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구금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동거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관광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자카르타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일본 수출규제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211
  • 코란모독 사건 수십건 있었다

    미군의 ‘코란 모독’ 사건 보도 이후 미국이 이슬람권을 무시하고 핍박한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미국과 이슬람권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코란 모독사건을 처음 보도했던 뉴스위크는 오보라고 인정했지만 LA타임스는 수십건의 코란 모독 사건이 있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포로 2명을 학대한 사건을 가해자 처벌없이 종결하려 한 것도 드러났다. 이에 친미 성향의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마저 미국을 비난하기에 이르렀다. 이날 미국 방문길에 나선 카르자이 대통령은 출국 전 CNN 등과의 인터뷰에서 미군의 아프간 포로 학대와 관련,“이 사건에 분노하고 있으며 용납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고 말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23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아프간 포로 처우 문제를 거론했다. 미국의 후원을 업고 집권한 카르자이 대통령이 미국을 정면 비판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지난 2002년 아프간의 바그람 미 공군기지에서 아프간 포로 2명이 가혹행위로 사망했으며, 미군측은 이 사건에 개입된 미군 병사들을 처벌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또 LA타임스는 미 의회 청문회 자료와 법원기록, 정부 관련 문건 및 과거 수감자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관타나모와 아프간, 이라크 등지에서 수십건에 달하는 미군의 코란 모독행위를 밝혀냈다. 이 중에는 교도관이 경비견에게 코란을 물게 하고 코란에 음담패설을 낙서한 일, 미군이 코란에 소변을 본 일 등이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AP통신은 관타나모 수감자 540명 가운데 재판이 끝난 100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양계업자·유목민 등 60명은 억울하게 구금당했다는 점을 밝히기 위해 재판을 신청했다는 사실과 함께 이들의 증언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슬람권의 분노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중동 순방에 나선 부시 대통령 부인 로라 부시 여사는 22일 예루살렘 통곡의 벽과 알 아크샤 사원을 방문했다가 “미국에 죽음을”이라고 외치는 시위대에 둘러싸여 진땀을 흘려야 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서울신문 제23회 교정대상 시상식

    서울신문사와 KBS한국방송이 주최하고 법무부가 후원한 제23회 교정대상 시상식이 19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시상식에는 김승규 법무부장관과 김홍 KBS한국방송 부사장, 채수삼 서울신문사 사장, 양봉태 법무부 교정국장, 허은도 변호사, 하춘몽 교정위원중앙협의회 회장, 정종수 교정협회 이사장과 수상자 17명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김 장관은 33년 7개월 동안 교도관으로 근무하며 수용자 교화와 인권보호에 애써온 이정옥(54·여) 대전교도소 교위에게 영예의 대상을 수여하고,1계급(교감) 특진계급장도 달아줬다. 채 서울신문 사장과 김 한국방송 부사장은 29년 동안 수용자 인성 함양과 직업훈련에 힘쓴 김성봉(55) 목포교도소 교감 등 8명에게 본상을,27년간 교도관으로 일하며 직원과 수용자의 신뢰 증진에 기여한 손윤규(54) 공주교도소 교위 등 8명에게 특별상을 수여했다. 채 사장은 식사에서 “교정행정은 국가의 기본업무에 속하지만 한편으로 교정공무원과 봉사자들의 희생과 인내를 통해 일궈나가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 묵묵히 인간애를 실천하고 계신 이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사람을 감동케 하는 사랑의 힘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치사를 통해 “오늘날의 교정행정은 단순한 구금과 처벌을 넘어 수용자들이 사회복귀 후 건강한 미래를 만들어주는 과정”이라면서 “정부 역시 수용자와 국민 모두에게 감동을 주는 교정행정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정대상은 수용자의 교정과 교화에 헌신적으로 봉사해 온 교정공무원과 민간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1983년 제정됐다. 수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대상=이정옥●본상▲면려상=김성봉▲성실상=김재중(영등포구치소 교위)▲창의상=구우진(마산교도소 〃)▲교화상=서홍석(원주〃 교사)▲박애상=박상영(경주〃 종교위원)▲자비상=황용주(전주〃 〃)▲자애상=신동민(원주〃 〃)▲공로상=최한기(천안소년교도소 교화위원)●특별상▲면려상=손윤규▲성실상=김동수(여주교도소 교위)▲창의상=정기수(대구〃 〃)▲교화상=손기운(청송보호감호소 교회사)▲박애상=이숙경(영등포교도소 종교위원)▲자비상=윤여진(여주〃 〃)▲자애상=홍승순(울산구치소 〃)▲공로상=심재왕(군산교도소 교화위원)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후세인, 옥중에서 회고록 집필

    재판을 기다리며 이라크의 감옥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회고록을 집필하기 시작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넷판이 13일 변호인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의 변호인 중 한 명인 지오바니 디 스테파노 변호사는 후세인이 최근 몇 주 사이에 자서전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전하면서 “책에는 상당히 자세한 내용이 담길 것이다. 그를 구금하고 있는 미국인들은 내용에 대해 느긋한 자세를 보이고 있으며 우리는 일부 번역된 내용을 읽었다.”고 말했다. 그는 후세인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보낸 어린 시절과 이집트에 망명했던 청년 시절, 그리고 실패한 군사적 모험에 관해 쓰고 있으며 한때 강대국들이 자신을 이란의 종교혁명 확산을 견제할 유용한 존재로 간주했던 일, 프랑스와 영국이 1980년대 이란·이라크전쟁 당시 양쪽을 모두 지원하는 양다리 걸치기 정책을 폈던 일 등에 관해 집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직에 있을 당시 우화적인 소설을 쓴 것으로도 잘 알려진 후세인은 감방에서 시를 쓰고 있다는 보도가 간혹 있었다. 권좌에서 축출되기 전 국가 선전을 위해 집필됐던 후세인의 책은 기본 아이디어만 그의 것이고 실제 집필은 여러 명의 필자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맡았던 것으로 보인다.2001년 출간된 ‘자비바와 왕’이란 소설에서 왕은 국민들로부터 오해를 받는 것으로 그려져 있는데 책 속에서 젊은 여성을 향한 왕의 사랑은 국가에 대한 사랑을 은유하는 것으로 평론가들은 보고 있다. 연합
  • 우즈베크 유혈진압…美·러 ‘팔짱’만

    우즈베키스탄의 철권통치가 일단 반정부 시위를 잠재웠다. 15일 현재 시위는 아디잔을 제외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았고 대규모 유혈사태를 불러온 아디잔의 반정부시위도 강경 진압으로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이타르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유혈진압에 놀란 아디잔의 반체제인사 등 시민 6000여명은 인근 키르기스스탄 국경으로 몰려가 국외 탈출을 시도하는 등 유혈탄압의 후유증은 깊어지고 있다.BBC방송도 국경 폐쇄에도 불구, 수백 명이 국경을 건넜으며 우즈베키스탄 국경도시 코라수프에선 국경을 넘으려는 피란민과 경찰간 충돌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정부군 발포로 500명 사망” 이슬람 카리모프(67)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14일 “시위 진압과정에서 10명의 경찰관이 사망했으며 시위대의 희생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이보다 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우즈베크 정부는 9명이 사망하고 34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AP통신 등 외신들은 “500여명이 살해당했고 2000여명이 다쳤다.”는 현지 의사와 목격자들의 증언을 인용,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13일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잠잠해졌지만 15일 유혈 강경진압에 항의하는 희생자 유족과 주민들의 목소리도 다시 커지고 있다. 안디잔에선 중무장한 군경들의 순찰속에서도 희생자 가족들이 곳곳에서 강경진압을 성토하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시위 재개 가능성도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반면 카리모프 대통령은 사태 종식을 주장하면서 내정 장악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13일 현장에서 직접 무력진압을 지휘했던 카리모프는 시위를 “이슬람 극단주의 반군의 난동”으로 규정하고 강경대응했다. 주변국들의 시민혁명에 놀란 카리모프가 ‘화근의 싹’을 뿌리뽑겠다는 자세다. ●‘그린혁명’ 성공 가능성 낮아 지난 89년 이후 15년간의 장기집권을 통해 카리모프는 유력 야당 등 반대세력의 불법화, 반체제인사 구금 탄압, 언론통제 등을 통해 단단한 권력기반을 다져왔다. 카리모프의 자신감은 한편 대외관계에서도 나온다. 유혈사태에 대해 미 백악관은 논평을 사양했고, 국무부만 시위대와 정부 양측의 냉정한 대응을 호소했다. 러시아는 처음부터 시위대를 비난하며 카리모프를 두둔했다. 이는 시위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 주도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미국이나 러시아 모두 이슬람세력의 확산을 반가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행여 이슬람 과격세력이 정권을 장악할 경우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처럼 반미적인 테러의 온상이 될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이것이 그루지야나 우크라이나, 키르기스스탄 등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이끌어낸 주변국들과 다른 점이며 우즈베키스탄의 혁명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카리모프의 신세를 지고 있어 바른 말을 하기 어렵다.‘자유와 민주의 확산’을 강조해 온 조시 W 부시 대통령이 아직 한번도 카리모프를 비난한 일이 없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9·11 직후인 2001년 11월부터 카리모프는 미 공군기지의 설치를 허용하는 등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협조해왔다. 지난 13일 종교탄압 중지와 자유보장 등을 요구하며 교도소 습격 및 시청사 점거로 이어졌던 시위는 잠잠해졌다.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옛 소련지역 시민혁명의 도미노현상이 우즈베키스탄에서 멈췄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한다. 유혈진압은 시위의 끝이 아니라 시작인 셈이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범죄백화점’ 미군 피소

