가 공부하기 싫어서 나온줄 알고 작은 아비지에게 연락을 했어요』 그때 하스님은 청주시 수동의 ○○사로 옮긴뒤였다. 연락을 받은 즉시 상경한 그는 『책임지고 공부시킨다』며 하군을 다시 데려갔다. 이번에는「호모·섹스」의 방식이 진일보, 더욱 하군을 못살게 굴었다. 그달도 채못가 견디다못한 하군은 ○○사를 탈출, 서울의 영등포구 구로동 외삼촌 집으로 도망쳤다. 『그때 처음으로 외삼촌에게 제가 당한 고역을 고백했읍니다. 외삼촌은 그럴 수 없다면서 모두 때려 부수겠다고 작은 아버지를 찾아가 싸웠죠』 그러나 작은 아버지는 『조카가 허무맹랑한 소리를 한다. 공부하기 싫으니 되레 뒤집어 씌운다』고 펄쩍뛰더라는 것. “고아된 몸 키워줬다지만 이젠 죽어도 더는 못참아” 『그러면 그렇지 그럴수가 있나』라고 생각한 외삼촌에게 실컷 꾸중만 들은 하군은 또다시 작은 아버지에게 맡겨졌다. 그후에도 공주 갑사로 도망치기도 했고, 부산으로 도망치기도 했으며, 청주의 매형에게도 가있었다. 그때마다 작은 아버지는 끈덕지게 수소문해서 하군의 거처를 알아내고 악착같이 그를 데려갔다. 이러는 동안 친척들이 모두 내용을 알게됐고 작은 어머니 마저도 사실을 알게됐다. 『충주 매형에게 있으면서 자동차학원에 들어가 운전기술을 배웠어요.화물차 조수로 취직해서 그런대로 생활을 했는데, 작년에 작은 아버지가 저의 숨어있는 곳을 알아내고 찾아 왔읍니다』 하스님은 매형에게 정중히 사과하며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고 맹세까지 했다. 스님의 정성스러운 태도에 넘어간 매형이 하군을 『작은 아버님이 마음을 잡았으니까 돌아가라』고 권했다. 결국 매형의 권유를 따라 서울에 올라왔다. 『여전했읍니다. 그러나 이젠 다 컸으니까 만만하게 응하지 않았지요. 1주일만에 뛰쳐 나와 다시 충주에서 취직했읍니다』 사건이 나기 1주일전, 매형집에 들렀다가 작은 아버지가 편지를 했다는 것을 알았다. 선량한 매형까지 괴롭히려는 작은 아버지를 죽이려고 결심한 것은 이때였다고. 그래서 지난 6월12일 아침 충주를 떠나 서울에 와 칼을 사들고 봉천동 ○○사에 뛰어 들었다는 것이었다. 『그게 짐승이지 사람입니까? 16살때부터 그렇게 악착같이 저의 뒤를 쫓아다니며 추악한 짓을 해온 작은아버지가…』 삿대질까지 하며 지긋지긋한 악몽의 7년을 연상하는 듯 그는 눈물까지 글썽거린다. 이러한 경우 법은 그에게 과연 어떤 형벌을 내릴것인가? <식(植)> [선데이서울 71년 9월 26일호 제4권 38호 통권 제 155호]
  • [도시 얼굴 가꾸기] 전통미 깃든 목간판 ‘화룡점정’

    [도시 얼굴 가꾸기] 전통미 깃든 목간판 ‘화룡점정’

    깔끔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사람이 고무신을 신었다면 ‘불협화음’이 아닐 수 없다. 양복에는 구두가 제격이고, 고무신은 한복에 어울린다. 같은 맥락에서 공공시설물도 그것이 위치하는 공간과의 조화가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공공디자인이 강조된다. 공공시설물의 하나로 간주되는 간판 역시 공간과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조화로운 공간을 만들어내는 필수요소이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한옥마을 사례를 통해 그 의미를 짚어봤다. ●전통, 공간을 깨우는 힘 청기와와 솟을대문 등이 낯설지 않은 한옥마을은 방문객들의 눈요기를 위해 ‘껍데기’만 복원한 것이 아니라, 현대인의 구미에 맞도록 전통을 재창조한 주거지이다. 앞서 전주시는 1977년 이곳을 한옥보존미관지구로 지정, 건물을 새로 짓거나 개조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때문에 주민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차츰 슬럼화가 진행됐다. 이에 시는 1999년 전통문화특구로 재지정, 본격적인 정비작업에 돌입했다. 건물의 겉모양은 전통 양식을 따랐으나, 내부는 현대식으로 설계됐다.2002년에는 한옥보전지원조례도 제정, 주민들이 한옥으로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30여년이 지난 지금 전체 700여채의 건물 가운데 90% 이상이 한옥으로 변모했고, 마을을 찾는 방문객 수는 연간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처럼 건물이 바뀌자, 거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한옥마을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태조로’는 2002년, 동서를 연결하는 ‘은행로’는 올 초 가로정비사업을 마무리했다. 이중 은행로의 경우 무미건조한 아스팔트 도로를 정감이 느껴지는 돌길로 전환했고, 길 옆에는 실개천까지 조성했다. 태조로도 가로수 주변에 화초를 심은 ‘한뼘 화단’ 등의 아이디어가 반짝인다. ●간판정비, 공간과의 조화 죽어 있던 공간이 새롭게 깨어나자, 태조로·은행로 1㎞ 구간에는 공방과 전통찻집, 음식점, 전통체험·전시관 등 70여개 업소가 줄지어 들어섰다. 임채준 전주시 한옥마을담당은 “처음에는 별다른 제한 없이 간판을 내걸자, 한옥마을 전체의 이미지를 저해하는 옥에 티가 됐다.”면서 “때문에 올 초부터 간판 정비에 착수, 현재 50% 정도 바뀐 상황”이라고 말했다. 간판 정비는 철저히 공간과의 조화를 염두에 두고 진행되고 있다. 한옥은 구조상 건물과 건물 사이의 연속성이 떨어진다.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기 쉽지 않다. 때문에 업소마다 가로형과 돌출형 등 간판을 2개까지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다만 간판이 건물에 비해 ‘배보다 큰 배꼽’이 되지 않도록 가로형 간판의 경우 지붕 크기의 50% 미만으로, 돌출형 간판은 처마 안쪽에 위치하도록 제한했다. 또 땅에 기둥을 박은 지주형 간판을 전면 금지해 모두 철거하고 있다. 또 간판 재질은 한옥에 어울리는 목재가 주로 쓰이고, 다양한 디자인의 목간판은 장인의 손을 거친다. 이곳에서 목간판을 제작하는 공방인 ‘목우헌’을 운영하는 김종연씨는 전통목침 관련 대한민국 기능전승자이기도 하다. 김씨는 “간판의 글자체도 전문가의 작품 글씨에서부터 해당 업소 주인이 직접 쓴 글씨에 이르는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박이 간판’ 원천봉쇄 이처럼 한옥마을에서는 간판의 재질·형태·디자인 등을 다양화했기 때문에 같은 모양의 간판을 찾아볼 수 없다. 새로 제작하는 간판은 기존 간판과 반드시 차이를 둬야 한다. 특히 올해부터 새로 설치되는 간판에 대해서는 도시계획·건축·한옥보수·디자인·사학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한옥보전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고 있다. 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비로소 간판을 내걸 수 있다. 하지만 위원회는 지난달 처음으로 신규 간판 4건에 대해 심의한 결과, 모두 ‘퇴짜’를 놓았을 정도로 심의를 엄격하게 진행한다. 임채준 한옥 담당은 “한옥마을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디자인이어야 간판은 물론, 공간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건축 심의보다 까다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주시는 또 상업 간판은 물론, 안내표지판 등 공공 간판 개선에도 나섰다. 공공 간판에 대한 디자인 공모를 통해 한복의 옷소매와 쇳대, 방패연·가야금·거문고 등 전통적인 소재를 활용하기로 확정했다. 공공 간판에 대한 교체작업은 올해 말이면 마무리될 예정이다. 글·사진 전주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조·중·동 “다음에 뉴스전송 중단”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3개 신문사가 포털사이트 다음에 뉴스 전송을 중단하기로 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들 3사는 최근 다음측에 개별적으로 뉴스 전송을 조만간 중단하겠다는 통보를 해왔다. 다음의 게시판에서 조선·중앙·동아일보에 광고를 게재한 회사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5일을 전후해 뉴스 공급이 중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다음은 뉴스 개편을 위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중단 조치를 유보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관계자는 “이들 회사로부터 구두로 통보를 받은 것은 맞지만 정식으로 공문을 받지는 않았다.”면서 “정식으로 공문을 받은 뒤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서민 등골 빠지는 ‘新 3고시대’] 가격오른 254품목 중 밀가루값 68%↑ ‘최고’

