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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양시, AI·VR 기술 접목한 ‘상설면접체험관’ 운영

    안양시, AI·VR 기술 접목한 ‘상설면접체험관’ 운영

    “AI면접체험으로 취업부담감 떨치세요.” ‘청년이 찾아오는 도시’ 경기도 안양시가 구직자 면접역량 강화를 위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다. 시는 인공지능·가상현실(AI·VR) 기술을 접목한 상설면접체험관을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시 일자리센터에서 이번달부터 운영하는 체험관은 시 홈페이지에서 사전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AI면접은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을 활용, 직무 역량과 적합도를 분석해보는 면접체험 시스템이다. 모니터와 화상카메라를 통해 10개 소셜스킬(호감도, 소통능력, 습관어 등), 성격특성 5개 항목, 시선과 표정 등의 프레임별 분석, 타 지원자와의 데이터베이스 비교분석이 가능하다. VR면접은 VR기기를 착용하고 실제와 같은 환경을 체험한다. 가상의 면접관이 답변과 행동에 반응을 보이며, 면접녹음 파일을 이메일로 받아 자가학습을 해볼 수 있다. 특히 10개 개업 13개 직군에서 실제로 이뤄졌던 기술문제를 중심으로 한 연습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추가적인 취업상담을 원하면 전문 직업상담사와 연계도 이뤄진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채용트랜드를 반영하고, 면접에 대한 자가학습을 통해 취업준비에 도움을 주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청년 구직자를 지원하기 위해 취업면접 정장에 필요한 재킷, 바지, 스커트, 벨트, 넥타이, 구두를 무료로 지원한다. 청년을 채용하는 기업에 인건비를 지원해 청년고용을 확대하기 위한 ‘안양형 청년일자리 두드림’은 올해 71개 기업·71명 채용을 추진하고 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7회] 행정처와 정반대 결정한 재판부 부정 평가… “행정처 요구는 없었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7회] 행정처와 정반대 결정한 재판부 부정 평가… “행정처 요구는 없었다”

    ‘일부 사건의 결론을 도출하면서 여러 객관적인 사정에 대한 검토가 부족한 채 주관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보이는 경우가 있음’ / ‘일부 사건에서 이유 설시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었음’ / ‘일부 사건에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거나 논리적 표현 과정에 적절치 못한 부분이 있음’ 2015년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의 재판장과 배석판사들의 평정에 기록된 이 내용들을 두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재판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당시 법원행정처에서 관심을 갖고 있던 통합진보당 국회의원들의 의원직 지위확인 소송과 관련해 행정처의 입장과 다른 판단을 한 재판부에 대해 불리한 평정이 주어졌다는 검찰의 지적에 따라 당시 법원장이 직접 법정에 나와 입장을 밝혔다. 평가 내용에 대해 행정처의 지시나 요청은 없었다는 것이다. 1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56회 재판에는 김문석 사법연수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원장은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서울행정법원장을 지냈다. 검찰의 공소장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지난해 11월 조한창 서울고법 부장판사(당시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의 증인신문 과정에서 조 부장판사가 반 부장판사 등에 대해 자신은 이 같은 평정 내용을 기록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검찰이 당시 법원장이었던 김 원장을 불러 법정에서 확인해야 한다며 증인으로 신청했다. ●“(부정적) 평정 직접 쓴 것 맞아…행정처 요구는 없었다” 약 넉 달 만에 법정에 나온 김 원장은 “여기 있는 모든 내용은 사실상 제가 직접 작성했다고 봐도 된다”며 2015년 법관 평정에 기록된 내용들을 자신이 쓴 게 맞다고 확인했다. 다만 통진당 행정소송과 같은 특정 사건을 염두에 두고 쓴 것도 아니었고, 특정 사건의 결론에 대한 평가도 아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원장은 “판결 작성 부분에 대해서는 판결이 논리적인지, 이유에 모순이 있는지, 설득력이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서는 (법원장이) 판결문을 많이 읽어보고, 상급심에 올라가서의 평가 등 그밖의 여러가지 근거를 갖고 하는 것이지 특정 사건만 갖고 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원장은 당시 법원행정처에서 통진당 행정소송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고 했다. 처음 “그 소송에 대해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 관계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묻는 검찰의 질문에는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이 관심을 갖고 있었는지까지는 제가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다”고 했다가 “법원행정처 차장으로부터 행정처의 누군가가 또는 전체가, 그건 알 수 없으나 그 사건에 대해 관심갖고 있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누가, 어떻게 관심을 갖고 있었는가는 제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은 강형주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다.김 원장은 2015년 3월 전남 여수에서 열린 전국 법원장간담회에 참석했다가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강 전 차장으로부터 통진당 행정소송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정확히 기억나는 말은 “거꾸로 됐다”는 취지였다고 했다. 이전에는 헌법재판소가 법원의 판결에 대해 심리를 했는데 통진당 사건은 헌재의 해산결정에 대해 법원이 의원직 지위확인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거꾸로 됐다’고 강 전 차장이 설명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법원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사건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김 원장은 설명했다. “당시에 저는 그런(거꾸로 됐다는) 생각을 전혀 못하고 있었기에 뚜렷하게 기억한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이후 이 사건의 진행상황을 직접 챙기거나 신경쓰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통진당 소송 관련 행정처 관심 알았지만 직접 관여 안 해“ 이어 2015년 5월 조 부장판사는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을 만나 통진당 의원들의 의원직 지위확인 소송과 관련해 법원이 각하 판결을 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법원행정처 검토보고서를 받게 됐다. 재판부에 법리 설명을 하는 방식으로 전달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이었다. 조 부장판사는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 전 상임위원의 부탁을 거절하기가 쉽지 않았고, 평판 등이 신경쓰여 한참 뒤에 반 부장판사에게 구두로 행정처 보고서의 취지를 전달했다고 이 법정에 나와 밝혔다. 이러한 상황들에 대해 김 원장은 “어느 날 조 수석부장이 ‘행정처에서 만나자고 해서 행정처 사람을 만나러 간다’는 보고를 들었고, 나중에 문건을 하나 가져온 것 같다”고 회상했다. 다만 당시에는 조 부장판사로부터 관련 보고를 듣긴 했지만 재판부에 어떻게 전달을 했는지 등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했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이 불거지면서 뒤늦게 “문건을 재판부에 전달하지 않았다”는 조 부장판사의 설명만 들었다고 말했다. 그해 11월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는 이 소송을 각하하는 결정을 했다. 행정처의 검토 보고서와는 정반대의 결론이었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당시 행정처가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김 원장은 말했지만, 어떤 경위로 행정처의 입장을 알게 됐는지, 또는 그 당시에 알았는지 이후에 사건 관련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게 됐는지도 모호하다고 설명했다. 그해 연말 회식에서 이 사건의 주심이었던 서모 판사에게 “왜 그랬나, 반 부장이 시킨 것인가” 물었다는 진술도 있었다고 검찰이 거듭 물었지만 김 원장은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고, “서 판사가 말을 지어냈을리도 없고, 그렇게 진술을 했다면 아마 맞을 것”이라고만 했다. 공교롭게도 2015년 평정에서 행정13부의 반 부장판사와 배석 판사들은 모두 ‘보통’ 등급을 받았고, 앞서 제시된 부정적인 평가가 더해졌다. 검찰은 “세 명의 판사의 평정에 공히 ‘일부 사건에서’라는 표현이 있다”며 ‘일부 사건’이 통진당 행정소송 사건을 가리킨 것이냐고 재차 확인을 요구했지만 김 원장은 여러 사건을 합쳐 표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원장은 그러면서 “법원행정처 관계자로부터 통진당 소송 결론이 부적절했다는 기재를 제시받거나 평정에 이를 반영하라고 요청받은 적이 있느냐”는 검찰의 물음에 거듭 “그런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 다음해 이 사건의 주심이었던 서 판사의 경우 ‘우수’ 등급의 평정과 함께 ‘논리 전개 과정이 탄탄하고 완결성에 있어 수준이 매우 높다’는 취지의 평가가 기록됐는데 김 원장은 “우수 등급을 줄 때는 최대한 긍정적이고 좋은 평가를 써주고 보통 등급을 매길 때는 약간의 흠을 부각시키는 등 평정을 기록하는 방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정이 해마다 바뀌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5월 6일과 8일, 13일 사흘에 걸쳐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낸 강형주 전 원장을 불러 증인신문을 할 계획이다.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보석 청구를 허가하는 결정을 했다. 임 전 차장이 지난 2018년 10월 28일 구속된 지 503일 만이다. 재판부는 보석을 허가한 사유에 대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추가로) 발부한 때로부터 약 10개월이 경과했다”면서 “그동안 피고인은 격리돼 있어 참고인들과 연락을 주고받을 수 없었고 일부 참고인들은 퇴직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당시와 비교하면 피고인이 참고인들에게 미칠 수 있는 사실상의 영향력은 다소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참고인들은 피고인의 공범이 별도로 기소된 관련 사건에서 이미 증언을 마쳤고 피고인에게 형사소송법 98조에 따라 조건을 부가함으로써 죄증 인멸의 염려를 방지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해 보석을 허가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임 전 차장에게 법원이 지정하는 날짜와 장소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또 보증금 3억원을 내도록 했고 법원이 지정하는 장소로 주거를 제한하며 재판과 관련된 인물을 만나거나 연락하지 않는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임 전 차장은 이날 오후 석방됐다. 앞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은 피고인은 양 전 대법원장과 임 전 차장 둘 뿐이었다. 지난해 양 전 대법원장이 보석으로 풀려난 데 이어 임 전 차장이 이날 석방되면서 이 사건의 피고인들은 모두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별도로 재판을 받은 5명의 전·현직 법관들은 모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빽빽한 ‘콩나물식 작업장’… 노동자에게 너무 먼 ‘거리두기’

    빽빽한 ‘콩나물식 작업장’… 노동자에게 너무 먼 ‘거리두기’

    종로3가 700여개 영세 보석 공장 밀집 비좁은 공간에 칸막이·환기구 등 없어 “식사도 다 함께 도시락… 조마조마해” 대부분 콜센터 옆사람과 50㎝ 간격 마스크도 못 쓰고 헤드폰은 돌려 써 “좌석 간격 넓히고 환기라도 하게 해야”서울 구로구의 한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좁은 공간에서 밀집해 일하는 다른 노동 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콜센터뿐만 아니라 재택근무가 불가능하고 노동환경이 열악한 보석 세공, 제화 등 공장이나 좁은 사무실과 휴게실도 감염의 취약지대다. 21년차 보석 세공사 김정봉(39)씨는 요즘 코로나19 확진환자들의 동선을 주의 깊게 본다. 화려한 보석을 더 빛나게 하는 일을 하는 보석 세공 작업장은 좁고 열악하기로 유명하다. 서울 종로3가에 모여 있는 700여개의 보석 공장은 예외 없이 비좁고 대부분 환기구도 없다. 10~30명 정도의 세공사가 어깨를 맞부딪힐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 앉은 탓에 1명이 코로나19에 걸리면 다른 동료도 걸리기 십상이다. 김씨는 “2~3명씩 칸막이 없이 짝을 지어 붙어 앉아 광을 내거나 땜질을 같이 한다”며 “식사도 자기 자리에서 몸을 돌려 앉아 도시락을 함께 먹기 때문에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좁은 공간에서 오랫동안 일하는 제화 공장도 감염병에 취약한 환경이다. 1명이 폭이 90~120㎝ 정도인 낮은 작업대에 앉아 작업한다. 특히 구두 윗부분인 갑피 작업은 2명이 짝을 지어 마주 보고 일을 한다. 35년째 제화공으로 일하는 이창열(57)씨는 “작업대 간 간격은 멀어 봐야 1m 정도인데 모두 수작업이다 보니 재채기나 기침을 하고 손으로 여기저기를 만지면서 병을 옮길 수 있는 게 문제”라며 “감염 걱정과 줄어드는 고객까지 이중고를 겪는 중”이라고 토로했다.고객과의 대면 업무가 많은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좁은 휴게실도 감염 사각지대다. 한 대형마트에서 근무하는 최희옥(가명)씨는 “계산대에서 하루 8시간 동안 마스크를 쓰다 보니 갑갑해서 휴게실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실제 동료 직원 중에 확진환자가 나왔는데도 휴게실에서 같이 쉰 사람은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아 내심 걱정이 됐다”고 전했다. 집단감염 사태 발생 이후에도 여전히 콜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좌석 간격을 넓히고 환기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 11일 서울 서대문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영환 한국고용정보지회장은 “콜센터는 실질적으로 마스크 사용이 불가능하고 앞, 옆 사람과의 간격도 불과 50센티미터”라면서 “콜센터를 24시간 운영하는 곳은 여러 직원이 같은 자리를 돌려 쓰는가 하면 다른 사람의 헤드폰을 쓰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김라미 SH공사지회장은 “마주 보는 자리는 일렬로 일하도록 배치를 바꾸고 통화 품질을 위해 닫는 문을 열어 건물 환기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6회] ‘변론재개→선고연기’ 행정처가 정한 재판 진행방향… “보기 따라 부적절”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6회] ‘변론재개→선고연기’ 행정처가 정한 재판 진행방향… “보기 따라 부적절”