    주한미군사령부는 13일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 미 공군 제51헌병대대 소속 D(27)중위를 강간과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한·미 경찰의 조사에 따르면 미군 헌병 순찰팀 일원인 D중위는 미군기지 주변 업소들에 대해 미군들의 출입을 금지시키는 ‘오프 리미트’(off limits·미군 전용업소의 경우 사실상 영업정지에 해당) 권한을 내세워 한국인들을 상대로 각종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강간, 폭행, 뇌물수수, 탈취, 절도, 간통은 물론 법률적 지시ㆍ규정위반, 직무 태만, 허위진술, 품위 유지 위반 등 무려 10여가지에 혐의에 이른다. 또 영외 거주지역에서 총기·도검·폭발물 단속법 위반 등의 혐의로 한국 사법당국에 추가 기소될 가능성도 있다. 그는 지난 3월 미 공군과 한국 경찰에 체포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에 있는 군사시설에 구금되어 있으며, 미군 형법 32조에 따라 재판을 받게 된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황장석기자의 아시아 창] 자국민 내쫓는 호주 백호주의

    호주 정부가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필리핀 태생 호주 시민권자를 여권이 없다는 이유로 국외로 추방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당국은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인권단체와 야당 등은 인종 차별이 분명하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관련 장관 경질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 등에 따르면, 북동부 퀸즐랜드주에 살던 필리핀 태생의 호주 시민권자 비비안 알바레즈(42)가 추방된 것은 4년 전이었다. 교통사고 직후 정신적 충격으로 기억을 상실한 그녀가 사고 조사 과정에서 여권을 내놓지 않자 이민국은 곧바로 추방해버렸다. 필리핀과 호주 양국 시민권을 갖고 있는 알바레즈는 18년간 살아오던 나라에서 쫓겨났고 두 자녀와 생이별했다. 이민국에 의해 필리핀의 한 여성보호단체에 보내진 그녀는 마닐라 서부의 정신적인 치료와 보살핌을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추방 이후 알바레즈는 호주 정부의 실종자 명단에 올랐으며 두 자녀는 수양부모 등에 맡겨졌다. 이같은 사연은 지난 11일 알바레즈를 보살피는 가톨릭 보호시설의 호주인 신부가 호주 위성방송 ABC의 알바레즈 실종 프로그램을 시청한 뒤 방송사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호주 정부는 그동안의 수색 작업에도 불구, 알바레즈를 찾지 못했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정부가 잘못된 추방 사실을 나중에 파악하고도 찾을 뜻이 없었던 것이란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ABC에 제보한 마이크 더핀 신부는 “이민국이 (출국)기록이 없겠느냐. 아니면 자신들이 저지른 일을 바로 잊어버린 것이냐.”고 꼬집었다. 호주 정부는 1973년 유색인종의 이민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백호주의(白濠主義)를 공식적으로 철회했지만 아시아인이 대부분인 불법 체류자를 강제로 구금하는 등 인종차별 정책을 고수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surono@seoul.co.kr
  • 경찰 간부가 인권위 진정

    검찰과 경찰이 수사권 조정 문제로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현직 경찰간부가 검찰이 벌금, 과료 등 재산형 대상자를 수배해 형집행장을 남발하고 시민들에 대한 경찰의 불법체포, 감금을 강요하는 등 시민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이에 대해 “경찰이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형집행장이란 형사소송법 제473조에 사형, 징역, 금고 또는 구류의 선고를 받은 자가 구금되지 아니한 때에 검사가 형을 집행하기 위하여 당사자를 소환하였으나 이에 응하지 아니한 때에 구인하기 위해 발부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강릉경찰서 생활안전과장인 장신중(50) 경정은 4일 “형사소송법상 경미한 범죄로 벌금 또는 과료를 선고받은 사람은 민사소송 절차에 의해 벌금을 징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면서 “하지만 검찰은 이를 무시하고 벌금 납부 통지조차 단 1회만 하고 즉시 수배와 함께 형집행장을 발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남발되는 형집행장이 매년 60만∼70만건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장 경정은 수사권 조정문제와 관련,“경찰이 이를 거부하지 못하는 것은 형사소송법 195조와 196조의 수사지휘권이라는 노예조항 때문”이라면서 “형집행장 문제는 특정 기관이 다른 기관과 일방적인 지배 종속관계에 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반박자료를 내고 “벌금형을 받고서 30일이 지나도 이를 납입하지 않을 경우 남은 재산이 확인되면 벌금형으로 집행을 한다.”면서 “그렇지 못할 경우에만 노역장에 유치하고, 이를 위해 형집행장을 발부받는 것인데 ‘남발’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법리를 오해한 데서 비롯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이슬람 과격운동 이집트서 불붙나

    중동지역에서 비교적 치안이 안정된 것으로 여겨져온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외국 관광객을 겨냥한 자살폭탄 공격과 총격전이 2시간 간격으로 발생했다. 이번 사건으로 범인 3명이 모두 숨지고 외국인 관광객 4명 등 9명이 다쳤다. 지난달 7일 이후 또다시 외국인을 겨냥한 테러인데다 여성이 테러에 직접 가담한 것도 전례가 없어 관광대국 이집트가 큰 충격에 빠졌다. 당국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자생적 이슬람 과격단체들이 갈수록 행동수위를 높이고 있어 90년대말 자취를 감춘 이슬람 과격운동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2시간 간격 관광객 겨냥 테러 이날 오후 3시15분쯤 카이로 국립박물관 근처 다리에서 한 남자가 뛰어내리며 사제폭탄을 터뜨려 이스라엘인 부부 등 외국인 4명과 이집트인 3명이 다쳤다. 내무부는 이 남자가 지난달 7일 관광객이 즐겨 찾는 칸 엘 칼릴리 시장에서 폭탄테러를 저질러 프랑스인 2명과 미국인 1명을 희생시킨 단체에 연계된 이합 유스리 야신이며 경찰 포위망이 좁혀오자 이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2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이번엔 야신의 누이동생과 약혼녀가 얼굴을 히자브로 가린 채 폭탄테러 현장에서 3㎞쯤 떨어진 올드 카이로구역의 사이다 아이샤 모스크 근처에 정차된 관광버스를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경찰은 두 여인이 자살했다고 발표했으나 목격자들은 경관 총에 맞아 숨졌다고 주장하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이집트인 2명이 다쳤을 뿐 관광객 피해는 없었다. ●과격 이슬람운동 재연될까 전전긍긍 사건 발생 직후 ‘순교자 압둘라 아잠 여단’이란 생소한 이름의 단체가 이슬람 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지난해 10월 시나이반도 폭탄공격에서 순교한 이들의 희생에 값하고, 경찰의 무차별 연행에 대한 보복으로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집트 무자헤딘 그룹’ 명의의 성명도 동일 사이트에 등장했다. 실제로 이집트 당국은 지난해 폭탄테러 직후 4000여명을 무차별 연행, 아직도 수십명을 감금하고 있고 다른 조직사건까지 포함하면 전체 구금자는 1만 6000명에 이른다. 이집트에선 지난 1992년부터 약 6년간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테러가 끊이지 않았다.97년 9월 카이로 국립박물관 앞 타흐리르 광장에 서있던 관광버스에 화염병이 날아들어 독일인 9명이 숨졌고 같은 해 11월 룩소르 신전 앞에선 총격으로 외국인 58명 등 62명이 희생됐다. 그러나 그 후 잠잠했던 외국인 겨냥 테러가 지난달 7일 칸 엘 칼릴리 시장 사건 이후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알 아흐람 정치전략연구소의 테러문제 전문가 디아 라슈완 박사는 최근 일련의 테러가 가족이나 친구 등으로 구성된 소규모 그룹의 소행이며 분노심에서 공격을 단행했을 뿐 진정한 조직을 갖추진 못했다고 보았다. 그러나 다른 분석가들은 ‘자마아 알 이슬라미야’나 이슬람지하드와는 다른 새로운 세대의 과격단체가 결성돼 행동에 나섰을지 모른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돈키호테 본받자”

    미국을 겨냥해 연일 목청을 높여온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돈키호테식’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24일 주례 방송연설을 통해 “미군과 연계된 여성이 군 시설을 촬영하다 체포됐으며 정유시설과 표지판 등을 찍은 수명의 미국인(기자)도 같은 혐의로 구금됐다 풀려났다.”고 밝혔다. 차베스는 체포된 여성의 국적이나 미군과의 연계 정황은 물론 언제 그같은 사건이 일어났으며, 풀려났는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어떤 미국 관리라도 그같은 짓을 하면 수감될 것이며 베네수엘라에서 재판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발언은 베네수엘라가 미국과 35년 동안 유지해온 군사분야 협력 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겠다고 선언한 지 이틀만에 나온 것이다. 지난 22일에는 미국 기자들의 정유공장 촬영에 도움을 준 장교를 포함, 베네수엘라군에서 교관으로 일하고 있는 미군 7명에게 출국 명령이 내려졌다. 현지 언론은 이번 조치가 양국의 외교적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음을 반영한다고 우려했다. 특히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미 정부가 베네수엘라의 도전을 어떻게 ‘통제’해나갈 것인지 남미 각국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또 앞뒤 안 재고 이상을 향해 용기있게 나아가는 행동형 인간인 돈키호테를 본받자며 정부 예산으로 올해 발간 400주년을 맞는 세르반테스의 소설 100만부를 인쇄해 23일부터 국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차베스 대통령 등이 일으킨 좌파 열풍이 남미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26일 브라질을 시작으로 콜롬비아, 칠레, 엘살바도르 등 4개국 순방에 나선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상습 범죄자들 ‘뇌’ 감정조절기능 크게낮다