    [서민 등골 빠지는 ‘新 3고시대’] 가격오른 254품목 중 밀가루값 68%↑ ‘최고’

    정부가 물가지수 산정에 활용하는 461개 대표 소비품목들의 지난 1년간 가격변화를 1일 분석한 결과, 식품·의류·유류(油類) 등 서민생활과 밀접한 제품을 중심으로 모두 254개가 올랐다. 특히 이번 물가불안이 전세계적인 유가·원자재가·곡물가 등의 상승에서 비롯된 터라 서민들의 일상생활에 직결되는 소비재가 특히 많은 영향을 받았다.‘인상’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운 교육비의 명성은 이번에도 여전했다. 공산품 중 가장 많이 오른 것은 국제 식량가격 폭등에 영향 받은 밀가루로 지난해 5월 2217원이던 중력분 2.5㎏들이 1부대가 올 5월 3733원으로 68.4%가 올랐다. 이는 평균치로 신세계 이마트에서는 지난해 6월 2790원에서 올 1월 4540원을 거쳐 6월 말 현재 5300원으로 1년 새 무려 90%가 뛰었다. ●등유·경유·LPG·휘발유 순 가격 상승 경유는 지난해 5월 서울지역 평균 ℓ당 1327원에서 올 5월 1852원으로 뛰면서 휘발유 가격(1896원)을 턱밑까지 따라왔다. 경유보다 더 많이 오른 것은 보일러 등 가정에서 많이 쓰는 등유였다. 지난해 1ℓ에 987원 하던 것이 올해에는 1416원으로 429원(43.5%)이나 뛰었다. 휘발유값 상승률의 거의 3배 수준이다. 가정용 액화석유가스(LPG)도 20㎏들이 한 통에 2만 7200원에서 3만 5000원으로 거의 8000원(28.7%)이 올랐다. 기름값이 뛰니 항공료도 덩달아 뛰어 미주 왕복의 경우 161만 6300원에서 178만 1900원으로 10.2%가 상승했다. ●학원비에 교복값까지…교육비 가중 항상 다른 품목보다 가파르게 올라 넉넉잖은 부모들을 한숨짓게 하는 교육비는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보습학원비가 지난해 5월 서울지역 평균 월 10만 8182원에서 올 5월 14만 4545원으로 3만 6363원이 오르면서 33.6%의 상승률을 보였다. 아이 유치원 보내는 데 드는 돈도 한 달에 28만 45원에서 32만 4606원으로 15.9%가 뛰었다. 국·공립 종합대학 납입금은 학기당 248만 2354원에서 269만 706원으로 8.4%, 대입 영어 단과학원 수강료는 월 8만 7200원에서 9만 3850원으로 7.6% 올랐다. 태권도 학원비(7.9%), 전문대학 납입금(7.6%), 사립 종합대학 납입금(6.9%), 고등학교 과학참고서(6.7%), 사립대학원 납입금(6.6%), 초등학교 점심 급식비(5.6%) 등도 같은기간 물가상승률 4.9%보다 많이 올랐다. 가격거품 논란을 일으켰던 학생교복도 남녀 고교생 각각 16.5%와 13.6% 상승해 가뜩이나 무거운 자녀 교육부담을 가중시켰다. ●음식값 줄줄이 인상…삼계탕 1만원 시대 지난해 1인분에 서울지역 평균 2000원이던 김밥은 올해 2000원대 중반(2373원)이 됐다. 불고기 피자도 9인치짜리가 1만 5000원에서 1만 8000원으로 올랐다. 영원한 ‘외식’의 대명사 자장면과 짬뽕은 각각 12.2%(3364원→3773원)와 9.3%(3909원→4273원) 인상됐다. 분식점에서 사먹는 라면도 평균 2000원에서 2200원이 됐다. 냉면, 칼국수도 평균을 크게 웃도는 8%대 상승률을 보였고, 삼계탕은 지난해 서울지역 평균 9591원에서 올해 1만 364원으로 8.1% 뛰면서 처음으로 1만원을 돌파했다. ●옷값도 비싸진다…고유가로 원가부담 상승 국제유가 상승으로 합성수지와 공장가동에 필요한 연료비 부담 등이 늘면서 의류 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성용 투피스 가격이 전년대비 51.8% 상승한 것을 비롯해 긴팔 블라우스 38.5%, 아동용 오리털 파카 38.3%, 남성용 드레스셔츠 30.3%, 남성용 카디건 21.6%, 반팔 블라우스 18.5%, 원피스 14.5%, 남성용 청바지 14.3%, 남성용 속옷 13.3% 등 높은 오름세를 기록했다. 클렌징크림(66.7%), 선크림(53.8%), 페이스파우더 투웨이케이크(40.0%), 립스틱(33.5%), 파운데이션(26.1%) 등 화장품 가격의 오름세도 두드러졌다. 핸드백(49.3%), 여자구두(37.0%), 남자구두(15.6%) 등 신발이나 장신구류도 만만찮은 가격상승을 기록했다. 수치상으로 가격상승률 1위는 가족관계등록부였다. 올해부터 호적 등·초본에서 바뀐 가족관계등록부는 발급 수수료가 기존 50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됐다. 자동차 운전학원비는 1회 납입료가 지난해 62만 182원에서 올해 77만 1818원으로 24.5%인 15만 1636원이 뛰었다. 대중탕 목욕료와 미용실 커트값이 각각 10.5%, 건강진단비 10.0%, 미용실 파마값 8.8%, 세차료 7.8%, 볼링장 이용료가 7.1% 올랐다. 김태균 이두걸기자 windsea@seoul.co.kr
  • 국제사회 “짐바브웨 대선은 사기”

