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구두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 장훈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 자동차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 기부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 한국 AI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207
  • [김영란법 시행 한 달 앞으로] 무분별 신고 차단… ‘실명·서면 신고 원칙’ 명확한 사건만 수사

    [김영란법 시행 한 달 앞으로] 무분별 신고 차단… ‘실명·서면 신고 원칙’ 명확한 사건만 수사

    다음달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검찰, 경찰, 감사원 등이 수사 및 처벌 기준에 대한 초안 작업에 분주하다. 가장 많은 신고가 접수될 것으로 보이는 검찰과 경찰은 명확하게 법을 어긴 경우만 수사한다는 입장이다. 법 시행 초기에 밀려들 것으로 보이는 무분별한 신고는 걸러내겠다는 의미다. 법원은 김영란법을 둘러싼 다툼이 늘면서 재판기일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29일 경찰청 관계자는 “법 시행 초기에는 명백한 법 위반일 경우를 중점적으로 수사하겠다”며 “과도한 법 집행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고, 공직 사회의 자정과 부정부패를 예방한다는 법 취지에 맞추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영란법 위반은 대부분 과태료 사안으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것보다는 최소 범위 내에서 수사권을 발동하는 편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도 “명확한 수사기조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음식물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등 허용가액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고 신고 남발이 예상돼 선별적으로 수사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법에 따라 112 신고나 구두 신고는 받지 않고 실명을 원칙으로 서면 신고를 받는다. 신고자는 증거서류도 함께 제출해야 한다. 때문에 경찰은 예상보다 신고가 적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김영란법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수사매뉴얼 초안을 마련한 상태로, 다음달 8일쯤 일선 경찰서에 배포한다. 관련 업무는 지방청 지능범죄수사대나 일선 경찰서 지능팀에서 담당한다. 주로 큰 사건을 맡게 될 대검찰청은 감찰본부 내 청렴팀을 김영란법 전담 부서로 격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음달 2일 전국 감찰 담당자들을 모아 ‘부정청탁금지법 점검 회의’를 열어 대처법과 절차 등을 점검한다. 더불어 김영란법에 대한 가이드라인 및 구체적인 사건 처리기준도 내부적으로 확정하고 지역별로 관련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공무원의 김영란법 위반 신고는 국민권익위원회, 검·경, 감사원, 행정기관 등에 할 수 있다. 사립 중·고교, 대학 교원에 대한 신고는 교육청, 교육부, 검·경이 맡는다. 언론인은 검·경에 하면 된다. 사립 교원이나 언론인을 권익위나 감사원에 신고할 경우 수사기관이나 소관기관으로 이첩된다. 권익위는 조사권한이 없기 때문에 접수된 신고의 사실관계가 뚜렷하지만 사건이 경미해 과태료 처분 사항인 경우 기관별 소속 감독기관으로 보낸다. 여러 부처가 연루된 공무원 사건이나 검·경이 조사하기 어려운 사건은 감사원으로 보내고 사건의 증거가 명확하고 범죄혐의가 짙으면 바로 검·경으로 이첩한다. 신고 및 조사기관은 다양하지만 사실 내용에 대한 다툼이 있을 경우 결국 법원에서 해결하게 된다. 법원 관계자는 “현재 김영란법은 소속기관이 법원에 과태료 재판 대상임을 통보할 뿐, 재판 심리를 위한 조사나 제공받을 자료에 관한 규정이 없다”며 “과태료와 관련한 재판이 늘고 관련 재판에 소요되는 시간 등도 길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법원은 교육 목적의 설명회는 열지만 일선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지침이나 기준을 만드는 건 최대한 피할 방침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 ●조각가의 아내 한국 현대 조각의 선두주자였던 김종영이 아내 이효영 여사를 모델로 그린 드로잉(작품)과 유화, 수채화, 두상 조각 등 40여점을 선보이는 특별기획전. 학교와 예술에 전념하던 김종영을 묵묵히 내조하고 존경했던 아내에 대한 찬사와 가족에 대한 사랑이 잔잔하게 전해진다. 11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김종영미술관. (02)3217-6484. ●우종일 전 인체 누드를 통해 미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담아내는 사진작가 우종일이 조선 여인의 미에 집중한 ‘조선여인 시리즈’ 15점을 선보인다. 조선의 여인들을 재현해 인물사진을 촬영하고 그 이미지 위에 6만여개의 원석을 촬영한 이미지를 덧입힌 작업들. 9월 12일까지, 서울 삼청로 아트파크. (02)3210-2300. [대중음악] ●넬 컴백 콘서트 ‘C’ 국내 최고의 감성 모던록 밴드 넬이 2년 5개월 만에 정규 7집 앨범 ‘C’를 발매하고 꾸미는 무대. 새 앨범은 카오스(Chaos), 갈등(Conflict), 혼란(Confuse), 모순(Contradiction)을 주제로 한 열두 곡을 담았다. 공연에선 신곡부터 기존 히트곡까지 다채로운 라이브를 선보인다. 9월 3~4일 오후 7시,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예스24 라이브홀. 11만원. 1544-1555. ●시오엔 컬래버레이션 EP 발매 콘서트 ‘옴니버스’ 2012년부터 꾸준히 한국을 찾으며 한국 음악 팬과 교감해 온 벨기에 출신 싱어송라이터 시오엔이 국내 유명 인디 뮤지션들과 미니 앨범을 내고 꾸미는 기념 무대. 김사월X김해원, 선우정아, 성기완, 해오, 디제이 어바웃 줄리안 앤드 이현과 함께 앨범 수록곡을 들려준다. 9월 3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4만 4000원. (02)330-6212. [뮤지컬·연극] ●뮤지컬 ‘킹키부츠’ 2014년 국내 초연 이후 1년 8개월 만에 더욱 화려하고 우아한 모습으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폐업 위기의 구두공장을 물려받은 찰리가 드래그 퀸(Drag queen·여장 남자 가수) 롤라를 만나 드래그 퀸을 위한 특별한 신발 킹키부츠를 만들어 회사를 되살리는 과정을 담았다. 201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다. 9월 2일부터 11월 3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6만~14만원. 1544-1555. ●연극 ‘도둑맞은 책’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스토리공모대전 수상작을 원작으로 제작된 동명의 영화 시나리오를 각색한 작품. 시나리오 속 다양한 인물들을 2인극으로 압축, 강렬한 에너지와 극대화된 심리상태를 스릴감 있게 전한다. 송영창·박용우·박호산·조상웅이 2인 1조가 돼 밀도 있는 연기를 펼친다. 9월 1~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소극장 블루. 전석 4만원. 1566-5588. [클래식·무용] ●첼리스트 문웅휘의 명연주 ‘Beyond-’ 대한민국 대표 현악 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의 첼리스트 문웅휘의 독주 무대. 바흐 첼로 조곡 3번과 4번, 펜데레츠키 무반주 첼로 모음곡 등을 통해 깊이 있는 첼로 선율을 들려줄 예정이다. 9월 1일 오후 8시, 서울 종로구 JCC아트센터 콘서트홀. 전석 4만원. (02)2138-7373~4. ●유니버설발레단 ‘잠자는 숲속의 미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개최되는 ‘극장 용 클래식 스페셜’ 시리즈 세 번째 공연. 고대 유물이 숨 쉬고 있는 박물관에서 수준 높은 공연과 전시를 동시에 관람할 수 있는 게 포인트. ‘박물관에서 즐기는 클래식’을 표방한 이 시리즈는 지난해부터 ‘슬로박오케스트라 내한공연’, ‘국립발레단 스페셜 갈라’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9월 2일 오후 7시·3일 오후 3시, 5만~10만원. 1544-5955.
  • ´추다르크´´탄핵주역´에서 결국 제1야당 대표로