    상습 범죄자들 ‘뇌’ 감정조절기능 크게낮다

    상습적인 범죄자는 감정과 공격성 등을 조절하는 뇌 기능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신영철 교수팀이 법무부 용역으로 청송감호소 피감호자들에게 전문신경심리기능검사를 실시한 결과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결과를 들어 상습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순구금보다 긍정적 사고를 갖도록 새로운 인식과 행동반응을 연습시키는 인지치료와 심리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부, 청송감호소 피감호자 심리검사 연구팀은 ‘성격장애로 인한 상습범죄자의 행동교정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연구’보고서에서 피감호자 58명의 전두엽(前頭葉)기능을 측정한 결과 이들의 평균이 15% 수준에 그쳤다고 밝혔다. 일반 성인의 측정치 평균은 50%를 웃돈다. 대뇌의 앞부분인 전두엽은 사회적 행동, 감정 조절, 행동 억제, 타인의 배려, 미래를 고려한 판단 등 고등행동을 관장한다. 또 대상자 가운데 강도나 성폭력 등을 저지른 ‘폭력적 범죄집단’은 절도나 사기, 약취유인 등을 저지른 ‘비폭력적 범죄집단’보다 전두엽 기능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전두엽의 기능 저하가 상습적이고, 폭력적인 범행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비행청소년 인지·심리치료 병행해야 조사 방법은 주로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위스콘신 카드분류검사(WCST)기법으로, 대상자가 주어진 카드를 모양이나 색깔을 기준으로 분류하는 행동을 분석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고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 등을 측정하게 된다. 예를 들면 색깔로 분류해야 할 카드를 모양을 기준으로 분류한 피조사자가 ‘틀렸다.’는 조사자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기준을 바꾸지 않으면 오차가 높아져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 이는 피감호자 162명의 자기보고형 설문지 조사에서 충동성 척도가 높을수록 분노표현 척도는 높은 반면 분노조절은 잘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과도 무관치 않다. 또 임상심리 전문가가 피감호자 37명을 직접 면담한 결과 46%인 17명이 알코올·약물의존 등 물질관련 장애나 우울증, 공황장애 등 정신과적 장애를 앓고 있었다.58명을 대상으로 성격장애 유무를 살핀 결과에서는 48%인 28명이 장애를 갖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18명은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연구자인 신 교수는 “정신과적 장애는 면담과 약물치료 등으로 회복이 가능하며, 전두엽 기능은 약물치료 등 신경생물학적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 정신과 신민섭 교수는 “전두엽은 20세까지 발달하므로 소년범의 재범 예방에 확실한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범죄자들 전두엽 기능 현저히 낮다

    상습적인 범죄자는 감정과 공격성 등을 조절하는 뇌 기능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이는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신영철 교수팀이 법무부 용역으로 청송감호소 피감호자들에게 전문신경심리기능검사를 실시한 결과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결과를 들어 상습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순구금 보다 긍정적 사고를 갖도록 새로운 인식과 행동반응을 연습시키는 인지치료와 심리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습범죄자 전두엽 기능 하위 15% 수준 연구팀은 ‘성격장애로 인한 상습범죄자의 행동교정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연구’보고서에서 피감호자 58명의 전두엽(前頭葉)기능을 측정한 결과 평균이 전체 분포의 하위 15% 수준이라고 밝혔다.일반 성인은 평균 50% 이상의 분포를 보인다.대뇌의 앞부분인 전두엽은 사회적 행동,감정 조절,행동 억제,타인의 배려,미래를 고려한 판단 등 고등행동을 관장한다. 또 대상자 가운데 강도나 성폭력 등을 저지른 ‘폭력적 범죄집단’은 절도나 사기,약취유인 등을 저지른 ‘비폭력적 범죄집단’보다 전두엽 기능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연구팀은 “전두엽의 기능 저하가 상습적이고,폭력적인 범행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조사 방법은 주로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위스콘신 카드분류검사(WCST)기법으로,대상자가 주어진 카드를 모양이나 색깔을 기준으로 분류하는 행동을 분석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고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 등을 측정하게 된다.예를 들면 색깔로 분류해야 할 카드를 모양을 기준으로 분류한 피조사자가 ‘틀렸다.’는 조사자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기준을 바꾸지 않으면 오차가 높아져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 이는 피감호자 162명의 자기보고형 설문지 조사에서 충동성 척도가 높을수록 분노표현 척도는 높은 반면 분노조절은 잘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과도 무관치 않다.연구팀은 “이 같은 피감호자는 폭력적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고,시설 내 적응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절반 가까이 치료 필요한 정신·성격 장애 또 임상심리 전문가가 피감호자 37명을 직접 면담한 결과 46%인 17명이 알코올·약물의존 등 물질관련 장애나 우울증,공황장애 등 정신과적 장애를 앓고 있었다.58명을 대상으로 성격장애 유무를 살핀 결과에서는 48%인 28명이 장애를 갖고 있었으며,이 가운데 18명은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연구자인 신 교수는 “만성적·상습적 범죄자에게는 개인별 성격이나 정신과적 질환 유무에 따라 심리치료나 재활훈련 등 각각 다른 치료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면서 “정신과적 장애는 면담과 약물치료 등으로 회복이 가능하며,전두엽 기능은 약물치료 등 신경생물학적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서울대병원 정신과 신민섭 교수는 “비행 청소년이나 공격성이 높은 사람을 대상으로 전두엽의 기능을 높여주는 컴퓨터 게임 등 프로그램이 개발돼 있다.”면서 “이러한 인지재활치료로 분노를 조절하는 법 등을 익히면 재범행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그는 “특히 전두엽은 20세까지 발달하므로 소년범의 재범 예방에 확실한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를 위해 전문의 1명과 임상심리학자 2명이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청송 제1·2감호소에 상주했다.연구는 상습 범죄자의 교정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취지로 이뤄졌으며,상습범,누범 등이 많은 청송감호소를 조사대상으로 정했다.피감호자에게 조사의 목적과 방법을 설명한뒤 서면동의한 166명을 연구했으며,도중에라도 검사를 거부하는 사람은 제외했다.연구팀은 “일반 교도소의 상습범 등에게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결과”라고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직장다니면서 돈 안 갚는 친구

    저는 믿음과 신뢰라는 두 글자를 믿어 왔는데 지금 가슴이 아픕니다. 친구가 급전으로 500만원을 부탁해 2002년 6월 카드회사에서 현금서비스를 받아 친구에게 빌려 주었습니다. 친구는 한 달 후에 원금과 이자를 갚았지만 며칠 뒤에 다시 돈을 꾸어 달라고 부탁을 해 와서 다시 같은 방법으로 빌려 주었습니다. 그러다 몇 달 이자가 밀려 제가 카드대금을 막았고,2004년부터는 700만원의 서비스 한도가 다 되어 개인 돈으로 이자를 내고 있습니다. 친구는 얼마 안 되는 급여에서 50만원씩 서너번에 나눠 저한테 입금을 시켜주더니 2004년 12월부터는 직장을 다니면서도 갚지 않고 전화도 안 받습니다. 우정을 깨더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받고 싶습니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신희택(31)- 희택씨와 같은 분을 위해 법원은 간편한 법적 절차를 제공합니다. 바로 소액사건제도입니다. 가까운 법원(시·군법원 포함)에 가서 소정 양식에 당사자, 청구금액, 빌려준 날을 적어 넣고 약간의 인지와 송달료를 납부함으로써 소액재판을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즉시 재판기일이 지정되고 간편하게 승소판결을 합니다. 이것으로 채무자의 재산에 강제집행을 합니다. 다만, 막상 재산이 없는 자에게는 받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빚을 갚을 때까지 노역을 시킬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계산과 예측을 잘못해 빚을 못 갚는 채무자에게는 파산제도가 채무자의 면책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친구 사이에 흔히 돈 거래가 이뤄집니다. 그러나 가까운 사이라는 점을 악용해 이득을 얻으려는 나쁜 자들도 있는가 하면 상환노력을 했으나 세상 일이라는 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기에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이론상 형사처벌이 가능하고 면책받을 수도 없지만 ‘핑계 없는 무덤 없다.’는 말처럼 대부분의 경우 어쩔 수 없이 못 갚았다고 할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결과적으로 친구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기에 당연히 돈 빌려 준 사람의 분노를 일으키게 됩니다. 그런데 친구에게 돈을 빌려 주면 친구와 돈 둘 다 잃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랜 경험이 녹아 있는 지혜로운 속담입니다. 돈 거래는 전문적인 금융기관이 맡고 있는데 그곳에서조차 돈을 빌려주지 않는 어려운 사람이라면 사회보장제도의 도움을 받게 하는 것이 옳습니다. 친구와 돈 거래는 권하지 않습니다. (파산·개인회생 전문 변호사)
  • ‘反 무바라크’ 시위 대학가 확산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장기독재에 맞서 비상계엄 폐지와 연임반대 등을 요구하는 시위가 대학가로 확산, 이집트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카이로와 나일 삼각주 지역의 대학 5곳에선 1만여명의 학생들이 ‘집권연장과 권력세습 반대’ 등을 외치며 비상계엄의 즉각적인 폐지를 촉구했다. 지난달 31일 이집트 보안당국이 가두시위를 금지한다고 발표하자 야당 연합체인 ‘키파야 운동’과 이슬람 정치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이 대학가 시위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파야는 ‘이제는 충분하다.’는 뜻으로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상징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카이로의 이슬람 대학인 알-아즈하르에선 4000여명이 승리를 상징하는 ‘V’자를 그리며 코란을 들고 교내를 행진했다. 카이로의 다른 대학인 아인 샴스와 헬완에서도 1000여명이 정치개혁 등을 촉구했다. 나일 삼각주 지역의 카프르 알 셰이크와 만수르 대학에서는 2000여명이 무바라크 대통령의 5선 연임을 반대했다. 앞서 4일에는 카이로의 아메리칸대학에서 400여명이 실질적인 민주개혁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교내 시위를 묵인하고 있으나 대학 정문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내로의 진입은 막고 있다. 보안당국은 지난달 31일 가두시위에서 200여명을 연행,60여명을 구금했다. 야당과 학생들은 비상계엄의 철폐와 대통령의 연임제한, 무바라크의 9월 대선출마 포기, 유엔 감시하의 선거실시, 차남인 가말의 권력세습 반대 등을 요구했다. 이집트 정부는 1981년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의 암살 이후 24년째 비상계엄을 실시하고 있으며 테러 수사뿐 아니라 반정부 시위 등에도 계엄법을 적용, 대내외 반발을 사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전태일 열사 1억4000만원 추가보상