    미국과 유럽연합(EU)등 국제사회가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실시된 짐바브웨 대선 결선을 ‘사기 선거’라고 맹비난하며 추가 제재 조치를 밝히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29일 AP,AFP 등 외신들은 “짐바브웨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결선투표 개표 결과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의 승리가 확정됐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예상보다 개표 상황은 늦어졌지만 무가베 대통령은 곧바로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후 30일에는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리는 아프리카연합(AU)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지도자 모간 창기라이 민주변화동맹(MDC)총재가 부정선거 가능성에 반발, 불참한 데도 불구하고 억지로 ‘반쪽 선거’를 밀어붙인 무가베 정권에 대해 국제사회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8일 유엔에 짐바브웨에 대한 무기수출금지를 요청했다. 또 국무부와 재무부에 추가 제재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유럽연합도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수개월간 전개된 비극적인 사건의 책임자들에게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제재 조치가 무가베 정권을 압박하는 실질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미국과 EU는 이미 짐바브웨에 대한 제재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2002년 대선의 부정선거 책임을 물어 무가베 대통령과 측근들을 대상으로 여행 제한과 자산 동결조치를 취했으며, 비공식적으로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의 차관 제공을 차단한 상태다. 유엔을 통한 무기수출금지 조치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중국 등 짐바브웨 우호국들의 반대가 예상돼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앞서 유엔 안보리는 27일 결선 투표를 비합법적인 것으로 규정하는 안에 대해 장시간 회의를 가졌으나 의견 통합을 이루지 못해 구두 성명으로 유감을 표명하는 데 그쳤다. 남아공은 짐바브웨 선거가 내정에 관한 일이므로 개입해선 안된다는 주장을 폈다. 워싱턴포스트는 무가베 대통령이 이번 결선투표의 승리로 1980년 이래 6번째 임기에 들어서게 됐지만 천정부지의 인플레이션, 해외 인력유출, 국제적 고립의 심화 등 산적한 현안들로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한 상태라고 보도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사랑해”에 죽음 부른 10대의 체면

