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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난 산나물 쌈에 삼겹살 먹고, 얼레지 된장국으로 요기하는 곳

    맛난 산나물 쌈에 삼겹살 먹고, 얼레지 된장국으로 요기하는 곳

    봄철이면 향긋한 나물반찬이 그리워진다. 일반적으로 들녘에 피어나는 들나물을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나물 향은 산나물이 최고이다. 특히 강원도 깊숙한 곳에서 채취되는 나물을 최상으로 친다. 그중에서도 강원도 홍천의 응곡마을(일명 통바람골, 내면 명개리)은 요즘 보기 드문 오지마을 중 하나다. 깊은 산속에는 당귀, 곰취, 산마늘이 텃밭에서 자라나 향내를 풍기고 산속에는 보랏빛 얼레지가 지천으로 피어난다. 귀하디 귀한 야생화도 만발하는 곳. 마을 사람들은 힘겹게 나물을 뜯어와 말리면서 나무 장작을 지펴 고기도 구워 먹고 순 연한 얼레지를 삶아 된장국을 끓여 요기를 한다. 그곳에서 맛보는 음식은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이다. 강원도 오지의 야생화 마을 구름도 쉬어간다는 운두령 고갯길을 넘고 내면을 거쳐 구룡령을 앞두고 우측 오대산 쪽으로 차를 돌려 가다 왼편에 ‘입산금지’라는 현수막을 기점으로 비포장 임도길을 만난다. 초보자라면 눈여겨보아도 지나칠 그런 장소다. 필자도 오래전 갈천약수터에서 만난 약초꾼의 정보로 알게 된 곳이다. 그해 3번이나 찾아가 어렵사리 취재를 했었지만 목적 없으면 또 잊어버리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초봄, 오랜만에 이곳을 다시 찾는다. 마을 표시 하나도 없는 울퉁불퉁한 비포장 길이 4km 정도. 여전히 마을까지 들어가는 길은 길다. 임도 초입의 잘 지어놓은 집 한 채를 지나면 이내 민가는 끝이 난다. 하늘 향해 쑥쑥 뻗어나간 소나무 숲길을 지나고 몇 개의 개울을 잇는 다리를 건너고 시원한 계곡길을 따라 지리할 정도로 한참을 가야만 민가 한 채가 모습을 드러낸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띄엄띄엄 텃밭 주변으로 민가가 둥지를 틀고 있는 모습에서야 겨우 사람 사는 곳이라는 곳을 알게 되는 곳. 바로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응곡마을이다. 뒷산에 매가 사는 골짜기(응곡산)라는 뜻을 지닌 ‘응곡마을’의 지도상의 실제 표기는 응복산(1359.6m)으로 되어 있으며, 통바람골, 약수골로도 불린다. 현재 이 마을에는 9∼10집이 살고 있는데 토박이들은 아니고, 10∼20여 년 전부터 이곳에 둥지를 튼 사람들이다. 대부분 겨울철에는 뿔뿔이 헤어졌다가 봄철 얼레지꽃이 피어나면 다시 모여든다. 마을을 찾아간 그날, 동네사람들과 산나물을 뜯으러 산으로 올랐다. 골짜기를 거슬러 능선을 따라 1시간여 정도 오르면 간간히 야생화들이 반긴다. 노랗게 피어난 ‘괭이눈’과 ‘꿩의 바람꽃’ ‘댓잎 현호색’, 노랗게 종 모양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백두대간 능선 아니면 볼 수 없는 ‘한계령풀’이 눈 속에 들어온다. 누가 일부러 이렇게 아름다운 화원을 만들어낼 수 있단 말인가. 그렇게 귀하다는 한계령풀이 노란 꽃밭을 만들고, 그 사이 얼레지의 보랏빛 꽃들이 합세해 더욱 빛이 난다. 이처럼 응곡마을은 산나물을 뜯어 생계를 잇고 있는 몇 안 되는 강원도 전형적인 오지마을이다. 감기 바이러스조차 침범할 수 없다는 맑은 이곳에 물질적인 이기를 벗어 던지고 잠시 속세의 끈을 놓아버린다. 장화 신고 계곡을 건너 찾아간 명개약수터 그리곤 명개약수터로 향한다. 처음 명개약수터를 찾기 위해 준비해 두었던 장화를 꺼내 신고 개울을 건넌다. 물살이 세서 결국 양말까지 다 젖어 버린다. 사람들이 찾은 흔적이 역력한데도 이상하게도 계곡에는 징검다리를 만들어 놓지 않았다. 아는 사람들만 찾아오라는 뜻인 듯하다. 물을 건너가면 소로(우측길로 가면 안 된다)가 나온다. 계곡 옆길로 난 길이라 산책하기에 아주 좋은 길이다. 가래나물, 팥고비, 풀고비, 당귀싹, 화살나물, 골담초 등등, 나물 새순이 뾰족하게 올라오고 애기괭이눈과 꽃잎에 점이 박혀 보기 쉽지 않다는 ‘긴개별꽃’도 눈에 띈다. 산나물과 야생화를 관찰하면서 10분 남짓 올랐을까? 자그마한 폭포를 앞두고 약초꾼이 지어놓은 천막이 나선다. 켜켜이 장작을 쌓아놓고 부엌과 방을 들여놓고 뒤켠에는 연통도 있다. 분명히 사람이 살았음직한 나물꾼의 천막은 당시에도 이곳에 있었는데, 여전히 사람은 만날 수 없다. 자연은 참으로 신비하다. 계곡 옆에 이런 철분 약수터가 어떻게 생겼는지 생각할수록 오묘하다. 붉은 물 사이로 뽀르르 기포가 올라온다. 물 위에 떨어진 낙엽을 걷어내고 손으로 물을 마신다. 강한 철분 맛보다 톡 쏘는 탄산 맛이 느껴져 설탕만 넣으면 사이다와 같다. 어쨌든 이 약수를 통상 명개약수라고 하는데 통바람약수라고도 부른다. 그래서 산 이름도 약수산이다. 약수산을 둘러싸고 남으로는 명개약수, 서쪽으로는 삼봉약수, 북으로는 갈천약수, 동으로는 불바라기약수가 있다. 약수가 여러 곳에서 나온다고 하여 부른 듯하다. 직접 만든 아궁이에 산나물을 삶아 말리고, 지친 몸 술 한잔으로 풀어내고 다시 마을을 찾은 것은 나물 삶는 모습을 보기 위함이다. 필자가 맨 처음 만났던 노인부부가 사는 곳으로 향한다. 할아버지(68세)가 나물을 삶는 동안 할머니(69세)는 부엌에서 저녁을 준비한다. 커다란 무쇠솥이 두 개, 고기도 구워 먹고 화로로 쓰는 널찍한 양철통이 한편에 놓여 있고, 산물을 끌어다 쓰기 때문에 수도꼭지는 잠그지 않은 채로 졸졸 물이 흘러내린다. 무쇠솥에 물을 한 가득 넣고 군불을 지핀다. 자그마한 풍무를 돌려가면서. 가스레인지 위에는 구수한 된장국이 부글부글 끓는다. 하루 종일 나물 뜯느라 지친 몸을 얼레지 된장국에 찬밥을 넣고 김치 한 가지로 때우는 것이다. “하루 정도만 우려내면 돼. 미역국처럼 맛이 좋아서 꼭꼭 얼려 두었다가 자식들에게 주지.” 겨울이면 춘천에 살다가 봄철 나물 뜯으러 온다는 할머니는 인심 좋게 된장국 한 그릇을 퍼준다. 그 맛이 얼레지 묵나물보다 훨씬 좋아서, 슬그머니 욕심이 생긴다. 뜯어오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그때 아랫집인 통바람 산장에서 찾는다. 삼겹살 파티가 한창인 모양이다. 풍성한 식탁엔 고기에 직접 재배했다는 표고버섯과 막 뜯어낸 곰취와 참나물, 산마늘 쌈이 차려져 있고, 여름까지 먹는다는 묵은 김치와 된장, 굵은 소금장이 있다. 막 지은 밥과 꽁치조림까지 곁들여지는 동안 마을 사람들은 계속 찾아든다. 매캐한 연기를 뿜어내면서 밤이 이슥할 때까지 술판을 벌인다. 이곳에서 먹는 반찬은 이 세상 어느 곳보다 맛있고 정겹다. 아직까지 이런 곳이 남아 있다니. 이것을 관광상품화 한다면 덜 힘겹게 살텐데…. 언제 이곳을 다시 찾을지 모르지만 해마다 봄철 산나물이 쏟아져 나올 때면 늘 마음은 이곳으로 다가서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유난히 하늘에 떠 있는 달빛이 환하다. 글·사진 이신화 《여행지 맛집 967》의 저자, www.sinhwada.com ※ 여행 포인트 얼레지는 일명 가제무릇이라 불리기도 하며 고산지대의 숲속 음지에 자라는 백합과의 다년생 초본이다. 높이 25센티 정도 자라고 4월에서 6월에 자주색꽃(흰색 변이도 있다)이 핀다. 잎이 얼룩덜룩하여 얼레지라 이름 붙였다고 하며 꽃말은 ‘질투’ 또는 ‘바람난 여인’이라고 한다. 얼레지는 씨앗이 발아하여 꽃을 피우기까지 7년 이상이 걸린다고 하니 생계가 아닌 이상 보호해야 할 식물이다. 그저 눈으로 보는 것으로 족하고 필요하다면 주민들에게 사오면 될 일이다. 꽃 피는 시기도 주민에게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 가는 요령 영동고속도로-속사IC-운두령 고개 넘어 창촌 방면으로 난 56번 국도 이용-창촌-구룡령 가는 길에 우측 명개리로 들어가는 446번 지방도로 우회전. 다리 앞에서 왼편 비포장길로 좌회전(팻말이 없다)-비포장길 따라 올라가면 바위로 입구를 막아놓은 장소가 명개약수터 가는 길목이다. 이곳에서 개울을 건너 맨 처음 물줄기를 따라 곧추 올라가면 된다. 비가 많이 오면 물살에 덮여 찾지 못한다. 마을은 길 따라 10여 분 올라가면 된다. 숙박정보 응곡마을의 통바람 산장(011-9795-1684)이 있으며 기타 삼봉 자연휴양림(435-8535-6, 홍천군 내면 광원리)이나 속사의 자연속으로(334-0770, www.naturalpension.com) 펜션이 좋다. 럭셔리한 인테리어와 아기자기한 소품과 편안한 구조가 눈부시다. 월간 <삶과꿈> 2008년 5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아이들과 함께 가볼까요