    ´추다르크´´탄핵주역´에서 결국 제1야당 대표로

    27일 더불어민주당의 새 당대표로 뽑힌 5선 추미애(58) 의원은 서른일곱의 나이에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과 당론을 거스른 노동관계법 처리 과정에서 두 차례 바닥을 경험했다. 하지만 여소야대 정국의 제1야당 대표이자 내년 대선 경선의 관리자로 21년 정치경력의 정점에 올라섰다. 또한 민주당 60년 역사상 첫 TK(대구·경북) 출신 선출직 대표라는 새로운 역사도 썼다. 추 대표는 대구의 세탁소집 둘째 딸로 태어나 경북여고를 졸업한 TK 출신이다. 전북 정읍 출신 서성환 변호사와 결혼해 ‘호남의 맏며느리’를 자청한다. 한양대 법대 졸업 후 제24회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광주고법 판사 등을 지냈다.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였던 DJ에게 부대변인으로 발탁됐다. 호남에 뿌리를 둔 야권에 보기 드문 대구 출신의 젊은 여성판사란 점에서 주목받았다. 당시 DJ는 “제가 대구 며느리를 얻었다”면서 “세탁소집 둘째 딸이 부정부패한 정치판을 세탁하러 왔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비례가 아닌 서울 광진을에 도전, 단박에 여의도에 입성했다. 1997년 대선 당시 야권 불모지 대구에서 ‘잔다르크 유세단’을 이끌며 DJ의 당선에 기여했다. 이때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란 별명을 얻었다. 2002년 노 전 대통령의 선대위 핵심인 국민참여운동본부를 이끌었다. 새천년민주당 지도부를 대신해 ‘돼지엄마’로 변신해 ‘희망돼지저금통’을 들고 거리로 나가 57억원의 성금을 모으는데 기여했다. 하지만 2003년 노 전 대통령이 대북송금사건에 대한 특검을 수용하자 DJ를 배신했다고 판단해 결별을 선택했다. 열린우리당 분당 사태에서 민주당 잔류를 선택했고, 탄핵이 부결되자 삼보일배로 속죄했지만 17대 총선에선 ‘탄핵역풍’을 피하지 못했다. 그는 “탄핵은 가장 큰 실수였다”고 사과했다. 또 “삼보일배를 진행한 이후 무릎 상태가 안 좋아져 아직까지 높은 구두를 신지 못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18대 총선에서 3선 고지에 오르며 재기했다. 그러나 2010년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시절 당론을 거슬러 노동관계법을 처리한 탓에 2개월 당원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는 “소신이며 후회는 없다”고 말한다. 추 대표는 5선 의원이 되는 동안 단 한 번도 당적을 바꾼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어느 계파에 서본 적도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친문’(친 문재인)으로 분류된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의 국민통합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친노(친 노무현)와 앙금을 털어냈고, 지난해 2·8 전당대회에서 문 전 대표를 도운데 이어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문재인 체제’의 버팀목이 됐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미스코리아와 여성 구두

    미스코리아와 여성 구두

    25일 서울 중구 금강제화 명동점에서 2016 미스코리아 수상자들이 금강제화 ‘르느와르 플레인 펌프스’ 여성 구두를 소개하고 있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 ‘청춘시대’ 류화영, ‘신상 백’ 정리..한승연 표정 ‘반전’

    ‘청춘시대’ 류화영, ‘신상 백’ 정리..한승연 표정 ‘반전’

    ‘청춘시대’ 류화영이 정리하는 신상 가방에 한승연이 시선을 빼앗겼다. 최근 방송된 JTBC 드라마 ‘청춘시대’에서는 자신의 애장품을 처분하는 류화영(강이나)과 이에 놀란 한승연(정예은)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류화영은 평소 아끼던 가방과 구두, 액세서리를 정리하며 변화된 심경을 드러냈다. 이를 본 한승연은 류화영이 정리중인 가방에 관심을 표했으나, 류화영은 단호하게 구매를 제안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JTBC 드라마 ‘청춘시대’는 외모부터 성격, 전공, 남자 취향, 연애스타일까지 모두 다른 5명의 매력적인 여대생이 셰어하우스에 모여 살며 벌어지는 유쾌하고 발랄한 청춘 동거드라마.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김원길 바이네르 사장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김원길 바이네르 사장