    “보기에 따라서는 애매한데…”, “말 그대로 애매한데…” 마스크에 가려진 증인의 말끝이 조금 흐려졌다. 특정 사건의 진행상황에 대해 법원행정처가 입장을 정한 뒤 법원장을 통해 해당 재판부에 이를 전달한 것이 재판 개입으로,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중대한 사항이 아니냐는 검찰의 질문에 답변을 하면서다. “(행정처에서 법원에 지시를 하는 것이) 애매하다 생각했지만, 그렇게까지…”라며 머뭇거리던 증인은 이어 “보기에 따라서는 애매하지만 부적절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위법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의 55회 재판에는 2016년 2월부터 2018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을 지낸 김현보 변호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지난해 12월 증인으로 출석한 김세윤 수원지법 부장판사의 후임으로 윤리감사관을 지낸 김 변호사는 임 전 차장의 직속으로 법관 비위 및 징계 등과 관련된 업무를 맡았다. 검찰은 김 변호사에게 우선 2015년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부산 지역의 건설업자 정모씨 사건에 대해 물었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은 당시 문모 부산고법 판사가 피의자인 정씨와 교류하며 16차례 골프 및 유흥접대를 받은 비위 사실을 알고도 언론에 보도되지 않도록 무마하고 정씨의 항소심 선고를 문 판사의 퇴임 이후로 미룬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김 부장판사가 윤리감사관으로 재직 당시 임 전 차장은 검찰 고위 관계자를 통해 문 전 판사의 비위사실을 접했지만 문 전 판사에게 법원장이 구두경고 조치를 하는 선에서 마무리지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김 변호사는 “‘언론에 보도되면 파급력이 커 부산 법조계가 혼란에 빠질 것이다’, ‘사법부의 신뢰가 무너진다’는 임 전 차장의 생각에 따라 구두경고 조치가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 전 판사를 정식으로 조사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깊이 생각해보지는 않았다”고 했다. 김 변호사의 재직기간인 2016년 11월 양 전 대법원장과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고 전 대법관은 정씨의 뇌물사건 재판에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씨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는데 항소심 재판부도 두 차례 공판을 한 뒤 곧바로 선고기일을 정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과 고 전 대법관, 임 전 차장이 정씨가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게 되면 검찰이 반발하고 언론이 관심을 갖게 돼 앞서 행정처가 문 전 판사의 비위를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파급력이 클 것을 우려해 재판부에 선고 연기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고 전 대법관이 당시 윤인태 부산고등법원장에게 전화해 이 같은 설명을 하며 문 전 판사가 사직한 뒤에 정씨의 항소심 선고를 하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했고, 윤 전 법원장도 항소심 재판장을 불러 이를 전달했다. 실제로 정씨 사건을 맡은 항소심 재판부는 2016년 11월 24일로 정했던 선고기일을 연기해 재판을 다시 열고 두 차례 더 진행한 뒤 다음해 2월 16일 선고했다. 1심과 달리 일부 뇌물 부분을 유죄로 보고 정씨에게 징역 8개월을, 조 전 청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는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항소심 선고가 있기 일주일 전 문 전 판사는 사직했다. 김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임 전 차장의 지시로 변론을 종결한 정씨 사건의 항소심 관련 진행상황 및 재판부가 직권으로 변론을 재개했을 때 앞으로의 상황 등을 정리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누구에게까지 보고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보고서를 썼는지를 묻는 검찰에 김 변호사는 “처장님께 보고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이 “검찰에 ‘절차적 만족감’을 줘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도 설명했다. ‘절차적 만족감’은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 사건의 재판거래 및 재판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도 임 전 차장이 외교부가 대법원에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사용한 표현이기도 하다.“행정처에서 변론이 종결된 사건에 대해 향후 진행사항을 정한 뒤 해당 재판부가 그에 따라 재판하도록 법원장을 통해 행정처의 요망사항을 하달한 것은 재판 개입으로,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중대한 지시인데 부당하거나 헌법과 법령상 허용되지 않는 조치라고 판단하지 않았습니까?” (검찰)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못했고… 하달까지는… 요청드리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런 상황이고 이런 게 필요하지 않겠냐는.” (김 변호사) “상급관청으로부터 지시하달을 한 게 아니고 요청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부적절하지 않다는 겁니까?” (검찰) “애매하다 생각했지만, 그렇게까지…” (김 변호사) “부적절할 수 있다는 겁니까, 아니라는 겁니까?” (검찰) “말 그대로 애매합니다.” (김 변호사) “어떤 게 애매하다는 겁니까?” (검찰) “보기에 따라서는 애매한데… 어떻게 보면 부적절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김 변호사) “어떻게 보면 부적절할 수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는 겁니까?” (검찰) “네.” (김 변호사) “전에도 이런 조치를 한 적이 있습니까?” (검찰) “없었습니다.” (김 변호사) “처음이라면 이런 조치사항이 과연 부적절하지 않을까, 이런 판단도 하셨을 것 같은데요.” (검찰) “그냥 서로 잘 아는 사이에서 편하게 얘기하는 걸로 생각했습니다.” (김 변호사) 김 변호사는 이어 실제 정씨 사건의 항소심 선고가 미뤄지고 변론이 재개된 뒤 문 전 판사의 사직한 뒤에 선고가 이뤄진 것과 관련 검찰이 “행정처가 원하는 방식으로 재판이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했는가“ 묻자 김 변호사는 “(행정처 입장을) 전달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도 답했다. 다만 자신은 보고서를 작성한 뒤의 재판상황은 잘 몰랐고 나중에 검색해서 알게 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의 수사기록이 유출된 의혹에도 연관이 돼있다. 당시 신광렬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이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아 영장전담 법관이었던 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에게 영장심사 과정에서 확보한 검찰 수사기록들을 다시 행정처에 보고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차장이 신 부장판사에게 전달받은 수사기록을 넘겨받아 정리했다. 김 변호사는 정운호 게이트 관련 수사상황을 파악해서 양 전 대법원장에게도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이 수사 관련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좁은 곳에 다닥다닥… 노동자에게 너무 먼 ‘거리두기’

    좁은 곳에 다닥다닥… 노동자에게 너무 먼 ‘거리두기’

    서울 구로구의 한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좁은 공간에서 밀집해 일하는 다른 노동 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콜센터뿐만 아니라 재택근무가 불가능하고 노동환경이 열악한 보석 세공, 제화 등 공장이나 좁은 사무실과 휴게실도 감염의 취약지대다. 21년차 보석 세공사 김정봉(39)씨는 요즘 코로나19 확진환자들의 동선을 주의 깊게 본다. 화려한 보석을 더 빛나게 하는 일을 하는 보석 세공 작업장은 좁고 열악하기로 유명하다. 서울 종로3가에 모여 있는 700여개의 보석 공장은 예외 없이 비좁고 대부분 환기구도 없다. 10~30명 정도의 세공사가 어깨를 맞부딪힐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 앉은 탓에 때문에 1명이 코로나19에 걸리면 다른 동료도 걸리기 십상이다. 김씨는 “2~3명씩 칸막이 없이 짝을 지어 붙어 앉아 광을 내거나 땜질을 같이 한다”며 “식사도 자기 자리에서 몸을 돌려 앉아 도시락을 함께 먹기 때문에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좁은 공간에서 오랫동안 일하는 제화 공장도 감염병에 취약한 환경이다. 1명이 폭이 90~120㎝ 정도인 낮은 작업대에 앉아 작업한다. 특히 구두 윗부분인 갑피 작업은 2명이 짝을 지어 마주 보고 일을 한다. 35년째 제화공으로 일하는 이창열(57)씨는 “작업대 간 간격은 멀어 봐야 1m 정도인데 모두 수작업이다 보니 재채기나 기침을 하고 손으로 여기저기를 만지면서 병을 옮길 수 있는 게 문제”라며 “감염 걱정과 줄어드는 고객까지 이중고를 겪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고객과의 대면 업무가 많은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좁은 휴게실도 감염 사각지대다. 한 대형마트에서 근무하는 최희옥(가명)씨는 “계산대에서 하루 8시간 동안 마스크를 쓰다 보니 갑갑해서 휴게실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실제 동료 직원 중에 확진환자가 나왔는데도 휴게실에서 같이 쉰 사람은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아 내심 걱정이 됐다”고 전했다.집단감염 사태 발생 이후에도 여전히 콜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좌석 간격을 넓히고 환기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 11일 서울 서대문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영환 한국고용정보지회장은 “콜센터는 실질적으로 마스크 사용이 불가능하고 앞, 옆 사람과의 간격도 불과 50㎝”라면서 “콜센터를 24시간 운영하는 곳은 여러 직원이 같은 자리를 돌려 쓰는가 하면 다른 사람의 헤드폰을 쓰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김라미 SH공사지회장은 “마주 보는 자리는 일렬로 일하도록 배치를 바꾸고 통화 품질을 위해 닫는 문을 열어 건물 환기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통계조작 고질병’ 도진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통계조작 고질병’ 도진 중국