    아이들과 함께 가볼까요

    이천 도자기 축제 신나는 체험과 볼거리 넘치는 도자 축제 아름다운 신록, 화사한 꽃그늘 아래에서 펼쳐지는 흥과 멋과 격조 넘치는 축제 한마당을 즐겨보자. 한국도자의 메카로 손꼽히는 경기도 이천에서는 해마다 도자기 축제가 열린다. 올해도 오는 5월 10일부터 6월 1일까지 23일간 설봉공원 및 도예촌 일대에서 제22회 도자기 축제가 열린다. 다양한 볼거리와 색다른 체험의 기회가 기다리는 도자기 축제는 온 가족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다. 도자기에 관심이 많은 이라면 먼저 전승자기와 생활자기가 선보인 전시장으로 방향을 잡자. 이곳에서는 유려한 빛의 청자에서부터 생활에 빛을 더하는 청화백자, 분청사기, 생활자기까지 150여 도예업체가 자랑하는 다양한 최고의 명품 도자기를 만날 수 있다. 축제기간 동안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도 가능하다. 또 일정에 맞춰 가면 도자기 명장들의 도자 제작 과정을 직접 볼 수 있고, 전통가마에 불 지피는 귀한 장면도 구경할 수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흙으로 체험하는 미술교실과 손·발바닥 찍기, 도자 부조를 통한 천년거리를 함께 조성해 보는 것도 좋다. 물레로 도자기를 직접 만드는 체험과 도자 위에 그림 그리기, 나만의 도자기 만들기를 놓치지 말고 참여해 보자. 거대한 가마 모형은 도자의 역사와 현재를 보여주는 전시실이다. 이곳저곳을 살펴보며 밖으로 나오면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토야랜드가 기다린다. 도자타일로 만들어진 갖가지 시설들이 아름다운 색상을 자랑한다. 다양하고 흥겨운 놀이 속에서 흙과 친해지는 기회를 갖게 되는 흙놀이공원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오감체험관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장이다. 흙과 불 그리고 예술혼이 만나는 도자예술이 이천에 꽃핀 건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 500년 도자기 역사가 이웃 광주에서 꽃피면서 도자기의 원료와 연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이천의 입지조건은 광주·여주와 함께 한국 전통도예의 중심지로 자리 잡게 했다. 이천시 사음동과 신둔면 수광리 일대에는 80여 업체의 도자기공장이 밀집돼 있다. 서이천 인터체인지에서 이천 시내로 접어들기 전 위치한 신둔면의 도예촌은 예전에 비해 가마 숫자는 줄었지만 도자기의 아름다움만큼은 여느 곳에 뒤지지 않는 곳이다. 자기를 관람하고 구입하는 것 외에도 도자기를 체험할 수 있는 실습장이 마련돼 있다. 별미 이천에서는 임금님 수라상 부럽지 않은 밥상을 받을 수 있다. 이천쌀로 지은 맛있는 쌀밥에 여러 반찬을 곁들인 푸짐하고 맛깔스런 한정식이 기다린다. 이천쌀밥집(031-634-4813), 정일품(031-631-1188), 한정식 지원(031-632-7230), 본가(031-637-5217) 등이 모두 이름난 맛집들. 위치는 중부고속도로 서이천IC에서 빠져나와 행사장 가는 길목에 대부분 자리하고 있다. 가는 요령 서울에서는 중부고속도로 서이천IC에서 빠지는 게 가장 가까운 길이다. 인터체인지에서 나와 국도 3번을 타고 미란다호텔, 여주 방향으로 향하면 오른쪽으로 이래탑이 보이는 곳이 설봉공원 행사장 입구다. 가는 길 곳곳에 행사장 이정표가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영동고속도로에서는 이천IC에서, 수원·용인 방향에서는 국도 42번을, 성남·광주 방향에서는 국도 3번을 이용하면 된다. 파주 하니랜드 자연 속에 어우러진 정겨운 쉼터 어린이날·어버이날 등 여러 기념일이 있는 5월은 사실 어디로 떠나기가 두렵다. 놀이시설이 있는 곳이나 이름난 명승지에는 밀려드는 자동차와 인파로 구경은 고사하고 고생만 하기 일쑤다. 오죽하면 사람 없는 명승지가 으뜸 관광지로 손꼽히는 시대가 되었을까. 요즘은 자유로가 있어 통일로를 이용하는 차들이 많지 않지만 국도 1번인 통일로는 한때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혔던 낭만의 길이다. 그 통일로를 따라 달리다보면 공순영릉과 나란히 자리한 하니랜드 표지판이 보인다.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이런 곳에 웬 놀이시설이 있을까. 이정표를 따라가면 곧 하니랜드가 모습을 드러낸다. 대규모 놀이시설에만 익숙한 이들에겐 얼핏 옹색하게 비춰질 수 있으나 자연 속에 어우러진 아기자기하고 정겨운 그 모습을 눈여겨보면 ‘서울 근교에 이런 멋진 곳이 있구나!’하고 감탄한다. 3면이 짙은 녹음으로 둘러싸였고, 다른 한 면은 12만 평의 커다란 장곡호수를 끼고 있는 하니랜드는 그 자체가 자연의 일부라 할 만큼 자연 속에 어우러진 정겹고 편안한 휴식공간이다. 물론 대형 레저시설에 비해 그 규모는 작고,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지 못하지만 적어도 이곳에선 ‘여유’가 있고 살아 숨쉬는 ‘자연’이 있다. 인파로 북적거리는 유명 놀이동산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하염없는 줄서기에 지친 아이들에게 이곳은 자신을 위해 준비해 놓은 놀이터 같은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바이킹, 범퍼카, 훼미리 자동차, 점핑스타, 우주비행선, 개구장이버스, 풍선타기, 팡팡코끼리, 회전목마, 꼬마기차, 하늘열차, 입체상영관, 미니바이킹, 키드라이드 등 아기자기한 놀이시설은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나무 그늘 아래 마련된 미니 골프장은 아빠, 엄마와 함께 퍼팅하는 꼬마 골퍼들로 분주한 곳. 청춘남녀들은 드넓은 호수에 마련된 유선장으로 향한다. 풍성한 물줄기 위에 두둥실 백조보트가 떠 있고, 노 젓는 작은 배는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여유 있다. 여름이면 문을 여는 야외수영장과 물썰매장도 이곳의 남다른 매력이다. 주위를 에워싼 숲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면 물놀이에 지친 아이들이 그 그늘 아래서 낮잠을 자기도 한다. 그야말로 자연 속에 어우러진 정겨운 쉼터다. (031-945-2250∼3) 주변 볼거리 하니랜드와 바로 이웃해 있는 공순영릉은 공릉(恭陵)과 순릉(順陵), 영릉(永陵) 등 3기의 능을 합쳐 부르는 이름으로, 조선시대 왕과 왕비를 모신 능이다. 꿩과 까투리가 풀쩍풀쩍 날아다니는 능역은 깊은 숲속을 방불케 한다. 잣나무, 전나무, 밤나무, 참나무 등 여러 종류의 수목들이 울창하게 하늘을 가렸고, 청정한 공기가 깊은 호흡을 내쉬게 한다. 잘 정돈된 묘역 곳곳에는 시원한 나무 그늘이 많아 가족들이 돗자리를 깔고 책을 읽거나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가는 요령 서울 구파발 3거리에서 국도 1호인 통일로를 타고 문산 방면으로 향한다. 벽제 - 장곡리검문소에서 우회전해 3km를 들어가면 하니랜드다. 일산 신도시에서는 봉일천 - 통일로 서울 방향 - 장곡리검문소에서 좌회전 해 3km. 글 김혜숙 여행칼럼니스트 월간 <삶과꿈> 2008년 5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조·중·동 지국 99%가 신문고시 위반

    최근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의 ‘신문고시’ 전면 재검토 발언에 대해 시민언론단체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등 주요 신문사 3곳의 신문고시 위반율이 9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최근 서울지역 조선, 중앙, 동아 및 한겨레신문의 지국 각 40곳의 신문고시 위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중앙과 동아가 40곳(위반율 100%), 조선이 39곳(〃 97.5%)에서 신문고시를 위반했으며, 한겨레는 16곳(〃 40%)에서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4개월 이상 무가지와 경품을 함께 제공하는 지국이 조선 21, 중앙 23, 동아 11 등 모두 55곳으로 지난해 7월의 21곳에 비해 2.6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앙의 경우 8개 지국에서 무가지와 경품,‘자동이체시 구독료 할인’을 묶어서 제공하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한 지국은 무가지 7개월, 상품권 5만원과 2000원의 자동이체 할인을 합쳐 모두 17만 9000원의 혜택을 주고 있었다. 이는 1년치 구독료 18만원과 맞먹는 금액이다. 민언련은 “지금 신문시장의 상황은 백 위원장의 ‘신문고시 재검토’ 발언이 얼마나 비현실적이며 무책임한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공정위가 할 일은 불법경품으로 시장질서를 흐리는 신문 본사와 지국들을 단속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선생님 존경하기