    “사랑해”에 죽음 부른 10대의 체면

    속이고 속은 사춘기의 사랑이 끝내 끔찍한 살인극을 빚고 말았다. 젊은이들의 철없는 불장난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절실했던 사랑이었다. 불우한 직업 소년 소녀가 너무나 목마르게 사랑을 구하던 끝에 거물급정치인의 아들로, 또는 고등학교학생으로 둔갑해버린 6개월동안의 사랑의 전말. 분수 어긴「데이트」즐기며 서로 정체 밝히기를 꺼려 8월 20일 하오 4시쯤 강원도 춘성군 서면 덕두원리 삼악산 흥국사계곡에서 있었던 일. 아랫마을에 사는 성창운씨(成昌運)(30)가 이곳을 지나다 소녀의 비명소리를 듣고 계곡으로 달려갔다. 한 소년이 돌을 집어 들고 가지않으면 쳐죽이겠다면서 미치광이처럼 덤벼들었다. 할 수 없이 도망쳐 내려온 성씨의 신고로 파출소 순경과 주민들이 달려갔다. 계곡에는 아랫도리가 벗겨진 소녀가 얼굴은 돌에 맞아 짓이겨진채 죽어 있었고, 그 옆에 피투성이가 된 소년이 극약을 먹고 쓰러져 있었다. 원고지에 적힌 소녀의 시가 낙엽처럼 흩어진 가운데서. 구두닦이소년 김재만군(金在萬)(18·가명)과 통근「버스」차장 김실혜(金實惠)양(17·가명)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월 15일.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로타리」에서 구두닦이를 하던 김군은 이날 저녁 모처럼 일을 일찍 끝낸뒤 말끔히 목욕을 하고 다정한 차림으로 N극장에 갔다. 상영중인 영화는『두아들』. 천애의 고아인 김군은 화면의 형제들의 기구한 어린시절이 마치 제 일처럼 느껴져 저도 모르는 사이에 흐느꼈다. 다정한 손길이 김군의 어깨를 흔들었다. 옆에 앉은 예쁜소녀가 하얀 손수건을 내밀었다. 『첫눈에 반해버렸어요. 인정이란 모르고 살아오다 난생처음 따뜻한 정을 느꼈어요』이렇게 하여 시작된 사랑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몰려나오는 인파사이에 낀 이들은 어느새 손을 꼭 마주잡은 다정한 애인들이 되어 있었다. 가슴이 뛰어 아무 이야기도 주고 받지 못했다. 그날밤은 서로 이름조차 물어보지 못하고 헤어졌다.『다음 일요일에 다시 만나자』는 간곡한 약속만 남기고. 안타깝게 더딘 시간이 흐르는 동안 김군의 가슴속에서는 소녀의 모습이「구원의 여인상」으로 자리를 굳혀갔다. 두사람이 다시 만났을 때는 어떻게 해서든지 소녀를 잡아두고 싶다는 일념으로 그의 가슴은 가득했다. 너무나 불우한 자신의 처지를 알면 소녀는 달아난 버리라는 불안이 자꾸 고개를 쳐 드는 것이었다. 소녀의 가슴속도 역시 마찬가지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극장안에서 처음 만난후 버젓하게 정객 아들 행세 소년과 소녀는 약속이나 한 듯 서로 거짓말을 했다. 소년은 M고등학교 2학년이라고 했다. 학교에서는 대의원으로 뽑혔다고 은근히 자랑했다. 이에 대해 소녀는 J여고 1학년이며 장차 여류시인이 되는게 소원이라고 자기 소개를 했다. 「데이트」가 잦아짐에 따라 김군의 거짓말도 날개 돋친듯 비약해 갔다. 아버지는 정계의 거물 K씨라고 했다. 『평소 그분을 너무나 존경했기 떄문에 얼떨떨한 김에 그런말이 튀어 나오고 말았지요. 거짓말을 한 이상 끝까지 속이는 수밖에 없었읍니다』그래서 그럴듯한 연극까지 했다. 다과점에서「데이트」를 할 때는 집에 전화걸기가 일쑤였다. 번호를 5단위까지만 돌리고는『x비서요, 나 재만인데 아버지 들어 오셨어요. 오시거든 돈 2만원만 받아놨다 줘요. 내가 꼭 필요하니』하고 수화기를 놓고는 의기양양하게 자리에 돌아오곤했다. 김양이 남긴 일기장에 의하면 이때 소녀의 꿈은 마냥 부풀었으나 불안한 꿈이었다. 대정객의 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자부와 이에 비해 너무나 초라한 자신의 처지를 숨겨놓은 불안 때문에 참새같이 좁은 가슴은 터질 듯 했다. 대정객의 아들로 둔갑한 구두닦이 소년은 피땀흘려 한푼 두푼 모아뒀던 돈을 아까운줄 모르고 마구 써댔다. 「크라운」승용차를 세내어 도봉산, 의정부 등지로 타고 다니며『아버지가 사준 내차』라고 뽐내기도 했다. 거짓 놀음 괴로와 하다가 “헤어지자”에 “차라리 죽자” 이렇게 즐거운 세월속에서 5월의 어느날 밤, 두 젊은 남녀는 안양의 어떤 여관방에서 기어이 금단의 사과를 따버리고 말았다.『이젠 김양은 영원한 내차지』라는 김군의 속셈이었다. 이제까지의 모든 거짓을 털어 놓았다.『너를 내것으로 만들기 위한 부득이한 수단이었으니 용서하라』고 고백했다. 고히 간직해온 소녀의 꿈이 산사태처럼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거짓도 고백해버릴 용기는 나지 않았다. 소녀의 철없는 자존심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납품팔이를 하는 김모씨(47)의 7남매중 세째딸인 김양은 겨우 야간중학을 졸업하고 지난해 가을 귀엽게 생긴 얼굴하나를 밑천으로 안양에 있는 모회사 통근「버스」안내원으로 취직했던 것. 그래서 대정객의 귀염동이 아들보다 구두닦이 소년을 마음 놓고 더 사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소박한 꿈도 곧 깨지고 말았다. 김군이 함께 부산으로 도망쳐『나는 구두닦이를 하고 너는 가정교사를 하면 충분히 살 수 있다』고 졸라대기 시작한 것이다. 고등학교 문턱에도 못가본 자기더러 어떻게 가정교사노릇을 하란 말인가? 딱한 일이었다. 김양의 속셈을 헤아릴길 없는 김군은『구두닦이라니까 싹돌아 섰구나』하는 자격지심까지 겹쳐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강제정사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번만 만나고 깨끗하게 헤어지자』면서 마지막「데이트」를 한게 지난 달 20일. 농약 1봉지를 사 주머니속에 감춘 김군은「택시」를 대절, 김양을 데리고 춘천으로 달렸다. 등선폭포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다. 삼악산 흥국사 계곡에 들어가 사온「캔」맥주를 마셨다. 얼근하게 취한 김군이 마지막 한번을 요구했다.『깨끗하게 헤어지자』고 김양이 거절했을 때는 김군은 이미 성한 사람이 아니었다. 9월 8일 살인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군은 아직도 김양이 가짜 여고생이었는 줄을 까맣게 모른채였다. 춘천(春川)=김선중(金瑄中)기자 [선데이서울 71년 9월 19일호 제4권 37호 통권 제 154호]
  • 서울시 “서울광장 텐트 철거” 공문

    서울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서울광장을 점유하고 있는 단체들에 퇴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5일 ‘72시간 릴레이 집회’ 이후 촛불집회 주관 단체들이 서울광장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간 뒤 ‘구두’로 요청하던 형식을 바꿔 정식 공문으로 의견을 전달한 것이다. 시는 이들이 철수하면 훼손된 잔디를 교체하고 예정된 문화행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또 하루 평균 30만∼40만원에 이르는 서울광장 점용료는 시 조례에 따라 행사를 주관한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측에 부과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이은 촛불집회로 광장 잔디가 상당 부분 훼손되고, 이달 들어 매일 오후 열릴 예정이었던 문화공연 13건이 취소된 점에 대해서는 별도의 손해배상은 요구하지 않을 방침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여성 & 남성] 신상품 중독 신상녀·신상남