    중국의 고질병인 통계조작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중국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경기 급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지방정부들이 중앙정부에 내세울 경제 실적을 만들기 위해 통계수치를 마사지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중국 경제매체인 차이신(財新)은 4일 지방 정부들이 중앙정부의 요청으로 허위로 제조업 가동현황을 보고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중국 제조업·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매달 조사해 발표하는 차이신은 현재 중국의 공장가동률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 블룸버그통신도 중국에서 직원이 없는 빈 공장에 에어컨을 켜는 등의 방법으로 전력 소모량을 늘려 공장가동률을 높이려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실적을 중요시하는 사회주의 경제체제인 중국에서 과거 지방정부들이 중앙정부에 잘 보이기 위해 경제통계 수치를 조작하는 고질병이 재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동부 해안의 공업지역인 저장(浙江)성의 3개 도시는 관내 공장들에 전력 사용량 목표를 제시했다. 이들 지방정부가 평소 전력 사용량의 20%에 이르도록 하라는 구두 지침을 내린 것이다. 공장가동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전력 사용량 수치를 높여 중앙정부에 저장성이 다른 지역보다 경제 정상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과시하려 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낳는 대목이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이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경제 정상화를 독려하자 지방정부에서 통계를 조작하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얘기다. 중국 내 공장 대다수는 기계를 돌릴 직원이 없는 탓에 최근까지 정상 가동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중국 정부는 1월 24일 시작된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즈음 코로나19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춘제 연휴기간 자체를 연장했다. 연휴가 끝나고 난 뒤에도 기업들은 고향에서 돌아온 직원들에게 14일 동안 자가 격리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곳이 많았다. 이런 만큼 직원들이 일터로 복귀하기 시작한 것은 2월 말이었다. 직원들은 복귀 후에도 부품이나 자재 수급이 어려워 가동을 못한 공장도 부지기수다.이런 상황에서 저장성 현지 신문인 타이저우(臺州)일보는 지난달 말 1면 논평을 통해 “지방정부가 전력 사용량 목표 달성에 집착하는 것은 경제발전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물론 해당 기사는 다음날부터 다시 찾아볼 수 없었다. 블룸버그는 광둥(廣東)성 등의 경제 현황을 평가할 때 전력 소모량에 주목하며 “저장성뿐 아니라 중국 곳곳에서 전력 소모량 조작이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중국 각 지방정부에서 ‘전력 사용량 부풀리기’가 일어난 이유는 각 성급의 지방 관료들이 중앙정부가 부여한 공장 정상화 임무를 과도하게 수행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선거 등 민주적인 관리 임용·평가 절차가 없는 중국에서 경제통계 지표가 관리들 고과의 절대 기준이 된다. 중국 지방정부가 내놓는 통계 지표는 관리들이 임면권자에게 제시하는 고과 실적인 셈이다. 이에 따라 저장성의 일부 중소기업들은 농촌 출신 노동자인 농민공들이 복귀하지 않아 공장 자체를 가동할 수 없자 에어컨 등 다른 전자기기들을 돌려 전력 사용 목표를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저장성의 한 기업주는 “코로나19 이전 전력 사용량의 20%를 채우라는 지침을 받아 공장의 에어컨을 모두 켜고 빈 기계를 돌리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까닭인지 중국 정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공업지역인 산둥(山東)성과 광둥성의 공장 가동률은 70%나 회복됐고 저장성은 그 수치가 90%에 이른다. 이에 고무된 중앙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인 1일 중국 국유기업의 90% 이상이 조업을 재개했다고 발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소속 96개 국유기업이 거느린 4만 8000개 자회사의 조업 재개율은 무려 91.7%에 이른다. 원유와 가스, 통신, 전력, 운수업종의 가동률은 95%를 넘었으며 일부 업종은 100% 가동률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외신 기자들을 초청해 베이징의 공장 2곳을 보여준 후 전력 사용량이 지난해 춘제 이후와 똑같은 수준이라며 경제 정상화를 과시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하지만 베이징은 공업 도시가 아닌 데다 베이징의 상황을 가지고 중국 전체 경제를 판단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외신 기자들은 평가했다. 더군다나 국유기업은 대부분 코로나19의 피해가 비교적 덜한 중국 대도시에 분포돼 있는 만큼 대표성이 떨어지고, 부품·자재 조달이 여전히 쉽지 않아 조업 재개가 가동 정상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지난달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월 제조업 PMI는 35.7에 불과하다, 2008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낮은 사상 최저 수준이다. 제조업 PMI는 기업 활동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이런 마당에 중소기업의 가동률은 매우 심각할 정도로 저조하다. 장커젠(張克儉) 중국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은 중소기업의 조업 재개율이 30%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제조업은 43.1%, 온라인 교육·정보기술 서비스업은 40%의 다소 높은 조업 재개율을 나타냈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춘제 연휴 이후 인력난과 물류 차질 등으로 조업 재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장 부부장은 귀띔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금리 인하, 사회보험료 납기 연장, 전기료 감면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사실 중국 통계는 축소, 과장, 조작 등으로 악명높은 만큼 서방에서는 이를 신뢰하지 않은 지 이미 오래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2007년 랴오닝(遼寧)성 당서기 시절 미국 대사관에 초청받은 자리에서 지방정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통계 수치는 “인위적”이라며 믿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리 총리는 또 자신은 전력 소비량, 철도 화물량, 대출 지급액 등 세 가지 지표로 경제 성장을 가늠한다며 “다른 통계들, 특히 GDP 통계는 참고용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세 가지 지표를 바탕으로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리커창지수’를 만들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지난 1월 중국 31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40% 가량이 2018년도 GDP 추정치를 하향 조정해 중앙정부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SCMP가 전했다. 2018년 GDP 추정치를 가장 많이 줄여서 보고한 성급 정부는 톈진(天津)시로 파악됐다. 톈진시 정부는 2018년 GDP 추정치를 기존에 보고한 1조 8800만 위안(약 320조원)보다 무려 29%나 적은 1조 3300만 위안으로 수정했다. 지린(吉林)성은 2018년 GDP 추정치를 당초보다 25%나 감소한 1조 1300만 위안으로, 헤이룽장(黑龍江)성은 2018년 GDP를 21%나 줄어든 1조 2800만 위안이라고 각각 수정 보고했다. 2014년초 내놓은 중국 28개 지방정부의 전년도 지역 GDP는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 전체 GDP를 초과했다. 전체 31개의 지방정부 가운데. 3곳이 빠진 28곳의 지역 GDP가 국가 전체 GDP를 뛰어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예고된 버블’을 저자이자 금융전문가 주닝(朱寧)은 중국 국가통계국이 GDP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5년 이후 2010년대 초까지 중국 지역별 GDP의 합계는 항상 국가 GDP보다 높았다고 비판했다. 당황한 중국 정부는 급기야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지방정부의 만성적인 ‘통계 부풀리기’를 잡아내는 법안을 도입하기도 했다. 지방정부의 통계조작 행위를 뿌리뽑기 위해 관련 공직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 법안에는 14억 인구에 대한 신뢰할 만한 통계자료를 구축하기 위해 빅데이터, 클라우딩 컴퓨팅,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네가 그렇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네가 그렇다