    예전에 내가 교사 생활을 할 때만 해도 스승의 날에는 이 교실 저 교실에서 수업시간이 시작될 때마다 스승의 날 노래가 울려 퍼지곤 했다. 그 노래를 부를 때면 선생님들은 상기된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어쩔 줄 몰라 했고, 그러면 학생들은 더 소리 높여 노래를 부르곤 했다. 그런데 요즘의 스승의 날은? 아예 휴교하는 학교가 많다. 스승의 날만 되면 촌지 수수 문제로 시끄러웠기 때문이다. 학교 정문에 ‘촌지를 받지 않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스승의 날에는 학교를 방문하지 말아 주십시오’ 라는 가정 통신문을 발송하는 요즘. 과연 어떻게 봐야 하는 걸까. 좋은 뜻으로 만든 날이 그 의미가 퇴색돼 버리고, 나중에는 그날이 부담으로만 작용하는 그런 날이 있는데, 스승의 날이 그렇다. 요즘은 “스승은 없고 지식 전달자만 있다”는 말도 하고, 또 어떤 교육자는 “차라리 스승의 날이라고 하지 말고 교사의 날이라고 하라” 고 자조 어린 말도 한다. 그런데, 사실 생각해 보면 모든 위치가 그런 것 같다. 부모 마음도 부모가 되어 봐야 아는 것처럼, 선생님들 마음을 학생 시절에는 잘 모른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야 그때 그 선생님이 진정한 스승이었구나 하고 깨닫게 되고, 또 선생님으로 인해서 내 인생이 달라졌음을 알게 된다. 어느 중학교에서는 스승의 날에 선생님들에게 이색 상품권을 선물한다고 한다. ‘안마해 드리기’‘심부름하기’‘떠들지 않기’ 등이 적힌 감사 상품권…. 학생들은 그 상품권을 받고는 즉시 내미는 선생님들에게 즉석에서 애교를 곁들인 안마를 해 드려 교실마다 웃음꽃이 넘쳐 난다고 한다. 기념일은 좋은 마음으로 그날을 기릴 때 기념일이다. 선생님을 업고 운동장을 걸어 보는 기념식, 선생님과 학생들의 역할 바꾸기 게임을 하는 이벤트 등 감동과 느낌이 오가는 스승의 날 학교 풍경은 기대하기 힘든 걸까. 스승의 날에 텅 빈 학교, 텅빈 교실… 너무 쓸쓸하다. 아이들은 이런 선생님이 좋다고 한다. 학생을 차별하지 않고 인격적으로 대해 주는 선생님. 유머가 많고 재미있게 가르치는 선생님. 학생 개인에게 관심을 보여주는 선생님. 열심히 가르치는 선생님. 하지만 이런 선생님이 되기가 얼마나 힘든지 모를 것이다. 선생님들도 인간이지 성인 군자가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한 치의 차별도 없이 가르칠 수 있나? 예쁜 짓하는 놈만 예쁜 것이 사람 마음이다. 예쁜 짓은 어떻게 하느냐? 열심히 노력하고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는 애들을 보면 너무 예쁘다. 이것은 성적을 떠나서의 문제다. 그러다 보니 그런 애들이 성적이 좋기 때문에 언뜻 성적 좋은 애만 차별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가 있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교사 생활을 해 봐서 잘 아는 사실이다. 수업할 때도 눈을 반짝이며 한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열중하는 학생이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 또 사람 감정은 얼굴에 드러나게 되어 있어서, 선생님을 좋아하는 마음이 표정에서 다 보인다. 그런 학생들을 보면 선생님은 가슴이 뛰며 행복해진다. 유머가 많고 재미있게 가르치는 선생님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인기가 높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교재를 연구하는 것보다 유머를 연구할 때도 많다. 유머집도 사 보고 인터넷도 검색해 보고…, 그래도 안 되는 선생님은 노력해도 안 된다. 천성이 딱딱한 걸 어쩌라고? 노력하는 것만 보이면 많이 웃어 드리게 하자. 선생님의 모든 것을 재미있게 받아들이는 것도 일종의 매너다. 개인에게 일일이 관심을 표현해 주는 선생님을 원한다고 하지만, 선생님들이라고 왜 그러고 싶지 않겠는가. 그러나 학교 업무가 얼마나 바쁜지 모른다. 지도안 내야지, 기획서 제출해야지, 시험 문제 내야지, 채점하고 생활 기록부 써야지, 수업 준비해야지, 학생 문제가 터지면 여기저기 불려다녀야지, 행사나 교육에 참여해야지, 상담해야지, 서류 써내야지…. 선생님에게 수업은 극히 일부분의 업무일 뿐이다. 선생님이 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섭섭해 할 일은 아니다. 아이가 선생님을 먼저 기억하고, 아이가 먼저 선생님을 좋아해 주면 되지 않을까. 먼저 존경하고 먼저 사랑해 드리면 되지 않을까. 우리는 열심히 가르치는 선생님을 원한다. 하지만 선생님치고 열심히 안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을까. 열심히 가르치지 않는 선생님은 극히 일부일 것이다. 그것도 선생님께 집안 문제가 있거나, 선생님 건강이 안 좋거나 할 것이다. 우리도 실수가 있고 모자람이 있는데 선생님이라고 완벽할까. 선생님도 인간이다. 먼저 위로해 드리자. 선생님을 존경하게 하는 것은 성적에도 관련이 있다. 과목이 싫어진 데는 뜻밖에도 ‘선생님이 싫어서’라는 이유도 많다. 선생님이 싫으면 그 과목이 싫어지고 선생님을 좋아하면 당연히 그 과목도 좋아지는 것. 사람의 감정은 쌍방 교류 법칙을 지닌다는 것을 아는지? 즉 내가 좋아하면 그도 좋아하고 내가 싫어하면 그도 싫어한다. 사람은 기가 막히게도 그가 날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안다. 아이가 먼저 선생님을 좋아하게 하자. 선생님의 좋은 점을 발견하고 그 점을 사랑하게 하자. 선생님을 좋아하는 대가는 크게 돌아온다. 과목의 점수가 쑥쑥 올라간다. ‘선생님, 사랑해요!’ 이 마음을 지금부터라도 갖게 하자. 그리고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 사랑의 레이저를 강렬하게 쏘아 대라고 말해 보자. 글 송정림 방송작가 월간 <삶과꿈> 2008년 5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한국을 배우는 외국인들] 마음을 따라, 인연을 따라

    [한국을 배우는 외국인들] 마음을 따라, 인연을 따라

    마음을 찾아서 ‘마음’이라는 비실체를 알아가는 과정이 ‘수행’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면, ‘업보’라는 것이 있어서 ‘마음을 찾아 나서는 수행’을 평생 짊어져야 한다면, 우리는 어떨까. 한국에서 수행의 길을 걷고 있는 법현 스님의 본명은 루스탐(Rustam)이다. 선하면서도 명민해 보이는 얼굴과 강인한 체격을 지닌 우즈베키스탄의 20대 청년이 속세를 버리고 이국의 땅에서 불경과 불법과 자기 수행으로 7년을 살아 왔다. 그 긴 세월을 단 한 번의 고향 방문도 없이 말이다. 법현 스님이 불교를 처음 만난 것은 우즈베키스탄의 타쉬캔트에 포교당이 생겼을 때였는데, 포교당에서 불교를 1년여 공부하고 한국행을 결심하게 되었다. 한국에 들어오기 전, 그러니까 출가를 하기 전의 루스탐은 목수였다. 도로공사의 일을 하청받아 창문을 만드는 목수였던 그가 속세의 옷을 벗어던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루스탐은 청소년기에 대한 기억이 싸움과 이별(연인과의), 자살에 대한 충동에 휩싸인 시절이었다고 회상한다. 그가 10대와 20대에 겪었을 마음의 황폐함을 짐작할 만하다. 그는 늘상 불운에 휩싸인 자신의 처지가 고달팠다고 한다. 의기충천한 젊은 날들이 그에게는 세상과의 인연을 끊고만 싶었던 시절로 기억되고 있다. 그런데 불교와의 만남은 운명과도 같아서 그는 불교를 통해, 참선과 수행을 통해, 그리고 포교를 통해 진정한 ‘마음’을 찾게 되었다고 한다. 7년이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법현 스님이 찾은 ‘마음’은, 아니 찾으려고 애쓰는 ‘마음’은 이제 고단한 삶 속에서 더욱 강해지는 법을 배우게 된 것과 불교를 통해 삶의 인연을 되찾게 된 것이다. 한국 불교와의 만남과 한국어 공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법현 스님은 강원도의 최전방 비무장지대 접경의 작은 절 건봉사에서 기거하였다. 오는 이 적고 한적한 한국의 지방에서 불법을 공부하고 수행을 하기에는 적합했지만 한국어가 늘리는 만무한 일이었다. 이후에 해인사로 옮겨 갔을 때 스스로 한국어 책을 사서 독학으로 공부를 시작하였다. 2007년 동국대 선학과에 입학하기 전 6개월간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운 것이 기관 교육의 전부였다. 놀라웠다. 법현 스님의 한국어 말솜씨는 수준급이기 때문이다. 법현 스님은 자연스러우면서 유연하며 여유 있고 편안하기까지 한 한국어를 구사한다. 그러나 법현 스님은 여전히 한국어에 대한 고민이 많단다. 그것은 작문의 어려움인데, 경전을 번역하고 자신의 깨달음을 적어 후인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욕구가 많아서이다. 입과 귀는 조금 편해졌지만 손은 여전히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글쓰는 작가들처럼 잘 쓸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 법현 스님의 한국적 너스레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법현 스님이 해인사에서 수년간 수행을 하고 서울 화계사의 외국인선원에 온 지는 몇 해 되지 않는다. 가끔씩 포천의 자인사에서 은사 스님을 뵙고 불법을 행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서울생활은 동국대학교 재학생으로서의 삶으로 이어져서 법현 스님의 꿈을 키우는 터전이 되고 있다. 대학생들과 함께 강의를 듣고 한국어로 토론을 하고 불법을 배우는 일이 법현 스님은 마냥 즐겁다. 법현 스님은 그간 지방과 서울의 한국생활을 통해 한국인의 모습이 무척 성실하고 근면하며 민족성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법현 스님에게 새 삶의 터전이었기에 이미 타국이 아닌 것이다. 인연을 따라서 이제 법현 스님의 삶의 인연이 한국이었음을, 한국에서의 수행생활이었음을 알 것 같다. 법현 스님은 속세에 대한 미련은 없단다. 내년쯤 한번 고향을 방문할까 생각하지만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 우선 동국대학교를 무사히 졸업해야 하며(지금은 2학년이다), 대학원에 진학할 것이며, 이후에는 러시아연방에서 불교를 포교할 계획이다. 그리고 한국 불교의 역사를 깊이 연구하고 싶고 경전을 러시아어로 번역하고 싶다. 눈빛이 맑고 온유한 법현 스님의 수행 길이 한국에서 넓고 깊게 뻗어 러시아까지 이어지기를 기원해 본다. 글 전해수 문학평론가, 동국대 한국어교육센터강사 월간 <삶과꿈> 2008년 5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어쩔래 인생이 클리셰인걸?