    [여성 & 남성] 신상품 중독 신상녀·신상남

    이달에도 어김없이 날아온 카드대금청구서. 실눈으로 조심스레 사용내역을 훑어 본다.“아, 지난달 빨간구두는 ‘지르지’ 말았어야 했는데….”매번 반복되는 후회다. 하지만 후회도 잠시,‘신상’(신상품)을 향한 욕심은 마음 한 구석에서 계속 솟구친다. 비단 TV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 나오는 서인영만이 ‘신상녀’가 아니다.‘신상’에 사로잡힌 우리 시대 남녀들의 얘기를 들어 보자. 의류업체에 근무하는 이모(34·여)씨는 ‘신광(新狂)’으로 불린다. 신상품에 광적으로 집착하기 때문이다. 가방, 화장품, 구두, 옷 등 애착을 보이는 물품도 다양하다. 더구나 명품이 아니면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화장품은 스킨, 로션부터 아이라인 그리고 파우더까지 세트로 구입한다. 매월 카드대금 결제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점심은 회사 구내 식당을 이용한다. 친구들과의 모임에는 빠지지 않는다. 폼잡기 위해서다. 이씨는 며칠 전 외국 출장을 가는 동료에게 면세점에서 루이비통 가방과 명함첩을 사다줄 것을 부탁했다.“예전에 사놓은 가방이나 구두, 옷 등이 많아요. 하지만 신상품이 나오면 꼭 사야 해요. 사지 않으면 잠을 못 자거든요.” ●‘신상녀’, 신상은 자기만족, 꼭 사고야 만다. 일부 여성들은 ‘신상’(신상품)을 통해 자기만족을 얻는다고 한다. 회사원 강모(27·여)씨는 일본에 가는 친척에게 200만원대의 L사 핸드백을 구입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30% 낮은 가격에 백을 사들고 온 친척은 “위에 살짝 잡힌 주름만 빼면 옛 모델과 전혀 차이가 없다.”고 했다. 강씨는 일본 S사의 립스틱을 모으는 습관이 있다. 나오자마자 팔려 나가는 립스틱을 구하는 방법은 선금을 주고 제품이 나오기 전에 예약하는 것. 그렇다고 해서 그 립스틱을 보고 주위 사람들이 알아 보는 것은 아니다. “자기만족을 경험한 사람은 ‘신상’ 구입을 끊기 힘들죠. 어떤 사람은 부질없는 쇼핑이라고 말하지만 물건이 아닌 자신을 존중하는 경험을 얻는 일종의 의식이에요. 물론 다른 방식으로도 자기만족을 얻을 수 있죠. 하지만 그 방법은 각자가 선택하는 것입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근무하는 이모(30·여)씨는 구두 수집광이다. 신발가게에 진열된 새로 나온 구두가 있으면 지나가다가도 그 앞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이씨는 얼마 전 패션잡지에서 평소 선호했던 브랜드의 신상품 구두를 보고 구매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가격대가 보통 브랜드의 두 배 이상이었다. 어느 날 이씨는 회사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들어가다가 구두가게의 진열장에 진열된 그 구두를 보고야 말았다. 이씨는 그 구두에 한눈이 팔려 한참을 뜯어 보았다. 결국 이씨는 그날 오후 늦게 들어왔다는 이유로 상사에게 호되게 야단을 맞았다.“이 신상 좋아하는 버릇을 고쳐야 하는데…. 한 번 꽂히면 빠져 나오지 못해요.” 대학원생 이모(25·여)씨는 마라톤에 흠뻑 빠졌다. 달리고 달리다 보면 논문과 취직 등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느낌이다.3년째 마라톤을 계속하다 보니 제대로 달리는 데 제일 중요한 것이 운동화란 생각에 이르렀다. 이씨가 유일하게 탐내는 물품은 마라톤화다. 지금까지 이씨가 사들인 마라톤화는 20켤레가 넘는다. 그는 마음에 드는 신상품이 나오면 ‘저 마라톤화를 신고 풀코스를 뛰면 어떤 느낌일까?’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하지만 이씨는 신상품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사지는 않는다. 동호회 사람들의 반응을 살핀 뒤 신중하게 구매에 들어간다.“화장품과 패션용품을 사들이는 것과 마라톤화를 사는 것은 다를 게 없죠. 결국은 자기만족이 목표니까요.” ●신상 NO! 나만의 스타일 창조 그렇다고 모든 여성이 신상에 미치는 것은 아니다. 일부러라도 신상을 경계하는 이들도 있다. 회사원 신모(27·여)씨는 ‘신상’이라면 고개를 내젓는다. 옷이나 핸드백 등에 관심이 많은 건 다른 여성들과 마찬가지지만, 신상이 나왔다며 우르르 달려드는 유행을 따라가기가 싫다. 신상을 들고, 남들 앞에서 예쁜 척하며 자기 과시욕을 맘껏 부리는 친구들을 보면 내 개성을 찾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때문에 신씨는 옷가게를 가서도 복고풍의 옷을 고르고, 그 옷들을 적절하게 잘 매치해 자기만의 멋을 창조해 낸다. 머리 스타일도 마찬가지. 최근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에 나오는 배우 최강희가 하고 있는 ‘베이비펌’ 스타일은 신씨가 이미 지난해부터 하고 다닌 스타일이다. 언론에서 ‘최강희 스타일’이라며 유행을 강조하자, 문득 머리 모양을 바꾸고 싶어졌다.“신상이 세련되고, 예쁘긴 하지만 모두가 원하는 걸 따라하긴 싫어요. 특이하면서도 나만 가진 것이라는 느낌이 드는 제품과 스타일이 좋죠.” ●‘신상남’, 신상 그 자체가 기쁨 남성들도 신상에 빠지기는 마찬가지다.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최모(33)씨는 ‘외제 승용차 광’이다. 신차가 출시되면 사족을 못 쓴다. 형편상 값비싼 차는 구입하지 못한다. 최씨는 신차가 출시되는 순간부터 자린고비로 돌변한다. 점심은 집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해결한다. 저녁 모임은 사절하거나 참여하더라도 계산하기 전에 슬그머니 빠져 나온다. 