    그의 웃음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언제부턴가 그 자리에 있었던 듯했다. 좌절과 시련을 이겨내면서 더 커지고 짙어진 것일까. 소박하게 꾸며진 사장실 문을 열면 ‘힘들어도 괜찮아’라고 적힌 액자가 첫눈에 들어온다. 사무실과 공장을 겸하고 있는 경기 일산 본사에서 지난 17일 만난 김원길(55) 바이네르 사장에게서 “힘들어도 괜찮다”고 스스로 되뇌며 넘어지고 일어나 달려온 40년을 들어봤다. -옷가지 몇 벌이 든 작은 가방 하나를 들고 나는 영등포역에 내렸다. 처음 밟은 서울 땅. 또래들처럼 학교에 다녔더라면 고2 새 학기의 시작에 들떠 있었을 1978년의 봄이었다. 당시 영등포는 사람과 상점, 공장, 유흥가로 지금보다 훨씬 더 번잡했다.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의 무표정한 얼굴들. 겁이 났다. ‘내가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목이 탔다. 화장실에서 벌컥벌컥 수돗물을 마시고 세수를 했다. 시간은 오후 4시. 자, 이제부터 한 집 한 집 내가 있을 곳을 찾아나서 보자. “제가 구두 만드는 기술이 있는데요, 저 좀 써 주시면 안 될까요.” 하지만 땅거미가 내리고 전등에 하나둘 불이 들어와도 나를 받아주는 곳은 나오지 않았다. 퇴짜를 맞은 집이 스무 곳 가까이 되어갈 즈음, 문래동 쪽 허름한 구둣방에서 나를 받아주었다. 월급은 없이 하숙집에서 먹여 주고 재워 주기만 하는 조건이었지만 마다할 수가 없었다. -내 솜씨를 본 구둣방 주인은 좀 놀라는 눈치였다. 열일곱 살 먹은 ‘충청도 촌놈’치고는 실력이 꽤 괜찮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곳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여름이 되자 주인이 불렀다. “장마철이라 물건이 너무 안 팔린다. 더이상 널 먹이고 재워 줄 능력이 안 된다.” 말하자면 정리해고였다. -“구둣방에서 잘렸어요.” 몇 달 동안 하숙하며 친해진 룸메이트 형에게 사정 얘기를 했다. “내가 강원도 양양 출신이어서 잘 아는데, 설악산에 가면 일자리가 있을 거야.” 귀가 번쩍 뜨인 나는 다음날 새벽같이 마장동 시외버스 터미널로 달려갔다. 그날 늦은 오후가 돼서야 도착한 설악산. 몇 달 전 영등포 역전에서처럼 상점과 산장의 문을 한 집 한 집 두드렸다. 하지만 하숙집 형의 말과 현실은 달랐다. 서울로 돌아갈 차비는커녕 김밥 하나 사먹을 돈도 없는데 서늘한 밤이 찾아왔다. 그런데 그냥 죽으란 법은 없었다. 하룻밤만 재워달라고 말할 요량으로 찾아간 산장에서 “방 청소하고 손님들 가방 들어 주면 한 달에 5만원을 주겠다”고 제안을 했다. -당시 설악산은 신혼여행이 피크였다.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짐을 들어 주자 팁이란 걸 주는데, 한 번에 2000~3000원은 기본이었다. 새로운 삶의 희망에 들뜬 신혼부부들은 일반 등산객들보다 손이 컸다. 지배인이 보는 데서 받은 팁은 도로 토해내야 했지만, 그렇지 않은 팁은 고스란히 내 주머니에 들어왔다. 팁에 맛을 들인 나는 강아지처럼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가 밖에서 발소리가 나면 누구보다 먼저 뛰어나갔다.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말을 해야 더 많은 팁을, 그리고 지배인이 안 보는 데서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갔다. 한 달이 지나자 다락방에 몰래 감추고 벽돌로 눌러놓았던 팁이 50만원으로 불어났다. 월급의 10배였다. 그 돈을 들고 나는 미련 없이 설악산을 떠났다. -어려서부터 우리 집은 정말로 찢어지게 가난했다. 1961년 충남 당진에서 5남 2녀의 셋째로 태어났는데, 가족이 의지할 거라곤 손바닥만 한 논 몇 마지기가 전부였다. 나는 초등학교 들어갈 때부터 허약한 형을 대신해 풀 베고, 땔감 구하고, 논에서 피 뽑는 노동의 무게를 다 짊어져야 했다. 그 보상일까. 초등학교까지만 보낸 형, 누나와 달리 아버지는 나를 중학교에 넣어주셨다. 하지만 중학교 3년 동안 수시로 학업 중단의 위기가 찾아왔다. “엄마, 저…학교에서…100원만 가져오래요.” 집안 사정 뻔한데 차마 말 못하고 있다가 어렵게 입을 열면 어머니는 새벽부터 이집 저집 문을 두드리며 돈을 꾸러 다녀야 했다. “진작에 얘기했으면 좀 더 일찍 알아봤을 것 아니니.”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그래 봐야 어머니의 긴긴밤 잠 못 드는 괴로움만 더 깊어졌을 거란 사실을. 풀이 죽은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눈물을 애써 외면하며 집을 나서곤 했는데, 나는 울지 않았다. -학교생활은 1977년 2월 중학교 졸업과 함께 마침표를 찍었다. 중학교 3년이 나에게 보장된 최후의 학업이란 걸 이미 다 알고 있었던 터라 고등학교 진학 얘기는 아버지도 나도 꺼내지 않았다. “원길이는 내 밑에서 구두 기술 배워라.” 서산 읍내에서 작은 구둣방을 하시던 작은아버지가 같이 일을 하자고 하셨다. 초등학교 때 지게를 직접 만들기도 했던 조카의 손재주를 익히 알고 있던 작은아버지였다. 하지만 ‘좁은 곳’에서 평생을 ‘족(足)쟁이’로 썩고 싶지는 않았던 나는 그 손을 뿌리치고 ‘넓은 곳’을 찾아 경기 고양군 지축면(현재의 지축동)의 분재농장에 취직을 했다. 하지만, 한 달 1만원을 받아서는 내 한 몸 먹고 자기에도 빠듯했다. 슬슬 염증이 났다. -“돈 번다고 올라가더니 사는 게 그리 만만하더냐.” 그해 9월 추석에 집에 와서 작은아버지를 다시 만났다. “욕심 부리지 말고 우리 가게로 와라. 이 기술 하나면 먹고사는 데 문제없다.” -서산 구둣방에서 처음 배운 것은 가죽과 밑창이 단단히 붙도록 망치질을 하고, 접착면에 ‘뻬빠질’(사포질)을 하는 일이었다. “역시, 원길이 손재주는 대단하구나.” 남들이 1년을 해도 떼지 못한다는 남성용 구두 제작 전 공정을 나는 5개월 만에 마쳤다. “그 재주로 시골에 있긴 아깝다. 서울 가서 서울 기술 배우거라.” 동료 아저씨들의 말이 몇 번 반복되자 마음이 흔들렸다. 작은아버지는 나의 고민을 이해해 주셨다. 그래서 작은아버지가 쥐여주신 차비를 들고 나는 1978년 그 봄에 영등포역 가는 기차를 탔던 것이다. -설악산에서 번 55만원으로 경기 성남 상대원동에 월셋집을 얻고 서울 중곡동 어린이대공원 근처 구두 공장에 취직했다. 당시 제화업계의 판도는 금강제화, 에스콰이아, 엘칸토, 케리부룩의 순이었다. 내가 들어간 곳은 케리부룩에 납품하던 참스제화였다. 본격적으로 여성용 구두 만들기를 익혔는데, 얼마 후 나는 참스제화 안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최고의 기술을 갖게 됐다. 그렇게 5년이 지났을 즈음 케리부룩에서 나에게 오라고 손짓을 했다. 1983년 9월 스물두 살 때였다. -‘생산라인에 있으면 신발을 20켤레 만들 수 있지만 관리자가 되면 2000켤레, 2만 켤레의 생산을 직접 관장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늘 ‘더 큰 것’, ‘더 높은 곳’에 목말라 했다. 그래서 나를 믿고 부른 케리부룩 김정현 사장님에게 ‘생산직’이 아닌 ‘관리직’에 배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사장님은 원했지만 주변에서 말들이 나왔다. ‘생산관리를 고작 중졸 출신에게 맡기다니’와 같은 것들이었다. -그래도 나는 계속 관리직의 문들 두드렸고, 얼마 후 포장반에 배치됐다. 구두에 상표를 붙여 사각 박스에 담는 단순노동을 하는 곳이었지만, 그나마 관리직이라는 이름표를 갖고 있는 부서였다. 생산라인에 있을 때 100만원이던 월급이 포장반으로 오니 20만원으로 깎였다. 나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는데, 그 계산은 적중했다. 몇 달 후 완제품을 최종 검사하는 검수반으로 옮겼다. ‘완벽한 제품’을 강조하며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깐깐하게 검사를 했다. 어느 날 공장 기술자 100여명이 “우리를 괴롭히는 김원길을 자르라”고 대놓고 사장님에게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하지만 사장님은 나를 지지했다. 제품의 완성도가 높아지는데 그걸 마다할 사장이 어디 있겠나. 나는 ‘시키지 않은 짓’도 자발적으로 나서서 했다. 시장 조사였는데 금강제화, 에스콰이아, 엘칸토 등 경쟁제품 중에 잘 팔리는 건 어떤 게 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분석해 리포트를 작성했다. -1989년 인천백화점에서 우리 케리부룩 매장을 퇴출시키겠다고 통보해 왔다. 내가 영업관리를 하며 어렵게 입점을 성사시킨 지 한 달여 만이었다. 월 매출이 600만원으로 다른 업체의 5분의1밖에 안 된다는 이유였다. 백화점에 시간을 한 달만 더 달라고 했다. ‘저 많은 걸 나 혼자선 절대로 못 판다. 고객의 입소문을 통해 팔리도록 만들어야 한다.’ 반값 특가 세일과 동시에 내가 백화점 매장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자, 여러분, 케리부룩 CM송 부르시면 구두를 그냥 드립니다.” 당시 ‘허리를 미끈하게 펴고~ 무릎을 쭉 뻗으면~ 케리부룩 케리부룩 예쁘게 걸어요~’라는 우리 TV CM송은 꽤나 인기가 있었다.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한 달 매출이 1억 1000만원으로 거의 20배가 됐다. 그걸 계기로 뉴코아, 롯데, 신세계 등 서울 시내 백화점에 속속 입점을 했고 나는 ‘영업의 달인’으로 통하게 됐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에 대한 시기와 모함도 커져 갔다. ‘사장이 되려고 한다’, ‘회삿돈을 제 맘대로 쓴다’ 악성 루머가 사내에 돌았다. 사람들에게 실망을 하고 분노를 하니 더이상은 회사에 다닐 수가 없었다. -1990년 사표를 던졌다. 언젠가는 예정됐던 일, 그게 조금 앞당겨졌다고 생각했다. 이듬해 케리부룩 퇴직금 280만원과 사장님이 별도로 챙겨주신 200만원을 밑천으로 서울 용산에 선심(구두의 앞코에 들어가는 부속) 제조회사를 차렸다. 간판은 ‘원길’로 내걸었다. 장사는 그럭저럭 됐는데 돈이 안 들어왔다. 못 받은 외상값이 2000만원이 넘어갔고, 빚이 쌓여 갔다. 답답한 마음에 전에 거래했던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의 바이어를 만났다. “아이고, 김 대리 회사 관두고 나서 케리부룩 엉망 됐어요.” 케리부룩 김 사장님에게 전화를 드렸다. “롯데백화점에 물건 한 트럭 보내주세요. 제가 팔아볼게요.” 매출의 10%가 내 몫이었다. -“사장님, 제가 직접 구두 만들어서 케리부룩 상표 붙여 팔겠습니다.” 다시 기세가 오른 나는 케리부룩에 로열티를 주고 하청공장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호사다마는 이번에도 비껴가지 않았다. 1993년 케리부룩 대표가 된 전문경영인이 케리부룩 상품권을 헐값에 불법 발행해 구속이 됐고 회사는 부도가 나고 말았다. 상품권들은 휴지조각이 됐고 나는 산더미처럼 쌓인 구두와 빚더미에 거리로 나앉을 판이 됐다. 불면의 날이 이어졌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싶은 충동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밀려왔다. 하지만, 20대 때 연탄가스를 마시고도 씩씩하게 출근을 했던 나였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때마침 어떤 고마운 분이 급전을 융통해 줘서 최종 도산에는 이르지 않을 수 있었다. -회사 이름을 ‘안토니’로 바꾸고 그럭저럭 구두회사를 꾸려가고 있던 1994년 뜻하지 않은 전기가 찾아왔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구두 박람회 ‘미캄’에 갔는데 바이네르의 컴포트화가 눈에 들어왔다. 그들에게 “나와 한국 독점판매 계약을 맺자”고 했다. 당시 바이네르는 하루 1만 2000켤레를 생산하는 대형 업체였다. 한국 수출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그들을 나는 어렵사리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예상대로 국내에서 바이네르는 중년 이상의 여성들을 중심으로 날개 돋친 듯 팔렸다. 하지만, 이탈리아 현지에 주문을 넣고 제품을 받기까지 무려 석 달이나 소요되는 문제가 나타났다. 직접 생산이 절실해졌다. -“내가 한국에서 알아주는 구두 기술자다. 바이네르 상표를 붙여서 우리가 직접 만들어 팔면 안 되겠나. 바이네르의 명성에 먹칠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그들을 꼬박 6개월을 설득했다. 나의 한결같은 노력은 바이네르 회장을 감동시켰고, 결국 나는 일산의 아파트형 공장에서 하루 50켤레씩 컴포트화 생산을 시작했다. -바이네르로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데 뜻하지 않은 악재가 터졌다. 나를 아껴주었던 이탈리아 본사 회장이 돌아가시고 그 분의 아들이 가업을 물려받았는데, 회계사 출신인 그는 우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 ‘한국에서 그렇게 잘 팔리는데, 로얄티를 이 정도 밖에 안 내나.’, ‘이탈리아 본사에서 수입해 가는 물량을 더 늘려라.’ 아들의 횡포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나는 서서히 바이네르와의 결별을 준비했다. 광고도 바이네르의 비중을 줄이고 우리 자체 브랜드인 안토니에 집중했다. 그런데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대표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남부 유럽은 특히 충격이 컸다. 거기에서 바이네르라고 예외가 될 수 없었다. 게다가 바이네르는 당시 유럽과 홍콩 증시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극심한 자금난을 겪게 됐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1년, 나는 이탈리아로 가서 아들을 만났다. “너희들 자금난이 심각하다는데, 내가 지원을 해줄 테니 바이네르 브랜드를 나에게 팔아라.” 그들은 나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현재 이탈리아에 바이네르 공장이 10군데 정도 있는데 그들이 쓰는 브랜드 상표권은 내가 갖고 있다. -바이네르 신발이 편안한 비결이 뭐냐고 많은 사람이 묻는다. 그러면 나는 “고객의 마음은 당신이 그 질문을 하는 이 순간에도 변하고 있다는 걸 명심하라”고 일러준다. 고객은 항상 더 예쁘고, 더 편안한 구두를 찾는다. 그걸 떠올리면 절대로 연구개발(R&D)을 게을리하거나, 맘 놓고 쉴 수가 없다. 고객은 혹시 한 번은 몰라도 절대로 두 번은 봐주지 않는다는 걸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 김원길 바이네르 사장 발이 편안한 신발을 뜻하는 ‘컴포트화’를 통해 연간 5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업계 3위 바이네르의 최고경영자(CEO)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구두 분야의 장인(匠人)으로, 특히 ‘중졸 신화’의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바이네르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전국 60여곳에 매장을 두고 있다. 가난으로 배움을 다하지 못했던 그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안토니 장학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골프 꿈나무에게 연간 2억원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해마다 5월이면 수도권의 독거노인을 초청해 효도잔치를 열고 있다. 박애원, 벧엘의집 등 수많은 복지시설에 물품을 보내고 있다.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하다. 직원들에게 업계 최고의 급여를 보장하고 이탈리아 밀라노,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 다양한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1961년 충남 당진 출생 ▲당진 도성초등학교, 미호중학교 ▲1984년 전국기능경기대회 제화부문 동상 수상 ▲1994년 안토니 설립 ▲2008년 국무총리 표창, 2012년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상, 2012년 철탑산업훈장, 2013년 아름다운 납세자상 수상
  • 2시간 여심 유혹 유쾌한 하이힐