    이런 표현은 웬만하면 정말 지양하고 싶지만 인생은 정말 젠장 맞을 정도로 드라마틱 하다. 나도 이 문장이 수사적인 클리셰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어쩔래? 삶이 클리셰인걸. 내가 렉서스의 지붕 위로 붕 하고 날았던 다음날, 지나는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일어나서 몇 발자국을 걷다가 다시 쓰러졌다고 한다. 나중에 들은 바에 의하면 그녀는 머리 속에 조그만 폭탄을 넣고 살고 있었다고 한다. 뇌정동맥 기형, 혹은 AVM은 뇌 속에 흐르는 동맥이 모세혈관을 통하지 않고 바로 정맥으로 연결되어 있는 선천적 기형으로 1만 명분에 3명 꼴로 나타난다고 한다. 아니 동맥이 정맥과 연결되어 있는 게 뭐가 그리 잘못됐나 싶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도 처음엔 그랬으니까. 그런 사람은 뒷마당에 있는 수도꼭지를 생각해 보면 좀더 이해가 쉽다. 할 일 없는 아버지가 수도꼭지에 PVC호스를 연결해서 마당에 물을 주고 있었다. 근데 장난기 많은 아들이 수도꼭지를 오른쪽으로 힘껏 돌려버린 거다. 아직도 모르겠는가? 당연히 PVC호스가 빠져버리겠지 바보야. 아직이야? 더 말해줘야 된다면 내가 바로 그 장난기 많은 아이였다. 그래도 모르겠다면 수도꼭지는 동맥, PVC호스는 정맥이었으며, 하필이면 0.03%의 확률로 지나의 머리 속에 들어 있었고 거기엔 물이 아니라 피가 흐르고 있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한 사람이 아직도 있다면 내가 가서 수도꼭지를 돌려주겠다. 시속 60Km로 달리던 차에 치어놓고도 고작 뇌막 바깥쪽에 손톱만한 출혈밖에 없이 한 달 만에 깁스도 풀고 퇴원한 내가 별일 없었다는 듯이 지나에게 전화를 걸자, 그녀의 아버지가 울지 않고 해준 말이 아무 일없이 잘 자던 아이의 머리가 폭파해 버렸다는 얘기였으니 이젠 내가 왜 삶이 클리셰라고 했는지 이해가 되리라 믿는다. 생각해 보니 아깐 내가 너무 흥분해서 조금 거칠게 말한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로 더 막말을 해야 할 상황들이 있을 테니 이 정도는 익숙해지시길. 여하튼, 심지어 같은 병원이었다면 아마 모르긴 몰라도 내 꼭지도 돌아버렸겠지만 다행히 같은 병원은 아니었고 눈물을 닦고 마음을 진정시킬 만큼 먼 곳이었다. 한 달치 낯설어진 지하철을 타고 지나가 있는 곳으로 갔다. 병원은 마치 거대한 공룡 같았다. 어느 정도였냐면, 그냥 봐서는 그게 병원인지 오페라 하우스인지 정부 관청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였다. 하필이면 빌어먹을 렉서스 같은 병원에 지나가 있었던 것이다. 엘리베이터는 두 명의 스튜어디스 차림의 아가씨들이 서서 안내를 해줄 정도로 많았고 층수를 표시하는 버튼은 네 줄이었다. 그 정도면 왜 전화기 다이얼로 만들어 놓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으니까. 아직 의식이 없던 지나는 중환자실에 있었는데 내가 갔을 때는 정해진 면회시간이 아니었다. 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리고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근데 무슨 이야기를 했었지?- 조금 있다가 이중으로 된 중환자실 문을 10분간 바라보다 자리를 떴다. 이제 난 뭘 해야 하지? 어디로든 가야 하나? 그때 나는 문득 지나가 신고 있던 에메랄드색 외투가 생각이 났고, 바보같이 뭉툭했던 신발이 생각났고 타르코프스키의 에세이에 실린 이야기가 떠올랐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사형 집행 명령 위반으로 총살을 당하게 되었다. 그들은 어느 병원의 담벼락 앞, 더러운 물구덩이 한가운데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때는 마침 가을이었다. 사형수들에게 외투와 구두를 벗으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그러자 무리 중의 한 명이 무리에서 벗어나 구멍투성이의 양말을 신은 채 한참을 물구덩이 속을 걸어갔다. 그는 1분 후면 아무 필요가 없을 자신의 외투와 장화를 내려놓을 마른 땅을 찾고 있었다. 지나의 아버지에게 열쇠를 달라고 한 다음에 지나네 집에 가서 신발을 가져다가 내 방에 갖다 놓을까? 아니면 내가 먼저 양말을 벗고 물구덩이로 들어가 볼까? 아냐 그러려면 비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니까 일단 외투를 하나 사볼까? 그리고 저 안에서 자고 있는 애한테 덮어주는 거야. ‘baby it’s cold out side’라고 멋지게 말해주면서. 야 이거 죽이는데? 주식이 티셔츠에 씌어 있는 걸 봐두길 잘했다. 아직 겨울이니까 설득력 있잖아? 그래 어차피 외투 가져 갈 거면 그때 신발도 가져가서 다시 신겨 주자. 내 방에 있어봤자 냄새만 날 테니까. 가족밖엔 면회가 안 된다곤 했지만 나는 그냥 좀 아는 사람인데 애가 추워하니까 외투랑 신발을 가져왔다고 하면 들여보내 줄 거야. 글 박세회 월간 <삶과꿈> 2008년 5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사고] 구독료 새달부터 인상합니다

    서울신문은 5월1일부터 월 구독료를 1만 5000원으로 인상합니다. 신문 1부당 가격은 600원이 됩니다. 서울신문은 그 동안 물가 상승으로 인해 제작원가가 크게 올랐지만, 독자 여러분의 부담을 감안해 구독료를 6년째 동결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신문 재료비 등 관련 비용이 대폭 올라 현 구독료로는 제작원가를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 부득이 구독료를 올리게 됐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 서울신문은 다양하고 알찬 정보와 균형잡힌 논평, 서비스로 애독자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 서울신문사
  • 007 괴담과 베이징올림픽

    007 괴담과 베이징올림픽

    영국 비밀첩보부의 살인면허소지자 007 제임스 본드를 만들어낸 작가 이언 플레밍 탄생 100주년이 5월로 다가왔다. 또한 이달은 그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최초의 본격 007 영화 <닥터 노>가 미국서 개봉된 지 45주년이 되는 달이다. 티베트 폭동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8월에는 중국 베이징올림픽이 열릴 것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옛 소련·동구권을 붕괴시켰다는 주장이 있다. 생중계된 한국의 발전상에 자극받아 민중이 “공산주의 때문에 서유럽은 몰라도 한국보다 더 못살게 됐다”는 분노를 느꼈다는 것이다. 주요 언론이 다룬 이 말이 실감나는 것은 바로 그 때 나 자신 해외를 누비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서울올림픽 직후 경제 시찰단원으로 중국을 방문하여 예컨대 산동성장과 요령성장이 베푸는 만찬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 당시 식사를 같이한 중국의 지식인들 입에서 한국에 대한 찬사가 거침없이 쏟아져 나왔었다. 나는 이후 비즈니스로 우크라이나,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 러시아 등 구소련 권에 수십 차례 왕래를 하였으며 아예 1995년부터 5년간 이들 나라에 주재하면서 합작투자회사의 경영에 관여하는 CEO를 한 경험이 있다. 1997년 우크라이나 키에브에 대우지역본사 사장으로 한창 근무할 때에는 러시아계 마피아가 나를 습격할지 모르니 주의하라는 우리 대사관 정보담당 서기관의 주의를 받고 있었다. 마침 남아공에 주재하는 권 사장이 괴한이 쏜 흉탄에 맞아 목숨을 잃자 키에브 신문에 누군가가 이 기사를 크게 실었다. 나를 위협한 셈이었다. 나는 출퇴근길을 번갈아 바꿔가며 움직였고 항상 가스총을 호신용으로 차에 두고 다녔다. 대우자동차가 합작 투자한 ‘아우토자즈’사가 한국 승용차를 조립해 팔기 시작하면서 우크라이나 중고차수입 마피아들이 수입이 크게 줄면서 판매난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그들은 러시아 킬러들의 원정 지원을 받아 얼마든지 보복하는 일을 꾸밀 수 있는 입장이라는 설명이었다. 당시 나는 우크라이나의 쿠츠마 대통령 산하 경제개발전략회의에도 참석하고 있었다. 그는 소련 시절 핵무기미사일제조 공장장 출신이었다. 나의 사업 파트너 중에는 소련 KGB출신도 몇몇 있었다. 당시 소련권의 기업가를 포함한 지식인들과의 대화 속에서 흥미 있는 부분이 있었다. 소련의 붕괴에 007영화 시리즈가 엄청난 영향력을 미쳤다는 한탄이었다. 왜냐하면 소련인들도 소련이라는 국가조직과 소련 첩보원을 악당시 하는 그 영화들을 비디오로 즐겼다는 것이다. 007시리즈는 속속 영화화되어 전 세계에 폭발적인 인기를 몰고 다녔다. 그 원천인 제임스본드를 처음 등장시킨 소설 《카지노 로얄》을 출간한 것은 한국전쟁이 끝난 해인 1953년이었다. 이를 시작으로 하여 작가가 숨을 거두고 나서 2년 뒤인 1966년까지 14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해마다 한 권씩 007 시리즈를 소설로 출간하는 왕성한 작가활동을 하였다. 신문기자 경력은 있다 하지만 2차 대전 때 영국 해군 정보부장의 부관으로 근무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 갑자기 소설가로 변신, 약 10년간 혼자서 14권의 방대하고 복잡한 007 추리소설들과 다른 3권의 책을 줄기차게 출판해냈다는 데 그의 괴력이 있다. 그 후에 자료를 보니 적어도 <황금 총을 가진 사나이>(1965)는 작가가 사망한 후 다른 이가 써서 완성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라는 것을 알았다. 1962년의 <닥터 노>를 비롯하여 지금까지 007영화 시리즈가 벌어들인 총 극장수입은 현재 시세로 111억 달러로서 한화로 치면 10조 원이 넘는다. 그밖에 비디오게임과 DVD, 유사소설의 홍수로 엄청난 부대수입을 올렸다. 007유사소설도 쏟아져 나와 그 수가 50편이 넘는다는 통계가 있다. 007의 저주, ‘그가 찍으면 죽는다’ 제임스 본드의 적은 누구인가. 대표적인 인물의 하나가 블로펠드라는 악당이다. 그는 스펙터라는 NGO(민간기구)의 책임자로서 테러와 살인, 복수, 고문 등을 자행한다. 독일인과 그리스인 부모 사이에 태어난 인물로 폴란드 바르샤바대학에서 경제학, 철학, 공학을 전공한 인텔리로서 세계 슈퍼 파워를 이간질하여 야심을 성취하려 한다. 그는 6권의 본드 시리즈에 등장한다. 또 다른 악당이 닥터 노(노 박사)이다. 중국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처음엔 공산 치하의 중국대륙 범죄조직 ‘통(堂)’의 재무부장이었다가 나중에 스펙터 테러조직의 간부가 된다. 소련의 정보부(KGB)나 소련 방첩부대인 스머시(SMERSH)와 협조하면서 영미의 정보조직에 대항하여 서방세계를 괴롭힌다. 소련 스머시의 멤버들도 직접 등장한다. 위장 간첩 골드핑거, 살인 여간첩 로자 클렙 대령, 부두교 교주를 겸한 악당 미스터 빅, 전쟁광 코스코브 장군, 남미의 마약조직 두목 산체즈, 매춘과 도박으로 007과 대결하는 르 시프르 등이다. 소련 KGB출신으로는 건당 백만 달러씩 받는 살인마 파코, 미국의 실리콘 밸리를 지진으로 붕괴시키려는 맥스 조린, 석유재벌의 상속녀와 미묘한 사랑에 빠지는 살인마 레너드 등. 제3의 부류로는 영국을 배신하고 소련으로 넘어간 알렉스, 중국과 영미의 전쟁을 유발하려는 언론 마피아 엘리엇 카버, 미소 간의 핵전쟁을 유도하려는 스트롬버그, 소련의 지원을 받아 핵미사일을 런던으로 겨냥하려는 휴고 드랙스, 마약 딜러이며 소련의 이중간첩인 CIA요원 크리스타토스, 소련의 전쟁광 올로브 장군과 짜고 서유럽에서 핵폭탄을 폭발시키려는 아프간 출신 카말 칸, 아프간의 아편 밀수에 관여하는 친 소련 무기상 브래드 휘타커, 석유 파이프라인 폭파 음모의 여주인공 엘렉트라, 특수 무기로 휴전선을 무력화시키고 남한을 정복하려는 북한군 문 대령 등이다. 모두 광범위한 국제적 배경을 가진 첩보전의 악역들인데 그들은 소련은 물론이고 아프가니스탄 등 유라시아 대륙의 여러 나라와 도시, 동남아, 서인도의 자메이카, 이슬람 국가들, 나아가 북한 등을 거점으로 한다. 007영화 16편이 파상적으로 전 세계 극장가를 강타할 즈음 그 주술(呪術)이 통했음인가, 1990년 소련은 급기야 붕괴된다. 007의 무대로 아프간 소재가 뜨는가 하자 이번엔 아프간의 탈레반정권이 축출된다. 2008년 3월 6일 소련 KGB출신으로 죽음의 상인으로 불리며 악명을 날리던 세계 최대의 무기 밀매상 빅토르 부트(41세)가 태국에서 체포되었다. 이제 크게 보아 007의 주적(主敵)은 테러 NGO의 잔당이 일부 남아 있으나 대상국가로는 북한이 남은 셈이다. 과연 북한은 ‘007의 저주’를 피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궁금하다. 북한인들이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바깥세상을 어느 정도로 보고 어떤 자극을 받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올림픽 개막과 때맞춰 007 시리즈 제22탄인 <퀀텀 오브 솔러스>가 전 세계 극장가를 강타할 예정이다. 결국 모스크바올림픽을 치르고 나서 11년 만에, 서울올림픽 이후 3년 만에 소련은 15개 공화국으로 해체되었다. 이제 남은 건 중국이 그 숱한 내분을 이겨내며 민주화로 가느냐, 이념고수에 머무느냐, 그것이 가장 궁금한 일이 되고 있다. 글 최정호 한양대 겸임교수, 경영학박사, 《CEO여 문화코드를 읽어라》의 저자 월간 <삶과꿈> 2008년 5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속삭임⑤] 고무줄 놀이… 하늘이 깡충깡충 뛴다