최씨는 그렇게 2년 동안 악착 같이 돈을 모아 지난해 초 4000만원대의 외제차 ‘푸조’를 구매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최씨는 올해 초 ‘아우디’를 새로 구입했다. 이번에는 돈이 모자라 카드 할부로 샀다. 최씨는 요즘 카드빚을 갚느라 정신이 없지만 기분만큼은 최고다.“월급에서 카드 할부 값을 제하고 나면 남는 게 없어요. 당분간 쪼들리는 생활이 이어지겠죠. 하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과시하는 데서 느껴지는 우월감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회사원 김모(33)씨는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새로 나온 ‘신상’ 농구화만 보면 입이 바짝 타들어간다. 중학교 때부터 농구에 매료된 김씨에게 농구화는 단순한 신발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농구를 할 때 옷은 아무렇게나 입어도 상관없지만, 농구화는 좋지 않은 걸 신으면 발바닥이 상하는 등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게다가 농구 좀 한다는 친구들 사이에서 농구화는 농구 실력만큼이나 중요한 제압 도구였다. 때문에 마이클 조던이나 샤킬 오닐 등 스타들의 이름을 달고 나오는 농구화 시리즈 모으기는 예나 지금이나 김씨에게 중요한 취미다.“이태원이나 동대문 등 유명 스포츠물품 할인점에 들러 새로 나온 농구화를 살피는 게 쏠쏠한 재미가 있어요. 이젠 몸이 무거워져서 실제로 농구를 즐기진 못하지만, 수년 전부터 장식장에 시리즈별로 모아 놓고 마치 코트를 뛰는 것처럼 보고 즐기곤 한답니다.” 직장인 김모(33)씨는 최근 22번째 휴대전화를 장만했다.1998년 첫 휴대전화를 장만한 뒤 10년 동안 한 해 2대 이상의 전화기를 갈아치운 것이다. 이번 휴대전화의 기종은 액정이 직접 반응하는 이른바 ‘터치폰’이다. 학교다닐 때도 친구들 중 누군가가 자신보다 신형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니면 참을 수 없었다. 졸업 후 직장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휴대전화 ‘갈아타기’를 시작했다. 부모님과 주변 친구들은 “좋은 휴대전화가 밥먹여 주냐.”며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의 휴대전화에 대한 그의 사랑은 계속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신형 컴퓨터라든가 TV 등 다른 전자제품에 대한 신형 강박증은 없다는 것이다.“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자제품이 휴대전화잖아요. 다른 건 몰라도 휴대전화만은 최신형을 가지고 다녀야 자신감이 생겨요.” ●신상, 그거 왜 사는데? 회사원 윤모(36)씨는 부인이 ‘신상’을 너무 좋아해 부부싸움을 하곤 한다. 그의 부인이 꽂힌(?) 신상은 대부분 청바지이다. 대학시절부터 싸고 질기다는 이유로 청바지를 즐겨 입었던 그로서는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다. 지난주 부인이 사온 D사의 청바지는 45만원이었다. 가장 유명한 L사 청바지도 20만원대다. 그는 “한 달에 한 벌씩 청바지를 사대는데 낭비라고 생각한다.”면서 “수입청바지 원가는 5만원도 안 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부인은 윤씨에게 “남자들이 낚시나 골프를 좋아하고 거기에 돈을 쏟아붓는 것처럼 일종의 취미”라고 반박한다.“몸에 붙는 청바지만 해도 5벌은 넘을 텐데 또 산다면서 외국직수입 사이트까지 섭렵하고 있어요. 입지도 않는 것도 있던데 전 솔직히 이해를 못 하겠어요.” 회사원 이모(29)씨는 일명 중고 명품 마니아다. 굳이 신상을 살 필요가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왕이면 싼 가격에 명품을 구입하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이씨는 주로 인터넷 사이트를 발품팔고 찾아 다니며 A급 상태의 명품중고상품을 구입한다. 어차피 명품백이나 시계 등은 큰 유행을 타지 않는 기본 스타일이 스테디셀러인지라 신상과 중고의 차이가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고 이씨는 주장한다. 그는 오히려 신상보다 중고품이 갖는 매력이 더 크다고 한다. 신상을 들고 다니며 물건을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을 드러내는 것보다 오래전부터 나는 이 명품을 들고 다녔다는 것을 중고품을 통해 오히려 티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김모(26)씨는 요즘 유행하는 ‘신상’이란 개념이 소비욕을 부추기는 것 같아 맘에 들지 않는다.TV프로그램에서 시작된 유행어 ‘신상’이 널리 퍼지게 된 후 유난히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 신상이란 단어가 자주 언급되는 것은 물론, 신상을 구입하는 것 자체가 “나 여유있어요.”라고 뻐기는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김씨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된 데는 직장동료의 덕이 컸다. 신상을 좋아하다 한 달 월급을 통째로 카드빚 갚느라 거덜낸 직장동료 때문에 김씨는 신상을 쫓는 사람들이 한심하다는 생각마저 갖게 됐다.“빚까지 내면서 꼭 새로 나온 상품을 구입해야 하나 싶더라고요. 그냥 자기 분수에 맞게 소비하고 살아야죠.” 김정은 황비웅 장형우기자 kimje@seoul.co.kr
  • 김정일 위원장-부시대통령 北京 올림픽 개막식때 회담?