    2시간 여심 유혹 유쾌한 하이힐

    “롤라는 자기 삶의 목적과 주관이 뚜렷합니다. 뚜렷하다 못해 찰리에게 영향을 주기까지 하죠. 배우로서 이런 배역을 맡는 건 정말 보람 있는 일입니다.” 배우 정성화(41)가 지난해 게이 부부와 자녀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라카지’에 이어 또다시 여성 연기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국내 초연 이후 1년 8개월 만에 더욱 화려하고 우아한 모습으로 거듭난 라이선스 뮤지컬 ‘킹키부츠’를 통해서다. 정성화는 초연 멤버인 강홍석과 함께 드래그 퀸(여장 남자 가수) 롤라 역을 맡았다. “롤라 역을 연습하면서 여성에 대해 많은 걸 배웠습니다. 그동안 못생겨서 여성들에게 인기가 없다고 여겼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섬세한 면도 없었고 공감할 줄도 몰라 여성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유부남이 된 이후 알게 돼 아쉽네요.” 공연을 앞두고 런 스루(실제 공연처럼 하는 연습)를 했을 때다. 2시간이 넘는 공연이 끝나고 나면 하이힐 때문에 발도 아프고 진이 빠질 줄 알았는데 그 반대였다. 너무 즐겁고 유쾌해 연이어 한 번 더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츠를 신고 발가락만 땅에 대고 발목을 세워야 됩니다. 그냥 서 있기도 힘든데 섹시한 자세도 취해야 하고 무대를 뛰어다니며 춤도 춰야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공연을 하고 나면 힘들 줄 알았는데, 행복감이 더 밀려오더군요. 롤라를 만난 건 정말 운명인 것 같습니다.” 정성화는 지난해 ‘라카지’에서 전설적인 여장 남자 가수이자 아내 ‘자자’(앨빈) 역을 열연했다. “작품 섭외가 들어왔을 때 자자와 롤라가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롤라 역을 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 이런 제게 아내가 자자는 20년간 아들을 키운 엄마 역이지만 롤라는 젊은 사람 아니냐며 둘은 다르다고 했습니다. 아내의 조언 이후 롤라는 자자의 젊은 시절이라 여기게 됐고, 차별점을 두고 연습할 수 있었습니다.” 배우들 간에 통용되는 신조어 ‘킹키하자’도 만들었다고 했다. ‘킹키하자’는 기분이 우울할 때 술 마실래, 놀러 갈래라고 제안하는 것처럼 기분 전환을 위해 사용하는 말들을 통칭한다. 롤라의 천적이자 보수적인 마초 공장 직원인 돈 역을 맡은 배우 고창석이 전 국민의 기분 전환을 위해 만들었다. “연습을 하면서 우울한 기분을 털어 내고 즐겁게 기분 전환을 하자는 뜻의 ‘다 함께 킹키하자, 세이 예, 예, 예~!’라는 노래를 부르면 정말 즐거워집니다.” ‘킹키부츠’는 폐업 위기의 구두공장을 물려받은 찰리가 롤라를 만나 드래그 퀸을 위한 특별한 신발 킹키부츠를 만들어 회사를 되살리는 과정을 그린다. 201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고, 같은 해 토니상 6개 부문(작품상, 음악상, 안무상, 남우주연상, 편곡상, 음향상)을 휩쓸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이후 미국 30여개 도시뿐 아니라 영국, 캐나다, 일본 등 세계적으로 흥행했다. 팝스타 신디 로퍼가 작사·작곡한 음악이 압권이다. 국내에선 2014년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한 지 1년 반 만에 세계 최초로 라이선스 공연으로 선보여 10만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다음달 2일부터 11월 3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6만~14만원. 1544-1555.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용돈 안 줘서” 아버지 때려 숨지게 한 14세 아들 구속