    서글픈 봄이 지나고 있다. 어느 계절보다 찬란해야 할 봄이지만 예년에 견줘 생기 잃은 기색이 역력하다. 그래도 계절의 순환은 어김없다. 아직은 차가운 들녘 여기저기에서 봄꽃들이 겨울을 털어내고 있다. 전북 부안의 내변산 일대는 나라 안에서도 내로라하는 봄꽃 명소다. 변산바람꽃, 노루귀, 복수초 등 봄의 전령들이 힘차게 꽃대를 밀어올리고 있다. 변산은 변산바람꽃이란 이름이 비롯된 곳. 어느 곳보다 아리따운 변산바람꽃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가 몽실몽실 피어난다.사람이 그렇듯, 새침한 것들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관심을 바라지도 않는다. 허리 굽혀 살펴야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봄꽃 중에서도 변산바람꽃이 특히 그렇다. 참 희한한 일이지, 처음엔 잘 보이지 않던 꽃인데 한 번 눈에 띄면 여기저기서 아우성치듯 제 자태를 드러낸다. 그 모습이 꼭 반짝이는 별을 닮았다. 변산바람꽃은 부안에서도 내변산 지역에 특히 많다. 그 가운데 내소사 뒤 산자락은 비교적 덜 알려진 들꽃 자생지로 꼽힌다.내소사로 드는 길. 전나무 숲이 객을 맞고 있다. 수령 150년을 넘긴 전나무들이 일주문에서 천왕문에 이르는 500여m 거리에 빼곡하다. 청량한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면 머리가 맑아지고 폐가 개운하게 씻기는 듯하다.곧 터질 듯, 가지 끝에 붉게 움을 틔운 벚나무 숲을 지나면 곧 내소사다. 치장을 하지 않은 다소곳한 모습이 인상적인 절집이다. 대웅보전(보물 291호) 역시 쇠못 하나 쓰지 않고 나무로만 매끄럽게 이음매를 맞췄다. 단청이 없는 수수한 외모 덕에 한결 더 고색창연하게 느껴진다. 한데 건물 내부는 다르다. 화려한 색감의 후불탱화 등이 장엄한 불화의 세계를 선사하고 있다. 내소사를 뒤로하고 산자락을 오른다. 머리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때쯤 관음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내소사에 속해 있으면서도 경내를 벗어난 곳에 터를 잡은 독특한 건물이다. 관음전 앞 뜨락에 서면 내소사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새의 시선으로 내소사를 굽어보는 맛이 각별하다. 관음전 옆으로는 계곡이 펼쳐져 있다. 아직 시린 바람이 골짜기를 휘감아 돌고 있다. 이 차가운 계곡에도 꽃이 피었을까, 하는 회의적인 생각이 들 무렵 누런 낙엽 틈에서 반짝이는 뭔가가 눈에 띄었다. 변산바람꽃이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에 꽃은 산의 선물처럼 다가왔다.변산바람꽃은 하얀 꽃받침에 파란 수술이 인상적인 꽃이다. 꽃받침엔 수줍은 듯 연분홍빛이 감돈다. 이 꽃을 ‘변산아씨’라고 부르는 것도 이 자태 때문일 것이다. 변산바람꽃은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1993년 변산에서 처음 발견돼 이 같은 이름을 얻었다. 요즘엔 전국적으로 꽤 많은 서식지가 알려지면서 신비감이 다소 덜해졌지만, 봄꽃을 찾는 탐화객, 이른바 ‘꽃쟁이’들에겐 여전히 첫손 꼽히는 볼거리다. 봄꽃들이 종종 그렇듯, 변산바람꽃도 독특한 구조로 이뤄졌다. 꽃잎처럼 보이는 하얀 잎 다섯장은 사실 꽃받침이고, 꽃술 주변에 있는 열 개 안팎의 깔때기 모양 기관이 퇴화한 꽃잎이라고 한다. 꽃받침이 꽃잎의 역할을 하도록 진화한 것이다. 활짝 핀 변산바람꽃은 옛 여인들이 머리를 가꿀 때 썼던 떨잠을 닮았다. 꽃대는 콩나물 줄기보다도 가늘다. 저 여린 꽃대로 어떻게 저리 단단한 땅을 뚫고 나왔을까. 변산아씨는 존재 자체로 감동이다.노란 복수초도 비탈면에 가득하다. 변산바람꽃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피는 꽃이다. 복수초(福壽草)는 글자 그대로 복(福) 많이 받고 오래 살라(壽)는 축복의 뜻이 담겨 있는 들꽃이다. 꽃잎에 햇빛이 비치면 어두운 숲에 노란 등불을 켜놓은 것처럼 도드라져 보인다. 복수초를 달리 ‘황금잔’이라 부르는 건 그 때문이다. 벌써 꽃잎을 활짝 연 개체도 있고, 이제 막 돌 틈을 비집고 나오는 봉오리도 있다.개체수는 적지만, 노루귀도 드문드문 눈에 띈다. 노루귀는 잎이 솜털 보송보송한 어린 노루의 귀와 닮았다 해서 이름 지어졌다. 꽃의 이름을 잎 모양에 따라 지은 셈이다. 노루귀는 흔히 여러 개체가 다발로 핀다. 워낙 가녀린 녀석들이라 꽃을 다 합쳐 봐야 어른 손톱보다 작다. 꽃대엔 솜털이 보송보송 나 있다. 해를 정면에 두고 보면 솜털들이 은빛으로 반짝인다. 부안에서 변산바람꽃 자생지로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사실 청림마을이다. 쇠뿔바위봉 등 수려한 내변산의 암봉을 품고 있어 등산객들이 종종 찾는 마을이다. 봄이면 변산바람꽃을 보기 위해 오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다만 오랜 기간 들꽃 군락지로 입소문 나면서 철마다 탐화객들이 몰리는 통에 주민들의 피로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차량을 마을 입구에 두고 걸어가거나 발걸음 자체를 줄이는 게 좋을 듯하다. 봄꽃을 만나러 간다는 건 첫걸음부터 죄가 쌓이기 시작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실수로 갓 피기 시작한 꽃을 밟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돌 틈에 핀 꽃은 그나마 잘 보이지만 낙엽 속에 숨은 꽃은 눈에 띄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 걸음 내려놓기 전에 정말 꼼꼼하게 주변을 살펴야 한다.변산아씨를 만나러 가는 길에 내변산의 명소를 둘러볼 수 있다. 내변산탐방지원센터에서 직소폭포까지 다녀오는 길은 내변산 최고 절경을 만나는 트레킹 코스로 꼽힌다. 청림마을에서 차로 5분 거리에 내변산탐방지원센터가 있다. 여기서 직소폭포까지 완만한 트레킹 코스가 조성돼 있다. 거리는 약 2.3㎞ 정도다. 직소폭포 일대는 ‘실상용추’(實相龍湫)라 불리는 소(沼)와 분옥담, 선녀탕 등이 이어져 경관이 빼어나다. 화산암에서 생겨난 주상절리와 침식 지형 덕에 지질학적 가치도 크다. 이 일대가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이유다. 직소보 절벽에 세워진 ‘하트 전망대’, 봉래곡 등 소소한 볼거리도 많다. 직소보는 직소폭포 등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을 가둔 저수지다. 관음봉 등 내변산 암봉이 병풍처럼 저수지를 둘러싸고 있다. 하루 두번만 허락된 인생샷 여기가 인생사진 맛집… SNS서 핫한 부안의 명소들변산반도는 자체가 국립공원이다. 내소사, 직소폭포 등이 있는 변산의 안쪽 산악지대를 내변산, 새만금방조제에서 곰소항에 이르는 바닷가 일대를 외변산이라 부른다. 해안선을 따라 펼쳐지는 채석강, 곰소만 등 외변산의 풍경도 내변산 못지않게 빼어나다. 그 가운데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구는 곳이 있다. 채석강과 솔섬 등의 바닷가 풍경이다. 특히 여성들을 중심으로 채석강 일대가 인증샷의 성지처럼 확산되고 있다. 채석강(명승 13호)은 변산반도 나들이의 하이라이트다. 중국 당나라의 시성(詩聖) 이태백이 술에 취해 강물에 뜬 달그림자를 잡으려다 물에 빠져 죽었다는 고사에서 이름을 따온 해안절벽이다. 책을 수만 권 쌓아 놓은 듯한 퇴적암층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낸다. 채석강 암벽엔 동굴이 몇 개 있다. 수만년 세월에 걸친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생긴 해식동굴들이다. 이 동굴 속에서 보는 낙조가 일품이다. 요즘 이 해식동굴이 새로 각광받고 있다. 이른바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채석강의 모습만 둘러보고 가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요즘은 완전히 바뀌었다. 채석강은 그저 조연에 불과할 뿐 해식동굴이 압도적 주연이다. 밖에서는 평범한 동굴이지만 안에서 보면 확연히 다르다. 동굴 형태가 한반도를 닮았다고 하는 이도 있다. 다소 억지스런 주장이긴 해도 해질녘 풍경은 확실히 아름답다. 해가 수평선 아래로 잠길 때마다 동굴 밖 하늘도 붉게 물든다. 이때 암벽 위에 서서 실루엣 사진을 찍는데, 꽤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암벽 위 공간엔 한 커플 정도만 설 수 있다. 이 때문에 순서를 기다리느라 동굴 밖에선 길게 줄이 이어지기도 한다. 채석강을 직접 답사할 수 있는 바닷길은 하루 두 번 썰물 때만 열린다. 시간을 잘 맞춰 가야 한다. 해식동굴까지 가는 길도 상당히 미끄럽다. 물이 빠진 뒤에도 그렇다. 가방 등을 바닷물에 빠트리는 경우는 흔하고, 미끄러져 넘어지는 이들도 드물게 있다. 하이힐 같은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가는 건 피하길 권한다. 원래 안전상 출입금지 구역이었지만, 워낙 많은 이들이 몰려들면서 유명무실해졌다.도청리 전북 학생해양수련원 앞에 있는 솔섬도 꽤 알려진 일몰 명소다. 작은 섬 위로 몇 그루의 소나무가 있는데, 해질 무렵 오른쪽 끝에 있는 소나무 가지 사이로 해가 걸린 모습이 꼭 용이 여의주를 문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유명세를 얻었다. 솔섬에서 500m 정도 떨어진 바닷가엔 액자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사각형 액자 왼쪽에 한 신사가 멋진 자세로 서 있고, 액자 안엔 사다리를 탄 소년이 붓질을 하는 모습이 표현돼 있다. 뭔가 공원 등의 시설을 조성하려다 만 듯한 모습인데, 부안 초입에서 만났던 조형물처럼 이 액자 조형물 역시 작품에 대한 아무 설명이 없다. 이곳 또한 최근 SNS를 중심으로 인증샷 명소로 급부상하는 중이다. 우동리는 조선 후기 실학자인 허균과 ‘반계수록’을 쓴 유형원이 반세기 시차를 두고 살았던 곳이다. 내변산의 웅숭깊은 풍경을 갈무리한 곳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선계폭포가 이 일대의 명소로 꼽힌다. 비가 올 때만 드러나는 폭포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나라를 개국하기 전 머물며 수도했다 해서 ‘성계폭포’라고도 불린다. 선계폭포의 깎아지른 벼랑 위에 세워진 정사암엔 허균이 머물렀다고 전해진다.내변산 일대는 최고봉인 의상봉(509m), 쌍선봉 등 암릉들이 펼쳐내는 선 굵은 풍경이 인상적인 곳이다. 이 일대를 관통하는 736번 도로는 기암괴석에 둘러싸인 내변산의 아름다운 숲길과 만날 수 있는 길이다. 놓치면 후회할 풍경들을 줄곧 차창에 매달고 달릴 수 있다.도청리의 금구원야외조각미술관도 둘러볼 만하다. 1966년 농민 교육을 위한 농장으로 문을 열었다가 2003년 개인 미술관으로 정식 개관했다. 조각공원엔 김오성 관장이 평생 조각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전시된 작품들은 대부분 여성상이다. 목석같은 사내라도 얼굴을 붉힐 법하다. 공원 안엔 천문대도 있다. 별 관측에 관심이 많은 김 관장이 직접 천문대를 꾸미고 일반에 개방하고 있다. 변산반도 남쪽의 줄포만 갯벌생태공원은 갯벌 일부를 막아 만든 공원이다. 100종이 넘는 생물종이 서식하는 등 생물종 다양성이 높아 2010년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갯벌생태공원 안쪽으로 갈대숲 10리길, 야생화단지, 바람동산, 조각공원 등이 조성돼 있다. 인증샷 찍으며 자박자박 걷기 딱 좋다. 글 사진 부안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봄꽃이 만개하는 3~4월이면 내소사 주변은 상춘객들로 몸살을 앓는다. 특히 벚꽃 필 무렵이면 내소사는 구경도 못하고 주차장으로 변한 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할 수도 있다. 코로나19 탓에 상황이 바뀔 수도 있지만 성수기에는 가급적 일찍 서두르는 것이 좋다. -곰소만 일대에 ‘곰소쉼터’ 등 젓갈 정식을 파는 집들이 몰려 있다. 어지간한 젓갈은 죄다 맛볼 수 있다. 값도 1만원 정도로 그리 비싸지 않은 편이다. 곰소항 ‘슬지네찐빵 슬지제빵소’에선 달콤한 찐빵을 맛볼 수 있다.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고 했다. 격포항이나 궁항, 모항 등의 어촌계 직판장 회센터에서 쫄깃한 주꾸미를 맛볼 수 있다. 부안소방서 앞의 ‘계화회관’은 백합죽으로 이름난 집이다.
  • 통합당, 박근혜 옥중서신에 “나라 사랑 글…총선 승리로 보답”

    통합당, 박근혜 옥중서신에 “나라 사랑 글…총선 승리로 보답”

    미래통합당은 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옥중서신을 통해 ‘통합당 중심으로의 결집’을 호소한 데 대해 “오랫동안 고초를 겪으신 박 전 대통령의 나라 사랑이 느껴지는 글”이라면서 “총선 승리로 국민께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전희경 통합당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문재인 정권의 폭주 속에서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더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결단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며 이렇게 밝혔다. 전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 자유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모든 정당, 단체, 국민이 한데 모여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대한민국을 되살릴 수 있는 통합을 위한 물꼬를 열어주셨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당은 이제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의 중심에 서서 반드시 총선 승리로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종식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도 이날 브리핑에 앞서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해 듣고 “감옥에서 의로운 결정을 해주셨다”면서 “야당이 뭉쳐야만 자유민주주의 위협 세력에 맞서나갈 수 있다는 애국적인 말씀을 해주셔서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김무성 “박근혜 뜻 받아 우파 보수 통합 단결해야… 열렬히 환영, 감사” 정병국 “애국적 진심, 총선 승리로 실현해 내야”한때 친박근혜계 좌장으로 불렸던 당내 최다선인 6선 김무성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우파 보수 대통합’ 메시지를 열렬히 환영한다”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입장문을 통해 밝혔다. 김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은 누구보다 애국심이 강한 분이고,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분”이라면서 “박 전 대통령의 말씀대로 대한민국을 위해 지금은 서로 힘을 합칠 때다. 합치지 못하면 총선에서 승리하기 어렵고,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을 지키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뜻을 받아 우리 모두 통합당을 중심으로 통합하고 단결해 4·15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보수당 출신의 정병국 의원도 입장문에서 “박 전 대통령의 말씀은 정치적 이해가 아닌 애국적 진심”이라면서 “통합당은 그 진심을 총선 승리를 통해 실현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박근혜, 친필 편지에 “기존 거대 정당 중심으로 태극기 든 모두 힘 합쳐달라”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국회 정론관에서 탄핵 이후 처음으로 정치권을 향해 구체적인 자신의 생각을 담은 친필 편지를 공개했다. 박 전 대통령은 편지 서두에서 “국민 여러분 박근혜입니다”라고 밝힌 뒤 “나라가 매우 어렵다. 서로 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도 있겠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당부했다.박 전 대통령이 말한 ‘기존 거대 야당’은 미래통합당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새누리당의 후신인 자유한국당과 탄핵 사태 이후 당을 나간 유승민 의원 등이 주축이 된 새로운보수당이 다시 손을 잡고, ‘안철수계’를 비롯한 중도 성향 인사들까지 합류한 통합당이 보수우파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통합당을 중심으로 힘을 합쳐달라고 박 전 대통령이 호소한 대상인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 당시 생겨난 ‘태극기 부대’,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등 광화문 보수 집회 세력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이합집산을 하는 것 같은 거대 야당의 모습에 실망도 하였지만, 보수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였다”면서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저도 하나가 된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탄핵에 찬성하며 새누리당을 탈당했다가 다시 합류한 유승민 의원에 대해 ‘배신의 정치’라고 한 적이 있었지만 결국 그가 있는 새보수당을 보수로 함께 인정하고 힘을 합하자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읽혀진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경북도, 관광지원기금 지원 확대…50억원에서 64억원으로