    |도쿄 박홍기특파원|‘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오는 8월 중국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 만난다?’ 일본 시사주간지인 ‘슈칸분(週刊文春)’은 최근호에서 김 위원장과 부시 대통령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의 참석을 전제로 회담 가능성을 보도했다. 기사의 제목도 ‘김정일과 부시, 베이징 올림픽 극비회담’으로 달았다. 주간지에 따르면 북·미 정상간 비밀회담의 중재자는 중국이다. 특히 지난 17일 방북,18일 김 위원장과 면담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부주석이자 올림픽 총책임자의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시 부주석은 18일 김 위원장에게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구두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주간지는 평양을 정기적으로 방문, 현지 고위직과 접촉하는 M의 발언을 인용했다.M은 시 부주석의 방북과 관련,“목적의 하나는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김 위원장을 초청, 그곳에서 부시 대통령과 회담을 갖게 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성사되면 중국의 성과는 적지않다. 중국의 외교 관계자는 주간지에서 “최근 6자 회담의 의장인 중국의 존재감은 낮아졌다. 그러나 중국이 북·미의 정상회담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내면 과거 지위를 되찾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hkpark@seoul.co.kr
  • 출가·수행 뒷얘기 책으로 펴낸 비구니 광우

    출가·수행 뒷얘기 책으로 펴낸 비구니 광우

    ‘최초의 비구니 강원 졸업생’‘4년제 정규대학을 마친 최초의 비구니’‘종단 사상 첫 명사(明師)품계를 받은 비구니’…. 1958년 서울 삼선동에 정각사를 세워 50년간 그곳에 주석하며 포교와 수행에 매진해온 비구니 광우(光雨·83) 스님. 그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각종 ‘최초’의 수식어가 진진하다. 종단에서 비구니의 위상이 일천하던 시절 출가해 ‘나 한몸부터 제대로 살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흐트러지지 않는 수행 본분을 지켜온 한국 비구니계의 산증인. 출가 70년(내년), 포교 50년을 계기로 출가부터 지금까지의 고된 세월을 돌아본 구술 회고록 ‘부처님 법대로 살아라’(조계종출판사) 출간에 맞춰 17일 정각사를 찾은 기자들에게 노 스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들려주는 설법보다 보여주는 설법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어요. 부처님 법대로 살자면 바른 믿음과 바른 수행, 즉 정신(正信) 정행(正行)이 으뜸 덕목이겠지요.” 속가의 아버지는 다름아닌 궁내부 주사를 지내다 출가한 혜공 큰 스님. 속가의 어머니 역시 광우 스님과 함께 출가한 명성 스님이니 무남 독녀인 스님 자신을 비롯해 온 식구가 부처님 제자인 셈이다. ●아버지·어머니도 모두 출가 “원래 사범학교에 진학해 선생이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초등학교 시절 공부를 너무 못해 학교에서 원서조차 써주지 않더군요. 공부를 더하고 싶어 아버지 큰 스님이 계시던 남장사에 들렀다가 발심, 직지사에서 출가했지요.” 학교 공부는 거의 꼴찌였는데 웬만한 불경과 염불은 한 번만 들어도 쏙쏙 머리에 박혔다고 하니 어쩔 수 없는 스님이다. “아버지 큰 스님은 마음이 활짝 열린 분이셨어요.1930년대에 남장사에 비구니 강원을 처음 만들었으니 우리 역사상 최초의 비구니 강원이지요.” 스님은 그렇게 비구니론 처음으로 아버지 큰 스님이 세운 남장사 강원에서 공부를 했던 것이다. ●일제때 정신대 징집 피해 혼인한 비구니도 “강원공부를 하던 때는 일제 정신대에 끌려갈 것을 우려한 비구니들이 환속하거나 스승들이 나서 비구니 제자들의 혼인을 시킬 만큼 상황이 어려웠어요. 저만 남아 공부를 계속했지요.” 6·25전쟁 중 1952년 부산 피란시절 동국대 불교학과에 입학, 비구니 최초의 정규대학생이란 기록도 남겼다. 나중에 서울로 와 졸업 때까지 상고머리와 군복으로 몸을 가려 남장한 채 어렵게 학업을 계속했다고 한다. ‘한국불교를 세계불교의 텃밭으로 가꾼다.’는 뜻을 세워 단층 개인집을 사들여 포교당으로 세운게 정각사. 전국을 통틀어 변변한 포교당이라곤 손꼽을 정도인 시절이었으니 법회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게 당연했다. “주말이면 어린이, 중·고교생, 대학생은 물론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어요.196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말까지 이름만 대면 대뜸 알 수 있는 유명인사들도 숱하게 정각사의 법회를 거쳐갔지요.”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미산 스님을 비롯해 젊은 스님들의 유학 비용을 줄곧 댄 것도 불교계에선 유명하다. 아버지 큰 스님의 영향 때문일까, 특히 비구니의 처우와 실력 기르기에 일찍부터 관심이 많았다. 지금 전국비구니회장을 맡고 있는 명성 스님과 함께 비구니모임인 우담바라회 결성을 주도해 결국 2004년 서울 서초동에 비구니회관 건립을 이끌어낸 주인공. 전국비구니회의 2대 회장을 지냈고 지난해에는 승랍 40년 이상의 비구니에게 주는 ‘명사(明師)’법계를 비구니사상 처음으로 받았다. 50년 전의 가구며 용기들을 바꾸지 않은 채 그대로 써 제자들에게 ‘구두쇠’ 소리를 듣기도 한다. 국내는 물론 해외 어디를 가도 예불을 절대 거르지 않는다. 심지어 병원에 입원해서도 예불만큼은 꼭 해야 할 원칙이다. 그런 서릿발 같은 용맹심과 원칙 때문일까, 제자들의 법명에도 꼭 ‘정(正)’자를 쓴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멀찌감치 앉았던 상좌 정목 스님이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귀띔을 한다.“상좌(제자)들이 서울시내 모 호텔에서 스님과 인연 있는 인사 200여명을 초청하는 출판기념회 날짜까지 잡았는데 스님이 ‘무어 대수롭다고 출판기념회를 해 더럽히려 드느냐.’고 호통을 치시는 바람에 야단만 맞고 취소했어요. 스님 생전에 출·재가자들이 함께 모일 마지막 자리로 생각했는데….” 글 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김정일, 방북 시진핑 면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8일 방북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을 면담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TV가 전했다. 중앙TV는 “김정일 동지께서는 18일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이고 중화인민공화국 부주석인 시진핑 동지와 그의 일행을 접견하셨다.”고 밝혔다. 이 방송은 시 부주석이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구두친서를 전달했다고 전했으나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방송은 “김정일 동지는 이에 사의를 표시하고 후진타오 동지에게 인사를 전한 다음 시진핑 동지와 따뜻하고 친선적인 담화를 했다.”고 전했으나 역시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신화통신은 이날 시진핑 부주석이 “한반도 핵문제에 대한 6자회담에서 중국은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6자회담을 촉진시키기 위해 중국은 북한과의 의견 교환과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면담에는 북측에서 6자회담을 지휘하고 있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과 ‘중국통’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참석했다. 중국측에서는 류샤오밍(劉曉明)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배석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최대 금융사기극, 군 사정기관 뭘 했나

    펀드에 투자해 3개월 안에 50% 이상의 고수익을 내주겠다며 동료 군인과 민간인 등 750명으로부터 무려 400여억원을 받아 가로챈 육군 중위 3명이 군 검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신규 투자를 유치한 돈으로 원금과 수익금을 상환하는 이른바 ‘돌려막기’식으로 군인들을 등쳤다. 현역 장교들이 저지른 창군이래 최대 규모의 다단계 금융 사기극에 세상물정에 어두운 장교와 부사관 등 군 장기복무자들이 속절없이 피해를 입었다. 놀라운 사실은 피해자 중에는 국군기무사령부와 헌병 요원들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이런 사기극을 막아야 할 군 사정기관원들이 돈에 눈멀어 자신의 임무를 내팽개친 것이나 다름없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기무사가 수집해 두 차례나 제공한 첩보를 해당 소속 부대장들이 제대로 수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군사령부와 사단에 근무하는 소속 장교들이 16개월이 넘도록 5억원짜리 람보르기니 스포츠카를 몰고 서울 강남의 고급 호텔과 룸살롱을 제 집처럼 드나들면서 하룻밤에 300만∼400만원을 뿌린 사실을 첩보로 제공받고서도 해당 부대장들은 구두경고하거나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정직 1개월 결정을 내리는 데 그쳤다. 요원 숫자만 5000명에 이르는 방대한 신경조직을 가진 기무사가 제공하는 첩보가 육군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또 기무사의 경우 일반 사건에 대한 수사권이 없다고 하지만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사건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지적을 면할 순 없을 것 같다. 인사와 진급에 영향을 미치는 기관자료와 동향첩보 수집에만 열을 올린 결과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이번 사건을 군 사정기관의 첩보 수집·처리 능력을 전면 재검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 극적 타결 오늘 분수령