    “용돈 안 줘서” 아버지 때려 숨지게 한 14세 아들 구속

    용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한 14세 아들이 경찰에 구속됐다. 22일 오후 서중석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 “도주할 우려 때문에 소년이지만 부득이하게 구속해야 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A군은 만 14세이지만 생일이 한 달가량 지나 형사 입건 대상에서 제외하는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에 해당하지 않는다. A군은 지난 19일 낮 12시 인천시 남동구의 한 원룸에서 아버지 B(53)씨를 방 안에 있던 밥상 다리와 효자손 등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B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두부(머리) 손상 등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A군은 경찰에서 “PC방에 가려고 2천원을 달라고 했는데 아버지가 안 줘서 때렸다”고 진술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B씨는 평소 척추협착증과 뇌병변 등으로 거동이 불편해 아들의 폭행에 제대로 저항하지 못했다. A군은 아버지를 폭행한 뒤 PC방에서 3시간 가량 게임을 했으며 귀가 후 평소 알고 지낸 동주민센터 복지사에게 아버지의 사망 사실을 알리기까지 1시간 넘게 집에서 범행도구 등을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은 10년 전 부모가 이혼한 뒤 아버지와 단둘이 살았으며 지난해 중학교에 진학했지만 장기간 결석해 유급됐다. 올해 초부터 다시 등교하겠다는 의사를 학교 측에 밝혔지만 3월부터 또 결석했다. 그는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를 앓아 평소 감정 기복이 심하고 폭력적인 성향을 자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에는 2차례 병원에 입원해 2개월간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미 을지 프리덤가디언 연습(UFG) 시작…北 ‘핵 선제타격’ 위협

    한·미 을지 프리덤가디언 연습(UFG) 시작…北 ‘핵 선제타격’ 위협

    한미 양국 군이 22일 연례적인 대규모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시작한 가운데 북한군은 이번 훈련을 ‘핵전쟁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핵 선제타격’ 위협을 가하고 있다. 한미연합군사령부(이하 연합사)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8월 22일부터 9월 2일까지 연례적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을 실시한다”며 “UFG 연습은 한미동맹의 대비태세 향상, 역내 방어 및 한반도 안정 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사는 이날 오전 9시 40분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군정위)를 통해 판문점에서 북한군에 UFG 연습 일정과 이번 훈련이 비도발적 성격이라는 점을 통보했다. 유엔사 소속 장교가 군사분계선(MDL)으로 다가가 한국어와 영어를 사용해 구두로 북측에 통보했고 북한군은 MDL 쪽으로 나와 이를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정위는 북측과 전화 채널이 끊긴 상태다. 이번 UFG 연습에 참가하는 미군 병력은 미 본토와 태평양사령부 소속 해외 증원병력 약 2500명을 포함해 모두 2만 5000여명이다. 작년에는 미군 3만여명(해외 증원병력 3000여명)이 참가했다. 한국군은 예년 수준인 5만여명이 연습에 참가한다. UFG 연습은 지휘소훈련(CPX)으로, 야외 기동훈련을 포함하지는 않는다. 군 관계자는 “UFG 훈련 기간 미군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전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번 UFG 연습에는 호주, 캐나다, 콜롬비아, 덴마크, 프랑스, 이탈리아, 필리핀, 영국, 뉴질랜드 등 유엔군사령부에 전력을 제공하는 9개국도 참가한다. 중립국감독위원회를 구성하는 스위스와 스웨덴은 이번 훈련이 정전협정을 준수하는지 감시할 예정이다. 이번 UFG에는 한미 양국이 지난해 6월 서명한 ‘작전계획 5015’가 적용된다. 여기에는 유사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시설·기지를 선제타격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날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에서 UFG 연습이 ‘핵전쟁 도발 행위’라며 “우리의 자주권이 행사되는 영토와 영해, 영공에 대한 사소한 침략징후라도 보이는 경우 가차 없이 우리 식의 핵선제 타격을 퍼부어 도발의 아성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리겠다”고 위협했다. 또 “지금 이 시각부터 조선인민군 1차 타격연합부대들이 을지프리덤가디언 합동군사연습에 투입된 모든 적 공격 집단들에 선제적인 보복타격을 가할 수 있게 항시적 결전 태세를 견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한미 양국 군은 이번 훈련이 어디까지나 정례적이고 방어적인 성격의 연습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있다는 입장이다. 연합사는 “UFG 연습은 1953년 10월 1일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일환으로, 정전협정에 근거해 실시된다”며 “한미 양국의 오랜 군사동맹, 헌신, 지속적인 우호관계를 강조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보장하는 데 도움을 주며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헌신을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심으뜸, ‘올드스쿨’ 검색어 1위 공약 바로 실행 “힐 신고 점프 스쿼트”

    심으뜸, ‘올드스쿨’ 검색어 1위 공약 바로 실행 “힐 신고 점프 스쿼트”

    스포츠 트레이너 심으뜸이 1위 공약을 즉석 실천했다. 16일 심으뜸은 SBS 파워 FM ‘김창렬의 올드스쿨’에 출연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면, 지금 신고 있는 구두 높이가 10cm가 넘는데 이걸 신고 점프 스쿼트를 하겠다”라고 공약을 내걸었다. 이후 심으뜸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이름을 올렸고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힐을 신은 채 점프 스쿼트를 했다. 심으뜸은 이날 ‘올드스쿨’에서 자신의 이름에 대해 “어릴 때는 특이해서 부끄러웠는데 지금은 너무 좋아한다. 사람들이 내 이름을 까먹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함께 출연한 최현우는 스케줄 관계상 생방송에 10여분 늦었다. 최현우는 이에 대해 “순간이동 할 뻔했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V20에도?… ‘정부앱’ 선탑재 여부 촉각