    지난 1970년 근로기준법 준수를 주장하며 분신자살한 전태일 열사에 대해 1억 4000여만원의 추가보상이 이뤄진다. 민주화 보상자에 대한 보상 기준이 바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지급대상에서 제외됐던 민주화 관련 불법 구금자에게도 보상금이 지급된다. 정부는 4일 국무회의를 열고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법률 일부 개정령’을 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화 운동관련 사망자와 부상자에 대해 보상금 지급 기준임금을 당시 급여를 적용하거나, 당시 급여가 최저임금에 미달하면 현재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적용하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사건 당시의 급여만 적용했다. 생활지원금 지급기준은 30일 이상 구금자에게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구금자는 최고 5000만원 이내에서 지급받는다. 이에 따라 보상금이 지급된 민주화운동 관련자에게는 이미 지급한 금액과 새로 적용되는 기준에 따른 차액이 보상된다. 보상금이 미리 지급된 인원은 380명인데, 이중 50% 정도는 차액이 지급될 전망이다. 전 열사 가족에게 지급될 차액은 1억 4000여만원으로 가장 많다. 기존의 보상 방식은 사망 당시의 월수입을 기초로 호프만 방식에 따라 계산이 이뤄졌다. 당시 전 열사의 월 급여는 2만 991원이어서 2000년쯤 930만원을 보상받았다. 하지만 새 보상법에 따라 전 열사는 올해 최저임금인 월 64만 1840원을 기준금액으로 적용받게 됐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법조 일원화] ‘소년 판사’ 줄여 사법부 신뢰회복 기대

    [법조 일원화] ‘소년 판사’ 줄여 사법부 신뢰회복 기대

    ‘소년 판사’라는 말이 있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20대의 나이에 곧장 임용되는 법관들을 일컫는 말이다. 재판 당사자들은 사회 경험도 없고 나이도 어린 판사들의 판결에 승복할 수 있겠느냐고 말한다. 이는 결국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으로 이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판사·검사·변호사간 직역이동을 자유롭게 하는 법조일원화이다. 변호사 출신 판사들을 만나 법조 일원화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 사례 1 40대 부부가 이혼소송 때문에 가정법원을 찾았다.30대 초반 미혼의 여판사가 이들을 심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재판 도중 부인이 판사를 그만 ‘언니’라고 부르고 말았다. 단순한 말 실수일 수도 있지만 소송 당사자들이 젊은 여성 재판장을 대하는 속마음을 비친 것이었고 결국 그날 재판은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 사례 2 스님끼리 맞소송을 했다. 한 스님이 땅을 파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구치소에 열달 가까이 구금됐다.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지만 감옥에 있었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상대편도 형사적으로는 무죄지만 민사상으로는 사기가 성립한다면서 땅값을 전액 돌려달라는 맞소송을 냈다.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판사로 임용된 재판장은 재판에서 피고 스님에게 반야심경을 외워달라고 부탁했다. 신도들도 많이 참석한 법정에 반야심경이 퍼졌다. 낭송이 끝난 뒤 재판장은 스님들에게 “출가하신 사람들이 속세의 인연에 연연하지 말고 상대방이 서로 자신의 수행에 도움이 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겠느냐.”며 조정을 권고했다. 결국 양측은 조정에 합의했다. ■ ’소년판사’ 줄여 사법부 신뢰회복 기대 두 사례는 사회 경험이 풍부하고 노련한 법관과 그렇지 못한 법관의 재판이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 보여준다. 대법원은 내년부터 오는 2012년까지 변호사·검사 등으로 5년 이상 근무한 사람을 판사로 임용하는 ‘법조일원화’를 단계적으로 실시, 전체 법관의 50%까지 확대키로 했다. 경험 많은 변호사나 검사중에서 판사를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법원에는 전체 1964명의 판사 중에 변호사·검사 출신 판사들이 118명이 있지만 전체 연령은 낮은 편이다. ●법관의 연소화(年少化)와 경험부족 보완 M&A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던 A 판사는 “법조 일원화가 시행되면 가장 크게 달라질 것은 재판의 신뢰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A 판사는 “소송 당사자들도 아무래도 어린 재판관보다는 경험많고 나이도 많은 법관을 신뢰한다.”면서 “변호사 경험을 오래 쌓은 법관들은 당사자들의 사정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펌 출신의 B 판사는 “변호사 출신의 판사들은 사실 관계 파악이 빠르다.”고 했다. 변호사 때의 경험으로 변호사가 주장하는 내용을 금방 파악하고 재판을 매끄럽게 진행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실 관계를 잘 파악하기 때문에 변호사 출신 판사들은 당사자간의 조정도 수월하게 유도한다.”고 말했다. 판사가 갈수록 연소화되고 사회 경험이 부족해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대법원도 인식하고 있다.2003년 12월 현재 판사의 평균 연령은 38.8세.27∼40세의 판사가 전체의 68%나 된다.30세 이하만 108명이다. 대부분의 법관들은 수년간 사법고시 공부만 한 뒤 연수원을 수료하고 바로 판사로 임용된다. 사회 경험이 없어 ‘탁상 재판’,‘조문 재판’을 하게 된다. 또한 성적순으로 임용된 판사들은 엘리트 의식에 빠져 서민들의 실생활을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 ●재판 공정성 시비 일 수도 하지만 법조 일원화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변호사의 경력이 오히려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고객이나 동료 변호사, 출신 로펌, 변호사 때 알게된 대기업 등이 관련된 재판을 맡는다면 공정성에 시비가 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10여년간 변호사로 활약한 C 판사는 “변호사 출신 판사라 하더라도 법과 양심이 아닌 다른 것에 영향을 받아 재판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로펌출신의 D 판사는 “변호사가 판사로 임용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의 평판부터 맡았던 사건의 수와 내용, 납세 실적까지 철저한 검증을 거친다.”고 말했다.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변호사는 판사로 임용되기 전에 걸러진다는 것이다. 그는 초임 판사 시절 부장판사가 말해 준 예를 들었다. 선고 당일 피고인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같은 날 피고인의 가족이 갈비를 사들고 집으로 찾아와 선처를 호소했다. 이미 모든 사람이 이 사실을 알고 있을 때 어떻게 선고할 것인가. 만약 다른 사람에게 괜한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서 피고인에게 집행유예가 아닌 실형을 선고한다면 그것은 평균인의 판결이다. 그러나 판사는 설령 다른 사람들의 오해를 살 여지가 있어도 집행유예를 선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바로 임용된 판사들이라도 장점은 있다.C 판사는 “사회 경험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때가 덜 묻었다는 것”이라면서 “연수원을 마치고 바로 임용된 판사들은 그만큼 순수한 법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A 판사는 법조 일원화를 점진적으로 실시하고 그 상한선을 정한 것은 연수원 수료자와 변호사 경력자의 장점을 함께 살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판사 선발 외국선 어떻게 대법원은 내년에 5년 이상 변호사·검사 가운데 20명을 판사로 임용하는 등 법조일원화를 본격 도입한다. 해마다 변호사·검사 출신 판사를 늘려 오는 2012년부터는 한 해 충원하는 전체 법관의 절반인 75명을 경력자로 채운다. 법조일원화와 경력법관제의 혼합형인 셈이다. 임용심사는 판사 5명과 변호사·교수·언론인 등 외부인사 4명으로 구성된 법관임용심사위원회가 맡는다. 사법시험이나 사법연수원 성적보다 변호사 활동에서 드러난 실무능력을 중점 평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한변호사협회나 소속 변호사회, 법무부 등에 임용에 관한 의견도 조회한다. 법조일원화는 미국·영국·캐나다 등 영미법계 국가에서 일반적이다. 반면 독일·프랑스·일본 등의 대륙법계 국가는 경력법관제를 채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40∼50대 변호사 중에서 판사를 선발한다. 대통령이 변호사 활동과 변호사단체의 의견을 듣고 선발한다. 시험은 없다. 판사의 정치견해가 선발의 결정적 기준이 된다. 임기는 종신제. 영국은 경력 15년 이상의 변호사를 대법원장이 면담, 판사로 임용한다. 대부분 50대 초반으로 경력 25년 이상이 뽑힌다. 항소법원 판사나 대법관은 일반 판사 중에서 선발한다. 여왕이 임명하지만, 대법원장의 조언이 큰 영향을 미친다. 경력법관제를 채택한 독일은 두차례 국가시험을 통과한 법률가 중 성적상위자 10%를 판사로 임용한다. 처음 임용은 성적순이지만, 승진은 전문분야, 지역, 정당에 따라 결정된다. 프랑스의 경우 국립사법관학교 입학시험에 합격,31개월간 연수를 받으면 판사로 임용된다. 법학교수나 변호사 등도 서류심사를 통과하면 사법관학교에 들어간다. 그러나 90%는 대학졸업 후 바로 입학시험에 합격한 경우. 일본은 우리와 비슷하다. 사법시험 합격 후 1년 6개월간 사법연수소에서 교육을 받고, 연수원 성적에 따라 성적상위자가 판사보로 선발된다. 판사보로 10년간 활동하면 판사로 임용된다. 2001년 12월 일본변협은 일부 변호사를 판사로 추천하기도 했지만,2003년 판사 7명, 판사보 3명만 변호사 출신이었다. 판사들은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변협에 파견, 변호사 업무를 맡기도 한다. ■ 법조 3륜 경험 최윤희 교수 “검사·변호사·판사를 거치며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뒷모습까지 읽어내는 지혜를 배웠습니다.” 건국대 최윤희(41·사시 30회) 교수는 검사로 8년, 변호사로 6년, 판사로 1년을 일했다. 법조 3륜을 모두 경험한 특이한 이력이다. 최 교수는 1998년 검찰을 떠날 때만해도 이처럼 다양한 삶을 경험하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검찰을 떠나며 많이 아쉬워했어요.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구나 싶어서요.”신임 판사를 경험많은 변호사·검사에서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최 교수가 법무법인 김&장에서 일하던 2003년, 사법연수원에서 민법실무를 강의할 부장판사를 변호사 중에서 모집한 것이다. 최 교수는 “교단에 서고 싶은 마음이 앞서 어렵지 않게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입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남편인 오정돈(45·사시 30회) 부장검사의 전폭적인 지원도 힘이 됐다. 사법연수원에서 부장판사로 근무하던 최 교수에게 또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사법개혁위원회가 로스쿨을 도입하기로 합의하면서, 각 대학이 법조인을 앞다퉈 초빙한 것이다. 지난해말 최 교수는 세 대학에서 연락을 받았다.“판사로 재판을 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교단이 너무 매력적이라 다시 도전했지요.” 검사와 변호사, 판사를 거치며 최 교수는 다양한 관점에서 사건을 분석하는 힘을 얻었다고 했다. “권력 앞에선 누구나 움츠러 듭니다. 속마음까지 털어놓고 얘기하지 않지요. 피의자는 검사와 변호사, 판사 앞에서 다른 모습과 말을 합니다. 경험이 다양한 법조인은 그 모습 뒤에 숨겨진 진실을 파악하지요.” 검사·변호사로 피의자를 경험한 판사는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훨씬 유리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검사 출신 변호사들은 입버릇처럼 ‘다시 수사를 하면 정말 잘할 텐데….’라고 말합니다. 사건의 한 쪽면만 보다 다른 쪽을 경험하니까, 이런 탄식이 나오지요.”그의 다양한 경험은 가르치는데도 큰 도움을 줬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재판 결석 지율스님 구금영장