    경북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가 큰 관광업계에 진흥기금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현재 50억원 규모인 관광진흥기금 융자 규모를 64억원까지 늘리고 금리도 기존 1%에서 무이자로 낮춘다. 업체당 융자 금액은 최대 5억원까지로 상환 기간도 연장했다. 또 승객이 없어 수입이 급감한 택시업계를 돕기 위해 73개 법인택시업체에 보조금 3억 6000만원을 지원해 종사자 3600여명의 사납금 등을 조금이나마 분담하도록 한다. 도는 농어촌진흥기금 상환 기간을 1년 연장하고, 경영안정 자금 1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임차사업자에게 받는 임대료를 면제한다. 대상은 경주 보문골프클럽과 안동 휴그린골프클럽에 입주한 식당, 구두 미화점 등 6곳이다. 기간은 코로나19 종식 때까지다. 공사 측은 면제 임대료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1억원이 넘는 수준이 된다고 했다. 김성조 공사 사장은 “공기업으로서 사회 책무를 다하기 위해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中서 돌아온 한국인 원인” 언급에 정의당까지 “경솔한 발언”

    “中서 돌아온 한국인 원인” 언급에 정의당까지 “경솔한 발언”

    통합당 이윤경 “실로 국민 가슴에 못 박는 망언”민주, 홍익표 대변인 ‘대구 봉쇄’ 논란 이어 당혹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원인을 두고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돌아온 한국인”이라고 지목하자 정치권이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은 전날 홍익표 수석대변인의 ‘대구 봉쇄’ 발언에 이어 박 장관 발언까지 논란이 되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박 장관은 코로나19 사태 확산과 관련해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었다. 애초부터 중국에서 들어온 우리 한국인이라는 뜻”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이만희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발병국 중국의 눈치를 보며 중국인 입국 제한에 미온적이었던 정부의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것일 뿐 아니라, 국내 최초의 우한 코로나 확진자가 중국인이었다는 사실도 무시한 국민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이 거듭 국민의 상처를 후벼 파고 있어 안 그래도 실의에 빠진 국민들을 더욱 분노와 좌절로 몰아넣고 있다”며 “무책임한 언동으로 국민을 모욕한 데 대해선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윤경 청년부대변인도 “실로 우리 국민 가슴에 못을 박는 망언”이라며 “이제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신천지 탓, 대구 탓을 넘어 우리 국민 탓을 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어 “이제 중국인이 내 편, 한국인이 네 편이라 한다”며 “코로나19 사태에 무한 책임이 있는 문 대통령은 방역 실패에 대해 사죄하고 국민 가슴에 대못을 박은 박 장관을 당장 경질하라”라고 촉구했다. 정의당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강민진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코로나 19의 발원지가 중국임을 배제하고 감염 피해자인 자국민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경솔한 발언”이라며 “보건 방역 책임자로서 앞으로 좀 더 신중하게 발언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연극인·원칙주의자·공감능력자… 3인3색 매력”

    “연극인·원칙주의자·공감능력자… 3인3색 매력”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두 교황’이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교황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영화에서 진보적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추기경 시절 보수적인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만나 종교·사회적 이슈를 두고 대립하지만, 끝내 두 교황은 신 앞에서 서로 이해하고 개인적 신뢰와 우정을 쌓는다는 이야기는 비가톨릭 신자들에게도 깊은 감동과 사색을 안겼다. 베네딕토 16세와 직전 교황인 요한 바오르 2세 재임 기간에 주교황청 한국대사를 지냈고 프란치스코 교황도 두 차례 알현해 한국에서 세 교황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인물인 성염(78) 전 대사를 지난 18일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만나 세 교황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교한다면. “요한 바오로 2세는 연극인이다. 연설이나 표정에 연극인다운 제스처가 있었다.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적 학자였고, 교황청 내 검찰청 격인 신앙교리성에서 수십년간 근무해 표정이 딱딱했다. 교회 문제에서도 진중한 스타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회 신부이자 교구장으로서 계속 사람을 상대하고 사귀어 온 분이다. 내가 만났을 때 이야기를 하면 그는 나의 눈을 쳐다보며 경청하고 공감하는 공감능력자였다. 교회와 신도들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항상 생각하고 같이 고민해 온 개방적인 분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화하면 영화처럼 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우의 연기가 대단했다.” -영화에서 진보주의자로 표현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실제로도 가톨릭 개혁에 주력하고 있는데. “가톨릭 내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는 이슈 중 하나는 이혼이다. 가톨릭 신자 간 결혼에 대해선 이혼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혼한 신자가 교회를 찾아오면 다른 신자들은 그들을 낮춰 보며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혼이 교리에 어긋나는지 아닌지의 논쟁을 넘어 이미 이혼한 신자를 파문자 취급은 하지 말자고 말했다. 그들도 교회의 자녀이고 상처 입은 사람이니 교회를 찾아오면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결국 교황은 즉위 후 5년간 노력해서 이 문제를 풀었다.”-세 교황은 한반도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들었다. “2003년 주교황청 대사로 부임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 신임장을 제정할 때 30분 정도 요담을 나눴다. 교황은 각국에서 새로 부임한 대사가 신임장 제정사를 하면 답을 하는데, 이를 통해 그 국가의 국민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당시 북핵 위기였는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북핵 문제는 철저하고 검증 가능하게, 그러면서도 공평하게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의 핵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부활절이나 성탄절 계기에 한반도와 북핵 문제를 이야기했다. 국제사회에 북핵 문제를 무력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을 호소하고 대북 지원에서 인도주의 원칙을 강조했다. 대북 지원을 북핵 협상의 조건으로 삼지 말라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한 후 전임 교황이 계획한 해외 순방지 외에 첫 순방지로 한국을 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부터 남북 대화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열 번 이상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대사께서는 김희중 대주교와 함께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특사단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했다. 당시 북미 대립이 격화되며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이었는데 교황이 한반도 문제를 언급했나. “특사단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황과 회담하기 하루 전이었다. 우리는 교황을 예방하기 앞서 총리 격인 국무원장과 대화를 했다. ‘문 대통령께서 교황님의 많은 지도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했다’고 전달했더니 국무원장이 ‘우리가 내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데 우리에게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닌가’라고 물었다.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메시지는 없느냐는 뜻인 것 같았다. 우리는 ‘북핵 문제 해법은 북미가 직접 회담으로 풀어야 하고, 북미가 회담을 하려면 정기적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하지 않는 게 방법’이라고 했다. 이튿날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대화를 했는지 모르겠다. 다만 이후 바티칸 외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교황께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분이 바라는 바를 다 전달했다’고 하더라.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1년 후 한미 연합훈련은 유예되고 북미 회담이 이뤄지지 않았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10월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방북 요청을 사실상 수용했다. 하지만 2019년 북미·남북 관계가 교착되면서 교황의 방북 가능성은 낮아진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는가. “‘교황’은 라틴어로 ‘폰티펙스’(pontifex)다. ‘폰티’는 ‘다리’, ‘펙스’는 ‘만드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교황은 즉위 직후 바티칸 주재 외교관들을 만나 ‘제가 하는 일은 다리를 놓는 일이다. 사람을 만나게 하고 화해하게 하고 격려하게 하는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되면 제가 한다’고 했다. 교황도 국가원수라 상대국의 공식 초청이 없으면 움직이기 어렵지만, 교황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볼 때 평화에 기여한다면 어디나 기꺼이 찾아갈 분이다. 교황이 인권을 탄압하는 북한에 가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기독교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탄’으로 재정의했다. 인간 존엄성이란 인권이다. 그래서 교황은 쿠바든 북한이든 어디든 가서 인간 존엄성을 호소하는 것이다.”-프란치스코 교황은 소박한 행보로도 화제를 모았는데. “소박한 행보 또한 ‘기독교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탄’임을 실천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인 비서가 들려준 이야기인데, 교황이 즉위한 지 3일 후 이 비서가 교황에게 구두를 닦아 주겠다며 달라고 하자 교황은 ‘평생 내 손으로 구두를 닦았는데, 평생 해온 나의 직업을 뺏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위트 있게 거부했다고 한다. 교황의 소박한 행보는 ‘가난한 자에 대한 우선적 선택, 신자유주의는 우상숭배’라는 그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교황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상·하원 의장의 만찬 초대에 대해 선약이 있다고 불참한 뒤 현지 교회에서 마련한 노숙자와의 파티에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교황과의 만찬을 기대했던 정·재계 인사들은 ‘있는 놈들도 천국 가자’라고 비아냥댔지만, 교황은 ‘가난한 사람을 만져 보면 그리스도의 살결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성 전 대사는 세 교황과 한국을 연결하며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외교관이기도 하지만, 교부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 등을 라틴어 원전에서 번역하는 신학자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에는 고립된 광주의 상황을 서울에 알리고 광주민주화운동의 주모자로 수배된 투사를 숨겨 주기도 했다. 그리고 가톨릭 교회의 역사적 과오를 비판하고 사회에 정의 구현을 외치는 종교·사회 개혁가로 활동해 왔다. -가톨릭 내 대표적 진보단체인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에서도 활동하셨는데. “내가 태어난 곳이 전남 장성인데 1948년 제주민 토벌에 파병되기를 거부한 군인들이 주도한 소위 여순사건이 있었다. 어릴 적 성당에서 주일학교 선생님이 교리를 가르치면서 아이들을 모아 놓고 우익 계열인 서북청년단에서 활동했던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았다. 여자 빨치산을 잡아 어떻게 난자해 죽이는지를 아이들에게 자세하게 이야기하더라. 나는 ‘가톨릭 신자인데 사람을 저렇게 죽여서 되겠는가’라고 생각하며 트라우마가 생겼다. 이후 1970년대 해방신학을 접하고,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으며 크리스천의 양심, 의무를 갖고 사회문제에 투신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대사님을 교회에서 사회로 나오게 했던 크리스천의 양심, 의무란 무엇인가. “1960년대 가톨릭은 크리스천이 정의 구현을 복음선포의 사명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사회가 정의와 평화, 화해, 공평과 같은 가치 위에서 정화되도록 하는 게 신앙인으로서 크리스천의 사명이라는 가르침이다. 크리스천의 의무는 아우구스티누스가 논변하기도 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론’에서 이해관계와 이념을 넘어 타인들을 품어 주는 사회적 사랑은 하느님의 나라에 속한다고 설파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사회적 사랑이란 다름 아닌 정치적 사랑을 가리킨다고 했다. 가난하고 약한 자를 위한 정의를 세우고, 이를 위해 정치에 참여하고 선거권을 행사하는 것이 정치적 사랑이다.” -일반 신자들은 어떤 믿음을 갖고 정치에 참여해야 하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야기한 바가 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비밀투표를 한다. 이는 모세의 장막과 비슷하다. 모세는 자신의 백성을 거느리고 이집트를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장막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하느님과 만났다. 하느님과 독대하는 자리인 것이다. 투표소에서도 하느님과 일대일로 마주한다. 당신이 누구에게 투표하는지는 하느님만 안다. 하느님의 가르침대로만 투표하면 된다. 가난하고 약하고 소외받는 사람을 위해 한 표를 던지는 것이 하느님의 가르침이다. 이 외에는 이기심일 뿐이다. 다른 종교 신자도 마찬가지다. 불자라면 부처님의 대자비에 따라서 투표하면 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성염 전 주교황청대사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자, 프란치스코는 공감능력자”