    V20에도?… ‘정부앱’ 선탑재 여부 촉각

    LG측 “아직 결정된 것 없다”에도 업계선 ‘안전신문고앱’ 탑재 예측 소비자 “정부가 특정앱 강요” 비판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에 정부가 배포하는 애플리케이션(앱) 2종이 선(先)탑재된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LG전자도 다음달 7일 공개할 V20에 정부 앱을 선탑재할지 주목된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두 곳이 잇따라 정부의 앱 선탑재 요구를 수용한다면 신형 스마트폰이 정부 앱의 광고판이 되는 관행이 굳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안전신문고’ 정부 민원 접수 쉬운 앱 갤럭시노트7엔 행정자치부의 ‘정부3.0앱’과 국민안전처의 ‘안전신문고앱’이 사용자 동의 시 자동 설치된다. ‘정부3.0앱’은 행정서비스 포털이고, ‘안전신문고앱’은 훼손된 공공시설을 당국에 신고하는 앱이다. 지난 3월 삼성전자와 함께 정부로부터 이들 앱의 선탑재 구두 요청을 받은 LG전자는 15일 “V20 공개까지 3주 이상 남아 있어 아직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LG V20에 최소한 ‘안전신문고앱’이 탑재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앱 명칭에 ‘안전’이 쓰인 탓에 공익적 목적의 앱이란 뉘앙스가 강하게 풍기는 앱이다. 그러나 실상 ‘안전신문고앱’은 대국민 안전·편의 도모보다 정부의 손쉬운 민원 접수에 방점을 둔 콘텐츠로 구성됐다. 기자가 설치해 보니 앱은 ‘현재 위치 사용’에 동의를 구하는 팝업 메시지(사진 ①)를 먼저 내보냈다. 이어 도로꺼짐 등을 신고하는 화면(사진 ②)으로 이동했다. 도로꺼짐을 신고할 때 개인정보를 한 차례 더 요구하고, 지자체 등이 정비를 끝냈는지 확인시켜 주는 화면(사진 ③)을 앱으로 제공한다. ●“좀비앱 비판하던 정부가 좀비앱 유포” 정부 앱 선탑재 소식에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반발이 확산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정부가 스스로 자신의 정책을 부정했다는 측면에서 비롯된 비난이다. 2014년 1월 미래창조과학부는 ‘스마트폰 앱 선탑재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스마트폰 이용자 불편을 야기하고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비정상적 관행을 정상화하겠다”며 선탑재 앱 축소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운영체제(OS) 업체들의 강요로 깔렸지만 사용자들은 외면하던 선탑재 앱을 ‘좀비앱’이라며 비판하던 정부가 스스로 좀비앱을 유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ICT발전 정책 방향 잘못됐다” 제조사의 부당한 선탑재 행위에 심판 역할을 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제조사와 ‘밀월’했다는 점에서도 소비자 분노가 끓고 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앱을 지우면 된다고 하지만, 삭제 전까지 앱이 스마트폰 용량을 차지하는 것도 싫고 앱 삭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도 싫은 소비자의 불만을 해소할 방법이 없다”면서 “정부가 특정 앱을 소비자에게 강요하는 상황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정보통신기술(ICT) 발전 정책 방향이 잘못 설정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간 오픈넷 등이 ‘공공앱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정부는 모든 것을 만들어 국민에게 주는 벤딩머신(자동판매기) 정부 대신 공공정보 공개를 늘리고 민간이 공공앱을 만들게 하는 플랫폼 정부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정부는 이번에 정반대 경로를 따르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中, 수입제한·투자 철회 등 한국에 사드 무역보복 준비”

    “삼성·LG 전기차 배터리 배제 한국ING 매각 연기도 中 입김” 중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한국에 대해 수입 제한, 투자 철회와 같은 본격적인 경제보복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홍콩 매체가 보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 익명의 중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중국은 한국의 사드 철회를 압박하기 위해 한국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입 규제와 한국 내 투자 제한, 중국 자본의 한국 기업 인수 제한 등의 조치를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최근 중국 위성방송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구두로 한류 스타 출연 금지 등 한류 제재 조치를 내렸다고 보도한 바 있으며, 이 보도는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SCMP는 이어 “중국 당국이 최근 한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자 발급 강화와 한류 규제도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압박 조치”라고 설명했다. SCMP의 취재해 응한 당국자들은 모두 익명을 요구했다. 중국 외교부와 상무부, 공업신식부 등 관련 부처는 공식적인 확인 취재에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SCMP는 또 “삼성SDI와 LG화학이 중국 전기차 배터리 공급자 리스트에 오르지 못하는 것도 사드와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 안후이장화이 자동차는 삼성SDI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 생산을 중단했다. 삼성SDI가 중국 정부로부터 전기차 배터리 인증을 받지 못한 만큼 해당 차량이 정부 보조금 대상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12일 예정이었던 한국 ING생명 매각 본입찰이 연기된 것도 중국의 한국 투자 제한에 따른 영향이라고 SCMP는 분석했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추진 중인 ING생명 매각에는 홍콩계 사모펀드인 JD캐피털과 중국계 타이핑생명, 푸싱그룹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중국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아직 인수전 참여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편 소강 상태를 보이던 중국 관영 언론의 사드 압박 공세가 재점화되고 있다. 인민일보는 “사드 배치로 한국이 중국 시장을 잃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日, 위안부 지원재단 “10억엔 출연”에 여야 반응이…

    日, 위안부 지원재단 “10억엔 출연”에 여야 반응이…

    13일 일본 정부가 10억엔(약 107억원)을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화해·치유재단’에 신속하게 출연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자 여야는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여당은 “성실한 한일합의 이행만이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유일한 길”이라며 “야당은 갈등을 부추겨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일본 정부의 10억엔 출연은 배상금이 아니라는 일본 정부의 입장이 관철된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정부의 외교력 부재가 입증됐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일부 단체와 야당이 합의를 무효라고 주장하며 재협상을 촉구하고 있으나, 대다수 피해자와 가족들은 합의를 긍정 평가하고 재단 사업이 하루 속히 실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이제는 대립과 갈등을 넘을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회복, 상처 치유를 위한 재단의 사업들이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정치권의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또 “야당은 이제 갈등을 부추기는 것을 멈추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회복, 상처를 치유하는 길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며 “그 길이 피해자들의 한 맺힌 응어리를 풀어주고 진정으로 그분들의 아픔과 함께하는 길임을 인식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일본 정부에 끌려 다니는 박근혜 정부는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출연금 10억엔이 배상 성격이라고 주장해왔던 우리 정부만 우습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력 빵점인 한국 외교의 현 실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한일 양국의 위안부 합의가 얼마나 속빈 강정처럼 내용 없는 것인지 그 실체가 분명해졌다”며 “위안부 문제를 매듭짓는 길은 일본 정부가 분명하게 사과하고 법적·도의적 책임을 지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이행자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위안부) 합의의 결과인 10억 엔은 위로금도 배상금도 아니고, 위안부 할머니의 영혼과 민족의 자존심을 팔아 챙긴 부정한 대가일 뿐 할머니들의 아픔을 치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이분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은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법적 손해 배상뿐”이라며 “국민의당은 재단 무효를 촉구하며 국가 차원의 지원으로 위안부 할머니 나눔의 집과 인권박물관 지원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워메, 새누리가 변했네

    워메, 새누리가 변했네

    ‘영남당’ 최고위 회의에서 호남 억양… ‘봉숭아학당’ 차단 공개발언도 없애 野3당 대표에 선배 예우 90도 인사… 비서실장엔 윤영석 의원 임명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연일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사흘 만에 새누리당 곳곳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다. 지도부 회의에서 마이크를 통해 들려오는 유일한 목소리는 바로 전라도 억양과 사투리다. 영남을 기반으로 했던 새누리당의 지도부 회의에서 첫 발언으로 호남 억양이 들려온 것은 처음이다. 이 대표는 순서대로 돌아가며 모두발언을 했던 관행을 깨고 회의를 비공개로 바꿨다. ‘투 톱’인 정진석 원내대표조차 공개 발언권이 없다. ‘봉숭아 학당’을 막자는 취지이지만 지도부의 언로(言路)를 아예 차단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따른다. 이 대표는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것들이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직 인사도 현 체제로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밝혔고, 의원총회에 앞서 원외당협위원장 회의를 먼저 열어 당 발전에 대한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당직에서도 배려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무처 당직자 월례조회에서는 “아우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길을 터 주겠다고도 약속했다. 12일까지 사흘 동안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야3당 대표들을 모두 만났고 모두 ‘선배’로 깍듯이 예우했다. 먼저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고 손발을 가지런히 모아 앉은 뒤 두 손은 무릎 위에 놓았다. 광나는 구두 대신 발이 편한 컴포트화를 신었다.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을 때는 “몇 가지 말씀을 올리고 싶습니다”라면서 할 말은 다 하는 화법도 화제가 됐다. 이 대표는 “앞으로 자주 연락드리겠다고 했고 대통령도 알았다고 기꺼이 답변하셨다”, “(회동을) 수시로 할 것이고 사안이 있으면 언제든지 면담을 신청해서 만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스스로 ‘수평적’ 당 운영과 당·청 관계를 언급했지만 사실상 참모진의 화법에 가깝다. 따라서 박 대통령과 이 대표의 관계를 두고 새로운 ‘밀월 관계’라는 기대와 함께 “결국은 주종 관계 아니겠느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이 대표는 당 대표이지 대통령의 비서가 아니다. 이런 식이라면 결국 ‘박근혜 총재 시대’를 열어 정치발전의 퇴행이 불을 보듯 온다”면서 “비공개 회의도 좋지만 대통령께 직언을 해야 대통령도 성공하고 이 대표도 성공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이 대표는 12일 비서실장에 윤영석(경남 양산갑) 의원을, 비서실 부실장에 서울 노원을 당협위원장인 홍범식 변호사를 각각 임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데이비드 베컴 딸 하퍼, 명품구두 훔친 귀여운 도둑 “엄마한테는 비밀이야”