    [속삭임⑤] 고무줄 놀이… 하늘이 깡충깡충 뛴다

    원숭이 똥구멍은 빨개, 빨간 건 사과, 사과는 맛있어…. 아지랑이 아물아물 피어오르는 봄날. 눈부신 햇살 아래서 동네 여자아이들이 고무줄놀이를 한다. 누렁 강아지 한 마리 영문도 모르는 채 덩달아 꼬리 흔들며 뛰어다니고, 예쁜 종아리가 고무줄을 곡예사처럼 가뿐하게 뛰어 넘는다. 여자아이들의 발이 팽팽한 고무줄에 퉁겨져 하늘 높이 오른다. 한낮의 꿈이다. 마음이 허공중을 난다. 공주가 되었다가, 새가 되었다가, 다시 지상에 내려와 소녀가 되었다가, 풍선처럼 하늘을 떠다니던 아이들. 고무줄놀이는 초등학교 여자 아이들의 유일한 놀이였다. 짓궂은 남자아이들의 표적이 되기도 했던, 한참 고무줄놀이에 열중하고 있을 때 쏜살같이 고무줄을 낚아채서 도망가는 남자아이들의 꽁무니를 쫓아다니며 돌려 달라고 애원하다 주저앉아 울어버리던 여자아이들. 학교 운동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지난 시절이 생각날 때마다 그들이 그립다. 고무줄을 빼앗기고는 주저앉아 울기만 하던 순화. 그리고 햇볕 따습던 그 담장. 아직도 고향을 지키고 있는 길수. 바람개비처럼 날래던 그 모습들은 어느새 봉분 높은 시간의 무덤에 묻어두고 오래된 고무줄처럼 맥없이 늘어지는 주름만 잡고 있는지. 한 단계가 끝날 때마다 고무줄은 발목에서 무릎, 그리고 허리로 점점 높아졌다. 고무줄이 높아질수록 타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나이 들수록 힘겨워지는 삶처럼 점점 난해해지는, 풀다가 지쳐버린, 그래도 놓을 수 없는 고무줄이 자꾸 느슨해진다. 그때 고무줄놀이를 하던 아이들, 그리고 심심찮게 훼방을 놓던 그 아이들은 지금 삶의 어디쯤에서 고무줄놀이를 하고 있을까? 유달리 고무줄을 잘하던 여자아이는 어느 나라 왕의 왕비가 되었을까? 아니면 높고 두려운 시멘트 담장 아래서 퇴화된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을 날던 꿈을 꾸고 있을까? 이제 다시 만난다면 그 시절 못다 했던 이야기들 스스럼없이 할 수 있을까? 그 아이들과 마주서면 느슨해진 고무줄도 다시 팽팽해질 것만 같다. 혼자 있을 때면 자신도 모르게 추억을 더듬게 되는 봄날 오후. 글·사진 문근식 시인 월간 <삶과꿈> 2008년 5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학교 투명성 뿌리째 흔들

    학교 투명성 뿌리째 흔들

    “정부마저 손을 뗀다니 걱정입니다. 어쩌겠어요.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요.” 서울의 한 고등학교 학부모 조모(53)씨는 17일 한숨을 내쉬었다. 조씨는 학교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과학기술부가 통제해 왔던 관련 지침들이 없어지자 걱정부터 앞선다. 평소에도 학교가 일방적으로 진행해온 교복 구매나 부교재 선정에 미심쩍은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교과부 “운영위가 하면 될 것을…” 교과부가 학교 투명성 관련 지침들을 대거 폐지하자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교과부는 학습 부교재 선정 및 초등학교 어린이신문 단체구독 금지, 교복 공동 구매, 촌지 안 주고 안 받기 운동 계획 등을 즉각 폐지했다. 하지만 ‘학교 자율화’란 명분으로 지나치게 서두른 게 아니냐는 비난도 거세다. 교과부 관계자는 “매년 4∼5월 교과부가 촌지 방지 지침을 내리기만 했을 뿐 하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면서 “모든 학교에 학교운영위원회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이를 또 통제하는 것은 행정낭비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도연 교과부 장관도 이날 모교인 서울 용산 초등학교를 방문,“일부에서 ‘촌지 안 주고 안 받기 운동 계획’,‘학습부교재 선정 지침’,‘교복공동구매 지침’ 등을 폐지한 데 대해 너무 성급한 게 아니냐고 하는데, 선생님들이 자긍심을 갖고 품위를 지킬 수 있게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였다.”고 강변했다. ●운영위 감시기능 ‘글쎄’ 그러나 교과부가 신뢰하고 있는 학운위가 학교의 감시 기능을 제대로 해내고 있을까. 학부모와 교육 관련 단체들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학운위 위원 선출 과정부터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학교장의 ‘코드 인사’를 위해 학부모의 ‘직접 선거’를 막고 친(親)학교적인 학부모를 암묵적으로 대표로 선출시키는 관행이 많이 퍼져 있다.(서울신문 4월14일자 8면 참조)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의 전은자 교육자치위원장은 “매년 4∼5월이 되면 불법 찬조금(촌지) 신고센터를 운영해 신고를 받지만 나아질 기미가 없다.”면서 “학운위 선출과정이 불투명하다 보니 학운위가 나서서 촌지를 걷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올해는 학교 자율화 열풍 탓에 3만∼5만원이었던 불법 찬조금 규모가 5만∼15만원까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복 공동구매나 부교재 선정, 초등학교 신문 강제 구독도 마찬가지. 학운위가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하고 있다 보니 비리 사례는 하루가 멀다하고 나온다. 전교조 관계자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판이 사라지면서 부패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아웃사이더들, 학문현실에 비판의 칼

    아웃사이더들, 학문현실에 비판의 칼

    “지금의 우리는 선배 학자들과 다르고 앞으로도 달라야 한다. 우리 세대와 앞 세대의 학술운동엔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세대의식을 뚜렷이 드러내는 7명의 젊은 연구자들이 최근 ‘대안지식연구회’란 이름으로 모였다. 김원(성공회대 노동사회연구소 연구원), 이명원(전 서울디지털대 교수), 하승우(한양대 제3섹터 연구소 연구교수), 김윤철(전 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 이승원(전 국회외교통상정책 보좌관), 이영제(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 연구원), 김정한(‘대중과 폭력’ 저자)이 그들이다.1989년 혹은 90년 대학문을 들어선 ‘포스트 386’이자, 마흔이 채 되지 않은 학계의 막내들이다. 이들은 스스로를 학계 선배들과 적극적으로 차별화한다.1970∼80년대를 헤치며 선배들이 땀 흘려 일궈온 학술운동단체에 비판의 칼날을 서슴없이 들이대고, 학계의 관료화된 지식생산 시스템에 거침없는 분노를 표시한다. 대학에 안정적 터를 마련하지 못한 ‘아웃사이더들’이기에 가능한 비판이지만, 대학에서 생존기반을 닦아나가야 할 비정규직 연구자들이기에 무모한 비판이기도 하다. ●뚜렷한 세대의식 표출로 지식사회 비판 대안지식연구회는 구성원들간의 오랜 인연에 뿌리를 뒀다.2001년, 명지대 신입생 강경대 사망으로 촉발된 1991년 ‘5월 투쟁’의 10주년을 준비하며 서로를 알게 됐다. 당시 대학원생이던 그들은 7년이 흐르는 동안 반수 이상이 박사학위를 받았고, 각자의 전문영역도 확보했다. 김원은 노동사를 중심에 둔 아래로부터의 대중운동 연구로 거대서사에 가려진 ‘사회적 약자들’을 복원하는 데 주력했고,2000년 당시 서울대 김윤식 교수의 논문표절을 비판해 문단을 발칵 뒤집었던 이명원은 반년간지 ‘비평과 전망’을 통해 기성 평단에 전투적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윤철은 진보정당에 몸담아 새로운 정치를 꿈꿨고, 하승우는 풀뿌리 민주주의에 희망을 걸고 가능성을 탐색해왔다. 자기 분야에서 개별적으로 활동하던 그들은 지난해 가을 다시 한 자리에 앉았고, 한국 지식사회를 향한 공통의 문제의식을 확인했다. 선배 학자들과 스스로를 구별하는 신진 연구자들의 날 선 세대의식엔 학문후속세대로서 자신들이 겪고 있는 실존적 고민이 투영돼 있다. 독재 시기 관제학문에 반발하며 비판적 학술운동의 전성기를 열었던 선배들의 현재를 바라보는 실망감도 반영돼 있다. 연구회 김원 대표는 “우리 세대 연구자들이 학문적 시민권을 얻지 못한 채 사회적 발언의 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동안, 제도권에서 안정적 기반을 확보한 선배들은 학문공동체의 역동성을 강화하기보다 현실인식과 실천방식에서 후속세대들과의 차이를 지속적으로 확대시켰다.”고 지적했다. 단적인 예가 학술진흥재단으로 대표되는 국가의 학문지원 및 개입정책에 대한 시각차다. 선배세대 학자들이 학진의 연구 프로젝트에 적극적·소극적 참여를 통해 제도권 지식사회에서 자기 위치를 정립해간 반면, 연구회는 학진 프로젝트를 ‘학문 부르주아’와 ‘학문 프롤레타리아트’로 양극화시키는 관료화된 지식생산 메커니즘이라고 비판한다. 영어로 쓰인 SCI(과학논문인용지수) 논문에 가중치를 주는 국내 대학들의 교수 승진·재임용 심사 정책 또한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해괴망측한 행태”라고 혹평한다. 김 대표는 “앞 세대 학술운동을 주도했던 선배들이 지난 10년간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시장주의적 학문정책에 너무 안이하게 대응했다.”면서 “결국 선배들과의 소통이 단절된 후배들은 대안적 학문공동체를 구성하기보다 개별적으로 뿔뿔이 흩어져 자기 학문에만 몰입하는 현상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연구회가 향후 활동의 초점을 ‘제도권과 비제도권, 선배세대와 후배세대간 소통 모색’에 맞추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학계 내·외부와 위·아래 소통 매개 연구회는 지난달 31일부터 매주 1회씩 연구자들이 돌아가며 사회 현안에 대해 논평하고, 이를 이메일로 구독자들에게 발송하는 ‘정치사회비평’을 시작했다. 같은 달 29일엔 ‘대안정치 실험의 성과와 한계’란 주제로 연구회의 첫 번째 월례토론회를 열었다. 특정 텍스트를 정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텍스트비평도 매달 진행된다. 모두 학문후속세대로서의 자의식을 분명히 표출하면서도 지식사회의 내·외부와 위·아래를 소통시킨다는 목적의식 하에 고민된 기획들이다. 김 대표는 “지금 당장 이거다 하고 제시할 만한 대안은 우리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오늘의 학문현실에 대해 유사한 문제의식을 가진 소장 연구자들이 공동의 논의 테이블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출발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맞춤형 교육통신]