    성염 전 주교황청대사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자, 프란치스코는 공감능력자”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두 교황’이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교황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영화에서 진보적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추기경 시절 보수적인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만나 종교·사회적 이슈를 두고 대립하지만, 끝내 두 교황은 신 앞에서 서로 이해하고 개인적 신뢰와 우정을 쌓는다는 이야기는 비가톨릭 신자들에게도 깊은 감동과 사색을 안겼다. 베네딕토 16세와 직전 교황인 요한 바오르 2세 재임 기간에 주교황청 한국대사를 지냈고 프란치스코 교황도 두 차례 알현해 한국에서 세 교황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인물인 성염(78) 전 대사를 지난 18일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만나 세 교황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교한다면. “요한 바오로 2세는 연극인이다. 연설이나 표정에 연극인다운 제스처가 있었다.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적 학자였고, 교황청 내 검찰청 격인 신앙교리성에서 수십년간 근무해 표정이 딱딱했다. 교회 문제에서도 진중한 스타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회 신부이자 교구장으로서 계속 사람을 상대하고 사귀어 온 분이다. 내가 만났을 때 이야기를 하면 그는 나의 눈을 쳐다보며 경청하고 공감하는 공감능력자였다. 교회와 신도들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항상 생각하고 같이 고민해 온 개방적인 분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화하면 영화처럼 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우의 연기가 대단했다.” -영화에서 진보주의자로 표현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실제로도 가톨릭 개혁에 주력하고 있는데. “가톨릭 내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는 이슈 중 하나는 이혼이다. 가톨릭 신자 간 결혼에 대해선 이혼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혼한 신자가 교회를 찾아오면 다른 신자들은 그들을 낮춰 보며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혼이 교리에 어긋나는지 아닌지의 논쟁을 넘어 이미 이혼한 신자를 파문자 취급은 하지 말자고 말했다. 그들도 교회의 자녀이고 상처 입은 사람이니 교회를 찾아오면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이미 재혼하고 자녀까지 낳은 그들에게 이혼은 교리에 어긋나니 헤어지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결국 교황은 즉위 후 5년간 노력해서 이 문제를 풀었다.” -보수파가 반발하지는 않았나. “가톨릭 교회 안에 여전히 율법주의 전통이 존재하기에 교황이 개혁적 행보를 하면 보수파는 책을 내서 공개적으로 교황을 비난하는 등의 일이 허다하다. 보수파는 이혼 문제와 관련 ‘자비가 계명을 면제해주지 않는다’며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동성애에 반대하고 깨끗한 결혼생활을 유지해야 하지만,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이혼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지금처럼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이유로 그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는 것은 더 큰 죄라는 입장이다. 교황은 즉위하자마자 ‘가엾어서 택하노니’라는 표어를 택했다. 하느님은 사람을 불쌍해서 부르지 선량해서 부르는 게 아니다. 가엾은 사람에게 가서 교회로 오게 하자는 것이다.” -세 교황은 한반도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들었다. “2003년 주교황청 대사로 부임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 신임장을 제정할 때 30분 정도 요담을 나눴다. 교황은 각국에서 새로 부임한 대사가 신임장 제정사를 하면 답을 하는데, 이를 통해 그 국가의 국민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당시 북핵 위기였는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북핵 문제는 철저하고 검증 가능하게, 그러면서도 공평하게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의 핵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부활절이나 성탄절 계기에 한반도와 북핵 문제를 이야기했다. 국제사회에 북핵 문제를 무력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을 호소하고 대북 지원에서 인도주의 원칙을 강조했다. 대북 지원을 북핵 협상의 조건으로 삼지 말라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한 후 전임 교황이 계획한 해외 순방지 외에 첫 순방지로 한국을 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부터 남북 대화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열 번 이상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대사께서는 김희중 대주교와 함께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특사단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했다. 당시 북미 대립이 격화되며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이었는데 교황이 한반도 문제를 언급했나. “특사단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황과 회담하기 하루 전이었다. 우리는 교황을 예방하기 앞서 총리 격인 국무원장과 대화를 했다. ‘문 대통령께서 교황님의 많은 지도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했다’고 전달했더니 국무원장이 ‘우리가 내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데 우리에게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닌가’라고 물었다.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메시지는 없느냐는 뜻인 것 같았다. 우리는 ‘북핵 문제 해법은 북미가 직접 회담으로 풀어야 하고, 북미가 회담을 하려면 정기적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하지 않는 게 방법’이라고 했다. 이튿날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대화를 했는지 모르겠다. 다만 이후 바티칸 외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교황께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분이 바라는 바를 다 전달했다’고 하더라.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1년 후 한미 연합훈련은 유예되고 북미 회담이 이뤄지지 않았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10월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방북 요청을 사실상 수용했다. 하지만 2019년 북미·남북 관계가 교착되면서 교황의 방북 가능성은 낮아진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는가. “‘교황’은 라틴어로 ‘폰티펙스’(pontifex)다. ‘폰티’는 ‘다리’, ‘펙스’는 ‘만드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교황은 즉위 직후 바티칸 주재 외교관들을 만나 ‘제가 하는 일은 다리를 놓는 일이다. 사람을 만나게 하고 화해하게 하고 격려하게 하는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되면 제가 한다’고 했다. 교황도 국가원수라 상대국의 공식 초청이 없으면 움직이기 어렵지만, 교황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볼 때 평화에 기여한다면 어디나 기꺼이 찾아갈 분이다. 교황이 인권을 탄압하는 북한에 가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기독교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탄’으로 재정의했다. 인간 존엄성이란 인권이다. 다만 바티칸은 민족자결주의, 즉 한 국가가 왕정이든 민주정이든, 공산주의든 자본주의든 선택할 수 있는 권리도 중시한다. 그래서 교황은 쿠바든 북한이든 어디든 가서 인간 존엄성을 호소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소박한 행보로도 화제를 모았는데. “소박한 행보 또한 ‘기독교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탄’임을 실천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인 비서가 들려준 이야기인데, 교황이 즉위한 지 3일 후 이 비서가 교황에게 구두를 닦아 주겠다며 달라고 하자 교황은 ‘평생 내 손으로 구두를 닦았는데, 평생 해온 나의 직업을 뺏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위트 있게 거부했다고 한다. 교황의 소박한 행보는 ‘가난한 자에 대한 우선적 선택, 신자유주의는 우상숭배’라는 그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교황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상·하원 의장의 만찬 초대에 대해 선약이 있다고 불참한 뒤 현지 교회에서 마련한 노숙자와의 파티에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교황과의 만찬을 기대했던 정·재계 인사들은 ‘있는 놈들도 천국 가자’라고 비아냥댔지만, 교황은 ‘가난한 사람을 만져 보면 그리스도의 살결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성 전 대사는 세 교황과 한국을 연결하며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외교관이기도 하지만, 교부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 등을 라틴어 원전에서 번역하는 신학자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에는 고립된 광주의 상황을 서울에 알리고 광주민주화운동의 주모자로 수배된 투사를 숨겨주기도 했다. 그리고 가톨릭 교회의 역사적 과오를 비판하고 사회에 정의 구현을 외치는 종교·사회 개혁가로 활동해 왔다. 80년 가까이 숨 가쁘게 달려온 그의 일생을 들어보았다. -가톨릭을 어떻게 접하게 됐는지. “할아버지 적부터 개신교를 믿었다. 다만 집안이 가난해 학비는 물론 숙식까지 해결되는 가톨릭 미션스쿨 광주 살레시오중학교에 들어갔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안 돼 가톨릭 입교를 준비하시던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어머니의 종교적 유산도 있고, 가톨릭계 학교의 은덕도 있어 자연스럽게 가톨릭 신자가 됐다.” -가톨릭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사제를 준비하다가 포기했는데. “살레시오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살레시오 수도회 수사신부들이 가난하고 불우한 청소년들을 보살피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나도 그들처럼 되겠다는 생각에 가톨릭대 신학과에 입학하고 10년간 사제가 되는 길을 걸었다. 그런데 1972년 어느 날 가톨릭과 개신교, 불교, 천도교, 원불교, 유교 청년 대표들이 모이는 ‘종교제’에 나갔는데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첫눈에 반했다. 두 갈래 길에서 고민했지만 사제를 포기하고 결혼을 택했다. 지금까지도 후회는 없다. 이 길을 걸어온 게 아주 행복하다. 잘 걸어왔다.” -동양인 최초로 교황립 살레시안대학교 라틴어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자의 길을 택한 이유는. “그리스도교는 그리스·로마문화와 합류해 4세기쯤 중세와 근현대의 유럽 문화를 형성한다. 그 지점에 교부라고 불리는 학자들, 대표적으로 아우구스티누스가 있었다. 이들이 그리스도교와 그리스·로마문화를 어떻게 통합시키고 새로운 문화를 창출했는지 연구하고 싶었고, 그래서 이들의 저작을 번역하고자 라틴어를 배우고자 했다. 처음에는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자 했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한국외대에서 중세철학과 라틴어를 공부해 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 아퀴나스를 강의할 사람을 찾았고, 나를 뽑았다. 이후 서강대에서 중세철학을 가르치시던 정의채 교수가 은퇴하자 나를 초빙했다.” -가톨릭 내 대표적 진보단체인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에서도 활동했는데. “내가 태어난 곳이 전남 장성인데 1948년 제주민 토벌에 파병되기를 거부한 군인들이 주도한 소위 여순사건이 있었다. 당시 우리 마을 삼서 소룡리도 여수·순천 인근이라 초토화됐다. 그러니 나는 지독한 반공주의자가 됐어야 했다. 그런데 어릴 적 성당에서 주일학교 선생님이 교리를 가르치면서 아이들을 모아 놓고 우익 계열인 서북청년단에서 활동했던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았다. 여자 빨치산을 잡아 어떻게 난자해 죽이는지를 아이들에게 자세하게 이야기하더라. 나는 ‘가톨릭 신자인데 사람을 저렇게 죽여서 되겠는가’라고 생각하며 트라우마가 생겼다. 이후 1970년대 해방신학을 접하고,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으며 크리스천의 양심, 의무를 갖고 사회문제에 투신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광주민주화운동의 ‘마지막 수배자’였던 윤한봉 씨를 자택에 숨겨주고 망명을 도왔다고 들었다. “당시 서울에 있었는데 아무도 광주에서 일어나는 일을 몰랐다. 나를 비롯해 교회 내 동료들은 교회 조직을 통해 간간이 소식을 듣고 있었다. 크리스천으로서 진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교회에 나오는 신자들이 모두 읽는 주보에 광주 소식을 실었다. 그러던 중 동료들이 윤한봉 씨를 숨겨달라고 부탁해 집에 잠시 숨겨줬다가 여의치 않아 안전한 장소를 구해 옮겨줬다. 윤 씨는 군부 세력에 의해 광주민주화운동의 ‘원흉’으로 몰렸으니 잡혔으면 재판도 없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대사님을 교회에서 사회로 나오게 했던 크리스천의 양심, 의무란 무엇인가. “1960년대 가톨릭은 크리스천이 정의 구현을 복음선포의 사명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사회가 정의와 평화, 화해, 공평과 같은 가치 위에서 정화되도록 하는 게 신앙인으로서 크리스천의 사명이라는 가르침이다. 크리스천의 의무는 아우구스티누스가 논변하기도 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론’에서 팔이 안으로만 굽는 사사로운 사랑은 지상의 나라에 속해 구원의 범위에서 벗어나지만, 이해관계와 이념을 넘어 타인들을 품어주는 사회적 사랑은 하느님의 나라에 속한다고 설파했다. 인간은 사회적 사랑으로 구원받는 것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사회적 사랑이란 다름 아닌 정치적 사랑을 가리킨다고 했다. 가난하고 약한 자를 위한 정의를 세우고, 이를 위해 정치에 참여하고 선거권을 행사하는 것이 정치적 사랑이다.” -가톨릭 내에서도 보수·진보 간 갈등이 존재하나. “일부 교회에선 신부가 정치 이야기를 하면 보수적인 신자들이 일어나 ‘정치 이야기를 하지 말라’며 소리친다고 한다 신부가 ‘이는 정치 문제가 아니라 복음 문제다’라고 하면 그들은 ‘누가 당신에게 월급 주냐. 우리가 헌금해서 주지 않느냐’는 반박까지 나온다고 한다. 신부들도 지역감정이나 정치적 이념에 따라 갈리곤 한다. 어떤 분은 ‘박근혜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했냐’고 강변하고, 어떤 분은 세월호 참사 이후 팽목항에 가서 산다. 주교들도 마찬가지다. 가톨릭 교회 내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 운동이 벌어졌을 때 주교들에게 서명을 요청하니 둘로 갈리더라. 마치 선거에서 영호남이 갈리듯이. 그런데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감사하다는 뜻으로 한국 주교단이 바티칸에 갔는데, 교황이 주교들에게 ‘세월호는 어떻게 됐는가’라고 물었다. 주교들이 모두 충격을 받았는지 이후, 적어도 가톨릭 모든 교회에서는 4월 16일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미사가 있었다.” -최근 보수 개신교 일부가 보수 정치 세력과 결합하면서 점차 극단적, 배타적으로 흘러간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 진보적 종교 단체가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한 반감도 존재한다. 종교인의 정치 참여 어떻게 봐야하나. “결국 사회정의를 세우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성경 마태복음 25장에는 인류 전체가 운명을 판가름 받는 최후의 심판이 그려진다. 인간을 멸망과 구원 두 패로 나누는데, 내 옆에서 누군가 배고플 때 먹을 것을 주고 헐벗을 때 입을 것을 주고 감옥에 갔을 때 찾아가는 자들을 구원한다고 설명한다. 예수를 믿어서 천국에 가는 게 아니다. 인간과 인간이 관계를 맺는 것을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가 결정되는 것이다.” -일반 신자들은 어떤 믿음을 갖고 정치에 참여해야 하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야기한 바가 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비밀투표를 한다. 이는 모세의 장막과 비슷하다. 모세는 자신의 백성을 거느리고 이집트를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장막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하느님과 만났다. 하느님과 독대하는 자리인 것이다. 투표소에서도 하느님과 일대일로 마주한다. 당신이 누구에게 투표하는지는 하느님만 안다. 하느님의 가르침대로만 투표하면 된다. 가난하고 약하고 소외받는 사람을 위해 한 표를 던지는 것이 하느님의 가르침이다. 이 외에는 이기심일 뿐이다. 다른 종교 신자도 마찬가지다. 불자라면 부처님의 대자비에 따라서 투표하면 된다.” -대사님께서는 지금도 아우구스티누스 라틴어 원전을 번역하시고 출간해오고 계신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인지. “2007년 대사직에서 물러나고 조용히 산을 보며 번역 작업을 하고자 경남 함양의 지리산 자락에 집을 마련했다. 이후 서울에는 한 달에 한두 번 일이 있을 때만 오고 나머지는 함양에 머문다. 지리산에서 좋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의 혜택을 받으니 건강한 것 같다. 그리고 위대한 사상가의 책을 읽고 천착하면 정신 건강은 유지되는 것 같다. 특히 아우구스티누스의 저작을 읽으면 인류의 역사는 인간의 착오로 저질러지는 게 아니라 신의 의지와 인간의 의지가 함께 만들어내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우리가 실수를 해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역사관에는 인간의 사회적 사랑이 자리한다. 정의구현이 곧 복음선포라는 가르침이 자리한다. 신앙을 가진 지성인으로서 올바른 정신을 갖고 똑바로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지성인으로서의 건강이라고 할 수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코로나 쇼크’ 코스피 3.9% 급락·원달러환율 6개월 만에 최고