    데이비드 베컴 딸 하퍼, 명품구두 훔친 귀여운 도둑 “엄마한테는 비밀이야”

    데이비드 베컴이 딸바보로 등극했다. 최근 축구 선수 데이비드 베컴(David Beckham)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막내딸 하퍼가 귀여운 장난을 쳤다고 밝혔다. 하퍼는 엄마 빅토리아 베컴(Victoria Beckham)의 구두가 예뻐 보였는지 몰래 가져와 자신의 놀이방 한편에 놔뒀다. 그리고 “엄마에게 말하지 말아달라”며 아빠에게 부탁했던 것. 베컴은 하퍼의 장난이 귀여웠던지 SNS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했다. 베컴의 아내이자 유명 가수인 빅토리아 베컴은 평소에도 수백만 원짜리 명품 구두를 즐겨 신는 ‘구두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사진 = 베컴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여야, 추경안 22일 처리·서별관청문회 23∼25일 개최 합의

    누리과정예산 정책협의체 구성해 예산확보방안 모색 여야 3당은 오는 22일 본회의를 열어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키로 합의했다. 또 조선·해운산업 부실화 책임규명을 위한 청문회는 오는 23∼25일 관련 상임위에서 실시키로 했다. 새누리당 정진석·더민주 우상호·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여야는 이에 앞서 오는 16일부터 31일까지 임시국회를 소집하기로 했으며, 예산결산특별위도 추경안 심사에 즉각 착수키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6일 제출된 추경안이 이달 내 국회를 통과해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예산 집행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여야는 22일 본회의에서 김재형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도 함께 처리키로 의견을 모았다. 청문회는 기획재정위에서 23∼24일, 정무위에선 24∼25일 실시되며, 대우조선에 대한 국책은행의 4조2천억원 지원 방안을 논의했던 청와대 서별관 회의도 청문 대상에 포함됐다. 여야는 세월호 특별조사위 활동기간 연장과 관련, 진상조사를 위한 선체조사 활동은 계속하되 조사주체와 조사기간 등 구체적인 사안은 원내대표 간 협의를 통해 결정키로 했다. 이는 조사기간 연장 시 조사주체에 대해 새누리당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를, 야당이 세월호 특조위를 각각 주장하는 상황에서 일단 최종 협의를 미룬 셈이어서 향후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내년도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에 대해선 여야 3당 정책위의장과 기획재정부장관, 교육부장관으로 구성된 정책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인 예산확보방안을 도출키로 했다. 야당이 애초 추경 통과의 전제조건으로 누리과정 예산 논란의 해소를 요구한 반면, 새누리당은 난색을 표하는 가운데 정책협의체를 통해 일단 출구를 마련한 셈이다. 정책협의체에서는 내년도 예산 편성 문제와 함께 영유아보육법의 소관부서를 보건복지부에서 교육부로 이관하는 문제 등 법적 제도적 장치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이와 함께 검찰개혁 방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에서 논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여야의 이번 합의에 대해 새누리당 김현아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20대 국회에서 협치를 이루라는 국민의 명령을 3당이 받들어 협력을 통해 이뤄낸 결과”라며 “앞으로도 이런 협치의 정신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사실상 야당이 국민과 한 민생국회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백번 양보한 협상으로, 추경 본회의 일정을 잡았다고 해서 일자리 예산이 전체 추경이 7%에도 못 미치는 ‘속빈 강정’ 추경안을 그대로 통과시킬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추경 통과 전 청문회 개최를 양보한 것은 박 원내대표의 통 큰 결정”이라며 “청문회를 통해 국책은행의 부실을 야기한 책임을 철저하게 묻고 추경 예산도 현미경 심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커지는 ‘재규어 유령차’ 논란…재규어社 “안 팔았다” vs 티몬 “정상 구입”

    커지는 ‘재규어 유령차’ 논란…재규어社 “안 팔았다” vs 티몬 “정상 구입”