    극적 타결 오늘 분수령

    미국산 수입 쇠고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미 통상장관급의 추가 협상이 당초 예정(현지시간 16일)보다 하루 연기되면서 협상의 실타래가 꼬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협상의 모멘텀은 찾았지만 실효성 있는 방안을 도출하기에 걸림돌이 여전히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엇갈린 관측 통상교섭본부측은 장관급 추가 협상이 지연된 것은 실무 차원의 기술적 검토가 더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실무 차원에서 어느 정도 합의 수준에 이르러야 장관급 논의에서 매듭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달리 해석하면 아직도 기술적 검토를 놓고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는 얘기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협상을 준비하는 과정에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소요된 것 같다.”고 말해 실무 차원에서 여전히 진통이 계속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다른 일각에서는 협상 진행상의 문제일 뿐, 양측의 갈등 탓은 아니라고 말한다. 협상 자체가 두 단계로 진행되고 있는데,30개월령 이상 쇠고기의 한국내 수입을 막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기술적 협의가 끝나면, 곧이어 이 조치의 실효성를 담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장관급 협의가 진행될 것이란 판단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자국 수출업체와 접촉해 한국측에 제시한 수정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자체적인 의견 조율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측의 추가 협상 제안이 실타래를 풀기 위한 진지한 노력의 일환인지, 한국내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미국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제스처를 보이기 위한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 자체 사정이 복잡하다. 미 의회쪽에서는 민간 자율규제에 대한 정부 보증방안에 대해 “미 업계쪽의 입장이 우선”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번 쇠고기 사태는 한국 국내 문제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추가 협상 제안은 진정성보다는 우선 고비를 넘기고 보자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한국으로서도 국제통상 규범에 어긋나는 무리한 정부 보증을 요구한다고 해서 성사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데다 자칫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절충안은 악수(惡手)? 현 시점에서는 미국 민간 육류 수출업계가 스스로 자신들이 마련한 ‘30개월 미만’ 조건의 수출증명(EV) 프로그램을 미 행정부에 제출하고 실제 준수 여부를 미 행정부가 감독하는 방식에 미국이 동의하고, 이를 합의문 등의 형식으로 발표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하지만 양측이 이같은 합의를 도출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보증도, 구두 보증도 아닌 어정쩡한 절충안을 도출할 가능성이 있다. 절충안은 양측 모두 악수(惡手)가 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국내적으로 어정쩡한 합의는 국내의 성난 민심을 잠재우지 못하고, 국회에서 ‘4·18 합의’를 원천무효화하는 입법을 제정하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 미국 역시 당초의 의도와는 달리 쇠고기 수출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을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장관급 추가 협상은 극적 조기타결이냐, 실질적인 협상 실패냐를 판가름짓는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병철 이영표기자 bcjoo@seoul.co.kr
  • 영화 ‘흑심모녀’가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이유

    영화 ‘흑심모녀’가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이유

    6월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섹스 앤 더 시티’와 한국 영화 ‘흑심모녀’의 경쟁이 흥미롭다. 똑같이 여성을 타깃으로 한 영화임에도 그 접근 방법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 ‘섹스 앤 더 시티’는 말 그대로 화려한 영화다. 뉴욕을 대표하는 잘 나가는 네 여자 캐리, 사만다, 샬론, 미란다는 남부러울 것 없는 완벽한 직업에 가던 사람도 뒤돌아보게 만드는 럭셔리 스타일, 게다가 멋진 남자친구까지 관객을 현혹시킨다. 특히 여성 관객들은 화려한 네 여자의 화려한 옷과 연애방식을 구경하며 대리 만족을 느낀다. 반면 ‘흑심모녀’는 수수하다 못해 촌스러운 영화다. 치매 할머니 ‘간난’역의 김수미는 요란한 패션을 추구하며 상상의 세계에서 살고 있고, 억척 엄마 ‘남희’역의 심혜진은 몸빼 속에 글래머 몸매를 꽁꽁 숨겼다. 철부지 딸 ‘나래’ 역의 이다희조차 아줌마 같은 뽀글이 파마로 무장했다. 이처럼 모든 여성이 화려한 ‘섹스 앤 더 시티’ 에 열광할 것 같은데 막상 개봉된 이후 예상을 깨고 ‘흑심모녀’가 선전하고 있다. 럭셔리한 의상도, 신상 구두도, 최신 스타일도 없는 ‘흑심모녀’가 왜 주목 받고 있을까? ‘섹스 앤 더 시티’가 실제 여성들이 꿈꿀 수 없는 삶이라면 ‘흑심모녀’는 발을 딛고 살아가는 세상에서 찾고 싶은 것을 건드려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조용히 묻힐 뻔했던 ‘흑심모녀’는 입소문을 타고 꾸준한 흥행몰이를 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특히 주부들이 상대적으로 한가한 오전 시간대에 높은 점유율과 일반적으로 예매율이 50% 이상인 타 영화에 비해 현장 구매율이 80%에 이르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중. 장년층 여성의 지지를 받고 있는 ‘흑심모녀’가 계속 되는 한국 영화의 위기 속에서 한국 영화의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섹스 앤 더 시티’, ‘흑심 모녀’ 서울신문 NTN 정유진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女談餘談] ‘하이힐 부대’ /정은주 사회부 기자

    [女談餘談] ‘하이힐 부대’ /정은주 사회부 기자

    굽 높은 구두 ‘하이힐’의 등장은 BC 35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집트에서 상류층 귀족들은 길을 걷다가 오물에 옷이 더럽혀지지 않도록 하이힐을 신었다. 때문에 하이힐은 상류층의 상징이 됐고,1791년 프랑스 혁명 때 나폴레옹은 하이힐 착용을 금지했다.19세기 들어서 아름다운 곡선으로 디자인이 발전하면서 하이힐은 현대 여성의 대표 신발로 자리잡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후 하이힐을 위해 ‘작은 공사´를 단행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때 ‘걷고 싶은 거리´를 조성한다며 청계천과 시청 앞마당에 깔아놓은 돌 보도블록의 일부를 뜯어내는 일이었다. 공사는 어느 여직원의 쓴소리에서 시작됐다.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그녀는 ‘하이힐 신고 걷기 편한 거리 만들기’라고 적었다. 돌 보도블록은 보기엔 좋지만 돌 사이에 하이힐이 자주 박혀 불편하다고 그녀는 말했다. 뛰다가 구두가 벗겨져 넘어진 여성도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그녀의 지적을 즉각 수용했다. 여성의 보폭에 맞춰 보도블록 일부를 뜯어내고 대리석을 깔았다. 이후 징검다리를 건너 듯 하이힐을 신고 시청 앞마당을 산책할 수 있었다. 지난 10일 촛불집회에서 ‘하이힐 부대’를 만나기란 어렵지 않았다.50만명(주최측 추산·경찰추산 8만명)이 종로로, 청계천으로, 서대문으로 행진할 때 그녀들은 ‘또각또각’ 경쾌한 리듬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프레젠테이션을 끝내고 막 달려온 듯 정장 차림의 한 여성은 ‘고시 철폐’를 외쳤다. 은색 반짝이 깃발을 든 ‘쌍코(성형수술정보공유동호회)’회원들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미니스커트를 입은 이들은 하이힐 발소리까지 맞추며 행진했다.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렸지만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날 굽 높은 샌들을 신고 1시간 넘게 걸어 다닌 덕분에 기자도 물집을 ‘훈장’으로 얻었다. 1987년 6·10 민주항쟁 때 남성들이 넥타이를 매고 시위현장을 누볐다면,2008년 6·10 촛불집회 때는 여성들이 하이힐을 신고 평화행진을 주도하고 있었다. 정은주 사회부 기자 ej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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