    울산지방법원 형사3단독 장경식 판사는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공사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돼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는 내원사 지율 스님에 대해 구금영장을 발부했다고 31일 밝혔다.
  • 학교폭력 어떻게 풀까 (1)

    학교폭력 어떻게 풀까 (1)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치유책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부처가 내놓은 처벌과 단속 위주의 접근법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가해자 치유를 위한 심리상담과 지원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일진회를 비롯, 가해학생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일탈행위에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동안 체벌이나 보호관찰, 구금 등으로 이들을 처벌해 왔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오히려 학교폭력이 더욱 음성화하고 흉포화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가해학생의 심리와 치유사례를 해부하고, 전문가 진단과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학교폭력의 해결책을 모색해 본다. 지난 27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청소년수련관 상담실에 소년과 어머니가 찾아왔다. 어머니는 아들의 이름을 가명으로 대면서 상담을 빨리 끝내달라고 재촉했지만, 소년은 “뭐가 부끄럽냐.”며 ‘무용담’을 늘어놓는다. 고등학교 1학년때 동급생을 폭행하고 1년을 휴학했다는 그는 중학교 시절에는 집단폭행의 피해자였다. ●“내앞에서 기니 기분이 좋았다” 중학시절 왜소한 체격이었던 승일(17·가명)이는 매일처럼 폭행과 갈취에 시달렸지만, 직장에 다니는 어머니는 관심을 쏟을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승일이가 고교에 진학한 뒤 키와 몸무게가 늘고 힘도 세어지자 상황은 역전됐다. 한두번 주먹을 쓰자 승일이를 대하는 친구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그는 “복도를 걸어가면 학생들이 비켜서서 길을 만들어주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털어놨다. 학교 폭력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교육부, 경찰 등 당국은 학교에 더욱 촘촘한 감시망을 펼치는 ‘강수’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가해학생들의 눈에는 당국의 조치들이 폭력의 장소를 학내에서 학외로 옮기는데 불과한 것으로 비쳐질 뿐이다. ●시험 망쳐도 야단 안치던 엄마보다 일진회 친구들이 더 좋아 지난해 일진회 ‘짱’을 맡았던 지희(15·여·가명)는 수수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기자를 만나러 왔다. 지난해 6월 원조교제를 하려다 경찰에 붙잡힌 뒤 학교를 쉬고 집에서 공부하는 지희는 ‘짱’시절 했던 화려한 액세서리와 미니스커트에 눈길이 가곤한다. 그렇지만 “옛날에 놀던 곳을 찾으면 마음이 들뜨긴 해도, 답답하더라도 책상앞에 앉아 공부하는 지금이 마음 편하다.”고 털어놨다. 지희는 중학교 1학년 때 그저 친구들이 좋아서 일진회에 가입했다. 시험을 망치고 담배를 피워도 야단도 치지 않는 어머니,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폭행사건만 터지면 불러서 추궁하는 교사는 마음에서 멀기만 했다. 지희는 “입학후 선도부에 들어가려고도 했지만 교사가 성적이 모자라 안된다고 했다.”면서 “적어도 일진회에 가면 나를 알아주는 친구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지희가 일진회에서 빠져나왔던 것은 경찰에 붙잡혔기 때문이랄 수 있다. 담당 경찰관이 심리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복지사를 소개시켜 줬다. 학교에서 잘못을 추궁받을 때면 반항심이 앞섰던 지희에게 신기하게도 이 사회복지사는 몇 개월 지나도 원조교제나 일진회 얘기는 꺼내지 않고 “네가 하고 싶은 얘기를 들려 달라.”고만 했다. 지희는 “자연스럽게 친해지며 마음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친구들을 때리고 금품을 뜯으면서도 “너희들이 약하니까 맞는 것”이라고 떳떳해하던 지희는 지금은 피해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얼마 전 근처에서 지희가 아는 여학생들이 2명을 묶고 얼굴에 뜨거운 물을 붓는 등 집단폭행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가해학생들에게 뭐하는 짓이냐고 따끔하게 야단을 쳤다고 했다. ●내가 힘들어 상대방 기분은 배려 못해 지난해 4월 경찰서에서 포승에 묶인 채 기자와 대면한 적이 있는 경훈(17·가명)이는 훨씬 밝은 모습이 돼있었다. 오토바이로 날치기를 하다 넘어져 심하게 다쳤던 귀도 흉터 없이 아물었다. 춘천의 교정시설에서 생활하다 얼마 전 대안학교에 들어간 그는 “피해학생에게 미안하다.”는 말부터 꺼냈다. 그저 노는 것을 좋아하던 경훈이는 2001년 어머니가 집을 나간 뒤부터 엇나갔다. 술로 시름을 달래던 경훈이아버지는 이듬해 영양실조로 사망했다. 경훈이는 길거리에서 발견된 아버지의 시신을 보고는 큰 충격을 받았고, 외면하는 친척을 등지고, 친구집과 찜질방을 떠돌았다. 또래 아이들과 조직을 만들어 학생들을 폭행하고 돈을 빼앗던 경훈이는 “상대방이 어떤 기분일지는 생각조차 못했다.”고 후회했다. 하지만 경훈이는 마음을 의지할 만한 사람은 아직 찾지 못했다. 교정시설을 나온 뒤 할머니집에 들어갔지만 가출을 되풀이하고 있다.“집을 나오더라도 아르바이트를 구하려고 노력했지 나쁜 짓은 하지 않았다.”면서 “그 때처럼 나를 옭아맬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해 본다. ●사업까지 그만두고 찾으러 다닌 아버지 덕에 수렁 벗어나 중학교때 노래방에서 후배들에게 가혹행위를 했던 희진(21·여·가명)씨는 지금은 대학생이다. 희진씨는 “나를 찾으러 다니느라 고생하신 아버지께 죄송하고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했다. 친구들과 어울리다 ‘조직’의 일원이 되었다는 희진씨는 “그때는 언니들이 하는 대로 그저 휩쓸려서 내가 뭘하는지도 몰랐다.”고 후회했다. 가출, 폭행, 본드흡입…. 엇나가기만 하던 희진씨는 헌신적인 아버지와 마음을 열어준 담임 교사가 다잡아줬다. 가스총까지 갖고 다닌 아버지는 비행이 일어날 만한 후미진 곳을 수시로 둘러보기까지 하며 희진씨에게 매달렸다. 운영하던 공장이 망해 포장마차로 생계를 잇기도 했다. 중3때 담임교사는 모범생보다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에게 더 관대하고 기대를 가져 주었다.“수업시간에 화장실에 숨어 있는 나에게 처음 매를 들었던 선생님이 엉엉 우시는 것을 보고 따라 울면서 반성했다.”고 뒤돌아보는 희진씨에겐 전문기관에서 가해자 상담을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희진씨는 “그때 친구들 가운데 스무 살도 되기 전에 오토바이를 타다 죽은 아이도 있다.”면서 “벗어나고 싶어도 환경이 힘들어 어쩔 수 없는 아이도 있는데, 마음 의지할 곳이 많았던 나는 운이 정말 좋았다.”고 밝혔다. 그는 “친구를 때리고, 돈을 빼앗은 기억이 어른이 되면 얼마나 창피하고 후회스럽겠느냐.”면서 “주변에 도움을 청하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도 남겼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전문가 진단과 해법 전문가들은 학교폭력의 감시·단속을 강화하고 처벌수위를 높이는 ‘충격요법’은 일시적인 효과에 그치고, 오히려 폭력을 음성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가해자 역시 ‘마음이 아픈 환자’라는 점에서 먼저 이를 치료해야 폭력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1995년부터 5년간 안산의 사회복지시설에서 문제행동을 일으킨 학생을 상담했던 보라매 청소년수련관 상담실 목영경 팀장은 “가해학생 대부분은 어린 시절 윤리관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아 죄의식 자체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심리치료가 필요하다.”면서 “가해학생의 처벌을 강화하거나 언론보도 등을 통해 충격적인 실상을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우리들이 정말 대단한가 보다.’라는 우쭐함만 키울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아이들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고 인정해주는 곳에 있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의 사회복지시설 등이 손을 잡고 어느 한 곳에서라도 ‘지지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면 일진회 등의 결속력도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립방배유스센터 이유미 상담팀장은 “가해학생은 대부분 가정·생활환경이 어렵고,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청소년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형사처벌이나 사회봉사 같은 형식적인 조치보다는 아이들을 전문적으로 상담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장은숙 사무처장은 “가해학생도 우리가 보듬어야할 학생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이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나 전문 심리상담으로 감성적인 느낌을 찾을 수 있도록 교육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려대 교육학과 권대봉 교수는 “병영체험과 같은 삼청교육대식 대책을 내놓는다고 가해학생의 심성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라면서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등이 연계해 감옥이나 종교·장애복지 시설 등과 같은 곳에서라도 가해학생이 윤리성과 사회성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률적으로 가해자 심리상담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국청소년개발원 연구위원 이춘화 박사는 “학교폭력예방과 대책에 관한 법률 15조의 가해학생들에 대한 조치에서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를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9개의 선택 조치 중 하나에 불과하다.”면서 “심리상담 의무조항을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씨줄날줄] 외교관 여권/김경홍 논설위원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관은 특권을 누린다.‘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은 여러 국가의 다른 헌법체계와 사회제도에도 불구하고,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공관 직무의 효율적 수행을 보장하기 위해 외교관의 특권과 면제조항을 두고 있다. 비엔나 협약 제29조는 “외교관의 신체는 불가침이다. 외교관은 어떠한 형태의 체포 또는 구금도 당하지 아니한다. 접수국은 상당한 경의로써 외교관을 대우하여야 하며 또한 그의 신체, 자유 또는 품위에 대한 여하한 침해에 대하여도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제36조에 따르면 외교관의 개인수하물은 검열에서 면제된다. 다만 법률로써 수출입이 금지되어 있거나, 검역규정에 의하여 통제된 물품이 있다고 추정할 만한 중대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외교관이나 대리인의 입회 하에서만 검열을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한 때 북한 외교관이 밀수를 하다 적발된 경우가 있었어도 외교관 특권에 따라 체포되지 않고 추방정도로 마무리된 것은 일반인과는 달리 외교관 신분이었기 때문이다. 여권에는 3종류가 있다. 일반여권과 관용여권, 외교관여권이다. 물론 외교관여권 소지자는 불체포 특권 등이 보장된다. 외교관여권은 재외공관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에게 발급된다.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과 국회의장, 대법원장, 국무총리, 외교통상부장관, 특명전권대사,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에게도 외교관 여권이 주어진다. 전직 대통령, 전직 3부요인, 특별사절, 정부대표에게도 주어진다. 별도로 여행목적과 신분에 비추어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외교통상부장관이 한시적으로 외교관 여권을 발급할 수 있다. 최근 김정길 대한체육회장이 외교통상부에 외교관 여권 발급을 요청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IOC위원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외교관여권 발급대상이 아니다. 해외출장이 많고 특히 통관절차가 복잡한 아프리카 등을 방문할 때 일반 여권은 너무 불편하다고 체육회측은 설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특권의식이라고 지적한다. 외교관 여권의 남발을 걱정하는 측도 있다. 하지만 단순하게 특권이냐 아니냐를 따질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스포츠외교의 중요성으로 볼 때 대한체육회장 신분에 대한 외교관 여권에 인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家 ②-한솔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家 ②-한솔그룹