    ‘코로나 쇼크’ 코스피 3.9% 급락·원달러환율 6개월 만에 최고

    코스피 급락…2080선 무너져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에 따른 충격이 커지면서 24일 코스피가 4% 가까이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3.80포인트(3.87%) 떨어진 2079.04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8.80포인트(2.26%) 하락한 2114.04로 출발해 낙폭을 키웠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7868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개인은 6077억원, 기관은 1928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70포인트(4.30%) 떨어진 639.29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59포인트(2.18%) 하락한 653.40으로 개장한 뒤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낙폭을 키웠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304억원, 기관이 22억원을 각각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419억원을 순매수했다.원화 자산 투자심리 나빠져 한편 원·달러 환율은 1220원을 돌파하며 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0원 오른 달러당 1220.2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8월 13일(1222.2원) 이후 6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로써 원·달러 환율은 지난 3거래일 동안 31원이나 치솟았다. 주말 동안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나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개장 전 외환시장 관련 정부의 구두 개입성 발언이 나왔지만, 환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오전 8시에 열린 확대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환율 일방향 쏠림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필요한 조치를 단행하겠다. 외환시장 상황을 각별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인천 7개월 아기 사망원인은?… 미혼모 “던졌다”

    며칠 전 인천에서 학대로 숨진 생후 7개월 된 아기의 머리가 골절된 사실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밝혀졌다. 미혼모는 경찰 추궁에 “아기를 던졌다”고 진술했다. 인천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2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미혼모 A(20)씨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숨진 아들 B(1)군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두개골 골절이 있다”는 1차 구두 소견을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과수는 “사인은 미상이며, 정밀 부검 결과는 한 두달 후 나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지난 1월 말부터 이달 22일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한 원룸에서 생후 7개월인 아들 B(1)군의 온몸을 수차례 때리고 할퀴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울고 보채서 짜증 나 때렸다”고 진술했다. 두개골 골절과 관련해서는 “방바닥에 아들을 던졌다”고 인정하면서도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B군을 낳고서 같은 해 8월 초 위탁 보육을 하는 서울 한 교회에 맡겼고, 6개월 만인 지난 1월 말 B군을 인천 원룸으로 데리고 온 뒤 줄곧 온몸을 손과 다른 도구로 때리는 등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달 22일 오후 7시 5분쯤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 했고, 소방당국이 출동했을 때는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였다. 경찰은 육아 스트레스를 범행 동기로 보고 이날 오전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씨의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근대광고 엿보기] 온라인 판매의 원조, 110년 전의 통신판매/손성진 논설고문

    [근대광고 엿보기] 온라인 판매의 원조, 110년 전의 통신판매/손성진 논설고문

    “물경(勿驚)하시오(놀라지 마시오). 근(僅)히(겨우) 일전오리(一錢五厘)의 통신비를 투(投)하면 다대(多大)한 여비와 번잡을 제(除)하고 능히 경도(京都·서울) 제일 염가의 물품을 득(得)하는 묘방이 현출(現出)하였으니….” 서울 한양상회가 우편으로 물품을 팔겠다는 대한매일신보 광고다. ‘묘방’(妙方)이라 했듯이 지방민에게 물품 목록을 보내 주고 배달해 주는 통신판매 방식은 당시에 혁신적인 판매 기법이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근대식 우편제도는 구한말 고종 21년(1884년) 11월 17일 우정총국청사를 개설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다음달인 12월 4일 우정총국 개설 축하연에서 갑신정변이 발발하는 바람에 그 4일 후 고종의 교지로 우편제도는 폐지됐고 다시 역참제로 돌아갔다. 우편제도의 재개는 그로부터 11년 후 갑오개혁까지 기다려야 했다. 광고에 나온 판매 과정은 이렇다. 우선 원하는 사람에게 목록을 보내 준다. 그러면 고객이 물품을 지정해 엽서나 편지를 한양상회로 보내고 우편이나 운송으로 물건을 배송한다. 판매품은 구미(歐美) 잡화, 양주, 식료, 문방구, 국내외 의복 등이다. 일러스트레이션은 3개를 썼는데 위 왼쪽에는 서울 종로에 있는 한양상회의 건물을 보여 줘 신뢰도를 높였고 그 오른쪽에는 지방에서 도착한 주문 편지 여러 장을 그려 넣었다. 또 아래에는 노끈으로 단단히 묶어 포장한 물품을 그림으로 실어 판매 방식에 대한 지방 소비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한양상회는 앞서 1910년 1월 1일자 대한매일신보에 전면광고를 실어 통신판매를 ‘구미에서 유행하는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당시에는 물품을 집까지 배송해 주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한양상회는 그해 3월 1일 다시 광고를 내 물품이 우편국이나 운송점에 도착해도 찾아가지 않아 반송되는 것이 20%나 된다며 피해가 적지 않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송치료(배송료)를 우편국에 선금으로 내달라고 고객들에게 요청했다. 그 후부터는 교과서 등 책과 양복, 구두, 풍기 인삼과 한약재까지 우편으로 팔 만큼 통신판매는 널리 퍼졌다(매일신보 1924년 3월 27일자). 정자옥(丁子屋) 양복점에는 통신판매부도 있었다. 일본에도 한국인들을 상대로 통신판매를 하는 업자들이 있었고 일제 말기에는 서울에 통신판매업자가 600여명에 이르렀다는 보도가 있다. 또 통신판매로 사기를 쳐 피해자가 500여명에 이른 사건도 발생하는가 하면 통신판매 광고를 내고 물건을 보내 주지 않고 돈을 편취하는 사건이 잇따랐으니(중외일보 1927년 8월 5일자) 요즘의 온라인 쇼핑 사기와 다름이 없다. sonsj@seoul.co.kr
  • 대전 첫 코로나 환자, 자가격리 후 수시 외출 논란(종합)

    대전 첫 코로나 환자, 자가격리 후 수시 외출 논란(종합)

    대전의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건당국의 자가격리 조치 이후에도 수시로 외출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발열로 보건소 가면서도 생활용품점, 우체국 들러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확진자 A(23)씨는 지난 20일 오후 7시쯤 동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 선별진료소 방문 당시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지만 A씨가 대구를 들른 사실을 밝히면서 자가격리 조치가 내려졌다. 그러나 A씨는 21일 오전 9시쯤 발열 증세가 나타나자 다시 보건소를 찾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때 보건소 외에도 생활용품점과 우체국을 들렀다. 문제는 발열 증세가 대구에 머물렀던 18일 오전부터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A씨는 감기라고 생각해 약국에서 해열제를 사서 20일 저녁까지 복용했고, 병원이나 보건소는 찾지 않았다. 다만 A씨는 신천지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3~18일 대구 관광…18~21일 대전 곳곳 돌아다녀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 중인 A씨는 대전에 사는 친구 1명과 함께 지난 13일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대구로 갔다. 대구에서 13일부터 18일 오전까지 대구를 관광했다. A씨 등은 대구에 머무르는 동안 동성로 등을 찾았고, 경산역 부근 모텔에서 머물렀다. 18일 오전부터 발열 증세가 나타난 A씨는 대구 영남대 약국에서 해열제를 사 먹었다. 18일 오후 2시쯤 경산역에서 친구와 함께 기차를 타고 대전으로 온 뒤에는 대전시 동구 자양동의 친구 집(원룸)을 찾았다.대구에서 온 친구는 잠시 후 다시 대구로 돌아갔다. A씨는 자양동 원룸에 사는 친구와 또 다른 친구 2명 등 4명은 18일 오후 중구 은행동 삼겹살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이후 근처 노래방에 갔다가 편의점을 들른 뒤 자양동 친구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다음날인 19일 오전 11시쯤 근처 대학 건물에 들어가 사진을 찍은 뒤 음식점에서 식사했다. 이어 오후 3시 10분부터 5시까지 커피숍에 머문 뒤 311번 시내버스를 타고 중구 은행동으로 갔다. 은행동에서는 오후 늦게까지 쇼핑했다. 이때 들른 곳은 구두점, 쿠키 가게, 보석 가게, 지하상가 A·B·C·D구역, 대전역 등이다. 이후 102번 시내버스를 타고 친구 집으로 갔다. 20일에는 정오가 넘은 시간에 노래연습장에 갔다가 PC방, 케이마트 등도 잠시 찾았다. A씨는 20일 오후 6시 50분쯤 동구보건소를 찾아가 진료를 받은 다음 자가격리 조치됐다. 그러나 21일에 친구 집에 있는 동안 발열 증세가 나타나자 보건소를 다시 갔다. 이 때는 마스크를 쓰고 택시를 타고 보건소를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날 우리동네 DC아웃렛점, 대전지방우편취급소 우체국 등도 들렀다. 대전시 “확진자 들른 곳 많아 확산 가능성 우려” 대전시 관계자는 “이 여성이 이러는 동안 18명 정도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여성과 함께 대구에 간 친구들은 전남 여수와 전북 전주 등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대전시는 “자양동과 여수·전주에 사는 이 여성의 친구는 코로나19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대전시는 A씨를 충남대병원 국가지정 입원치료 병상에 입원 격리 조치했다. 이어 밀접 접촉자를 자가 격리 조치했다. 또 A씨가 이용한 시설은 임시 휴업 조치하고 접촉자를 추가 조사하고 있다. 대전시는 A씨와 접촉자 등의 카드 사용 내용 조사 등을 통해 동선을 정밀조사하기로 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확진자가 방문한 곳이 많아 A씨로 인한 지역 내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작지 않다”면서 “움직인 곳 주변 긴급 방역과 접촉자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남규리가 눈물로 털어놓은 씨야 해체 이유[종합]