    ●1318클래스(www.1318class.com)는 올해 창립 8주년을 맞아 누적 회원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중등사이트 1318클래스는 100만 회원 가입을 기념해서 4월 한달 간 내신 정규 과정을 정상가 대비 30∼40% 할인한 2년 전 가격으로 책정했다. ●EBS와 인천시교육청은 이달부터 인천시 관내 224개 각급 초등학교 1학년에서 6학년까지 7096개 학급에서 ‘담임 선생님과 함께하는 아침 영어’ 프로그램을 통해 실용영어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침영어 시간에는 EBS English에서 방송되고 있는 ‘Salad English’,‘Story Land’,‘Sunny Town ABC’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만들어진 교육 자료들을 활용해 수업이 이뤄진다. ●경희대학교 자연사박물관은 5월3일까지 매주 토요일 어린이를 위한 ‘봄학기 어린이 박물관 교실-나는 새박사’를 연다. 참가하려면 박물관 홈페이지(nhm.khu.ac.kr)를 통해 20일(일)까지 원하는 날짜를 선택해서 일주일 전에 선착순으로 신청하면 된다. 인원은 유치부 15명, 초등학교 저학년부 15명이다. 참가비는 유치부 1만 3000원, 초등학교 저학년부 1만 5000원. ●㈜교원은 ‘과학소년’ 창간 17주년을 맞아 오는 30일까지 사은 행사를 실시한다. 정기 구독을 신청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단행본 ‘과학사 앙케트 쇼’와 ‘교과서 속 과학사 명장면’ 카드를 제공한다. ●초·중등 전문 영어학원 토피아EZ(www.topiaez.co.kr)를 운영하는 토피아 에듀케이션㈜은 숙명여대(15일)를 시작으로 ‘캠퍼스 채용설명회’에 들어간다. 이번 설명회는 TESOL대학원과 학부 영문과 졸업생 및 재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상반기에만 100명 안팎의 영어강사를 새로 뽑는다. ●확인영어사(www.english12345.com 대표 김상우)가 5월 31일 서울 대치3동 문화센터에서 ‘제3회 스토리텔링 콘테스트’를 연다. 확인영어사의 스토리기반 기초영어 논술프로그램인 BEE와 유초등 영어 스토리 프로그램인 EEPS를 사용하는 중학교 1학년까지의 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신청접수 마감은 오는 18일이다. ●한림대 체육학부 슬림누리(SLIM NURI)사업팀(www.sports.hallym.ac.kr)은 강원도 레저스포츠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강원 레저스포츠 분야의 컨텐츠 개발 공모전을 연다. 슬림누리사업팀은 강원도 레저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설립됐으며, 지난 2004년부터 교육부의 지방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실시되고 있는 누리사업을 통해 레저스포츠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 [옴부즈맨 칼럼] 재미있는 신문,재미없는 신문/전범수 한양대 신방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재미있는 신문,재미없는 신문/전범수 한양대 신방과 교수

    미래의 신문은 어떤 모습일까. 디지털 사회로 진입할수록 기대와 우려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이 신문이다. 종이 신문만으로는 포털이나 IPTV 등의 뉴미디어와 경쟁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지만, 뉴미디어와 결합하면서 새롭게 성장과 생존 능력을 갖출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적지 않다. 그러나 독자적인 뉴스미디어로서 신문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른 미디어와 구별되는 콘텐츠의 독자성이 필요하다. 그동안 신문이 우리 사회에서 존재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속보성, 의제 설정, 사회비판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문의 속보성은 이미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자리를 내주었다. 신문이 주도하는 의제 설정 기능도 약화되고 있으며, 사회 비판 기사도 예전과는 달리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다면, 신문이 살아가야 할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는 신문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재미에서 신문의 미래를 찾아야 할 것이다. 신문은 경쟁 미디어와는 다른 재미와 즐거움, 기대감을 제공해야 한다. 대부분의 일간지들이 재미라는 특성을 신문 지면에 반영하고 있지만, 재미있는 신문과 그렇지 않은 신문의 접근 방식은 매우 다르다. 재미있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구독자들의 입맛만 맞추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신문의 재미는 즉각적으로 표출되는 감정적 반응보다는 기사와 정보를 곱씹어 보는 인지적 반응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서울신문은 신문 읽는 재미를 위해서 무엇을 시도하고 있을까. 서울신문은 펀이라는 섹션을 통해 만화와 바둑, 오늘의 운세, 깔깔깔 등과 같은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신문이 재미를 펀(Fun) 개념만으로 이해하는 것은 충분해 보이지 않는다. 독자가 원하는 것은 시각적 즐거움이 아니라 심리적 즐거움인 만큼, 펀 개념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TV 프로그램 소개 섹션도 단순히 지상파 방송이나 케이블 텔레비전 편성을 나열하는 방식에서 TV 및 다른 뉴미디어 콘텐츠와 정보에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획을 강화했으면 한다. 국내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 관련 기사들도 과학 저널리즘의 영역에서 좀 더 재미있는 기획과 구성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서울신문 1면을 포함해 본문 지면을 통해 이소연씨 ISS 입성에 대한 기사들이 넘쳐났다. 대부분 국제우주정거장 소개와 유영 방식, 도킹 과정 스케치,18가지 우주실험 등에 대한 소개가 대부분이었다. 이미 방송이나 인터넷 포털에서는 이와 같은 기사 및 사진, 동영상 등이 많은 분량으로 소개되었다. 재미있는 신문이 되기 위해서는 우주 개발 역사와 정치적, 경제적 맥락의 설명, 어린이와 노인들의 시각에서 살펴본 우주에 대한 향수와 기대 등을 흥미롭게 재구성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미래 신문의 생존은 얼마나 재미있는 신문을 만들 수 있는가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보 과잉으로 독자들의 선택권이 무제한 늘어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품격있고 재미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미디어만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문사는 독자에 대한 심층 연구를 기반으로 재미있는 콘텐츠를 구성할 수 있는 기획력을 늘려야 할 것이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서도 살펴본 것과 같이 국민들의 정치적 의식은 보수화되고 있는지 모르지만, 사회문화적 의식은 전통적 방식과 다른 방향으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재미있는 신문이란 감각적이거나 말초적 흥미를 자극하는 연예, 오락 기사로 채워진 신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보다 다양한 시각이 반영된 뉴스 콘텐츠, 신선한 기획 및 국내외 밀착 현장 보도, 스크랩 가치가 있을 정도의 유용한 정보 제공, 변화하는 독자들의 문화 욕구 충족 등과 같이 독자들의 인지적 재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신문이 바로 재미있는 신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범수 한양대 신방과 교수
  • “무가지·경품 등 불공정경쟁 도질것”

    “무가지·경품 등 불공정경쟁 도질것”

    취임 한 달을 맞은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이 13일 ‘신문고시 전면 재검토’ 방침을 밝히면서, 신문고시가 규제완화를 주 내용으로 하는 이명박 정부 미디어정책의 새로운 논쟁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장 “충분히 여론수렴할 것” 백 위원장은 1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문고시가 신문시장을 과도하게 규제해왔다는 지적에 대해) 시장의 반응을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 “신문협회와 상의하는 등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전면 재검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 위원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시민단체와 학계는 신문고시 개정 혹은 폐지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 불공정 신문판매 관행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문효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백 위원장은 옳지 못한 방법으로 신문확장을 주도해온 메이저신문의 반응을 전체 신문사의 공통된 입장인 양 호도하고 있다.”면서 “신문시장의 불공정 행위를 방지해야 할 공정위의 정책이라곤 믿기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신문고시의 공식명칭은 ‘신문법에 있어서의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 및 기준’이다. 연간 구독료 20%를 초과하는 경품 및 무가지 제공을 금지하고, 위반할 땐 과징금 부과와 형사고발 등의 제제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신문고시는 자본력을 앞세운 메이저신문이 경품과 무가지를 경쟁적으로 끼워 팔면서 양산한 극심한 불공정 과열경쟁을 막기 위해 1996년 처음 제정됐다.98년 12월 당시 규제개혁위원회가 시장원리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폐지했다가, 고가 판촉물을 이용한 신문사의 출혈경쟁이 다시 격화되자 2001년 7월 국민의 정부는 신문고시를 부활시켰다.2003년 5월 갓 출범한 참여 정부가 재차 규정을 강화했으나, 이명박 정부로 정권이 바뀌자마자 또다시 수술대에 오르는 운명을 맞았다. 유선영 언론재단 미디어연구팀장은 “신문고시의 필요성은 학계에서도 인정하고 경험적으로도 확인된 상태”라면서, 매번 똑같은 논쟁을 반복하며 신문고시 제정과 폐지가 거듭되고 있는 이유를 “몇몇 거대 신문이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불법판촉 용인이 자유시장 원리 아니다” 신문고시가 폐지될 경우 나타나는 우선적인 부작용은 ‘무가지 끼워 팔기’를 막을 방법이 없어진다는 점이다. 신문사의 불법 판촉행위는 공정거래법상 일반 불공정거래 행위로 간주돼 ‘경품고시’의 적용을 받게 되나, 무가지와 경품을 함께 규제하는 신문고시와 달리 경품고시는 판매대금의 10%를 초과하는 경품만을 처벌대상으로 삼는다. 경품고시는 특히 연매출액 20억원 이하인 사업자에겐 적용되지 않아 본사와의 연관성이 증명되지 않는 한 대부분의 신문사 지국들은 규제를 피해가는 것이 가능해진다. 신문고시 폐지 움직임과 맞물려 최근 급증하는 불공정 판촉행위는 한층 우려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공정위가 중앙리서치에 의뢰해 작성한 ‘2007년 신문시장 실태조사 최종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 내에 신문 구독시 경품을 제공받았다고 답한 비율은 2006년에 비해 24.8%나 증가한 34.7%였다. 일정 기간 구독료를 면제받은 사람도 전년보다 20.8% 높아진 62.2%로 나타났다. 김창룡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는 “불법판촉 행위까지 용인하는 게 자유시장 원리는 아니다.”라면서 “공정위가 신문고시를 없애겠다면 불공정 과열 경쟁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부터 먼저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신문 신뢰도 높아졌다