    한솔그룹은 삼성가(家)의 맏딸인 이인희(76) 고문이 일궈낸 기업이다. 아울러 ‘큰 소나무’란 뜻의 순 우리말 이름을 가진 국내 최초의 대기업이기도 하다. 1991년 삼성가로부터 전주제지(현 한솔제지)를 받아 ‘홀로서기’에 나선지 15년. 이 ‘큰 소나무’는 한때 19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재계 서열 11위(자산규모 9조 3970억원)까지 올라 ‘리틀 삼성’으로 불렸다. 계열분리 당시 매출액은 3400억원에 불과했지만 금융과 정보통신, 제지의 3개 부문을 축으로 삼아 급성장하며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에 뽑히기도 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한솔도 생채기는 있었다.1998년 외환위기 파고에 휩싸이며 ‘곁가지’를 잘라내는 아픔을 겪은 것. 매출액은 1999년 4조 5000억원을 정점으로 2003년 2조 5000억원으로 떨어지며 한동안 자존심에 작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2002년 이후 3년 연속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온갖 풍상을 이겨낸 소나무가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것처럼, 한솔은 올해 불혹(창사 40돌)을 맞아 한솔제지를 중심으로 재도약을 다지고 있다. 구조조정에 나설 당시에 ‘어디까지나 내일의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일 뿐’이라는 이 고문의 약속이 마침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고 이병철 회장 “쟤가 아들이라면…” “이리 오세요.” 어두운 극장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우물쭈물했던 나는 그녀가 이끄는 대로 맡겨둘 수밖에 없었다. 이인희 고문의 남편인 조운해(80) 전 강북삼성병원(옛 고려병원) 이사장이 회고록에서 밝힌 아내와의 첫 상견례 대목이다. 조 전 이사장은 1948년 이 고문과 첫 만남에서 발생한 ‘작은’ 사건으로 인해 앞으로 ‘통 큰 여장부’와 ‘숫기 없는 남자’로 살아갈 운명을 예감했다고 한다. 조 전 이사장은 회고록에서 아내인 이 고문에 대해 “수완이 탁월할 뿐아니라 사업가적 재질이 뛰어난 전형적인 삼성가 출신”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꼬장꼬장한 자신과 달리 아내는 남자처럼 걸걸한 편이어서 우리 두 사람은 서로 뒤바뀐 부부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고문의 경영자적 자질을 가장 아꼈던 사람은 부친인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고 이 회장은 이 고문에 대해 “쟤가 아들이라면 내가 지금 무슨 근심 걱정이겠노.”라고 수시로 말했다고 한다. 당시 고 이 회장은 삼성의 후계자 문제로 골치를 썩을 때였다. 그래서인지 고 이 회장은 골프 라운딩을 할 때마다 맏딸인 이 고문을 데리고 다녔다. 이 고문에게 인사 교류의 폭을 넓혀주고, 경영에 관한 조언을 해주기 위해서였다. 이 고문도 부친을 기쁘게 하기 위해 남모르게 골프 연습을 많이 했다. 그는 골프도 연구하는 자세로 임했다. 골프에 관한 노트가 수십권이나 된다. 고 이 회장의 메모하는 습관을 그대로 닮았다. 이 고문은 “라운딩할 때마다 아버지한테서 회사를 경영하는 기법이나 노하우를 많이 배웠다.”고 회상했다. 이 고문의 골프 스타일은 경영에서 그대로 묻어난다. 주도면밀하게 연구한 뒤 한번 결정하면 그대로 밀어붙인다. 이런 경영 스타일은 정보를 중요하게 여겼던 고 이 회장의 경영관과 다르지 않다. 이 고문은 “골프는 연습한 만큼, 그리고 노력한 만큼 거두는 운동이며 기업 경영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고문은 삼성에서 한솔이 분리된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선 적이 거의 없다. 대표이사를 할 때도 그의 직함은 ‘고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카리스마와 결단력은 고 이 회장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고 한다. 자식들의 무리한 공격 경영으로 한솔이 휘청거린 1998년, 그는 구조조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회사를 정상으로 회복시켜 놓았다. 그리고 나서 3남인 조동길(50)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주었다. 고 이 회장이 경영능력이 뛰어난 3남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의 대권을 물려준 것과 같은 대목이다. 이 고문의 경영철학을 단적으로 드러낸 일화가 있다. 한솔은 1996년 종합레저산업에 진출하면서 오크밸리 건설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게 됐다. 이 고문이 참석한 가운데 콘도 분양을 위한 모델하우스 신축 문제를 놓고 임원회의가 열렸다. 한 임원이 모델하우스의 시공은 실제 콘도의 객실보다 조금 크게 시공해서 고객의 호감을 얻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당시는 모든 건설사가 그런 관행을 따르고 있던 때였다. 이 고문은 “정직하지 못하면 그 기업은 오래가지 못한다. 실제와 하나도 다름없이 시공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이 고문은 벽지부터 손잡이에 이르기까지 2년 후에 개관될 콘도 자재를 긴급 구입해 실제 콘도 객실과 똑같은 모델하우스를 만들었다. 이 고문은 부친인 고 이 회장만큼이나 자존심이 강하다. 삼성가의 장녀로서 누구보다 지기 싫어하는 성격을 지녔다. 삼성에서 한솔이 분리될 무렵 그를 당황하게 만들었던 것은 “우리가 삼성에 들어왔지 전주제지에 들어온 것은 아니다.”라는 직원들의 인식이었다. 이 고문은 이를 받아들여 직원들에게 국내 최고 수준의 복리후생을 제공했다. 특히 삼성가로부터 받은 삼성중공업의 일부 지분을 임직원에게 그냥 나눠준 것은 ‘한솔은 사람이다.’라는 경영 이념과 ‘통 큰 여장부’로서 기질을 잘 보여준 대목이다. 이 고문은 또 직원들에게 보이지 않는 배려와 관심을 쏟았다. 공장을 방문하면 식당에 어떤 꽃을 갖다 놓으라든지, 직원 유니폼 선정 등을 일일이 챙길 정도다. 한번은 한 사원이 사옥 로비에서 인사를 드리자 이 고문은 사원 이름을 불러 감동을 주기도 했다. ●경북의 명문가 조씨 가문 조운해 전 이사장은 경상도 명문가인 한양조씨 일문인 조범석가(家)의 3남1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부친인 조범석씨는 일찍이 금융계에 투신, 대구금융조합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다. 당시 조씨 가문은 경북 영양에서 의사와 학자, 판·검사를 두루 배출한 경북 일대의 명문 집안으로 유명했다. 해방 이후 박사만 14명이나 배출했다. 시인 조지훈(본명 조동탁)도 이 집안 인물이다. 조 전 이사장의 초등학교 동창인 김집 전 체육부 장관은 어린 시절 조 전 이사장의 집안에 대해 부러움을 많이 느꼈다고 술회하곤 했다. 조 전 이사장은 1948년 11월 박준규 전 국회의장의 중매로 이 고문을 아내로 맞았다. 박 전 의장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모친인 고 박두을 여사의 조카다. 박 여사는 맏딸인 이 고문의 배필을 박 전 의장에게 부탁했고, 박 전 의장은 경북중학교 1년 후배인 조 전 이사장을 추천한 것이다. 조 전 이사장은 경북대 의대(옛 대구의전)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대학원에서 소아과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경영과 거리가 먼 서울대학교병원 근무를 시작으로 의사 활동을 시작했다. 이 고문은 이화여대 3학년 때 양가 집안의 합의로 결혼함으로써 이대 학칙상 학업을 끝내지 못했다. 그 후 이 고문은 이화여대를 위해 많은 공헌과 후원을 해왔으며, 특히 전문 여성 양성을 위한 두을장학회 초대 이사장을 맡아 우리나라 여성인력 육성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정략 결혼은 ‘NO’ 한솔가의 2세(3남2녀)들은 정략 결혼과는 거리가 멀었다. 당시 재벌가의 결혼이 ‘끼리 문화’가 지배적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이다. 3남인 조동길 한솔 회장 아내인 안영주(48)씨의 집안이 그나마 좀 알려진 편이다. 안씨의 부친은 안영모 전 동화은행장이다. 장남인 조동혁(55) 한솔 명예 회장은 이정남(54)씨와 신혼 살림을 차렸다. 조 명예 회장의 장녀인 연주(27)씨는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차녀인 희주(25)씨와 아들 현준(16)군은 학생이다. 차남인 조동만(52) 한솔아이글로브 회장은 대학시절 친구 소개로 부인 이미성(49)씨를 만났다. 장녀인 은정(25)씨와 차녀인 성진(19)양, 아들인 현승(15)군은 모두 학생이다. 3남인 조 회장은 부인 안씨를 만나 1남1녀를 두고 있다. 장녀인 나영(23)씨는 현재 삼성전자 인턴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아들 성민(18)군은 학생이다. 며느리 세 명이 모두 이화여대 출신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한솔가의 막내딸인 조자형(33)씨는 타이완계 미국인 빈센트 추(36)와 국제결혼했다. 이 고문은 당시 “너희 둘이 좋다는데 국제결혼이면 어떠냐.”면서 결혼을 승낙했다는 것이다. 결혼식은 타이완에서 열려 가족들만 조용히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빈센트 추는 현재 중국에서 정보기술(IT)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양(6)과 경(3) 등 아들 둘을 두고 있다. 장녀인 조옥형(44)씨는 권대규(46) 한솔창업투자 부사장과 연애결혼했다. 권애영(17)양과 권이주(10)양 두 딸은 학생이다 ●‘3각 분권형’에서 조동길 회장 ‘단독 체제’ 한솔은 장남 조동혁 명예회장과 차남 조동만 한솔아이글로브 회장,3남 조동길 한솔 회장이 1997년부터 모두 부회장을 맡아 공동으로 그룹을 이끌었다. 