    남규리가 눈물로 털어놓은 씨야 해체 이유[종합]

    씨야가 10년 만에 한 무대에 섰다. 그룹 씨야가 21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슈가맨3’에 추억의 재소환됐다. 씨야는 유희열 팀의 추억의 가수로 등장했다. 이날 관객들은 물론 MC들도 깜짝 놀라 씨야를 반겼다. 씨야 멤버였던 남규리와 김연지, 이보람은 “한 무대에 서는 것은 10년만”이라고 설명했다. 멤버들이 각각 나서 해체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멤버 간 불화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김연지는 “다른 외부적 요인도 많았고 활동도 많았다. 생각보다 마음을 나누고 서로가 배려라는 이름으로 힘든 마음을 내비치지 못했다”며 “만일 그때 이런 이야기를 했다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람은 “물론 어린 나이는 아니었다. 다만 제가 너무 부족한 사람이었다. 멤버들과 오해가 있었는데 진실로 믿기도 했다”며 “남규리를 못 보고 지내는 동안, 나이를 먹으며 제 행동에 후회를 했다. 행여나 남규리가 잘못 될까봐 걱정도 했다. 남규리가 힘든 시간을 버텨 주고 살아 있어 준 것이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남규리는 “그때 당시 어렸다. 팬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고 1위도 했다”며 “행복했지만 사실 움츠러들어 있는 20대 초반의 사회 초년생이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그것(탈퇴) 밖에 없었다”고 말하며, 참았던 눈물을 쏟기도 했다. 방송에서 완전체로 소환된 씨야는 자신들의 히트곡을 완벽히 재현했다. 씨야는 3인조 알앤비 그룹으로 2006년 2월 1집 ‘더 퍼스트 마인드’(The First Mind)로 가요계에 혜성처럼 데뷔했다. ‘여인의 향기’, ‘구두’,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할까요’, ‘얼음인형’, ‘핫걸’ 등 수많은 명곡을 남겼다. 하지만 2009년 4월, 리더 남규리가 소속사를 이탈해 법적 분쟁까지 벌어졌다. 이후 양측이 원만하게 합의하는 듯 했으나 남규리는 끝내 씨야와 결별을 선언했다. 소속사는 2009년 8월 씨야의 새 멤버 수미를 영입했다. 수미는 씨야 합류 1년 만에 다른 아이돌 그룹으로 이적했다.이후 씨야는 2011년 1월 데뷔 5년 만에 해체했다. 씨야의 발매 앨범인 ‘씨야 어게인’(See Ya Again)은 전 멤버였던 남규리도 참여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성수동 ‘수제화 홍보관’ 오픈

    서울 성동구는 지난 6일 성수동 수제화거리에 ‘명장과 함께하는 성수수제화 홍보관’이 문을 열었다고 17일 밝혔다. 성수동 수제화 산업은 입소문을 타고 전국의 구두 장인들이 몰려들면서 1980년대엔 국내 수제화 산업의 메카로 부각되었다가 1990년대 들어 수입 명품수제화와 중국산 저가 브랜드가 유입되면서 전반적으로 쇠퇴했다. 정 구청장은 2014년 민선 6기 취임 이후 성수동 수제화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수제화 특화거리’를 만들고 ‘성수 수제화 희망플랫폼’을 통해 신인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펼쳤다. 50년간 수제화를 만든 유홍식 제1호 수제화 명장은 “그동안 수제화 산업을 위해 구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셨는데 이렇게 홍보관까지 만들어 주민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간이 생기니 기쁘다”고 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이 홍보관이 앞으로 수제화 특화거리에 활력을 불어넣는 거점 공간이 돼 성수동 수제화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30만원 아끼려고 선수들 마을버스 태워… 대한농구협회, 직원 인건비는 펑펑 썼다

    30만원 아끼려고 선수들 마을버스 태워… 대한농구협회, 직원 인건비는 펑펑 썼다

    남자농구대표, 마을버스로 진천 이동 28인승 버스비와 고작 30만원 차이 나 농구협회, 국가대표 지원 예산 아끼고 직원 인건비·기타운영비는 초과 지출대한농구협회가 협회 직원들을 위한 인건비 등 예산은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이 쓰면서 정작 선수들에 대한 예산은 자린고비식으로 짜게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4일 프로농구 스타 허훈은 인스타그램에 협회가 2021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안컵 대회 예선 대비 훈련을 위해 마련한 진천선수촌행 버스 사진과 함께 ‘진천 가는 버스 클라스’, ‘마을버스 부릉부릉’이라는 글귀가 담긴 게시물을 올렸다. 게시물에는 좁은 버스 좌석에서 키 207cm의 김종규가 상체를 최대한 숙이고 다리를 벌려 불편하게 앉아 있는 모습도 잡혔다. 협회는 “25인승 버스를 16인승으로 개조한 리무진 버스에 9명만 탄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28인승 버스와 고작 30만원 차이 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예산을 어디에 쓰길래 장신의 국가대표 농구 선수들을 마을버스 같은 곳에 태우느냐”는 여론의 비판이 일었다.서울신문이 16일 농구협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예산결산서를 확인한 결과 협회는 협회 직원들에 대한 예산은 아낌없이 쓰면서 선수들에 대한 예산은 쥐어짜듯 구두쇠처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30일 농구협회 경영공시 게시판에 올라온 ‘2018년 사업결과 및 결산 공시 자료’를 보면 총 예산 62여억원으로, 이중 국가대표 훈련비 10억여원 중 8억 6000여만원만 썼고, 국가대표 파견비 5억 7000여만원 중 4억 3000여만원만 썼다. 반면 협회 상근부회장의 수당 2400만원은 그대로 집행됐다. 직원 인건비는 오히려 당초 계획보다 1200여만원이 늘었다. 협회사무실 청소용역비 등으로 표기된 기타운영비는 908만원이 잡혀 있었으나 그것을 초과해 943만원을 지출했다. 2017년 결산서에도 국가대표 관련 지출은 당초 잡힌 예산안보다 적게 지출됐다. 국가대표선수 훈련비는 8억여원이 잡혀있었으나 6억 2311여만원만 지출했다. 국가대표 파견비도 5억 4000여만원이 잡혀있었으나 실제로는 4억여원만 지출했다. 2016년, 2015년, 2014년에도 국가대표 훈련비와 파견비를 예정보다 적게 쓰는 관행은 반복됐다. 그럼에도 농구협회는 이번에도 선수들을 위한 버스 대여 예산 30만원을 아낀 것이다. 이에 대해 농구협회 관계자는 “집행부가 후원을 많이 받아오면 좋겠지만 프로 출범 이래 지금까지 한번도 긴축 재정을 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며 “확실한 후원처가 있으면 좋겠지만 농구 인기가 떨어져 수익 구조가 탄탄하지 못하다”고 해명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마을버스논란’ 대한민국농구협회 인건비는 1200만원 올렸다

    ‘마을버스논란’ 대한민국농구협회 인건비는 1200만원 올렸다

    대한농구협회가 협회 직원들을 위한 인건비 등 예산은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이 쓰면서 정작 선수들에 대한 예산은 자린고비식으로 짜게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4일 프로농구 스타 허훈은 인스타그램에 협회가 2021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안컵 대회 예선 대비 훈련을 위해 마련한 진천선수촌행 버스 사진과 함께 ‘진천 가는 버스 클라스’, ‘마을버스 부릉부릉’이라는 글귀가 담긴 게시물을 올렸다. 게시물에는 좁은 버스 좌석에서 키 207cm의 김종규가 상체를 최대한 숙이고 다리를 벌려 불편하게 앉아 있는 모습도 잡혔다. 협회는 “25인승 버스를 16인승으로 개조한 리무진 버스에 9명만 탄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28인승 버스와 고작 30만원 차이 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예산을 어디에 쓰길래 장신의 국가대표 농구 선수들을 마을버스 같은 곳에 태우느냐”는 여론의 비판이 일었다. 서울신문이 16일 농구협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예산결산서를 확인한 결과 협회는 협회 직원들에 대한 예산은 아낌없이 쓰면서 선수들에 대한 예산은 쥐어짜듯 구두쇠처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30일 농구협회 경영공시 게시판에 올라온 ‘2018년 사업결과 및 결산 공시 자료’를 보면 총 예산 62여억원으로, 이중 국가대표 훈련비 10억여원 중 8억 6000여만원만 썼고, 국가대표 파견비 5억 7000여만원 중 4억 3000여만원만 썼다. 반면 협회 상근부회장의 수당 2400만원은 그대로 집행됐다. 직원 인건비는 오히려 당초 계획보다 1200여만원이 늘었다. 협회사무실 청소용역비 등으로 표기된 기타운영비는 908만원이 잡혀 있었으나 그것을 초과해 943만원을 지출했다. 결국 농구협회는 정부지원금 잔액과 이자에 해당하는 2억 7000여만원을 쓰지 않아 정부에 반납했다. 2017년 결산서에도 국가대표 관련 지출은 당초 잡힌 예산안보다 적게 지출됐다. 국가대표선수 훈련비는 8억여원이 잡혀있었으나 6억 2311여만원만 지출했다. 국가대표 파견비도 5억 4000여만원이 잡혀있었으나 실제로는 4억여원만 지출했다. 2016년, 2015년, 2014년에도 국가대표 훈련비와 파견비를 예정보다 적게 쓰는 관행은 반복됐다. 그럼에도 농구협회는 이번에도 선수들을 위한 버스 대여 예산 30만원을 아낀 것이다. 이에 대해 농구협회 관계자는 “집행부가 후원을 많이 받아오면 좋겠지만 프로 출범 이래 지금까지 한번도 긴축 재정을 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며 “확실한 후원처가 있으면 좋겠지만 농구 인기가 떨어져 수익 구조가 탄탄하지 못하다”고 해명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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