    신문 신뢰도 높아졌다

    신문 독자들의 신문 기사 및 광고의 열독률이 2년 전에 비해 높아지는 등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신문에 대한 독자들의 신뢰도가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신문협회는 7일 제52회 ‘신문의 날’을 맞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신문독자 프로파일 조사결과 발표회’를 열었다. 신문 및 신문광고의 가치와 효과를 과학적·국제적 기준에 의거해 분석한 이번 신문독자 프로파일 조사는 지난 2006년에 이어 두번째로 실시한 것. 신문협회는 한국리서치에 조사를 의뢰해 지난달 11∼17일 주3회 이상 신문을 읽는 12개 주요신문 독자(만 18∼64세) 3375명을 대상으로 웹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세상 돌아가는 정보’는 2006년과 마찬가지로 신문(71%)에서 얻는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그러나 ‘일상생활에 필요한 정보’의 경우 인터넷이 77%로 2006년 1위였던 신문을 앞질렀다. 영향력 면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미디어는 TV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 기사와 광고를 읽은 개수는 2006년에 비해 각각 하루 40개에서 54개, 하루 7개에서 10개로 크게 상승했다. 신문 열독 시간(하루 평균 34.2분▶35.6분)과 정기구독 기간(31.8개월▶34.8개월)도 2년 사이 모두 늘었다. 또한 신문은 2006년에 이어 2008년에도 심층성과 유익성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TV는 신뢰성과 정확성에서, 인터넷은 신속성과 다양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보도 영역별 열독률은 사건ㆍ사고(54%), 심층보도(51.2%), 선거관련 보도(48.6%) 순으로 나타났다. 주 5일제 정착으로 신문을 가장 많이 읽는 요일은 월요일(83.9%)이었으며, 토ㆍ일요일(55.7%)은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또 중앙지는 집에서 읽는 비율이 가장 높고, 경제지와 지방지는 직장에서 읽는 비율이 제일 높았다. 조사를 진행한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안민호 교수는 “이번 보고서는 다중매체 환경에서도 신문의 영향력이 여전히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앞으로 신문광고 효과 예측 모델을 수립하는 데 좋은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美경제 내년도 어렵다”

    “美경제 내년도 어렵다”

    미국의 최고재무책임자(CFO) 10명 중 9명은 침체 국면에 들어간 미 경제가 내년까지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와 소비 위축, 고유가가 실물경제에 치명타를 입힌 데 따른 것이다. 12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CFO 475명을 대상으로 지난 7일 조사한 결과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CFO 절반 이상은 세계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이 이미 불경기에 진입했다고 응답했다.CFO 3분의2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지난해 9월 금리 인하가 경영에 별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대답했다.CFO들이 경제학자들보다 미 경제를 훨씬 더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듀크대 존 그레이엄 교수는 “CFO들의 압도적인 비관론으로 올해 자본 투자와 고용이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연일 고공 행진을 하고 있는 국제유가도 장 중에 배럴당 110.20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한편 아시아개발은행(ADB)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12일 “아시아 이머징(신흥) 경제국들이 과열 경기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구로다 총재는 이날 게재된 르몽드 회견에서 “중국이 특히 주택 부문에서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물가 규제 등 거시경제적 수단을 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충고했다. 딜러, 애널리스트 등 전세계 정보서비스 구독자 5430명을 대상으로 한 블룸버그의 설문조사에서도 아시아 경제가 미국발 글로벌 위기를 타개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이 더 떨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세계 및 역내 경제 전망에 대한 아시아의 비관론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김종혁 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가 4분기 이상 마이너스를 기록한 점으로 볼 때 미 경제는 침체국면이라고 볼 수 있다.”며 “주택가격이 바닥을 치고 금융불안이 해소돼야 경기가 회복될 수 있는데 그 시점을 지금으로는 알 수 없다.”며 장기 침체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평면이 달라졌어요] “성냥갑은 가라” 타원형 등장

    [평면이 달라졌어요] “성냥갑은 가라” 타원형 등장

    “불황일 때 투자하자.” 주택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주택업체들이 새로운 상품이나 평면을 내놓고, 매머드 주택전시관을 개관하는 등 고객 관심끌기에 나서고 있다. 직육면체 일색이던 아파트에 타원형이 등장했고, 한 단지에 유럽풍과 미국풍 평면을 같이 배치하고 있다. ●한 지붕 세 타입 주거형태 금호건설이 광주시 서구 치평동에서 분양하는 ‘갤러리 303’은 영국, 프랑스, 미국 뉴욕의 고급 주거형태를 새롭게 해석한 3가지 타입의 주거형태다.‘브리티시 하우스’,‘프렌치 메종’,‘뉴욕 로프트’ 등을 선보인다. 하층부의 브리티시하우스(202.53㎡)’는 비즈니스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복층조합 아파트로 단독주택형 분위기를 연출한다. 프랑스 디자이너들이 주부들의 주거공간을 재해석한 ‘프렌치 메종(178.78㎡,223.19㎡)’은 가족간의 소통과 개방을 위한 가족 중심의 아파트. 가족간의 자연스러운 소통을 위해 유리벽 등 개방감을 살렸다. 최상층의 뉴욕 로프트(220.95㎡)’ 펜트하우스(338.73㎡)는 전문가 부부의 바쁜 라이프스타일을 감안해 주거와 작업공간을 나눴다. 일과 휴식을 함께할 수 있도록 각 기능별 동선을 짧게 설계한 게 특징이다. ●한층에 2가구만 배치하기도 대림산업은 서울 성동구 뚝섬에서 분양 중인 ‘한숲 e-편한세상’을 통해 국내 최초로 한 동, 한 층에 두 가구를 배치한 ‘2호 조합형’을 선보였다. 196가구 전체를 남향 또는 남서향으로 배치해 일반 주상복합아파트에 비해 더 우수한 가구독립성과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층당 5, 삼성동 아이파크는 층당 3가구 조합이다. ●“사각형 비켜라 유선형 납신다” 현대산업개발이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에서 분양 중인 ‘해운대 아이파크’는 미국의 세계적인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에게 설계를 맡겼다. 해운대 앞바다의 파도와 부산의 상징인 동백꽃을 테마로 외관을 비롯해 단면까지도 곡선형으로 설계했다. 현대산업개발 단지 옆에서 분양 중인 두산건설의 최고 80층 높이의 주상복합 ‘두산위브더제니스’ 역시 미국의 스테파노&파트너스사가 파도와 산을 테마로 곡선으로 설계했다. 325㎡(98평)의 펜트하우스 실내는 달걀 모양을 닮은 타원형으로 조성된다. 101동 70층 이상에서는 동쪽으로 동백섬과 해운대비치, 서쪽으로는 광안대교를 볼 수 있는 270도 조망권을 확보했다. ●미래주택 전시관도 개관 대우건설은 주택의 미래를 보여주는 주택전시관인 ‘푸르지오 밸리(PRUGIO VALLEY)’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18일 개관한다. 연면적 5306㎡,4층 규모로 첨단 정보기술(IT)을 이용한 편의시설, 노약자를 위한 홈케어 시스템, 주부를 고려한 주방 설계와 한옥 툇마루와 대청마루를 현대적으로 살려냈다. 병원에 가지 않아도 집 안의 ‘매직 미러’가 매일 소변검사를 통해 거주자의 건강을 체크하고, 노인이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로봇이 사진을 찍어 가족과 병원에 곧바로 연락하는 미래주택을 보여준다. ●3차원 평면 도입 현대건설은 주부 등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주부들을 위해 새로운 주방 특화 평면(Cookin cookout kitchen)을 자체 개발, 지난해부터 힐스테이트에 적용했다. 아파트에 남성공간이 없는 점에 착안, 남성만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두었다.‘남성 전용 평면’은 기존의 안방 및 파우더룸과 침실간의 벽체를 일부 터서 두 방을 연결한 구조다. 특히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에 ‘3차원 평면 설계’를 도입했다. 방과 거실 등이 같은 높이를 갖는 획일적 구성에서 벗어나 단독 세대 내의 일정부분 층고를 다르게 구성해 생기는 새로운 공간에 개방감을 부여하고 고객의 개성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테라스+타운 컨셉트 선보여 삼성물산은 6월 중순쯤 소비자 지향적인 ‘스텝드 하우스(stepped house)’를 래미안동천( 2393가구) 에 적용한다. 스텝드 하우스란 타운하우스와 테라스 하우스의 장점만을 묶어 삼성건설이 새롭게 선보이는 저층으로, 연속된 계단형 고급식 주택개념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저 김윤옥인데요” 전화에 뒤집어진 잡지사