    유통업계와 자동차업계가 ‘유령 재규어’ 논란에 휩싸였다. 대표적 고가 소비재인 자동차까지 온라인·모바일 기반의 신규 유통 채널에 판매하려는 유통업체와 기존 오프라인 자동차 판매망 간의 이해 관계가 충돌한 것이 이번 논란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령 재규어 논란은 지난 8일 소셜커머스 ‘티몬’이 영국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의 XE 포트폴리오(정상가 5510만원)와 XE 알스포츠(R-Sport) 모델(정상가 5400만원) 20대를 700만원 할인한 4810만원, 4700만원에 선보이면서 시작됐다. 결제를 거쳐 실제 구매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한 사례는 국내 전자상거래 사상 처음이었다. 때문에 소비자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티몬이 “온·오프라인 최저가가 아닐 경우 보상하겠다”고 약속하자 판매 시작 약 3시간만에 준비한 4000만원대 고가 자동차 20대가 매진됐다. 하지만 바로 다음 날인 9일 오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우리의 공식 딜러는 소셜커머스 사이트(티몬)를 통한 재규어 XE 온라인 판매에 대해 어떤 공식 접촉 및 협의를 진행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오직 당사 공식 딜러를 통해 차량을 판매하고 있는데 9개 딜러사에 직접 확인한 결과, 소셜커머스 사이트(티몬)에 고지된 차량 판매와 가격 등 모든 정보는 회사 또는 공식 딜러와 협의된 사항이 아니었다”며 “티몬에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메이저 온라인 쇼핑사이트를 통해 수천만원의 입금 결제 과정을 거쳐 팔린 자동차임에도 정작 국내 재규어 공급자들은 너도 나도 “안 팔았다”고 우기는 것이다. 하지만 최종 유통 주체인 티몬의 설명은 정반대의 내용이었다. 티몬은 지난 2일 ‘SK엔카직영’과 계약을 체결하고 재규어 XE 20대를 공급받기로 했다. SK엔카직영은 이 20대를 재규어 국내 공식 딜러사인 아주네트웍스로부터 조달했는데, SK엔카직영뿐 아니라 아주네트웍스와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본사도 이 물량이 티몬 사이트에서 팔린다는 사실을 모두 인지하고 있었다는 게 티몬의 주장이다. 티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SK엔카직영이 재규어 판매 계약에 앞서 공식 딜러사인 아주네트웍스와 협의했고,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본사 마케팅 책임자와도 구두 협의를 진행했다고 계약 과정에서 밝혔다”고 전했다. 만약 티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SK엔카직영과 공식딜러사인 아주네트웍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이번 딜(거래)의 공급 구조를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입을 다물고 있거나 “나는 티몬에서 팔리는 것을 몰랐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온라인 판매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 기존 딜러업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브랜드 이미지 훼손 등에 대한 우려도 예상보다 커지자 ‘눈치’를 보며 이번 온라인 판매에 관여한 업체들이 “나는 모르는 일”이라는 식으로 발을 빼고 있다는 게 티몬의 해석이다. 티몬도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정당한 방법과 법적 검토를 거쳐 계약을 체결했고, 정상적 경로로 판매했음에도 기업의 신뢰에 큰 타격을 입었다”며 “차량 구입을 희망한 고객에게 어떤 피해도 가지 않도록 차질 없이 차량을 공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우울한 희소식/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우울한 희소식/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한국 경제의 경상수지 흑자가 지난 6월 121억 7000만 달러로 월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이 또다시 두 자릿수 줄어들어 19개월째 뒷걸음질을 쳤지만 수입이 더 큰 비율로 감소한 덕분에 달성한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였다. 그래서 흑자에도 불구하고 수출 감소로 인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러다 보니 2011년부터 한국 경제성장률은 2014년을 제외하고 세계 경제성장률을 밑돌고 있다. 조선, 철강, 자동차, 반도체가 한국의 수출과 성장을 주도하는 산업으로서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위기에 빠진 조선업만 하더라도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고 할지라도 위기 이전의 모습으로 재탄생하지는 못할 것이다. 한국의 산업구조와 경제구조를 전환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돼 왔음에도 정부의 대응은 추경 편성처럼 즉흥적이거나 수출과 내수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면서 결국 선언과는 반대로 경제 활성화에도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출이 부진하자 정부가 2014년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내수 촉진은 한마디로 이벤트성이거나 구두선에 지나지 않는다. 이 계획 이전에 투자 활성화를 명분으로 시행된 출자총액제한제의 폐지와 감세는 골목상권을 파괴하고 사내유보금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을 뿐이다. 이에 기업의 사내 유보금을 줄이려고 2015년 도입한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어린이 주주의 배당소득을 수억원 늘렸을 뿐 민간소비 진작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그것이 임금소득 증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의 핵심인 민간 소비를 코리아 그랜드세일이나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로 촉진하는 것은 아랫돌 빼서 윗돌 고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개개인의 소득이 지속적으로 증대된다면 이들 이벤트가 없어도 민간 소비는 활성화되고 성장은 촉진될 것이다. 하지만 임금소득에 대한 정부 정책은 내수를 진작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일관되게 나아가고 있다. 임금피크제가 그러하고 성과연봉제가 그러하다. 이들 강압적인 제도의 명분이 되고 있는 청년 일자리 창출은 아무도 서명하지 않은 어음에 지나지 않지만 임금 삭감은 현찰이다. 여기에 해고 요건의 완화마저 이루어진다면 사실상 정규직이 철폐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므로 그에 따른 임금소득 감소와 내수 침체, 성장 정체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처럼 정부가 임금 상승에 적대적인 이유는 기업의 비용이기 때문이다. 임금은 개별 기업에는 비용이지만 가계와 나머지 기업들에는 소득(구매력)이라는 이중성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비용 측면에만 관심을 가진다. 덕분에 기업의 가격경쟁력은 강화되고 이윤은 증대될 수 있겠지만 이는 자기만 살기 위해 공멸의 길로 가는 것과 같다. 부족한 내수를 메우기 위해 수출을 많이 하려면 임금은 낮아야 하는데 임금이 낮을수록 내수는 더욱 부족해지고 수출은 더욱 촉진돼야 하는 악순환에 빠져드는 것이다. 이는 결국 소득불평등 심화와 적자국의 반발, 대외적 취약성으로 귀결된다. 정확히 한국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12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에 가장 위험한 뇌관이 되고 중국 경제의 침체로 인해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우리 내부에 있는 것이다. 대안은 임금소득 증대를 통해 내수도 확충함으로써 성장도 회복하는 길이다. 이는 성장을 회복하려면 불평등을 해소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최근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는 길이다. 그것은 또한 정부가 헌법에 충실한 경제정책으로 돌아가 제자리를 잡는 것이다. 헌법은 정부에 기업의 비용 절감을 지원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 반대로 국가는 헌법 제32조 ①항에 따라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과 적정 임금의 보장에 노력하여야” 하고 제119조 ②항에 따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기 위하여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핵심은 임금을 소득으로 복권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경제 때문에 시달리는 것이 아니라 경제 덕분에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제10조)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경제 정책을 국민에게 되돌려 주자.
  •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합리적 인간은 숫자에 민감하다/네오펙트 최고알고리즘책임자(CAO)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합리적 인간은 숫자에 민감하다/네오펙트 최고알고리즘책임자(CAO)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선택은 합리적 판단을 필요로 하며 합리적 판단은 정보에 의존한다. 정보는 사실과 숫자로 이루어지므로 인생에 등장하는 수많은 숫자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합리적 판단의 시작일 것이다. 선택은 대안을 비교하는 것이며, 비교는 기준을 필요로 한다. 오늘날 이 기준으로 가장 유용한 것 중 하나가 돈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시간을 돈으로 바꾸기 위해 일상의 대부분을 투자하며 그 돈으로 필요한 것들을 구하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시간과 돈의 교환비율을 생각한다면 좀더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이틀에 한 번꼴로 면도를 하고, 한 번에 3분 소요된다고 할 때 면도 시간을 아끼기 위해 제모수술을 고려한다면 어떤 판단을 할 수 있을까. 수술비용은 100만원 정도이며 수술을 받더라도 1~2년 뒤에 다시 자란다고 하자. 1년 반이면 800분 절약할 수 있다. 병원을 몇 차례 방문하는 시간까지 포함시켜야 하므로 시간 절약을 위해 제모수술을 받는다는 것은 합리적 선택이라 하기 어렵다. 실제로 나는 합리적 판단을 위해 아침 기상과 함께 습관적으로 모든 것을 숫자로 바꾸어 생각하곤 한다. 5만원쯤 하는 셔츠 하나를 평균 100번 정도 입는다고 하면 감가상각은 500원이다. 세 번 입을 때마다 세탁비 1000원을 써야 하므로 셔츠의 하루 비용은 800원이다. 바지도 셔츠와 비슷하며, 속옷과 양말을 더하면 하루 2000원쯤 될 것이다. 나는 스마트 워치를 사용하고 있다. 1년쯤 사용했고, 앞으로 2~3년은 더 쓰려고 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하루 500원 정도 가치가 될 것이다. 구두도 그렇다. 몇 켤레를 번갈아 신고 있으니 켤레당 500번쯤 너끈히 신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꽤 좋은 구두도 하루 1000원 정도의 가격으로 신을 수 있다. 사실 이런 식으로 숫자에 민감하다면 물건에 대한 판단을 섬세하게 만들 수 있다. 10년 정도 쓴 지갑을 지난해 바꿨다. 10년 동안 매일 쓴다는 것을 생각하면 고급 지갑도 하루에 100~200원 정도의 가격이면 된다. 물론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스마트폰은 구입비와 통신비를 포함하면 대략 2년 동안 26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2년이 지나면 중고로 팔 수 있으니까 하루 3000원꼴이다. 다른 물건에 비해 비싸지만 함께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 이렇게 따지면 내가 하루 사용하는 모든 비용이 1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출근에는 자가용을 이용하지만 감가상각이 0인 낡은 차다. 연료비는 한 달에 20만원 안팎이 들지만 보험 및 수리비를 합하면 하루에 1만원이 좀 넘을 것이다. 새 차로 바꾸면 감가상각만으로 하루에 1만원쯤이 추가된다. 자동차가 비싼 물건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누군가와 같은 시공간에 존재하기 위한 물리적 움직임인 이동은 그 자체가 비싼 것이다. 실제로 2014년 미국 전체 에너지 소모량 중 28%가 이동을 위해 사용됐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렇지만 하루 식사 비용으로 1만~2만원 정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면 의(衣)보다는 식(食)이 비싸다. 식보다는 주(住)가 더 비싸다. 월세, 전세, 자가든 간에 한국인 가정은 집의 크기에 따라 하루 몇 만원씩을 집에 투입하고 있다. 사는 것 자체가 비용이다. 일이란 시간을 돈으로 바꾸는 과정이다. 당장 돈이 되는 일도 있고 미래에 돈이 될 수 있는 일도 있다. 흔히 후자는 자신에게 하는 투자라고 말한다. 물론 인생에서 돈과 시간이 전부는 아니다. 우리는 즐겁게 살기 위해 시간과 돈을 쓴다. 중요한 것은 상황에 따라 자신이 가진 것으로 원하는 다른 무언가를 좋은 비율로 구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