장남은 금융을, 차남은 정보통신을,3남은 제지 부문을 맡았다.3형제가 각자의 관심과 능력에 따라 그룹 사업부문을 자연스럽게 떠안은 셈이었다. 이 고문은 경영 조언자로서 2선에서 자식들을 지원했다. 3형제 가운데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낸 인물은 차남 조동만 회장이었다. 발이 넓은 조 회장은 1996년 개인휴대통신(PCS) 사업권을 따내며 물오른 경영 능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그룹이 PCS사업을 KT에 매각한 뒤 통신사업에서 손을 떼고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장남인 조 명예회장은 1994년 부친의 뒤를 이어 강북삼성병원을 경영하다가 1995년 한솔에 합류했다. 그는 한솔종금(당시 대아금고)과 한솔창투(동서창투) 등을 인수하며 한솔의 금융업 확대를 진두지휘했다. 그러나 한솔의 주력사업이 제지로 재편된 뒤인 2002년 그룹 명예회장으로 선임돼 경영 일선에서 한발 비껴섰다. 그는 선이 굵고, 글로벌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명예회장은 매년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며 세계적인 재계 인사들과 교류를 넓히고 있다. 3남인 조 회장에게는 ‘실무를 아는 최고경영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형제들 가운데 가장 먼저 한솔에 합류해 ‘제지통’으로 성장했다. 삼성물산의 자금업무와 JP모건을 거친 만큼 재무 감각도 남다르다. 형들이 신규 사업 확장에 나설 때 그는 조용히 한솔제지의 내실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외환위기 직후 신문용지 사업을 매각하고, 팬아시아페이퍼 합작법인을 주도해 모친인 이 고문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본 NHK방송은 한국기업의 모범적인 구조조정 사례로 한솔을 소개하기도 했다. 외환위기 이후 한솔은 금융·정보통신 사업을 정리하고 그룹의 주력사업을 제지로 전환함으로써 조 회장은 2002년 자연스럽게 한솔의 ‘대권’을 물려받게 됐다. ●한솔의 전문 경영인 선우영석(61) 한솔제지 부회장은 삼성출신 한솔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다. 조 회장과는 동서지간이다. 그의 아내 안인숙씨는 조 회장의 부인인 안영주씨의 언니다. 선우 부회장은 1998년 합작사(한솔·캐나다 아비티비 콘솔리데이티드·노르웨이 노르스케 스코그)인 팬아시아페이퍼 대표이사를 맡아 매년 매출액을 10%씩 성장시켰을 뿐 아니라 입장과 문화가 다른 세 회사를 조율하고 설득시키며 우량 회사로 발돋움시켰다. 이에 앞서 그는 한솔 상하이공장을 건립한 뒤, 공장을 가동하던 첫 해부터 흑자를 내는 사업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선우 부회장은 유창한 영어실력과 국제적인 경영감각, 추진력 등 최고경영자(CEO)로서 지녀야 할 덕목을 두루 갖췄다는 평이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0년 제일모직에 입사, 삼성과 인연을 맺었다.1993년 한솔로 옮기기 전까지 삼성의 해외 부문과 기획업무를 맡았다. 신현정(56) 경영기획실장은 한솔의 안살림을 맡고 있는 살림꾼이다. 신 실장은 삼성물산 총괄경영지원본부장과 제일모직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문주호(58) 한솔제지 영업·생산 부문 대표이사는 타고난 영업맨으로 매년 영업 사원들에게 직접 새 신발을 신겨주는 행사인 ‘착화식’을 갖고 ‘발로 뛰는 영업’을 강조한다. 유명근(58) 한솔홈데코 대표는 영업·생산·기획 등을 두루 거치면서 해박한 지식을 자랑한다. 최근 기후변화협약이 시행됨에 따라 탄소배출권 확보가 한층 중요해진 가운데 그는 90년대 초 이미 해외조림 사업을 강하게 밀어붙인 식견있는 CEO다. 서울대 임학과를 나왔다. 지난해 취임한 권교택(57) 한솔케미칼 대표는 적자에 시달렸던 한솔케미칼을 단숨에 흑자로 전환시킨 능력있는 CEO다. 침착한 성격에 세심한 경영 스타일이다. 김근무(60) 한솔개발 대표는 고객서비스를 최고의 경쟁력으로 강조한다. 오크밸리는 4년 연속 한국능률협회가 주관한 서비스품질 최고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유재철(54) 한솔건설 대표는 삼성건설 총괄팀장과 공사지원팀장을 거친 정통 건설맨이다. 업계에서 치밀하고 꼼꼼하기로 유명하다. 서강호(56) 한솔CSN 대표의 경영철학은 ‘선택과 집중’. 그는 인천화물터미널과 한솔CS클럽을 매각하며 물류사업에 집중, 한솔CSN의 경영을 정상화시켰다. 그는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40분에 주파하는 마라톤 마니아다. 한솔LCD를 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키운 김치우(56) 대표는 현장 경영을 중시하는 CEO다. 정형근(55) 한솔EME 대표는 엔지니어링 전문가로 꼽힌다. 한솔텔레컴 유화석(53) 대표이사는 온라인게임과 인터넷 포털 등 적자사업을 정리해 경영안정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조동길회장 ‘테니스 경영’ 조동길 한솔 회장은 대단한 테니스 예찬론자다. 마니아 수준을 넘어 테니스를 경영에 접목시킬 정도다. 현재 한국테니스협회 회장이다. 그는 테니스와 경영의 공통점으로 ▲강인한 기초 체력 ▲요행수가 통하지 않는 실력주의 ▲상대방에 대한 배려 등을 꼽는다. 조 회장의 남다른 점은 ‘테니스 경영이론’을 실제 비즈니스에도 적용한다는 것이다.9년째를 맞는 한솔-미국 앨라배마 펄프사간 친선 교류행사가 그 예이다. 이 행사는 테니스와 골프 두 종목으로 친선 경기가 이뤄지는데, 조 회장은 직접 테니스 선수로 뛴다. 또 매년 사내 테니스 대회를 열어 선수로 뛸 뿐 아니라 경기가 끝난 후에도 출전 선수와 격의없이 어울리곤 한다. 러시아의 ‘테니스 요정’인 마리아 샤라포바 초청 이벤트는 조 회장의 ‘테니스 경영’을 가장 잘 드러낸 대목이다. 한솔은 지난해 9월 개최한 제1회 ‘한솔 코리아오픈 테니스 대회’에 세계적인 스타 샤라포바를 초청, 이른바 ‘샤라포바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100억원이 넘는 홍보효과를 거뒀을 뿐 아니라 적자가 당연시되던 테니스 대회도 흑자가 가능하다는 값진 수확을 올렸다. 당시 조 회장의 ‘레이더’에 포착된 선수가 바로 샤라포바. 샤라포바는 그 때까지만 해도 기량보다 외모로 유명한 테니스 선수 중 하나였다. 그래서인지 조 회장측의 적극적인 설득에 어렵지 않게 구두 승낙을 얻어냈다. 특히 샤라포바가 세계 최고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테니스 대회를 우승하면서 조 회장이 빼든 ‘샤라포바 카드’는 그야말로 대박이 예견됐다. 하지만 일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이 때부터였다. 말 그대로 ‘자고 일어나 보니 스타가 된’ 샤라포바는 ‘작은 대회’에는 출전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각종 스케줄이 밀려 있어 방한할 수 없다고 강짜를 부리기 시작한 것. 이 때부터 기업인 최초로 한국협상협회에서 협상 대상을 받은 조 회장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조 회장은 “비즈니스는 신의가 최우선이다. 구두 약속도 계약서에 서명만 안했을 뿐이지 사실상 약속이다. 스타가 약속을 저버리기 시작하면 팬들은 당연히 돌아설 수밖에 없다. 약속을 지켜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샤라포바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아버지 유리 샤라포바를 집중 공략했다. 양측은 윔블던 우승 ‘프리미엄’을 약간 얹어주는 수준에서 최종 합의에 성공했다. ■ 이인희고문의 자식교육 이인희 한솔 고문도 자식 교육 만큼은 한국의 ‘보통 어머니’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재계의 대표적인 여성 CEO(최고경영자)로서 한솔을 키우느라 숨가쁘게 달려왔지만 자식을 잘되게 하기 위해 때로는 어머니로서의 냉정함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 고문은 한솔이 삼성에서 분리된 이후 동혁, 동만, 동길 3형제와 한지붕 아래 같이 살면서 엄격하게 경영 수업을 시켰다. 3형제는 회사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어머니 대신 고문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할 정도이다. 그만큼 어머니를 ‘경영 스승’으로서 깍듯하게 대한다는 방증이다. 심지어 며느리들도 한때 어머님 대신 고문님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고문도 호칭에 대해 굳이 반대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자식들 앞에서 경영자로서의 위엄을 세우려는 것이 아니다. 한솔의 공동 경영자로서 강한 ‘경영 마인드’를 심어주자는 깊은 뜻에서다. 그러나 마냥 엄한 어머니만은 아니었다. 장남인 조동혁 명예 회장이 미국 유학시절 크게 다치자 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수주일 동안 직접 병수발을 들며 가슴 아파했을 만큼 자식 사랑이 끔찍했다. 다만 약한 어머니를 내보이지 않기 위해 이를 감췄을 뿐이었다. 이 고문은 자식들을 어릴 때부터 해외에 보내 외국어와 국제 감각을 익히도록 했다.3형제 모두 고등학교를 미국에서 나왔으며, 장남인 조 명예회장은 대학까지 미국에서 졸업했다. 또 이 고문 가족이 한동안 일본에서 생활한 덕분에 3형제 모두 일어와 영어에 능통하다. 이 고문은 자식들의 영어 테스트를 위해 수시로 영어 대화 시간을 갖곤 했다. 일반적인 대화가 아니라 경제와 정치, 사회문제 등을 주로 다뤄 자식들이 고급 영어를 쓸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 고문도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독학으로 영어를 마스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고문은 현재 미국 플로리다주에 머물고 있다. 매년 겨울이면 그곳에서 건강을 돌보다가 3월쯤 한국에 돌아온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샤론 ‘내우외환’