    “저 김윤옥인데요” 전화에 뒤집어진 잡지사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초보 퍼스트레이디’로서 벌인 해프닝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12일 일부 언론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최근 모 잡지사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얼마 전까지 서울 가회동 집에서 정기 구독하던 기독교계 잡지 ‘생명의 삶’ 배달지 주소를 청와대로 바꾸기 위해서였다. 김 여사는 전화를 통해 “주소를 바꾸려고요.서울 종로구 세종로 1번지 청와대인데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당황한 잡지사 직원이 “청와대라고요.비서실인가요?”라고 묻자 김 여사는 “저 김윤옥인데요.”라고 대답했다는 것. 잡지사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것은 당연할 일. 김 여사의 소박한(?) 모습은 이 뿐만이 아니다. 청와대 관계자등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김여사는 대통령 취임일인 지난달 25일 청와대로 이사가면서 가희동 집에서 쓰던 30여만원짜리 비데 두개를 떼어갔다고 한다. 김 여사가 “청와대에서 새로 사려면 돈이 든다.”며 “아직 멀쩡하니 관저에 옮겨 설치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단독]청와대 가판신문 다시 본다

    청와대가 ‘가판신문 프렌들리’를 천명했다. 참여정부 들어 전면 중단됐던 중앙일간지 가판 구독을 5년만에 재개했다. 전면 봉쇄됐던 기자실의 비서동(棟) 출입도 빠르면 다음달 중 가능해질 전망이다. 청와대는 지난 3일부터 서울신문·국민일보 등 종합지와 매일경제·서울경제·한국경제 등 경제지의 가판(초판) 구독을 시작했다고 7일 밝혔다. 현재 관련 예산을 편성해 대변인실과 언론1비서관실, 정무1비서관실, 부대변인실 등에서 각 신문을 6∼7부씩 모두 31부를 구독하고 있다. 일부 다른 비서관실들도 가판 신문 구독을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프레스 프렌들리(언론친화적)’차원도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다음날 보도될 새 정부 관련 뉴스를 미리 꼼꼼히 챙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5년 전 청와대 지시로 신문을 끊었던 정부 내 각 부처들의 가판 신문 구독도 잇따를 전망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에서 보는 가판신문 248부의 구독을 전면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특히 청와대는 기자실이 마련된 춘추관과 비서동과의 연결통로도 5년만에 재개방을 추진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가판이란 전날 저녁에 발행되는 조간신문을 말한다. 하루의 소식을 보다 빨리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오후 5시30분에 마감된 기사를 중심으로 제작된다. 공공기관과 기업들에 배달되며, 퇴근길 지하철역과 거리의 신문판매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독자들로서는 당일 신문을 전날 저녁에 보는 셈이다.
  • [노무현정권 5년 명암] 분야별 평가

    [노무현정권 5년 명암] 분야별 평가

    ■정치 분야 참여정부 5년은 노무현 대통령의 끊임없는 ‘정치 실험’으로 채워졌다. 탈권위주의를 이뤄냈다. 국정운영을 공개하고 비선 정치를 청산하는 데도 주력했다. 개별적으로 보고되던 부처 업무현안을 국무회의석상에서 공개적으로 처리하게 했다. 임기 초 평검사들과의 공개토론도 파격이었다. 권력형 부정부패로부터 벗어났다. 돈·관권선거가 사라졌다. 참여정부 국정운영백서에 따르면 17대 총선에서 선거법 위반 적발 건수는 6402건으로 16대 총선의 두 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도 중요한 화두로 던졌다. 지역주의 청산과 연결된다. 행정복합도시와 공기업 지방이전, 지역혁신 클러스터 등이 대표적이다. 정치적으로는 지역주의 정당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토대를 구축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의석은 영남권을 제외하고 대체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노 대통령은 임기 내내 현행 소선거구제의 폐해를 지적하며 선거구제 개혁과 개헌 필요성을 역설하는 데 집중했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참여정부의 정치를 “총재 정치·1인 정치로 상징돼온 3김(金)체제를 혁파하는 데 주력했다.”고 요약했다. 그러나 ‘미완의’ 정치 실험은 결국 혼선의 정치로 귀결됐다. 방향은 일부 옳았지만 방법이 성급했고 정교하지 못했다. 자갈밭에 씨앗을 뿌린 셈이었다. 지역주의 정치 타파와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내세우며 거론했던 대연정 제안은 오히려 전통적 지지층의 등을 돌리게 했다. 측근정치·보스정치를 단절하기 위해 도입했던 당·청 분리와 청와대 정무수석 폐지도 마찬가지다. 당의 자생적 구조가 마련되지 않은 탓에 집권 여당을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두는 데 실패했다. 당내 차기 대권주자들을 내각에 앉히면서 당·청이 동반 추락하는 결과로 돌아왔다. 대통령도 집권 기간 동안 두 번이나 탈당하는 등 불안정한 리더십을 보였다. 5년 내내 당청갈등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대결적 여야 구도가 심화됐다. 정치권은 물론, 대국민 소통 부재를 낳게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집권당이 무력화된 탓에 정부 정책을 국민에게 설득해야 하는 정당 본연의 역할을 놓쳤다.”고 평가했다. 오만하다는 비판이 따라다녔다. 지난 2005년 8월, 당시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이 “대통령은 21세기에 가 있는데, 국민들은 독재시대 문화에 빠져 있어 의사소통이 안 된다.”고 한 말이 이를 극단적으로 드러낸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대외관계 분야 노무현 정부의 대외관계는 북핵 6자회담 진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지난해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상징되는 대북정책이 대외정책과 손발이 맞지 않아 한·미관계에도 상당한 손해를 미쳤고, 일본·중국 등 다른 4강과도 적지 않은 마찰을 빚는 등 아쉬운 점이 많았다는 평가다. 참여정부 출범 초기부터 대미관계에서 드러난 ‘자주파’와 ‘동맹파’의 갈등, 동북아 균형자론 등은 결국 한·미동맹 진전과정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한·미간 오랜 현안이었던 주한미군 재배치, 방위비 분담, 용산 미군기지 이전, 전시작전권 전환 등이 상당부분 해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에서 양국간 적지 않은 갈등을 야기, 한·미동맹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일본·중국과도 호혜적 우호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권 초기 우호적으로 시작했던 일본과의 관계는 일본측의 독도 영유권 주장,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배타적경제수역(EEZ) 갈등, 역사교과서 및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이 잇따라 대두되면서 급속도로 냉각됐다. 이에 따라 한·일 정상간 ‘셔틀외교’가 전면 중단되는 등 불편한 관계로 바뀌게 됐다. 중국과도 한동안 동북공정(東北工程) 등 역사문제로 상당한 마찰을 빚었다. 탈북자 문제 등도 양국 관계 진전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중국의 역할을 고려, 정치·경제적 교류를 확대함으로써 협력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했다는 평가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교육 분야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은 ‘낙제점’에 가깝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엘리트주의에 맞서 교육평등화에 초점을 맞췄지만, 학생들의 학습의지를 떨어뜨리면서 학력저하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낳았기 때문이다. 교육을 통한 가난의 대물림을 막고 계층이동을 지향점으로 내세운 교육 평등주의는 열매를 맺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추구해야 할 과제다. 2003년 7월 대통령 직속 교육혁신위원회 설치로 시작된 참여정부 교육개혁정책은 ‘파격’으로 일관했다.‘서울대 폐지’ 등 대학의 서열 구조 타파와 기득권 폐지를 외치는 인사들이 교육정책을 좌지우지했다.2004년엔 수능 9등급제 도입,2006년 외고 운영 개선 방안 등 교육개혁안이 쏟아졌다.2008학년도 입시에 처음 적용된 수능 등급제는 교육정책의 실패를 보여주는 하이라이트다. 변별력을 갖추지 못하면서 학생들은 대혼란에 빠졌다. ‘죽음의 트라이앵글(내신·논술·수능)’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사교육비가 늘면서 학부모들의 부담도 더욱 커졌다.3불 정책(본고사·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 금지)을 고수하면서 대학당국과 교육부의 마찰도 끊이질 않았다. 한국교총은 참여정부가 형평성만 강조한 교육정책을 집행하려다 공약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는 등 전반적으로 교육공약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학의 자율성 강화, 학교선택권 확대, 교원 양성·임용제도 및 승진·전보제도 개선, 사교육비 경감, 방과 후 학교 등을 특히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경제 분야 1인당 국민소득은 2003년 1만 2826달러에서 지난해 2만 81달러로 노무현 정권 5년 사이 57% 늘었다. 하지만 실질 소득의 증가보다 원·달러 환율이 같은 기간 1200원에서 930원으로 하락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소득 증가도 상위계층에 쏠려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003년 265만원에서 지난해 322만원으로 5년간 57만원 늘었다. 하지만 소득에서 소비를 뺀 흑자 규모는 상위 20% 가구의 경우 월 200만원이 넘지만 하위 20%는 월 34만원씩 적자를 봤다. 소득 계층간 빈부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을 하위 20%로 나눈 5분위 배율은 2003년 7.24배에서 지난해 7.66배으로 악화됐다.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소득 불균형이 심한 지니계수도 같은 기간 0.341에서 0.35로 해마다 높아졌다.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집값은 반드시 잡겠다.”고 약속했으나 특정 지역을 겨냥한 세금정책 등으로 주변 집값마저 상승하는 ‘버블 도미노’ 현상을 일으켰다. 부동산 대책을 12차례나 발표하면서도 과잉 유동성 문제에는 뒤늦게 대처하는 우를 범했다. 부동산포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국 아파트 값은 평균 34.8%, 서울 지역은 43.4% 뛰었다. 경기도는 37.6%, 충남도 31.9% 올랐다. 대기업은 수출호조로 호황을 누린 반면 실질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내수 중심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또한 사교육비 증가와 비정규직 증가로 서민 가계는 여태 몸살을 앓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언론 분야 참여정부는 언론과의 긴장관계를 강조했다.2003년 출범 직후부터 가판신문 구독금지, 개방형 브리핑제 도입, 신문법 제정 등 언론 개혁을 위한 각종 정책을 쏟아냈다. 언론을 방송과 신문, 인터넷 등으로 구분하는 ‘편가르기’ 현상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노무현 대통령 자신도 언론에 대해 ‘기득권 집단’,‘불량상품’,‘기자실 대못질’ 등 거친 언사를 마다하지 않았다. 때문에 일부 정책은 노 대통령의 왜곡된 언론관에서 비롯됐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는 결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추진된 이른바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1월16일 국무회의에서 “기자들이 죽치고 앉아 기사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지 해외 실태를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국정홍보처는 3월 국내외 기자실 운영실태 조사결과를 내놓았으며, 두 달 뒤인 5월 정부부처 기자실 통·폐합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언론자유를 심대하게 훼손한다는 각계각층의 지적과 함께, 일부 언론에 국한됐던 갈등이 일선 취재현장 전체로 전면화되는 결과를 낳은 ‘최대 악재’가 됐다. 기자들은 정부청사 로비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전원이 끊긴 경찰청 기자실에서는 촛불을 켜고 기사를 작성했다. 이같은 전대미문의 갈등은 노 대통령이 퇴임할 때까지 풀리지 않았다. 결국 언론 개혁이라는 취지는 사라지고, 소모적이고 불필요했던 논쟁만이 남은 셈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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