    이스라엘 정부가 20일(현지시간) 유대인 정착촌 철수와 요르단강 서안의 분리장벽 건설을 의결했으나 안팎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당초 발표대로 팔레스타인 수감자 500명을 21일 석방했다. 이스라엘 극우 세력들은 정착촌 철수를 ‘반역행위’로 간주하며 정부 각료들에 대한 암살 위협을 서슴지 않고 있다. 또 팔레스타인측은 서안지구와 이스라엘 영토를 분리하는 장벽 건설이 팔레스타인 영토를 장악하려는 이스라엘의 의도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공격을 모의한 혐의로 구금됐던 이스라엘 극우파 노암 페더먼은 “샤론을 없애려 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샤론 총리를 ‘독재자’나 ‘반역자’로 묘사하고 “히틀러가 샤론을 자랑스러워 할 것”이라는 낙서들이 늘고 있다. 각료들은 가족의 장례식에 참석할 것이라는 협박편지에 시달리고 있다.21개 정착촌이 철수될 가자지구의 유대인들도 반발하고 있다. 일부는 20만∼40만달러의 이주비를 받고 떠날 뜻을 내비쳤으나 상당수는 이번 계획안이 실패할 것을 기대하며 현 거주지에 남을 뜻을 피력했다. 대니 나베흐 복지장관도 “30년간 살던 집에 남겠다는 결정은 합법적”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당초 팔레스타인의 위협을 내세워 요르단강 서안지구내 16%를 가로지르는 분리장벽을 계획,2002년부터 착공에 들어갔다. 그러나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난이 일자 이번에 서안지구 영토 7%만 이스라엘측에 포함시키는 새로운 수정안을 내놓았다. 장벽은 콘크리트 벽과 울타리 및 전기감시장치 등으로 건설된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위로